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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류 드라마냐… 얼마를 더 원하나” 막말하는 3류 판사들

    #1. 지난해 이혼을 앞두고 법정에 선 A씨는 조정을 종용하던 판사의 날 선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A씨의 주장을 듣던 판사는 “부잣집에 시집가서 누릴 것 다 누리고 살지 않았느냐. 도대체 얼마를 더 원하느냐”며 빈정거렸다. 판사는 이후에도 모욕적인 언사로 A씨를 몰아붙였다. #2. 지방법원 사건을 맡았던 B변호사는 해당 지역의 ‘끼리끼리’ 법조계 문화를 절감했다. 담당 판사가 공판 도중 갑자기 소송 상대방 변호사와 며칠 전 술자리에서 나눴던 농담을 거론하며 웃음을 지었기 때문이다. 판사는 심지어 상대방 소송 당사자가 법정에 와 있는지 확인하며 “잘 참고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사자는 해당 지역 유력자의 아들이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19일 사상 처음으로 검사평가제 시행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일 전국 판사 1782명에 대한 ‘2015 법관평가’ 결과를 내놨다.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 1452명이 참여한 평가에서 전국 판사 평균 점수는 73.0점(100점 만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73.2점보다 조금 떨어졌다. 올해로 8년째를 맞는 판사 평가에서 서울변회는 일부 판사가 여전히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거나 고압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 관련 서면을 5장 이상 작성하면 초과된 부분을 읽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판사도 있었다. 당사자에게 “한심하다, 한심해. 무슨 삼류 드라마 같아서 실체적 진실을 찾을 가치가 없다”는 등 ‘막말’을 일삼거나 성범죄 피해자의 이름을 계속 거론해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이름을 노출한 경우도 있었다. 평균 50점 미만의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판사는 18명으로 지난해 16명보다 2명 늘었다. 서울변회는 평가 대상 판사 명단과 결과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하위법관 명단 공개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2년 연속 하위법관으로 선정되고 현저히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했을 경우 명단 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평가의 공정성 강화 등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고 하위법관으로 공개할 만한 대상이 있다면 향후 공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현회의 축구싶냐] K리그의 다득점 우선 방식을 반대하는 이유

    [김현회의 축구싶냐] K리그의 다득점 우선 방식을 반대하는 이유

    가끔 K리그 선수들이나 감독과 인터뷰를 하다 농담 삼아 이런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만약 팀이 1-0으로 이기는 것과 5-4로 이기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당황스러운 반응을 얻기 위한 질문이다. 하지만 100명이면 100명 모두 똑같은 답이 돌아왔다. “당연히 1-0 승리가 더 좋죠.” 많은 골을 넣고 승리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모든 선수들과 감독들은 무결점 수비를 선보이고 이기는 걸 더 선호한다. 당황스러울 줄 알았던 질문을 했다가 너무나도 단호한 대답이 돌아와 오히려 당황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렇게 내 질문에 고민 없이 전자를 택할 수 있는 건 1-0 승리가 공격과 수비가 모두 균형을 이뤘을 때 얻을 수 있는 점수이기 때문이다. 5-4 승리는 공격에 100점을 줄 수 있어도 수비는 -120점이다. 장기 레이스를 놓고 봤을 때 안정적인 수비가 우선시되는 1-0 승리가 훨씬 더 좋다는 뜻이다. 5-4로 이긴 경기에서 수비수들이 이겼다고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 ‘골득실보다 다득점’ 연맹의 새로운 규정어제(18일) 프로축구연맹이 새로운 제도를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까지 ‘승점-골득실-다득점 등’의 순으로 순위를 결정했던 연맹은 축구회관에서 열린 어제 이사회 및 총회에서 ‘승점-다득점-골득실 등’으로 순위 선정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이 방식은 올 시즌부터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4년 만에 부활하는 2군 리그(R리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K리그가 흥행하지 못하는 건 골이 적게 터지기 때문이고, 골을 많이 유도하기 위해서는 골득실보다 다득점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게 바로 탁상공론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가 골득실보다 다득점을 순위 선정에 더 우선시하는 건 공격 축구 유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제도가 왜 공격 축구를 유도하는 데 있어서 실효성이 없는지부터 설명하겠다. 순위 결정에 있어서 다득점을 골득실보다 우선시한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승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시즌 초반부터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혹시 막판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골득실보다는 다득점을 염두에 두고 일단은 공격부터 하자’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할 팀은 없다. 승점 3점과 승점 1점, 승점 1점과 승점 0점이 중요하지 1-0으로 이길 경기를 다득점 규정 때문에 3-2로 만들 팀은 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 상위 스플릿으로 가느냐 못 가느냐, 강등을 당하느냐 막느냐는 게 최대 과제인 상황에서 혹시 모를 리그 마지막 순위 경쟁을 생각해 다득점까지 관리한다? 실효성이 전혀 없다. 다득점을 노리다 1-1로 비기는 것보다는 그래도 틀어막다가 1-0으로 이기는 게 훨씬 더 승점 쌓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승점의 역할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다득점을 골득실보다 우선시한다고 해 K리그 팀들이 더 공격적으로 변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솔직히 공격 축구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지도자나 선수가 있을까. 다 팀 사정이 그렇다 보니 수비를 우선시하는 팀도 생기는 법이다. 그런데 제도적으로 골득실보다 다득점을 우선시한다고 해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하던 팀이 공격적으로 변할 수는 없다. 이건 마치 나에게 “왜 롤렉스 시계를 안 차고 돌핀 시계를 차느냐”고 묻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나도 돈 있으면 돌핀 시계 안 차고 롤렉스 시계 차고 싶다. 시즌 막판 한두 경기 정도에서 같은 승점을 보유한 한두 팀 정도만이 다득점을 따질 텐데 이 한두 경기에서 많은 골을 유도하기 위해 시즌 내내 실효성 없는 제도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공격을 할 팀은 하게 돼 있다. 상하위 스플릿이 나뉘는 상황에서 6위 팀과 7위 팀이 붙으면 꼭 이겨야 하는 7위 팀은 수비만 하라고 해도 알아서 공격한다. 인위적으로 불합리한 제도를 꼭 유지시켜야 할까. 다득점을 따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순위를 가리기 위한 차선책일 뿐 절대로 공격을 많이 하게 하는 장치가 될 수는 없다. 실효성 없고 억울한 팀만 나온다단순히 실효성이 없는 제도라면 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나같은 사람에게 영화관의 커플석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애초에 공격 축구를 유도하지도 못할 이 제도에는 엄청난 위험 부담이 따른다. 이 제도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만약 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리그 3위 팀과 4위 팀이 같은 승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A팀은 30득점 20실점을 했고 B팀은 31득점 40실점을 했다. 이럴 경우 전세계적으로 A팀의 순위가 높아야 하고 그게 공정한 순위 집계 방식이다. 순위를 선정할 때 수비력도 엄연히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 도입될 K리그 순위 선정 방식에 따르면 B팀이 A팀을 밀어내고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게 된다. 누가 봐도 A팀이 더 높은 순위에 있어야 하는 데도 말이다. 너무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다고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실제로 2년 전 일어난 일이다. 2014년 K리그 챌린지 정규리그에서 4위 광주와 5위 안양은 승점이 51점으로 같았다. 4위까지 주어지는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이 두 팀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했고 당시 규정상 40득점 35실점하며 득실차에서 +5를 기록한 광주가 49득점 52실점을 하며 득실차에서 -3을 기록한 안양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신설된 규정에 따르면 광주 대신 안양이 4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2014년 광주는 가까스로 안양을 골득실에서 밀어내고 플레이오프에 올라 기적 같은 승리를 따내며 승격에 성공했고 올 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규정 하나지만 신설된 규정이 미리 2014년에 적용됐더라면 광주의 믿기지 않는 돌풍도 없었을 것이고 K리그 클래식에 오른 광주의 모습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공격 축구를 유도할 수도 없는 허울 뿐인 규정이고 여기에 엄청난 부작용까지도 생길 수 있는 규정을 도입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리그 흥행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본다는 측면에서 이 규정을 찬성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담컨대 몇 년 안에 결국에는 여러 부작용을 겪고 다시 골득실을 다득점보다 우선시하는 규정으로 돌아올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펼친 포항을 밀어낸 서울도 신설된 규정대로 하면 포항에 티켓을 내줬어야 한다. 다득점이 승점 3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한 다득점으로 순위를 올리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공격 축구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 전세계 축구리그에서 승점에 이어 골득실과 승자승을 중요하게 따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이 이상한 규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훌륭한 팀이 비정상적으로 공격에 치중하는 팀보다 더 손해를 보고 낮은 순위에 자리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공격 축구를 유도하겠다는 의도 자체는 참신하지만 이 의도가 제도의 허점까지 보완해주지는 못한다. 공격 축구는 과연 우월한 전술인가또한 나는 왜 꼭 연맹이 직접 나서서 공격 축구를 유도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축구에서 공격은 좋은 거고 수비는 나쁜 건가. 왜 다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공격에만 목숨을 걸어야 하나. 축구는 많은 골을 넣으면서 동시에 적은 골을 실점하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실점이 많은데 득점을 많이 한 팀과 득점은 적은데 실점도 적은 팀을 놓고 봤을 때 전자가 더 훌륭한 팀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수비는 뒷전이고 무조건 공격을 하는 화끈한 팀이 있다면 안정적으로 수비를 구축하고 역습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팀도 있어야 한다. 술래잡기하듯 패스를 하며 점유율로 상대로 압도하는 팀도 있어야 하고 전방에서부터 죽어라 압박을 하며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팀도 있어야 한다. 이런 다양한 팀들이 한 리그 안에 공존해야 그 리그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연맹 스스로 “골 많이 넣는 축구가 좋은 축구”라고 인정해 버리는 건 축구 전술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일이다. 밥 잘 먹는 사람, 운동 열심히 하는 사람, 소식하는 사람 등 저마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는데 “밥 많이 먹는 게 제일 건강한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 않은가. 3-0으로 이기는 경기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경기다. 이런 경기라면 공격도 100점이고 수비도 100점이다. 선수들도 이런 경기를 치른 날이면 샤워를 하며 콧노래가 절로 나올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3-0 승리보다도 5-4 승리가 더 값어치가 있다. 과연 이런 경기에서 다득점으로 이겼다고 골키퍼나 수비수들, 감독이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할 수 있을까. 수비를 잘하는 팀도 대우 받아 마땅한데 새로운 순위 선정 방식에서는 많은 실점을 해도 더 많은 골을 넣는 게 무조건 좋다. 왜 수비가 공격보다 더 우선 순위에서 밀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떤 종목이건 공격과 수비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말이다. 과거 한국 여자 탁구에서 김경아-박미영 복식조가 상대 공격을 죽어라 받아내는 수비형 탁구로 기세를 떨칠 때 이걸 수준 낮은 탁구라고 지적한 사람이 있었나. 상대의 스매시를 몸을 던져 받아치다 결국 제 풀에 꺾여 실수를 연발하는 상대 선수의 분노에 찬 모습에 수비 탁구의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물론 이때 ‘깊은 빡침’을 느끼는 상대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머리를 쓸어 올리는 김경아와 박미영의 모습은 보너스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골이라는 눈요기만 보여준다고 그게 축구의 전부가 아니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0-0 경기도 서로 치고 받으면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팀마다 철학이 다를 수 있고 공격 축구를 추구하는 팀이 있을 수 있지만 연맹 스스로가 공격 축구가 수비 축구보다 더 우월하다고 못을 박아서는 안 된다. 만약 0-3으로 지고 있는 팀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어차피 승점은 물 건너간 경기다. 하지만 이전 제도에서는 이런 경기에서도 지고 있는 팀이 극단적인 공격을 할 수는 없다. 큰 그림을 그려봤을 때 골득실이라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 신설된 규정을 따른다면 10골을 먹어도 한 골이라도 넣는 게 0-3 패배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다. 세 골을 먹건 열 골을 먹건 어차피 득점만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과연 1-10 패배가 0-1 패배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까. 축구는 골대 하나만을 바라보고 돌진하는 스포츠가 아닌 데도 말이다. 연맹이 관중을 끌어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제도는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 게 옳아 보인다. 차라리 빠른 경기 전개를 위해 하프타임 때도 그라운드에 물을 뿌리는 등 보다 실질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 열대 맞고 한 대 때리는 게 한 대도 안 맞고 한 대 때리는 것보다 더 잘한 일이라고 한다면 이거 참 온몸에 멍이 들고도 기뻐할 수 있을까. 한 대 때리고 한 대도 안 맞고 끝난 싸움이 더 이득일 텐데 말이다. 축구 칼럼니스트 김현회 footballavenue@nate.com
  • [단독] ‘재활 골든타임’의 힘…줄타기 명인 다시 뛰다

