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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가정집 마당서 3만원 주고 산 그림 알고보니 120억 걸작

    美 가정집 마당서 3만원 주고 산 그림 알고보니 120억 걸작

    한 가정집 마당에서 단돈 30달러(약 3만6000원)를 주고 산 그림이 무려 1000만 달러(약 120억원) 가치가 있는 걸작으로 드러나 화제에 올랐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북유럽의 다빈치'라 불리는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가 그린 드로잉이 발견돼 조만간 경매에 오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처녀와 아이'(The Virgin and Child)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은 믿기힘든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됐다. 사연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매사추세츠의 한 남성이 가정집 마당에서 판매하는 중고물품을 살피다 이 그림을 손에 쥐게됐다. 당시 구입 가격은 불과 30달러. 그 역시 그림의 가치를 알지 못했으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며 수 년을 집에 보관했다. 이후 2년이 지난 2019년, 고미술품 딜러인 클로포드 쇼러가 파티를 가던 중 선물을 사기위해 우연히 한 골동품 서점에 방문했고 주인을 통해 뒤러의 작품일 수도 있는 그림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됐다. 서점 주인과 그림 주인이 친구였던 것.쇼러는 "뒤러는 사후 수많은 연구가 이어졌기 때문에 그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찾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면서 "그의 작품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것이 100년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짜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사진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낀 쇼러는 직접 찾아가 자신의 두 눈으로 보고 믿기힘든 진품 임을 확신했다. 그리고 판매 후 수익을 나눌 것을 약속하고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를 선수금으로 지불한 그는 전문가들의 진위 감정을 위해 3년을 보냈다. 결국 이 그림은 지난해 12월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전문가 패널에서도 진품임이 확인됐다. 쇼러는 "뒤러는 판화와 드로잉의 선구자로 전세계 예술가에게 영감을 줬다"면서 "최소 8자리, 1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독일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뒤러는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독일 르네상스의 대표화가다.  
  • 13세 소년이 동생 둘 질식사 “지옥에서 벗어나게 했다” 美법원, 100년형 선고

    미국 인디애나주 법원이 열세 살 나이에 만 두 살이 되지 않은 동생 둘을 잇따라 살해한 10대 소년에게 징역 100년형을 선고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지역언론과 법조매체 ‘로앤드크라임’, 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인디애나주 리플리카운티 법원의 라이언 킹 판사는 전날 두 건의 살인 혐의로 기소된 니컬라스 케드로비츠(17)에게 혐의마다 징역 50년형을 적용해 100년형을 선고했다. 케드로비츠는 지난 2017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남동쪽으로 96㎞ 떨어진 오스굿의 집에서 생후 23개월 된 의붓 여동생 데지레 맥카트니와 생후 11개월 된 의붓 남동생 나다니엘 리츠를 두 달 간격으로 질식사시킨 혐의로 체포돼 지난해 8월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의 어머니 크리스티나 맥카트니는 2017년 5월 6일 의식없는 상태의 딸을 발견하고 응급구조대에 신고했다. 아기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닷새 만에 사망했는데 부검 결과는 질식사로 판정됐다. 같은 해 7월 21일에는 막내 아들이 의식없는 상태로 발견돼 질식사 판정을 받았으나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다 다시 두 달이 흐른 뒤 맥카트니가 경찰에 “아들 케드로비츠가 고양이를 가혹하게 살해하려 했다”고 신고했다. 사법당국은 케드로비츠를 용의선에 올리고 수사해 2018년 9월 그를 기소했다. 경찰은 케드로비츠가 부모의 지시로 동생을 돌보거나 재우던 중 잇따라 사고가 발생했으며, 심문받는 과정에 “동생들을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맥카트니는 케드로비츠의 새 아빠가 어린 아기들을 일부러 밀치고, 울음을 그치게 한다고 방에 가두는 등 학대했다며 그 상황을 지옥으로 표현한 것일 거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국선 변호인은 “케드로비츠에게 정신질환이 있는데 치료받지 못한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킹 판사는 그를 청소년 법정이 아닌 성인 법정에서 재판 받도록 한 뒤, 결국 중형을 선고했다.
  • [전의찬의 탄소중립 특강] 기상인가, 기후인가/탄소중립위원회 기후변화위원장

    [전의찬의 탄소중립 특강] 기상인가, 기후인가/탄소중립위원회 기후변화위원장

    “기상과 기후가 어떻게 달라요?” 기상학자에게 물었더니, “기상(날씨)은 선생님의 오늘 기분이고 기후는 선생님 성품이지요”라고 대답한다. “기상은 무슨 옷을 입으면 좋을지를 알려 주는 것이고, 기후는 무슨 옷을 사야 할까를 알려 주는 겁니다”라는 설명도 추가해 줬다. 날씨가 똑같은 날이 없듯이 기후도 계속 변한다. 장시간 동안의 평균값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자연적인 기후의 움직임은 ‘기후변동’이라 하고, 자연적 기후변동의 범위를 벗어나 평균적인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변화를 ‘기후변화’라고 한다. 기후변화는 보통 30년간 어느 지역의 기상 특성을 의미하므로, 기상과 기후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지구의 장기적인 온도 상승, 즉 ‘지구 온난화’다. “정말 전 세계가 계속 따뜻해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에 관한 한 가장 권위 있는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평가를 살펴봐야 한다. IPCC는 제1차(1990년)와 제2차(1995년) WG1 평가보고서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과 비교해 0.3~0.6℃(100년간)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3차(2001년) 보고서에서 0.6℃(1901~2001년), 제4차(2007년)에서 0.74℃(1906~2005년), 제5차(2013년)에서 0.85℃(1880~2012년)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된 제6차 보고서에서는 1.09℃(1850~2020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51명의 기후과학 전문가가 7만 8000건의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합의해 ‘기후변화’가 현재진행형이면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적 재해라는 사실과 그 원인이 ‘인간의 영향’이라는 확증을 밝힌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는 어느 정도일까. 100년 이상의 관측 자료가 있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목포, 강릉의 경우 최근 30년간(1991~2020년) 연평균기온이 80년 전보다 평균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대구 등 내륙은 80년간 2℃나 올랐다. 우리나라의 온난화가 더 심한 것은 도시화에 따른 ‘열섬 현상’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서울만 봐도 0.6%의 면적에 1000만명의 시민이 살고 있다. 또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2500만대 중 절반 이상의 차량이 수도권에서 운행되면서 다량의 화석연료를 소비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881년 이후 141년간 가장 더웠던 10년이 2005년 이후에 있다고 했고, 2016~2020년이 가장 따뜻한 기간이었다고 발표했다. 우리 기상청도 연평균기온 상위 10년 중 6년이 최근 10년 안에 있다고 설명하면서 지난해 연평균기온이 13.3℃로 역대 최고온도(13.4℃)와 거의 같은 역대 두 번째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도 분명하고 지속적이며, 전 세계의 경향과 일치함을 보여 주고 있다. 열이 오르면 사람도 아픈데 우리 지구는 괜찮을까.
  • 또 인권탄압?...中 신장위구르 공무원들 대상 항미원조 영화 관람 의무화

    또 인권탄압?...中 신장위구르 공무원들 대상 항미원조 영화 관람 의무화

    중국이 인권 탄압 의혹이 제기된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스시(市)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중화 민족주의를 강조한 영화 ‘압록강 건너’ 관람을 의무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일제히 개봉된 영화 ‘압록강 건너’는 항미원조와 반미정서를 주제로 한 CCTV채널 드라마를 영화화 한 작품이다. 중국 카스시검찰과 인민법원이 운영하는 SNS 웨이보 채널에는 최근 카스시 인민법원 공산당 간부 대표와 청년 간부 대표 등이 영화관을 대관해 ‘압록강 건너’를 관람했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사진은 지난 28일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카스시 인민법원과 관할 검찰 측은 당 간부와 청년간부 등이 대거 동원된 영화 관람 행사 취지와 관련해 공산당 당원으로의 사상 교육과 (당을 상징하는)붉은 피를 부단히 향상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관할 지역 당 간부와 청년 간부를 대상으로 한 영화 관람 행사는 카스시 인민검찰청 제1,2지부의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행사 직후 해당 지부 검찰청은 소속 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영화 ‘압록강 건너’를 의무적으로 관람토록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영화를 관람한 청년 간부와 당 간부들은 이 작품을 통해 위험을 무릅쓰고 저항하는 시대 정신과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사명을 고취시킬 수 있었다고 관람 소회를 밝혔다.이날 영화 관람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당 간부이자 이 지역 관할 검찰 송거 씨는 “이 영화를 보고 평화를 지키려는 애국주의 정신과 민족적 기개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향후 당 집행 사업에서 혁명의 역사를 본받아 당과 인민에 대한 맹세를 충실히 실천할 것이다. 인민의 합법적인 이익 수호를 위해 노력하고, 혁명 정신을 일상생활과 업무에 확장해 나갈 것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또 다른 청년 간부 검찰 한단단 씨는 “새 시대를 여는 청년 간부로 항미원조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면서 “언제나 혁명 선대를 본받아 법원에서 근무하면서도 줄곧 새로운 면모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행 쓰촨성 지점에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영화를 관람토록 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9일 중국 쓰촨성 중국은행 지점에서는 ‘위대한 승리를 기억하고 사명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주제로 행사를 진행, 소속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영화 관람 행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 소식을 공개한 해당 은행 측은 영화 관람이 종료된 직후 ‘쓰촨성 지점의 모든 직원들이 혁명 선대의 위대함을 계승할 것’이라면서 ‘항미원조 전쟁에 대해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중국 공산당이 인민을 이끌고 지난 100년 동안 분투한 역사적 위업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행사 진행 결과를 공개했다. 한편 이 작품은 중국 관영 CCTV채널에서 방영, 지난해 종영하기까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드라마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다수의 영화 중 한 작품으로 6.25 한국전쟁 중 중공군의 개입 과정을 영웅적인 참전이자 위대한 승리를 거둔 전투라고 표현하면서 한국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 포스코 지주사 체제로 전환…“신사업 키워 기업가치 높인다”

