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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의 1000만’ 우리는 왜이리 집착하는가?

    ‘해운대의 1000만’ 우리는 왜이리 집착하는가?

    한국형 재난영화 ‘해운대’의 흥행 쓰나미가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한지 26일만에 누적관객수 900만을 돌파하며 늦어도 이번 주말 ‘천만 신화’를 이뤄낼 예정이다.각 언론은 연일 ‘해운대’의 기록 돌파를 보도하며 축제를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뜬 분위기다. 그러나 영화 ‘해운대’ 자체에 열광한다기 보다는 ‘천만’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떨쳐낼 수 없다.실제 영화 ‘해운대’가 과연 ‘천만’을 넘을 영화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이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해운대’의 ‘천만’에 우리는 왜 이리도 열광하는지, 그 의미와 그 속에 숨겨진 명암(明暗)을 들여다보자.♦ 명(明) - 3년 만에 찾아온 ‘천만’의 상징성인구가 약 5천만 명인 대한민국 영화 시장에서 ‘천만’ 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다섯 명 중 한 명 꼴인 20%가 영화를 봤다는 이야기다.그만큼 단순히 물량 공세나 대대적인 홍보만으로 나올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특히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도 꾸준한 관객 수가 유지되어야만 가능한 숫자다. 평일에도 20만여 명의 관객 수가 유지된다는 것은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기대치와 평이 좋았다는 뜻이다.‘해운대’의 제작사인 JK필름 측은 그 이유로 영화의 한국적 정서가 담긴 드라마적 요소, CG, 배우들의 연기력 등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특히 천만 관객을 이룬 한국영화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 역대 4편에 불과했다. 그것도 2006년 ‘괴물’ 이후 3년만이다.’괴물’ 이후 점차 내리막길을 걸으며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한국영화가 ‘천만’에 오르는 것은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심어 주고, 또 소통했다는 점에서 흥행 신기록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암(暗) – 한국 영화산업의 ‘빈익빈부익부’ 현상그러나 세상 만사가 그렇듯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도 있기 마련일까. 한 쪽에서는 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탄생한다고 축제 분위기인 반면, 한 쪽에서는 쓸쓸히 문을 닫는 영화관이 공존하고 있다.최근 씨네큐브 광화문(이하 씨네큐브)을 운영하던 영화사 백두대간은 보도자료를 통해 ‘씨네큐브’의 운영권이 흥국생명 측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밝혔다.씨네큐브 뿐만 아니라 그 밖의 예술영화나 저예산 영화, 독립영화 같은 영화를 상영하는 몇몇 곳들 역시 언제 쓸쓸히 문을 닫을 지 모르는 형국이다.이를 두고 김병철 영화평론가는 일찍이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거둔 성공의 이면에는 문화적 다양성을 억누르는 자본의 논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그는 “가족이나 연인들이 반드시 보아야 하는 사회적 이벤트가 되어버린 거대 영화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삶에 대한 보다 진지한 성찰이나 다양한 관점들, 그리고 새로운 형식적인 실험을 제시하고 있는 영화들을 접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은 문화적인 차원이나 산업적인 측면에서 커다란 손실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물론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되고 대규모 배급사가 등장,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게 되는 것은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결과일 수 밖에 없다.하지만 분명한 건 한국 영화 산업의 튼튼한 뿌리를 위해서라도 예술영화나 저예산 독립영화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투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백두대간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해운대’ 840만 돌파…‘디워’ 넘어 역대 5위 랭크

    ‘해운대’ 840만 돌파…‘디워’ 넘어 역대 5위 랭크

    영화 ‘해운대’가 쓰나미급 흥행으로 연일 기록 갱신 중이다. 설경구, 하지원 주연의 영화 ‘해운대’(윤제균 감독)가 15일을 기준으로 전국관객 842만을 동원했다. 이는 영화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기록했던 관객 수를 뛰어넘어 ‘해운대’가 한국영화 역대흥행 새로운 5위로 랭크됐다. 영화 ‘해운대’는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5일 오전까지 전국 24만 6189명의 관객을 모아 총 누적관객 845만 738명을 기록했다. ‘해운대’의 제작 관계자는 “새로운 개봉작이 많음에도 여전히 ‘해운대’의 관객수가 많다. 오는 23일 께 ‘해운대’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낙관했다. 사진제공 = 영화 ‘해운대’ 포스터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해운대’ 흥행과 영화계 이데올로기 망령/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해운대’ 흥행과 영화계 이데올로기 망령/노주석 논설위원

    한국영화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쌍끌이 흥행이 무더위를 가시게 한다. 해운대는 이번 주말 관객 900만명 돌파를 향해 질주하고 있고, 국가대표도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흥행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실미도’에 이어 해운대의 관객 1000만명 돌파는 시간문제다. 우리 영화계는 지난 2~3년 사이 궤멸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급전직하 중이었다. 한국영화 좌석 점유율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투자자들은 등을 돌렸다. 올 초 저예산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300만명을 스크린 앞에 불러 모으며 선전했지만 다른 영화는 지리멸렬했다. 영화계에 희소식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호기를 이어가야 할 영화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속으로 곪고 있다. 내부분열 중이다. 곳곳에서 악재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른바 ‘좌파 영화인’ 숙정작업의 여파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집권 10년간 영화권력을 휘두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우파 영화인’ 인선작업이 핵심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개막을 석 달여 앞둔 부산국제영화제는 좌파 영화인의 본거지로 여겨지고 있다. 황지우씨가 물러난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자리에 뉴라이트 발기인 출신 박종원 영상원장이 임명됐다. 문화예술분야 좌파 엘리트의 온상 한예종의 색깔 바꾸기를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진흥위원회, 남양주종합촬영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알짜배기 영화 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 여부는 뇌관이다. 보수우파가 지배하는 충무로를 풍비박산 내려는 노사모 관련 영화계 인사들의 의도라는 지적이다. 이데올로기가 문제다. 영화판의 해묵은 좌우 이데올로기 격돌이다. 문화권력 쟁탈전 양상이다. 뉴라이트 문화단체인 ‘문화미래포럼’이 좌파 공격에 총대를 메고 있다. 문화미래포럼 측은 좌파 영화인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FTA 체결반대 등 좌파적 문화운동의 도구로 영화를 이용했다고 주장한다. 정용탁 대표는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좌파사상을 전파하고, 근대사를 왜곡·비하했다.”고 비판했다. 조희문 인하대 교수는 “한국영화계가 그동안 이념과 선동의 레드 카펫을 걸었다. 이들의 스크린쿼터 수호는 한국영화 보호라는 명분을 업은 채 반미선동의 명분이 되었다.”라고 몰아붙였다. 두 사람은 영진위원장 공모에 후보자로 등록했다. 공격받는 쪽의 반발도 만만찮다. 이들은 “정부와 생각이 다르면 모두 좌파고, 비판하는 사람은 배후자의 사주를 받는 것으로 간주하느냐.”면서 ‘좌파 적출식’ 마녀사냥을 중지하라고 요구한다. 영화계에 왜 이런 이데올로기 갈등이 계속될까. 물러난 강한섭 영진위원장이 지적한 대로 ‘얼치기 진보주의자, 가짜 자유주의자’가 영화계에 판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영화계 내부에서 좌파다, 우파다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라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에 공감이 간다. 한국 영화계가 언제까지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야 하나. 해운대, 국가대표 같은 영화는 이데올로기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한마디로 신물이 난다. 관객들은 영화계의 좌파, 우파 영역 다투기에 관심이 없다. 좌우로 갈려 이데올로기 공세와 세력 다툼을 벌이는 동안 모처럼 찾아온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놓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구시대 이데올로기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해운대’ 박중훈, 영화 뜨고 나니 ‘찬밥’?

    ‘해운대’ 박중훈, 영화 뜨고 나니 ‘찬밥’?

