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1000만 관객
    2025-1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97
  • 천만개 팔렸지만…“선수 얼굴 끼워팔지 말라” 야구팬들 뿔난 이유

    천만개 팔렸지만…“선수 얼굴 끼워팔지 말라” 야구팬들 뿔난 이유

    SPC삼립 시화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SPC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프로야구 인기를 업고 1000만개 넘게 팔린 ‘크보빵’(KBO빵)에 대한 야구팬들의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야구팬들로 구성된 단체인 ‘크보빵을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은 불매운동에 더해 SPC삼립과 협업한 한국야구위원회(KBO)를 규탄하는 트럭 시위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크보빵을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은 지난 20일 “화려한 콜라보(협업) 뒤에 감춰진 비극, 크보팬은 외면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불매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 서명운동은 19일 경기 시흥시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빵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끼어서 숨진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사망 산재가 일어난 이 공장은 크보빵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26일 오후 4시 기준 2225명의 야구팬이 서명에 동참하며 목표 인원 2500명을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단체는 “KBO는 지금 당장 SPC와의 크보빵 콜라보를 중단하라”라며 “노동자의 피 묻은 빵에 선수들의 얼굴을 끼워팔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어 “SPC의 반복적인 산업재해는 야구팬을 포함하여 많은 시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KBO는 1000만 관중 시대에 한 명의 야구팬일지 모를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며 무책임한 콜라보를 지속하지 말라”로 지적했다. 크보빵은 ‘프로야구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아 KBO와 SPC삼립이 협업해 올해 3월 출시한 제품이다. 9개 구단별로 맞춤 제품을 내고, 포장지 안에는 빵과 함께 선수 얼굴이 담긴 띠부실(탈부착 스티커)도 넣어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크보빵은 4월 말에 누적 판매량 1000만봉을 돌파하면서 ‘SPC 삼립 역대 최고 히트 상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크보빵은 순식간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은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선수들의 얼굴이 산재 기업의 이미지 세탁에 쓰이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서울 도곡동 KBO 앞에서 열릴 예정인 트럭 시위를 위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5일 정오 기준 모금액은 50만 6331원이었다. KBO의 반응이나 결단이 없을 경우 오프라인 집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KBO 관계자는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본 사안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임지연♥’ 곁 돌아온 이도현 “사랑합니다” 만기 전역 소감

    ‘임지연♥’ 곁 돌아온 이도현 “사랑합니다” 만기 전역 소감

    배우 이도현(29)이 약 21개월간 공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13일 만기 전역했다. 이도현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서 군생활 한 것 같아 홀가분하다”며 전역 소감을 올렸다. 이도현은 군복 차림으로 전역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의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이도현은 꽃다발을 안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저를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팬 여러분들과 우리 공군군악대 군부대원들, 간부님들 덕분에 행복한 기억 가지고 좋은 마음으로 전역한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도현은 팬들과 대면 만남을 가질 계획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 팬 여러분들과 못 나눈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며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앞으로 나아갈 저의 앞날이 두려움과 설레임이 공존하는 마음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좋은 작품과 좋은 연기로써 인사드리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이도현은 끝으로 “그럼 공연날 만나자. 다시 한번 너무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2017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데뷔한 이도현은 이후 JTBC ‘18 어게인’, 넷플릭스 ‘더 글로리’, JTBC ‘나쁜 엄마’ 등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로 주목받아 왔다. 군 입대 후 개봉한 영화 ‘파묘’는 1191만 관객을 기록하며 이도현은 1000만 배우에 등극했고,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신인상도 품에 안았다. 당시 군복을 입고 수상 무대에 오른 이도현은 “지연아, 고맙다”라며 여자친구 임지연(34)을 언급해 환호를 받았다. 이도현과 임지연은 ‘더 글로리’에서 인연을 맺어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예술가의 본질은 테러리스트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예술가의 본질은 테러리스트

    빛이 없는 광활한 장소에서 벌거벗은 여인이 땅에 머리를 더듬거리며 기어간다. 마치 검은 마스크를 쓴 사람처럼 얼굴 가운데가 없다. 눈도 코도 입도 없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피에르 위그의 ‘리미널’ 전시 한 장면이다. 위그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미술관과 공공 프로젝트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작가다. ‘리미널’은 생각지 못한 무엇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태를 일컫는다. 디스토피아, 폐허가 된 지구, 로봇에게 지배당한 인간.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섬뜩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들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하지만 위그의 작품에는 스토리가 없다. 장면이 있을 뿐. 전시장은 암흑이다. 당혹스럽게도 비현실적인 공간에 진입한 느낌이다. 소리가 있고 기이한 물체들과 으스스한 영상들이 있다. 어둠 속에서 황금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다닌다. ‘휴먼 마스크’ 영상에서 긴 머리 어린 소녀 가면을 쓴 원숭이가 후쿠시마 주변 버려진 도시 식당에 홀로 남겨져 과거에 학습된 행동을 계속 하고 있다. 마스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회화 과정에서 의식·무의식적으로 학습되고 관념화돼 섬세한 코드들로 설계된 마스크. 작가는 우리 모두가 인간 가면을 쓰고 있고, 적시 적소에 마스크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안심시킨다고 말한다. 수족관 안에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당시에 출현한 고대종 두 종이 서식하고 있다. 실시간 인공지능으로 편집되는 자기 생성 영상에서는 사막에서 발견된 인간 해골 주변에서 기계학습으로 구동되는 로보틱스가 끝나지 않는 장례 의식을 수행한다. 위그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예술,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며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담은 예술을 추구한다. 그의 예술은 서사 밖의 허구다. 그는 허구에 우리가 파악할 수 없고 지식으로 붙잡을 수 없는 존재의 신비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구현하는 시뮬레이션은 혼돈을 지날 수 있게 해 주는 여러 가능성의 투영이다. 국내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고 칸영화제와 아카데미상 수상의 쾌거를 이룬 ‘기생충’이나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에서 마주하게 되는 섬뜩하고 으스스한 이야기들. 왜 우리는 이런 기이한 것들에 끌리는 걸까. 왜 이들의 작품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가.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은 그의 저서 ‘내용 없는 인간’에서 예술의 본질은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기괴함과 신성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테러리스트 같은 것이라 말한다. 예술작품에는 예술가의 혼이 담겨야 하고 그의 삶 속에서 느끼는 고뇌와 갈등, 고통이 담겨서 강한 정서적 울림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누비며 피아노를 때려 부수고 떠들썩하게 굿판을 벌이던 백남준에게 붙은 “동양에서 온 문화 테러리스트”라는 별명이 떠오른다. 이렇게 예술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들의 한계를 인식하게 하고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깨어나게 한다. 장신정 화가·전 MoMA PS1 전시선임
  • 장성군 ‘1000만 관광시대’ 연다···‘다시 찾는 장성, 2025 설렘의 해’ 올해 전남체전 개최

