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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경부산하 직원 월급 조작해 2억 횡령, 국립대 교수는 강의 대신 92차례 경마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의 재무 보조직원이 3년여간 직원들의 급여명세서를 조작해 2억 65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한 국립대 교수는 강의 시간에 경마장에 들락거린 사실이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10월 말부터 실시한 공직자 특별감찰 결과 이 같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감사 결과 지경부 소속 기관에서 재무·지출관의 업무를 보조하던 직원 A씨는 2007년 3월~2010년 1월 일부 직원의 급여와 수당을 부풀린 급여명세서를 허위로 만든 뒤 상부의 결재를 받아 은행에 급여지급 총액을 이체했다. 그런 다음 부풀린 액수만큼 자신이 빼돌리는 수법으로 모두 72차례에 걸쳐 2억 6500여만원을 횡령했다. 국립대 교수 B씨는 강의시간에 경마장을 수시로 들락거렸다. 감사원이 경마장, 경륜장 등을 자주 출입한 공직자 530명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B씨는 2010년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근무시간에 92차례나 경마장을 출입했다. 다른 공직자 20여명도 근무시간이나 출장 중에 경마장과 경륜장으로 가는 등 근무지를 이탈했다. 한편 감사원은 27일부터 특별조사국 직원 61명을 투입해 정부교체기 공직기강 특별점검에 들어간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분실해도 잔액 돌려받는 교통카드

    분실해도 잔액 돌려받는 교통카드

    서울시는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해도 신고만 하면 카드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대중교통안심카드’를 27일 출시한다. 대중교통안심카드는 지하철역 내부에 설치된 교통카드 자판기나 고객안내센터(i-센터)에서 살 수 있으며, 카드를 산 뒤 티머니 홈페이지(www.t-money.co.kr)나 고객센터(1644-2250)에 카드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분실·도난 신고를 하면 다음 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카드 잔액이 3일 이내에 환급된다. 이 카드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시내외버스, 마을버스, 광역버스와 수도권 도시철도, 의정부 경전철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공항버스, 택시, 편의점 등에서는 쓸 수 없다. 청소년이나 어린이가 이 카드를 이용해 요금을 할인받으려면 i-센터에서 카드 상태를 청소년용이나 어린이용으로 변경하고 홈페이지에서 청소년·어린이 카드로 등록해야 한다. 잃어버린 줄 알고 잔액을 환불받은 분실·도난카드를 찾아 다시 쓰기를 원하면 i-센터에서 재사용 등록을 해야 한다. 시는 대중교통안심 카드를 우선 출시한 데 이어 2014년 10월까지 기존 선불교통카드도 분실·도난 시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백두대간 종주니 지리산 종주의 헉헉 앞사람 발뒤꿈치만 보이는 길 잠시 버리고 어머니 시집올 때 울며 넘던 시오리 고갯길, 장보러 간 아버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던 숲길… 그 잊혀진 길들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이원규의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연말연시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해 숲길 걷기가 열풍이다. 눈이 살포시 쌓인 숲길을 걷는 호젓함은 등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숲길은 산림에 조성된 길과 이와 연결된 산림 밖의 길을 통칭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수직 형태의 길이 ‘등산로’라면 마루금을 지나지 않고 산자락을 잇는 수평한 길이 ‘트레킹길’이다. 등산의 매력이 ‘도전과 정복’이라면, 트레킹은 ‘사색’이다.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숲이 잘 조성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와 철학자가 많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숲길 조성 확산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사업에 매몰돼 ‘짝퉁’ 숲길을 양산하고, 부실 관리로 산림 훼손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상업적 투자가 발생하는 등 ‘불편한 진실’도 현실화되고 있다. 숲길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착한 공정, 책임 여행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민까지 살린 지리산 둘레길 국내 첫 장거리 도보 숲길이자 트레킹의 진원지가 된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274㎞)이 지난 5월 25일 완성됐다. 2007년부터 조성에 나서 2008년 4월 27일 함양~남원(21㎞) 첫 구간이 개통된 뒤 5년 만에 하나로 이어졌다. 지리산 숲길은 지리산국립공원 외곽 5개 시·군(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산청·함양군)의 20개 읍·면, 117개 마을에 걸쳐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길이 아니라 임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고갯길 등을 복원했다. 새로 만든 길이 전체 5%도 안 되는, 산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길이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올해 지리산 둘레길을 찾은 사람은 40여만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둘레길은 단절된 마을을 잇는 가교 역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라진 5일장이 다시 등장하고, 오지에 버스 노선이 생기는 변화를 이뤄냈다. 트레킹길에 5만명이 방문하면 인근 지역에 4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3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6월 이용객(300명)과 주민(52가구) 대상 조사 결과 주민들은 민박과 특산물 판매를 통해 연간 307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 둘레길은 숲길의 ‘모델’이다. 길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완성됐고, 유지에도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숲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주민이 스스로 숲길 ‘지킴이’가 되면서 산림을 보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객들의 수요에 맞춰 길도 변화한다. 운봉~인월 구간 농로에는 가로수가 조성됐다. 그늘을 원하는 탐방객들의 요구를 주민들이 수용했다. 오미~방광 구간은 주민들의 요구로 두 갈래길이 생기는 등 ‘살아 있는 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숲길의 이기원 사무국장은 “둘레길은 관광이나 정복을 위한 산행이 아닌 개인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례길로 설계됐다.”면서 “속도와 경쟁의 일상에서 탈출해 여유를 느끼고, 소외된 농촌사회의 속 모습을 보며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산림청, 5대 명산 둘레길 구축 산행이 건강 중심에서 가족 중심의 체재·체험형 활동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숲길은 숲에서 생태와 역사를 배우고 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새로운 트레킹 문화를 상징한다. 등산 인구 증가로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점을 감안, 등산로에 집중된 이용객을 분산해 산림을 보호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뚜렷하다. 숲길은 ‘철학’을 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이용·보전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활력 증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 기존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원지역은 피하며, 전체 노선의 50% 이상은 숲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성 원칙도 만들어졌다. 산림청은 향후 2021년까지 1조 3000억원을 들여 전국 숲길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숲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가 트레킹길(5600㎞)과 지역트레킹길(2000㎞)를 조성하고, 등산로(1만 2300㎞)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가 숲길은 백두대간·비무장지대(DMZ)·서부종단·남부종단·낙동정맥 등 5대 트레일과 설악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5대 명산 둘레길이 기본 축이다. 지역 숲길은 큰 틀인 국가 숲길과 연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조성한다. 내포문화숲길과 서울둘레길, 남도오백리역사숲길 등이 대표적인 지역 숲길이다. 둘레길은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기에 ‘종주’나 ‘완주’의 개념이 없다. 길은 끝나지 않기에 오늘 선 자리가 언제나 시작점이다. 순위를 따지는 ‘대회’ 대신 ‘축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간 구분을 마을 이름으로 표시한 것은 탐방객들이 지역을 더 많이 알게 하자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준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숲길은 길만 내서는 안 되고 운영 관리까지 고려한 착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고 산림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한국적 숲길이 추구하는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가 ‘짝퉁 숲길’ 등 문제도 우리나라는 주변에 산이 많은, 천혜의 인프라를 보유해 작은 노력으로 숲길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숲길은 산림 훼손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환경·복지와 연계가 가능해 효과는 배가 된다.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숲길을 선보이고 있다. 둘레길·자락길·누리길·탐방로 등 명칭뿐 아니라 역사와 자연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힐링 숲길 등 모습도 다양하다. 숲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건강과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이용자는 최소 비용을 부담하면서 건강과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숲길이 전국에 걸쳐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면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즉흥적이고 단기적 추진에 숲길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도심 숲길의 상당 구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고, 등산로와 구분이 안 되는 짝퉁 숲길이 등장해 불쾌감을 준다. 운영관리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이용에 불편을 주면서 오히려 인식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용객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지난 7월 한달간 5600㎏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에서 장사꾼이 몰려들고, 단체 관광객의 음주와 고성방가,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작물 훼손도 끊이질 않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가 하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제적 이익을 노린 투자 움직임이 일고 있다. 펜션이 들어서는가 하면 편리하고 시설 좋은 민박으로 바꾸는 곳이 생겨났다. 자율이 제 역할을 못하면 제약이 뒤따른다. 리플릿의 유료화, 쓰레기 봉투 구매 등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고,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예약제 등이 고려될 수도 있다. 이기원 사무국장은 “지역민의 이기심과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고착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처음 같은 길’을 만들겠다는 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강남스타일 유튜브 ‘10억 뷰’… 역대 단일영상 중 최고 기록

