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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터치] 최적적조예보·방제시스템 연구실

    해마다 남해안과 서해안 어민들을 긴장시키는 적조는 바다의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번식해 바닷물 색이 변하고 해양생태계가 악화되는 심각한 해양오염 현상이다. 바다에 접하고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매년 적조가 발생한다. 해양생물 폐사와 인명 피해 등으로 연간 10조원 이상의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직·간접 피해액이 연간 1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코클로디니움 적조발생으로 인해 가을 한철 동안에만 72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적조발생이 빈번해짐에 따라 파생되는 요식업, 관광업 및 수출산업 등에 대한 간접적인 피해는 더욱 심각해 국가 차원에서 매년 적조발생 해역에 재해선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이래 적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또 발생 해역에 황토를 살포해 적조를 직접 방제하는 기법을 시행해 온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조는 점차 더 넓은 바다에서, 그리고 더 많은 생물 종류들에 의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적조현상을 신속·정확하게 예보하고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흔히 적조연구를 작은 종합해양학이라 부른다. 해양생물학뿐 아니라 해양 물리·화학·지질학·공학 및 수산해양학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이다. 완벽한 해결책이 없는 적조문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되는 적조생물 종별로 생물학·생태학·해양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각각의 특성별로 최적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부분의 적조는 ‘물고기 밥’이 되는 플랑크톤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나타난다. 자연적인 균형을 깨뜨리며 성장한 고밀도의 적조는 바다 생태계의 건강성을 크게 해치게 된다. 군산대학교 해양학과의 이원호 교수 및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정해진 교수 연구팀은 2003년부터 과학기술부가 지정하는 국가지정연구실 (NRL) 사업으로 ‘최적적조예보 및 방제시스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20여년의 적조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적조 원인종별로 종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용하고 있다. 매년 3~6편의 SCI 논문발표 및 관련 특허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팀은 특히 적조 원인생물에 관한 연구를 통해 한국 해역에서 분리한 신종 적조생물을 국제학계에 보고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친환경적 적조제어의 핵심재료인 천적생물 가운데 한국산 생물들을 확인해 세계 최초로 배양체까지 확립했다. 정 교수 역시 혼합영양 적조생물 분야의 독보적인 성과를 인정받고 있으며 적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에서 강의 초청이 쇄도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우리·신한, 국민 턱밑 추격…총자산 10~13조 차로 좁혀

    우리·신한, 국민 턱밑 추격…총자산 10~13조 차로 좁혀

    ‘리딩뱅크’ 국민은행의 위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4∼5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국민은행은 자산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외형에서 2·3위를 차지한 우리은행·신한은행이 잘했기 때문이라기보다 국민은행의 정체가 주요인이라는 평가다.2008년 1분기(3월 말 현재) 시중은행들의 실적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위치를 비교해 봤다. ●국민銀 ‘리딩뱅크´ 지위 흔들 국민은행의 올 3월말 현재 자산규모는 245조 6000억원이다.2위인 우리은행 235조 8000억원과 비교하면 10조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3위인 신한은행(232조 3000억원)과도 13조원 안팎의 차이다. 은행의 외형에서는 이제 1위와 2위,3위의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하는 수준이다. 외형기준 4위는 하나은행으로 143조 4000억원, 기업은행 129조 4000억원으로 5위, 외환은행 107조 9000억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외국의 경우 1.0%를 넘을 때 우량하다고 평가하는데,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각각 0.90%,0.80%,0.72%로 1% 미만을 기록했다.ROA부문에서 외환은행은 1.27%로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1.11%), 신한은행(1.10%), 기업은행(1.06%) 순이다. ●국민銀 NIM하락률 가파르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이 3.08%로 상당히 높다. 하지만 이것은 전분기 대비 0.31%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가파르게 하락했다. 국민은행 외에 가장 많이 떨어진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의 각각 0.13%포인트,0.12%포인트에 비해 두배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수익성에서 기업은행은 0.02%포인트 하락해 가장 잘 방어했다. 은행마다 고금리 예금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예대마진 폭이 줄어들면서 수익률이 줄어든 것이다. 수익성에서 외환은행은 3.06%로 2위를 차지했고 이어 기업은행(2.54%), 우리은행(2.40%), 하나은행(2.27%), 신한은행(2.18%) 순이다. ●연체율 ‘0%대’로 건전 자산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연체율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모두 0.59%로 가장 낮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연체율은 0.65%다. 신한은행이 0.74%이고, 하나은행이 0.88%다. 대출자산의 연체율이 ‘0%’대라는 것은 대부분의 은행의 자산이 대단히 건전하다는 뜻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李대통령 “자동차는 전자산업될 것”

    이명박 대통령은 “자동차 산업이 IT분야와 결합하면 더 이상 기계산업이 아니라 전자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6일 SBS 주최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해 “차량IT시장의 규모는 2010년이 되면 무려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뉴IT 전략’이라고 칭하고 “세계적인 IT회사와 손잡고 ‘차량 IT혁신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중소기업을 키워서 2010년까지 세계 차량IT시장의 10%인 약 4조원을 한국이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IPTV가 본격화되면 향후 5년간 1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5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을 세계방통융합의 최전선으로 이끌어 IT강국의 명예를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쇠고기 논란 확산] 수입 중단·재개 美서 결정

