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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한국인 브랜드/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의 정치분석가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지난해 세계의 권력을 분석한 ‘슈퍼클래스’(더난출판)를 펴냈다. 슈퍼클래스는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권력 위의 권력집단을 일컫는다. 세계 65억 인구 가운데 6000명이 이 그룹에 속한다니까 100만명 가운데 1명꼴인 셈이다. 이들은 개인의 브랜드 가치도 무척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로스코프는 슈퍼클래스의 진입 자격에 이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세분하면 ▲120개국 정부에서 의도된 계획(전쟁 등)으로 국경 밖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능력이나 성향을 가진 최고 관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의 지도자 ▲세계 2000대 기업, 100대 금융기관, 500대 투자회사의 주요 임원 ▲세계 최대 비정부기구 지도자, 주요 국제기관 수장 ▲가장 큰 종교집단 지도자 ▲지구촌 수백만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탁월한 사상가·학자·과학자·예술가 등이다. 이 기준을 따랐을 때 한국인은 슈퍼클래스에 몇 명쯤 포함될까. 인구비례로 계산하면 적어도 50명은 나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로스코프는 80만명의 열렬한 신도를 거느린 순복음교회가 일단 가능성 있다고 봤다. 재벌은? 몇몇 있긴 하나 이들의 의사결정이 국내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다소 회의적이란다. 국제무대에서 수백만명에게 영향력을 가진 유명 연예인·운동선수·과학자·예술가라면 이 부류에 들 수 있겠다. 국제적 위상이 G20에 거뜬히 드는 한국이지만 막상 슈퍼클래스에 들어갈 만한 인물을 고르라면 열 손가락 안팎이다. 최고경영자가 기업가치를 좌우하고, 국가지도자가 나라의 브랜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빌 게이츠의 개인적 브랜드 가치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기업가치(567억달러)를 뛰어넘는 것이 그런 사례다.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최근 세계 25개국 오피니언 리더 1만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브랜드 가치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대중 전 대통령, 배우 배용준씨 등의 순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유명한 한국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7%가 ‘없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이게 세계인이 느끼는 한국인 브랜드에 대한 현주소다. 결국 국가브랜드를 높이려면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많이 배출해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취업 연좌제’ 대기업 절반 입사지원서에 부모직업 기재요구

    ‘취업 연좌제’ 대기업 절반 입사지원서에 부모직업 기재요구

    국내 100대 대기업 2곳 가운데 1곳은 신입사원 채용 때 입사 지원서에 부모의 직업과 학력을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3년 개인을 차별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본적이나 종교 등 인권차별적 항목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지만, 기업들은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여전히 지원자들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0대 기업설문… 현대차·SK 요구 22일 서울신문이 매출을 기준으로 100대 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대자동차·SK·효성·두산중공업·대한생명·국민은행 등 54개 기업은 입사지원서에 부모의 이름·나이·직업·최종출신학교 등을 적도록 하고 있었다. 일부 대기업은 지원자의 형제와 자매 등 가족의 나이와 직업·최종학력까지도 쓰도록 하고 있었다. 반면 삼성·포스코·롯데·우리은행 등 44개 대기업은 부모의 직업과 학력을 쓰지 못하도록 입사지원서에서 이런 항목을 삭제했다. 여천NCC·노키아는 답변을 거부했다. 가족의 신상파악은 채용할 때 차별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대다수의 공통된 지적이다. 윤설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관은 “입사지원서에 부모 직업을 적는 것은 차별 소지가 있어 미국은 고용평등위원회(EEOC)가 별도로 표준지침을 정해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국내는 외국과 달리 차별금지법이 없는 데다 기업들도 이를 차별로 인식하지 못하다 보니 여전히 많은 곳에서 부모와 가족의 신상 기재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대기업 계열의 한 유통회사에서 신입사원 면접을 앞두고 회사 대표가 직접 “정부나 유명 공기업 고위 간부의 자녀가 있는 경우 특별히 관리하라.”고 지시해 인사담당 직원이 부서를 바꾸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다른 기업 인사담당자는 “가족 환경 조사를 통해 개인의 생활환경을 유추할 수 있고 피부양자 여부 등 앞으로 복리후생에 대한 이해도 얻을 수 있다.”면서 “과거부터 관례처럼 적용해온 데다 법적으로 오류가 되거나 관련 판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대기업 면접을 본 김모(27)씨는 “면접관이 대기업 임원인 다른 지원자 부모님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물어봤지만 나의 경우 부모님이 고졸로 장사를 해서 그런지 말도 붙이지 않았다.”며 “이게 면접에 떨어진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지금도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의 잠재능력을 더욱 잘 파악하기 위해 가족의 세세한 신상을 쓰지 않는 대기업도 많았다. 삼성전자의 이호철 인사담당 대리는 “면접과 적성검사 등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가 충분히 확보된 만큼 부모직업, 학력 등은 기재사항에서 뺐다.”고 말했다. ●“차별조항 법으로 금지해야” 양혁승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적이나 부모직업을 적는 것은 개인의 잠재력 파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단지 관행이란 이유로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기업의 경영 합리화에도 보탬이 되지 않고, ‘사회적 연좌제’ 같은 또 다른 차별을 만들어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 사람의 능력 이외의 것을 연결해 이득을 봐온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취업현장에서도 반복되는 현상”이라면서 “우선 공공부문 취업 때 차별적 조항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연탄을 담은 풍경들[동영상]

