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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에 오면 생각나는 이름, 천하무쌍 황진 장군과 논개 [한ZOOM]

    진주에 오면 생각나는 이름, 천하무쌍 황진 장군과 논개 [한ZOOM]

    경남 진주는 곡선으로 흐르는 남강(南江)이 만든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한 도시다. 경남 서쪽에 위치해 있어 서부경남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예전부터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어가는 관문 역할을 했다.  진주의 대표적인 명소는 진주성이다. 남강을 앞에 두고 내성(內城)과 외성(外城)으로 구성되어 있는 천혜의 요지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때 일제가 도시개발을 이유로 외성을 허물어 버려 지금은 내성만 남아 있다. 진주성에 들어가면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진주목사 김시민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1차 진주성 전투인 ‘진주대첩’은 권율의 ‘행주대첩’, 이순신의 ‘한산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기록되어 있다. 진주대첩의 승리로 조선은 왜군으로부터 전라도를 지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의병들은 전라도를 중심으로 활약할 수 있었고, 이순신 장군이 이끈 수군도 육지 본영을 걱정하지 않고 해전(海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김시민 동상을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진주성 성벽에 올라서 남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 올라설 때면 항상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2차 진주성 전투를 이끌다가 전사한 천하무쌍(天下無雙) 황진(黃進,1550~1593) 장군이다.  ‘바다에는 이순신 장군, 육지에는 황진 장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군이었다. 1593년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실질적인 총대장으로 진주성을 방어했으나 왜군 시신 사이에 숨어 있던 적병의 조총에 전사했다. 바다에는 이순신, 육지에는 황진 황진 장군은 우리에게는 ‘황희 정승’으로 유명한 명재상 황희(黃喜, 1362~1452)의 5대손이다. 어릴 때부터 무예가 뛰어났으며 특히 활을 잘 쏘았다. 1590년 5촌당숙 황윤길(黃允吉)을 따라 호위군관 자격으로 조선통신사 일행에 합류했다. 이때 황진 장군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침략 의도를 간파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황진 장군은 지금의 화순인 동복현감으로 있으면서 무예를 익히고 군사들을 철저히 훈련시키면서 전쟁에 대비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일본군은 채 한달도 되지 않아 한양을 점령했다. 일본군은 조선을 명나라 침략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량보급이 필요했다. 하지만 1차 진주성 전투의 패배로 곡창지대인 전라도로 가는 길이 막혀 버렸다. 또한, 이순신 장군의 수군 때문에 해상보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전라도 확보를 위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고바야카와 다카카게’에게 전라도의 중심도시 전주 점령을 명령했다. 고바야카와는 군대를 이끌고 금산으로 내려갔다.  일본군이 금산에서 전주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웅치’와 ‘이치’ 두 고갯길을 넘어야 했다. 조선군은 일본군이 100년 가까운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공성전(攻城戰)에 익숙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산악지형을 이용하기 위해 웅치와 이치에 군대를 나누어 방어진을 치고 있었다. 고바야카와는 군대를 둘로 나누었다. 그리고 ‘안코쿠지’에게 제1대를 주어 웅치로 향하게 했고, 자신은 제2대를 이끌고 이치로 향했다. 조선군은 웅치에 3겹의 방어진을 만들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첫 전투에서는 승리했지만, 다음 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진 시작된 총공격에 방어진이 무너졌다. 일본군보다 한참 적은 병력에 화살까지 떨어져 돌을 던지면서 싸웠지만 결국 방어진이 무너졌다. 남은 병력은 진주성으로 합류했다.  한편 황진 장군은 일본군이 남원을 통해 전주로 공격해올 것이라는 첩보를 듣고 남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웅치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웅치로 돌아왔지만 이미 전투는 끝나 있었다. 황진 장군은 웅치전투에서 살아남은 병력과 함께 안덕원에 진을 치고 있던 안코쿠지 군대를 기습했다. 일본군은 소양평으로 도주했지만 황진 장군은 이들을 끝까지 추격해 섬멸한 후 이치로 향했다.죽주산성을 탈환한 황진 장군  며칠 후 고바야카와의 제2대가 이치를 공격했다. 황진 장군이 이끈 조선군은 가파른 고객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화승총(조총) 공격을 막으며 일본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하루 종일 이어진 치열한 전투는 조선군의 승리로 끝났다. 황진 장군에게 패배한 일본군은 병력손실로 전주성을 공격할 수 없었다. 오히려 조선군의 협공으로 몰살당할 처지에 놓이게 되자 전주성을 포기하고 금산으로 철수했다.  황진 장군은 다음 해인 1593년 교통의 요지인 안성에 있는 죽주산성(竹州山城)을 탈환했다. 죽주산성은 고려시대 몽골도 점령하지 못한 성인데 황진 장군은 치밀한 전략으로 이 성을 되찾은 것이었다. 황진 장군의 죽주산성 탈환으로 일본군은 한양에 고립되어 버렸다. 결국 일본은 명나라에 휴전협상을 제안할 수밖에 없었다.  명나라와 휴전협상을 진행하던 일본군은 부산으로 철수했다. 조선군은 철수하는 일본군을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명나라 원군을 이끌고 온 이여송(李如松) 장군은 일본군 공격을 금지했다. 명나라 입장에서는 일본군의 명나라 침입을 막아내는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더 이상 전투를 할 필요가 없었다. 한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에 있는 모든 장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1차 진주성 전투의 설욕을 갚고 앞으로 전라도를 확보하기 위해 진주성을 공격하라. 만약 진주성을 점령하지 못한다면 모든 장수들과 인질로 잡혀 있는 가족들의 목을 치고 모든 영지를 몰수할 것이다’ 명나라 심유경(沈惟敬)은 일본군 ‘고니시 유키나가’에게 진주성 공격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고시니 유키나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으며, 차라리 진주성을 비워 두면 진주성을 잠시만 점령했다가 물러나겠다고 전했다.  황진 장군과 김천일, 최경회와 같은 의병장들은 패배가 분명한 상황에서도 진주성에 남아 있는 백성들과 전라도를 지키기 위해 진주성으로 들어갔다. 1593년 6월 22일 일본군이 진주성에 포위했다. 진주성의 3천명 조선군은 10만명의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일본군은 하루 이틀 안에 진주성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력부대가 모인 일본군은 수적으로도 우세했고 진주성에 모인 일본군 장수들은 전국시대 수많은 전투를 제패한 장본인들이었다. 그러나 총사령관인 황진 장군의 진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투가 쉽게 풀리지 않아 진주성 해자를 메우고, 귀갑차를 동원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지만 조선군은 쉽게 밀리지 않았다.  전투가 무르익을 무렵 황진 장군은 야간에 진주성 성벽을 점검하고 있었다. 그때 시신 사이에 숨어 있던 일본군 병사가 조총을 쏘았고, 총알을 이마를 맞은 황진 장군은 그만 전사하고 말았다. 황진 장군이 전사한 다음 날 진주성은 무너지고 말았다. 진주성에 들어간 일본군은 조선군과 백성들을 상대로 무시무시한 살육전을 벌였다.  진주성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황진 장군이 살아 계셨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순신 장군도 ‘황진 장군이 전사해 나랏일이 어긋나겠구나’라며 탄식했다.  논개(論介)와 의암(義巖)’ 진주성이 뚫린 후 조선군 장수들은 촉석루에 올라 북쪽을 향해 임금에게 절을 한 후 일본군 병사들의 목을 붙잡고 남강으로 뛰어들면서 죽는 순간까지 치열하게 싸웠다. 촉석루 아래에는 ‘의암(義巖)’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작은 바위가 하나 있다. 진주성을 점령한 일본군은 승리의 연회를 벌였다. 술기운이 무르익어 갈 무렵 한 기생이 이 바위로 일본군 장수를 유인한 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져 목숨을 버렸다. 그녀는 기생으로 알려진 ‘논개’다. 논개는 기생이 아니었다. 논개의 이야기는 입으로만 전해지다가 유몽인이 지은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처음 등장했다. 이 책에서 논개를 기생으로 소개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논개를 기생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논개는 주달문(朱達文)의 딸로 태어난 양반 가문의 규수였고, 의병을 일으킨 최경회(崔慶會)의 아내였다. 논개는 진주성에서 최경회를 보필했고, 2차 진주성 전투로 최경회가 순국하자 기생으로 분장해 남강 의암바위 위에서 일본군 장수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안고 투신해 남편의 복수를 한 것이었다. 진주성과 촉석루를 떠나며… 촉석루(矗石樓)는 2012년 미국 CNN이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선’으로 선정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이 촉석루 아래에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뿌려진 곳이기도 하다.  진주성을 떠나며 황진 장군과 논개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수많은 백성들이 그랬듯이 만약 황진 장군이 전사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제라도 전쟁 초기에 전사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황진 장군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 
  • [길섶에서] 가을 고궁/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가을 고궁/이순녀 논설위원

