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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밀가루·라면 수해지원 제시하자… 北 “그런 지원 필요없다” 돌연 거부

    북한이 12일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 제의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10일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수해지원 수용 의사를 밝힌 지 이틀 만에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어제 북측에 밀가루 등의 지원 품목을 담은 통지문을 보낸 데 대해 북측이 오늘 그런 지원은 필요없다는 답변을 해 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정부가 제시한 지원 품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11일 통지문에서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밀가루 1만t과 라면 300만개, 의약품 등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보내고자 한다.”고 지원 품목과 수량을 북측에 제시했다. 지원 액수는 100억원 규모다. 정부는 북측이 필요로 하는 품목은 협의해서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우리 정부가 추가적 협의를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 놓았음에도 거부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기존처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처음부터 우리 정부의 진정성과 원칙을 시험해 보기 위해 수해지원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영유아용 영양식 과자, 초코파이, 라면 등을 수해지원 품목으로 제시했으나 북측은 쌀과 시멘트, 복구자재, 장비 등을 원해 지원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올해도 우리 정부가 밀가루와 라면을 우선 제시하자, 원하는 품목을 받기 쉽지 않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판을 깼다는 것이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정몽구 재단’ 불우이웃 돕기 성금 100억 쾌척

    ‘정몽구 재단’ 불우이웃 돕기 성금 100억 쾌척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출연해 설립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불우 이웃 돕기 성금 100억원을 쾌척한다. 정몽구 재단은 10월부터 저소득층 2만 가구에 기초 생활 영위에 필수적인 쌀과 난방을 지원하는 ‘이웃 사랑 희망 나눔 사업’을 벌인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독거노인과 조손 가정, 소년소녀가장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다. 정몽구 재단은 먼저 쌀 10만 포대를 1만 가구에 지원한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10월부터 20㎏씩 10회에 걸쳐 1년간 200㎏의 쌀을 받게 된다. 최근 이혼율 증가로 늘어난 조손 가정과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한 조치라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이와는 별도로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1만 가구에 난방 공사를 해주는 한편 난방 연료 및 용품도 지급한다. 대상자는 이달부터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는 전국 시·군·구 희망복지지원단과 지역 주민자치센터 등의 협조를 받아 선정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자활기업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쌀은 영세 농가와 영농 장애인을 통해 구매하고 난방용품 배송도 장애인이 참여하는 자활기업이 맡게 된다. 한편 정몽구 재단은 미래 인재 육성과 대학생 학자금 지원, 청년 일자리 지원, 공공 의료 지원, 사회복지 지원 등 5대 중점 사업 분야에 걸쳐 다양한 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5·16 군사쿠데타, 10월 유신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박 후보는 5·16 군사쿠데타와 10월 유신에 대해 ‘구국의 결단, 불가피한 역사적 선택’이라고 거듭 주장한다. 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유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근대화의 토대를 완성했다는 경제적 성과를 놓고는 평가가 갈린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유신체제가 정경유착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를 불렀다고 비판하면서 진보·보수 간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972년 10월 17일 오후 7시 박정희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시켰으며, 일부 헌법의 효력을 중지한다는 제1항을 시작으로 모두 4개 항의 ‘특별선언’도 발표했다. ‘10월 유신’의 시작이었다. 올해는 10월 유신과 유신헌법 공포 40주년이 되는 해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 등 진보 성향의 4개 역사 단체는 ‘역사가, 유신 시대를 평하다’를 주제로 오는 14~15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유신체제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학)는 ‘8·3 사채 동결 조치와 재벌의 탄생’을 설명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신체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면 성립과 유지가 어려웠다.”면서 박정희 정권과 기업의 유착 고리를 “1972년 긴급조치 14호로 발효된 8·3 사채 동결 조치와 500억원의 산업합리화 자금 방출”에서 찾았다. 이론상으로는 고리사채의 성행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대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특혜였다. 정부는 사채 동결 조치에 따른 자금난 해소로 2000억원의 특별 금융채권, 200억원의 긴급 금융, 500억원의 합리화 자금 등을 방출하면서 8%의 금리를 적용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19%, 사채금리가 36.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특혜였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런 특혜 금리로 기업은 연간 1500억원의 자금 지원 효과를 얻었다. 특히 이 특혜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전체 사채의 60%를 끌어다 쓰던 대기업과 공기업에 집중됐다. 1971년 대기업의 타자본 의존도는 79.5%로 중소기업의 67%보다 12.5% 포인트나 높았다. 위장 사채까지 활용한 부실 기업을 정리하지도 않고 정책자금을 마구 쏟아부었다. 정책자금이 방출되면서 조선, 석유화학, 방위산업, 철강, 석탄,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을 하는 공기업과 대기업만 100% 혜택을 보았다. 대마불사식의 기업지원 정책은 대기업의 서열을 바꾸었고, 재벌의 탄생을 이끌었으며, 결과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위기를 초래했다고 박 교수는 규정했다. 박 교수는 “8·3조치는 부실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면서, 기업을 유신을 지탱했던 경제적 토대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전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진우씨는 유신체제의 시작이 1971년 경기도 광주대단지 폭동부터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박정희가 1962년부터 시작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농촌은 빈곤에 빠지고 급격한 이농이 발생한다. 1960년대 초반 연 19만명에서 1960년대 후반 연 50만명으로 이농 인구가 급증한다. 도시 인구의 비중이 1960년대 29.9%에서 1970년 41.2%로 증가한다. 농촌을 떠난 농민들은 서울 청계천 주변 등 대도시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게 된다. 정부는 위생 문제를 내세워 청계천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1969년부터 광주로 대규모 강제 이주를 실시했다. 열악한 생활환경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광주 이주민들이 폭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1971년 8월 10일에 발생한 광주대단지 폭동이다. 이는 시민 저항의 신호탄으로, 그해 8월 16일 서울대 교수의 대학자율화 운동과 8월 26일 인천 부평시장 노점상 500여명과 노점철거반의 투석전으로 이어졌다. 3일 전인 8월 23일에는 북파부대원들이 벌인 ‘실미도 사건’이 벌어졌다. 