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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가족」 선정 허용호씨 일가

    ◎3대가 「컴」친구… “어느새 가화만사성”/1대 조순애씨­워드로 반상회보 제작 「첨단 할머니」/2대 허씨 부부­전공·사랑·직업 3위 일체된 「컴」커플/3대 민재·희재­환경미화·학교과제물 PC로 “척척” 『며늘아가,고모생일 축하꽃다발은 내가 PC통신으로 주문해 보냈다』,『할머니,저하고 컴퓨터 게임하고 놀아요』,『엄마,어제 인터넷으로 최신영화 「주라기 공원2」그림들을 캡쳐받았어요』 어머니 조순애씨(63),두 딸 민재(14·숙명여중 2년),희재(9·대도초 2년)와 함께 사는 허용호(41)·이영순(41·여)부부 가족의 대화에는 컴퓨터와 연관된 내용이 유난히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 3대가 나이에 상관없이 컴퓨터를 자기생활에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허씨 가족은 한국정보문화센터가 최근 정보문화의 달 1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정보가족」. 육순을 넘긴 나이지만 조씨는 교회권사및 동네 반장으로 워드프로세서를 이용,성경교재를 만들거나 반상회보를 제작한다.손녀들의 스케줄 관리도 해주고 PC통신의 홈뱅킹·홈쇼핑을 가사에 이용한다.통신을 통해 증권이나 부동산시세를 알아보며 「푼돈투자」를 하는 것도 쏠쏠한 낙이다. 민재는 장래 화가가 되고파 한다.인터넷에 들어가 그림,만화,영화관련 사이트를 뒤지고 다니며 꿈을 키운다.워드프로세서로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학교 환경미화작업에도 컴퓨터를 이용,친구들사이에서 「컴퓨터 전문가」로 통한다. 막내 희재도 만만치 않은 「컴키드」.생일초대장을 PC로 제작해 친구들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일기쓰기나 동화작성등 워드프로세서의 응용폭이 제법이다.한번은 학교과제물인 가족독서신문를 컴퓨터로 편집,급우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허씨부부는 모두 컴퓨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이 계통의 전문가.허씨는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업체 미국 오라클 한국지사의 협력업체담당이사이고 이씨는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 부장으로 사내 네트워크 및 사무자동화,인터넷 보안 등을 맡고 있다.이들은 홍익대 전산학과 동기로 캠퍼스 커플. 『3년전 처음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은뒤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것을 보고 시어머니까지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접하게 됐어요.이제는 서로 엇비슷한 수준이 돼 생활도구로,대화의 소재로,놀이수단으로 컴퓨터가 가정화목의 다리가 돼 주고 있죠』,『컴퓨터를 알수록 신기하다는 생각밖엔 안들어요.어려서 듣던 도깨비 방망이가 이것이구나 싶기도 하고 늘그막에 새 세상을 만난 기분이죠』 한 목소리가 된 고부의 컴퓨터 예찬이다. 허씨는 『부모가 컴퓨터를 잘 알면 아이들의 컴퓨터 오용과 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부모들도 배움에 인색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희곡작가 이현화(이세기의 인물탐구:129)

    ◎조직속에 마멸되는 소시민 아픔 고발/냉소적인 풍자로 날카로운 현실비판/겸손한 신사지만 할일과 할말은 다해 이현화는 조용한 사람이다. 모션이 크지 않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상대방의 심층에 스미듯 접근하여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친밀한 존재로 끝까지 남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괴팍스러움을 과시하지 않지만 범상한 인물 또한 아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하다.시시한 것을 용납하지 않고 책임지고 자신의 세계를 펼친다고 믿는다.그래서 그의 작품을 선택하려는 연출가들은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이현화의 작품이 마음에 들지만 그는 연출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협의 과정에서도 연출가의 의도를 이해하여 작품을 왜곡시키거나 관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영합하지 않는다. 그와 많은 작품을 해온 연출가 채윤일은 『일류교육을 받은 정상적인 직업인에다 손색없는 연극인,훌륭한 가장이지만 그에게는 원만한 구석이 없어보이고 자신의 작품을 보호하는데 편집광적」이라고 했다.그러나 일단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면 배우와 연출가의 몫으로 모든 것을 돌린다. ○연극반 후배와 화촉 그는 언제봐도 겸손하고 예의바른 신사다. 어떤 일에서는 한 템포 뜸을 들이고 어눌한 편이지만 할말은 다하고 할일은 다하고야 만다.그의 작품만 봐도 알수 있다.작품속에 담긴 작의에는 임의성과 작의성이 도사리지만 그 모든 진행에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른바 무대위에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형식을 떠나 생생하고 직접적인 실체험과 생체험으로 관객에게 접근하여 감정에 충격을 가하는 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 두 쌍의 기이한 남녀가 벌이는 「쉬­쉬­쉬­잇」이나 「누구세요?」는 언뜻 보면 일상적 삶을 사는 현대인들의 사랑의 부재를 그리고 있는것 같지만 실은 거대한 조직사회에서 마멸되어가는 소시민의 아픔을 파헤치고 있다.문제작 「0.917」역시 성인들의 일상적 삶의 무의미함에 의표를 찌르고 있지만 인간의 무의식속에 잠재된 원천적 리비도를 표출하여 그 시대를 살고있는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억압을 그리고있다.이른바 수면에 떠오른 민초의 존재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그속에 잠재된 무진장의 힘이 수면에 떠오를 때의 예측할수 없는 위기감과 돌발사태에 대한 경고다.0.917이란 빙산이 잠수되어있는 부분과 수면위에 나타나있는 부분의 비율이다. 「불가불가」나 「카덴짜」같은 역사극도 논리적 전개와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기 이전에 「훼절을 요구하는 왕」과 「절개를 굽히지 않는 신하」의 고문을 반복적으로 감행하여 작품전체에 「가학성」을 부각시키는 독특한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그리고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서 역사의 흐름이 잘못되게한 책임은 「그것을 저지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있으며 그것은 수백년이 지난 오늘,「현재를 살아가는 관객자신」임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이현화는 날카롭다.「연극은 더이상 거짓되고 피상적 현실의 사실묘사일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평론가 심정순은 「그 기법과 개념이 프랑스의 앙토낭 아르토의 잔혹극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연극평론가 김방옥도 지난 75년이래 지속적으로 공연되어온 그의 「누구세요?」를 보고 「아직도 이만한 작품이 다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현화에게는 다행인지 모르나 우리 연극계로서는 불행한 일」이라고 한탄한 적이 있다. 그의 희곡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의 성장과정이 기묘하게 맞물려 있음을 짐작할수 있다. 그는 먼저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해방과 함께 월남한 실향민이다.한글교육 1세대에다 초등학교 3학년때 6·25를 만났으며 중학교입시로 상급학교에 진학했고 고교 3학년때 4·19,대학 1학년때 5·16,군입대무렵에 6·3사태 등 시대의 고비고비를 가장 섬세한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맞고 있다.그래서 초기에는 냉혹한 사회구조속에서 소멸되어사는 현대인의 자아상실문제와 정체성의 불확실성에 주력하고 80년대에 접어들자 부도덕한 조직에 짓밟히는 민초의 삶,짓밟혀도 짓밟혀도 일어서는 끈질긴 생명력에 조명하고 있다. 서울 효자동에서 운수업을 하던 이문호씨의 3남2녀중 넷째.서울중학시절 누님이 권해준 「한국문학전집」속에 실린 유치진의 희곡을 읽고 「소설이나 시보다 더 재미있는 문학장르」에 반해서희곡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 「1970년」이란 어느때보다 행운의 해였다고 기억한다.그해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당선했고 한국방송공사(KBS)에 입사했으며 군제대후 연세대에 복학해서 연희연극회에 영어연극반을 신설,스트린드 베리히의 「이스터(부활제)」를 연출하다가 여주인공 엘리노어역을 맡았던 후배 이영자씨를 만나 결혼했다. 작품의 숫자는 많지않지만 그의 작품이 무대에 올려질때마다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수많은 상을 휩쓸게 된 것은 다양한 주제와 창작적 흥미에도 불구하고 사회성이나 역사성보다 개인적 삶의 의미를 심층있게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언어사용은 간결하고 함축적이면서 약간의 냉소적 풍자와 함께 운문적이고 명료한 산문적 대사를 구사하고 있다.그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 내면의 심리적 차원에서 이성적 논리에 호소하기 보다는 감각적·심리적 충격에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마다 숱한 화제 독창성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전통연극에서 얻어낸 영감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재구성해내는 능력도 그만의 가공할 극작술과 무대의 실제를 잘 터득하고 있는 노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50대중반인 지금도 서정성과 낭만을 잃지않고 만년 소년같은 심성과 취미를 지키는 그는 새 작품을 쓸 때마다 반드시 새 만년필을 사고 그린색 잉크를 고집하여 컴퓨터나 노트북이 아닌 육필로 작품을 탄생시킨다.언젠가부터 수면속에서도 자신의 창작생활을 연장시키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여전히 조용하다.그러나 그의 사고는 앙칼지고 그의 실천성은 망설임이 없어 보인다.짚고 넘어갈 것은 반드시 짚어내면서 상대방의 가슴에 스미듯 접근하여 가장 진실한 정과 진리의 빛을 남겨준다.연극계의 비범한 존재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한 그는 눈부신 계절에 또 하나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위한 그 시작을 서두르고 있다. □연보 ▲1943년 황해도 재령 출신 ▲61년 서울고 졸업 ▲67년 연세대 영문과 졸업 ▲7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요한을 찾습니다」 당선, 극단 광장공연(이진순 연출),KBS(한국방송공사) 입사,드라마PD ▲75∼80년 희곡 「누구세요?」 극단민중극장공연(정진수 연출) ▲1976년 중앙일보 창간10주년기념 문예작품모집에서 희곡 「쉬­쉬­쉬­잇」 입상,극단 자유극장공연(김정옥 연출),KBS 쇼PD ▲78년 희곡 「카덴짜」 극단 민중극장공연(정진수 연출) ▲78∼84년 희곡 「0.917」 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 ▲79년 희곡 「우리들끼리만의 한번」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 ▲81년 희곡 「산씻김」동랑레파토리극 극단 공연(유덕형 연출) ▲82년 KBS 교양PD,교양다큐멘터리 및 「문화가산책」 창설 ▲87년 희곡 「불가불가」 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대학극 「오스트라키스모스­도편추방」(서강대 연대 등 전국대학연극부에서 공연) ▲90년 희곡 「넋시」 국립극단공연(강영걸 연출),「산씻김」(이윤택 연출) 일본공연,KBS교양국제부장 ▲91년 「카덴짜」(정진수 연출) 일본공연 ▲96년 희곡 「키리에­위대한 위증」 극단 여인극장공연(강유정 연출),KBS위성방송부장 ▲97년 「키리에」 미주지역 순회공연,현재 한국방송공사 심의위원 〈수상〉 문학사상신인작품상(77년) 영화연극상·한국연극영화예술상·서울평론가그룹상(78년) 현대문학상(79년) 대한민국문학상(84년) 대한민국연극제및 서울극평가그룹 희곡상(87년) 동아연극상작품상·백상예술대상(88년) 〈저서〉 희곡집 「누구세요?」(예문관 79년) 「0.917」(청하출판사 85년) 불어판 「Unpossible,impossible(불가불가)」(프랑스 르밀러드줄 출판사) 등
  • “한국 민주국가 향해 힘찬 장정”/미 CSM지 특집보도