    대한제국 영빈관이 100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기에 모처럼 덕수궁을 찾았다. 함녕전, 중명전을 지나 석조전 옆 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우뚝 선 돈덕전이 한눈에 들어왔다. 붉은색 벽돌과 청록색 창틀이 어우러진 서양식 건물이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가을 하늘과 대비를 이루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고종 즉위 40주년 이듬해인 1903년에 외빈 영접과 국제 교류 공간으로 개관한 돈덕전은 국권 상실로 제 기능을 잃은 뒤 일제강점기인 1921 ~1926년 사이 철거됐다. 복원된 돈덕전은 흠집 하나 없이 매끈한 외관과 마찬가지로 내부도 첨단 디지털로 재구성한 자료들로 채워져 한 세기 시차를 실감하게 했다. 구경을 마치고 장욱진 회고전이 열리는 미술관 앞을 지나 정문 쪽으로 걷는데 뜻밖의 안내문이 시선을 끌었다. ‘맨발 보행 금지’ 표시였다. 요즘 유행을 넘어 열풍이라더니 고궁 안에서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나 보다. 이 가을, 고궁 나들이를 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풍경들이다.
  • 위기와 기회 사이… AI와 인간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서울미래컨퍼런스 2023]

    위기와 기회 사이… AI와 인간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서울미래컨퍼런스 2023]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10여년 몸담았던 구글을 떠난 ‘AI의 대부’ 제프리 힌턴 박사는 최근에도 미국 방송에 나와 “5년 뒤엔 AI의 추론 능력이 사람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 더 똑똑한 AI가 인간을 통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힌턴 박사와 비슷한 경고를 한 이는 적지 않다. 스티븐 호킹 박사도 생전에 수차례 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2015년 “AI를 가진 컴퓨터가 앞으로 100년 이내에 사람을 넘어설 것이며 이때 컴퓨터의 목표가 우리의 목표와 일치하도록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해 호킹 박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세계적인 지식인 노엄 촘스키 교수 등과 함께 ‘공격형 자율무기’ 금지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들이 경계하는 AI의 미래는 꼭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나 ‘어벤져스’에 나오는 ‘울트론’과 같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모습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컴퓨터 시스템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가정이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최근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일어난 많은 사건들을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힌턴 교수는 “AI는 지금까지 인류가 작성한 모든 뉴스, 소설, 기밀 서류 등을 학습했다”며 “사람을 조종하고 설득하는 데 매우 능숙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AI 개발을 이쯤에서 멈춰야 할까. 하지만 AI가 인류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자명하다. AI의 발달과 함께 풍요로워질 인류의 미래는 포기하기엔 너무 크다. 예를 들어 이미 영상의학 분야에서 AI의 진단 능력은 인간을 넘어섰다. 수년이 걸리는 약물 설계도 AI를 이용하면 단 몇주 만에 가능하다. 지금부터 각국 정부가 AI를 이해하고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인간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제를 도입하고, 군사용 로봇을 금지하는 조약을 체결하는 등 올바른 AI 사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오는 25일 ‘빅퀘스천: AI+, 미래, 탐험’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3 서울미래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석학과 각 분야 AI 전문가들이 모여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와 인류의 미래, AI와 인간이 공존할 바람직한 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이번 컨퍼런스의 문을 여는 키노트 세션에서는 AI와 뇌인지과학 분야 석학들이 인간과 AI의 관계와 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제임스 랜데이 미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 대학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의 창립자로 AI의 개발 방향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그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착한 AI’를 넘어 ‘인간중심 AI’에 관해 이야기한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는 한국의 가장 유명한 뇌인지 과학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다. 그의 주된 연구 분야는 의사결정의 신경과학, 뇌 로봇 인터페이스, 정신질환의 대뇌모델링, 대뇌 기반 AI 등이다. 그는 연단에서 생성형 AI가 만들어 갈 새로운 창의성의 시대를 준비할 방법에 대해 강연한다.
  • 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남녀가 서로 유혹하려면 옷을 벗는 쪽은 누구일까. 정답은 없지만 그간 많은 작품에서 이 역할은 대개 여성의 몫으로 그려졌다. 그 여자의 진짜 의사와는 무관하게 작가들이 그려 온 여성 캐릭터의 전형이다. 지난 6~7일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 오페라 ‘살로메’에선 반대였다. 살로메가 옷을 하나씩 벗으며 의붓아버지 헤롯 앞에서 선보이는 ‘일곱 베일의 춤’이 이번엔 파격적으로 헤롯이 옷을 벗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헤롯의 맨살과 함께 드러난 것은 남성의 추악한 욕망이다. 기다리고 유혹하고 애원하고 버림받았던 여자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이어져 온 가부장적 질서 속에 수동적인 역할,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재조명이 이뤄진다.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인 집시 여인 카르멘은 그간 남성 편력이 있는 바람둥이 여성으로 치부돼 왔다. 그런데 지난 1일 막을 내린 서울시극단의 연극 ‘카르멘’에서는 스토킹 피해자로 표현됐다. 고선웅 연출이 “카르멘은 잘못이 없다는 걸 관객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지금 시대에 맞게 바라보며 카르멘의 명예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의도를 담아 재해석한 결과다.여성 캐릭터에 새 옷을 입히는 흐름은 곳곳에서 잇따른다. 지난달 선보인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주인공 비올레타의 직업 ‘코르티잔’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을 걷어 냈다. 코르티잔은 귀족들의 성적 욕망을 채우는 여성이지만 예술적인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재력도 가졌다. 비올레타를 맡았던 소프라노 박소영도 “코르티잔이 아닌 자유로운 예술가로 초점을 맞춰 주체적이고 똑똑한 여성을 보여 드리려 신경 썼다”고 부연했다. 오는 15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프리다’는 멕시코의 장애인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노래한 작품인데 신체장애가 없는 주인공이 무대에 오른다. 추정화 연출은 “프리다가 다리가 아파서 예쁜 신발을 못 신었을 것 같더라. 예쁜 하이힐을 신겨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가부장적 관점에서 쓰여 있던 것들을 이야기의 원형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작가들이 무의식적으로 여성 캐릭터들을 도구화해 사용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젠더 모순도 중요한 관점이라 저도 연출하면서 신경 쓴다”고 말했다. 공연의 주 소비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은 여성 캐릭터를 재탄생시키는 강력한 동력이다. 다만 지나친 각색은 작가의 표현 의도를 벗어나고 원작이 훼손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살로메가 옷을 벗지 않고 관능적인 춤을 선보일 수 있었지만 헤롯이 옷을 벗는 바람에 많은 관객이 혼란에 빠졌다. ‘프리다’ 역시 신체장애보다 내면의 상처에 집중하다 보니 장애를 딛고 일궈 낸 프리다의 작품 세계를 표현하는 데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예술의 동시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피할 수 없는 변화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작품이 재발견되고 재해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 면에서 100년 전 여성 캐릭터는 이 시대에 맞게 재해석되는 것이 맞다”고 짚었다. 김재엽 교수도 “여성의 도구화는 일상에서도 경계하는 부분이다. 작품에 필연적이지 않다면 작품이 가진 보편적인 세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표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구 “분탕질” vs 구미 “불법적”… 이웃사촌끼리 사생결단 싸움

