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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1672억 전액 납부…오후 3시 공식발표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1672억 전액 납부…오후 3시 공식발표

    전두환 전 대통령측이 미납 추징급 1672억원을 전액 자진납부하겠다는 입장을 10일 오후 3시 공식 발표한다. 지난 4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 230여억원을 납부한 데 이어 전씨도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기로 하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 작업이 16년 만에 마무리되게 됐다. 전씨 일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미납 추징금 자진납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는 장남인 재국씨가 가족 대표로 참석한다.전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와 경호 문제 등으로 발표 현장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재국씨는 기자회견에서 보유 동산 및 부동산 처분 등 구체적인 납부 방안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또 16년동안 추징금 납부를 미뤄오다 검찰 수사를 받는 등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대국민 사과 성명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재국씨는 발표 직후 검찰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를 찾아가 납부 계획서 등을 제출하고, 검찰은 재국씨가 납부 계획서를 제출하면 이를 간단한 문서로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전씨 일가는 최근 잇따라 가족회의를 열어 검찰이 압류한 재산을 포기하고 부족한 추징금은 자녀들인 재국씨와 재용씨, 재만씨, 효선씨가 나누어 분담하기로 했다. 재만씨의 장인인 동아원 이희상 회장도 100억원 이상을 분담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이 압류한 전씨 일가의 자산은 800억∼900억원대로 추산된다. 전씨 일가는 압류 부동산의 경우 공매 절차에 들어가면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기관에 매각을 위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 일가가 납부할 전체 자산의 시세는 미납 추징금액(1672억원)을 웃도는 1700억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 일가는 전씨 부부가 사는 연희동 사저까지 처분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 일가는 다만 압류 재산을 포기하더라도 부족한 추징금 마련에는 시일이 걸리는 만큼 검찰에 단계적 이행 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악덕 대부업체 정비, 서민금융 강화가 관건

    대부업체에서 법정 최고 이자율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하는 이용자가 35%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대다수가 서민인 이용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대부업체 등록여건을 강화하고 이자율 인하를 유도하는 등 금융보호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금융대부협회가 최근 대부업 이용자 3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35%가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연 39%)을 초과하는 금리로 돈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연 360%에 달하는 초고금리에 시달리는 이용자도 전체의 5%에 이르렀다. 금융위원회는 올 연말에 종료되는 연 39% 규정을 5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부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중이다. 우리는 이를 연장하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더 낮춰야 한다고 본다. 대부업체가 제도권에 비해 고금리를 받는 것은 높은 조달금리 때문이다. 그런데 조달금리는 최근 들어 계속 낮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 대부업체의 평균 조달금리는 9.5%(자산 100억원 이상 법인)에서 10.7%(자산 100억원 미만 법인)였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각각 9.0%, 9.3%로 최대 1.4% 포인트 낮아졌다. 개인 대부업자의 조달금리도 10.7%에서 10.0%로 낮아졌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서도 이자율 인하는 필요하다. 지난해 말 현재 대부업체 전체 대출액의 85.0%를 신용등급 7~10등급인 저신용자가 빌렸다. 제도권 금융회사의 건전성 강화 등으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경기침체로 소득창출이 쉽지 않은 가운데 자녀 교육비 등 가계지출 규모를 쉽게 줄일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자율 인하는 시급하다. 국회에는 현재 39% 선인 최고 이자율을 일본처럼 20%로 하자는 법안도 제출된 상태다. 금융당국이 대부업 등록 시 최소자본금 기준 등 등록 요건을 강화하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대부업 대출을 대체하려고 마련한 서민금융상품의 품질관리에도 더 신경을 쓰기 바란다.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종류가 다양한 데다 지원자격도 제각각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제도 정비를 통해 제도 금융권이 대부업 대출 수요를 획기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슈&이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약’일까 ‘독’일까

    [이슈&이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약’일까 ‘독’일까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 이전과 개발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논란이 뜨겁다. 전주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종합경기장을 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대신 현 경기장 부지에 백화점, 호텔, 쇼핑센터와 함께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은 대형 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이 붕괴된다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여론도 ‘미래성장론’과 ‘지역 상권 몰락’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5년 전북도가 전주시에 넘겨준 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은 8년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종합경기장 개발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야구장, 육상경기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백화점, 호텔, 쇼핑센터,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전주시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관광산업 발전과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서는 컨벤션센터와 호텔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컨벤션센터는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어 숙박, 관광 등 관련 산업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을 내세운다. 내년에 전북혁신도시가 완공될 경우 국민연금공단과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12개 공공기관의 국제회의, 세미나 등이 많아 컨벤션센터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종합경기장 개발 당위성을 강조하는 큰 이유다. 전주시는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유치하는 방안으로 롯데쇼핑을 민간투자자로 끌어들였다.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전체 부지 12만㎡의 절반을 주는 대신 시 외곽에 야구장과 육상경기장을 건립해 받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1300억원을 들여 전주시 장동 5만 667㎡에 1만 2000석 규모의 야구장과 1만 463석 규모의 육상경기장을 지어 전주시에 기부한다. 또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해 20년간 무상 사용 후 전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재정이 어려운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로 활용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전주시는 나머지 절반의 부지에 국비를 지원받아 컨벤션센터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롯데쇼핑이 야구장과 종합경기장을 시 외곽에 지어 주는 대가로 받은 종합경기장 터에 건립하는 대규모 상업시설이다. 롯데는 종합경기장 터 6만 3786㎡에 지하 3층~지상 8층, 연면적 23만 237㎡의 복합쇼핑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백화점은 12만 5280㎡, 쇼핑몰은 7만 4308㎡, 전문관은 1만 3427㎡, 영화관은 1만 7223㎡ 규모다. 이 같은 쇼핑센터 규모는 전북 지역에서 가장 큰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은 복합쇼핑센터가 들어설 경우 지역 상권이 초토화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대형 마트 영업을 규제하는 등 골목상권 지키기에 앞장섰던 전주시가 유통 재벌을 끌어들인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비난한다. 특히 복합쇼핑센터 매출이 인근 롯데백화점 전주점의 연간 매출액 3100억원의 3배 이상인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전주시는 물론 인접 익산, 김제, 군산 지역의 상권까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컨벤션센터와 호텔 건립에 눈이 어두워 짧은 안목으로 사업을 결정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21일 열린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토론회에서는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 사업이 ‘뜨거운 감자’임을 실감케 했다. 이경재 전북일보 논설위원은 “컨벤션센터는 국내외 회의를 유치하고 숙박을 제공하는 등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미래 성장 동력을 놓치는 것”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지역 상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롯데쇼핑은 물론 전주시와 시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이 위원은 제안했다. 채병선 전북대 교수도 “컨벤션센터는 직접적 효과보다는 고용 등 간접적 파급 효과가 크다”면서 “단순히 회의나 전시 장소가 아닌 관광과 산업까지 포함하는 컨벤션센터는 하나의 문화 시설”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컨벤션센터를 짓기 위해 롯데쇼핑을 불러들여 지역 상권을 몰락시키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사무처장은 “전국에 있는 컨벤션센터 중 흑자를 내는 곳은 극소수여서 이미 적자 산업임이 입증됐다”면서 “컨벤션센터가 꼭 필요하다면 국비를 지원받는 등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승주 전북중소상인연합회 부회장도 “컨벤션센터 건립에 따른 각종 회의 유치나 관광객 증가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조리 롯데쇼핑이 가져갈 것”이라며 “거대 쇼핑센터가 들어서면 연간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역외로 유출돼 지역 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이 찬반 의견이 엇갈리자 종합경기장 개발의 최종 열쇠를 쥐고 있는 전주시의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전주시 개발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중소상인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자칫 전주시 개발 계획에 찬성했다가 상인들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까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한편 전주시는 도내 대학들에 의뢰한 ‘지역상권 영향분석 용역’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시의회에 공유재산 변경을 신청하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을 방침이어서 시의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11일 개봉하는 하반기 기대작 ‘관상’ UP & DOWN