    [美 쇠고기 논란 확산] 수입 중단·재개 美서 결정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놓고 정치권 및 학계·시민단체 등에서 연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5일 당시 협상문과 그에 따른 합의 여록을 전격 공개했다. 지금까지 ‘문구 수정중’이라는 이유로 한·미 쇠고기 협상문 등을 비공개로 부쳐왔지만 ‘졸속 협상’이라는 여론의 비난에 밀려 영한 합의문을 내놨다. 협상문을 바탕으로 논란이 돼 왔던 대목을 짚어본다. 협상문 수입위생조건 일반요건 5조는 “미국에 광우병(BSE)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 미국 정부는 즉시 철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한국 정부에 알리고 협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광우병 발병 때 마치 한·미 양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사문에 가깝다.“추가 발생 사례로 인해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 BSE 지위 분류에 부정적인 변경을 인정할 경우 한국 정부는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한다.”는 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OIE가 ‘미국이 더 이상 광우병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를 계속 수입해야 한다. 6조 역시 검역권과 관련돼 있다.“중대한 위반이 발생한 경우, 미국 식품안전검사청(FSIS) 직원은 위반 제품을 즉시 통제한다. 개선 조치가 적절하다고 FSIS가 결정하는 경우에만 생산 재개가 허용된다.”는 게 요지다. 먹는 사람은 우리 국민이지만 광우병 등이 발병했을 때 수입을 중단하고 재개하는 권한은 우리가 아닌 미국 검역당국에 있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발견됐을 때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23조와 24조에 집중돼 있다.23조는 “SRM이 발견됐을 때 한국 정부는 해당 육류작업장에서 수입되는 쇠고기 검사 비율을 높인다. 동일 제품 5개 로트(수입검역증 한장에 들어가는 총 물량)에 대한 검사에서 식품안전 위해가 발견되지 않았을 때 한국 정부는 정상 검사절차·비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구나 SRM이 발견돼도 해당 작업장의 쇠고기는 그대로 들어온다.“(처음) SRM이 발견된 육류작업장 제품은 여전히 수입검역검사를 받을 수 있고,(두번째 발견된) 작업장에서 중단일 이전에 인증된 쇠고기도 수입검역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양국이 합의했다. 또한 10조에는 “쇠고기는 도축 전 최소한 100일 이상 미국 내에서 사육된 소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정의돼 있다. 이로써 10여차례 광우병이 발병된 캐나다 소 역시 미국에서 100일만 키우면 ‘Made in USA’ 라벨을 붙이고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재협상의 여지는 협상문에 남아 있다. 양국은 25조를 통해 “한·미 정부는 위생조건의 해석이나 적용에 관한 어떠한 문제에 관하여 상대방과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협의는 7일 이내에 개최돼야 한다.”고 합의했다. 정부는 ‘사실상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위생조건 개정과 관련 없는 내용의 합의인 합의요록 역시 새로운 내용들이 적지 않다. 먼저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전에 도축되고 부산과 미국 창고에 남아 있는 미국산 뼈없는 쇠고기에 대해 새로운 위생조건에 따라 수입 검역 검사를 실시한다.”고 합의했다. 이들 물량은 지난해까지 SRM으로 분류돼 있던 척추뼈 30㎏ 정도가 발견됐던 물량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염주영 칼럼] 대우조선 相生경영 이어져야

    [염주영 칼럼] 대우조선 相生경영 이어져야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대우조선 노조원들의 상경시위가 벌어졌다.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라는 요구였다. 고용 유지와 부적격 업체의 배제, 매각이익금의 배분, 지역발전기금 출연 등도 요구했다. 산업은행측이 요구사항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간사의 현장실사를 저지하겠다고 했다. 이미 총파업도 결의해 놓고 있다고 한다. 대우조선 매각이 재계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산업은행은 자산관리공사와 함께 이 회사 지분 50.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이번 매각의 주체다. 시위를 벌인 노조원들은 매각 대상 회사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다. 팔려가는 회사의 직원들이 느낄 고용불안을 이해한다. 그 점을 감안해도 통상의 관점으로는 노조의 요구가 도를 넘은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원들의 요구와 주장에는 산업은행이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대우조선이 워크아웃의 아픔을 딛고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세계 3위의 조선소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면 그렇다. 대우는 외환위기 이후 김우중 회장의 경영실패로 도산하는 과정에서 대우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국가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대우조선은 거액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고, 채권은행들의 출자전환을 통해 공기업으로 새출발했다. 부실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경영을 시작한 지 8년. 대우조선은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해외에서 주문이 폭주해 이미 3년반치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 매출액 10조원, 내년에는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바라보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국가경제에 커다란 짐이었던 처지에서 황금알을 낳는 효자기업으로 변신했다. 대우조선의 화려한 부활은 물론 세계 조선경기의 유례없는 호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 해도 그 호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주인공은 이 회사의 기술자와 근로자들이다. 노조는 그것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그 요구를 부당하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국내외 현장에서 묵묵히 땀흘려온 그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우조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시장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고객 요구에 꼭 맞는 맞춤형 명품 선박을 개발해 납기일에 정확히 맞춰 보내줌으로써 고객에게 다가갔다. 유능한 전문경영인들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노사가 화합해 17년 무분규 경영을 실현한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들은 대우조선의 매각에 대한 발언권이 있다. 대우조선의 매각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여타 공기업들의 민영화나 부실기업 정리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인수대상 기업을 선정함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량기업으로의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가격도 잘 받아야 한다. 그러나 조선업이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국가경제를 지탱해나갈 핵심산업임에 비추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해외매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후발 경쟁국인 중국기업으로 넘긴 쌍용차 경영실패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매각 과정에서 계획된 투자와 신사업 추진 등이 차질을 빚거나 고객이탈 등 부작용이 있어서도 안 된다.17년 무분규 경영으로 부실기업 회생의 토대가 된 회사 구성원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 할 것이다. 염주영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SOC건설 ‘토지 비축제’ 도입

    정부가 도로나 주택을 건설할 때 토지공사나 주택공사에서 주변의 땅을 미리 사 지가 급등을 막는 ‘토지비축제도(랜드 뱅크)’가 도입된다. 내년 공무원 임금은 2.5% 인상된다. 호봉 인상률 2%까지 감안하면 공무원 1인당 임금은 평균 4.5% 오르게 된다. 수당이나 성과급 등도 2.5% 증액돼 공무원 인건비 총액은 올해보다 7% 늘어난다. 복지 지출은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되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재 재정의 3.2%인 R&D투자 규모를 2012년까지 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밝힌 ‘2009년 예산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에 따르면 SOC 건설 때 공공용지를 싸게 공급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 랜드 뱅크를 도입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복지 분야와 관련해선 ‘일을 통한 복지’를 지향하고 유사·중복 사업은 통합 또는 폐지하는 등 규모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에서 연평균 11.3%씩 증가했던 복지지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R&D 투자는 올해 10조 8000억원에서 2012년 16조 2000억원으로 1.5배로 증액하고,SOC 계속비 사업도 3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무원 인건비는 ▲호봉 상승률 2% ▲임금 상승률 2.5% ▲수당과 성과급, 군인 봉급 등 기타 증가율 2.5% 등으로 정했다. 또한 기초생보자에 대한 장학금 지원은 2011년까지 모든 대학생으로 확대하되 2학년 이상의 경우 성적을 감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에는 1학년, 내년에는 1∼2학년,2010년은 1∼3학년,2011년은 1∼4학년이 지원 대상이다. 백문일 이두걸기자 mip@seoul.co.kr
  • 54개 증권사 작년 4조4299억 최대 순익

    지난해 증시 활황과 펀드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54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 4299억원으로 2006회계연도보다 70.3%(1조 8289억원)나 늘었다.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2005회계연도 3조 7147억원보다도 7152억원 많은 규모다.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7.0%로 2006회계연도(12.5%)보다 4.5%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2005회계연도 ROE 20.9%보다는 다소 낮게 나타났다.2년간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10조원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조 클럽]LG전자-휴대폰 세계4위… 매출40조 돌파 디자인경영으로 글로벌 톱3 조준