도시 문제가 전면에 드러나자 박정희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 15일 위수령을 발동하고, 12월 6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듬해 8·3 긴급경제조치 등이 10월 유신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1970년대 강남개발이야말로 2012년 ‘토건족’의 모태이자 ‘부동산 불패신화’의 근원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강남개발은 도시개발 그 자체가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의 도로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면서 “박정희 정권은 1970년 평당 5100원에 산 강남의 토지 약 18만평을 1년 뒤인 1971년 5월에 1만 6000원에 매각해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고 했다. 특히 잠실아파트 단지 등 대단지의 연안공유수면 매립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립면허를 내주는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거뒀다고도 주장했다. 4대문 안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전해 ‘강남 8학군’이 탄생하게 됐다. 또한 박정희 정권은 강남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강북지역 개발 억제책도 실시해 ‘강북=낙후지역’이라는 인식도 생겼다. 특히 잠실지구 개발과정에서는 구획정리를 하면서 개인의 소유권을 침해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강남개발 과정에서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정권 담당자들이 정치자금 조달을 위해 직접 투기에 가담했다.”면서 “결국 한국이 땀흘리는 사람의 사회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를 통해 지대를 추구하는 ‘짜릿한’ 사회로 변질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은 없었다.’는 식의 인식에 대해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겸 역사문제연구소장은 “왜곡된 주술에서 벗어나야 한국 경제의 좌표와 과제를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면서 “유신체제가 왜 붕괴했나 생각해 보자. 명확하다. 국민이 저항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박정희의 업적이 친일행적, 유신독재, 인권탄압, 민주주의 억압 등의 실정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 아니라, 그런 수준에서의 경제성장이었다.”면서 “박정희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이를 키워야 분배가 가능하다.’든지 ‘선 경제성장, 후 민주화’, ‘경제성장은 독재 덕분에 가능했다.’는 명제들은 모두 착시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오히려 경제발전이 질적 변화를 보인 것은 민주화 운동이 확대된 1980년대 이후”라면서 “박정희 시기 무역적자가 233억 달러였던 반면 재임 기간이 4분의1 정도에 불과했던 김대중 시기에는 84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고통의 기억, 치유의 정치/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고통의 기억, 치유의 정치/김종면 수석논설위원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단연 국민통합이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과 상생의 대동사회를 열어가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쟁도 결국은 양극화에 찌든 우리 사회를 하나로 보듬으려는 몸부림이다. 그러나 인간은 배고픈 소크라테스로만 살 수 없듯 배부른 돼지로만도 살 수 없다. 사실 진정한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밥 문제에 앞서 정신의 허기부터 해결하는 게 순서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과거와의 화해’ 행보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박 후보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지난 악연을 뒤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해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전태일재단 방문은 쌍용차 노동자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산업화시대 노동 탄압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불쑥 간 것 자체가 어쩌면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든 일이었는지 모른다. ‘유신’으로 상징되는 현대사의 상처는 피해자들에게는 영원한 트라우마다. 국민통합이 시시포스의 바위 굴리기만큼이나 고달픈 일이라 해도 멈춰서는 안 된다. 문제는 다시 역사인식이다. 박 후보는 그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유신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기존 입장 그대로다. 새누리당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조차 유신과 관련,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법관 시절에 ‘긴급조치가 위헌이다’는 판결을 한 바가 있다는 것”이라고 공언한 마당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은 요지부동이니 보편적 상식을 지닌 국민으로서는 그가 내미는 손을 선뜻 잡기 어렵다. 유신은 40년이 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만만찮은 후과를 수습해야 하는 현안이다. 지난 역사의 얼룩으로 말미암아 통합의 사각지대가 생긴다면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박 후보 주변에 진을 치고 있는 ‘역사 청맹과니’들부터 좀 정리했으면 좋겠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다. 국민은 측근에게서 후보를 본다. 심심찮게 구설에 오르는 홍사덕 전 의원의 말이 가관이다. 그는 유신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력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전태일재단 방문이 무산된 바로 다음 날, 그렇잖아도 박 후보의 파격적인 통합 발걸음이 진정성을 의심받는 판에 그게 할 소리인가. 유신은 국가를 사유화하고 권력을 인격화했다. 그 결과 헌정이 결딴났다. 아무리 과를 떠나 공을 인정한다 해도 결코 미화의 대상은 될 수 없다. 박 후보 둥지에는 ‘침묵의 나선’이 흐르나 보다. 쓴소리도 곧은 소리도 듣기 힘들다.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며 때로는 그보다 더 강경하게 ‘충성 처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정치판의 생리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염우염치는 있어야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무개념’ 발언에 ‘그 입 다물라.’고 한마디만 했어도 박 후보의 박제된 이미지는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유신 저항의 상징인 김지하 시인까지 ‘접촉 대상’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국민통합을 무슨 기획상품 찍어내는 것쯤으로 여긴다면 그건 코미디다. 억지춘향식 파격의 연출은 감동이 아니라 진정성을 갉아먹는 바이러스다. 다급할수록 평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과오에 대한 반성 없는 ‘100% 대한민국’ 구호는 공허하다. 가짜 희망이다. 그런 정신적 인프라로 통합행보에 나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차라리 통합의 좌판을 거두는 편이 낫다. 역사에 비약은 없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역사라고 해서 건너뛸 수 없다. 유신의 망령을 빨리 털어내야 한다. 더 이상 우리 이웃이 철지난 ‘유신병’을 앓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유신을 버려야 박 후보도 살고 국민도 산다. 박 후보가 대통령의 딸이 아니어도 유신에 대해 똑같은 평가를 내릴까. 박 전 대통령을 오로지 전직 대통령으로서만 대상화해 보면 된다. 망각에도 윤리가 있다. 피어린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라. 더 낮은 곳에서 더 열린 자세로 미래를 위한 치유의 정치를 펴나가기 바란다. jmkim@seoul.co.kr
  • 교직원공제회 100억 손배소 항소심서 투자社 상대로 패소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막대한 손실을 입힌 투자회사를 상대로 낸 100억원대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원심을 깨고 투자사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 이강원)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10억원을 배상하라.”며 A자산운용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투자사는 공제회가 투자한 펀드에 관한 자체 운영보고서를 빠짐없이 작성해 원고에게 제출했다.”면서 “공제회의 돈이 투자된 S사가 적자와 자본감소를 겪고 이자도 연체한다는 점을 투자사로부터 보고받았지만 공제회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투자사는 S사의 부도에 대해 미리 알리고 대책을 논의했다.”면서 “결과만 가지고 투자사가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中東물량 급감… 해외건설 수주 ‘빨간불’

