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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시설 외곽 이전 부산의 ‘뜨거운 감자’

    철도시설 외곽 이전 부산의 ‘뜨거운 감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도심의 철도시설을 시 외곽으로 이전해달라는 요구가 지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00년 이상 부산 중심지를 차지하고 있는 낡은 시설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주민들은 이전 후 노른자위 땅에 ‘항노화(抗化) 의료관광산업’을 유치하고 싶지만, 이전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국가 차원의 배려를 촉구하고 있다. ●추진위 100만 서명운동…정부 설득나서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지역주민, 부산진구의회는 올해초 ‘도심철도 외곽이전 범시민사회연대’를 설립한 뒤 지난달 20일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도심철도 시설이전 추진위원회’도 꾸렸다. 특히 추진위원에는 시민단체 회원과 대학교수, 언론인 등 민간 인사는 물론, 국회의원과 허남식 부산시장, 구청장·군수 등 각계각층에서 망라된 72명이 참여하면서 그 어떤 사안보다 큰 힘이 실리고 있다. 추진위는 최근 100만명 대국민 서명운동에 착수하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전면적인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타당성에 대한 연구용역 예산 5억원도 확보했다. 추진위는 ▲한국전쟁 때 확대된 시설이 현재까지 방치되다시피 운영되고 ▲철도차량 현대화로 정비창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으며 ▲도심의 낡은 철도시설이 부산의 무한성장을 막는 점 등을 내세워 이전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철도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지만, 이전 후 도심 부지에는 항노화 국제의료특구 산업단지를 조성해 부산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시설은 부산진구의 가야·개금·당감·범천동 등 4곳에 걸쳐 있는 철도차량관리단과 고속철도차량관리단, 철도차량사업소, 주한미군 잉여재산처리장이다. 총 면적은 96만 9339㎡이다. 부산 철도시설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건설됐다. 당시나 한국전쟁 때만 해도 외곽지역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일대가 금융과 교통, 상업, 문화 등 요충지로 발전했다. ●비용 1조5000억…코레일 “내부 논의중” 그러나 철도시설 이전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총 이전 비용이 1조 5000억원에 이르고 현재도 각종 철도노선의 종착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을 추진할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은 2007년부터 계속된 이전 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기는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응률 추진위 사무국장은 “이전 비용은 현 부지매각(공시지가 6800억원)을 통해 상당부분을 충당할 수 있고, 시 외곽인 양산 등지로 이전하면 부산 종착지의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은 “현 철도시설 부지는 부산 도심의 마지막 개발지로서, 의료관광 인프라와 교통 편의성, 천혜의 자연환경 등 모든 면에서 국제의료특구 조성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정책진단] “20만 다문화가정 교량역할 기대”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해 외국인공무원을 적극 채용할 것입니다.” 공직인사관리 주무부처 행정안전부 정창섭 제1차관은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다문화가정 외국인들을 공직사회로 영입할 뜻을 밝혔다. 정 차관은 “경기도 안성을 비롯해 국내 다문화가정 수가 매우 많다.”면서 “이들 외국인을 동사무소 직원으로 채용하면 지역사회 거주 외국인과 한국사회를 잇는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문화가정 관리가 외국인공무원들의 채용에 있어 ‘블루오션’ 영역이라는 게 정 차관의 판단이다. 그는 지난 2005년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이민가정 청소년들의 폭동사건이 우리나라에 주는 메시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차관은 “다문화 가정의 2세대가 지금은 어리지만 자라면서 일자리를 못 찾거나 저학력, 부당대우 등으로 인해 프랑스처럼 사회에 대한 불만을 폭력으로 표출할 수 있다.”면서 “이들의 어려움을 잘 아는 다문화가정 외국인들을 공직사회로 불러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국가 차원에서 지역 외국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결혼이민자는 14만 4000명, 다문화가정 자녀수는 5만 8000명에 달해,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20만명을 넘어섰다. 또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사상 첫 100만명을 돌파해 110만 7000명에 이른다. 정 차관은 “지금까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모두 체계적인 외국인 공무원 채용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외국인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직위 발굴을 위해 공공부문 전문가들에게 지원 분야를 선정·의뢰하고, 각국의 우수 인재가 오도록 적극적인 홍보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국내 외국인 100만명 시대

    우리나라가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행정안전부는 5일 전국 시·군·구에 거주하는 외국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10만 688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4959만 3665명)의 2.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 때(89만 1341명)보다 24% 증가한 것이다.나라별로는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이 56.5%(62만 4994명)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인이 21.2%(23만 5077명), 미국 5.4%(5만 9870명) 등의 순이었다.결혼을 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사람은 중국(54.8%)·동남아(32.1%)·일본(4%) 등의 순으로 많았다. 여성이 87.9%(11만 483명)를 차지했다.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시·군·구는 서울 영등포구로 4만 4677명이었고, 경기 안산시(4만 1785명), 서울 구로구(3만 4480명), 경기 수원시(3만 139명) 등에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외국인 중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52%인 57만 565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에 대한 지원활동을 펼치는 기관 및 단체는 743개로, 시·군·구별로 평균 3.2개꼴이었다.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외국인과 관련한 각종 정책을 수립할 때 참조할 것”이라며 “외국인 주민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지원 단체와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시론] 새만금 명품복합도시로 만들려면/김용학 중앙대 겸임교수·도시공학박사