    [1조 클럽]LG전자-휴대폰 세계4위… 매출40조 돌파 디자인경영으로 글로벌 톱3 조준

    LG전자는 지난해 ‘성장’과 ‘수익’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해 국내사업 기준으로 매출 23조 5019억원, 영업이익 5646억원, 순이익 1조 2224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세계 사업장을 모두 합치면 매출은 40조 847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조 2337억원으로 뛴다. 꾸준한 체질개선과 잇단 히트상품 개발 등을 통해 사상 최대의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달성한 것이다. 이같은 LG전자의 약진은 휴대전화 부문이 앞에서 끌고 디스플레이와 가전부문이 뒤에 받쳐주기 때문에 가능했다.LG전자는 ‘초콜릿폰’,‘샤인폰’,‘프라다폰’ 등을 잇따라 히트상품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휴대전화 매출액은 10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률은 8.5%를 기록했다.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TV의 부진으로 나빠졌던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4분기 적자는 2621억원이었으나 4분기에는 109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올 1분기엔 매출 3조 6366억원, 영업이익 8억원으로 6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한 이후 글로벌 인재영입, 차기 사업부장 육성시스템, 신입사원 교육혁신 등 모든 직급에 걸쳐 인적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기업에서 검증 받은 인재들을 대거 영입했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구매책임자(CPO),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 등 임원급을 포함해 80여명의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했다. 또 지난해 2분기부터 차기 사업부장 후보를 선발, 집중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임명될 사업부장은 반드시 이 후보군을 거쳐야 한다. 후보들은 제품의 상품기획부터 단종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소(小)사업부장’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핵심 인재육성과 함께 사업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역대 어느 최고경영자(CEO)보다 인적자원의 경쟁력 강화에 비중을 두는 남 부회장의 철학에서 출발한다. 남 부회장은 “8만여명의 직원 중 3만명 정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임원급 핵심인재 300명을 육성하다면 LG전자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이나 일본의 도요타 등 다른 선진 기업과 맞서도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고수익 사업구조와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설투자에는 지난해보다 6% 늘어난 1조 2000억원, 기술개발 투자는 1%가 늘어난 1조 7000억원 등 모두 2조 9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올해 고객가치경영의 핵심전략을 디자인 경영으로 정했다. 고유가와 환율 급등락 등 불확실한 외부 경영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디자인이라는 판단에서다. 남 부회장도 지난해 4월 2010년 글로벌 톱3 달성을 위한 6대 전략방향 중 하나로 ‘기술혁신과 디자인 차별화’를 꼽았다. 그는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초콜릿폰·샤인폰·아트디오스 등과 같이 디자인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 2006년부터 디자인을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디자인 경영’을 하고 있다. 해외 디자인 조직도 각 지역별 고객 특색에 맞게 바꿔나가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센터에서는 2∼3년 뒤 시장을 선도할 디자인 컨셉트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에서는 현지 생활기반의 디자인, 일본 도쿄에서는 소재·컬러 등을 통한 표면처리 디자인 기술연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1조 클럽]18개기업 매출 410조원 한국경제 ‘버팀목’

    [1조 클럽]18개기업 매출 410조원 한국경제 ‘버팀목’

    수익성 추구는 모든 기업에 있어 공통의 지상과제다. 수익성이야말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자 존재이유이다. 수익성은 수치로 증명돼야 한다. 단순히 “수익성이 좋다.”는 말은 공허하다. 그런 점에서 1년동안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낸 기업을 뜻하는 ‘1조원 클럽’은 명확히 보여지는 ‘알짜배기 고수익’의 문패이자 모든 기업이 선망하는 ‘명예의 전당’이다. 지난해에는 어느 해보다 경영환경이 나빴다. 한해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61달러에서 96달러로 57%나 치솟았고,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고 하반기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위기가 현실화하며 세계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와중에 얻어진 1조원 이상의 이익(국내기준)은 세찬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자의 경쟁력을 보여준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18개의 1조원 클럽(연간 이익 기준) 기업들이 배출됐다. 업종별로 제조업 9곳, 금융서비스업 6곳, 통신서비스업 2곳, 전력서비스업 1곳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5조원대가 1곳(삼성전자),4조원대 2곳(포스코·국민은행),3조원대 2곳(신한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2조원대 1곳(SK텔레콤),1조원대 10곳(현대자동차·농협·현대중공업·하나금융지주·기업은행·LG디스플레이·SK에너지·KT·에쓰오일·GS칼텍스)이었다.LG전자와 한국전력은 영업이익은 1조원에 못 미쳤지만 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18개 기업의 매출을 합하면 410조원이 넘는다. 영업이익은 약 40조원으로 상장기업(12월 결산 기준) 전체의 절반을 웃돈다. 1조원 클럽의 좌장은 단연 삼성전자다. 매출 63조 1760억원에 영업이익 5조 9429억원, 순익 7조 4250억원의 실적을 냈다. 이를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매일 1731억원어치를 팔아 이 중 163억원을 이익으로 남기고 여기에 각종 금융이익 등이 더해지면서 최종적으로 203억원이 금고에 차곡차곡 쌓였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는 해외법인을 포함한 매출액이 1034억달러로 창사 이래 최초로 ‘글로벌 매출 1000억달러 클럽’에도 가입했다. 경쟁업체들이 열악한 경영환경으로 고전하는 와중에 반도체, 휴대전화, 디지털TV 등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으로 부동(不動)의 강자임을 증명했다. 전기·전자업종에서는 삼성전자 외에 LG전자,LG디스플레이(옛 LG필립스LCD) 등 LG그룹 2개사가 나란히 1조원 클럽에 들었다. 두 회사 모두 한때의 부진을 딛고 힘차게 재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1조원 클럽 중 최고의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14조 1626억원)은 전년보다 38.8%가 뛰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9540억원 적자에서 1조 5000억원 흑자로 무려 2조 5000억원이 개선됐다. 포스코는 매출 22조 2070억원에 각각 4조 3080억원과 3조 6790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19.4%로 1조원 클럽 중 최고였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노력이 원동력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신흥시장에서의 선전과 원가절감, 브랜드 가치 상승 등에 힘입어 창사 40주년이었던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0조원의 벽을 깼다. 영업이익 1조 8150억원으로 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 선박시장의 15%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조선회사 현대중공업도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냈다. 전년의 두 배인 1조 75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에너지,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 ‘빅3’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 클럽에 나란히 가입했다. 전통적인 내수산업이라는 한계를 뚫고 공격적인 수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통신업계에서는 각각 유선과 무선 부문을 대표하는 KT와 SK텔레콤이 1조원 클럽에 들었다.SK텔레콤은 영업이익률이 19.2%로 포스코에 이어 2위였으며 KT도 12.0%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익성을 냈다. 금융부문에서는 국민은행,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농협 등 6곳이 1조원 클럽에 들었다. 이 중 국민은행(4조 2334억원), 신한금융지주(3조 6913억원), 우리금융지주(3조 374억원) 등 ‘빅3’는 모두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삼성전자, 포스코에 이어 3∼5위를 차지했다. 올해에도 고유가와 세계경기 침체 등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 많은 기업들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1조원 클럽이 2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간발의 차이로 1조원 클럽에 들지 못했던 현대모비스, 신세계,LG화학, 롯데쇼핑, 현대제철, 외환은행 등이 주목되는 신규 가입 후보군들이다. 김태균 주현진기자 windsea@seoul.co.kr
  • [1조 클럽]삼성전자-10조클럽·글로벌 넘버원 큰꿈

