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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0兆 시한폭탄… 분할상환 유도 등 적극 대응

    올 하반기 경제정책은 가계부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리스크(위험) 관리의 핵심이다. 가계빚이 이미 1100조원을 넘어섰는데 지난 4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늘고 있어서다. 정부가 다음달 내놓을 가계부채 관리 종합대책에는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정부 출자를 추진하는 방안이 담긴다. 우선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다 갚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조금씩 빚을 갚아 나가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금리가 인상될 것을 대비해 고정금리의 비중도 늘려 나간다. 정부는 현재 각각 33% 수준인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 비중 목표치를 올릴 예정이다.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주금공에 정부 출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주금공에 출자하면 주금공의 지급보증 여력이 커져 안심전환대출을 더 늘릴 수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000억원 출자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했다. 국민주택기금의 유한책임대출 시범사업도 연내 시작한다. 유한책임 대출은 주택가격이 내려가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 가격이 대출금액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금융사가 대출자에게 추가 금액을 요구할 수 없도록 책임을 한정하는 상품이다. 정부는 유한책임대출 상품의 요건을 구체화해 국민주택기금에 기반한 주택담보대출에 시범 시행해 보고 추후 시중은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민금융 지원책 이것만은 피하자

    정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은 저신용·저소득층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관(官)이 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자리 연계나 성실상환자 인센티브 등 ‘자활’을 도모한 흔적도 역력하다. 하지만 관치 부활부터 시장질서 왜곡 등 논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서민 지원책이 성공하려면 5가지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빚 땜질을 피해야 한다. 가계빚이 110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번 서민 지원책은 대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더 싸게 더 많이’를 표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토대는 ‘빚’이다. 최근 서민대출 연체율은 치솟고 있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바꿔드림론’ 연체율만 해도 지난달 말 기준 25.7%까지 뛰었다. 2013년 말(16.3%)에 견줘 9.4% 포인트나 올랐다. 연체 부실이 커지는데 되레 빚을 더 내라고 부추기는 형국인 것이다. “이번 대책은 사후관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자칫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서민층(국민행복기금과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대상자 중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는 원금을 60%(현행 50%)까지 탕감해 주기로 했다. 대상에서 비켜난 저신용자들이 너도나도 동일 혜택을 요구하거나 ‘배 째라’ 식으로 빚을 안 갚고 버틸 공산이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당국이 금융사 팔을 비틀어 재원을 내게 하고 리스크 관리까지 떠맡겨 놓고는 정작 정부는 버티면 빚을 탕감해 준다는 메시지만 시장에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형평성도 논란거리다. 당초 서민 지원책은 ‘안심전환대출’이 상대적으로 중산층에 혜택을 줬다는 지적이 일면서 마련됐다. 그러자 ‘중간층’으로 분류되는 전세자금 대출자들이 입을 삐죽대고 있다. 연 7~8%대 2금융권 전세대출을 3~4%대 은행 대출로 바꿔 주는 ‘징검다리 전세보증’을 내놓았지만 기간만 조금 늘려준 것이어서 생색 내기라는 것이다. “파산이나 개인회생절차를 받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과도한 혜택”(전 교수)이라는 쓴소리도 있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대출 금리와 상품 성격까지 금융위원회가 일일이 정해 주는 것은 관치로의 회귀이자 시장 왜곡을 야기할 수 있다”(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햇살론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성과가 따르지 않으면 ‘혈세 낭비’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풍선효과’도 큰 부담이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대출 심사 강화로 저신용자는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위 측도 “엉뚱한 사람들이 (대부) 금리가 낮아진 김에 돈을 빌려 썼다가 신용불량자가 되고 정작 필요한 이들은 돈을 못 빌리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일자리 연계를 통한 자활 지원 방안도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을 전제로 한 것이라 법 통과가 늦어지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윤석헌 교수는 “진흥원이 설립되더라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연계해 체계적인 고용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피치 “가계부채, 韓경제 취약성 증대시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3일 1100조원을 돌파한 한국의 가계부채와 관련해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외부 충격에 대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이날 발표한 ‘2015년 2분기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그대로 유지한다”면서도 “가계의 채무불이행 등이 야기할 금융 불안정은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까지 하향 조정하는 등 성장 둔화 우려가 제기됐지만, 신용 등급이 ‘AA’인 국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인 2.1%보다는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2012년 9월 A+(긍정적)에서 AA-로 올린 뒤 2년 9개월간 현재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SK D&D ‘화려한 신고’

    SK그룹의 부동산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SK D&D가 공모 ‘대박’을 쳤다. SK D&D는 상장 첫날인 23일 상한가(30.00%)를 기록, 시초가보다 1만 5600원 오른 6만 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2만 6000원의 2.6배다. SK D&D 공모주를 100주 배정받아 이날 팔았다면 주당 4만 1600원, 총 416만원의 차익을 올린 셈이다. SK D&D는 공모가의 두 배인 5만 2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에서 결정되는데 시초가도 가장 높은 금액으로 결정된 것이다.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한 뒤 장중 내내 상한가를 지켰다. 2004년 설립된 SK D&D는 부동산개발 서비스를 시작으로 비즈니스 호텔, 지식산업센터,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25.42%)과 SK가스(32.79%)가 주요 주주다. SK D&D의 성장 가능성도 높이 평가받았지만 적은 유통물량, 코스피 상승세 등이 상한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그리스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날보다 26.04포인트(1.27%) 오른 2081.2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5.21포인트(0.71%) 오른 739.82를 기록, 시가총액 201조원을 기록했다. 2007년 100조원 돌파 이후 8년 만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브레이크 없는 ‘가계부채’ 해법 없나