    “대구 “분탕질” vs 구미 “불법적”… 이웃사촌끼리 사생결단 싸움

    ‘취수원 다변화’ 문제로 시작된 대구와 구미의 갈등이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문제를 거쳐 구미산단 입주업체의 환경문제로 옮겨가면서 격렬해지고 있다. 최근 대구시는 구미5국가산업단지 내 공장에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환경부에 시설가동 중지명령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SNS를 통해 “탐욕이 끝이 없다. 벌 받을 것”이라며 김장호 구미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감정적 대립까지 우려된다. 두 도시의 갈등은 취수원 문제서 비롯됐다. 지난해 4월 두 도시는 국무조정실과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을 통해 구미 해평취수장을 거친 하루 30만t의 물을 대구시에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지만 6월 지방선거에서 두 곳 지자체장이 모두 바뀌면서 협약이 파기됐다. 해평취수장 물을 받지 못하게 된 대구시는 안동시와 물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대구 군위와 경북 의성이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배치를 두고 갈등을 벌이는 사이 구미시가 최근 구미에 물류단지를 조성하고 구미-군위 간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갈등이 격화됐다. 구미시가 반도체 등 지역 산업 발전과 기업유치를 위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별개로 물류단지 조성과 고속도로 건설을 단독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홍 시장은 SNS에 “김 시장은 자기들이 더럽힌 물 문제로 분탕질을 치더니 이번에는 대구경북 100년 사업까지 분탕질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앞으로 구미공단에 기업 유치를 할 때 업종제한 동의권을 적극 행사해 구미산단에 공해 유발업체는 입주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곧바로 구미산단 내 LG화학 자회사 등에 무방류시스템 도입을 요구하는 등기를 발송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환경부에 시설가동 중지명령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구미시는 8일 “대구시의 요구는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헌법적 처사”라며 “불법적이고 현 정부의 기업친화적 국정 방향에도 역행한다”고 반박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배출기준에 맞게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어 배출하면 되는 것이지 반드시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게 아니다”라며 “물류단지와 구미-군위 고속도로 문제도 홍 시장이 의성과 구미를 갈라치기하려고 본인 입맛에 맞게 프레임을 짠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물류단지의 주체는 기업이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 조성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 세계자연유산 ‘전남갯벌’ 세계해양문화 육성 박차

    세계자연유산 ‘전남갯벌’ 세계해양문화 육성 박차

    전남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국의 갯벌’의 중심인 ‘전남갯벌’이 세계 해양문화 공간으로 우뚝 서도록 관련 제도 정비, 국가기관 유치,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담기구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원의 건립이 순항하고 있다. 8일 해양수산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한국의 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주도한 가운데 전체 면적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세계자연유산 중심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원’을 유치한데 이어 오는 2026년 여수·고흥·무안갯벌 2차 추가 등재를 앞두고 있어 명실상부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월 신안군에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원이 들어선다고 발표했다. 보전원은 320억원의 국비 예산을 투입해 신안군 압해도 5만406㎥의 부지에 연면적 8020㎥의 규모로 건립된다.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진다. 보전에는 연구시설과 체험시설, 철새들을 볼 수 있는 장소, 대강당, 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보해 예산에 실시설계비 20억원이 반영된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실시설계를 위한 공모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재 조달청에서 공모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실시설계를 위한 공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남도는 올해 안에 실시설계에 들어간 뒤 내년 11월쯤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준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2021년 7월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갯벌’ 면적은 총 1284.11㎢다. 이 가운데 전남 신안이 1100.86㎢로 전체의 85.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충남 서천 68.09㎢(5.3%), 보성·순천이 59.85㎢(4.6%), 전북 고창 55.31㎢(4.3%) 순이다. 전남도는 정부에 갯벌 보존을 위한 통합관리 기구가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해양수산부는 공모를 거쳐 지난해 10월 신안군을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원 건립지로 선정했다. 전남도는 ‘갯벌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갯벌의 지속가능한 보전 지원체계도 마련하고 갯벌관리위원회를 발족해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향후 100년을 계획하고 있다. 보성·순천 여자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사업과 신안 세계자연유산 갯벌 바닷새 쉼터 조성사업 국고 건의를 개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원 건립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와함 갯벌 보전관리의 다양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개 언어 웹툰 동시 제작·런칭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개 언어 웹툰 동시 제작·런칭

