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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하 50도·지상 100m 일터의 항만하역사

    많은 부분이 기계화·자동화됐지만 여전히 항만하역시스템에서는 하역사들의 땀이 필요하다. 이들이 없으면 국내의 물류 시스템이 마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번 주 EBS ‘극한직업’은 8일부터 이틀에 걸쳐 물류의 최전선인 항구에서 땀 흘리고 있는 항만하역사들의 작업현장을 찾아간다. 항만하역사들은 영하 50도의 추위는 물론이고, 지상 100m의 아찔한 높이의 작업장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기도 한다. 8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하는 1부에서는 냉동참치 하역을 위해 냉동창고에서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밀착취재했다. 영하 50도의 냉동창고에서 하역사들은 강추위를 견디며 1시간이 넘게 일을 한다. 문제는 추위뿐만이 아니다. 급랭된 참치들은 쇠보다도 단단하다. 작업장에는 크레인이 끌어올린 참치들이 종종 머리 위로 떨어지기도 한다. 100㎏이 넘는 참치가 떨어지는 위험한 순간을 견뎌가며 하역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지칠 줄 모르고 일을 한다. 9일 방송하는 2부는 항만물류에 빼놓을 수 없는 큰 일꾼, 크레인 운전사와 도선사의 노동현장을 소개한다. 크레인 조종사들은 45m 허공에 앉아 수십, 수백t의 컨테이너들을 나른다. 가만히 앉아 있기도 아찔한 고공에서 이들은 누구보다 정교한 손놀림으로 손톱만하게 보이는 컨테이너들을 옮긴다. ‘항구의 파일럿’ 도선사들도 모습이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항만을 출입하는 배는 안전한 수로로 배를 유도하는 도선사가 반드시 올라 타야만 항구로 들어올 수 있다. 이들의 일은 쉬운 듯 보여도 곳곳에 위험한 요소들이 잠복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Healthy Life] 잘못된 식습관

    [Healthy Life] 잘못된 식습관

    음식은 우리 몸을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만병의 근원’이기도 하다. 음식을 잘 먹으면 피로가 사라지고 활력이 늘어나지만 잘못 먹으면 성인병 등 각종 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를 만나 우리가 생활속에서 조심해야 하는 식습관과 잘못 알고 있었던 식이 상식을 짚어 봤다. ●우리의 일상적인 음식 중 질병 위험을 높이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가운데 가장 건강에 해로운 음식은 역시 ‘패스트푸드’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음식만 패스트푸드라고 착각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집에서 시켜 먹는 족발, 치킨 등의 야식이 건강에 더 해로운 패스트푸드일 수도 있다. 패스트푸드는 주로 지방이나 열량이 많고 튀긴 음식이 대부분이다. 맛이 생명이다 보니 조미료와 설탕, 지방 등의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우리의 건강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어떤 사람들은 “서양인들은 주식처럼 먹는데 비해 우리는 간식 위주로 먹는데 무슨 위험이 있나.”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문제다. 간식으로 먹다 보니 주식에서 접하지 못하는 지방, 설탕 등의 첨가물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우리 특유의 문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기름기가 많이 있는 고기가 더 비싸다. 실제로 등심도 마블링이 잘 된 꽃등심이 가장 비싸지 않나. 이외에 과도한 술문화도 우리 건강을 해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음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성인질환은 어떤 것이 있나? 음식 때문에 생기는 질병은 대부분 심혈관질환과 뇌질환이다. 패스트푸드 중심의 고열량·고지방식은 이런 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과거에 비해 고지혈증, 당뇨병,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같은 병이 크게 늘었다. 특히 뇌졸중 중에서도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이 급증하고 있다. 모두 지방이 혈관에 쌓여 생기는 ‘동맥경화’나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 ●이런 성인질환이 왜 위험한가? 불과 50~60년 전만 해도 사망 원인은 주로 전염성 질환이나 영양 결핍과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요새는 감염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에 주변에서 결핵으로 죽었다는 사람 얘기 들어본 적 있나? 나는 의사이지만 그런 환자는 그리 많이 못봤다. 동맥경화로 인해 생기는 질환은 아프지도 않고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갑자기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고혈압도 혈압을 재보기 전에는 증상이 없어 잘 알 수 없다. 따라서 예방의 측면이 강조된다. 물론 예방은 대부분 먹거리와 관련이 돼 있다. ●한국인의 식단과 관련해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있나? 우리나라 사람에게 특히 많은 질환은 ‘위암’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맵고 짠 염장식품을 자주 먹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많다. 흔히 위암 전 단계로 불리는 ‘장상피화생’도 음식 때문에 생긴다는 가설이 있다. 위점막이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아 장점막세포처럼 변하고 위암으로 발전한다는 설명이다. 고혈압도 흔하다. 고혈압은 잘 알려진 것처럼 소금을 많이 먹으면 생기기 쉽다. 우리가 흔히 먹는 김치 등의 식품에 소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혈압 발병 위험은 여전히 높다. ●식이 관점에서 성인질환이 생긴 뒤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미 생긴 병이 저절로 낫거나 몸 상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드물다. 식생활이 부적절한 상태에서 몸이 망가졌다면 식이요법으로 예전 상태로 되돌리는 데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병이 생기고 난 뒤에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미리 좋지 않은 음식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또 조기검진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주는 아니더라도 1년에 한번 정도는 몸 구석구석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 ●맵고 짠 우리 고유의 식단은 단점일 뿐인가? 좋은 질문이다. 맵고 짠 음식은 위염, 식도염 등의 위장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 사실이다. 또 짠 음식은 심장질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장점은 없을까?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음식은 짜고 맵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은 기름이나 설탕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동남아의 향초, 인도의 후추처럼 우리는 고추나 소금, 간장 등으로 맛을 낸다. 반면 서양 음식은 지방이나 설탕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다. 우리 음식은 특유의 맛을 내면서도 포화지방 섭취량을 과다하게 늘리지 않는 큰 장점이 있다. ●성인질환을 예방하는 식이요법에 대해 ‘그램’이나 ‘칼로리’ 단위로 설명하는 전문가가 많다. ‘밥 한 공기’ 등의 기준으로 쉽게 설명해 줄 수 없나? 사실 그 질문은 나도 환자들에게 많이 받는다. 질문이다. 병원에 오면 일단 의사가 처방을 내려주고 영양사가 다시 식품 모형을 이용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공기밥은 깎아서 불룩하게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식사량이 다르지만 일반적인 한 끼 식사에서는 평평하게 들어있는 밥 한 그릇이 딱 맞다. 병원에 오면 국이 싱겁거나 김치가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다. 첨가되는 소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환자가 비만하지 않다는 전제하에서 고혈압 환자라면 소금의 양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스스로 짜지 않고 싱겁게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음식의 양을 줄이는 것보다 지방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갈비, 삼겹살 같은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케이크, 페이스추리, 초콜릿 같은 음식이 성인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난 고기도 안 먹는데 왜 몸이 안 좋다고 하나?”라고 따지는 환자도 만난다. 이런 환자의 식단을 살펴보면 당분이 과도하게 들어간 빵을 즐긴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외에 반찬류로 먹는 굴, 조개, 젓갈, 새우 등의 음식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단 스스로 금해야 할 음식을 정하는 것보다 병원에서 한번 정도 진찰을 받고 조언을 들은 뒤에 실천하는 것이 더 좋다. 괜히 필수 영양소를 기피해 영양실조에 시달리면 안 되지 않나. ●일반인이 잘못 알고 있는 식이상식이 있다면? 대표적인 것은 ‘단 것을 먹으면 당뇨가 온다.’는 속설이다. 절대 그렇지 않은데 왜 그렇게 믿는지 모르겠다. 당뇨병은 지방 위주의 식단으로 인해 생기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에 의해 연쇄적으로 발병한다. 또 다른 잘못된 상식은 매체에서 뭐가 좋다고 하면 거의 ‘몰빵’하듯이 몰아서 먹는 것이다. 사람들은 으레 음식도 약처럼 ‘올인’하려고 한다. 제 아무리 좋은 음식도 몰아서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다. 제일 좋은 것은 골고루 적당한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식이요법으로 비만을 치료할 때 주의점은?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첫째 빨리 빼야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오히려 영양실조를 유발할 수도 있다. 내가 본 환자 중에서는 100㎏이 넘는데 빈혈이 온 사람도 있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요요현상을 반복시킬 뿐이다. 영양결핍과 비만이 동시에 생길 수도 있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의 필수 영양소 외에 비타민, 무기질 등을 균형있게 섭취해야 한다. 이런 것들은 음식을 통해 주로 섭취하기 때문에 무조건 굶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황사의 계절… 건강지켜줄 상품들