    올해 최고의 흥행작 ‘해운대’의 배우 박중훈이 다소 억울한 심경을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12일 저녁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김인권, 이민기 등 영화 ‘해운대’의 주연배우들과 제작·배급사, 영화 기자단은 압구정 모 호프집에서 흥행 기원 파티를 열었다.이 자리에서 박중훈은 “영화가 개봉 하기 전에는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그래도 이 세 사람이 먹어주더라. 하지만 지금은 이민기와 김인권의 인기에 ‘찬밥’이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물론 박중훈의 이 말이 100% 진실이 아닌 것은 당연지사.하지만 실제 이민기와 김인권은 영화에서 각각 설경구의 동생과 친구로 분해 ‘해운대’의 웃음과 감동의 한 축을 차지하며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이민기는 영화 속에서 해양구조대원 역을 맡아 사랑에 한없이 서툰 순수청년 캐릭터를 연기, 새로운 ‘바다의 왕자’란 별명을 얻으며 인기 상승 중이다.김인권은 친구 아들을 앵벌이 시키는 등 다소 야비해 보이는 모습이면서도 순박한 캐릭터로, 구수한 부산 사투리와 미워할 수 없는 행동으로 친근함을 자아내고 있다.한편 영화 ‘해운대는 지난 12일까지 787만 여명을 동원, 1000만 관객 돌파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사진 = 서울신문NTN 강정화 기자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선주조 “고맙다 해운대”

    대선주조 “고맙다 해운대”

    부산 소주시장의 터줏대감인 대선주조가 영화 ‘해운대’ 덕에 남몰래 웃고 있다.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넘볼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협찬품인 소주 매출과 인지도가 쑥 올라간 덕분이다. ‘쓰나미주’도 유행이다. 부산의 횟집, 사직야구장, 방파제 등에서 영화 속 주인공 하지원과 설경구 등이 주야장천 마셔대는 소주가 바로 대선주조의 시원소주이다. TV와 달리 브랜드를 가리지 않는 데다 유난히 소주 마시는 장면이 많은 까닭에, 시원소주를 몰랐던 관람객들조차 “시원소주가 어디 술이지?” 하고 한번쯤 반문할 정도다. 임호욱 대선주조 홍보담당 이사는 12일 “해운대 개봉 뒤 10일 현재까지 시원소주 판매량을 자체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량 신장했다.”면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보이지 않는 홍보효과까지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밝혔다. 1996년 첫 선을 보인 시원소주는 부산 소주시장의 74%를 장악하고 있는 1위 브랜드다. 술독에 오디오 스피커를 붙여 음향의 진동으로 알코올과 물을 섞는 것(음향진동숙성공법)으로 유명하다. ‘시원’이란 술이름은 맛이 시원하다는 뜻과, 깨끗한 물을 이용한 가장 깨끗한 술(Clean 1)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원이 모델(참이슬)인 진로 측이 당초 협찬을 제안했으나 ‘배경(해운대)부터 소품(소주)까지 철저히 현지화’를 고집한 윤제균 감독이 정중히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영남 연고를 앞세운 롯데주류(옛 두산주류)와 경남지역 1위 소주업체 무학의 협공으로 잠시 고전하기도 했던 대선주조는 해운대 특수를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시원소주병에 영화 해운대 이미지를 1000만장 이상 붙이고 부산 곳곳에서 무료 시사회도 열고 있다. 홈페이지(www,c1soju.co.kr)에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시사회 초대권을 준다. 영화 소재에서 착안한 쓰나미주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제조법은 기존 ‘타이타닉주’와 비슷하다. 맥주를 먼저 붓고 빈 소주잔을 띄워 소주를 가라앉지 않을 만큼 채운 뒤 쇠 젓가락을 이용해 맥주잔을 두드리면 맥주 거품이 올라오면서 소주잔을 덮쳐(쓰나미) 가라앉게 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관람객 748만-피서객 687만… 해운대 1000만 누가 먼저 찍을까

    관람객 748만-피서객 687만… 해운대 1000만 누가 먼저 찍을까

    최근 개봉한 영화 ‘해운대’와 해운대해수욕장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해운대 관람객과 지난달 1일 문을 연 해운대해수욕장의 피서객을 놓고 누가 먼저 1000만명을 돌파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영화 관람객은 748만명, 피서객은 687만명으로 집계됐다. 영화는 개봉 13일 만인 지난 3일 관람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해운대해수욕장 피서객을 앞질렀다. 피서객은 지난 5일 500만명을 돌파했지만, 영화보다 증가 속도가 느리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덮치는 내용의 재난영화인 해운대는 개봉 이후 역대 한국영화 흥행 9위였던 ‘화려한 휴가’(730만명)를 제치고 ‘괴물’(1301만명), ‘왕의 남자’(1230만명),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 ‘실미도’(1108만명) 등 한국영화의 꿈의 관객 수인 ‘1000만명’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300만명의 피서객이 다녀간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길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피서객들로 넘쳐나는 이달 두번째 주말 피서객 수는 110만명(8일 80만명, 9일 30만명)에 그쳤다. 그동안 687만명의 피서객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260만명)나 줄었다. 급기야 올해 피서객 1500만명을 목표로 잡았던 해운대구는 목표치를 최근 1000만명으로 하향 수정했다. 이런 추세를 보면 영화 해운대가 먼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는 “관객 수와 피서객 수가 비슷하게 상승하고 있는 묘한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1000만명 돌파를 누가 먼저 하느냐를 두고 내기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설 자리 잃어가는 가판대