    ◎「6·10항쟁」 10년만에 민주화 크게 신장/언론자유 큰 진전… 사법권 독립도 괄목 한국은 군부독재를 몰아낸지 10년 만에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웠는가 하면 언론자유와 법치가 신장되고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등 훌륭한 민주국가가 되기 위한 장정에 접어들었다고 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가 8일 보도했다.이 신문이 「6.10 민주항쟁」 10주년을 맞아 특집기사로 보도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10년전 이달,한국은 민주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다.데모대들은 길위로 넘쳐나와 군사독재정부를 향해 정치범 석방,대통령 직접선거 허용,진정한 민주주의의 길 개방 등을 요청했다.10년후인 지금,한국은 아시아 최고 민주주의국의 하나가 되기 위한 장정에 돌입했다.언론은 기본적으로 자유로우며,개인은 전보다 더 법의 지배에 의존할 수 있게 됐다.그리고 1992년 선거는 역사상 유례없는 가장 공명스러운 선거였다. 비록 정치권력은 중앙집권돼 있고 정치에서는 정책보다 지연,학연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한국인 개개인들은 전보다 자유스러워진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민주화는 꾸준히 신장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이 광주학살과 부패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았으며 이는 사법권 독립을 의미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최근 김영삼 대통령에게는 대선자금을 공개하라는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선거자금을 둘러싼 스캔들은 김대통령의 하야를 강요할 수 있다.김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국정개입과 관련된 뇌물수수 혐의로 곧 구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정부와 언론간의 관계는 역전돼 정부가 언론을 만족시키려 하고 있다.청와대나 정부부처의 관리들은 전화통을 붙잡고 편집인들에게 보도내용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또 지난 1995년 지자제 선거는 시도지사들이나 다른 지방정치인들에게 중앙정부의 소리보다도 자신들의 선거구 주민들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아시아인들은 민주주의를 좋아하기 보다는 겅력한 지도자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한국의 여론조사에서 18년간 철권통치를 하며 한국을 아시아의 경제호랑이로 만든 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최근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칼하다.그러나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돌아온다면 한국인들은 긍정적인 대답을 하지 않을 것이다.
  • 황장엽씨 서울도착을 보며/최평길 연세대 교수·국제정치학

    ◎민주체제 포용력으로 감싸자 한국에 온 칠순의 황장엽 비서를 보는 시각은 통일 견해만큼이나 다양하다.우선 황장엽은 그 근본이 철학자이고 그 나름의 민족주의자이며 북한 정권의 소프트웨어라는 것이다. ○권력 소프트웨어 역할 황장엽은 북한정권이 들어선 이듬해인 1949년,그의 나이 26세에 모스크바 대학 대학원과 철학과에 입학하여 1년간 러시아어를 배우고 다시 3년간의 각고 끝에 1954년에 철학 준박사를 받고 귀국하면서 바로 김일성 대학 철학과장이 된다.그리고 김일성파·연안파·소련파들이 권력을 분점하고 전쟁복구 사업에 전력하여 북한 수준에서 학문활동공간이 있던 1956년 김일성대학 창립10주년 기념 논문집에서 학위논문 「부정의 부정 법칙」을 공산북한사회에 맞추어 발표하게 된다. 그 내용은 낡은 사회인 봉건사회가 부정된 것이 자본주의 사회이고,그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모순의 부정이 공산사회이며,공산주의사회 역시 자기부정으로 한단계 높은 자기긍정의 통합단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축적되어온 자본주의 사회의 전통문화와 우수한 생산시설은 그대로 계승된다는 발전의 연속성을 인정하고 노동자계급을 공산사회주의에서 또 한번의 자기부정을 통해 단순노동자­피착취자가 아닌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역량을 가진 인간으로 그려내고 있다. 1956년 3월,20차 소련 공산당 대회에서 후루시초프가 밝힌 스탈린 개인숭배와 1인장기집권 비판 입김은 평양에도 들어온다.따라서 6·25전후복구와 경제발전의 지지부진함을 빌미로 소련파·연안파 제휴세력에게 협공당하던 1956년 제3차 노동당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김일성은 정치적으로 자주·경제적으로 자립,군사적으로 자위하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 주체적으로 자기운명을 개척하고 노동당 주위에 하나로 뭉치자는 주체이론을 정립한다.이 시기로부터 황장엽은 김일성 정권의 정당성에 이론적 밑받침을 제공하고,이를 계기로 그의 나이 40대에 김일성 대학총장,50대에 최고인민회의 의장,60대에 사상담당비서,70대에 국제담당비서로 권력 핵심부에 진입한다.황장엽은 힘있는 집행부서보다는 사상 또는 국제분석 담당 분야에서권력 소프트웨어로서 일해왔다.러시아·중국,과거 동구 공산국가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비서는 외무장관,KGB 등 대외부서의 보고서를 종합하는 외교안보의 최고위직이지만 북한에서 그의 당내 권력서열은 20위에 불과하여 김영남 외교부장이나 같은 비서인 계응태,전병호,한성룡 등은 오히려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민족주의자로서 고뇌 이렇게 황장엽은 권력 핵심부의 분명한 공산주의 사상가이기는 하지만,북한공산주의도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올곧은 철학도였으며,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북한동포를 살리려 북한에서 남쪽으로 온 그나름의 민족주의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또한 그는 6·25전쟁 전인 1949년에 소련에 가서 유학생활을 하고 전쟁이 끝난 후인 1954년에 귀국하여 엄밀한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전범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극우·극화논리 극복을 따라서 황장엽의 망명동기가 민족주의자로서 고뇌와 번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주체사상은 출범 초기에는 대내외 자주·자위·자립을 강조하는 정리된 하나의 이념체계였으나 70년대 이후 김일성 개인 우상화의 바이블이 되면서 황장엽은 스스로 이러한 변질된 김일성종교에 거리를 두게 되고,김정일은 아버지의 리더십과 차별화를 노리는 과정에서 스승인 황장엽보다는 신세대 황장엽을 대체하려는 것 같다. 그는 공산독재에 항거하여 저항운동을 벌였던 북한판 솔제니친은 아니다.그러나 이제 남한에 오는 그를 북한에서 경험하고 본 바 대로 정직한 북한 현대사를 쓰게 하고 남한에서 보고 싶었던 것을 보게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여,나머지 여생을 조용히 사색하고 집필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우리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의연함을 보여줄 때이다.그의 망명으로 그의 가족은 물론 12촌 친척까지 숙청이 되었다는 소식이 있고 보면 우리는 그의 인간적 비애를 이해하고,황장엽 리스트 폭로와 국내정국 타개용 카드 사용 그 자체가 국내정치적 이용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동시에 북한정보 획득같은 기술 접근방식보다는 원로철학가,북한전문가,지각있는 정보분석가들로 하여금 그의 대화 파트너가 되게 하여 본인 스스로가 자연스러운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황장엽을 보는 극우,극좌 논리를 극복한 우리의 균형감각이 필요한 때이다.
  • 연극무대 히트작 재공연 붐/극단마다 대표작품 앞다퉈 선보여