    해외건설 수주가 연초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이어 해외 수주마저 꺾이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며 막판 수주전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 금액은 366억 4000만 달러로 목표치인 700억 달러의 52%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수주액이 적어 고민”이라면서 “예년에도 하반기에 몰아치기 수주를 한 만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 수주고가 예상보다 적은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지역의 발주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GCC 지역의 공사 발주량은 389억 달러로 지난해 488억 달러보다 20.3%가 감소했다. 건설업계는 당초 이 지역의 발주물량이 지난해보다 최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업체별로는 대림산업이 올해 목표액인 70억 달러의 40.1%인 28억 달러를 수주했고, 대우건설은 19억 달러를 따내 목표액 64억 달러의 29.5%밖에 채우지 못했다. GS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 87억 달러의 58.3%인 51억 달러를 수주, 비교적 선전한 편에 속했다. 이에 비해 현대건설은 83억 달러로 올해 목표 100억 달러에 근접했고 삼성엔지니어링도 99억 달러(잠정 집계)를 따내며 목표치인 120억 달러를 21억 달러 남겨뒀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건설의 특성상 연말에 수주가 쏟아질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비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반기에는 35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프로젝트와 20억 달러 규모의 모로코 발전소 등 우리 건설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들이 대기 중이어서 연말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씨줄날줄] 싸이 vs 김장훈/노주석 논설위원

    요즘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강남스타일’의 싸이와 ‘독도지킴이’ 김장훈은 서로 11년 지기라고 부른다. 김장훈(47)과 싸이(36)는 물리적 연령으로는 11살이나 차이가 나지만 이들은 나이를 떠나 ‘절친’이라고 한다. 어느 지상파방송 토크쇼에서 두 사람의 우정을 총결산하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엽기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홍보비를 단돈 1원도 안 쓰고,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52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억을 돌파하는 등 대한민국 K팝 사상 전무후무한 흥행기록을 세웠다. 콘서트 수익 30억원, 저작권료와 광고 수입 등을 합치면 지금까지 모두 100억원 정도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편당 3억~5억원 정도의 광고 제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없어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K팝 시장에 끼칠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노래의 경제적 효과는 1조원 이상이라고 하며 ‘싸이 효과’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도 한 달 만에 1500억원이 올랐다. 김장훈은 지난 광복절날 목숨을 건 독도 릴레이 수영으로 일본열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비를 털어 ‘월스트리트저널’에 동해 표기 전면광고를 싣기도 했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기부천사’ 중 한 명이다. 10년 넘게 매월 15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 50억원이 넘는 액수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를 지키고, 동해를 알리려고 40억원을 대출받아 지원한 것을 합치면 기부액은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연예계에서는 가수 박상민, 방송진행자 김제동, 가수 조용필, 배우 배용준, 가수 장나라, 배우 문근영,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이 기부의 큰손들이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대체로 기부에 인색한 편이다. 자선기부의 본보기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80%가 “유명인의 기부가 일반 국민의 기부에 동기를 부여한다.”라고 응답했다. 기부문화 확산에 연예인들의 촉매제 역할이 기대된다. 두 가수는 2009년부터 ‘김장훈·싸이의 완타치 전국투어’를 20회 이상 합동공연했다. 공연은 매진기록을 세웠고, 팬들은 두 사람을 ‘공연의 신’으로 떠받들었다. 싸이는 김장훈에게서 공연기법과 공연자세를 배웠다고 한다. 김장훈은 월세 120만원짜리 서민아파트에 살면서 그동안 번 것을 국가와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나눴다. 싸이도 ‘11년 절친’ 김장훈의 기부정신을 본받았으면 싶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80대 독지가, 55억 KAIST 기부 “이름 밝히면 도로 가져갈 겁니다”