    [단독] ‘재활 골든타임’의 힘…줄타기 명인 다시 뛰다

    [메디컬 인사이드] 추락사고 ‘줄타기 명인’ 홍기철씨의 기적 ‘기적’보다 적당한 표현이 있을까요. 사고로 경추(목뼈)가 손상돼 사지마비 상태로 병실에 누워 있던 환자가 5개월 만에 뜀박질을 할 정도로 회복됐다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소식을 최근 접했습니다. 약 4m 높이에서 떨어져 눈 깜짝할 사이에 땅에 머리를 부딪히며 목이 꺾였다고 했습니다. 수술을 받은 뒤에도 휠체어에서 몸을 가누지 못해 끈으로 몸을 묶어야 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 기적 같은 재활 과정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를 수소문했습니다. 10일 경기 양평의 국토교통부 산하 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 스케줄 때문에 틈이 없어 이날 어렵게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58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줄타기’ 명인 1호 홍기철(61)씨였습니다. 15세 때부터 줄타기를 독학해 40년 이상 25m 외줄과 함께한 그는 지난해 7월 26일 한 공연장에서 첫 추락 사고를 당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 활동했고, 전국 팔도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명주실로 꼰 줄을 타며 고령에도 양다리 코차기, 물동이 이기 등 누구도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고난도 기술과 늘 함께한 그였지만 불운까지 내다볼 순 없었습니다. 홍 명인은 “오전에 비 때문에 줄이 좀 젖었는데 오후에 줄이 다 말랐다고 생각해 올랐다가 갑자기 미끄러졌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급히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경추 5·6번에 심각한 손상을 받은 뒤였습니다. 수술 결과가 좋고 자가호흡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명인은 무더운 8월 아픈 심신을 병상에 누인 채 교통재활병원으로 갔습니다. ●“줄이 미끄러워 떨어졌어” 청천벽력 같은 사고 부인 허인숙(61·한국국악협회 양평군지부장)씨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남편에게 기저귀를 채웠습니다. 노인 봉사를 위해 딴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을 남편을 위해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팔다리는 물론 몸을 가누지 못해 휠체어에 몸을 보자기로 묶고 병실 가까운 곳을 다녔습니다. 움직이려고 해도 처음에는 꼼짝도 못 했습니다. 배꼽 아래쪽은 아예 감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진 않았습니다. 이른바 ‘재활 골든타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재활 골든타임은 이르면 사고 72시간 이후, 늦어도 6개월 이내에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르면 이를수록, 환자가 적극적일수록 몸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좋다는 재활치료의 기본 이론입니다. 손부터 조금씩 움직여 보기 위해 물리치료사에게 몸을 맡겼습니다. 재활전문병원이어서 최장 하루 8시간 질환별 일대일 맞춤 재활치료가 가능했습니다. 한 달 뒤부터 회복 속도가 빨라졌고 두 달이 지나자 휠체어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습니다. 팔은 여전히 못 가누는 상태였지만 날아갈 것 같았다고 합니다. ●늦어도 6개월… ‘재활 골든타임’의 힘을 믿다 재활환자 중에는 “이 약은 내 몸에 맞지 않다”, “오늘은 기분이 안 좋다”며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흔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홍 명인은 치료 순응도가 높았고 의료진도 치료 속도를 높였습니다. 이진영(41) 재활의학과 교수는 “우리가 보통 ‘숙제’라고 표현하는데 8시간 정규 치료과정을 끝내고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추가로 운동해 12시간을 채웠다”면서 “손상 환자는 우울감 때문에 무기력해지기 마련인데 홍 명인은 누구보다 치료 의지가 높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곧 발목에 힘을 줘 발로 휠체어를 조금씩 뒤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휠체어를 조금씩 끌고 다녔습니다. 의료진은 틈나는 대로 그를 30분 정도 일으켜 세웠습니다. 어지러움 때문에 고통스러웠지만 점점 다리에 힘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홍 명인은 “첫째, 부지런해야 하고 내 의지가 강해야 한다”면서 “치료만 잠깐 받고 가서 밥 먹고 잠자고 드러누우면 가망이 없다”고 했습니다. 한쪽 팔을 조금 쓸 수 있게 되자 눈에 보이는 물체는 모조리 붙들고 일어나려고 했다고 합니다. 몸무게는 늘 58㎏이었습니다. 11월 중순, 드디어 다리 힘으로 몸을 일으킬 수 있게 되자 병원 전체에 설치된 복도 난간을 잡고 움직였습니다. 그는 모든 병원 공간을 활용했습니다. 처음에는 50m도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엘리베이터 대신 1층부터 병실이 있는 4층까지 줄곧 계단을 이용했습니다. 병원 뒤 재활 운동장과 주변 경사로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순현(37) 재활 치료부장은 “일상생활을 하다 갑자기 휠체어를 타다 보니 좌절하고 의기소침해진다”면서 “최대로 기능을 끌어올리면 95~98%까지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끈기와 용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홍 명인은 ‘동아시아 최대 규모 재활병원’이라는 특성을 파악해 치료시설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그의 치료 일정표를 직접 들여다보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물리치료사와 함께 운동치료실과 통증치료실, 작업치료실, 일상생활동작실 등 병원 내 모든 치료시설을 이용하는 내용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특히 ‘수(水) 치료실’에서 부력을 이용해 근육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치료기기 페달을 하루 600~700개씩 밟아 물 밖으로 나올 때 다리가 떨릴 정도로 노력했습니다. 물속에서 움직이면 근육량이 더 빨리 늘지만 관절 부담은 작은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몸 상태가 점점 더 좋아지자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숟가락을 내려놓기 무섭게 병상을 내려왔습니다. 다만, 몇 가지 원칙은 꼭 지켰습니다. 집이 인근이었지만 병원 밖으로 외출하면 의지가 무뎌질까 봐 완쾌한 뒤에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부인 허씨는 “남편과 매일 ‘반년 안에 일어서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했습니다. 과거엔 흡연을 즐겼지만 병원을 나가지 않다 보니 저절로 척추 건강에 좋지 않은 담배를 끊게 됐습니다.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는 술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일어서겠다”는 의지로 기적을 만들다 퇴원을 3일 앞둔 홍 명인의 ‘버그균형척도’(BBS)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 5점에서 현재 55점으로 11배 상승했습니다. 불과 5개월 만에 이룬 성과입니다. 버그균형척도는 척수 손상환자의 균형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56점이 만점입니다.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하는 ‘뒤로 걷기’와 ‘빠르게 뛰기’도 가능해졌습니다. ‘일상생활동작 검사’(ADL TEST)에서는 18점이었던 점수가 100점으로 사실상 완치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최근 이런 사실을 접한 일부 물리치료사와 간호사가 믿기 어려운 결과에 고무돼 눈물을 내비쳤다고 합니다. 홍 명인은 “의료진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도움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1m 이내 높이에서라도 줄타기 공연을 환자들에게 보여 드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의료 서비스 질’ 울산·서울 최고… 광주·전남 최하위