    ◎실험극장­「에쿠우스」·「신의 아그네스」 재공연/극단학전­「개똥이」 올 가을 다시 무대 올려/가극단 금강­「구로동 연가」 대학로서 13일까지 우리 극단의 「레퍼토리극」은 이것. 올봄 연극무대에는 유난히 각 극단의 대표격인 「레퍼토리극」이 분주하게 올려지고 있다.극단들이 지난번 공연때 부실했던 점을 보완해서 다시 관객에게 평가받고 싶거나 극단 창단을 기념해 과거 히트작을 앞다투어 선보이는 것이다. 대표주자는 실험극장으로 「실험」하면 떠오르는 「에쿠우스」와 「신의 아그네스」를 잇따라 공연한다.전 대표 고 김동훈 선생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에쿠우스」(5월까지,대학로 문화예술관 서울두레)를 공연하는데 이어 「신의 아그네스」를 6월부터 윤호진·윤우영 공동연출로 올릴 예정이다. 우리식 뮤지컬 만들기에 주력하는 학전은 지난달말 「지하철 1호선」 공연을 4백여회 치른뒤 바로 지난 95년 공연했던 「개똥이」를 재공연,9일 끝을 맺는다.학전은 「개똥이」의 이번 공연에서 드러난 미흡한 결말처리 등을 손질해 가을쯤다시 공연할 계획. 또 가극단 금강은 지난 88년,80년대 구로공단 노농자들의 삶을 음악극으로 만든 「구로동 연가」를 13일까지 대학로 오늘소극장에서 다시 공연하고 있다.지난번 공연주체인 「한국음악극연구소」가 만들어진지 10주년을 맞은 기념공연이다. 이와 함께 젊은 극단 차이무는 「차이무 레퍼토리1」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89년,96년 공연했던 「늙은 도둑 이야기」를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30일까지 선보인다. 이밖에 연우무대는 창단 20주년을 맞아 오는 7월쯤 「대표작 앙코르무대」를 마련,80년대의 대표적 연극들인 「칠수와 만수」「한씨 연대기」「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연속공연한다. 이같은 레퍼토리극 재공연에 대해 연우무대 정한룡 대표는 『외국에서도 극단의 레퍼토리극은 수십번 손질해 계속 오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현재 관객의 성향에 대한 사전조사없이 「재탕」만 해서는 관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석유도시 대경의 조선족(송화강 5천리:23)