    [뉴스다큐 시선] 설 자리 잃어가는 가판대

    가판대(街販臺).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놓기 위해 설치한 대이다. 도시의 가판대는 물건을 사고 파는 공간인 동시에 도시인의 일상생활과 도시 변천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소해 보이는 가판대는 도시마다 특색을 갖기도 한다. 서울의 가판대가 올해 초 달라졌다. ‘디자인서울’을 표방한 서울시가 가판대 외양과 시설물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부터다. 한 평 남짓한 가판대 안에서 상인들이 도시와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아 왔는지 그들의 공간 안으로 들어가봤다. 글·사진·동영상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섭씨 30도가 넘는 더위로 푹푹 찐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2가 버스 정류소 앞 가로판매대(이하 가판대). 하루 중 손님이 가장 뜸한 시간이다. 띄엄띄엄 오는 손님들은 음료수나 담배 등 물건을 사기보다는 버스카드를 충전하려는 이들이 더 많다. “버스카드 3000원어치 충전되나요?” 주인인 이남주(73·여)씨 표정이 어두워진다. “미안하지만 안 돼요.” 손님이 가자 한숨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1만원 충전해봐야 70원이 남는 장사인데… 100만원을 충전해야 7000원이 겨우 남는다오. 3000원, 5000원 충전하려는 손님은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는걸.” 한여름 도심 한복판 가판대인데 음료수조차 도통 팔리지 않는다. 기자가 지켜본 1시간여 동안 생수, 식혜 등 음료수 5개가 팔렸다. 담배라도 팔리지 않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담배가 하루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이 할머니는 “판매 1순위가 담배, 2순위가 음료수, 3순위가 껌”이라고 했다. 88올림픽을 전후해 전성기를 누렸던 가판대 영업은 이미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현 상인들만 소유권을 인정하고 명의이전이나 세대간 증여를 허용치 않는 현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가판대는 이제 10여년 후면 생명을 다하고 사라질 시한부 인생인 셈이다. 가판대 장사로 가족들을 먹여 살린 시절도 있었다. 이 할머니 역시 좌판으로 시작해 가판대 장사 35년으로 2남3녀를 장성시켰다. 옆으로 앉아 발을 뻗으면 꽉 차는 이 공간에서 ‘가판대 인생’을 보내고 이제 인생의 황혼기를 맞고 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부터 점점 내리막길인데다 요즈음처럼 장사 안 되는 때가 또 있을까 싶어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담뱃갑만 한 공간 안에서 세상 내다봐 할머니의 하루는 오전 6시에 경기 하남시에 있는 집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나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7시쯤 도착해 가판대 문을 펼친다. 그 새 신문배달 청년은 접어놓은 가판대 천장에 신문을 꽂아놓고 간다. “이 바닥에도 룰이 있어서…” 신문을 도둑맞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한 평이나 될까. ‘담뱃갑’만한 공간 안에 앉아 자정쯤까지 오가는 손님을 맞으며 바깥 세상을 내다보는 게 하루 일과다.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가 하루 중 손님이 가장 몰리는 시간이다. 출근하는 직장인과 종로 근처 학생 손님들이 몰린다. 11시쯤 늦은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한다. 사먹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솥단지도 들여놨다. 이씨의 가판대 장사는 먼저 좌판에서 시작됐다. 종로통에서 판자를 펼쳐놓고 신문, 음료수를 팔았다. 한여름 냉장고가 없을 땐 찬물 대야에 발을 담가놓기도 했고 한겨울엔 연탄불을 피워놓고 장사했다. 물건을 맡길 데가 없어 저녁마다 근처 구멍가게에 물건을 맡겨놓을 땐 눈칫밥을 먹기 일쑤였다. 당시 하루 매상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때에 비하면 요즈음은 천국일 수도 있다. 장사 준비하는데 이것저것 늘어놓을 필요도 없고 가판대가 땡볕·칼바람을 피할 피난처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길을 묻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가판대를 먼저 찾는다. 국민은행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아주머니에게 이 할머니는 친절히 길을 가르쳐주고 덧붙인다. “길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아는대로 가르쳐줘야지 어찌 내치겠소. 보도 주인은 가판대가 아니라 행인들인데.” 마냥 앉아있기가 답답할 텐데 행인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다. 사람들을 지켜보는 사이 세월도 변했다. 예전엔 취객들이 가판대를 잡고 행패를 부리는 것 말리는 게 하루 일과였는데 그런 사람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88올림픽 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가 가로판매대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도시 규모가 커지고 서울 주변 베드타운이 자라면서 퇴근 시간대 이후 손님이 부쩍 줄었다. 유동인구가 강남 지역으로 옮겨간 타격도 컸다. 점차 가판대는 설 자리를 잃었다. 세월따라 유행따라 손님들을 빼앗겼다. 음료수는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편의점과 테이크아웃 전문점에, 신문은 지하철 무가지에, 복권은 복권방에 손님을 내줬다. 쓸쓸히 길거리를 지키고 서 있는 가판대는 마치 소박맞고 친정에 돌아와 멀뚱히 서 있는 누이같은 존재가 됐다. 같은 날 서울 종로3가 단성사 앞 가판대. 바로 길건너편에 편의점 ‘패밀리 마트’가 성업 중이다. 바로 40여m 길을 따라올라가면 편의점 ‘바이더웨이’가, 또 50여m 위쪽에도 ‘패밀리마트’가 자리하고 있다. 방학이지만 영화관 앞은 한산해 가판대는 손님도 없이 개점 휴업상태였다. 22년간 한 자리를 지킨 사장 정기호(60)씨에게 가판대의 전성기는 영화관이 오프라인으로 예매를 하던 단관 시절이었다. 당시는 관객들이 상인들보다 부지런했다. 해뜰 즈음부터 유명 조조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오징어와 쥐포, 팝콘도 덩달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정씨는 “가판대에서 파는 물건도 소비패턴 변화와 궤를 같이 했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영화 온라인 예매와 영화관 안 매점이 발달하면서 가판대 판매는 현저히 줄었다. 10년전 쯤 해외브랜드의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 생기면서 음표수 판매도 급감했다. 길거리 장사다보니 유동인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버스중앙차로가 생기는 바람에 행인 수도 줄었다. 규제 일색의 시설물 관리도 상인들을 힘들게 한다. “가판대 판매는 대개 충동구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가판대 정책이 바뀌어서 이제는 물건을 바깥에 진열해놓을 수가 없어요. 자연히 매출도 70% 가까이 줄었습니다. ” 그나마 팔리는 담배는 10% 정도가 마진으로 남지만 세금과 도난방지 보안시스템, 상인이 3분의1씩 나눠가져야 한다. 복권 수수료도 판매금액의 5% 남짓한 수준. 인건비를 감안하면 두 사람 맞교대 기준으로 한달 매출이 300만원은 나와야 하지만 택도 없다. ●유행따라 판매상품도 변화 가판대도 ‘퓨전’이라는 이름 아래 고달픈 변신을 꾀하고 있다. 4~5년 전부터 생과일 주스도 메뉴로 등장했다. 키위, 토마토, 딸기 등 알록달록한 과일을 썰어 선반에 내놓고 손님을 끌어보지만 신통치는 않다. 서울 북촌 등지에는 ‘퓨전가판대’가 테이크아웃 커피도 내놓고 있지만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다. 가로매점연합회 종로지회장인 정씨는 “오늘 8000원 벌었다.”며 “손익계산이 안되는 주변 상인들의 하소연 전화가 하루 2~3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주5일제 정착으로 주말장사마저 뜸해지면서 주말엔 문을 닫는 가판대도 늘고 있다. 이제 가판대를 떠날 상인들은 이미 떠나고 다른 방도가 없는 상인들만 남았다. 가판대는 현재 종로 일대에만 200여곳, 서울 전체에 2600여곳이 넘는다. 정씨는 “돈벌 수 있는 실력(?)을 마지막으로 발휘하게끔 규제는 이제 그만 좀 들이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판대는 언젠가는 행인들에게 돌려줘야 할 보도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은 상인들의 생존무대였다. [다른기사 보러가기] ☞면허정지 6만명 15일부터 ‘핸들’ 잡는다 ☞600년 성곽이 117년 교회 눌렀다 ☞“웬 날벼락” 제주 으뜸저축은행 6개월 영업정지 ☞교과서값 오른다 ☞토성의 고리들이 하루 동안 사라진다 ☞해운대 1000만 누가 먼저 찍을까
  • ‘해운대’ 윤제균 감독과 피천득 시인의 ‘숨겨진 인연’

    ‘해운대’ 윤제균 감독과 피천득 시인의 ‘숨겨진 인연’

    “인생이란 작은 인연과 오해를 풀기 위해 사는 것” 1000만 관객(10일 현재 748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해운대’의 등장 인물들 간 인연이, 피천득 시인의 한줄기 글귀에서 시작됐다면 이 또한 인연이라면 깊은 인연일까. 영화 ‘해운대’에서 연희(하지원)의 일터인 ‘금아횟집’은 피천득 시인의 아호를 따온 것이었다. 피천득 선생의 아호 금아(琴兒)는 ‘거문고 타는 아이’라는 뜻. 윤제균 감독은 우연히 ‘인생이란 작은 인연과 오해를 풀기 위해 사는 것이다’라는 피천득 시인의 글귀를 접하게 되고 ‘해운대’에서 ‘사람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로 결심했다. 이러한 윤제균 감독의 결심은 만식(설경구), 연희(하지원), 김휘(박중훈), 유진(엄정화), 형식(이민기), 희미(강예원), 동춘(김인권) 등 다양한 군상들의 사연들로 녹아 들었다. 첫번째는 김휘와 김밥 할머니의 인연. 길을 잃은 딸 지민을 찾으러 급히 미아 보호소로 달려온 김휘는 보호소 직원에게 쫓겨나는 김밥 할머니에게서 김밥과 도너츠를 산다. 나중에 이 할머니는 초대형 쓰나미가 덮치기 직전, 지민을 구조 헬기에 올려 태워 지민의 목숨을 구해준다. 두번째는 유진과 호텔 배관 수리공의 인연. 호텔에 묶고 있던 유진은 자신의 방 화장실을 수리해준 배관 수리공이 팁을 요구하자 매몰차게 거절한다. 하지만 그녀는 쓰나미 때문에 엘리베이터에 갇혀 죽을뻔하던 절체절명의 순간, 이 배관 수리공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 속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스치는 사이라 할지라도 그들 사이에는 ‘인연’이 존재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결국 윤제균 감독은 연희가 운영하는 횟집을 기존에 ‘연희횟집’에서 ‘금아횟집’으로 바꿨다. 윤 감독 자신에게 영감이 된 피천득 선생을 영화에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사진제공=JK필름 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를 그늘 삼아 서울 바캉스 어때?