    ‘의료 서비스 질’ 울산·서울 최고… 광주·전남 최하위

    울산과 서울 지역 거주자들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낸 ‘2015 한국 의료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은 의료 질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68.0점을 받아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67.3점으로 2위, 부산은 67.2점으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울산은 장기 요양과 의료 적시성, 접근도 등 3개 분야에서 100점 만점을 받는 등 전반적으로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기관이 밀집한 서울도 장기 요양(93.0점·2위), 효율성(75.9점·2위), 환자 안전(81.9점·4위), 적시성(95.9점·4위), 환자 중심성(83.5점·4위) 등에서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최하위권인 광주(43.7점)는 적시성과 환자 중심성이 최하점을 기록했다. 전남(49.2점)은 효율성, 의료 연계에서 특히 점수가 낮았다. 강희정 보사연 연구위원은 “하위권 지역들은 수도권에서 멀거나 충남처럼 수도권에 인접해 있어 환자 유출이 많은 곳”이라며 “지역별 강점·취약 영역을 지역사회 단위의 의료 질 향상 전략을 추진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환별로는 암이나 심혈관질환, 뇌졸중 같은 질병에 대한 의료의 질은 향상됐지만 당뇨나 정신질환에 대한 의료 서비스는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암 부문에서 위암·자궁경부암·대장암은 좋은 평가가 내려졌지만 유방암은 효과성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위암은 검진율이 2005년 39.4%에서 2014년 76.7%로 높아졌고 10만명당 사망률도 같은 기간 22.5명에서 12.1명으로 낮아졌다. 자궁경부암과 대장암은 2008~2013년 기준 5년 생존율이 각각 77.8%와 7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와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위암 진단·치료 1등급 의료기관에는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중앙대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고려대병원 등 85곳이 선정됐다. 자세한 평가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노섭·경점순 서울 종로구의회의원 ‘2015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수상

    박노섭·경점순 서울 종로구의회의원 ‘2015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수상

    7일 오후 2시부터 영등포아트홀에서 개최된 ‘2015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시상식’에서 약속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을 수상한 박노섭·경점순 의원은 “앞으로도 주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의원으로서 신뢰를 주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 아울러 주민의 눈과 귀가 되어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고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복지 증진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매니페스토 전문가로 구성된 약속대상 평가단을 구성해 전국의 2888명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지역주민들과 공약 이행현황 70점, 주민소통 활동 분야 30점 등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으며 그 중 39명이 수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2017수능 영어독해/영어듣기, “기초부터 잡아야”

    2017수능 영어독해/영어듣기, “기초부터 잡아야”

    쌀쌀한 겨울 방학시즌이지만 수능 등급을 상승시키기 위한 예비 고3들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이미 2017년 대학수능시험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특히 영어는 2016년도 수능에서 지난 8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난이도를 기록했기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기초만 탄탄하게 잡혀 있어도 고득점이라는 목표 달성을 이루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때문에 지금부터 영어 기초를 잡고, 수능 전까지 꼼꼼히 준비함으로써 변별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BS 인강은 높은 수능 연계율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필수강의로 자리 잡았다. 이에 EBS의 프리미엄 인강 사이트 EBSlang에서는 기초가 부족한 수험생들의 수능영어 준비를 도와 줄 ‘EBS 수능영어완전정복’(이하 EBS 수영복)을 마련, 2017 수능까지 남은 기간 동안 등급역전이 가능 하도록 돕기 위해 나섰다. 기초 중심이기 때문에 수능은 물론, 수능 전 각종 모의고사 준비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능영어 초보의 기초를 잡아 주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EBS 수영복은 기초 시작코스인 ‘수영복 Basic’(5주)과 기초 완성 코스인 ‘수영복’(8주)으로 나뉜다. EBS 수영복의 두 가지 코스는 모두 기본문법, 구문분석, 실전문제 풀이를 통해 수능 영어의 고수가 될 수 있는 영어 독해 코스와 듣기 훈련, 유형별 문제 풀이, 집중 케어를 통해 수능 만점을 위한 영어 듣기 코스를 각각 따로 제공함으로써 예비 수험생들의 수능 준비를 수월하게 돕고 있다. 먼저 수영복 베이직은 저자직강으로, 수능 필수 EBS 교재 지문을 활용해 왕초보의 눈높이를 고려해 준비했다. 독해의 경우 EBSlang의 인기강사가 수능영어 독해 노하우를 전수해 주며, 순차해석 및 구문분석 비법까지 속속들이 알려준다. 듣기 역시 EBSi 스타강사가 나서 기본 실력 강화를 위한 받아쓰기 및 따라 쓰기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능영어 듣기 청취법을 전수한다. 이와 관련 수영복 관계자는 “자체 평가 자료에 따르면 EBS수영복 수강생들의 점수는 평균 30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여전히 EBS의 수능 연계율은 높기 때문에 EBS 강의로 기초를 닦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다”고 말했다. EBS 수영복으로 단기간에 수능영어 실력 향상을 기록한 수강생들은 “수영복으로 기초 다지고 32점이었던 제가 드디어 100점 맞았어요”(문*환), “수영복 수강하고 나서 수능영어 5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승했어요”(고*화), “환급이 강력한 동기부여를 해 주고 주어진 학습만 잘 수행하면 점수가 안 오를 리 없다고 생각해요” 등의 후기를 통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EBS수영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EBSlang 홈페이지(www.ebslang.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년차 朴대통령 노인 공약 성적 50점… 보수성향 단체도 “기초연금 후퇴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년차 朴대통령 노인 공약 성적 50점… 보수성향 단체도 “기초연금 후퇴