    [1조 클럽]삼성전자-10조클럽·글로벌 넘버원 큰꿈

    1조클럽 얘기가 나올 때마다 삼성전자는 고민에 빠진다. 언론의 한결같은 질문이 “언제 1조클럽에 처음 가입했느냐.”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이 질문이 삼성에는 고민일까. 답은 간단하다. 자료가 없어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1조클럽 가입을 연간 이익으로 따지지만 삼성전자에 이 잣대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분기별(석달) 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심지어 한 관계자는 29일 “1조클럽 가입 기준이 당연히 분기 아니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삼성전자측은 “연간 영업이익은 한때 10조원도 돌파했다.”며 “1조클럽은 (삼성전자에 있어)더이상 얘깃거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분기별 실적을 2000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해 분기 영업이익이 언제 1조원을 처음 돌파했는지도 확실치 않다. 삼성전자측은 “1998년 연간 영업이익이 3조 1000억원,1999년에 4조 4800억원을 기록한 만큼 99년에 첫 돌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도체값 급락 타격이 컸던 지난해 2분기(9100억원)를 제외하고는 2002년 이래 분기별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한번도 없다. 올 1분기에도 2조 15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분기별 영업이익의 역대 최고 기록은 2004년 1분기에 나왔다. 무려 4조원의 이익을 냈다.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1조클럽에 가입한 국내 기업이 통틀어 10여개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본사 기준 매출 63조 2000억원, 영업이익 5조 9400억원, 순익 7조 43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법인을 포함한 매출액(1034억달러)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 전기전자업계에서 ‘톱3’에 진입하는 순간이었다. 여기에는 휴대전화의 힘이 컸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맞춰 국내 최초의 자체 개발 휴대전화(SH-100)를 선보인 이래 애니콜 등 히트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1995년 7월에는 애니콜 시장점유율이 52%로 치솟으며 모토롤라(42%)를 처음 따라잡았다. 모토롤라의 10년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2005년에는 휴대전화사업 진출 18년만에 연간 1억대 판매 시대를 열었다. 이를 쌓으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높이의 226배다.1995년 100만대를 돌파했으니 10년새 100배 성장한 셈이다. 이후로도 MP3폰, 카메라폰 등 기존 발상을 깨는 혁신 제품으로 세계 휴대전화 업계 2위(1위 노키아)로 올라섰다.SGH-T100(일명 이건희폰),SGH―E700(벤츠폰),D500(블루블랙폰) 등은 단일기종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들이다. 올해 판매목표는 2억대 이상이다. 평판TV(LCD+PDP)도 휴대전화 못지 않은 효자 품목이다.2006년 일본 소니를 잡고 ‘글로벌TV 왕좌’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소니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권좌를 지켜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체 TV, 평판TV,LCD TV에서 수량과 금액기준 모두 1위를 지키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와인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보르도 TV의 빅히트가 결정적이었다. 올해도 야심작 ‘크리스털 로즈’(화면 전체를 크리스털로 감싼 삼성만의 독창적 디자인)로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2100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D램값 하락으로 고전 중인 반도체 사업도 올해는 시황 개선 기미가 엿보여 제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최첨단 미세공정인 50나노급 D램 양산에 들어갔다. 그룹 쇄신안 발표 이후 계열사별 독자경영체제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저력이 본격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전자株 2년만에 70만원 재돌파

    삼성전자 주가가 28일 2년여 만에 70만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들은 1·4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결과로 분석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한때 50만원까지 급락했으나 최근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악재를 딛고 이날 2만 6000원(3.77%) 오른 71만 6000원으로 마감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06년 3월2일 장중 한때 70만원을 터치한 뒤 한 번도 이 기록을 경신하지 못했다. 종가 기준으로 70만원을 넘은 것은 같은 해 2월7일 70만 6000원이 마지막이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보통주만 100조원을 넘어 대장주의 면모를 회복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105조 4661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최근 상승세는 무엇보다 지난 25일 발표된 1·4분기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매출 17조 1073억원, 영업이익 2조 1540억원, 순이익 2조 1876억원의 실적을 거뒀으며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6만원에서 83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투자의견 ‘장기매수’를 유지했으며, 굿모닝신한증권도 적정주가를 70만원에서 82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푸르덴셜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반영해 목표가를 78만원에서 84만원으로 올렸으며, 하나대투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86만원에서 90만원으로 높였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보고서에서 “올해 영업이익이 10조 2000억원으로 작년보다 71% 급증할 것”이라면서 “특히 반도체 부문은 2·4분기 이후 메모리가격 호조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3조 2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서울광장] 머슴도 행복추구권이 있다/오풍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머슴도 행복추구권이 있다/오풍연 논설위원