    브레이크 없는 ‘가계부채’ 해법 없나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빚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 증가 속도에 역사상 최저금리(1.5%)가 부채질을 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고, 대출자를 좀더 세분화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출 부실 발생 시 은행의 책임 비율을 높여 은행의 심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7.3%(전년 대비)로 가계소득 증가율 2.6%의 세 배 수준이다. 소득 증가보다 가계빚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가계부채 증가는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이 주도하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전엔 부유층이 부동산을 사면서 대출을 받았지만 최근엔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전월세 가격 폭등에 등 떠밀려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현 가계부채 상황을 ‘당뇨병 환자’에 비유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메르스 바이러스’(추후 기준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외국의 양적완화정책)가 침투하면 언제든 합병증으로 치사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온도 차가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기준금리 결정 이후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할 수 있는 여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총량관리를 하려면 결국 정부가 창구 지도를 해야 하는데 저신용자들의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관치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8월 LTV와 DTI를 완화하고 그 이후 4번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가계부채 증가를 감내하더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였는데 (총량 관리는) 이런 흐름과 배치된다”며 정책의 일관성 훼손을 우려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LTV·DTI 규제 강화에 대한 의견이 많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 교수는 “DTI 규제만 강화해도 증가 속도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적지 않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LTV·DTI 규제를 다시 강화하면 풍선효과로 2금융권의 고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상황에 취약한 자영업자와 고정 소득이 없는 고령자, 저신용자 등 차주를 세분화한 맞춤형 대책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잔액이 450조원으로 추정되는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기업대출이 섞여 있어 부실화될 경우 타격이 더 크다”며 “대출 실행 단계에서 과잉 업종 진입은 제한하고 은행에서 창업컨설팅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 교수는 “저소득·저신용자는 (일부 논란이 있겠으나) 이자를 정부에서 보전해 주고 세제 혜택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대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로 2금융권에 모여 있는 다중채무자, 한계신용자에 대해선 기존 제도 내에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다중채무자, 한계신용자에 재정을 투입해 디폴트를 연장해 주는 건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고금리 전환대출(캠코), 개인 워크아웃(신용회복위원회), 개인회생·파산(법원) 등 기존 제도 활용을 주문했다.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2금융권 안심전환대출에 대해선 “부실 위험이 높은 2금융 고객의 특성과 2금융권의 자금운용 구조를 감안하면 도입하기 어려운 대책”(배 소장)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편 조 연구위원은 “담보만 확보되면 돈을 빌려주는 은행의 대출 심사 관행을 개선해 추후 부실이 발생했을 때 (은행의 과실이 있다면) 차주와 은행이 부실을 분담하게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메르스에 눌린 경제 금리 인하 긴급 처방

    메르스에 눌린 경제 금리 인하 긴급 처방

    한국은행이 1100조원을 돌파한 가계빚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진단했다.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가 반면교사가 됐다. 한은은 11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렸다. 사상 최저였던 기준금리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운 것으로 지난 3월(2.00%→1.75%) 이후 3개월 만의 인하 조치다. 인하 결정에는 금통위원 1명만 반대(동결 주장)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부진과 메르스의 영향으로 성장 전망에 하방(하락)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경제 주체들의 심리와 실물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최근 2주간 모니터링한 결과 이대로 가다가는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을까 우려했다”면서 “하방 리스크가 커진 것이 확인된 마당에는 빨리 움직이자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음달 발표할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지난 4월(3.1%)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2%대 추락을 예고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쌍끌이 경기 부양’에 나설 공산이 커졌다.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메르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경기 대응)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해 추경 편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올해 ‘세수 펑크분’까지 감안해 15조원 안팎의 추경을 예상하고 있다. 이날 금융시장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무덤덤했다. 코스피(5.29포인트)와 원·달러 환율(달러당 0.6원)은 찔끔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LTV·DTI 강화 등 가계빚 고삐 죌 조치 병행해야”

    “LTV·DTI 강화 등 가계빚 고삐 죌 조치 병행해야”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또 한 차례 내리면서 가계 빚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국채 금리 차이가 ‘역전’ 가능성이 대두될 만큼 좁혀져 자본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조치에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해외자본 이탈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과 내수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의 성공 여부는 내수, 즉 소비와 투자 등 실물 경기에서 얼마나 효과가 나타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내수를 좀 더 진작하고 가계부채를 통제할 보완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고, 그로 인한 경기 둔화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추경 편성을 통한 ‘쌍끌이 부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그동안 죽 경기가 안 좋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다고 하더라도 올해 성장률(GDP)이 0.2~0.3% 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경을 편성해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의) 반짝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세입 여건이 안 된다”면서 “지난해 재정을 늘려 잡은 것부터 제대로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관련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총량으로 접근하지 말고, 금리 인하로 기존 대출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낮아지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규 대출 중심으로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쪽의 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전 총재는 “(얼마 전 연장 조치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다시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 통제 조치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좀 더 높은 금리를 좇아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갈 위험도 있다. 우리나라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0일 기준 연 2.465%로 미국(2.484%)과의 차이가 0.019% 포인트밖에 안 난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제는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자본 유출입은 금리보다는 환율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의 원화가치를 감안해 보면 금리 인하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진 않을 것”이라며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력이 있을 때 과감하고 신속한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어느 정도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면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불황형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본 유출을 감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 전 장관은 “GDP 대비 흑자 규모가 6~7%로 너무 커 환율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경상수지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메르스 사태’ 따른 최저금리…가계부채 관리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전격적으로 내렸다. 지난 3월 금리 인하를 통해 사상 초유의 ‘1%대 기준 금리’시대에 돌입한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최저 기준금리 기록을 갈아 치웠다. 금통위가 이번에 고심 끝에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변수’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르면 9월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메르스발(發) 경기 침체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막기 위해 선제적 대응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1년 넘게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굳건한 버팀목이던 수출은 5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있다. 특히나 지난달 수출은 10% 넘게 뒷걸음질쳤다. 소비자물가는 6개월째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 부분의 회복세도 미약한 가운데 메르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우리 경제는 엎친 데 덮친 격의 초비상 사태에 직면했다. 지난달 20일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 외식 업계의 매출은 크게 줄었다. 메르스와 엔저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잇따라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은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적잖은 부작용도 예상되는 만큼 보완책을 차질 없이 마련해야 한다. 이미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금리로 생활하는 은퇴 생활자들은 소득이 줄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1100조원을 넘어서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돼 가계부채는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은 중산층 이상이 차지하고 있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증가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은 여전히 위험 요소다.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들도 초저금리 시대라고 무턱대고 빚만 늘릴 일이 아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빚을 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하반기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도 그때 가서는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빚내서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도 다시 커진다. 각자 금리 인상을 대비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를 제대로 모니터하고 관리해야 한다. 정부도 금리 인하만으로는 경기가 살아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함께 펼쳐야 금리 인하 효과와 맞물려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들어선 이후 지난해 8월과 10월, 지난 3월 등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렸지만 부동산 시장이 다소 살아났을 뿐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는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 체질을 바꿔 나가야 한다.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규제 개혁과 노동·공공 부문 개혁에도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
  • 메르스 악재에 추경편성·금리인하 빨라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0%로 0.8% 포인트나 내려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 악재까지 터져 한동안 잠잠하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와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한국은행과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OECD는 3일 “가계부채 증가와 민간소비 부진, 원화 강세, 수출 하락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여기에 메르스 악재까지 겹쳐 정부와 한은이 추경 편성과 추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4월 산업생산과 5월 수출 부진, 소비자물가 저공 비행 등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추가 정책이 필요한 시점에 메르스와 엔저에 직면했다”며 이렇게 예상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메르스로 촉발된 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울 만한 것은 정책 대응밖에 없다”면서 “다음주 ‘깜짝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투자심리 완화와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지난달 금통위원들이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 하방(하락) 리스크를 이유로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여 줬다”며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11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가 걸림돌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상당수 금통위원들은 급증하는 가계빚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와중에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를 1년 연장했다. 정부의 추경 편성 검토도 좀 더 진지해졌다. 겨우 살려놓은 경기 회복의 불씨가 메르스 사태로 꺼질 수 있는 만큼 추가 부양책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돌출 악재인 메르스가 추경 편성에 대한 ‘법적 부담’도 줄여 주고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가계빚 1100조 육박… 증가폭 줄었어도 ‘불안’

