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100세 인생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7
  • 칠순, 당찬 버킷리스트…내가 나를 받들며 살자

    칠순, 당찬 버킷리스트…내가 나를 받들며 살자

    심심한 건 절대 못 참는 ‘재미주의자’다. 나이가 들어도 수그러들지 않는 ‘호기심 대마왕’이기도 하다. 여성학자이자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유명한 박혜란(70)을 일컫는 수식어다. 아들 셋을 키우던 마흔에 여성학 공부에 나서고, 고3 아들을 두고 중국 유학을 떠나는 등 틀을 깬 활기찬 인생살이로 울림을 줬던 그가 칠순에 이르렀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빼도 박도 못하게 ‘노인인증서’을 받아든 나이다. 노년의 무기력, 한발 더 가까워진 죽음을 맞닥뜨리며 드는 상념과 일상을 그가 특유의 유쾌한 문체로 풀어놓았다. 에세이 ‘오늘, 난생처음 살아 보는 날’(나무를 심는 사람들)에서다. 전국 곳곳에 강연을 다니는 그에게 젊은 주부가 대뜸 물었다. “선생님은 꿈이 뭐냐”고. 두 시간 동안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 떠들어 댔던 그는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 이후 여든까지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내려간 ‘일흔 살의 버킷리스트’는 대담하고 찬란하다. 바르셀로나, 프라하, 도쿄 등 마음에 드는 도시에서 한 달씩 살아 보기, 아직도 자신을 달뜨게 만드는 연극 무대에 서기, 다큐멘터리 찍기, 여섯 명의 손주가 읽을 동화책 쓰기 등이다. 강의, TV 출연, 사회운동단체 대표 활동 등 다채로운 삶을 살며 일상에 무감각해진 저자는 일흔을 넘기며 유례없는 불볕더위마저 생애 처음 겪는 경험임에 고마움을 느낀다. ‘난생처음 겪는 무더위 앞에서 나는 새삼 내가 하루하루 겪는 일 하나하나가 다 난생처음이란 엄숙한 사실을 되새겼다.’(277쪽) 100세 시대에 한 배우자와 해로한다는 건 억지라며 주창하는 결혼 정년제, 여성학자로서 최근 젊은 남성들의 여성 혐오에 대해 드러내는 고민은 세대를 아우르는 넉넉한 시선으로 눈길을 끈다. ‘페미니스트는 절대로 남자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 페미니스트가 공격하는 대상은 남성 중심주의에 기반한 가부장제 사회일 뿐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여성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성도 억압된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남자들은 페미니스트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이나 남성이나 인간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251쪽) 치매를 걱정하며 ‘사는 날까진 내가 누구인지 알면서 살고 싶다’고 걱정하기도 하지만 심장에 스텐트를 박은 것까지 위풍당당 농을 던지는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은 찰진 재미다. 손주들이 아이언맨 인형을 갖고 놀 때 “얘들아, 할머니는 아이언 우먼이란다. 심장에 아이언이 세 개나 박혀 있거든”이라고 자랑(?)하는 할머니의 말에 손주들은 엄지를 치켜들며 존경의 눈빛을 보낸다. 한생을 단단하게 살아 낸 인생 선배로 손주들에게,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하나로 모아진다.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은 바로 너희들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 ‘내가 나를 보물단지로 받들며 살자’는 것.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밑 금융권 희망퇴직 칼바람… 인생 이모작 위해 지원 늘려야

    세밑 금융권 희망퇴직 칼바람… 인생 이모작 위해 지원 늘려야

    연말연시에는 으레 희망퇴직 칼바람이 분다. 말이 좋아 ‘희망’ 퇴직이지, 사실상의 감원이다.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인생 이모작을 시작할 수 있게 퇴직자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만 55세 이상 직원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근무한 대리·계장급 직원들도 신청 대상에 포함되면서 대상자가 대폭 늘었다. 통상 만 45세 이상 전후부터 희망퇴직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폭은 이례적이다.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들은 퇴직금과 위로금을 합쳐 최대 27개월치, 일반 직원은 최대 36개월치 급여를 받는다. SC제일은행은 지난주 리테일금융총괄부와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 소속 직원 중 근속연수 만 10년 이상이며 49세 이상 팀장급과 만 50세 이상 부장급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다른 은행들에 비해 정년(60세)이 보장되는 편이었던 농협은행도 지난달 411명의 명예퇴직을 신청받았다. 최근에는 희망퇴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는 추세다. 저금리와 수익성 악화로 회사 차원에서는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인원 감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직원들도 더이상 평생 직장을 꿈꾸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영업 일선에서 일하던 것을 바탕으로 개인 사업을 시작하거나 공부를 더 하려고 일찌감치 준비하는 직원들도 있다”면서 “희망퇴직을 하면 위로금 차원에서 퇴직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가 진짜 어려울 때 나오는 것보다 낫다”고 전했다. 올해 금융사들의 희망퇴직 규모가 확대된 것도 금융사들의 실적이 예년보다 괜찮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에서는 퇴직을 앞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KB경력컨설팅센터’를 열고 직원들의 재취업과 창업 상담을 돕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 역시 지난 7월 ‘신한 경력컨설팅센터’를 개설한 이후 3회에 걸쳐 60명이 재취업과 창업 교육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퇴직자들을 위한 자격증 교육과 현장 체험, 인터뷰 알선 등 실질적인 구직 전략과 기수 모임 활성화 등 사후관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30여년의 은행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직(轉職) 지원 전문가로 거듭난 김도영 KB경력컨설팅센터장은 “100세 시대에서는 평생 직장의 개념이 무의미하다”면서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현직 경험을 살리면서도 보람찬 이모작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SBS 스페셜-중년의 사생활, 갱년기(SBS 일요일 밤 11시 5분) 지금까지 다소 가볍거나 부정적으로만 인식돼 왔던 갱년기를 다각도에서 새롭게 조명해 본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단 14%만이 갱년기를 가볍게 그리고 무사히 넘기며 30%의 여성은 상당 기간 동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힘겨운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남성 직장인들 또한 63.8%가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100세 시대에는 갱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60년의 건강과 행복이 좌우된다. 과연 갱년기를 어떻게 보내야 남은 60년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지 알아본다. ■불어라 미풍아(MBC 토요일 밤 8시 45분) 금실(금보라)은 영애(이일화)와 달호(이종원)가 함께 영화관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청자(이휘향)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청자는 둘 사이를 오해하고 영애의 머리채를 잡는다. 한편 장수(장세현)와 장고(손호준)는 희라(황보라)와 미풍(임지연)의 화해를 위해 자리를 만들지만 오히려 싸움만 난다.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40분) 경복궁 옆 서촌의 옛 골목길에 위치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는 일명 ‘체부동 먹자골목’으로 통칭되는 곳이다. 변화 속에서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한옥과 예스러운 가게들과 오래된 사람들은 아직도 골목 곳곳을 지키고 있다. 서촌에서 어려운 경제와 어수선한 시국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 [톡!톡! talk 공무원] “극한운동으로 다진 체력 지역 고용 촉진에 쏟죠”

    [톡!톡! talk 공무원] “극한운동으로 다진 체력 지역 고용 촉진에 쏟죠”