    한국·미국·일본·태국 40개화 동시 런칭 ‘파격’일본 픽코마·한국 카카오페이지 등 통해 연재 웹툰 프로덕션 콘텐츠랩블루(대표 고영토)가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 소설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일제사격 작가·KW북스)를 웹툰으로 제작하면서 한국·미국·일본·태국 4개 언어로 지난 8일 동시 런칭하는 국내 웹툰 역사상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통상적으로 한국에서 먼저 제작, 런칭 후 인기를 얻으면 해외 진출로 이어졌던 사례들과 비교하면 이번 로컬·글로벌 동시 런칭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런칭 시점 제공하는 40개화를 4개 국가에서 각국의 언어로 동시 런칭하는 것은 지금껏 유례가 없는 파격적인 시도로 꼽힌다. 각국의 현지 법인과 국내 본사 간의 빠르고 정확한 소통은 물론 파트별 실무자들의 긴밀한 업무 협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엄두조차 내기 힘든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랩블루 고영토 대표는 “이번 4개 언어 동시 런칭은 그동안 콘텐츠랩블루가 웹툰 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의 표출”이라면서 “본사와 해외 법인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값진 결과”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4개 언어 모두 지난 10월 8일에 런칭을 했으며 일본은 현재 일본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 1위인 픽코마, 한국은 카카오페이지, 미국과 태국은 각각 타파스와 카카오웹툰 타이를 통해 매주 2개화가 연재될 예정이다.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는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1000화 넘게 연재 중인 웹소설로 누적 조회수 약 1억 3000만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흑마법사 집단인 네크로맨서와 백마법을 구사하는 프리스트 진영 사이에서 발발한 ‘100년 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방대하고 치밀한 세계관을 갖춘 판타지물이다. 흑마법사 네크로맨서와 백마법사 프리스트 사이에서 태어난 천재소년 시몬이 마법학교 키젠에 입학하면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하고 환상적인 에피소드가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강력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 “韓, 1950년대로 돌아갈 수도”…흘러내린 태극기 올린 2100만 유튜버

    “韓, 1950년대로 돌아갈 수도”…흘러내린 태극기 올린 2100만 유튜버

    지구촌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된 한국의 인구 감소 위기를 조명한 해외 유명 유튜버 영상이 화제다. 21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에 지난 4일 ‘한국은 왜 망해가나’(Why Korea is Dying Out)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이 채널에는 과학과 의학, 미래 등을 주제로 한 모션그래픽 애니메이션 영상이 주로 올라온다. 해당 영상의 섬네일(작은 크기의 미리보기 이미지)에는 흘러내리는 태극기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수 250만회, 댓글 1만 8000개 이상을 기록했다. 쿠르츠게작트는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8명을 기록한 사실을 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어 “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현재 젊은 인구가 100명이라면 2100년에는 그 숫자가 6명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100년 안에 한국의 청년 94%가 줄어든다. 노인의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100년 한국의 인구수는 2400만명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1950년대로 돌아간 수준”이라고도 했다. 쿠르츠게작트는 한국의 고령화를 큰 문제점으로 짚었다. 구체적으로 “1950년 한국의 중위연령이 18세(만19세)였다면, 2023년에는 45세, 2100년에는 59세가 될 것”이라면서 노동력을 공급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살)가 줄고 고령화가 되면 사회가 감당할 의료비와 빈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 등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령화 사회에선 선출 정부가 노인 인구의 이익을 대표한다. 이는 (장기적 관점이 아닌) 단기적으로 사고하는 사회, 혁신보단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사회로 이어진다”며 “기후변화 등 미래 문제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투자와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그게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쿠르츠게작트는 문제 해법으로 ▲성평등 ▲보육비 지원 등 부모에 대한 재정적 혜택 ▲안정적인 집값 등을 제시했다. ●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세계 최저 한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이자 평균(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974년(3.77명) 4명대에서 3명대로, 1977년(2.99명) 2명대로,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졌다. 2018년(0.98명)에 0명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에 걸쳐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등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뒤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위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더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1명까지 떨어진다는 결과도 있다. 미국 인종·성별·계급 분야 전문가인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는 지난 7월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K-인구대기획 초저출생’에 출연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듣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그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라며 머리를 움켜쥐어 화제가 됐다.
  • 산악빙하 완전히 사라질 지구상 1호 국가는 베네수엘라 [안녕? 자연]

    산악빙하 완전히 사라질 지구상 1호 국가는 베네수엘라 [안녕? 자연]

    기후변화로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는 1호 국가는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베네수엘라엔 눈이 내리지 않지만 안데스 정상엔 아직 산악빙하가 남아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안데스의 산악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며 “빙하가 완전히 녹아 영구적으로 사라지는 1호 국가는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날씨는 더운 편이지만 남미대륙 북부에 위치해 있고 안데스산맥을 끼고 있어 산악빙하를 가진 국가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3개국이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변하가 안데스산맥 북부의 산악빙하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산악빙하가 가장 먼저 사라질 국가로 베네수엘라를 꼽았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산악빙하는 현재 4.17km³ 정도다. 10년 전 8.11km³와 비교하면 산악빙하는 절반으로 확 줄었다. 면적을 기준으로 100년 전과 비교하면 베네수엘라의 산악빙하가 사라지는 속도는 훨씬 체감적으로 다가온다. 1910년 베네수엘라의 산악빙하 면적은 337헥타르에 달했지만 지금은 고작 4헥타르로 확 쪼그라들었다. 현지 언론은 “과거 만년설이 덮여 하얗게 보였던 베네수엘라의 안데스산맥이 이제는 빙하가 벗겨져 검붉게 보인다”며 베네수엘라에서 자연의 얼음과 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이미 시간문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로스안데스대학 환경과학연구소는 “지난 100년간 베네수엘라 산악빙하의 99%가 녹아 사라졌다”며 “이제는 빙하의 면적이 확 줄어든 데다 기후변화의 타격도 점점 커지고 있어 빙하가 사라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안데스에서 산악빙하가 남아 있는 곳은 시에라 네바다라고 불리는 곳이다. 과거 이곳은 빙하로 덮인 정상이 여럿 연결돼 있었지만 이제 빙하가 보이는 정상은 엘볼리바르, 콘차, 움볼드트 등 단 3곳뿐이다. 3개의 정상은 꼭대기에만 빙하가 남아 있어 각각 독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아래 부분이 빙하로 연결돼 있어 마치 한 덩어리처럼 보였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베네수엘라의 환경학자 루이스 다니엘 얌비는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등은 아직 빙하를 보호할 시기를 놓치지 않아 에너지 정책 등으로 노력을 하면 빙하를 살릴 수 있겠지만 베네수엘라는 이미 때를 놓쳤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빙하의 소멸은 이미 불가역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 13세 페루 소녀, 낙태 허가 못 받아 출산 중 사망…국가책임론 빗발

    13세 페루 소녀, 낙태 허가 못 받아 출산 중 사망…국가책임론 빗발

    낙태 허가를 받지 못해 출산을 강행한 13살 페루 여자어린이가 결국 사망했다.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자 국가가 여자어린이를 죽음으로 내몬 것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13살 여자어린이는 페루 후닌주(州)의 사티포 병원에서 출산 후 사망했다. 사인은 태반정체와 출혈이었다. 성폭행을 당해 원하지 않는 아이를 갖게 된 여자어린이는 임신 8개월 만에 출산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 병원 관계자는 “10대 초반 여자어린이의 출산에는 성인의 4배에 달하는 위험이 따르고 최악의 경우 이번처럼 사망을 초래한다”면서 “낙태를 했더라면 귀한 생명을 잃지 않았을 수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여자어린이의 사망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유엔 인구기금(UNFPA), 페루 여성단체 등은 일제히 애도성명을 내고 국가의 직무유기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책임론이 제기되는 건 여자어린이를 보호할 제도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페루는 현행법으로 14살 이하 여자어린이의 임신을 성폭행의 결과라고 규정하고 있다. 14살 이하가 원하여 임신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전제로 제정된 법률이다. 임신이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 치료를 목적으로 한 낙태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법도 100년 전인 1924년 제정됐다.  그러나 낙태를 위해선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법적인 보호 장치가 충분했지만 수많은 다른 소녀들처럼 후닌에서 사망한 13살 여자어린이는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고 (출산을 강행함에 따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페루의 여권 활동가인 마누엘라 라모스는 “낙태는 법률로 인정된, 13살 여자어린이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였지만 국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여자어린이의 죽음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라모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여자어린이가 출산을 하도록 방치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인구기금에 따르면 2022년 페루에선 10~14살 소녀 1625명이 출산했다. 하루 평균 10대 초반 여자어린이 4명이 엄마가 됐다는 얘기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린 소녀들의 임신은 생명을 위협하고 인생을 망친다”면서 “10대 초반의 임신부에게 합법적이고 안전한 낙태가 현실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년을 솎아내도 계속 나오는 비리’ 中 시진핑 ‘반부패 운동’ 딜레마

