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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금융권도 가계대출 문턱 높아진다

    제2 금융권도 가계대출 문턱 높아진다

    앞으로는 상호금융·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총대출 한도를 낮추고 대출 자격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옥죄자 2금융권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보완 조치다. 하지만 1, 2 금융권에서 내몰린 저소득층이 사채시장 등으로 내몰리는 또 다른 풍선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제2금융권 가계대출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 29일 내놓은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다. 6·29 조치로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대출 수요는 2금융권으로 넘어갔다. 보험, 상호금융기관,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등 제2금융권의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402조 3000억원으로 은행권(455조 9000억원)과 비슷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농·수협 및 산림조합과 같은 상호금융, 신협, 새마을금고 등의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을 80%로 설정했다. 지난해 4분기 신협의 예대율은 71.1%였고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는 각각 69.4%, 66.8%였다. 예대율을 규제하면 앞으로 2년간 상호금융, 신협, 새마을금고의 대출은 3109억원이 줄게 된다. 또 일시상환과 거치식 및 다중채무자 대출을 고위험 대출로 규정하고, 고위험 대출이 과다한 조합에 대해서는 충당금 적립 기준을 높이면서 중점 검사와 감독을 벌이기로 했다. 비조합원에 대한 대출 문턱도 높였다. 단위농협과 수협 조합원이 아닌 사람에 대한 대출 한도를 2015년부터 연간 신규대출 총액의 3분의1로 제한하기로 했다. 농협은 3928억원, 수협은 3219억원 대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보험사의 가계대출에 대한 건전성 규제도 은행 수준으로 강화된다. 앞으로 설계사는 보험판매 과정에서 대출을 알선할 수 없다. 보험사도 전단지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대출을 권유할 수 없다. 가계대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도 정상의 경우 0.75%에서 1%로 상향 조정된다.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상호금융과 보험사에 규제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 대출을 억제하면 또 다른 풍선효과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의 가계대출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 대해 정 국장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10조원 규모로 지난해 증가율은 높았지만 규모만 따지면 큰 영향이 없어 이번 대책에서 제외했다.”며 “서민들의 대출 수요는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와 같은 서민우대금융 지원을 강화해 흡수하겠다.”고 설명했다. 대부업체에서 받은 고금리대출을 저리 은행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의 지원 규모는 연간 2600억원대에서 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서민들이 전세자금을 빌릴 때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 제2금융권 전세자금대출을 은행 전세자금대출로 바꿔주는 특례보증도 27일부터 시행된다. 오피스텔 거주자와 노인복지주택 전세거주자도 주택금융공사가 전세자금보증을 신규로 지원하게 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日 유동성 확대 → 고물가·저성장 유발

    세계 주요국의 유동성 확대 조치가 잇따르면서 유가 급등, 물가 불안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은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민간 소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한 유동성’은 고물가, 저성장을 발생시킨다. 특히 우리나라는 급격한 자본 유출 등을 겪게 될 수 있다. 실물 및 금융 전 부문에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이유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유가는 지난해 최고점과 비슷한 수준까지 급등했지만 지난달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최고점보다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제조업 경기가 좋아져 유류 수요가 많아지기보다 유동성 확장세가 이란 사태와 맞물리면서 투기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미다.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가 1~2개월 지속될 경우 글로벌 물가 상승도 예상된다.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의 통화량은 금융 위기 이후 2.62배로 늘었다. 주요국의 유동성 증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미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8%로 인하했고, 금융시장은 2분기에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달 말에는 유럽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시행된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차 LTRO 당시 유럽 은행들이 대출금으로 재정 위험국의 국채를 사들인 다음 남은 자금을 우리나라 등 신흥국에 투자했는데, 이미 유럽 국채 수익률이 많이 내려간 상태여서 2차 LTRO 자금은 곧바로 신흥국이나 원자재 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실물 경제 부문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고유가다. 이란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3%(정부 전망 3.7%), 물가상승률은 5.5%(정부 전망 3.2%)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우려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12월 결산법인 108곳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10조 6000억원으로 작년 9월 말 추정치(117조 6000억원)보다 5.93% 감소했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유럽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하고 이 중 5조원가량이 유럽계 자금이다.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등 해외 악재도 문제지만 유동성 확대로 인한 고유가나 엔저 현상이 우리나라에는 더 직접적인 위험 요소”라면서 “정부와 기업 모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2012 여수세계박람회] 서울올림픽 2배 넘는 경제효과 기대