    [시론] 새만금 명품복합도시로 만들려면/김용학 중앙대 겸임교수·도시공학박사

    최근 확정발표된 ‘새만금종합실천계획’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년 동안 끌어온 새만금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명품복합도시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고품질 수출농업을 육성하고 지식창조형 산업과 그린에너지 산업의 동북아 허브화 등 휴먼녹색·글로벌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새만금에 대한 정치·사회적인 관심에 비하면 많은 전문가들의 표정은 왠지 자신이 없어 보인다. 명품복합도시가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조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세계적 명품도시들은 오랜 세월 지경학적 여건을 최대한 살려 발전해 왔거나 전략적 요충지를 선점하여 집중적으로 투자해 온 도시들이다. 반면에 새만금은 홍콩처럼 대륙의 관문도, 싱가포르처럼 항로의 요충지도, 수도권 신도시들처럼 수요가 넘치는 곳도 아니다. 더욱이 두바이처럼 종잣돈으로 투자할, 축적된 오일머니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최대한 살리고 경쟁도시의 단점을 새만금의 장점으로 바꿔 경쟁력을 극대화하면 한번 해 볼 만하다. 즉 새만금만의 새로운 니치(Niche)를 만들면 된다. 이를 위해 국제공항도 필요하지만 새만금의 성공여부는 신항만에서 승부가 날 것 같다. 내년 말쯤이면 1만 4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170여척이 운항된다니 미리 대비해야 한다. 벌써 동·남해안 항만보다 수도권항만에서 유럽으로 운송하는 비용이 많이 싸졌다고 한다. 현재 공사중인 상하이, 칭다오, 톈진의 대수심항이 정상가동되면 수도권과 충청권의 물량을 중국에 뺏길 수도 있다. 다행히 환황해권에서 새만금이 유일하게 수심 25m에 30만t 선박의 정박이 가능한 곳이다. 우리 물량을 지킬 대수심 항만이 있어야 동북3성 및 통일후 북한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예측의 통찰력과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 기획단계에서 새만금의 건설전략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해외기업을 유치하여 발전의 근간으로 삼고 그 시너지효과를 활용하겠다면 최소한 몇 가지 시장원리에는 충실해야 한다. 첫째, 우리의 시장규모와 경쟁력을 정확하게 깨닫는 일이다. 시장의 규모는 기업의 성장과 직결되므로 규모가 작을수록 세금도 더 많이 감면해 주고 노동력도 더 넓게 개방하고 땅은 거저 주다시피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국제자유도시까지도 검토해 봄 직하다. 싱가포르는 홍콩이 위축될수록 더 많이 개방함으로써 홍콩을 능가했다. 둘째,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에서는 환경의 쾌적함이 최고의 가치지만 새만금에서는 도시적 편의성이 우선이다. 따라서 유치원에서 대학까지의 국제학교와 세계적 수준의 의료서비스, 쇼핑 등 생활에 불편이 없어야 한다. 도시의 집적효과를 살리기 위해서는 100만명 이상의 배후도시를 꼭 조성해야 한다. 셋째, 도시의 개발경영은 유연하면서도 일사불란해야 한다. 비용절감을 위해 개발주체를 최정예화하되 땅장사를 해선 안 된다. 세계적 대기업이나 주요시설의 투자자에게는 수익성 토지도 함께 주는 등 조속한 도시활성화를 위해 개발이익을 투자해야 한다. 이제 새만금 명품복합도시 건설이라는 오래된 화두가 우리에게 다시 던져졌다.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새만금의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아 보자. 좀 힘들기는 하겠지만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세계적 명품복합도시 하나쯤 못 만들 게 뭐 있겠는가! 김용학 중앙대 겸임교수·도시공학박사
  • 평생학습 축제 내년 대구 동구서

    대구 동구에서 제9회 전국평생학습축제가 열린다. 동구청은 4일 전국 76개 평생학습도시와 교육청 및 기관단체, 학습동아리가 참가하는 평생학습인의 가장 큰 축제인 전국평생학습축제의 내년도 개최지로 동구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축제는 내년 10월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율하체육공원에서 열린다. 금호강 생태습지 뗏목탐사, 전통문화 체험, 요람에서부터 한국 예절 익히기, 차이나타운 100년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또 세계학습도시 한마당, 국제자매도시인 중국 황산시 평생학습인의 날 운영 등 국제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전국평생학습축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평생학습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평생학습사회 실현을 위해 여는 전국적인 행사로, 올해 8회째로 해마다 100만명의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동구는 2005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이후 지역학습관, 주민센터와 지역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각종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전국평생학습축제 유치를 위해 준비해 왔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교과부, 대구시, 대구시교육청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하겠다.”면서 “대규모 축제인 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카트2 ‘에어라이더’ 공개 2주 만에 100만명 돌파

    카트2 ‘에어라이더’ 공개 2주 만에 100만명 돌파

    카트라이더2 ‘에어라이더’(이하 에어라이더)가 공개 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업체 넥슨은 ‘에어라이더’가 공개 2주 만에 총 가입자 수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전작 ‘카트라이더’가 공개 60일만에 100만명 유치한 것과 비교해볼 때 빠른 수치로 하루 평균 약 8만명의 신규 회원이 가입했다. ‘에어라이더’의 최고 동시접속자수도 공개 12시간 만에 1만명을 기록한 후 일주일 만인 지난달 26일 2만명을 돌파했다. 최병량 에어라이더 개발 총괄 실장은 “이번 성과는 여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여름방학 시즌에 이룬 것이라 의미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5억 킬로미터(Km)의 ‘에어라이더’ 누적 비행거리 달성을 기념해 오는 6일부터 신규 모드 ‘체이싱 2인승전’을 공개한다. 사진제공 = 넥슨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저소득층 위한 동네마당사업 축소 위기