    포스코 지주사 체제로 전환…“신사업 키워 기업가치 높인다”

    포스코가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확정했다. 포스코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업 부문을 100% 자회사로 분할하는 계획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지난 2000년 10월 민영화 이후 21년만에 투자형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 아래 철강 등 사업 자회사를 두는 지주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지주사와 자회사는 오는 3월 2일 출범한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수 기준 75.6%의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해 출석주주 89.2%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주총안 승인을 위해서는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9.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다른 주요 주주로는 씨티은행(7.30%), 우리사주조합(1.41%) 등이 있고 80%가량이 기관과 외국인, 개인 등 기타 주주에게 분산돼 있다. 이날 주총장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인원 제한에 따라 100여명의 주주가 입장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자사주 소각 계획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 측은 비상장사인 사업회사 포스코 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주사 산하에 신규 설립되는 법인도 상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분할안이 승인되면서 기존의 상장 법인은 ‘포스코홀딩스’라는 새 이름의 투자형 지주사로 바뀐다. 지주사가 100% 지분을 갖는 철강 사업 자회사는 포스코 사명을 쓴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과 사업, 투자관리를 전담하고 포스코는 본업인 철강 사업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그룹 지배구조는 포스코홀딩스가 최상단에 있고 포스코(철강)를 비롯해 포스코케미칼(2차전지 소재), 포스코에너지(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식량), 포스코건설(건축·인프라) 등 다른 자회사가 그 아래 놓이는 형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날 주주 메시지를 통해 “경영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철강과 신사업 간의 균형 성장을 가속화하고 사업 정체성 또한 친환경·미래소재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회사의 성장 노력이 기업가치에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2030년 기업가치를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반세기가 넘는 기간에 이어진 도전과 성공의 역사를 토대로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중차대한 전환점에 서 있는 지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미래를 위한 포스코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에 다시 한번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포스코센터 밖에서는 포항 시민단체, 포항시의회, 경북도의회 등에서 온 각계 인사 250여명이 모여 지주사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항의했다. 이들은 “포항 시민의 희생으로 성장한 포스코가 포항 시민을 무시하고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총장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오자 최 회장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더라도 여전히 포스코 본사는 포항에 있어 거둬들이는 수익과 세금을 포항에 납부한다. 지주회사의 주소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 “소통·협치로 탁 트인 영등포 구현… 미래 100년 청사진 그릴 것”

    “소통·협치로 탁 트인 영등포 구현… 미래 100년 청사진 그릴 것”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여건에도 38만 구민들 덕분에 민선 7기가 ‘탁 트인 영등포’ 구현을 위해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 8기는 환경과 4차 산업, 금융 등에서 1등 도시가 될 영등포 미래 100년의 청사진을 그리겠습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2018년 7월 ‘사람 중심 구정 운영, 소통과 협치의 탁 트인 영등포’를 내걸고 민선 7기를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과 쪽방촌·성매매집결지 정비 등 50년 묵은 3대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코로나19에 모범적으로 대응해 왔다. 유네스코 아동친화도시, 서울시 자치구 최초 문화도시 선정 등 그간 영등포구가 거둔 잇따른 성과는 민선 7기 영등포 구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방증이다. 지난 26일 집무실에서 채 구청장에게 지난 4년 구정과 앞으로의 청사진을 들어 봤다. -민선 7기 마지막 해를 맞아 그간 성과를 소개해 달라. “영등포구는 구한말부터 서울의 관문이었다. 정치, 경제, 금융, 문화의 도시로 성장하면서 대한민국의 산 역사로 자리잡았다. ‘한강의 기적’ 역시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이 밀집됐던 영등포구로부터 시작됐다. 다만 1990년대 이후 구도심이 정체기를 맞았다. 민선 7기 들어 변화와 도약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 내건 구호가 ‘탁 트인 영등포’였다. 말 그대로 소통과 협치를 통해 구에 산적한 현안들을 혁신하자는 의미였다. 또한 제 임기의 절반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이었다.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행정을 진두지휘하면서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아동친화도시, 문화도시 지정뿐 아니라 대통령 표창 등 200여개의 각종 수상 및 선정 기록으로 이어졌다. 구민 10명 중 8명이 구정에 만족할 정도로 호응도 좋다.”-50년 묵은 3대 숙원사업 해결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데. “영등포역 앞 영중로 노점과 쪽방촌·성매매집결지 정비는 영등포구의 숙원사업이었다. 80여개의 영중로 노점은 50년 이상 이어진 영등포구의 유산이었다. 이에 2019년 3월 25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정비 작업에 나섰다. 작업은 신속하고 평화롭게 진행됐다. 정비 전 8개월간 꾸준한 설득을 거친 결과였다. 구민의 안전권과 노점 상인들의 생존권이라는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자산 4억원 미만인 분들의 경우 20여개의 거리 가게로 합법화했다. 그 결과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 사업은 대립과 투쟁이 아닌 상생과 협력의 사례로 꼽힌다.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요즘도 거리 가게 상인분들께 “쾌적한 환경에서 떳떳하게 장사할 수 있게 돼 고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쪽방촌 공공주택 사업은 거주민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등 포용적 주거복지를 실현한 사례다. 올 상반기 지구계획 승인 및 보상이 이뤄진 뒤 2026년 입주 예정이다. 영구임대, 행복주택 등 917가구가 들어선다. 현재 370가구인 쪽방촌 거주자가 모두 재정착하게 된다. 공공성과 더불어 수익성을 담보한 새로운 공공주거개발 모델이 될 것이다. 영등포역 맞은편 집창촌 자리에는 1500가구의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방역과 민생 두 측면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그간 활동과 향후 대응 방안은.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구청장이 본부장을 맡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총력 대응했다. 지금까지 열린 회의만 272차례다. 선별진료소 및 지역접종센터 추가 운영 등과 함께 백신 접종률 향상을 위한 셔틀버스 및 찾아가는 접종 센터도 운영 중이다. 대림동의 경우 지난해 가을 확진자가 확 늘어 선별진료소와 찾아가는 접종센터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모범 사례로 총리 주관 회의 때 언급되기도 했다.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등 전통시장 활성화 노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이다. 전통시장 공동구매는 전국 최초로 시행한 창의적 행정 사례다. 총 3회 진행해 2억 50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한 문화도시로 선정됐는데. “영등포의 문화적 잠재력이 인정받은 성과다. 제2세종문화회관과 문화발전소 등 랜드마크 문화시설이 건립되면 문화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의 3대 도심인 광화문과 강남, 영등포 중 영등포 권역에만 대형 문화시설이 없다. 문래동에 들어설 제2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11월 말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거쳐 2026년 2000석 규모로 완공되면 문화도시로서의 영등포의 품격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문래동 대선제분 부지에 들어설 문화발전소는 구도심의 산업 유산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취지다. 서울시 최초의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이다. 게다가 영등포구의 외국인 주민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5%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문화도시는 우정과 환대의 분위기와 더불어 다채로움과 개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게 영등포구만의 역동성과 다양성이라는 가치이자 장점이다.” -서울시가 최근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발표를 연기했는데 재건축과 관련된 진행 상황은. “여의도 재건축은 여의도 통합 개발 및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이유로 진척이 더딘 상태다. 그러나 부동산이 아닌 시민 안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 정전 등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1970년대 초에 지어진 아파트에서 어떻게 사나. 여의도 아파트보다 훨씬 늦게 지어진 반포나 강남, 잠실 아파트 등은 모두 재건축됐다는 점에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은 부동산 문제로 접근하기에는 임계점을 넘었다. 보류 중인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 -집무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이 양과 질 면에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평전이나 세계사를 좋아한다. 새벽에 잠이 오지 않을 때나 심신이 지칠 때 책을 읽는 게 유일한 낙이다. 인간 삶의 집적인 책은 영감의 원천이다. 요즘 읽는 책은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의 명저 ‘중세의 가을’이다. 낙후된 시대로만 기억되는 중세 유럽의 정치와 사회를 생생히 그려 내고 있다. 기존에 읽은 책의 저자나 번역자의 다른 책을 꼬리물기 하듯 선택한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은 구민뿐 아니라 나 자신의 허파이자 산소다. 취임 직후 1마을 1도서관 사업 등 도서관 확충에 힘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I am Gucci”가 이런 뜻이라는데… [명품톡+]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1921년 설립 후 100년젊은 층에게 최근 더 사랑받아내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고용 전략 수정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매출 상승“I am Gucci”“Life is Gucci”“It is all Gucci” 이 세 문장 속 Gucci의 공통점은 ‘좋다’의 대체어라는 것이다. Gucci는 럭셔리 브랜드 구찌를 일컫는다. 구찌의 인기가 높자 영어 ‘슬랭’에도 등장한 것이다. 좋은 의미에서다. 명품에는 필수 조건이 있다. 희소성이다. 희소성이 없다면 명품이라 부르기 어렵다. 혹자는 명품을 말하면 사치를 떠올리지만 다른 한 편에선 예술을 생각한다. 희소성과 예술. 여기에 더해져야 할 건 시간이다. 한 브랜드가 잇따라 성공적인 라인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얻는다는 것은 막대한 돈과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 젊은 명품, 좋은 일일까 그렇기 때문에 명품이 젊어진다는 것은 마냥 긍정적으로 읽힐 만한 일은 아니다.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브랜드의 경우 그렇기 때문에 소량을 매장에 구비하고 아무에게나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다. 헤리티지는 브랜드 유산과 전통 등을 통합해 일컫는 개념이다. 헤리티지의 희소성을 가장 중시는 대표적 럭셔리 브랜드는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자사 브랜드에서 구매한 기록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버킨백을 내어준다. 유명한 사람이 간다고 해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나 볼 수 없다. 사람의 유명세, 외모보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이해하느냐를 우선으로 여기는 셈이다. 언뜻 보면 그런 면에서 구찌는 헤리티지 보전의 위기에 선 것처럼 보인다. 국내 한 매체가 2020년 전국 만 15~34세 중 6개월간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한 적이 있는 이들을 조사한 결과, 구찌는 ‘명품’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41.2%가 구찌를 택했으니 젊은층에게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셈이다. 하나 더 눈여겨 봐야할 건 10대 후반 응답자의 61.9%도 구찌를 골랐다는 점이다. 미국 10대 역시 구찌를 친숙하게 여긴다. 앞서 언급된 “I am Gucci”라는 표현은 미국에서 좀 더 세게 표현하면 “나 좀 쩐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오늘 좀 잘났을 때, 자신의 상태가 괜찮을 때 이렇게 자신을 지칭한다. ● 마릴린 먼로는 티파니 불렀는데MZ세대는 구찌 불러 할리우드 배우 마릴린 먼로가 티파니를 부르며 춤췄던 것처럼, 최근 2년간 ‘구찌’가 국내외 노래서 상징적 가사로 등장하는 등 새 세대의 이른바 ‘플렉스’ 선망 대상으로 등장한 것이다. 확산을 자극한 건 소비 문화다. 인플루언서, 유명인이 사용하는 명품을 이제 스크린 터치 한 번으로 볼 수 있으니 구찌의 전략도 변했다. 2020년 구찌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디지털 친화 새 전략을 짠다. 코로나 확산이 지속돼 더 이상 오프라인 쇼를 세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MZ세대에게 구찌를 각인시킨 건, 내부 디자이너에 불과했던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진한 이후의 일이다.미켈레의 구찌는 원색, 커다란 디자인 등 이른바 ‘디오니소스백’으로 불리는 혁신적 라인 등으로 등돌렸던 MZ세대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당시 구찌는 유명 디자이너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로 미켈레의 구찌 아카이브 구현 능력, 협업 가치 등을 내세우며 미켈레에게 힘을 실어줬었다. 당시 알렉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매우 작은 존재인 걸 깨달았다”며 런웨이를 위해 시즌마다 신제품을 출시해 선보이던 관행을 없앴다. 새 시대 적응에 나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의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는 등 브랜딩의 실질적 수장 역할을 하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계절마다 치르는 쇼 등 행사를 버리기로 했다”며 “1년에 두 번만 만날 것이며 시기는 불규칙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찌의 선택은 옳았다. 구찌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몇 차례에 걸쳐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지만 인기는 되레 높아졌다. 2015년 1월,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한 이후 화려한 꽃무늬와 뱀·호랑이·벌·나비 등 동식물 모티브 자수 및 장식을 썼다. 미켈레 영입 이후 구찌는 연간 40~50% 성장세를 거듭했다. 디지털 전략을 확대하기 시작한 2020년에는 온라인 매출 성장이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든 덕분이나 발빠르게 온라인 스토어를 정비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는 성적이었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디지털 전략에 다소 폐쇄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는 럭셔리 브랜드 내의 혁신으로 읽힐 만하다.● ‘헤리티지 아닌 권력’ 없애고디지털 전략 확대 구찌는 과거 고루한 디자인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화려한 디자인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불황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옷의 계절감의 중요성이 떨어지자 날씨, 성별 등에 따라 디자인하고 분류하던 옷들을 달리 해석하기도 했다. 계절감 없는 ‘시즌리스’, 성별 구분 없는 ‘젠더리스’가 그것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구찌는 새 컬렉션을 공개할 때 디지털 런웨이 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간 런웨이, 메이크업 등 현장에만 중점을 두던 방식과 수용자에게 일방적 디자인을 전달하는 것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그간 ’프런트로우‘ 권력이 패션계의 상징이 되었던 것에서 나아간 것이다.프런트로우는 런웨이 양 옆으로 설치된 좌석의 앞 줄에 앉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패션계 유력 인사들이 초대되므로 ‘누가 그 자리에 앉는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모두가 평등해져 이런 권력도 소용없어졌다. 실제 패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대면 방식의 새 컬렉션 공개 등이 이뤄지며 과거엔 ‘패션 권력’으로 자리잡았던 프론트로우가 일반에게 공개됐다는 점에서 평등 가치를 구현했다는 평도 나온다. 구찌 홈페이지에선 ‘온라인 단독’ 등의 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명품 브랜드가 구색 맞추기식 온라인 스토어를 낸 것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과의 차별화를 확실히 한 부분이다. 구찌는 ‘온라인 단독 구찌 홀스빗 1955 리버티 런던(Liberty London) 핸드백’ 등 이 라인 제품을 “레트로 감성”이라면서도 “새롭게 해석한 스토어”라고 강조한다. 헤리티지와 새 기술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재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일부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재고 보유 유무와 1~3일 이내 배송 가능 여부까지 표기했다.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며 기대하는 신속함, 편안함을 충족하려는 것이다. 소비자의 접근 벽을 낮추려는 시도의 결과다.● “It is all Gucci” 사실 시작부터 구찌는 혁신을 거듭하며 현재의 정상 자리까지 왔다. 호텔에서 일하며 손님들의 가방을 눈여겨 보던 구찌오 구찌는 여행 가방 전문 업체로 브랜드를 시작했다. 이후 핸드백·트렁크·장갑·신발·벨트 등 컬렉션이 생산됐다. 1940~50년대 구찌가 선보인 홀스빗 장식과 등자 장식, 전통 안장 끈에서 착안된 초록색·붉은색·초록색의 장식, 말 안장 곡선에서 영감을 얻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 뱀부백 등은 현재까지 사랑받는 헤리지티의 정석이다. 현재 널리 사랑받는 두 개의 G가 서로 얽힌 로고는 1960년대 중반에 만든 것이다. 192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구찌는 100년이 흘러 사람들 사이에서 “좋다”의 대명사가 됐다. 헤리티지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임원진이라면 펄쩍 뛸 일이지만, 이에 따라 오는 매출 지표를 본다면 “It is all Gucci” 하고 넘길 법도 하다.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인구 위기, 대선, ‘소멸’의 미래/한신대 교수