    [2012 여수세계박람회] 서울올림픽 2배 넘는 경제효과 기대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는 ‘한국의 미항 나폴리’를 꿈꾸는 여수를 스타덤에 올려놓으며, 한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엑스포 개최를 통해 기대되는 경제효과는 총 12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총투자비 2조 1000억원의 6배가 넘는 생산유발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의 2배가 넘고, 2002년 한·일월드컵(11조 5000억원)과 맞먹는다. 강동석 조직위원장은 “천연자원을 가진 남해안권의 발전이 그동안 많이 지연돼 왔다.”면서 “엑스포를 통해 영호남이 상생하고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분석 결과, 여수엑스포는 1993년 대전엑스포의 경제효과(3조 1000억원)를 크게 웃돌고 2000년 독일 하노버, 2005년 일본 아이치 등 최근 10여년 사이에 열린 엑스포의 경제적 파급 효과(10조원 안팎)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조 1500억원(42%)을 차지하고, 수도권과 동남권도 각각 2조 2400억원(18.3%), 1조 6800억원(13.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자리도 전국적으로 7만 8800개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 유발효과는 개최지 프리미엄을 지닌 전남이 3만 3700여명으로 가장 크다. KMI 관계자는 “별개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전남 2조 4200억원 등 전국적으로 5조 7200억원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개최 성공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입장권 판매와 기업체 후원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아직 목표액의(6423억원)의 12.4%에 그쳤다. 입장권은 판매 개시 7개월을 넘겼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28만여장(65억원가량)만 팔려 조직위 직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금융사, 부동산대출 근저당 설정비 돌려줘야”

    “금융사, 부동산대출 근저당 설정비 돌려줘야”

    고객들이 낸 부동산담보대출의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금융회사들이 되돌려 줘야 한다는 첫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최근 10년간 고객들이 낸 10조원의 근저당설정비 환급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1일 고객 7명이 근저당 설정비를 돌려달라며 제기한 분쟁 조정청구에서 시중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은 409여만원의 근저당 설정비를 되돌려 주라고 조정 결정을 내렸다. 은행 등이 15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이 결정은 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분쟁위는 근저당 설정비(국민주택채권매입비 제외)는 전액, 인지세는 50%를 환급하도록 결정했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으면 60만여원의 근저당 설정비를 내야 했는데, 이번 결정으로 41만여원을 돌려받게 된다. 분쟁위는 은행 등이 근저당 설정비를 받지 않는 대신 가산금리를 매긴 경우도 이자를 환급하도록 결정했다. 일부 은행이 근저당 설정비를 자신들이 부담한다는 이유로 대출 금리를 연 0.2% 포인트가량 올리는 ‘편법’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분쟁위가 근저당 설정비 환급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대출 관련 부대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은행 등을 상대로 과거 지급했던 근저당 설정비를 되돌려 달라는 소송이 다수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미 소비자 3054명을 모아 근저당 설정비 51억 2400만원을 환급하라는 집단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상태다.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10년인 것을 감안하면, 근저당 설정비 환급 대상은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소비자원도 분쟁위의 이번 결정이 결렬될 경우 변호인단을 통해 소비자들의 소송을 지원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다음 달 23일까지 피해구제 신청을 받는다. 2003년 1월 1일 이후 근저당 설정비를 낸 사람은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으며, 대출거래약정서와 근저당설정계약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지난해 6월까지 부동산 담보 대출 시 등록세·지방교육세·법무사수수료·등기신청수수료(아파트)·감정평가수수료·국민주택채권매입비 등 다양한 항목의 근저당 설정비와 인지세를 받아 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실물 ‘냉탕’·금융 ‘온탕’… 한국경제 출구는?

    실물 ‘냉탕’·금융 ‘온탕’… 한국경제 출구는?

    선진국들이 경기하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대하자 우리나라 경제의 실물부문은 냉탕에 있고, 금융부문은 급등하는 현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코스피지수가 급격히 오르는 것은 민간소비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물가 급등이나 급격한 자본 유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의 중앙은행 자산을 종합한 결과 2008년 1월의 262%로 증가했다. 주요국의 통화량이 금융위기 이후 2.62배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만기를 3년으로 확대했고, 이달 말에 2차 대출이 예정돼 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지난 9일 양적 완화 규모를 500억 파운드(약 89조원) 늘렸고, 일본 금융정책위원회는 지난 14일 국채매입 규모를 10억엔(약 141억원) 확대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최근 지준율을 추가 인하했고,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정책도 예상된다. 통화량이 늘자 금융시장은 화답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대표 주가지수의 상승률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최초로 강등된 지난해 8월 8일 이후 지난 17일까지 6개월여간 10% 이상 증가했다. 브라질 주가지수는 36.03%나 급등했고, 우리나라(8.24%), 홍콩(4.89%), 타이완(4.52%), 일본(3.15%) 등도 상승했다. 하지만 실물 경기는 찬바람이 분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3분기보다 0.3% 하락했다. 10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미국과 중국도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고,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은 3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실물과 금융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우려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세계적으로 실물의 움직임에 비해 금융이 반응하는 폭이 크다. 결국 이것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언급했다.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면 국내 수입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미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낮아진다. 올해 들어 이달 17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 9조 290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중 세계 경제에 민감하고 들락거리는 유럽계 자금은 절반이 넘는 5조 785억원에 달했다. 급격한 자본유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은행을 통해 들고나는 외국인 자금에 대해서는 많은 조치를 했지만 주식시장을 통한 유출입은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인 자금이 일정규모 이상으로 유입되면 거래세를 부과하고, 순유출로 반전되면 거래세 부과를 자동 중단하는 ‘조건부 금융거래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이 뒷받침되지 않고 금융시장만 회복되면 자산버블 등의 역효과가 크기 때문에 미세조정을 전제로 한 출구전략으로 실물경제의 회복을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2024.90으로 전거래일보다 1.43포인트(0.07%)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0.19포인트(0.04%) 오른 540.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 브리핑] 우리금융지주 작년 2조 1561억 순익