    가계빚 1100조 육박… 증가폭 줄었어도 ‘불안’

    가계빚이 11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증가세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1~3월 중 가계신용(가계대출+신용카드 할부구매 등 판매신용)잔액은 1099조 3000억원이다. 이 중 가계대출이 1040조 4000억원, 판매 신용이 59조원이다. 지난해 4분기(1087조 7000억원)보다 11조 6000억원(1.1%) 늘었다.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 12조 8000억원 늘어난 반면 판매신용은 1조 2000억원 줄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28조 8000억원)와 비교하면 전체 증가 폭은 크게 둔화됐다. 예금은행과 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주춤한 반면 보험·카드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커졌다. 하지만 올 3월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시장에 반영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증가세 둔화’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4분기의 최대 증가폭은 그해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컸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우려한 외국인의 매도세로 전날보다 36.00포인트(1.68%)나 떨어진 2107.5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9.47포인트(1.34%) 내린 699.19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5원 오른 1105.5원을 기록했다. 엔화 약세의 여파로 원·엔 재정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엔당 3.76원 내린 899.51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 900원선이 다시 무너졌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선상 카지노’ 허용, 국민 합의가 우선이다/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선상 카지노’ 허용, 국민 합의가 우선이다/김성수 논설위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연수하던 2007년 여름 한국에서 지인이 찾아왔다. 카지노를 꼭 가보고 싶다고 졸랐다. 근처 소도시에 있는 인디언 카지노를 지도에서 어렵게 찾아 함께 갔다. 그는 ‘블랙잭’(카드 숫자의 합이 21에 가까우면 이기는 게임)을 했다. 근데 한눈에 봐도 영 어설펐다. ‘생초짜’ 티가 역력했다. 아니나 다를까. 2000달러(당시 환율로 약 200만원)를 다 털리고 테이블에서 일어서는 데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 하겠다는 걸 억지로 말렸던 기억이 있다. 카지노는 도박산업 중에서도 중독성이 가장 강하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한다. 개인은 물론 가정도 파탄이 난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지만 사회적인 부작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양날의 검이다. 카지노 정책은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볼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권마다 성과에 눈이 멀어 카지노를 건드려 한 건을 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6월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여론의 뭇매를 받고 나중에 말을 바꿨지만 정 장관은 몇 달 뒤 경질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내년쯤 출범하는 한국 국적 크루즈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설치하겠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하지만 다음날 카지노 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은 전혀 추진하는 바가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문체부와는 실무 협의조차 없었다. 부처끼리의 의견 조율도 안 된 설익은 정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 전 장관이나 유 장관 둘 다 정치인 출신이라는 것도 공교롭다. 우리나라에 있는 카지노는 모두 17개다. 이 중 2000년 개장한 강원랜드는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유일한 카지노다. 나머지 16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 5000억원이다.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매출을 전부 합쳐 놓은 것과 맞먹는다. 내국인의 힘이다. 그러니 내국인이 드나들 수 있는 카지노가 국적 크루즈에 생긴다면 매출이 얼마나 될지는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일자리도 새로 생기고 관광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선상 카지노가 설령 ‘화수분’이 된다고 해도 부작용은 작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세수 증대 등 수익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박 중독자를 양산할 우려가 크다. 수익보다 몇 배나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선상 카지노는 크루즈가 운항할 때만 운영하고, 베팅 금액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도박 중독을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런 조치가 효과가 없다는 건 경험으로 다 알고 있다. 일단 물꼬가 트이면 파급효과는 더 커진다. 선상 크루즈의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게 되면 육상 카지노까지 이어지는 게 수순이다. 인천과 제주에서 추진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내국인 출입 허용’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제2, 제3의 강원랜드’가 곳곳에 생길 수 있다. 빗장은 처음 풀기가 어려울 뿐이지 일단 한번 열면 그 다음부터는 막을 재간이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도박천국’이다.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소싸움 등 마음만 먹으면 매일 도박에 빠질 수 있는 곳이 널려 있다. 국가가 인정한 7개 사행산업 매출만 연간 20조원이다. 사설 스포츠토토 등 불법도박 규모는 100조원에 달한다. 여기다 굳이 선상 카지노까지 더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굳이 하겠다면 국민의 합의를 얻는 게 우선이다. 지금처럼 무턱대고 밀어붙여서만 될 일이 아니다.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입장이 가능한 ‘오픈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를 2010년 완공해 톡톡한 수익을 올린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를 얘기하지만 그들은 10년 넘게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카지노로 생길 과실에만 눈이 어두워 후대에 두고두고 해를 미칠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창조경제가 내국민에게 카지노 빗장을 활짝 열어젖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sskim@seoul.co.kr
  • 구조개혁 부진에 수출까지 경고음… “금리인하·추경 검토해야”

