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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시진핑 장기 집권이 가져올 부작용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시진핑 장기 집권이 가져올 부작용

    중국 공산당 연례 최대 정치행사 중 하나인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이하 6중 전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단단한 기반이자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중 전회는 2017년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 이후 4년을 결산하는 동시에 내년에 있을 20차 당대회에서 제시할 목표와 방향을 정리하는 자리다. 최대 관심은 공산당 100년 역사상 세 번째 ‘역사 결의’다. 1945년 마오쩌둥, 1981년 덩샤오핑에 이어 세 번째로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동급의 지도자로 격상하고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만들어 시 주석의 3연임을 확고히 굳히는 데 의의가 있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계획은 이미 집권 초기부터 진행됐다. 특히 지난 몇 달간은 같이 잘살자는 뜻의 ‘공동 부유’ 등을 명목으로 기업 길들이기에 애썼다. 6중 전회가 시작된 후에는 이른바 ‘시 주석을 향한 용비어천가’가 현지 관영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사회 전반에서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현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역사를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 3단계로 규정하면 시진핑 이전의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역사는 사실상 그림자로 전락하고 관련 인물들은 축출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장쩌민파(상하이방)로 분류되는 장가오리 전 상무부총리의 ‘미투’ 의혹은 6중 전회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 전체에 도덕성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이번 미투는 동시에 라이벌 파벌인 상하이방을 위축시킴으로써 그들이 이번 역사 결의에 반발할 가능성에 대한 기획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이어 가는 미국 및 서방의 주요 외신들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 경제가 현재보다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 “시 주석 한 사람에게 집중된 중국의 권력 구조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시 주석의 잘못된 정책 결정을 견제하기 어려워진 데다 많은 관료가 윗선의 마음에 들기 위한 것에만 열을 올리게 되면서 경제 성장 둔화, 전력난, 무역 갈등, 전염병, 자연재해 등 각종 현안에 제대로 대응할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른바 전랑외교(늑대외교)로 대표되는 시 주석의 공격적인 외교 스타일도 우려의 대상이다. 2018년 중국 헌법에서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이 폐지된 후 미중 갈등이 심화됐다. 급기야 시 주석은 지난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외부 세력이 중국을 괴롭힌다면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단호한 표현을 써 가며 전랑외교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의 반발을 샀고, 최근에는 대만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을 앞세워 모든 외교 채널을 대(對)중국 견제 외교로 전환한 상태다.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처해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한층 더 거세질 군사, 경제, 외교적 압박에 대한 면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서울 최고 뷰맛집된 낡은 노인정… 동작 미래 100년 먹거리 ‘핫플’로

    서울 최고 뷰맛집된 낡은 노인정… 동작 미래 100년 먹거리 ‘핫플’로

    “청년 카페요? 흙 속에 파묻힌 진주를 캐내서 반짝 반짝 닦았더니 ‘핫 플레이스’가 되더군요.”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10일 ‘모닝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서울 동작구 노량진본동의 용양봉저정 산 중턱에 위치한 동작청년카페 1호 ‘THE 한강’ 2층 라운지를 찾았다. 단풍으로 우거진 숲, 최근 ‘자연 테마파크’로 새로 단장한 용양봉저정 공원, 180도 뷰로 펼쳐지는 한강을 따라 늘어진 서울의 스카이라인 등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오전 시간대임에도 카페는 특별한 전망을 즐기러 온 주민들로 만석을 이뤘다. 보통 서울의 ‘핫플’엔 특정 세대의 손님이 몰리기 마련이지만 이곳엔 노트북 작업을 하는 2030세대부터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주부들, 도심 속 자연을 즐기러 온 시니어들 등 연령대가 다양했다. 버려진 야산이었던 용양봉저정 일대를 근린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서 낡은 노인정 건물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카페로 리모델링하고, 청년에게 운영권을 주자는 ‘아이디어’를 실현한 이 구청장은 “혹시라도 적자가 날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면서 “지난 9월 23일 오픈한 뒤 한달간 약 5000명이 방문해 매출 2500만원을 찍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렇게 잘될 줄 알았으면 구청이 직접 운영했을 텐데 아쉽다”며 농담을 건넸다. 카페 운영권을 딴 권세민(24) 대표는 “주말엔 밥 먹을 시간도 없다”면서 “아르바이트생도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고 했다. 실제로 요즘 한강대교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미친 전망의 카페’로 입소문이 난 ‘THE 한강’은 이 구청장의 빅 프로젝트인 ‘동작 미래 먹거리 만들기’의 거점 공간이기도 하다. 구는 카페가 자리한 저층주거지 밀집 지역인 노량진본동 골목길 주변을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명소화 사업 등과 연계해 ‘본동 카페문화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용양봉저정 근린공원이 완성되고 청년 카페까지 자리를 잡으면서 ‘이창우식 미래 먹거리 프로젝트’의 중심 기둥은 확실히 세워졌다. 이 구청장은 “내년 사육신공원 리모델링을 하고, 노들섬과 한강 수변공원 정비 등을 마치면 동작이 서울 최고의 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용산에서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를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브릿지처럼 보행교로 만드는 ‘백년다리’ 사업이 서울시 결정에 따라 전면 무산된 게 아쉽다”면서 “남은 임기 총력을 다해 용양봉저정을 기점으로 서울의 어디든 뻗어나갈 수 있는 동작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中 공산당 100년사 다시 쓴다”… 130쪽 넘는 ‘시비어천가’

    “中 공산당 100년사 다시 쓴다”… 130쪽 넘는 ‘시비어천가’

    ‘시 주석의 9년’ 전체 분량 4분의1 차지‘공동부유’ 맞춰 장기집권 정당성 확보“마오·덩 이어 시진핑 삼단론 공적 강조”관영 매체들도 칭찬하며 3연임 띄우기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기틀을 마련할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가 지난 8일 개막한 가운데 이번 회의에 제출된 당 100년사에서 시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지도자로 격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영 매체들도 그의 공적을 대대적으로 찬양하며 3연임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6중전회에 보고된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결의·531쪽)에서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9년간의 분량이 전체의 4분의1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역대 지도자 가운데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을 제외하고 이처럼 강조된 사람이 없다”며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세 번째다. 1945년 6기 7중전회에서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를 통해 당 창당 과정에서의 과오를 지적하고 마오쩌둥을 중심으로 단결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1981년 11기 6중전회에서 ‘건국 이래 당의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를 발표해 문화대혁명을 반성하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공고히 했다. 이번 역사결의는 시진핑의 ‘공동부유’ 기조에 초점을 맞춰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마오쩌둥이 ‘사회주의 국가’를 세웠고 덩샤오핑이 이를 ‘부자나라’로 성장시켰다면, 시진핑은 최종 목적지인 ‘초강대국’으로 이끌 것이라는 논리다. 중국 공산당은 6중전회 마지막 날인 11일에 이 같은 내용의 역사결의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도 일제히 ‘용비어천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인민일보는 11월 9일자 1면 대부분을 할애해 시 주석의 임기가 시작된 2012년부터 지금까지의 성과를 정리했다. 그가 주창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등을 제시한 뒤 “시 주석은 말은 무겁고 마음은 깊다”, “인민의 행복을 위해 일한다” 등 국정 철학도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세계가 1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대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시 주석의 지도력 덕분에 (중국은) 세계 공영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홍콩 명보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신중국 100년을 마오쩌둥(1기)과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2기), 시진핑(3기)으로 나누는 ‘삼단론’을 내세워 시 주석의 공적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 “시진핑, 중국 공산당 100년사 다시 썼다” 中 세 번째 역사결의

    “시진핑, 중국 공산당 100년사 다시 썼다” 中 세 번째 역사결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기틀을 마련할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가 지난 8일 개막한 가운데 이번 회의에 제출된 당 100년사에서 시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지도자로 격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영 매체들도 그의 공적을 대대적으로 찬양하며 3연임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6중전회에 보고된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결의·531쪽)에서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9년간의 분량이 전체의 4분의1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역대 지도자 가운데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을 제외하고 이처럼 강조된 사람이 없다”며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세 번째다. 1945년 6기 7중전회에서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를 통해 당 창당 과정에서의 과오를 지적하고 마오쩌둥을 중심으로 단결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1981년 11기 6중전회에서 ‘건국 이래 당의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를 발표해 문화대혁명을 반성하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공고히 했다. 이번 역사결의는 시진핑의 ‘공동부유’ 기조에 초점을 맞춰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마오쩌둥이 ‘사회주의 국가’를 세웠고 덩샤오핑이 이를 ‘부자나라’로 성장시켰다면, 시진핑은 최종 목적지인 ‘초강대국’으로 이끌 것이라는 논리다. 중국 공산당은 6중전회 마지막 날인 11일에 이 같은 내용의 역사결의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중국 언론도 일제히 ‘용비어천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인민일보는 11월 9일자 1면 대부분을 할애해 시 주석의 임기가 시작된 2012년부터 지금까지의 성과를 정리했다. 그가 주창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등을 제시한 뒤 “시 주석은 말은 무겁고 마음은 깊다”, “인민의 행복을 위해 일한다” 등 국정 철학도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세계가 1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대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시 주석의 지도력 덕분에 (중국은) 세계 공영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홍콩 명보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신중국 100년을 마오쩌둥(1기)과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2기), 시진핑(3기)으로 나누는 ‘삼단론’을 내세워 시 주석의 공적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 [씨줄날줄] 중국 공산당 ‘역사결의’/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 공산당 ‘역사결의’/오일만 논설위원