    선거 유세 때마다 등장하는 노인 공약이 선거만 끝나면 슬그머니 사라지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노인 유권자 비중이 늘어 정치권에 ‘노인을 잡아야 당선된다’는 불문율이 생기면서 선거판에는 노인을 향한 선심성 약속이 넘쳐 난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임기 3년이 지난 지금 현 정권의 노인 공약 이행 성적표는 어떨까. 서울신문이 2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내가만드는복지국가(복지국가),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 등 중도와 진보,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3곳에 의뢰해 박근혜 정권의 노인 공약 이행 점수를 매겨 보니 평균 50.8점(완전이행률 23.3%)에 불과했다. 평가는 박 대통령의 노인복지 공약 10개를 이행 수준에 따라 ▲미이행(0점) ▲후퇴이행(2.5점) ▲이행중(7.5점) ▲완전이행(10점) 등 4단계로 나누고 점수를 합산해 100점 만점으로 계산했다. 단체별로는 복지국가가 47.5점(완전이행률 0%)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줬고 경실련 50.0점(40%), 바른사회 55.0점(30%)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핵심 노인 공약이었던 ‘기초연금 도입’은 세 단체 모두 후퇴이행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당선 9개월 만에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만 기초연금을 주고 액수도 20만원 정액이 아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비례해 차등 지급하기로 수정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9월 공약 축소에 대해 두 차례 사과했다. ‘신체장애가 있는 차상위계층과 독거노인에게 장기요양보험을 제공하겠다’고 한 공약 역시 세 단체 모두 “전혀 이행되지 못했고 앞으로 할 의지조차 없다”고 평가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 공약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선거 당시 박 대통령은 “노인 일자리 참여 수당을 현행 월 20만원에서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간도 7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복지국가와 바른사회는 “수당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12개월 연장 약속은 9개월로 축소됐다”며 후퇴이행으로 평가했다. 반면 경실련은 “수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고 노인 일자리 종합계획을 세워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이행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신체장애가 있는 치매 환자에게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세 단체 모두 ‘공약을 완전이행했다’고 봤다. 노인 공약이 지켜지지 않은 건 현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노인들의 씹는 불편을 없애겠다며 ‘틀니 비용 등을 보조해 주겠다’는 약속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약했지만 지켜지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마련하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설치했지만 ‘노인 일자리 50만개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절반도 지키지 못했다. 이 전 대통령도 노인복지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개혁 등 질적 개선은 크게 이루지 못했다. 정창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책을 보고 투표를 해야 하는데 노인들이 지역감정 등 다른 기준이나 감성에 휩쓸려 투표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의례적인 공약을 쏟아 낸다”며 “인기 영합적 공약에 휘둘리지 말고 노인 스스로를 위한 합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설] 공무원 인사혁신 온정주의·부패 척결 방향 맞다

    비위 공직자 징계 대상을 확대하고, 징계 수준을 강화하는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인재개발법 등 ‘인사혁신 3법’이 새해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22일 국회에서 지난 9일 통과된 3개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사혁신 3법은 먼저 비위 공무원 퇴출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는 횡령이나 배임과 관련된 벌금형을 받은 공직자로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성폭력 범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사람도 퇴출 대상에 포함된다.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도 ‘금고형 이상’에서 ‘300만원 이상 벌금형’으로 범위를 넓혔다. 특히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징계를 피할 목적으로 퇴직부터 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 희망자에 대해서는 먼저 징계 내용을 확인해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면 징계 절차부터 밟도록 했다. 정부의 방안은 늦은 감도 없지 않으나 방향은 옳다. 그러나 처벌 범위를 넓히고, 처벌 수위를 강화한다고 공무원 범죄나 비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국민은 ‘대한민국은 부패 공화국’이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데에는 공직사회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가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매년 발표하는 공공부문 청렴도 평가다. TI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75개국을 대상으로 한 공공부문 청렴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5점을 받아 43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서는 27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다. TI의 부패인식지수는 공공 영역의 부패를 전문가들이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70점 이상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 50~70점은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로 받아들인다. 부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직자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온정주의가 사라져야 한다. 방산 비리 등 각종 공직 비리의 처리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 식구 감싸기가 횡행하는 한 아무리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도 부정부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공직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공직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부정부패를 근절하기는 어렵다. 자체적인 정화 운동도 벌여 나가야 한다. 인사혁신 3법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100대 과제 중 하나다. 정부의 노력에 거는 기대가 크다.
  • 도시가스업체 고객 만족도 여전히 ‘미흡’

    올해 국내 도시가스사들의 서비스 성적표가 떴다. 전남 여수를 기반으로 한 대화도시가스와 제주도시가스는 3년 연속 서비스 수준이 100점 만점에 60점에 미치치 못하는 최하위 ‘미흡’ 등급을 받았다. 삼천리, 서울도시가스(93.5점)는 전국 도시가스 서비스 수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정부는 기존 서비스 기반 구축 위주 평가에서 내년부터 고객 만족도와 에너지 복지 점수를 현행 10%에서 최대 70%까지 대폭 늘려 실질적인 국민 가스사용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전국 33개 도시가스사의 서비스 수준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로 세 번째다. 이번 평가 결과 국내 도시가스사들의 서비스 기반 구축(90%) 수준은 87점으로 지난해보다 4.4점 오른 반면 고객 만족도(10%)는 75.7점(0.8점↑)으로 서비스 수준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점 85점 이상의 ‘우수’ 회사는 16개로 지난해보다 9곳이 늘었다. 강남, 강원, 경동, 부산, 서해, 영남구미, 영남포항, 예스코, 전남, 전북ES, 중부, 충청, 코원, 해양 등이다. 산업부는 평가 결과를 공개해 회사 간 경쟁을 유도할 예정이지만 공급비용 산정 등 도시가스사 규율을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어 강제 개선이 쉽지 않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해질 녘 서해, 솔숲 구름 위에서 본 적 있나요?

    [명인·명물을 찾아서] 해질 녘 서해, 솔숲 구름 위에서 본 적 있나요?