    어릴 적 이야기다. 집에 50대 초반과 10대 후반의 머슴이 있었다. 농사처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일손이 부족해서였다. 집에서는 그들을 큰머슴, 작은머슴이라고 불렀다. 머슴에게 백중(음력 7월15일)은 생일날과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는 그들에게 용돈을 쥐어주고 읍내 장터에 다녀오도록 했다. 해질 무렵 작은머슴이 술에 취한 큰머슴을 등에 업고 흥얼거리며 돌아왔다. 어머니가 다음 날 그들에게 술국을 끓여주면 머리를 연신 조아렸다. 열심히 일하는 데 대한 일종의 격려였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머슴론’을 들고 나왔다. 국민의 공복(公僕)으로서 머슴처럼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철밥통’을 깨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이어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 또한 사실이다. 머슴(servant)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주인에게서 새경을 받고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신체 건강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 1년에 쌀 10가마 정도 받았다. 공무원은 주인인 국민이 내는 혈세에서 월급을 받는다. 대통령도, 장관도, 고위직 공무원도 머슴이기는 마찬가지다. 새경이 다를 뿐이다. 이 대통령은 천성적으로 건강체질이다. 하루 3∼4시간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대통령 취임 이후 토·일요일도 없이 국정을 챙긴다. 얼마 전 미국·일본 방문에서도 강철 체력을 보여줬다. 국민으로서는 아주 건장한 대머슴을 둔 셈이다. 자정을 넘겨 대통령 집무실에서 종종 일을 한다는 게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전언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대목이 있다. 과연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행정관들이 대통령과 함께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위원은 이마에 기름이 나도록 일하라.”고 독려한 바 있다. 그러면 밑의 일반 직원은 발이 부르트도록 일해야 한다. 한번 냉철히 판단해 보자. 대통령은 말로 지시하면 된다. 그가 본래 살아온 습관대로 하는 것이지만, 피부에 와닿는 공무원의 중압감은 다르다. 육체노동자도 힘들겠지만, 정신노동자는 그 강도가 더하다. 우선 수면부족을 호소한다. 청와대 비서실 직원 3∼4명도 벌써 병원신세를 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아예 청와대 근처로 주거지를 옮겨 잠 부족을 해소하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성향으로 볼 때 앞으로 노동강도는 더 강해질 공산이 크다. 우리가 머슴에게 일말의 동정심을 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스페인,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낯선 광경을 보게 된다. 오후에는 거리의 자동차가 줄고 심지어 관공서도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시에스타(Siesta)라는 ‘오후 낮잠’을 즐기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그럴 만한 여유는 없다. 하지만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는 있다고 본다. 낮에 졸리거나 집중력 장애, 기억력 장애 등을 일으키면 안 된다. 절대 안정과 휴식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공무원도 국민이다. 그들에게도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이 있다. 잠을 예로 들어 보자. 잠은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휴식의 시간을 제공한다. 에너지 공급이 이뤄지는 것도 잠을 통해서다. 또 뇌는 우리 몸에서 생명유지를 위한 모든 생물학적 기능을 총괄한다. 뇌가 적절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이런 휴식은 대부분 수면시간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루 수면시간은 보통 8시간 정도로 보고 있다. 머슴에게 충분한 잠을 보장하는 것도 실용정부의 할 일이 아닐까.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휴대전화·LCD ‘쌍끌이’… 환율 덕도

    휴대전화·LCD ‘쌍끌이’… 환율 덕도

    25일 삼성전자가 특검 뒤 처음 풀어놓은 실적 보따리의 주인공은 휴대전화,LCD, 환율이었다. 생활가전도 힘을 보태며 3년여만의 최고 실적을 끌어냈다. 해외에서 TV가 주춤한 공백을 국내에서 모처럼 크게 선전하며 메운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하지만 아직도 올해 투자규모를 명확히 정하지 못하는 등 특검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의 퇴진 확정으로 생긴 등기이사 공석도 올 연말까지는 메우지 않기로 했다. ●특검 여진은 아직… 휴대전화와 LCD의 힘이 컸다. 휴대전화는 계절적 비수기로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보다 하락(148달러→141달러)했지만 9200억원의 영업이익(52% 증가)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6%다. 사상 최고치라며 흥분했던 LG전자 휴대전화 이익률(13.9%)보다도 훨씬 높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4630만대를 팔았다. 매각설로 주춤한 모토로라(2740만대)를 크게 따돌리며 2위 자리를 굳혔다. LCD는 46인치 이상 대형 TV패널이 많이 팔리면서 1조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새 역사를 썼다. 환율 덕도 컸다.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보다 평균 30원가량 오르면서 가만히 앉아 3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계절적 요인으로 마케팅 지출이 3000억원가량 줄고 전반적인 비용을 떨어뜨린 것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적자(본사기준)를 면치 못해 실적 발표 때마다 눈칫밥을 먹던 생활가전은 평판TV 및 에어컨 판매 호조로 4년만에 흑자(200억원)로 돌아섰다. ●이건희·이학수·김인주 공석 안메운다 주우식 IR담당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 등의 퇴진으로 사내 등기이사가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3명으로 줄었다.”면서 “당분간 3명으로 운용한 뒤 내년 주주총회 때나 (후임자 선정을)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는 현재 7명이다. 올해 투자규모를 명확히 확정하지 못한 것도 삼성전자가 아직 특검과 쇄신안의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 부사장은 “역대 최대규모”,“11조원 이상”,“대단한 수치”라고만 강조할 뿐, 구체적 투자대상과 금액을 제시하지 못했다. 주 부사장은 “솔직히 예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직 파인 튜닝(미세조정)이 안 됐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조 8000억원(해외 포함 연결기준)을 투자했다.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하반기에나…” 주 부사장은 “특검이 없었으면 경영에만 전념해 이보다 더 좋은 실적이 나왔을 것”이라며 일각의 ‘피해론’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삼성이 특검 때문에 경영활동 지장이 크다고 하소연했지만 이번 실적으로 엄살이었음이 입증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2분기 전망은 썩 밝지는 않다. 주 부사장은 “1분기보다 나빠질 이유는 없지만 큰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는 ‘횡보’ 수준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세계 4위 반도체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3위 독일 키몬다와 제휴해 ‘타도 삼성’을 선언하고 나와 방심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19) 대우건설