    구조개혁 부진에 수출까지 경고음… “금리인하·추경 검토해야”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에 가세했다. KDI가 성장률을 사실상 2%대로 전망한 까닭은 지지부진한 구조개혁,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세수 펑크’ 등의 악재뿐 아니라 수출 부진이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역설적으로 KDI의 ‘공식 전망치 3.0%’를 달성하려면 연금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 부실기업 정리 등의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가는 연금 개혁과 노사정 대타협이 올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우려해 금리 추가 인하에 소극적이다. 저물가와 연말정산 추가 환급 등으로 올해도 ‘세수 펑크’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기도 좋지 않다. 내수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20일 “이 조건들이 다 충족돼야 성장률이 3.0%가 된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KDI는 경제정책을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과 함께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수 펑크를 막기 위해 증세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올 하반기에 세수 펑크가 지난해 수준(10조 9000억원)으로 커지면 ‘재정 절벽’을 막기 위해 ‘세입 추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물가 경고 수위도 올렸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당초 전망(1.8%)보다 무려 1.3% 포인트나 낮은 0.5%로 본 것이다. 담뱃값 인상분(0.58%)을 빼면 아예 ‘마이너스 물가’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1.8%)보다 높은 2.3%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수출 부진보다 수입 감소가 더 커져서 1130억 달러 흑자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라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위험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공식 통계로 잡히지 않는 개인 간 전세보증금 증가 속도와 구조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50조원으로 추정되는 개인 간 전세보증금이 가계부채의 잠재적 위험이라는 경고다. 국내외 기관들도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3.4%에서 3.1%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3.3%에서 한 달 만에 3.1%로 하향 수정했다. 일본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은 2.5%까지 끌어내렸다.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도 기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46으로 세계 60개국 중 59위를 기록했다. 우리 국민들의 소비 심리와 경제 전망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연되는 구조개혁뿐 아니라 소비와 투자, 수출에서도 회복세가 보이지 않아 여전히 위기”라면서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성장률 2%대 하락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진핑 고향 시안 간 모디 ‘100억弗 경제 밀월’

    시진핑 고향 시안 간 모디 ‘100억弗 경제 밀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4일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강력한 권위로 인구 10억이 넘는 대국을 통치하는 두 지도자는 닮은 점이 많다. 시 주석은 ‘중화주의자’, 모디 총리는 ‘힌두주의자’로서 각자 세계 중심국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카슈미르 접경지대에선 양보 없는 영토분쟁도 불사한다. ‘강대강’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모디 총리는 이번 중국 방문의 콘셉트를 ‘감성 외교’로 잡았다. 그래서 첫 기착지도 수도 베이징이 아닌 시안(西安)으로 결정했다. 시안은 시 주석의 고향인 동시에 당나라의 수도였다. 시 주석은 시안까지 마중 나가는 파격으로 화답했다. 시 주석은 “외국 정상을 제 고향에서 맞이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현대국제관계연구소의 마자리(馬加力) 연구원은 “중국 지도자들 마음속 깊게 박힌 천조대국(天朝大國·천하의 중심국가)이란 우월감을 버리고 지방까지 나가 영접하기는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두 나라 ‘친디아’의 문화적 교집합인 ‘불교’로 중국에 어필했다. 보리수나무를 전달했으며, 7세기 인도(당시 서역)에서 불경을 구해온 현장법사가 세운 시안 대안탑도 둘러봤다. 앞서 진시황 병마용을 둘러본 모디 총리는 “세계의 유산이자 중국 문화의 성취에 대한 증인”이라고 방명록에 썼다. 15일 베이징에서 리커창 총리와 ‘실리 외교’를 펼친다. 16일에는 중국 경제의 심장인 상하이로 날아가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은 물론 중소기업인들과도 두루 만난다. 모디 총리는 ‘발리우드’(인도판 할리우드) 스타들을 대거 데리고 왔다. 영화 촬영 등 문화산업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인도는 철도, 항만, 도로, 공항 등 인프라 건설에 장기적으로 1조 달러(약 1100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고 중국은 4조 달러에 이르는 외화보유액을 풀어서 둔화하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중국은 모디 총리의 방문에 맞춰 대인도 투자금 100억 달러를 마련해 놓았다. 그렇다고 이번 방문을 계기로 대립 관계가 정리될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은 인도의 앙숙 파키스탄을 지원한다. 지난해 시 주석의 인도 방문 때에는 중국군이 인도령 카슈미르 동남부 지역인 라다크로 넘어와 인도군과 대치하기도 했다. 앞서 1962년 양국은 국경지대에서 전쟁을 벌였다. 중국은 파키스탄을 주축 삼아 미얀마, 방글라데시를 잇는 ‘진주 목걸이 전략’으로 인도를 포위하려 한다. 반면 모디 총리는 지난해 8~9월 미국과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스리랑카와 모리셔스, 세이셸을 방문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했다. 특히 인도는 이날 18억 7000만 달러를 들여 프랑스 에어버스사로부터 공군 수송기 56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와 8억 7500만 달러 규모의 무기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두 번째 항공모함도 건조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지난 1년 집권 기간에 400억 달러 규모의 무기도입 및 방위사업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유는 단 하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단독] 연말정산 재테크 인기 ‘퇴직연금’…금융당국 일제점검 나선다