    11일 개봉하는 하반기 기대작 ‘관상’ UP & DOWN

    하반기 기대작으로 극장가 대목인 추석 연휴를 10여일 앞둔 11일 개봉하는 영화 ‘관상’이 베일을 벗었다. 사람의 얼굴 생김새를 보고 운명, 성격, 수명까지 알아맞히는 관상을 소재로 한 영화. 2010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대상을 수상한 김동혁 작가의 작품으로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등에서 생활형 소재를 독특한 감각으로 버무려온 한재림 감독이 연출했다.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시선을 압도하고 보는 ‘팩션 사극’이다. 영화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봤다. ■ <UP> 파격 소재, 특급 스토리 역사적 사건에 녹인 관상쟁이 삶 ‘긴장감’… 코믹·스릴러 버무려 시나리오 공모 대상 ‘저력’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많았다. 관상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개연성 있는 스토리,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웰메이드 사극에 대한 기대감을 무리 없이 충족시켰다. 영화는 극 초반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과 그의 처남 팽헌(조정석)의 코미디로 주의를 환기시킨다. 연홍(김혜수)의 계략에 휘말려 졸지에 한양의 한 기생집에서 관상을 보게 된 내경과 팽헌. 내경과 팽헌이 기생집에서 술에 진탕 취해 기괴함에 더 가까운 코믹한 춤을 추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둘의 조합은 마치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명콤비 김명민과 오달수에 비견될 정도로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영화는 중반부에 돌입하면서 스릴러물로 빠르게 옷을 갈아입는다. 조선 최고의 권력자 김종서(백윤식)는 역모를 꾸미는 수양대군(이정재)을 견제하기 위해 관상가 내경을 궁으로 불러들인다. 내경이 관상으로 역모를 꾸밀 상을 구분하거나 얼굴만 보고 살인을 저지른 범인, 부정축재한 관리를 잡아내는 장면 등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왕권을 둘러싸고 일명 ‘호랑이상’인 김종서와 ‘이리상’인 수양대군의 대결이 고조되면서 역사의 소용돌이에 서 있었던 한 관상쟁이의 삶이 그럴듯하게 묘사된다. 특히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는 아들 진형(이종석)에 대한 진한 부성애는 내경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시킨다. 관상을 믿지 않고 관직을 만류하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른 채 궁에 입성한 진형도 후반부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요소다. 한 편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배경에 담백하면서 아련하게 흐르는 음악은 영화의 잔상을 깊이 남긴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 영화 ‘도둑들’을 떠올리게 한다. 톱스타들의 멀티 캐스팅에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인기 상종가를 친 막내 이종석의 합류는 지난해 ‘해를 품은 달’로 인기를 얻은 뒤 ‘도둑들’의 흥행에 한몫했던 김수현을 연상시킨다. 배우들은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김혜수는 “두 작품 모두 캐릭터가 빛나지만 ‘도둑들’은 스타일, ‘관상’은 스토리가 강조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객이 그 차별성을 판단할 차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DOWN> 스토리에 짓눌린 139분 감독 “이야기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길어졌다”… 시나리오 욕심이 재미 줄이고 후반엔 피로감 ‘관상’의 상영 시간은 139분이다. 길다. 감독과 배급사도 염두에 둔 부분이다. 감독은 “앞부분을 자르면 내경의 이야기가, 뒷부분을 자르면 수양대군의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야기에 대한 욕심에 상업 영화의 재미는 반감된다. 상영 시간이 길어진 데는 감독이 하고 싶은 말과 등장인물이 많은 이유가 크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래서 영화는 별다른 말을 전하지 못한다.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인물들 간의 사연이 설명되는 시퀀스도 늘어난다. 하지만 시퀀스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외따로 기능한다. 장면마다 감정적 고양과 배출이 잦아 후반부에 이르면 피로해진다. 거의 모든 시퀀스에서 음악이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은 영화가 관객에게 감정의 고조를 여러 번 요구한다는 방증이다. 특히 결말에서는 관객의 감정을 쥐어짠다는 인상이 강하다. 해학과 색(色)의 미학이 어우러진 초반부의 매끄러운 이야기 전개를 생각하면 전반적인 영화의 호흡이 들쑥날쑥한 점은 더욱 아쉽다. 인물의 깊이감도 떨어진다. 관객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것은 내경과 팽헌 정도다. 어떤 의중과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히 알기 어려운 연홍이나, 비운의 가족사에 한을 품고 벼슬에 의욕을 보이는 것 외에는 특징이 없는 진형은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소비된다. 절대악에 가까운 수양대군이나 대척에 있는 김종서의 캐릭터는 다소 평면적이다. 초호화 배우의 멀티 캐스팅으로 흔히 ‘도둑들’에 비견되지만 김혜수의 말처럼 ‘관상’과 ‘도둑들’이 강조하는 바는 다르다. 문제는 ‘관상’이 이야기의 층위 속에서 주제를 말하려는 것과 달리 인물들의 사연에서는 깊은 파토스가 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상쟁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차용했지만 이야기의 얼개는 실제 역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감독이 “계유정난을 다른 방식으로 다뤄 보려 했다”고 말한 것과 달리 영화가 “계유정난의 예정된 결말을 향해서만 달려간다”는 평을 듣는 것은 그래서다. 감독의 우아한 세계를 기대해 온 관객들에게 ‘관상’이 역사를 다루고 해석하는 방식은 아쉬울 것 같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 ‘틈새 상품’ 각광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 ‘틈새 상품’ 각광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단 0.1% 포인트라도, 단 하루라도 금리가 높다면 불편을 마다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4조원 가까운 돈이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흘러갔다.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5일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인 ‘마이심플통장’이 출시 6개월 만에 수신액 2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통장은 잔액 3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연리가 0.01%밖에 안 되지만 300만원이 넘으면 연 2.4% 이자를 준다. 예금 잔액이 2000만원이라면 300만원에 대해서는 연 0.01%, 나머지 1700만원에 대해서는 연 2.4% 이자가 붙는 식이다. 씨티은행의 ‘콩나물통장’도 지난 5월 출시 이후 넉달 동안 1조 2500억원을 끌어들였다. 처음에는 연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57일째부터 150일째까지는 연 3.4%의 이자를 제공한다. 151일째부터는 연 1.0% 금리가 적용돼 연 수익률을 환산하면 평균 연 2.6% 정도다. SC은행 ‘두드림통장’과 ‘두드림투유통장’도 ‘콩나물통장’과 유사한 방식이다. 1~30일은 연 0.01%, 31~180일은 연 3.0%를 적용받을 수 있고 181일부터는 금리가 2.3%로 떨어진다. 두 은행 상품 모두 최고 금리만 강조한 광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수시입출식 예금 금리가 연 0.1%로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에 비해 평균 연 2.3~2.6%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라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호준 SC은행 수신상품부문 상무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고금리를 찾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이런 기조에서 수시로 넣었다 뺄 수 있으면서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의 판매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는 조건 없이 하루만 넣어도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를 벤치마킹한 상품이다. 7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수신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적은 수치지만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초기만 해도 하루 예치 계좌가 10~2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부터 30건 이상으로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에 돈이 몰리는 까닭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자산가들이 정기예금의 비중을 줄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돈을 넣어 뒀던 정기예금에서 돈을 빼내 MMF(머니마켓펀드),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옮겨두는 것이다. 월급통장을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으로 바꾸는 직장인들도 한몫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상당수 자산가가 펀드보다는 은행 상품을 선호한다”면서 “안전하고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수시입출식 예금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서울대 교수, 브릭 게시글 후폭풍