    강남스타일 유튜브 ‘10억 뷰’… 역대 단일영상 중 최고 기록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22일 유튜브 조회 수 10억건을 넘어섰다. 뮤직비디오 공개 5개월여(161일) 만이며 2005년 유튜브가 창업된 뒤 단일 영상으로선 최고의 기록이다. ‘강남스타일’은 지금도 하루 평균 650만건, 초당 76.4건씩 조회 수가 늘고 있어 내년에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지난 7월 15일 인터넷에 첫선을 보였고 9월 4일 한국 콘텐츠 사상 처음으로 조회 수 1억건을 돌파했다. 10월 20일에는 5억건 고지마저 넘었다. 급기야 11월 24일 8억 369만건을 찍으며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 뮤직비디오를 제치고 ‘유튜브 사상 가장 많이 본 동영상’에 이름을 올렸다. 싸이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미투데이에 “무려 10억 뷰입니다, 여러분! 10! 억! 뷰!”라는 글을 올려 감격을 표현했다. 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와 음악 채널 MTV, AP·AFP통신 등 외신도 ‘강남스타일’의 조회 수 10억건 돌파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빌보드는 “‘강남스타일’이 인터넷 역사상 조회 수 10억건을 넘어선 첫 영상이 됐다.”면서 “비버의 ‘베이비’가 세운 조회 수 기록을 넘어선 지 단 27일 만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싸이는 유튜브 수익에 디지털 음원 판매 수익 등을 더해 광고 수익을 빼고도 최소 601만 달러(약 64억 57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싸이는 오는 31일 밤(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는 ABCTV의 연말 축제 ‘딕 클라크스 뉴 이어스 로킹 이브 2013’에 출연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4대강 그 말뚝, 탁자가 됐다…자, 마주 앉아 얘기해보자

    4대강 그 말뚝, 탁자가 됐다…자, 마주 앉아 얘기해보자

    갤러리가 위치한 건물에 다가가니 말로만 듣던 ‘벙커 1’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 녹음 스튜디오까지 굳이 내려가 보지 않아도 1층 카페에서부터 벌써 냄새(?)가 진동한다. 한쪽 구석 유리창에는 ‘나는 꼼수다’ 글씨가, 나꼼수 멤버들의 캐리커처가 휘갈겨져 있다. 카페 메뉴판을 힐끗 보니 ‘녹색성장라떼’ ‘정봉주스’ ‘김총수염차’ ‘부끄럽구요거트’ 같은 메뉴가 눈에 띈다. 2층 갤러리로 발걸음을 돌리면서 혹시 작품 주제가 4대강이라 이런 곳에 있는 전시장을 잡았나 싶었다. 정작 작가는 전혀 몰랐단다. “농담 삼아 그걸 홍보하면 잘되지 않겠냐는 사람도 있긴 하던데 전혀 상관없다.”며 손사래 친다. 역사의 퇴적층을 추적하는 독특한 작업을 선보이며 2011년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에 선정됐던 나현(42) 작가가 이번엔 ‘송 오브 로렐라이’전으로 돌아왔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활활 불타는 듯 그려진 나무 말뚝 드로잉이 눈에 들어온다. 이 말뚝은 독일 뒤셀도르프 박물관에서 발견한 14세기 나무 말뚝이다. 성 주변의 해자에 쓰인 말뚝인데 공사 중 발견해서 박물관에 옮겨 둔 것이다. 그 말뚝을 보면서 인간의 기술로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만들어 문명을 쌓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었다 했다. 그 말뚝과 똑같은 길이 2.9m의 말뚝을 만들어 2010년 뒤셀도르프의 라인강변에 박아 넣었다. 하필 뒤셀도르프인 것은 그곳이 4대강 사업에 참고한다며 라인강 중하류 지역을 찾았을 때 방문한 도시여서다. 그리고 로렐라이의 전설을 노래한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고향이기도 하다. 두 가지 의미를 곱씹어 보는 것도 재밌다. 2010년 설치 당시와 2012년 최근 모습을 담은 영상작품이 전시장의 처음과 끝에 걸려 있다. 2년여 동안의 시간 변화를 화면에 담았다. 그리고 그 말뚝과 똑같은 말뚝을 또 하나 더 만들어 올해 8월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4곳에다 박았다. 이 작업에 대한 영상과 사진이 전시장 나머지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작업은 역시나 ‘맨땅에 헤딩’이었다. 일단 말뚝 만드는 데 쓸 오크나무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 정도 굵기와 크기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들었다. 구하고 나서는 말뚝을 박았다 뽑아내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특별한 인력이나 장비를 동원하진 못했다. 돈도 없었을뿐더러 돈이 있었다 해도 들일 처지가 안 됐다. 4대강을 둘러싼 논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4대강 사업이 벌어진 강변에서 어떤 작업이나 퍼포먼스를 벌인다는 것 자체가 너무 민감한 문제가 되어 버려서다. 눈치껏 요령껏 속전속결로 진행해야 했다. 여기까지라면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전시 마무리에 약간의 반전이 있다. 4대 강변에 박았다 뽑은 말뚝을 해체해서 근사한 탁자를 만들어 뒀다. 탁자야말로 제대로 된 논쟁 한판 벌일 수 있는 무대라 생각해서다. 정치적 논란이 부담스러워 고심 끝에 내린 후퇴 결정이었을까. 작가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동시대 예술이라 생각했을 뿐”이라 답했다. 일단 현대 예술, 동시대 예술이면 지금 현재의 우리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서구에서 유행하는 최첨단 이론이나 개념, 사조를 따라 하고 흉내내기보다 지금 우리 시대에 일어나는 일들을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작업한다는 현대미술 작가들이 그러질 않으니 동시대를 얘기하는 작품이라는데도 관람객들이 아무런 느낌을 못 받는 거예요. 현대미술이 갈수록 어렵고 이상한 것만 골라 하고 있다는 불만도 거기서 나오는 거라 생각합니다.” 퍼포먼스가 가미된 영상 설치 작업이라 돈 될 구석은 전혀 없는 작품들임에도 꾸준히 매진하는 이유다. 그렇지만 자유스러워야 한다.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작품을 통해 드러난 작가의 의도가 관람객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재밌게 즐긴 관람객이 그 작품 앞에서 다른 사람과 그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답이나 결론은 그 어느 누구의 것이어서는 안 된다. “예술가가 왜 답을 냅니까. 그건 정치가와 전문가의 말을 듣고 국민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지요. 예술가는 그냥 질문을, 그것도 저처럼 무식하고 우직하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의 우직한 돌직구 질문에 독일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다. 내년 10월쯤 독일 전시가 추진되고 있다. 돌직구의 다음 과녁은 무엇일까. 베를린과 광주라고 슬쩍 귀띔한다. 아이디어만 살짝 들었는데도 제법 군침이 돈다. 전시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객석빌딩 2층 갤러리정미소. (02)743-537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대선 최초 펀드모금 실시… 朴 480억·文 450억원 지출