    영화를 그늘 삼아 서울 바캉스 어때?

    도심의 여름은 어딜 가나 열대야다. 단, 이곳만 빼고! 바로 시원한 공기가 발길을 잡아끄는 영화관 안이다. 8월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영화축제는 더위도 식히고 귀한 작품도 관람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다. ●충무로에 영화축제 넘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3회째를 맞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새달 24일부터 9월1일까지 9일 동안 향연을 벌인다. 선보이는 작품은 전세계 40개국 214편. 고전영화가 60~70%를 차지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고전영화는 30%로 줄어든 대신 최신작과 화제작들이 큰 비중으로 보강됐다. 이들은 서울 중구 충무로 일대 영화관 8곳과 야외 상영관 4곳에서 상영된다.  영화제는 고전, 경쟁, 파노라마, 포럼 등 4개의 메인 섹션과 특별 섹션 등으로 구성된다. 고전 섹션에서는 칸,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들을 재조명하는 씨네 클래식에서 쟝 들라누와 감독의 ‘전원 교향곡’,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알파빌’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배우 신성일 회고전, 한국고전 도시액션 영화 회고전, 메릴린 먼로 회고전이 마련된다.  파노라마 섹션의 ‘올댓시네마’는 한국에 소개된 적이 없지만 해외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작품들을 모았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의 ‘인 더 일렉트릭 미스트’,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대서사극 ‘씨 월’ 등이 목록에 올랐다. 2009년 해외 영화제 수상작을 모은 ‘씨네 도테르’에서는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은 ‘카탈린 바가’ 등이 상영된다. ‘씨네 아시아 액션’ 코너에는 엽위신 감독의 본격적인 액션영화 연출작인 ‘살파랑’ 등이 준비됐다.  ‘충무로 오퍼스’라는 이름의 경쟁 섹션도 마련된다. 신인감독들을 대상으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자배우상, 여자배우상, 그리고 관객이 뽑은 액션영화상을 선정한다. 올해는 ‘첨밀밀’의 시나리오 작가 아이비 호의 감독 데뷔작 ‘친밀’ 등이 후보작에 올랐다. 포럼 섹션은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영화들을 모은 ‘씨네 포럼’, 체코영화들을 선보이는 ‘체코 섹션’, 남미 영화 특별전인 ‘비바 라틴 씨네마’로 꾸려진다. 이 밖에도 특별 섹션에서는 다큐멘터리, 대학생 단편 등을 만날 수 있으며, 기획행사에서는 디지털 3D 입체영화를 다루는 기술포럼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맛볼 수 있다.  개막작은 나탈리 포트먼의 감독 데뷔작이자 이와이 슌지 등이 참여하고 올랜도 블룸, 샤이어 라보프 등이 출연한 옴니버스 영화 ‘뉴욕, 아이 러브 유’다. 폐막작은 하반기 최신 한국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chiffs.kr)를 참고하면 된다. ●고전영화·디지털영화 향연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개최하는 ‘2009 시네바캉스 서울’은 고전영화를 제대로 접할 기회가 될 것 같다. 새달 4일부터 30일까지 서울낙원동 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전후 미국 장르영화의 개척자 돈 시겔의 영화 10편을 추린 ‘B급 장르영화의 거장: 돈 시겔 특별전’, 삶에 대한 고통과 회환을 재치있게 그려내는 그루지야 출신 노장 감독 ‘오타르 이오셀리아니 특별전’이 마련된다. 또 ‘쉘부르의 우산’으로 친숙한 자크 드미의 뮤지컬 영화 4편(‘음악과 영화’ 섹션), 톨스토이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문학과 영화: 톨스토이와 영화’ 섹션)를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똥파리’ 양익준 감독의 단편·장편 영화를 상영하고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작가를 만나다’를 비롯해 ‘영화사 강좌’, ‘서울아트시네마 일본영화 걸작 정기 무료상영회’, 청소년을 위한 ‘영화관 속 작은 학교’ 등도 챙겨볼 만 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 참조.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 영화의 축제 ‘시네마디지털서울(CinDi) 2009’도 세 번째로 찾아온다. 새달 19일부터 25일까지 CGV압구정에서 열리는 것. 17개국에서 출품된 92편의 영화들은 모두 작품의 70% 이상이 디지털 촬영으로 이뤄진 작품들로 디지털 영화의 현재를 바로미터처럼 알려준다.  올해는 한국단편경쟁 부문이 신설됐다. 후보에 오른 15편의 영화들 가운데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에 옐로카멜레온상(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 장편경쟁 부문에는 국적이 아시아인 감독들의 영화 등 15편이 초대됐으며, 국내에서도 홍기선의 ‘이태원 살인사건’, 정재훈의 ‘호수길’이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된다. 개막작은 중국 로우 예 감독의 ‘스프링 피버’로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작품이다. 폐막작은 장편경쟁 부문의 레드카멜레온상 수상작이 상영된다.  이 밖에도 지난 10년간 주목할 만한 작품을 모은 ‘00/09:21세기 한국디지털영화전’, 아시아 및 한국 디지털영화의 흐름을 짚어보는 두 차례의 ‘신디 토크’, 오프닝 콘서트와 함께 심야상영을 즐기는 ‘신디 올나잇’ 등도 마련된다.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cindi.or.kr) 참조.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올여름 휴가는 음악 듣고 영화 보고

    올여름 휴가는 음악 듣고 영화 보고

    아직 휴가지를 정하지 못한 이들에게 희소식. 영화와 음악, 자연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축제가 찾아온다. 새달 13일부터 18일까지 호반의 도시 충북 제천에서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6일간의 향연을 펼친다. 35개국 89편의 음악영화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영화 속 음악인들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공연한다. 올해는 음악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조성우 집행위원장은 “다섯번째를 맞아 모든 행사들을 골고루 업그레이드하고 내실을 기했다.”면서 “오로지 음악영화로만 승부하는 장르영화제로서 한국 영화음악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개막작 조 라이트 감독의 ‘솔로이스트’ 개막작은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조 라이트 감독의 ‘솔로이스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특종을 좇으며 삶에 지쳐가는 기자와 정신분열증을 앓는 천재음악가의 우정을 다룬다. 연기파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실제 뮤지션이자 ‘레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가 두 주인공 역할을 맡아 열연을 보인다. 국제 경쟁 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은 지난해 신설한 섹션이다. 여기서는 ‘콘돌리자 구애소동’, ‘앤빌의 헤비메탈 스토리’, ‘아프리카의 여인들’ 등 모두 10편이 상영된다. 기획의 참신성과 완성도를 기준으로 대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뽑게 되며 상금은 각각 1000만원, 500만원이다. 대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시네 심포니’에서는 뮤지컬을 비롯해 음악이나 음악가를 소재로 사용했거나 음악이 중요하게 사용된 영화 11편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뮤직 인 사이트’에서는 16편의 음악다큐멘터리를 통해 살사와 블루스, 탱고, 트럼펫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는 여러 음악가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주제와 변주’는 하나의 주제 아래 관련 작품들을 모은 섹션. 이번에는 ‘마에스트로와 오케스트라’를 테마로 5편을 골랐다. 쿠르트 마주어, 다니엘 바렌보임, 데이비드 진먼, 로린 마젤, 구스타보 두다멜 등 세계적인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를 보며 뜨거운 교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에는 9편의 영화가 준비됐다. 여기서는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좋아서 만든 다큐’ 등 한국의 인디밴드를 집중 조명한 작품 5편이 눈에 띈다. ‘고고 70’, ‘과속스캔들’ 등 4편의 장편 극영화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9편 준비 ‘패밀리 페스트’는 가족휴양 영화제로서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섹션이다. 가정폭력의 상처를 음악으로 치유해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소년과 바이올린’, 선명회합창단 소녀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우정을 담은 ‘유앤유’ 등 5편이 목록에 올랐다. ‘음악단편 초대전’은 젊은 관객에게 인기가 높은 섹션. 해외단편 14편과 한국단편 14편 등 세계유수영화제 수상작을 포함해 참신한 작품들이 대거 선정됐다. 올해의 제천영화음악상은 정성조 음악감독이 차지했다. 그는 1975년 이장호 감독의 ‘어제 내린 비’로 활동을 시작해 50여편의 작품을 남겼으며 한국에 실용음악과를 처음 만들기도 했다. 그가 참여한 영화를 모은 특별전에서는 ‘영자의 전성시대’, ‘깊고 푸른 밤’, ‘이장호의 외인구단’ 등 3편이 상영된다. 14일부터 17일까지는 청풍호반 야외에서 국내외 뮤지션들의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원 서머 나잇’이 마련된다. 김장훈, 김창완 밴드, 베니 골슨 쿼텟 등이 무대에 오른다. 자세한 정보는 영화제 홈페이지(www.jimff.org) 참조.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트랜스포머2’ 영화·게임 동반 흥행 노린다