    [뉴스다큐 시선] 연탄을 담은 풍경들[동영상]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그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詩,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시인은 말합니다, 조선팔도 거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득바득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연탄차라고. 불이 붙으면 그대로 재가 될 때까지 뜨겁게 더 뜨겁게 자신을 태우는 연탄. 세상을 얼릴 듯했던 겨울 새벽 추위를 모두 몸으로 견딘 것처럼 연탄은 회색빛 재로 변해 버렸습니다. 연탄보일러가 데운 한 칸 방의 온기, 연탄불에 구운 노릇노릇한 고구마의 달콤함….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기만 한 연탄에 대한 기억을 아직도 간직한 이들이 있습니다. 연탄재처럼 부서져 가는 기억의 마지막 끝을 일상인 양 잡고 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글 사진 안석기자 ccto@seoul.co.kr 제가 태어난 곳은 서울 시흥동의 연탄공장입니다. 오늘(21일)은 날씨가 좀 풀려서 그런지 공장 너머 지하철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지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은 아침부터 트럭 행렬이 이어지면서 휴일인데도 평일보다 더 시끌시끌합니다. 저는 지금 25t짜리 대형 트럭을 타고 어딘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러는데 저와 제 친구들이 가는 곳이 부자 동네인 강남이라네요. 저도 이제 ‘강남물’ 좀 먹는 게 아닌가 싶어요. 자! 제가 어디로 가는지 함께 따라오시죠. ●서울 시흥동 연탄공장 이야기 제 고향 ‘고명산업’은 서울에 2개뿐인 연탄공장 중 하나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은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지요. 하루 연탄 생산량은 30만장 수준입니다. ‘얼마 안 되네.’라고 생각하시나요? 무려 100대가 넘는 차량이 온종일 눈코 뜰 새 없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직원분들은 누가 오가는지도 신경도 안 쓰고 일만 하십니다. 제 아버지(?)는 1978년부터 이 공장에서 근무한 신희철 전무입니다. 아버지가 일을 시작했던 1970~80년대만 해도 서울에 연탄공장이 무려 19개나 있었답니다. 그때는 서울의 하루 연탄 소비량이 2000만장이나 됐다고 합니다. 당시 이 공장의 하루 연탄 생산량도 지금의 두 배가 넘는 60만~70만개 수준이었죠. 1970년대 석유파동 때는 하루 100만장까지 찍어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서울 지역 하루 연탄 소비량은 얼마나 될까요. 아버지 말로는 70만장 정도에 불과하다네요. 이 공장은 1990년대만 해도 과거 삼천리연탄(현 삼천리E&E)의 시흥 공장이었습니다. 연탄산업이 사양길을 걷던 1997년, 본사가 시흥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자 아예 당시 직원들이 공장을 인수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답니다. 공장을 새로 열 당시만 해도 10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한때 60명이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외환위기로 석유 대신 연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자 직원 수는 자연스럽게 줄어 현재는 27명이 공장에 몸담고 있습니다. 직원 평균 연령이 60살이 넘을 정도로 평생을 연탄과 함께 한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새 직원을 고용하면 되지 않냐고요? 모르시는 말씀. 요즘 젊은이들은 연탄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꺼려합니다. 올 들어 경제가 어렵다 보니 사무실에 석유난로 대신 연탄난로 놓는 분들도 많지요. 그런데 아마 이런 인기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정부 아저씨들이 무연탄 수급 불균형 해소라는, 한번 들으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를 정책을 하고 계시기 때문이랍니다. 쉽게 말해 공장에 지급하던 보조금도 줄이고 가격을 자율화한다는 얘기입니다. 벌써 1일부터는 연탄의 공장도 가격이 개당 403원에서 483원으로 올랐답니다. 시설농가 등에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지요. 여하튼 저는 이제 강남으로 갑니다. 트럭에서 잠깐 잠이나 자야겠네요. ●거여동의 연탄 이야기 “47, 48, 49, 50…. 아니다, 49개까지 옮겼지. 다시 합니다, 49, 50, 51….” 어, 이게 무슨 소리야. 벌써 도착했나. 밖을 보니 20대 청년들과 10대 학생, 50대 아저씨가 함께 나란히 줄을 지어 연탄을 옮기고 있습니다. “연탄 200개를 옮기려면 아직도 멀었다.”면서 일행을 재촉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언뜻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두 남자가 함께 연탄을 들고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부자(父子) 사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어린 친구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걸 보니 부자 사이는 아니군요. 분명히 강남으로 간다고 했는데 여기는 강남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튼 연탄 특유의 냄새가 아침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마을 전체로 번졌습니다. 아! 이제 알았습니다. 여기는 송파구 거여동. 서울에서 가장 연탄을 많이 때는 동네입니다. 그리고 저 사람들은 ‘따뜻한 한반도사랑의 연탄나눔운동(한반도연탄나눔운동)’의 무료연탄배달 행사에 온 분들이라는군요.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학생 동아리 단체 ‘케피터즈’ 등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허허, 저렇게 연탄 나르면 안 되는데, 몇 명은 처음 연탄배달을 하는 분들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연탄 몇 번 나르다 보면 땀이 저절로 흐를 겁니다. 자, 이제 제 차례가 됐습니다. 저는 어디로 갈까요. 저의 새로운 안식처는 홀로 사는 김융래(71) 할아버지의 집입니다. 김 할아버지는 자신의 단칸방 옆에 차곡차곡 쌓이는 연탄에서 눈을 떼지 못하시는군요. 아마 5월까지 연탄을 써야 한다며 머릿속으로 연탄 수를 세고 계신 듯합니다. 김 할아버지를 비롯해 한 가구당 들어가는 연탄은 200~300장 수준입니다. 추울 때는 하루 3~4개, 날이 풀리면 1~2개의 연탄을 쓰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은 날이 조금이라도 풀릴 때에는 한 장이라도 아끼신답니다. 그래야 봄 사이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추위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웃 주민인 안귀래(80) 할머니도 연탄을 쓰십니다. 안 할머니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데요. 몇몇 분들이 연탄을 받지 못하신다고 한숨을 쉬시네요. “지난번에는 연탄 없는 집에 우리 집 연탄을 나눠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집이 생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안 할머니의 고운 마음에 저도 갑자기 뭉클해집니다. 올해 한반도연탄나눔운동과 함께한 단체는 지난해 300여개에서 500여개로 늘었다고 합니다. 참가자도 3만 2000명에서 5만명으로 늘었다는 것이 원기준 사무총장의 설명입니다. 기업체 등의 후원금이 줄어들고 있지만, 봉사활동 참가자가 많아지니 그래도 힘이 되는 소식 아닙니까? 한반도연탄나눔운동은 봄·여름 사이 전국을 대상으로 저소득층 연탄사용가구 실태조사를 한 뒤 9월부터 본격적으로 연탄 배달을 시작합니다. 원 사무총장의 표현을 빌리면, 연탄봉사활동은 ‘사회적 효도’입니다.. ●노원구 월계2동 연탄가게 이야기 아 참, 말이 나온 김에 얘기 하나 더 할게요. 동네 연탄가게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요즘에는 공장에서 직접 배달을 해 연탄가게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연탄을 살 일도 거의 없을 테구요. 제 친구 가운데 재개발이 예정된 노원구 월계2동의 연탄가게로 간 애들이 있습니다. 가격이 530원 정도에 팔린다니 저보다는 비싸게 팔리는 친구들이죠. 주인 김문국(53)씨가 구멍가게와 연탄가게를 함께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평생을 그곳에서 사셨다고 합니다. 김씨 연탄 창고에는 지금도 1000장 남짓한 연탄이 쌓여있습니다. 많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200장씩 나눠 갖는다고 계산하면 다섯 사람 정도 분량밖에는 되지 않는 양입니다. 제가 호황을 누리던 1960~70년대에는 하루에 수 백 장이 팔리는 것도 예사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주문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오히려 짜증을 낼 정도였다고 합니다. 경사가 가파른 동네까지 배달을 나가다 보면 웬만한 공사판 노동일보다도 고됐기 때문이지요. 김씨가 연탄배달 나갈 일이 크게 줄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인근에 주공상계19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때부터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일대의 연탄 판매량은 갈수록 급감했고 지금은 단골 빼고는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제가 김씨의 연탄가게에 갔으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봄이 될 때까지 새 주인도 못 만나는 신세가 됐을지도 모르겠어요. 여하튼 저는 이제 담담히 재가 되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모두 따뜻한 겨울 보내십시오.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연탄의 역사 1966년 석유에 밀려 하향기 1990년대 초 폐광시대 맞아 탄광매몰 사건이나 연탄가스 중독사고는 1970~80년대 일간지의 사회면을 장식한 단골메뉴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연탄무료배달 소식 정도만 간간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연탄전성시대는 갔다. 우리나라 연탄공장의 효시는 대한제국 시기에 일본인이 평양에 설치한 공장이다. 광복 후에는 대성산업이 연탄공장의 맹아(萌芽)였고, 삼표·삼천리연탄 등 3대 메이저사가 1960년대를 대표했다. 이후 연탄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1963년 말 전국의 연탄공장 수는 400여개에 달했다. 그러나 업체 간 과열경쟁은 여러 부작용을 낳았고 불과 2년 뒤인 1965년에는 3분의1 수준인 130여개로 공장 수가 줄었다. 정부도 1966년부터는 에너지 정책 중심을 석탄에서 석유로 옮기기 시작했다. 1969년에는 석유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37.4%를 차지해 처음으로 석탄을 추월했다. 1973년 석유파동으로 연탄 소비량이 잠시 늘기도 했지만 내리막길을 걷는 연탄의 소비감소 추세를 막지 못했다. 1980년대 후반 도시가스의 보급으로 연탄의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1990년대 초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폐광시대를 맞았다. 현재 에너지 소비에서 연탄·무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1% 수준이다. 난방보다는 고깃집 등 음식점 연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HAPPY KOREA] 빗물·오폐수도 가로환경수로 재활용하는 사막도시