    이일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비지원 시스템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가운데 IBS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계는 IBS 측의 해명에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IBS는 지난 3일 이 교수가 글을 올렸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에 “서울대 이일하 교수의 브릭 게시물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해명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해명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송충한 IBS 정책기획본부장은 “(이 교수의 글이) IBS에 대한 과학계와 일반 국민의 오해를 초래하고, IBS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대시켜 신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어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IBS가 국가 기초과학 연구 예산을 독식해 다른 분야의 연구비가 줄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기초연구 예산을 건드리지 않고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 IBS 대상자를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며 “기초연구사업 예산은 IBS가 설립된 2011년 9139억원에서 2012년 9750억원, 2013년 993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BS가 제시한 자료는 과학계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 한 과학도는 4일 “올해 중견·리더연구자의 신규 과제 수는 지난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라면서 “예산은 늘었는데 선정 과제가 줄었다는 것은 IBS가 한쪽으로 과학 예산을 몰아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IBS에 따르면 올해 ‘핵심 중견연구자’의 선정 과제 수는 380개로 지난해(488개)보다 22% 줄었고, ‘도약 중견연구자’의 선정 과제 수도 59개로 지난해(100개)보다 41% 감소했다. ‘창의 리더연구자’의 선정 과제 수도 올해 2개에 불과해 지난해(15개)보다 87%나 줄었다. 한 젊은 생물학자는 “신규 과제 선정률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은 (기초과학) 생태계에 대한 위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IBS 측은 “연구비 규모는 선진국의 규모를 고려해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갖추고자 설계됐다”며 “연구단장 한 사람이 10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룹 리더를 포함해 수십명의 연구원과 학생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사용하는 것으로, IBS 수혜자의 총 규모는 30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필귀錢

