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10시 출근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국 제재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고려산업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현장 의견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 남편 은퇴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56
  • 김이수·이진성 재판관 “박 전 대통령, 세월호 참사 대응 지나치게 불성실”

    김이수·이진성 재판관 “박 전 대통령, 세월호 참사 대응 지나치게 불성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급박한 위험이 초래된 국가 위기 상황이 발생하였음에도, 그에 대한 피청구인의 대응은 지나치게 불성실했다.” 헌법재판소가 10일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관련 소추 사유에 관한 보충의견을 낸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의 소신 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주문을 선고하기 전 결정문을 읽으면서 ‘세월호 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 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 쟁점에 대해 언급했다. 이 권한대행은 “세월호 침몰 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안겨 준 참사라는 점에서 어떠한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서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권한대행은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 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이하 두 재판관) 역시 이 권한대행이 밝힌 다수의견과 마찬가지로 “피청구인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피청구인이 헌법상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두 재판관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대처가 부실했음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두 재판관은 먼저 “476명이 탑승한 세월호는 좌현으로 전도된 후 빠른 속도로 기울다가 전복되었다. 이는 다수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가해지거나 가해질 가능성이 있는 국가 위기 상황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국가 위기 상황의 경우, 대통령은 즉각적인 의사소통과 신속한 업무 수행을 위해 청와대 상황실에 위치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사고의 심각성 인식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있으면서 전화로 원론적인 지시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청구인은 10:15경 및 10:22경 국가안보실장에게, 10:30경 해경청장에게 전화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주장하나, 통화기록을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위와 같은 통화가 실제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당시 해경청장은 09:53경 이미 특공대 투입을 지시했다고 하는데, 피청구인이 실제로 해경청장과 통화를 했다면 같은 내용을 다시 지시할 수 없을 것이므로, 해경청장에 대한 특공대 투입 등 지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0분 당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두 재판관은 “피청구인은 위기에 처한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심도 있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재판관은 “피청구인은 그날 저녁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도 않고 관저에 머물렀다. 그 결과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형 재난이 발생하였는데도 그 심각성을 아주 뒤늦게 알았고, 이를 안 뒤에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면서 아래와 같은 결론을 보충의견을 통해 밝혔다. “국가 최고 지도자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 수많은 국민의 생명이 상실되고 안전이 위협받아 이 나라의 앞날과 국민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므로, 피청구인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 위반을 지적하는 것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대 어느 매니저의 눈물

    20대 어느 매니저의 눈물

    연예 기획사 수개월 월급 밀려 계약서도 없이 온갖 업무 부담정모(22)씨는 지난해 12월 유명 아이돌 그룹들이 소속된 중견 음반기획사인 A사에 연예인 로드매니저로 입사했다. 이전 회사에서 1년간 매니저로 활동한 경력이 있었지만, 회사는 그를 ‘신입사원’으로 채용했다. 계약서도 없었고 근무시간이나 근로조건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동료 6명도 대우는 마찬가지였다. 회사는 “월급은 140만원”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신입사원은 보통 2인 1조로 움직이지만 그는 일반 사원과 마찬가지로 혼자 활동했다. 정씨는 9일 “예전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는 바람에 새 직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서 ‘앞으로 잘해 주겠지’라고 믿고 일단 견뎌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연예인의 일정과 잔심부름을 도맡는 로드매니저 업무는 무척 고되다. 일자리포털 워크넷의 ‘직업정보시스템’에서 연예인 매니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업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28점에 그쳤다. 정씨도 담당 가수의 촬영과 공연을 위한 장거리 운전, 식사 준비, 핫팩 전달까지 온갖 자잘한 업무를 맡아야 했다. 그래서 오전 5~6시에 출근해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휴일은 한 달에 고작 이틀이었다. 정씨는 “오전 5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3시에 집에 귀가하는 일이 잦았다”며 “하루에 서울에서 천안, 파주로 3개 지역씩 돌고 오면 녹초가 됐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정한 올해 최저시급 6470원을 기준으로 하루 10시간씩 28일 동안 일하면 월급 181만 1600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씨는 시간 외 수당은커녕 첫 달부터 본봉조차 밀렸다. ‘열정페이’ 그 자체였다. 회사는 올해 1월 문자메시지로 “12월분, 1월분 급여가 2월 10일 지급될 예정”이라고 정씨 등 일부 매니저에게 통보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지난해 12월 임금이 지난달 6일, 올해 1월 임금은 20일이 돼서야 입금됐다. 퇴사 후 모든 임금을 정산받은 것은 이달 6일이 돼서였다. 정씨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한 사실을 회사에 알리고 나서야 남은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며 “제대로 항의하지 않은 2명은 아직도 임금을 다 못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씨는 “다른 회사처럼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휴일만 챙겨 줬어도 불만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차피 취업을 원하는 지원자가 계속 줄 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소모품처럼 부려 먹는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실업률이 상승하고 정씨와 같은 청년 근로자들의 고용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10·20대 등 취약 연령대에 대한 전방위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체불임금은 1406억 700만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2014년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3.7%로 2004년(24.2%)과 비교해 고작 0.5% 포인트 낮아졌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서 특히 15~24세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004년 44.4%에서 2014년 50.5%로 늘었다. 임금 체불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종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예방적 근로감독과 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 임금 체불 신고건수와 체불금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무원 퇴근 후 최소 9시간 휴식 보장”