    우리금융지주는 16일 지난해 순이익이 2001년 출범 이후 최대인 2조 15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1조 2889억원)보다 67%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익은 375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98억원 줄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2조 243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는 등 2008년부터 4년간 10조원 가까운 충당금을 준비해 자산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21조 미래에너지 사업 국제 핵융합실험로 위기

    한국·미국·유럽연합(EU) 등 7개국이 석유와 원자력을 대체하는 미래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추진해 온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이 벽에 부딪혔다. 건설비가 7조원에서 11조원으로 늘어나 참가국들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미국이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사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교육과학기술부 고위관계자는 16일 “존 홀드런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지난주 이주호 장관에게 전화, 미국의 ITER 사업 예산에 문제가 생겼다고 알려왔다.”면서 “전액 삭감인지, 일부 삭감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988년 시작된 ITER 사업은 태양에너지의 발생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핵융합 발전의 실증 작업이다. 일본·러시아·중국·인도 등도 참여하고 있다. EU가 전체 사업비의 45.46%를, 나머지 국가들이 9.09%를 분담할 계획이었다. 프랑스 카다라슈에 ITER를 짓는 1단계 건설사업에만 11조원, 이후 2042년까지 운영·감쇄·해체에 10조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뛰어넘는 최대의 과학 프로젝트다. 그러나 ITER는 각국의 예산확보와 비준, 기술개발 지체 등으로 논란을 빚어왔던 터다. 당초 2015년 완공도 2019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국제협약과 비준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미국의 예산 확보 실패가 곧바로 사업 중지나 무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기정 ITER한국사업단장은 “6월 ITER 이사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른 국가의 만장일치 동의가 없으면 미국의 분담금 축소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참여를 중단해도 약속한 분담금은 다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불법 도박사이트 없애야 승부조작 없다

    프로스포츠가 승부 조작의 덫에 걸려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에 이어 올해엔 프로배구가 조작의 늪에 빠졌다. 700만 관중을 바라보는 국민스포츠 야구와 겨울스포츠의 꽃 프로농구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승부 조작은 심각한 범죄다.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조만간 실상이 드러나겠지만 국민의 사랑을 받는 4대 스포츠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승부 조작은 검은 거래가 없으면 생겨날 수 없으며, 커넥션의 원점을 제거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다. 승부 조작의 진원지는 불법 도박사이트다. 전주(錢主)와 브로커, 조폭이 만든 덫에 걸려든 프로 선수들이 ‘악의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법 도박사이트가 1000개가 넘고, 시장 규모만도 1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사이트도 부지기수다. 이쯤 되면 2, 3류 선수 몇 명 때려잡는다고 정리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악의 근원을 뿌리째 뽑아내지 않고서는 건전한 스포츠맨십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린 것이다. 불법 도박사이트들이 내세우는 무제한 베팅과 높은 환급률은 설령 도박에 빠지지 않았더라도 유혹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마약과도 같은 도박의 세계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가 않다.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한 이유다. 법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니다.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베팅만 해도 엄벌에 처하는 쪽으로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했지만, 불법 도박사이트와 여기에 빠져드는 중독자가 느는 것이 그 방증이다. 악의 축인 불법 도박사이트를 없애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인터넷 포털 또한 불법 도박사이트 관리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국민을 타락시키는 불법을 용인해선 안 된다. 단속 역시 경찰에만 맡겨서 될 일인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할 때다.
  • 與 “남부권” 野 “가덕도”… 되살아난 동남권 신공항 ‘망령’

    與 “남부권” 野 “가덕도”… 되살아난 동남권 신공항 ‘망령’