    [HAPPY KOREA] 빗물·오폐수도 가로환경수로 재활용하는 사막도시

    │샌타모니카 이동구특파원│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물 좋고 산 좋은 곳이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주요 도시들은 어김없이 물 맑고 산이나 공원이 풍부한 곳이다. 사막 한가운데에 조성된 도시라면 물과 공원이 더욱 중요해진다. 자연히 도시들은 ‘물관리’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먹고 마시는 식수의 개념보다는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물관리로 도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가고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 도시들은 빗물 관리에 지혜를 모으고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게 눈에 띈다. 한 방울의 빗물도 낭비하지 않고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빗물 유입으로 악화될 수 있는 수질 상황 등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샌타모니카 도시배수시설 특히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시의 경우 내리는 비의 99%를 재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기적 같은 현상이지만 이미 2000년 12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그 이전까지 샌타모니카의 해변은 각종 오염물질로 자주 더럽혀졌다. 특히 폭풍우가 지나가면 세차장, 가로청소 등으로 배출되는 기름 섞인 오물과 동물의 분뇨까지 샌타모니카 해변을 오염시켰다. 대부분 빗물에 씻겨 해변으로 떠내려온 것이다. 이는 태평양 연안의 해양휴양도시로 연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샌타모니카를 위협하는 가장 큰 환경적인 요인이었다. ●정화시설 180여곳서 오염물질 제거 이에 시 당국은 지속가능성을 도시 경영의 기본적인 가치로 설정하고 1994년 서스테이너블 시티 프로그램(Sustainable City Program)을 채택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샌타모니카 해변으로 유입되는 도시의 각종 배수를 정화하고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 당국은 빗물을 포함해 도시 전역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배수)를 재활용할 수 있는 도시배수재활용시설(SMURRF·Santa Monica Urban Runoff Recycling Facility)이라는 시설을 구축했다. 미국 최초의 도시배수재활용시설인 SMURRF는 현재 180여개나 가동되고 있다. 주로 샌타모니카 해변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에 인접해 하루 평균 190만ℓ의 도시배수를 처리하고 있다. 도시에서 배출되는 모든 오·폐수와 빗물은 시내를 관통하는 2개의 주요 배수관로에서 차집돼 전량 SMURRF로 전달된다. SMURRF에서는 쓰레기, 침전물, 오일, 병균 등의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해 가로환경수 등으로 재활용한다. 2000년 12월 가동되면서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돼온 SMURRF는 이웃 주민들이 혐오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중교육시설까지 설계돼 있다. 방문객들은 또 SMURRF에 설치된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며 자원보전과 오염방지를 위한 시 당국의 노력과 필요성 등의 학습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샌타모니카 해변도로 앞의 SMURRF에서 만난 40대의 주민은 “도시배수시설이지만 깨끗하고 조용하게 운영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새넌 페리 샌타모니카시 환경유지담당은 “체계적인 도시환경 유지를 위해 배수재활용시설을 구축하게 됐고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차원에서 주민 모두의 참여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주거지 500m 이내에 공원시설 철저한 물관리와 함께 미국 대부분의 도시들은 풍부한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샌타모니카 역시 26개의 공원을 확보하고 있어 시의 첫인상은 쾌적한 느낌이었다. 9만여명의 주민 가운데 90%가 공원으로부터 500m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시 당국은 앞으로 주민 100%가 공원으로부터 250m 이내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 미국 CNN이 선정한 미국 내 가장 살기 좋은 지역 3위에 뽑힌 어바인시는 모든 이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22만여명이 거주하는 도시에 7개의 대형공원과 무려 80여개나 되는 소형공원이 조성돼 있다. 도심 중앙에는 골프장이 있다. 현재 어바인시의 녹지비율은 40%가 넘는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으로 유명한 블리자드 본사를 비롯해 미국 100대 기업 가운데 36개사의 본사가 몰려 있는 이유도 풍부한 녹지공간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인 누구나가 살고 싶어 하는 도시인 만큼 유명기업들도 이곳에 본사를 두고 싶어 하는 것이다. ●어바인市 자랑은 240㎞ 자전거도로 이와 함께 어바인시는 자전거 전용도로망으로도 유명하다. 일반도로의 양편으로 조성된 자전거 전용도로의 총길이는 240㎞에 달한다. 또 보행자 전용도로의 중앙에 조성된 자전거 전용도로도 약 80㎞나 갖춰져 있다. 2008년 11월4일 한인 이민 1세 최초로 직선 시장에 당선된 강석희 어바인 시장은 “쾌적한 도시환경이 유수기업을 끌어들이고 우수인력의 유입을 촉진하는 등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yidonggu@seoul.co.kr
  • 수출기업 25% “환율 마지노선 붕괴”

    국내 수출기업 4곳 중 1곳은 최근 환율이 수출을 해서 마진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6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 마진이 나오는 최소 원·달러 환율을 묻는 질문에 ‘1190원 이상(16.2%)’과 ‘1160~1190원 미만(8.0%)’이라는 응답이 전체 답변 중 24.2%를 차지했다. 나머지 응답은 ‘1130~1160원 미만(21.4%)’, ‘1100~1130원 미만(37.2%)’, ‘1100원 미만(17.2%)’ 등 이었다.상의는 “최근 환율 수준(지난 15일 기준 1155원)을 감안하면 조사대상 기업의 25% 가까이가 환율 하락으로 수출 마진을 못 낸다는 의미”라면서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무너지면 기업 80% 이상이 수출 마진을 확보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안으로 환율이 1100원까지 떨어질 경우 환율 변동분을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업 3곳 중 2곳이 ‘가격 전가 여지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설문에 응한 기업 중 국내 100대 기업에 속하는 업체 31곳은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평균 매출액이 업체당 371억원 정도 감소한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대림산업, 한국의 대표 녹색기업으로”