    ◎중 최대 유전도시개발 대역사 참여/인구 87만중 5천여명… 유화업종에 종사/석유관리국 최기남 총공정사 “돌출한 과학자”로 두각/민족교육에는 뒷전… 자체 유치원시설 한곳없어/한어교육에 집착… 중국인 한국어교습 열풍과 대조 조선족과 모국어 하얼빈 서북쪽 160㎞ 밖에는 대경이라는 석유도시가 있다.하얼빈과 만주리간 공로를 고물 버스로 4시간을 옹골지게 달려 대경시에 도착했다.이른바 흑하지구에 해당하는 대경일대는 농사도 잘되었지만,대부분이 버려진채 묵어나는 황무지격의 무인지대였다.그런데 1957년 유전이 발견되면서 석유화학공업지대로 탈바꿈했다.공산당이 국가를 세운지 10주년이 되는 해에 유전이 발견되어 크게 경사스럽다는 뜻에서 대경이라는 지명을 붙였다는 것이다. ○표본 공업지대로 명성 대경의 첫 인상은 도시라기 보다는 드넓은 평원에 마을들이 띄엄띄엄 들어앉은 거대한 군락처럼 보였다.마을과 마을 사이에는 무인지대가 수십리씩 이어졌다.무인지대에는 석유를 탐사하는 시추기가 여기저기서 돌아갔다.과연 중국 최대의유전지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대경의 유전면적은 2천334㎢에 이르고 있다.중국전체 석유매장량이 47%를 차지하고 대경유전은 중국의 표본공업지대이기도 했다.모택동은 생존시 틈만 있으면 「공업은 대경을 따라 배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었다고 한다.그래서 대경은 중국인들 귀에 못이 박힌 석유화학공업지대인 것이다. 대경의 첫 석유는 정확히 1959년9월26일 하오 송기3호 시추기가 박힌 탐사정에서 분출되었다.석유가 본격 생산되면서 근로자와 그 가족을 위한 마을이 들어서기 시작했다.이 무렵 중국정부는 석유개발과 함께 개간농업을 추진하기 위해 근로자 가족들을 끌어들였다.그래서 대경은 1979년 시로 승격한 이후에도 농공결합도시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석유 말고도 옥수수·밀·조·수수·콩·농사 등 대경의 농업이 유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늘날 대경시 인구는 87만9천명으로 집계하고 있다.이 가운데 조선족은 5천35명으로,모두가 유전과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다.유전개발 당시 와서 뿌리를 박았거나,그 이후 학교는 졸업하고 직장을 따라 온 간부·기술자·근로자와 그 가족들로 구성되었다.조선족 대표인물로는 대경석유관리국 시추제1공사 최기남 총공정사(56)를 꼽는다.1963년 북경석유학원을 졸업하고 기술원으로 대경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후 30여년간 석유공업 발전에 뚜렷한 공을 세웠다.그는 「돌출한 과학전문가」와 유전의 「10대 우수종업원」이라는 영예를 얻은 탁월한 인물이었다. 대경시는 조선족들이 석유공업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분명했다.그러나 민족을 위한 사업에 발벗고 나선 사람들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5천명이나 되는 조선족들은 자기네 문화관 같은 시설 하나를 챙기지 못했다.교육도 예외는 아니었다.소학교 307군데,중학교 92군데,대학 및 전문학교 27군데가 모두 한족학교다.대경에서 유일하게 한글로 창작을 하는 작가 이주천씨(34)의 말을 들어보면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다. 『직장이 같지 않으면 한 자리에 모일 수가 없습네다.조선족이 많기는 하지만,동서남북으로 멀리 흩어져 살기 때문이디요.교육도 기래요.조선족 학교를 세운다고 해도 기숙제를하지 않고는 학교를 보낼수가 없다 이 말입네다.그래서리 대경의 조선족들은 자식을 유치원에서부터 한족교육을 그대로 받고 있디요』 ○영·일어 이어 한국어 인기 조선족 모두가 잡거구에 사는 터여서,아이들이 조선족유치원에 들어가지 않고는 모국어를 알 턱이 없다.어린시절을 한족유치원에서 보내고 조선족소학교를 가도 중국에서 조선어라 호칭하는 한국어가 외국어처럼 되기는 매한가지다.그렇다고 조선족 어른들이 신경을 쓰는 것도 아니다.왜냐하면 중국에 살자면 어차피 중국어에 능통해야 된다는 선입견으로 해서 아이들의 한족학교 입학을 별로 아쉬워하지 않았다.서글픈 감회가 들었다. 조선족학계에서도 한국어보다 한어를 우선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중국에 자리를 잡은만큼 한어가 국어고 한국어는 모국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한국어를 영어나 일어 정도로 보아야한다는 한어 주창론자들은 조선족들의 못리판인 연길에서도 한어를 모르면 문밖을 나설수 없지 않는가라는 반문을 던지고 있다. 이런 견해에 날카롭게맞서는 이들도 있다.말은 민족의 마음이고,글은 민족의 얼굴이어서 모국어를 멀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따라서 한국어가 만약 일어나 영어와 같은 외국어 위치에 놓인다면 민족은 자기의 모습을 잃어버린 꼴이 된다는 것이다.그러면서 모국어 옹호론자들은 한국어가 세계에서 17번째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상기시켰다. 한국의 중국 투자가 늘어나면서 한족들의 한국어 학습열기가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모국어 옹호론자들 입장에서 보면 뿌듯할 수 밖에 없다.그래서 언어의 표준화 및 규범화,우리말과 우리글의 보급이 시급하다는 옹호론자의 주장은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이는 소수민족의 자기언어 우선은 물론 소수민족지구 한족간부들도 해당 소수민족 언어를 배우도록 부추기는 중국 정부 소수민족정책과도 부합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족간부들 가운데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어는 지금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외국어로 자리잡았다.길림성 교하시 조선족소학교 교원 허순옥씨는 산동성 위해시 직업학교 교장으로부터편지 한 통을 받았다.내용은 한국의 외국어학원과 비슷한 한국말학습반이 호황을 누리고 있으니 위해로 와서 한국말을 가르쳐 줄 뜻이 없느냐는 것이었다.말을 배우고 싶다는 사람은 많은데,교사가 부족한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리고 중국 전역에서 「제2외국어로 통하는 한국말을 배우고 싶은데,교과서를 구할 수 없느냐?」는 편지가 수없이 날아든다고 했다. ○대학서도 관련학과 설치 붐 지난 1995년 하얼빈에서는 처음으로 조선족유치원이 문을 열었다.정원이 110명이었는데,50명을 초과할만큼 인기가 높았다.이는 1991년5월 하얼빈시 조선족 기초교육건설 모금위원회가 하얼빈시에 여러 차례 건의하여 이루어진 사업이다.지난 해에는 정부 허가를 받은 하얼빈중급한국어학교가 설립되어 150명의 신입생을 받아들였다.그리고 흑룡강성 외국문서점에서는 「한국어백일통」「한한대조 365」「현대한국어회화」를 내놓았다.이탈리아어와 러시아어를 단숨에 제치고 영어와 일본어에 이어 3위에 오르면서 판매량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국어 바람은 중국내 유명대학에까지 불어 한국어학과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그 때문에 연변대 조선어학과 출신들을 앞다투어 모셔가는 일이 벌어졌다.조선족들의 한국어 외면과 달리 한족들에게 오히려 한국어 열풍이 일고 있는 것이다.
  • ’97교향악 축제 1일 ‘팡파르’

    ◎국내 10대 교향악단·연주자 10명 협연/서울·부산시향­KBS 교향악단 등 참가/저렴한 입장료로 클래식의 저변확대 도모 국내 「베스트 10」의 교향악단과 음악계의 대표적인 중진들이 함께 펼치는 97 교향악축제가 4월1일 개막된다. 오는 18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펼쳐지는 교향악축제는 예술의 전당이 지난 89년부터 시작,올해로 9년째를 맞는 행사.이제까지 모두 142회 공연에 15만명이 관람,명실상부한 음악축제로 자리잡았다. 예술의 전당 창립 10주년을 맞는 올해는 전당측이 음악계 인사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국내 23개 교향악단중 정예급 10개를 가려 출연진을 짰다. 전국 각지의 대표적 연주단들을 돌아가며 무대에 세운 이제까지의 관행을 탈피,실력 중심으로 선정한 것이다. 또 클래식 음악저변을 넓히려는 시도에서 모든 좌석 입장권 가격을 1만원으로 통일했다.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 선정된 10대 교향악단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2일·지휘 매튜 헤이젤우드),수원시립교향악단(3일·〃금난새),서울시립교향악단(5일·〃정치용),인천시립교향악단(8일·〃금노상),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10일·〃이동호),부산시립교향악단(11일·〃곽승),대구시립교향악단(15일·〃라빌 마르티노프),광주시립교향악단(16일·〃임평룡),KBS교향악단(17일·〃박탕조르다니아),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18일·〃카를로 팔레스키)등. 4월1일 축제 개막을 알리는 전야제는 국내 유일의 남성오케스트라 국립경찰교향악단(지휘 정철주)이 꾸민다. 각 교향악단의 협연자로는 바이올린의 김의명(2일) 정찬우(15일) 김남윤(16일) 김민(17일),피아노의 장혜원(3일) 이경숙(5일) 신수정(8일) 손국임(11일),첼로의 나덕성(10일) 이종영(18일)씨가 무대에 선다. 이번 교향악축제의 또다른 특징은 20세기 작곡가의 작품을 1곡씩 연주한다는 점. 우리 시대 음악임에도 쉽게 듣지 못했던 스트라빈스키(축전서곡),히나스테라(에스텐시아),쇼스타코비치(축전서곡 작품 96),바버(현을 위한 아다지요 11번),안요엘(오케스트라를 위한 디베르티멘토),킬라르(크레사니),말러(교향곡 1번「거인」),김동주(오케스트라를 위한 이원화),스크리아빈(교향시 「법열의 시」) 등을 접할수 있다.
  • 희극발레의 진수「돈키호테」/유니버설발레단,27∼30일 예술의전당