    정치권이 또다시 ‘신공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해 지역사회 분열과 소모적 논란만 야기시킨 채 이명박 정부에 의해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4월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부활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남부권 신공항’을 거론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1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국가 차원의 물류 산업 발전을 위해 참여정부 당시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부산 신공항을 당초 취지대로 가되 지역사회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할 예정인 문성근 최고위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남북관계 개선, 남북철도 연결 등 물류 수요를 감안해 항만·항공을 연결하는 물류 중심지를 만들어야 하며, 부산이 가장 적합한 입지라고 판단된다.”면서 힘을 실어 줬다. 새누리당도 ‘남부권 신공항’을 총선 공약에 넣기로 했다. 지난 9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약속드리고 지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공항 입지에 대한 논란이 일자 “명칭에서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서둘러 진화했다. 신공항 건설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그러나 입지 선정 문제를 놓고 지역 간 극렬한 갈등을 겪은 뒤 지난해 3월 “타당성이 없다.”며 정부 스스로 폐기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신공항 건설 공약이 중앙당 차원에서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영남 지역의 개별 예비후보들은 너도나도 신공항 건설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충청·호남까지 아우르는 신공항’을 언급하면서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유권자들에게 명백하게 ‘잘못된 신호’가 전달되고 있음에도 여야 지도부가 이를 방조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발비만 10조원으로 추산되는 신공항 사업을 대책도 없이 내세워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꼼수 정치’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 스스로의 입지를 좁히고 지역주의와 지역갈등을 야기한 ‘나쁜 전략’이며 지역적 공감대를 얻어야 할 총선을 대선처럼 치르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총선용 공약으로 봐야 한다. 공약을 지키려는 의지 여부를 떠나 쟁점이 될 국책 사업에는 지역적 이해갈등이 생길 수 있어 공청회, 정책준비 등을 통한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승빈 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은 “개발 공약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줄 세우기를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국내외 한류의 힘] 화장품 판매 작년 10조원 돌파

    한류를 선호하는 외국인과 국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 덕에 연간 화장품 판매액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13일 통계청의 ‘상품군별 판매액’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화장품은 총 10조 8200억원으로 전년(9조 8700억원)에 비해 9.6% 늘었다. 2009년 11.3% 증가한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연간 화장품 판매액은 2005~2007년에는 7조원대였지만, 2008년 8조 35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09년에는 9조 29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판매액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업체들은 서울 명동과 주요 면세점에서 대규모 판촉을 하며 외국인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한류 열풍을 틈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2006~2010년 연평균 28.4% 성장했다. 특히 2010년에는 7억 61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전년보다 80%나 늘었다. 한류 바람의 진원지인 일본에서만 지난해 1억 달러의 한국 화장품이 수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소비자 취향이 다양화하면서 수입 고급 화장품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도 화장품 판매액이 늘어난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입액은 2006년부터 해마다 평균 10%가량 늘고 있다. 2010년에는 10억 400만 달러어치의 화장품이 수입돼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었다. 국내외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국내 기업의 화장품 생산 실적은 2006년 이후 연평균 10.9% 성장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카드업계 “수수료 법안 통과땐 헌소 제기”