    황사의 계절… 건강지켜줄 상품들

    올봄 황사가 유독 심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중북부 지방이 58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조가 좋지 않다. 유통업체들이 27일 발빠르게 움직였다. 공기청정기 등의 출시를 앞당기고, 황사 피해를 줄이는 제품들을 묶어 함께 판매한다. 황사가 한 번 불면 개인의 건강 상태부터 야외활동까지 전반적인 영향이 미치는 탓에 상품들도 전방위적으로 쏟아졌다. ●공기청정기 출시 앞당겨 LG전자는 20만~70만원대 2009년형 공기청정기 10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지난해보다 보름 이상 출시를 앞당겼다. 휘센 공기청정기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제거하는 기능과 새집증후군 관련 물질을 5분 안에 98% 이상 없애는 탈취 필터 기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가정용 70㎡ 용량 제품을 하루 12시간씩 사용해도 월 전기료가 1000원(누진세 미적용) 정도다. 삼성전자도 다음달 초 하우젠 공기청정기를 대거 선보이기로 했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활용한 필터를 통해 미세 발암물질과 다이옥신 등 환경 호르몬을 효과적으로 없애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개인용 공기청정기 바이러스 닥터를 출시했다. 웅진코웨이는 디자인 기업인 아이데오와 공동 개발한 공기청정기 AP-1008을 추천했다. 황사제거와 살균 기능을 하나의 필터로 해결하는 멀티케어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황사철에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구석구석 틈새 청소를 하는 데는 로봇청소기가 그만이다. 룸바 로봇청소기를 만드는 아이로봇사는 항균 세정제 데톨을 만드는 옥시와 손을 잡았다. 룸바 온라인 쇼핑몰 구매자에게 데톨 4종 세트를 주는 추첨행사를 기획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황사철에 더 심해지는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는 기능을 추가한 스팀청소기 한경희 아기사랑 아토스팀(13만 9000원)을 내놓았다. 헤드 부분이 1.95㎝로 얇아 침대 밑과 가구 틈새 등을 파고든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고 자랑했다. 다음달 4일 오전 CJ홈쇼핑에서 첫 론칭 방송이 예정돼 있다. ●세균까지 씻는 제품들 세제와 항균제를 만드는 회사들은 조금 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쓴 제품을 추천했다. CJ라이온은 황사철 바깥에서 빨래를 말리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실내에서 말려도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고안한 비트 실내건조(3.5㎏·1만8500원)와 숯을 사용해 유해물질 흡수력을 높인 주방세제 참그린 참숯(1㎏·7200원)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죽염·쑥·고삼 성분 등이 들어간 한방항균 핸드워시(250g·4200원)를 내세웠다. 이 회사의 홈스타 세정살균티슈(50장·3500원대)는 뽑아쓰는 티슈 한 장으로 기름때를 제거하고 유해세균의 99.9%를 제거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인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디앤샵에서는 ‘환절기 건강케어’ 기획전을 열고 3M황사마스크(2개·9900원)·유한킴벌리 크린가드 청정마스크(10개·5500원) 등을 판매한다. ●삼겹살 특수 기대 외출할 때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도 쏟아졌다. 삼정인터내셔널의 코마스크인 노스크(2개·3000원)는 수영선수 박태환이 사용해 눈길을 끌었던 제품이다. 파코라반베이비는 먼지바람을 막아줄 유모차 커버(2만 5000원)를 내놓았다. 컴퓨터 USB포트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이오니스의 휴대용 공기청정기(4만 4000원)도 이색 아이디어 상품이다. 목을 답답하게 하는 황사를 씻어내는 데 좋다는 돼지고기 삼겹살도 3월3일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인기몰이에 나설 태세다. 대한양돈협회와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3일 명동 밀리오레 행사장에서 ‘돼지고기 31선 시식회’를 연다. 신촌 그랜드백화점은 다음달 3일까지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상추와 깻잎을 1봉에 980원에 판다. 홈플러스는 다음달 4일까지 암퇘지 100g을 880원에 판매하는 ‘통돼지 타임세일’을 매일 오후 3·5시에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3일 하루 동안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점별로 100㎏씩 한정판매한다. 이마트는 다음달 4일까지 삼겹살을 100g에 1170원에 판매하고, 돼지고기 행사상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신세계 상품권 50만원어치 등을 내건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 가로림만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 가로림만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 놓고 서해안 지역을 유심히 보면 충남 서산과 태안 사이에 호리병 모양으로 쏙 들어간 곳이 눈에 띈다. 가로림만(加露林灣)이다. 숲에 이슬을 더해 주는 바다. 그 이름만으로도 안개 짙게 깔린 포구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내륙 깊숙이 들어온 바다 면적은 너른데 비해 입구의 폭은 2.5㎞에 불과하다. 때문에 간척사업의 유혹을 꽤나 받았을 법한데, 서해안의 크고 작은 만들이 육지로 바뀌는 와중에도 용케 살아 남았다. 호리병 주둥이를 따라 뭍 가까이 들어온 바닷물은 곧 호수처럼 잔잔해진다. 하지만 유속은 빠르다. 가로림만 북단을 막아 조력발전소를 세우려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까닭이다. 주민들의 의견은 찬반으로 갈린 상태. 평화로운 풍경 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 하나가 숨어 있는 느낌이다. 사람의 일은 어찌 됐건 가로림만엔 봄기운이 가득하다. ■ 갯벌에도 봄소식… 썰물땐 거대한 진회색 평원으로 가로림만의 갯벌은 썰물 때면 거대한 진회색 평원으로 변한다. 동시에 바다 위 여기저기 떠있던 섬들은 갯벌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섬이 서산시 대산읍 웅도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질 때만 ‘유두다리’ 를 건너 들어갈 수 있다. 해안선 길이가 5㎞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물이 빠지면 광활하게 드러나는 갯벌이 장관이다. 거대한 갯벌의 바다가 새로 열린 듯하다. 이 기름진 갯벌에서 굴, 바지락, 낙지 등 다양한 갯것들이 생산된다. 대표적인 게 바지락이다. 바지락 어장은 갯벌 초입에서 500m~3㎞ 떨어져 있다. 거리가 멀다 보니 캐낸 바지락을 뭍으로 옮기는 것도 큰 일이다. 그 무거운 바지락을 이고지고 실어 나르던 주민들은 1970년대 초부터 소달구지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바지락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을 가로질러 마을로 귀환하는 행렬은 웅도의 대표적인 풍경이 됐다. 주민들의 이런저런 애환이 담긴 풍경임에도 웅도의 이미지는 이처럼 서정적인 그림으로만 그려졌다.외지인들을 대하는 섬주민들의 표정은 그리 곱지 않다. 소 닭보느니만도 못한 듯하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와 봤자 쓰레기만 남기고 가는 사람들이 관광객덜이유. 주민들이 동물원 원숭이도 아닌데 사진만 찍으려 들고, 깔보는 말만 툭툭 내뱉는 외지인들이 뭐 좋것슈.” 윤병일 이장의 말이다. 찾아 와서는 가슴을 열지 않고 구경만 하다 간 뭍사람들에 대한 서운함이 무척 깊은 듯했다. 들물이 시작되고 바지락을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 너머에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갯벌 초입에 즉석 어판장이 형성된다. 소달구지 한 대에 80~100㎏의 바지락이 실려 있다. 1㎏에 1600원이니 한나절 작업에 16만원 안팎의 돈을 버는 셈이다. 하지만 간만의 차가 큰 사리 전후에만 어장에 물이 빠지기 때문에 실제 작업할 수 있는 날은 한 달의 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달구지가 늘어선 풍경을 볼 수 있는 날도 딱 그만큼인 셈이다. 웅도에 갇히는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반드시 물때를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대산읍사무소(041-681-8003)에서 물때를 알려 준다. 썰물시간이 일몰 이후인 경우, 거대한 뻘밭 너머로 해가 지는 장관과 마주할 수 있다. 가로림만을 사이에 두고 서산시 대산읍과 마주한 곳이 태안군 이원반도다. 태안반도 가장 윗쪽에 낚시 바늘 모양을 한 채 삐죽 솟아 있다. 이원반도 끝자락은 만대포구다. 태안읍에서 ‘태안의 땅끝마을’ 로 불리는 만대포구까지는 30㎞쯤 된다. 요즘에야 603번 지방도로 덕에 오가는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 예전엔 80리 가까운 길을 발품팔아야 닿았던 오지 중 오지였다. 하지만 안면도 등 태안의 관광명소들에 비해 개발이 더디게 진행된 까닭에 외려 호수와 같은 가로림만 풍경을 그나마 잘 간직할 수 있었다.태안쪽에서 가로림만과 만나려면 이원면까지는 가야 한다. 새섬리조트가 있는 당산리 일대 바다는 마치 항아리처럼 파여 있는데, 바닷물과 뭍이 둥그렇게 경계를 이루는 곳에 해안도로를 조성해 놓았다. 잔잔한 바다가 꼭 거대한 호수를 보는 듯하다. 이원면 관리에서 원북면 학암포 방향으로 난 이원방조제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뭍이 된 예전 섬들과 너른 들녘이 시원하고 장쾌하다. 가로림만의 고즈넉한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만대포구다. 뭍에서 보는 가로림만의 끝이자 망망한 서해가 시작되는 곳이다. 적막할 정도로 조용한 서해안 특유의 포구 풍경이 잘 살아 있다. 버스를 타고 만대포구에 들어갈 때는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사라졌던 버스 안내양이 돌아와 “오라이, 스톱!”을 외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태안군이 안내양 제도를 부활한 것은 2006년. 주민 서비스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1개 노선에서 안내양 제도를 운영하다 승객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천리포, 안면도 등 모두 4개 노선으로 확대했다. ■ 태안의 땅끝마을 만대포구… “버스 안내양도 만나보세요” 만대포구로 들어가기 직전 왼편 산등성이를 따라 가면 작은 구매, 큰 구매 등 아늑한 풍경과 만난다.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작은 구매 앞 바다에 떠있는 삼형제바위까지는 썰물 때 걸어갈 수 있다. 큰 구매는 만대포구에서 접근할 수 있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도 잊지 말고 들르자. 요즘 잘나가는 ‘F4’ 뺨치게 잘 생긴 소나무가 빼곡하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서산나들목→32번 국도→서산시→29번 국도→대산읍→오지리 방향 좌회전→3㎞ 직진→대산초등학교 웅도분교장 표지판→좌회전→웅도 순으로 간다. 이원반도는 대산읍→29번국도→일람사거리→634번 지방도 팔봉 방향→603번 지방도 만대방향 순으로 간다. ▲맛집: 대산읍 중왕리 왕산포구 우정횟집(662-0763), 이원반도 초입 원북면 원풍식당(672-5057) 등은 박속밀국낙지탕으로 소문난 집이다. 살짝 데친 낙지를 간장소스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은 뒤 다시 밀칼국수나 수제비를 넣고 한 소끔 더 끓여서 먹는다. ▲잘 곳: 웅도 내 두 집이 민박을 운영한다. 5만원 선. 681-8824,663-8916. 섬 초입에 바다사랑 펜션타운 등도 조성돼 있다. 웅도리 어촌계 663-8903. ▲둘러볼 곳: 웅도에서 나와 한적한 소로를 10㎞쯤 달리면 벌말(벌천포)과 만난다. 가로림만과 서해가 만나는 자리에 있는 작은 포구로 한적하기 그지없다. 썰물 때면 벌말 초입에 커다란 풀등(모래톱)이 드러난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새섬 초입까지 이어져 있다고 한다. 대산읍 벌천포 독곶리에 불쑥 솟은 황금산은 ‘가로림만의 망루’란 표현처럼 하산시 만나는 해안풍경이 빼어나다. 글 사진 서산·태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WBC] 젊은 방망이 담장넘어 ‘펑펑’