    장성군 ‘1000만 관광시대’ 연다···‘다시 찾는 장성, 2025 설렘의 해’ 올해 전남체전 개최

    수도권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호남의 중추 노령산맥과 마주친다. 노령산맥은 소백산맥의 중간 부분인 추풍령 부근에서 남서 방향으로 갈라져 내려와 전남도와 전북도의 경계를 짓는다. 이 산맥을 넘으면 맨 처음 닿는 곳이 장성이다. 광주와 전남의 관문이자 호남 내륙의 중심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필암서원이 있고 편백숲이 잘 가꿔진 축령산, 단풍 관광지로 유명한 백양사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춘 장성군이 올해 변화와 성장의 전기를 맞이했다. 군은 오는 4월 장성군 최초로 전남체전과 전남장애인체육대회를 모두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다수의 체육 관계자와 선수단이 장성에 머물며 지역에 활기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장성군은 양대 체육대회 개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025 장성 방문의 해’를 추진한다. 연중 다채로운 관광 콘텐츠를 운영해 사람들의 발길을 모을 방침이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을 도모하는 중장기 프로젝트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성 최초 양대체전 개최 전남 양대 체전은 광주·전남 체육인이 스포츠로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다.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제64회 전남체전에선 정식종목과 시범종목을 포함해 총 23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는 제33회 전남장애인체육대회가 개최된다. 장애인게이트볼 등 21개 종목이 진행된다. 군은 양대 체전 개최가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전남도 내 위상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창군 이래 최초로 열리는 양대 체전이 군민들에게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며 “장성군의 성장·발전을 5만 군민이 공감하고 교감하는 감동의 스포츠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대 체전 기간 장성에 머무는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전남체전 기간에만 광주·전남 선수단 7000명, 관람객 1만 30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남장애인체육대회 선수단·관람객까지 합하면 3만명이 장성으로 집중되는데, 이는 지역 고유의 관광 콘텐츠를 알릴 기회다. ●“2025 장성 방문의 해’ 양대 체전으로 유입되는 인구를 지역 발전, 관광 활성화와 연계시키기 위해 장성군이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장성 방문의 해’다. 사계절이 축제 같은 ‘재미진 도시’를 만들어 장성 방문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장성군이 중점을 둔 부분은 ‘관광객이 체감하는 콘텐츠 구축’이다. 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필암서원과 백양사, 축령산, 장성호, 황룡강 등 주요 관광명소에서 보물찾기, 구석구석 라이브 버스킹,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끄는 콘텐츠는 ‘관광택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여행상품이다. 다음달 개설되는 ‘장성 방문의 해’ 홈페이지에서 3시간·5시간·8시간 코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택시를 타고 편하게 장성지역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비용의 50%를 장성군이 부담한다. ‘명품숲 투어 어게인’도 주목된다. 자가용을 이용해 축령산 편백숲을 찾은 관광객들을 주차한 곳으로 되돌아갈 것을 고려해 온전히 산행을 즐기지 못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주차지점까지 데려다준다.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광객은 등산코스 도착, 복귀 모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장성군이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전남도와 연계한 여행지원도 눈여겨 볼만하다. 2인 1팀이 장성에서 최대 6박 7일간 여행할 경우 숙박비, 교통비, 식비, 체험비, 보험비 등을 15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단 광주·전남 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 사업비 소진 시까지 운영되니 서둘러야 한다. ●체전·축제 연계 콘텐츠 강점 올해 장성군의 주요 행사로 ‘축제’도 있다. 장성군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황룡강에서 축제를 여는데 지역의 개성을 살린 콘텐츠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5월 10~11일 열리는 ‘길동무 꽃길축제’는 ‘뮤직 페스티벌’이다. 황룡정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강변 따라 꾸며진 아름다운 야간경관과 음악분수가 낭만을 더한다. 10월 18~26일 개최되는 ‘황룡강 가을꽃축제’는 전남 대표축제로 여러 차례 선정됐다. 황룡강 10리 길을 따라 피어난 100억 송이 가을꽃들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여유롭게 강가를 걸으며 계절꽃을 감상하고, 가을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일상 속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 올해, 장성군은 양대 체전이 개최되는 4월과 축제가 열리는 5·10월 세 차례 ‘장성 방문의 달’을 운영해 집중되는 방문 수요와 지역경제를 효과적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장성지역 상가와 음식점을 이용하고 받은 영수증을 모아 참여하는 ‘영수증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체전과 축제, ‘장성 방문의 해’를 추진하는 제1의 목표가 장성을 알리는 데 있다면, 제2의 목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며 “방문객과 지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 도모 장성군은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을 도모하는 중장기 프로젝트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장성 원더랜드 프로젝트’다. 장성 원더랜드 프로젝트는 장성호관광지에 ▲예술공원 ▲복합문화공간 ▲어린이 테마파크 ▲반려동물 테마파크 ▲숙박공간 등을 조성해 사계절 관광명소를 만드는 사업이다. 자이언트트리, 에어바운스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춰 차별화된 관광체험을 선사한다. 특히, 예술공원에는 장성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임권택 감독을 기리는 ‘임권택 시네마테크’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영화 콘텐츠가 조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 300억원은 지난해 ‘전남도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 선정으로 확보했다. 군은 장성읍 대창지구에 거점시설 ‘편백큰푸름센터’, 편백디자인 거리 등을 조성한다. 편백 큰푸름센터는 장성군의 자랑인 축령산 편백자원을 주제로 한 시설로 로컬레스토랑, 생태교육장, 편백체험실 등을 갖출 계획이다. 과거 전남제재소를 중심으로 목재 유통이 활발했던 역사성을 연계해 목재문화 중심가로 재탄생시킨다. 최종 목표는 장성 최초 ‘1000만 관광시대’ 달성이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사통팔달 교통여건을 지닌 장성의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소멸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이다.
  • 전남 양대 체전 개최하는 장성… 관광객 1000만명 시대 연다