    공부방·노인정 등 생활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주민복지시설을 만들어주는 ‘동네마당’ 사업이 시행 1년도 안돼 대폭 축소될 위기에 놓였다.3일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동네마당 사업은 지난해 9월 민생과 직결된 생활공감정책 10대 과제 중 하나로 꼽혔지만 올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에 이어 내년 예산 100억원도 전액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네마당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에 따라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지 못하거나 기존 예산을 전용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정책집행의 후순위에 밀려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거나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최근 친서민 행보를 강조해온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기조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이 예상된다.지난해 행안부 사업 수요조사결과, 동네마당 사업은 전국 89개 시·군·구, 212개 지역에서 지원을 희망했다. 이들 수혜인구 100만명에는 상당수 영세민이 포함돼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올해 사업이 착수된 곳은 11개 시·도 60여곳에 불과한 상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약한 계층에게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주는 사업인 동네마당 사업은 기본적으로 교부금 등을 이용해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해야 할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하지만 행안부와 전문가들은 지방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자체에 사업비 전액을 떠맡기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방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별도의 국고 지원이 없다면 영세민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결국 중단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국비 50%와 지방비 50% 등 1770억원을 들여 영세·서민 주거지역에 990㎡(300평) 내외의 공간을 매입해 공중화장실, 북카페, 간이운동시설, 취약계층자녀를 위한 공부방 등 복지·문화공간을 만드는 계획을 마련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도시와 산] 전주 모악산

    [도시와 산] 전주 모악산

    모악산(해발 793.5m)은 전북 대부분의 시·군에서 그 웅장한 자태가 바라다보이는 대표적인 ‘평지 돌출산’이다. 모악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한반도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어 ‘어머니의 산’으로 불린다. 고어인 ‘엄뫼’를 의역해서 모악(母岳)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영험한 기가 뭉쳐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증산교를 비롯한 숱한 신흥종교가 태동했다. 이 산을 중심으로 이상적인 복지사회를 제시하는 불교의 미륵사상이 개화했다. ●온갖 전설 얽힌 무속신앙의 본거지 모악산은 난리를 피할 수 있는 명당으로 널리 알려진 산이다. 각종 무속신앙의 본거지가 됐고, 신흥종교 암자가 난립하기도 했다. 많을 때에는 80여개의 암자가 있었다. 모악산 서쪽 자락 금평저수지 인근에는 증산교 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기를 품은 산이다 보니 세상이 혼란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회개혁을 꿈꿨다. 통일신라 때 억압받던 백제 유민의 고통을 달래준 진표율사, 후백제를 세운 견훤, 조선 중기 ‘천하공물설(천하는 일정한 주인이 없다.)’ 등 혁신적인 사상을 품다 고발당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정여립, 동학혁명의 기치를 내건 전봉준 등 수많은 이들의 혁명정신이 깃든 곳이다. 모악산은 한때 북한 김일성의 시조묘 논란으로 화제가 됐다. 전주 김씨 시조 김태서가 모악산 명당 터에 묘를 써 김일성과 김정일의 운이 발복했다는 설이다. 산이 크고 역사가 깊은 만큼 많은 전설이 얽혀 있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의 무제봉은 기우제를 올리던 곳이다. 조선시대 가뭄 때마다 전주감사가 산 돼지를 제물로 올리고 주민들은 농악을 울리며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무제봉 왼쪽의 장군봉은 많은 사람이 신성시해왔다. 명당으로 소문나 몰래 묘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줄기에 묘를 쓰면 가뭄이 들어 입산금지령까지 내려졌었다. ●접근성 뛰어난 근교산 모악산은 전북 전주시 중인동, 김제시 금산면, 완주군 구이면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전주 도심에서 차량으로 15분 안팎이면 도착할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직장인들이 출퇴근 전·후에도 다녀올 만큼 시민들의 친숙한 쉼터이자 휴양지다. 이름처럼 언제 누가 찾아와도 어머니처럼 품에 안아주는 정겨운 산이다. 삶의 고단함과 괴로움이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의욕이 용솟음치는 기운을 준다고 한다. 동편 자락에는 전북도립미술관이 있어 건강을 챙기고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산 주변은 경관이 아름답고 환경이 좋아 전원주택지로 인기가 높다.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 자락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일찍 터를 잡았다. 3.3㎡에 70만~100만원을 호가하지만 매물이 없을 정도다. 남서쪽 자락인 전주시 중인동 일대도 전원주택들이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전주시가 완산체육공원을 조성해 찾는 시민들이 급증했다. 모악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이동훈씨는 “모악산은 산세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불교, 증산교, 천주교 등 각종 종교문화가 발달한 특별한 지역”이라며 “탐방객이 연간 100만명에 이를 만큼 전북도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호남의 명산”이라고 말했다. ●호남 4경의 아름다운 산 모악산은 봄경치가 아름답다. 모악춘경(母岳春景)은 호남사경(湖南四景) 가운데 제일로 꼽힌다. 4월에 피는 벚꽃과 배롱나무 꽃은 장관이다. 두번째가 변산반도의 하경(夏景)이요, 세번째는 내장산의 단풍, 네번째가 백양사의 설경(雪景)이다. 봄이 아니어도 모악산은 수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정유재란, 동학농민운동,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큰 나무는 거의 베이거나 불에 탔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빠르게 상처를 회복했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사무국장은 “모악산은 도시 근교에 있지만 멸종위기 생물들이 서식할 만큼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계가 건강하다.”면서 “전주시의 녹지 핵심공간으로 보호하고 가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산이지만 등산코스는 만만하지 않다. 4개의 등산코스가 모두 2시간30분 이상 소요된다. 가장 인기 좋은 완주군 구이면 주차장~대원사~수왕사~금산사 주차장 코스는 4시간이 걸린다.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 들머리에서 고은 시인의 시비를 지나면 왼쪽에 선녀폭포, 사랑바위, 선녀다리를 만난다. 선녀와 나무꾼이 사랑을 속삭이다 노여움을 사 바위로 굳어져 석상이 됐다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20분쯤 오르면 보덕화상의 제자 대원스님이 창건했다는 대원사에 이른다. 증산교 창시자 강일순이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유명하다. 정상에는 방송사 중계탑이 있다. 최근에 옥상을 공개해 산 정상을 도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민원이 다소 가라앉았다.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동으로는 한폭의 수채화 같은 구이 호반이 눈길을 붙잡는다. 서쪽으로는 호남평야가 발아래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변산반도까지 보인다. 남쪽으로는 멀리 내장산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북으로는 전주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구이, 금평 등 대다수 저수지와 하천은 그 물의 근원을 모악산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관개시설인 벽골제도 젖줄이 모악산에 닿아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국책사업 공모에 진빠진 지자체