    [WBC] 젊은 방망이 담장넘어 ‘펑펑’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17일 하와이 전지훈련에 본격 돌입했다. 대표팀은 10년 이상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승엽(요미우리)과 김동주(두산)가 팀 사정 등으로 불참, 중심 타선에 큰 구멍이 생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7세 동갑내기 친구이자 영원한 경쟁자인 이대호(롯데)와 김태균(한화)은 전훈 첫 날부터 특별 타격 훈련을 자청하며 선배들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우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첫 훈련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한 지 하루 만에 열렸기 때문에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가볍게 치러졌다. 하지만 둘은 스스로 보충 훈련을 선택했다. 이대호와 김태균은 정근우(SK)와 함께 타격 훈련을 마친 뒤 강성우 배터리 코치가 던져 주는 공을 10여 분 이상 따로 받아 쳤다. 역시 거포답게 이대호와 김태균은 호놀룰루의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파크의 담장을 경쟁적으로 넘기며 호쾌한 방망이를 자랑했다. 10㎏ 이상 살을 뺐지만 100㎏이 넘는 이대호는 좁은 이코노미석에서 7시간30분가량 시달리는 바람에 온몸이 욱신거리지만 책임감 앞에서는 힘이 솟았다. 이대호는 “태균이랑 내가 대표팀에서 잘 때려야 한다. 그동안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잘 때려야 이길 수 있기에 책임감을 갖고 욕심도 부린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김태균도 “타격 훈련 때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특타를 자청했다.”며 비장한 표정으로 짧게 말했다. 특히 김태균은 3년 전 초대 WBC 대표팀에 뽑혔지만 4강 신화의 조연에 그친 탓에 남은 아쉬움을 이번에 풀며 주역으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추신수(클리블랜드)-이대호-김태균을 사실상 중심타자로 낙점했기 때문에 4강 신화를 다시 쓰는데 둘의 방망이는 필수이다. 둘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부산 중전차’ 최무배 새해 첫판 TKO승

    ‘부산 중전차’ 최무배(39)가 4일 일본 사이타마현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센고쿠의 난 2009’에서 조카뻘인 미국의 데이브 허먼(25)을 2라운드 2분22초 만에 TKO로 이겼다.지난해 6월 센고쿠의 난 데뷔전 이후 7개월 만의 승리다. 최무배는 1라운드 초반 허먼을 다운시키는 등 우세했으나 이후 줄곧 펀치에 시달리며 몇 차례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그러나 특유의 맷집으로 잘 버틴 뒤 2라운드 들어 체력이 떨어진 상대에게 오른손 훅과 왼손 잽을 성공시키며 경기의 흐름을 주도했다.라운드 중반 허먼에게 기습적인 펀치를 성공시킨 최무배는 충격을 받은 허먼에게 다가가 펀치 연타를 터뜨렸다.허먼이 등을 돌리며 피하자 최무배는 따라가며 펀치를 퍼부었고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00㎏급 동메달리스트 출신인 최무배는 2004년 한국인 1호로 ‘프라이드’에 진출,4승1패를 기록한 뒤 K-1 히어로즈 등에서 활약해 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60대 노인, 치아로 야자열매 500개 벗겨 신기록

    파나마의 60대 노인이 치아로 야자열매 껍질 벗기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고 26채널 등 중남미 현지 언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노인은 파나마의 한 해안도시에서 자녀 10명 과 함께 살고 있는 안드레스 가르딘 델가도(사진). 그는 지난 9월 13일 파나마 수도의 중심부 거리에서 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6시간 동안 치아만 사용해 야자열매 500개 껍질을 벗겨냈다. 세계기록을 세웠지만 스쿨버스 운전사로 일하는 그는 기네스북 등재에 들어가는 비용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언론을 통해 기록 경신 사실을 공개한 건 등재비용 후원을 받기 위해서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20번째 야자열매가 벗겨지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무난히 500개 기록에 첫 도전해 바로 기록을 세웠다.”면서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 필요한 비용 1000불이 모아지면 1000개에 도전해 또 기록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80년대 인기리에 방송됐던 미국 드라마 ‘A특공대’의 ‘미스터 T’와 흡사하게 생긴 그는 이미 파나마에선 야자열매 껍질 벗기기로 유명한 인사다. 델가도는 “11살 때부터 야자열매 껍질을 치아로 벗겨냈다.”며 “이로 자동차를 당기거나 체중 100㎏ 나가는 사람을 들어올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일 치약으로 이를 닦은 후 모래사장으로 가 파나마 바닷가의 ‘검은 모래’로 이를 한번 더 닦는다고 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언 손으로 굴까며 ‘태안의 봄’ 기다린다