    대림산업은 창립 70주년(10월10일)을 맞아 저탄소 녹색성장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선포했다고 11일 밝혔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기업은 건설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최초이고, 재계 100대 기업 중에서는 8번째이다. 대림산업은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국내외 현장 임직원들이 70주년 기념 홈페이지와 단문형 블로그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참여했다.대림산업 관계자는 “강당에 모여 진행하는 기존의 집합식 행사 대신 임직원 간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행사로 진행한 것으로,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해욱 부사장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대림산업은 기념식에서 “지구온난화 등으로 기존의 사업모델과 성장 패러다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면서 “녹색성장이라는 패러다임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저탄소 그린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김성곤기자sunggone@seoul.co.kr
  • [사설] 현대차 노조 3자 개입 배제 실행 옮겨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장에 당선된 이경훈 당선자가 그제 “금속노조로부터 단결권과 교섭체결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밝혔다. 또 금속노조가 현대차 기업지부를 해체하고 지역지부 편입을 고집하면 “조합원의 뜻을 물어 결단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파업은 전술이지 결코 투쟁의 목표가 될 수 없다.”고도 했다. 당선 일성에서 “금속노조에 대한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터였다.속단하긴 이르지만 대다수 조합원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발언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전위대 역할을 해왔던 국내 최강성 노조 지부장에 중도·실리파가 15년 만에 당선된 선거혁명의 결과이기도 하다. 정치파업이라면 넌더리가 나던 차에, 지난해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에 80여일을 허송세월했다는 솔직한 반성문도 가슴에 와 닿는다.현대차는 올해 세계 100대 기업 브랜드 중 69위에 오른 한국 대표기업의 하나이자 세계 4대 자동차 메이커다. 브랜드가치가 곧 제품 경쟁력인 시대이다. 현대차 노조는 설립 첫해인 1987년부터 1994년 한 해만 빼고 상습 파업을 거듭, 11조원이 넘는 생산손실을 입혔다. 우리나라의 노사관계 생산성은 세계 꼴찌수준이다. 후진적 노사관계의 최대 장애물이 바로 ‘제3자 개입’이다. 노사는 서로 입장이 다르지만 한 배를 타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 달성을 꾀하는 제3자는 다르다. 현대차 노조의 단호한 제3자 개입 배제 선언이 올해 임·단협부터 곧바로 실행에 옮겨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 ‘富랜드’ 삼성전자·현대차

    ‘富랜드’ 삼성전자·현대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18일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올해의 세계 100대 브랜드 가치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2계단 높은 19위에 올랐고, 현대차는 3계단이 상승해 69위로 평가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각각 175억 1800만달러(약 21조 1500억원)와 46억 400만달러(약 5조 5500억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6년만에 10위권에 글로벌 금융 위기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176억 9000만달러)보다 1%가량 감소했으나, 브랜드 순위는 지난해의 21위에서 두 단계 뛰어오르며 1999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전자·IT 업종의 브랜드 가치가 평균 3.2% 하락한 것을 보면 삼성전자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경쟁업체인 일본 소니는 지난해 25위에서 올해 29위로, 인텔은 7위에서 9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외국의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펴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대응해 처음으로 60위권에 진입했다. 도요타가 6위에서 8위로 떨어지고, 메르세데스-벤츠(11위→12위)와 BMW(13위→15위)도 시장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브랜드 가치가 낮아졌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순위 상승에 대해 국제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각각 발광 다이오드(LED) TV와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며 고객들의 기대를 만족시켜 온 것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LED TV는 출시 6개월도 안돼 세계시장에서 100만대나 팔렸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올해 1월 고객이 실직하면 자동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공세적인 마케팅을 실시했고, 제네시스가 ‘200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공격마케팅 전략 주효 평가 결과 상위 5개 브랜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카콜라(687억 3400만달러), IBM(602억11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66억 4700만달러), GE(477억 7700만달러), 노키아(348억 6400만달러)가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100대 브랜드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평균 4.6% 하락했다. 반면 자라(50위·67억 8900만달러)와 네슬레(58위·63억 1900만달러)는 지난해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각각 14%, 15% 올라 가장 높은 가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터브랜드 한국법인의 박상훈 사장은 “코카콜라와 BMW처럼 지속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핵심가치에 집중하면서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글로벌 브랜드/노주석 논설위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175억 2000만달러로 19위였고, 현대자동차는 46억달러로 69위였다. 삼성은 전자분야에서 IBM(2위), GE(4위), 노키아(5위), 인텔(9위)엔 뒤졌지만 애플(20위)과 소니(29위)를 따돌렸다. 미국시장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현대차는 지난해 72위에서 랭킹을 3단계 끌어올렸다. 도요타(8위), 벤츠(12위), BMW(15위), 혼다(18위)는 멀찌감치 앞서 있다. “또 한번의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는 총평을 받은 삼성전자의 약진이 놀랍다.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9년 ‘삼성’은 명단에 없었다. 2000년 43위로 첫 신고를 한 뒤 10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1~5위의 자리를 굳게 지킨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 GE, 노키아와 달리 지난해 34위였던 메릴린치와 AIG(54위), ING(86위) 등 미국 금융기업들은 순위권 밖으로 사라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에 맥을 못춘 탓으로 보인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 선정·발표는 기업들을 웃고 울게 한다. 100대 브랜드를 선정·발표하는 인터브랜드 측에 따르면 브랜드 가치는 개별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중 평균 38%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다고 한다. 브랜드의 몸값이 상품가치 못지않은 세상이 된 셈이다. CEO들에게 브랜드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지 오래다. 나라의 위신을 세워주는 기업과 달리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출범 이후 국가브랜드위원회까지 만들어 ‘기업 따라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니 두고 볼 일이다. 지난해 조사된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지수 순위는 50개 나라 중 33위였다.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 멕시코, 인도, 중국, 이집트가 앞에 포진해 있다. 뒤에는 타이, 타이완, 터키, 남아공이 바짝 따라오고 있다. 국가브랜드 가치가 바닥이면 국민도 국가도 대접을 못 받는다. 국가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34%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가 삼성이나 현대만큼 일해서 ‘코리아 프리미엄’을 붙여줄 날을 기대해 본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새마을운동 ‘수출박람회’ 연다

    새마을운동 ‘수출박람회’ 연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세계인의 희망운동으로 번진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원동력이 됐던 새마을운동의 ‘횃불’ 아래 세계인들이 모여 새마을 노래를 합창하며 ‘잘 살아 보세’를 염원한다.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새마을운동 발상지 경북 구미시에서 열릴 ‘대한민국 새마을운동 박람회’에서다. 경북도와 새마을운동중앙회가 구미시민운동장과 박정희체육관에서 ‘새마을, 내일을 만드는 희망’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1970년대 지붕 개량부터 시작한 새마을운동이 40년 만에 지구촌으로 수출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첫 박람회이다. ●역사존·글로벌존 등 7개 전시관 이번 박람회는 전시공간인 ‘희망 그루터기’와 축제장인 ‘더불어 숲’으로 나뉘어 새마을운동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담아 낸다. 박정희체육관에는 ▲만남의 길 ▲역사존 ▲희망존 ▲글로벌존 ▲멀티플렉스존 ▲프라이드 경북관 등 7개의 전시관이 마련돼 새마을운동의 초기 모습부터 세계 각국으로 뻗어나가는 현재의 새마을운동을 생생한 자료와 영상, 모형 등을 통해 자세히 보여준다 ●새마을 초기모습서 현재까지 담아 주제 전시관을 빠져나오면 바로 축제장과 더불어 숲이 펼쳐진다. 이 숲에는 녹색성장관, 농업관, 산림관, 독도관 등으로 구성된 녹색 새마을문화관과 새마을운동으로 맺은 결실과 열매를 한눈에 보여 줄 새마을운동명품관이 있다. 저탄소 친환경박람회장으로 꾸며진 구미시민운동장은 알뜰벼룩시장, 주공연장, 먹을거리장터, 도농상생센터, 기업홍보관 등이 설치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는 또 행사기간 새마을운동의 기본정신인 근면·자조·협동을 지구촌의 정신 문화운동으로 확산하기 위한 30개국 30여명의 석학들이 참가하는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이 밖에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향수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꽁보리밥, 짚공예, 추억의 교실 등의 체험행사는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다. ●30개국 석학 참가 국제학술 대회도 도는 박람회를 국내외에서 30만명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플루 확산 속에 박람회가 개최되는 점을 감안해 도는 철저한 예방책도 세웠다. 손소독제 1000개와 손소독기 100대, 마스크 10만개, 항균 세정제 2만개 등을 준비했다. 민간 및 공공 의료기관으로 의료지원반 등 3개반을 편성해 전염병 환자나 급성열성 호흡기 질환자의 발생 상황을 감시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행사장 입구엔 열화상카메라 5대를 설치하고 체온측정을 담당할 발열 감시반 운영할 예정이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새마을운동박람회를 통해 국민을 대통합하고 의식을 녹색화해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는 한편 이 운동을 ‘지구촌 잘살기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직거래 장터·공무원 할당 등 전남 쌀판촉전 올인