    대선 최초 펀드모금 실시… 朴 480억·文 450억원 지출

    18대 대선은 후보들이 이전보다 비교적 깨끗하게 치른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돈 선거’ 양상이 드러나지 않았고 후보들이 깨끗한 선거를 표방하며 대선 최초로 선거 비용을 ‘펀드’로 모금했다. 그럼에도 양 진영의 선거 지출 비용은 사상 최대였다. 다만 안철수 전 후보의 경우 ‘반값 선거운동’을 제안하는 등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법정 선거 비용(56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480여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방송 연설과 방송 광고, 신문 광고 등의 홍보비가 280여억원으로 전체의 58%가량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지출이 많은 부분은 유세 차량 임차 비용(중개비용 포함)으로, 87억원 정도(약 18%)가 들어갔다. 또한 선거사무원 수당 실비, 시도당원·시군연락소 비용 등이 80억~9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문자 대량 발송 비용도 15억원에 이른다. 이 밖에 각 시·도·군별로 설치된 현수막 등에 들어간 비용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0일 “2007년 대선 당시 선거 비용을 93% 정도 돌려받았다. 선거에 들어간 비용은 통상 범위 내에서 대부분 보전해준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 측은 선거 비용 마련을 위해 펀드를 출시했다. ‘박근혜 약속펀드’는 지난달 26일 내놓은 이래 51시간 만에 목표액인 250억원 모금을 달성했다. 모금에 참여한 인원은 1만 1831명이다. ‘박근혜 약속펀드’의 이율은 연 3.10%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선거 비용을 보전받으면 2월 28일 전액 상환된다. 새누리당은 총선거 비용으로 선거보조금 177억원, 펀드 모금액 250억원, 금융권 대출 200억원, 특별당비, 후원금 등으로 법정 선거 비용 한도인 560억원이 넘는 비용을 마련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적게 지출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선거 비용으로 총 450여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500억원 정도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390여억원(선거 비용 제한액 465억원)을 썼던 것보다는 60억원가량 많다. 당 관계자는 “방송 연설과 방송·신문 광고 비용이 50~60% 정도 되고 유세 차량 임차 비용이 20% 정도, 선거사무원 수당이나 실비 등이 15~20%, 대량 문자 발송 비용이 10억원가량 된다.”면서 “안 전 후보가 ‘반값 선거운동을 제안해 나름대로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 비용은 95% 정도 보전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 측은 선관위로부터 받은 선거보조금 160여억원 외에는 두 차례 펀드를 활용해 선거 비용을 충당했다. 문 후보 측이 지난 10월 22일 출시했던 1차 ‘담쟁이 펀드’는 56시간 만에 목표액인 200억원을 채웠다. 참여한 인원은 3만 4800명이다. 2차 펀드 역시 출시한 지 22시간 만에 100억원 목표액을 달성했다. 2만 1210명이 참여했다. 담쟁이펀드의 약정 조건은 3.09%이며 역시 내년 2월 28일 상환된다. 이 밖에 문 전 후보 측은 투표 독려를 위한 ‘3.77펀드’도 출시했다. 문 후보가 당선되면 ‘가족이 대통령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한다든가 50대 이상 참여자 가운데 취임식에 그 가족을 초대하는 등 이벤트성으로 기획됐다. 이 펀드는 캠페인용이며 돈을 따로 받지는 않았다. 안 전 후보가 지난달 13일 출시한 국민펀드는 총 135억 2000만원이 모금됐고 3만 121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모금액은 안 전 후보의 개인 돈으로 11월 27일부터 30일 사이에 상환됐다. 안 전 후보는 연이율 3.09%를 적용해 이자만 3474만 6000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는 선거보조금 27억원 이외에 포스터 등 공보물과 유세 차량 비용 등으로 총 30여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대선 후보가 사용한 선거 비용이 법 규정에 맞게 지출됐을 경우에 한해 2013년 2월 27일까지 법정 선거 비용인 559억 7700만원의 범위 내에서 선거 비용을 보전해준다. 다만 통상적인 거래가격 또는 임차가격의 범위 내에서다. 후보가 당선됐거나 후보의 득표수가 유효 투표 총수의 15% 이상이면 정당 또는 후보가 지출한 선거 비용 전액을 돌려준다. 후보의 득표수가 유효 투표 총수의 10% 이상~15% 미만인 경우에는 정당 또는 후보가 지출한 금액의 50%만 보전해준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출 내역을 확인해 문제가 없는 비용에 한해 전액에 가까운 금액을 보전받게 된다. 반면 사퇴를 선언한 안 전 후보나 이 전 후보, 군소 후보들은 선거 비용을 보전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비운의 ‘흉탄 고아’… 22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

    비운의 ‘흉탄 고아’… 22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

    박근혜 당선자의 당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부녀(父女) 대통령 탄생이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청와대에서 영애(令愛)로 유년기를 보낸 퍼스트레이디 대리는 34년 만에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 박 당선자의 삶과 정치 여정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빼놓을 수 없다. 박 당선자도 자신의 인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는다. 그는 1990년 일기에서 “비범하셨던 부모님을 모셨던 것부터가 험난한 내 인생 길을 예고해 주었던 것”이라고 기록했다. 20대에 부모님을 모두 흉탄에 잃은 비운의 삶을 표현한 것이다. ●전차 타고 등교한 대통령의 딸 박 당선자는 1952년 2월 2일 대구시 삼덕동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맏딸로 태어났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대구 주재 육군본부 작전·교육국 작전차장이었고 육 여사는 중등학교 교사 출신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경북 선산군 구미면 상모리(현 구미시 상모동)에서 소작농 박성빈과 부인 백남의의 5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구미보통학교, 대구 사범학교(현 경북대 사범대학)를 거쳐 만주군관학교 예과와 일본육군사관학교 본과를 졸업하고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여 중위 때 해방을 맞아 귀국, 국방경비사관학교(현 육군사관학교) 제2기로 임관해 재직 중이었다. 육 여사는 충북 옥천군의 대지주인 육종관과 부인 이경령의 차녀로 태어나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옥천공립여자전수학교(현 옥천여중)에서 가정과 교사로 1년 반 동안 일했다. 박 당선자의 외조부인 육종관은 육 여사가 과거 혼인 경력이 있고 가난한 군인에 불과한 박 전 대통령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육 여사는 어머니 이경령, 동생 육예수와 함께 대구로 가서 결혼식을 강행했다. 박 당선자는 자서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딱딱한 군인 이미지와 달리 가족에게 더할 수 없이 다정한 분”, “젊은 시절 아버지는 로맨티스트”라고 회상했다. 육 여사에 대해서는 “고등학생이 될 무렵부터 내 안에 가장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어머니가 자리 잡았다.”고 할 만큼 신뢰와 애정을 가졌다. 특히 육 여사에 대해서는 단아한 외모와 검소하고 겸손한 성품을 떠올린다. 육 여사는 박 당선자의 어린시절 의장 또는 대통령의 자녀라고 해서 특권의식을 갖지 않도록 평범한 생활을 강조했다고 한다. 박 당선자는 자서전에서 “대통령의 자식이기 때문에 혜택을 누린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내게 청와대 생활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청와대 생활에서 하지 말아야 할 금기사항이 빼곡한 날이었다.”고 적었다. 박 당선자는 서울 장충초등학교에 입학해 1964년 졸업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초등학교 동창이다. 이어 성심여자중학교와 성심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74년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학점은 4.0 만점에 3.82였다. 육 여사는 박 당선자가 사학을 전공하길 바랐으나 박 당선자는 산업 역군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전자공학을 택했다. 졸업 직후에는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을 마친 뒤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었지만 순식간에 운명이 바뀌었다. ●육 여사 장례 6일 만에 퍼스트레이디역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육 여사가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에 의해 저격당해 서거했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박 당선자는 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영문도 모른 채 귀국길에 올랐다가 가판대에 놓여진 신문 1면에 육 여사의 사진과 ‘암살’이라는 글자를 보고 “온 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 왔다.”고 회상했다. 박 당선자는 육 여사의 장례식을 치른 지 엿새 만에 영부인배 쟁탈 어머니 배구대회에 참석하면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다. 청와대에 들어온 민원을 점검하고 영세 기업, 소외 계층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토시찰이나 산업현장을 수행했고 아침마다 신문을 읽어 주며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주고받기도 했다. 1974년부터 걸스카우트 명예총재를 맡고 새마을운동의 일환인 새마음운동을 전개하며 퍼스트레이디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박 당선자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삶은 누에고치에서 깨어나 나비가 되어 가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외국 귀빈들을 접대하며 외교적 식견도 넓어졌다. 1979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당시 주한 미군 철수 문제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박 당선자가 로절린 여사와 대화를 나누며 상황을 원활하게 풀어가 ‘근혜·카터 회담’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육 여사를 잃은 박 전 대통령은 맏딸인 박 당선자에게 많은 의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날 아침 식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근혜가 없으면 못 살 것 같아. 네 어머니가 그렇게 일찍 돌아가려고 너를 두었는가 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당선자는 1974년 11월 일기에서 “지금 나의 가장 큰 의무는 아버지로 하여금, 그리고 국민으로 하여금 아버지는 외롭지 않으시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마저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또다시 비극을 맞았다. 27일 새벽 박 전 대통령의 소식을 접한 박 당선자는 가장 먼저 “전방에는 이상이 없습니까?”라고 물었지만 ‘그날 밤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고 기록할 만큼 충격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피 묻은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직접 빨면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고 한다.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박 당선자는 장례를 치른 뒤 청와대를 떠나 신당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공개되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1980년대 후반에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매진했다. 박 당선자는 이 기간을 “외롭고 긴 항해”라고 표현했다. 박 당선자는 육 여사가 청와대 시절 자신들에게 겸손을 강조한 이유도 신당동에 돌아와서야 절실하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권력의 중심부인 청와대라는 공간에서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이다. 당시 박 당선자가 적은 일기들에는 특히 사람들의 배신에 대한 언급이 많다. 청와대에 있을 때에는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느낀 감정들이다. 신뢰를 가장 중시하고 배신에 대해서는 체질적인 반감을 갖게 된 것도 그 당시의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슬프고 우울하게 만든다. 아예 처음부터 마음을 달리 먹고 배신을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진정으로 충성을 맹세했지만 어차피 약한 인간이기에 차츰 권세와 명예와 돈을 따라 마음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1981년 8월), “계속해서 인간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는 일들이 생긴다. 충성을 얘기하고 뭐가 어떻고 말이 많았던 그도 결국 마음에 있는 것은 자리 하나였다.”(1989년 1월 17일) 등 박 당선자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실망을 느끼게 된 기간도 오래 지속됐다. 박 당선자는 1980년대 후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를 바로잡는 등 기념사업회 활동에 주력했다. 특히 1989년 박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맞아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추도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청와대를 떠난 18년의 세월이 은둔, 칩거로 표현되는 것에 대해 박 당선자는 “쓴웃음이 나온다.”면서 “그때도 나는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살고 있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의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평범함’을 갈구했다.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이라는 제목으로 1980~1990년 사이 일기를 묶어서 책으로 냈다. 박 당선자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란 결국 평범함 속에 있다고 느껴진다.”면서 “마음의 평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배로 여기는 것이며 가장 누리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계기로 박 당선자는 1997년 정치에 입문한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뿌리 깊은 가난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한 박 전 대통령을 따라 경제 안정에 주력했고 가까스로 일으켰는데 무너져 내렸다는 허탈함과 위기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야당 대표를 지내면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박 당선자의 정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차베스 암 재발… 후계자로 부통령 지목