    유니버설 발레단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를 초청,희극발레 「돈키호테」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27∼30일.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돈키호테」는 스페인풍의 경쾌하고 가벼운 음악,화려하고 역동적인 춤과 의상 등이 특징으로 관객의 흥을 돋워주는 몇 안되는 희극발레의 하나다. 3막 결혼식 장면 가운데 키트리와 바질의 화려한 2인무 등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절묘하고 환상적인 춤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공연 총지휘를 맡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는 지난 94년 유니버설 발레단이 창단 10주년 공연으로 올린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지휘한 인물.당시 한국발레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는 이밖에도 나탈리아 스피치나(연출),알렉세이 포포프(무대 디자이너),베체슬라프 오쿠네프(의상 디자이너)등 키로프발레단 주요스텝들이 내한,키로프의 기술을 전수했다. 주역인 키트리와 바질 출연진은 문훈숙·안드레이 바탈로프(27·29일 하오 7시30분),박선희·박재홍(28·30일 하오 7시30분),강예나·이준규(29일 하오3시),엔리카 구아나·황재원(30일 하오 3시) 등.204­1041.
  • 22일 올 첫무대 「서울 팝스오케스트라」 지휘자 하성호씨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키우는게 꿈”/“외국인 23명 영입 연130회 연주… 국내최고 자부” 총 연주횟수 1천100여회,1년평균 연주횟수 130회,8천곡이 넘는 편곡 레퍼토리 보유,90%이상의 객석 점유율…. 지난 88년 창단한 서울 팝스오케스트라의 기록이다.70명 단원으로 구성된 중대형 오케스트라의 활동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단한 활약상이다. 『아직은 국내에 머물지만 미국의 보스턴 팝스오케스트라같은 세계적인 팝스오케스트라를 만드는게 꿈입니다.미국 유학시절부터 생각한 것이죠』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하성호씨(45).창단 9년만에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음악계의 무시못할 존재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올해로 6년째 접어드는 청소년을 위한 덕수궁 음악축제 또한 그가 내세우는 자랑중의 하나.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음악문화를 소개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부터는 정부 지원금을 받아 운영한다.22일엔 올해 첫무대로 소프라노 김금희,국악인 이은관,대중가수 진시몬을 초청,연주를 펼친다. 『덕수궁 음악축제가 끝난 뒤엔 쓰레기 한장없습니다.청중의 마음속에 음악이 제대로 파고 들었다는 증거아닐까요』 그는 최근 양적인 성장 못잖게 단원들의 기량향상에 심혈을 쏟았다.지난 94년부터 실력있는 외국인 주자들을 점층적으로 영입,현재 단원 70명중 23명이 외국인 연주자들이다. 러시아 미국 이스라엘 몽고 등 출신으로 다국적 군이 셈이다. 『연주기량면에서도 국내 제일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는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연 130회이상 연주회를 통해 전사체질이 몸에 밴 「프로연주단」이라고 규정한다. 『음악은 구분이 필요없다고 봅니다.대중음악이든 클래식이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은 흠뻑 즐기고,동시에 다른 이들의 취향을 존중하면 되는 것이죠』 그는 모든 음악을 팝화시켜 연주한다.우리 가요「애모」를 오케스트레이션했고,베토벤교향곡 제5번「운명」을 디스코리듬으로 편곡했다. 지휘를 할 때 하씨는 청중을 자신의 연주에 흠뻑 빨아들이는 마력을 가졌다.무대위의 객체로 존재하는 지휘자가 아니라 관객과 함께 하는 지휘자여야 한다는게 그의 지휘자론이다. 지난 2월 삼성클래식스 레이블로 음반을 2장 녹음,오는 7월 발매한다.내년엔 창립 10주년을 기념,일본 각도시 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 예술의 전당 창립10주년 기념 「바그너 축제」 기획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국내 첫 공연/시·음악·무대 완전종합한 바그너식 오페라/독 전문지휘자·성악가 내한… 본고장 진수 선봬 19세기 후반 음악사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는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대표적인 음악극 「리벨룽의 반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주된다. 예술의 전당은 한국바그너협회와 함께 예술의 전당 창립10주년 기념으로 「바그너 축제」를 기획,20·21일 이틀간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니벨룽의 반지」를 공연한다. 바그너 연주의 성지라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의 음악축제 전문지휘자 한스 발라트와 바이로이트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 및 금관연주자 24명, 그리고 바그너음악 전문성악가인 테너 르네 콜로,소프라노 안나 토모바 신토가 초청돼 본고장의 바그너 축제를 재현한다.또 동양인 최초로 바이로이트무대 주역가수로 기용된 베이스 강병운씨도 함께 한다.국내 연주단체로는 KBS교향악단이 합류한다. 시와 음악과 무대를 완전히 종합한 바그너식의 오페라인 「음악극」의 실체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종합예술로서의 음악극에 심취하고 철학·심리학·근대문학에 큰 업적을 남긴 예술가.파고들수록 마력을 끄는 그의 예술을 열렬히 추종하는 이른바 「바그네리안」이 존재하는 한편으로 그를 싫어하는 반대파 세력도 만만찮은,독특한 음악인이다. 반대파의 입장은 주로 정치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바그너는 활동 당시 유럽에서 상권과 예술계를 한꺼번에 장악한 유태인들을 비난하는 저서와 작품을 남겼는데 뒷날 히틀러가 아리안 민족 우월주의와 유태인 탄압,나치즘 정치선전에 이용했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연구기피 음악가로 분류돼 그에 대한 연구 및 음악공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에 공연되는 오페라 「리벨룽의 반지」는 바그너 필생의 역작.「라인의 황금」「발퀴레」「지그프리트」「신들의 황혼」 등 전체 4부로 구성돼 하루 4시간씩 4일간 공연되는 대작이다.방대한 스케일,곡 해석의 어려움으로 국내서는 지금껏 공연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작품. 독일 민중서사시 「니벨룽의 노래」와 중세독일 가요집 「에다」,그밖의 신화를 바탕으로 바그너가 직접 각색했다.1851년부터 구상에 들어가 23년만인 1874년에 완성,바이로이트극장 개관기념으로 무대에 올랐다. 니벨룽의 보물을 가진 자는 모두 죽음의 나라인 니벨룽으로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화를 배경으로 한다.극 전개가 복잡하고 변화가 심해 지루하다는 흠은 있으나 바그너극 특유의 신비함,로맨틱한 기사도 정신,헌신적인 여성의 사랑에 의한 구제사상 등이 잘 드러나 있다. 공연전반부에서는 지휘자 로린 마젤이 편곡한 관현악곡 하이라이트를,후반부에선 「니벨룽 반지」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작품인 「발퀴레」1막 전곡을 연주한다.
  • 정경화·장영주·조수미/‘세계 정상의 연주’ 세음반에

    ◎정경화­데뷔30년 기념 브람스 소나타 전곡/장영주­파가니니 소나타 등 앙코르곡 담아/조수미­세계진출 10돌 「조수미 카네기홀 라이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장영주,소프라노 조수미…. 한국인으로 세계 정상의 무대를 누비는 이들이 한꺼번에 새 음반을 내놓았다.세사람은 또 독주회,체임버오케스트라협연, 오케스트라협연 등의 다양한 연주회로 고국무대에 선다. 세계무대 데뷔 30주년을 기념, 「정경화 페스티벌」 전국 순회연주를 하고 있는 정경화는 EMI레이블로 브람스소나타 1·2·3번 전곡음반을 냈다. 『무르익은 가을과 같은 곡으로 인생의 마지막 철학과 감정이 흘러나온다』며 평소 브람스소나타에 대한 애정을 표시한 정씨가 최초로 낸 브람스 전곡음반으로 예전보다 원숙하고 부드러운 연주를 들려준다는 평이다.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이 반주를 맡았다. 삼성클래식스 레이블의 1·2집 음반 「아리 아리랑」,「새야 새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조수미. 같은 레이블의 제3집 음반으로 「조수미 카네기홀 라이브」를 냈다. 세계무대 데뷔 10주년을 기념,지난해 11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가진 공연실황을 담았다. 편집없이 완전 라이브로 제작,연주회장의 생생함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리차드 보닝 지휘의 세인트 룩스오케스트라가 협연했다. 수록곡은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중 「부드러운 그대 음성」,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중 「인형의 노래」, 비숍의「보라 저 다정한 종달새를」, 베네딕트의 「집시와 새」 등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매력을 한껏 보여줄 수 있는 곡들. 조두남의 「선구자」, 김연준의 「청산에 살리라」등 3곡의 한국가곡도 실었다. 천재바이올리니스트에서 성숙한 연주자로 이미지를 바꾼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사라 장·17)는 EMI레이블로 「심플리 사라(Simply Sarah)」를 냈다. 긴 머리의 화장기 있는 얼굴을 담은 재킷커버가 눈길을 끄는 앨범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길고 진지한 곡이 아니라 장영주가 연주회장에서 앙코르곡으로 즐겨 연주한 명곡 소품들을 담았다. 드라마 「모래시계」 삽입곡으로 유명한 파가니니의 소나타를 비롯, 바치니의 「고블린의 춤」,포레의 「자장가」,사라사테의 「서주와 타란텔라」 등 14곡.피아노 반주는 솔리스트.반주자.실내악 연주자로 활동중인 찰스 아브라모빅이 맡았다. 조수미와 장영주는 오는 12.13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샤를르 뒤투와가 지휘하는 몬트리올 오케스트라와 각각 협연, 지난해에 이어 고국팬들을 만난다.
  • 연극연출가 강유정(이세기의 인물탐구:123)