    ‘10년을 솎아내도 계속 나오는 비리’ 中 시진핑 ‘반부패 운동’ 딜레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집권 이후 10년 넘게 반부패 운동을 이어오지만 공산당이 부패를 근절할 효과적인 전략이 있는지 의문이 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지적했다. 중국 지도부의 부패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시 주석의 인사 기조에도 문제가 크다는 경고다. 신문은 “시 주석이 반부패 운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중국에서 많은 이들이 ‘공산당의 간부 장악력이 너무 느슨하다’고 우려할 때였다”며 “시 주석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자 반부패 운동을 통해 정적들을 쳐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시 주석이 집권 3기를 열며 도전받지 않는 권력을 누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반부패 운동이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차관급 이상 36명 넘는 고위 관료가 사정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 지난해 부패로 낙마한 고위 관료 수(32명)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리상푸 국방부장과 로켓군 지휘부 등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인사들도 조사 대상이 됐다. 이를 두고 반부패 사정 작업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부패의 고질적 특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기율위 대변인은 지난달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아직 부패의 진상을 파헤치지 못했는데, 새로운 종류의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당은 이에 무관용이며 ‘자기 혁명’을 통해 부패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자기혁명이란 계급 투쟁이 끝난 사회주의 국가에서 투쟁의 주인공이 혁명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공산당과 정부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시 주석이 장기집권에 성공하려면 그가 마오쩌둥·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거인’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중국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 ‘공동부유’(다같이 잘 사는 사회)가 그의 새 경제 철학이라면 ‘자기혁명’은 차기 정치 철학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카고대 다리 양 교수는 기율위 대변인 인터뷰에 대해 “경제 회복을 위해 반부패 운동의 고삐를 다소 늦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중국 당국은 그럴 생각이 없음을 시사한다”며 “과거 반부패 운동은 시 주석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면 최근 로켓군 비리 조사 등은 오랜 기간 은폐돼온 구조적 부패를 손대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국 부패 현황을 연구해온 앤드루 웨드먼 미 조지아주립대 교수도 “시 주석이 지금 끌어내리는 관리들은 그가 총애하던 사람들”이라며 “시 주석이 10년간 당과 정부, 군 지도부를 재편해왔지만 여전히 지도부가 더럽고 부패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실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웨드먼 교수는 “시 주석이 3기 지도부를 전원 자신의 계파로 채우면서 이제는 부패 문제와 관련해서 더 이상 장쩌민이나 후진타오 등 전임자들을 탓할 수 없게 됐다”며 “(주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반부패 운동을 계속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 집채만 한 대왕고래 사체, 100년 만에 우루과이서 발견

    집채만 한 대왕고래 사체, 100년 만에 우루과이서 발견

    엄청나게 큰 덩치를 가진 고래의 사체가 우루과이 해변에서 발견돼 우루과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7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래 사체는 우루과이 남서부 콜로니아주(州)의 아르티예로스 지역에서 발견됐다. 고래의 길이는 15.5m, 무게는 최소한 20톤으로 추정된다. 최초의 발견자는 아르티예로스로 물고기를 잡으러 갔던 일단의 낚시꾼들이었다. 처음으로 신고를 받은 훌리오 메디나 아르티예로스 자연보호구역 관리단장은 “공룡처럼 큰 고래의 사체를 봤다는 첫 신고를 받은 건 지난 22일이었지만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라 당국이 출동하기까진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래 사체가 발견된 곳은 가는 길이 험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알려졌다. 낚시꾼들은 한적한 곳에서 고기를 잡기 위해 오지를 찾다가 우연히 고래 사체를 보고 신고했다. 최초 발견자 중 한 명인 호르헤는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 동물의 덩치가 엄청나게 커 처음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며 “가까이에서 죽은 고래를 보면서 덩치에 압도돼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래를 둘러본 당국은 고래가 죽은 지 최소한 1주일 이상 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관계자는 “왕래가 많은 해변이었으면 벌써 발견됐겠지만 접근이 어려워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라 발견에 시간이 걸렸다”며 “고래가 죽은 지 짧게 잡으면 1주일, 길게 잡으면 10일 이상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래가 좌초한 뒤 죽은 것이라면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지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체로 발견된 고래는 대왕고래(학명 Balaenoptera musculus)로 흰긴수염고래 또는 흰수염고래라고도 불린다. 멸종위기에 처한 이 고래는 심장이 웬만한 경차보다 큰 초대형 고래다. 당국자는 “고래의 (가슴부위) 폭이 3.4m에 달한다”며 “심장이 자동차보다 크다는 말만 들었는데 실감이 나더라”고 말했다. 고래관광이 인기를 끌 정도로 고래가 많은 남미지만 대왕고래는 남미에서도 보기 힘든 종이다. 현지 언론은 “대왕고래가 우루과이에서 목격된 건 100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샘플을 채취할 예정이다. 오지에서 무게 20톤 이상의 고래를 옮기는 것은 불가능해 불가피하게 내린 선택이다. 관계자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포유류에까지 퍼지고 있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남미에서 대왕고래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루과이 당국은 고래를 땅에 묻어줄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몸집이 거대해 사체를 묻기 위해선 중장비 여러 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작전에 버금가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세종로의 아침]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이두걸 전국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이두걸 전국부 차장