    ‘유연근무제와 연가 활성화로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을 세우자.’ 인사혁신처가 8일 내놓은 2017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의 주요 내용이다. 김동극 인사혁신처장은 “일은 많이 하는데 생산성은 낮은 비효율적 문화에서 탈출하고, 퇴근 후 최소 9시간의 휴식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무원 근무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통일부의 50대 국장이 갑자기 쓰러지고, 고용노동부 과장과 보건복지부 사무관이 업무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공직사회에는 건강 경보등이 켜졌다. 낡은 근무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 근무혁신을 지난해에 이어 더 강도 높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할 땐 집중해서 일하고, 쉴 때 제대로 쉬는’ 효율적 근무문화를 위해 유연근무제를 확대한다. 주말 근무와 퇴근 후 단체문자는 제한하기로 했다. 유연근무제를 통해 주 40시간 범위에서 하루 근무시간을 4~12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만약 오전 1시에 퇴근했다면 9시간 이상 쉬고, 오전 10시에 출근할 수 있다. 출근시간뿐 아니라 점심시간의 앞 또는 뒤 1시간도 자유롭게 활용해 자녀 돌봄과 자기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전 8시에 조기 출근했다면,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하교한 자녀의 점심이나 간식을 챙겨준 뒤 다시 사무실로 복귀할 수 있다. 불필요한 주말과 공휴일 근무와 퇴근 직전 업무지시, 퇴근 뒤 단체 카톡 등도 금지다. 어쩔 수 없이 초과 근무를 하게 만드는 퇴근 직전 회의나 퇴근 후 업무전화, 문자도 자제 대상이다. 3월부터 ‘자녀돌봄 휴가’도 도입된다. 자녀돌봄 휴가는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둔 공무원이 학교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이틀이 부여되는 휴가다. 자녀돌봄 휴가를 이용해 학부모 공무원은 평생에 한번 있는 자녀의 졸업식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졸업식 외에 운동회, 입학식 등 학교 공식 행사와 교사와의 상담에도 참여할 수 있다. 한 돌이 안 된 유아를 키우는 여성 공무원이 하루 1시간 이용할 수 있는 ‘육아시간’과 임신 12~36주의 공무원이 하루 2시간 이용 가능한 ‘모성보호 시간’도 널리 알려 사용을 권장한다. 자유로운 연가 사용을 위해 기관은 권장 연가일수를 전년보다 높게 설정해야 한다. 10일 이상 장기휴가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저축 연가도 나눠서 사용할 수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집회 뒤 천사, 환경미화원 30명을 아십니까