    류경란(42) 고용노동부 충주지청 지역협력팀장은 동료들 사이에서 ‘철인’으로 통한다. 자녀가 셋인 데다 기업의 고용률을 높이는 업무를 맡고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고 했다. 열심히 마라톤에 참가하다 최근 ‘철인3종경기’로 운동의 단계를 높였다. 지금은 운동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하지만 10년 전에는 평범한 공무원이자 주부였다. 그런데 다람쥐 쳇바퀴 돌듯 단조로운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인생을 바꾸는 전환기가 됐다. 류 팀장은 30일 인터뷰에서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피곤하기도 하고 삶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07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며 “잠을 좀 줄여 가까운 수영장부터 다녔다”고 말했다. 오전 6~7시 수영을 하고 아이들의 등교를 도운 뒤 출근하는 일상이 시작됐다. 피곤할 법도 한데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전 4시 30분 잠자리에서 일어나 인근 공원길 3㎞를 가볍게 달리며 운동량을 늘려 나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달리기를 거르지 않아 주변에서 마라톤 선수로 오해도 받았다고 했다. 이후 꾸준한 모습에 감동한 한 전문 트레이너가 도움을 줘 실제 마라톤으로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충북 충주시 대표로 일본의 ‘유가와라 온천 오렌지 마라톤대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류 팀장은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 한다고 말하는 분이 많은데, 내가 볼 땐 의지의 문제인 것 같다”며 “극한의 운동을 하면 피곤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오히려 건강이 좋아지고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마라톤에 익숙해지자 철인3종경기가 보였다. 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로 구성된 철인3종경기는 초보자가 할 수 없는 극한의 운동이다. 공식 기록은 2시간 56분까지 줄였다. 류 팀장은 “3시간 이내로 들어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며 “스스로 뿌듯하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 지역 상공회의소 직원들과 마라톤 클럽까지 만들어 마라톤 전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충주·음성 지역 기업들의 고용률이 많이 늘어 업무 측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고용촉진장려금은 목표액을 초과해 10% 이상 더 많이 기업에 제공됐다고 했다. 기업의 고용이 늘면 고용촉진장려금 지출 규모도 늘게 된다. 류 팀장은 “음성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많은데 앞으로 고용률이 더 높아질 수 있도록 고용 지원 제도를 열심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건강하게 오래 살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며 “30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운동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운동의 장점을 계속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고령화 시대, 노후 준비의 핵심은 일자리/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월요 정책마당] 고령화 시대, 노후 준비의 핵심은 일자리/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지난해 ‘인턴’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평생을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70세 노인이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동영상 이력서를 만드는 등 고군분투하고, 결국 취업에 성공해 30대의 젊은 CEO와 함께 회사의 어려운 일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인간다운 삶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일’이라고 단언한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현실에서도 장년 일자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변의 장년들을 만나 보면 여전히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열망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은퇴 연령은 남성 72.9세, 여성 70.6세이며, 이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렇듯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장년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고용정책적 고려가 절실하다. 이에 정부는 최근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장년층이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등 각종 고용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아 더 나은 재취업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장년 고용서비스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 먼저, 퇴직 이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많은 장년층이 아무런 준비 없이 퇴직하고 치킨집, 편의점 등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경력을 진단하고 향후 진로를 설계하는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3차례 이상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한다. 40년간 봉제사로 일하던 근로자가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접하고 강의기법을 배워 기술학교 전문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일정 연령이 되면 건강검진을 받듯 ‘업무능력 종합검진’을 받고 인생 이모작을 계획하는 관행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장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계속 얻으려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사회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준별 훈련 과정을 마련해 학력이나 숙련 수준에 맞는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 우리나라 장년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전국에 ‘중장년 정보화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장년들이 무료로 2~4주 과정의 기초 ICT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어느 분야에 취업하든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보통신기술 신산업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고학력·고숙련 장년에게는 1년 정도 장기 훈련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퇴직 예정 근로자의 82%가 퇴직 전에 재취업을 위한 상담, 교육훈련, 취업알선 등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지만 실제 서비스 실시 기업은 6%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기업은 이런 서비스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하고, 중소기업에서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보다 많은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새롭게 일자리를 찾는 장년에게는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64세까지만 참여 가능하던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 참여 연령을 69세까지 늘리고 5000명 규모의 시범사업도 운영한다. 연령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추진한다. 정부는 연공서열형 인사시스템을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 나갈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고숙련 장년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하게 되고 청·장년 상생 문화 조성에 노력하는 기업은 직원의 업무 만족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제시하는 임금과 장년의 희망임금 간 격차로 인해 생기는 빈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의 장려금 제도도 손질할 계획이다. 영화 ‘인턴’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 속 주인공은 젊은이로 가득 찬 ‘의류 인터넷 쇼핑회사’에서 그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 인생 경험, 지혜를 십분 발휘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세대 간 상생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 준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화되는 우리나라의 기업에서도 영화에서처럼 장년층이 청년과 함께 일터의 주인공으로 활기차게 동행할 수 있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길 기대한다.
  • 구로에선 ‘인생 2막’이 그려지네

    2009년에 태어나면 평균 80.5세까지 산다. 2010년 통계청이 발표했다. 40년 전인 1969년보다 평균 수명이 약 18년 늘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100세 이상 인구가 머지않아 많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발맞춰 어르신들의 제2의 인생설계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가 ‘어르신 아카데미 강좌’를 오는 27일 개설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어르신들의 제2의 인생 설계를 돕고, 사회활동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어르신 아카데미 강좌’는 10월 27일부터 12월 8일까지 매주 목요일 구청 5층 강당에서 7회에 걸쳐 펼쳐진다. 강좌는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과정’으로 진행된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요양원, 실버센터 등에서 어르신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진행, 자살예방을 막는 역할을 한다. 수업 운영은 평생학습 교육기관인 시앤주아카데미 협동조합이 맡으며 신재홍 가천대 평생교육원장, 김태식 경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6명의 전문강사가 맡는다. 강의 내용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 이해 ▲노년의 성격변화, 사회적응, 몸과 마음의 변화 특성 ▲어르신 상담기법 ▲노인 심리검사와 상담사례를 통한 건강한 마음 갖기 등이다. 모집 대상은 관내 거주하는 55세 이상 어르신 120명으로 정했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모집은 25일까지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구민들은 구청 또는 거주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우편 신청하면 된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자격증 검정시험 응시료는 별도 부담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구로구의 강좌가 어르신들에게 유용한 교육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포토 다큐] “대학 갈끼다” 둥실 떠오른 만학도의 꿈