    [이해영의 쿠이 보노] 인구 위기, 대선, ‘소멸’의 미래/한신대 교수

    대략 1년 전이다. 뉴욕타임스가 보도(2021년 1월 6일자)하기를 진정 한국을 위협하는 건 북한이 아니라 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라고 한 적이 있다. 굳이 핵이니 선제타격이니 할 것도 없다. 가만히 있어도 한국은 망한다. 아니 ‘소멸’된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7월 발표된 인구구조 변화 대응 실태에 대한 감사원 보고서는 인구 위기의 긴급성을 경고했다는 점에서 간담이 서늘해진다.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즉 지금의 초저출산율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2017년 대비 2047년에 7.1% 감소한 4771만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67년에는 28.2% 감소한 3689만명, 2117년에는 70.6% 감소한 1510만명으로 전망했다. 이런 추세라면 22세기 말쯤 이 땅에 500만~600만명 정도만 남을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싶다. 이 문제의 집단 자각을 위해선 대선만큼 좋은 이벤트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인구 위기의 저 깊은 사회구조적 원인에는 신자유주의가 자리잡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지지난 대선만 하더라도 신자유주의에 대한 활기찬 문제 제기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 어디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외침은 들어 볼 길이 없다. 아니 그 반대다. 선거가 이제 집단정신병적 양상조차 보이면서 신자유주의는 오히려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숨어 버렸다. 세상에서 가장 불평등하다고 해도 좋을 한국 사회의 초불평등체제는 오히려 초초불평등체제로 2차 전환할 가능성을 예고한다. 우리 모두의 소멸을 예고하고 있는 이 초저출산체제는 어찌 보면 이 불평등에 대한 수동적 항의이자 생물학적 사보타주라는 게 내 생각이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229개 중 100년 뒤 서울 강남, 부산 강서, 광주 광산, 대전 유성 대략 8개만 남고 나머지는 소멸이다. 이는 국토 공간에 대한 괴멸적 타격이다. 지방소멸이 초저출산체제의 직접적 결과 예상이라면 그것은 다른 한편으로 특히 2030세대의 수도권 인구 집중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이 세대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이유는 지방 대 수도권 간의 기회, 과정, 결과의 불평등, 불공정, 부정의에 있다. 중장기적으로 인구는 감소하더라도 수도권 집중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바로 이 불평등, 불공정, 부정의의 구조가 원인인 것이다. 2020년 기준 지역 국내총생산(GDP)에서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앞질러 52%대다. 나머지 48%는 52%를 위해 존재한다. 일종의 ‘두 개의 국민’이 만들어진 것이다. 수도권은 다시 서울에, 서울은 강남에 ‘빨리는’, 공간의 계급 구조다. 프랑스의 사상가 앙리 르페브르가 말했다. “수도는 인구와 고급 두뇌, 부 등 모든 것을 끌어들인다. 수도는 결정을 내리는 곳이며 여론을 주도하는 중심이다. 파리 주변으로는 파리에 서열화된 공간들이 퍼져 나간다. 이 공간들은 파리의 지배를 받는 동시에 파리에 의해 착취당한다.” 이것도 1970년대 파리를 보고 한 말이라 그 수준에서 2022년 서울과 비교하기 어렵다. 공간은 정치적이다. 그리 보면 결국 강남좌우파가 만든 정치적 결과가 지방소멸이다. 자연 진화의 소산이 아니다. 100대, 10대, 4대, 2대 재벌로의 자본 집중과 집적은 돈의 중력장을 만들어 그 무한질량으로 강남이라는 블랙홀을 만들었다. 양대 기득권 정당이 자란 곳이다. 최근 20여년 그 질량이 늘다가 문재인 정부 4년에 폭증했다. 일단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돈의 장벽을 쌓아 4등 국민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장벽 안 3등, 2등 국민을 떨궈 낼 차례다. 지금 우리 문 앞에 어슬렁거리는 경제공황이 문으로 들어서면 3등 국민은 쫓겨날 것이다. 신자유주의 본격 20여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가 됐다. 가장 빨리 선진국이 돼, 가장 빨리 초불평등사회로 진입해, 가장 빨리 늙어서 가장 빨리 소멸하는 민족이 될지도 모른다.
  • 아차! 놓친 국가장학금, 새달 3일부터 2차 신청하세요