    [단독] 연말정산 재테크 인기 ‘퇴직연금’…금융당국 일제점검 나선다

    금융 당국이 이달 중 퇴직연금 시장을 일제 점검한다. 최근 연말정산 재테크 수단과 노후 대비용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금융 당국은 금융사들이 퇴직연금을 유치하면서 적립금을 잘 쌓아 뒀는지, 주식형 위험자산의 편입 비중이 너무 높지 않은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고객을 뺏고 빼앗기는 과정에서 ‘신종 꺾기’(대출 등의 조건으로 퇴직연금 가입 종용)나 뒷돈(리베이트) 제공 등의 불건전한 영업 관행이 있는지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7일 “내년부터 300인 이상 기업의 퇴직연금 의무화가 시행되는 데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이미 100조원을 넘어서 재원 관리 실태와 법규 위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대형 금융사 4곳을 표본 검사한 뒤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부서별 협조를 받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나 개인이 기존 대출을 만기 연장하거나 대출 금리 인하를 요청할 때 퇴직연금 가입을 종용하는 것은 물론 근로자가 직접 금융사를 고르는 확정기여(DC)형 가입자에게 특별 신용대출금리를 미끼로 퇴직연금을 유도하는 신종 꺾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금융 계열사를 통한 우회 꺾기도 등장하고 있어 종합적인 실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4월 6일자 16면> 초저금리로 먹거리 비상이 걸린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시장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은행권이 가장 열성적이다. 퇴직연금 특성상 고객 이탈이 적어 파생상품 연계 영업에 도움을 주는 데다 ‘돈줄’을 쥐고 있는 만큼 대출 등을 통해 직간접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에 손 내밀기가 쉬워서다. 금감원의 ‘2014 퇴직연금 영업실적’에 따르면 은행권 비중은 올 2월 기준 49.5%로 가장 높다. 금융 당국은 이 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 등에 주목하고 있다. ‘몸집’(비중)은 크지만 ‘체력’(수익률)이 약해서 자칫 소비자 피해가 예상돼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은행이 연 2.4%, 생명보험 2.82%, 손해보험 2.95%, 증권 3.01%다. DC형도 비슷한 순서다. 일각에서는 ‘검사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2012년에도 금감원이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사 58곳을 뒤졌지만 구체적인 불법행위를 단 한 건도 적발하지 못해서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불완전판매나 신종 꺾기 등은 기업의 제보가 결정적인데 금감원 감독 범위 바깥에 있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금감원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기업들이 굳이 당국에 은행과의 ‘은밀한 딜’을 털어놓을 리 만무하다는 얘기다. 금감원 실무자는 “은행도 치부를 드러내려 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든 금융사든 물증 잡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예전처럼 위반 사항만 때려 잡자는 차원이 아니라 실제 퇴직금을 내줄 능력이 있는지 등을 컨설팅 식으로 함께 고심해 보겠다는 차원”이라면서 “최근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의 위험자산 총투자한도(근로자별 적립금의 40%→70%) 고삐를 풀어 준 만큼 이를 틈타 불법행위가 없는지 등도 살펴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은 연금보험, 연금저축과 함께 민간 연금시장의 3대 축이다.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인 535만명(51.6%)이 가입했다.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107조 1000억원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 태양계의 크기, 과거 학자들은 어떻게 쟀을까?

    [아하! 우주] 우리 태양계의 크기, 과거 학자들은 어떻게 쟀을까?