    중국 공산당은 1921년 7월 23일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제1차 대표대회를 열었다. 당시 전국 당원 수는 57명에 불과했다. 마오쩌둥을 포함한 당원 13명이 모여 경찰에 쫓기면서 창당을 선포했다. 창당 100주년을 맞은 공산당 당원 수는 이제 9500만명으로 세계 최대 정당으로 변신했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패권국 미국을 추월해 세계 제일의 국가를 만드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이른바 중국몽(中國夢)이다. 중국 공산당을 규모만 큰 거대 정당쯤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이들은 지난 100년간 무장집단을 조직한 뒤 게릴라 전투로 영토를 넓혔고, 격렬한 내전을 거쳐 국가를 세웠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 공산당이 만든 당국가(party-state)라는 점이 중요하다. 당의 군대가 먼저 생긴 뒤 국가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당 우위의 국가라는 의미다. 당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집행하면서 일당 독재 국가 체제를 유지하는 권력의 토대인 것이다. 이런 공산당 역사에서 지난 100년간 역사적 결의가 발표된 것은 두 번에 불과했다. 첫 번째 결의는 1945년 4월 공산당 6기 7중전회에서 나온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다. 1943년 당 주석으로 선출된 마오쩌둥은 1945년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 왕밍을 ‘교조적 좌경 모험주의자’로 낙인찍는 역사적 결의를 이끌어 냈다. 당내 1인 핵심 지위를 확립하고 1976년 죽을 때까지 명실상부한 마오쩌둥 시대를 살았다. 두 번째 역사적 결의는 1981년 11기 6중전회에서 나온 ‘건국 이래 당의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다. 마오쩌둥 사후 실권을 장악한 덩샤오핑은 마오가 일으킨 문화대혁명을 좌경 편향 오류로 규정하고 개혁개방의 설계사로 당내 지위를 확립했다. 두 번째 역사적 결의를 주도한 덩샤오핑은 1997년 2월 사망할 때까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확고한 당내 권위를 가졌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가 오늘 개막된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한다고 예고했다.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이 이미 당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 등 당정군 삼권을 장악한 상태다. 이번 6중전회에서 세 번째 역사적 결의가 나오면 공산당 당사(黨史)에서 시진핑 당 총서기는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동급의 지도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를 통틀어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으로 이어지는 ‘3대 지도자’로 대내외 위상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 내년 10월쯤으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은 물론 그 이상 장기 집권의 길을 터 준다는 점에서 ‘역사결의’를 주목한다.
  •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시진핑, 3연임 명분 다진다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시진핑, 3연임 명분 다진다

    두 번의 역사결의 이후 본격 장기집권시 주석도 지위 격상해 연임 근거 제공다 같이 잘사는 ‘공동부유’ 청사진 제시‘中도 민주주의’ 정치적 우월 강조할 듯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기틀을 마련할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가 8일부터 나흘간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6중전회에서는 공산당 역사상 세 번째 ‘역사결의’를 통해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지도자로 격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를 위해 ‘공동부유’ 청사진과 ‘중국 특색 민주주의’ 담론도 내놓을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사이에 7차례의 전체회의를 갖는다. 6중전회는 이 가운데 6번째 회의라는 뜻이다. 시 주석을 포함한 당 지도부와 정부부처 부장(장관), 성장, 장성, 국영기업 경영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다. 보통 1·2중전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고 3·4·5중전회에서 당의 구체적인 정치·경제 정책을 마련한다. 6·7중전회에선 사상을 정비하고 차기 당대회를 준비한다. 지난달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이번 6중전회에서 ‘당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할 것”이라고 세 번째 역사적 결의를 예고했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이래 두 개의 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마우쩌둥은 1945년 6기 7중전회에서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당 창당 과정과 항일전쟁 관련)를, 덩샤오핑은 1981년 11기 6중전회에서 ‘건국 이래 당의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문화대혁명 오류)를 각각 채택했다. 각각 두 사람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시점이다. 이러한 전례에 비춰 보면 세 번째 역사 결의는 두말할 것 없이 시 주석의 영도 지위를 명확히 하는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앞서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018년 3월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종신 집권 가능성을 열어 줬다. 명보는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역사결의는 시 주석의 업적을 공고히 해 내년 10월 열릴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그의 3연임을 순조롭게 이끌어 내고자 길을 닦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 같이 잘사는 사회’를 뜻하는 공동부유의 구체적 청사진이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 주석은 지난 8월 열린 제10차 중앙재경경제위원회 회의에서 공동부유를 언급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시대를 연 자신이야말로 영미식 자본주의와 기존 사회주의 간 간극을 해결할 ‘제3의 길’을 열 수 있는 적임자라는 논리다. 중국식 민주주의 담론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시 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공작회의에서 “‘민주’는 일부 소수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각국 국민의 권리”라고 밝히는 등 ‘중국도 민주주의 국가’임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미중 갈등을 계기로 중국 일당독재 체제에 대한 서구세계의 비난이 커지자 ‘민주주의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각자 현실에 맞춰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반론이다.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 특색 인민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를 내려 중국 정치 체제의 우월성을 홍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 국내 최장 ‘보령터널’ 30일 개통… 서해로 해저관광 떠나볼까

    국내 최장 ‘보령터널’ 30일 개통… 서해로 해저관광 떠나볼까

    해수면 80m 아래 세계 5위 해저터널두께 40㎝ 콘크리트로 둘러싸 안전보령 대천~태안 영목항 90분→10분 대천·안면도 주변 관광지역 개발 붐해상케이블카·마리나 등 조성 추진태안 꽃지 등 28개 해수욕장 명품화‘국내 최장이자 세계 5위 해저터널, 전국에서 가장 깊은 해저 땅속을 관통하는 도로.’ 갖가지 화려한 수식어들이 따라붙는 충남 보령해저터널이 2010년 11월 착공한 지 11년 만에 대장정을 마치고 오는 30일 드디어 개통된다. 터널이 연결하는 두 지자체인 보령시와 태안군, 그리고 충남도는 거대 해저터널 자체가 특별한 관광자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 “관광객 얼마나 몰릴지 가늠 안 돼” 3일 충남도에 따르면 해저터널은 역대급이다.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 근처에서 원산도까지 해저터널 6927m는 전국 최장이다. 기존 인천북항해저터널 5.46㎞보다 1.5㎞ 더 길다. 전 세계로 따지면 일본 도쿄아쿠아라인 9.5㎞, 노르웨이 봄나피요르드 7.9㎞·에이커선더 7.8㎞·오슬로피요르드 7.2㎞에 이어 다섯 번째다. 영국과 프랑스 간 도버해협을 관통하는 유로터널은 38㎞에 이르지만 차량이 아닌 기차가 다니는 해저터널이다.깊이도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깊다. 해수면에서 80m 아래, 터널이 지나는 바다 평균 수심 25m를 빼면 땅속 깊이만 55m에 이른다. 공사 관계자는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깊은 곳에 난 도로”라고 말했다. 이 터널은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공법으로 뚫었다. 유로터널 등 실드공법과 달리 화약을 터뜨린 뒤 거대한 드릴을 돌려 암벽을 깎아내는 방식이다. 하루 2~6m 전진할 정도로 작업이 더딜 수밖에 없다. 깎아낸 암반에 콘크리트를 뿜어 붙이고 쇠막대기를 박아 고정시킨다. 두께 40㎝가 넘는 아치형 콘크리트가 둘러싼다. 육상 터널에서 자주 쓰이지만 국내 해저터널에 적용하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강도가 매우 높아 지진에 끄떡없고 100년이 넘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밝혔다.터널은 대천항 쪽에서 원산도로 가는 2차선 도로와 반대쪽 2차선 도로 등 2개로 나뉘는 왕복 4차선이다. 20m 간격을 두고 단단한 화강암을 뚫어 건설한 두 터널 크기는 각각 높이 8.9m, 폭은 10m이다. 공사비 4853억원이 들어갔다. 보령해저터널은 부산~경기 파주 국도 77호선 중 유일하게 끊겨 있던 보령~태안 연결도로(총 14.4㎞)의 한 구간이다. 1공구는 보령해저터널, 2공구는 ‘원산안면대교’(1.8㎞·공사비 2082억원)이다. 2공구는 2019년 12월 먼저 개통돼 원산도~안면도 영목항이 해상교량으로 연결됐다. 보령~태안 연결도로는 서해안고속도로 건설로 수도권에서 가까워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추진했다. 1998년 ‘서해안 산업관광도로 기본계획’에 포함됐고 2001년 8월 국도 77호로 승격됐다. 심대평 전 충남지사 때 계획이 수립됐고 대천~원산 구간은 고 이완구 전 총리가 충남지사를 할 때 해저터널로 확정됐다. 당초 대천~원산도 사이에 인공섬을 만들어 교량으로 이을 계획이었으나 섬을 건설하면 밑동이 넓어 선박의 통행을 방해하고 해양생태계를 훼손한다고 환경부가 반대하자 해저터널로 바꿨다. 보령~태안 연결도로 완전 개통으로 대천항에서 안면도 최남단 영목항까지 1시간 30분 걸려 75㎞를 돌아가던 것이 10분으로 단축됐다. 원산도 등 섬 주민들은 병원, 학교 등을 오가는 데 매우 편리해졌다. 원산도3리 이장 박웅규(62)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주민들이 개통을 눈이 빠지게 기다린다”면서 “대천이 생활권인데도 갑자기 아프면 어선을 타고 갔고, 중학교가 없어져 대천에 전월세를 얻어 아이들 학교를 보냈는데 이제는 그렇게 안 해도 된다. 10분이면 대천에 갈 수 있지 않으냐”고 좋아했다. 이어 “여객선 타고 하루 몇 명 안 오던 섬에 원산안면대교가 개통되니까 수천대씩 관광객 차가 들어오는데 해저터널까지 개통되면 얼마나 몰릴지 가늠이 안 된다”며 “그런데 아직은 주차장과 연결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관광객 불편이 클 것”이라고 했다. 원산도에는 1000여명의 주민이 산다.충남도와 보령시·태안군은 일찌감치 관광 개발에 나섰다. 두 곳은 대천해수욕장과 안면도 등 충남의 최고 관광지여서 터널이 개통되면 호남 지역 및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훨씬 좋아져 경쟁도 불이 붙었다. 보령시는 2030년까지 민자 1200억원을 유치해 대천항마리나를 건설하고 원산도에도 마리나를 조성한다. 각각 요트·보트 계류장, 콘도, 호텔이 지어질 예정이다. 대천과 원산도는 명소인 대천해수욕장에다 효자도, 고대도 등 섬들이 많아 서해안 해양 레포츠의 메카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시는 2024년까지 원산도와 삽시도를 연결하는 길이 3.9㎞ 규모의 해상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다.●크루즈선 입출항 가능한 보령신항 추진 보령신항 건설도 추진된다. 보령화력 앞바다를 준설하기 때문에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18t급 대형 선박도 가능하다. 2024년 신항만건설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와 보령시는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122㎞) 건설을 추진해 동해안에서도 보령~태안 연결도로까지 쉽게 오도록 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구상도 있다. 이는 당진~영덕(경북) 고속도로와 만나 동·서해안을 직선으로 잇는다. 올해 말 2021~2025년 제2차 고속도로건설계획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내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이곳이 해양관광 메카임을 알리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태안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8개 해수욕장을 명품화하는 작업에 힘쓰고 있다. 지난 7월 안면도 꽃지해변에는 유명한 낙조를 배경으로 파도 치는 모습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을 조성했다. 2025년까지 천수만을 따라 5개 코스에 총 46㎞의 생태탐방로도 만든다. 안면도 승언저수지에 수변공원을 건설한다. 도와 군은 또 2030년까지 가로림만에 해양정원을 조성하고 태안 만대항에서 서산 독곶리까지 5.61㎞ 가로림만 해상교량을 건설해 보령해저터널 연결 서해안 일대 해안관광로 건설도 추진 중이다. ●태안군 ‘게국지’ ‘우럭젓국’ 먹거리 즐비 태안은 신두리 해안사구, 천리포수목원 등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이웃한 서산지역과 더불어 ‘게국지’, ‘우럭젓국’, ‘박속밀국낙지탕’ 등 독특한 전통 음식이 많아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더 널리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시도 키조개 등 귀한 해산물이 많이 잡히고 회 등 먹을거리가 지천이다. 두 지자체는 성주산과 안면도 영목항 등에 전망대 건립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양 지사는 “국도 77호선 중 유일하게 끊겼던 구간이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연결돼 교통의 대전환점이 마련됐고, 전국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서해안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해저터널을 보려고 관광객이 서해안고속도로 등을 많이 이용해 백제의 고도 부여뿐 아니라 서천, 홍성, 서산 등 도내 다른 시군도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항만 설계기준, 100년 빈도 파력으로 강화