    아차! 놓친 국가장학금, 새달 3일부터 2차 신청하세요

    다음 달 3일 오전 9시부터 3월 16일 오후 6시까지 2022학년도 1학기 2차 국가장학금 신청을 받는다. 신입생, 편입생, 재입학생, 복학생 및 1차 신청을 놓친 재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올해 국가장학금을 받는 인문·사회, 예술·체육 분야 학생이 540명 늘었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우수학생 국가장학사업, 대학생 근로장학사업을 포함한 ‘2022년 학자금 지원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차 신청 기간을 안내했다. 올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학자금 지원 8구간에서 9구간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 쉼터 입·퇴소 청소년과 청소년 한부모 등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들을 우선 지원한다. 다자녀 가구에는 학자금 지원 구간을 산정할 때 월 소득인정액에서 셋째 이상인 자녀 1인당 40만원을 공제한다. 대상은 2만 4000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은 지원 대상을 대학원생(일반대학원, 전문 기술석사)까지 확대하고, 지원 가능 성적기준을 폐지(기존 C학점)한다. 저소득층과 다자녀 가구 학생에게는 재학 중 발생한 이자를 전액 면제한다. 학자금·금융권 채무가 있는 청년들의 신용회복 지원을 위해 통합조정을 지원한다. 하반기에는 2010∼2012년 일반 학자금 대출자를 대상으로 저금리 전환 대출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인문100년장학금’ 지원 인원을 3773명으로 369명 늘렸다. 예술·체육 분야의 ‘예술체육비전장학금’ 인원은 1051명으로 171명 증가했다. 우수장학금 Ⅰ유형,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생활비 지원액을 200만원에서 250만 원으로 인상한다. 올해 학자금 지원 예산은 4조 6748억원으로, 전년보다 6587억원 늘었다. 교육부는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학자금 지원 구간별 지원액을 늘린 국가장학금이 4조 1326억원으로 6495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2차 국가장학금은 재단 홈페이지(kosaf.go.kr)와 모바일 앱(한국장학재단)에서 신청할 수 있다.
  • 시진핑 새 화두로 떠오른 ‘자기혁명’ [이철의 차이나 핀홀]

    시진핑 새 화두로 떠오른 ‘자기혁명’ [이철의 차이나 핀홀]

    중국 공산당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조사·감찰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의 제19기 6차 전체회의가 지난 20일 막을 내렸다. 회의 결과를 요약한 보도문 내용 가운데 눈길을 끈 부분이 있었다. “무질서한 자본 확대와 플랫폼 불공정 행위 배후의 부패행위를 조사·처벌하고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를 끊는 노력을 촉구한다. 재정 규율을 엄격히 준수하고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를 예방·해결한다. 인프라 건설과 공공자원 거래의 부패를 단호히 처리하고 금융 부문의 반부패 거버넌스를 지속적으로 촉진한다. 국유기업 부패 방지 작업을 강화하고 곡물 구매·판매 분야 부패에 대한 특별 사정도 심화한다.” 현재 공산당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성사시킬 제20차 전국인민대표자회의(당대회)를 앞두고 사회 전 분야에서 ‘군기잡기’가 한창이다. 공안, 사법 등 정법 계통에서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이고, 금융기관에 대한 대규모 사정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율위가 다른 모든 이슈 가운데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와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 이렇게 두 가지를 콕 집어서 강조했다. 보도문 안에서 이 둘은 크고 굵은 글자로 처리됐다. 공산당 지도부가 가장 벼르는 대상은 ‘민간 자본가와 결탁한 권력자들’이고 가장 우려하는 사안은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임을 알 수 있다.이 두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왜 기율위는 이를 올해 핵심 화두로 꺼냈을까. 기율위는 공산당원들의 비위와 풍기를 관장하는 곳이다. 일반 법규와 다른 공산당 당규에 근거해 수사하고 처벌한다. 민주 국가들의 정당 내 윤리위원회에 해당하지만 영향력은 훨씬 크다. 기율위의 처벌로 공직과 공산당원 자격을 모두 상실하는 것을 ‘솽카이’(双开)라고 하는데, 공직에서 파면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당원 자격만 박탈당해도 중국에서 제대로 살기는 틀렸다고 봐야 한다. 형사 처벌도 함께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율위가 ‘무질서한 자본 확대와 플랫폼 불공정 행위 배후의 부패 행위를 조사·처벌하고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를 끊는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힌 것은 알리바바와 텅쉰(텐센트), 메이투안 등 민간기업을 조사해 뒷배를 처벌하는 것은 물론 ‘권력과 자본의 연결고리’를 영원히 끊어 놓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사실상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잔존 세력을 일소하겠다는 말과 같다. 이는 아직도 중국에서 시 주석의 정적인 상하이방이 건재하고 시 주석 또한 자신의 집권에 불만을 가진 이들을 도매금으로 묶어 일망타진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런 구도에서 중국의 민간 대기업, 특히 플랫폼 기업들은 당분간 납작 엎드리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게 됐다. 기율위가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를 언급한 것도 흥미롭다. 이들의 부채 규모가 천문학적이라는 사실은 중국 전문가라면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왜 지금 이것이 재조명된 것일까. 그리고 기율위는 왜 경제 분야에 속하는 지방 재정 문제를 손대려는 것일까. 한국에서도 ‘공기업 채무를 국가부채에 포함하면 우리 역시 재정 건전성이 좋은 나라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중국은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는 대부분 산하 공기업들이 떠안고 있다. 지방 정부가 일종의 ‘배드 컴퍼니’(부실 채무를 처리하고자 만드는 회사)에 해당하는 공기업을 만들어 악성 채무를 떠안게 한 뒤 대규모 금융을 일으켜 정부 부채를 털어내고는 회사를 파산시키거나 제3자에 매각하는 일도 빈번하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이는 명백한 ‘도덕적 해이’다. 이 과정에서 사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지방 정부의 숨은 부채를 면밀히 추적하면 그 시작은 관료들의 부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기율위가 지방 정부를 겨냥할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 20대 당대회를 앞두고 최대한 많은 지지를 끌어내야 할 시 주석 그룹이 되레 지방정부를 들쑤시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명 가능한 추측은 이렇다. 이미 시 주석에 대한 지방 정부들의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들을 달랠 ‘당근’(재정지원 등)이 없다보니 현재 쓸 수 있는 카드가 ‘채찍’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 지방 정부들은 상하이 정도를 빼면 재정이 모두 적자 상태다. 수익이 좋은 대형 국유기업 대부분이 중앙 정부 산하여서 지방은 구조적으로 재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재정 수입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 판매 수입도 줄었다. 지방 정부는 우리나라의 토지주택공사(LH)처럼 자신들이 보유한 땅을 아파트 건설 용지 등으로 전환한 뒤 부동산 개발사에 토지사용권을 팔아 이득을 얻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중앙정부가 부동산 거품을 억제하려고 대출 규제 등 고강도 규제책을 쏟아내 토지 분양이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방역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늘었다. 이 여파로 일부 지방에서는 교사 등 공무원의 급여를 몇 달째 주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럼에도 중앙 정부가 “부패 공무원을 척결하겠다”만 하니 지방 정부로서는 숨이 막힐 노릇일 것이다. 최근 기율위는 지난해 1~9월까지 총 47만건의 비리 사건을 접수받아 41만 4000명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1만 7000명의 간부를 처벌했다고 밝혔다. 이제 중국에서 고위 관리는 ‘권력과 돈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고 ‘언제 내리칠지 모르는 처벌의 칼날에 떨어야 하는 자리’가 됐다. 그렇다고 이렇게 서슬 퍼런 기조가 모든 공무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지방 정부 공무원들이 중앙 정부 및 베이징 지도부에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이런 상황은 최근 시 주석이 연일 강조하는 ‘자기혁명’(自我革命)과 연관돼 있다. 자기혁명이란 계급 투쟁이 끝난 사회주의 국가에서 투쟁의 주인공이 혁명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공산당과 정부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혁명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은 100년의 목표인 ‘샤오캉 사회’(중진국) 건설을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시 주석이 3연임에 안착하려면 그가 마오쩌둥·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거인’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당연히 중국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언급한 ‘공동부유’(다같이 잘 사는 사회)가 그의 새 경제 철학이라면 ‘자기혁명’은 차기 정치 철학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자기혁명은 지방 공무원들에게 공포의 단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시 주석의 ‘이너서클’이 아닌 이들은 누구나 사정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연임이 확정된 뒤에도 자기혁명은 계속될 것 같다. 기율위가 앞서 제시한 여러 조치들을 언급하며 ‘지구전’이 될 것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하면 중국은 중장기적으로 지방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고 대기업의 시장 장악력도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이끌 것이라는 시사점을 준다. 중국 내부 시장에선 당국의 보호 하에 중소기업들이 힘을 얻을 것이다. 대기업들은 신산업 개척과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여러 나라에서 한국과 중국이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을 두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필자가 30년 가까이 중국에서 활동하며 얻은 결론은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매직 불릿(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정교하고 치밀하게 맞춤형 대응 전략을 짜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 “中 반한감정 크지 않아..코로나 장기화·美 압박은 中에 큰 도전”

    “中 반한감정 크지 않아..코로나 장기화·美 압박은 中에 큰 도전”