    사필귀錢

    노태우(81) 전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 230여억원을 모두 납부함에 따라 전두환(82) 전 대통령 일가의 자진납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49)씨가 검찰에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동생 재우씨가 이날 오전 남은 추징금 150억 4300만원을 노 전 대통령 대신 납부했다. 이 돈은 곧바로 한국은행 국고 계좌로 귀속됐다. 노 전 대통령의 남은 추징금 230억여원 중 옛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이 지난 2일 80억원을 대납한 데 이어 재우씨가 나머지를 납부하면서 1997년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16년을 끌어온 문제가 마무리됐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대납의 대가로 이들에게 요구한 이자와 소송을 철회하기로 함에 따라 검찰에 진정됐던 사건들도 종결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지난 6월 노 전 대통령이 신 전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사건에 대해 ‘654억 원 상당의 빌딩에 대한 명의신탁’ 부분은 무혐의 처분하고, ‘신 전 회장이 신동방그룹 계열사 정한개발의 회삿돈 100억원을 횡령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입건유예했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추징금을 선고받은 전 전 대통령 측도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자진 납부하기로 가족 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 작업이 사실상 끝이 보이게 됐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환수팀(팀장 김형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8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귀가한 재용씨는 “여러 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며 “조사받는 동안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고 말했다. 재용씨는 최근 가족회의에서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기로 합의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말씀 드리겠다”고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검찰에서 자진 납부 의사를 밝혔는지에 대해서도 재용씨는 “구체적인 것은 조사를 받으면서 말씀 드렸다”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재용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진납부 방법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일가는 최근 가족회의에서 미납 추징금을 자진납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남 재국(54)씨 소유의 시공사, 재용씨 소유의 비엘에셋 등 자산을 처분해도 1600억원이 넘는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않다고 보고, 900억~1000억원가량을 우선 납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자진납부 이후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재용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재국, 재만씨에 대한 소환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애완동물 시장 2020년 6조 육박

    애완동물 시장 2020년 6조 육박

    서울 용산구 문배동에 사는 황인만(43)씨는 아이가 셋이다. 아들 둘을 낳은 뒤 지난 3월 딸 하은이를 입양했다. 하은이는 시베리안허스키다. 황씨는 “우리 막내는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라 가족”이라면서 “사람들 먹는 것처럼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주려고 노력한다. 돈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외로움을 타는 현대인이 증가하면서 애완동물(pet)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개와 고양이를 자식을 대신할 존재로 여기고,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중시하는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고 반려동물을 끔찍하게 위하는 소비자 덕분에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4일 농협경제연구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2003만 가구 가운데 17.9%인 359만 가구가 개와 고양이 556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평균 1.55마리를 키우는 셈이다. 반려동물에 쓰는 돈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가구당 반려동물 관련 지출액은 4만 4664원으로, 1990년(6576원)의 6.8배로 성장했다. 업계는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지난해 9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6조원으로 커진다고 보고 있다. 황명철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장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해 고품질 사료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취향이 고급화되고 실내에서 기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액세서리, 케이지 등 용품 시장도 발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려동물 산업은 선진국형이다. 미국과 일본의 시장 규모는 각각 57조원과 1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3%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0.07% 정도에 그친다. 업계는 국민소득 1만 달러가 넘어서면 반려동물 문화가 시작되고, 3만 달러가 되면 반려동물을 인격화하는 수준으로 발전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만 2700달러인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향에 맞춰 풀무원은 반려동물 건강 먹거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반려견을 위해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쌀겨, 닭간 등 부산물도 뺐다. 대신 사람이 먹어도 되는 원육과 통곡물, 견과류를 넣어 프리미엄 사료를 지향했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천연원료도 70~95%가량 넣었다. 가격은 1.4㎏ 기준 2만 3000원으로 일반 사료의 2배 이상이며 수입산 프리미엄 사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풀무원은 사업을 키워 3년 안에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5년 내 연간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천연 재료를 쓴 프리미엄 반려동물 식품브랜드 ‘오프레시’를 출시했다. 두 달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늘어 올해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대형마트도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인터넷쇼핑몰에 애견용품 전문관인 ‘펫플러스’를 열고 3000여 가지 제품을 팔고 있다. 이마트는 올 들어 반려동물 멀티숍 ‘몰리스 펫샵’ 매장을 17개로 늘렸다. 연내 10개 이상 추가로 연다는 목표다. 롯데마트도 올해 10개의 반려동물 관련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추석선물세트] 술꾼 남편 피부도 장동건처럼 ‘아이오페 맨’

    [추석선물세트] 술꾼 남편 피부도 장동건처럼 ‘아이오페 맨’

    남성을 위한 선물은 고르기가 쉽지 않다. 술 아니면 넥타이, 양말세트 정도다. 아모레퍼시픽은 남성들의 피부 상태와 노화 고민을 해결해 줄 아이오페 맨 2종을 추석선물 세트로 제안했다. 미백 기능이 있는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 주름개선 기능이 있는 에이지 트리트먼트 에멀전과 견본품 2종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7만 7000원.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은 지난 2월 출시돼 반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긴 베스트셀러다. 아이오페가 개발한 바이오 리독스 성분이 91.7% 들어갔다. 면도,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으로 나빠진 남성들의 피부 상태를 3일 안에 투명하고 활력 있게 가꿔준다. 에이지 트리트먼트 에멀전은 보습력이 좋고 피부에 빠르게 흡수돼 주름과 탄력을 개선해준다. 아모레퍼시픽은 여성용 선물로 한율 극진 에센스 기획세트를 추천했다. 인삼 12뿌리와 발효 유기농 인삼이 포함돼 피부를 정화하고 늘어진 얼굴 선을 잡아주는 극진 에센스와 스킨, 에멀전, 크림 등 극진 라인을 체험할 수 있는 견본품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23만원대. 국내 한방샴푸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려는 추석을 맞아 3종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려 기프트 1호는 손상 모발을 위한 함빛모 샴푸 4개와 트리트먼트 1개로 2만 9900원이다. 탈모방지에 효과가 있는 자양윤모 샴푸와 컨디셔너, 트리트먼트로 구성된 려 기프트 2호는 3만 9900원이며, 진생보 샴푸와 린스, 영양팩 등이 포함된 려 기프트 3호는 4만 9900원이다. 려 추석 선물세트는 전국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에서 살 수 있다.
  • 공무 항공마일리지 100억원 내년부터 해외출장 의무사용

