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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서울자치구 재정불균형 해소 ‘불편한 진실’/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서울자치구 재정불균형 해소 ‘불편한 진실’/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2007년 지방세법이 개정돼 전국 자치단체 중 서울시만 2008년부터 재산세 공동과세제도를 도입했다. 자치구세인 재산세의 절반을 서울시가 거둬 가서 25개 자치구에 균등 배분하는 재산세공동과세 제도가 서울시에서만 도입된 이유는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보유세 현실화 정책에 따라 강남구 등 재정여건이 좋은 자치구와 강북구 등 재정여건이 어려운 자치구의 재산세 격차가 점점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서였다. 그러나 2009년 지방세법 개정으로 주택에 대한 공정시장가격이 도입되면서 매년 과표적용률을 5%씩 올린다는 정부의 재산세 과표 현실화 계획이 백지화됐고 재산세율 또한 인하됨으로써 예상과 달리 서울 자치구의 재산세 세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재정자립도를 보면 강남구는 2007년 88%에서 올해 80.5%로 낮아졌으나 강북구는 5년 새 30.0%에서 29.6%로 비슷했다. 재산세 공동과세 도입 후 재정여건이 어려운 자치구의 자립도는 개선되지 못한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 등 재정여건이 좋은 자치구의 재정자립도는 크게 악화돼 하향평준화됐다. 현재 시세에는 취득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등 보통세 7개와 지방교육세, 지역자원시설세 등 목적세 2개가 있는 반면 구세로는 재산세와 등록면허세 2개밖에 없다. 그나마 재산세의 절반은 공동세다. 2010년도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지방세 수입은 총 12조 8565억원인데 85.2%에 해당하는 10조 9534억원이 서울시 세입이고, 25개 자치구 세입은 14.8%인 1조 9031억원에 불과하다. 그 결과 2010년도 서울시 재정자립도는 83%를 웃도는데도 25개 자치구 재정자립도는 46%밖에 안 되는 만큼 서울시와 자치구 간의 재정불균형이 심각하다. 2010년도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8.3%와 21.7%이고, 지난해 6개 광역시의 시세와 자치구세의 비율이 81.8%와 18.2%임을 보더라도 서울의 경우 시세 비율이 자치구세 비율보다 지나치게 높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와 자치구 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고 자치구들의 재정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현행 50대50인 재산세 공동과세 비율을 조정해 또다시 자치구의 재정여건을 하향평준화시킬 게 아니라 서울에서만 시세로 남아 있는 재산세 과세특례분(구 도시계획세, 연간 9000여억원)을 자치구세로 전환시키든지, 재산세처럼 공동과세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지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는 자동차세를 현재의 시세에서 자치구세로 전환하거나 공동과세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울시 자치구 간 재정격차를 논할 때 보통 재산세가 몇 배라고 말하지만 사실 강남·북 주민 1인당 예산액은 별반 차이가 없다. 2011년도 강남구 주민 1인당 예산액은 88만원, 강북구 주민 1인당 예산액은 82만원이었다. 이는 재정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강남구는 서울시로부터 조정교부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반면, 강북구는 매년 부족한 재정규모에 비례해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 자치구 간 재정불균형 완화의 해법은 이미 재산세의 절반을 공동세로 내놓은 부자 구의 재산세를 추가로 공동세화하는 데 있지 않고 광역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 1위인 서울시의 지방세 수입 일부를 재정여건이 어려운 자치구에 조정교부금 방식으로 나눠주는 데 있음이 타당하다.
  •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이어 일본마저도 돈 풀기(유동성 완화)에 나서면서 각국의 통화가 급등락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려 수출 경쟁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환율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다음 달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8.3원 오른 1123.1원에 마감했다. 전날 달러당 3.50원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1114.8원)을 갈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아직은 외환 당국의 ‘개입’이 뚜렷하지 않지만 시장의 경계감이 감지된다. 그렇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두현 외환은행 수석 외환딜러는 “지금 추세로는 (환율이)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가 애매하긴 하지만 환율이 계속 내려가면 당국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도 “달러당 1100원이 심리적 저지선”이라며 “이 아래로 내려가면 속도 조절을 위해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전날 사실상 시장에 개입했다. 70조엔 규모인 자산매입기금을 80조엔으로 10조엔(114조원) 더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일 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고(OMT) 선언하고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초저금리(0~0.25%) 연장 ▲매달 400억 달러의 주택담보증권(MBS) 무기한 매입 등을 발표하면서 일본 엔화값이 더 올랐기 때문이다. BOJ의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연준의 3차 양적 완화 조치에 대해 리우 밍캉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전 위원장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시장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차 양적 완화 때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적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국들도 경기가 안 좋아 수출 부양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7일 헤알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21억 헤알(1조 1637억원) 상당의 스와프(달러화와의 통화 교환) 반대계약을 체결했다.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조치 이후 미 달러화 대비 0.7% 올랐던 헤알화는 이 조치 이후 0.3%로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터키 중앙은행은 18일 5~11.5%인 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10%로 낮췄다. 터키 리라화는 이달 들어 달러화 대비 1.3% 올랐다.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에 이렇게 민감한 것은 수출 경쟁력 못지않게 물가 불안을 우려해서다. 선진국에서 대거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들어오게 되면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들어온 돈이 갑자기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도 피하기 어렵다. 시장이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3.0%) 인하를 강하게 점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통화 당국의 고민은 깊어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국제공조를 통해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승태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의 양적 완화는 매크로 툴(거시경제 정책수단) 운용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때는 인상 때와 달리 ‘베이비 스텝’(소폭 조정)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주장도 있다.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정책카드만 소진한 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총 1.0% 포인트 내렸다. 전경하·김진아기자 lark3@seoul.co.kr
  • 원·달러환율 연중 최저치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돈풀기) 경쟁이 시작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화 등 선진국의 통화가치는 더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상승,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3.50원 내린 1114.8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로는 지난 3월 2일 최저점(1115.50)보다 낮으며 장중 최저점(3월 2일)이었던 1111.80원에 근접했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이날 자산매입기금을 10조엔(약 141조원) 늘리는 내용의 금융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3차 양적완화로 엔고(円高) 현상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채권매입(OMT), 13일 미 연준의 3차 양적완화에 이어 일본마저도 돈 풀기 정책을 실행하게 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변화의 기로에 선 한국철도 18일 113년…“운영체제 후진적…구조개혁 필요”