    국책사업 공모에 진빠진 지자체

    국책사업 공모가 자치단체의 진을 다 빼놓고 있다. 공모가 잇따르면서 예산·인력낭비와 행정력 소모가 이만저만 아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국책사업 공모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요즘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놓고 지자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보건복지가족부는 29일 10개 공모 신청지역 관계자를 모아 놓고 “다음달 5~8일 평가작업을 거쳐 10일 후보지를 선정하는 첨복단지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전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같은 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위원회 개최 날짜가 잡히기는 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혀 또다시 연기될 여지를 남겼다. 첨복단지 후보지 선정시기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와 말로 계속 미뤄져 왔다. 대전시 관계자는 “솔직히 너무 힘들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자치단체 모두 공모로 알고 있다가 지난 5월11일 복지부에서 자체평가한다고 알려 왔다.”면서 “하지만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공모 형태로 바뀌어 과열경쟁이 더욱 불을 뿜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2006년부터 첨복단지 유치전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모두 4억 5000만원을 썼다. 충북도는 7억원, 대구시는 6억원을 쏟아부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정부에서 애초 공모 기준이나 일정 등을 정확하게 내놓지 않아 자치단체간 경쟁을 부추겼고, 자꾸 연기해 점점 더 예산을 늘려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시와 충북도 등은 100만명 서명운동과 청주~서울간 자전거 홍보활동 등 각종 유치활동에 행정력을 ‘올인’했다. 자료를 준비하는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밤샘을 밥 먹듯 했고, 휴일도 반납하고 있다. 관련 부서는 사실상 다른 업무를 전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의료계, 학계, 정치권 등까지 가세해 지역 전체가 들썩인다. 국책사업 공모 때마다 이런 일은 반복되고 있다. 2007년 로봇랜드 유치전을 경험한 대전시의 한 직원은 “당시 이틀에 하루는 배달되는 조간신문과 함께 집에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의 정부 공모방식은 행정력 낭비와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지역갈등이 생기고 자치단체간 합종연횡도 판친다. 대전시와 충남·북도 3개 자치단체는 30일 첨복단지 유치전 공조를 선언했다. 광주시는 최근 대구와 의료산업 공동발전 업무협약을 맺었다. 탈락한 자치단체의 후유증은 엄청나다. 주민이나 정적으로부터 “단체장이 정치력이 없네.” 하는 비난이 들끓어 지자체가 흔들리기 일쑤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다음 국책사업이 나오면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선정 때마다 정치적인 고려가 있다는 의혹도 불거진다. 로봇랜드 공모를 실시했다. 지식경제부 등 중앙부처 관계자들은 “공정성을 위해 공모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자체 공무원들은 “정치적 고려다.”고 반박했다. 선정 이후 불복사태가 예견된다. 일부 지자체 직원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길들이려고 공모한다.”고 성토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에 용역을 맡겨 후보지를 직접 선정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유치신청 자격을 엄격히 제한해 너도나도 뛰어드는 과열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종합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해운대’, 4일만에 100만…韓영화 최단기록

    ‘해운대’, 4일만에 100만…韓영화 최단기록

    올해 개봉되는 한국영화 중 최대 제작비를 자랑하는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ㆍ제작 JK필름)가 개봉 4일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8%)의 기록에 따르면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해운대’는 개봉 3일째 24일까지(전국 645개 스크린 기준) 관객 수 76만 7524명을 동원했다.이는 주말인 25일 내로 100만명 관객 돌파가 확실시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가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는 기록은 올해 개봉했던 한국영화 중 영화 ‘마더’(감독 봉준호)가 달성했던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개봉 3일 만에 관객 100만을 돌파한 바 있다.사진설명 = 영화 ‘해운대’ 스틸컷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중산층 두껍게] 비정규직 하루 333명 해고… “정규직 전환 지원 서둘러야”

    [중산층 두껍게] 비정규직 하루 333명 해고… “정규직 전환 지원 서둘러야”