    전남 양대 체전 개최하는 장성… 관광객 1000만명 시대 연다

    관광하기 좋은 장성필암서원·축령산·황룡강 등 명소3·5·8시간 코스 택시비 50% 지원편백숲 누리집 예약 땐 택시 대기등산코스·시내 복귀 때 무료 이용언제 가는 게 좋을까4·5·10월 체전·봄·가을 축제 열려외지인 2인 1팀 최대 6박 7일까지숙박·체험·식비 등 150만원 지원김한종 군수 “장성 경제도 활성화”자동차로 수도권에서 남쪽으로 달리다 보면 호남의 중추 노령산맥과 마주친다. 노령산맥은 소백산맥의 중간 부분인 추풍령 부근에서 남서 방향으로 갈라져 내려와 전남도와 전북도의 경계를 짓는다. 이 산맥을 넘으면 맨 처음 닿는 곳이 장성이다. 광주와 전남의 관문이자 호남 내륙의 중심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필암서원이 있고 편백숲이 잘 가꿔진 축령산, 단풍 관광지로 유명한 백양사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춘 장성군이 올해 변화와 성장의 전기를 맞이했다. 군은 오는 4월 장성군 최초로 전남체전과 전남장애인체육대회를 모두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다수의 체육 관계자와 선수단이 장성에 머물며 지역에 활기를 더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장성군은 양대 체육대회 개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025 장성 방문의 해’를 추진한다. 연중 다채로운 관광 콘텐츠를 운영해 사람들의 발길을 모을 방침이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을 도모하는 중장기 프로젝트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체전 기간 선수·관람객 3만명 몰릴 듯 전남 양대 체전은 광주·전남 체육인이 스포츠로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다. 오는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제64회 전남체전에선 정식종목과 시범종목을 포함해 총 23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는 제33회 전남장애인체육대회가 개최된다. 장애인게이트볼 등 21개 종목이 진행된다. 군은 양대 체전 개최가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전남도 내 위상을 한층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군민들에게 창군 이래 최초로 열리는 양대 체전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며 “장성군의 성장·발전을 5만 군민이 공감하고 교감하는 감동의 스포츠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대 체전 기간 장성에 머무는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전남체전 기간에만 광주·전남 선수단 7000명, 관람객 1만 30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남장애인체육대회 선수단·관람객까지 합하면 3만명이 장성으로 집중되는데 이는 지역 고유의 관광 콘텐츠를 알릴 기회다. 양대 체전으로 유입되는 인구를 지역 발전, 관광 활성화와 연계시키기 위해 장성군이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장성 방문의 해’다. 사계절이 축제 같은 ‘재미진 도시’를 만들어 장성 방문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장성군이 중점을 둔 부분은 ‘관광객이 체감하는 콘텐츠 구축’이다. 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필암서원과 백양사, 축령산, 장성호, 황룡강 등 주요 관광명소에서 보물찾기, 구석구석 라이브 버스킹,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끄는 콘텐츠는 ‘관광택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여행 상품이다. 다음달 개설되는 ‘장성 방문의 해’ 홈페이지에서 3시간·5시간·8시간 코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택시를 타고 편하게 장성지역의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비용의 50%를 장성군이 부담한다. ‘명품숲 투어 어게인’도 주목된다. 자가용을 이용해 축령산 편백숲을 찾은 관광객들이 주차한 곳으로 되돌아갈 것을 고려해 온전히 산행을 즐기지 못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주차지점까지 데려다준다.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광객은 등산 코스 도착, 복귀 모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장성군이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전남도와 연계한 여행 지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2인 1팀이 장성에서 최대 6박 7일간 여행할 경우 숙박비, 교통비, 식비, 체험비, 보험비 등을 15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단 광주·전남 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 사업비 소진 시까지 운영되니 서둘러야 한다. 올해 장성군의 주요 행사로 ‘축제’도 있다. 장성군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황룡강에서 축제를 여는데 지역의 개성을 살린 콘텐츠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는 5월 10~11일 열리는 ‘길동무 꽃길 축제’는 ‘뮤직 페스티벌’이다. 황룡정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강변을 따라 꾸며진 아름다운 야간경관과 음악분수가 낭만을 더한다. 10월 18~26일 개최되는 ‘황룡강 가을꽃 축제’는 전남 대표 축제로 여러 차례 선정됐다. 황룡강 10리 길을 따라 피어난 100억 송이 가을꽃들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여유롭게 강가를 걸으며 계절 꽃을 감상하고 가을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일상 속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 올해 장성군은 양대 체전이 개최되는 4월과 축제가 열리는 5·10월 세 차례 ‘장성 방문의 달’을 운영해 집중되는 방문 수요와 지역경제를 효과적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장성지역 상가와 음식점을 이용하고 받은 영수증을 모아 참여하는 ‘영수증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김 군수는 “체전과 축제, ‘장성 방문의 해’를 추진하는 제1의 목표가 장성을 알리는 것이라면, 제2의 목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며 “방문객과 지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장성군은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을 도모하는 중장기 프로젝트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장성 원더랜드 프로젝트’다. ●원더랜드 사업 추진… 사계절 관광지로 장성 원더랜드 프로젝트는 장성호관광지에 ▲예술공원 ▲복합문화공간 ▲어린이 테마파크 ▲반려동물 테마파크 ▲숙박 공간 등을 조성해 사계절 관광명소를 만드는 사업이다. 자이언트트리, 에어바운스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춰 차별화된 관광 체험을 선사한다. 특히 예술공원에는 장성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임권택 감독을 기리는 ‘임권택 시네마테크’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영화 콘텐츠가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해 ‘전남도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 선정으로 총사업비 300억원을 확보했다. 군은 장성읍 대창지구에 거점시설 ‘편백큰푸름센터’, 편백디자인 거리 등을 조성한다. 편백큰푸름센터는 장성군의 자랑인 축령산 편백자원을 주제로 한 시설로 로컬레스토랑, 생태교육장, 편백체험실 등을 갖출 계획이다. 과거 전남제재소를 중심으로 목재 유통이 활발했던 역사성을 연계해 목재문화 중심가로 재탄생시킨다. 최종 목표는 장성 최초 ‘1000만 관광시대’ 달성이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사통팔달 교통 여건을 지닌 장성의 특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소멸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이다.
  •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대상 김주희 극작 ‘역행기’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대상 김주희 극작 ‘역행기’

    국립극단이 15년 만에 재개한 재개한 창작희곡 공모에서 김주희 극작의 ‘역행기’가 대상을 받았다.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는 국내 미발표 희곡 공모 중 최대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국립극단은 2024년 창작희곡 공모 수상작 3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공모 신청작 303편 중 대상작 1편과 우수상작 2편이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대상작은 8년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던 잉여인간 ‘이슈타르’가 삶을 끝내기로 마음먹었을 때 지하세계로 역행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은 지상의 여성이 시간과 공간을 역행하는 걸음에 신화적 외연을 부연해 급속도로 성장해 온 한국사회가 수 세대 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사회적 문제를 드러낸다. 심사위원회는 “포스트 드라마의 시대, 현실의 급박한 전개가 드라마를 압도하는 시대 속에 희곡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희곡이 삶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아야기하는 언어로 여전히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식이 전도되고, 폭력이 농담같이 가해지고, 대화가 모욕받는 시대에, 인물들을 고집스럽게 대화로 연결 짓는, 대화의 연결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게 하는 희곡들을 만났다”라고 평했다. 대상작은 올해 낭독회와 작품 개발 과정을 거쳐 내년 본공연으로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우수상은 배해률 극작의 ‘야견들’과 윤지영 극작의 ‘그라고 다 가불고 낭게’에게 돌아갔다. 대상에는 3000만원, 우수상에는 각 1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간다. 대상을 받은 김주희 작가는 “작가로서 가장 취약한 점과 마주하려고 했던 작품이자 글쓰기에 있어 제 모든 관심사가 보관된 비밀스러운 사물함”이라며 “망가지고, 뒤틀리고, 부서지고, 숨으려 드는, 작고 연약한 존재들은 늘 빛이 난다. 앞으로도 글자들의 시작점에 그들을 제일 먼저 데려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영화 ‘하얼빈’ 개봉 열흘도 안 돼 누적 관객 300만 넘어서

    영화 ‘하얼빈’ 개봉 열흘도 안 돼 누적 관객 300만 넘어서

    현빈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그린 영화 ‘하얼빈’이 개봉 열흘도 안 돼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넘겼다. 배급사 CJ ENM은 1일 하얼빈이 개봉 9일째인 이날 누적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앞서 개봉 열흘 만에 300만 관객에 도달한 1000만 영화 ‘서울의 봄’ 기록을 하루 앞당긴 기록이다.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등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선보인 하얼빈은 이토 히로부미 조선 통감부 통감이 중국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중근과 독립군의 암살 작전을 그렸다. 배우 현빈을 비롯해 박정민,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지난 12월 24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한 이후 쭉 정상을 지키며 흥행몰이 중이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송중기 주연의 신작 ‘보고타’는 9만 7000여명(매출액 점유율 19.6%)을 동원했으나 ‘하얼빈’에 밀려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김성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소년 국희(송중기 분)가 현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 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범죄물이다.
  • 스케일이 남다르네… K뮤지컬 전성시대