    지난해 한중 양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는 등 분위기 개선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남북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에도 해묵은 갈등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미중 역시 무역전쟁과 감염병 책임론, 홍콩, 신장, 대만 문제 등을 두고 전방위로 대립했다. 중국 내 대표적 남북 문제 전문가인 한셴둥(韓獻棟·54) 정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를 통해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한 중국 내부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국 내 반중감정이 매우 커졌다. 중국 내 반한감정도 상당하다고 들었다. “나도 한국에서 반중감정이 크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반한감정이 그리 심하지 않다. 여전히 대다수는 한국을 좋아하고 케이팝 등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 반중정서가 심해진 건 중국 내부의 일부 혐한 사례를 중국인 전체의 태도인 양 일반화하는 일부 (한국) 매체의 보도 태도가 영향을 준다고 본다. 언론들이 사실에 입각해 좀 더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내용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면 한국 내 반중정서는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구상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한반도에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어서다. 궁극적으로 북미 관계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고 북한도 소극적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싶다. 북한이 과연 핵을 포기할까. “중국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할지를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그러나 이런 논의는 큰 의미가 없다. 북한 입장에선 자신의 체제에 이득이 되면 핵을 없애지 말라고 해도 없앨 것이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끔 (주변국들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한국 학자는 한국의 ‘비핵화’(非核化)와 중국의 ‘무핵화’(無核化)가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비핵화는 ‘앞으로 핵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무핵화는 ‘기존의 핵 모두를 없앤다’라는 것인데, 이런 의미 차이로 두 나라의 북핵 기조가 달라진다고 여긴다. “중국의 무핵화와 한국의 비핵화는 정확히 동일한 개념이다. 그저 두 나라의 조어 방식이 달라 표현이 상이할 뿐이다. 한반도에서 모든 종류의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는 최종 목표도 양국이 같다.”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19를 조기에 극복하고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사교육과 부동산, 빅테크 등을 강하게 압박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 시도를 본격화하면서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1년 중국 사회 전반을 평가한다면. “2021년은 크게 ‘세 가지의 해’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였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었고, 지난해 11월 열린 19기 6중전회에서 역대 세 번째로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시 주석의 ‘두 개의 100년’(중국 공산당 100주년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100주년)의 목표와 비전이 더욱 구체화됐다. 두 번째는 ‘모두가 어려웠던 해’였다. 감염병 방역과 미국의 중국 압박이 겹쳐 다들 힘들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한 명이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지역 전체를 봉쇄하는 무관용 기조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정부 재정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다. 중미 무역전쟁 심화로 경기가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 세 번째는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룬 해’였다. 경제와 사회 분야 모두에서다. 경제를 보면 앞에서 언급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8%를 달성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사회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있었다. 과학기술과 부동산, 금융, 교육 인터넷 분야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시작됐다. 서구에서는 이를 ‘기업가 때리기’로 이해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서민 경제를 살리고 대도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으로 여긴다. 쉽게 말해서 정부가 (슈퍼리치보다) 중산층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중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더 치밀하게 중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많다. 향후 미중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그간 중국 학계 주류는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에 대한 정책이 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미국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대중 정책에는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중국 내 많은 이들이 미중 관계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과도하게 우려할 건 아니라고 본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미중 양국은 기후변화 회의를 열었고 여러 회담도 가졌다. 갈등 상황 속에서도 서로가 할 일은 한다는 뜻이다. 양국 관계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지난해 7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미국 등을 겨냥해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선언해 세계를 경악케 했다. 중국이 힘이 세지면서 거칠어진다는 우려가 크다.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표현은 중국 공산당이 활동 초기부터 관용적으로 써 오던 것이다. 원뜻은 ‘제국주의 세력이 중국을 침략하면 그 어떤 공격도 막아낼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방어에 초점을 둔 개념이다. 중국이 서구세계를 공격해 부숴 버린다는 건 아니다. 여기서는 흔히 쓰는 말인데, 외국인은 이런 말을 처음 접해 생경하다고 느낄 수 있다.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 해석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대내외적 어려움은 무엇이 있을까.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방역을 들 수 있다. 장기화되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정치연맹과 경제연맹, (민주주의) 가치관 연맹 등이 생겨나는 것도 강한 도전이다. 내부적으로는 중국이 ‘중진국의 덫’에 빠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일궈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여러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근본 해법은 경제성장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성장이 더욱 절실하다. 중국의 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고급화·첨단화 전략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숙제다.
  • 제후들 패권다툼 생생… 소설로 만나는 中역사

    제후들 패권다툼 생생… 소설로 만나는 中역사

    “군주는 백성들을 위해서, 가장은 가족들을 위해서 힘써야 하며 항상 서로 연계하여 일하면서 백성들은 그 이익을 나라에 바치며 또한 나라는 그 이익을 백성에게 나누어 주면 나라와 백성은 서로 친할 수 있습니다.”(‘열국영웅전’ 2권 104쪽)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 환공의 명재상 관중(기원전 725~645년)이 부국강병책으로 진언한 이 내용은 26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효한 정치적 덕목으로 평가된다. 중국에서 활동한 양승국 작가가 엮은 ‘열국영웅전’(전 10권)은 이처럼 춘추전국시대와 초한쟁패시대 역사를 원전에 충실하게 생생한 일화를 곁들여 풀어쓴 대하역사소설이다. 편저자는 17세기 명나라 말기 문학자 풍몽룡이 쓴 ‘신열국지’에 사마천의 ‘사기’ 내용 일부를 번역해 10권으로 재구성했다. 이 책에는 기원전 771년 주나라가 북방 유목민족 견융의 침략으로 망한 시점부터 시작해 제 환공, 진 목공 등 제후들이 패권을 차지하게 된 이야기를 생생하게 펼쳤다. 이후 후진국이던 진나라가 위로부터의 개혁을 이뤄 중국을 통일했다가 다시 몰락하는 과정도 재미있게 묘사했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한 이후 2000여년 동안 100년 이상 지속된 왕조는 지방 정권을 포함해 불과 10개에 불과할 정도로 중국 역사는 역동적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15억명이 사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된 이유에 대해 편저자는 중국이 통일될 때마다 새로 점령한 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약탈을 금지하고, 세금을 감면하는 동시에 그 지역 출신 인재들을 차별 없이 등용한 포용정책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원전의 편년체로 된 이야기를 사건 중심의 기사본말체로 재구성하고, 관련 지도 170개를 삽입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편저자는 “우리 민족이 분단의 사슬을 끊고 평화공존과 차별이 없는 평등한 통일국가로 가는 데 중국인들의 해법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열망을 전했다.
  • 동네마다 10분만 가면 생활 인프라… “공간복지가 최고의 복지”

    동네마다 10분만 가면 생활 인프라… “공간복지가 최고의 복지”

    “공간이나 건축물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에도 영향을 줍니다. 지역밀착형 생활 인프라 공간을 조성하는 ‘공간복지’가 주민들 삶의 질을 올려 줄 최고의 복지인 셈이죠.” 민선 7기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의 구정을 딱 한 가지 키워드로 표현하면 ‘공간복지’로 압축된다. 이 구청장은 취임 이후 육아, 청소년, 어르신, 장애인 등 분야별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지역 곳곳에 만들어 ‘공간’이라는 공공재를 주민의 행복한 삶과 연결시키는 ‘공간복지’ 이론을 정립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 임기 동안 북카페 다독다독, 아이·맘 강동, 행복학교, 아동자치센터 꿈미소 등으로 대표되는 ‘강동형 공간복지 사업’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인구 55만 시대를 앞둔 강동구는 쾌적하고 풍성한 공간 콘텐츠까지 갖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민선 7기 마지막 해를 맞아 지난 12일 집무실에서 이 구청장을 만나 공간복지와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을 들었다. -‘공간복지’라는 개념이 생소하다.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떻게 관심을 두게 됐나. “공간이란 인간의 활동이 이뤄지는 장소다. 또 복지란 행복한 삶을 뜻한다.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공존하는 지역사회의 주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행정 주도의 장점(추진력)을 살려 불평등에서 오는 삶의 질에 대한 ‘갭’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생활 SOC 구축에는 시간이 걸리는 데다 비용과 절차가 복잡하다. 동네마다 필요한 작은 생활 SOC 시설을 만들면 각 계층, 세대가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공간이 곧 복지다’라는 확신을 갖고 특히 생활환경이 열악한 저층 주거지에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관련 사업들을 밀고 나갔다. 4년간 1인가구 센터, 보건지소, 북카페, 키즈카페 등 생활밀착형 공간을 하나하나 만들어 갔다. 공간이나 색채, 조명 등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신경건축학 이론을 근거로 시설 콘텐츠, 내외부 디자인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에 들어가면 뇌가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인간은 이것을 행복이라고 느낀다. 덕분에 주민들로부터 ‘관’에서 운영하는 기존의 딱딱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세련되고 밝고 이용자 위주의 편의 시설을 갖췄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다.” -공간복지 정책을 실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수요자 중심’의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공간을 이용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또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이용해 소득 불평등에서 오는 격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강동형 공간복지 정책의 준비단계였던 2018년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동구는 자살률이 3위였고, 천호동 인근 구도심과 고덕 대단지 등 중산층 지역에선 지역과 계층별 격차가 컸다. 실제로 주민들은 현재 자신이 사는 주거지역에서 소득 불평등보다 생활 SOC 공간적 불평등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카페, 어르신 사랑방, 육아시설 등 생활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하고 강동형 공간복지 시설을 크게 4개 유형으로 나눴다.” -강동형 공간복지의 대표적인 사업들을 소개해 달라. “첫 사업은 학생·학부모·교사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교육 공간을 조성하는 ‘행복학교’ 사업이었다. 우리가 아는 학교의 모습은 대부분 폐쇄적이고 경직된 구조로 지난 100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이러한 획일적인 학교 공간에선 아이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창의성을 발현하는 게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학교 공간을 창의적인 공간으로 바꾸자는 취지였다. 현관·복도를 밝고 활기차게 개선했고 딱딱한 도서관이 아닌 상상과 꿈이 함께할 수 있는 자유로운 형태의 도서관을 조성했다. 현재까지 총 43개 학교가 공간개선(47곳)과 색채개선(6곳)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지원하지 않은 학교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은 5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도서관의 개념을 넘어 책과 차를 매개로 소통과 공동체 형성을 지향하는 공간이다. 특히 2호점(고분다리전통시장)과 5호점(암사종합시장)은 전통시장 안에 도서관을 마련했다. 장 보러 온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과 전통시장 특성을 살린 공유주방 등의 공간을 조성해 주민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공공 키즈카페의 기준을 만든 영유아 복합 커뮤니티시설 ‘아이·맘 강동’은 8호점까지 운영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이용하는 육아지원 시설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강동구 전역에서 누구나 10분 내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권역별로 만들었다. 어르신사랑방을 아동과 어르신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꿈미소’는 한정된 공간을 활용한 공간혁신 사례다. 주택밀집지역에는 아동·청소년 돌봄시설이 부족한데 낮에는 어르신사랑방으로,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는 아동의 자치활동공간으로 쓰고 있다. 특히 방과 후 교실, 지역아동센터 밖 아동들을 위한 든든한 돌봄시설이 돼 주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만족도가 높다. 각 사업을 올해까지 10곳 이상 만드는 게 목표다. ” -공간복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나 비결이 있다면. “먼저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어느 지역에 어떤 시설이 부족한지 철저히 조사하고 얼마나 만들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강동구는 이를 위해 연구 용역을 정말 많이 했다. 사무실에 용역 보고서가 수북이 쌓였을 정도였는데 이를 일일이 검토했다. 또 외부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우리 구는 경관, 건축, 공원 분야에 민간 전문가 참여 제도를 도입해 이들의 자문을 꼼꼼하게 검토했다. 덕분에 공무원들도 눈이 높아졌고, 지역 내 공공 공간의 퀄리티도 올라갔다. ” -‘공간복지 전문가’로서 깨달았던 것들, 아쉬움이 있다면. “공간복지의 핵심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소통 공간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그것이 사회안전망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한 곳을 얘기하고 그게 실현되는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강동형 공간복지의 경우 주민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행정 주도로 진행되다 보니 주민 주도성이 결여됐다는 게 아쉬웠다. 향후 주민 협의체 등을 구성해 이들이 주도하는 지역밀착형 생활 인프라를 조성하고, 마을 커뮤니티의 힘과 효능을 구현하는 새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역세권을 개발하면 기부채납 받는 공간도 많아질 텐데 이곳에 공간복지 시설이 집중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그동안 부족했던 것들을 보완하면 더욱 완벽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우주를 보다] 1㎞ 대형 소행성이 지구 스쳐가는 순간 포착 (영상)