    [포토 다큐] “대학 갈끼다” 둥실 떠오른 만학도의 꿈

    반짝반짝 보석처럼 빛나는 남해 바다를 앞마당으로 둔 경남 창원시 수정마을 구산초등학교에는 만학도 황분이(81), 이명개(76) 할머니가 1학년에 재학 중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초등학교 1학년이던 이 할머니는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학교를 포기했지만 공부에 대한 열망은 항상 마음속 깊이 남아 있었다. ●밭일하다 학교 입학 소식 듣고 펑펑 울었지 그는 독학으로라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마침 학교에서 일하는 동생에게 교과서를 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김옥자 교장으로부터 “차라리 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입학 권유를 받고 조금 늦은 올해 3월 14일 황 할머니와 함께 구산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교 입학이 결정됐다는 소식에 밭일하다 호미를 내려놓고 펑펑 울었어요. 드디어 공부에 대한 한을 풀 수 있다는 기쁨과 진작 학교 문을 두드렸으면 지금쯤 중학교에 다녔을 거란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왔지요.” 이 할머니는 비록 1학년이지만 손자뻘 학생들에겐 할머니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등교하면서 만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꼭 안아 준다. 같은 반 어린이 세수도 시켜 주고 점심시간에는 어린이들이 옷에 흘린 반찬도 닦아 준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에게 힘이 되는 건 따뜻한 인생 선배로서의 도움이다. 하루는 한 다문화가정 학생이 우두커니 교실 문 앞에 서 있는 있는 모습을 보고 “네가 태어난 곳은 한국이다. 한글을 열심히 배워 어머니 나라에 가서 한국어 선생님이 되라”고 희망을 심어 줬다. 지금 그 학생은 꿈을 이루기 위해 아주 활기차게 학교생활을 한다. ●학교선 친구·인생 선배… 방과 후엔 살림꾼 이 할머니는 하교 후에도 할 일이 많다. 밭에 심어 놓은 채소도 가꿔야 하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면사무소에서 10년 넘게 청소 일도 하고 있다. 가끔은 홍합을 까는 부업도 한다. 하지만 마음엔 항상 여유가 넘쳐난다.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마음은 늘 공부에 있어 대학교까지 다닐 예정이라 이미 서울에 사는 아들에게 대학 등록금 지원을 요청해 뒀다. 황 할머니는 어느 날 버스를 잘못 탔는데 버스기사에게 한글을 모르면 버스도 타지 말라는 핀잔을 듣고 나서 한글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아직 1학년이지만 이미 버스를 타고 꽤 먼 곳까지 다닌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87세 남편의 수발을 다 들면서도 밝은 모습으로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한다. 치매 예방 및 건강을 위한 운동도 꾸준히 한다. 1학년이 3명뿐인 구산초등학교에서 두 할머니는 짝꿍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등·하교도 같이하고 교무실에서 선생님이 만들어 주는 커피도 함께 마신다. ●진짜 공부란 세상을 이해하는 ‘그릇’ 키우는 것 문득 ‘공부는 왜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부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중고생도 적지 않다. 공부가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학벌 위주의 현실에서 대학교만 졸업하고 공부를 게을리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공부는 머리로 하는 공부가 다가 아닌 듯하다. “내 인생이 얼마 안 남았기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농사지은 채소를 모두 나눠 주면서 살고 있어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서로 이해하면서 양심적으로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 할머니의 말처럼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서 세상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릇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의 의미가 아닐까. 우리나라의 교육이 하루빨리 입시 위주에서 벗어나 앞으로의 100년을 내다볼 수 있는 교육제도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창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윤여정 “누구의 거울 되긴 싫어요…나다운 게 젤 좋은 거지”

    윤여정 “누구의 거울 되긴 싫어요…나다운 게 젤 좋은 거지”

    “한동안 길을 가다가 처지가 안 좋은 노인들을 보면 마음이 괴로워서 고개를 돌렸어요. 이런 영화를 찍은 계기로 인권 운동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고개를 돌리는 비겁한 사람이 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후배에게 했더니 저를 위로하데요. 보시는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으로 하는 거라고. 저에겐 나서서 모금하고 도네이션(기부)하는 게 보시가 아니라 그 역할을 해냄으로써 보시한 거라고.” ●노인의 삶, 극한 직업… 가슴 아프다가도 우울 윤여정(69)은 이재용 감독의 저예산 영화 ‘죽여주는 여자’(6일 개봉)에서 노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속칭 ‘박카스 할머니’ 소영을 연기했다. 그간 배우를 감정 노동자로 여겨 왔는데 이번엔 극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가 쉽지 않았다. “제 나이에 모르는 일이 어디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세상이 또 있구나 했죠. 제가 연기하는 자체도 힘든데 이걸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가도 짜증이 나고 우울해졌어요.” 어찌 보면 자극적인 소재인 이 영화는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노인 문제 전반으로 외연을 넓힌다. 서비스가 죽여주는 것으로 소문이 난 소영은 우연하게 죽음을 갈망하는 노인들을 돕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중병으로 독립생활을 하지 못해 자존감이 파괴된 노인, 치매로 인해 자아 상실의 공포에 시달리는 노인, 사랑하는 이의 상실로 절대 고독에 빠진 노인을 비추며 죽음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노인들만 보듬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과 트랜스젠더, 필리핀과 한국 혼혈인 코피노 꼬마까지 우리 사회 소수자의 모습을 아우른다. 최근 노년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윤여정 또한 ‘장수상회’, ‘디어 마이 프렌즈’, ‘죽여주는 여자’ 등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어졌다. “우리는 깡패 영화가 잘되면 그런 영화만 계속 나오고 그러잖아요. 애들 영화가 나오면 늙은이 영화도 나오고 해야 하는데 한 곳으로 전진 또 전진하는 건 재미없는 것 같아요. 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가 있다면 우리처럼 조그만 예산으로 하는 영화도 만들어져서 몇 명이라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요? 전 그냥 윤여정이에요 어느덧 연기 인생 50년. 많은 후배가 멘토이자 롤모델로 꼽는다고 하자 부득부득 손사래를 친다. “전 누구에게 거울이 되는 거 싫어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어 문장이 ‘비 유어셀프’(Be Yourself)예요. 그저 나다운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전 우리 배우를 해외 배우와 비교하는 것도 싫어해요. 저를 두고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나 이자벨 위페르라고도 하더라고요. 왜 그들과 비교해서 저를 평가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저를 모르시나요? 다른 누구도 아닌 대한민국의 윤여정이라는 배우예요.” 50이라는 숫자가 오히려 부끄럽다고도 했다. “제가 그 오랜 세월 수를 놓았다면 장인이 됐을 텐데 연기는 오래했다고 잘하는 건 아니에요. 무서운 신인이 나와 저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죠. 저는 그저 50년이라는 세월의 때가 묻은 배우가 된 거예요. 오염이 많이 되고 타성이 많이 생긴…. 제가 늙어서도 도전을 많이 한다고들 하는데 그냥 노력하는 거예요. 되도록 다른 역할을 하며 그러는 척 위장을 하는 거지요.” ●50년 연기 인생… 그저 세월의 때가 묻은 배우죠 데뷔 초기를 제외하면 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본격적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은 것은 2003년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부터다. “제가 젊었을 때는 영화가 TV보다 열악했어요. 제가 먼저 기피했던 부분이 있죠. 돈도 TV보다 조금 주고요. 호호호. 여전히 그런 세상인 줄 알았는데 달라졌더라고요. 그렇다면 한번 해보자 싶었죠. 또 생계를 위해, 가족을 위해 아득바득 연기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환갑 넘어서는 그간 내 의무를 다했으니 이젠 여유를 갖고 내가 하고 싶은 작가, 감독과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며 사치스럽게 살아 보자 싶었죠. 스스로에게 보상해 주고 싶은 게 있었지요.” 칠순에 접어든 배우로서 ‘100세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재앙이라고 봐요. 사람은 85세를 정점으로 정신이 망가지든 몸이 망가지든 내리막을 걸어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하네요. 배우들이 흔히 무대에서 죽고 싶다고 하잖아요. 그 표현은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죽고 싶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윤여정으로 자아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를 하다가 죽을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축복스러운 일이겠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노인 인권 챙기고 일자리 제공…송파구, 대통령 표창