    항만 설계기준이 100년 빈도의 파력((波力))에도 견딜수 있게 강화된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면의 높이가 상승하면서 높은 파랑과 태풍이 몰려와 항만 시설 피해가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항만 설계기준을 개정했다고 3일 밝혔다. 해수부는 현재 방파제 등 중요한 항만 시설물 설계기준이 50년에 한 번 나타날 파력(파도의 압력)에 견딜 수 있게 설정됐는데, 이 기준을 100년에 한 번 나타날 만한 파력까지 견딜 수 있도록 강화했다. 개정된 항만분야 설계 기준은 8일부터 시행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파고 증가 경향이 뚜렷하고 항만시설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부산항의 심해 파도 높이는 1971년 7.6m에서 2019년에는 12m로, 서귀포항은 같은 기간 7.6m에서 13.6m로 커졌다. 해수부는 그간 개정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항만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항만분야의 설계기준 개정을 추진했다. 임성순 항만기술안전과장은 “항만분야 설계기준 개정으로 자연재해에 따른 항만시설물 피해가 줄어들고 유지보수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며 “재해로부터 안전한 항만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기준 개정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일상 된 ‘新문맹’ 아이들 미디어, 피할 수 없다면 잘 배울래

    스마트폰 일상 된 ‘新문맹’ 아이들 미디어, 피할 수 없다면 잘 배울래

    “신문 기사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다면 어떤 섬네일(인터넷 페이지나 콘텐츠의 미리보기 이미지)을 앞세우는 게 좋을까?” 지난 5월 서울 강동구 동북고에서는 ‘섬네일 디자인 경시대회’라는 이색 대회가 열렸다. ‘지구 온난화가 한반도의 기후를 바꾼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를 읽고 기사의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릴 때 활용할 섬네일을 직접 만들어 보는 활동이다. 한 학생은 우리나라 지도를 망고 모양으로 그린 뒤 ‘2100년에는 춘천에서 망고가 자란다’는 제목을 달았다. 네 컷 만화의 틀을 빌려 여름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혼자 커지는 그림을 그린 학생도 있었다. “정보를 전달하려는 유튜브 콘텐츠의 섬네일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어서 학생들이 ‘낚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영부 동북고 수석교사는 “학생들이 ‘제목 소비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직접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의 관점이 돼 정보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섬네일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독자로서의 역량도 한 뼘 자란다는 게 권 교사의 설명이다. ●신체 일부가 된 ‘폰’… 미디어 문해력이 필요해 동북고 3학년 학생들에게 경제 과목을 가르치는 권 교사는 학생들이 신문 기사나 유튜브 동영상 같은 미디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스마트폰으로 찾아낸 정보를 비판적으로 선별해 문제를 해결하는 수행평가인 ‘스마트폰과 액션러닝을 통한 토론학습’이 대표적이다. ‘가상화폐를 현실 경제에서 화폐로 사용해도 좋은가’라는 주제를 놓고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와 포털 사이트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머리를 맞대고 주제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조별 활동에 앞서 권 교사는 학생들에게 ‘확증 편향’(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현상)과 ‘필터 버블’(자신이 좋아할 만한 정보에 갇히는 현상), ‘에코 체임버’(비슷한 성향의 이용자들의 이야기가 증폭되는 현상) 등에 유의하라고 설명한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우려하는 여론과 달리 스마트폰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힘을 수업을 통해 기를 수 있다고 권 교사는 자신한다.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각종 미디어가 일상을 지배하는 환경에서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 문해력)의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원격수업을 받으며 디지털 기기와 가까워진 학생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필수로 여겨진다. 권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또 다른 신체가 된 ‘포노 사피엔스’”라면서 “읽고 쓸 수는 있지만 복잡한 내용의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5월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연구(PISA)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OECD가 전 세계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실시하는 ‘PISA 2018’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읽기 평균 점수는 514점으로 OECD 평균(487.0점)보다 높았다. 이는 OECD 37개 회원국 중 5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역량을 측정하는 문항에서는 정답률이 25.6%로 OECD 평균(47.4%) 이하였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의 미디어 교육은 ‘뼈대’부터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현선 경인교대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장(국어교육과 교수)은 “현행 교육과정의 총론에 ‘미디어 리터러시’가 부재해 교과 교육과정에 미디어에 대한 내용이 중복되거나 빠지는 등 체계성이 부족하다”면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시민성’ 등의 개념에 대해서도 여전히 혼란이 있고 교과서에 미디어에 대한 지식과 학생들의 미디어 문화 등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족한 토대 위에서 학교에서의 미디어 교육은 가짜뉴스 문제에 대응하는 ‘뉴스 팩트체크’에 머물기 일쑤라는 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한계다. ●팩트체크뿐? ‘뉴스 만들기’도 미디어 교육 “성인들도 가짜뉴스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미디어를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은 학생이 성인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슬기로운 미디어 생활’(우리학교 펴냄)의 공동 저자인 김광희 경기 시흥서촌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미디어 문해력이 낮아서 가짜뉴스나 ‘유튜브 중독’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관점은 미디어 교육의 가치를 축소시킨다”고 말했다. 어른의 공간이었던 미디어 환경이 학생의 삶에 파고든 현실을 받아들이고 학생에게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체계적으로 길러 주는 게 미디어 교육의 의미라는 것이다. 김 교사는 “컴퓨터를 켜고 플랫폼에 접속하는 기초적인 기능부터 미디어 공간에서의 메시지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추천 알고리즘과 광고 등 미디어 공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해하는 것까지 내실 있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역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미디어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역량이다.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거나 SNS로 카드뉴스를 공유하는 등 학생들에게 미디어는 사회에 참여하는 효과적인 통로다. 김 교사는 초등학생들이 직접 ‘어린이 뉴스’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들이 왜 방송 뉴스를 재미없게 느끼는지 생각해 보고 직접 ‘어린이 방송국’을 만들어 뉴스를 제작해 보는 프로젝트다. 진짜 방송처럼 리허설을 거쳐 학교 강당에 부모님을 모시고 생방송 뉴스를 진행한다. ‘초등학생의 화장’, ‘편의점 즉석조리 식품과 건강’ 등 학생들의 생활 속 이야기들이 뉴스가 돼 전파를 탔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부모님, 화장품 매장 직원을 인터뷰하며 초등학생의 화장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화장할 때의 주의점도 소개했다. 김 교사는 “미디어 교육은 학생들의 삶을 교실 안으로 끌어오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은 글보다 친숙한 영상과 이미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소통하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미디어 소통 세대… 초·중 사회교과 반영을” 권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미디어 텍스트에 담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읽고 이해하는 역량과 미디어를 활용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모두 필요하다”면서 “미디어에 대한 문해력을 높이는 교육과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교육, 학생들이 미디어를 활용하고 생산하는 교육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2024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적용되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미디어 교육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의 사회 과목을 연구하고 있는 ‘역량 함양 사회교과군 교육과정 재구조화 연구팀’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회 교과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기 교육과정의 총론에 ‘미디어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 소장은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미래 인재상에 ‘디지털 시민성’을 반영하는 등 총론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을 명시해 교과교육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최근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 반영 방안’ 보고서에서 ▲초등학교에서의 특화 단원 ▲중학교 자유학기제·자유학년제의 특화 프로그램 ▲고등학교 독립 과목 설치를 통해 미디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 유서깊은 성당 앞서 엉덩이 훤히 드러낸 러 여성 모델 체포