    세금 하면 흔히 떠오르는 고사성어는 ‘가렴주구’(苛斂誅求)다. ‘가혹히 세금을 거두고 재물을 빼앗다’라는 뜻이다. 세금과 관련한 긍정적인 표현은 여간해선 찾기 어렵다. 근대의 문을 연 프랑스대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이 세금을 단초로 일어났다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을 둘러싼 혈투가 그만큼 치열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세금과 관련해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는 상속세다.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상속세 부담을 낮추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상속세 폐지 흐름이 이어지는 추세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상속세를 없앤 국가는 오스트리아와 멕시코 등 7개국이다. 영국 역시 상속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명목 상속세율은 50%이다. OECD 평균인 27.1%보다 두 배가량 높다. 기업 총수들은 더 불리하다. 상속재산이 주식일 경우 할증 과세가 적용되면 60%까지 높아진다. ‘상속세 탓에 100년 기업이 등장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 총수들이 주가 부양에 소극적인 점은 자본시장 성장의 걸림돌이기도 하다. 부과 방식은 당장이라도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우리는 부모가 남긴 상속재산 총액에 세금을 부과하는 유산세 유형을 채택하고 있다. ‘죽은 사람’이 아닌 ‘산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자손이 각자 물려받는 재산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이 보다 합리적이다. 하지만 최근 상속세 논란은 실체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강하다. 2022년 기준 상속세 납부 세액은 13조 7000억원이다. 전체 세수 384조 2000억원의 3.6% 수준이다. 사망자 중 상속세를 내는 이는 100명 중 6명(6.4%)에 그친다. 배우자공제를 제외해도 일괄공제로 5억원이 공제돼서다. 상속세 실효세율이 명목세율의 절반 수준인 28.6%로 크게 떨어지는 까닭이다. 더구나 500억원을 넘는 상속세를 낸 38명이 납부 세액의 58%가량인 8조원을 부담했다. 이들의 평균 상속재산 가액은 4632억원이었다. 극소수에게만 해당되는 사안임에도 자칫 ‘감세만이 옳다’는 인식을 키우는 데 동원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사상 초유의 ‘60조원 세수 펑크’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세수 상황은 녹록지 않다. ‘L자형’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데다 고금리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복지 정책과 유사하게 한 번 깎은 세금은 환원이 아예 불가능하다. 분위기에 떠밀려 섣불리 세율 완화나 폐지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더 중요한 건 소득분배 지표가 최근 악화 추세라는 점이다. 통계청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 5분위 배율은 2021년 5.96배(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로 전년보다 0.11배 포인트 늘었다. 부의 대물림도 가속화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증여 재산 규모는 총 188조 4214억원이었다. 2017년(90조 4496억원)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 미성년자는 1099명으로 전년(673) 대비 426명 늘었다.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협소해지는 이런 상황은 슘페터식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을 가로막는다. “사회가 경쟁의 법칙에 지불하는 가격은 크다. 그러나 물질적 발전은 경쟁의 법칙이 가져왔고, 이 법칙의 이익은 그 비용보다도 훨씬 더 크다.” 미국의 가난한 이민자 출신으로 19세기 말 철강왕에 등극한 앤드루 카네기가 남긴 말이다. 그는 누구보다 경쟁의 중요성을 체감했기에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고백하고 만년에 자선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유시장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부의 재분배라는 상속세의 또 다른 도입 목적을 되레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다.
  • 지역화합에 ‘방점’...대통령 추석 선물 의미는

    지역화합에 ‘방점’...대통령 추석 선물 의미는

    올해 추석선물에 순창 고추장, 서귀포 소금 등참여정부 때부터 지역 안배 고려해 선물 구성MB는 배제·文은 포함 ‘술’ 선물 여부도 관심 중고거래 장터에 대통령 명절 선물 세트 판매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계절이 왔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선물’이라는 상징성 때문일까. 유명 중고거래 앱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추석 선물 세트가 이미 지난주부터 20만~30만원 상당의 고가에 팔리고 있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취임 후 두 번째 맞는 추석 명절 선물 세트에는 전북 순창 고추장, 제주 서귀포 감귤 소금, 경기 양평 된장, 경북 예천 참기름, 충남 태안 들기름이 담겼다. 지난해 취임 후 맞은 첫 추석 때 선물 세트는 전남 순천 매실과 전북 장수 오미자청, 경기 파주 홍삼양갱, 강원 원주 볶음 서리태, 충남 공주 맛밤, 경북 경산 대추칩 등으로 구성된 바 있다. 지난해와 올해 추석 선물 세트를 비교하면 모두 지역 특산물로 채워진 점이 특징이다. 특히 지역이나 구성품 등이 지난해와 겹치지 않도록 적절히 신경을 쓴 것으로도 보인다. 지역적 안배를 고려해 명절 선물 세트를 구성한 것은 2003년 지리산 복분자주와 경남 합천의 한과를 한 묶음으로 선물한 노무현 대통령이 첫 사례였다. 당시 참여정부 첫해 추석 선물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통합형’ 선물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는데, 이후부터 역대 대통령들은 지역적 안배를 염두에 두고 명절 선물을 선보였다. 전임 문재인 정부 때는 명절 선물에 특정한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2017년 추석에 평창 잣을 선물에 포함하며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고, 2019년 설 명절에는 연하장에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년이 되었다”는 문구를 넣어 ‘임시정부 계승’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대통령 명절 선물세트에 ‘술’이 포함되는지 여부도 관심이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는 전통주가 심심치 않게 ‘대통령의 선물’ 형식으로 소개된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명절 선물에서는 술이 배제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종교적 이유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역시 현재까지 명절 선물에 술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명절 선물이 농산물 소비 진작을 위한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며 “주류보다는 좀 더 다양한 농산물을 명절 선물을 통해 소개하는 게 이같은 취지에 맞다”고 설명했다.
  • ‘대한제국 외교 무대’ 돈덕전 100년 만에 돌아왔다

    ‘대한제국 외교 무대’ 돈덕전 100년 만에 돌아왔다

    외교사 중심 전시 공간으로 꾸며주권 수호 의지 담은 佛식 건축물‘진관사 태극기’ 오늘만 원본 전시 100여년 전 대한제국의 외교 공간으로 사용됐던 덕수궁 돈덕전이 다시 돌아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25일 돈덕전 내부를 사전 공개했다. 대한제국 당시 외교 중심 공간이었던 돈덕전의 역사성을 고려해 대한제국 외교사 중심의 전시와 기록 보관, 도서 열람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돈덕전은 덕수궁 석조전 뒤쪽에 있는 프랑스식 2층 건물이다. 대한제국 당시 고종이 즉위 4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행사장으로 1902~1903년에 걸쳐 지었다. 대한제국은 당시 중립국이 되는 것이 열강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길이라 판단했고 영세중립국 형태를 제안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식으로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규 학예연구사는 “이 건물을 지을 때가 절체절명의 시기였다”면서 “정부는 벨기에나 스위스를 보고 저렇게 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건축미보다는 국제 정세와 역학 관계에 관한 판단 속에서 양식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돈덕전은 서양 열강과 대등한 근대국가로서의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세계에 보여 주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건물이다. 그러나 1920년대 들어 거의 쓰이지 않았고 이후 일제에 의해 헐린 것으로 전한다. 2015년부터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했고 발굴 조사와 공사를 거쳐 이번에 완공했다. 화려한 내부로 들어서면 근대식 건축미학이 돋보이며 2층에 마련된 한국 근대 외교를 주제로 한 상설전을 통해서는 돈덕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초대 주미 전권공사를 지낸 박정양(1841~1905), 대한제국의 마지막 영국 주재 외교관 이한응(1874~1905) 등 외교관들의 삶과 활동도 조명한다. 특별히 2009년 발견된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진관사 태극기’(보물)는 26일 딱 하루만 원본을 공개하고 이후에는 사본으로 대체한다. 박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문화유산을 끌어안고만 있을 게 아니라 문화유산을 활용해 더 높은 가치를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기획전시실은 주제를 국한하지 않고 시대만 맞는다면 어떤 전시도 할 수 있다”고 말해 다양한 변신을 예고했다.
  • 대한제국 외교의 꿈 품은 덕수궁 돈덕전 100년 만에 재개관