    ◎무대연출 금녀의 벽 허문 철의 여인/여성에 대한 모든문제 무대서 해답구해/파격적 전위성보다 연극의 정통성 고수 「연극의 모든 문제는 저 침묵을 뒤흔들어 놓는 일이다.저 침묵의 얼음덩어리를 녹여 도도히 흐르는 강줄기로 역행시켜야만 한다」.강유정은 「침묵의 객석」을 향한 장 루이바로의 열변으로 일찍이 연극의 철리를 깨친 연출가다. 아무도 그를 번뜩이는 천재라고 말하진 않는다.불꽃튀기는 재치와 새타이어의 현란성을 지녔다고도 생각지 않는다.다만 「오래 달군 쇠처럼 쉽게 식지않는 정열」이란 말이,그를 두고 적절하다.오랜 교분을 트고 있는 희곡작가 차범석씨는 『그의,연극에 대한 집념은 누구에게도 비교할수 없을만큼 깊고 강하다』고 전한다.「성격 자체도 크고 넓어서 웬만한 남자는 따라잡기 힘든 반면」「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여성적인 일면이 그의 매력」이라고 했다. ○「여인극장」 30년 이끌어 그의 겉모습만으로는 고집스럽고 뚝심이 세고 남성적일 거라고 사람들은 짐작한다.그러나 만사에 상처받기 쉬운 성격이 강유정의 면모다.대범한 듯하지만 섬세하고,감상적인 것 같지만 자기주장이 강하다.초창기엔 연극연습 과정에서 단원들과 잡다한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상대방을 「부드럽게 감싸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지난 30여년간 극단 여인극장을 「대과 없이」 이끌어왔다. 그의 연극에의 길은 결코 평탄한 직선을 긋고 있진 않다. 고교시절엔 세계명작을 무질서하게 읽으면서 「희곡작가」를 지망했으나 희곡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대경험」이 필요하다는 이해랑씨의 충고를 받아들여 18살 되던 해 극단 「신협」에 입단했다.프롬프터에서 「살아있는 이중생각하」에 이르는 단역 대역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때부터 희곡이나 연기보다 무대전체를 관장하는 연출자가 되고자 꿈꿨다.그러나 연극계의 철옹성같은 보수성은 그에게 연출의 기회를 주지않았고 다시 영화계로 눈을 돌려 홍성기·이강천 감독 밑에서 어려운 조감독생활을 거쳤지만 영화쪽에서도 그에게 감독의 기회를 내어줄 것 같진 않았다. 그는 극단과 영화계주변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극단 창단을 기획하고 자신이 읽었던 수많은 주옥편들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그렇게 탄생한 것이 극단 여인극장이다. 평소 친분이 두텁던 성곡 김성곤씨의 부인 김미희씨의 도움을 받아 66년 10월 서울 신문로에 있던 성곡댁에서 화려한 창단파티를 가졌을때 모든 것이 가난하기만 했던 연극계는 「여성연출가 탄생」과 함께 그에 대한 기대로 관심이 집중되었다. 하나의 연극을 시작하기 위해 2,3년전부터 작품을 고르고 끈질긴 탐구성과 선별의 명철함,마음속까지 꿰뚫는 예민성으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엄밀하게 가리는 것이 그의 연출포인트다.극중 인물의 사상과 성격을 도식적으로 또는 소묘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내부에 도사린 모순에 파고들어 피가 뛰는 인간상을 창조해 나간다.극적인 기교나 파격적인 전위성 대신 정통연극을 진솔하게 지키면서 「누가 뭐라고 하든 나의 시각과 나만의 해석으로 연극이 품고있는 내면의 정서를 전달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그의 연극관은 「연극이 사회를 맑게 하는 샘물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며 여인극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여성들이 받는 불이익과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여성의 편에서가 아닌,인간의 문제」로 파악하고 「오늘의 생존을 위해 고통당하는 인물」들이 「지나간 과거에 대한 용서와 화해,그리고 여인들의 억눌린 욕망의 문제를 시적 정서로 밀도있게 그려낸다」는 평이 그것이다.평론가 김방옥은 85년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한 「풍금소리」를 보고 「각 인물의 성공적인 성격창조라는 면에서 이번 연극제에서 가장 큰 감동을 준 작품」으로 평하고 있다. ○한때 영화계 눈돌려 그가 여성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고싶어한 것은 경상도 특유의 집안의 보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5대독자인 부친 강동수씨는 북경과 상해로 나돌며 풍운아처럼 군림하는데 비해 딸만 둘을 낳은 어머니는 그늘진 곳에 숨어 남편에게 무조건 순종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였다.그는 「어머니처럼 되지 않기 위해」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고집이 센 성격으로 성장해 나갔다. 그가 연극에 미치는 이유는 「항상 남다른 삶과 만나는 즐거움」과 「배우의 발성과 무대의 열기와 극이 진행되는 동안의 긴장감」때문이며 그때마다 「자신이 싱싱하게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연극은 나의 생, 나의 생활」이라는 신조로 그가 좋아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지난 여름 갑자기」등 테네시 윌리엄스에 집착하고 지난해 창단30주년 기념공연과 내년 상반기공연을 위해 뉴욕에 있는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와 올비의 「키 큰 세여자」,맥넬리의 「마스터 클래스」를 정식 계약하기도 했다. 그가 연극을 하기까지 부군 임영수씨의 외조와 인내심을 그는 잊지 못한다.서울대 상대출신에다 육사교관이던 부군은,걸핏하면 집을 비우고 통금시간을 밖에서 넘기는 그의 연극활동을 이해하여 처음엔 연극제작에 관련된 은행대출 등에 도움을 주기도 했으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연극에 질려 언제부턴가 극장주변에는 얼씬거리지 않더니 88년 타계했다.자녀는 1남2녀. 동숭동 극장가에 가면 그를 만나기란 별로 어렵지 않다.커다란 숄더백을 어깨에 둘러메고 연극의 새로운 흐름을 알기 위해 그는후배들의 공연을 들여다보고 연극인들과의 토론·담론을 즐긴다.애연가에다 애주가지만 아무리 전날 술을 마셔도 새벽 5시면 일어나 작품분석에 전념하고 양직한 성품탓에 친구의 폭이 넓고 다양한 편이다. ○연극인들과 토론즐겨 『누가 가장 영광있게 산 사람인가.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인생의 모욕일 수 있다』.그대신 『실패할 때마다 조용히,그리고 힘차게 일어나는 것이 참된 인간의 영광이며,바로 그런 자세로 나는 한평생 나만의 연극인생을 만들어냈다』고 그는 감연히 말한다. 「여성연출가 1호」를 기록하고 「갈매기처럼,불꽃처럼 자유롭고 뜨겁게」 여성에 대한 모든 해답을 무대에서 구하게 했다는 자체만으로 그는 우리 연극사에서 「비중있는 배역」으로 또렷한 족적을 남긴 존재다. □연보 ▲1932년 경남 진양출생 ▲49년 극예술협회 입단 ▲50년 극단 신협입단 ▲55년 동국대 국문과 졸업 ▲57년 수도영화사 연출부 입사,이강천 감독 「생명」조연출 ▲64년 영화 「순교자」제작 ▲66∼현재 극단 여인극장 창단 대표 ▲68년 가르시아 로르카작 「베르나르드 알바의 집」첫연출 ▲73년 한국연극협회 이사 ▲75년 한국연극협회 감사 ▲76년 창단 10주년기념 테네시 윌리엄스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연출,「창단10주년기념희곡집」발간 ▲79년 황석영 「산국」 미주 순회 ▲82년 한·미 수교 100주년기념 차범석작 「학이여 사랑일레라」 미주 순회 ▲86년 창단20주년 기념 노영식작 「강건너 너부 실로(넓은 들로)」연출 ▲91년 극단 여인극장 100회기념 셰익스피어작 「맥베스」연출 ▲92년 서울연극제심사위원·한국연극협회감사·아시아여성연극인대회 한국대표 ▲94년 한국여성연극인회 회장,세계여성희곡작가협의회 이사 ▲95년 한국연극협회 이사 ▲96년 창단30주년기념 에드워드 올비작 「키 큰 세여자」연출 〈연출대표작〉 「이구아나의 밤」「지난여름 갑자기」「올페」「하녀들」「부부」「다(아빠)」「아,아빠 가엾은 우리아빠!」「아내란 직업을 가진 여인」「모닥불 아침이슬」「풍금소리」「키리에」「맥베스」「세자매」등 100여편 〈수상〉 대한민국연극제작품상·희곡상·연기상(78년) 한국연극영화 텔레비전예술상 대상(85년) 서울시문화예술상(89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연출상(92년) 한국예총예술문화대상(93년)
  • 서울풍물단 ‘신명의 소리여행’