    유서깊은 성당 앞서 엉덩이 훤히 드러낸 러 여성 모델 체포

    성당 앞에서 엉덩이를 훤히 드러내고 동영상을 촬영, 온라인에 유포한 러시아 여성이 실형 위기에 처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이사크 대성당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한 여성 모델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지난달 30일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 사무실에 자진 출두한 모델 겸 인플루언서 이리나 볼코바(31)를 구금했다. 볼코바는 지난해 여름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이삭 대성당 앞에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엉덩이 전체를 드러낸 채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 성 이삭 대성당은 1858년 완공 당시 러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달 초 100년 만에 러시아 황실 후손의 초호화 결혼식이 거행된 곳이기도 하다. 제정 러시아 로마노프 왕가의 후손 게오르기 미하일로비치(40)는 성 이삭 대성당에서 유럽 전역의 귀족 및 고위급 인사 1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탈리아인 로마노브나 베타리니(39)를 신부로 맞았다.이처럼 유서 깊은 성당 앞에서 볼코바의 적나라한 노출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팔로워를 중심으로 확산하던 동영상은 최근 수사당국 감시망에도 포착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자수를 해온 볼코바를 체포, 구금했으며 위법 행위를 확인한 검찰은 볼코바에게 ‘종교적 정서 모독’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31일 보석 심리에 출석한 볼코바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용서를 구했다. 판사 앞에 선 볼코바는 “생각없는 행동으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신도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인플루언서로서 도를 넘었다. 모든 사진을 삭제하고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볼코바가 어린 아들의 보호자임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했지만, 현지언론은 그녀가 다가올 재판에서 실형을 피하지 못할 거라고 내다봤다. 이미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연인에게 실형이 선고된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스크바 법원은 붉은광장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서 음란 사진을 촬영한 인플루언서 연인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타지키스탄 출신 루슬라니 무로존조다(23)와 여자친구 아나스타샤 키스토바(19)는 지난달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당시 여자친구가 경찰복을 입고 있었던 터라 비난이 더 거셌다.모스크바 법원은 관련법에 따라 구속기소된 이들 연인에게 “사회 질서에 대한 명백한 무시를 표현했다”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러시아연방 형법 148조에 따르면 사회에 대한 명백히 무례한 표현이나 신자의 종교적 정서를 상하게 하는 공연음란죄는 최대 1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적 정서 모독을 이유로 실제 실형이 선고된 건 타지키스탄 연인 사례가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진영의 최고 전략가로 불리는 레오니드 볼코프는 “그들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냥 사진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는 2012년 유명 여성 록밴드 ‘푸시 라이엇’이 크렘린궁 인근 정교회 사원 제단에 올라가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내용의 공연을 펼친 이후 비슷한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지난 4월에는 여성의 신체 일부를 그린 예술 작품을 온라인에 공유한 페미니스트 예술가 율리아 츠베트코바(27)에게 최고 6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평소 어린이들을 위한 극장을 운영하고, 페미니즘과 성소수자(LGBTQ) 권리를 옹호하는 한편 여성의 신체를 둘러싼 오명과 금기에 대항해 싸워온 츠베트코바에게 실형이 선고되자 국제인권단체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현지 저명 인권단체 ‘메모리얼’도 츠베트코바를 정치범으로 규정했다. 당시 메모리얼 측은 그에 대한 박해가 “운동가이자 현대 예술가로서, 합법적 수단을 통해 견해를 드러낸 것이 권력 강화를 위해 크렘린궁이 내세우는 전통적 가치와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그린란드 빙상 10년간 3조5000억t 사라졌다…세계 해수면 1㎝ 높아져

    그린란드 빙상 10년간 3조5000억t 사라졌다…세계 해수면 1㎝ 높아져

    그린란드 빙상이 지난 10년간 3조5000억t 이상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전 세계 홍수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국 리즈대 등 국제연구진은 그린란드 빙상을 관측한 위성 자료를 사용해 위와 같은 빙상의 융해로 세계 해수면이 1㎝ 높이는 데 영향을 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같은 상승분의 3분의 1은 지난 2012년과 2019년의 두 차례 여름 동안 일어났다. 두 여름은 지난 40년간 관측되지 않았던 기록적인 수준의 융해 현상이 일어났던 시기로, 따뜻한 공기가 빙상의 가장자리 대부분을 통과하면서 빙상 표면의 융해를 증가시켰다. 최근 촬영한 위성 사진은 이런 융해 현상이 계절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고 그린란드 주변을 휘몰아친 폭염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그린란드 빙상의 융해가 지난 몇십 년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약 25%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만일 그린란드의 모든 얼음이 녹으면 세계 해수면은 지금보다 6m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이는 가까운 시일 안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연구 주저자로 리즈대 극지관측모델링센터의 토머스 슬레이터 박사는 “세계 다른 지역에서 보듯 그린란드는 극단적인 기후 변화 증가에 취약하다”면서 “온난화가 진행함에 따라 그린란드에서 극단적인 융해가 많아짐을 예상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연구진은 그린란드 빙상 전체의 표고 변화를 계산하기 위해 2011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크라이오샛 2호 위성을 사용해 얼음 용융 측정값을 수집했다. 이후 이 자료는 지구 지형을 지도화하는 행성궤도 위성들에 탑재된 공중레이저 고도계를 통해 측정한 동시대적이고 독립된 추정치 1만5380건과 비교돼 그린란드 빙상이 얼마나 녹았는지를 보여줬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표면 특징의 고도는 레이저 펄스가 다양한 장소에서 반향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함으로써 계산할 수 있다.연구진은 2012년 수집한 자료를 예로 들어 대기 패턴의 변화로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몇 주 동안 빙상 위를 감돌면서 5270억t 이상의 얼음이 소실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공동저자로 랭커스터대 환경데이터과학과 선임강사인 앰버 리슨 박사는 “모델 추정치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상은 2100년까지 세계 해수면 상승에 3~23㎝ 사이를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위성 추정치는 복잡한 융해 과정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 미래의 해수면 상승 추정치를 더욱더 정확하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최신호에 실렸다.
  • [세종로의 아침] 다시 시작될 여행, 그리고 탄소발자국/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다시 시작될 여행, 그리고 탄소발자국/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빈둥대던 휴일 아침. 거의 조건반사처럼 TV를 켜고, 의미 없는 손짓으로 채널을 돌렸다. 그러다 한 일본 방송에 눈이 고정됐다. TV에선 이른바 ‘먹방’이 진행 중이었다. 가녀린, 정말 가녀린 여성이 시종 웃음을 잃지 않으며 음식을 입으로 퍼나르고 있었다. 프로그램은 여성 ‘먹방’ 유튜버 대 남성 출연자들의 폭식 대결로 진행됐다. 호기롭게 도전에 나선 거구의 남성들이 줄줄이 나가떨어졌다. 여성 유튜버가 발우공양을 하듯 음식을 싹싹 비운 반면, 남성 출연자들은 태반이 먹던 음식을 남겼다. 이 장면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식을 즐기든, 소식을 하든, 개인의 식사량에 대해 따지고 들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음식을 남기는 것에 대해선 말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두 해 전, 노르웨이의 한 단체가 내놓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식습관 보고서’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24%다. 전 세계 인구가 한국인처럼 먹는다고 가정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당하려면 2050년엔 지구가 2.3개 필요하다고 한다. 소고기 등 붉은 육류를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아르헨티나(7.42개), 미국(5.55개) 등보다는 낫지만 중국(1.77개)이나 일본(1.86개) 등에는 뒤진 성적이다. 음식물 쓰레기도 문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1년에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는 13억t에 달한다. 전 세계 음식 생산량의 3분의1쯤 되는 양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폐기 과정에서 메탄 등의 온실가스를 만든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배출량은 훨씬 적지만 지난 100년 동안 지구 온난화에 끼친 영향은 무려 34배나 높았다고 한다. 조만간 우리는 ‘코로나 일상’(‘위드 코로나’ 대체 한글 표현)이란 새 국면을 맞게 된다. 국민들의 여행도 억압받은 시간만큼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앞두고 저마다 마음을 다잡았으면 싶은 대목이 있다. 바로 여행의 ‘탄소 발자국’이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먹는 것이다. 특히 먹는 일에 ‘진심’인 요즘엔 볼거리보다 먹거리가 더 매력적인 여행의 테마가 됐다. 밥상 위로 즐비하게 놓인 반찬들의 사진이 온갖 소셜 미디어에 오르고, ‘좋아요’ 숫자도 덩달아 는다. 하지만 그 많은 반찬들을 다 먹을 수는 없다. 본전 생각 난다고 꾸역꾸역 먹어 봐야 불필요한 칼로리만 쌓이고 체내 염도만 높아질 뿐이다. 코로나 일상을 앞둔 지금, 먹거리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게 가장 좋겠지만, 사정상 그리 할 수 없다면 최소한 양이라도 줄여야 한다. 여행자 역시 반찬을 남기지 않고, 먹지 않을 반찬은 받지 않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개인이 1년 동안 재활용을 열심히 하면 0.21t, 채식은 0.8t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비행기로 대양 횡단 여행을 한 번 하면 2~3t의 탄소를 배출한다. 개인이 탄소 발자국을 줄인다고 지구 온난화가 멈추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인이 먼저 행동하면 공공이, 기업이 뒤따르게 된다. 작은 발걸음은 큰 행렬이 되고, 지구가 데워지는 속도 역시 그만큼 완만해질 것이다. 올해 들었던 뉴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서글펐던 건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자식 세대’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의 50~60대 역시 젊은 시절엔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서운한 전망을 곧잘 들었다. 하지만 예쁜 딸과 아들이 자신보다 궁핍하게 산다는 참담함에 견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신 주변의 것을 모두 소비하려 들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후손을 가난하게 했으면 최소한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도 남겨 줘야 하지 않겠나.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다섯번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다섯번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0월 다섯번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11월 5일까지 김진아 작가의 ‘Comma - 점으로부터 시작된 유기체들의 연속성’전이 개최된다. 김진아 작가는 다양한 선을 반복시키고 동적인 움직임들로 무의식의 풍경을 재현한다. 자율적인 이미지와 내적인 생명력 등을 표현한 색들이 서로 중첩된 추상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동아트센터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추진한 「2021 신진‧중견작가 전시 지원 공모」에 선정된 강병섭 작가의 개인전 ‘Utopia, 상상의 리얼리티’전이 11월 7일까지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는 신진‧중견작가 중 신진작가로 선정된 강병섭 작가는 동시대적 유토피아(Utopia)의 세계를 회화와 설치 작품으로 구현해오고 있다. 갑빠오 작가의 개인전 ‘Hand in Hand’전이 경기 광명시 호반아트리움 아트살롱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갑빠오 작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 사이에서 교류한 감정이나 기억들을 회화, 도자 매체 등으로 유머러스하게 구현한다. 전시 관계자는 본 전시를 통해 작가 갑빠오의 대표작부터 근작까지 총망라한 확장된 세계를 살피고, 이를 통해 관객과 작가가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두 가지 소소한 감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민율 작가의 개인전 ‘민율의 소소한 이야기 둘 <상상, 나무>’전이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 엄에서 열리고 있다. 어릴 적 꿈꾸던 상상들에 대한 이야기인 <상상씨앗>과 나만의 사색 공간인 <나무의자>를 통해 잊고 있었던 내 안의 작은 감성들을 꺼내어 볼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전시는 11월 11일까지 개최된다. 조각가 송필의 기획초대전 ‘Beyond the Withered’전이 서울 강남구 호리아트스페이스 & 아이프라운지에서 개최된다. 전시명 ‘Beyond the Withered’은 ‘말라죽은, 혹은 시든 저 너머의 새로운 희망’이란 의미를 담고 있으며 끝없이 순환하는 자연, 그 생명의 무한성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송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매화를 상징적 모티브로 삼은 신작 25점 선보이고 있다. 권구희, 이이정은, 하지훈 3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장소의 기억’전이 서울 강남구 슈페리어 갤러리에서 11월 18일까지 개최된다. 3인의 작가들은 기존 풍경화의 정형화된 스타일에서 벗어나 공간을 해체하고 작가의 감정을 투영하는 방식을 통해 풍경화의 재해석을 시도하며 관람객을 특이한 경험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서울 종로구 JJ중정갤러리에서 11월 20일까지 박찬우 작가의 개인전 ‘Frame’을 개최한다. 박찬욱 작가는 이번 작품이 본래의 이미지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물리적으로 만들어내는 점에서 지난 작품들과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프레임의 안과 밖을 모두 포섭하는 ‘완전한’ 프레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단절되어 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유미정 작가의 ‘시간의 말’전이 서울 강서구 갤러리 블라썸에서 개최된다. ‘말’을 통해 꿈을 꾸는 유미정 작가는 캔버스 위에 유화와 그 외 여러 혼합 재료를 더해 몽환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도 말을 타고 행복했던 유년 시절로,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품으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먼 미지의 장소로 시간여 행을 떠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21일까지. 한지의 격조 있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성경희 초대전 : 종이정원’전이 서울 서초구 흰물결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성경희 작가는 캔버스에 종이를 오려 붙이고 그 위에 채색을 하고 다시 종이를 떼어낸 흔적을 만들면서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캔버스와 장지라는 재료가 어우러지면서 서양의 종이와는 또 다른 질감과 조직감을 보여줘 관람객들은 한지의 결과 색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열린다. 김근태, 김기린, 변용국,송광익, 스가 키시오, 윤희창 작가가 참여하는 ‘색면추상’전이 서울 종로구 통인화랑에서 11월 28일까지 개최된다. 형상의 추상성을 넘어 색채 자체가 지니는 의미와 시각의 순수성을 염원하는 색면추상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화면 전체를 압도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조선에서 11월 30일까지 표민홍 작가의 개인전 ‘Nothing here was ours’전을 개최한다. 어느 호텔에서 촬영된 단편 영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언어’와 ‘장소’, 이 두 가지 요소의 ‘완전한 점유의 불가능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근현대를 대표하는 전각가이자 서예가로 알려진 철농 이기우 작가의 ‘철필휘지鐵筆揮之: 철농 이기우의 글씨와 새김’전이 경기 이천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전각, 서예, 석각, 탁본, 목각, 도각 작품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으며 전시는 12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서울 종로구 다보성 갤러리는 개관 40주년을 맞이하여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한·중 문화유산의 재발견’ 특별전을 개최한다.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한국과 중국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공개되는 이번 특별전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재 감상과 더불어 양국의 역사 및 문화를 이해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고, 나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께 희망을 드리는 전시가 될 것이라 전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경남 창원시 경남도립미술관은 내년 2월 6일까지 ‘각인(刻印)-한국근현대목판화 100년’전시를 개최한다. 20세기 한국 근대기의 출판미술과 목판화를 포함해,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실험적 판화와 1980년대 민중미술목판화를 전시하며, 최근 동시대 미술현장에서 목판화를 독립 장르로 개척하고 있는 작가까지 선보이는 대형 기획전이다. 더불어 조선시대 책표지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했던 능화판(한국국학진흥원 제공)을 특별전 형식으로 선보인다. 이러한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본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휴 크레슈머의 사진전이 호반아트리움에서 내년 5월 15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1990년대 발표한 초기작 시리즈부터 대표작인 ‘Blustery Day’ 시리즈, 페미니즘과 노동 사회 이슈를 담은, ‘Odd Jobs’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전작들이 다양하게 전시된다. 상업사진작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광고 사진과 매거진 작업,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Korea Project’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작업 구상에 사용된 스케치, 촬영 현장이 담긴 영상 등의 자료들도 함께 볼 수 있어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놓치기 아쉬운 이번 주 종료되는 전시들을 소개한다. 원희수 작가의 제3회 개인전 ‘WATER’전이 서울 도봉구 평화문화진지 5동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원희수 작가는 회화 작품 27점과 4점의 오브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작품별로 각기 다른 화풍을 가지며 각각 가상의 작가명을 부여해 단체전 같은 개인전을 선보인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보랏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이우현 작가의 ‘풍경을 상상하다’전이 서울 종로구 갤러리 마롱에서 이번 주 일요일 10월 31일까지 개최된다. 김우현 작가는 한 작품에서 물과 기름이라는 두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보수적인 유화기법을 사용하는 듯하면서도 보랏빛 수채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아련한 보랏빛 숲과 희미한 안개가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보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 주에 시작되는 기대되는 예정 전시를 소개한다. 서희원 작가의 개인전 ‘story of the broken ones’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전 작품 시리즈였던 ‘Suspicious being’의 연장선에 있다. 정확히는 작품 ‘REQ 30’의 작은 손짓에 숨겨둔 이야기에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파생되어 진행되어 가고 있는 중간 과정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서울 중구 충무로갤러리에서 11월 3일부터 11월 12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통인화랑에서 ‘자울림 전, 열두 번째’전이 11월 3일부터 11월 14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자울림은 도자기로 아름다운 세상을 꾸미는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도예가 모임으로 김명희, 김호섭, 박동기, 백정호, 이규열, 이종성, 조현숙 작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서울컬처 culture@seoul.co.kr
  • [황성기 칼럼] 중년에 접어든 민주주의 위기