    스케일이 남다르네… K뮤지컬 전성시대

    올겨울 국내 제작진이 만든 대형 창작 뮤지컬이 잇달아 무대를 달구며 ‘K뮤지컬’ 전성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그동안 연말연시에는 해외에서 들여온 라이선스 뮤지컬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창작 뮤지컬이 부쩍 늘었다. 지난달부터 초연 중인 ‘스윙 데이즈_암호명 A’는 제약회사 유한양행의 창업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유일한 박사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물이다. 유 박사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비밀첩보 작전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인 19명 중 한 명이었고 암호명 A로 불렸다. 통상 독립운동을 다룬 작품들에 엄숙한 비장미가 흘렀던 것과 달리 이 뮤지컬에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비밀첩보 작전을 펼친 주인공 일형(유 박사의 어릴 적 이름)의 이야기가 세련되고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3년에 걸쳐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고 1000만 관객 1호 영화 ‘실미도’(2003)의 김희재 작가가 극본을 썼다. 내년 2월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일형의 사랑과 우정은 물론 상류층이었던 일형이 독립운동에 뛰어든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김태형 연출은 “독립운동도 멋있고 유머러스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며 “전반적인 무대나 일형의 의상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2막의 스윙 댄스 장면은 격렬한 드라마가 맞물려 들어가는 극중극 형태로 감정을 고조시키고 무대 중앙의 대형 그네는 극을 이끌어 가는 일형, 만용, 야스오의 유년 시절과 현재가 교차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신성록, 유준상, 민우혁이 일형을 번갈아 연기한다. 일형의 친구 만용 역을 맡은 하도권은 “탄탄한 대본과 음악 등 완성도가 높은 창작 뮤지컬”이라며 “실존 인물을 다룬 만큼 배우들도 책임감을 갖고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마타하리’는 성공적인 창작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힌다. 주로 유럽 작품을 수입해 선보였던 EMK뮤지컬컴퍼니가 처음 제작한 창작 뮤지컬로 130억원을 들인 대작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이중간첩 혐의로 처형된 무희 마타하리를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2016년 초연 이후 올해 네 번째 공연한다. 마타하리의 관능적인 춤을 보여 주는 ‘사원의 춤’과 프랑스 ‘벨 에포크’(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시기)의 화려함을 담은 200벌의 의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은 번역하기 쉽게 각본을 썼을 정도로 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여성 서사 중심 뮤지컬로 마타하리 역에는 초연 때부터 참여한 옥주현과 지난해 뮤지컬에 데뷔한 그룹 마마무의 솔라가 출연한다. ‘광화문연가’도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2017년 초연 이후 네 번째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 공연은 ‘광화문연가’, ‘붉은 노을’,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등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로 구성된 창작 뮤지컬이다. 이번 시즌에는 처음으로 3층 높이의 무대를 도입하는 한편 화려한 영상을 활용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주인공 명우 역으로 윤도현, 엄기준, 손준호가 출연한다. 내년 1월 9일에는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2018년 초연 때부터 해외에 진출한 작품으로 이번이 네 번째 무대다.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함을 간직한 그윈플렌의 삶을 통해 사회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마타하리’와 ‘웃는 남자’ 모두 세계적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제작에 참여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한국을 찾은 그는 “대한민국 정도 규모의 국가에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숫자가 이렇게 많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한국 가수들을 위해 음악을 쓰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국격 회복 작전명 ‘한국의 봄’

    [데스크 시각] 국격 회복 작전명 ‘한국의 봄’

    그날 밤 정말 떨렸다. 속된 말로 많이 ‘쫄았다’. 비상계엄 선포. 그리고 포고령 1호. ‘처단’이라니. 여기가 북한인가. 북으로 치면 ‘아오지 탄광’ 정도가 비슷한 느낌 아닐까. 1979년 10·26 사태 당시 내려진 비상계엄 전에 태어나긴 했으나 스무 살이 넘어서야 머리로 계엄을 알게 된 세대다. 그렇지 않아도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해 집에 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회사 복귀를 위해 택시에 내던진 몸은 절로 움츠러들었다. 아침보다 더 길게 느껴지던 심야의 두 번째 출근길이었다. 어느 언론사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셔터’를 내리고, 또 다른 곳은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언론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는 ‘받은 글’이 돌았다. 또 다른 언론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2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였다. ‘너희도 회사 들어가냐?’ 한참 지나 반쯤 농담 섞인 답이 돌아왔다. ‘어, 일망타진당하려고 다 들어왔네.’ 국회에 진입하는 계엄군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며 방망이질 치던 가슴은 비상계엄 선포 155분 만에 국회가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뒤 조금씩 진정됐고, 두 번째 퇴근을 해 집에 돌아와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떨림이 멈췄다. 그러나 너무 쉽게 긴장을 풀어서였을까. 서서히 일상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대통령이 향후 정국 안정 방안과 국정 운영을 국회가 아닌 여당과 정부에 일임한다는 자기 보신을 위한 대국민담화를 하고 여당 역시 나라와 국민이 아닌 눈앞의 권력을 선택하며 상황이 꼬였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그렇게 여당의 외면으로 본회의 표결에 이르지도 못했고 ‘대통령 직무 정지와 2선 후퇴’, 그리고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헛된 구호가 국민에게 극심한 두통을 안기고 있다. 축구 경기에서 따지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경우의 수와 제각각의 상황과 관련한 분분한 법적 해석, 난립하는 수사가 한국 사회를 불확실성의 나락으로 깊숙이 이끄는 것이다. 직무 정지라는 대통령은 여전히 인사권을 행사하고, 국방부는 여전히 그를 군 통수권자로 여기고 있으며, 미국은 여전히 그를 공식적인 외교 상대로 본다. 그야말로 대환장의 유니버스다. 그사이 국내 주식시장은 한때 시총 기준 144조원이나 빠지며 출렁였다. 기실 불확실성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없애고 혼돈을 잠재우며 다가올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든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 대통령의 하야다. 하지만 지금의 대통령이 그러한 ‘구국의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탄핵뿐이다. 이를 통한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직무 정지, 그리고 법적 절차를 통한 신속한 퇴진이 이뤄져야 한다. 질서는 그 이후 새롭게 구축해도 충분하다. 그러고 보니 이번 비상계엄의 작전명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1950년 9월 연합군을 이끌고 인천에 상륙할 때 작전명은 ‘크로마이트’였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 반란 당시 신군부 쿠데타의 작전명은 ‘생일 집 잔치’, 이듬해 5월 18일 광주에 계엄군이 투입될 당시 작전명은 ‘화려한 휴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계엄 선포와 계엄군 투입 과정이 어수룩했던 것을 보면 과연 작전명이 있었을까 싶기는 한데, 만약 확인된다면 언젠가 개봉할 영화 제목은 이미 확정된 셈이다. 장르는 블랙 코미디가 분명할 터인데 주연 배우는 누가 맡을까. 잘만 만들면 1000만 관객은 떼 놓은 당상일 것 같다. 작금의 상황과 맞물려 유난히 날씨가 을씨년스럽고 춥게만 느껴진다. 해를 넘겨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 상황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국 사회를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전, 국격을 회복하기 위한 작전을 국민의 명령으로 실행할 때다. 작전명 ‘한국의 봄’은 어떠할까. 홍지민 문화체육부장
  • “변호인·강철비보다 더 무거운 영화”… 가족 코미디로 돌아온 1000만 감독