    [우주를 보다] 1㎞ 대형 소행성이 지구 스쳐가는 순간 포착 (영상)

    폭이 1㎞에 달하는 소행성이 한국시간 기준으로 19일 오전 6시 50분경(미국 동부시간 기준 18일 오후 4시 51분) 지구에 근접해 통과한 가운데, 우주공간을 빠르게 이동하는 소행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소행성 7482(1994 PC1)는 시속 약 7만㎞의 속도로 지구 표면에서 192만㎞ 떨어진 우주 상공을 지나갔다. 이는 지구와 달과의 거리(38만 3000㎞)의 5.15배에 해당하며,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은 없었다. 지구를 지나쳐간 소행성의 모습은 이탈리아 벨라트릭스 천문대의 물리학자인 지안루카 마시 박사가 촬영해 공개했다. 지상 망원경을 통해 촬영한 사진은 밝은 흰색 점으로 표시된 소행성 7482(1994 PC1)과 그 주변에서 움직이는 여러 별의 모습을 담고 있다.마시 박사는 해당 사진들을 한데 모아 제작한 영상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소행성이 ‘안전하게’ 지구를 향해 접근할 때 여러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었다”면서 “소행성 주변의 별들이 긴 궤적을 그리는 이유는 소행성이 다른 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행성 7482(1994 PC1)의 밝기는 약 10등급으로, 이탈리아 등 지구 일부 지역에서는 지상 망원경을 이용해 소행성이 지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구와 근접하게 지나가는 다음 시기는 2105년이다. 모든 소행성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1908년 시베리아 퉁그스카에 크기 60m 운석이 떨어져 서울시 면적 3배 숲이 사라졌다.NASA에 따르면 크기 140m 이상인 소행성이 100년 안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 다만 현재까지 100~300m 크기의 근지구 소행성은 약 16%만 발견됐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NASA는 한국 등 여러 국가의 전문가들과 함께 ‘쌍(雙)소행성 궤도수정 시험’(DART, 이하 다트)을 운영하고 있다. 다트 우주선은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다트 우주선의 목표물은 소행성 디모르포스다. 다트 우주선은 내년 9월 말쯤 축구경기장 크기의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해 공전주기를 바꿔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린들리 존슨 NASA 행성방위담당관은 CNN과 한 인터뷰에서 “당장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은 없지만, 이 실험을 통해 장차 소행성을 회피해 지구를 지키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그래핀, 실리콘처럼 꿈의 플랫폼 소재… 글로벌 시장 장악하겠다”

    “그래핀, 실리콘처럼 꿈의 플랫폼 소재… 글로벌 시장 장악하겠다”

    그래핀(graphene). 탄소 원자를 벌집 모양의 격자 구조로 펼친 2차원 물질이다. 보통 사람들에겐 생소한 말이지만 산업계에서는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두께는 머리카락의 100만분의1 정도로 얇으며, 열과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최첨단 나노 소재다. 유연성과 신축성도 좋다. 찰스 슈와브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그래핀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 제조업과 인프라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측했다.그래핀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의 가격은 1000달러 이상으로, 그램(g)으로 환산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물질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그래핀은 4차 산업을 선도할 획기적인 신소재”라고 평했다. 이런 그래핀을 더이상 꿈속이 아니라 ‘현실의 소재’로 만든 홍병희(51) 그래핀스퀘어 대표를 지난 1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차세대기술연구원에서 만났다. ●‘그래핀 토스터’ CES에서 극찬 홍 대표가 만든 그래핀은 지난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CES에 처음 선보였다. “그래핀은 사실 투명해서 소재 자체를 보여 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래핀을 응용한 투명 조리기구를 선보였다. 에디슨이 발명한 열선 토스터기를 100년 만에 대체하는 투명 발열 토스터를 시제품으로 만들어 들고 나갔다. 정말 인기가 많았고, 혁신적이라는 찬사를 많이 받았다. 식빵을 구워 줘서인지 우리 부스 앞에는 줄이 길었고, 문의도 많았다. 그래핀의 발열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식빵이 구워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문의와 투자 제의도 많이 받았다.” 식빵이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이니 고기를 구울 때 뒤집을 필요가 없다느니 하는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세계적인 석학 슈와브나 로저스의 찬사를 받는 그래핀이 ‘겨우’ 식빵을 굽는 용도라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던 그래핀을 처음으로 물질로 만든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에게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안긴 업적을 생각하면 약간 맥이 풀렸다. 이런 표정을 눈치챈 홍 대표의 설명이다. “요즘같이 춥고 눈이 많이 오면 자동차 앞유리가 꽁꽁 얼어붙는다. 이를 녹이려면 현재 테슬라가 15분 정도 걸린다. 제상히터(유리창에 낀 성에를 제거하는 난방장치)를 가동하면 전기차의 생명인 배터리 소모도 심하다. 하지만 앞유리를 그래핀으로 처리하면 녹이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작동 원리는 식빵 조리기구나 마찬가지다. 전기차의 앞유리에는 그래핀이 들어가는 것이 기술 표준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치매·파킨슨병 치료 연구도 진행 아무리 전기차가 ‘슈팅’하는 산업이라곤 하지만 그래핀의 용도가 제상히터 정도인 것으론 부족하다. 허탈함을 달래 주듯 홍 대표는 5나노미터(㎚·10억분의1m) 이하의 반도체에서는 수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추는 데 필수적인 마스크 기술에 그래핀이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리콘이라는 소재가 실리콘밸리를 만들고 오늘날의 반도체와 정보기술(IT)로 꽃을 피우듯 그래핀도 플랫폼 소재”라고 강조했다. “그래핀은 반도체, IT, 배터리, 에너지, 자동차, 항공·우주 심지어 의료까지 온갖 분야에 다 쓰일 수 있다.” 그동안 현실 세계에 없던 소재가 등장했으니 홍 대표도 그 쓰임새가 어디까지일지 짐작하지 못했다. 그래핀을 크게 만들면 산업 용도로 쓰이지만, 극히 미세하게 만드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탄소 원자는 용해성이 좋고, 독성도 적다. 그래핀 양자점(그래핀을 나노 크기로 만든 것)이 동물 실험에서는 난치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 및 바이오 전공자들과 함께 치매와 파킨슨병 치료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 바이오그래핀도 설립했다.” 미국 국립의료원(NIH)과도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었고 향후 임상시험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그래핀 양산 종주국 만들어 홍 대표는 어떻게 그래핀에 빠져들었을까. 포항공대에서 학사부터 박사 학위까지 받은 그는 2004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로 유학 갔다. 그래핀 연구의 선구자 김필립 교수와 함께 흑연을 나노 크기로 잘라 그래핀을 만드는 과정을 연구하는 가운데 가임·노보셀로프 교수가 흑연 가루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뗐다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그래핀을 만들었다.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너무 허탈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대량생산하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2007년 귀국해 성균관대에서 그래핀 제조에 매달렸다. 탄소를 흑연에서 뽑는 것이 아니라 화학자답게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메탄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해 내는 방법을 쓴 것이다. “메탄가스에서 구리를 촉매로 사용해 화학반응을 일으켜 수소를 분리하고 남은 탄소를 그래핀으로 만드는 ‘화학기상증착법’(CVD)으로 손톱 크기만 한 그래핀을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를 체계적으로 확대한 것이 ‘롤투롤’(R2R) 방식으로, 대량생산과 실용화의 길을 연 것이다. 롤투롤로 윤전기에서 신문을 찍어 내듯 고품질의 그래핀을 연속적으로 대량생산하는 게 가능하게 됐다. 한국을 그래핀 양산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치에 올린 기술이다. 80여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부터 그래핀 샘플 요청이 쇄도했다. “당시엔 ‘무주공산’이란 말이 실감 났다. 발표 논문도, 특허도 다 세계 최초였고, 당시 우리 연구실이 하는 게 다 처음이었다.” 그가 2009년 발표한 ‘대면적 그래핀 합성법’과 2010년 8월호 네이처지 표지를 장식한 ‘대면적 그래핀 연속 합성법’ 논문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화학 분야에서 인용도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홍 대표의 논문만으론 믿을 수 없었던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상 직전인 2010년 8월 한국을 방문해 그의 대량생산 방식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그래핀 제조와 관련된 국제특허도 80여건에 이른다. 2011년 서울대로 옮겼고, 이듬해에 교내 벤처로 그래핀스퀘어를 창업했다. ●‘그래핀밸리’ 약속에 본사 포항 이전 창업 10년째인 지난해 10월 본사를 경북 포항으로 이전했다. 그는 1만평에 이르는 공장 청사진을 보여 주면서 “제조업 기반의 벤처는 수도권에서는 땅값이 너무 비싸 공장을 차리기 어렵다.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과 포항시와 경북도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그래핀 관련 기업들을 모으는 ‘그래핀 밸리’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믿고 이사했다. 포항에 연고가 없는 제자들도 따라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2024년까지 연간 10만㎡, 2025년까지 100만㎡를 생산할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사 GM과는 이미 시제품 공급 계약을 맺고 6년째 공동개발을 이어 가고 있지만 그래핀을 이용한 ‘킬러 제품’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기업 공개(IPO)에 대해 물었더니 홍 대표는 이르면 연말쯤 상장할 계획이란다. “당초 코스닥을 생각했는데 이번 CES 때 받은 투자 제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가 그래핀 제조 공장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미국 법인을 통한 나스닥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
  • “서울의료원 자리엔 국제시설 적합… 공공주택 부지로 구룡마을 제시”