    언 손으로 굴까며 ‘태안의 봄’ 기다린다

     “이거라도 까서 살아야지,어떻게 한데유.”  기름유출 사고 1년을 앞두고 지난 달 30일 찾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마을 주민 가재분(62)씨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이웃과 함께 인근 지역에서 사온 겉굴(굴 껍데기)을 벗기면서 재기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지난해 12월7일 사상 최악 기름유출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 마을은 1년 가까이 이어진 절망적인 모습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하지만 스스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확연했다. ●이웃마을서 굴 사와 하루 7시간 작업  가씨는 “지난 10월 초 처음 굴을 깠다.”고 말했다.“하루 7시간 동안 까도 3만원밖에 못 벌지만 이것마저 없으면 뭘 먹고 산데유.” 사고 전에는 하루 30만원도 벌었다고 가씨는 귀띔했다.이 마을 10여개 비닐하우스에서는 주민들이 4~5명씩 모여 굴을 깠다.조새(굴을 까는 도구)로 굴껍데기 모서리를 힘차게 쪼았다.주민들은 차로 20~30분 거리로 사고 피해를 덜 본 이원면에서 겉굴을 사온다.마을 앞에 있던 굴양식장이 기름범벅으로 대부분 철거됐기 때문이다.지금도 갯벌에서 기름띠가 솟고 냄새가 나 굴양식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 마을 150가구 가운데 30여가구가 굴까기 작업을 한다.이것과 마을 뒤 해변 ‘테배’에서의 방제작업을 번갈아 하고 있는 것이다.방제작업은 인원이 61명으로 제한돼 있다.어선이 있는 주민들 중 10가구는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지만 꽃게잡이에 나서 생활비를 보태고 있다.  어촌계장 이충경(36)씨는 “가구당 소득이 사고 전보다 3분의 1로 줄어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재기 의지는 강하다.”며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이씨는 겉굴을 트럭으로 사와 집집마다 날라주는 일을 하고 있다.이씨는 사고 직후인 지난 1월 갑상선에 걸렸다.그는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예전에 전혀 앓아보지 못한 병을 얻었다.”면서 “약도 먹고 일도 해서인지 많이 좋아졌다.”고 웃었다.1.5t 경운기 한 대 분량에 18만원을 주고 겉굴을 사와 까면 좋은 것은 100㎏ 정도 알굴이 나온다.알굴은 ㎏당 7000원 정도로 1만 2000~1만 3000원인 다른 지역 굴에 비하면 제값을 못 받고 있다.하루 1만~2만원밖에 벌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 ●재기 분위기에 아이들 웃음 찾아  주민 이병석(68)씨는 “이원에서 좋은 굴을 보내지 않아 서산 상인들로부터 우리 마을에서 깐 알굴이 B급 취급을 당한다.”고 불만도 털어놓았다.깨끗하지 않아 지끔거리는 것도 불만이다.방제작업 반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작업이 끝나면 굴까기 작업장에 나온다.손수레로 ‘굴뻑´(알굴을 까낸 껍데기)을 실어다 버리고 굴 닦는 데 쓰는 바닷물을 양수기로 끌어다 주면서 굴 까는 마을 노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소원초교 의항분교 이영직 교사는 “어른들이 열심히 일을 하면서 아이들도 차분해지고,얼굴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병석씨는 “주민들이 (절망만 하지 않고) 서로 도우려는 연대의식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조만간 방제작업이 끝나면 주민들이 보상만 쳐다보고 있지 않고 굴까기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설 곳 없는 젖소 송아지

    설 곳 없는 젖소 송아지

    송아지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젖소 송아지는 기르려는 농가가 없어 개 값도 못 받는 실정이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210만원선이던 3개월 된 수송아지 가격은 155만원으로 55만원이나 떨어졌다. 소값이 좋을 때 200만원을 훨씬 웃돌았던 암송아지값도 140만원대로 폭락했다. 특히 50만원 안팎이었던 젖소 송아지(생후 3~4일생) 가격은 최근 10분의1 수준인 5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입식하려는 농가가 적어 일부 지역에서는 마리당 3만~4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어지간한 강아지 값도 안 되는 수준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수요가 없어 거래 자체가 끊기다시피 한 상태다. 송아지 가격 폭락은 올초부터 이어진 사료 값 인상으로 사육비가 크게 늘어난 데다 미국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적정 수익을 얻기 힘들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젖소 송아지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대용유를 먹여야 하기 때문에 농가들로부터 더욱 외면당하고 있다. 송아지가 생후 60~90일 동안 먹는 액체 사료인 대용유와 일반 사료 값은 국제 곡물가격 급등 영향으로 올 들어 평균 50% 가까이 올랐다. 게다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젖소 비육우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젖소 송아지값 폭락의 주요인이다. 도 관계자는 “젖소는 우유 생산을 위해 주기적으로 송아지를 낳아야 하기 때문에 공급량 조절이 어렵다.”며 “사료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가격 폭락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돼지, 닭, 오리 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돼지는 100㎏짜리 비육돈 1마리가 29만 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원보다 10만 7000원이나 올랐다. 육계 값과 오리 값도 ㎏당 1625원,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545원,600원 올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송아지 2년 키워 팔면 100만원 손해”

    “힘들어도 희망을 갖기 위해 ‘한우의 날’도 정했는데, 솔직히 앞날이 캄캄합니다.” ‘한우의 날’을 하루 앞둔 31일 한우농가는 축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곳곳에서 암담한 현실에 대한 하소연이 쏟아졌다. 검역 재개 3개월 남짓 만에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며 수입업체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우 230두를 키우는 최태영(58·강원 원주)씨는 “35년간 한우를 길러왔지만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라면서 “2~3년 전만 해도 80~100㎏ 암송아지가 400만원선에 팔렸는데 지금은 1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며 망연자실했다.한우 120두를 기르는 김남배(51·전남 장흥)씨는 “지난해까지 25㎏당 7000~8000원 하던 사료가 올해는 배 이상 올라 1만 2000~1만 5000원에 판매되는 반면 한우 가격은 지난해 ㎏당 1만원하던 것이 올해는 8000원으로 떨어졌다.”며 한숨지었다. 한우 80두를 사육하는 정호영(57·경남 하동)씨는 “송아지 한 두를 사서 2년 정도 길러 팔면 98만원 정도 손해를 본다. 소를 키울수록 적자”라면서 “정부에서 연 1%의 저금리로 사료 구입 자금을 빌려주고 있는데, 모두 다 대출로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한우 매출이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7월 한우와 수입육의 판매비율이 48대52였는데 10월 들어 58대42로 한우 비중이 높아졌다. 농협·한우협회 등은 한우 소비 촉진과 국내 축산업 육성을 위해 1일 ‘제1회 한우의 날’ 행사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비롯해 전국 주요 8개 도시에서 갖는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한국형 로켓 KSLV-1 첫 공개현장 가보니…