    비정규직보호법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대로 두자니 비정규 근로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유예나 기간연장으로 바꾸자니 근로자의 차별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지 2년이 된 지난 1일자로 사용자는 똑같은 일을 2년 이상 해온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니면 2년이 되기전 해고해야 한다. 하지만 법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 당분간 유예할 것인지를 두고 정치권·정부·사용자 모두 명확히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정규직근로자 70만~100만명가량이 좌불안석이다. 지난 13일까지 노동부가 집계한 결과 실제로 8931개 사업장에서 4325명(72.5%)이 일자리를 잃은 반면 1644명(27.5%)만이 법 취지대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하루평균 333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대책 마련은 뒤로한 채 여전히 대립하고 있다. 정부, 여당과 재계는 현재의 경기침체기 속에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보다 해고할 위험이 더 크다며 2년 또는 4년간 법시행을 미루자는 주장이다. 반면 야당과 노동계는 현행대로 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법의 보호는커녕 사용자들의 처분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법 취지대로 차별 처우를 없애는 데 노력하는 사용자에 고용됐다면 법의 혜택을 받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용자라면 똑같은 법으로 인해 실직의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사업자에 해고 자제를 요청하고 사회안전망 구축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임시방편이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애초부터 정부나 정치권이 선택의 범위를 너무 좁혀 놓았다.”면서 “법시행 유예나 기간 연장안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법시행 유예 또는 기간연장에만 촉각을 곤두세운 채 전환지원 등 제3의 대책에는 소홀히 한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또 이미 법이 발효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경제상황 악화 등의 이유로 법적용을 미룬다면 노동시장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그는 100인미만의 사업체들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의 공공지출 확대를 주문했다. 무엇보다 사회서비스 분야를 확대해 비정규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여성 일자리 확충에 나서고 노동계가 주장하는 정규직 전환지원금 확대도 심도있게 검토할 것을 강조했다. 정부, 정치권, 노동계를 포함한 5인 회의에 참석했던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금 당장 해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월별로 3만~3만 5000명 수준이다.”면서 “이 상태로 2~3년 정도 지나면 비정규직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행도 안 해 보고 법을 다시 바꾸거나 유예하자는 것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방치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정부가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늘리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中 방사능 유출 쉬쉬… 100만명 대피 소동

    中 방사능 유출 쉬쉬… 100만명 대피 소동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허난(河南)성에서 최근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도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허난성 카이펑(開封)시 치(杞)현의 한 방사능 물질 취급공장에서 방사능 동위원소인 ‘코발트 60’이 누출돼 재앙이 닥쳤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17일부터 주민 수만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20일 보도했다. 하지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현 주민 109만명 가운데 80%가 대피, 도시가 텅 비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7일 치현의 방사능 취급 공장에서 고춧가루에 ‘코발트 60’을 투사하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고장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기계 고장을 발견한 시점은 일주일 뒤인 14일. 기계고장으로 고춧가루가 모두 타버린 사실을 알게 된 공장측이 신고를 했고, 다음날 국가환경보호부는 핵안전국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 긴급 조치를 취한 뒤 방사능 누출 여부를 정밀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공장과 주변 지역의 방사능 농도는 자연 상태 수치를 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소식들이 주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이달 초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관련 소식이 퍼지자 주민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16일 국가환경보호부가 사후 조치를 위해 전문가를 또다시 파견하면서 소문은 “치현에서 핵 물질이 유출돼 여러 명이 숨졌다. 이제 앉아서 죽는 것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등 비약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17일 상황은 ‘엑소더스’(대탈출)에 가까웠다. 주민들은 승용차는 물론 경운기, 마차까지 동원해 대피했고 정저우(鄭州), 뤄양(陽) 등으로 향하는 도로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피난행렬로 장사진을 이뤘다. 당일 저녁 카이펑시 정부 고위관계자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유언비어를 믿지 말라.”며 무마를 시도했지만 주민들은 하루가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stinger@seoul.co.kr
  • “외국인 17만명 무료진료는 기적”