    노인 인권 챙기고 일자리 제공…송파구, 대통령 표창

    서울 송파구가 30일 보건복지부 주최 제20회 노인의 날 정부포상 행사에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노인복지분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송파구는 30일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노인인권 보장에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표창을 수상했다. 시상식에서는 대통령 표창 17명, 훈포장 6명, 국무총리와 장관상 등 기관 134곳이 표창을 받았는데 행정관서로는 송파구가 유일했다. 구는 “노인 학대 사례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해 노인인권 보장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난해 ‘송파구 노인학대예방을 위한 인권보장 조례’를 제정해 노인인권 보장의 기틀을 마련했고 실태 조사단과 노인복지 명예지도원도 위촉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시 남부노인전문보호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노인학대 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노인학대예방 교육, 노인복지시설 점검, 찾아가는 노인인권 상담 등도 이어갔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100세 시대인 요즘 국가를 위해 청춘을 바친 어르신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다”면서 “행복한 인생의 황금기를 누려야 할 시기에 복지혜택에서 소외돼 고통받는 분들이 없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어르신 복지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산업진흥원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사업’ 추진

    2026년 서울시의 고령인구 구성비가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인생 100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저축이나 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대비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하거나, 재취업을 위해 커리어 개발에 나서는 중장년층이 증가하는 이유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인생이 길어진 만큼 직업 1개만 가지고는 안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시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지원기관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는 2015년부터 은퇴 후에도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활기찬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신직업군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사업은 미래사회변화 요구에 대응하는 유망직업을 발굴하고, 다양한 역량를 갖춘 인력을 양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SBA에서는 재취업과 창업에 적합한 내용으로 교과과정을 구성하고, 수료 후 수요기관과 협의하여 실제 취업과 연계지원에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약 58개의 신직업을 발굴한 바 있다. 활기찬 노후를 위한 장년층 맞춤형 일자리로는 미래형 신직업군 지원 사업인 스마트영상작가, 시니어 상품서비스 마케터 등을 추천할 만 하다. 독립영상제작사나 노인복지관 등 단체에서 영상전기작가로 취업하거나, 평생교육기관 강사 및 관련 업종 창업이 가능한 스마트영상작가는 방송, 영화, 광고, 홍보 등 영상 관련 퇴직자에게 각광 받고 있다. 또한 기대수명 연장으로 시니어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시니어 고객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시니어 상품서비스 마케터도 유망 직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회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재능기부 형태의 신직업도 다양하게 발굴되고 있다. 희망설계아카데미, 글로벌 자문단, 일자리전문면접관 등이 대표적으로 활발한 노후생활과 재능의 사회 환원이라는 측면에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직업 분야다. SBA는 2012년부터 시니어 대상으로 전문 경력 은퇴자를 사회공헌형 창업컨설턴트로 육성하여 현재까지 6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시킨바 있다. 현재 졸업생들은 SBA창업기업과 연계해 창년 창업기업 멘토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역관련 전현직 전문가가 참여하는 SBA 글로벌자문단에 참여하는 장년층 전문가들의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주로 20년 이상 기업 경력을 보유한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 참여하는 일자리전문면접관은 SBA에서 2016년에 국내 최최로 도입한 제도로,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 인재채용 및 육성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사업’을 총괄하는 SBA 정익수 일자리 본부장은 2일 “변화하는 세상 속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만큼 새로운 것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사업은 이러한 사실에 착안해 시작됐다”며 “앞으로도 SBA는 신직업 개발은 물론, 퇴직 후 막막함을 호소하는 장년들이 즐겁고 보람된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정한 ‘100세 인생’? 102세 호주 연구원 “재택근무 요청 섭섭”

    진정한 ‘100세 인생’? 102세 호주 연구원 “재택근무 요청 섭섭”

     진정한 ‘100세 인생’이 이런 것일까. 호주의 최고령 현역 과학자인 102세 연구원이 자신의 건강을 우려해 학교 측이 연구실을 비우고 집에서 연구하도록 하자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호주 퍼스의 에디스 코완 대학 측은 산하 생태계관리센터의 명예연구원인 데이비드 윌리엄 굿올에게 90분이 걸리는 출근길이 더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집에서 일하도록 조치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저명한 생태학자인 굿올 명예연구원은 지금까지 버스를 두 차례, 기차도 한 번 타는 장거리 출근길을 거쳐 학교에 와 연구를 했다. 하지만 걷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1㎞ 이상을 걸으려면 주변의 도움이 필요했다.  대학 측의 스티브 채프먼 부총장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굿올 및 그의 가족과 협의를 거쳐 그쪽에서 선택한 곳에 재택 사무실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프먼 부총장은 또 “그의 학교 방문을 언제든 환영하며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할 때는 모든 비용을 부담해 지원할 것”이라며 “계약이 올해 말로 끝나더라도 그의 많은 업적을 인정해 3년 계약 갱신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굿올 명예연구원 본인이나 가족은 학교 측이 만일 학내에서 사고라도 난다면 소송에 걸릴까 걱정해 나온 조치라며 아쉽다는 반응이다.  굿올은 “연구실 복도에서 만나는 사람 대부분을 알고 있고 때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사는 아파트에서는 이웃과 거의 접촉이 없고 퍼스에 친구들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굿올은 건강 상태가 아주 좋다며 집에서라도 지금 하던 방식으로 학교를 위해 계속 연구활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딸인 카렌은 이번 결정이 아버지의 자립심과 정신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최악의 결정으로 아버지가 더 사실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  3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굿올은 70년 간 생태학 연구에 종사하면서 5개 대륙에서 일했고 130권 이상의 과학서적을 냈다. 올해에는 호주 정부로부터 민간인 대상 최고 훈장인 ‘호주 훈장’(Order of the Australia)도 받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3배 급증 ‘100세 인생’…평생 금연·금주했다 전해라