    한국철도가 18일로 113년을 맞았다. 짧은 기간 눈부신 성장을 했다. 하지만 철도 건설에 따른 부채, 철도 운영 부실과 안전 불감증, 독점 운영에 따른 서비스질 저하 등으로 선진국형 철도 도약은 답보상태다. 변화의 기로에 선 한국철도, 과감하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달리 우리나라의 철도 운영은 여전히 후진적이다. 2004년 철도를 시설(철도시설공단)과 운영(코레일)으로 분리하는 상하 분리 개혁 이후 철도망 투자는 국가가 책임지고 도로 투자와 유사한 수준으로까지 늘렸다. 하지만 철도 운영 적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2005년까지 철도 경영난 해소를 위해 부채 3조원을 탕감해줬다. 이후에도 정부가 해마다 4000억~5000억원을 코레일에 지원하고 있지만 부실은 여전해 부채가 10조원을 넘었다. 우리나라의 철도 수송 밀도는 21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다. 여건은 유리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막대한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수송 밀도가 유사한 일본은 철도 1㎞당 근무 인원이 6.5명이지만 우리는 9.1명이다. 철도건설 부채 또한 심각하다. 철도시설공단은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대신 코레일이 공단에 납부하는 선로임대료를 받아 시설비를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이 내는 선로임대료로는 건설 비용 이자(2011년 4365억원)도 갚지 못하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철도운송시장의 구조 개편이 필요하고 수서발 KTX 민간 경쟁 경영 체제 개편이 시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코레일의 경영 개선, 안전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하헌구 인하대 아태물류학과 교수는 “미시적·대증(對症) 요법이 아닌 철도시장 전반에 걸친 미래 지향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한전 공격적 경영, 엇갈린 평가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한국전력의 변화를 이끌어온 김중겸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김 사장은 취임 후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고강도 자구 노력을 펼치는 등 민간 출신 CEO로서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 왔지만 지난 1년간의 행보는 쉽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지식경제부 등과의 갈등으로 ‘교체설’도 나돌고 있다. 16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한전의 10조 90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 탈출을 위해 올해를 ‘흑자 전환 원년의 해’로 삼고, 해외사업을 위한 조직 개편과 전기요금 인상, 전력 원가 구조 개선 등 공격경영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호주 워털루 풍력발전단지와 미국 이베르드롤라 풍력발전단지 인수를 추진하는 등 해외 사업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원가 절감 등 자구 노력도 병행했다. 이 같은 김 사장의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반면, 정부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추가인상은 없다.”는 지경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 지경부와 갈등을 빚었다. 또 전력거래소를 상대로 4조원이 넘는 거액의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민간 출신 CEO로서 효율을 중시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한 것은 높이 사지만 정부와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비효율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북극 자원외교 순방과 한전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하는 카자흐스탄 석탄화력발전소 착공식 수행단에서 빠지면서 “위상이 약화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사장은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줄곧 현대에서 일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EU 가스프롬 반독점 조사 거부

    EU 가스프롬 반독점 조사 거부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의 조사 문제를 둘러싸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럽연합(EU)이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세계 천연가스 시장의 5분의1을 차지하는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에 대해 EU가 독점 혐의를 문제 삼아 칼을 빼들자 푸틴(얼굴) 대통령이 외부단체의 국내 기업 조사를 금지하는 법령을 통과시키는 강수를 둔 것이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이 자국의 전략적 기업이 정부 승인 없이 외국이나 외부 조사기관에 정보 공개, 자산 처분, 계약 수정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가스프롬의 반독점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지 1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이번 법령 통과로 가스프롬은 EC의 조사에 응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앞으로 외국과의 계약 때도 반드시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EC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에 따른 유럽 국가들의 재정부담을 러시아에 떠넘기려 한다.”면서 이번 조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U 조약 제10조 2항은 시장의 우월적 지위에 따른 남용을 막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스프롬의 반독점 위반 혐의가 확인되면, 지난해 총 매출(1580억 달러·약 177조원)의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게 된다. 유로존 위기로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상황과 재선 이후 ‘반(反) 푸틴’ 여론을 맞닥뜨린 상황에서 벌금 폭탄까지 맞을 경우 푸틴의 정치력에 큰 타격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푸틴이 법적 조치를 동원해서라도 EC의 조사를 막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스프롬은 현재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의 천연가스 시장을 100% 독식하고 있으며 폴란드·헝가리·체코 시장도 70% 이상 장악해 사실상 독점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가스 공급을 중단해 막대한 피해를 준 전례가 있는 만큼 EU 차원에서는 이번 기회에 가스프롬을 반드시 손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기고] 잦은 정부 조직 개편 바람직하지 않다/전상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기고] 잦은 정부 조직 개편 바람직하지 않다/전상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2013년 차기 정부의 출범에 맞춰 정부 조직 개편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부문과 정보통신(IT)산업 부문에 대한 독립부처의 재설립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행정조직의 개편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이 수행하는 기능과 행정 서비스 수요 간에 현격한 괴리가 발생해 종전의 행정조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이루어진다. 이 밖에 특별한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행정조직과는 별도로 행정조직을 신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작금의 행정조직 개편 논의는 조직 관리의 상식적 궤도를 벗어난 감이 있다. IT산업만을 전담하는 부처를 과거 정보통신부와 같은 조직으로 부활시키자는 주장을 접하게 되면 행정조직 개편의 본질적인 취지는 사라지고, 일부 전직 고위 관료와 유관단체의 ‘고토’(故土) 회복쯤으로 비쳐져 입맛이 씁쓸하다. 행정 서비스의 실수요자인 IT산업계의 의견은 오간 데 없이 과거 행정서비스 공급자 측에 있던 사람들의 일방적 억지 논리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IT산업 전담부처만 만들어지면 IT산업의 황금기가 도래하는 양 호도하고 있다.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갖춰진 IT산업 행정조직인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및 행정안전부 등의 업무 분장에 따른 세부 업무의 조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됐는데, 이를 다시 되풀이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는 일이다. IT산업 정책을 전담하는 부처를 별도로 두고 있는 국가도 드문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IT 전담부처를 별도로 두지 않고 산업의 한 부분 또는 산업의 인프라로 인식하여 산업담당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정책의 한 부분으로서 IT산업 정책을 운영함으로써 산업 간 융합을 확산시킬 수 있었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세계 최초로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시행함으로써 경쟁국가로부터 도전적인 정책 시도라는 부러움을 사기도 한 바 있다. 또한 IT산업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IT 융합에 있어서도 지난 4년간 10조원 이상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등 IT 취약분야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IT 중소기업의 수출도 증가율이 강세를 보이는 등 IT산업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은 물론 실질적인 수출 증가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현 정부는 IT 융합 관련 부처 간 갈등 완화를 위해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부처 간 업무영역을 명확히 했고, IT정책의 종합 조정을 위해 대통령 IT특보를 신설하여 관계부처 합동의 IT산업 정책방향 및 발전전략 수립 등 정책 협조를 강화해 왔다. 이제 뿌리 내리기 시작한 IT산업 육성 조직의 틀을 깨고,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혹평받는 정부조직 개편을 들고 나오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할 병폐다. 지금은 실효성 없는 정부조직 개편 논의보다는 어떻게 IT산업 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과 인력 및 경쟁력을 확보, 육성해 나가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 [여수엑스포 활용 청사진] 해양콘텐츠·테마파크·레포츠…여수 2막은 ‘글로벌 리조트’