    ‘트랜스포머2’ 영화·게임 동반 흥행 노린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이 영화와 게임 분야에서 동반 흥행을 노린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는 외화 최초 1000만 관객 돌파 여부를 놓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편인 ‘트랜스포머’가 국내에서 750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외화 흥행 1위에 오른 영향 때문이다. 사전 반응도 좋다.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최고 기대작 답게 예매율 90%를 넘어서면서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고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게임판 ‘트랜스포머2’는 영화 개봉 하루 뒤인 25일 선을 보인다. 단 ‘플레이스테이션2’ 버전은 오는 7월 2일에 출시한다. 이 게임은 영화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게임 이용자가 ‘오토봇’이나 ‘디셉티콘’이 되어 전세계를 무대로 격렬한 전투 장면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에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기능을 지원하며 게임만을 위한 오리지널 임무들도 새롭게 추가됐다. 영화 출연진 대부분이 게임 음성 녹음 작업에 참여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와 메간 폭스를 비롯해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 등의 성우들도 게임 음성 녹음 작업에 참여했다. 게임 ‘트랜스포머2’의 국내 유통사인 WBA인터렉티브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화 개봉일에 맞춰 게임을 출시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영화 ‘트랜스포머2’가 흥행성이 입증된 대작 영화의 영향력이 게임 판매에 어떻게 미칠지 관련 업계의 기대도 크다.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WBA인터렉티브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하철 습격 사건

    지하철 습격 사건

    스토리·연출·연기 3박자를 갖춘 웰메이드 스릴러 한 편이 찾아온다. ‘서브웨이 하이재킹’이란 부제가 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펠햄 123’이다. ●제한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펠햄 123’은 뉴욕 펠햄역에서 오후 1시23분에 출발하는 열차다. 어느 날 지하철 배차원 가버(덴젤 워싱턴)는 펠햄 123호가 선로에 갑자기 멈춰선 것을 알고 접촉을 시도한다. 교신에 응하는 사람은 테러조직 우두머리 라이더(존 트래볼타). 라이더는 1시간 안에 1000만달러를 가져올 것을 요구한다. 그러지 않으면 1분 늦을 때마다 인질을 1명씩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현금 수송 차량이 곧 출발하지만, 제한 시간 몇 분을 앞두고 추돌 사고를 당하고 만다. 영화에는 1시간이라는 제한된 협상시간, 지하철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주는 긴장감이 팽팽히 흐른다. 비슷한 설정은 얼마 전 개봉한 ‘천사와 악마’에서도 볼 수 있었다. ‘천사와 악마’는 로마 성당 곳곳에 납치된 4명의 교황후보를 1시간 안에 찾아야 하는 이야기가 주요 골격이다. ‘세븐데이즈’, ‘디스터비아’, ‘13구역 얼티메이텀’ 등도 제한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했던 액션물들. 이들과의 비교가 흥미를 더 높인다.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연출 ‘펠햄 123’은 리메이크 영화다. 이번이 세 번째 시도. 원작은 1973년 존 고디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1974년 조지프 서전트 감독이 처음으로 영화화했는데, 제목은 ‘지하의 하이재킹’이었다. 1998년에는 펠리스 엔리케즈 알카라 감독이 TV영화로 리메이크했다. 여러번 재탄생할 수 있었던 데는 단연 원작 자체의 힘이 컸다. 탄탄한 구성과 위트 넘치는 대사가 또다시 관객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토니 스콧 감독은 스타일이 확고한 감독이다. CF 감독 출신답게 감각적 영상과 빠른 편집,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를 자랑한다. 그의 나이는 믿기 어렵겠지만 만으로 65세. ‘글래디에이터’ 등을 만든 형 리들리 스콧과 함께 노장 감독임에도 젊은 감독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펠햄 123’에도 그 특유의 스타일이 잘 배어 있다. 현란한 영상미와 세련된 긴박감이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한다. ●빛나는 호연… 반전은 다소 싱거워 주연 덴젤 워싱턴은 ‘크림슨 타이드’, ‘맨 온 파이어’, ‘데자뷔’에 출연하며 토니 스콧 감독의 페르소나로 자리잡았다. 주로 냉철한 엘리트의 모습을 보여 줬던 그는 ‘펠햄 123’에선 평범한 소시민으로 변신했다. 이미지 변화를 위해 체중도 100㎏으로 불렸다. 하지만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에서 고뇌를 거듭한 끝에 지혜를 발휘하는 모습은 영웅의 또 다른 변주로 보이기도 한다. 그의 호연은 존 트래볼타의 악역 연기와 함께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반전을 거듭하는 최근 스릴러의 경향에 견줘 봤을 때 ‘펠햄 123’의 반전은 단순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다. 완만한 결말 역시 충격적인 결말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허탈감을 안겨줄 듯하다. 상영 시간 105분. 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전주 영화제작소 “1000만 관객 부럽잖네”

    지난 19일 문을 연 전북 전주시의 영화제작소가 영화제작사들로부터 밀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영화제작소가 개관한 지 10일 만에 올 하반기 예약이 모두 끝났다. 이날까지 편집을 예약한 영화는 모두 5편으로 올해 작업물량을 모두 채웠다. 김대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순수의 시대’가 다음 달 초에 처음으로 디지털 색 보정 작업에 들어가며, 홍기선 감독의 ‘이태원 살인사건’, 이창열 감독의 ‘대니보이’, 한승룡 감독의 ‘스파이파파’ 중국 장맹 감독의 ‘철피아노’가 뒤를 잇는다. 이들 작품은 모두 상영시간이 90분 이상인 상업영화로, 전주영화제작소가 갖춘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이곳을 찾고 있다. 장맹 감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편집 기술력도 뛰어나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60억원을 들여 건립한 전주영화제작소는 촬영된 필름에 효과음을 넣고 색상을 수정하는 등 영화 후반기 작업을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24억원을 들여 도입한 색보정 장비는 뛰어난 질감의 화면을 뽑아낼 수 있고, 입체영상편집기 등 현대식 장비를 두루 갖추었다. 김신 영상정보과장은 “전주 영화종합촬영소를 비롯한 도내에서 영화를 찍은 뒤 편리하게 제작소에서 편집을 하려는 추세”라며 “원스톱 영화제작 시스템이 예상보다 일찍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부고]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