    3배 급증 ‘100세 인생’…평생 금연·금주했다 전해라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만 100세 이상 노인이 3배 이상 늘어 3000명을 넘어섰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이 많은 ‘장수마을’은 광역 시·도 단위에서는 제주도, 기초 시·군·구 중에서는 충북 괴산군으로 나타났다. 100세 이상 노인 10명 중 7명 이상은 평생 술·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그들은 장수의 비결로 절제된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 낙천적인 성격 등을 꼽았다. ●전국 3159명… 여성이 86.5% 25일 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 가운데 ‘100세 이상 고령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우리나라의 만 100세 이상 노인은 3159명으로, 직전 총조사 때인 2010년(1835명)에 비해 72.2%(1324명)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5년(960명)과 비교하면 3.3배가 됐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도 2005년에는 2.0명이었으나, 2010년 3.8명, 지난해 6.6명으로 급증했다. 여성이 2731명으로 86.5%를 차지했고, 남성은 428명으로 13.5%였다. ●제주 17.2명·전남 12.3명·충북 9.5명 順 광역 시·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노인은 제주(17.2명), 전남(12.3명), 충북(9.5명) 순으로 많았다. 기초 시·군·구별로는 충북 괴산군이 42.1명으로 최고였다. 이어 경북 문경시 33.9명, 전남 장성군 31.1명이었다. 현재 100세 이상 노인이 모두 21명인 괴산군에는 만 95~99세가 60명, 90~94세는 264명이나 거주하고 있어 앞으로도 장수마을의 지위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적인 숫자만으로는 광역은 경기도(692명), 기초는 경기 고양시(72명)에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지역에 요양병원 등 노인 대상 의료 및 보호시설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다른 시·군과 비슷하게 요양병원이 1개인 괴산군은 진짜 장수마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장수의 비결을 물은 결과 ‘절제된 식습관’이 39.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규칙적인 생활’(18.8%), ‘낙천적인 성격’(14.4%), ‘유전적 요인’(14.2%) 순이었다. 100세 이상 노인의 3분의1(33.3%)은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85세 이상 장수한 사람이 있었다. 전체의 4분의3 이상인 76.7%가 평생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79.0%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다. 100세 이상의 노인 중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68.2%였다. 나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42.6%, 돈 계산이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은 28.0%, 따로 사는 자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67.4%였다. 네 가지가 모두 가능한 사람은 4명당 1명꼴(25.5%)이었다. 식사하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눕기, 옷 갈아입기 등 기본적 일상생활을 위한 6개 항목을 모두 혼자서 할 수 있는 사람은 17.5%였고, 절반 정도(49.1%)는 6가지 모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복수응답)은 채소류(53.6%), 육류(45.1%), 두부 등 콩제품(30.1%) 순이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교육, 뭣이 중헌디/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학교육, 뭣이 중헌디/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78%다. 고교 졸업생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간다는 뜻이다. 자발적인 진학 포기자도 있으니,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대학에 진학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학 진학 추세는 당분간 돌이키기 어려울 전망이고, 지식기반사회에서 높은 대학 진학률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학 졸업장이 더이상 사회적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 무얼 배우고 준비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머지않아 인생 100세 시대가 도래한다. 앞으로 한 사람의 인생은 대학 졸업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평생학습시대라고 하지만 대학 시절이야말로 공부에만 전념해도 되는 마지막 시기이고,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사회에 대한 안목과 삶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대학 생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은 바뀔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 세계는 융합과 혁신이 성장과 발전을 좌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지식과 기술의 수명은 짧아지고, 산업은 시시각각 변한다. 글로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다. 이렇다 할 자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생존과 번영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첫 번째 과제다. 그렇다면 대학은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할까. 학생들은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경험할 때 성공할 수 있을까. 평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껴온 몇 가지를 제언한다. 우선 문제 찾기의 중요함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빨리, 정확히 푸는 연습에 매달렸다. 덕분에 호기심은 억눌렸고 상상력은 빈곤해졌다. 하지만 바야흐로 창조적 발상과 비판적 사고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문제를 발견하고 본질에 접근하는 능력이 없다면 국가든 개인이든 늘 뒤따라가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최근 주목받는 ‘디자인 사고’의 첫 단계가 관찰과 공감을 통한 문제의 발견이라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대학 교육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에만 초점을 두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빠른 추격자가 아닌 창조적 선도자를 길러 내려면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내용과 방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대학에서 팀워크와 공동체 정신을 배워야 한다. 개인 창의성보다 팀 창의성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2015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어젠다로 양극화 해소와 협력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협업에 익숙하지 않고 공동체 의식이 취약하다.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과 승자 독식을 경험해 온 탓이다. 지금의 대학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상대평가 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상대평가 제도에서 학생들은 A를 받으려면 누군가를 반드시 이겨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제 학생들이 함께 일하는 법과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경험하자. 전공을 넘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교류함으로써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마인드와 진취적 도전정신을 키우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오히려 한반도 밖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청년들은 글로벌 이슈에 둔감하고, 글로벌 도전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언어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관심의 문제이고 정신의 문제다. 학생들이 과감하게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고 넓은 세상을 경험토록 대학이 나서서 도와야 한다. 이제 대학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할 때다.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장(場)에서 학생이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가치 있는 경험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장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대학 사회에 존경을 보내는 이유는 대학이 변화를 직시하고 성찰하며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이 이를 보여 줄 최고의 시험대는 교육이 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100세 현역 정치인 시대/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100세 현역 정치인 시대/김상연 정치부 차장

    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이 실제로 대선에 출마하기로 내년 초 최종 결심한다면, 그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선에서 떨어진다면 수십 년 공직 생활로 쌓아 놓은 명성에 작지 않은 흠집이 날 것이고, 그 전에 이미 특정 정당의 후보가 되는 순간 국민의 절반 정도를 반대편으로 돌려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치를 멀리하며 국가 원로로 있으면 전 국민의 ‘위대한 인물’로 역사에 남을 것임을 모르지 않을 반 총장은 왜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일까. 그가 지난달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도자상(像)으로 제시한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지도자’가 본인이라고 생각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가 심중에 꽁꽁 감춰 놓았던 권력 의지의 발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나는 그가 은퇴하기에는 스스로를 너무 정정하다고 느끼는 게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실제 반 총장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10년 동안 마라톤을 100m 뛰듯이 했다”며 건강을 과시했다. 인간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한계를 느껴야 은퇴를 생각하는 법이다. 반 총장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적 공감(sympathy) 내지 동양적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무총장 퇴임을 앞둔 그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퇴임해 국가 원로로 남는다면 여생을 강연이나 책을 쓰면서 소일할 텐데, ‘100세 인생’이라는 기준에서 70대 초반의 반 총장으로서는 30년가량을 은퇴자 신분으로 지낸다는 의미가 된다. 30년이면 웬만한 직장인의 평생 근무 기간일 만큼 긴 세월이다. 그렇게 긴 시간이라면 ‘영광스런 은퇴자’로 살기보다는 차라리 오물을 뒤집어쓸지언정 ‘다이내믹한 현역’으로서 뭔가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이런 ‘반기문식 도전’은 유일무이가 아니다. 19대 국회 마지막 국회의장을 했던 정의화(68) 전 의장은 20대 총선 출마에 막판까지 미련을 뒀고, 끝내 그것이 여의치 않자 얼마 전 무슨무슨 싱크탱크를 만들면서까지 은퇴를 ‘거부’했다. 전임자들이 국회의장직을 마지막 영예로 여기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과 비교된다. 어쩌면 안상수(70) 창원시장이 2년 전 전직 거대 여당 대표라는 이력에 비해 한참 아래 체급인 기초단체장(창원시장)에 도전한 것 역시 반기문식 도전의 전조(前兆)였을 수 있다. 그동안 쌓아 놓은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며 뒷방에 물러나 인생의 결말을 기다리기보다는 심신의 정정함을 기반으로 도전과 활동에서 행복을 찾는 것, 이쯤 되면 승패의 결과보다는 승패 자체를 즐기는 달관의 경지라 할 만하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알파고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을 때 가진 인터뷰에서 “21세기 후반의 신인류는 신체를 계속 재생해 사실상 불멸에 이른다”고 했다. 정말 그런 일이 현실화한다면 정치는 어떻게 변할까. 50선(選), 100선 국회의원이 다반사로 나오게 될까. 아니면 전 국민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하게 될까. 내 아날로그식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 거기까지는 상상이 안 가더라도 지금 추세로 과학과 의술이 더 발달하면 100세 정치인, 100세 대선 주자를 보게 되리라는 것쯤은 예상할 수 있다.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다. carlos@seoul.co.kr
  • 서초구 + 孝행정 = 행복 100세