    암 발병 이후 1년 반 동안 건강 이상설에 시달렸던 우고 차베스(왼쪽·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재발한 종양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쿠바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베스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최측근인 니콜라스 마두로(오른쪽·49) 부통령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관영TV를 통해 “예전에 제거 수술을 받았던 부위에서 암이 재발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재수술을 받기 위해 9일 쿠바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는 어떤 종류의 암인지 어느 부위에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가 조기에 돌아오지 못하면 헌법에 따라 마두로 부통령이 정권을 맡게 될 것”이라면서 “좀 더 심각한 일이 발생해 대통령 선거가 다시 필요해지면 반드시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 임기 6년 중 4년 안에 유고 사태가 발생하면 30일 안에 재선거를 하게 돼 있다. CNN은 차베스의 이날 연설이 사실상 고국에 작별을 고하는 다분히 감정적인 연설이라고 전했다. 앞서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회에 서한을 보내 “의료진이 다시 치료받을 것을 권고해 왔다.”고 밝힌 뒤 쿠바로 떠났었다. 베네수엘라에 돌아온 지 하루 만에 다시 쿠바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차베스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999년 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골반에서 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암이 재발해 지난 2월 두 번째 수술을 받은 뒤 약물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계속 받아 왔다. 병세가 심상치 않다는 일부의 우려에도 지난 7월 ‘암 해방’을 선언하며 대선에 재출마, 4선에 성공했다. 한편 후계자로 지목된 마두로는 버스 기사 출신으로 노조 활동가를 거쳐 정치에 입문했으며 30년 동안 차베스를 보좌해 왔다. 지난 10월 재선에 성공한 차베스는 마두로를 외무부 장관에서 부통령으로 임명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산학협력 선도대학 첫 선정 순천향대

    [도약하는 대학] 산학협력 선도대학 첫 선정 순천향대

    “글로벌 리더가 되라.” 충남 아산 순천향대가 글로벌경영대학을 만든 이유다. 이 대학이 특성화한 여러 단과대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순천향대는 의과대학 그 이상의 성공을 다른 학과로 확산시키면서 단과대별 특성화를 전격 단행했다. 글로벌경영대는 국제감각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미션 수행’에 학점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학에 들어 있는 경영학과, 금융보험학과 등 5개 과 학생은 3학년이 되면 반드시 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올해는 지난 7월 400여명의 학생이 12개 팀으로 나눠 일본과 호주 등으로 해외체험 연수를 떠났다. 미국으로 갈 경우 참가 학생의 자부담은 50만원밖에 안 된다. 싱가포르로 간 학생들은 현지에서 한국산 음료시장 개척 가능성을 직접 실험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아이스 커피믹스를 시음하게 하고 현지인을 상대로 반응과 설문조사를 벌였다. 관광경영학과 3년 이다혜(21)씨는 “현지인들로부터 간편하고 맛있다, 찬물에도 잘 녹는다 등 평가를 들었을 때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간 학생들은 국내 1위 ‘카카오톡’이 미국에서 통할 수 있는지 타진했다. 컬럼비아대 학생들에게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사용하게 한 뒤 설문조사했다. 이들은 귀국 후 이 같은 성과를 영어로 발표했다. 경영학과 3년 라원태(21)씨는 “영어를 배웠어도 처음에 현지인에게 말을 붙이기가 힘들었는데 자꾸 만나다 보니 자신감이 붙고 재미도 있었다.”며 “기업과 연계한 과제를 갖고 가니까 외국어 향상은 물론 해외시장 사정도 알 수 있어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단순 해외연수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경영대는 4년간 영어, 중국어, 일본어 중 하나를 골라 24학점을 따도록 공부시키고 있다. 이 학생들은 지난 10월 공주 마곡사로 2박3일간 템플스테이도 다녀왔다. 김헌수 학장은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지식보다 ‘관계’가 중요하다. 좋은 인성이 관계를 만든다. 그걸 닦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취업·창업 교육도 탄탄하다. 창업동아리만 26개다. 창업을 특성화한 프로그램까지 있다. 기업가정신연구소 주관으로 이병철·정주영학까지 가르친다. 창업보육센터에는 30여개 기업이 활발히 활동한다. 대학은 창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아이템 개발에서 창업까지 돕고 있다. 10월 국내 대학 최초로 ‘기업가정신 주간’이란 이름으로 창업축제도 열었다. 한국대학신문은 같은 달 순천향대를 창업교육 우수대학으로 선정했다. 대학은 교육역량강화사업비의 20%를 학생 취업을 위해 쓰고 있다. 이 사업은 5년 연속 선정됐고, 올해 정부로부터 6억 6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대학 신입생은 입학과 동시에 진로 적성검사를 받는다. 이 데이터를 전달받은 지도교수가 체계적으로 취업을 지도한다. 기업과 학생이 필요로 하는 종합 채용 정보 시스템인 ‘아이디자인’도 운영한다. 재학생이 딴 수상 실적과 토익 점수 등을 올리면 기업이 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지난해 학생수 1만명 이상 지방대학 가운데 순천향대 취업률이 9위를 차지한 것도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을 토대로 교육과 지원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무엇보다 이 대학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으로 선정된 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처음 시도하는 대학지원 육성 사업이다. 순천향대가 ‘의약바이오와 뉴 정보기술(IT)’을 제안했고, 대학의 탄탄한 의약 분야 인프라가 국가 성장동력이 될 것임을 정부가 인정했다. 대학은 ‘LINC 사업단’을 구성해 기업과 교수, 학생이 힘을 합쳐 기술개발과 생산, 학생 인턴십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의약바이오 기업이 요구하는 우수 인재를 계속 배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향대는 오는 22~27일 정시 모집을 한다. 일반학생 전형으로 나군 438명, 다군 524명 등 모두 962명을 선발한다. 영어영문학과 2년 진희찬(21)씨는 “지난 여름방학 때 캐나다로 무료 연수를 보내 주는 등 학교 지원이 무척 많다. 우리 학과 셰익스피어 연극 동아리가 영국 본토인 에든버러에서 공연하기도 했다.”면서 “오지에 학교가 있는 것 같지만 수도권 전철 등 교통도 좋고, 특히 대학에서 배려해 준 ‘천원의 아침 밥상’이 기분을 무척 좋게 한다.”며 활짝 웃었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구미 불산사고 주민들 두달만에 귀가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의 피해 지역 주민들이 2개월여간의 대피생활을 끝내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간다. 구미시는 피해주민대책위원회 대표들과 지난 5일 가진 간담회에서 주민들이 자체 회의와 마을 청소 및 소독 등을 거쳐 조만간 귀가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청소 등 준비작업을 거쳐 이르면 다음 주초 귀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미 산동면 봉산리와 임천리 주민 200여명은 지난 9월 27일 불산가스 누출 사고가 난 10일 후(10월 6일)부터 구미환경자원화시설과 구미청소년수련원에 각각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6일로 62일째다. 이날 간담회에서 양측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하고, 지역 병원을 환경보건센터로 지정해 주민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뜻을 모았다. 또 농축산물을 정부 보상기준 내에서 현 시가로 보상하고 내년 생육 상태에 따라 임산물과 과실류를 정부 보상기준 내에서 보상가를 재협의하기로 했다. 피해주민대책위원회 박종욱(53) 공동위원장은 “환경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날이 추운데다 특히 노인들이 오랜 대피 생활에 지쳐 일단 귀가한 뒤 구미시와 보상 문제 등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Weekend inside] 공연티켓값의 불편한 진실