    “서울의료원 자리엔 국제시설 적합… 공공주택 부지로 구룡마을 제시”

    서울 강남구가 대한민국 대표 도시를 넘어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제2의 도약’을 시작했다. 지난 50여년간 강남 발전의 중심축은 강남대로와 테헤란로였다. 그러나 앞으로 100년을 내다본 강남의 발전은 영동대로 축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영동대로 복합개발,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현재 진행 중인 7~8개 대규모 개발이 완료되는 2028년이면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런 강남의 청사진은 정순균 강남구청장의 ‘백년대계 프로젝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 구청장으로부터 강남의 미래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견해를 들어 봤다. -강남을 세계적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강남은 뉴욕 맨해튼이나 상하이 푸둥과 입지 조건이 흡사하다. 이제는 외적 성장뿐 아니라 내적 가치부터 바꿔 강남의 생활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상업, 재정, 문화, 교육의 중심지인 강남에 새로운 내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취임 초부터 맨해튼과 푸둥처럼 강남을 디자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3년 6개월을 쉼 없이 달려왔다. 현재 영동대로복합개발과 현대자동차 GBC, 국제교류복합지구(MICE), 수서역세권 개발 등 8개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모든 사업이 완료되는 2028년 강남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강남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영동대로 일대는 GBC 건립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어갈 공간으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5월 착공한 GBC가 원안대로 2026년 완공되면 105층, 569m 규모로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으로 우뚝 설 예정이다. 옥상에 드론택시 착륙장을 만드는 등 미래항공교통(UAM)이 추가되면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또 GBC와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코엑스를 합치면 잠실야구장 30배 면적에 달하는 22만㎡로, 국내 초대형 지하도시로 탈바꿈된다. 아울러 수서역세권 개발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2027년 개발이 마무리되면 강남의 변방에서 서울의 관문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교통 요충지라는 특성을 살려 수서역 일대에 로봇밸리가 조성된다.” -재건축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압구정 현대와 대치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미룰 명분이 없다. 주민 주거복지 향상 측면에서도 재건축이 필요하다. 지어진 지 40년이 넘어 녹물이 나오고 천장에서 물이 샌다. 강남에 30년 넘은 아파트 단지가 83개인데 74개 단지가 재건축이 완료됐거나 추진 중이다. 지금도 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대 심리로 집값에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치겠지만 천정부지로 뛰진 않을 것이다.” -강남 집값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부동산 정책을 구상하기 전에 무엇보다 강남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공기관 등을 전국에 분산했지만 유일하게 강남은 집중도가 심화됐다. 고속철도나 지하철은 강남을 거치지 않으면 비용 대비 편익 분석(B/C)이 사업이 가능한 1.0을 넘기기 어렵다. 과거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이, 지금은 모든 길이 강남으로 통한다. 그렇다 보니 주택 수요가 늘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이다.”-부동산 정책에 어떤 차별화가 필요한가. “공급이 따라 주지 못하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압구정·은마아파트 등 재건축을 통해 주택공급을 더 늘리고, 구룡마을 등 재개발을 통해 고밀도 개발을 추진하면 강남에 주택이 더 들어설 수 있다. 맨해튼에서는 200억~300억원짜리 아파트가 흔하고, 300평형 아파트는 1500억원에 나오기도 했다. 이제는 강남에 수백억원짜리 레지던스가 등장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부 건설업체는 빌 게이츠나 일론 머스크 같은 세계적인 부호들이 강남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투자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강남의 현실을 인정하고, 비싼 아파트를 산 분들에게는 그만큼 보유세를 거둬들이면 된다.” -강남에 집중된 교육 인프라도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강북이나 지방에서 교육을 받더라도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공교육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자율형 사립고를 없애지만 말고 강북에 더 만들어야 한다.”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서울시 계획과 관련해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법률 자문을 받고 준비 중이다. 서울시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협의를 시도할 것이다. 공공주택 대체 부지로는 대치동 코원에너지 부지와 재개발이 예정된 구룡마을을 제시하고 있다. 1만 8000여㎡의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에 3000가구를 짓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여기에 혹 붙이기 식으로 남측 부지에 200~300가구를 더 짓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일각에선 지역 이기주의라고 한다. “강남에 임대아파트나 반값아파트가 들어서면 안 된다는 입장은 전혀 아니다. 서울의료원 부지 일대는 애당초 지구단위계획 성격에 맞게끔 국제교류복합시설을 짓고, 임대아파트를 지을 제3의 부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서민용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임대아파트도 중산층이 살 수 있도록 고급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임대아파트에 대해 인근 주민들이 반대를 하지 않는다.” -공시가격 현실화 및 부동산 세제 정책에 대한 입장은.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에 따라 꾸준히 공시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터졌다. 최소한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인상을 유예했어야 한다. 또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을 권유하는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른 선의의 취득자까지 투기꾼으로 몰아서 중과하는 것은 맞지 않다. 비싼 집에 살고 세금을 더 낼 여력이 있는 이들의 보유세를 강화하는 대신 거래세를 완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해 달라. “취임 때 ‘기분 좋은 변화’를 통해 ‘품격 있는 강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강남에 오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구민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너, 우리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 있는 강남이 되도록 ‘미미위 강남’ 정신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겠다.” 
  • [열린세상]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국어를 보며/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국어를 보며/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작년 봄 어느 날 옥스퍼드대학 조지은 교수가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옥스퍼드 사전에 오를 한국어 기원 단어에 대한 자문을 같이 해 보지 않겠냐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흥미로운 제안이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고 싶다고 답장을 보냈더니 며칠 후 담당 편집자인 다니카 살라자르 박사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자문에 응해 주어 고맙다는 내용과 함께 자문을 원하는 내용이 정리된 파일 두 개가 첨부돼 있었다. 파일을 열어 보고 전율을 느꼈다. 무려 26개나 한꺼번에 올라가게 되다니!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확인하게 된 것도 뿌듯했지만 살라자르 박사와 조지은 교수의 노력이 인정받게 된 것이 친구로서 무척 기뻤다. 맥락을 잘 알지 못한다면 겨우 26개를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권 이외의 지역에서 기원한 단어가 옥스퍼드 사전에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새말로 등재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옥스퍼드 사전이 2021년 9월 새로고침 내용을 발표하면서 한국어 기원 단어의 대거 등재를 보도자료로 만들어 전 세계에 배포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였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 전에 옥스퍼드 사전에 올라간 한국어 기원 단어가 총 24개뿐이었다는 사실이다. 초판이 나온 이후 약 100년간 올라간 것보다 더 많은 한국어 기원 표제어가 한꺼번에 등재된 것이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등재된 단어의 면면도 흥미롭다. 언어는 문화를 타고 스며드는 특성이 있음을 잘 보여 준다. 한류의 영향력을 대표하듯 ‘한류’와 ‘Korean wave’가 동시에 등재됐고 그 물결을 만든 ‘케이드라마’, ‘만화’, ‘먹방’, ‘트로트’는 물론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케이-’도 사전에 올랐다. ‘치맥’과 ‘피시방’이 한류의 물결을 타고 퍼졌으며 ‘애교’, ‘누나’, ‘오빠’, ‘언니’가 케이팝 팬들을 통해 국제어가 됐음을 알 수 있다. ‘반찬’, ‘불고기’, ‘동치미’, ‘갈비’, ‘잡채’, ‘김밥’, ‘삼겹살’과 ‘한복’을 통해 한국 문화가 영어권에 스며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콩글리시’가 영어 단어가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간 콩글리시라고 업신여김을 받았던 ‘스킨십’과 ‘파이팅’도 당당히 영어 단어로 인정받았다. 게다가 이제는 놀라움을 영어로 ‘대박!’이라고 표현해도 되는 때가 왔다. 정말 대박이다! 그런데 이번에 올라간 단어들이 최소 10년 전에 등장해서 살아남은 것들임을 고려한다면 26개의 등재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단어들이 속속 등재될 것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확인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이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두 가지를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첫째는 정작 한국어 사전에는 ‘먹방’과 ‘치맥’이 없고 ‘대박’의 감탄사 용법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어 사용자들이 생생하게 사용하고 있는 단어이고 용법인데도 그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단어의 등재 가치는 사용자의 사용 여부에 있는 것이지 사전 편찬자들의 가치판단에 달린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둘째는 영어의 외래어가 된 한국어를 보며 외래어 수용에 대해 더 입체적인 생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외래어에 대한 교조주의적인 배척과 무비판적인 수용의 극단적 모습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성찰이 필요하다. 교조주의적 배척은 다양성을 해치고 어휘 체계를 빈약하게 만든다. 무비판적인 수용은 언어를 어렵게 만들어서 언어 사용자들 사이에 정보 격차가 생기게 한다. 더욱이 새말을 만드는 고유 기제를 위축시킴으로써 한국어 확장성을 훼손하고 그로 인해 종속이 고착되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국어를 보며 한국어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때다.
  • [아하! 우주] 초신성 폭발 일어나는 현장, 사상 최초 관측 성공