    공무 항공마일리지 100억원 내년부터 해외출장 의무사용

    공무원들이 지난 7년여간 쌓기만 하고 쓰지 못한 100억원 상당의 공무 항공 마일리지를 내년부터 해외 출장 때는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안전행정부는 2일 공무원이 공무 항공마일리지와 개인적으로 적립한 항공마일리지를 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항공마일리지 활용대책을 발표하고, 공무원 여비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공무원들이 공무로 적립한 항공마일리지를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공무원 여비 규정을 마련한 2006년부터 쌓인 공무 항공마일리지는 5억 9000만 마일이다. 이 중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는 4억 8000만 마일로 미국 출장에 필요한 왕복 7만 마일을 기준으로 하면 6800여명이 미국 뉴욕을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1마일당 가격을 20원으로 환산하면 10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공무 마일리지를 적립한 공무원은 4만 76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외교부 공무원은 2500여명이다. 외교부 공무원이 적립한 마일은 9000만 마일로 전체 적립된 공무 마일리지의 6분의1 수준이다. 항공사는 기관별로 마일리지를 통합해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다 2008년부터 마일리지에 10년 유효기간 제도를 도입해 10년이 지난 마일리지는 자동 소멸한다. 정부는 공무 항공마일리지의 사적인 사용을 금지하면서 마일리지 활용률이 18.4%로 떨어지자 예산 절감 차원에서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공무출장을 가는 공무원은 앞으로 공무원 인사시스템인 ‘e사람’에서 자신의 공무 항공마일리지를 확인하고 의무적으로 활용해야만 한다. 모자라는 마일리지는 개인적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를 공무원 복지포인트로 교환해서 채울 수 있다. 개인 휴가를 갈 때는 복지포인트로 자신이 적립한 공무 마일리지를 사서 활용할 수 있다. 휴가 등 개인적인 용도로 공무 마일리지를 쓸 때는 자신의 공무 마일이 필요한 마일의 최소 절반 이상 되어야 한다. 김승호 안행부 인사실장은 “내년부터 공무 항공마일리지가 부족한 경우에만 예산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변경되면, 공무원이 쓰는 항공료가 연간 14억원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복지포인트로 마일리지를 살 때 마일 가격은 평균값인 1마일당 20원 또는 지역별 차등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티머니 1대 주주 서울시 ‘전국 교통카드’ 손젓는데…

    오는 11월 도입 예정인 전국호환 교통카드 사업이 서울시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토교통부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교통카드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철도·버스·도로운영기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교통카드 전국 호환 추진 협약식과 16개 시·도 실무협약을 맺는다. 그런데 이번 협약에는 유독 서울시만 빠진다. 전국호환 교통카드는 한 장의 카드로 전국 버스·지하철·기차·택시·고속도로 요금의 지불이 가능한 ‘원카드 올패스’(One Card All Pass)를 말한다. 현재의 교통카드는 지역별로 버스·지하철·일부 택시에만 호환돼 이용자들의 불편이 따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공공재 성격이 아닌 특정회사의 독점·유료기술로 전국 호환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8년부터 전국 교통카드의 국가표준 개발·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중교통법을 개정하고 재정을 투입, 단말기 및 정산시스템 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전국 교통수단에서 호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오는 11월 선불식(충전식)카드를 먼저 출시한 뒤 내년 하반기까지 선박·공공자전거·공영주차장 요금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정부의 추진 방안에 제동을 걸면서 자칫 반쪽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를 안고 있다. 서울시도 명분상 전국호환 카드사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를 전국호환카드로 사용할 수 있게 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티머니가 쓰고 있는 기술 역시 기술표준원이 제시한 국가표준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미 개발된 기술을 국가 표준기술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교통카드 시장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이 회사 지분 36%(1대 주주)를 소유하고 연간 수수료로 1100억원 정도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또 이미 발행한 2억장의 티머니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600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하고, 시민들이 신규 카드로 교환하려면 3000~5000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티머니를 전국호환 교통카드로 사용할 것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서울시의 주장은 사업자 간 형평성 차원에서 수용할 수 없고 가장 경제적인 방법(표준기술 개발·보급)을 확산한다는 정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코레일이 티머니 기술을 이용, 철도카드사업을 하면서 연간 80억원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으나 신규 카드기술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몇몇 지자체도 티머니 기술을 이용, 교통카드 사업을 하면서 수수료를 내고 있다. 국토부는 신규 카드는 새로운 카드 사업자가 간단한 프로그램 수정만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어 확장·수용 가능성도 뛰어난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시 주장대로 이미 발행한 교통카드를 폐기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서비스가 접목된 신규 카드와 기존 카드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길을 터놨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맹성규 종합교통정책관은 “전국호환 카드는 기술표준을 모든 카드사에 개방하는 것”이라며 “11월까지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서울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전두환 비자금 의심’ 사돈회사 동아원 압수수색

    ‘전두환 비자금 의심’ 사돈회사 동아원 압수수색

    전두환 일가의 재산 은닉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일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의심되는 동아원 본사와 관련 업체 등 11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오전 9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동아원 본사와 관계자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 6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동아원은 전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씨의 장인인 이희상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로, 이 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그동안 동아원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며 압수수색을 준비해 왔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동아원 그룹이 보유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 지역 소재 와이너리인 ‘다나 에스테이트’의 설립·운영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 에스테이트는 동아원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이 회장과 재만씨가 공동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원은 2005년 부동산 투자회사 고도(KODO)를 통해 다나 에스테이트를 설립했고, 총 780억여원을 투자해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투자금의 일부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일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재만씨가 결혼 직후 이 회장으로부터 축하금 명목으로 받은 160억원 상당의 채권과 재만씨가 보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신원플라자도 비자금 유입이 의심된다. 검찰은 1995년 채권 경로를 추적한 끝에 결혼 축하금 160억원 중 114억원의 실소유주가 전 전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법원은 입증 부족을 이유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원플라자는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100억원대의 건물로 현재는 상업용으로 쓰이고 있다.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의 이 건물은 재만씨가 1998년 1월 팔았다가 2002년 다시 사들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추징 회피 목적으로 일시적인 소유권 이전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9일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소유한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땅을 압류하면서 이 토지 위에 세워진 건물 일부도 함께 압류했다. 압류 대상 건물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시점 이후에 건축된 것들만 포함됐다. 검찰이 일가의 재산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압박 수위를 높여 가는 가운데 전 전 대통령 측은 자진납부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자진납부 의사는 아직 전달받은 바 없고, 자진납부한다 해도 수사를 놓고 거래하진 않는다. 수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자녀들의 소환 계획에 대해선 “확인할 부분을 다 확인한 뒤에 부를 예정”이라면서 “아직 일정도 조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채용비리 대구과학관 연내 개관 물건너가나