    농도(農道) 전남이 민족 대명절인 추석(10월3일)을 맞아 쌀 판매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고에 재고쌀이 10만t가량 남아 있는 데다 지난달부터 햅쌀이 쏟아져 나오면서 쌀값 폭락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다.도는 7일 “전남쌀을 추석 선물용으로 적극 추천하고 햅쌀시장 선점을 위한 판촉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전남에서 추석 전에 수확되는 조생종 벼는 도내 논 18만 3000㏊ 가운데 7.7%인 1만 4000㏊로 6만 3000t에 이른다.쌀 판매를 위해 전남도와 도내 22개 시·군은 자매결연한 자치단체와 사회단체에 전남쌀 구입을 호소했다. 소비자단체,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 전남도는 국내 100대 기업과 광주전남 주요기업에 도지사 서한을 발송하고 전남쌀을 사주도록 요청했다. 우선 공직자들은 직원 1인당 고객 5명 확보와 10㎏들이 쌀 50부대를 팔아야 한다. 공직자들이 올 들어 이렇게 판 쌀은 10㎏들이 9885부대(4억 4000만원)이다.또한 대형 유통업체와 연계해 전남쌀 판촉활동을 늘리고 있다. 신세계이마트 특별전이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가양점 등 3개점에서 열린다. 또 농협 하나로마트 특별전이 1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창동점 등에서 이어진다. 전남도가 주관하는 직거래장터도 운영된다. 23~27일 서울광장 등에서 전국 농수특산물 한마당 장터가 개최된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IT산업 5년간 189조원 투자

    정보기술(IT) 산업이 다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IT 핵심전략 사업에 향후 5년간 189조 3000억원(정부 몫 14조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미래기획위원회의 ‘IT 코리아 미래전략’ 보고회를 주재하고 5대 핵심전략 산업으로 IT융합, 소프트웨어, 주력IT, 방송통신, 인터넷에 대한 비전과 실천전략을 제시했다. 현 정부 들어 IT 산업의 종합 청사진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IT특별보좌관까지 신설돼 그동안 홀대론이 제기돼 왔던 IT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진흥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부는 특히 IT가 다른 산업과 융합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에 착안, IT 자체 역량을 고도화하고 산업간 융합을 촉진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동반성장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IT의 힘”이라면서 “IT는 자체뿐만 아니라 융합을 통해 힘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IT융합을 통해 국내 생산이 1조원 이상인 자동차, 조선, 에너지, 항공, 국방, 로봇 등 10대 전략산업을 창출키로 했다. 자동차 등 산업융합 IT센터도 현재 3곳에서 2012년 12곳으로 늘어나게 되며, 융합 경쟁력의 원천인 시스템 반도체 개발도 집중 육성된다. 정부는 또 메모리,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주력 3대 품목의 완제품 경쟁력은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생산기반인 중소기업과 장비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고 보고 후발 경쟁국과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민·관 공동으로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이동통신 특허 및 표준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2013년까지 국내 8개 IT서비스 및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을 글로벌 100대 기업으로 육성하고 1000억원 이상 매출 기업을 27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 추진에 따라 제조,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IT산업의 각 부문간 균형 발전이 이뤄지고 2013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IT가 미래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자전거 코드맞추기’ 은행 녹색세일즈

    ‘자전거 코드맞추기’ 은행 녹색세일즈

    ‘자전거 타고 은행에 오는 분은 이자를 더 드립니다.’ 은행들이 자전거 관련 상품을 앞다투어 내놓는 등 자전거 보급에 적극적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녹색성장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24일 자전거를 타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자전거정기예금’을 내놨다. 자전거로 직장과 학교를 오가는 고객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겠다는 서약을 한 고객 등에게 금리를 0.1%포인트 더 얹어준다. 기본금리 연 3.7%에 우대금리까지 포함하면 최대 4.0%까지 가능하다. 자전거 상해 보험에도 공짜로 들어준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도 최근 시에서 주최하는 자전거 타기 운동에 동참하는 고객들에게 추가로 0.1~0.2%포인트의 금리를 주기로 했다. 앞서 6월에는 은행권과 보험업계 각각 1위인 국민은행과 삼성화재가 개인 자전거 보험을 최초로 출시했다. 이날 현재까지 자전거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모두 1만 555명, 가입액은 4억 1600만원 정도다. 자전거를 주기도 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일 주가지수 연동예금(ELD) 상품인 ‘더블찬스정기예금 더드림 4호’에 500만원 이상을 넣은 고객 중 48명을 추첨해 120만원 상당의 전기 자전거를 무료로 줬다. 하나은행도 최근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고객에게 친환경자전거 100대를 제공했고, 국민은행은 지난달 삼성화재와 함께 농어촌 청소년에게 자전거 200대를 기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녹색금융상품 가운데 그나마 손에 잡히는 게 자전거이고 최근 자전거 열풍도 불고 있어 자전거 관련 기획상품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대금리 제공 등이 자전거 이용률을 실제 높이는지에 대해서는 은행 안에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너도나도 녹색코드 맞추기에 급급한 현실이란 냉소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시중은행 마케팅 관계자는 “솔직히 대부분의 공익 상품은 가입할 때 서약만 하면 우대금리를 준다.”며 “고객이 나중에 자전거를 진짜 이용하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지하철 개통 35주년] 中·동남아 공격적 마케팅… 서울메트로 세계 달린다