    ‘라디오 스타’ 등을 제작한 영화제작사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가 17일 오전 별세했다. 44세. 2006년부터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정 대표는 지난달 말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고대 안암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1965년생인 정 대표는 1989년 2월 영화사 신씨네에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영화 마케팅을 시작했다. 1991년 이준익 감독이 대표인 영화사 씨네월드에 입사한 후에는 ‘간첩 리철진’, ‘아나키스트’, ‘달마야 놀자’, ‘황산벌’ 등을 제작했고, 특히 수많은 영화에서 광고 디자인과 카피라이터로 명성을 날렸다. 이 감독과 함께 ‘왕의 남자’로 1000만 관객 신화를 만든 그녀는 2005년 영화사 아침을 차리며 제작자로 독립해 ‘라디오 스타’와 ‘도마뱀’, ‘궁녀’, ‘즐거운 인생’, ‘님은 먼곳에’ 등을 제작했다. 현재 남상미 주연 공포영화 ‘비명’을 제작 중. 저서로 ‘정승혜의 카툰극장’, ‘노는 여자’, ‘정승혜의 사자우리’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어머니와 언니, 여동생, 남동생이 있다. 빈소는 고대 안암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 오전. (02)921-3299.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god 박준형 랩이 ‘드래곤볼’ DVD에?

    god 박준형 랩이 ‘드래곤볼’ DVD에?

    god 박준형의 랩 다시 들을 수 있나? 할리우드에 배우로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god 전 멤버 박준형의 랩 하는 모습이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이하 드래곤볼) DVD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함께 출연한 여배우 에미 로섬이 밝혔다. 드래곤볼에서 부르마 역을 맡았던 에미 로섬은 영화사이트 ‘IF매거진’과의 인터뷰 중 가수활동 경력이 있는 배우들과의 음악 작업 의사를 묻는 질문에 “촬영 중 쉬는 시간에 배우들끼리 ‘드래곤볼 밴드’를 결성했다.”며 농담으로 답했다. 배우들끼리 개인기(?)를 보여주며 쉬는 시간을 보냈던 촬영현장 분위기를 전한 것. 그러나 실제로도 드래곤볼 출연진 중 박준형, 저우룬파(주윤발), 제임스 마스터스 등은 가수 활동을 병행하고 있거나 활동한 경험이 있다. 에미 로섬은 “박준형이 우리 밴드의 랩을 맡고 있다. 또 몸을 이용해 여러 소리를 낼 수 있는 주윤발은 우리 팀의 퍼커션”이라고 ‘드래곤볼 밴드’를 소개했다. 이어 “아마도 DVD에는 촬영장 주변에서 랩과 댄스에 몰두한 우리 모습이 편집되어 들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드래곤볼은 지난 10일 북미지역에서 개봉했으나 관객들의 외면을 받으며 누적수익 1000만달러도 넘기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블록버스터급 발레가 온다

    블록버스터급 발레가 온다

    웅장한 무대에 150여명이 출연하고, 사용되는 의상이 400여벌에 달하는 발레의 대작(大作) ‘라 바야데르(La baya dere)’가 17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라 바야데르’는 고전 발레의 완성자로 불리는 프랑스 출신의 무용수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작품으로 1877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됐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은 이 작품을 1999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선보였고, 2001년에는 미국 뉴욕 링컨센터와 워싱턴 케네디센터 등의 무대에 올려 현지 관객과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인도의 무희… 이국적 화려함, 새 얼굴의 신선함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인도 궁중을 무대로 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의 사랑, 매혹적이지만 간교한 공주 ‘감자티’의 삼각관계를 그렸다. 1막에서 추는 니키아와 솔로르의 2인무는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춤으로 꼽힌다. 2막에서는 솔로르와 감자티의 결혼 축하연이 볼거리다. 높이 2m, 무게 200㎏에 이르는 대형 코끼리, 궁중 무희들의 부채춤과 물동이춤, 전사의 북춤, 테크닉의 절정인 남성 솔로 ‘황금신상의 춤’이 이어지면서 웅장함이 가득하다. 3막 도입부에 나오는 ‘망령들의 왕국’은 ‘백조의 호수’, ‘지젤’의 군무와 함께 ‘백색 발레’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군무로, 발레의 숨막히는 매력과 신비감이 묻어 난다. ‘니키아-솔로르-감자티’ 역으로 임혜경-황재원-이상은, 황혜민-엄재용-강미선, 강예나-이현준-한서혜가 맡아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낸다. 감자티 역의 강미선과 한서혜는 지난 2월 공연한 ‘돈키호테’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가능성을 입증받은 유망주. 국내 최장신(181㎝) 발레리나인 이상은의 유연성과 표현력도 수준급이라 어떤 캐스팅을 선택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발레로 사회 환원을 이룬다 UBC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발레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발레 장학생을 키우는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가난한 소년에서 세계적인 지휘자가 된 구스타보 두다멜을 탄생시킨 ‘엘 시스테마’ 운동을 발레계에 접목시킨 ‘발레 엘 시스테마’ 캠페인이다. 공연 전 기간내 좌석의 10%인 2200석에 저소득층 청소년을 초대하고, 발레 체험 프로그램을 거쳐 재능 있는 학생은 발레단 부설 아카데미에서 전액 장학금으로 교육시킬 계획이다. 16일 리허설 공연에는 암환자와 가족, 의료진 등 200여명을 초청해 희망과 즐거움을 준다. KB국민은행은 최근 1000만원을 기부해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파트너가 됐다. 문훈숙 단장은 “올해 25주년을 맞은 UBC가 ‘국민발레단’으로 거듭나기 위한 많은 고민 끝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정성이 모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돈키호테’ 공연에서 선보인 실시간 자막과 문 단장의 공연 감상법 소개도 계속된다. 070-7124-1732.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성공이유…할리우드는 왜?

    ‘장화,홍련’, 美리메이크 성공이유…할리우드는 왜?

    김지운 감독 영화 ‘장화, 홍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미국 상영 제목 The Uninvited)가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지난 2월 전미 2344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는 개봉 첫 주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전미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신인급 배우들과 신인감독, 비교적 저예산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한국원작으로는 최고의 흥행 성과인 셈이다.할리우드는 왜 한국 고전공포에 매료됐을까? ‘장화, 홍련’은 웰메이드한 소재에 장르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싶었던, 영화 ‘링’ ‘맨인블랙’ ‘글라디에이터’ ‘마이너리티 리포트’ 공동제작자 월터 F 파커스와 로리 맥도널드의 시선을 붙잡았다.프로듀서 워터 F 파커스는 “할리우드에서 공포영화는 저예산 장르로 치부돼 왔지만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헌팅’,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 등 거장 감독들의 걸작들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며 “우리는 ‘장화, 홍련’에서 그런 공포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제작자 월터 F 파커스와 로리 맥도널드는 ‘장화, 홍련’ 리메이크 결정 이유와 흥행 성공 이유로 시대와 문명을 넘어선 고전의 힘과 할리우드 최강의 제작진을 꼽았다.엄마의 죽음이라는 근원적 비극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공포는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엄마를 잃은 10대 소녀들의 눈에 비친 계모라는 새로운 가족에 대한 윤리적 불신이 그 뿌리에 있는 것이다.가족 구성원간의 비극이 주는 가장 본질적인 두려움과 죄의식이 흥행의 뿌리라면 ‘장화, 홍련’의 현대적 스타일과 구성은 두 번째 이유다. 죄와 벌이라는 고전의 단선적 구조를 현대적으로 각색, 새로운 미스터리와 반전의 매력을 살렸다. 윤리적 죄의식과 공포라는 고전의 단순함을 새로운 지적 호기심과 흥미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뛰어난 미적 효과 역시 21세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하지만 김지운 감독 스스로 자신의 ‘장화, 홍련’과는 다른 작품이라는 증언을 했을 만큼 ‘안나와 알렉스: 두자매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와 결말로 충격을 안긴다. 할리우드 제작진이 주목한 부분은 가족 내에서 10대의 보수적 윤리의식과 현대의 병리적 심리현상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9일 개봉될 예정.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한국영화 살리는 ‘작은’ 작품에 박수를