    빠른 고령화로 오는 2040년 서울 인구 10명 중 3명은 만 65세 이상 노인이 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는 베이비부머 등 은퇴를 앞둔 세대까지 아우르는 ‘눈높이 효행정’을 펼친다고 밝혔다. 서초구는 15일 5대 분야 35개 사업이 담긴 ‘어르신 행복 100세 마스터플랜’을 약 400억원을 들여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내년까지 서초3동과 말죽거리에 카페형 ‘열린 경로당’ 2곳이 들어선다. 예산 28억원을 들여 시니어 오피스와 카페, 주민개방시설, 옥상텃밭 등으로 경로당을 칙칙한 느낌 대신 밝은 현대식으로 꾸몄다. 기존 구립 경로당 30곳도 개축해서 카페형으로 바꾸고 독거노인을 위한 생일상, 치매예방 백세공놀이, 미술소통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사림 경로당을 포함한 132곳에서 보건소, 생활체육회와 함께 영화관, 웃음치료, 노래교실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독사 없는 안심싱글 노후를 위해 은둔형 노인들을 찾아 생활필수품을 지원하는 ‘별이 빛나는 사이’ 사업도 한다. 요구르트 배달원, 철물점 주인 등 162명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을 찾는 ‘별지기’가 된다. 하수구 막힘, 변기 고장 같은 생활 불편을 해결해 주는 ‘출동 핸디맨’은 재능기부로 진행하는 복지 사업이다. 철물점 주인, 기업봉사단이 직접 출동해 해결사 역할을 해 준다. 청춘 프로젝트로는 노인들이 신나게 지낼 수 있도록 신개념 노인 전용 복합문화공간이 오는 10월 내곡동에 문을 연다. 이곳에는 효카페, 실버영화관, 안마실, 힐링온돌방, 건강댄스교실, 추억의 도시락 식당, 추억 사진관, 강의실 등이 입주한다. 구는 또 문화, 예술, 법률, 의료 등 전문직 노인을 위주로 실버 재능 기부단을 꾸려 인생 2막 봉사의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어린이 효도체험관을 운영해 효도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만 70세 이상 노인에게 요금을 할인해 주는 효도가게를 올해 10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열린 경로당으로 시설 환경을 개선하고 노인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효가 살아 숨쉬는, 어르신이 행복한 도시 서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현장 블로그] 서울대생 도서관 대여 1위는 日소설이라는데…

    [현장 블로그] 서울대생 도서관 대여 1위는 日소설이라는데…

    최근 서울대에 소설책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올해 들어 5일까지 가장 많이 대여한 책이 59명의 학생이 빌려 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입니다. 또 10위 안의 책 중에 소설이 4권이나 들어 있습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 정유정의 ‘7년의 밤’,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등이 각각 7, 8, 10위였습니다. ●장편소설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최다 소설책 바람이 신선한 변화로 거론되는 이유는 통상 수업 시간에 다루는 고전문학이나 사회과학 서적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2005년에는 ‘서양미술사’나 ‘양자역학’과 같은 순수 학술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양 수업에서 권장한다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는 2013년과 2014년에 1위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6위로 떨어졌습니다. 역시 교양 수업에서 사용되는 아우리피데스의 ‘비극’도 지난해 대출 순위 1위였지만 올해는 일본 인기 소설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렸습니다. 이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인문학 열풍’과 연관 지었습니다. 교과 수업보다 자신의 인생에 필요한 책을 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올해 상반기 대출 순위에서 공동 3위에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와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채사장)이 오른 것도 같은 이유라는 거죠. ●“인문학 열풍·팍팍한 학점 관리 영향” 반면 학생들이 교양 수업 권장 서적마저 잘 읽지 않아서 마니아층이 있는 소설이 대출 1위로 올라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취업 전쟁에 학점 관리하기도 힘든 대학 생활에서 제대로 된 책을 읽을 여유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는데요. 소설이라도 읽으면 다행이라는 겁니다. 올해 들어 5개월간 서울대생 1만 6000여명이 중앙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은 7만 6088권입니다. 한 명이 한 달에 평균 0.9권꼴로 약 한 권 가량 읽은 셈입니다. 어쩌면 서울대 학생들은 어려운 책을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편견일지도 모릅니다. 한 학생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울대생이라고 꼭 어려운 책만 읽나요. ‘꼰대’처럼 학벌 문화를 조장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현장 행정] 늙지 않았다, 늦지 않았다

    [현장 행정] 늙지 않았다, 늦지 않았다

    “할 일 없이 등산은 그만”… 50세 이상 낀세대의 새 일과 새 삶 찾는 ‘50플러스 캠퍼스’ “서울시에서 50살 이후의 인생을 책임집니다. 은평구 50+(플러스) 캠퍼스에서 50살 이후의 삶을 새로 시작하세요.” 청년 창업공간으로 유명한 은평혁신파크에 1일 50플러스 캠퍼스가 문을 열었다. 50플러스 캠퍼스에 모인 노인도, 중년도 아닌 애매한 낀 세대들은 ‘‘개저씨’는 왜 혼자가 되었나’, ‘은퇴 후 협동조합으로 집짓기’ 등의 강의를 듣거나 요리, 바느질, 사진, 요가 등을 배우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인생 이모작을 꾸준히 지원한 서울시는 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50플러스 종합지원정책’을 내놓았다. 전후 세대, 베이비붐 세대, 산업화의 역군, 한강의 기적을 일군 세대로 불리는 1955~63년생은 서울시민의 20%인 217만명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는 갈 곳이 마땅찮아서 산이나 다닌다’는 이들 50~64세의 중·장년층을 위해 시는 든든하고 촘촘한 지원정책을 마련했다. 불안한 미래에 어깨가 축 늘어진 50살 이상의 서울시민에게 100세 시대를 맞아 제2의 전성기를 열어 준다는 계획이다. 먼저 지난 4월 서울에 6곳이 들어서는 50플러스 캠퍼스를 직접 운영하는 50플러스 재단이 출범했다. 교육뿐 아니라 정보 공유, 일과 문화, 만남의 장 등 50플러스 세대를 위한 다목적 공간인 50플러스 캠퍼스(지도)는 1일 은평혁신파크에 생긴 서북캠퍼스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서울에 모두 6곳이 들어선다. 25개 자치구마다 하나씩 생기는 50플러스 센터는 캠퍼스보다 작은 규모의 활동공간이다. 이미 종로, 동작, 영등포 50플러스 센터가 운영 중이며 9월에 노원 센터가 문을 연다. 인생학교에서 받은 교육을 기반으로 50플러스 세대의 경험을 활용하는 일자리도 2020년까지 1만 2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공공일자리로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로당 코디네이터, 어르신일자리 코디네이터 등이 있고, 경험을 전수하는 취업진로 전문가, 나눔교육사 등도 인생 2막을 위한 일자리다. 우리동네 안전지킴이나 맥가이버와 같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일자리도 있다. 도시민박업, 문화관광 해설사,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로컬푸드 매니저, 중소기업 일손뱅크 협동조합 등 새로운 일자리도 발굴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0살 이상의 중·장년층이 청년과 일자리를 놓고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낼 것”이라며 “50플러스 세대의 창업과 직업을 만드는 ‘창직’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커버스토리] 평생 살면서 매달 꼬박꼬박…요놈이 효자네