    [한국의 대표기업] (19) 대우건설

    ‘한국 건설업체 중 처음으로 수단·리비아·라이베리아·보츠와나·알제리·미국 진출, 국내 업체 최초로 ISO9001 인증, 국내 업계 최초로 원전시공기술 해외 수출….’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는 대우건설의 국내 최초 기록 가운데 일부다. 대한건설협회가 매출과 재무건전성, 기술력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평가해 선정하는 시공능력부문에서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대우건설이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건설사가 된 것은 이런 ‘프런티어(frontier) 정신’의 산물이다. ●명실상부한 대표기업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6조 665억원, 영업이익 5609억원, 수주 10조 204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대우건설의 올해 목표는 매출 6조 7769억원, 영업이익 6056억원, 수주 12조 3860억원이다. 이중 해외공사 수주목표는 작년보다 89%나 늘어난 3조 628억원으로 잡았다. 특히 리비아에서는 같은 계열사인 대한통운과 협력해 대수로공사 등 16억∼20억달러의 공사를 따낼 계획이다. 대한통운 인수·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면 매년 10억달러 상당의 대수로 관련 공사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업계 1위에 걸맞게 양질의 고수익 사업 수주와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의 향상은 물론 고객만족 서비스, 내부관리 인프라 혁신 등 비가격경쟁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택공급 7년째 1위 대우건설은 올해 1만 4653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같은 물량은 국내 건설업체 중 가장 많다.2001년 이후 7년째 주택공급 실적 1위를 지키는 셈이 된다. 8년째 1위 수성을 위해 적극적인 택지매입과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같은 계열사인 대한통운이 역세권에 개발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대우건설에는 기회다. 이들 땅을 개발하기 위한 종합조사를 거의 마쳤다. 곧 이들 땅에 주상복합아파트 등의 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건축분야에서는 실버사업, 주거형 콘도, 분양형 호텔 등 신상품과 신수익모델을 발굴하고 대형병원 및 지방자치단체, 대학 관련 민간투자사업 수주역량 및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건설업계의 프런티어 국내 많은 건설업체들이 세계 건설시장을 누비고 있지만 주력시장은 중동이다. 대우건설은 중동 외에도 아프리카를 텃밭으로 갖고 있다. 다른 회사들이 중동시장에 안주할 때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시장을 두드렸다.1977년 국내 건설업체 중 처음으로 수단에 진출, 영빈관 신축공사를 수주한 이후 무대를 리비아,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보츠와나, 알제리로 넓혔다. 이들 국가는 모두 대우건설이 개척한 시장이다. 나이지리아는 대우건설의 독점 시장이다. 가끔 정정 불안으로 근로자들이 피랍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안정을 되찾아 이런 우려는 상당부분 사라졌다. 이곳에서만 49건(39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앞으로 수주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리비아도 대우건설의 주력 시장이다.1978년 가리니우스 의과대학 신축공사를 따낸 이후 와파 가스 플랜트 등 지금까지 157건(105억 1600만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 프런티어 정신의 결실이다. 아시아인 말레이시아에서도 쿠알라룸푸르에 77층짜리 ‘말레이시아 텔레콤 빌딩’을 짓는 등 대우건설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거분야에서도 대우건설은 프런티어 역할을 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업체가 일감부족과 주택경기 침체로 허덕이던 시절인 2000년대 초 대우건설은 ‘디오빌’과 ‘아이빌’을 선보였다. 생활과 첨단비즈니스를 결합한 원룸 주거공간인 이들 신상품은 당시 날개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그뒤 주택시장에서 대우건설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당시 도심지내 자투리 땅을 활용한 이 상품은 다른 기업도 곧 벤치마킹을 했지만 시장을 선점한 대우건설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경쟁사의 한 임원은 24일 “대우건설은 진취성과 순발력이 가장 큰 강점”이라면서 “본받을 게 많은 경쟁자”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우리·하나銀 M&A설 ‘솔솔’

    산업은행이 21일 ‘민영화준비 100일 플랜’을 가동하는 등 민영화를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전날 ‘산업은행을 지주사로 만들어 3년 안에 조기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업은행과 우리금융, 기업은행을 묶어 매각하는 메가뱅크안은 실현 가능성이 사라진 것일까? 은행업계와 금융전문가들은 현재 5개인 국내 시중은행이 인수·합병(M&A)을 거쳐 2∼3개로 거듭나는 ‘빅뱅’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국민은행, 아직도 외환은행이 그립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정부가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과 우리금융, 기업은행은 각각 민영화되고, 각각 민영화된 후 시장의 상황에 따라 다시 인수·합병이 일어날 수 있다. 메가뱅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민영화에 3년이나 걸리는 산업은행과 달리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의 경우 시장에서 곧바로 매각에 들어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가 15조원 규모의 우리금융이나 7조원 규모인 기업은행의 경우 ‘지분 51%+경영권 프리미엄’으로 계산해야 한다.”면서 “이중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거해도 우리금융의 경우 10조원, 기업은행의 경우 3조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액수는 이보다 훨씬 커진다. 만약 매수자가 줄을 서있다고 한다면 프리미엄은 더 커진다.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 대형 금융사의 인수 여력을 가지고 있는 은행으로 국민은행, 하나지주, 민영화된 후의 산업은행이 손꼽힌다. 국민은행은 2006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다가 실패했지만 여전히 외환은행을 ‘애모’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이달 말까지 HSBC에 매각하기로 계약이 체결됐지만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제외하고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에 대한 M&A는 생각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M&A시장의 `하나지주 김승유 회장 요소´ 시장에서는 하나지주에서 우리금융을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전직 은행장은 “하나지주의 경우 자금 여력도 있고, 김승유 회장이 이명박 정부와 상당한 친분을 가지고 있어 우리금융 M&A와 관련해 우월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4월 초 ‘금융공기업 M&A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정부쪽 관계자들은 “민영화의 대상인 우리금융이 M&A의 주체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도 “기업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양자가 모두 민영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어렵다.”고 평가했다. 흡수·합병의 대상으로 계속 거론되는 기업은행은 ‘독자생존’을 희망하고 있다. 최근 기업은행이 투자증권을 신설하고, 캐피탈 등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그같은 목표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에서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종합금융그룹이 필요하다.”면서 “시중은행에 기업은행이 인수·합병될 경우 중소기업 특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산업은행이 민영화 일정만 제대로 맞춘다면 기업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007 괴담과 베이징올림픽