    포퓰리즘 법안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저축은행 특별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가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도 이례적으로 정치권에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대기업 카드사 가맹해지운동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13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카드사 및 해당 노동조합은 금융위원회가 카드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정하도록 하는 여신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한 단계별 투쟁 방안을 마련해 이날부터 실행에 들어갔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신업법 개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개정안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금융위가 우대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인기몰이를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법무법인 화우에 법률 검토를 의뢰해 “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을 금융위가 일률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행복추구권, 재산권,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상 위임 원칙에 어긋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황원섭 전국카드사 노조협의회장은 “15일 국회 법사위원회 통과를 막고자 의원들을 설득할 예정이지만, 만약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위헌심판 청구소송 등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주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현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면 자영업자 경제에 힘이 되리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오는 15일부터 대기업 카드사인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가운데 한 곳의 가맹 해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20일부터 신한카드 결제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던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도 현 개정안이 통과되면 예정대로 실력행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는 여신업법이 통과되면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1.5%대로 떨어져 수익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신업법 개정 추진 탓에 삼성카드의 주가는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주장하는 한국외식업중앙회 등은 수수료율이 1.5%대가 되면 카드사의 수익이 1조 5000억~2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지난해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수익이 8조~10조원대라고 밝혔다. 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금융위원회가 카드사의 논리만 편드는 편향된 사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저자의 제안 가운데 흥미로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경쟁’ 민주주의 대신 ‘일치’(Concordare) 민주주의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경쟁 민주주의란 지금처럼 선거에서 승리한 이들이 정권을 배타적으로 차지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일치 민주주의는 선거 득표율에 따른 권력 분점을 뜻한다. 가령 대선에서 A후보가 60%, B후보가 40%의 지지를 얻었다면 내각의 40%를 B후보 정당에다 떼주는 것이다. 외교·국방은 A후보의 정당에서, 재정·보건은 B후보의 정당에 맡기는 방식 같은 것이다. 이런 제안을 내놓는 이유는 권력을 배타적으로 부여하다보니 정치가 극단적인 말과 이념 쇼를 통해 상대를 매도하는 소모적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진보, 보수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비웃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경쟁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다수결 사상은 정당이 지금보다 명확한 세계관과 어느 정도 서로 다른 체제사상으로 차이가 있던 시절에서 기인한 것”인데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차이를 보이는 정당이 있기는 할까 싶은 현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전봇대 뽑고 비즈니스 프렌들리하겠다고 요란을 떨더니 결국 재벌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음미해볼 법하다. 또 하나는 증세에 대한 얘기다. 저자는 부자나 재벌에 대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단, 증세하되 증가분이 어디에 쓰일지는 그들에게 맡겨두자고 제안한다. 가령 5% 증세를 해서 세수가 10조원 증액된다고 하자. 정부는 이 10조원이 쓰일 곳이 적힌 리스트를 공개한다. 무상급식이나 보육비 지원 사업, 학교폭력 예방 사업, 영어 공교육 지원 사업, 소상공인 보호 사업 하는 식이다. 그러면 A그룹 회장은 자기가 더 내는 세금 가운데 일부는 여기에, 다른 일부는 저기에 사용하도록 지정토록 하고 그에 맞게 집행한다. 이는 이익 분배가 겉으로는 경제논리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치논리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다. ‘회장님’들은 꼭 검찰청이나 법원을 드나든 뒤 사회공헌을 하겠다고 나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 좋다는 사회공헌임에도 대개의 반응은 “일단 세금부터 똑바로 내시지.”라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저자의 제안은 기부금과 세금 사이의 타협이다. 세금이라는 국가 공식 체계를 존중하되, 납세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오해는 말길.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리하르트 프레히트 지음, 한윤진 옮김, 21세기북스)는 이런 심각한 문제만 다루진 않는다. 2008년 한국에 소개된 ‘나는 누구인가’라는 교양철학서로 인기를 모았던 저자는 경제학이 상정하는 이기적 인간,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에 대한 반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간의 본성은 이타적이며, 사회제도는 이 이타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 하는 문제는 복잡하다. ‘죄수의 딜레마’의 게임이론 덕분에 철학, 뇌과학, 신경학, 심리학, 생물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에까지 이 논쟁은 번졌다. 이들 학문들을 연결해 복잡계 연구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나오면서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책에도 이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책은 모두 38장인데, 각 장마다 이런저런 이론과 실험이 최소한 2~3가지씩 등장한다. 저자에게 고마운 점은 독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글쓰는 철학자답게 이를 매끄럽게 정리해뒀다는 사실이다. 곳곳에 위트도 넘친다. 가령 꼬리말이원숭이 실험결과를 두고 인간 본성에 정의감이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다 이렇게 말한다. “아들은 다섯 살이 되면서부터 ‘아빠, 이건 옳지 않아요’라는 말로 나를 공격했다. 그 불공평의 대상은 나다. 아들은 자신이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그때까지 즐거웠던 베개 싸움이 불공평하다고 한다. 대게 네 살에서 다섯 살의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꼬리말이원숭이의 정신이 나타난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이것을 정의감이라 불렀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때 떠오르는 인물은 알랭 드 보통이다. 적당한 지적허영에다 이런저런 실험결과를 핵심만 추려 잘 던져주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가 독일 사람이어서인지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섬세하고 장황한 문장 대신 간결한 문장을 구사한다. 동시에 복잡계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산타페연구소 대신, 영장류에 대한 학제간 연구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가 등장한다. 저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끌어들이지만 본격적 논쟁은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에서 시작한다. 다윈의 오른편에 ‘사회적 다위니즘’을 주장한 토머스 헉슬리를, 왼편에 ‘상호부조론’을 통해 헉슬리를 강하게 비판한 러시아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포트킨을 앉힌다. 보통 아나키스트하면 ‘국가 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책 없이 낭만주의적인 공상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각종 실험 결과들이 크로포트킨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는 사실을 지적해나간다. 인간 본성이 이타적이냐, 이기적이냐 하는 문제는 단순한 지적유희가 아니다. 앞서 봤듯 오늘날 한국 사회에 음미할 대목이 많다. 가령 ‘감성 대 이성’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 2001년 심리학자 조나단 화이트의 연구결과를 등장시킨다. 그 결과를 보면 ‘나꼼수’ 김어준이 지난해 내놓은 ‘닥치고 정치’(푸른숲 펴냄)에서 ‘무학의 통찰’이라는 이름으로 주장했던, 이성이란 결국 감정의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맞닿는다. 인간이 경제에 대해 윤리와 도덕을 말할 수 있는 것은 ‘배후세력의 조종’이나 ‘좌파 관점으로 덧칠된 경제·역사교과서’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직관’ 때문이다. 또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찬양하는 바람에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미약한 미국에 대해 저자는 “21세기임에도 여전히 19세기적 비스마르크 사회개혁입법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웃는다. 이는 “미국이 역사가 짧아서 그렇지 결국은 유럽을 따라갈 것”이라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자 재벌개혁론자인 김종인 박사의 판단과 맥을 같이한다. 김종인 박사는 독일 유학파인데, 유학 당시 독일은 질서자유주의(책에서는 ‘신자유주의’라 표기된다)가 대세를 장악했다. 저자는 31장 ‘프라이푸르크로 돌아가는 길’에서 질서자유주의의 본산 프라이푸르크학파를 다룬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터키 “올 상반기 FTA 체결”