    [커버스토리] 평생 살면서 매달 꼬박꼬박…요놈이 효자네

    1970년대만 해도 노인들의 환갑날은 동네 잔칫날이었다. 그런데 40여년이 흐른 지금은 환갑잔치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평균수명이 확 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100세 시대’라는 말도 무색할 지경이다. 그런데 늘어난 수명만큼 우리네 삶도 여유로워졌을까. 대다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 한 칸 마련하느라 청춘을 바쳐서다. 70세 무렵까지 일해야 먹고산다는 게 요즘 현실이다. 그럼 일할 능력도, 써 주는 곳도 없는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의 대안으로 우리나라에는 집을 통해 고정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정부 보증 주택연금 제도가 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국민들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상품이다. 자기 집에 계속 살면서(주거 안정) 인생 황혼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노후 보장) 위해 도입됐다. 그러자면 자식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무감’ 내지 ‘강박관념’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게 정부 얘기다. ■‘이사 그만’형 - 70대 부부 59㎡·2억대 구리에 아파트 판잣집·단칸방 전전하다 70대에 내집 마련… 주택연금 매달 102만원씩 ‘내 인생 위로금’ 올해 74세, 75세인 이혜자(여·가명)씨 부부는 결혼 51년차다. 42년 전 충청도에서 달랑 닭 두 마리를 들고 서울로 상경했다. 여관을 전전하다 거여동 무허가 월세 ‘하꼬방’(판잣집)을 얻어 짐을 풀었다. 수도도,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같이 써야 하는 곳에서 넷째를 가졌다. 남편은 연탄 배달을 하고, 이씨는 골목 초입에서 아기를 업고 풀빵을 팔았다. 세입자 보호법도 없던 시절, 6개월마다 월세를 올려 달라는 주인, 애들이 시끄러우니 나가 달라는 주인, 그렇게 하늘 같은 집주인 말에 윗동네에서 아랫동네로 돈에 집을 맞춰 옮겨다녔다. 이사만 열여섯 번이었다. 2남 2녀를 다 출가시키고 칠순을 넘겨서야 경기 구리시에 59㎡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제야 내 집에서 사나 했더니 걱정은 또 찾아왔다. 이씨는 무릎관절 수술로 거동도 힘들었다. 남편은 설암 수술을 받았다. 자식들은 경기 침체로 손주들 학비 대기도 빠듯하다. “이 집 빼서 전세로 옮겨가고 남은 돈을 아껴 죽을 때까지 살자”는 남편의 힘없는 제안에 이씨는 몸서리쳤다. 칠순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2년마다 집을 옮기는 게 끔찍해 “이혼해서 당신은 전세 살고 나는 딸네 집에서 애 봐 주며 살자”고 등을 돌렸다. 평생 큰소리 한번 없던 잉꼬부부는 생활비 문제로 그렇게 남남처럼 넉 달을 지냈다. 그러다 남편이 “주택연금 좀 알아보자. 은행에 집을 빼앗기는 줄만 알았는데 많은 사람이 가입하는 것 보니 아닌가 보다”라며 말을 걸었다. 그렇게 부부는 2014년 주택연금 가입자가 됐다. 이씨는 말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고 죽을 때까지 집을 옮겨다니는 게 내 인생인 줄 알았는데 연금을 받으니 마치 그간 고생한 위로금이자 남은 생을 열심히 살라는 격려금 같다”고. 자식들이 간간이 주는 용돈은 비상금으로 모으고 기초노령연금에 주택연금을 합쳐 알뜰살뜰 산다. 부부 사이도 다시 좋아졌다. 지금은 운동도 하고 봉사도 함께 다닌다. 이씨는 “(연금은) 돈 없다고 한 달 미루지도 않고 자기 상황에 따라 줬다 안 줬다 하지도 않고 꼬박꼬박 제 날짜를 지키는 믿음직한 효자”라고 고마워했다. 남편 역시 “젊은 시절 소원이었던 집, 중년엔 자식들 울타리였던 집, 지금은 부부 노후를 책임지는 집이 바로 다름 아닌 자식”이라고 거들었다. 이씨 부부는 구리의 59㎡(2억 2200만원 상당) 집을 맡기고 한 달에 102만원(감소형)씩 받고 있다. ■‘혼자 산다’형 - 교직 명퇴 남편과 사별 59㎡ 아파트 남편 떠나고 빚 갚으니 작은 아파트에 나 홀로…그나마 주택+노령 연금 月80만원에 기대 37년간 교직 생활을 하다가 명예퇴직한 오세현(여·가명)씨. 남들은 “연금도 나오고 집도 있고 부럽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적자 인생으로 살아왔던 터다. 다섯 자녀 뒷바라지도 모자라 시부모, 시동생, 시누이 다 합쳐 10명도 넘는 사람이 한집에서 살았다. 80㎏ 쌀로도 한 달을 못 채웠다. 월급이 나오면 가게를 하나씩 지날 때마다 외상을 갚다 보니 집에 도착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빌어먹는 한이 있어도 자식은 가르쳐야 한다”던 어머니의 가르침에 5남매 모두 대학에 보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빚이 많이 쌓여 퇴직금으로 빚을 정산하고 나니 남은 것은 고작 몇 푼. 1996년 2월 퇴직한 뒤 그해 7월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등졌다. 그리고 가을쯤 40여년간 살던 정든 집이 재개발로 헐렸다. 불과 1년 만에 정든 집이며 직장, 가족까지 떠나보냈다. 혼자된 몸으로 아들 집 근처에 59㎡의 작은 아파트를 얻었다. 남편이 떠난 지 20년이 됐다. 궁한 모습을 감추며 살아보지만 줄어드는 주머니에 갈수록 초라함만 느껴졌다. 그러다 인근에 노인 건강타운이 생겼다. 프로그램이 200개나 된다. 점심값은 1000원밖에 안 하지만 취미 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자니 오가는 길목마다 드는 돈이 제법이다. 이때 건강타운에서 주택연금을 알게 됐다. 매달 60만원 가까이 준단다. ‘내가 빨리 죽어도 남은 집값만큼 자식에게 상속된다’고 하니 손해 볼 일은 없겠다 싶었다. 여기에 노령연금 20만원을 합치니 용돈이 제법 두둑해졌다. 손주들 학비 보태라고 봉투를 건넬 여유까지 생겼다. 생일 선물도 사다 주는 넉넉한 할머니가 됐다며 오씨는 환하게 웃었다. ■‘자식 권유’형 - 일산 집 팔고 132㎡·4억대 안양에 새둥지 재산 상속 필요없다는 아들딸… 죽을 때까지 돈 나오니 오히려 자식 부담 더는 길 한국주택금융공사 직원들은 가장 가슴 아픈 사례로 자식 간의 갈등을 든다. 한 상담창구 직원은 “딸 손에 이끌려 주택연금에 가입했다가 다음날 아들 손에 끌려와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해지하는 노인이 많다”고 전했다. 아들에게 집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주택연금 가입을 권유하는 자식은 딸, 해지시키는 자식은 아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아들딸이 적극적으로 권해 가입자가 된 사례도 있다. 2013년 가입한 이지희(여·가명)씨다. 이씨의 큰아들이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한테 재산 물려준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마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버신 돈이니 이제는 마음껏 다 쓰세요.” 이때만 해도 이씨는 “쓸데없는 소리 마라. 너네 아버지한테는 손톱도 안 들어가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그런데 전셋값을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전화 한 통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씨는 경기 일산에 갖고 있던 원래 집을 팔고 자식 집 근처인 안양에 터를 새로 잡았다. 계속되는 자식들의 강권에 마지못해 연금에 들었다. 4억 5000만원짜리(132㎡) 집을 맡기니 매달 124만원이 나왔다. 이씨는 “죽을 때까지 100만원 넘는 돈이 나온다고 하니 오히려 자식들 부담을 덜어 주는 길”이라며 좋아했다.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매달 일정한 날에 일정한 돈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득이 없어도 정해진 틀 안에서 생활을 계획할 수 있다. 자녀들도 편한 마음으로 부모를 대할 수 있다. 이씨는 “연금이 아니라 복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집을 뺏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집에서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2011년 7286명에서 올 3월 말 현재 3만 1504명으로 증가했다. 많이 늘었다고는 해도 전체 노령인구를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비중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집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우리나라 부모 특유의 정서와 “가진 거라곤 집 한 채뿐인데 벌써부터 넘겼다가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이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할지 말지는 개개인의 선택 문제”라며 “하지만 어떤 노후가 부모 자신은 물론 자식들에게도 행복이 될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려줄 것은 집이 아니라 행복한 노후’라는 주택연금의 큼지막한 홍보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현청 교육산책] 엄마에게 전해라