    장기 침체에 빠진 한국 영화계에 서광이 비쳤다.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또는 절대적으로 적게 든 영화가 잇따라 흥행몰이를 한 것이다. ‘과속 스캔들’은 관객 700만 고지를 거뜬히 넘어선 데 이어 9일쯤이면 800만명을 돌파하리라고 예상된다. 이 영화의 흥행 성적은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이미 8위를 확보했다. 다큐멘터리인 ‘워낭소리’도 19일만에 10만 관객을 끌어모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저께 개봉한 ‘낮술’ 또한 관객과 평단 양쪽으로부터 격찬을 받고 있어 흥행에 호성적이 기대된다.이 세 영화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가 돈을 적게 들였다는 점이다. ‘과속 스캔들’의 순수 제작비는 25억원으로, 지난해 순수 제작비 평균치(저예산영화 제외)인 30억 8000만원에 6억원가량 모자란다. 더군다나 ‘워낭소리’는 1억원, ‘낮술’은 불과 1000만원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세 영화는 또 신임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밖에 ‘과속 스캔들’이 정통 코미디물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워낭소리’는 다큐멘터리, ‘낮술’은 실험영화에 가까운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면에서 한국영화의 외연을 크게 넓혔다고 치하할 만하다.한국영화는 2006년 점유율 63.8%로 정점에 올라선 뒤로 침체의 늪에 빠져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42.1%에 그쳤다. 관객 수도 전년보다 5% 줄었다. ‘과속 스캔들’과 ‘워낭소리’의 성공은 재능있는 젊은 감독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어야 한국영화가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영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어찌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겠는가.
  • 첫잔의 이끌림 막잔의 유쾌함

    첫잔의 이끌림 막잔의 유쾌함

    발단은 밤술이다. 혁진의 실연 소식을 접한 친구들이 위로주를 사준다기에 응한 것이 화근이었다. 술김에 친구들은 “내일 당장 정선으로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다음날 정선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사람은 혁진뿐이다. 할 수 없이 ‘홀로 여행’을 시작하는 혁진. 친구가 추천해 준 펜션을 찾아갔다가 “나도 혼자”라는 옆방 여자를 만난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그녀 곁에는 남자친구인 듯한 청년이 함께 있다. 이틀 뒤, 강릉 경포대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세 사람. 낮술을 진탕 마시고 들어간 노래방에서 청년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혁진과 여자는 처음으로 키스를 나눈다. 저예산 독립영화 ‘낮술’(2월5일 개봉·15세 관람가)이 화제다. 단돈 1000만원이 투입됐다는 이 영화는 배우·스태프를 합쳐 10명도 안 되는 인원이 13일 동안 10회 촬영으로 기적같이 완성해 냈다. 감독의 이름도 낯설다. 노영석. 그는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시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 혼자 해보자.’는 생각으로 ‘낮술’을 기획했다고 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강원도 정선의 펜션은 실제로 그가 다른 영화 시나리오 집필을 위해 혼자서 시간을 보냈던 곳.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노 감독은 각본과 연출은 물론 촬영, 제작, 편집 등 1인 8역을 해냈다. 신인 감독의 첫 장편영화지만, ‘낮술’의 위력은 여느 상업영화 부럽지 않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JJ Star상과 관객평론상, 2008년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특별언급 및 넷팩상 수상을 시작으로 토론토영화제, 스톡홀름영화제, 로테르담영화제, 홍콩영화제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쉼없이 초청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3월에는 한국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미국에서 개봉된다. 일종의 로드무비인 ‘낮술’는 시종일관 남성의 로망과 판타지를 충실하게 따라간다. 실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떠난 곳에서 주인공 혁진(송삼동)은 5박 6일 동안 술·여자·여행에 관한 잊지 못할 일들을 경험한다.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며, 술잔과 ‘예쁜’ 여자를 거부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황당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감정을 자아낸다. 청순한 외모로 유혹해 놓고는 말없이 사라지는 옆방 여자(김강희), 조신하게 다가오지만 알고 보니 입이 거친 란희(이란희) 등 캐릭터 분명한 주변인물의 등장은 끊임없이 극에 새로운 긴장감과 유쾌함을 불어넣는다. 제목 ‘낮술’의 의미는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관객이 보는 시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그것은 예기치 않은 조우, 취하지 않는 달콤함, 백일몽 같은 찰나일 수 있다. 혹은 눈 뜨고 코 베인 배신, 버릇이 되면 곤란한 치기를 뜻할 수도 있다. 이같은 상상의 무제한성이야말로 ‘낮술’이 지닌 매력 중의 매력이다. 제작후일담도 영화만큼이나 재미있다. 지난 21일 기자시사회 뒤 열린 간담회에서 ‘낮술’ 출연진들은 “배우들이 원하면 노 감독은 언제든지 술을 마시도록 했다.”면서 “심지어 술 마시고 연기한 장면이 더 많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리얼한 음주연기가 단순히 ‘연기’만은 아니었다는 고백이다. 촬영 뒤 단합을 위한 술자리도 잦았다고 하니, 모르긴 해도 ‘제작비 대비 술값’ 비율이 가장 높은 영화일 것이란 말도 나온다. ‘낮술’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남녀에 따라 이렇게 갈릴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술이 당긴다.” “남자들은 다 저런 거야?” 장담할 수 있는 건 ‘낮술’의 취기를 숨기기 어려울 것이란 점, 시간이 지나 떠올려도 두고두고 ‘큭큭’거리게 될 것이란 점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서커스를 통해 본 세상