    한·터키 “올 상반기 FTA 체결”

    한국과 터키가 올 상반기 안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키로 했다. 터키를 방문 중인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5일 이스탄불 아딜레 술탄 궁전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오찬 및 면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한·터키 간 FTA 체결이 양국 간 경제 교류 심화·확대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올 상반기 내 양국 간 FTA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터키 FTA는 20 08년 압둘라 귈 터키 대통령이 처음 제안했고 2010년부터 지금까지 3차례 협상을 벌여왔다. 양국 간 지난해 교역 규모는 59억 달러로, 2003년 한국과 칠레가 FTA를 타결했을 때의 교역액 15억여 달러의 약 4배에 이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터키는 FTA보다 한 단계 높은 관세동맹을 유럽연합(EU)과 맺고 있다.”면서 “한·터키 FTA가 체결되면 한국은 터키뿐 아니라 EU 시장 진출에 더욱 유리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해서도 양국 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의 터키 방문을 계기로 국내 기업이 터키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SK E&S·남동발전 컨소시엄은 터키국영전력회사(에이아쉬)와 터키 앙카라 남동쪽 600㎞ 지점인 압신·엘비스탄 지역에 1단계로 20억 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6일 교환한다. 본계약은 오는 9월쯤 맺게 된다. 양측은 1단계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90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2단계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양국은 또 원전 분야 협력도 재개한다. 터키 정부는 원전에 대해서 일본과 주로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한국의 기술력에 대해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에르도안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원전에 대한 재협상 요청을 해왔으며, 이번 오찬 면담에서 원전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스탄불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신공항·병사월급 공약 달콤하기는 한데…

    4·11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국가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는 공약이 남발될 조짐이 보인다. 한나라당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 공약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놓았으나 정부는 지난해 3월 공식적으로 백지화했다.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약 10조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경제적인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대구·경북 쪽에서는 주로 밀양을, 부산·경남권 쪽에서는 주로 가덕도를 선호하는 등 국론 분열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또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니 말문이 막힌다. 제대로 된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는 동남권 공항보다도 지역 갈등을 더 부추길 수 있는 남부권 신공항이다. 동남권 신공항을 놓고 영남권을 분열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는 호남권까지 입지 선정을 놓고 싸움에 끌어들이자는 것인가. 아무리 영호남 표가 중요하다고 해도, 총선에서 의석을 얻는 게 급하다고 해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와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은 또 병사들의 평균 월급을 현재 9만원에서 40만원으로 대폭 높이는 공약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연간 1조원의 세금이 더 들어가야 한다. 재정 여유가 있다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월 100만원, 200만원을 주는 것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야권이 무상급식 공약으로 재미를 본 이후 재정상태를 생각하지도 않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여야가 다를 게 없다. 여야 모두 재정부담이 되는 공약을 내놓기 전에, 어떤 분야의 예산을 얼마나 삭감하겠다는 발표도 해야 한다. 양심이 있다면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의원 세비도 깎겠다는 약속을 먼저 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포퓰리즘 공약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 한달 8조원… 中, 명품싹쓸이

    한달 8조원… 中, 명품싹쓸이

    세계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춘제(春節·설) 해외 명품 소비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춘제가 낀 지난 1월 한 달간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명품 구입에 쓴 돈이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한 72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고 베이징 신경보가 세계명품협회 자료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중국 춘제의 공식 휴일은 7일이다. 중국인들은 이미 해외 명품시장의 최대 소비군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특히 유럽 지역과 홍콩·마카오·타이완 지역 명품 시장에서 왕성한 소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인들이 명품 소비를 위해 찾는 곳은 유럽(46%), 홍콩·마카오·타이완(35%), 미국(19%) 순으로 조사됐다. 1월 한 달 동안 중국인들의 유럽 지역 명품 소비 총액은 전체 유럽 명품 판매액의 6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인들의 홍콩·마카오·타이완 지역 내 명품 소비 총액은 이 지역 전체 명품 판매액의 69%로 나타났다. 세계명품협회는 중국인이 이미 춘제 등의 주요 시즌 때 고급 명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국민이 됐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주로 구입하는 물품은 시계와 핸드백 등의 가죽제품, 의류, 화장품 등이다. 설문조사 결과 해외에서 사치품을 구입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인들은 가격이 국내보다 싸고 상품의 종류나 모델이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편 같은 기간 중국 내 명품 소비 총액도 17억 5000만 달러로 집계돼 국내외를 합치면 중국인들은 1월 한 달 동안 무려 90억 달러(약 10조원)에 가까운 돈을 명품 소비에 지출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대림산업 작년 매출 역대 최대 7兆