    [여수엑스포 활용 청사진] 해양콘텐츠·테마파크·레포츠…여수 2막은 ‘글로벌 리조트’

    2조 1000억원이 투자된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장 및 부속 시설은 민간 매각 및 민간 주도 개발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관과 엑스포홀을 제외한 엑스포 부지 전체를 민간 사업자에게 팔아 세계적인 민간 해양복합리조트로 개발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바다를 주제로 한 첫 엑스포라는 상징성만을 남기고, 개발과 운영 모두를 민간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5일 열리는 정부의 여수엑스포 정부지원위원회에서 확정할 사후 활용방안의 키워드도 역시 이를 확인하는 ‘민간 주도의 개발과 운영’이다. 민간 자금과 아이디어, 추진력과 기업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중장기적으로 ‘남해안 섬 벨트를 엮는 세계적인 해양 복합 리조트’를 만들어 가는 시너지를 얻겠다는 것이다. 엑스포장과 주변 지역을 해양특구로 지정해 법인세와 취득세를 면제 또는 감면하겠다는 것도 민간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여수의 지리적 위치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민간이 큰 구상과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사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정부는 엑스포장을 세 개 구역으로 나눴다. ▲해양 테마파크 및 숙박·관광시설 ▲해양 및 생태학습장 등이 들어갈 복합콘텐츠 구역 ▲해양레포츠 구역 등으로 나눠 개발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해양레포츠 구역에는 청소년 해양레포츠시설과 수변공간, 요트 접안시설 등이 포함됐다. 민간의 활력과 공공성의 조화도 시도했다. 엑스포를 계기로 낙후 지역을 세계적인 해양연구 및 휴양관광의 거점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지역 개발 구상이 담겨 있다. 고속철 및 주변 도로 개통, 박람회장 시설 등 엑스포를 위한 인프라 건설에만 중앙정부가 10조원의 국가혈세를 쏟아부은 상황에서 엑스포장과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속내다.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수십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직접 운영에 뛰어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가 끝난 뒤 박람회장을 정부가 끌어안고 운영하다가 애물단지로 만들어 버린 뼈저린 경험이 민간 매각 및 개발에 힘을 싣게 했다. 여수처럼 한반도의 남단에 위치해 공공성만을 강조하다가는 자칫 또 다른 실패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공감대도 정부 부처 간에 형성됐다. 투자와 건설에 외국 자본도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초대형 외국자본에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주요기업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형태의 선정을 선호하고 있다. 올 연말 해산될 엑스포조직위원회를 대신해 한국관 등 남은 시설을 운영하고, 여수 엑스포 기념 사업 및 장학연구 사업 등을 지원할 민법상 비영리재단을 세우겠다는 것도 정부 조직보다는 유연성을 갖는 민간조직이 개발과 유지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관여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비영리 재단에 맡기기로 했던 엑스포 주제관도 매각하기로 정했다. 또 대규모로 건설하려고 했던 해양박물관도 한국관 안에 해양박물관이나 기념관으로 시작하고, 상황을 봐 가면서 규모를 늘려 갈 계획이다. 여수 엑스포의 의미와 상징성은 살려 나가겠지만 우선 발등의 불인 엑스포장의 개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역사회와 공공성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민자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개발사업은 중간에 쉽게 중단될 수 있고, 지나친 상업성으로 난개발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커버스토리-소유의 종말] 새 아파트 찾는 ‘렌트 노마드’… 데이터 관리도 맡기는 기업