    -천문학자들의 줄자 '우주 거리 사다리’(2) 삼각법으로 알아낸 태양계의 크기 달까지의 거리를 자로 재듯이 정확하게 측정한 히파르코스의 후예는 무려 1,800년 뒤에야 나타났다. 이탈리아 출신의 천문학자 조반니 카시니가 그 주인공으로, 그가 발견한 토성의 카시니 간극으로 우리에게도 낯익은 사람이다. 1625년 니스에서 태어난 카시니는 일찍이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겨우 25살 나이에 볼로냐 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되었다. 그는 특히 행성 관측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 1665년 목성의 대적반 변화를 관찰, 목성의 자전주기가 9시간 56분임을 밝혔고, 이듬해에는 비슷한 방법으로 화성의 자전주기가 24시간 40분임을 확인했다. 카시니가 태양까지의 거리를 재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도전한 것은 그가 프랑스 루이 14세의 초청을 받아 파리 천문대장에 취임, 거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된 최초의 천문학자가 되었을 때였다. 당시 태양과 각 행성들 간의 거리는 케플러의 제3법칙, 행성과 태양 사이의 거리의 세제곱은 그 공전주기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공식에 의해 상대적인 거리는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거리가 알려진 게 없어 태양까지의 절대 거리를 산정하는 데는 쓸모가 없었다. 카시니는 먼저 화성까지의 거리를 알아내고자 했다. 방법은 역시 시차(視差)를 이용한 삼각법이었다. 시차를 알고 두 지점 사이의 거리, 곧 기선의 길이를 알면 그것을 밑변으로 하여 삼각법을 적용해서 목표물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가 있다. 이 기법은 이미 1,900년 전 히파르코스가 38만km 떨어진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써먹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좀더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와의 거리를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는 좀더 긴 기선이 필요하다.  카시니는 먼저 제1단계로 시차를 이용해 화성까지의 거리를 구하기로 했다. 마침 화성이 지구에 접근하고 있었다. 이는 곧 큰 시차를 얻을 수 있는 기회임을 뜻한다. 1671년, 카시니는 조수 장 리셰르를 남아메리카의 프랑스 령 기아나의 카옌으로 보냈다(기아나는 ‘빠삐용’에 나오는 유명한 유형지 악마의 섬이 있는 곳이다). 파리와 카옌 간의 거리 9,700km를 기선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리셰르는 화성 근처에 있는 몇 개의 밝은 별들을 배경으로 해서 화성의 위치를 정밀 관측했고, 동시에 파리에서는 카시니가 그와 비슷한 측정을 해서 화성의 시차를 구했다. 계산 결과는 놀랄 만한 것이었다. 화성까지의 거리는 6400만km라는 답이 나왔다. 이 수치를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행성과 태양 사이 평균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는 케플러의 제3법칙에 대입하니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1억 4000만km로 나왔다. 이것은 실제값인 1억 5000만km에 비하면 오차 범위 7% 안에 드는 훌륭한 근사치였다. 오차는 화성의 궤도가 지구와는 달리 길죽한 타원인 데서 생겨난 것이었다. 어쨌거나 이는 태양과 행성, 그리고 행성 간의 거리를 최초로 밝힌 의미 있는 결과로, 인류에게 최초로 태양계의 규모를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일이었다. 당시 태양계는 토성까지로, 지구-태양 간 거리의 약 10배였다. 이로써 인류는 태양계의 크기를 최초로 알게 되었다. ‘광속’도 천문이 알려준 것이다 태양-지구간 거리는 천문학에서 ‘천문단위’(Astronomical Unit 또는 AU)라 하며, 태양계를 재는 잣대로 쓰인다. 천문단위는 단지 길이의 단위일 뿐만 아니라 천문학에서 중요한 상수이다. 태양계 내의 행성이나 혜성 등의 천체 사이의 거리는 천문단위를 이용함으로써, 취급하기 쉬운 크기의 값으로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0.37AU 정도이고, 태양에서 토성까지는 약 9.5AU, 가장 먼 행성 해왕성까지는 약 30AU가 된다. 30AU부터 100AU까지에는 명왕성을 비롯한 태양계 외부 천체가 분포하고 있다. 태양계의 경계이며 혜성의 고향이라고 여겨지는 ‘오르트 구름’은 수만 천문단위에 걸쳐져 있으며, 천문단위가 사용되는 한계이다. 빛이 8분 20초를 달리는 거리인 1AU, 곧 1억 5000만km는 시속 100km의 차로 밤낮 없이 달려도 170년이 걸리는 엄청난 거리지만, 우주를 재기에는 턱없이 작은 단위다. 그래서 별이나 은하까지 거리를 재는 데는 광년(Light Year 또는 LY)을 쓴다. 빛이 1년간 달리는 거리로, 약 10조km쯤 된다. 그런데 카시니 시대에 이르도록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또는 속도가 있는 건지 무한대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인류에게 빛이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도 역시 ‘천문’이었다. 카시니는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4개 위성에 대한 운행표를 계산했는데, 이것은 해상에서의 경도(經度) 결정에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이의 보정을 위해 카시니는 제자인 덴마크 출신 올레 뢰머에게 목성의 위성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겼다. 그는 1675년부터 목성에 의한 위성의 식(蝕)을 관측하여, 식에 걸리는 시간이 지구가 목성과 가까워질 때는 이론치에 비해 짧고, 멀어질 때는 길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성의 제1위성 이오의 식을 관측하던 중 이오가 목성에 가려졌다가 예상보다 22분이나 늦게 나타났던 것이다. 그 순간, 그의 이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한 생각이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이오가 불규칙한 속도로 운동한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목성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거리만큼 빛이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생긴 시간차였다. 뢰머는 빛이 지구 궤도의 지름을 통과하는 데 22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지구 궤도 반지름은 이미 카시니에 의해 1억 4천만km로 밝혀져 있는만큼 빛의 속도 계산은 어려울 게 없었다. 그가 계산해낸 빛의 속도는 초속 21만 4,300km였다. 오늘날 측정치인 29만 9,800km에 비해 28%의 오차를 보이지만, 당시로 보면 놀라운 정확도였다. 무엇보다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기존의 주장에 반해 유한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 커다란 과학적 성과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획기적인 기반을 이룩한 쾌거였다. 1676년 광속 이론을 논문으로 발표한 뢰머는 하루아침에 광속도 발견으로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제자가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카시니는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이오가 늦게 나타나는 것은 그 자체의 궤도가 불규칙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제자를 깎아내렸다. 목성 위성을 수도 없이 보아왔던 카시니는 자신은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한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은 감추어지지 않는 법이다. 빛의 입자설을 내세웠던 뉴턴과, 그에 맞서 파동설을 내세웠던 하위헌스가 모두 뢰머를 지지하고 나서자 카시니의 주장은 자연 무시되고 말았다. 우주에서 광속보다 빠른 것은 없다. 그러나 이 광속으로도 우주의 크기를 재기에 버거울 만큼 우주는 광대하다. 3000억 개의 별들이 버글거리고 있는 우리은하지만, 별들과의 평균 거리는 약 4광년이다. 그러니 다른 은하와 충돌하더라도 별들끼리 부딪힐 확률은 아주 낮다. 동해 바다에서 미더덕 두 개가 우연히 부딪힐 확률과 비슷하다. 그래서 어떤 천문학자는 별들 사이의 아득한 거리에는 신의 배려가 깃들어 있다고 표현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센타우리 프록시마란 별인데, 거리는 4.2광년이다. 빛이 거기까지 갔다오는 데 8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바로 이웃에 다녀오는 데 8년이 걸린다면 광속도 우주에 비하면 달팽이 걸음과 다를 게 없다. 한편, 카시니는 행성관측에 매진해, 토성 근처에서 4위성을 발견하고, 토성 고리에서 이른바 카시니 간극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1712년 생을 마감했다. 향년 87세. 그의 이름은 1997년에 발사된 토성 탐사선 ‘카시니-하위헌스 호’와 화성의 지명에 남아 있다. 그가 죽은 지 13년 뒤인 1725년, 영국의 천문학자 브래들리가 광행차(光行差)를 발견하여 빛의 속도가 유한함을 결정적으로 증명함으로써 뢰머의 광속 이론은 완전히 입증되었다. 지하의 카시니도 그제야 제자의 업적을 인정해줬을까? ​중학교 중퇴자가 최초로 별까지 거리를 쟀다 별까지의 거리를 재려면 시차를 알아야 한다. 그러면 지구 궤도 반지름을 기선으로 삼아 별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낼 수 있다. 이 궤도 반지름을 기선으로 삼는 별의 시차를 연주시차라 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천체를 태양과 지구에서 봤을 때 생기는 각도의 차이를 연주시차라는 말이다. ​‘연주(年周)’라는 호칭이 붙는 것은 공전에 의해 생기는 시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주시차를 구할 때, 관측자가 태양으로 가서 천체를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구가 공전궤도의 양끝에 도달했을 때 관측한 값을 1/2로 나누어 구한다. 이것만 알면 삼각법으로 바로 목표 천체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한 이래, 천문학자들의 꿈은 연주시차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지구가 공전하는 한 연주시차는 없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지구 공전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도 직접적인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후 3세기가 지나도록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연주시차는 난공불락이었다. 불세출의 관측 천문가 허셜도 평생을 바쳐 추구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것이 연주시차의 발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가까운 별들의 평균 거리가 10광년으로 칠 때, 약 100조km가 되는데, 기선이 되는 지구 궤도의 반지름이라 해봐야 겨우 1.5억km이다. 무려 1,000,000 대 3이다. 어떻게 그 각도를 잴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극한의 정밀도를 요구는 대상이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한 지 거의 300년 만에야 이 연주시차를 발견한 천재가 나타났다. 놀랍게도 중학교를 중퇴하고 천문학을 독학한 프리드리히 베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천재는 삶의 내력도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매력적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베셀의 최대 업적이 된 연주시차 탐색은 그가 쾨니히스베르크 천문대 대장으로 있을 때인 1837년부터 시작되었다. 별들의 연주시차는 지극히 작으리라고 예상됐던만큼 되도록 가까운 별로 보이는 것들을 대상으로 선택해야 했다. 고유 운동이 큰 별일수록 가까운 별임이 분명하므로 베셀은 가장 큰 고유운동을 보이는 백조자리 61을 목표로 삼았다. 이 별은 5.6등으로 어두운 편이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것을 베셀이 굳이 선택한 것이다. 베셀은 1837년 8월에 백조자리 61의 위치를 근접한 두 개의 다른 별과 비교했으며, 6달 뒤 지구가 그 별로부터 가장 먼 궤도상에 왔을 때 두 번째 측정을 했다. 그 결과 배후의 두 별과의 관계에서 이 별의 위치 변화를 분명 읽을 수 있었다. 데이터를 통해 나타난 백조자리 61번별의 연주시차는 약 0.314초각이었다. 이 각도는 빛의 거리로 환산하면 약 10.28광년에 해당한다. 실제의 10.9광년보다 약간 작게 잡혔지만, 당시로서는 탁월한 정확도였다. 이 별은 그후 ‘베셀의 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지구 궤도 지름 3억km를 1m로 치면, 백조자리 61은 무려 30km가 넘는 거리에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 연주시차를 어떻게 잡아내겠는가. 그 솜털 같은 시차를 낚아챈 베셀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10광년의 거리는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그 거리 또한 알고 보면 솜털 길이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머지않아 우리는 알게 된다. 천왕성을 발견한 윌리엄 허셜의 아들이자 런던 왕립천문학회 회장인 존 허셜 경은 베셀의 업적을 이렇게 평했다. “이것이야말로 실제로 천문학이 성취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성공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그토록 넓으며, 우리는 그 넓이를 잴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한 것이다.” ​베셀의 연주시차 측정은 우주의 광막한 규모와 지구의 공전 사실을 확고히 증명한 천문학적 사건으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별들의 거리에 대한 측정은 천체와 우주를 물리적으로 탐구해나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독학자 베셀은 천문학의 새로운 길을 열었던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SKT, 플랫폼 혁신… 기업가치 2배로”