    집회 뒤 천사, 환경미화원 30명을 아십니까

    “그래도 성숙한 시민의식 덕에 길바닥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바쁘긴 해도 (집회 초기에 비해) 손이 덜 가는 편이에요.”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및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 만난 서울시 365 청결기동대 소속 환경미화원 김모(61)씨는 바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오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 가운데 이날 광화문광장과 시청광장 등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자리를 가득 메웠다. 오후 4시에 출근한 30명의 환경미화원들은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오후 7시 30분쯤 청와대 및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하면서 광화문광장 일대가 비자, 곳곳에 설치한 쓰레기 수거대를 해체하고, 수거대에 걸려있던 마대자루 안의 쓰레기를 정리했다.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쓸어 담기 시작하자 남아 있던 시민들은 들고 있던 쓰레기를 봉투에 모았다. 또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쓰레기 수거대의 마대자루를 들어 옮겼다. 환경미화원들이 미처 쓰레기를 쓸어담기 전에 주워 건네는 시민들도 꽤 있었다. 청와대 방면 행진 도중 쓰레기를 줍던 이귀남(58)씨는 “항상 정리하는건 아니고 시간이 날때만 한다”며 쑥스러워 했다. 김씨는 집회가 완전히 끝나고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면 곳곳에 분류해 둔 쓰레기봉투를 차에 싣는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집회 종료시간에 따라 퇴근시간이 달라지지만 요즘에는 보통 10시쯤이면 모든 작업이 끝납니다. 사실 집회 후 깨끗한 광장이 유지되는 건 우리가 청소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그만큼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대한민국 가치 훼손… 부끄러운 나라 아닌 것 입증해 달라”