    [Weekend inside] 공연티켓값의 불편한 진실

    “한 가족이 배우 얼굴이라도 보이는 자리에서 뮤지컬을 보려면 50만원은 족히 든다. 말이 되나.” “제작비를 맞추려면 더 올려야 하는데 사회적 인식 때문에 그렇게 못 하고 있다.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 공연 티켓 가격의 적정 수준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가족끼리 또는 직장 동료와 함께 공연을 많이 보게 되는 연말이면 결제창을 앞에 두고 망설이게 된다. 연말 고정 레퍼토리인 가족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경우 R석(VIP석 바로 다음 단계)이 5만~7만원(서울과 다른 지역 차이)이고 대작 뮤지컬은 보통 10만~11만원 선이라 너덧 명이 공연을 보려면 경제 사정이 웬만한 집이 아니고는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뮤지컬 ‘영웅’의 제작사인 에이콤인터내셔날이 보여준 시도에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10월 16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한 달 동안 공연한 ‘영웅’의 표값을 3만~5만원으로 낮췄다. 윤호진 대표는 “기형적으로 부풀려진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지나치게 비싸진 티켓 가격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한 방법”이라며 “장사한다는 생각이라면 팔아서 이윤만 남으면 그만이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이런 식으로 대중에게서 멀어지면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며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일단 결과는 성공적이다. 표값을 절반 이하로 줄이자 40회 공연의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이 79%를 기록하고 1600석 공연장에 하루 평균 1263명이 들었다. 2009년 초연 당시 80회 공연에서 유료 객석 점유율이 71%(1100석 규모), 하루 평균 784명이 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면 이쯤에서 질문이 생긴다. 다른 공연도 이 같은 시도를 하면 안 되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공연물은 일반 생필품처럼 박리다매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격을 낮춰 모객을 하려면 어느 정도 작품성이 보장돼야 그나마 가능하다. 일단 공연기획사가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적어도 공연에 투입된 제작비는 뽑아야 회사가 굴러간다. 제작 비용의 대부분이 관람료 수익으로 충당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 제작비가 대체 얼마나 들어가길래 관람료가 그렇게 비싸지나 하는 문제로 의문이 옮겨 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작비는 ‘움직이는 만큼, 눈 돌리는 만큼’이다. 앞서 윤 대표가 말한 ‘기형적으로 부풀려진 제작 비용’이라는 부분이 그래서 나온다. 최근 국내 최고의 공연장에서 단 하루 독창회를 한 클래식 연주자를 예로 들면 이렇다. 공공기관이었던 덕분에 그나마 하루 대관료가 400만원 수준이었다. 1100~1600석 규모의 민간 공연장은 대관료가 20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이날 공연에 들어간 비용은 50인조 오케스트라 합주 2000만원, 지휘자 출연료 300만원, 코러스(4명) 1인당 30만원, 무용팀(5명) 1인당 10만원, 음향팀(15~20명) 1200만원, 조명팀(10명) 1500만원 등이다. 코러스와 무용팀에는 리더와 안무, 편곡비가 따로 들어갔다. 이것만 해도 대략 6000만원이다. 포스터·프로그램 제작, 운영 인건비, 홍보·마케팅비가 빠진 비용이다. 신문·방송 매체에 광고라도 할라치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 사례를 예로 들어 제작비로 1억원이 든다고 가정했을 때 적정 관람료는 어떻게 되나.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티켓 판매로만 제작비를 뽑아낼 경우 공연장 객석 수가 2000석 정도였으니 100% 판매율이라고 하면 1인당 5만원이 적정선이 된다. 하지만 관람료 5만원이 고스란히 기획사로 들어가는 게 아니다. 인터넷으로 티켓 판매를 하면 수수료 5.5%가 붙고 관람료 부가세는 9%다. 관람료를 5만원으로 책정했을 경우 실제로 기획사에 들어오는 돈은 한 장 팔았을 때 4만원 정도다. 역으로 계산하면 적어도 6만~7만원을 받아야 기획사가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오케스트라, 야외 오페라 공연 관람료가 50만원이면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지난 8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 무대에 오른 프랑스 오랑주페스티벌 야외 오페라 ‘라보엠’(제작비 50억원)의 VIP석 티켓값은 57만원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가수들과 스태프, 무대 장비까지 ‘옮겨 와야’ 하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프랑스에서 볼 때(최고 243유로·35만원)보다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지난해 11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제작비 22억원) 공연의 VIP석도 45만원으로 말들이 많았다. 베를린필의 최고가는 미국 25만원(222달러), 호주 57만원(495달러), 중국 30만원(1680위안), 일본 57만원(4만엔) 등이다. 유럽에서 멀어질수록 비싼 게 원칙이다. 이웃 나라 중에는 일본이 우리보다 비싼 듯 보이지만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그렇지도 않다. 중국은 우리보다 한참 싸다. 그렇다고 분개할 일은 아니다. 유명 오케스트라들은 중국, 일본을 찾으면 2~3개 도시에서 최소 3~4회 공연한다. 오케스트라는 단원, 스태프 등 120명 안팎이 움직인다. 만만치 않은 항공·체재 비용을 감안하면 공연 회차를 늘릴수록 제작비를 보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클래식 소비층이 얇은 탓에 2회 공연을 최대치로 본다. 따라서 티켓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베를린필 공연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두번 모두 매진된다고 해도 티켓 판매액은 12억원 안팎일 것이다. 협찬이 없다면 10억원쯤 적자가 난다. 45만원을 고가라고 비난할 수만도 없다. 그나마 대기업 후원이 없으면 한국에선 베를린필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협찬, 후원 관행도 여전히 문제다. 기업들은 자사 VIP 고객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협찬 금액의 50~70%에 해당하는 티켓을 가져간다. 기획사에서 더 많은 협찬금을 받아내려고 일부러 최고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도 한다. 협찬 기업에서 티켓 가격을 높게 표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VIP 고객에게 생색을 내려는 의도다. 팝 공연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해외 팝 스타가 우리나라에서 공연할 때 몸값을 그렇게 많이 달라고 한다면서?라는 것이다. 해외 음악가의 개런티는 S급의 경우 100만~200만 달러(약 11억~22억원) 정도다. 티켓 평균 가격을 12만원 정도로 보고 1만명이 들어가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이 매진된다고 해도 들어오는 돈은 12억원에 불과하다. 개런티와 호텔, 차량, 비자 등 출연자 비용은 공연 제작비의 50~60% 정도다. 무대 제작·프로덕션(20%)이나 홍보·마케팅(15%) 비용이 추가로 든다.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 공연의 티켓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다. ‘호텔 캘리포니아’로 유명한 록밴드 이글스의 지난해 내한 공연 때 가장 비싼 티켓은 33만원이었다. 전설적인 밴드의 사상 첫 내한 공연인 만큼 당연히 매진됐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처럼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고 오페라나 발레처럼 무대를 꾸미는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란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개런티에 대한 소문만 무성했다. 하지만 최고가만 보고 ‘한국 관객이 덤터기를 썼다.’는 식으로 판단하는 건 곤란하다. 최고가 티켓은 특정 국가에서 해당 가수의 인기나 공연의 희소성에 따라 비싸진다. 유명 음악가의 월드 투어 때 티켓 평균 가격은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게 맞추는 게 불문율이다. 이글스 공연 역시 티켓 평균값은 13만~14만원 정도였다. 11월 27일 엘턴 존의 서울 공연 최고가는 25만원, 오는 4일 홍콩 공연의 최고가는 36만원(2588 홍콩달러)이다. 5일 스팅의 서울 공연 역시 최고가가 19만 8000원. 2일 열리는 홍콩 공연의 최고가는 19만원(1388 홍콩달러)이다. 엇비슷한 수준이다. CJ E&M의 김동준 글로벌콘서트 팀장은 “록페스티벌이 활성화되고 신뢰도 높은 대기업들이 공연시장에 관여하면서 해외 아티스트들도 한국을 반드시 챙겨야 하는 시장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과 중국에 비해 공연 회차는 한국이 적지만 그렇다고 티켓값까지 비싼 것은 아니다. 일본은 인건비가 비싸고 공연 제작 단가가 높다. 중국은 이동 거리가 멀고 아직까지는 공연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기업에 멍드는 골목상권 2제