    익명의 독지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거액의 재산을 기탁했다. KAIST는 7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80대 남성이 지난 6일 서남표 총장을 만나 학교와 국가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과 주식, 채권 등 55억원 상당의 동산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자신의 신분 노출을 꺼려 학교가 아닌 자신이 지정한 장소에서 서 총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 ●“KAIST 개혁 노력에 공감 기부 결정” 이 독지가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면 쾌척한 재산을 환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원수 KAIST 홍보실장은 “(기부자가) 자신에 대한 인적사항를 밝히지 않았고, 알리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다만 교수들의 연구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KAIST에 기부를 결정한 배경은 KAIST의 개혁노력과 발전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 연구·학생들 위해 사용 기부자는 기부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처음부터 사양했지만 서 총장이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설득, 자료 배포는 승낙했다는 후문이다. 서 총장은 “KAIST를 위해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은 기부자의 마음에 가슴 속 깊은 울림을 느꼈다.”면서 “기부자의 취지에 따라 교수들의 연구와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금은 KAIST에서 고액 기부로는 역대 7번째, 2006년 7월 서 총장 임기 중 이뤄진 기부로는 6번째로 많은 액수다. 최고액 기부는 지난 2008년 8월 한의학계 원로인 류근철 박사의 578억원으로, 당시 부동산과 소장 골동품 등을 전달했다. 2001년과 2009년에는 정문술 전 미래산업회장과 김병호 서전농원 대표가 각각 3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고액 기부자 대부분이 학계와 재계 등에서 활동해 과학기술 발전과 우수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염원한 반면 일반 시민의 고액 기부는 2010년 100억원을 기부한 오이원 여사 이후 2번째다. KAIST는 서 총장 부임 후 발전기금 유치에 적극 나서 이달 현재 KAIST 발전기금은 기부자 7387명(해외 14명 포함)에, 1737억 5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2006년 말 기준 59억원과 비교해 30배 증가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 등급상향 미리 샜나?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정보가 사전에 샌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펄쩍 뛰고 있지만 신용등급 발표 이전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다가 발표 직전 매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에 대한 누적된 불신도 이러한 의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6조 608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매수세다. 날짜별로 보면 8월 초·중순에 집중적으로 샀고 하순부터는 팔았다. 6월(5470억원)과 7월(7100억원) 순매도(매도>매수)를 했던 외국인은 8월 들어 23일까지 하루만 빼고 계속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다 무디스가 신용등급 상향을 발표(27일)하기 직전 거래일인 24일 매도세(2218억원)로 돌아섰다. 신용등급 상향이 발표된 27일에는 매수세(3505억원)를 기록했으나 이후 4일 연속 팔았다.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서는 이틀 연속 사들이다가 지난 5일 소폭의 순매도(512억원)로 돌아선 뒤 6일에는 매도세(순매도 1831억원)가 커졌다.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6일 장 마감 이후에 발표됐으니 ‘재료’가 나오기 직전 집중적으로 팔아 치운 셈이다. 7일에는 3189억원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교롭게 무디스나 피치 때 모두 외국인들이 발표 전에는 주식을 사다가 발표 직전에 팔고, 발표날에는 다시 사들이는 매매 형태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등급 상향 소식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느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등급 상향이 갑자기 이뤄지지는 않는 만큼 외국인이 어느 정도 미리 예상하지 않았겠느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공천비리 & 공천헌금/임태순 논설위원

    과거에는 전국구(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려면 많은 돈을 정당에 내야 했다. 선거비용을 후보자 개인이 부담하던 시절로, 정당은 이 돈으로 출마자를 지원하기도 하고 선거도 치렀다. 그래서 선량 지망생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정당에 내는 돈은 ‘정당기부금’ 또는 ‘공천 헌금’으로 미화됐으며, 국민도 불가피한 ‘필요악’으로 받아들였다. 살림살이가 어려운 야당의 공천 헌금에는 특히 관대했다. 기업이 야당에 정치 헌금을 하면 정부·여당이 세무조사 등 탄압에 들어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액수는 5억~10억원에서 20억~30억원, 50억~100억원으로 시대에 따라 점점 커졌다. 그래서 전국구 의원을 돈 ‘전’(錢)자를 써 ‘전국구’(錢國區)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19대 총선이 끝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여야 모두 공천비리로 홍역을 앓고 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 탈당한 현영희 의원이, 민주통합당은 인터넷방송 ’라디오 21’ 전 대표 양경숙씨가 진원지다. 현 의원은 현기환 공천심사위원에게 3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양 전 대표는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공천을 대가로 돈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 위원은 친박계 인사이고, 박 원대대표는 야당의 원내사령탑인 만큼 금품수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언론은 두 사건을 ‘공천 헌금’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다. 국회의원을 비롯,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등 모든 공직선거는 국가 부담으로 치러진다. 지난 2004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완전선거공영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선거벽보, 방송연설회는 물론 득표율에 따라 선거비용도 보전해준다. 또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유권자에게 최고 50배의 과태료가 부과될 정도로 엄해져 ‘돈선거’가 발붙일 여지가 없게 됐다. 그런데도 집권당과 제1야당에서 공천비리가 불거져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새누리당이 엊그제 공천비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천과 관련, 금품 제공자는 물론 수수자에게 50배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형량도 뇌물죄 수준으로 높여 집행유예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면밀히 검토해 적극 도입해야 한다. 마침 국회는 어제 현영희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남을 돕기 위해 헌금을 한 착한 사람을 붙잡아 가라는 나라는 없다. 이제야 국회가 제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 선거공영제 시대엔 공천 비리, 공천 사기, 공천 뇌물은 있어도 공천 헌금은 없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경제 브리핑] 외화보유액 3168억달러… 25억달러↑

    외화보유액 3168억달러… 25억달러↑ 한국은행이 8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이 3168억 8000만 달러로 한달 전보다 25억 3000만 달러 늘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4월 3168억 4000만 달러에 이어 넉 달 만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각각 2.0%, 0.5%씩 올라 이들 통화 표시 자산의 달러 환산액 등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참이슬 리뉴얼 9개월 만에 10억병 판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리뉴얼 제품을 출시한 지 9개월 만에 판매량이 10억병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참이슬은 지난 1월 100% 천연원료를 사용한 리뉴얼 제품을 신규 출시, 월평균 2.3%의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새 참이슬은 쌀, 보리, 고구마, 타피오카 등 천연원료를 발효 증류한 순수 알코올과 식물성 천연 첨가물만을 사용해 깨끗함을 극대화했다. 1998년 출시된 참이슬은 2006년 누적 판매량 100억병을 넘어섰다. 올해 안에 200억병도 돌파할 전망이다. 배당금 미지급 교보생명 ‘기관주의’ 처분 금융감독원은 5일 계약자에게 배당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교보생명에 ‘기관주의’ 처분을 하고 전·현직 임직원 6명을 징계했다. 금감원의 지난해 종합검사 결과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1993년 이후 전산 프로그램 오류 등으로 5348건의 확정배당 원리금 10억 94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판촉물 수입과 관련한 증빙서류를 보관하지 않거나 보험계약의 비교안내를 소홀히 한 점도 검사에서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날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징계 조치를 확정하고 3억 66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했다.
  • 추석 선물 40만t 척척… 평소 물량의 2배