    [황성기 칼럼] 중년에 접어든 민주주의 위기

    31일이면 일본에서 중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를 주목하는 이유는 집권 자민당의 당심이 민심을 거슬렀기 때문이다. ‘아베 정치’에 대한 반성 없이 자민당의 얼굴만 슬쩍 바꾼 선거에서 일본 유권자들이 어떤 심판을 내릴지 대단히 흥미롭다. 스가 요시히데에서 기시다 후미오로의 일본 총리 교체는 민심과는 울타리를 친 ‘그들만의 리그’였다. 국민 여론조사에선 1등이던 고노 다로 전 행정개혁상의 패배로 끝난 자민당 총재 선거는 그래서 재미도, 감동도 못 줬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전 재무상은 민의와는 정반대 선택을 했다. 이들 실력자의 지원으로 승리한 기시다 총리는 인사로 ‘보은’했다. 권력을 잡는 데 도움을 준 실력자 파벌에 장관 자리, 당 요직을 안긴 게 어느 나라에도 있는 ‘논공행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시다 내각 출범 직후 여론조사의 저조한 지지율은 ‘민의 역주행’에 내린 국민들의 1차 심판이다. 2차 심판은 여야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것이겠지만 일본인들이 매서운 ‘표맛’을 자민당에 안길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기껏 자민당의 단독 과반수 실패 정도이지만 그마저 가능성은 낮다. 연립 정권을 유지하면서 기시다의 알쏭달쏭한 ‘신자본주의’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또 몇 년이 갈 것이다. 일본 민주주의 역사는 다이쇼 시대부터 계산하면 100년이다. 보통은 ‘평화헌법’ 체제의 ‘전후민주주의’ 74년을 가리킨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4년 된 한국과 비교할 때 민주주의 내공이 깊을 법도 하다. 하지만 쟁취한 한국과 달리 주어진 일본의 70년 된 민주주의엔 생동감이 없다. 거대 여당 자민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는 내각제 일본에서 민심보단 당심을 택하는 일이 발생해도 국민들이 손쓸 도리가 없다. 아베의 7년 8개월간 총리 재임 때 발생한 ‘모리·가케·사쿠라’ 3대 의혹은 검찰의 소극적인 수사와 불기소 등으로 사실상 봉인됐다. 일본인들은 왜 한국 대통령은 임기만 끝나면 형무소에 가냐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잘못이 있으면 뒤늦게라도 기소되고 재판받아 단죄를 받는 게 민주주의다. 하물며 의혹이 있는데도 기소되는 일 없이 빠져나간다면 정의는 어떻게 세우는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런시먼이 일본을 본다면 그가 미국에 빗대 쓰는 ‘중년의 위기를 맞은 민주주의’라고 평하지 않을까 싶다. 민주주의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지구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진화나 발전은커녕 오히려 민주주의의 쇠퇴가 목격된다. 민주주의의 대표적 제도인 선거는 꼬박꼬박 치러지고 겉으로는 민주주의인 척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까보면 권위주의 정권과 다름없는 ‘위장민주주의’가 적지 않다. 런시먼은 이런 가짜를 ‘좀비민주주의’라고 했다. 9월에 하원 선거를 치른 러시아가 그렇다. 선거 결과만 본다면 푸틴이 이끄는 여당 ‘통일러시아’가 70%를 넘는 의석을 차지해 행정부와 입법부의 이상적인 여대야소를 이룬 듯 보인다. 하지만 실은 갖은 수단을 써서 반체제 인사와 단체를 탄압한 결과다. 2024년 푸틴의 장기 집권을 이어 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과 보도, 인터넷 규제까지 예상된다. 러시아와 인접한 벨라루스 또한 루카셴코 대통령의 27년 독재로 민주주의가 누더기가 됐다. 11월 대선을 치르는 중미의 니카라과는 유력 야권 후보를 체포해 다니엘 오르테가의 대통령 5선 도전에 장애물을 제거한 ‘가짜 선거’를 치른다 미국도 가장 탄탄한 민주주의 인프라를 갖고 있는 듯 보이지만 트럼프 같은 돌출적인 인물이 등장하면 근간이 흔들릴 여지는 있다. 그 상징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이다. 청년기 한국의 민주주의라고 해서 안심하긴 어렵다. 포퓰리즘과 불평등, 가짜뉴스 확산 등에 의해 민주주의가 훼손될 소지는 충분하다.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권한을 싹쓸이하는 대통령제 결점을 보완하고, 180석 여당의 횡포를 제어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 개헌 등을 통해 수리할 건 수리해야 한다. 대장동, 고발사주 의혹이다 해서 어지럽다.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대한민국을 한 단계 상승시킬 지도자를 뽑는 게 아니라 흠결이 더한 후보를 솎아내야 하는 게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이다. 일본에선 한국에서 정권 교체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나쁜 짓한 지도자가 벌받는 K정치가 부럽다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 수준이어서야 한국도 위기가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 전주는 멋있다…전주는 맛있다