    [서울지하철 개통 35주년] 中·동남아 공격적 마케팅… 서울메트로 세계 달린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운영)가 올해 개통 35주년을 맞아 세계적 철도 공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해를 ‘해외철도사업 진출 프로젝트’ 출발의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서울메트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할 경전철 건설 사업과 수도권고속직행철도건설 부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철도사업단을 48명으로 꾸리고 직종·직렬 구분 없이 사업 수주별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이른바 공기업의 ‘철밥통’을 부수고 자립할 수 있는 선진 공기업을 향한 개혁을 시작한 것이다. ●해외 마케팅 가동 뒤에 치밀한 준비 서울메트로는 29일 캐나다 운송분야 전문엔지니어링 회사인 SNC-라발린과 상호기술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을 통해 두 기업은 운영 노하우와 설계, 사업관리 등을 공유해 국내 및 동아시아 경전철 건설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로 했다.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은 “국내 철도운송기관 최초로 세계적 권위를 갖는 상(償)을 연속 수상하는 등 서울메트로는 이제 서울, 대한민국의 철도공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철도기업으로 거듭났다.”면서 “동남아, 중국 등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공기업의 홀로서기 신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3년 전부터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와 공부를 했다. 지난해 혁신 조직으로 개편하면서 ‘기술연구소’를 만들어 첨단 철도운영 시스템 개발, 철도기술 정보의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했다. 해외 우수한 철도기업과 손을 잡고 연구를 같이 진행했다. 2007년부터 국내외 경전철 사업 진출을 위해 철도기술연구원 등과 기술협약을 했고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교통공사(RATP), 비올리아사, 시스트라사, 홍콩 지하철(MTR), 국내의 대우엔지니어링 등과 파트너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기반과 역량을 구축했다.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 잇따라 진출 이런 노력은 지난해 3월 우선 결실을 맺었다. 베트남에 전동차를 수출한 것이다. 내구연한인 25년을 사용한 2호선 전동차 중 상태가 우수한 6량을 베트남에 수출했다. 1량의 가격은 4500만원으로 모두 2억 700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미미한 액수이지만 동남아 시장의 교두보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전동차 수출을 계기로 베트남 정부와 수도 하노이 지하철5호선(연장 33.5㎞) 신규노선 건설에 상호협력하는 MOU를 체결하고 베트남 지하철 수요에 따라 54량을 더 수출하기로 했다. 또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레드라인(37㎞) 건설에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했다. 서울메트로는 중고전동차와 운영기술 부분을 책임지게 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오는 9월에 결정된다. 말레이시아 철도기술 컨설팅 및 전동차 개량사업 협약 등 각종 성과도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광산철도 노선에도 중고 레일과 레일 침목을 수출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 최근 막대한 규모의 철도 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세계적 철도기업들도 부러워하는 각종 상들을 거머쥐며 부러움을 샀다. 지난 3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5회 메트로 레일 2009’ 국제회의에서 도시철도 수송 효율화 부문 최우수 도시철도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국제회의는 전 세계 도시철도 운영기관장들과 철도 전문가, 시스템 및 차량 공급사의 사장들이 참석하는 철도기업 국제 콘퍼런스다. 지난 3월30일부터 4월1일까지 3일간 런던에서 51개국, 78개 지하철 운영기관과 전문가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지속경영부문 글로벌 100대기업 선정 지난 7월 세계적인 마케팅 조사기관인 미국 커뮤니케이션 연맹의 ‘2008 비전 어워드’에서 세계 철도운송기관으로 유일하게 지속경영부문에서 글로벌 랭킹 100대 기업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7월1일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우리나라 최고로 도시철도 운송 서비스에 대한 품질경영(ISO9001)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서울메트로 황춘자 홍보실장은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노사 화합과 직원들 노력의 결과”라면서 “세계적 철도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첨단기술의 신교통 시스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미디어법 통과] 7개월간 입법전쟁… 초유의 본회의장 동시점거도

    미디어 관련법을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말 1차 입법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시 방송법,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신문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 등 7개 미디어법을 발의했다. 당 지도부는 이 법안들을 100대 중점법안 가운데 ‘처리 1순위’로 꼽았다. 당시 민주당은 ‘방송 재벌 줄래.’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디어법을 ‘MB악법’으로 규정, 법안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방송사 및 언론노조의 파업이 이어졌다.●“일자리 창출” “MB악법” 여야 충돌민주당은 20일 남짓 국회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며 강제 해산에 맞서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한나라당 일각에서 직권상정을 주장했으나 민주당의 점거 농성으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여당의 법안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말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하면서 여야 원내대표는 미디어법을 이른 시일 내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남긴 채 1차 입법전의 막을 내렸다.2차 입법전이 벌어진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는 미디어법의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의 법안 상정이 쟁점이 됐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을 문방위에 전격 상정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민주당의 결사 반대로 심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3월 문방위 산하에 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미발위)를 만들어 100일간 여론수렴을 거친 뒤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도출했다.하지만 미발위 회의도 여야가 추천한 위원들 사이에 회의 공개 및 여론조사 실시, 위원장의 운영소위 참여 문제 등을 놓고 사사건건 갈등이 빚어지면서 공전을 거듭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여론수렴을 위해 미발위가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이냐를 놓고 맞서면서 미발위 활동은 파행으로 치달았다. 급기야 6월 임시국회 들어 민주당은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만큼 합의 자체가 파기된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미디어법 통과’, 민주당은 ‘언론 장악을 위한 MB악법 저지’라는 극한 대치의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추천을 받은 위원들은 신문과 지상파 방송의 겸영은 디지털방송 전환시점인 2012년까지 유보한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채택하고 6월 말 활동 종료를 선언했다.●미발위 여론조사 놓고 거듭 파행지난 15일에는 미디어법 처리 문제를 놓고 대치하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본회의장을 동시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앞서 민주당은 신문·대기업의 지상파와 보도전문채널 진입을 원천 금지하는 내용의 미디어법 대안을 제시하며 한나라당과 협상하겠다고 나섰으나 한나라당은 ‘시간 끌기용’이라고 일축하며 결국 직권상정 카드를 선택했다.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박 전 대표의 ‘직권상정 반대’ 발언이 당내 분위기를 급변시키기도 했지만, 미디어법 처리라는 여권의 강력한 의지를 바꾸지는 못했다. 박 전 대표가 지적한 여론 독과점 차단을 위한 사전·사후 규제는 직권상정안에 반영됐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당초 한나라당이 지난 연말 발의한 7개 미디어 법안 중 신문법, 방송법, IPTV법 등 3개 법안만 통과됐다. 전파법·언론중재법은 지난 1월, 디지털방송전환법은 지난 4월 처리됐다. ‘사이버 모욕죄’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정보통신망법은 이날 상정되지 않았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유통ㆍ제과] 아모레퍼시픽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유통ㆍ제과]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의 미’를 창출하고, 이를 전 세계 사람들의 삶 속에서 현실화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1964년 국내산 화장품 최초로 해외 수출을 이뤄낸 뒤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구했다. 최근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은 매출 2637억원을 달성, 3년 전인 2005년에 비해 곱절로 증가했다. 2005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24%에 이른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세계적인 패션전문지 WWD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화장품 회사’에서 19위에 올랐다. 2015년까지 해외 매출 1조 2000억원을 달성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라네즈 등은 백화점 입점을 통해 진출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폈다. 라네즈는 2003년 싱가포르 이세탄 백화점에, 2004년 타이완의 미츠코시 백화점과 인도네시아 소고 백화점 등에 진출했다. 회사 이름과 같은 아모레퍼시픽이라는 브랜드가 미주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2003년 9월 뉴욕 소호에 문을 연 뒤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입점을 성사시켰다. 지금은 니먼 마커스 백화점의 35개 지점에 입점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는 2006년 6월 일본에서도 판매를 시작, 오사카 한큐백화점과 도쿄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에 입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아반떼 하이브리드 ‘고속질주’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출시 1주일 만에 2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꾸준하게 인기를 모아 온 준중형 모델인 데다 시내 주행을 하면서 연료값을 줄일 수 있고 환경친화적인 하이브리드 방식에 호응한 결과이다.현대차는 사전계약분을 포함해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판매 계약 물량이 2040여대에 이른다고 14일 밝혔다. 이 모델은 지난 8일 출고했고 출시 전 사전계약을 시작하고 한 달 만에 나온 실적이다. 2054만~2324만원대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보다 저렴한 1337만~1897만원대에 기존 모델보다 연비를 개선한 아반떼 2010년형도 지난 1일 출시된 뒤 판매 계약 2900여건을 기록했다.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에는 1호차 주인이 된 이만의 환경부장관을 비롯해 정부와 기업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이날 대림산업이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100대를 구매, 업무용 차량으로 쓰기로 했다. 현대차와 대림산업이 친환경 경영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따른 조치다. 신영동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서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책진단]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책 없나