    [아하! 우주] 초신성 폭발 일어나는 현장, 사상 최초 관측 성공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는 현장이 관측 사상 처음으로 망원경에 잡혔다.  태양보다 10배 이상 큰 별은 생애 마지막에 적색거성으로 진화했다가 대폭발로 별의 일생을 끝내는데, 이를 초신성 폭발이라 한다. 신성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늙은 별의 임종이다. 옛날 망원경이 없던 시대에 갑자기 밝은 별이 나타난 것을 보고 신성이라 불렀을 뿐이다.  이런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면 그 밝기는 한 은하를 초월할 정도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가장 극적인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우리은하에서는 100년에 한 번꼴로 나타나는데, 희한하게도 400년 전 연달아 초신성 폭발이 있은 후 이제껏 잠잠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외부은하에서 터지는 초신성을 천문학자들이 발견했다. 관측 연구팀은 하와이에서 망원경을 사용해 2020년 여름 적색 초거성 관측 자료를 수집했다. 그리고 9월 한 적색거성이 ‘SN 2020tlf’로 명명된 초신성 폭발로 별의 생애를 끝냈다. 이 초신성 폭발에 대해 연구팀은 "가장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번 결과를 보고한 연구 주저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의 천문학과 대학원생 연구원 윈 제이콥슨-갈란은 관측 자료를 수집한 케크 천문대의 성명에서 “이는 거대한 별이 죽기 직전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규명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사건”이라면서 “처음으로 적색 초거성이 폭발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폭발한 별은 태양 질량의 약 10배에 달하는 적색 초거성으로, 지구에서 약 1억 2000만 광년 떨어진 NGC 5731 은하에 있는 별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천문학자들은 2020년 1월에 시작해 폭발 후 거의 1년 동안 여러 망원경에서 초신성을 포함한 이 지역의 관측 자료를 수집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망원경 닐 게렐스 스위프트 천문대는 별이 폭발한 후 작업에 합류했다. 일부 기록 보관소의 관찰과 함께 이 모든 정보는 과학자들에게 별이 마지막 날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천문학자들이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초신성 이전의 지난 4개월 동안 수집된 별에 대한 관측으로, 초신성 현상에 빛을 던져준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관측에서는 적색 초거성이 폭발하기 전 특이한 동향을 보인다는 예측은 전혀 없었다. SN 2020tlf의 활동은 이러한 별 중 일부가 폭발의 징후를 사전에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성과는 적색 초거성의 마지막 과정에 대한 이제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각했을 때 폭발 전의 적색 초거성은 비교적 온화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연구의 선임 저자이자 UC 버클리의 천문학자인 라파엘라 마르구티 박사는 같은 성명에서 “이는 마치 시한폭탄을 보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지금까지 우리는 죽어가는 적색 초거성에서 그렇게 극적인 방출과 폭력적인 활동을 확인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천문학자들은 초신성 사건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수개월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적색 초거성 사전 분출을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이콥슨-갈란 연구원은 “이 발견으로 밝혀진 모든 미지의 사실에 가장 흥분된다”면서 “SN 2020tlf와 같은 사건을 더 많이 감지하면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를 규명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룰 것이며, 나아가 관측자와 이론가를 결합해 거성이 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기대를 나타냈다.  연구 성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1월 6일자에 게재됐다.
  • “1만 가구에 농축산물 꾸러미 드려요”… 농협, ‘설날 정 나눔 꾸러미’ 행사

    “1만 가구에 농축산물 꾸러미 드려요”… 농협, ‘설날 정 나눔 꾸러미’ 행사

    농협이 설날을 앞두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할 농축산물 꾸러미를 포장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설날 정(情) 나눔 꾸러미’ 행사를 가졌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강부녀 (사)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장, 김영옥 (사)고향주부모임중앙회장, 직원봉사단 등이 참여해 취약 농업인, 한부모 가정, 쪽방촌 거주민 등 농촌과 도시의 취약계층 이웃에게 전달할 우리 농축산물 꾸러미를 포장했다. 농협중앙회는 범농협 사회공헌 1월 실천테마로 ‘설날 정(情) 나눔 주간’(1월 13~28일)을 정했다.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소외계층 이웃 1만 가구에 전달할 10억원 상당의 우리 농축산물 꾸러미를 마련, 전국 16개 지역본부와 연계해 전사적으로 나눔 활동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2022년 사회공헌 활동 확대를 위해 ▲‘방방곡곡(坊坊曲曲) 온기 나눔 RUN’ 기금 100억원 조성 ▲매월 사회공헌 중점 실천테마 확대 추진 ▲범농협 사업 연계 3500억원 지역사회 환원 ▲임직원 자원봉사 100만 시간 및 급여 끝전 기부 참여 ▲취약농업인에 대한 영농도우미·행복나누미 10만 가구 지원 등 중점추진사항 5가지를 수립했다. 특히 2022 방방곡곡 온기 나눔 RUN 캠페인을 통해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가중된 농업인·국민을 위한 나눔기금을 조성해 전국 농촌지역 취약·고령 농업인 2022백명(20만 2200명), 도심 속 취약 복지시설 2022곳을 찾아 희망과 용기를 전할 계획이다. 이성희 농협 회장은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우리 주변에 소외될 수 있는 이웃들에게 임직원들의 마음을 담은 농축산물 꾸러미로 온정을 나누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전국 방방곡곡 나눔과 상생활동을 전개해 ‘농업인·국민과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 제주의 허파 곶자왈, 지역 브랜딩으로 살린다

    제주의 허파 곶자왈, 지역 브랜딩으로 살린다

    ‘제주의 허파’ 곶자왈(사진)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활용을 위해 지역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곶자왈공유화재단은 2021년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 연구과제로 수행한 ‘제주 곶자왈의 지역 브랜딩을 통한 제주환경의 지속가능성 강화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화산섬 제주의 허파이자 생명의 숲으로 평가를 받는 제주 곶자왈이 각종 개발 등에 노출되면서 본질적인 정체성 위기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연구는 곶자왈공유화재단이 도민 기금기탁으로 공유화한 조천읍 교래리(14만 8831㎡), 한경면 저지리(23만 1211㎡),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38만 8853㎡) 등 3곳과 이들 곶자왈을 품고 있는 마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곶자왈은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는 곳이다. ‘곶’(숲)과 ‘자왈’(덤불)의 합성 어인 제주어이다. 연구결과 각종 개발 위험에 노출돼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곶자왈의 보존과 지속가능성, 환경성 강화를 위해 곶자왈 공동체인 지역주민과의 공존이 필수로, 지역 브랜딩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역 브랜딩은 도시 및 지역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법론으로써 최근 세계적으로 환경 및 생태자원을 글로벌 경쟁력의 가치로 삼아 환경성 강화에 성공한 도시들이 도입하고 있는 거버넌스 전략기법이다. 특히 교래 곶자왈이 지역 브랜딩 특성화사업 비전으로 ‘100년 생태계와 함께, 교래곶자왈’을 선정했다. 특성화 방안으로 ▲곶자왈의 지속가능 보전을 위한 주민 모니터링단 운영 ▲100년 개서어나무 주변 소규모 생태학습장 조성 ▲주민해설사 활용 일반인 숲 치유 프로그램 공간 조성 ▲생태학습장 이용 활성화 위한 주차장 편의시설 확보 △(가칭)교래곶자왈공원 조성 및 활성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수산 곶자왈의 경우 ‘습지와 목장과 함께, 수산곶자왈’을 비전으로 정하고 제주자연생태공원 연계 주차장 활용 등 인프라 구축과 곶자왈~오름~습지~목장 연계 역사문화교육 탐방로 발굴 방안 등을 조언했다. 저지 곶자왈은 ‘청소년과 함께, 저지곶자왈’을 특성화 비전으로 정하고 ▲곶자왈 정보안내센터 운영 ▲마을주민 대상 곶자왈 가치 교육 및 모니터링 운영 ▲마을 해설사 참여에 의한 지역 내 초등학생 곶자왈 생태교육 ▲주제가 있는 청소년 곶자왈 체험 소규모 학습장 조성 등 방안을 내놨다. 연구책임을 맡은 김범훈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곶자왈의 지속가능한 보존 관리 및 활용을 위한 특성화 방안으로 지역 브랜딩 기법을 적용한 첫 연구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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