    추석 선물 40만t 척척… 평소 물량의 2배

    추석을 4주 앞둔 4일 오전 9시 경기 여주의 이마트 물류센터에는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추석용 상품들을 실어나르는 대형 트럭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은 이마트에 납품하는 2300여개 협력업체들의 명절 상품들을 전국 각 점포에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한곳에 모아 분류 작업을 하는 곳이다. 입고를 기다리는 차량들과 이마트 각 점포로 배송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각각 27개 입하 도크와 90개 출하 도크에 빼곡히 들어섰다. 추석 물량 배송을 시작한 첫날, 이마트 여주 물류센터는 하루 동안 40만t의 배송 물량을 소화했다. 평소 처리 물량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마트 측은 물류센터가 중소업체들의 직납 부담을 줄이고 납품시간 및 절차를 간소화해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함에 따라 판매 상품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의 가격 만족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류센터에서 주로 가공 및 생활용품 등을 분류하는 드라이센터에는 불황인 현실을 반영하듯 곳곳에 스팸·식용유 세트, 샴푸·린스 세트 등 생활필수품 수만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오전에 처리해야 할 상품은 8만 6370개. 상품들은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자동 분류되고 있었으며, 양쪽 45개씩 모두 90개 출구에 대기 중인 트럭에 실려 나갔다. 도명기 이마트 여주물류센터장은 “추석에는 물량이 2배가량 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사원을 추가로 채용하고 혹시 모를 물량 폭주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초저가 상품들이 단연 강세를 보였다. 이마트 상품본부장인 하광옥 부사장은 “이마트는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에 대비해 가공 및 생활용품의 경우 1만원대 이하의 초저가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린 300만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센터에는 포도씨유와 카놀라유가 들어간 백설 프리미엄 6호(8800원), 메디안 미백케어치약(7900원),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 고운1호, LG생활건강의 엘지행복 A호 등 헤어케어, 욕실용품들이 3층 높이로 8만개가 입고돼 있었다. 농수축산물 등 신선품을 보관하는 웨트센터의 영하 25도 냉동 보관실에는 한우선물세트가 천장에 닿을 듯이 쌓여 있었다. 이마트 측은 한우세트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10% 이상 확대했다. 한우 도축 수가 40만 마리 이상 늘고 미트센터를 통한 유통단계 비용이 최소화되면서 처음으로 10만원대 미만의 한우 갈비세트가 나왔다. 그러나 폭염과 태풍 피해를 입은 농수산물은 제때 입하되지 못해 물동량이 92%로 평균보다 5~7%가량 빠지기도 했다. 대체 산지가 있는 사과와 달리 태풍의 직격탄을 입은 배는 주요 산지 60%가 낙과 피해를 입어 전년 대비 가격이 20%가량 올랐다. 폭염으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갈치도 40% 비싸질 예정이다. 대지면적 20만㎡ 규모의 이마트 여주 물류센터는 시간당 4만 2000박스, 하루 최대 100만 박스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슬라이드 슈 방식의 드라이 전용 분류기 3대와 웨트 전용 분류기 1대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 물류센터다. 여주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여수엑스포 활용 청사진] “수익·공익성 균형 이뤄야 대전처럼 실패 안해”

    여수엑스포장이 실패를 거듭한 제2의 대전엑스포장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수익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수익성에 치우치면 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공익성을 강조하면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지리적 입지 등을 고려할 때 여수가 대전보다 열악해 ‘대안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학계 관계자는 “최근 논란을 보면 대전엑스포의 어두운 그림자가 재연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엑스포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데 (각 부처와 지자체가) 자신의 입장에서 무리한 주장만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엑스포는 초기 대기업 참여를 배제시키는 등 공공성에 치우친 면이 있다.”며 “여수엑스포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는 행사기간 1400만명이 방문해 ‘황금알을 낳을 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쇠퇴했다. 대전엑스포는 초기 국가관리 체계로 출발해 재단→민간 위탁→재단 직영→매각 추진→지방공사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대전시가 정부에서 이관받은 3163억원(현물 2263억원, 현금 900억원) 가운데 지난해 기준 현금 보유액은 150억원에 불과하다. 누적된 적자 행진이었다. 대전엑스포 개최 이후 19년 만에 대전시가 ‘과학’이라는 단일 주제와 공공성을 탈피, 민자유치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전엑스포 재창조 사업이다. 과학공원(59만㎡)과 주변지역을 연계해 첨단영상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한빛광장과 남문광장 등을 연계한 13만여㎡는 ‘엑스포기념상징구역’으로 탈바꿈시키고, 첨단영상산업단지(9만여㎡)와 국제전시컨벤션지구(3만여㎡)를 조성키로 했다. 공공성의 균형추로 수익성의 키포인트는 롯데가 추진하는 복합테마파크(33만㎡). 이곳에는 워터파크와 테마파크(영상), 갤러리와 공연장, 영화관과 캐릭터숍 및 패션관 등 문화수익시설이 들어선다. 대전시는 연간 100억원의 임대 수입과 함께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창무 서울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여수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외부에서 수요를 창출하고, 엑스포 이미지와도 부합하는 명품 아웃렛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60년 모은 전 재산 100억 연세대 기탁