    대기업에 멍드는 골목상권 2제

    ■ “대형마트 낙수효과 없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돈을 벌어들이는 규모에 비해 현지 생산품 구매와 고용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낙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통 대기업들이 지역 진출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파급 효과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27일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이 밝힌 ‘광주·전남 대형마트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역 50개(광주 29개, 전남 21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 등이 최근 3년간 올린 매출액은 2조 9525억원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최근의 경기 불황 속에서도 올 10월 말 현재 8258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말까지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에는 1조 440억 9600만원, 지난해엔 1조 825억 85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 순위별로는 광주의 이마트 광주·봉선·광산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전남에서는 홈플러스 순천, 이마트 순천·목포점 순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지역에 대한 기여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지역 내 공익사업에 3년간 투자한 액수는 전체 매출의 0.2%인 59억 1300만원에 불과했다. 1만원어치를 팔아 20원을 사회에 환원한 셈이다. 또 지역 농산물 구매에 쓴 돈은 전체 매출의 20% 수준인 6000억여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농산물이 매출의 50%에 이르는 농협 하나로마트와는 대조적이다. 지역민 고용 인원도 모두 3879명에 불과했다. 이는 점포당 78명꼴로 직원 대부분이 본사 또는 외지에서 충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용된 주민 가운데 절반 정도가 비정규직임을 감안하면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최근 ‘대형마트가 점포당 평균 500~600명을 고용한다’고 밝힌 수치와는 동떨어진 실정이다. 이 의원은 “일부 업체가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에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바람에 구체적인 수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럼에도 지역 내 고용률과 공익사업 투자 비중에서 나타나듯이 이들 대형 유통업체가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이 본사가 위치한 수도권으로 쏠린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가 지역에 집중적으로 진출했던 지난 10여년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여·야는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대형 업체의 무분별한 확장과 영업 시간 등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동네 토종빵집 매출 반토막” “동네 토종 빵집을 살립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고사 위기에 처한 ‘동네 토종 빵집 살리기 좌담회’가 27일 전북 전주에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좌담회에서는 학계, 토종 빵집 대표,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의 무분별한 시장 잠식으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동네 빵집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토종 빵집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 제시됐다. 좌담회는 2003년 전국적으로 1만 8000개에 이르던 동네 빵집이 지난해에는 5184개로 감소하는 등 극심한 쇠퇴 현상을 보이고 있고, 살아있는 동네 빵집마저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또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지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것에 그치지 않고 획일화된 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길들이며 나아가서는 지역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원용찬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8년 8153개였던 전국의 동네 빵집은 2011년 5184개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3572개에서 5290개로 동네 빵집 숫자를 추월해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확대는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소상공인의 빈곤화, 프랜차이즈 독과점을 형성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깨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 덕진구 인후동에서 30년째 토종 빵집을 운영하는 하니비베이커리 임재호(50)씨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경쟁적 확장과 광고, 영업력으로 자영 제과점은 침체 일로에 빠져 있다.”며 “이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 주요인이지만 동네 빵집의 차별화된 품목 개발 부진, 자본 열악, 주먹구구식 운영, 홍보 부족 등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프랜차이즈보다 좋은 재료 사용,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경영,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신제품 개발” 등을 제시했다. 참여자치 시민연대 김남규 사무처장은 “동네 빵집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지역 순환형 경제, 지역 가치적 소비운동 등 지역 주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교육청의 지역 제과점 우선 구매 협약, 자치단체의 제빵 신기술 교육과 가게 리모델링 지원, 시민단체의 지역적 가치 소비운동 전개, 제과협회의 신제품, 신선빵 생산 노력” 등으로 소비자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수입차 기세 꺾어라”… 국산차의 반격

    “수입차 기세 꺾어라”… 국산차의 반격

    올해 수입차의 판매 신장률이 22%를 넘어서는 가운데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업계가 내년에 신차와 디젤 승용차 라인업 강화 등으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13년에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은 13종의 신차급 모델을 선보인다. ●13종의 신차로 수입차 견제나서 국내 25개 수입차 업체들은 올 10월까지 82종의 새로운 차종을 선보이며 내수시장을 공략했다. 가격대도 2000만원대 소형차부터 2억원이 넘는 최고급 세단까지 국내에 새롭게 선보이며 무서운 기세로 내수시장을 파고들었다. 따라서 올 1~10월까지 판매량은 10만 7725대로 이미 지난해 판매량(10만 5037대)을 뛰어넘었다. 무려 지난해보다 22.5%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업계는 현대차 산타페와 기아차 K3, 르노삼성 SM3,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등 4종의 신차를 선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1~10월 판매량은 114만 45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2만 8712대)보다 6.8% 감소했다. 다행히 정부의 개별소비세 감면 등으로 체면치레는 했지만 초라한 성적이다. 수입차 공세에 맞서 현대차는 먼저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아반떼 쿠페’를 내년 초에 선보인다. 또 하반기 신형 제네시스를 내놓는다. 2008년 처음 출시된 제네시스의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로 현대차 세단 중 처음으로 사륜구동(4WD) 방식 및 10단 변속기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도 K3의 해치백과 쿠페 버전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7인승 다목적차량(MPV) 카렌스 후속과 쏘울 후속 모델도 시장에 나온다. 한국지엠도 쉐보레 트랙스와 크루즈 왜건을 출시한다. 르노삼성도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소형 콘셉트카 ‘캡처’의 양산형 모델 ‘QM3’(가칭)를 내놓는다. ●디젤 승용라인도 강화 수입차에 뺏긴 ‘디젤 승용차’ 시장도 공략한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디젤차는 대부분 SUV·미니밴에 집중돼 있어 디젤 승용차는 현대차 엑센트·i30·i40, 한국지엠 크루즈 등 4개 차종에 불과하다. 중대형 디젤 세단이 아예 없다. BMW 320d와 520d, 폭스바겐 골프 등 디젤 승용차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완성차, 특히 르노삼성 등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끌어내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이 중대형 세단인 말리부의 디젤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의 승용 디젤엔진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말리부 디젤 모델을 출시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2.0ℓ 승용디젤 엔진 개발을 내년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미 1.7ℓ 승용디젤 엔진은 i40살룬에 장착해 상용화를 마쳤다. 그랜저 등 중대형 세단을 위한 디젤 엔진은 곧 개발을 끝낼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는 i30와 i40 등 디젤차의 가격할인 등 판촉 행사 늘리고 2.0ℓ 승용 디젤엔진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 “출시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도 지난달 마카오에 SM5 디젤 모델 70대를 납품하는 등 시장만 성숙해진다면 언제든지 디젤 승용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위장·대장·십이지장·비장도 이식 가능