    [뉴스 다큐 시선] 서커스를 통해 본 세상

    세상은 서커스다. 반토막난 펀드, 문자메시지로 전해진 해고통지서, 아이 신발값이 없어 자살한 어머니…. 서커스보다 더 황당한 일들이 일어난다. 오히려 진짜 서커스는 세상의 아픔을 잊게 하는 작은 몸짓이다. 사람들은 유행이 한참 지난 서커스를 보면서 힘겨운 세상을 잠시라도 잊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커스단 동춘서커스의 단원들은 물었다. 얼굴을 순식간에 바꾸는 기술인 ‘변검’을 하는 우리의 얼굴이 더 빨리 변하는가, 아니면 위정자들의 얼굴이 더 쉽게 변하는가. 우리의 외발자전거타기가 위태로운가, 불황 속을 걸어가는 서민들의 삶이 더 위태로운가. 지난 11일 동춘서커스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충남 천안시 신당동의 한 마트 옆 공터에 높이 17m의 천막이 드리워졌다. 낡은 비닐을 몇 장 들추고 들어가자 서커스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멈춰선 듯한 무대는 얇은 천을 사이에 두고 세상과 단절돼 있었다. 공연 시작 30분 전, 노인들과 아이들이 별천지로 들어왔다. 마트에서 5000원짜리 할인권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성인 1만 5000원·아동 1만원이라는 가격표는 그저 표일뿐 가격은 아니었다. 빨간 플라스틱 의자 145개 사이로 세 대의 전기난로와 드럼통으로 만든 석탄난로 한 대가 안간힘을 썼지만 영하 10도의 찬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0여명의 관객들은 난로 주위로 몰려들었다. ●서커스에서 찾는 추억들 공연이 시작되자 단원들의 열연에 추위는 점점 녹았다. 할아버지의 마술쇼를 시작으로 접시돌리기·외발자전거·공중그네까지 1시간반짜리 공연은 쉴새 없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원통 위에 널빤지를 깔고 그 위에서 균형을 잡는 ‘맘보’ 곡예를 보면서 “어~어!”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공중그네를 타는 곡예사는 작은 몸짓으로도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의자로 탑을 세운 뒤 8m 높이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의자탑’이 완성되자 관객들은 마냥 기뻐했다. 서커스발레는 흡사 동서양 문화융합처럼 느껴졌고, 남사당 줄타기는 지금이 조선시대인가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아이들은 넋을 놓은 채 탄성을 질렀고 어른들은 추억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길완기(41·회사원)씨는 “천안 거래처에 다녀오다가 들렀는데, 초등학교 때가 생각난다.”면서 “온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면 표를 못 구해 천막 틈으로 몰래 들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완벽하게 짜여진 영화보다 때론 실수를 하지만 곧바로 일어나 맡은 역할을 계속하는 서커스가 우리네 인생과 더 닮았지요.” 손선심(58·여)씨는 “어릴 적 강원도 동해 묵호읍 부곡마을에 살 때 서커스단이 오면 단막극을 못볼까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이상일(58)씨는 “중국에서 본 서커스에 비해 짜임새나 기술 모두 뒤질 게 없는데 시설이 너무 안 좋다.”고 착잡해했다. 외국인 영어교사 에릭커스(34)씨는 “열정적인 남성 아크로바틱팀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의 서커스가 명맥을 잃고 사라져 간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은 서커스단은 동춘서커스·한국곡예예술단·서울아트서커스 세곳뿐이다. ●“관객과 통하고 싶다” 무대 뒤에서 만난 서커스 단원들은 많이 지쳐 있었다. 밤 12시까지 연습하고 무대 가설까지 해야 하니 그럴 만하다. 하지만 단원들이 정말로 참기 힘든 것은 자신들을 불쌍하게 쳐다 보는 시선이다. 11세 때 서커스를 시작한 양종근(27) 곡예사는 “공중그네를 지탱하는 철탑이 위태로울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면서도 “불쌍한 눈빛을 보내는 손님들이 늘어날수록 기술을 점점 숨기게 된다.”고 말했다. 무대에 아이들이 나오자 관객들의 눈빛은 더 측은해 보였다. 송모(55)씨는 “공부하고 놀아야 할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하지만 단원들은 무대에 아이들을 내세우면 반응이 오히려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커스와 관객의 대화가 끊긴 탓이다. 얼굴 모습을 재빨리 바꾸는 ‘변검’은 중국에서 건너온 힝강따오(21)씨의 몫이었다. 그는 “중국에서는 서커스를 예술로 보는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아 아이들이 원해서 서커스를 시작하는 데도 오해를 한다.”면서 “아이들을 학대하고 식초를 먹여 몸을 유연하게 한다는 유언비어는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곡예사들은 관객들이 서커스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애초 한국 서커스는 다른 나라의 서커스와 달리 완급을 조절하고 희로애락이 가득찬 인생의 축소판이었다. 하지만 점점 기예로 전락하고 있다고 단원들은 걱정했다. 중국 서커스는 기술이 뛰어나고 서양 서커스는 화려한 옷이 볼 만한데 비해 우리나라 서커스는 광대의 유머가 단연 으뜸이었다. 한 곡예사는 “이제 스릴과 화려함을 찾는 시대가 됐다.”면서 “사람들을 웃기고 위로하는 ‘서민 서커스’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누가 서커스를 죽였나 10년 전 외환위기와 최근의 경기침체는 단원들이 무대를 떠나는 가장 큰 계기가 됐다. 김영희(44) 곡예사는 “외환위기 이후 손님이 뚝 끊겼고, 막노동을 하면 돈을 더 번다는 소리에 단원들이 그만두기 시작했다.”면서 “입장료를 2000원까지 내려 보기도 했지만 사정은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설붐도 서커스를 위축시켰다. 고층 건물을 지으면서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자가 필요했고, 공중곡예사는 스카우트 대상 1순위가 됐다. 단원들은 요즘 불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 10년 전에는 서커스를 통해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 한 회 공연에 4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50명을 넘기기가 어렵다. 곡예사의 명맥도 끊길 위기다. 돈을 벌기 위해 단원들은 밤무대나 찜질방으로 떠난다. 결국 2000년부터 중국기예단의 단원들을 데려왔다. 지금 단원의 70%가 중국인이다. 동물 단원(?)들도 조련사가 떠나면서 힘들어졌다. 제때 보살피지 못해 죽어가는 동물들을 애처롭게 바라보기도 한다. 전성기였던 70년대 동춘서커스단은 단원이 200명이었고, 코끼리·타조·독수리·호랑이·비단뱀 등 창경원 다음으로 동물이 많았다. 오락가락 뒤바뀌는 정책도 그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1996년 서커스 활성화 8개년 계획이 마련됐지만 1999년 백지화됐다. 1998년에는 서울시와 문화부에서 서커스를 10대 관광사업으로 선정했지만 서울시장이 바뀌자 유야무야됐다. 부천시 원미구에 들어서기로 했던 동춘서커스 상설공연장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예술로 떳떳이 인정받는 시대 곧 온다” 단원들의 월급은 3개월치가 밀려 있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집중육성자금은 비보이팀과 뮤지컬팀으로만 흘러갔다. 올해부터는 1년에 3000만~4000만원씩 나오던 문예진흥기금도 없어졌다. 정부의 설명은 연극·뮤지컬·무용 등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적자는 한 달에 1억원씩 쌓인다. 관객이 증가하는 5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어떤 단원도 예측하지 못했다. 단원들은 최근 국내에서 공연한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를 부러워했다. 이 서커스단은 1984년 캐나다 정부가 140억원을 지원해 설립했고, 현재 투자금을 다 회수하고도 연 1조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단원들은 “그들의 10분의 1만 투자해 줘도 더 잘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영희 곡예사는 “인생이 계속 되듯 서커스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37년을 공중에서 살아온 그는 20대 시절 안전망도 없는 그네에서 떨어져 5일간 혼수상태였다. 골반뼈가 부스러졌고, 한 달 동안 깁스를 했다. 의사는 서커스를 할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그는 다시 그네에 올랐다. 해외서커스단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을 때도 우리나라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우리 세대는 아니어도 다음 세대는 서커스 자체가 예술로 떳떳이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공중그네를 타는 중년 여성의 마지막 소원이다. 글·사진·동영상 박성국 이민영 오달란기자 psk@seoul.co.kr ■ “마술의 부활 보며 힘얻어… ‘서커스=예술장르’ 인정을” 박세환 동춘서커스 단장의 호소 “서커스를 하나의 장르로 인정해 주세요.” 박세환(64) 동춘서커스 단장의 호소는 애절했다. 그는 1950~70년대의 전성기가 다시 오기를 바라진 않았다. 하지만 서커스가 예술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굳건했다. 62년 동춘서커스에는 배삼룡·서영춘·백금녀·남철·남성남·이봉조 등 최고의 스타들이 있었다. 프로그램을 3일마다 바꿨고, 회당 1500명의 손님이 몰렸다. 그는 “당시에는 국악이나 농악은 형편이 어려워 김덕수씨도 한때 동춘서커스에 몸을 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박 단장은 61년 19살의 나이로 동춘에 발을 들였다. 유망주로 꼽혔지만 생활고로 10년 뒤 부산에 내려가 극장에 취직했고, 생필품 도매상도 운영했다. 75년 인천 간석동에 있던 서커스 천막과 장비들이 태풍을 맞아 쓰러져 동춘서커스를 매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산에 있던 그는 곧바로 올라가 소액의 돈만 내고 나머지는 추후에 벌어서 갚기로 하고 동춘을 인수했다. 그는 우리 서커스가 중국·라스베이거스·워커힐 쇼처럼 멋진 포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돈이 없다. 서커스 한 달 운영비는 1억여원에 달한다. 천막을 세울 땅 300여평의 임대료만 1000만원에 이르고, 무대 장비를 옮기기 위해 매번 11t 트럭 14대를 빌려야 한다. 박 단장은 “요즘 5만명에 이르는 마술동호회를 보면서 서커스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면서 “다른 공연예술처럼 국가나 대기업이 후원을 해 주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 @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20년후…‘내고향산촌’엔 공동묘지만… ☞신동아도 풀지 못한 ‘K 미스터리’ ☞합법적 고스톱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구?’ ☞’우리 만수’ 다음 ‘윤 따거’는 ☞마이스터·자사·국제·외고…우리 애 어디로 ☞ “필리핀 원정토익 사기 조심하세요” ☞설 대목 재래시장 “손님 구경도 힘들어요” ☞교육계 ‘서남표식 개혁’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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