    이르면 내년 4월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인공위성을 싣고 발사될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KSLV-1)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16일 나로우주센터에서 KSLV-1의 1단부와 2단로켓 및 위성탑재부로 구성된 상단부 결합작업 현장을 공개했다. KSLV-1은 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상단부와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1단부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길이가 33m, 지름 2.9m, 총중량 140t 수준인 소형 로켓이다. 이날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에서 공개된 KSLV-1은 지상시험을 위한 지상검증용 기체(Ground Test Vehicle)로 크기와 무게, 각종 전자장비 등 모든 부분에서 발사용 모델과 동일하다. ●상하단부 결합 시연 조광래 항우연 우주발사체사업단장은 “지난 4월 상단부 개발을 완료한 후 로켓 보호 덮개(노즈 페어링)의 정상 개폐 여부와 위성을 임무 궤도에 올려놓는 2단 킥모터가 제대로 점화되는지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면서 “실제로 발사될 기체의 1단 로켓은 연말 우주센터가 완공되고 모든 시험이 완료되면 내년 1월께 러시아에서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2분기에 KSLV-1을 발사하게 될 나로우주센터도 8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2000년 12월 착공해 510만㎡의 부지 위에 건립된 우주센터에는 지금까지 31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특히 이날 항우연은 핵심시설인 발사대 시스템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해발 110m에 건설된 발사대에는 발사 직전 로켓을 수직으로 세우는 30m 높이의 거치대가 솟아 있고 지하에는 무인 발사관제설비가 들어서 있다. ●첫 발사 성공은 3개국에 불과 KSLV-1 발사는 당초 2005년 목표에서 2007년, 올해 12월, 내년 2분기로 세 차례 연기된 상태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러시아와의 기술보호조약 발효 지연과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인한 부품공급 지연 등으로 발사가 늦어졌다.”면서 “첫 번째 발사는 실패율이 높지만,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꼭 첫 번째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공위성 자력발사에 성공한 8개국 가운데 최초 발사에서 성공을 거둔 나라는 이스라엘과 프랑스, 구 소련 등 3개국에 불과하다. 나로우주센터가 완공되고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하고 9번째로 인공위성을 자력 발사한 국가가 된다. 100㎏급 인공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는 발사 40여분 후 지구 저궤도(고도 300~1500㎞)에 진입하게 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궤도 진입 후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를 이용한 대기 및 지구복사에너지 측정, 위성탑재 레이저반사경을 통한 위성궤도 정밀 측정 등의 임무를 2년 동안 수행하게 된다. 항우연은 발사 성공시 9개월 뒤에 KSLV-1 1기를 더 발사할 계획이다. 두 차례 발사 중 한 차례가 실패할 경우 1기를 다시 쏘도록 러시아측과 계약돼 있어 총 3기를 발사하게 된다. 항우연은 이 과정을 통해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2017년 1.5t급 저궤도 실용위성을 순수 한국형 발사체 KSLV-2로 발사할 예정이다. 고흥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신나라 과학나라(KBS1 오후 4시35분) 내년 100㎏급 과학위성이 KSLV-1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한국 우주과학의 메카 외나로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너나없이 우주 천체과학에 대한 원대한 꿈을 키워 가고 있다. 아이들이 중국 실크로드를 따라 떠나는 7박 8일간의 대장정 ‘2008 개기일식 탐사’를 취재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영국 과학자들이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모기 수천 마리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이에 대해 유전자 조작 모기들이 생태계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유전자를 조작해 말라리아를 퇴치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좀 억지스러워 보이지만, 말라리아에 시달려온 보건부는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일일드라마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하진이 도착하자 미주를 포함한 가족들은 떠들썩하다. 하진은 자신이 케냐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이곳이 춥다고 너스레를 떨다가 예전 채린의 모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는다. 한편 채린은 사무실에서 멍하니 생각에 빠져 있고, 양금은 그런 채린을 보며 자신과 구홍의 동거 이야기를 꺼낸다.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김영식 소장은 그 동안 사람들 앞에서 웃으면서 살아야 한다고 강연을 많이 했다. 만나는 노인 분들이 다 내 어머니 같다며 더없이 살갑게 대해온 그다. 그런데 정작 자기 어머니한테는 한 번도 웃음 강의를 해본 적이 없다. 송구스러운 마음에 김 소장은 마침내 굴곡많은 어머니만을 위한 웃음 콘서트를 마련한다.   ●1 대 100(KBS2 오후 8시55분) 첫 번째 도전자. 야무진 퀴즈실력으로 무장한 트로트계의 요정 장윤정. 그녀가 퀴즈여왕에 도전장을 냈다. 스튜디오를 들썩이게 한 그녀의 퀴즈 실력은? 두 번째 도전자. 귀여운 카리스마로 100인을 제압한다. 아름다운 도전자 이동은. 딸의 퀴즈 도전을 소원하는 아빠를 위해 나온 그녀의 도전, 그 결말은?   ●춘자네 경사났네(MBC 오후 8시15분) 춘자의 결혼식 날, 식장 앞에서 주리와 정우가 택시에서 함께 내리는 것을 본 영애는 이를 수상하게 여긴다. 주리는 방송국에서 우연히 만나 같이 오게 됐다고 둘러댄다. 한편 은수를 데리고 공원을 걷고 있던 분홍은 주혁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씁쓸해한다. 같은 시각 주혁 또한 같은 공원을 돌고 있는데….
  • “좌절않고 멋지게 사는 법 보여드릴게요”

    “좌절않고 멋지게 사는 법 보여드릴게요”

    베이징올림픽의 신수지(리듬체조), 최준상(승마), 이순자(카누)처럼 패럴림픽에도 나홀로 출전자가 셋이나 있다. 유도는 한국의 전통적인 올림픽 금밭이지만 패럴림픽에선 박정민(38·남자 100㎏ 이상급)이 유일한 출전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유도를 해오다 대학 2학년 때 망막색소변성으로 시력을 잃은 박정민은 낙담의 시간을 보내다 2005년 시각장애인 유도에 입문한 경우. 동메달을 노리는 박정민은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이들도 좌절하지 않고 멋진 삶을 가꿔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조정 출전권을 따낸 이종례(46)는 고등학교 때 척수염을 앓은 뒤 탁구 등을 하다 2년 전 조정으로 전향했다. 늦깎이 입문한 지 2년 만인 지난 5월 독일에서 열린 최종 쿼터대회에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자력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특히 1000m 레이스에서 2위를 13초가량 앞서 메달 전망도 밝다. 휠체어펜싱에 출전하는 김기홍(37)은 이유미(28)와 함께 부부 메달리스트로 유명하다.2006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에서 김기홍이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이유미는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을 땄다. 대회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해 김기홍의 세계 랭킹은 15위 정도지만 메달권도 노려볼 수 있다. 휠체어를 고정시킨 채 발동작 없이 상체의 격렬한 움직임만으로 겨루는 이 종목에서 8년 전 사고로 당한 장애의 아픔마저 훨훨 날려버리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의령·함안서 추석 소싸움 대회