    “의료대국요? 약자에게 인술을 베풀어야 진짜 의료선진국이죠.” 이주노동자를 위한 국내 첫 의료기관인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외노의원)이 22일로 개원 5주년을 맞는다. 지금까지 치료를 받은 외국인은 중국, 몽골, 나이지리아 등 13개국 17만 5000여명에 이른다. 이사장인 김해성(48) 목사는 19일 “무료로 운영하면 1년도 안돼 망할 것이라고 했는데 5년을 버텼으니 기적”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외노의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를 위해 김 목사 주도로 만들어졌다. 당시 한국에는 100만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지만 치료비가 없거나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탓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 지린성에서 온 홍성학(64)씨는 2006년 12월 일하던 전북 진안의 한 주유소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후 2년간 전북 전주와 부산 등의 병원을 전전했지만 병세가 나아지지 않았다. 2년간 치료를 끌어 오던 홍씨는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삶을 포기한 채 식물인간 상태로 생활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동료의 소개로 병원에 입원해 튜브로 죽 등을 공급 받으며 약물치료를 한 결과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움직일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됐다. 2007년 경기도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던 파키스탄 출신 핫산(40)은 “불법체류자였던 나를 외노의원에서 무상으로 치료해 줬다.”며 고마워했다. 교회와 기업의 도움으로 600여㎡ 크기의 병원을 열었지만 매년 ‘폐원 위기’를 겪었다. 무상진료이다 보니 후원금이 정기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병원 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병원을 지켜낸 힘은 의료진 등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상근하는 공중보건의 3명이 자리를 비우는 야간과 주말에는 사립병원 의사들이 무보수로 진료에 나섰다. 특히 의사 35명, 간호사 20명으로 구성된 ‘평화사랑나눔 의료봉사단’은 주말 진료를 맡아 매주 200~300여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봉사단의 이희일(35·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진료를 받은 이후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돼 뿌듯했다.”고 말했다. 많은 기관과 개인 후원자들이 병원을 돕고 있지만 여전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김 목사는 “수술이 가능한 준종합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따뜻한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온정의 손길을 부탁했다. 창립 5주년을 맞는 22일에는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과 김성중 전 노사정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후원 문의전화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 (02)863-6622.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CEO 칼럼] 항공산업이 국가경쟁력이다/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CEO 칼럼] 항공산업이 국가경쟁력이다/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올해 국내 항공업계에는 세 가지 낭보가 이어졌다. 지난 2월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ATW 선정 ‘올해의 항공사’상을 수상했다. 3월엔 항공안전본부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실시한 항공안전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4월엔 인천국제공항이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4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상’을 수상한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처럼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지금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을 꼽아본다. 첫째,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다. 항공산업은 최고의 안전과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만족을 목표로 하는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이다. 탑승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가장 빠르고, 안전하며, 쾌적하게 모시는 것을 지향하는 산업이다. 서비스를 고객에게 직접 제공하기 때문에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물론 현재 국적항공사들과 인천국제공항 등 우리나라의 항공 산업 서비스는 국내외 평가기관으로부터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항서비스와 기내식, 노선, 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는 수성이 더 어려운 법이다.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의 눈높이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항공 산업은 물론 국가 이미지를 고양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더욱 철저한 안전의식이다. 우리나라는 ICAO에서 실시한 항공안전종합평가 결과, 항공안전의 국제기준 이행률이 세계 최고인 98.89%로 나타났다. 주요 평가국과 비교하면 캐나다 95.38%, 미국 91.13%, 중국 86.64%, 독일 84.20% 등으로 우리의 평가 결과가 월등히 높았다. 이는 우리나라의 항공안전 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항공사와 공항 등 관계 기관이 항공 안전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항공사의 품질은 안전과 서비스에 있다.’는 방침에 따라 모든 임직원에게 투철한 안전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다. 우리나라는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미래 항공운송의 허브라고 불린다. 인천공항은 비행시간 3시간30분 이내 지역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가 40여개나 되고, 반경 1000㎞ 내에 인구 10억여명이 거주하는 등 허브공항으로서 최적의 위치에 있다. 여기에 자유무역협정(FTA)의 활성화,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 한·중·일 항공자유화 확대 등으로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은 더욱 전망이 밝다. 특히 항공산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관광산업이 지난 1월 신성장동력으로 지정되는 등 최근 정부의 관심이 높아졌다. 싱가포르의 사례를 보면 국가의 전폭적인 혜택과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싱가포르항공은 현재 최고의 항공사로 인정받고 있다. 정부의 관심으로 항공산업이 향후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항공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항공업계 스스로가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와 안전의식으로 무장하고,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 주민번호 대량유출 기관·기업 공개

    앞으로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대량으로 노출한 기관과 기업이 일제히 공개된다.행정안전부는 15일 국가정보원, 외교통상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민등록번호 보호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각급 기관과 기업의 웹사이트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민간업체도 아이핀 도입 대상 공시그동안 정부는 주민등록번호 노출 여부를 점검해 해당 기관과 기업에만 통보해왔다. 행안부 관계자는 “유출 기관명과 건수 등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연내에 교육청·공사·공단 등 공공기관 2000여개 웹사이트에 아이핀(I-PIN·인터넷상 개인식별번호)을 추가 도입토록 하고, 전체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민간업체도 아이핀 의무 도입 대상을 공시한 뒤 보급을 적극 장려하기로 했다. 대상은 정보통신망법상 3개월 평균 일일이용자수 5만명 이상인 포털, 1만명 이상인 게임·전자상거래 사이트 등 1000여개에 해당된다.아이핀 기능도 웹사이트 회원가입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연계가 가능하도록 해 사용범위를 대폭 확대하도록 했다. 현재 아이핀 이용자 수는 연간 100만명으로 전체 인터넷 이용자수의 2.8%에 불과하다. 행안부는 올 하반기 사용법 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이번 대책에는 이미 잘 알려진 공인인증서를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인인증서 발급 건수는 지난 5월 기준 2063만건에 이른다.중국 등 해외 사이트에 대한 점검도 격월 1회에서 월 2회로 늘렸다. 주민등록번호의 유출이 확인되면 중국 웹사이트에 직접 삭제 요청을 하는 한편, 올 하반기에 열리는 한·중 무역실무회담 등 한·중간 공식 외교 채널과 중국 공안부 수사요청 등을 통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주민번호 클린센터’ 24시간 운영한국정보보호진흥원, 중국인터넷협회 등은 ‘민간부문 한·중 개인정보보호 협의체’를 구성해 중국 포털을 통한 주민등록번호 검색 차단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도 행안부는 이용자의 웹사이트 탈퇴와 주민등록번호 삭제 등을 지원하는 ‘주민등록번호 클린센터’를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본인 동의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가능하도록 수집과 이용기준을 강화한 개인정보보호법안은 9개월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취약계층 1300만명 신종플루 백신접종