    “SKT, 플랫폼 혁신… 기업가치 2배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이동통신 산업이 처한 한계를 극복할 해법으로 ‘플랫폼 사업’을 꺼내 들었다. 장 사장은 23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플랫폼 혁신에 올인해 2018년까지 본사뿐만 아니라 관계 회사를 포함하는 SK텔레콤군의 기업 가치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SK텔레콤과 자회사 등의 기업 가치 등은 지난해 말 기준 58조원 수준이었다. 장 사장은 “고객의 입장에서 이통사들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에서 변화와 혁신을 외쳐 온 것 같다”면서 “요금제, 보조금 등의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 변혁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 함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기반 커뮤니티와 커머스에 기반한 생활가치 플랫폼 ▲SK플래닛의 호핀과 SK브로드밴드 인터넷(IP)TV 기반 통합 미디어 플랫폼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라이프웨어 등을 제시했다. 이 3가지를 묶어 과거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정체성을 차세대 플랫폼 제공사로 변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 어떻게 차별화를 가지고 갈 것이냐는 질문에 장 사장은 “모바일 네트워크 오퍼레이터가 플랫폼 이야기를 하니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우리는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구글 등이 없는 인프라 경쟁력을 활용해 고객 요구를 찾아내는 형태”라면서 “2600만 가입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콘텐츠는 방식부터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연금저축 갈아타기 쉬워진다

    연금저축 갈아타기 쉬워진다

    오는 27일부터 연금저축 상품 금융사를 갈아타기가 쉬워진다. 저금리에 노후 준비의 필요성까지 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연금과 보험에 대한 관심도 계속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연금저축 가입자가 금융사를 옮길 경우 신규 금융사를 한 번만 방문해 계좌이체를 신청할 수 있도록 이전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은 가입자가 이 혜택을 유지하면서 금융사를 바꿀 수 있지만 절차가 복잡했다. 연금저축 계좌를 옮기려는 금융사에 찾아가 계좌를 개설하고, 기존 계좌가 있는 금융사도 방문해 이전 신청을 해야 한다. 최소한 두 차례 금융사를 방문해야 하는 셈이다. 앞으로는 옮기려는 금융사만 찾아가면 된다. 금융사 방문이 한 차례로 줄어든 대신 기존 금융사와 통화를 해야 한다. 기존 연금저축 금융사는 이전 요청이 오면 이전 요청을 접수한 뒤 신청일로부터 1거래일이 지나기 전에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통화 내용은 녹음된다. 이전을 최종 확정해 적립금이 이체된 뒤에는 취소할 수 없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가입자가 전화 통화 대신 기존에 가입한 금융회사를 방문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전 신청을 하고서 다음날까지 확인 전화가 오지 않는 경우 기존 가입 회사나 새 가입 회사에 연락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00년 12월까지 판매된 옛 개인연금저축 계좌를 옮기려면 신규 금융사가 이를 운영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이 상품은 72만원 한도 내에서 연간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주어진다. 현행 연금저축 상품은 연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에 대해 16.5%(연봉 5500만원 초과 시 13.2%)의 세금을 빼주는 방식이다. 연금저축 계좌이전 간소화가 시행됨에 따라 금융업종은 물론 업종 내에서도 고객 유치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연금저축 적립금은 100조 8437억원이다. 금융회사 간 연금저축 계좌이전 건수는 2013년 상반기 4869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8650건으로 77.7%나 늘어났다. 연금은 물론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의 금융자산 2885조 8000억원 가운데 보험과 연금이 31.5%(909조 6000억원)를 차지한다. 2012년 28.5%에서 3.0% 포인트 높아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쪽파 할머니’조차 못 보듬는 사회라니…/박홍환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쪽파 할머니’조차 못 보듬는 사회라니…/박홍환 사회부장