    신장이나 간 이식 수술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위장이나 대장, 십이지장 등의 이식 수술은 들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 심을 수 있는 장기의 종류가 법으로 규정돼 있어 신장, 간, 췌장, 심장, 폐, 골수, 안구, 췌도, 소장에 대해서만 이식 수술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위장, 대장, 십이지장, 비장 등은 이식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장기들도 이식이 허용된다. 단, 소장과 동시에 이식 수술을 할 경우에 한해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위장, 대장, 십이지장, 비장 등을 소장과 함께 이식하는 경우 장기 이식이 허용된다. 그동안 위장, 대장 등이 이식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던 것은 이 장기들이 개복(開腹) 수술의 위험성에 비해 의학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장을 이식하려면 어차피 개복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이때 소장과 연결된 다른 장기는 함께 이식해도 무방하다는 의료계 등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대장, 십이지장 등 여러 장기를 동시에 이식받은 조은서(7)양의 사례가 계기가 됐다. 지난해 10월 김대연 울산의대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에서 만성 장폐색 증후군으로 6년간 투병하던 조양에게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간, 췌장, 소장, 위장, 십이지장, 대장, 비장 등 7개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만성 장폐색 증후군은 장의 운동 자체가 없어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흡수하지 못하는 선천성 희귀 질환으로 장기 이식만이 유일한 완치법이다. 그러나 당시 법에서는 대장, 십이지장 등에 대한 장기 이식이 허용되지 않아 장기 이식이 가능한 장기의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흔들리는 박현주 신화] (중)구멍 뚫린 미래에셋그룹 내부통제

    [흔들리는 박현주 신화] (중)구멍 뚫린 미래에셋그룹 내부통제

    # 사례 1 인천 남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등산을 다녀오다 발을 헛디뎌 다쳤다. 삼성·동부 등 다른 손해보험사들은 장해보험금을 지급해 줬지만 유독 미래에셋생명보험만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넘어진 정도로는 큰 충격이 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의사의 장해 진단 기록까지 제출했지만 헛수고였다. # 사례 2 저축성 보험에 가입한 김모씨도 얼마 전 미래에셋생명을 찾았다가 분을 삭이지 못했다. “7년 후 170% 정도 이자를 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가입했는데 막상 만기환급금을 찾으려 하자 이자는커녕 원금도 못 받는다는 통보를 받아서다. 시중금리와 연동돼 있어 이율이 낮아질 수 있고 초기에 사업비가 많이 빠진다는 사실을 보험설계사가 설명해 주지 않은 탓이었다. 중재를 거쳐 원금(1260만원)만 간신히 건진 김씨는 “제대로 설명을 들었다면 차라리 적금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에는 올 들어서만 미래에셋생명을 상대로 한 이런 민원이 19건이나 접수됐다. 미래에셋그룹의 내부통제 및 관리가 허술해 고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험금을 제때 주지 않거나 꿀꺽하는가 하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행태도 여전하다. 파생상품에 한도가 넘는 위험한 투자를 하거나 비밀번호 관리 소홀 등으로 금융당국의 제재까지 받았다. 시장에서는 “급속한 외형 성장과 성과주의를 추구해 온 부작용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임직원의 잦은 이직 등 내홍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선 영업현장에서는 이런 ‘성공 뒤의 그늘’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27일 서울 중구의 미래에셋증권 지점을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보았다. 창구에서는 대뜸 연금펀드를 추천했다. 상품 안내서에는 온통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관리하는 펀드뿐이었다. 다른 운용사 상품은 없냐고 묻자 아무렇지도 않게 “있지만 팸플릿은 소개하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금융 당국의 일감 몰아주기 자제 당부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50% 룰’(계열사 펀드를 50% 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규정)은 미래에셋에서는 ‘딴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변액연금 자산의 96.9%(4조 8361억원)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맡기고 있다. 생보사 가운데 계열사 위탁 비중이 가장 높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자금을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 순자산을 넘기면 안 된다.’는 규정을 어겨 지난 26일 금감원의 제재를 받았다. 한 고객에게 선박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4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당한 상태다. 대주단의 관리감독 소홀에 따른 5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 집단소송도 걸려 있다. 심지어 가장 기본적인 실명 확인조차 소홀히 해 지난 7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고객이 계좌를 개설한 일이 없는데도 미래에셋증권이 제3자에게 통장을 만들어준 것이다. 고객이 안중에 없기는 미래에셋생명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6일 규정에 맞지도 않는 이유로 트집을 잡아 계약을 해지한 뒤 보험금 1억 92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금융 당국에 적발됐다.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비밀번호를 1년 이상 똑같이 사용하는 ‘보안 불감증’도 드러냈다. 결국 과태료 1500만원을 부과받고, 임직원 5명은 견책 등의 제재를 받았다. 그런데도 정보 공개엔 인색하다. 투자자 A씨는 2007년 10월 미래에셋 차이나 솔로몬주식형 투자신탁1호(Class-A)에 지난 6월까지 총 1억여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이 반토막 나자 수수료 부과 현황을 요청했다. 하지만 몇 차례의 독촉 끝에 어렵사리 받은 자료엔 ‘어떠한 경우에도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다.’는 위압적인 문구와 함께 620만원가량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가 든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 -49.42%다. 미래에셋 측은 “펀드 수수료는 판매사가 아닌 제3의 기관인 사무수탁사에서 펀드별로 징수하기 때문에 정확히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미래에셋이 영업 위주의 경영전략을 펼치다 보니 기본적인 정보 제공이나 내외부 통제 시스템 관리에는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 줄인다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 줄인다

    환율 하락에 대응해 외환당국이 1단계 개입을 단행했다. 내년부터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를 25% 줄여 달러 공급을 줄이는 방식이다. 지난주에 예고됐던 바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27일 3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를 위한 1단계 대응조치를 결정했다. ‘1단계 대응’이라고 명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대외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추가 대책이 가능함을 예고했다. 한 달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선물환 포지션 한도가 국내은행은 현행 40%에서 30%로, 외국은행 지점은 200%에서 150%로 줄어든다. 선물환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약속한 환율로 교환하기로 정한 외환을 말한다. 선물환포지션은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로 포지션 한도를 줄이면 외화자금 유출입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기존 거래분에 대해서는 예외가 인정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변경되는 한도 이상의 선물환 포지션을 보유한 금융사는 6~7개다. 강순삼 한은 국제총괄팀장은 “한도가 넘어도 계약 시점이 1년 이상인 장기 선물환은 당국에 신고하면 용인하기로 했다.”면서 “한 달 이하 단기물은 유예 기간 안에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어 금융사의 부담이나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원화 가치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10월 1일부터 27일까지 달러화에 대해 원화는 2.44% 올랐다. 호주달러(1.18%), 필리핀 페소(1.71%), 싱가포르달러(0.68%) 등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라 수출경쟁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외환시장은 앞으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한도, 외국인채권과세, 외환건전성부담금)의 하나인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강화 등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채무감축 목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일 대비 1.4원 내린 1084.1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대출금리 깎아달라 말하세요”…은행聯, 취업 등 7가지 경우 제시