    국내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환자가 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겨울철 대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어린이, 노인, 학생, 군인 등 감염 취약계층 1300여만명에 대해 오는 11월부터 예방백신을 접종한다. 정부는 14일 국무회의를 통해 6세 미만 아동,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 등 420만명, 집단생활로 감염이 우려되는 초·중·고교생 750만명과 군인 66만명, 방역의료인·소방·경찰 등 대응요원 100만명 등 총 1336만명에게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하기로 결정했다. 백신 구입에는 1748억원이 투입된다. 학생, 군인, 의료인 등은 해당 학교나 부대 및 소속기관을 통해 백신을 11월 이후 순차적으로 접종받게 된다. 아동, 임산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접종 계획은 10월쯤 보건복지가족부에서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14일 하루 동안 66명의 신종플루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감염자 수는 561명이 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경남 세계 합창대회에 참가한 인도네시아인 24명과 한국인 자원봉사자 6명 등 66명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김태균 정현용기자 windsea@seoul.co.kr
  • 국제행사 신종플루 잇단 ‘감염’… 끙끙 앓는 지자체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를 앞둔 지방자치단체들에 신종플루 비상이 걸렸다. 신종플루 환자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마련한 행사 관람객이 크게 줄거나 행사 자체가 아예 연기, 취소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울진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13일 “신종플루 확산에도 불구, 오는 24일부터 8월16일까지 24일간 울진 왕피천 엑스포장에서 예정된 ‘2009 울진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엑스포 입장권 예매 취소 기미에 긴장 엑스포 조직위는국내외 관람객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이미 예산 220억원을 투입하는 등 행사 준비를 완료했다. 인도·스리랑카·남아공·태국·멕시코·일본 등 21개국 1만여명의 행사 참가자를 맞을 채비를 끝냈다. 조직위는 또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입장권 45만장을 판매했고, 행사기간 현장에서 55만장을 팔 계획이다. 그러나 조직위는 이번 행사에 신종플루 발생 국가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입장권 예매자들의 예매 취소 기미가 엿보이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앞서 15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제주국제합창제’를 개최하는 제주도도 행사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제 합창제에는 독일·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호주 등 6개국에서 2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는 인천공항 입국 과정에서 고열 등 신종플루 유사 증세가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행사 앞둔 안동 등도 확산추이 예의주시 또 9월19~23일, 9월25일~10월4일 각각 대한민국새마을박람회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준비 중인 경북도, 안동시도 신종플루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이들 행사를 통해 각각 관람객 30만명, 100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9월1~9일과 같은 달 23~27일 각각 ‘제45회 울산세계양궁선수권대회’와 ‘2009 충주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하는 울산시와 충주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울산양궁대회에는 세계 80여개국, 충주 무술축제에는 30여개국 선수와 임원진이 참가할 예정이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한 가게 건너 하나씩 폐업 “이젠 하소연할 힘도 없어”

    “이제 금강산 관광길이 다시 살아난다는 희망마저 접었습니다. 정말 살아갈 길이 막막합니다. 정부에 하소연할 힘도 없습니다.…” 북한군 초병의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길이 막힌 지 오는 11일로 꼭 1년이 된다. 8일 남북한의 긴장관계는 여전하고 굳게 닫힌 남북출입사무소의 자물쇠는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한때 금강산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강원 최북단 고성지역의 상인들은 하소연을 쏟아냈다. 고성은 ‘빙하기’였다. 피폐된 지역경제 탓에 마치 전쟁이라도 겪어 모두 부서진 분위기다. 자동차길은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적힌 바위글, ‘금강산 27㎞’ 등 안내판이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철문으로 굳게 봉쇄됐다. 1년 전에 관광지였다는 것이 의심스러울 만큼 썰렁했다. 금강산 관문인 남북출입사무소와 통일전망대로 오르는 명파리길 옆 상점들에는 아예 인적이 끊긴 지 오래다. ●“일주일간 팔리는 건어물 고작 1~2개뿐” 찾는 이가 없으니 건어물가게, 선물가게, 숙박업소, 음식점들이 한 집 건너 하나씩 문을 닫았다. 도로 옆 15개의 가게 가운데 7곳이 폐업했다. 나머지 8곳은 문을 열어도 손님이 없는 개점 휴업상태다. 명파마을 제일 끝에 위치해 장사 잘되기로 유명세를 탔던 ‘끝집오징어’집 주인 박운자(51·여)씨는 “평일에는 아예 손님이 없고, 일주일에 단 1~2건 정도 건어물을 팔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18년 동안 통일전망대에서 기념메달을 팔아 온 김추순(65)씨는 “금강산관광이 끊기면서 먼지만 날리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그 옆 기념품점 점원들도 “북한 상품들이 많이 나갔는데 지금은 재고로 남아 있던 들쭉술이나 주목술, 송화가루 등이 추억의 상품으로 간간이 팔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동면기’에 돈벌이를 위해 고향마저 버리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피서철 반짝 경기도 기대해 보지만 예년만 못하다. 금강산 순수 관광객만 한달에 3만~4만명에 이르고 다른 관광객까지 합쳐 연간 700만명 이상이 찾았던 고성지역 관광객수가 지난해 100만명이 줄었다. 올해는 관광객이 더 줄 전망이다. 지역경제 손실도 300억~4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인구 3만명 남짓의 열악한 지방경제가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 지난해 100만 줄어… 올핸 더 줄듯 금강산관광 발권업무와 숙소로 이용되던 금강산콘도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투숙객이 예년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로비 선물가게에는 먼지만 수북하다. 남북출입사무소에는 통일부와 사무소 직원 등 공무원 60여명이 하릴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로 옆 제진역은 지난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북한측 기차가 다녀간 뒤 문을 닫았다. 외부인들이 출입을 하지 못하게 문을 닫아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박지하 통일부 공무원은 “하루 최대 8000명까지 금강산 관광객들이 북적이던 곳이 1년간 기능을 잃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강원도와 고성군은 급한 대로 숲가꾸기, 조림사업, 사방공사 등 일자리 만들기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어려운 살림에도 군비 6억 6000만원을 들여 주민돕기를 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이렇다할 수를 찾지 못하니 특별교부세 지원 등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위기의 비정규직] “눈 앞의 해고는 빙산의 일각”