    전국 최고 싸움 소들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경남 의령·함안군에서 잇따라 각축전을 벌인다. 전통 소싸움의 본고장 의령군은 추석 연휴인 14∼16일 3일동안 농경테마파크 안 특설경기장에서 농산물 2008 추석맞이 의령민속소싸움대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전국대회 8강에 오른 유명 싸움소 52마리를 초청해 조별 2경기씩을 벌인다. 특별이벤트 경기로 소싸움판을 평정했던 의령소 ‘범이’와 창원의 ‘승천’의 한판 대결도 벌어진다. 초청 소는 의령의 대표적인 싸움소인 특갑종 우승경력의 ‘먹도리’를 비롯해 최중량으로 경남기네스북에 오른 1100㎏의 ‘코끼리’, 진주의 ‘콕콕이’, 청도의 ‘도끼’ 등 내로라하는 전국 최고 싸움소들이다. 함안군에서도 오는 17∼21일 가야읍 도항리 택지개발지구에서 추석맞이 제12회 함안 전국민속소싸움대회가 열린다. 출전 싸움소는 특갑종·일반갑종·특을종·일반을종·특병종·일반병종 등 6체급으로 나눠 전국 싸움소 200여마리가 출전한다. 의령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중편)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중편)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중편) ■ “이제는 ‘전사’가 아니라 ‘시민’이고 싶다.” ■유목민들의 환호… 들뜨는 초원 현지에 도착해 사흘째 되는 날 늦은 오후,갑자기 울란바타르 시내가 들썩거렸다.도심 곳곳에서는 차량이 경적을 울려대며 질주하고 있었고,그 차창 밖으로 벗은 몸통을 드러낸 청년들은 뜻을 알 수 없는 환호성을 토해냈다.저녁이 되자 시내 중심지에 있는 정부 청사 앞 수흐바토르 광장에 끝없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몽골 혁명의 아버지 수흐바토르가 1921년 울란바토르에 몽골 인민정부를 수립한 것을 기념해 조성한 광장이다.울란바토르의 중심부에 있는 이곳에는 지금도 황톳빛 나는 수흐바토르의 기마상이 세워져 있는 울란바토르와 몽골의 중심 광장이다. 그들은 손에 손에 몽골 국기를 들고 있었다.베이징 올림픽에서 몽골 전통 씨름선수 출신인 투브신바야르 나이단(24)이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카자흐스탄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딴 것이다.몽골 공화국이 탄생한 이래 최초의 일이라고 했다.그 분위기가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을 때의 서울 풍경과 흡사했다.방송은 종일 그 소식을 전했다.방송체계가 열악해 금메달을 따는 순간의 경기 비디오는 나중에야 국민들에게 전해졌으나 시민들 반응은 구석구석 놓치지 않고 특별 프로그램으로 방송하며 자국민들의 신명을 긁어댔다. 환호작약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유분방한 유목정신과 버무려진 근대의 국가주의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국가주의의 한 모습은 심야에 대통령이 각료를 불러모아 광장의 연단에 오른 것에서도 확인됐다.텔레비전으로 중계된 광장의 축하 집회에서는 ‘몽골 만세’라는 구호가 밤새 울려퍼졌다.도심의 건물 곳곳에 대형 몽골 국기가 내걸리고,사람들은 취한 듯 이런 분위기에 젖어 그날도,다음날도,그 다음날도 금메달 얘기를 되내이고 곱씹었다.한 시민은 금메달을 딴 몽골선수에게 족히 5억 토그르기는 주어질 것이라며 부러워했다.일종의 포상금이고 격려금인 셈이다. 하기야 엥흐바야르 대통령이 선거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소요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이들의 관심을 일거에 잠재울 금맥이 터졌으니 그 선수가 얼마나 고맙고 기특했을 것인가.아직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이 부족한 탓인지 그들은 금새 그런 국가적 과제를 잊고 금메달의 환호에 매몰되어 가고 있었다.우리에게도 전두환 집권 초기에 ‘3S(Sports,Sex,Screen) 정책’의 아픈 기억이 있었다.그 묵은 관성은 지금도 때만 되면 되살아나 국민들의 정신을 갉아댄다.일종의 심리적 마약 같은 것이다.이번 올림픽도 마찬가지다.애쓴 선수들의 노고와는 별도로 그런 마약 같은 정치적 의도가 많은 국민들의 정서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필자만 가진 것은 아니리라. 초원의 나라를 들뜨게 하는 것은 그 뿐이 아니었다.얼핏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황무지도 가만 들여다 보면 온갖 생명의 약동이 있듯 더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듯 보이는 왕년의 제국 몽골이 긴 잠을 털어내고 약동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그들은 칭기스칸과 그의 후예들이 일군 제국의 꿈을 다시 이루는 일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이런 바람은 그들의 유전자가 된 정복욕의 현대적 발현일지도 몰랐다. 이번 여행길에 만난 몽골의 엥크볼드 총리는 이런 말을 했다.“지금 몽골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오로지 말 안장에 몸을 얹은 칭기즈칸이 극동에서부터 멀리 아랍권과 서·동유럽 일대를 아우르고 위대한 승자가 되었듯 우리 몽골도 반드시 국부를 일궈 그 옛날의 영화를 재현하려 한다.” 지금도 몽골 초원에는 양과 말,야크 무리가 끊임없이 떼를 지어 이동하고 있으며,사내들은 말을 타고 거침없이 초원을 질주한다.그러나 그런 노마드의 삶이 언제까지 이어질런지는 알 수 없다.옛적 몽골의 용맹스런 기마부대가 마각(馬脚)을 앞세우고 지축을 흔들며 질주해 간 길을 지금은 차량과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생각해 보면,말과 오토바이가 갖는 기능의 유사함은 놀랄 만큼 닮았다.말이 달릴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오토바이로 달릴 수 있다.몽골 젊은이들이 구닥다리라도 오토바이를 즐기는 것은 이런 말의 문화에 대한 향수를 담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그들의 핏속에는 말등에 생애를 얹고 거친 초원을 끝에서 끝으로 달리며 살아온 강인하고 웅혼한 기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울란바토르 시내에서는 검게 그을리고 주름진 얼굴에 눈매가 날카로운 안짱다리 사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그들은 바깥으로 휜 안짱다리로 어기적거리며 불안하게 걷는다.다 까닭이 있다.유목민인 그들은 말 위에서 태어나 말 위에서 자라고 살아왔다.그런 그들이 말을 버리고 도시로 들어와 살아도 기마의 흔적까지 청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안짱다리는 그들이 말을 몰아 초원을 내달리며 살아왔음의 지울 수 없는 유흔이다.그렇게 말과 함께 살아온 그들이 생계를 위해 다리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가 퇴행성 관절염이다.말을 버렸으니 말이 겪어야 할 다리의 노역을 고스란히 사람이 감당해야 하고,그러자니 관절염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이를테면 문명이 그들에게 편의만 준 게 아니라 관절염의 고통까지 가져다준 셈이다. 사실 지금의 지리멸렬한 몽골을 보면서 옛 영화의 재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으나 엥크볼드 총리의 말마따나 강한 희구가 또한 강한 동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 혹은 희망이 읽히는 것도 사실이었다.구체적인 삶의 일이야 짧은 기간 머물다 이내 떠나야 하는 나그네가 관여할 일도 아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원나라 멸망 이후 일패도지해 세계 곳곳에 흩어진 혈족들을 다시 불러모아 당장 뭔가를 도모할 여력을 갖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그들이 가진 무한한 자연자원과 광물 등 지하지원,그리고 옛 영화에의 향수가 언젠가는 무한한 에너지로 발산될 것이라는 믿음이 그곳 ‘젊은 전사’들의 눈빛에서 읽힌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전사’가 아니라 ‘시민’이고 싶다 사실 몽골에서 마주친 젊은이들은 비록 입성이 초라하고,용모가 꾀지지하다 해도 눈빛 만큼은 여전히 도발적이고 진취적이었다.노마드의 기질을 타고난 그들은 바깥 세상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도 적극적이었다.그들은 소득 수준에 어울리지 않게 자유로운 섹스를 즐긴다고 했다.이것 역시 유목의 한 관습이다.하기야 과거 칭키즈칸의 정복 시절,수만리 원정길에 나선 그 ‘전사’들이 무슨 재주로 제 나라 여자만을 품었겠는가.그렇게 생각하면 답은 간단한 것이었다.그로부터 자유로운 섹스의 관행이 또한 하나의 습속으로 자리잡지 않았을까. 울란바토르 시가지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휴대폰으로 통화하고,MP3를 즐겨들으며,더러는 콜라를 곁들인 햄버거를 먹기도 했다.그들 중 한 젊은이와 대화를 나눴다.올해 스물 두살인 그의 이름은 오고바흐타였다. -학생인가. ▲울란바토르 국립대에서 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여자친구는 있는가. ▲있었는데,두달 전쯤 헤어졌다.나는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그 쪽 부모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사실 우리집은 양을 키우는 가난한 집인데 그 쪽은 아버지가 고위 공무원이어서 매우 유족한 편이다. -그런 일로 헤어져 안타깝지 않나. ▲처음엔 무척 속이 상했지만 어쩌겠나,받아들여야지.사실,날 좋아하는 여자들도 꽤 많다. -최근 몽골에서도 부정선거로 인한 시위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런 일이 있었지만 외국인에게 국내 일을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그는 자국의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한사코 발언을 꺼렸다.) -사실,옛 영화를 돌이켜 보면 지금의 몽골 모습은 좀 실망스럽다.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한꺼번에 많은 것을 얻기는 어렵다.경제적 어려움은 몽골의 현실이지만 따지고 보면 중국의 집요한 방해가 크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중국은 네이멍구 자치주의 독립 요구를 의식해 철저하게 우리를 견제하고 있고,그래서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하다.사람들은 몰라도 네이멍구는 당연히 우리 땅이다.언젠가는 우리가 되찾아야 한다.(몽골은 내몽골과 외몽골로 나뉘는데 이 중 생활 여건이 좀 나은 내몽골은 중국의 자치구로 편입돼 있다.) 또 정치인들이 더 정직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지금 몽골의 많은 실력자들은 부패해 있고,그래서 신뢰를 못 받고 있다. -혹시 밖으로 나가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당연히 기회가 되면 나가고 싶다.나 뿐 아니라 많은 젊은이들이 그걸 바란다.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그러지는 못할 것 같다.만약 갈 수 있다면 한국에 가고 싶다. -그럴 이유라도 있나. ▲몽골 사람들이 한국을 동경하고 있으며,나도 마찬가지다.생김이 비슷한 것도 좋고…,한 혈통이라서 그런 것 아니겠나.사실,2년 전 형이 한국 평택에서 돈벌이를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 몽골에 들어와 있다.형을 통해서도 한국 얘기 많이 들었다. 오고바흐타의 말에서도 드러나듯 몽골인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은 생각보다 깊고 강했다.그들은 중국을 몽골을 토막낸 분열의 조종자로 인식하고 있었다.그보다 더 근원적인 이유도 있었다.근대 이전에 한족과 몽골족(흉노족·선비족)은 서로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해야 하는 사투를 끊임없이 되풀이했다.중국은 틈만 나면 군대를 동원해 흉노족을 토벌했다.칭기즈칸 이전만 해도 흉노족은 통일된 세력을 이루지 못해 항상 중국의 한족 토벌군에게 쫓기며 살아야 했다.한족 토벌군이 한번 들이닥치면 그들의 생업은 한순간에 초토화되기 일쑤였다.그럴 때면 이들은 또다시 기약없는 유랑길에 오르곤 했다.부족 단위로 연맹체를 이뤄 살았던 이들이 막강한 한족 토벌대에 맞설 결속력을 갖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이런 몽골인들의 한은 이들이 남긴 노래에도 흔적이 남아있다.‘해가 지면 저 먼 동쪽에서 낯선 말울음 들리고 갑옷 입은 적들이 초원의 단잠을 해치러 온다….’ 지금도 몽골의 유목민들은 게르를 지을 때 항상 출입구를 동쪽에 둔다.언제 한족 토벌군이 들이닥칠지 몰라 항상 동쪽을 경계하면서 살라는 의미였다.그것이 오랜 세월 되풀이되면서 전통이 되어버린 것이다.그만큼 그들은 한족의 중국을 두려워하며 살았다.그런 두려움은 칭기즈칸이 몽골을 통일해 대제국을 건설할 때까지 계속됐다.몽골인들의 중국에 대한 이런 뿌리 깊은 적대감은 중국 본토를 정복해 원제국을 건설한 과정에서 여과없이 투영됐다. 칭기즈칸은 동서양 어느 나라를 정복해도 결코 무리한 동화를 요구하지 않았다.‘너희 식으로 살라.종교든 전통이든 다 예전처럼 향유하도록 허락한다.단,나를 배반하는 것만은 용서하지 않겠다.복종하지 않으면 죽음 뿐이다.’이것이 정복자 칭기즈칸의 지배방식이었다.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철저한 복속을 요구했다.몽골인들이 갖지 못한 문자 말고는 모든 것을 몽골 식으로 바꿨다.그 과정에서 수많은 살륙이 있었으나 개의치 않았다.몽골족은 중국 정복 이후 이전의 앙심을 철저하게 되갚았다.몽골이 우리나라를 대한 것과는 여러모로 대비되는 광경이다. 그와의 대화는 계속됐다. -젊은이들의 사교는 자유롭나. ▲그렇다.대학생쯤 되면 대부분 연인을 갖는다. -혼전 관계는 어떤가. ▲자유롭다.요새 젊은이들은 노인들과 다르다.부모 세대와는 그런 점에서 이해를 공유하기 어렵지만 유목민족이어서 그런지 어른들도 그런 점에서는 보기보다 개방적이다.그런 점에서는 한국이나 중국의 영향이 크다.이곳에서는 한국 텔레비전도 볼 수 있다.(실제로 그곳에서는 아리랑 TV를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결혼전에 동거하는 경우도 많지 않겠나. ▲당연하다.내 친구 중에도 결혼을 약속하고 같이 사는 애들이 많다.개중에는 아이를 둔 친구도 있다.사실 몽골에서는 유목 특성상 결혼식이라는 의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물론 전통적으로야 그렇지 않지만….요새는 젊은이들이 그런 습속에 얽매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친구들 얘길 들으면 아직 몽골 대학에는 첨단 기술을 배우는 학과가 부족한 것 같다.한국이나 중국은 같은 기술이라도 세분화해서 가르치는데 몽골에서는 기술 분야의 경우 엔지니어링이라는 큰 틀에서 공부를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이 분야를 정해 공부를 한다.그런 점 말고는 별로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역사를 자부하되 거기에 갇히지는 말자.” 그 전에 투브 아이마그라는 지방 소도시에서 만난 바이갈마 국립병원장은 자신이 옛 소련에서 의학을 공부했다고 얘기했다.이처럼 기성세대의 주류는 대부분 소련 유학파들이다.당연히 대학 교육의 주류도 소련 유학파들이었다.구미지역으로 나가 공부를 하는 부류는 대부분 나이가 젊은 신세대들이다.그들에게서 몽골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제국의 몰락 이후 한없이 추락하는 지리멸렬한 몽골이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뜻밖에 그들은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당찬 모습을 보였고,구닥다리 전통에 발목이 잡힌 답답한 국수주의자나 국가주의자도 아니었다.담담하게 현실을 수용하면서도 그것이 결코 몽골의 모든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어했고,과거보다 다가올 미래를 말하고 싶어했다. 오고바흐타와는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그는 제법 기품있고 당당한 젊은이였다.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별로 주저함이 없었다.그는 몽골이 지금 앓고 있는 병을 ‘전통과 현대의 갈등’이라고 정리했다.현대적인 것도 좋지만 그것이 전통과 잘 어우러져야 하며 특히 현대문명이 몽골의 가족주의를 해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지금 몽골의 젊은이들은 거침없이 초원을 누비던 예전의 ‘전사’가 아니었고 그걸 바라지도 않았다.오히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열린 세상에서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시민’이었다.오고바흐타가 그런 몽골의 바람을 내게 보여주었다. 하기야 울타리가 없는 초원에서 살던 그들이 문명의 규격화된 틀 속에 갇혀 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몽골은 우리나라와 달리 컴퓨터로 대변되는 디지털의 수혜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마치 전통 매듭을 엮어 늘어뜨린 것 같은 그들의 문자 ‘외가르징’을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아서다.이런 까닭에 그들은 지금도 몽골말로 의사 소통을 하면서도 글은 러시아 문자를 쓴다.예전에 한자를 들여와 우리 식으로 음을 부여한 것과 흡사한 방식이다.몽골 구레대학에 재학 중인 아마르자르갈(20)이라는 여학생은 “이런 방식이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다.그래도 사람들이 몽골말을 잊은 건 아니다.”고 말한다.그는 “정부가 지금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데 한 3년쯤 후면 우리 문자로 컴퓨터를 하게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그들의 얼굴에서 몽골의 내일을 볼 수 있었다. 몽골 제국의 전성기는 10∼12세기였다.이 때 몽골을 이끌었던 칭키즈칸과 그의 아들 우고데이,손자 쿠빌라이칸 등은 몽골은 물론 세계사에서도 전무후무한 정복사업을 완성했다.지금 몽골인들이 갖는 자부심은 여기에서 기원한다.물론 그런 자부심이 그들에게 더 이상 ‘빵’이 될 수 없으며 ‘칼’도 될 수 없음을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겪어보면 알겠지만 세계 어디를 가봐도 몽골인들처럼 순박한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비록 경제적으로는 곤궁하지만 받은 것은 반드시 되돌려 주는 것도 특성이라고 할만 합니다.그것이 모욕이든 은혜든….이런 몽골 사람들을 상대로 일부 한국인들은 구차하다,못 산다,지저분하다며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몸짓과 표정을 드러내 보였는데 그런 한국인들을 보고 이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아십니까.‘저것들이 이제와 우릴 얕잡아 본다.예전엔 우리 발밑을 기던 것들이….’라고 합니다.가난하다고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요.”ACC 김종구 회장의 말이다.그는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몽골통이다.울란바토르에만도 그와 형님,동생 하는 현지인들이 즐비하다.몽골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뒤 이런저런 인연으로 현 총리와 울란바토르 시장 등 정부 고위 관료들과도 격의없이 지내 이젠 그들과 사적인 인연도 무척 깊다고 말한다.그는 몽골인들의 기질이 사내다운 면모를 좋아하지만 의외로 정에 약하다고 정리했다. 다시 그의 말을 듣자.“사실 많은 사람들이 몽골의 실상을 보고 실망하지만 이 나라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자원이 있습니다.그래서 구미 열강들이 벌써 그걸 노리고 엄청난 공세를 펴고 있기도 합니다.일본만 해도 벌써 몽골의 지하자원 지도를 만들었답니다.우리가 오불관언할 처지가 아닙니다.지금 하지 않으면 늦습니다.알짜배기를 다른 나라가 다 가져간 뒤에 겉만 핥아대는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되지요.우리도 몽골을 장기적인 국가전략의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또 다른 청년 오르디흐(‘오르디흐’는 산을 오르다는 뜻의 몽골어이다.그는 우리나라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그의 어머니는 아직도 한국에서 일하고 있으며,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중퇴한 뒤 몽골에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런 말을 했다.“잘은 모르지만 유럽 국가들이 우리 지하자원을 불법적으로 채굴(무단 채굴이 아니라 당초의 협정을 위반한 채굴이라는 뜻)해 가고 있으며,이걸 우리 지도자들도 알고 있다고 들었다.그러나 그 후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는 모른다.국민들은 이런 점에서 지도자들이 좀 더 투명한 국정운영을 바라고 있다.”(사실 오르디흐의 말을 듣기 전에도 몽골 권력자들이 지하자원 채굴권을 외국에 넘기면서 막대한 사익을 챙기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대지를 달구던 해가 설핏 기울자 울란바토르 거리에는 다시 사람들로 넘쳐난다.낮에는 없던 과일 노점도 서둘러 좌판을 펴고,재래시장도 아연 활기를 띤다.오가는 차량도 낮보다는 훨씬 많아진 듯 하다.시내의 한 음식점 창밖으로 내다본 울란바토르 시가지는 확실히 낮과 밤이 달랐다.더위 탓이리라.밤이면 활기를 띠는 곳이지만 중국의 도시들처럼 환락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그런 곳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지만….)도시 분위기는 그냥 수더분하고 소박했다.어둠이 내리자 나방이 다시 가로등을 에워쌌다.도심의 경직된 스카이라인 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멀리 지평선 너머로 사위는 노을이 조용히 잔광을 거두고 있었다.음식점 점원에게 동쪽을 물었다.그 어디에 서울이 있을 것이다.‘오랑캐 말은 북풍에 귀를 열고 월나라 새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튼다(胡馬依北風 越鳥巢南枝)’ 운운했던 무명씨의 싯귀가 떠오른다.‘바람의 땅,태양의 나라’에서 맞은 하루가 또 그렇게 저물었다.(하편에 계속)
  • [Beijing 2008] 노메달 81국·노골드 117국