    전주는 멋있다…전주는 맛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 아, 듣기만 해도 얼마나 예스럽고 고즈넉한 곳인가. 가을과도 딱 어울린다. 단청에 익숙하기 때문일까. 가을 단풍의 색은 전주의 고옥(古屋) 느낌을 그리도 닮았다. 한옥마을. 전국에 한옥들이 모여 있는 곳은 많다. 예전부터 내려오던 곳도 있고 새로 조성한 곳도 많다. 서울만 해도 북촌과 남산골, 익선동, 은평에 한옥마을이 있다. 대구 옻골, 달성한옥마을과 대전 이사동, 강원 강릉 오죽과 왕산, 고성 왕곡마을, 충북 청주 오창, 충남 아산 외암, 경북 경주 교촌과 송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전남 순천 낙안읍성, 영암 구림마을 등 한옥마을이야 전국에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전주 한옥마을이 가장 특별한 이유는 전주라는 큰 도시의 도심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기와 처마가 이리저리 이어진 곡선이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 그 아래 숨어 있는 골목이야말로 전주한옥마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리저리 돌다 갑자기 끊기는 막다른 골목을 어디 요즘 사방격자 도시에 익숙한 도시인들이 알겠나? 차 한 대 들어가지 못할 만큼 좁은 골목은 상상조차하기 어려운 세대들도 이 ‘불편한’ 마을을 찾아온다. 전주 한옥마을이 가진 저력이다.●경기전~전주향교~한벽당~전동성당 ‘쉼’있는 마을 통칭 한옥마을이라 부르지만 행정구역상 명칭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이다. 인근 구도심과 함께 전주 역사문화벨트에 속한다. 경기전을 끼고 전주향교, 한벽당, 전동성당을 품은 이 평평하고 너른 마을을 오목대와 이목대가 둘러쌌다. 그 간극을 길게는 100여년 가까운 한옥 고택들이 채우고 있다. 실핏줄 같은 골목이 이들을 연결하니 비로소 마을 자체가 숨을 쉰다는 느낌을 준다. 곳곳에 나지막한 담장과 그 위로 삐죽 튀어나온 기와집 처마들이 옆집과 파도처럼 줄줄이 이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수직과 수평으로 이뤄진 직선의 세상에서 살다 온 이들에겐 그 얼마나 생경한 풍광일까.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곡선미를 자랑하는 한옥 지붕 아래서 대대로 살아온 우리에겐 정말 숨통이 트이는 ‘곡선 처방’이다. 수직 스트레스에 대한 ‘백신’ 같은 곡선을 눈으로 받아 마음에 항체를 형성한다. 전주 한옥마을에 찾아가면 아직 잔여 백신이 잔뜩 남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옥마을엔 한복을 입은 이들이 한가득 골목을 메우며 용의 눈에 점을 찍는다. 가을 노염을 피해 곡선 처마 아래 몸을 숨긴 한복 차림의 젊은 관광객들. 길을 걷는 양반님네 행차, 추노꾼과 함께 꼬치구이를 사 먹는 관기(官妓) 차림까지 있다. 물론 현대화된 것도 있고, 저승사자인지 군관인지 정체(신분)를 알기 어려운 차림새도 섞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곡선 거리에 곡선 옷이 다닌다. 또 한 차례 눈이 쉬어 가는 순간이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새마을운동 노래 2절) 근대화 시절, 개발은 절대 미덕이었다. 철근 콘크리트 앞에서 기와 역시 적폐였다. 만지면 손을 벨 만큼 반듯반듯한 직선의 교차 속에 대한민국의 ‘새마을’이 곳곳에 들어섰다. 이후 최근까지 거침없이 줄곧 이어진 신도시와 부동산 개발 열풍 덕분에 모든 국민이 서로 비슷한 집(집값은 아주 다르지만)에서 살게 됐다. XY좌표로 아파트를 표시해도 되고 몇 열의 몇 번째로 집을 지목하는 콘크리트의 매트릭스에 길들여졌다.●일제와 개발 맞서 100여년 전통 지킨 전주의 힘 그런데 어떻게 전북의 중심지 전주에는 이런 한옥마을이 오롯이 남았을까. 전통과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전주 시민의 성향이 이를 지켜낸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모든 중세 및 근대도시에도 한옥마을이 있었지만 교조적 개발주의의 광풍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을사늑약(1905년) 이후 일본인들이 대거 전주에 들어왔다. 전주 부성 밖에 모여 살았다. 서문 밖 전주천변에 일본인 마을이 형성됐다. 대개 이 시기의 대도시 읍성들이 그렇듯 행정 편의상 성곽이 허물어지고 풍남문만 남았다. 상업에 종사하던 일본인들이 성안으로 들어와 점포를 냈다. 다가동과 중앙동에 일본인 상가가 생겨났다. 1930년대에는 전주부성 내부 공간 역시 개발에 의해 격자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이 생겨났다. 전주 시민들은 슬금슬금 밀려드는 일본인 거주지 확장에 맞불을 놓을 요량으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집을 짓고 모여들었다. 마치 테마파크에서 일부러 조성한 각각의 구역처럼 풍경이 나뉘게 됐다. 일본식 가옥촌과 한옥마을, 서양식 선교사촌으로 나뉘고 태조의 어진을 모신 조선 경기전과 비잔틴 로마네스크 혼합양식 전동성당이 맞보고 섰다. 유교의 향교와 서양식 학교도 이곳에서 한데 어우러졌다. 한옥도 양식이 혼재됐다. 성곽이 있던 태조로를 중심으로 경기전 인근의 가옥들은 일식 가옥에 조선식 기와를 얹은 혼합 양식이다. 내부 역시 중간에 복도가 있는 등 일본식 건축기법을 보여 준다. 반면 전동성당 뒤쪽 한옥과 향교 쪽 가옥들은 전통 한옥이다. 복합 한옥 공간이라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한옥마을에 사는 이들에겐 큰 갈등의 시기였다. 꽤 너른 대지에 비해 단층인 한옥 특유의 구조 탓에 공간이 부족한 데다 차량이 보급되면서 주차하기도 불편했다. 생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여 이웃집 한옥이 양옥으로 개축하면 도미노가 이뤄졌다. 덩달아 화장실을 들인 개량 한옥으로 바꾸거나 번듯한 2층 양옥집을 올리는 경우도 생겼다. 비싼 기와 대신 볼품없는 플라스틱 기와로 올린 사례도 많았다.●볼거리·먹거리·놀거리… KTX 타고 청춘들 명소로 2000년대 후반 들어 한옥마을을 보존하기 위해 전주시가 정비에 나섰다. 낡아빠진 ‘양옥’을 철거하고 신축 한옥을 늘려 나갔다. 인근에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한옥마을만 제대로 정비해도 예향 전주의 고유한 색깔을 살릴 수 있으리라 판단한 전주시의 판단은 주효했다. 주5일 근무제 시행 후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으며 2011년 전라선 KTX의 개통으로 전주역에 고속열차가 정차하자마자 20~30대 젊은층의 최고 관광명소가 됐다. 2016년 연간 1000만 관광객을 돌파했고 여행잡지 론리플래닛에서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의 10대 명소’로 전주가 선정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현재 전주시는 한옥마을에 관광트램 도입 계획을 진행 중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 관광트램은 순환선이며 교통수단이라기보다는 케이블카 같은 관광시설이다. 경기전~전동성당~전주천~전주향교~오목대 등을 찬찬히 둘러보는 노선이라고 한다. 원래부터도 전주는 ‘한’ 스타일의 도시다. 한정식, 한지, 한선(韓扇) 등 한옥 이외에도 우리 전통을 지켜온 곳이다. 또한 예(禮)를 따지며 예(藝)를 추구하는 전주 사람들의 풍류는 남달라, 다른 어느 지역의 정서와는 딱히 비교하기 어렵다. 마주치면 눈인사라도 나눠야만 할 것 같은 한옥마을의 비좁은 골목에서 자란 정(情)이 가득한 덕이다.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도 잘한다. 가져와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전주식’으로 재해석한다. 카카오 열매를 갈아 만든 수제 초코파이가 전주에서 그리도 맛이 좋아지고, 17세기 초 지은 경기전 너머로 보이는 20세기 초의 전동성당이 퍽 어울리는 이유다. 동문 사거리에서 출발해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넓어진다. 걸음을 멈추고 칼국수, 도넛, 회오리감자, 지팡이 아이스크림, 비빔밥 크로켓(고로게) 등 주전부리를 챙겨 먹으면 위장도 커진다. 몇백 년 세월이 조성한 마을이다. 한옥마을을 지켜보는 오목대와 이목대를 살짝 다녀오면 한옥마을의 전경이 눈에 든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숍과 전시관, 체험관이 있어 둘러보는 데 한나절쯤은 거뜬히 걸린다. 낮 풍경도 좋지만 해질 녘부터 가랑비처럼 푸른 밤이 내리면 한옥마을이 아름다운 야경으로 갈아입는다. 고풍스러운 가로등과 담장, 기와지붕이 밤하늘과 그렇게도 어울릴 수가 없다. 특히 달이라도 활짝 뜬다면 운치가 좋아 당장 한옥 숙박을 찾아 짐을 풀고 대청마루에 앉아 달 삼매경에 빠져들고 싶다.●한옥스테이서 단청 밤풍경·풀벌레 소리와 1박2일 게스트하우스와 한옥스테이가 곳곳에 많은데 조용히 하룻밤 묵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침 가을 풀벌레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니 뜨끈한 구들장에 몸을 누이고 단단히 여독을 풀 수 있다. 심심하면 전시관이나 숍에서 한지 공예품을 둘러보고 출출할 때 국수나 한 그릇 챙겨 먹으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난다. 최명희문학관, 한지문화관, 강암서예관, 완판본문화관, 전통술박물관, 김치문화관 등을 둘러보면 좋다. ‘위드 코로나’로 재개되는 행사가 많다. 가끔 마당창극이나 풍물 등 공연도 펼쳐질 테니 이를 꼼꼼히 챙겨봐도 좋다. 골목 어귀에 서 있으면 왠지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아는 사람을 만날 것 같다. 대도시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같이 느끼는 게 인지상정일 테다. 몰아치듯 다가온 가을, 날은 쌀쌀하지만 마음은 푸근하다. 졸졸 흐르는 전주천 개울을 따라 한벽루까지 걷는다. 야속한 비가 섞인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한벽루 앞 평상에는 칼칼한 오모가리(민물고기 매운탕)를 앞에 두고 역시 서늘한 소주를 마시는 이들이 눈에 띈다. 도심 한복판 개천변에 평상 술판이라니. 한 상 차려 걸터앉아만 있어도 절로 흥이 나는 곳이다. 어둑해질 무렵. 어느새 나도 우리가 됐다.●50년 된 노포 갈까, 원도심 ‘객리단길’ 갈까 ‘전주에서의 밥걱정’이야 재벌과 연예인 걱정만큼 부질없다.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 피순대 등 전주 대표 메뉴부터 칼국수(베테랑분식)에 물짜장(영흥관), 석갈비 등 단품 메뉴도 한가득이다. 삼천동, 평화동, 서신동, 효자동 등에 막걸리집들이 몰려 있다. 서신동 옛촌막걸리는 내공이 보통 아니다. 바깥에 어디 방송프로에 소개된 집이라 붙여 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집은 미국 뉴욕타임스, 일본 NHK, 중국 CCTV 등에 나온 집이다. 체험 상차림을 고를 수 있어 막걸리를 많이 마시지 않아도 음식을 착착 내온다. 고기나 생선, 해물 반찬 등을 상이 떡 벌어지게 차린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 다정집은 그날 장을 봐 온 찬거리로 맛있는 안주를 내는 집이다. 관광객보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집이다.거한 상차림이 싫다면 쫀득한 족발 맛집이 있다. 효자동 권씨네족발은 국내산 생족을 특제 간장에 부들부들 삶아내 족발 특유의 야들한 식감을 최대한 끌어낸 맛으로 유명하다. 취향에 따라 앞다리와 뒷다리를 고를 수 있으며 집에서 담은 깻잎지에 싸 먹으면 궁합이 좋다. 커다란 족발에 비빔막국수와 신동진흑미주먹밥을 곁들인 파티메뉴도 있어 집에서 주문해 먹기에도 딱이다.한벽루는 50년째 한옥마을 전주천변에서 오모가리탕을 줄곧 해 온 노포다. 화려한 상차림과 더불어 각종 민물고기 매운탕과 민물새우탕을 끓여 낸다. 부드러운 시래기도 넉넉히 들었고 따로 밑국물을 잡아 국물의 풍미가 좋다. 서늘한 가을 바람 불어오는 평상에 앉아 매콤시원한 탕 한 그릇에 식사를 겸해 한 잔 걸치기 딱 좋다.영흥관은 50년째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전주 명물인 물짜장을 잘한다. 물짜장은 춘장을 쓰지 않고 각종 해물과 채소를 전분소스로 볶아낸 면이다. 그래서 수이자장(水炸醬)이다. 매콤한 소스에 손반죽으로 쫄깃한 면을 비벼 먹으면 전주여행의 즐거움이 더하다. 바삭하게 튀겨낸 두툼한 고기 튀김에 달큼한 소스를 끼얹은 탕수육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한옥마을은 풍남문 남부시장과 이어지고 또 객사길로도 이어진다. 전주 원도심 중앙 객사길은 상권이 밀집한 곳이다. 요즘은 카페와 식당이 그득한 ‘객리단길’로 불리며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전주국제영화제 거리로부터 이리저리 이어진 길에는 눈여겨 찾아볼 곳이 꽤 많다. 서울 명동처럼 이름난 국수와 보리밥을 파는 집, 메밀국수로 소문난 집, 갈비집 등 수십 년을 이어 온 노포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바리스타와 소믈리에가 차린 트렌디한 커피숍과 와인 레스토랑 등이 생겨나 공존하고 있다. 전주 행원은 100년 가까운 고택 카페다. 풍남문 옆 골목에 있다. 은행나무 정원이란 뜻을 가진 행원(杏園)은 일제강점기 일본식 건축법이 녹아든 한옥이다. 따로 마당 없이 ‘디귿’ 자 건물을 짓고 중정(건물 가운데 있는 정원)과 못을 두었다. 이곳은 전주 예술인의 성지였다. 1928년 조선요리를 팔던 식도원으로 출발했지만, 요정을 거쳐 한정식집으로 운영되다 2017년 전북전통문화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바뀌었다. 행원은 전통차와 음료뿐 아니라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뒀다. 글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3기 신도시’ 7곳 시장들 지자체 의견 적극 반영 요청