    국립 대구과학관의 연내 개관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시비 등 1100억원울 들여 완공 10개월이 지났지만 개관 시기는 물론 근무할 직원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시설 유지·관리비 등으로 매월 수천만원의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법인인 대구과학관은 지난해 10월 대구 달성군 유가면에 연면적 2만 3966㎡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완공됐다. 하지만 대구과학관은 완공 직후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연간 75억여원에 이르는 운영비 분담비율을 놓고 대구시와 정부가 갈등을 빚으면서 개관이 미뤄진 것이다. 교육부 중재로 시와 미래부는 지난 1월 분담비율을 6대 4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대구과학관은 지난달 개관을 목표로 시설과 장비 등을 구입하는 한편 지난 6월 7~17일 직원을 뽑는 절차를 밟는 등 개관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직원채용 과정에서 합격자를 내정하고 점수를 조작한 비리가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이미 선임됐던 관장이 경질된 데다 경찰 수사 결과 전체 합격자 24명 가운데 비리에 연루된 20명의 합격이 취소될 전망이어서 개관은 또다시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는 11월 중 개관한다는 계획이지만 일정상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대구과학관은 개관이 연기되면서 매월 7000여만원의 시설유지와 관리비만 쏟아붓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경제 블로그] 대부금융협회 의무가입 거부하는 대부업체들

    [경제 블로그] 대부금융협회 의무가입 거부하는 대부업체들

    대부업체 중 일부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대부금융협회 가입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부업법 18조 5항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직권검사 대상(자산 100억원 이상 등)이 되는 대부업체는 협회 가입이 의무인데 이 규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현재 의무가입 대상 업체는 163곳으로 지난해(148곳)보다 15곳이 늘었습니다. 신규 가입 대상 업체 가운데 티에스홀딩스대부, 구구스영남, 밸류대부모기지, 흥진, 부산상조, 대부해나올, 엑시아이비대부 등 7곳은 아직 가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으로 협회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부업계에 대해 협회 중심의 자율규제를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왜 이들은 가입을 거부하고 있을까요. 핵심은 돈입니다. 협회에 가입하려면 업체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가입비 50만원에다 다달이 5만원을 내야 합니다.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업체의 관계자는 “우리는 제조업체에 본업을 두고 계열사에 창업자금을 빌려주려고 대부업 등록을 했을 뿐”이라면서 “평소 잘 알지도 못하는 협회가 와서 가입하고 돈을 내라니 황당하다”고 말합니다. 처벌 규정이 없는 것도 이유입니다. 실제로 이들을 처벌하려면 각 시·도 지사가 이를 인지하고 해당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심하면 영업 정지까지도 내릴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협회에 가입하지 않는 게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은 만큼 법을 처음 만들 당시 선언적인 기능만 하도록 법을 만든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금융감독 당국은 처벌 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협회를 중심으로 대부업 자율규제가 원활히 이뤄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계류된 대부업법 개정안에는 협회 가입을 거부하는 대부업체에 과태료 500만원 이하 등의 처벌 조항이 명시돼 있다”면서 “이 법이 통과되면 대부업체들이 협회 가입을 거부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금융산업-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KB 창조금융 키워드는

    ‘필요할 때 내리는 비’라는 뜻의 ‘시우’(時雨)는 KB금융지주의 창조금융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소비자, 기업 등 고객이 원할 때 꼭 맞는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 전국에 33개 금융고충상담센터를 열었다.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고금리, 다중채무로 고충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국가 신성장 동력산업 발굴과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창조금융 지원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국내 7000여 소프트웨어 기업의 권익을 대변하고 우수한 성능과 콘텐츠를 갖춘 소프트웨어가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민간단체다. 이 협약을 통해 국민은행은 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원사에 보증기관 특별출연을 통한 창조기업 특례보증 대출을 하고 있다. 기업 보유 기술가치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한 대출을 통해 창조기업 발굴 및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KB 예비창업자 기술 보증부 대출’은 우수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 전용상품이다. 국민은행은 100억원의 특별 출연을 통해 기술보증기금에 1200억원의 보증한도를 확보했다. 보증서 발급 후 5년간 전액 보증이 유지돼 창업기업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이 가능하다. 계열사 상품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 창출형 상품들도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7월에는 KB투자증권과 함께 금융시너지 상품 ‘KB국민 증권포인트리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증권 투자고객들이 증권사 선택 시 거래수수료에 관심을 두는 점에 착안해 KB투자증권 증권거래수수료의 50%를 국민카드 포인트리로 적립해준다. 이동통신, 대형마트·인터넷쇼핑몰, 골프 등 생활 레저 업종을 이용할 때에도 적립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연구비 몰아주면 노벨상 타나” 서울대 교수 브릭 게시글 파장