    ◎12·13일… 「고구려의 북소리」 등 개량북 연주 현대적인 「신남사당」을 자처하는 서울풍물단이 12·13일 이틀간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신명의 소리여행」이라는 제목의 풍물판을 펼친다. 창단10주년과 2집음반 발매를 겸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기존 사물놀이의 정형화된 악기편제와 레퍼토리를 탈피,신세대 감각에 호소한 실험적 무대.「하늘길」로 유명한 소리꾼 장사익이 특별출연한다. 지름 1m20㎝인 대형북,항아리처럼 갸름한 모양의 북,가죽의 두께가 다른 북 등 다양한 북들이 등장한다.우리 전통북을 팀파니나 드럼처럼 개량,음폭·음의 높낮이·음량 등을 달리해 멜로디 악기의 효과를 내게 했다. 개량북으로 연주하는 곡은 웅장함이 넘치는 창작곡 「고구려의 북소리」와 「두드리」.또 합주가 좀처럼 힘든 악기인 꽹과리주자 4명이 장구,징과 어울려 연주하는 「쇠울림」도 이색적이다.동해안 지방 무속음악에서 나오는 드렁갱이 청보장단을 풍물연주로 꾸민 「샤머니즘1」도 연주한다. 장사익은 대고 장단에 맞춰 원래 전공인 태평소로 메나리가락과 남도 시나위가락을 선보인다.235­7532.
  •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 마련

    ◎여성단체협의회,9일 연대기념관서/여권신장 5대 디딤·걸림돌 등 발표/활동 소개·부모성 같이쓰기 선언도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한 한국여성대회가 오는 9일 하오2시 서울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성대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3·8 세계여성의 날」은 지난 1908년 3월8일 미국의 1만5천여 여성노동자들이 뉴욕 루트거스 광장에서 벌인 대대적 시위를 기점으로 한 것. 하루 14시간씩의 비인간적 노동에 시달리던 여성들이 선거권과 노동조합결성의 자유를 외친 것을 기려 1910년 세계여성의 날이 지정됐으며 각국별로 기념행사를 가져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85년 1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해 올해로 13회째를 맞는다.특히 올해는 여성단체협의회와 함께 양대 여성운동세력으로 자리잡은여성단체연합 창립10주년 기념식을 겸해 어느 때보다 다채롭게 진행될 것 같다. 흥미로운 행사는 지난 96년 한해 여성권익신장의 디딤돌과 걸림돌을 발표하는 시간·부문별로 5건씩 선정되는데 올해 여성권익신장의 디딤돌은 ▲영화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만들어 정신대문제를 국내외에 알린 영화감독 변영주씨 ▲국회 내무위에서 한총련 여대생 성추행문제를 제기한 국민회의 국회의원추미애씨 ▲노동법 개정을 위해 삭발농성한 병원노련위원장 박문진씨 ▲여성장애인 문제를 사회여론화한 운동단체 「빗장을 여는 사람들」 ▲성추행범을 뒤쫓다 범인의 칼에 찔려 살해된 시민 최성규씨 등이다.반면걸림돌에는 ▲한국통신 전화교환원의 여성차등정년을 인정한 대법관 김형선씨 ▲솔벤트 유기용제 중독으로 여성노동자들의 불임,재생불량성 빈혈을 야기한 LG그룹 ▲여성을 성상품화한 영화「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 이유」를 제작한 영화제작사 씨네마서비스 ▲국회 내무위에서 한총련 성추행 여대생을 비하한 신한국당 국회의원 이재오씨 ▲여중생을 상습 성추행한 신양중학교 황수연 전 교장 등이 뽑혔다. 여성미술연구회에서 준비한 「여성의 몸 읽기」 퍼포먼스로 막을 올리는행사는 이밖에도 ▲창립 10주년을 맞은 여성단체연합의 활동상과 주요 이슈 등을 보여주는 비디오쇼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계경 여성신문사 사장에 대한 시상 ▲참석자들과 함께 부르는 여성노래 모음 ▲여성예술집단 「오름」의 대선을 겨냥한 연극 「투표권은 상품권이 아냐!」공연을 비롯,다채로운 축하공연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고질병인 남아선호가 남계혈통으로 이어지는 호주승계제도에서 나온 문제라는 인식아래 이효재 여성단체연합 고문 등 여성인사 100명이 「부모성 같이 쓰기」를 선언하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 미 UCLA 「한국 민주화 개혁」 심포지엄

    ◎“이젠 민주화역행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미국의 UCLA 한국학연구소는 22일 지난 87년 민주항쟁 10주년이자 현 문민정부 마지막해를 맞아 「한국 민주화 개혁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연구소장 로버트 버스웰 박사의 발제강연에 이어 김종림 교수(아이오와대)가 「관성적 정치문화와 한국의 민주주의」,안병준교수(연대)가 「통일 시나리오와 한·미 안보협력의 미래」,데니스 맥나마라 교수(조지타운대)가 「조정과 제휴­변동하는 한국경제에서의 노동의 도전」,조은 교수(동국대)가 「성정치의 역동성과 한국의 민주개혁」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버스웰한국학 연구소장의 발제강연을 요약,소개한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국가가 불가피하게 겪을수 밖에 없는 고통이 크기는 했으나,한국은 지난 10년간 주변에서 부러워할 만한 경제 정치적 업적을 이룩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그러나 지난 몇개월간 개정노동법 통과와 한보부도사태를 둘러싼 스캔들확대로 인해 한국의 민주주의 개혁이지속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있다.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이룬 업적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업적은 많지만,다음과 같은 것들을 주목할 만한다.한국의 언론이 더 이상 검열 대상이 아니며 아주 공정하고 경쟁적인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다.지방관리들도 주민들의 투표로 선출되며 군부가 민간정부에 의해 통제를 받고 있다.김영삼 정부는 또한 금융거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실명제를 도입하였고,공직자 개인재산 공개,부패정치인들의 기소,군부조직내 정치세력들의 제거,(한·미간의 학문교류를 증진시키는데큰 기여를 한)세계화 정책의 도입등이 칭찬을 받을 만하다.10년전과 비교하여 오늘의 한국은 더욱더 개방된 사회이며,민주개혁이 다시 퇴보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정치적 민주화의 실적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사회분야에서의 민주개혁은 가시적 성과가 크지 않다.노동자와 여성 지위향상의 속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최근의 노동법 개정관련사태는 이 분야에서 앞으로 이룩해야 할 점이 많음을 시사하고 있다.
  • 예술의 전당 「비전 2007」 발표

    ◎제2도약위해 재정자립 역점… 새달 후원회 발족/통일대비 프로그램 준비·해외 문화교류 본격 추진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예술의 전당(사장 이종덕)이 향후 10년을 겨냥,제2의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예술의 전당 비전 2007」 중기(1997∼2000)와 장기(2001∼2006)로 나눠 추진될 이 프로젝트엔 2000년 축제프로그램과 통일대비 프로그램 준비,뉴미디어 사업 기반조성,지방 및 해외와의 문화교류사업,뉴미디어예술사업 정착,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등이 담겨있다. 「비전 2007」의 원년이 될 올해 계획은 ▲국내외 최고 문화예술기관으로 위상정립 ▲재정자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 ▲쾌적한 문화공간 조성 등 세가지다. 예술의 전당이 가장 역점을 둔 것이 재정자립을 위한 방안마련.예술의 전당 후원회를 내달 중순께 정식 발족시키고 대관제도의 개선책도 구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예술의 전당 후원회 준비위원장인 심장전문의 이종구씨가 중심이 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후원회는 「소액 다수 참여」원칙으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계인사 500명을 후원회원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대관제도와 관련,이종덕 사장은 『물가가 비슷한 세계각국 가운데 대만과 우리나라의 종합문화예술센터 대관료가 가장 싸게 매겨져 있다』면서 대관료를 현실화하거나 기존의 정액 대관 중심에서 벗어나 기획사와 수익을 비율을 정해놓고 나누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계획은 자체적으로 기획·제작한 우수작품들을 보다 많이 올린다.벤자민 브리튼의 오페라 「알버트 헤링」,창작뮤지컬 「겨울나그네」,「바그너축제」,「서울국제음악제」,오페레타 「박쥐」,송년발레 「호두까기 인형」 등.아울러 뉴욕시티발레단(10월),마기 마랭무용단(9월)등 해외유명 단체를 초대하고 예술의 전당이 주축이 된 전국문예회관연합회와 아시아태평양아트센터연합회를 통해 자체제작 문화상품의 전국순회공연 및 해외공연도 추진한다. 지난 10년간 예술의 전당을 찾은 관람객은 연 8백29만8천800여명.올해안에 1천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예술의 전당은 오는 2월18일 창립10주년 기념식과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개설행사를 갖는다.
  • 연극 「사랑의 힘으로」 오늘부터 새달 23일가지