    [이현청 교육산책] 엄마에게 전해라

    얼마 전 유행하던 유행가 중에 ‘백세인생’이라는 가요가 있습니다. 60세부터 100세 사이 나이의 사람들이 저세상에서 오라 할 때 가지 않기 위한 여러 가지 이유를 비유해 부른 노래입니다. 그 노래의 가사 중에 ‘…라고 전해라’라는 가사가 젊은층으로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인기를 끈 이유라고 합니다. 우리 교육과 관련해 ‘누가 사교육을 번창하게 만든 장본인인가, 누가 자녀들을 교육의 희생양으로 만든 장본인인가, 누가 입시 지옥을 야기한 장본인인가?’라는 질문을 할 때 학부모들은 학교 탓과 교육정책 탓으로 돌리고 정부와 일부 정책 관련자들은 정책 잘못이 아니라 교육문화와 구조 탓이라고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하면 학부모도, 정부도, 학교도, 교사도, 학생도 모두 오늘의 교육 현실을 만든 장본인들입니다. 하지만 모두 교육의 희생자라고 변명하기 일쑤입니다. 일류 학교를 나와야지만 좋은 직장에 가고, 좋은 직장을 졸업해야지만 행복한 삶이 된다는 ‘일류 학교=좋은 직장=행복한 삶’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고착돼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눈여겨볼 때 학부모들만의 탓도 아니요, 정부 탓만도 아니요, 교육정책 탓만도 아니요, 교사 탓만도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이 점에서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교육 관련 주체가 학부모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학부모들에게 특히 어머니들에게 이렇게 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과외를 많이 시키면 반드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전해라. 일류 학교를 나오면 반드시 행복한 삶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전해라. 의사와 판검사가 지금처럼 일생을 보장하는 최고의 직장이 아니라고 전해라. 조기 유학과 기러기 가족이 자녀 교육의 최상의 방법이 아니라고 전해라. 학교 성적이 자녀의 행복을 보장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전해라. 영어를 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하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전해라. 부모가 자녀 입시 교육에 지나친 나머지 교육 학대(Educational Abuse)하고 있다고 전해라. 부모가 가르칠 것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 방임(Educational Neglect)하고 있다고 전해라. 부모는 자녀의 삶을 대신 살아 줄 수 없다고 전해라. 부모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해라. 자녀는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라고 전해라. 교육은 100m 경주가 아니고 마라톤이라고 전해라. 진정한 교육은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전해라. 교육은 남과 다름을 배우고 남과 더불어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 전해라. 교육은 자기 눈, 자기 잣대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해라. 교육은 사랑이라고 전해라. 교육은 섬김이라고 전해라. 교육은 나눔이라고 전해라. 우리나라 교육에서 교육문화의 주체요, 객체는 학부모입니다. 학부모들은 모두 교육의 희생양인 것처럼 말하지만, 정작 자기 스스로 희생양을 만드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과외가 싫고, 교육비가 많이 들고, 암기 위주의 교육이 싫어서 조기 유학을 택한 학부모들이 뉴욕에 가면 한국 과외를 만들고, 베이징에 가도 한국 과외를 만드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한국 부모들이 일등 위주의 교육문화에 매달리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자녀를 만들려면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원하고 격려하고 사랑하고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학부모는 일등 만능의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일등입니까? 모두가 일등입니다. 인간이 태어날 확률은 4억분의1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다 제 몫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므로 잠재 가능성을 개발해 다름을 키워 주는 것, 특성을 키워 주는 것, 그것이 아름다움이 되게 하는 것이 일등을 만듭니다. 한양대 석좌교수
  • [‘백년인생’ 준비 잘하고 계십니까] 월급쟁이 최대 고민 ‘노후’라는데

    연령 불문 불안요인으로 꼽아 “직장생활 오래하는 게 최선” 우리나라 직장인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노후생활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명 중 1명은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8일 발표한 ‘2016 대한민국 직장인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의 불안요인은 노후불안(34.9%), 자녀교육(16.4%), 주택문제 (15.9%) 순서로 집계됐다. 연구소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직장인 11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50대에서는 45.4%가 노후불안을 최대 고민거리로 꼽았다. 40대와 30대도 각각 31.2%와 27.8%가 노후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선택했다. 50대는 건강(17.9%), 40대는 자녀교육(22.8%), 30대는 주택 관련(25.2%) 걱정을 노후 다음으로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34.6%에 달했다. 노후를 위한 저축도 월평균 27만원에 불과했다. 노후에 필요한 자금 대비 준비된 자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노후준비지수’도 70%에 그쳐 자영업자(74%)보다 낮았다. 반면 직장인의 경제수명은 83세로 87세인 자영업자보다 짧다. 최선의 노후준비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직장인의 45.2%가 현재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윤학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자산관리를 하는 직장인과 그렇지 않은 직장인의 평균 자산은 각각 2억 3000만원과 1억 5000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며 “자산관리가 계층 간 이동을 가능케 하는 ‘계층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