    [정책진단]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책 없나

    정부가 의약품을 둘러싼 뿌리 깊은 ‘검은 뒷거래’에 칼을 대기 시작했다. 정부는 유통질서를 문란케 하는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하는 내용의 고시를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리베이트가 적발된 제약사의 해당 제품에 대해 가격을 강제로 20~40% 낮추는 방안이다. 그러나 수십년간 계속된 리베이트 관행이 이번 제도 시행으로 단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대책을 짚어봤다.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은 국내 의료계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30~40년의 긴 기간을 거치면서 수많은 뒷거래 방법이 생겨났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공급 계약을 맺은 의약품 약가의 일부를 병원이나 의사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만치료제, 발기부전치료제 등 ‘비급여 약제’에 대한 리베이트는 제약업계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건강보험 처방 기록이 남지 않아 뒷거래 내역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대기업 계열의 D제약사 지점 영업사원이 비만치료제를 병·의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약가의 10~20% 수준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심지어 새로운 의약품을 출시하는 과정에서는 약가 전액을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100대 100’ 전략이 동원되기도 한다. 한 중견 제약사 영업사원은 “신제품 출시 초기에 실적을 바짝 올리려고 약가 전액을 제공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서로 쉬쉬하지만 제약업계 내부적으로는 이미 다 알려진 방법”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공공연한 비밀 ‘의약품 리베이트’ 시판 후 조사(PMS)는 법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리베이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PMS는 제약사가 약을 출시한 뒤 4~6년이 지나 안전성과 효능 조사를 위해 의사에게 임상 데이터를 요청하는 제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준 건수를 넘은 조사비를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오간다. PMS를 이용해 금품을 받은 의사 41명이 지난 3월 서울지방경찰청에 적발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감시의 눈길을 피하는 신종수법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처방이 불필요한 일반의약품을 병원에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전문약과 일반약의 거래내역을 보고하는 제도가 마련되자 최근에는 의약외품으로 대신 제공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또 불법거래 내역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제약사의 계열사나 홍보기획사를 통해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골프 접대를 하는 사례도 생겼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약품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전문약과 일반약 거래내역을 감시하자 신종수법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비밀스러운 내부거래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제약사 ‘갑을관계’서 비롯 의약품 리베이트는 제약사가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갑을(甲乙)관계’에서 비롯됐다. 감시제도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내도 의사의 처방을 많이 얻어내려면 ‘갑’인 의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리베이트에 연루된 제약사 제품의 약가를 인하해도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중·소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인하된 약가만큼 더 팔자.’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제약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 제약업계는 정부의 감시와 규제가 강화되자 최근 자정결의 행사를 가졌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전시성 행사에 불과하다.”며 불참했다. 전문가들은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의료인 처벌조항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상 의료인이 금품 수수행위를 하다 적발될 경우 단 2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돼 있다. 검찰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내릴 경우 처벌기간은 1개월로 경감된다. 자격정지 처분을 3회 이상 받아야 면허가 취소된다. 그러나 리베이트가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는 2001년 이후 153명에 불과하다. 2007~2008년에는 단 한명도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사례가 없다. 복지부는 처벌기간 경감 조항 삭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대폭적인 처벌 강화방안은 의료단체의 반발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태다. 다만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지난달 “의사와 약사가 의약품 구매와 관련해 부당한 금품을 제공받을 경우 면허정지 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며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주목된다. 의료인의 자격정지 처분을 최대 1년 이내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시민사회단체는 고질적인 리베이트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성분명 처방제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성분명 처방이란 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할 때 특정 제약사의 상품명이 아닌 의약품의 성분을 기재해 환자나 약사가 약의 브랜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약의 선택권이 분산되기 때문에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할 여지가 사라지게 된다. 단, 약사에 대한 리베이트가 확대될 소지가 있어 의약품 유통거래 감시체계 강화 및 리베이트 처벌조항 강화 등의 보완대책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성분명 처방 도입” 목소리도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는 의사의 정상적인 처방권이 훼손돼 환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까지 국립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통해 시범사업을 시행, 조심스럽게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창보 정책위원장은 “성분명 처방을 도입하지 못한 것이 의약분업제도를 반쪽짜리 정책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면서 “의료인에 대한 로비가 줄어들게 되면 그것이 곧 근본적인 리베이트 근절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올 하반기 대졸 신입 7700여명 공채

    올 하반기 100대 기업은 7700여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전망이다. 취업포털 커리어는 29일 100대 기업(매출액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87개 업체 중 50.6%(44개사)는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가 밝힌 채용 인력은 총 6000여명이다. 커리어는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28개 기업(32.2%)이 예년 수준에서 채용한다고 가정하면 올 하반기의 100대 기업 채용규모는 77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7700여명이 된다고 해도 지난해 하반기 100대 기업의 대졸 채용인원(8504명)보다는 9.7%가 감소한다. 하지만 커리어는 “지난 3월 조사에서 올해 채용규모가 작년보다 14.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던 점을 감안하면 채용 시장이 앞으로 다소나마 호전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Culture | 영화 속 영화계의 환상과 좌절에서 나온 교훈] ‘장자연 사건’에 떠올린 영화 속 여배우의 비애