    “대한민국 가치 훼손… 부끄러운 나라 아닌 것 입증해 달라”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사인에게 국정 운영을 맡긴 것은 국가원칙 위반이자 고귀한 대한민국의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면서 “세월호 참사는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고, 언론탄압은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최종변론에 참여한 소추위원단의 변론 요지.●“법 앞에 평등… 헌법 근본 원칙 확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번 탄핵심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제1의 공복인 피청구인이,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린 일련의 행위에 대한 것이다. 국민이 위임한 통치 권력을 공의에 맞게 행사하지 않고, 피청구인과 밀접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해 잘못 사용하였다. 최근 피청구인 측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과정이나 재판부 구성과 관련한 주장을 제기하고 있지만 헌법과 법률, 심판 과정을 애써 외면하는 것일 뿐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에 대한 한마디 책임도 언급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음모’ 운운한 피청구인의 모습이나, 법정에서 표출된 일부 지나친 언행으로도 사안의 본질을 가릴 수 없으며,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탄핵은 국민을 다시 주인의 자리로 올려놓는 수단이자 법치주의의 예외 없는 적용을 통해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의 근본 원칙을 확인해 주는 장치다. 헌재가 피청구인의 잘못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을 통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결코 부끄러운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귀한 분투와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의 가치와 질서가 피청구인과 주변의 비선실세라는 사람들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 그들은 공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권력을 남용하고 특권계급 행세를 하면서, 민주주의를 희롱하고 법과 정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으로 피청구인을 측근에서 보좌해 온 많은 비서진과 공무원들이 구속되거나 기소됐지만 그 사람들은 자신의 사욕을 채우려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피청구인은 비서진과 공무원들의 맹목적 충성을 이용하였던 것에 대해 기꺼이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이번 탄핵심판에서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민이 주권자이며,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자명한 진리가 분명한 목소리로 확인되어야 한다. ●“대통령 태도도 파면 결정에 참작돼야” 황정근 변호사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게, 그리고 중대하게 위배’했다. 국민에 대한 신임 위반이 중대하고 그 권력 남용이 심각하기 때문에,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헌법 위배를 다루는 탄핵심판에서, 돈을 안 받았으니 책임이 없다는 식의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정호성을 통한 공무상 비밀누설 행위와 최순실에게 국정을 맡긴 행위, 블랙리스트와 공무원 임면권 남용,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모금 관련 권한 남용, 세월호 관련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수행의무 위반 등 17개의 소추사유는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헌법 및 법률 위배 사유에 해당한다. 2004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인정된 소추사유가 단 두 개였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광범위하고 중대하다. 그동안 피청구인이 취한 태도야말로 파면 여부 결정에 당연히 참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9월 미르·K스포츠재단 비리 의혹이 제기됐을 때 피청구인은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거짓임을 누구나 다 알게 됐다. 최순실의 이권 개입에 대통령이 나서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보면 공과 사를 제대로 구분하는 것에 대한 의식의 한계를 엿볼 수 있었다. 심판 과정에서의 태도도 일국의 대통령답지 않았다. 원칙과 신뢰라는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모른다’, ‘아니다’, ‘억울하다’ 등으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 피청구인은 아직도 그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번 심판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마땅히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서는 안 되는지를, 그리고 ‘대통령은 결코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법치의 대원칙을 분명하게 선언해 주기 바란다. ●“세월호, 대통령 직무 아니라고 인식” 이용구 변호사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과 성실직무 수행의무 위반에 대해 말하겠다. 구조가능한 시간대 이른바 골든타임 부분과 관련해 소방본부가 세월호 사고를 처음 인지한 2014년 4월 16일 8시 52분부터 세월호 승객이 탈출한 마지막 시간인 10시 19분까지 87분 동안 국가기관이 적절한 구조활동을 했다면 세월호 침몰 전에 승객들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는 세월호에 탔던 수백명의 국민이 사망할 위기였다는 국가위기 상황임을 말해 준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피청구인이 국가안보실 1보 보고를 받은 10시 이전까지 피청구인만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 이유는 피청구인이 세월호 사고를 보고받거나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피청구인은 당일 본관 집무실로 출근을 하지 않았다.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은 국정조사서 그날 피청구인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바로 보고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피청구인이 보고받을 준비가 돼 있었는지를 몰랐다는 뜻이다. 근무 시간에 전화조차 받을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합당하다. 제가 내린 결론은 세월호 사고 당시 생명의 위험에 빠진 국민을 구조하는 일은 해경이나 관련 담당자들이 할 일이지 대통령 직무가 아니라고 피청구인은 인식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재난으로 죽어가는 국민 생명을 구하는 게 대통령 직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확인된 피청구인 부작위는 생명권 위반이다. 10시 9분쯤까지 퇴선 조치 지시를 안 했다는 이유로 선장과 선원들, 123정장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를 지휘 감독할 목포해양경찰서장은 징계를 받았다. 피청구인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피청구인이 제시간에 출근을 안 해 국가위기 상황을 방치했는데 성실의무 위반으로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이다. 피청구인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고, 대통령직 수행을 위한 국민의 독려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됐다. ●“대통령 부하직원 행위도 탄핵사유” 이명웅 변호사 피청구인은 헌법 제1조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법치국가원칙, 공무원제도, 대통령헌법수호의무, 헌법준수의무, 국가공무원법, 비밀엄수의무 및 공무상비밀누설 행위를 했다. 오랜 친분 관계인 최순실에게 지속적으로 국가기밀을 유출하고 국정에 관여케 했는데 그런 적극적 능동적 행위는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에 저촉한다. 특히 문체부 관련 공무원 인사를 보면 최순실의 의도대로 특정 사인이나 사조직을 위해 문체부 고위 관계자를 추천하고 피청구인이 가감 없이 임명했다. 문체부 1급 공무원 일괄사표, 선별수리 등과 관련해 공무원은 국민에 대해 책임지고, 특히 평등 원칙이 모든 국가권력의 행사해야 할 기본적 기준이기에 그 누구도 자의적으로 공무원을 임명하거나 해임해선 안 된다.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등은 헌법 15조 영업자유 및 직업선택 자유, 재산권, 시장경제질서 등을 침해한다. 이런 피청구인의 법위반 행위는 기업에 대해 강요한 것이고, 이러한 강요된 행위 특징이 이 사건서 명백하게 중요성이 부각돼야 할 것이다. 참고로 미국의 닉슨 탄핵소추를 보면 대통령이 부하직원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지고 탄핵사유가 된다. 부하직원의 행위를 통해서도 법 위반한 것을 대통령에게 귀속시킬 수 있는 걸 볼 수 있다. 언론 탄압은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한 경우로서 국민의 신임을 완전히 저버린 전형적인 것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스포츠&스토리] 자신감 잡은 열여덟 영재, 이길 일만 남았다