    영국 비밀첩보부의 살인면허소지자 007 제임스 본드를 만들어낸 작가 이언 플레밍 탄생 100주년이 5월로 다가왔다. 또한 이달은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본격 007 영화 <닥터 노>가 미국서 개봉된 지 45주년이 되는 달이다. 티베트 폭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8월에는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옛 소련·동구권을 붕괴시켰다는 주장이 있다. 생중계된 한국의 발전상에 자극받아 민중이 “공산주의 때문에 서유럽은 몰라도 한국보다 더 못살게 됐다”는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주요 언론이 다룬 이 말이 실감나는 것은 바로 그 때 나 자신 해외를 누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올림픽 직후 경제 시찰단원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예컨대 산동성장과 요령성장이 베푸는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식사를 같이한 중국의 지식인들 입에서 한국에 대한 찬사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었다. 나는 이후 비즈니스로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등 구소련 권에 수십 차례 왕래를 하였으며 아예 1995년부터 5년간 이들 나라에 주재하면서 합작투자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CEO를 한 경험이 있다. 1997년 우크라이나 키에브에 대우지역본사 사장으로 한창 근무할 때에는 러시아계 마피아가 나를 습격할지 모르니 주의하라는 우리 대사관 정보담당 서기관의 주의를 받고 있었다. 마침 남아공에 주재하는 권 사장이 괴한이 쏜 흉탄에 맞아 목숨을 잃자 키에브 신문에 누군가가 이 기사를 크게 실었다. 나를 위협한 셈이었다. 나는 출퇴근길을 번갈아 바꿔가며 움직였고 항상 가스총을 호신용으로 차에 두고 다녔다. 대우자동차가 합작 투자한 ‘아우토자즈’사가 한국 승용차를 조립해 팔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중고차수입 마피아들이 수입이 크게 줄면서 판매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러시아 킬러들의 원정 지원을 받아 얼마든지 보복하는 일을 꾸밀 수 있는 입장이라는 설명이었다. 당시 나는 우크라이나의 쿠츠마 대통령 산하 경제개발전략회의에도 참석하고 있었다. 그는 소련 시절 핵무기미사일제조 공장장 출신이었다. 나의 사업 파트너 중에는 소련 KGB출신도 몇몇 있었다. 당시 소련권의 기업가를 포함한 지식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흥미 있는 부분이 있었다. 소련의 붕괴에 007영화 시리즈가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는 한탄이었다. 왜냐하면 소련인들도 소련이라는 국가조직과 소련 첩보원을 악당시 하는 그 영화들을 비디오로 즐겼다는 것이다. 007시리즈는 속속 영화화되어 전 세계에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다녔다. 그 원천인 제임스본드를 처음 등장시킨 소설 《카지노 로얄》을 출간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하여 작가가 숨을 거두고 나서 2년 뒤인 1966년까지 14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해마다 한 권씩 007 시리즈를 소설로 출간하는 왕성한 작가활동을 하였다. 신문기자 경력은 있다 하지만 2차 대전 때 영국 해군 정보부장의 부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갑자기 소설가로 변신, 약 10년간 혼자서 14권의 방대하고 복잡한 007 추리소설들과 다른 3권의 책을 줄기차게 출판해냈다는 데 그의 괴력이 있다. 그 후에 자료를 보니 적어도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1965)는 작가가 사망한 후 다른 이가 써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것을 알았다. 1962년의 <닥터 노>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007영화 시리즈가 벌어들인 총 극장수입은 현재 시세로 111억 달러로서 한화로 치면 10조 원이 넘는다. 그밖에 비디오게임과 DVD, 유사소설의 홍수로 엄청난 부대수입을 올렸다. 007유사소설도 쏟아져 나와 그 수가 50편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007의 저주, ‘그가 찍으면 죽는다’ 제임스 본드의 적은 누구인가. 대표적인 인물의 하나가 블로펠드라는 악당이다. 그는 스펙터라는 NGO(민간기구)의 책임자로서 테러와 살인, 복수, 고문 등을 자행한다. 독일인과 그리스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인물로 폴란드 바르샤바대학에서 경제학, 철학, 공학을 전공한 인텔리로서 세계 슈퍼 파워를 이간질하여 야심을 성취하려 한다. 그는 6권의 본드 시리즈에 등장한다. 또 다른 악당이 닥터 노(노 박사)이다. 중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처음엔 공산 치하의 중국대륙 범죄조직 ‘통(堂)’의 재무부장이었다가 나중에 스펙터 테러조직의 간부가 된다. 소련의 정보부(KGB)나 소련 방첩부대인 스머시(SMERSH)와 협조하면서 영미의 정보조직에 대항하여 서방세계를 괴롭힌다. 소련 스머시의 멤버들도 직접 등장한다. 위장 간첩 골드핑거, 살인 여간첩 로자 클렙 대령, 부두교 교주를 겸한 악당 미스터 빅, 전쟁광 코스코브 장군, 남미의 마약조직 두목 산체즈, 매춘과 도박으로 007과 대결하는 르 시프르 등이다. 소련 KGB출신으로는 건당 백만 달러씩 받는 살인마 파코,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지진으로 붕괴시키려는 맥스 조린, 석유재벌의 상속녀와 미묘한 사랑에 빠지는 살인마 레너드 등. 제3의 부류로는 영국을 배신하고 소련으로 넘어간 알렉스, 중국과 영미의 전쟁을 유발하려는 언론 마피아 엘리엇 카버, 미소 간의 핵전쟁을 유도하려는 스트롬버그, 소련의 지원을 받아 핵미사일을 런던으로 겨냥하려는 휴고 드랙스, 마약 딜러이며 소련의 이중간첩인 CIA요원 크리스타토스, 소련의 전쟁광 올로브 장군과 짜고 서유럽에서 핵폭탄을 폭발시키려는 아프간 출신 카말 칸, 아프간의 아편 밀수에 관여하는 친 소련 무기상 브래드 휘타커, 석유 파이프라인 폭파 음모의 여주인공 엘렉트라, 특수 무기로 휴전선을 무력화시키고 남한을 정복하려는 북한군 문 대령 등이다. 모두 광범위한 국제적 배경을 가진 첩보전의 악역들인데 그들은 소련은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 등 유라시아 대륙의 여러 나라와 도시, 동남아, 서인도의 자메이카, 이슬람 국가들, 나아가 북한 등을 거점으로 한다. 007영화 16편이 파상적으로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즈음 그 주술(呪術)이 통했음인가, 1990년 소련은 급기야 붕괴된다. 007의 무대로 아프간 소재가 뜨는가 하자 이번엔 아프간의 탈레반정권이 축출된다. 2008년 3월 6일 소련 KGB출신으로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며 악명을 날리던 세계 최대의 무기 밀매상 빅토르 부트(41세)가 태국에서 체포되었다. 이제 크게 보아 007의 주적(主敵)은 테러 NGO의 잔당이 일부 남아 있으나 대상국가로는 북한이 남은 셈이다. 과연 북한은 ‘007의 저주’를 피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북한인들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바깥세상을 어느 정도로 보고 어떤 자극을 받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올림픽 개막과 때맞춰 007 시리즈 제22탄인 <퀀텀 오브 솔러스>가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예정이다. 결국 모스크바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11년 만에, 서울올림픽 이후 3년 만에 소련은 15개 공화국으로 해체되었다. 이제 남은 건 중국이 그 숱한 내분을 이겨내며 민주화로 가느냐, 이념고수에 머무느냐, 그것이 가장 궁금한 일이 되고 있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정부·전문가 “경기 내리막” 한목소리인데 처방은 딴목소리