    대림산업이 201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신규 수주 등에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매출액 7조 1875억원, 영업이익 5824억원을 달성해 전년보다 각각 13.3%, 88.4%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433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7.9%나 급증했다. 해외 건설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신규 수주 규모는 10조 7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뛰어오르면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초대형 정유 또는 발전 플랜트 사업 수주가 호조를 보인 덕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2010년 말 2조원이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 규모는 지난해 9000억원 이상 줄어든 1조 1000억원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4729억원에서 3240억원으로 축소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 사업의 호조와 리스크 관리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해외 건설시장에서 플랜트와 토목분야에 대한 수주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 아래 신규 수주 목표치를 전년 대비 28% 늘어난 13조 7000억원으로 정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구 국가산단 조성사업 탄력

    대구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대구시는 국가산단 1단계 조성 예정부지인 달성군 구지면 일대 368만㎡에 대한 토지 보상을 상반기에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1단계 공사는 2016년 완공예정이다. 2단계 484만㎡은 2018년 완공예정이지만 부지보상과 착공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1조 6698억원이 투입된다. 낙동강 오염을 최소화하고 대구 지역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첨단과학기술 바탕의 차세대 전자통신, 첨단기계, 미래형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의 업종을 유치할 방침이다. 국가산단 개발이 완료되면 생산 유발 효과 34조원, 부가가치 10조원, 고용 창출 14만명, 임금 유발 4조원의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성서 1~4차 산업단지, 대구테크노폴리스, 현풍산업 단지 등과 연계해 지역의 산업벨트를 새롭게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2009년 9월 최종 승인·지정한 대구 국가산단은 1999년 위천국가산단 조성 무산 이후 10년 만에, 국가산단 육성 제도가 시행된 지 36년 만에 처음으로 생긴 ‘국가 산업단지’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 무산 이후 실의에 빠진 대구 경북 지역민들을 위해 국가산단이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정치권 등의 설득으로 지난해 6월부터 토지보상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며 “국가산단에 외지기업을 50% 이상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현대건설 작년 매출 11兆 국내 첫 2년연속 10兆 돌파

    현대건설은 2011년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1조 9202억원, 영업이익 7540억원, 당기순이익 68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2010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4.3%, 당기순이익은 25.2% 각각 증가했다. 매출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2년 연속 10조원을 돌파했다. 해외 플랜트·토목 분야의 매출이 6조 179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1.8%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규 수주는 16조 3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감소했다. 이는 2010년 수주 실적에 30억 7600만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공사가 포함돼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유동비율이 138.3%에서 150.9%로 올라가고 부채비율이 179.2%에서 172.1%로 개선되는 등 재무건전성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업 불황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크게 저조한 가운데서도 양호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올해는 해외 수주 확대와 토목, 플랜트, 건축, 전력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산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해 12개 계열사의 경영실적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기업사냥 큰손 떠오른 이랜드 기대반 우려반