    “변호인·강철비보다 더 무거운 영화”… 가족 코미디로 돌아온 1000만 감독

    ‘피 섞여야 가족인가’ 부자의 성장기만두 장인 김윤석·스님 이승기 열연 “가족을 꾸리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첫 연출작으로 1000만 관객을 넘긴 인권 변호사 이야기 ‘변호인’(2013), 북한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전쟁 위기에 처한 남북을 묘사한 ‘강철비’(2020) 등 한국 사회의 묵직한 현실을 영화로 담은 양우석(55) 감독이 가족을 주제로 한 코미디 ‘대가족’으로 돌아왔다. 지난 작품들에 비해 조금 가벼운 게 아닐까 싶은데 양 감독은 “두 영화보다 나에겐 더 무거운, 숙제 같은 영화였다”고 했다. 11일 개봉하는 영화는 사정이 있는 삼대가 얽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 한복판에서 유명 만둣집 평만옥을 운영하는 무옥(김윤석 분)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 문석(이승기 분)은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출가했다. 어느 날 꼬마 남매가 문석이 자기들의 아버지라며 평만옥을 찾아온다. 문석은 대학 시절 정자 공여자로 산부인과 병원에 다닌 일을 떠올린다. 대가 끊길 뻔한 무옥은 새로 생긴 손주들 덕분에 난생처음 행복을 느낀다. 끔찍이 아끼는 손주들을 위해 노력하는 무옥, 스타 스님이지만 어딘가 어수룩한 문석의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던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진지해진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양 감독은 “가족은 무조건 피가 섞여야 한다고 생각하던 무옥과 아버지의 속마음을 알게 된 문석 부자의 성장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양 감독은 가족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영화는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담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가족”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어느 가족이건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데 영화를 통해 그런 상처를 극복하고 화해하는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윤석, 이승기의 열연이 돋보인다. 양 감독은 “김윤석은 ‘뭘 해도 장인’ 느낌이 들어 캐스팅했다. 만두피를 딱 드니까 진짜 장인 같더라. 그리고 웃을 때 하회탈처럼 밝게 웃는데 우리가 잘 모르는 혹은 잃어버린 표정을 보여 주는 진짜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승기에 대해서는 “시나리오에 ‘훤칠하고, 공부 잘하는 캐릭터’라고 썼는데 딱 들어맞는다. 촬영 3개월간 삭발 투혼으로 임해 줘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 김태수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서울주택도시공사 ‘2024 주민참여공연’ 참석

    김태수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서울주택도시공사 ‘2024 주민참여공연’ 참석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김태수 위원장(국민의힘·성북구 제4선거구)은 지난 7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개최한 문화예술 축제인 ‘2024 주민참여공연’에 참석했다. 2015년 ‘제1회 주거복지페스티벌’로 시작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주민참여공연은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직접 준비한 문화공연 콘텐츠 경연과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SH의 대표적인 주민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심우섭 SH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공사직원과 주민 참관객 등 400여명이 모인 이날 행사는 ‘Together 10년, 함께 만든 울림’이라는 주제로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 주민 공연, 퀴즈와 경품 증정, 초대가수 경연,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주민공연 행사에서는 본선진출된 10팀과 전년도 우승팀의 경연이 진행됐으며, 치열한 심사 끝에 경연 순위에 따라 ‘별빛누리상’ 150만원부터 ‘달빛누리상’ 70만원까지 총 1000만원 규모의 시상이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마지막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10회째를 맞이한 ‘2024 주민참여공연’ 개최를 축하하고, 공연을 준비한 참가자와 관객들 모두 한마음으로 즐기는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인사와 함께 “2024년 한 해는 임대주택 현장을 찾아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입주자분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특히 노력했던 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주택공간위원회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서울시민의 주거안정과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해왔으며, 내년에도 서울시민의 주거복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 초자연적 현상에 ‘혹’ 하는 당신… 혹시 OOOO에 취약한 건 아닌가요[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초자연적 현상에 ‘혹’ 하는 당신… 혹시 OOOO에 취약한 건 아닌가요[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올 초 개봉한 영화 ‘파묘’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오컬트 영화인데도 10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영화 때문에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풍수지리나 무속 신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리버풀존무어스대 공동 연구팀은 미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밝혀 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 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11월 14일자에 실렸습니다. 앞선 많은 연구들에서도 미신과 같은 초자연적 믿음이 스트레스 취약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양자 간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라시 정밀 수정 초자연적 믿음 척도’라는 설문조사 방법을 통해 성인 남녀 3084명을 대상으로 초자연적 믿음과 스트레스 간 연관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했습니다. 라시 척도에서는 초자연적 믿음을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합니다. 전통적인 초자연적 믿음은 전통적인 종교적 믿음과 마법에 대한 문화적 개념을 다루고 있으며, 뉴에이지 철학은 20세기 말 힌두교와 선불교에서 영향받은 신비주의 성향의 사상으로 개인의 초자연적 능력과 영성, 예지력에 주목합니다. 뉴에이지 철학에서는 과학과 합리성이 인간의 영적 측면을 억눌렀기 때문에 명상이나 요가 등으로 의식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사 결과 전통적인 초자연적 믿음이 강한 사람들은 정신적 고통이 더 크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은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뉴에이지 철학에 대한 믿음과 스트레스 대처 능력 사이에는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습니다. 전통적인 초자연적 현상이나 미신을 강하게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의 힘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닐 대그널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교수는 “초자연 현상에 대한 믿음은 대체 의학, 백신 반대, 음모론 등과도 쉽게 이어지는 등 사람들의 일상 언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무속 신앙이나 미신 같은 것에 재미 차원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뭐든 과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개인의 일상에서도 과하면 문제가 되는데, 어떤 사안을 결정하거나 방향을 정할 때 미신이나 무속 신앙에 빠져 의존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 웃음 과녁 잘못 쏜 ‘철 지난 코미디’[영화 리뷰]

    웃음 과녁 잘못 쏜 ‘철 지난 코미디’[영화 리뷰]

    아마존 전사를 훈련해 양궁 선수로 만든다는 신선한 설정에도 보는 내내 불편함을 지우기 어렵다. 마치 철 지난 코미디를 보는 듯해서다. 30일 개봉한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구조조정 위기에 빠진 진봉(류승룡 분)이 금광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아프리카 볼레도르 양궁 대표팀 코치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진봉은 볼레도르로 향하다 사고로 원주민 마을에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아마존 타가우리 부족 전사 3인방을 만난다. 우여곡절 끝에 그들을 선수로 영입하는 데 성공하고, 한국계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훈련을 시작한다. 영화 제목 ‘아마존 활명수’는 아마존에 있는 ‘활의 명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활의 명수와 한국의 양궁을 조합한 설정이 독특하지만 이를 풀어 가는 방법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영화는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아마존 3인방이 청계천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자동차를 괴물로 여겨 공격하거나, 집 안 식탁 다리를 떼어다 모닥불을 피우는 사례 등 이들의 미개함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욕설을 사용한 말장난이라든가, 상황에 맞지 않는 배우들의 표정 연기는 피식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웃긴 장면을 틈새마다 넣으려는 과욕이 큰 웃음을 유발하지 못한 채 번번이 과녁을 벗어난다.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심각하게 진행되지만 유머는 여전히 겉돈다. 숨겨진 음모가 있다는 식의 흐름 역시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결국 클라이맥스에서 위기와 갈등을 급히 봉합하느라 충분한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믿고 보는’ 배우 류승룡·진선규의 연기 자체는 10점 만점이다. 1000만 관객을 넘긴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2019)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배우는 억지 설정에도 극을 기어코 끌고 간다. 실력 있고 따뜻한 감독 진봉은 ‘류승룡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진선규 역시 고루한 캐릭터임에도 톡톡 튀는 연기로 제 역할을 해낸다. 실제 국가대표 출신 양궁 선수들의 조언을 받아 완성한 양궁 신도 제법 생생하다.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 [세종로의 아침] 1000만, 200만 그리고 논두렁 잔디