    [Culture | 영화 속 영화계의 환상과 좌절에서 나온 교훈] ‘장자연 사건’에 떠올린 영화 속 여배우의 비애

    독일의 별난 시인이며 시나리오 작가인 B. 브레히트(1898~1956)는 야망을 가지고 할리우드에 입성하였으나 영화판에 적응하지 못하고 1947년에 그곳을 떠나면서 ‘할리우드’라는 제목의 냉소적인 시를 남겼다. “매일 같이 내 일용할 양식을 벌기 위하여 나는 거짓말이 팔리는 시장으로 간다….” 대중문화의 본바닥에서 거짓과 허상이 판을 친다는 아이러니는 비단 할리우드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TV에서 ‘연예계 괴담 성상납의 실체는?’ 이라는 듣기 민망한 특집이 있었는가 하면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고인의 애절한 메모가 줄곧 소개된 바 있다. 이 사건은 추억의 명화 속 영화인들이 겪는 좌절과 슬픔을 떠올리게 된다. 적어도 영화인 루키들은 이 영화들의 감상법을 익혀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랑과 경멸>(1963) : 감독과 제작자, 작가의 불협화음 세계적 명성을 가진 영국의 영화전문지 《사이츠앤사운드》의 맥케이브 기자가 일찍이 2차 대전 이후 유럽영화 최고의 걸작이라고 지나칠 만큼 찬사를 보낸 프랑스 영화 <사랑과 경멸>을 보자. 프랑스의 ‘필름 느와르’ 계의 장 뤽 고다르 감독의 화제작이다. 독일 영화의 거장으로 할리우드에서 활약한 프리츠 랑 감독이 실명으로 출연해 ‘영화 속의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갈등 그리고 비극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 시나리오 작가는 돈을 위해서 예술적 소신을 굽혀 돈줄을 쥔 할리우드 제작자에 아부하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갈등을 겪고, 자신의 부인이 제작자와 가까워지는 것을 오히려 눈감으려 하나 부인은 그런 자신의 남편을 경멸하면서도 제작자와 어느새 가까워진다. 이제 여배우로 뜨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아름다운 나폴리 항구 앞의 카프리 섬에서 로케하고, 누드로 나오는 육체파 브리지트 바르도가 젊은 부인 역을 맡았다(필자는 카프리 섬에 들렀을 때 깎아지른 32미터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촬영 현장 ‘카사 말라파르테’ 별장의 멋진 모습을 배를 타고 본 적이 있다). 결국 그 부인은 남편을 버리고 제작자와 랑데부하여 빨간 포르쉐를 타고 로마로 올라가다 오일 탱커에 치여 길에서 같이 죽는다는 파국이 기다린다. 현실에서도 여주인공 바르도는 배우 세 명과 3년 터울로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네 번째로 한 기업가와 결혼을 하였다. 자료에 의하면 그 밖에도 6명의 명사가 엑스파일 리스트에 포함된다고 한다. 고다르 감독과 극작가 역의 미셀 피콜리, 그리고 영화 속 감독 역 프리츠 랑의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각각 세 번씩 결혼한 로맨티시스트 들이다. 현실에서 거장감독인 프리츠 랑은 영화에서 19세기 초의 독일 시인 F. 횔덜린(1779~1843)의 시 <시인의 사명(The Poet’s Vocation)>을 직접 읊는 고고한 예술감독임을 보여준다. “신 앞에 외로이 서게 되었을 때 두려워 말라, 그대의 순진함이 그대를 보호하리라. 어떤 무기나 핑곗거리도 필요 없나니, 신의 부재(不在)가 그대를 구할 것이므로.” 돈을 벌기 위해 흥행위주의 영화를 만들라는 제작자의 압력과 성화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예술영화를 고집하는 랑 감독은 이 영화에서 브리지트 바르도가 남편에게 책을 읽어주는 형식을 빌려 자기의 소감을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전해준다. “… 사람은 악과 위선에 부딪히면 반항하게 된다. 사람은 상황이나 관습에 얽매이게 되면 반항해야 된다. 그러나 살인이 해결책은 아니다. 욕망에 의한 살인은 무의미하다. 어떤 여자와 사랑을 했는데 그녀가 날 배반했으니 죽인다. 그러면 나는 무엇인가? 그녀가 죽었으니 사랑을 잃는다. 내가 그녀의 연인을 살해한다 해도 그녀가 나를 미워할 것이므로 사랑을 잃기는 마찬가지다. 살인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자살도 자기 자신에 대한 살인이므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연예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랑 감독의 경구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결국 무신론으로 무장하고 결혼이든 이혼이든 질투심을 버리는 것, 이 두 가지가 랑 감독이 알려주는 영화판의 생존법이라 하겠다. 워낙 쾌남미녀들이 무리를 지어 만나는 곳이니 그 말은 음미할 가치가 있다. <선셋 대로>(1950) : 늙은 여배우의 환상과 좌절 원로 여배우가 살인으로 해결책을 구하려 한 비극적 케이스가 여기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왕년의 대스타였던 50대의 여배우 노마 데스먼드이다. 30대 초반의 사나이 조 길리스는 돈이 떨어져 차를 차압당하는 별 볼일 없는 시나리오 작가다. 차를 차압하러 왔던 자들을 피하여 쫓기게 되는 조. 쫓기던 중 타이어가 펑크 나 우연히 폐가 같은 대저택의 차고에 차를 파킹하고, 돌아가려 하는데 알고 보니 그 집은 왕년의 유명했던 여배우 노마 데스먼드의 집이었다. 그렇게 해서 ‘지골로’가 된 조는 벗어나고자 하면 할수록 옛날의 환영 속에 사는 그녀의 위안 역이 될 뿐이다. 노마가 자신의 손목을 면도칼로 긋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듣는 바람에 마음이 약해지는 조. 한편 저택의 집사 맥스 역시 알고 보니 그녀의 전남편이며 유명감독이었던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운전기사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이 이상한 관계는 결국 노마가 그녀를 감히 벗어나려는 조를 사살함으로써 끝장나고 만다. 옛날의 명성을 잊지 못하는 여배우와 그녀의 세 남편 중 첫 번째 남편이었던 몰락한 감독, 쫓기는 시나리오 작가 등 영화계의 뒤안길의 서글픈 군상들이 명멸한다. 현실에서 여주인공 노마 역의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은 이혼, 결혼을 반복하며 6번이나 결혼하였다. (필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997년에 앤드루 웨버의 동명 뮤지컬을 독일어로 감상한 적이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는 미영화연구소(AFI) 선정 100대 명대사에 올랐다. 여주인공이 젊은 애인에게 “나는 대스타야. 졸아든 것은 영화판이야(I am big! It’s the pictures that got small)”라고 소리치는 것이 그것이다. <이브의 모든 것>(1950) : 젊은 여자 탤런트들의 집념과 야망 참한 용모와 진솔한 태도를 가진 20대 말의 탤런트 지망여성이 미국 연극영화계에서 절정에 다다른 40대 중반의 원로 여배우에게 접근하여 환심을 사서 비서역을 맡게 되자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여배우의 남편인 극작가와 그녀의 애인인 영화감독에게 접근하는가 하면 평론가를 유인하여 선임 배우가 신인 배우의 출연을 꺼리는 여배우들의 작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낸다. 이 야심찬 여인이 선배를 딛고 젊은 여배우로 성장하지만 결국 다른 더 젊은 여배우 지망생의 타깃이 된다는 것이 결말이다. 이 영화에서 원로 여배우 역의 베티 데이비스는 실제로 4번 결혼하였고 젊은 여배우 역의 앤 백스터는 현실에서 3번 결혼하였다. <에비에이터>(2004) : 제작자 엑스 파일에 담긴 여배우들 영화 주인공은 당대의 거부이며 영화제작자로도 유명한 영화계의 전설 하워드 휴즈이다. 그는 20여 편의 영화를 만들고 어떤 때는 감독도 하면서 실제로 명배우 캐서린 헵번과 에바 가드너와 염문을 뿌렸으며 기라성 같은 여배우들 진 할로우, 베티 데이비스, 올리비아 디 하빌랜드, 진저 로저스, 제인 러셀 등과도 로맨스를 가졌다. 미녀 배우 진 피터스 등과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였으나 자식도 없이 수많은 젊은 탤런트와 계속 염문을 뿌리다가 기인답게 (말년에는 손톱과 머리 깎기를 거부했다) 1976년,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펜트하우스에서 강박증 환자로 쓸쓸히 홀로 사망하였다. 그의 별명은 ‘지상 최고의 바람둥이(The World’s Greatest Womanizer)’였다. 3번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고 문란한 남자관계를 가진 마릴린 먼로를 파헤친 영화 <노마 진과 마릴린>(1996), 그리고 4번 결혼을 반복하고 수많은 염문을 뿌린 찰리 채플린의 일대기를 그린 <채플린>(1992) 등도 감상할 가치가 있다. 여기서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위의 영화 속 그들이 거쳐 간 여배우들은 과연 그들을 정말 사랑해서인가, 아니면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의식에서인가? 이제 정답은 관객 여러분의 몫이 되었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다문화 경영론),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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