    기업사냥 큰손 떠오른 이랜드 기대반 우려반

    ‘닥사’(닥치고 사들여)? 이랜드그룹의 거침없는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업계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불황 극복을 위한 공격 경영이라는 긍정적 분석이 있는 반면 무리한 몸집 불리기로 ‘뒤탈’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기업이 긴축 경영을 펴는 반면, 이랜드는 국내외 기업 ‘사냥’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매출 8兆… 영업이익 5500억 연초 PIC 사이판과 팜스리조트 인수로 M&A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랜드는 이어 여행사 투어몰을 사들였고, 지난 27일에는 쌍용건설 입찰에 뛰어들었다. 30일 전해진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야구단 LA다저스 인수전 참가 소식은 그 규모와 성공 여부를 떠나 또 한번 큰 화제가 됐다. 이랜드는 1995년 설악켄싱턴 호텔을 시작으로 2000년대 들어 뉴코아백화점, 한국까르푸를 잇달아 사들이며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2008년 홈에버(한국까르푸)를 매각할 때만 해도 이랜드의 M&A 행보는 주춤할 것으로 여겼다. 이랜드는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재무 부담과 노사문제로 골치를 앓다 홈에버를 홈플러스에 되팔았던 쓰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는 2009년 베트남 의류업체 탕콤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켰다. 2010년 본격 M&A에 나서 대구 동아백화점, 씨앤우방랜드, 엘칸토, 만다리나 덕 등 국내외 업체들을 속속 품에 안았다. 물론 M&A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2680억원을 들여 동아백화점을 인수한 반면 지난해에는 2315억원을 받고 킴스클럽마트를 이마트에 팔았다. 이랜드는 지난해 총 8조 6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5500억원이다. 국내에서 시장 지배적인 브랜드는 없지만 30여개의 브랜드가 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랜드가 운영하는 스포츠브랜드 뉴발란스는 지난해 국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고, 중국에서 지난 10년간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중국 3개 법인의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는 각각 10조원과 1조원이다. ●이랜드리테일 작년 부채율 255% 따라서 이랜드가 거침없이 M&A에 나서는 것은 영업에서 창출된 ‘실탄’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증권가에서는 비상장기업인 이랜드의 현금자산이 엄청나다고 알려져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그 많은 돈을 사내유보시키느니 경기불황을 틈타 쏟아져 나오는 매물을 사들여 사세 확장에 나서는 것 아니겠느냐.”며 “주머니가 든든한 만큼 이랜드의 인수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연이은 M&A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인수를 통해 성장을 모색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차입금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활발한 인수전을 펼치기엔 무리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에 따라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등 재무적으로 무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0년부터 본격화된 M&A와 사업 확장으로 재무비율은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다. 유통 M&A를 주도하는 이랜드리테일의 부채비율은 2008년 말 80.4%에서 M&A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0년 말 199.7%로 증가했다.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55%에 달했다. 패션 M&A를 담당하는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도 2009년 말 82.4%였다가 2010년 말 115.7%로 증가했고 IFRS 기준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53.9%에 이른다. ●“프리IPO 통해 투자금 유치 계획”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프리IPO(상장 전 자금유치)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어디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1조원대의 투자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등록금 86% 차지… 폐지땐 국·공립대 재정파탄

    국·공립대의 기성회비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대학에 미치는 타격은 엄청나다. 대학 등록금의 86%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국·공립대가 지난 10년간 거둔 기성회비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판결이 확정되면 대학들은 10년 이내 거뒀던 기성회비를 모두 돌려줘야 할 판이다. 기성회비를 받지 못하면 국·공립대의 재정은 사실상 ‘파탄’날 수밖에 없다. 기성회비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이유다. 사립대는 1999~2000년 기성회비 반환소송이 제기되자 기성회비를 폐지, 수업료로 일원화한 까닭에 파장에서 벗어나 있다. 기성회비는 1963년 당시 문교부 훈령인 ‘대학, 고·중학교 기성회 준칙’에 의거, 학교시설 확충에 사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기성회비 징수를 직접 규정한 별도의 항목은 없다. 용도도 시설·설비비, 교직원 연구비, 기타 학교 운영경비 등으로 제한됐다. 관리는 대학의 대학 자율에 맡겨지고 있다. 법원도 기성회 규약은 각 대학의 내규에 불과한 만큼 강제로 징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국·공립대는 수업료와 입학금은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하면서 기성회비를 대폭 인상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보전해 왔다. 2003~2010년 7년간 입학금 및 수업료 연평균 인상률은 4.9%에 불과했지만 기성회비 인상률은 9.5% 수준으로 전체 등록금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로 구성된 국·공립대 등록금 가운데 2009년 기준 기성회비 비중이 86.9%에 달할 만큼 대학 재정 운영의 핵심 수단이다. 실제 등록금 가운데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높아졌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8~2011년 국립대 등록금 대비 기성회비 비율현황’에 따르면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2008년 등록금 대비 기성회비의 비율이 95.3%에서 2009년 95.8%, 2010년 96.2%, 2011년 96.3%로 높아졌다. 특히 한국교원대학교는 4년 연속 기성회비가 등록금의 100%를 차지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등록금 628만 8000원 가운데 기성회비가 550만 9000원인 87.6%에 달했다. 수업료는 77만 9000원에 그쳤다. 부산대도 연간 등록금 446만 9000원 중 기성회비의 비율이 81.2%였다. 기성회비가 원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점도 문제다. 전국 40개 국립대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9년간 기성회비에서 급여 보조성 인건비로 2조 8172억원을 지출했다. 편법이다. 교과부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기성회비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장 기성회비를 폐지할 경우 국·공립대 재정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국·공립대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도 기성회비 제도 개선 방안이 포함돼 있다.”면서 “급여 보조성 경비 자체는 폐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기성회비를 폐지해 수업료로 일원화하는 법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명목상 등록금이 대폭 인상될 수밖에 없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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