    ‘삽상한 냄새가 날아올 듯한 푸른 송림, 하얀 포말과 함께 부서지는 파도가 넘실대는 청정한 겨울 바다….’ 공중에서 약간의 스릴과 함께 이를 한꺼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 충남 서천군 ‘장항스카이워크’다. 부산 오륙도, 강원 정선 변방치, 울산 당사항 등 전국에 5개의 스카이워크가 있지만 장항스카이워크는 길이가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배경아 서천군 공공문화시설사업소 복합문화시설팀장은 “높이 15m에 길이 236m의 공중 데크를 걸으면 큰 광장처럼 펼쳐진 소나무 숲과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겨울 풍경의 묘미를 맘껏 즐길 수 있다”면서 “시범운영 기간이 일단 이달 말까지이고, 정식 운영에 들어가면 1000원 안팎의 입장료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스카이워크는 장항읍 송림산림욕장에 설치됐다. 욕장 중간에 나선형 입구가 있다. 98개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소나무 숲이 바로 발아래로 펼쳐진다. 소나무 맨 꼭대기 가지들이 데크에 닿을 듯 살랑거린다. 소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정겹기도 하다. 들판처럼 넓게 펼쳐진 푸른 솔숲이 장관이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50년은 족히 넘은 곰솔로 가득하다. 전국 해안 사구(모래언덕)에 있는 유일한 곰솔 숲으로 널리 알려졌다. 염생식물의 서식지를 만들고 바닷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해 놓은 숲이다. 폭 2~4m에 그물 형태의 하늘길인 스카이워크 철제 데크를 걸으면 밑바닥이 아득해 스릴이 느껴진다. 구름을 타고 소나무 위를 걷는 듯한 기분까지 든다. 지난 10일 비가 내리는데도 이곳을 찾은 이옥련(60·전북 완주)씨는 “철망 밑으로 바닥이 보여 무척 무서웠는데 붕 떠서 계속 가는 거 같아 재미가 있더라”면서 “비록 날씨가 흐려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지만 공중에서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눈이 다 시원했다. 맑은 날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데크는 바닷가 옆으로 이어진다. 데크 끝이 바다 쪽으로 뻗어 큰 기둥이 받치는 구간도 있다. 데크 난간에 기대 푸른 바다를 감상하기에 딱 좋다. 데크에 서면 유부도 등 몇몇 섬들이 보이고 데크 옆으로 백사장이 펼쳐진다. 모래가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고 해 봄에 사람들이 몰려와 모래찜질을 하는 곳이다. 그 앞으로는 갯벌이 이어져 가족 단위로 찾은 관광객들이 사계절 내내 조개잡이 등 갯벌체험을 즐긴다. 밀물이 백사장까지 밀려와 바다 쪽으로 뻗은 데크의 기둥이 물에 잠기면 배에 올라탄 느낌마저 든다. 배 팀장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서해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낙조를 보면서 끊임없이 탄성을 지르는 모습을 수없이 보았다”고 말했다. 눈을 돌리면 옛 장항제련소의 거대한 굴뚝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때 세워져 근대산업화의 상징으로 교과서에 사진까지 실렸던 유명 장소지만 몇 년 전 토양오염 논란을 낳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후 토양정화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그 모습이 뛰어난 자연생태를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이 스카이워크의 또 다른 이름은 ‘기벌포 해전 전망대’다. 스카이워크가 있는 금강 하구 일대가 기벌포다. 기벌포는 동북아 최초의 국제전과 해상 함포전이 벌어졌던 곳으로, 역사까지 알면 스카이워크 관광에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신라는 676년 이곳에서 설인귀가 이끄는 당나라 수군을 몰아내 삼국통일에 마침표를 찍었고, 왜구 때문에 위기에 빠져 있던 고려 말 최무선이 발명한 화약과 화포로 500여척의 왜선을 격멸시킨 장소도 이곳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카이워크는 지난해 1월 착공해 지난 3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사업비는 47억 9000만원이 들어갔고, 절반은 국비로 지원됐다. 김지훈 서천군 주무관은 “송림과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경관이 너무나 빼어난 곳이어서 이들 전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매달 평균 2만 3000명 가까이가 이곳을 구경했다. 8월에는 3만 7000여명이 찾아 가장 많이 몰렸다. 스카이워크를 내려오면 데크 아래로 펼쳐졌던 소나무 숲이 관광객들을 맞는다. 산림욕장답게 힐링하기에 좋다. 3.5㎞의 산책로가 나 있다. 그동안 주민들이 주로 오가던 길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정비사업에 들어가 지난달 끝났다. 낡은 시설을 바꾸고 이정표와 안내판, 가로등 등을 교체했다. 주차장도 넓히고 맥문동 꽃길도 조성했다. 길옆으로 하늘로 쭉쭉 뻗으면서 늘어선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호젓하게 흙길을 밟는 느낌이 각별하다. ‘국가공단을 포기하고 얻은 솔바람 곰솔숲’이란 입간판도 보였다. 바닷가로 걸어가는 길도 새롭게 만들어 놓았다. 스카이워크 주변에는 생태 관련 전시관이 많다. 걸어서 5분 거리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있다. 해양생물 다양성 전문 연구기관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로비에 세워진 대형 ‘씨드뱅크’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액침표본 5100점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이 검색기로 해양생물 표본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길이 13m의 보리고래 등 거대한 고래 골격 표본도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차를 타고 7분 정도 가면 국립생태원이 있다. 관련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해 1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에코리움에는 식물 1900여종과 동물 230여종이 2만 1000㎡가 넘는 공간에 전시됐다. 기후대별로 생태계가 재현돼 이해하기 쉽다.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등으로 꾸며져 있다. 어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 등이 살아 숨 쉬고 있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장항국가산업단지 건설을 포기하는 대신 정부가 지어준 게 해양생물자원관과 생태원이다. 장항스카이워크를 걸은 뒤 두 전시관까지 돌면 이날만큼은 수려한 자연 감상과 생태 공부를 한꺼번에 하는 일석이조의 관광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글 사진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구한말 식물 표본 130년 만에 귀환

    구한말 식물 표본 130년 만에 귀환

    구한말 서울과 인천에서 채집된 식물표본이 130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8일 러시아 코마로프식물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구한말 채집돼 수장고에 보관돼 있던 한반도산 관속식물 표본 100점을 지난달 30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식물 표본은 1886년부터 1902년 조선에 머물던 러시아와 폴란드의 전문 채집가·의사·통역사가 인천 제물포와 서울에서 채집한 후 코마로프식물연구소에 보관돼 왔다. 표본은 싱아와 제비꿀·도라지·시호·층층잔대 등으로 과거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을 파악하고 한반도 생물종 분포 변화에 대한 연구자료로 가치가 높다. 이 중 26점은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의 지배인이었던 앙투아네트 손탁이 창덕궁과 탑동(낙원동), 진고개(충무로), 효창동 등 서울에서 채집한 것으로 현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싱아 4점이 포함돼 있다. 싱아는 우리나라와 중국에 주로 분포하는 식물로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어린대는 신맛이 있어 식용으로 사용됐다.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 더 잘 알려졌다. 표본 52점은 유명한 러시아 식물학자인 분게의 아들인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분게가 구한말 개항장으로 지정됐던 제물포에서 1888년과 1889년에 채집했다. 나머지 22점은 폴란드인 채집가인 칼리노브스키 등이 비슷한 시기에 인천과 서울에서 채집한 식물이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은 10개국, 27개 기관에 소장된 한반도산 생물표본 3만 8000점을 확인하고 화상자료를 확보했다. 반출된 생물표본은 국내 반입이 어려워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기증을 유도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올해를 다 가진 여왕

    올해를 다 가진 여왕

    ‘메이저 퀸’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4개의 트로피에 ‘베스트 플레이어’ 상까지 싹쓸이하며 2015년을 ‘전인지의 해’로 마무리했다. 전인지는 7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2015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시즌 상금을 비롯해 다승과 평균타수에 이어 최우수선수상 격인 대상 부문에서 정상에 올랐다. 한 선수가 주요 4개 부문을 싹쓸이한 건 지난해 김효주(20·롯데)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전인지는 지난 4월 삼천리 투게더오픈을 시작으로 두산매치 챔피언십,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까지 5승을 거두며 가장 많이 투어 대회를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금 9억 1376만 833원을 벌어들인 전인지는 또 시즌 3승을 수확하며 상금 2위(7억 3669만 82원)에 오른 박성현(22·넵스)을 1억 7707만원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상금왕을 차지했다. 박성현은 비록 상금왕을 놓쳤지만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뒤 하반기 2승을 보태면서 내년부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게 될 전인지를 대체할 ‘흥행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박성현은 팬들이 인기상을 수상했다 최우수 선수상 격인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전인지(435점)는 마지막 대회까지 이정민(408점)과 겨뤘지만 결국 27점 차로 이정민을 따돌렸다. 매 라운드 고른 성적을 의미하는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전인지는 70.56타로 1위에 올라 4관왕을 달성했다. 이 밖에도 전인지는 25명으로 구성된 한국골프기자단이 선정하는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의 영예까지 안았다. 시즌 성적을 비롯해 5개 부문 합계 총 1250점 가운데 전인지는 1185점을 획득해 박성현(1125점)과 이정민(1053점)을 각각 60점과 132점 차로 따돌리고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인지는 이날 시상식을 끝으로 국내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내년부터는 LPGA 투어 정식 멤버로 뛰게 된다. 전인지는 지난 6월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 양희영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해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는 신지애(27)는 KLP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뒤 2010년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 100점을 쌓았고, 입회 10년을 채운 올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J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저 평균타수상을 휩쓴 이보미(27)는 해외특별상을 받았다. 막판까지 각축을 벌였던 신인상은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이 받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과탐Ⅱ 만점자 서울대 붙고 연대 불합격?

    과탐Ⅱ 만점자 서울대 붙고 연대 불합격?

    201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자연계(이과) 수험생은 자신이 선택한 수능 과학탐구 영역 과목의 유불리를 잘 따져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과탐의 난이도 조절 실패로 선택 과목 간 표준점수의 격차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탐 과목의 응시 조합이 수험생의 운명을 가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입시업계는 특히 최상위권인 의과대학 지원자가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입시업체들의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점이던 과탐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의 차이가 13점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과탐 선택과목 표준점수가 가장 높았던 과목은 생명과학Ⅱ(73점)였고, 가장 낮은 과목은 물리Ⅱ(67점)였다. 하지만 올해는 과탐 선택 8개 과목 중Ⅰ과 Ⅱ의 표준점수 격차가 확연했다.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의 Ⅰ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72, 67, 76, 72점인 반면 Ⅱ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63, 68, 65, 64점으로 나타났다. 똑같이 원점수 만점을 받더라도 생명과학Ⅰ을 선택한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물리Ⅱ의 만점자보다 13점이나 높은 것이다. 입시업체들은 이렇게 크게 벌어진 과학 Ⅰ, Ⅱ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주로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 정시 합격 커트라인 순위에 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과탐에서 Ⅱ과목을 반드시 한 과목 이상 응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서울대 의대의 커트라인이 Ⅰ과목 2개를 응시해도 되는 연세대 의대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대 지원 수험생들은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에서 대부분 만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과탐 선택과목에서 똑같이 만점을 받아도 ‘Ⅰ+Ⅱ조합’인 서울대 지원자 점수가 대부분의 ‘Ⅰ+Ⅰ조합’ 지원자 점수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이투스교육이 이날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의대 가운데 가장 높았던 서울대 의대의 커트라인은 526점으로 연세대(531점)와 성균관대(528점) 의예과보다 낮게 나왔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무조건 서울대 의예과 커트라인을 최고로 잡는 관례가 수험생에게 혼선을 줄 수 있어 현실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과탐Ⅰ+Ⅱ조합으로 응시했다가 자칫 서울대에 떨어지면 다른 대학 입시에서 Ⅰ+Ⅰ조합 응시자에게 밀리는 왜곡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탐만큼은 아니지만 인문계(문과) 수험생이 선택하는 사회탐구영역 역시 지난해보다 과목 간 표준점수의 차가 커졌다. 지난해 4점이었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올해 6점으로 벌어진 것이다. 이 역시 문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정시 지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대학에서 탐구 1개 과목과 대체가 가능한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도 아랍어Ⅰ과 불어Ⅰ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무려 35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어Ⅰ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00점이었지만, 불어Ⅰ은 65점에 불과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용어 클릭] ■표준점수 해당 수험생의 성적이 전체 응시자 가운데 표준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낸다. 문항에 따라 배점이 달라 같은 영역에서 원점수가 같아도 표준점수는 달라진다.
  • [NBA] 지는 법 없는 ‘황금 전사’