    남태평양의 섬 나라 나우루공화국. 면적이 21㎢, 인구 1만여명으로 울릉도(72㎢)보다 작은 ‘미니 국가’다.1996년부터 올림픽에 나왔다. 현 대통령인 마르커스 스테판이 역도 선수로 세 번이나 올림픽에 나선 점이 흥미롭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는 남자역도 +105㎏급에 딱 1명만 내보냈다. 이테 데테나모는 19일 밤 자신의 최고기록을 들었지만 10위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나우루는 이제 다시 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1920년부터 88년이 넘도록 메달을 못 딴 모나코보다는 나은 편이다.●섬나라 모리셔스 첫 메달 경사 나우루가 아쉬움을 삼켰던 비슷한 시간,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는 경사를 맞았다.1984년 올림픽 신고식을 치른 이 나라가 복싱에서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확보한 것. 밴텀급(54㎏)에 나선 브루노 줄리가 4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복싱은 3·4위전이 없어 체급당 동메달이 2개다. 올림픽은 출전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한다. 각 나라에서 날고 기는 최고들이 모여 승부를 겨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향 보따리에 메달이 담겨 있지 않으면 허전한 것 또한 분명한 사실. 1896년 1회 아테네 대회에선 모두 14개국이 나와 11개국이 사이좋게 메달을 챙겨가는 등 올림픽 초창기에는 메달을 따는 나라가 많았으나 출전국가가 100개국에 육박하던 1960년대 중반부터 ‘빈손’이 많아졌다. 모든 나라가 1996년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자마자 레슬링에서 금 1개, 은 1개를 따내며 대박을 터뜨린 아르메니아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4개국이 출전한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도 20일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메달을 단 한 개라도 건진 나라는 79개국에 불과하다. 그 중 ‘금맛’을 본 나라는 48개국이다.●파나마는 80년 만에 ‘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입 국가는 모두 205개국. 베이징에서 첫선을 보인 마셜군도, 몬테네그로, 투발루까지 포함해 통산 ‘노메달’ 국가는 모두 86개국,‘노골드’ 국가는 120개국이었다. 그래도 스포츠 강국의 틈을 비집고 베이징에서 기어코 메달 갈증을 푼 나라도 여럿이다. 파나마는 올림픽 출전 80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그동안 육상에서 동메달 2개에 그쳤으나 지난 18일 육상 남자 멀리뛰기에서 살라디노 아란다(25)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감격을 누린 것.2004년까지 은메달 5개, 동메달 10개를 따냈던 몽골도 남자 유도 100㎏급에서 투브신바야르 나이단(23)이 금빛 메치기에 성공, 출전 44년 만에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바레인은 더 신났다.1984년 처음 등장했던 바레인은 첫 메달 신고를 금메달로 해버렸다.19일 육상 남자 1500m에서 라시드 람지(28)가 가장 먼저 결승선 테이프를 끊은 것. 람지는 모로코 출신 귀화선수라 제2의 조국에 두 배의 기쁨을 안겨준 셈이 됐다.●아프간 72년만에 첫 동메달 1912년 대회에 딱 한 번 출전한 뒤 7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다시 등장한 세르비아도 수영 남자 접영 100m에서 은메달 1개, 남자 테니스 단식에서 동메달 1개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토고와 타지키스탄도 각각 출전 36년,12년 만에 카약과 유도에서 동메달을 획득, 메달 국가 대열에 합류하는 감격을 누렸다. 아프가니스탄도 20일 출전 72년 만에 태권도 남자 58㎏급 동메달로 첫 메달을 기록했다. 이로써 베이징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20일 오후 11시 현재 통산 ‘노메달’ 국가는 모두 81개국,‘노골드’ 국가는 117개국이 됐다.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Beijing 2008] 유도 김성범·김나영 4강 실패