    [위기의 비정규직] “눈 앞의 해고는 빙산의 일각”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흥분한 모습이었다. 비정규직 해고에도 국회가 정쟁으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을 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비정규직법 개정 정부안(案)은 논의조차 안 됐다. 이 장관은 지난해 10월부터 ‘대량 해고설’을 주장했지만 노동부가 대책은 안 세우고 해고설만 부풀렸다는 비난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경질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후 그는 여러 자리에서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노동계는 그를 ‘하소연 장관’이라고 격하했다. 하지만 7일 오전 정부 과천청사 노동부장관실에서 만난 그는 평정을 되찾은 듯했다.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자면서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 해고는 보이는 빙산의 일각이 아닌, 조용히 침잠해 있는 덩어리를 봐야 한다.”면서 “빙산의 일각만 보고 타이타닉을 몰다가는 결국 침몰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규직과 차별 해소가 근본 해결책” 이 장관은 가장 큰 논란인 70만~100만명 고용불안 전망에 대해 수정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으로 1년간 70만~100만명이 해고된다는 것이 아니라 해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6일간 비정규직법 때문에 실직한 사람은 1822명이고 정규직 전환자는 673명으로 전체의 73%가 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정부가 예상한 대로 70%가 실직을 하고 있고 결국 앞으로 1년간 50만~70만명이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000~3000명 정도가 해고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장관은 2840개 사업장을 조사해 하루 300여명꼴로 해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는데 비정규직법 적용 기업이 50만개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예측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만일 한나라당의 유예안이 통과될 경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정책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근본적 해결책’은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격차 및 차별 해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노·노 양극화를 의미하는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향후 비정규직은 안정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정규직은 유연성을 증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가져가겠다.”면서 “신분상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힘들어도 최대한 좁힐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차별 해소는 임금이나 복리후생 등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는 것으로, 이미 지난 1일 차별시정제도가 100인 이하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다. 이 장관은 “2007년 7월 첫 시행 이후 현재 2000건의 차별시정 신청이 있었고, 100건에 대해 시정명령이 나왔으며 500건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판례가 되었다.”고 말했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 생각해 보길” 이 장관은 최근 불거진 경질론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장관의 거취가 아니라 국회가 해야 할 일을 우선 하는 것”이라면서 “비정규직의 해고를 초래한 원인과 책임이 어디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법이 비정규직을 천당(정규직 전환)과 지옥(실직)으로 갈라 놓았다.”면서 “어떻게 노동계가 지옥으로 가는 사람들에 대해 그리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여성근로자 42% 임시직 남성 23%의 1.9배 달해

    여성근로자 42% 임시직 남성 23%의 1.9배 달해

    임금 근로자(회사원) 100명당 여성은 43명이 상용직(통상 정규직)이다. 반면 남성은 65명으로 여성의 1.5배에 이른다. 하지만 임시직으로 가면 이 비율이 역전돼 여성(43명)이 남성(23명)의 1.9배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빠르게 늘었지만 남성과의 비정규직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외무고시 합격자중 64%가 여성 6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임금 근로자 686만 8000명 가운데 상용직은 295만 4000명으로 전체의 43.0%였다. 남성은 전체 933만 8000명 중 605만 3000명으로 64.8%였다. 반면 임시직 비중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총 293만 5000명으로 상용직과 거의 같은 42.7%의 비중을 보인 반면 남성은 214만 4000명으로 전체의 23.0%였다. 일용직의 비중은 여성 14.3%, 남성 12.2%였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0.0%로 2006년(50.3%) 이후 2년째 하락했다. 그러나 남녀 차이는 10년 전인 1998년(남성 75.1%-여성 47.1%)의 28%포인트에서 지난해 23.5%포인트로 좁혀졌다. 경제활동 참가 여성은 연령별로는 25~29세가 69.3%로 가장 높았고 40~44세 65.9%, 45~49세 65.8%, 50~54세 60.3% 순이었다. 98년에는 20~24세(66.1%)가 가장 높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 및 평균 초혼연령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공무원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외무고시가 65.7%로 가장 높았고 행정고시 51.2%, 사법시험 38.0%였다. ●60세 이상 고령여성 100만명 이상 더 많아 올해 총인구 4874만 7000명에서 여성은 49.8%인 2426만 5000명으로 남성보다 21만 6000명 적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은 여성 415만 7000명, 남성 313만 6000명으로 여성이 100만명 이상 많다. 여성 가구주 비율은 374만 9000명으로 전체 가구 수(1692만명)의 22.2%를 차지했다. 2003년 20.6%로 처음 20%를 돌파한 뒤 줄곧 높아지는 추세다. 남아선호 사상이 희박해지면서 출생성비(여아 100명에 대한 남아 출생수)는 2007년 기준 106.2명을 기록,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98년 110.2명에서 꾸준히 낮아진 것으로 정상 출생연비(통상 103~107명)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일자리 구하는 방법도 남녀 차이 나네 ☞MB 재산 기부하기까지 ☞숫자로 풀어본 올 상반기 채용시장 ☞음식점 잔반 재활용 단속 첫날 동행해보니 ☞불황에 인심 각박 걸핏하면 “법대로” ☞[수능의 맥을 잡아라] 외국어·사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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