    골든스테이트가 미국프로농구(NBA)의 어느 팀도 가보지 않은 봉우리에 올랐다. 골든스테이트는 25일 캘리포니아주 오러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정규리그 LA레이커스와의 홈 경기를 111-77로 이기고 개막 후 16연승으로 NBA 역사를 새로 썼다. 스티븐 커리가 30분만 뛰고도 24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드레이먼드 그린이 18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이로써 골든스테이트는 나란히 개막 후 15연승을 달린 1948~49시즌 워싱턴 캐피털스, 1993~94시즌 휴스턴 로케츠보다 한 걸음 앞질렀다. 지난 시즌까지 치면 20경기 연승으로 NBA 사상 여섯 번째로 1972년 레이커스의 정규리그 최다 연승(33연승) 경신을 노려보게 됐다. 레이커스 상대 홈 경기를 6연승한 골든스테이트는 1993~95년 7경기 연속으로 레이커스를 물리친 데 이어 두 번째 연승을 기록했다. 또 100점 이상을 홈에서 43경기 연속 올려 1990년 2월 2일부터 1991년 2월 24일까지 47경기 연속 기록한 덴버 너기츠 다음이 됐다. 국내 프로농구연맹(KBL)의 개막 후 최다 연승은 2011~12시즌 동부와 2014~15시즌 오리온이 나란히 작성한 8연승이며 여자프로농구(WKBL)는 2014~15시즌 우리은행의 16연승이다. 1쿼터부터 골드스테이트가 30-11로 밀어붙였다. 그린이 3점슛 3개를 던져 2개를 집어넣어 12득점으로 앞장섰고 커리는 3점슛 6개를 던져 2개만 성공시키며 8점을 보탰다. 2쿼터 레이커스가 맹렬히 따라붙어 27-24로 이 쿼터를 앞섰지만 여전히 38-54로 한참 밀렸다. 골든스테이트는 3쿼터까지 89-55로 앞선 뒤 4쿼터 주전들을 쉬게 하는 여유를 부리며 승리를 지켰다. 레이커스는 간판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25분을 뛰며 14개의 야투를 던져 3점슛 하나만 성공시키고 바스켓카운트를 얻어 4득점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셋뿐이었다. 과거의 명성에 취한 레이커스는 올 시즌 2승12패로 허우적대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대테러 군사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니?

    [송혜민의 월드why] 대테러 군사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니?