    남자 유도의 김성범(29·한국마사회)과 여자 유도 김나영(20·용인대)이 15일 무제한급에 나란히 출전했으나 모두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유도는 이날 무제한급 경기를 마지막으로 모두 끝났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김나영은 유도 여자 78㎏ 이상급에서 5위를 차지했다. 김나영은 이날 베이징과기대 체육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퉁원(중국)에 누르기 한판으로 져 패자전으로 밀렸다. 김나영은 이후 동메달결정전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무제한급 준우승자인 루시아 폴라브데르(슬로베니아)에 지도패를 당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남자 100㎏ 이상급의 김성범은 32강전에서 마틴 파다르(에스토니아)에 다리대돌리기 한판으로 져 탈락했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 [오늘의 한국경기]

    ■ 농구 ●여자 예선 벨로루시전(오후 11시15분) ■ 복싱 ●60㎏ 16강전(백종섭 오후 3시30분)●56㎏ 16강전(한순철 오후 8시30분) ■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김승구 등 오전 10시) ■ 핸드볼 ●여자 예선 브라질전(오전 11시45분) ■ 하키 ●남자 예선 독일전(오후 9시30분) ■ 유도 ●남자 +100㎏(김성범)●여자 +78㎏(김나영 이상 오후 1시) ■ 사격 ●남자 50m소총복사(김학만 등 오전 10시) ■ 수영 ●여자 자유형 50m예선(장희진 오후 7시30분) ■ 탁구 ●여자 단체 준결승(출전 미정)
  • [Beijing 2008] 몽골 44년만에 첫金

    장성호(30·수원시청)를 8강전에서 제압한 몽골의 유도 선수 투브신바야르 나이단(23)이 올림픽 출전 44년 만에 처음으로 조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1964년 도쿄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한 몽골은 2004년 아테네 대회까지 은메달 5개, 동메달 10개를 따낸 것이 전부였다.1980년 모스크바 대회부터는 그나마 있었던 ‘은맥’도 자취를 감췄다. 우직한 인상에 힘좋게 생긴 나이단이 14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아슈하바트 지트케예프(카자흐스탄)를 제압하고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나이단은 장성호를 어렵게 이기고 준결승에 올랐지만 그의 범상치 않은 면모는 1회전부터 드러났다.2004년 아테네 대회 100㎏이상급 금메달 리스트이자 2003년과 2005년 세계선수권 100㎏급을 거푸 제패했던 일본 유도의 강자 스즈키 게이지(28)를 다리잡아메치기 한판으로 꺾었기 때문. 일본 유도계는 스즈키의 한판패로 충격에 휩싸였다. 나이단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스즈키는 벤자민 벨라(독일)와 맞선 패자 1회전에서도 경기 시작 1분도 안돼 모로돌리기 한판으로 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나이단은 176㎝ 키에 몸무게 105㎏으로 약간 비대해 보이는 체격의 소유자. 게다가 지난해 세계선수권 무제한급 5위, 아시아선수권 2위에 이어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 100㎏급 3위가 그가 거둔 성적의 전부였다. 이렇다 보니 장성호나 스즈키 등 강호들로부터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은 점도 금메달을 따내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Beijing 2008]장성호 마지막 올림픽 ‘눈물’

    베이징올림픽 한국선수단 기수로 나서며 마지막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하려던 장성호(30·수원시청)가 공동 7위의 아쉬운 성적으로 올림픽을 끝냈다. 장성호는 14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급 8강전에서 몽골의 투브신바야르 나이단에게 효과 하나 차이로 져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고 패자 준결승에서도 그루지야의 레반 조르졸리아니에 져 결국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머물러 한때 은퇴하려고 마음먹는 등 방황했다가 다시 마음을 추슬러 태릉선수촌 등에서 흘린 땀방울이 너무도 아쉽게 됐다. 한국 유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출전한 장성호는 1회전을 한판승,2회전을 지도승으로 이기며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5위에 오른 나이단을 맞아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통한의 효과를 하나 빼앗겨 4년의 와신상담이 물 건너 갔다. 장성호는 경기 후 “8강전, 패자 준결승 모두 이긴 경기라고 생각하는데 판정이 따라주지 않았다.”면서 “폐막일인 24일이 아내 생일이라 선물로 메달을 주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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