    [세종로의 아침] 1000만, 200만 그리고 논두렁 잔디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올해는 기념비적 해다. 팀당 144경기를 치렀는데 정규시즌만 1088만 7705명의 관객이 입장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뺀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경기당 평균 1만 5000명이 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는 얘기다. 올 시즌 프로야구 관객이 구름처럼 모인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2030 여성의 티켓파워, 소셜미디어에서 만들어지는 쇼트폼 콘텐츠 확산, 새로운 스타의 탄생과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등 전통 명가가 상위권에 포진한 것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프로야구의 열기뿐 아니라 올 시즌 프로축구 역시 열기를 이어 가고 있다. 프로축구는 28일까지 치러진 경기를 기준으로 누적 관중 226만 1066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7월 2013시즌 승강제 도입 이후 282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프로농구도 야구와 축구의 인기에 힘입어 2024∼2025시즌 역대급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2015~2016년 시즌 102만 1499명 이후 9년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것이 올 시즌 목표라고 한국농구연맹(KBL)은 밝혔다. 프로스포츠는 치열한 승부 끝에 느껴지는 희열,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 등 정서적 측면에서 국민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 프로스포츠의 인기는 입장료, 방송중계권료, 스폰서, 용품 판매 등 수입의 증가로 이어져 스포츠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프로스포츠협회의 ‘2023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경기 직관 흥행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관람객들은 ‘전반적인 경기력 강화’(24.2%)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는 입장권 할인과 프로모션 강화, 경기장 환경 등이 있다.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를 볼 수 있는 경기장과 같은 하드웨어도 흥행을 위한 필수요소라는 말이다. 특히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신규로 유입된 스포츠팬을 대상으로 향후 경기장 방문에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물은 결과 경기장 환경 개선을 1순위로 꼽았다는 점이다. 최근 국가대표 축구팀의 월드컵 예선 홈경기가 관중을 많이 수용할 수 있는 상암이 아닌 용인에서 치러졌다.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 3차전 경기도 광주가 아닌 용인에서 치러졌다. 좋은 경기를 치르기에 상암과 광주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장을 옮긴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은 각각 국정감사에서 잔디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해야 했다. 골프를 제외한 프로야구, 축구, 농구, 배구의 65개 구단은 전국 72개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포항스틸러스가 연고구장으로 사용하는 포항스틸야드를 제외한 71개 경기장이 모두 공공체육시설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공공체육시설을 구단이 운영만 하거나 임대 형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을 활용하는 데 제약이 많고 더 많은 팬을 만족시킬 수 있는 팬 친화적 경기장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열린 잠실이나 대구, 광주 야구장의 잔디 역시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프로경기용 경기장 72개 중 직접 경기장을 관리 운영하는 구단은 K리그 5개 구단(인천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 포항 스틸러스, 서울 이랜드 FC, 경남 FC)과 KBO리그 5개 구단(한화 이글스, kt wiz, KIA 타이거즈,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으로 전체 구단의 약 15%에 불과하다. 공공 중심의 경기장 소유와 관리 운영 구조 때문에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형태의 관중석 설치도 어렵다. 프로스포츠용 공공체육시설은 신규 시설 조성 과정에서 구단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최대한 팬 친화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잔디와 같은 시설관리에도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하다. 이제훈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 신영균재단 ‘아름다운예술인상’ 황정민 등 5명 선정

    신영균재단 ‘아름다운예술인상’ 황정민 등 5명 선정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올해의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자로 배우 황정민을 비롯한 5명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영화 ‘베테랑2’와 1000만 관객 영화 ‘서울의 봄’(2023) 등 굵직한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여 한국 영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연극 예술인 부문에선 한국을 대표해 온 연출가 손진책, 공로 예술인 부문에선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에 이바지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이 상을 받았다. 선행으로 훈훈한 미담을 남긴 예술인에게 수여되는 굿피플예술인상은 어린이, 여성 환자,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기부 활동을 해 온 배우 신민아에게 돌아갔다. 독립영화 부문에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반향을 일으킨 김덕영 감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서울 강동구 스테이지28에서 열린다.
  • 1000만 넘은 프로야구 관객…야구장 방문 계기 독특한 응원문화, KIA·삼성·한화 인기구단

    1000만 넘은 프로야구 관객…야구장 방문 계기 독특한 응원문화, KIA·삼성·한화 인기구단

    프로야구가 15일 역사적인 1000만 관중을 돌파한 데에는 한국만의 독특한 응원문화가 경기장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를 가장 좋아하는 구단으로 꼽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관중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원인을 찾고자 지난 7월 ‘2024 KBO 관람객 증가 요인 파악을 위한 조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야구장 방문 이후 야구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43.2%가 응원문화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경기 자체(21.4%), 식음문화(15.0%)순이었다. 특히 응원문화와 관련해서는 여성 및 20대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해 KBO리그 관람자 2006명을 대상으로 글로벌리서치 온라인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를 통해 작성됐으며 표본설계는 자연유입에 의한 임의할당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기간은 7월2일부터 7월9일까지 이뤄졌다. 조사방법은 최초 관람자의 경우 KBO리그 관람 전 시청 경험이 있는 콘텐츠 및 시청 채널, 관람계기, 관람 때 동행자, 관람 때 가장 기억나는 것, 향후 관람 의향 등을 물었다. 재관람자의 경우는 관람 빈도의 변화와 빈도 증가 이유, 향후 리그 관람 의향 등을 물었다. 기존 프로야구팬의 경우 40.5%는 전년 대비 관람 빈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관람 빈도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응원문화(52%), 응원팀 성적(44%), 가족/지인 권유(37.6%) 등을 꼽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관람 빈도 증가 이유 중 ‘응원 팀 성적’ 응답자를 제외한 56%는 응원 팀 성적과 관계없이 관람 빈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응원 팀 성적과 관계없이 관람 빈도가 증가했다고 답한 야구팬은 응원문화(49.3%)를 원인으로 꼽아 야구장을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인식하는 것으로 KBO는 판단했다. 올해 관람객은 기존 관람객이 89.2%였으며 신규 관람객은 10.8%로 약 9대1의 비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관람객의 경우 남성, 40~50대, 기혼자이면서 초등~중고등 자녀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반면 신규 관람자는 여성, 20대, 미혼 성향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야구팬의 91.3%는 야구관련 콘텐츠를 접촉했으나 3명 중 1명은 경기 자체를 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주변 사람의 권유(57.4%)가 야구장 방문의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아직 야구를 관람하지 않은 미관람자의 향후 관람 의향률이 18%로 나와 추가 유입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30대 이하 층에서 관람 의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KBO 관계자는 “미관람자의 연령대가 낮고 최초 관람자 중 연령대가 낮은 층의 의향이 강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야구장을 처음으로 방문한 사람의 83%는 향후 야구장을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남성(79.3%)보다 여성(87.4%)이 더 높게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최초 관람자의 83%가 다시 경기를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이들 대부분 여성과 20대, 기혼의 초등학교 자녀를 둔 사람으로 조사됐으며 이들은 LG 트윈스와 kt wiz,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를 선호했다. 재관람자의 경우 50대 이상이 많았으며 LG와 SSG 랜더스, 두산 등을 선호했다. 아직 프로야구를 관람하지 않은 사람은 주로 20~30대가 많았으며 이들은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한화 등을 선호하는 팀으로 대답했다. KBO는 보고서를 통해 최초 관람자를 분석한 결과, 여성 및 20대가 많았으며 대체로 KIA와 롯데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주요 관람자는 남성 및 40대 이상층이지만 코로나 19를 기점으로 여성 및 20~30대의 관람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KBO리그 관람자가 젊어지고 있고 성비 불균형(남성 6, 여성 4)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함게 가장 좋아하는 구단을 꼽아달라는 물음에 1위는 KIA로 19.1%, 삼성(15.4%), 한화(13.9%), 롯데(13.8%), LG(12.5%)순이었다. 두산(9.9%), SSG(5.8%), NC 다이노스(4.4%), 키움 히어로즈(3.1%), kt(2.1%)가 뒤를 이었다. 야구 관련 콘텐츠의 주요 접촉 채널은 유투브(57.4%)가 과반수를 넘었으며 42%는 TV를 통해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는 유투브, 인스타그램을 통한 접촉률 높았으며 40대 이상은 TV나 네이버, 다음을 통한 접촉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KBO는 자체 유투브채널의 구독자수 증가와 관련한 분석을 지난 6월했다. 지난해 상반기 7만 4538명에 불과했던 KBO유투브 채널 구독자수는 올 상반기 16만 7316명으로 무려 124.4%라는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상반기 45만 2766시간이었던 총시청시간도 무려 196만6421시간으로 334.3%라는 기록적인 증가를 보였다.
  • ‘파묘’ 누르고 내년 오스카 가는 한국 영화는?