    ‘3기 신도시’ 7곳 시장들 지자체 의견 적극 반영 요청

    3기 신도시 7개 지자체는 25일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서 김교흥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가 참여하는 ‘3기 신도시 현안 회의’를 열고, 신도시 사업에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승원 광명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조광한 남양주시장, 이재준 고양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임병택 시흥시장, 김종천 과천시장 등 7개 지자체 시장이 참석했다. 3기 신도시 지자체장들은 ▲신도시 입주민을 위한 주민편익시설 설치 ▲원주민 재정착 방안과 실질적 인센티브 마련 ▲특별관리지역 원주민 재정착 방안 제도개선 ▲先이전 後철거 기업이주대책 수립 ▲협의양도인택지 및 주택특별공급 확대 ▲기존 시가지와 상생 방안 마련 등 10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행을 촉구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정부가 3기 신도시 발표 시 약속한 자족도시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대책 수립과 규제개선 등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면서 “LH도 주택공급 물량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50년 100년 뒤에도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로서의 책임있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상호 하남 시장은 “신도시 발표 시 정부의 약속이나 지역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소규모 평수로 추진 중인 임시주거지에 대해 원주민의 세대 구성원에 따른 다양한 규모의 임시거주지를 100% 공급해 원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는 대책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3기 신도시 지자체장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원주민들의 실질적인 보상,이주 대책 마련과 신도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 오늘 독도의 날, 中 함정과 시위 벌인 러시아 군함 어제 동해 재진입

    오늘 독도의 날, 中 함정과 시위 벌인 러시아 군함 어제 동해 재진입

    중국 해군 함정과 함께 일본 열도를 돌면서 무력 시위를 펼친 러시아 해군 함정이 대한해협 동수도(일본 이름 쓰시마-對馬 해협)를 통과해 동해로 진입했다. 독도의 날인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는 러시아 해군 함정 다섯 척이 동중국해에서 쓰시마 해협을 거쳐 동해로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함정들은 지난 14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 해군 함정 다섯 척과 함께 동해에 접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트르대제 만 부근 해역에서 해상연합-2021 훈련을 진행했다. 두 나라 함정들은 연합훈련을 마친 뒤 지난 18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와 혼슈(本州) 사이의 쓰가루(津輕) 해협을 거쳐 태평양으로 진출했다가 일본 열도의 오른쪽을 따라 남하하며 무력 시위를 펼쳤다. 그 뒤 일본 오스미(大隅) 해협을 거쳐 중국 군함과 함께 동중국해로 이동했던 러시아 군함 다섯 척이 23일 오전 11시쯤 나가사키(長崎)현 단조(男女) 군도의 남쪽 동중국해에서 이탈해 동해로 향하는 것이 확인됐다. 방위성은 24일 오전 10시쯤 쓰시마북동쪽 약 60㎞ 해상에서 러시아 함정 다섯 척 가운데 프리깃함에서 함재 헬기가 이륙과 착륙하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북아 군함 무력 시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두 나라 해군이 우리 독도의 날을 겨냥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 빈번해진 중국해의 무력 시위에는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한편 독도의 날은 대한제국 고종이 1900년 10월 25일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제정한 것을 기념하고자 2000년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가 제정했다.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끊임없이 우기며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고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와 이제석광고연구소는 이날 이런 광고를 제작해 온라인에 배포했다. 반크와 이제석광고연구소는 윤봉길 의사가 태블릿PC를 손에 들고, 유엔 사이트 내 일본해 단독 표기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UN 세계지도에 일본해가?’라는 제목의 홍보 포스터도 만들었다. 또 안중근 의사 사진과 함께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지도는 바로 쓸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대형 트럭에 새길 수 있도록 아이디어도 제공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이번 캠페인의 모델을 독립운동가들로 내세워 해외 사이트의 일본해, 다케시마 오류를 제보하고, 시정하는 것이 100년 전 우리 영토를 지킨 독립운동가와 같은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세계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지리정보 사이트(www.un.org/geospatial) 내 지도에서 ‘일본해’(Sea of Japan)를 단독 표기하고 있고, CIA는 20년 넘게 ‘월드 팩트북’(World Factbook) 사이트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왜곡해 알리고 있다. 구글이 서비스하는 149개 언어 가운데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14개 사이트의 ‘지식 그래프’를 분석한 결과, 한국어를 제외한 13곳이 독도를 ‘리앙쿠르 록스’로 표기하고 있다. 리앙쿠르 록스는 1849년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의 포경선 리앙쿠르호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본이 분쟁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국제사회에 퍼뜨리는 지명이다.
  • 99굽이 대관령 옛길 타박타박… 99세 금강송 향기에 솔솔 녹다