    경기가 심상치 않다. 성장, 물가, 고용, 경상수지 등 모든 지표에 빨간 불이 켜졌다. 고유가 등 해외 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6% 성장은 고사하고 5% 성장도 불투명하다.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현행 국가재정법이 불허하는 세계잉여금으로 추경예산 편성까지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진작 효과에 대한 논란은 벌써부터 뜨겁다. 목표치에 연연해 단기 부양책을 쓰면 경기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물가만 띄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물가에 괘념치 말고 당장은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문도 만만치 않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라고 한다. ●정부, 내리막 경기 잡기 위한 총력전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세계잉여금 15조 3000억원 가운데 10조여원을 경기 부양에 쓰려고 한다.5조여원은 지방교부세로,4조 9000억원은 추경예산으로 돌릴 계획이다. 한국은행에는 금리를 내리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시장에는 경상수지 적자를 개선하려고 환율을 올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연일 흘리고 있다. 최중경 재정부 1차관은 “모든 지표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예산의 당위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고용 사정은 3년 1개월만의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런 추세라면 새정부가 내세운 일자리 창출 목표 35만명은 한낱 ‘희망사항’으로 끝날 수 있다.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처 차관급을 지낸 전직 관료는 17일 “성장 목표치에 연연해 경제를 운용해서는 탈만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삼 연대경제연구소장은 “물가압력이 해외로부터 오는데 총수요 진작책을 펴면 물가 전이가 빠르게 될 수 있다.”면서 “성장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인 트렌드를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국면에 들어선 것 같다.”면서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을 우려하지만 하반기에는 둔화될 것이고 3∼6개월 후에는 물가보다 경기에 대한 걱정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리인하나 재정확대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며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에서의 부양은 인위적인 게 아니라고 했다. ●물가 폭등, 고유가 지속 전망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도매물가 상승률은 폭등 수준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3월 ‘가공단계별 물가’에 따르면 원재료 물가는 지난해 3월보다 52.4%가 급등했다.1998년 1월 57.6% 이후 10년 2개월만의 최고치다. 한은은 “국제 곡물의 재고가 줄었고 국제 원유 가격의 상승과 철광석·고철 등이 한꺼번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3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96.9달러로 1년 전보다 64.6%나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서도 찾을 수 있다.3월 평균 환율은 979.86원으로 지난해 3월 943.23원보다 3.9% 올랐다. 이같은 환율 상승분은 수입 물가에 반영됐다.4월 환율도 1000원대를 향해 가파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4월 평균 환율이 930.95원인 점을 감안하면 수입물가 상승폭은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려 권순우 실장은 “경기 선행지표들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선제적 경기부양 차원에서 추경 편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일자리가 많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적인 부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하방의 위험이 있지만 무리하게 경기부양을 하면 과수요를 유발해 4%에 육박한 물가상승 압력을 증대시키는 등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반대했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감세를 이슈로 당선됐다.”면서 “돈이 남았다고 추경하는 것은 감세정책에 맞지 않고 큰 정부로 가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권 실장은 “현재 5%인 금리를 내려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결과적으로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 교수는 “현재 물가가 약 4%인데 금리를 인하하면 물가상승 등으로 실질 이자율이 ‘0% 시대’에 돌입, 개인들의 가처분소득은 증가할 수 없다.”면서 “물가가 안정되는 시점까지 금리를 유지하며 성장의 속도를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문일 문소영 김재천기자 mip@seoul.co.kr
  • 작년 코스닥 상장사 현금성자산 6% ↑

    지난해 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의 현금성 자산이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기피 등의 영향으로 전년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월결산 코스닥 상장사 887곳의 현금성 자산은 10조 2597억원으로 전년보다 5839억원(6.04%) 늘었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이나 수표, 당좌예금 등 대차대조표에 나타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 산출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조 3988억원으로 전년보다 1.27% 늘어난 데 그쳤지만 단기금융상품은 4조 8609억원으로 11.89%나 늘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LG전자 1분기 ‘깜짝 실적’

    LG전자 1분기 ‘깜짝 실적’

    LG전자가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반세기 변곡점에서 낸 성과라 의미가 더욱 깊다. 휴대전화의 기세가 매섭다. 남용 부회장은 일각의 ‘운이냐, 실력이냐’ 논란을 보기 좋게 불식시켰다. 그룹내 태양전지 사업도 맡게 됐다. LG전자는 올 1·4분기(1∼3월)에 매출액 11조 2180억원, 영업이익 6053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해외법인 실적을 포함한 글로벌 기준이다. 모두 역대 최고치다.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10조 9137억원) 최고기록을 1분기만에,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4636억원) 최고기록을 3분기만에 각각 다시 썼다. 세계 4위 탈환을 노리는 휴대전화와 1년 반만에 흑자로 전환한 디스플레이가 일등공신이다. 특히 휴대전화 사업은 매출(3조 1950억원), 영업이익(4442억원), 영업이익률(13.9%), 판매량(2440만대) 4개 분야에서 모두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LG의 휴대전화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한때 ‘천덕꾸러기’ 취급까지 받았던 디스플레이 사업도 소폭이나마(8억원) 영업이익을 냈다.6분기만에 받아든 흑자 성적표다. 다만 PDP 모듈 사업은 여전히 적자에 머물렀다. 한국 본사만 따지면 매출액은 6조 9272억원, 순익은 4222억원이다. 순익이 전분기보다 32% 줄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빚 환차손과 해외법인 지분법 평가손이 반영된 탓이다. LG전자측은 “창립 50주년에 사상 최고 실적을 내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2분기에도 성수기에 접어드는 가전사업과 파죽지세인 휴대전화 등에 힘입어 매출이 1분기보다 15%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남 부회장도 ‘실력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남 부회장은 좋은 실적을 냈으나 “시황 개선에 따른 운좋은 CEO”라는 시선이 따라다녔다. 올해부터 나오는 실적이 제대로 된 ‘남용표 성과’라는 점에서 일단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게 안팎 평가다. 한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부사장은 “태양전지 셀 사업을 LG화학과 LG전자가 따로 진행해 왔지만 최근 LG전자로 일원화하기로 그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익 내고도 투자는 기피 상장제조사 유보율 675%

    상장 제조업체들이 막대한 규모의 이익을 내면서도 투자를 기피해 내부 유보율이 700%에 근접했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제조업체 가운데 546개 제조업체의 지난해말 현재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유보율은 675.57%에 달했다. 이는 2006년 말 610.80%에 비해 64.7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유보율이 높으면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을 위한 자금여력이 크다는 의미를 갖지만 동시에 투자 등 생산적인 부문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난해 말 현재 조사대상 업체의 잉여금은 358조 150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1.75% 늘어난 반면 자본금은 53조 147억원으로 1.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돈을 많이 벌면서도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2006년 말 694.67%에서 지난해 말 787.93%로 상승했으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에 비해서 112.36%포인트나 높았다. 그룹별로 보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의 유보율이 1488.97%로 가장 높았고 현대중공업(1398.92%),SK(1378.26%), 롯데(1194.98%), 한진(824.99%) 순이었다. 다만 현대자동차(607.39%)와 GS(574.03%),LG(478.08%), 한화(268.54%), 금호아시아나(128.88%) 등은 유보율이 조사대상 기업들 평균치를 밑돌았다. 한편 투자를 기피함에 따라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62조 744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9.42%(10조 2053억원) 증가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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