    ‘파묘’ 누르고 내년 오스카 가는 한국 영화는?

    영화 ‘서울의 봄’이 내년 3월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에 한국 대표로 나선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서울의 봄’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97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1979년 12월 12일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광(황정민 분)이 군 내 사조직을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키고, 진압군과 맞선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렸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이후 한 달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지금까지 1300여만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2020년대 흥행작 1위에 올랐다. 영진위는 선정 이유에 관해 “긴장감을 다루는 영화의 극적 재미, 배우들의 연기 향연을 미장센의 영역으로 극대화한 연출력, 역사에 대한 탁월한 통찰 등을 고르게 포괄한다는 점에서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이견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작품이 그려낸 카리스마에 대한 허상과 악의 희화화가 영화의 주제적인 측면에서도 시의적인 메타포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국제장편부문 심사위원회 구성 규정에 따라 5인 이상 영화 분야 전문가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공모를 거쳐 출품작을 심사한다. 올해는 서울의 봄 외에 ‘파묘’와 ‘베테랑 2’ 등 모두 15편이 출품 후보에 올랐다.
  • [의정광장] 서울 한강의 무궁한 잠재력

    [의정광장] 서울 한강의 무궁한 잠재력

    2024년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펼쳐졌다. 강폭이 100~200m에 불과하지만 프랑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다. 이에 비하면 1㎞의 강폭을 자랑하는 서울의 한강은 대한민국의 명소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한강은 그동안 도시의 명소로 자리잡아 왔지만 최근 개최된 ‘2024 한강대학가요제’는 한강이 자연경관 이상의 잠재력을 지닌 공간임을 보여 줬다. 필자가 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한 이번 행사는 서울의 문화·사회·경제 발전 가능성을 한층 높여 준 계기가 됐다. 이 글에선 한강대학가요제의 성공 개최를 통해 확인한 한강의 다양한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2024 한강대학가요제는 한강을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재탄생시켰다. 264개 팀 중 예선을 통과한 11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각 팀은 자작곡을 통해 독창성과 음악적 열정을 발휘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한강은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로, 서울의 문화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임을 입증했다. 앞으로도 한강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서울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한강대학가요제는 단순한 음악 경연이 아닌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사회적 이벤트라는 의미도 컸다.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앞 공간엔 주최 측 추산 3만명이 모여들어 함께 축제를 즐겼다. 오세훈 서울시장, 남창진 서울시의회 부의장 등이 함께해 대회의 중요성을 더했다. 이런 행사를 통해 한강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한강대학가요제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수상팀에겐 총상금 2000만원이 주어져 다양한 예술적 활동을 장려하는 데 기여했다. 또 가요제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 부스, 포토 부스, 캐리커처, 캘리그래피, 스텐실 페이스페인팅, 타로카드 등의 행사가 진행되며 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한강이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자원임을 보여 주었다. 한강대학가요제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한강을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공간으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2024 한강대학가요제의 성공적 개최는 한강이 지닌 무궁한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1000만명의 시민이 한강을 이용하기 위한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한강을 일상의 공간으로, 여가의 중심으로, 성장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3대 전략을 수립하고 △수상 특화공간 조성 △수상 이동·관광 활성화 △한강 플랫폼 구축 △수상 여가시설 조성 △수상 교육 활성화 △수상활동 참여 확대 △수상 콘텐츠 다양화 △마리나 복합시설 조성 △한강 물길 개척 △친환경 선박 도입·전환 등 10개의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한 26개의 세부사업도 확정했다. 2024년을 이을 내년 제2회 한강대학가요제는 더욱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이는 서울을 세계적인 명소로 도약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춘곤 서울시의원
  • 최민식 “영화 가격 비싸, 나라도 안 간다”…그가 말하는 해법은

    최민식 “영화 가격 비싸, 나라도 안 간다”…그가 말하는 해법은

    “지금 극장 값도 많이 올랐잖아요. 좀 내리세요. 갑자기 확 올리시면 나라도 안 가요.” 배우 최민식이 영화관 가격이 비싸다면서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최민식은 지난 17일 방송된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지금 1만 5000원인데 스트리밍 서비스 앉아서 여러 개 보지 발품 팔아서 (영화관 가겠느냐)”면서 “이런 현실적인 부분 저희끼리도 얘기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보편화 되면서 최근 영화관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OTT에 비해 영화 티켓값이 너무 비싼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최민식도 “이 사람들도 코로나 때 죽다 살아난 사람들이다. 심정적으로 이해는 된다”면서도 “부담되는 가격은 맞다”고 지적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손석희도 “비싸긴 하다. 둘이 가면 3만원”이라며 거들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들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티켓 가격을 2배 정도로 인상했다. CJ CGV는 티켓 가격 인상과 ‘범죄도시4’ 흥행 덕에 올 2분기 영업이익 223억원을 냈다. 그러나 넷플릭스 등 OTT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관객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최민식이 출연한 ‘파묘’ 등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도 있지만 다수의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상영을 마쳤다. 여름철 영화관 특수 역시 없어 불과 몇년 사이 여름 관객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을 닫는 영화관도 늘고 있다. CGV 원주, CGV 인천 논현, 롯데시네마 대전 둔산 등 대형 극장의 폐업은 물론 충무로를 대표하는 극장이었던 대한극장도 66년간의 영업을 마치고 결국 폐업하기로 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는 갈수록 줄고 있지만 국내 OTT 앱 설치자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저렴하게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영화 산업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민식은 “콘텐츠의 문제다. 만드는 사람들이 잘 만들어야 한다”면서 ‘파묘’의 예를 들었다. 그는 “‘관객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기획하자’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자’ 그게 ‘파묘’다”라며 “이런 거를 좋아하실 거라고 해서 되는 거 별로 못 봤다.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사람들이 내 일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작가 정신이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는 왜 아직도 ‘파묘’하지 못했는가…‘일제 식민지’라는 오래 된 트라우마 [세책길]