    “연구비 몰아주면 노벨상 타나” 서울대 교수 브릭 게시글 파장

    한국 식물생물학의 최고 권위자인 이일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비 지원 시스템에 직격탄을 날려 파문이 예상된다. ‘노벨상 프로젝트’로 불리는 IBS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과학기술 분야 핵심 공약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중심축이다. 연간 100억원씩, 10년 동안 세계적인 연구 업적을 쌓은 과학자 50명에게 연구비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 교수는 29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에 ‘IBS로 노벨상의 꿈을? 뿜겠다, 정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명으로 올렸다. 그는 “IBS는 괴물 프로젝트”라면서 “IBS라는 새로운 연구비지원 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모든 연구비가 특정연구 프로젝트에 집중(몰빵)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100억원씩 연간 50명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은 우리나라 기초과학 전체 예산의 8%를 50명의 과학자에게 몰아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해서 노벨상을 탈 수 있다는 순진한 상상에 비웃음을 날린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IBS 프로젝트로 ‘연구비 블랙홀’이 생겨 일반 연구자들의 연구비 따기가 로또 수준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비 배분의 불공정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IBS는 워낙 큰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해 연구단을 구성하게 했는데, 거기에 연구단장과 몇 명의 그룹 리더를 두게 했다”면서 “그룹 리더에게만 15억원의 연구비를 쓰게 하는 건 매우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는데 오로지 연구단장의 낙점으로 손쉽게 연구비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IBS 설립 당시 이명박 정부는 “다른 연구비를 줄여서 IBS 연구단 연구비에 투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쪽이 커지면 다른 쪽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일선 연구현장에서는 IBS가 설립된 이후 5000만~1억원 규모의 연구 과제들이 줄어들면서 연구비가 말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브릭을 중심으로 젊은 연구자들이 오세정 IBS 원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는 등 IBS 폐지 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새로운 상상을 하는 과학자들, 심지어 엉뚱하기까지 한 과학자들이 늘어야 새로운 과학 영역이 개척되고 노벨상을 타게 되는 것”이라면서 “지원비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다른 많은 연구자들에게 지원비를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공장 가동률 50% 뚝… “월급 줄어 명절 어쩌나”

    공장 가동률 50% 뚝… “월급 줄어 명절 어쩌나”

    28일 오전 11시 울산 울주군 상복농공단지 내 D사. 한 근로자가 가동을 멈춘 공장 바닥을 빗자루로 쓸고 있고 또 일부는 멈춘 기계에 기름칠을 하거나 공기 분사기로 먼지를 털어내고 있다. 공장 한쪽에 모인 나머지 근로자들은 근심 어린 표정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기다리고 있었다.D사는 자동차 차체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로 울산과 양산 등에 3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울산공장에서만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이지만 매년 끊이지 않는 원청업체 현대차 노조의 ‘파업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20일부터 부분 파업과 잔업·특근 거부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의 공장 가동률도 50%로 줄었다. 다음 달 중순까지 계속되면 100억원의 월 매출액이 50억원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원청업체에 책임을 요구할 수도 없어 냉가슴만 앓고 있다. 근로자 이모(41)씨는 “원청(현대차) 근로자들은 일을 안 해도 월급은 물론 추석 명절 보너스에다 성과급까지 받아 챙기는데 죄 없는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줄어들 월급 걱정으로 밤을 지새워야 한다”면서 “일하고 싶어도 (야간, 잔업·특근 중단으로) 일거리가 줄어 추석 때 고향 갈 생각은 꿈도 못 꾼다. 왜 하필이면 추석을 앞두고 매년 파업을 하는지, 우리도 주머니 사정 넉넉하게 고향에 가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체는 주야간 2교대로 차체를 생산했으나 이달 시작된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현재 주간조만 조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노조가 부분 파업 수위를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높이면서 공장 가동률이 50%로 떨어졌다.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1, 2차 협력업체들(5400여곳)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차가 생산라인을 멈추면 그 여파로 1, 2차 협력업체의 가동이 중단된다. 1, 2차 협력업체는 지난 20일부터 현재까지 계속된 현대차 노조의 부분 파업과 특근·잔업 거부로 4137억 8000여만원(원청업체 손실액의 85% 수준)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이 2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중소 협력업체가 줄도산하는 것은 물론 1차 중견업체들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D사 김모(54·상무) 울산공장장은 “협력업체들은 매년 ‘올해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연초 경영 계획을 세우지만 어김없이 파업이 계속된다”면서 “원청업체 노조의 파업으로 하청업체와 근로자들만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야간 근무 중단으로 월급이 깎일 수밖에 없는데 1~2개월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면서 “2, 3차 협력업체는 자금난으로 직원 월급을 주기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협력업체들의 고충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 노조의 무책임을 성토하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참다 못한 협력업체들과 울산 지역 상공계, 시민단체 등은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D사를 찾은 3차 협력업체 G사 정모(60) 대표는 “우리처럼 영세한 2, 3차 협력업체는 경영 압박뿐 아니라 근로자 임금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추석 명절 때 직원들에게 고향 갈 차비라도 마련해 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명절 대목 아래 돈을 빌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울산을 비롯한 인근 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한 현대차 협력업체 수백곳의 사정도 비슷하다. 원청업체의 상황에 따라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비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부품업체 협력회의 한 간부(52)는 “글로벌 기업 현대차 노조의 잦은 파업은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협력업체들이 원청업체 파업까지 염두에 두고 경영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與, 부처간 공약사업 떠넘기기 ‘군기잡기’