    [커버스토리-소유의 종말] 새 아파트 찾는 ‘렌트 노마드’… 데이터 관리도 맡기는 기업

    우리 시대의 젊은 세대는 더 많은 재화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기꺼이 소유를 포기하고 있다. 남의집살이 설움에 내집 마련을 위해 안 먹고 안 쓰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그들은 ‘새 아파트를 찾아 이사 다니며 쓸 것은 과감하게 쓰고 살겠다.’고 생각한다. 발빠른 기업들도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몸집을 가볍게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최모(31)씨는 경기 안산의 1억 5000만원짜리 전셋집(102㎡)에서 살고 있다. 그는 내년에 새로 분양하는 인근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고 한다. 물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다. 최씨는 “전셋값이 자꾸 오르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갓 분양된 새 아파트의 좋은 시설을 누리면서 전세살이를 계속할 생각”이라면서 “살림도 일부러 단출하게 꾸려서 이사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왜 굳이 남의 집살이를 하느냐는 질문에 최씨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사려면 2억 7000만원이 든다.”면서 “어차피 똑같은 집에 사는데 굳이 사서 갚기도 벅찬 빚을 질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주택산업, 매매 아닌 임대 중심으로 재편될 것”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집을 사는 대신 빌려서 생활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1620건으로,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8월(8330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분양을 받는 데 적극적이던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실수요자들이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월세 거래량은 10만 2400건으로 전년보다 10.3% 늘었다. 서울과 수도권은 6만 8900건으로 10.7% 늘었다. 특히 젊은층의 주택수요가 줄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초 부동산114와 한국갤럽이 1524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인식조사를 한 결과 앞으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을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30대는 21.8%에 불과했다. 또 1년 이내에 분양받을 계획이라고 응답한 30대 역시 2.6%에 지나지 않았다. 김은진 부동산114 과장은 “주택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주택이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은 것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0년 거주가 가능한 장기전세아파트(시프트)를 2007년부터 공급하고 있는 서울시는 당시 많은 문제를 낳던 부동산 거품을 줄이기 위해 ‘사는(buying) 집이 아니라 사는(living) 집’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해 주목받았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침체가 20~30대의 주택에 대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 냈지만 현재는 이런 트렌드의 변화가 주택시장에 다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확실한 신호가 보이지 않는 이상 집을 빌려서 사는 트렌드가 상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유의 종말’은 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고정자산보다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번듯한 건물로 폼을 잡기보다 임대를 통해 실속을 차리고, 대신 곳간을 든든하게 채워 위기가 닥쳤을 때 살아남을 무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남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벼운 기업이 위기에 강하고 또 경제상황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서 “제품은 물론 소비경향이 빠르게 바뀌는 시기에 기업이 소유를 포기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일종의 진화”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워킹센터’ 회원사 등록해 첨단 사무실 이용 KT는 기업들의 사무실 공간 임대 수요가 많아지면서 ‘올레 스마트워킹센터’를 확대하고 있다. KT는 경기 고양시 일산센터를 비롯해 평촌, 부천, 목동, 분당, 부산 등 전국 16개에 센터를 운영 중이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7개 센터에 불과했지만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레 스마트워킹센터를 이용하는 기업은 20곳 정도이다. 스마트워킹센터는 콘도 회원이 되면 전국의 체인을 이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예를 들어 강남에 본사를 둔 기업이 스마트워킹 센터 회원사로 등록하면 경기 부천에 사는 직원은 굳이 강남 사무실까지 출근할 필요가 없다. 부천에 있는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출퇴근에 소요되는 3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능률적이다. 사무실 공간뿐만 아니라 데이터 관리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통해 해결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이 보유한 대량의 데이터를 회사가 보유한 서버가 아닌 가상공간에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이 서버, 대용량 저장장치, 전원 및 네트워크 설비 등을 갖추지 않고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임대해서 운영하면 인프라를 따로 구비할 필요가 없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851년부터 1980년까지의 1500만건에 달하는 신문 내용을 이미지로 저장하는 작업을 클라우드를 통해 하루 만에 끝냈다. 비용도 240달러밖에 들지 않았다. 자체 서버를 이용했다면 14년 동안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야만 가능했을 것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작업이었다. 올해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2009년 대비 221% 성장한 4조 2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는 ‘파는 것에만 안주하면 망한다’는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다. 이런 렌털 바람에는 온·오프라인이 없다. 이마트의 1~7월 렌털 건수는 1만 1000여건. 이마트 관계자는 “가전 렌털의 비중은 전체 가전 매출의 10% 남짓이지만 신혼부부, 연금을 받는 고령층의 경우 초기비용 부담이 적고 선택권이 넓은 렌털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가전제품 렌털, 전체 매출의 10% 넘어 GS홈쇼핑이 지난 5월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처음 렌털 전문숍을 열었고, 오픈마켓(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 간 자유롭게 거래하는 온라인몰) 11번가도 BS렌털 등 두세 군데 렌털전문업체와 함께 렌털 사업에 진출했다. 독일산 유명 전기렌지도 렌털 시장에 등장했다. 한국렌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렌털 시장 규모는 2006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0조원으로 추산되고 업체 수만 2만 5000여개에 이른다. 김재문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물질이 풍요로워지면서 물건에 대한 애착은 줄고 ‘소유’에서 얻는 만족보다 ‘사용’에서 얻는 만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저성장 시대에 기업은 고객를 찾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약정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신제품을 통해 고객을 꾸준히 끌어갈 수 있는 렌털 사업은 성장성이 높고 기업에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홍혜정·김동현·강주리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렌트 노마드(Rent Nomad) 새 아파트를 찾아 이사를 다니는 ‘2030세대’를 지칭하는 신조어. 주택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집에 거액을 투자하기보다 새로 지은 아파트에 전세를 살면서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려고 한다. 이들은 앞으로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 국내 부자, 스위스계좌에 1003억 묻어뒀다