    99굽이 대관령 옛길 타박타박… 99세 금강송 향기에 솔솔 녹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강릉)에 두고 / 이 몸은 홀로 서울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오죽헌 마을)은 아득도 한데 /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으며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한 ‘유대관령망친정’(踰大關嶺望親庭)이라는 시다. 대관령은 한 해 500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 명소지만 과거에는 영동과 영서를 잇는 유일하지만 험준한 고갯길로 다양한 사연과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 대관령 내 만들어졌던 여러 길을 연결한 대관령 숲길(102.96㎞)이 지난 5월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4개(목장·소나무·옛길·구름) 순환코스와 12개 숲길이 조성돼 있지만 구별이 무의미하다. ‘100년 소나무의 숨(息)과 걸으며 쉼(休) 있는 평화의 길’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력이 떨어진 국민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다. ● ‘험로’ 옛 대관령, 신사임당·이이 넘어 다녀 강원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횡계리를 연결하는 해발 832m의 대관령은 영동 사람들에게는 신성한 땅이자 거대한 장벽과 같았다. 대관령은 고개가 험해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따왔다는 설과 영동 지방으로 오는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의미가 혼재한다. 대관령 옛길은 말이나 우마차를 갈아탈 수 있는 강릉 쪽 구산역에서 횡계역(차항리)을 연결하는데 현재 강릉 성산 어흘리에서 국사성황당 간 6.4㎞만 복원됐다. 어흘리 주차장~반정 구간(4㎞)과 반정~국사성황당 구간(2.4㎞)이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아흔아홉 굽이’는 옛말이 됐지만 대관령 옛길이 얼마나 ‘험로’(險路)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흔아홉 굽이는 율곡 이이의 일화에서 유래됐다. 율곡이 강릉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곶감 100개를 챙겼는데 굽이를 넘을 때마다 하나씩 먹으며 대관령을 넘었더니 1개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굽이가 없었다면 대관령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21일 직접 찾은 옛길은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보부상 등 통행이 많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옛길 중간 지점인 ‘반정’에 이르는 길은 폭이 1.5m 이상, 넓은 곳은 3m가 넘는 곳이 많다. 오랜 역사를 반영하듯 계곡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대관령은 역사의 교육장이기도 하다. 대관령을 넘은 신사임당과 이이, 허균은 위인이 됐고 대관령을 넘어온 김홍도와 김정희는 예술작품을, 정철은 ‘관동별곡’이라는 문학작품을 남겼다. 김홍도의 ‘금강사군첩’에 있는 ‘대관령도’는 관정에서 강릉을 보면서 그린 그림으로 현재 도시의 모습을 빼면 지금 경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옛길은 지명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강릉 쪽 굴면이 마을은 ‘구르는 것을 면한 곳’ 즉 판판한 평지로 강릉에 도착했음을 알려 준다. 삼거리주막은 제왕산과 반정(대관령 방향), 강릉으로 갈라지는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감나무·밤나무·복숭아 등 유실수가 심어져 있는데 과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다. 반정을 지나 대관령 정상에 오르기 전 고개이름은 ‘원울이재’다. 강릉으로 부임하던 관리가 대관령이 너무 험해 한 번 울고, 강릉을 떠날 때는 정이 들어 떠나기 싫어 울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대관령 숲길 계획을 마련한 이상익 산림청 산림복지국장은 “옛날 강릉 사람들은 일생에 대관령을 넘지 않는 것이 복된 삶이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대관령의 존재감이 대단했다”며 “보부상이 등짐을 메고 올랐던 고단한 길을 걷다 보면 현재의 자신에게 큰 위안을 줄 수 있고, 대관령의 위대한 생태적 경관에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만에 등장한 위풍당당 소나무 숲 대관령 소나무숲에 들어서면 마스크를 벗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관령 숲길 곳곳에서 아름드리 금강송을 만날 수 있지만 소나무 숲은 의미가 남다르다. 국제 규격 축구장 571개 규모인 400㏊에 달하는 소나무 숲은 100년의 시간을 보낸 소나무의 장대한 기상과 함께 끝없이 이어진 규모에 놀라게 된다. 숲은 아픈 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일제가 목재 수탈을 위해 소나무를 벌채하고 연료 등으로 이용하면서 변한 민둥산에 조성한 인공조림지다. 더욱이 묘목이 아닌 씨앗을 뿌려 키워 낸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험한 지형 탓에 묘목을 가지고 올라오는 것이 어렵다 보니 지난 1922~1928년 525㏊에 솔방울에서 채취한 종자 1452㎏을 가지고 올라와 땅에 심는 ‘직파조림’ 방식으로 숲을 만들었다. 폭설과 산불, 병해충 등의 피해 속에서 현재 면적을 유지하고 있다. 잘 자란 소나무의 바다는 1988년 문화재 복원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돼 그동안 3422㎥의 목재를 공급하기도 했다. 100년의 세월을 견딘 금강송은 마치 거북이 등과 같은 검푸른 색의 두꺼운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깊이가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다. 금강송 향연의 ‘백미’는 대통령 쉼터 주변에서 맛볼 수 있다. 대관령휴양림 방향에서 올라온 탐방객은 쉼터를 지나 풍욕대에서 피톤치드를 만끽한 뒤 다시 쉼터로 오르는 수고만 감수한다면 최고의 소나무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대관령 소나무숲은 2018년 개방됐으나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숲으로 발길이 이어지게 됐다. 김종근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장은 “대관령 소나무숲은 현존하는 직파 조림지 중 최대 규모이자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며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숲을 우리가 직접 복원한 현장이자 후손에게 물려줄 위대한 숲으로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역사의 흔적 찾기, 허기 채우는 산촌 도시락 대관령 숲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양떼목장을 거쳐 가는 ‘선자령’이다. 접근성이 좋고 탁 트인 전경과 이국적인 정취로 탐방객이 몰린다. 백두대간 마루금이자 대관령 숲길 중 가장 높은 곳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이에 더해 김정란 대관령숲길 안내센터장은 “백두대간 중심부에 위치한 봉우리인 선자령에 산과 봉이 아닌 ‘령’(嶺) 자를 붙인 것은 대관령을 넘어 다니던 또 다른 옛길이었다는 해석이 있다”고 전했다. 옛길 하부에는 서어나무·박달나무·굴참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자라 생태적 건강성을 보여 준다. 대관령에는 과거 화전민들이 많이 살았는데 1968년 화전정리법이 시행되면서 독가촌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숲길 곳곳에는 화전민의 거주를 알려 주는 돌담과 물을 길러 먹던 샘터 등이 남아 있다. 이들은 나무를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기도 했다. 굴피집 지붕을 만들던 굴참나무 껍질은 코르크와 촉감이 유사하다. 영동 지역에서는 굴참나무 껍질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그물을 띄우는 용도로 사용했다. 칡넝쿨은 코다리를 말리는 용도로 어민들에게 판매됐다. 숲길에 빠져 허기를 느낄 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굴령 솔찬 도시락을 만날 수 있다. 2019년 10월 어흘리 주민들이 첫선을 보인 후 입소문을 타고 해마다 도시락을 찾는 탐방객이 늘고 있다. 1만 2000원인 도시락은 취나물·표고·어수리 등 산채 위주의 건강식이다. 10인 이상, 탐방 2일 전에 예약해야 손에 쥘 수 있는 ‘까칠한’ 도시락이다
  • 경기도의회, 26일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26일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지방자치 30주년 기념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오는 26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다. 토론회는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하여 기본방역수칙을 준수해 최소한의 인원만이 참석하여 진행하며, 경기도의회 공식 유튜브 채널(e끌림)을 통해 생중계 된다. 이번 토론회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기조 강연과 총 4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개회식에는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오병권 경기도 행정1부지사, 진용복 경기도의회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총괄추진단장, 박근철 경기도의회 대표의원 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영상축사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기조 강연은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김순은 위원장은 ‘실질적 지방의회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국가별 자치분권 사례 ▲문재인 정부 자치분권 성과 ▲지방의회 발전과제 등에 대해 발표한다. 토론은 4개 세션으로 구성되며, 이날 토론에는 미국, 일본, 대만 등 해외 연사를 포함해 총 20여 명의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지방의회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위원장인 경기도의회 장현국 의장은 이번 토론회 개최에 대해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자치분권 토론회를 개최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경기도의회가 자치분권의 새로운 100년을 써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선진국도 못 피한 기후 위기… 서유럽은 물폭탄 쏟아지고 남유럽은 최악 산불

    선진국도 못 피한 기후 위기… 서유럽은 물폭탄 쏟아지고 남유럽은 최악 산불

    지난 7월 14일부터 이틀간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서유럽 국가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한 달 동안 내릴 100~150㎜의 비가 24시간 동안 쏟아지면서 저지대는 아수라장이 됐고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후 위기는 아프리카 최빈국만 위협하는 문제가 아니다. 기후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춘 것으로 기대했던 유럽, 북미, 동북아의 부국들도 올여름 재앙이라 할 만한 기상이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1세기 말 되면 최악 홍수 지금의 14배 발생” 수백 년 전 설계된 유서 깊은 서유럽 도시의 제반 시설이 인명·재산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평균 강수량이 1300㎜로 그중 절반이 여름에 집중되는 우리나라에 비해 배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1970년 이후 조성된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은 최근 강수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돼 폭우 대응 능력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라면서 “오래된 유럽의 도시는 100~150년 전 기후 조건에 맞춰 건물과 배수시설을 지었기 때문에 기습 폭우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미국 뉴욕 맨해튼에 152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을 때 120년 역사의 낡은 뉴욕 지하철역 46곳의 선로와 플랫폼이 잠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이런 최악의 홍수가 21세기 말이 되면 지금보다 최대 14배가량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수준의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태풍이 육지에서 굼벵이처럼 느리게 이동하면서 단시간에 엄청난 비를 뿌리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극심한 폭염에 캐나다 700명·美 150명 숨져 그리스와 터키,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은 올여름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한낮 기온 50도에 육박하는 열파(heat wave)가 고온건조한 지중해성 여름기후와 만나면서 보스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까지 최악의 산불이 번졌다. 김 위원은 “5~6년 전부터 남유럽의 폭염으로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관광지가 문을 닫고 열사병 사망자가 늘어났다”며 “과학자들은 이 지역 기후 특성상 여름 산불 통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수년 전부터 경고했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엔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 극심한 폭염이 덮쳤다. 캐나다에서만 폭염으로 700명 이상 숨지고 여름에도 선선한 미국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 150여명이 사망했다. 이상고온으로 북미 서부 태평양의 홍합, 조개류 등 해양 동물 10억 마리 이상이 떼죽음을 당했고 냉방 전력 수요가 치솟으면서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김 위원은 “저개발 국가만 기후 위기의 피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선진국은 기상이변 대응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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