    [스포츠&스토리] 자신감 잡은 열여덟 영재, 이길 일만 남았다

    “자신감 빼면 시체죠.”패기에 넘치는 ‘신세대 기사’ 설현준(18·충암고) 3단 얘기다. 나이 열넷에 프로기사 타이틀을 딴 그는 대국 전에 상대 선수의 기보를 읽지 않는다. 맞수의 기풍을 확인하고 대응책을 고민하는 게 보통이지 않느냐고 물으니 “딱 한 번 대국 당일 상대 선수 기보를 인터넷으로 찾아서 쭉 훑어본 적이 있는데 별로 도움을 받지 못했지 뭐예요. 그냥 내 바둑을 두는 게 좋겠다 생각했죠”라고 어기차게 대답한다. 영재입단으로 프로기사에 오른 10대들은 한국기원이 중국에 빼앗긴 세계 바둑 1위 명성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승부수다. 한국 바둑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신진서(17) 6단이 바로 2012년 제1회를 통해 등장한 ‘새별’이자 ‘샛별’이다. 2013년 제2회 영재입단대회에서 입단한 설현준 역시 한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기사로 평가받는다. 지난 21일 제5기 합천군 초청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그런 기대를 더욱 크게 하는 이정표처럼 느껴진다. 설현준이 바둑을 처음 배운 건 여섯 살 때였다. “누나가 바둑학원을 다녔는데 부모님이 누나 따라가서 같이 배우라고 해서 처음 바둑을 접했죠. 누나도 프로 진출을 고민했지만 중학교 1학년 때 바둑을 접었고요.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무렵부터 프로기사를 목표로 본격적으로 바둑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기력이 아마 5단 정도였어요.” 스스로 평가하는 기풍을 묻자 “두텁게 둬서 전투하는 걸 좋아한다”고 표현했다. 가장 닮고 싶은 프로기사는 이세돌(34) 9단을 꼽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 장면을 꼽아 달라고 물었을 때 뭔가 짜릿한 승리의 순간을 얘기할 줄 알았다. 돌아온 대답은 다소 뜻밖에도 패배를 부른 ‘패착’이었다. 설현준은 지난 1월 2일 이민배 8강에서 미위팅(23·중국) 9단에게 한집반으로 패했다. 설현준은 “미위팅이 지고 있다고 판단했는지 우변에서 꼼수로 찝었는데(흑 203수), 그만 이어버렸다. 그랬더니 대뜸 한 칸 뛰어서 패를 만들었다. 그걸로 5집가량 손해를 봤다”며 머리를 긁었다. 이어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바둑기사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다. 세상 일에는 관심도 없고 할 줄도 모른 채 그저 하루 종일 바둑판만 들여다보는, 머리는 뛰어나지만 사회성은 떨어질 것 같다. 설현준을 보면 말 그대로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된다. 설현준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바둑기사 말고는 다른 장래희망을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바둑에 일생을 건 프로기사이지만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체력과 균형감을 키우려 애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국기원으로 출근해 바둑 공부를 하는 일과를 마치고 나면 친한 프로기사들과 함께 노래방도 들른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임창정이 부른 ‘내가 저지른 사랑’이다. 충암도장에서 바둑을 배울 당시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설현준은 이제는 개인 라켓까지 갖고 탁구를 즐긴다. “당시 사범님이 탁구 같은 운동을 하는 게 바둑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며 강제로 탁구를 배우게 했거든요.” 주말이면 동료 바둑기사들과 볼링장도 자주 찾는다. 바둑계에선 설현준이 영재바둑대회에서 입단 후 첫 타이틀을 획득한 게 세계적인 프로기사로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3월 14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한·중·일 영재바둑대결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중국의 쉬자양 3단, 일본의 히로세 유이치 초단과 대결한다. 또한 4월 경남 합천군에서 열리는 ‘영재 vs 정상’ 대결에서 국내 랭킹 1위 박정환(24) 9단과 기념 대국을 펼치는 기회도 얻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시간선택제가 삶을 바꿨어요”

    [단독] “시간선택제가 삶을 바꿨어요”