    늦은 퇴근길 아파트 단지 상가 앞 벤치에는 늘 쪽파를 파는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쪽파 사세요, 맛있는 쪽파 사세요.” 남루한 차림도 그렇지만 시력까지 안 좋은 듯 쪽파를 바싹 눈앞까지 당겨 다듬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고단한 삶이 담긴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갈라졌고, 고개 숙인 작은 얼굴에 매달린 두꺼운 뿔테 안경은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떨어질 듯 위태롭게 보였다. 길고양이조차 사라진 새벽 1~2시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던 할머니다. 대야 속 쪽파는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겨울에도 할머니는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한자리에서 쪽파만 매만졌다. 그대로 시간이 정지해 버린 듯 꼼짝 않고 그렇게 앉아 일년여 쪽파만 다듬었다. 쪽파 한 단에 1000원. 대야 속 쪽파를 다 팔아도 겨우 2만~3만원 될까 싶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저녁 준비할 시간도 아니니 쪽파 살 생각을 아예 갖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실성한 할머니를 만난 양 비켜가기 바빴다. 할머니도 꼭 팔아야겠다는 생각은 아닌 듯 누구 하나 붙잡지 않았다. 그 ‘쪽파 할머니’가 사라졌다. 벌써 한 달 넘게 나타나지 않는다. 몹쓸 생각이 스친다. 사고무친(四顧無親)의 절망감 속에 혹시? 손 내밀지 못했던 무신경을 이제야 자책한다. 할머니는 분명 차상위계층, 아니면 기초생활수급자였을 게다. 5000가구에 이르는 아파트 단지 속 사람들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았을 게다. 어찌어찌 서울의 대형 아파트단지 벤치에 자리를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할머니가 그 외로운 벤치에서 쪽파를 팔면서 느꼈을 박탈감, 소외감을 이제야 짐작할 수 있다. 들릴 듯 말 듯 갈라진 목소리는 절망감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디 ‘쪽파 할머니’뿐일까. 막노동 김씨 할아버지며, 상추 파는 박씨 아줌마며 우리 주변에는 숱한 가난이 널려 있다. 세상 사람들은 오늘도 무신경하게 그들의 곁을 스쳐 지나칠 뿐이다. 그 지독한 가난을 오로지 그들의 수완부족 탓으로만 돌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느 누구의 손길도 받아 보지 못한 각박한 현실 앞에서 그들은 절망에 빠져 모진 세상을 원망할지도 모른다. 간접고용 노동자 153만명을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 850만명, 차상위계층 400만명, 기초생활수급자 130여만명, 장애인 250만명, 독거노인 125만명, 이주노동자 100만명, 탈북민 3만명…. 가난하거나 소외된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이 이렇게 넘쳐나는데도 정부는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가 열렸다고 자화자찬한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학교는 밥 먹는 곳이 아니다”라며 급식예산을 끊었다. 한 달 5만원 남짓 받으며 염전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장애인들은 구출된 뒤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그 지긋지긋한 염전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매주 받아 보는 다산 정약용 전문가 박석무 선생의 최근 글이 유난히 눈에 쏙 들어온다. 주역의 손상익하(損上益下), 다산의 손부익빈(損富益貧)을 소개한 글이다. 부자들의 재산을 덜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태 줘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말로 ‘부자증세’쯤으로 해석된다. 다산은 또 ‘하일대주’(夏日對酒)라는 시를 통해 경제정책 실패로 빈부 격차가 커지는 불공정, 불평등한 세상에 대해 무서운 비판을 가했다고 한다. ‘쪽파 할머니’조차 보듬지 못해서야 어찌 제대로 된 사회, 온전한 정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방식으로 계산한 우리의 불평등지수는 7.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재화가 일부 소수에게 집중되는 사이 수많은 빈곤층은 더욱더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성장의 과실을 나눠야만 한다.stinger@seoul.co.kr
  • 문재인 “공정경쟁·소득 주도” 새 경제 역설

    문재인 “공정경쟁·소득 주도” 새 경제 역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데뷔전에서 공정한 경제 생태계와 소득주도성장론을 제시한 ‘새 경제(New Economy)론’을 역설했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유능한 경제정당’ 노선을 부각하기 위해 연설의 대부분을 경제 분야에 할애했다. 특히 연설의 시작과 끝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로 장식하며 당의 뿌리를 재확인했다. 문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새 경제’에 대해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고, 성장의 방법론으로는 소득주도성장을 추구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철학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경제가 새 경제”라고 설명했다. ‘공정한 경제’는 안철수 전 대표의 ‘공정성장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대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사회대통합을 약속했고 국민들은 약속을 지킬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다”면서 “그러나 돌아온 것은 서민경제 파탄과 국민 분열의 연속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배신당한 2년이었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11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렇게 가다간 IMF 국가부도 사태보다 더 큰 ‘국민부도시대’가 올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부채 주도가 아닌 소득 주도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또 “새누리당이 법인세를 예외 없이 다룰 수 있다고 한 만큼 법인세 정상화 조세개혁을 곧바로 추진하자.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루게 되길 바란다”며 법인세 정상화를 주장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대타협기구의 틀 속에서 공무원들까지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 현안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문 대표는 ‘사자방’ 비리 가운데 해외자원개발 외교 실패를 지목하며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는 5·24 조치 해제와 10·4 남북정상선언의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실현을 촉구했다. 또한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철회도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원고에 포함되지 않았던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을 의미 있게 들었다. 상생의 길을 위해서는 정부과 새누리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부분을 언급하며 가계부채와 전·월세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내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문 대표는 특히 연설 서두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71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 시절 장충단공원 연설에서 “특권경제를 끝내겠다”고 한 부분을 두 차례 인용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이번 4·29보선에서도 충분히 우리 지지층이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A+”라고 평가했다. 문 대표의 연설에 대해 새누리당은 ‘야당의 역할론 부재’를 지적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 야당도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야당의 역할론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매니페스토 평가] “지자체, 민자는 공짜 아니다 의식 변화…사업실효성 검토 후 우선순위 조정해야”

    [매니페스토 평가] “지자체, 민자는 공짜 아니다 의식 변화…사업실효성 검토 후 우선순위 조정해야”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간 5기 때와 비교해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의 크기가 100조원 정도 줄어드는 등 광역단체장들의 재정 관리가 보다 엄격해졌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해 서울신문이 민간투자(민자) 방식을 민간 ‘부채’라고 지적하면서 지자체들이 민자에 대해 ‘빌려 쓰는 돈이다’, ‘공짜 돈이 아니다’고 생각하는 등 의식의 변화가 생긴 게 주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약간의 개선 기미는 보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사무총장은 “(공약 이행 재정이) 약 333조원으로 100조원 정도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한 해 국가살림 예산에 버금간다”면서 “재정에 대한 고민이 더욱더 필요하고, 전반기 이후에 사업의 실효성을 치밀하게 검토해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교육청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공약가계부’를 제시한 곳이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울산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 단 두 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은 “지방교육자치가 실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직원들의 민선(民選) 이해도가 많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공약가계부는 공약 실현을 위해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등을 명시한 가계부 형식의 한 장짜리 보고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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