    우리는 왜 아직도 ‘파묘’하지 못했는가…‘일제 식민지’라는 오래 된 트라우마 [세책길]

    시작은 영화 ‘파묘’였다. 배우 김고은이 무당으로 출연해 멋진 테크노댄스를 추는 장면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이 영화는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일본이라는 오래된 질곡’을 ‘쇠말뚝’이라는 손쉬운 미끼로 낚아챈 덕분에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영화에서 주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쇠말뚝’은 사실 99%의 가짜와 1%의 허깨비로 이뤄져 있다. 애초에 일본이 민족정기를 끊으려 했으면 동네방네 대놓고 산을 폭파시켜 버리는 게 훨씬 더 효과가 좋았을 것이다. 뭐가 무서워서 숨어서 쇠말뚝을 박는단 말인가. 쇠말뚝 박는데 동원됐다거나 짐꾼으로라도 참여했다는 사람도 없고, 제 발로 쇠말뚝 박아서 일제한테 이쁨 받았다는 친일파도 없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한 역사학자가 영화를 본 뒤 페이스북에 남긴 영화감상평은 이런 감정과잉을 제대로 꼬집었다. “아니 이놈의 나라는 해방된 지 80년 가까이 돼 가는데도 그놈의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 아니면 영화를 못 만드냐?”파묘를 비난하기는 쉽다. 하지만 ‘반일 영화’ 어쩌구 저쩌구 한 감독 김덕영은 핵심을 놓쳐도 한참 놓쳤다. ‘파묘’는 ‘일본 나빠요’라고 떠들어서가 아니라 해방 이후 80년을 바라보는 지금도 우리에게 응어리로 남아있는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건드렸기 때문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가진 문제의 역사적 근원’이 일본까지 이어진다는 걸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식민지 덕분에 근대화됐다’는 주장을 늘어놓는 이른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독립기념관 이사가 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이 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희한한 관점을 가진 분들이 정부 고위직이 됐다는 뉴스가 들리는 시국에선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 고민 속에서 집어든 책이 <식민지 트라우마>다.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인문한국(HK) 교수 유선영은 <식민지 트라우마>를 통해 “왜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고 묻는다. 그가 떠올리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이 이어진다. 권위주의, 부정부패, 국가와 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 학벌주의와 서열주의, 물질주의, 경쟁 위주의 사교육, 외모지상주의와 성형천국, 만연한 갑질, 폭력과 착취. 이 모든 것들이 한데 뭉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는 게 한국이라는 곳이다. ‘우리가 우리를 고문’하는 게 한국사회다. 문명이라는 트라우마, ‘업수이 여김’이라는 낙인 저자는 여기서 “힘과 권력, 성공, 물질을 향한 한국 사회의 욕망(5쪽)”을 읽는다. 그가 보기에 “한국 사회의 욕망에 접근하는 것은 곧 한국 사회의 불안에 다가가는 일(5쪽)”이다. “욕망은 불안에서 싹을(5쪽)” 틔우는 것이고, “인간의 불안은 기본적인 존재 기반의 불안정성이 야기하는 공포가 그 진앙지(5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식민지 트라우마>는 말하자면 한국 사회가 느끼는 집단적 불안에 주목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데 집중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건 구한말과 일제시대의 경험, 특히 모욕당하고 존재를 부정당하며 불안에 떨어야 했던 상처가 남긴 오래된 기억이다. “세기말의 모욕과 위기 직후 식민지배의 시간은 한국 역사의 심연이다. … 식민지는 지배민족과 피지배민족이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재배치되어야 유지되는 체제이고 이 기본적인 사회관계 안에서 민족적 모욕과 수치, 폭력, 굴욕 또한 일상화되었다(6쪽).” 구한말에서 시작해 일제 식민지 시기 처절하게 경험한 “힘의 격차가 불러 온 폭력적 사태들에 직면한 열등감, 히스테리와 공격성, 수치와 죄의식, 나르시시즘의 보상 욕망(7쪽)”이야말로 해방 이후 80년이 다 되도록 우리 민족의 심연에 켜켜이 쌓여 있는 오래된 “트라우마”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터넷서점에 어느 독자가 이 책에 내린 짧은 평가는 핵심을 정확히 찔렀다. “우리 사회 대부분의 문제는 일제강점기를 겪은 PTSD다.” “업수이 여김”을 받는 모욕당한 경험은 불안감과 수치심을 일으킨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문명인과 미개인’이라는 구분이다. “그 문명을 가져온 사람들을 경외하고 했고 어찌해 볼 수 없는 힘의 격차를 자각하게 하면서 스스로 약자이고, 후진이며, 야만임을 자인하게 하였다. 일본은 그 근대성의 문명을 앞세우고 과시하면서 조선을 정복하고 식민화했다(7쪽). ‘문명인과 미개인’이라는 구분이라는 트라우마는 다양한 측면으로 영향을 끼친다. 한편으론 민족적 결속과 연대의식을 일으켜 민족주의를 확산시키기도 하고, 저항하고 투쟁하는 반발을 부르기도 하고, 대세에 순응하는 친일파를 양산하기도 한다. 끊임없이 비교를 통해 자신의 열세를 확인하다보면 ‘흉내내기’를 통해서라도 인정받고 싶어하고 확인하고 싶어한다. 멀리 볼 것도 없다. 당장 인터넷에 국뽕 컨텐츠와 ‘두유노~’ 시리즈가 차고도 넘친다. “근대성의 성취 욕망은 고등교육을 통해 충족되기도 하고 또한 양복을 입고 단발을 하며 영화를 보고 영자신문을 주머니에 꽂고 다니는 과시적 소비에서 출구를 찾기도 한다… 근대성을 한 입 베어 무는 과시적 소비로 미끌어졌던 민족의 집단적 모욕경험과 불안(31쪽).” 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할 때쯤 광화문 거리를 뒤덮었던 촛불집회에서 “심연이 그 어둠을 걷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8~9쪽)”며 오래된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 희망에 부풀어 “한국 사회는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9쪽)”이라고 느낀지 5년이 지났다. 과연 한국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렇잖아도 미국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면 고분고분 달을 찾아서 바라봐야 하는 나라였는데, 이제는 한 술 더 떠서 일본 비판만 해도 ‘좌빨’이니 ‘종북’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폐기처분됐다고 느꼈던 ‘뉴라이트’니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이 다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알고보니 홍범도가 소련공산당원이었고 빨치산이었다더라’는 이유로 육군사관학교에 세웠던 흉상을 철거하려는 진지한 시도까지 있었다. 그러고 보면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는 건 참 오래 걸리는 일인 듯 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