    60년 모은 전 재산 100억 연세대 기탁

    60여년 전 전쟁통에 남으로 내려온 이북 출신 할머니가 평생 고생하며 모은 100억원대 재산을 연세대에 기탁했다. “빈손으로 내려와 굶기를 밥 먹듯 하며 모은 것”이라면서 “돈이 없어 공부 못 하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했다. 지난달 14일 김순전(89) 할머니가 모시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고 정갑영 연세대 총장실을 찾았다. 할머니는 자신이 소유한 전 재산을 연세대에 내놓겠다고 했다. 서울 중곡동 자택, 숭인동·능동·공릉동 소재 주택 및 상가 4채의 소유 지분과 예금 등 100억원에 이르는 큰 재산이었다. 연세대는 할머니가 홀로 살고 있는 중곡동 집을 제외한 모든 건물의 소유권 이전 절차를 지난달 말 마쳤다. 황해도 장연군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난 김 할머니는 6·25 전쟁 중 피란민에 섞여 남편, 오빠와 함께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왔다. 할머니가 들고 내려온 재산이라고는 이불 한 채가 전부였다. 낯선 서울에서 남편과 아들을 건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 할머니는 “버스비를 아끼려고 후암동에서 동대문까지 버스로 4~5 정거장 되는 거리를 매일 걸어다녔다.”며 60여년 동안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다고 했다. 할머니는 하루하루 생활을 위해 노점상을 비롯해 손에 잡히는 일들을 닥치는 대로 해야 했다. 어렵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부동산 등에 투자했고, 탁월한 안목 덕에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재산 규모가 어느덧 100억원까지 늘었다.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한 할머니는 구순(九旬)을 앞두고 어린시절 공부 못 한 아쉬움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오빠들은 상급 학교에 진학하며 공부를 이어갔지만 할머니는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했다. 할머니가 대학교에 모든 재산을 내놓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세대 방우영 이사장이 같은 이북 출신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흔쾌히 연세대 기탁을 결정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식구들 먹고살 걱정은 없다.”면서 “저는 생각하지 마시고 그저 어려운 학생들 뽑아 훌륭한 일꾼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교내에 자신의 뜻을 기리는 작은 비석 하나 만들어 달라는 뜻도 전했다. 정 총장은 지난달 24일 할머니의 중곡동 집을 찾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 총장은 이 자리에서 “얼마나 크고 소중한 돈인지 알고 있다.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어르신의 뜻대로 잘 쓰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할머니를 세브란스병원으로 따로 초청해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보청기를 선물했다.”면서 “할머니의 사후 장례를 주관하고 이름을 딴 ‘김순전 장학기금’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태풍 길목’ 가거도 100년 견딜 방파제 건설

    ‘태풍 길목’ 가거도 100년 견딜 방파제 건설

    태풍 때마다 파손과 복구가 되풀이되고 있는 국토 최서남단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방파제가 ‘100년 주기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슈퍼 방파제’로 새롭게 건설된다. 3일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 2500여억원을 들여 기존 64t짜리 테트라포드(네발 콘크리트 구조물) 대신 1만t짜리 대형 케이슨(사각형 콘크리트 구조물) 10여개를 설치하는 내용의 복구 계획을 마련했다. 항구 바깥쪽엔 100t짜리 ‘시록’을 쌓아 파도를 막는다. 늦어도 올 연말 착공한다. 공사가 끝나면 현재 50년 빈도의 파고(8.3m)로 설계된 기존 방파제가 100년에 한 번 닥쳐올 만한 재해에도 끄떡없는 12m로 높아진다. 가거도는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매년 크고 작은 피해를 거듭해 왔다. 이 방파제는 최근 태풍 ‘볼라벤’으로 또다시 100m가 유실되고 30여m가 균열됐다. 이번 태풍 때 10m 이상 높이의 대형 파도로 64t짜리 테트라포드 800여개가 유실되면서 항구에 설치된 소형 선박 인양기가 파손되고, 해안가 주민들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지난해 8월 태풍 ‘무이파’가 불어닥쳤을 때도 방파제 220m가 유실돼 가옥 등이 침수 피해를 입는 등 200여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태풍 소식이 들리면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기 일쑤다. 정석규(54) 가거1구 어촌계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방파제 붕괴가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면서 ‘태풍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며 “이번 항구 복구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돼 주민들이 불안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지난 2일 가거도 현장을 방문해 “더 이상의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완벽한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거도항 방파제는 1978년 착공해 30년 만인 2008년 완공됐다. 이같이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공사 과정에서 수차례 태풍을 겪으면서 유실과 복구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착공 이후 태풍 ‘셀마’(1987년), ‘프라피룬’(2000년), ‘라마순’(2002년) 등이 불어닥쳤을 때는 공사 현장이 ‘쑥대밭’이 됐다. 완공 이후에도 곤파스(2010년), 무이파(2011년), 볼라벤(2012년) 등 세 차례의 대형 태풍을 겪으면서 부분적인 유실과 응급복구가 반복됐다. 복구 때마다 100억~2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되는 등 예산 낭비란 지적도 제기됐다. 이와는 별도로 가거도 서북측의 가거2구 향리항에 5000t급 선박 접안이 가능한 국가관리 연안항을 새로 건립된다. 이곳은 국토 안보와 중국 어선 불법조업 단속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된다. 가거도는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45㎞ 떨어져 있으며 300여 가구 500여명의 주민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회원 20만명 성매매 사이트 적발… 5년간 100억원 챙긴 30대 구속