    대출 금리가 올 들어 처음 평균 연 4%대에 진입했다. 앞으로 은행들은 고객에게 취업이나 승진 등 신용등급 상승 요인이 생기면 금리를 깎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신용카드 대출에도 이 같은 금리 인하 요구권이 적용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대출평균금리는 연 4.98%로 전월 대비 0.15% 포인트 떨어졌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6년 이래 최저다. 가계대출 금리도 연 4.84%로 전달보다 0.02% 포인트 하락했다. 예금 금리도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연 3.08%로 전달보다 0.10% 포인트 낮아졌다. 2010년 10월(3.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2%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표면적인 대출 금리는 떨어진 반면,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 등을 이유로 은행들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시도할 수도 있는 만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가산금리가 붙어 대출 금리 하락 혜택을 볼 수 없다. 금리 인하 요구권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은행연합회가 이날 마련한 은행권 공동 모범규약에 따라 개인들은 ▲취업 ▲승진 ▲소득 상승 ▲신용등급 개선 ▲전문 자격증 취득 ▲우수고객 선정 ▲재산 증가 등 7가지 경우에 해당되면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기업은 ▲회사채 신용등급 상승 ▲재무상태 개선 ▲특허취득 ▲담보 제공 등 4가지 경우에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은행별 대출금리도 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중소기업 운전자금 신용대출, 중소기업 운전자금 물적담보대출 등 유형별로 매달 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프로축구] 챔프의 ‘말쇼’… 상암은 ‘폭소’

    [프로축구] 챔프의 ‘말쇼’… 상암은 ‘폭소’

    프로축구 FC서울의 최용수(39) 감독이 진짜 말을 탔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42라운드에서 몰리나(32)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전북을 1-0으로 눌렀다. 쌀쌀한 날씨에도 자리를 지킨 2만 5316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와 가족들은 그라운드에 나와 올 시즌 좌절과 영광의 순간을 담은 영상을 감회어린 표정으로 지켜봤다. 주장 하대성이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리자 폭죽이 터졌다. 백미는 최 감독의 세리머니였다. 말을 타고 홈 서포터들 앞에 나타났다. 구단 넥타이를 채찍처럼 휘저어 관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나 말 위에서 진짜 말춤을 추겠다는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말이 관중의 박수갈채에 놀라 긴장했기 때문이다. 낙마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최 감독은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난 말이 무서웠고 말은 내 눈을 피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이미 우승을 확정했던 터라 김빠진 대결이 예상됐지만 역시 서울과 2위 전북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선제골은 꽤 빨리 몰리나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15분 고명진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연결했고, 바닥을 한 번 치고 날아간 공은 골포스트를 맞은 뒤 그물로 향했다. 시즌 18호골이자 K리그 4시즌 만에 개인 통산 50골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전북은 전반 40분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다. 잔칫집 분위기에 재를 뿌리려 했던 전북은 에닝요가 에스쿠데로에게 반칙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먹구름이 끼었다. 이에 항의하던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 역시 퇴장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한편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부산을 불러들인 수원은 상대 자책골과 김두현의 득점을 엮어 2-1로 승리했다. 김두현이 수원 소속으로 정규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것은 2010년 10월 27일 이후 761일 만이다. 20승13무9패(승점 73)가 된 수원은 경남과 3-3으로 비긴 포항(승점 71)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서며 남은 두 경기에 관계없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5위 울산(승점 62)이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수원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룹 B(하위)에선 전남이 전날 성남을 2-0으로 물리치고 내년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가운데 대전, 광주, 강원의 강등권 탈출 싸움은 계속 불꽃 튀게 됐다. 13위 대전(승점 47)은 이날 광주와 1-1로 비기는 바람에 14위 강원(승점 43)을 따돌릴 기회를 놓쳤고 광주(승점 42)는 15위로 내려앉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독도 갈등에… 일본 ‘한국 호감도’ 62% → 39%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인들의 한국 호감도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7일까지 성인 남녀 18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낀다’는 답변은 39.2%로 나왔다. 지난해 62.2%에서 무려 23.0% 포인트 줄었다. 반면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은 23.7% 포인트 늘어난 59.0%에 달했다. 한국에 대해 “친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이 “친하다고 느낀다.”는 답변 비율을 웃돈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한·일관계의 현황에 대해서도 ‘좋지 않다’는 응답이 78.8%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로 치솟았다. 지난해보다 42.8% 포인트 급증했다. 양국 관계가 ‘좋다’는 답변은 18.4%에 불과했다. 중국에 대한 감정은 더욱 악화됐다. 중국에 대해 ‘친하다고 느낀다’는 답변은 지난해보다 8.3% 포인트 감소한 18.0%였다. 1978년 이후 최저치다. 반면 ‘친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9.2% 포인트 증가한 80.6%였다. 일본 내각부는 자국민들의 한국과 중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된 원인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에 대해 ‘친하다고 느낀다’고 답한 일본인은 지난해보다 2.5% 포인트 증가한 8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朴 “정치의 본질은 민생… 野단일화는 쇄신 아닌 정치 후퇴”

    朴 “정치의 본질은 민생… 野단일화는 쇄신 아닌 정치 후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2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정치 쇄신이 아니라 정치 후퇴”라면서 “다시는 이런 이벤트가 나오면 안 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비판하면서 “정치의 본질은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에 매몰되다 보니 정책, 인물 검증이 실종됐다.”면서 “오늘로 대선이 27일 남았는데 아직도 야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단일화 ‘맞대응 카드’에 대해 “특별하고 기발한 대응 전략이라는 것은 없다.”면서 “어떤 정치공학도 진심을 넘어설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 대해 “누가 더 쉬운 상대인지 생각하지도 않았고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면서도 “좋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선 문 후보에 대해서는 “자신이 몸담았던 정권의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분이라면 그래서는 안 된다.”면서 “노무현 정권에서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정권이 끝난 지금 반대 주장을 하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 정권 때 대학 등록금이 제일 많이 올랐다.”면서 “지금 와서 새누리당에 책임지라고 하고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현실 비판을 많이 하는데 해결책에 대해서는 ‘국민께 물어봐야 한다’고 한다.”면서 “민생 위기와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전날 문·안 후보가 TV토론에서 외교, 안보 정책에서 견해차를 드러냈다며 “단일화가 되더라도 어떻게 될지 국민도 알 수 없고 잘못하면 중요한 문제에서 혼란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야권의 투표 시간 연장 요구와 관련해서는 “정략적인 주장이다. 올해 선거법 개정을 위해 (여야가) 두번 머리를 맞댔는데 그때 연장하자고 나왔어야 했는데 유야무야로 끝났다.”면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투표 시간을 연장해야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주장은 거짓말로 표를 얻기 위해 선동하는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이 ‘투표 시간, 왜 우리나라만 6시? 9시까지 투표 시간 연장’이라는 문구를 넣은 현수막을 만든 것에 대해서도 “명백한 거짓말”이라면서 “우리나라는 투표일이 공휴일이고 12시간 동안 (투표를) 하게 돼 있다. 미국, 영국은 투표 시간은 길지만 휴일로 정하지 않았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과 관련, “대화록이 국가정보원에 있다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공개하면 더 이상 시끄러울 일이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발언한 바가 없다면 명예를 위해 당당히 공개하면 이런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서는 명칭 변경 등 의혹 해소 방안을 요구했던 지난 10월의 기자회견 내용을 재차 언급한 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서 거듭 정수장학회에 요청하겠다.”면서 “지금도 저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압박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호남 총리 조기 지명설’, 이회창 전 선진통일당 대표의 지지 가능성 등에 대해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그 부분에 대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면서 후보 등록일(오는 25~26일) 전에 의원직을 사퇴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많이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 후보는 외국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는 “영어 외에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를 공부했다. 중국어는 EBS 방송을 보며 독학했다.”면서 “중국에 대통령 특사로 방문했을 당시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늘 중국을 방문하면 공식 행사만 간다. 여유 있게 와서 좋은 곳을 보고 가라’고 하길래 중국어로 ‘내가 그렇게 좋은 팔자가 되나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는 일화를 소개한 뒤 즉석에서 중국어로 표현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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