    인사처 ‘우수 사례’ 소개특허·관세청·보훈의료공단 등 업무효율·민원 감소 ‘다중효과’ 정부가 일·가정 양립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무원 시간선택제 우수 사례를 소개하며 제도 확산에 나섰다.6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정부 부처 가운데 특정 시간대에 업무가 몰리는 특허청과 관세청, 국세청,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이 시간선택제의 혜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부산세관에서 근무 중인 박모 주무관은 외국계 무역회사에서 관리자로 승승장구하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에 지원했다. 일과 가정 모두를 지키고 싶어 공무원이 됐다는 그는 지금의 근무 방식이 너무도 만족스럽다며 “시간선택제 덕분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뿌듯해했다. 부산세관도 선배 공무원과의 1대 1일 멘토링 제도도 활용하며 시간제 공무원의 업무 적응을 도왔다. 관세청 부산세관은 박 주무관 같은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부산여객터미널 휴대품 통관 업무가 집중되는 오후 3~7시에 대거 배치해 민원 제로화를 달성했다. 특허청에서 일하는 이모 심사관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정부출연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살려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활동하며 업무와 육아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그는 육아에 부담이 없는 시간대에 출근해 남들의 영향을 덜 받는 업무를 맡아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육아와 경제 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는 1석3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특허청은 이 심사관처럼 독립적 업무가 가능한 특허·심사 심판관에 대한 시간선택제 채용을 확대해 2014년 4명에서 올해 44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허청에는 현재 시간제 전환 패키지를 통해 박사, 기술사, 변호사, 변리사 등 72명이 유연 근무를 하고 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의 장모 간호사는 공단이 ‘집중근무일 제도’를 도입한 뒤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전환해 삶의 여유를 찾았다. 집중근무일 제도란 간호사 특유의 업무 특성을 반영해 월 단위로 자신의 집중근무일을 정한 뒤 해당일에는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한 근무 방식이다. 공단은 이런 노력을 통해 교대 근무가 필수인 병동 간호사도 시간선택제 근무를 할 수 있게 맞춤형 근무제도를 정착시켰다. 덕분에 간호사의 시간선택제 전환율도 60.7%(65명)까지 높아졌다. 경기 양평군은 업무 전문성을 강화해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발굴한 사업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 성과를 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처음으로 3명을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전환했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이런 사례들을 대상으로 8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시간선택제 운영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연다. 경진대회에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 20개 기관 사례에서 사전 심사를 통과한 6개 기관이 직접 참가해 학계와 민간 전문가의 현장심사를 거쳐 최종 순위를 가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간선택제 공무원 이유진·이신영씨의 합격 비결·공직 생활