    국내 부자, 스위스계좌에 1003억 묻어뒀다

    개인들이 올해 국세청에 신고한 스위스 비밀계좌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금융기관에 10억원이 넘는 주식이나 현금을 보유한 알부자들은 서울 강남·서초구에 많았다. 재벌총수가 많이 살던 서울 용산구가 1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국세청은 6월 말 현재 10억원을 초과한 해외금융계좌가 302명 1059계좌로 파악됐다고 28일 밝혔다. 금액으로 따지면 2조 1000억원어치다. 이는 국세청이 개인을 대상으로 자진 신고를 받아 파악한 결과다. 지난해에 비해 인원(211명)은 43.1%, 금액(9700억원)은 115% 늘었다. 금액이 두 배 이상 급증한 대목이 눈에 띈다. 국세청 측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인지도 높은 유명인사가 거액을 신고해 금액이 크게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납세자 비밀보호’를 이유로 유명인사의 신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1인당 신고금액은 69억원으로 전년(46억원)보다 50% 늘었다. 개인의 스위스계좌 신고금액도 지난해 73억원에서 올해 1003억원으로 14배 가까이 늘어났다. 스위스 계좌를 갖고 있는 사람은 한 자릿수라고 국세청은 귀띔했다. 1인당 100억~2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승희 국제조세관리관은 “개정된 한국·스위스 조세조약이 지난 7월 25일 발효돼 (세무당국의) 조세정보 접근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를 우려한 고액 계좌 보유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진 신고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세무서별로 보면 반포세무서에 3457억원의 신고가 들어와 금액별 1위를 차지했다. 서초구 방배동과 반포동, 잠원동을 맡은 반포세무서는 지난해 신고액이 845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4배나 급증했다. 최근 연예인 부자들이 부쩍 많이 몰린 지역이기도 하다. 2위는 강남구 삼성·대치·개포·일원동을 관할하는 삼성세무서(2374억원), 3위는 재벌 총수들이 몰려 사는 한남동과 이촌동을 담당하는 용산세무서(2129억원)가 각각 차지했다. 용산세무서는 지난해 1위에서 두 단계나 밀려났다. 개인들이 계좌가 있다고 신고한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4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홍콩(36명), 일본(34명) 순서였다. 금액으로는 일본(9188억원)이 1위이고 미국(5680억원)이 2위를 차지했다. 법인 기준으로는 아랍에미리트연합(87개), 중국(82개), 미국(73개), 일본(70개) 등의 순서였다. 금액으로는 일본(5조 2234억원)이 역시 1위였다. 국세청 측은 “최근 일본 상장법인의 주식을 갖고 있는 개인과 법인이 늘었다.”고 ‘일본 강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자금 유형별로 보면 계좌 수는 예·적금이 94.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주식은 2.8%에 그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주식이 49.4%, 예·적금이 48.9%씩 차지했다. 법인으로는 350개 법인이 4890개 계좌에 16조 5000억원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보다 신고법인 수(314개)는 11.5%, 신고금액(10조 5000억원)은 57% 늘어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소규모 추경은 되레 독…10조원 이상 빅볼 필요”

    [성장률 비상 긴급진단] “소규모 추경은 되레 독…10조원 이상 빅볼 필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재정 건전성을 들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전격 상향했음에도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성장률 하락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추경 편성론자들은 그러나 “소규모 추경은 오히려 독”이라며 “10조원 이상의 빅볼”을 주문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스몰볼 정책’(소규모 부양책)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심상치 않은 성장률 하락세는 그동안 우리 경제에 가장 낙관적이었던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전망치 수정에 들어간 데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KDI는 당초 전망치인 3.6%에서 2%대로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으로는 경기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투자와 소비 위축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는 추경 등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단, ‘대규모’라는 단서를 달았다. 조 교수는 “생색내기 수준의 추경은 효과도 보지 못한 채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무디스의 긍정적 평가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긴장감을 갖고 경제정책을 적극 펴나가야 한다.”면서 “성장률 하락을 막으려면 1200조원 정도인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12조원) 이상을 추경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위기 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효과가 불분명한 추경은 필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칫 무디스도 인정한 우리 경제의 ‘강점’(건전 재정)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권영준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행적으로 응급처방을 하지 않고 이제 와서 추경으로 예산을 늘리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소유구조는 인정하되 중간지주회사와 같은 방화벽을 둬, 두 자본 간 이동을 차단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예컨대 삼성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배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우려를 더 많이 나타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신설하고 계열사 간 지분을 정리하는 비용이 수십조원에 이르는 데다 경영권 행사도 못하는 지분을 국내 자본이 살 가능성도 희박해 자칫 외국 자본의 ‘먹튀’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강화해야 한다.”(6명)거나 “모르겠다.”(11명)는 응답도 적지 않아 향후 정치권 입법과정이 본격화되면 치열한 논리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벌이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업까지 지배하는 구조는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왜곡된 구조의 개선 없이 일부 재벌의 공룡화를 막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성(16명)이 반대(13명)보다 다소 우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만큼 다음달 이후 0.25% 포인트 정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금 당장은 (인하 시점이) 아닌 것 같다.”고 맞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추가 완화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부동산 가격의 바닥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어려운 데다 잠재 구매층이 이미 과잉 부채에 시달리고 있어 집을 살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DTI의 추가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거래 활성화와 자산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취득세 인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종일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상무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이종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 [사설] 기업 비상경영에 내수살리기로 답할 때

    김황식 국무총리는 어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소비와 투자,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하고 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경제 하방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점차 장기화하고 상시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25대 그룹 중 23곳이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고 한다. 금융회사들은 비상경영체제 단계를 넘어 감원, 임금 삭감, 의무휴가제 실시 등 비용 줄이기에 필사적이다.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도 작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소득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 내수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할 정부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10조원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요구에 소극적이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 연내에 정책 효과를 보기 어려울뿐더러 최후의 보루인 재정 건전성을 허물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민주통합당도 “대선용으로 악용된다.”며 최근 추경 편성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어렵다는 이유로 모두 지갑을 닫으면 불황에 취약한 서민과 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들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추락하는 성장률을 떠받쳐 줘야 할 내수마저 위축되면 투자나 일자리 창출도 모두 공염불이 된다. 정치권이 앞다퉈 경쟁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도 어렵다. 지금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불황의 원인이 유로존의 재정위기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균형 재정’이라는 성적표에 얽매여 정책 대응의 기회를 놓치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가계나 기업의 부실이 금융기관 부실로 귀결되면 결국 재정에서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추경 편성에 보다 전향적으로 접근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늦기 전에 내수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성적표’니 ‘선거용’이니 하는 명분과 비난은 하루하루가 힘든 서민과 영세상인들에게는 너무 한가한 소리다.
  • 경기침체 악순환에 빠진 한국경제