    ◎소외된 직장남성의 의식세계 묘사 카프카의 원작 「변신」을 이윤택이 재구성한 연극 「사랑의 힘으로」가 공연된다.17일부터 2월23일까지 대학로 북촌창우극장. 제작을 맡은 우리극연구소 연희단거리패가 남성연극임을 표방하고 나선 이 연극은 대중사회속에서 자기소외로 괴로워하는 젊은 세대,특히 남성 직장인의 의식세계를 심리극 형식에 담았다. 전업작가를 꿈꾸는 K는 홀어머니의 기대와 불구의 여동생을 대학에 보내야 하는 의무감 때문에 신문사를 다니고 있다.이상과 현실의 갈등에 시달리던 K는 결국 정신병에 걸리고 어느날 발작해 쓰러진다.하지만 그의 고통과는 무관하게 세상은 그에게 의무만을 강요하는데….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가 죽음으로 결말을 맺는데 비해 「사랑의 힘으로」의 K는 순결한 여인과 사랑을 나눔으로써 세상과 화해하게 된다. 지난해 연희단거리패 10주년 기념공연 「햄릿」에서 주연을 맡은 김경익이 연출과 출연을 겸한다.763­1268.
  • 바이올리니스트 권윤경(’97 젊은 문화주역:3)

    ◎“깊이있고 넓은 음악 펼치고 싶어요”/1백년 전통 BMG클래식에 전속/RCA레이블 단 첫 한국인 연주자/「딜레이의 숨겨놓은 보물」 찬사도 지난해 12월 우리 음악계의 이목을 한곳에 집중시킨 한 「사건」이 일어났다.세계 5대 음반사중 하나인 BMG클래식의 명문 레이블 「RCA레드실」에 한국인 소녀 바이올리니스트가 전속돼 데뷔음반을 낸 것이다. 권윤경.79년생.100년 전통의 BMG클래식이 실력을 인정하는 아티스트들에게만 붙여주는 붉은색 인장 RCA레이블을 단 첫 한국인 연주자로 기록됐다.한국인 연주자가 세계 메이저 음반사에서 음반을 낸다는 사실만으로 큰 뉴스가 되는 것을 감안하면 권윤경은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셈이다. 「참신하고 도전적인 레퍼토리,뛰어난 테크닉,인간미 넘치는 깊이있는 연주…」.지난해 6월 녹음때부터 권양에 쏠린 관심은 음반에 대한 호평과 더불어 더욱 불어났다.「세계 바이올린계의 명스승 도로시 딜레이의 숨겨놓은 보물」 등등 찬사들이 쏟아졌다.장영주 장한나에 이어 또 한명의 천재가 탄생한 것일까. 『일반학교에다니느라 연주활동을 자제했었어요.이제 대학생이 됐으니 마음껏 연주를 할겁니다.깊이있고 넓은 음악을 펼치고 싶어요』 미국 맨해튼의 줄리어드 음대 기숙사에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뉴저지의 집에 머물고 있는 윤경양은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BMG와 시작한 공식 연주활동을 계기로 「끝없는 음악의 길」에 정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리다고 각광받는 것은 싫다』는 윤경양은 자신의 음악자체를 사람들이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뉴저지의 보트리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한 윤경양.『좋아하는 과학·수학공부를 더 할 수 없게돼 안타깝기도 하지만 멋진 연주일정이 예정돼 있어 가슴이 부푼다』고.2월엔 뉴욕 링컨센터에서,3월엔 콜로라도 심포니와 3차례,사우스캐롤라이나 심포니와 4차례 협연키로 돼있다.또 4·5월에는 뉴욕 오하이오에서 독주회를 갖고 여름엔 아스펜과 말보로음악제에 참가한다.또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 연말 발매할 목표로 BMG와 2집앨범 녹음도 해야한다. 8월말 서울 예술의 전당 10주년 기념연주회 개막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것은 가장 기대되는 일이다. 3살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윤경양은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바이올린을 배웠다.서울대 음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어머니 조유제씨(55)와 피아니스트인 언니 민경씨(27)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절대음감이 뛰어났고 음악을 빠르게 받아들였다.8살때인 88년엔 줄리어드예비학교에 입학,전액 장학생으로 도로시 딜레이의 문하에 들어갔다.매니저 이상으로 그녀를 돌보는 도로시 딜레이는 『윤경의 음악적 상상력은 어마어마하고 그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고 평한다.고전부터 현대곡까지 자신의 색깔로 채색할 줄 안다는 것이다. 93년 13살때 뉴저지 영아티스트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이차크 펄만 죠수아 벨 등이 소속돼 있는 세계적인 매니지먼트 회사 IMG에 전속됐다.또 국제스트라디바리 협회에서는 1735년산 「과리네리 델 제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녀의 반주자이자 매니저는 언니 권민경.현재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그녀는 지나 바카우어 국제콩쿠르,KBS콩쿠르에서 1등을 하고 지난해 열린 동아 국제콩쿠르에서 6위를 차지한 실력자이다.
  • 「농심마니」 창립10돌 기념전

    ◎“우리 땅 자연”에 대한 애정그린 작품/「토종」 미술회원 22명 출품… 내일 개막 지난 87년부터 전국 심산유곡에 약 7천주의 산삼 묘삼을 심으며 우리 「토종」과 관련한 학술세미나와 문화제등 문화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화단체 농심마니가 미술제를 1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데코갤러리(738­5074) 3·4층에서 마련한다. 농심마니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토종문화제의 하나로 이 단체 소속회원 미술인 22명이 각기 자신의 역량과 소신을 담은 작품들을 내놓는 것. 우리 땅에서 생성하는 자연 본래의 모습과 생명에 대한 애정을 진지하게 담은 작품들이 나온다. 평면에서 강찬모 김윤진 김준근 김흥두 박권수 성선옥 왕형열 이목일 이존수씨가 작품을 선보이고 입체에선 박상희 신명덕 안진수 이기일씨가 참여한다.또 김기철 백수남 변재희 장양희 정기호 최울가 한규언씨와 마광수 이외수씨가 찬조출품한다. 개막일인 18일 하오5시 변규백(국악작곡가) 전유성(개그맨) 조영숙(국악인) 김운선(한국무용가) 이연실(가수)씨 등 회원들이출연하는 「산삼의 나라,생명의 세상」공연이 펼쳐진다. 이와 함께 전시 마지막날인 23일 하오2시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도올 김용옥씨의 강연 「삼의 역사」가 이례적으로 곁들여진다.
  • 연희단 거리패 창단 10돌 공연/「연극­삶의 형식」오늘∼새달1일

    이윤택이 이끄는 연희단 거리패가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연극­삶의 형식」을 15일부터 12월1일까지 서울 대학로 북촌창우극장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올초부터 이어진 창단10주년 공연 「우리에게는 또다른 정부가 있다」「햄릿」에 이은 3번째로 시리즈의 완결판이기도 하다. 우리 연극인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연극­삶의 형식」은 10년간 연극을 해온 한 극단의 극장이 폐관위기에 놓이면서 시작된다. 이윤택 작,최정일 연출,조영진 이윤주 등 출연.763­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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