    전 세계가 그야말로 테러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의 심장 파리에서 벌어진 폭탄테러 이후 프랑스와 미국은 “중단이나 휴전은 결코 없다”면서 IS의 주요 거점을 공습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 어느 편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수많은 민간인과 군인이 죽어간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피해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필요악’이라고 여긴 인류가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로봇이다. 전쟁터에 나간 군사로봇은 군인 대신 총을 쏘고, 정찰에 나선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군사로봇,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한 ‘로봇’…현대에는 전세(戰勢)역전에도 공 세워 군사로봇을 다루기 이전에, 로봇의 정의와 역사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익숙한 탓이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에게 익숙한 로봇(Robot)이라는 용어가 처음 인류와 만난 것은 1920년의 일이다. 당시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1890~1938)는 당시 발표한 희곡에서 ‘강제된 노동’이란 의미를 가진 체코어 ‘로보타’(Robota)를 본 따 ‘로봇’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용어의 역사는 불과 10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이미 ‘로봇’이 존재했다. 바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청동거인 ‘탈로스’가 그것이다. 탈로스는 대장장이의 신(神)인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것으로, 크레타 섬을 순찰하며 무단으로 섬에 상륙하려는 사람과 배를 엄청난 힘으로 막아냈다. 어쩌면 인류 기록의 역사상 최초의 로봇일지도 모르는 탈로스는 현재 미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군사로봇인 ‘탈로스’(TALOS) 명칭의 시초가 됐다. 전투용 군사로봇이 실제 전장에 투입된 대표 사례는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폭전차인 ‘골리앗’ 등이 원격조종 형태로 운용됐으며 1997~1999년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 전쟁에서도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무인로봇이 투입된 바 있다. 2001년 9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을 당시 군사로봇은 전세를 뒤바꾸는데 공을 세웠다. 이때 사용된 것이 미국 방산업체 아이로봇이 개발한 군사용 정찰로봇 ‘팩봇’(Packnot)이다. 배낭에 짋어지는 형태의 팩봇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사람이나 폭발물을 찾을 수 있으며 교전 발생 시 원거리 및 연속사격이 가능한 산탄총이 장착돼 있어 군사의 희생을 줄이는데 활약했고, 덕분에 미국은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만든 4족 견마로봇 ‘빅독’(Big dog)이 ‘핫’(hot)한 군사로봇으로 떠올랐다. 커다란 휠로 움직이는 팩봇과 달리 다리를 이용해 보행하며, 150㎏의 짐을 짊어지고도 산을 오르내리는 등 군용 물자 수송에 탁월한 능력을 자랑한다. ◆한국의 군사로봇 기술 수준 2000년대에 들어 군사로봇이 승리 전적을 쌓는 공신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역시 전투용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5년에는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이지스 로봇을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 실전 배치했다. 경계용 로봇인 이지스 로봇은 주야간 목표 식별과 추적 및 K2 소총을 이용한 사격도 가능하다. 2007년에는 지능형 감시경계로봇이 비무장지대에 배치됐고, 2010년에는 한국의 퍼스펙이 개발한 휴대용 다목적 군사로봇 ‘스카봇’(scobot)이 선보여졌다. 최근에는 드론이나 무인수색차량 등의 장비 개발에도 예산이 쏟아지면서 기술수준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2013년 국방기술품질원이 발표한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용 지상로봇 기술 수준은 선진권에 속한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미국이 1위(100점)에 올랐고, 뒤를 이어 이스라엘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이 최선진권(100~91점) 및 선진권(90~81점)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한국은 81점으로 일본 다음을 차지했다. 군사로봇 기술 발전을 위해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초대형 전쟁터’인 국방로봇센터도 국내에 처음 마련될 예정이다. 2년 내에 모습을 드러낼 이곳은 군인들이 부대에서 훈련을 받듯 로봇 역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테스트를 받는 장으로서, 370만㎡(약 112만 평) 규모의 부지에 국방로봇 연구센터 및 26종의 실험‧시험장비가 들어선다. ◆사람 죽이는 군사로봇은 살인자?…‘아이언맨’의 윤리적 문제 이처럼 군사로봇이 정교해질수록 인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윤리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처럼 결국 군사로봇은 전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살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군사로봇이 원격 무인조종으로 움직이는데, 그렇다면 사람의 조종을 받아 사람을 죽이는 군사로봇의 행위 역시 살인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전쟁터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과 로봇이 사람을 죽이는 것 사이에는 어떤 윤리적 차이점이 존재할까? 설사 아군과 적군 모두 로봇 군사를 내보내 병사의 피해를 줄인다 한들, 조종당하는 로봇끼리의 전쟁을 지금과 같은 전쟁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윤리적 논란을 피하기란 어렵다. 더 나아가 원격 무인조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탑재한 군사로봇이 현실화 되는 가운데, 곧 군사로봇에는 스스로 적을 판단하고 공격할 줄 아는 능력이 탑재될 것이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싸움터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는 로봇에게 판단 실수나 전시 규칙 위반 등의 책임을 묻기란 쉽지 않다. 영화 ‘아이언맨’에는 이처럼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등장한다. 이 로봇은 그 어떤 인간보다도 똑똑하고 전투능력도 높지만, 때로는 통제 불능에 다다르기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아이언맨의 로봇들을 킬러로봇 또는 살상용 로봇이라 부른다. 인류는 이제 고민해야 한다. 킬러로봇이 될지도 모르는 군사로봇을 어디까지 ‘키울’ 것인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그리고 과연 전쟁과 살상을 위한 군사로봇이 진정 필요한 것인지를 말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기고] 여성 리더의 시대를 꿈꾸며/이은재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기고] 여성 리더의 시대를 꿈꾸며/이은재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다양성의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전히 획일화돼 있는 곳이 있다면 남성 중심의 우리 국회일 것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할당제’ 등의 제도적 보완을 도입해 온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현재 지역구 의원의 94%, 전체 국회의원의 84.3%를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거, 육아 등의 복지 상태가 미비해 젊은이들이 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가 돼 가는 사회적 문제에 국회에 필연적으로 만연해 있는 남성 중심의 사고가 반영된 탓은 아닐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칠레의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3500여개의 국립 보육시설을 만들었다. 여성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됐고, 미혼모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출산율도 덩달아 올랐다. 물론 남성 정치인도 이에 못지않게 여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여성만큼 직접적인 불편과 어려움을 겪지 못해 경험의 차이에 따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남성 위주의 국회 구성이다 보니 성폭력 등에 대한 반인권적 발언 등 시대 조류를 거스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회의원 징계·자격윤리 심사에 대한 의안 목록을 보면 19대 국회의 총 40건 가운데 7건, 18대 국회 56건 가운데 4건이 위와 같은 사유에 해당되며 모두 남성 의원들이 관련돼 있다. 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관행과 인식이 국회에 만연하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관련된 부패 문제의 대부분이 윤리 심사의 대상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8대와 19대 전체를 합해 부패 관련 윤리심사 의안은 1건에 불과한 반면 언론에서 보도된 부패 의원들에 대한 사건은 33건 이상이고 이 가운데 남성 의원들과 관련된 사건이 2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최근 세계 각국의 의회가 국제의회연맹(IPU)에 제출한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전 세계 국회의원 중 여성 의원의 비율은 22.3%다. 우리나라는 평균보다 낮은 16.3%로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같다. 르완다는 전체 의원 80명 중 여성 의원이 51명에 달해 63.8%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의원 130명 가운데 69명이 여성으로 2위(53.1%)를 기록했다. 우리가 여러 방면에서 참고로 삼는 국가인 독일은 36.5%였다. 물론 1948년 초대 국회 당시 1명에 불과했던 여성 국회의원이 현재는 47명 수준으로 늘어난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우리 국민의 성숙한 유권 의식을 보여 주는 분명한 지표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이제 내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기점으로 여성 국회의원의 시대를 열어 가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숙명이나 다름없다. 흔히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올해 3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 중 25.6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선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시작은 여성에게 있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가 사회를 바꾸는 가장 빠르고도 바른 길이 될 것이다.
  •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1. 지난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뒤 자신이 지원했던 대학의 논술고사를 포기하려던 김모(18)양은 14일 갑자기 시험을 치르느라 곤욕을 치렀다. 입시업체가 공개했던 ‘등급 컷’(커트라인)을 믿었던 게 화근이었다. 수능 가채점 결과 김양의 영어 영역 점수는 100점 만점에 94점(원점수)이었다. 당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1등급 컷은 95~97점. 국어 A 영역마저 망친 터라 김양은 지원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논술고사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13일 오후부터 입시업체의 등급 컷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94점까지 내려왔다. 이대로라면 김양은 1등급이다. “마무리 준비를 못하는 바람에 더 못 본 것 같아요. 입시업체들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 #2. 대입 지도만 20년 넘게 해 온 서울 강남구의 한 고교 3학년 부장교사는 수능 다음날인 13일 진땀을 뺐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학생 수십명이 자신의 가채점 점수를 갖고 14~15일 대학의 논술고사에 응시해야 하는지를 물었지만,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수능이 교육부의 말과 달리 어렵게 나와서인지 입시업체들의 등급 컷 수치가 제각각이었어요. 심한 경우 등급별로 5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제각각인 정보로 상담을 하려니 ‘장님’이 된 느낌이었죠.”  수능 종료 후 첫 주말부터 수시모집 논술·면접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깜깜이’ 입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예상 외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원점수별 수능 등급을 가리키는 등급 컷이 중구난방으로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5일 서울신문이 각 입시업체가 내놓은 ‘12일 수능 직후’와 ‘15일 오후’의 등급 컷을 비교분석한 결과 3일간 등급 컷이 큰 폭으로 출렁거린 것으로 드러났다. A사의 경우 수능 직후 “영어가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됐다”며 1등급 컷을 97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15일 오후 3시 등급 컷은 94점으로 3점이나 낮췄다. B사 역시 수능 직후엔 영어 1등급 컷을 97점이라고 발표했지만 15일에는 94점으로 내렸다. 이 업체는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B 영역의 1등급 컷을 100점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B사의 수학 B 영역 1등급 컷은 96점이다. C사는 다른 입시업체들과 달리 국어 B형의 1등급 컷을 93점에서 94점으로 올리고 수학 A는 93점에서 94점으로 1점씩 높였다. 다른 업체들이 1등급 컷 점수를 낮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렇다 보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종찬(휘문고 교사)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전략기획부장은 “수능이 끝난 직후 10개 정도의 입시업체가 저마다 등급 컷을 발표하는데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1, 2점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에서 등급 컷 점수가 큰 폭으로 차이가 나 일선 교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이런 혼란이 커질수록 학생을 비롯해 교사는 사교육 업체들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시업체의 등급 컷은 수험생들이 수능 직후 각 입시업체 홈페이지에 자신들의 가채점 결과를 입력하고 입시업체가 이를 취합해 만들어진다. 수능 직후부터 다음날까지만 적게는 5000명, 많게는 5만여명이 자신의 점수를 입력한다. 입력하는 학생이 점차 늘면서 시간이 갈수록 정교해지지만, 수능 직후 수십곳의 대학이 잇달아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수시에 합격하면 수능을 잘 봤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수험생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입시업체의 등급 컷을 예상하고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에 집중할지 아니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모집에 지원할지를 불과 하루 이틀 만에 결정해야 한다. 김진훈(숭의여고 교사) 좋은교사 진학교사연구회 대표는 이런 문제에 대해 “대학들이 경쟁 대학과 다른 날 논술고사를 보려고 눈치 경쟁을 심하게 벌이면서 생기는 문제”라며 “교육부가 지침 등을 통해 대학의 수시 논술고사를 수능 직후에 치르지 않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1. 지난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뒤 자신이 지원했던 대학의 논술고사를 포기하려던 김모(18)양은 14일 갑자기 시험을 치르느라 곤욕을 치렀다. 입시업체가 공개했던 ‘등급 컷’(커트라인)을 믿었던 게 화근이었다. 수능 가채점 결과 김양의 영어 영역 점수는 100점 만점에 94점(원점수)이었다. 당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1등급 컷은 95~97점. 국어 A 영역마저 망친 터라 김양은 지원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논술고사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13일 오후부터 입시업체의 등급 컷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94점까지 내려왔다. 이대로라면 김양은 1등급이다. “마무리 준비를 못하는 바람에 더 못 본 것 같아요. 입시업체들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 #2. 대입 지도만 20년 넘게 해 온 서울 강남구의 한 고교 3학년 부장교사는 수능 다음날인 13일 진땀을 뺐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학생 수십명이 자신의 가채점 점수를 갖고 14~15일 대학의 논술고사에 응시해야 하는지를 물었지만,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수능이 교육부의 말과 달리 어렵게 나와서인지 입시업체들의 등급 컷 수치가 제각각이었어요. 심한 경우 등급별로 5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제각각인 정보로 상담을 하려니 ‘장님’이 된 느낌이었죠.” 수능 종료 후 첫 주말부터 수시모집 논술·면접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깜깜이’ 입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예상 외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원점수별 수능 등급을 가리키는 등급 컷이 중구난방으로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5일 서울신문이 각 입시업체가 내놓은 ‘12일 수능 직후’와 ‘15일 오후’의 등급 컷을 비교분석한 결과 3일간 등급 컷이 큰 폭으로 출렁거린 것으로 드러났다. A사의 경우 수능 직후 “영어가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됐다”며 1등급 컷을 97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15일 오후 3시 등급 컷은 94점으로 3점이나 낮췄다. B사 역시 수능 직후엔 영어 1등급 컷을 97점이라고 발표했지만 15일에는 94점으로 내렸다. 이 업체는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B 영역의 1등급 컷을 100점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B사의 수학 B 영역 1등급 컷은 96점이다. C사는 다른 입시업체들과 달리 국어 B형의 1등급 컷을 93점에서 94점으로 올리고 수학 A는 93점에서 94점으로 1점씩 높였다. 다른 업체들이 1등급 컷 점수를 낮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렇다 보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종찬(휘문고 교사)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전략기획부장은 “수능이 끝난 직후 10개 정도의 입시업체가 저마다 등급 컷을 발표하는데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1, 2점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에서 등급 컷 점수가 큰 폭으로 차이가 나 일선 교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이런 혼란이 커질수록 학생을 비롯해 교사는 사교육 업체들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시업체의 등급 컷은 수험생들이 수능 직후 각 입시업체 홈페이지에 자신들의 가채점 결과를 입력하고 입시업체가 이를 취합해 만들어진다. 수능 직후부터 다음날까지만 적게는 5000명, 많게는 5만여명이 자신의 점수를 입력한다. 입력하는 학생이 점차 늘면서 시간이 갈수록 정교해지지만, 수능 직후 수십곳의 대학이 잇달아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수시에 합격하면 수능을 잘 봤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수험생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입시업체의 등급 컷을 예상하고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에 집중할지 아니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모집에 지원할지를 불과 하루 이틀 만에 결정해야 한다. 김진훈(숭의여고 교사) 좋은교사 진학교사연구회 대표는 이런 문제에 대해 “대학들이 경쟁 대학과 다른 날 논술고사를 보려고 눈치 경쟁을 심하게 벌이면서 생기는 문제”라며 “교육부가 지침 등을 통해 대학의 수시 논술고사를 수능 직후에 치르지 않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포토 다큐] 투자 ‘0’ 지원 ‘0’ 그럼에도… 열정 100℃ 감동 100점