    경기침체 악순환에 빠진 한국경제

    한국 경제가 악순환에 빠져 들고 있다.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L자형 장기불황’ 조짐이다 보니 가계는 최대한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일자리를 잃거나 은퇴한 사람들은 재취업이 여의치 않아 돈을 빌려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장사가 안 돼 이자마저 갚지 못하는 실정이다. 떼이는 빚이 늘면서 금융권은 비상이 걸렸다. 결국 감원·감봉이라는 비상카드마저 빼들었다. ■가계, 돈 안쓰니… 외상구매 2분기 연속 감소세, 가계빚 922조원… 사상 최대 신용카드나 할부로 산 가계의 외상구매(판매신용)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비를 줄였는데도 생활비 등이 모자라 빚을 내면서 가계빚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내렸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가계신용은 1분기보다 10조 9000억원 늘어난 922조원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에 해당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신용은 1분기에 8000억원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0조 9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10조 4000억원으로 3조 5000억원 늘어났다. 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 적격대출 등 신규상품이 잘 팔렸고 가정의 달(5월) 자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용판매는 53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1분기(-1조 2000억원)보다 감소세는 크게 둔화됐지만 지갑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신용카드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소비 부진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로 가계가 신용카드 등의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외국계 IB인 HSBC는 부동산값 하락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날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는 “한국이 주요 아시아 국가 중 부동산 가격에 따른 민간소비 증감이 가장 큰 나라”라며 “부동산의 부정적 전망이 우세해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는 주택가격지수가 10% 떨어지면 민간소비가 0.6~0.7% 감소한다며 한국의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2.1%에서 1.8%로 내렸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2.2%)보다도 낮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분기에 1.2%(전년 동기 대비)까지 떨어졌다. 소비 부진은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고용 증가를 견인해온 서비스 부문의 고용이 민간소비와 투자 부진 탓에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상인, 빚 못갚고 대출잔액 한달새 8897억원↑, 연체율 반년새 0.11%P 뛰어 가계가 지갑을 닫다 보니 빚을 내 가게를 차린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다. 그런데도 창업자금 대출은 계속 증가세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올해 본격 시작된 데다 경기 악화로 구직이 쉽지 않아서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현재 136조 540억원이다. 전달(135조 1643억원)보다 889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128조 8024억원)과 비교하면 7조 2516억원(5.63%) 늘었다. 올해 3월부터 넉 달 연속 1조원 이상 늘었던 데 비하면 소폭 줄긴 했지만, 통상 여름철에는 창업이 많지 않은 계절적 특성을 감안하면 좀처럼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법인이 아닌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자영업자에게 빌려주는 기업자금 대출로 중소기업 대출에 포함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정부의 가계빚 억제책으로 가계대출이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빠졌고, 은행이 넘쳐나는 예금을 운용하려고 경쟁적으로 자영업자 대출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베이비부머 은퇴자를 중심으로 자영업자 수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 552만명에서 올해 5월 말 585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달에만 19만 6000명이 늘었다. 문제는 연체율도 덩달아 뛴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91%로 지난해 말(0.80%)보다 0.11% 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83%)보다 높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57.3%가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임대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 쏠려 있어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추가 부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초 개인사업자 대출 점검에 나섰다. 이런 영향으로 이달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의 대출은 이달 들어 3323억원 증가에 그쳤다. 전달 증가분 608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오히려 감소세(9억원)로 돌아섰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금융 “감봉·감원” 농협, 임원 연봉 10% 깎기로, 보험·카드사 “인력 10% 감축” 가계와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 증가로 돈 벌기가 어려워진 금융회사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올해 초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감원, 감봉, 의무휴가 등 특단의 카드까지 쓰고 있다. 외환위기 때의 ‘눈물의 구조조정’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솔선수범 및 상박하후 차원에서 임원 연봉의 10%를 깎기로 했다. 직원들의 외국 연수도 잠정 중단하고 큰 비용이 들어가는 전국 단위 회의도 축소했다. 시상식과 같은 행사는 아예 없애거나 최소화할 작정이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짜자는 취지다. 중앙회 임원과 경제·금융지주 회장, 계열사 대표는 한달에 한번씩 모여 경비 절감 및 예산 감축 이행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협금융지주도 7개 계열사 경영진의 월급을 이달부터 연말까지 10% 깎기로 했다. 팀장급 이상 직원의 임금반납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5일 유급휴가에 5일 무급휴가를 더한 10일제 의무휴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급여를 줄이는 대신 휴가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의 호응이 커서 40~50대 직원들을 설득해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0일 웰프로 휴가제’와 ‘15일 리프레시 휴가제’를 전 직원이 쓰도록 독려해 비용절감 효과를 강화할 예정이다. 경기 불황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와 보험사는 구조조정 강도가 더 세다. 보험업계는 연말까지 인력의 10%가량을 줄일 계획이다. 저금리 기조로 자산 운용에서 적자가 나고, 불황으로 보험 해지가 많은 등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지난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던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대형사와 공개매각을 추진 중인 그린손해보험, ING생명 등도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 처지다. 카드사도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조직을 140개 부서에서 121개 부서로 줄이면서 일부 임원 및 팀장 자리를 없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여수 해양복합리조트, 개발자금·운영주체 ‘뜨거운 감자’