    등록회원이 20만명인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한 3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성매매 업소로부터 광고료를 받아 챙긴 사이트 운영자 송모(35)씨를 성매매 알선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송씨는 2008년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국내 업소와 성 매수자들을 연결해줬다. 송씨는 성매매 업주들에게 매월 30만~60만원을 광고료 명목으로 송금받아 연간 20억여원을 챙겼다. 수사망을 피하고자 송씨는 홍콩의 한 은행 계좌로 광고료를 수금했고, 이 돈은 해외에 개설된 계좌들을 거치며 세탁됐다. 국내에서 돈을 찾을 때도 대포통장을 이용했다. 송씨가 운영한 성매매 알선 사이트는 회원 20만명에 광고업소 4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회원들에게는 성매매 업소 위치와 여종업원 사진, 이용후기 등을 정보로 제공했다. 성 매수자들은 사이트에 올라온 업소 연락처를 보고 사전 예약을 하는 방식으로 성매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씨는 그동안 일정 주기로 사이트 주소를 바꿨으며 팔로어 수가 1만 8000명에 달하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바뀐 주소를 배포하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꿈의 원자로’? ‘軍의 원자로’?

    ‘꿈의 원자로’? ‘軍의 원자로’?

    도쿄에서 신칸센과 특급열차로 3시간 거리의 후쿠이현 쓰루가시. 이곳에는 핵연료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몬주 고속증식로가 있다. 일본이 고도의 핵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근거 중 하나는 바로 몬주 때문이다. 고속증식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투입해 발전하면 투입량보다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한다. 풀루토늄을 효율성 있게 연소시키려면 에너지가 강한 중성자를 사용하는 고속로가 적합하지만 무기로 사용 가능한 순도 80%의 플루토늄이 나온다는 점이 우려할 대목이다. 몬주는 1991년 시운전에 들어갔지만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다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 1995년 나트륨 유출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후 가동이 중단됐다. 고속증식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나트륨을 사용하는데, 나트륨은 물에 닿기만 해도 폭발해 일반 원전보다 위험성이 훨씬 더 크다. 하지만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 2010년 5월 몬주는 가동을 재개했고 같은 해 8월 원자로 격납용기의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다시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달 30일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몬주가 실제로 상업용 발전을 할 수 있는 시기를 2050년이라고 밝히고 있다. 몬주는 연간 유지비만 100억엔 정도씩 투입되는데 지금까지 이미 1조엔(약 14조원)을 집어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향후 10년간 몬주의 유지·연구 개발비로 연간 약 3000억엔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영국, 독일은 사고 위험과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사실상 고속증식로의 상용화를 포기했다. 프랑스도 고속증식로 ‘슈퍼 피닉스’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 정부가 사고 위험은 높은 반면 상용화 가능성은 낮은 몬주를 천문학적 돈을 퍼부어가며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핵보유 잠재 능력 확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본은 이미 재처리 시설과 플루토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고속증식로를 포기하면 많은 플루토늄을 사용할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고속증식로 계획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 고속증식로는 핵 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연료로 쓴다.”며 “이는 에너지 목적도 있지만 군사적 안보 목적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이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국내에 6.7t, 영국과 프랑스 재처리시설에 23.3t 등 총 30t으로 핵폭탄 수천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급 플루토늄 30~50㎏보다 최대 1000배나 많다. 일본 내에서 가동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곤도 사토루(61)소장은 “일본, 한국처럼 우라늄을 전량 수입해야 하는 나라는 고속증식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은 현재 2030년의 원자력발전 비율을 논의하고 있지만 고속증식로는 100년 후에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이현 현지도 몬주 가동 재개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운전 재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몬주 근처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가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불가결이라고 호소하는 주민들은 재개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글 사진 쓰루가(일본 후쿠이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상) ‘무늬만 금융지주’ 농협금융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 (상) ‘무늬만 금융지주’ 농협금융