    대한제국 외교의 꿈 품은 덕수궁 돈덕전 100년 만에 재개관

    100여년 전 열강의 위협 속에 대한제국이 외교의 꿈을 펼쳤던 덕수궁 돈덕전이 다시 돌아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25일 돈덕전 내부를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대한제국 당시 외교 중심 공간이었던 돈덕전의 역사성을 고려해 대한제국 외교사 중심의 전시와 기록 보관, 도서 열람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돈덕전은 덕수궁 석조전 뒤쪽에 있는 프랑스식 2층 건물이다. 대한제국 당시 고종이 즉위 4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 행사장으로 1902~1903년에 걸쳐 지었다. 대규모 국제행사를 통해 황제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지만 콜레라의 창궐로 국제행사가 무산되고 국내행사로 축소돼 전통방식으로 경운궁(현 덕수궁)내에서 거행됐다. 당시 중립국이 되는 것이 열강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길이라 판단했던 대한제국이 영세중립국 형태를 제안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식으로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규 학예연구사는 “이 건물을 지을 때가 절체절명의 시기였다”면서 “정부는 벨기에나 스위스를 보고 저렇게 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건축미보다는 국제 정세와 역학관계에 관한 판단 속에서 양식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돈덕전은 서양 열강과 대등한 근대국가로서의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건물이다. 그러나 1920년대 들어 거의 쓰이지 않았고 이후 일제에 의해 헐린 것으로 전한다.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덕수궁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했고 2017년 발굴조사를 거쳐 2018년 설계를 마치고 2019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내부공사는 지난 24일 최종 마무리됐다. 내부 복도 바닥은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타일을 재현해 장식했다. 천장과 벽에는 100년 전 분위기의 조명등을 다는 등 화려한 근대식 건축미학이 돋보인다. 1층에선 고종의 즉위 40주년 행사 등을 표현한 실감형 영상 등이 펼쳐진다. 2층에 마련된 한국의 근대 외교를 주제로 한 상설전을 통해서는 돈덕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초대 주미 전권공사를 지낸 박정양(1841~1905), 대한제국의 마지막 영국 주재 외교관 이한응(1874~1905) 등 외교관들의 삶과 활동도 조명한다. 특별히 2009년 발견된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진관사 태극기’(보물)는 공식 개관일인 26일 딱 하루만 원본을 공개하고 이후에는 사본으로 전시한다.돈덕전은 숨 가빴던 대한제국의 외교 현장을 생생하게 구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 건물에 더해 새로운 건물이 들어섬으로써 100여년 전 치열하게 오갔을 사람들의 발걸음을 되살리고 더 실감 나고 재미있게 대한제국의 면면을 확장해 살필 수 있는 것이다. 박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문화유산을 끌어안고만 있을 게 아니라 문화유산을 활용해 더 높은 가치를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기획전시실은 주제를 국한하지 않고 시대만 맞는다면 어떤 전시도 할 수 있다”고 말해 다양한 변신을 예고했다. 권점수 덕수궁관리소장은 “100년 만에 재건된 돈덕전이 문화 교류 공공 외교 플랫폼으로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동서식품 ‘오레오’와 ‘리츠’, 차별화된 맛으로 국내 비스킷 시장 선도

    동서식품 ‘오레오’와 ‘리츠’, 차별화된 맛으로 국내 비스킷 시장 선도

    -다양한 맛의 신제품 출시와 콜라보레이션, 팝업 스토어 등 차별화된 마케팅 펼쳐 주목 국내 대표 식품기업 동서식품은 다채로운 맛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더한 ‘오레오’(OREO)와 ‘리츠’(RITZ)가 국내 샌드류 비스킷 시장의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탄생 111주년 맞은 디저트 쿠키의 대명사 ‘오레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샌드위치 쿠키 중 하나다. 이처럼 오레오는 지구촌 곳곳에서 사랑 받으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쿠키 브랜드이며,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집계 기준 글로벌 넘버 1 비스킷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에 따른 트렌디한 신제품과 콜라보레이션, 팝업 스토어 등 차별화된 마케팅이 오레오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이다. 동서식품은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전세계인이 즐기는 쿠키 오레오와 글로벌 아티스트 블랙핑크가 콜라보레이션해 한정판 ‘오레오x블랙핑크’를 선보였다. 오레오x블랙핑크는 블랙핑크의 상징 컬러인 핑크와 블랙으로 구성된 제품으로 오레오 x 블랙핑크의 ‘블랙’ 버전에는 핑크색 딸기 크림이, ‘핑크’ 버전에는 다크 초콜릿 크림이 들어갔다. 또 왕관이 디자인된 오레오 패키지는 두 브랜드의 역사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표현했다. 이 왕관은 블랙핑크의 첫 정규 앨범 ‘THE ALBUM’에 등장했던 심볼을 활용해 스타일리시함을 살렸다. 지난 5월, 오레오 데이(5월 25일)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오레오의 생일 파티’ 컨셉으로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오레오 탄생 111주년과 세계 1위 비스킷 달성을 기념해 선보인 팝업 스토어에는 한 달 동안 3만 5000여명이 찾는 등 인기몰이를 했다. 8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세계가 사랑해온 오리지널 크래커 ‘리츠’는 1935년 출시 후 80년이 넘는 기간동안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오리지널 크래커다. 담백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이 돋보이는 리츠는 커피와 함께 먹으면 가벼운 디저트 스낵으로, 크래커 위에 크림치즈나 과일 등을 얹으면 핑거푸드로 즐기기 좋다. 동서식품은 2016년 국내 시장에 ‘리츠 크래커 오리지널’을 론칭한 이후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화이트’,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초코’,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치즈’,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레몬’ 등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김신애 동서식품 마케팅 팀장은 “오레오와 리츠는 각각 100년, 8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비스킷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차별화된 맛의 신제품과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尹, 39개국 연쇄회담… 부산엑스포 홍보 막판 속도

    尹, 39개국 연쇄회담… 부산엑스포 홍보 막판 속도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1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하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외교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22일 귀국 전까지 정상들과의 만남을 이어 갈 예정으로 이번 순방 기간 모두 39개국 정상과 만나게 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전후로 스위스·콜롬비아·헝가리·이스라엘·태국·그리스 등 11개국 정상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고 각국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런 숨 가쁜 양자회담 홍보전의 이면에는 상대 선정·내용·형식 등을 고려한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는 “엑스포를 계기로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나라 위주로 선별했으며 정식 양자회담, 1대1 오찬, 그룹별 오·만찬 등의 형식을 심사숙고했다”고 했다. 김 차장은 또 양자회담의 베이스캠프로 삼은 주유엔대표부 건물에 대해 “대표부 2층에 회담장을 2곳 이상 설치해 회담이 연속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의전 요원들을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해 상대국 정상을 제시간에 모셔 오는 첩보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달 동안 60개의 양자회담, 10개 이상의 다자회담을 치른 대통령이 지난 100년 동안 세계 외교사에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순방 전 언급했던 ‘한 달 동안 최다 정상회담 기네스북 등재 신청’과 관련한 질문에는 “등재는 할 수 없다. 정치·외교·정무 문제는 등재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도 윤 대통령의 부산 엑스포 유치 총력전에 힘을 보탰다. 김 여사는 링컨센터에서 열린 국립합창단의 ‘훈민정음’ 공연을 관람하고 “세계 어디서나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인기가 높다. 오늘 공연으로 실감했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5가지 테마로 만나는 100년 뒤 서울의 모습