    2조 1000억원이 투자된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장의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가 진통을 겪고 있다. 민간 매각 범위와 정부 출자 여부, 민간 운영과 공사 또는 비영리재단의 설립 등 상반되는 개발 및 운영 방식을 놓고 관련 부처와 전남도 등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까닭이다. 정부는 23일 육동한 총리실 국무차장 주재로 여수엑스포 정부지원위원회 실무위원회를 열고 각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고 절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2일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엑스포 부지 및 시설의 활용·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남해안 섬 벨트를 엮는 세계적인 해양 복합 리조트로 만든다’는 큰 틀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재원 조달 방법과 운영주체 등의 각론에서는 관련 부처와 지자체의 계산과 입장이 다르다. 특히 정부의 관여 여부 및 수준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완전 민영화 방안으로 부지와 시설을 민간에 팔고, 운영도 민간에 맡기자는 입장도 있다. 반면 정부도 출자하고 참여해 공공성을 보장하고 공사나 공단 혹은 민법상 특수법인인 비영리재단을 만들어 운영하자는 주장도 나와 대립하고 있다. 예산 당국인 재정부는 정부의 현물출자나 추가 투자에는 펄쩍 뛴다. 고속철 및 도로 개통, 박람회장 시설 등 엑스포를 위해 10조원를 쏟아부었는데 또다시 투자를 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강경하다.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행사 운영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빌려 간 4846억원도 빨리 갚으라고 독촉하고 있다. 재정부는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는 마무리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여수시와 전남도 측은 공공성을 내세우면서 지역 발전의 허브 조성을 위한 공공형 개발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국토부도 부지의 장기 임대나 현물출자 방식 등으로 정부가 참여하고, 공공성을 갖는 개발 방식을 취하자는 입장이다. 결국 정부 예산을 더 쏟아부어도 좋다는 정책적 의지와 민간에게 다 맡긴다는 시장주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는 것이 과제다. 경기 침체기에 민자 유치를 위한 당근인 인센티브의 수준과 방안도 민감하다. 공공성과 민간 참여 수준의 조화가 관건이다.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는 시설·부지의 사후 활용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여서 정부 참여에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반면 경기침체기에 민간 자본 유치가 쉽겠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세계적인 해양리조트 건설 청사진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전시성 사업으로 계획만 요란했다가 사그라질 우려 속에 박람회장 활용 방안이 표류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경제 브리핑] 고정금리 주택대출 4兆… 연내 10兆 무난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 취급액이 4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해 3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시중은행이 공급한 적격대출이 4조 748억원이라고 21일 밝혔다. 6월에는 1조 1390억원이 공급돼 월간 단위로는 1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대출 금리가 연 4%대 중반까지 떨어져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 與, 추경 편성 공식 요구

    새누리당은 17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2차 당정 협의’를 갖고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그동안 추경 필요성을 제기해 온 여당이 이날 당정 협의를 통해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은 브리핑에서 “하우스푸어와 워킹 푸어,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면서 “정부는 (하반기 재정투자액으로 마련된) 8조 5000억원이라도 빨리 집행하자는 쪽이고 추경에는 부정적이나 나름대로 준비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에 대해 “구체적인 액수 얘기는 없었다.”면서도 “기존 8조 5000억원에 세계 잉여금 1조 5000억원을 더하면 10조원인데 추경을 한다면 10조원 정도 더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4·11 총선 공약 관련 예산항목의 전액 반영을 요구해 102개 예산 항목 가운데 86개를 관철시킨 반면, 대학등록금, 양육수당, 사병봉급, 보훈수당 등 약 2조원 규모의 16개 항목은 반영 정도가 미진하다고 밝혔다. 당정은 다음 달 초 3차 협의를 통해 추경 편성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추경 편성 요청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여당 측 요청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할 계획이지만 추경 편성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하다. 이날 당정 협의에는 당에선 이한구 원내대표와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 김학용 예산결산특위 간사 등이, 정부에선 박재완 재정부 장관과 김동연 제2차관 등이 참석했다. 전경하·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매니페스토 16개 시·도지사 공약이행 분석] 박원순 서울시장 10개월 성적표

    임기 10개월째에 접어든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까지 15.2%의 공약 이행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10·26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은 ‘그렇습니다.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복지, 경제, 문화, 도시, 행정 등 5개 분야 15대 중점 과제 및 72개 공약의 335개 사업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박 시장은 12개(3.6%) 사업을 완료했고 39개(11.6%) 사업에 대해서는 연도별 목표를 이행하고 있는 상태다. ‘희망학자금 통장’ 공약은 당초 목표보다 규모나 기간을 확대해 추진하기로 했다. 나머지 283개(84.5%) 사업은 임기 내에 정상 추진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공약 이행을 위한 소요 재원은 복지 분야가 10조 404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문화 분야는 1조 2997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가장 완료도가 높은 공약은 교육 부문(44.4%)이었다. 박 시장은 임기 동안 교육 관련 총 18개 사업을 2681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행할 계획이다. 시민 건강 부문과 일자리 경제 부문 공약은 각각 26.9%, 26.3% 완성됐다. 그러나 주로 계속사업이거나 콘텐츠 사업이 많은 문화·관광 부문의 공약은 전혀 완료되지 않았다. 소요 재원이 8조 3336억원으로 복지 분야에 이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도시 분야의 도시 재생, 교통, 안전 부문 공약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선거 당시 내놨던 핵심 공약들도 아직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주택 8만 호 건설 공약은 주택 부지 마련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 부채 7조원 감축 공약은 서울시 세수 급감이 우려되고 있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지적됐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약이 이미 시도되고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고 청년 벤처 1만개 양성 공약은 일자리의 질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될 전망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기고] 일방형 금연정책, 분리형으로 전환을/정영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기고] 일방형 금연정책, 분리형으로 전환을/정영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런던올림픽의 열기만큼 우리 사회의 쏠림현상이 문제다. 이러한 ‘쏠림현상’의 이면에는 이성적 성찰 대신 그 쏠림에 속한 다수의 집단이 소수를 폭압하는 구조가 도사리고 있다. 건강 열풍에 편승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금연구역지정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의 혐연권 판결을 계기로 보건복지부는 오는 2015년부터 모든 음식점에서의 금연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으며, 서울시도 2014년까지 광장과 공원 등을 포함한 서울시 전체 면적의 5분의1가량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사업장 내 금연을 넘어서 채혈 등을 통한 흡연 유무를 검사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가 하면, 최근에는 사옥 반경 1㎞이내에서는 금연케 하는 기업까지 생겼다. 최근 금연정책들은 흡연자에 대한 일방적 규제로 헌법상 기본권인 흡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판결의 취지를 아전인수식으로 곡해하고 있다. 흡연권도 혐연권과 같이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의 헌법 제10조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헌법 제17조에 의하여 보장되지만,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으로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흡연자의 자유로운 흡연을 보장하면서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양자 간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거나 회사 밖에서의 흡연까지도 금지하고 흡연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영업의 자유,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로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 흡연자들이 매년 부담하는 담배 관련 세금은 7조원이 넘으며,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연간 1조 6000억원 규모로 기금 대부분이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조세와 다른 특별부담금으로 헌법적 정당화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일부를 활용하여 곳곳에 흡연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특별부담금의 부담자인 흡연자를 위해서 기금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집단적 효용성의 요건을 충족하는 방법일 것이다. 길거리를 걷다 담배연기를 맡으면 비흡연자인 필자도 불쾌하기 그지없다. 단순한 불쾌함과 짜증으로 다짜고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 서로의 불쾌지수만 높아지니 상생적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길거리 흡연금지를 추진하는 미국 워싱턴DC나 뉴욕처럼 길거리 횡단보도나 광장 한 쪽에, 또는 일본과 홍콩과 같이 길거리 곳곳에 흡연공간을 따로 지정하면 될 일이다. 너무 비흡연자만을 위한, 그래서 흡연자를 마치 범죄자 취급하여 소탕하는 식의 금연정책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흡연과 간접흡연의 유해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개인적 판단에 따른 흡연도 보호받아야 할 헌법상 기본권이다. 정부 당국은 일방적 금연정책 추진으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의 유발보다는 흡연권과 혐연권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분리형 금연정책 추진에 나서야 한다. 일방성보다는 다양성의 소통이 시대의 화두임을 믿는 이유에서, 또한 해화(諧和)적 상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흡연가능 구역도 함께 마련하는 분리형 금연정책은 당연한 귀결이다.
  • ‘高利횡포’ 보험 대출 가산금리 2%→1%대 낮춘다