    새누리당 지역공약실천특별위원회는 27일 국회에서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1개 관계부처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지난달 특위 구성 이후 이날까지 5차례 회의가 진행되도록 각 부처에서 지역공약 실천 로드맵을 짜기는커녕 부처 간 사업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는 판단에서 ‘군기 잡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 의원들은 지역별 중점사업 재원 조성을 놓고 기재부를 압박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공약 이행 미비로 지역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새누리당의 압박전인 것이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대선 공약을 앞세워 지역예산 챙기기에 나서고 있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지난 대선 때 마련된 106개 지역 공약의 부처별 예산 반영, 실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부처마다 ‘사업 용역여부 검토 중’, ‘예산 미확정’ 등을 이유로 하나같이 난색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부처 입장에서 복지예산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역 공약까지 챙길 수 없다는 항변인 것이다. 하지만 특위위원장인 정병국(4선,여주·양평·가평) 의원은 ‘부처 간 칸막이’를 거론하면서 참석 공무원들을 강도 높게 몰아세웠다. 정 위원장은 “공약이 아무리 대통령 약속이지만 어떻게 100% 다 하겠나”라면서 “효율적인 안을 (부처에서) 제시하고 국회 예산 편성으로 뒷밤침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자는 것인데 부처 간 협의 결과를 가지고 와야지 이래 가지고 회의가 되겠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장우(대전 동)·이학재(인천 서구·강화갑) 의원 등은 “공약을 실천하자고 모였는데 그럴 거면 실장을 그만두고 장관도 그만둬라”며 “담당부처인 교육부가 사업을 안전행정부와 보건복지부로 떠넘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 대전 핵심 사업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에 대해서 지역 의원들은 부지매입비 1100억원을 기재부가 올해 안에 조성해 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 특위위원들은 자기 지역구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면서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압박하는 등 전형적인 예산 챙기기에 나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역공약실천특위는 다음 달 2일 6차 회의를 열고 부처별로 구체적인 공약 로드맵 계획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지역사업 경제성이 떨어지면 사업 내용을 조정해서라도 주민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며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다. 회의 직후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는 당 소속 8개 지역 시·도지사들이 지방 재정 부족 등 누적된 불만들을 토로했다. 황우여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민 피부에 와닿는 지방 공약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중앙공약 따로 지방공약 따로가 아니라 공약은 다 같은 대선공약”이라고 거들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민연금 5000억 더 걷고 보험료 1100억 잘못 지급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0년간 가입자로부터 더 걷은 보험료가 5000억원이고 잘못 지급한 연금은 1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3년부터 지난 5월까지 공단 착오로 더 걷은 연금보험료가 총 342만 8000여건, 5048억원 7700만원에 달했다. 공단이 2003년부터 지난 6월까지 잘못 지급한 연금액은 21만 5000건, 1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금공단은 이 중 약 62억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국민연금공단의 과오납금은 2003년 301억원에서 지난해 766억원으로 10년 만에 2.6배로 늘어났다. 공단 측은 “과다 납부액 대부분이 반환됐고 과다 지급액의 경우도 상당 부분 환수해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공단 실수로 가입자에게 불편을 주고 행정비용도 낭비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인터뷰] 후지와라 다쓰야 “또 악역…에너지를 주니깐 절로 끌렸죠”

    [인터뷰] 후지와라 다쓰야 “또 악역…에너지를 주니깐 절로 끌렸죠”

    “악인에 끌려요. 에너지를 주니까.” 후지와라 다쓰야(31)의 배역은 매번 강렬했다. 국내 관객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배틀로얄’에서 그는 반 아이들을 모두 죽이고 살아남는 고등학생 나나하라 슈야 역할이었고, ‘데스노트’에서는 이름을 적어 넣으면 사람이 죽는 데스노트를 입수해 전 세계의 범죄자를 죽이는 야가미 라이토를 연기했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퍼레이드’에서는 연쇄 폭행범 이하라 나오키 역을 맡으며 마지막까지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 29일 개봉하는 ‘짚의 방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연기하는 기요마루 쿠니히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악으로 일관하는 연쇄 살인범이다. 후지와라에게 손녀를 잃은 재계의 거물이 기요마루에게 100억원을 내걸면서 전 국민이 그의 목숨을 노리게 된다. 2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후지와라는 기요마루를 두고 “이해하려 해도 좀처럼 이해되지 않고 점점 더 멀어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인간 쓰레기’라는 말까지 듣는 인물인데, 약간 공감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던 캐릭터라고 할까요.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분명히 어린 시절에 생긴 어떤 트라우마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강하고 악한 인물이 된 데는 역시 감독님의 영향이 가장 컸죠.” 지난 5월 제 66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화제를 모은 ‘짚의 방패’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했다. ‘오디션’ ‘착신아리’ 등으로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른 그는 호러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작품마다 거친 에너지를 쏟아냈다. 지난 22일 먼저 국내 개봉한 ‘악의 교전’에서는 연쇄 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뤘다. 후지와라는 “무엇보다 미이케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점에 끌렸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짚의 방패’는 기요마루를 축으로 악과 정의의 문제를 다룬다. 1조원 넘는 자산을 보유한 재계의 거물은 기요마루를 죽이려다 실패하기만 해도 10억원을 주겠다고 공표한다. 동료와 간호사, 심지어 경찰까지 기요마루의 잠재적 살인자가 된다. 경시청의 특수 요원 메카리(오사와 다카오)와 시라이와(마쓰시마 나나코)에게 기요마루를 경시청까지 호송하라는 임무가 떨어지면서 48시간의 호송 작전이 벌어진다. 메카리와 시라이와는 악인을 죽이려 달려드는 집단적 악인들 틈에서 악인을 보호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100억원이라는 큰 현상금은 물질 만능주의에 익숙해져 있는 이 시대의 인간을 더욱 나약하게 만들 수 있겠죠. 우리 사회에서는 정의란 무엇인지 종종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타인과 살아가는 게 역시 정의가 아닐까요. 메카리는 직업에 대한 신념이 강한 캐릭터죠. 기요마루조차도 메카리를 보고 ‘대단하다’고 여기는 면이 있어요.” 후지와라는 연기에 가장 몰입했던 장면으로 메카리와 기요마루가 처음 만나는 순간을 꼽았다. 동료에게 죽을 뻔하다 살아난 기요마루가 호송 작전을 설명하는 메카리에게 “당신들이 나를 지킬 수 있겠냐”고 묻는 장면이다. 기요마루의 질문은 정의의 한계를 시험하는 말로 들린다. 영화 속 악행을 거듭하며 악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는 후지와라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살인자 역이 또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요? ‘네 저요!’ 할 겁니다. 물어보자마자 ‘저요, 저요!’”(웃음)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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