    올 3월 2일 농협협동조합은 ‘50년 만의 대수술’을 감행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신용(금융)사업과 유통·판매를 중심으로 한 경제사업으로 쪼개진 것이다. 그로부터 6개월. 농협은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까. 농협 노조가 농협법 재개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 주말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여는 등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은 없는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그저 느린 곰이었다.” 농협금융지주 출범 6개월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한 시중은행 직원이 3일 내놓은 대답이다.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증권 등을 자회사로 둔 농협금융이 출범할 때만 해도 국내 금융권은 “느리지만 거대한 곰이 온다.”며 내심 긴장했었다. 하지만 막상 ‘일합’을 겨뤄보고는 농협의 존재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31일 나온 농협금융의 2분기 실적은 초라하다.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1인당 생산성(순익을 직원 수로 나눈 수치)은 1398만원이다. 시장 1위인 신한은행(2700만원)의 절반밖에 안 된다. 금융지주 소속 은행들과 비교해도 하나(2288만원), 국민(2264만원), 우리(1461만원)에 이어 ‘꼴찌’다. ●순익 대부분 농협은행에 의지 농협금융 측은 자신들을 우리, 국민 등과 더불어 5대 금융지주로 불러달라고 곧잘 주문한다. 하지만 ‘빅5’ 소속 은행 가운데 분기(석 달) 순익이 2000억원이 안 되는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2분기에 1890억원을 벌어들였다. 국민(4891억원), 신한(3896억원), 우리(2205억원), 하나(2111억원) 은행도 전분기에 비해 순익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2000억원대는 모두 방어했다. 농협손보 등 다른 자회사들의 순익을 전부 합치고 출범 첫 달(3월) 실적까지 포함해도 지주회사 전체 순익은 2251억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순익의 대부분을 농협은행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무늬만 금융지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이 올해 목표로 잡은 순익은 1조 128억원. 이제 22%를 달성했으니 이런 추세라면 신 회장은 취임 첫해부터 시장과의 약속을 못 지킬 공산이 높아졌다. 농협금융 측은 “출범 초기 인프라 구축 등으로 판매관리비(8388억원) 지출이 많았고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둔) 적립액(3600억원) 등이 늘었기 때문”이라면서 “임원들이 연봉을 10%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만큼 하반기에는 좀 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협’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대가로 해마다 수천억원의 브랜드 사용료(최근 3년 영업이익의 2.5%)를 농협중앙회에 내야 하는 등 구조적으로 순익을 많이 내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상반기에만도 농협은행은1740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물었다. 연간 전체로는 4351억원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출자 배당과 이용 고배당(농협 이용실적에 따른 조합원 배당)도 해야 한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1대주주 체제다. 브랜드 사용료, 배당 등으로 연간 7000억원 이상의 돈을 농협중앙회에 ‘바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해 순익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겉으로는 “협동조합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갈 길이 바쁜 농협금융으로서는 내심 부담스러운 표정이다. 농협금융의 6월 말 현재 총자산은 247조원이다. 우리(406조원), KB(369조원), 하나(364조원), 신한(339조원) 금융과는 격차가 무척 크다. 다른 그룹들이 한사코 ‘4대 지주’라는 표현을 쓰며 농협을 끼워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13.84%로, 18개 시중은행 평균치(13.88%)에조차 못 미친다. 지난해 말(15.67%)보다 2%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농협생보(205.90%)와 농협손보(337.70%)의 지급여력비율 역시 3월 말(208.69%, 366.43%)보다 각각 하락했다. 신 회장이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들 계열사의 증자를 언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등을 들어 다소 회의적이다. 신 회장은 초대 CEO인 신충식(현 농협은행장)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으로 지난 6월 27일 취임했다. 양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취임 직후부터 대주주인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이 신 회장의 취임식에 불참한 것이 발단이 됐다. ●큰손·기업 고객층 빈약 최대 약점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회장 위에 또 한 명의 상전이 있는 옥상옥 구조”라면서 “대통령과 포항 동지상고 동문인 최 회장과 고위 경제관료 출신의 PK(부산경남) 핵심인 신 회장의 관계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신 회장은 사석에서 이에 대한 고충을 여러 차례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기획재정부의 1급까지 지냈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기대가 컸지만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1조원 출자 문제도 여전히 겉돌고 있다. 신·경 분리 과정에서의 일처리 미흡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는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고, 은행법 위반으로 100억원대 세금마저 물 처지에 놓였다. 최대 강점이라던 거미줄 점포망은 최대 약점으로 전락했다. 농협은행의 점포 수는 6월 말 현재 1182개다. 국민·주택은행이 합쳐진 국민은행(1177개)보다도 많다. 이 가운데 서울 점포는 17%인 200개에 불과하다. ‘큰손 고객’과 ‘기업 고객’층이 빈약하다는 의미다. 똑같은 장사를 해도 이익을 많이 내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나금융의 전직 임원은 농협금융 출범 당시 이런 말을 했다.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큰 위협은 못될 것이다. 하나나 신한에는 있지만 농협에는 없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뱅커 DNA(은행원 기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朴, 하루쉬고 문화계 행사… ‘파격의 진정성’ 숨고르기

    朴, 하루쉬고 문화계 행사… ‘파격의 진정성’ 숨고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통합 행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전태일재단 방문 무산 다음 날인 29일, 후보 확정 뒤 처음으로 외부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던 박 후보는 30일 ‘비정치적’인 문화계 행사를 찾았다. 전태일재단 방문 무산을 계기로 당 안팎에서 통합 행보의 진정성 논란이 확산되자 잠시 쉬어가며 다음 행보를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측근들은 박 후보의 진정성이 드러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박 후보가 유신이나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원 연합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전태일재단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아직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측근들은 박 후보가 또다시 파격 행보로 진정성 논란을 돌파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가 5·16군사정변이나 유신,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격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종인 국민행복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태일재단 방문 무산과 관련해 “진의라는 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 “그러나 박 후보가 계속해서 이 같은 일을 수행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쌍용차 노조와 용산참사 피해자 및 유족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 “다음 정부를 맡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방문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가능하면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유신시대의 아픔에 대해 박 후보의 얘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인혁당 사건은 어느 시점이 돼 사전 정지작업이 이뤄지고 나면 유족을 만나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효종 정치쇄신특별위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후보가 유신시대에 고통받았던 분들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 했다.”면서 “박 후보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화해·통합 차원에서 과감한 행보를 할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홍사덕 전 의원이 전날 일부 기자들과 만나 “1972년 유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 게 아니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유신이 없었으면 우리나라는 100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유신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외부는 물론 당내에서도 반발을 사는 등 박 후보 주변에서도 과거사 논쟁은 격화되는 양상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北·日회담, 납북자 문제 ‘기싸움’

    북한과 일본이 29일 중국 베이징의 일본대사관에서 정부 간 과장급 회담을 가졌다. 양측의 정부 간 교섭은 2008년 8월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조사 합의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2시간 45분 동안 이어진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에 있는 일본인 유골 반환과 일본인 유족의 북한 내 묘소 참배 허용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 일본 측은 최대 관심사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공식 의제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이 반발하는 등 납북자 문제를 놓고 다소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납치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30일 오전 북한 대사관으로 자리를 옮겨 회담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 논의에 대해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당초 사전 접촉 과정에서는 납치 문제 협의에 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회담 계획이 공식 발표되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납치 문제를 앞세우는 것은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태도를 바꿨다. 국장급에서 과장급으로 회담의 격을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양측이 회담을 최장 2박 3일간 진행하기로 합의한 데다 최근 동북아 정세를 감안할 때 양측 모두 관계 개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으로서는 장기적으로 북·일 관계가 정상화되면 100억 달러(약 11조 3300억원)에 이르는 일제 통치 ‘배상금’을 확보해 경제 재건에 주력할 수 있고 한국, 중국 등과 갈등 상태인 일본도 북·일 관계 개선으로 돌파구를 만들려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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