    [포토 다큐] 투자 ‘0’ 지원 ‘0’ 그럼에도… 열정 100℃ 감동 100점

    창작 뮤지컬도 만나기 어렵지만 역사 뮤지컬은 더 어렵다. 수입산 뮤지컬에 비해 관객은 적고 인원은 많이 필요해 한마디로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정으로 가득 찬 서울 동숭동 대학로 연극인들이 역사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투자도, 여타 지원도 없이 배우, 감독, 스태프들이 비용을 갹출해 소극장 뮤지컬 최대 인원인 50여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역사 팩션 드라마 ‘스탠딩 뮤지컬 1946 화순’을 공연했다. 초과 매진을 기록한 초연을 끝내고 조금 큰 무대로 옮겨 앙코르 공연을 하는 ‘스탠딩 뮤지컬 1946 화순팀’을 들여다봤다. ●“논란 될 주제 다루는 게 예술”… 美군정과 대립했던 광부들, 민감한 소재 다뤄 몇 년 전 애초 라디오 드라마로 씌어졌던 원작 ‘화순탄광사건’을 보고 연극감독 류성은 1946년 미군정과 대립했던 사람들 얘기로 민감한 소재이지만 순박한 사람들이 해방 공간에서 겪은 일을 그냥 잊혀지게 둘 순 없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제를 다루는 것이 예술이라는 생각에 ‘아버지를 잃어버린 아이들 이야기’로 뮤지컬 ‘화순’을 만들기로 했다. ●“돈만 없지 나머진 다 있다”… SNS로 공연 알리자 대학 신인 등 50여명 몰려 ‘돈만 없지 나머진 다 있다’는 투지로 일을 벌였다. “격동 공간 속에 순박한 광부들과 이들과 함께한 민중이 있었다. 그들 얘기를 뮤지컬로 만든다. 할 사람 모이자”라는 간단한 공지를 SNS에 띄웠다. 일주일 만에 수십 명이 모여 서둘러 마감했다. 오디션도 캐스팅도 없이 대학로의 나름 유명 배우부터 학교를 막 졸업한 신인까지 배우들이 모였다. 모두가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다. 첫 모임에서 류 감독은 강조했다. “장면 연습보다 작품에 필요한 연기 훈련이 중요하다. 열악한 조건에서 그나마 성공하려면 서로 눈을 마주치고 스며들려는 집단성, 풍부한 연기 도구가 되는 눈빛, 터질 듯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호흡을 만들어야 한다.” 차츰 그들은 작품 속 광부, 민중들의 얘기에 젖어 갔고 연습할 때마다 진짜로 느끼고, 진짜로 울었다. ●“연극판 힘들지만 우리 정신 안 죽어”… 초연 전좌석 매진에도 지원 또 무산 초연 전 좌석이 매진됐다. 비록 작은 소극장이었지만 놀라운 결과다. 앙코르 공연을 위해 공적 지원을 신청했으나 무산됐다. 지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앙코르 공연을 만들겠다며 너도나도 나서서 10만원씩 자체 펀딩하고 다른 연극 스케줄이 잡혔던 배우들도 속속 돌아왔다. 한소리로 “연극판이 힘들다지만 우리 정신은 죽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역사를 반추하고 시대를 호흡하고 싶다”며 앙코르 공연을 준비했다. ●“규모있게 공연했으면”… 소품 만드는 배우·10만원씩 ‘자체 펀딩’ 언제까지 홍보, 음향, 조명은 재능 기부로 진행됐고 소품 제작, 홍보물 디자인은 배우가 직접 했다. 열정으로만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었지만 지원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 초연 때도 매진 행진이었지만 적자였고 지방 공연 요청도 ‘돈’ 때문에 갈 수 없다. 다양한 창작과 공연에 공적 지원이 적절히 이뤄져 상업 연극에서 풀지 못한 연극인들의 갈증을 풀어 준 ‘화순’도 규모 있게 공연하고 싶다는 것이 참여했던 배우, 감독, 스태프들의 꿈이다. 글 사진 강성남 기자 snk@seoul.co.kr
  • 오~마이 컷!… 창백해진 고3교실

    오~마이 컷!… 창백해진 고3교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 3학년 교실. 전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표정은 대체로 어두웠다. 연신 한숨을 쉬는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이른바 ‘불수능’(어려운 수능시험)의 충격이 생각보다 큰 듯했다. 이모(18)군은 “지난 6월, 9월에 있었던 모의평가에 비해 훨씬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의평가에서 볼 수 없었던 문제 유형이 나오기도 했다”며 “14일에 수시모집 면접을 봐야 하는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하게 될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중구 순화동 이화여자외고 교실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김수경(18)양은 “국어 B형이 너무 어려웠다. 쉽게 출제한다던 영어도 생각보다 어려웠다. 6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낸다고 했지만 실제 수능은 그 정도의 ‘물수능’이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 2016학년도 수능시험의 체감 난도가 교육부의 공언과 달리 크게 높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선 고교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지난 12일 수능시험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 9월 모의고사 수준으로 쉽게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만난 학생들의 상당수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대부분 시험의 난이도에 대해 큰 불만을 표출했다. “모의평가 때 영어와 국어는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원점수 기준) 만점일 정도로 쉬웠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탐구 영역에서도 생명II 과목이 너무나 어려웠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다.”(경복고 조모군·18) “국어 B형은 6월 모의평가는 쉬웠지만 9월에는 다소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수능은 9월보다도 훨씬 어려웠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 비문학 부분만 힘들었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부문이 어려워 애를 먹었다. 점수가 너무 떨어져 정시모집 지원은 언감생심이고 수시 발표만 기다려야 할 판이다.”(이화여자외고 김영서양·18) 이날 학원가에서 발표한 올해 수능 국어·영어·수학 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 B형을 제외한 모든 영역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그나마 국어 B의 경우도 지난해 만점자가 0.097%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웠던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 체감 난도는 상당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교사들의 진학상담도 애를 먹게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수시를 봐야 하는 학생들이 수능에서 생각보다 고전하면서 영역별로 일정 등급 이상을 맞춰야 합격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하는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인환 배명고 교사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쉽게 나온다는 말을 믿고 공부를 해 온 학생들은 상당히 곤혹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상위권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수시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배용 경복고 교사는 수능이 어려워지면서 재수생보다는 고3 학생들의 타격이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재수생에 비해 수능 성적이 전반적으로 낮은 재학생들로선 수시에 지원해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방식으로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능이 어려워지면서 이날 오전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논술학원들은 지난해와 달리 썰렁했다. ‘물수능’ 때문에 지난해 수능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기도 전에 학부모들이 학원 앞에 길게 줄을 섰던 풍경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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