    지난 1일 시작한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연일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이라는 주제의 이번 비엔날레는 다음달 29일까지 열린다. 100년 뒤 서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시와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비엔날레는 모두 5가지 전시로 구성됐다. 먼저 메인 주제인 ‘땅의 도시, 땅의 건축’에는 아가 칸 건축상을 받은 리즈비 하산, 영국 애쉬든 상 후보 스튜디오 워로필라, 이탈리아 공로훈장과 ‘DFAA 아시아 디자인어워드’를 수상한 최욱 등 국내외 작가 19명의 작품이 세워졌다.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미래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 영상과 도시건축 관련 영화 등이 상영된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는 2050년 서울의 미래상과 메가시티를 연구한 결과물이 소개된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아워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은 국제 공모로 선정된 작가 40팀이 협력한 유형별 전시와 초청작가 13팀의 연구 성과물을 보여 준다. 미래 서울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눈여겨볼 만한 전시다. 100년 뒤 열역학적 균형을 이룬 서울을 그린 지 오터슨 스튜디오의 작품을 비롯해 여의도, 반포지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울다움을 제안한 영남대 백승만 교수팀의 작품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노들 글로벌예술섬 아이디어 공모 수상작 등 서울시의 정책적 사례를 소개하는 전시도 열린다. 시민 참여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상시 프로그램으로 전시 도슨트 투어, 스탬프 투어, 해 질 녘 멍때리기와 밤하늘 보기 ‘노 아이디어’ 등이 준비된다. 새로운 시각에서 행사 주제를 함께 고민하는 강연과 도시건축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과 영화 상영 등도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과 자료는 서울비엔날레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 “100년 후 서울은 강·땅의 생태 연결된 열균형 도시”

    “100년 후 서울은 강·땅의 생태 연결된 열균형 도시”

    ‘100년 뒤 서울의 미래를 상상하는 축제.’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지난 1일 시작됐다. 2년마다 찾아오는 이 행사는 서울을 중심으로 세계 도시들이 가진 공통의 도시건축과 관련된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찾는 자리다. 올해는 역대 최초로 야외 공간인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주 전시회가 열린다. 이 광장은 일제강점기 이후 100여년 만인 지난해 10월 시민에게 개방된 곳이다.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변신한 열린송현녹지광장은 ‘땅의 도시, 땅의 건축-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라는 올해 비엔날레 주제를 존재 그 자체로 보여 주는 곳이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는 100년 후 서울의 모습을 주제로 준비되면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상을 신설했다. 초대 수상작은 지 오터슨 스튜디오의 ‘100년 후: 열역학적 균형을 이룬 서울’이 차지했다. 지 오터슨 스튜디오의 라이언 오터슨과 지예원씨를 통해 100년 뒤 서울의 모습을 20일 엿봤다.-수상을 축하한다. 지 오터슨 스튜디오를 소개해 달라. “지 오터슨 스튜디오는 서울과 (미국) 보스턴에서 주로 활동한다. 지예원과 라이언 오터슨이 운영하는 작은 건축사무소로 지속 가능한 건축물과 도시계획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수상 소감도 이야기해 달라. “이번 비엔날레가 서울에 초점을 맞추고 서울시민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하는 비엔날레라는 점에서 영광스럽다. 서울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작업에 더욱 집중하라는 의미로 더 열심히 하겠다.” -도시건축물은 사람이 쓰는 것이다. 대상을 누구로 생각하고 설계를 하나. “맞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생태학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서울과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급속한 도시화로 건강하지 않고 불편하며 비효율적인 공간이 생겨난다. 여름에 도시를 더 뜨겁게 만들고 생태계를 분열시키며 홍수의 원인이 되는 광활한 아스팔트와 고속도로, 햇빛과 바람이 모든 거주자에게 닿지 않는 아파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도시는 화석 연료에 기반해 돌아가고 온난화를 일으킨다.” -그렇다면 기획 의도가 온난화인가. “우리가 제안한 ‘100년 후: 열역학적 균형을 이룬 서울’은 서울의 강변 지역에서 이런 문제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다뤘다. 그 과정에서 강과 땅의 생태에 대한 연결성과 일상적인 생활 사이의 연결을 재정립했다. 특히 더운 날씨가 더 많아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도시를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도시 안에 자연을 끌어들였다. 도심 안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앙 대로가 보행자 도로가 되면서 모든 시민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또 한국의 자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로 열역학적 특성을 고려해 주거와 공공 공간을 디자인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서울시민이 모두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도시를 만들려고 했다.” -자연적인 도시라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작품을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100년 후 도시를 고민하면서 먼저 현재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이런 불편과 사회적 문제, 생태계와 기후변화의 문제도 고민에 넣었다. 그 과정에서 ‘현재 존재하는 모든 건물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 봤다. 결론은 미래 건축은 현재처럼 많은 폐기물을 생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도달했다.”-그래서 해결책은 무엇인가. “현재 콘크리트 건축물이 철거된 이후 재활용될 가능성을 살폈다. 열을 저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벽돌과 콘크리트를 재사용해 겨울에는 열을 저장하고 여름에는 건물의 공기를 식히는 데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재료의 재활용은 구조적 가치는 소멸하더라도 열적 가치는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100년 이상도 사용이 가능하다.” -작품의 감상 포인트를 짚어 달라. “자연경관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시각적인 매력을 넘어 공원과 녹지 공간의 기능적 측면도 챙겨봐 달라.”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인 ‘땅의 도시, 땅의 건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출품한 ‘100년 후: 열역학적 균형을 이룬 서울’도 조병수 총감독이 구상한 ‘땅의 도시, 땅의 건축’과 본질적으로 통한다. 권력에 상관없이 공간에 대한 모든 시민의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한다.” -생각하는 미래 서울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가까운 미래의 서울과 100년 후 서울의 모습을 한 가지씩 말해 달라. “가까운 미래에는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가 지하화되면서 한강 변이 공원으로 이어지고 도시 안쪽까지 스며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0년 정도 후에는 서울의 거리와 건물이 모두 자연친화적인 재료로 지어지고 탄소가 배출되지 않으며 북한산, 인왕산, 관악산 등의 여러 산과 개울, 그리고 한강이 모두 연결된 건강한 도시가 되는 것을 상상해 본다.” -관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전시장이 있다면. “송현동이다. 개방된 송현동은 서울시민들에게 산과 도시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땅과 자연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꼭 찾아가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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