    ‘高利횡포’ 보험 대출 가산금리 2%→1%대 낮춘다

    말 많은 보험사의 ‘약관 대출’(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도 이르면 다음 달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권 가산금리에 이어 보험사의 약관 대출 가산금리도 책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보험사에 합리적인 개선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가산금리의 인하 폭은 확정금리형 기준으로 기존 2.34%에서 1.5~2% 수준이 유력해 보인다. 국내 보험사들은 약관 대출의 가산금리로만 연간 9000억원 가까이 챙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8일 “약관 대출 가산금리에 붙는 명목들의 적정성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확정금리형과 금리연동형의 가산금리 격차가 크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약관 대출의 확정금리형 가산금리는 평균 2.34%, 금리연동형 가산금리는 1.5% 수준이다. 그동안 약관 대출의 확정금리형 가산금리는 이자가 가장 후하다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2~3%대)와 별 차이가 없어 약탈적 금리로 원성이 자자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약관 대출 가산금리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사례 등이 담긴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로 이달에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최종 개선안을 확정짓지는 못했지만 확정금리형의 가산금리가 너무 높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확정금리형 가산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보험사 30여곳이 약관 대출로 빌려준 금액은 44조원. 이 중 확정금리형 대출이 24조원, 금리연동형 대출이 20조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국내 보험사가 한 해 약관대출 가산금리로 챙기는 순이익만 8600억원(확정금리형 5616억원, 금리연동형 3000억원)을 웃돈다. 저금리 시대에 고리 대금업으로 짭짤한 수익을 챙긴다고 볼 수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권의 가산금리 책정 방식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지만 실상 더 들여다보면 부실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보험 등 제2금융권의 가산금리 책정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은행권의 가산금리보다 배 이상 높은 데다 산정 방식도 멋대로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금리도 책정 방식이 불투명하다. 갖가지 항목을 붙여 18%의 평균 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5조~10조원 규모의 카드채 발행에 따른 조달 비용을 빼면 카드사 맘대로 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금리는 조달비와 대손비, 사업비, 수익비로 구성된다.”며 “이 가운데 조달비가 현금서비스 금리 18%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6%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조달비 외에 나머지 금리 구성을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조달비(금리 6%)를 뺀 나머지 금리만으로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아 금리 구성에 어떤 항목들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제2금융권은 주고객이 저신용자들이기 때문에 제1금융권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건 당연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회사들끼리 내부 경쟁을 통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두·이성원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전기저수지 ‘ESS’/박정현 논설위원

    전기 사정이 꽤 위태로워 보인다. 예비 전력이 바닥을 보이면서 어제와 그제 이틀 연속 전력경보 ‘주의’가 발령됐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빚어지고 있고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계’와 ‘심각’ 단계를 넘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구의 절반인 6억명이 정전으로 암흑과 공포에 떨었던 인도 사태가 먼 나라 일만은 아니다. 인도 정전사태는 수력발전을 위한 저수지가 적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경제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반도체 공장과 석유화학·철강·조선 등의 산업현장에서 1초동안만 생산라인이 멈춰도 피해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지난해 1월 여수 산업단지에 발생한 20분 동안의 정전으로 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고된 피해액만 계산한 것이다. 블랙아웃을 막으려면 국민적인 절전 캠페인뿐 아니라 비용을 높여 전력사용을 억제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전기 저수지’ 격인 ESS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이란 뜻의 ESS는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수요가 많을 때 전기를 꺼내 사용하는 전기 배터리쯤에 해당된다. 야간 또는 겨울철에 전력을 생산해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과 피크 시즌인 낮이나 여름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력 공급이 중단될 때에 대비한 비상발전기 시장을 머지 않아 ESS가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ESS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월등하다는 것이다. ESS는 비싸다는 게 흠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ESS 제품은 80만~100만엔(1100만~1500만원). ESS 시장 규모는 10조 6000억원가량이지만 2020년이면 5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일본·미국 등에서는 이미 가정·산업용 ESS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동일본 지진과 원전 사태로 전력 부족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일본 정부는 ESS 설치 가정에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상원이 발의한 ESS 세제혜택 수정법안은 인센티브 제공을 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나마 ESS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정부도 ESS 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ESS 세계 시장의 30% 점유를 목표로, 6조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전기 저수지가 전력난 해결의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된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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