    시간선택제 공무원 이유진·이신영씨의 합격 비결·공직 생활

    ‘경력단절여성’들의 꿈인 시간선택제 공무원 2016년도 최종합격자가 다음달 3일 발표된다. 선발예정인원은 506명이다. 시간선택제는 오전·오후·격일 근무 등의 방식으로 주당 20시간을 일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하는 식이다. 급여 역시 절반으로 줄지만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은 전일제 공무원과 같이 지급된다. 2014년 처음 도입된 시간선택제 공무원 선발 규모는 계속해서 느는 추세다. 2014년 366명 선발 후 2015년에는 353명을 뽑았다. 최근 인사혁신처가 시간선택제 국가직 공무원의 비율을 정원의 3% 수준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2017년도 선발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시험 일정은 예년보다 앞당겨진다. 오는 5월 원서접수를 시작해 9월 면접을 거쳐 12월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서울신문은 1일 지난해 5월 고용노동부에 임용된 시간선택제 공무원 2명의 합격 비결 및 입직 후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첫 아이 출산으로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된 이유진(43)씨는 지난해 5월 20일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사회에 복귀했다. 한양대 사회학과 졸업 후 국민은행과 고용노동부에서 4년간 일한 이씨는 첫째 자녀를 임신하면서 일을 그만뒀다. 경력 단절 기간은 15년이다. 지난해 둘째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용기를 내 시간선택제 공무원 선발 시험에 도전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능력도 발휘하고 스스로 존재감도 느끼고 싶었는데 나이가 마흔이 넘으니 뽑아 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경력 단절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만만치 않아 재진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좌절했던 이씨는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시간선택제 공무원 선발 제도를 알게 됐다. 그는 “막상 일은 하고 싶은데 전일제 일자리를 갖자니 아이들이 신경 쓰였다”며 “시간선택제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퇴근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 시간은 점심 1시간을 포함해 총 5시간이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한다. 퇴근 뒤에는 주부로 다시 돌아간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기 전 간식 준비는 물론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일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자녀의 숙제를 돕는 것도 이씨의 몫이다. 이씨는 “물론 일을 시작한 직후 한동안은 법령집과 편람 등을 공부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며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일, 가정, 육아 모두 챙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하는 일은 고용보험 가입자 관리다. 사업주가 새로 고용하거나 퇴사한 직원의 고용보험 가입·상실 신고서를 제출하면 검토해서 시스템에 입력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이씨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보장되는 데다 동료도 전일제 공무원과 차별 없이 대해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아무래도 근무 시간이 짧다 보니 지속적인 응대가 필요하거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무를 맡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초과근무도 배제할 수는 없다.동료와의 소통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씨는 주변의 도움으로 어려운 점들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퇴근 후 민원인의 전화가 오면 동료들이 대신 전화 응대를 해준다”며 “회식 등 각종 친목 모임을 안내해 주고 배려해 주는 부서장과 동료 공무원들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 이씨는 공무원 연금을 적용받지 못한다는 점을 꼽았다. 첫 자녀를 임신하기 전까지 고용노동부 직업상담센터에서 일한 이씨는 해당 자격증을 소지한 덕분에 시간선택제 공무원 시험에도 수월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 그는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인사혁신처 홈페이지, 사이버국가고시센터, 나라일터 등 홈페이지에 공고가 뜬다”며 “1차는 서류심사, 2차는 서면평가(자기기술서)와 면접”이라고 했다. 일반 9급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 과목인 영어, 한국사, 국어 등 필기시험은 없다. 경력 또는 자격증으로 채용한다. 시간선택제 지방공무원이 되려면 공채 시험과 같이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국가직 시간선택제 시험은 경력채용으로, 지자체에서 뽑는 지방직 시간선택제 시험은 공개채용으로 진행된다. 이씨는 합격하려면 응시 조건을 꼼꼼히 살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격요건이 자신이 소지한 자격증, 경력에 들어맞는지 명확하게 판단하고 그에 따라 도전해야 합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채용하는 직렬에서 요구하는 직무를 민간 기업에서 했던 경력이 있으면 유리하다. 이씨는 “홍보 직무를 원하는 부서라면 그 업무를 민간 기업에서 해 본 경력이 3년 정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밖에 이씨는 경력단절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회생활 적응을 위해 엑셀, 파워포인트 등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자녀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엔 독서모임에 참여하며 사회에 재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해 온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면접과 관련해서는 “공직가치와 사명감, 조직적응력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며 “청탁금지법에 대한 서면 평가 질문과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싶은 문화재가 있는지, 회식이나 조직 간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을 물었던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고 조언했다. 올해 시간선택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이씨는 “공고가 뜨면 어떤 부처에서 무슨 일을 하고, 갖춰야 하는 자격은 무엇인지 따져 보고 응시자 자신이 가진 자격증과 경력 등이 그에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해마다 부처와 직무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인사처가 주관한 공직박람회에 업무지원을 나갔다가 시간선택제 공무원 관련 부스에서 많은 경단녀들을 봤다”며 “입직 동기들 가운데는 대학원에 다니거나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남성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이신영(41)씨는 대학 졸업 후 사무직으로 오랜 기간 일하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해 고용노동부에서 1년 6개월간 일했다. 이씨는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일을 그만뒀다”며 “당시 ‘과연 내가 돌아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전적으로 홀로 도맡는 ‘독박육아’를 하고 있어 전일제 일자리는 꿈도 못 꿨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처음 도입된 2014년에도 공고를 확인했지만, 출퇴근이 불가능해 포기했다. 다행히 지난해 이씨는 집과 거리가 가까운 지역에서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채용하는 것을 보고 지원했다.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3시까지 근무하고 오후 4시에 유치원에 들러 자녀를 집으로 데려온다. 이씨는 “모든 워킹맘들의 로망 시간대에 근무하는 셈”이라며 “주변 엄마들이 많이 부러워한다”고 했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전일제 공무원, 무기계약직 직원이 많은 부처라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이씨는 “공무원 연금이 적용되고 근무 시간도 25~30시간으로 확대되면 시간선택제 공무원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접 시험을 위해 따로 스터디를 하거나 강의를 듣지는 않았다고 했다. “인사혁신처나 대한민국 공무원되기 등 각종 정부 사이트에서 공무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자 가치관과 공직관을 공부하고, 자기기술서 작성이나 모의 면접 질문 등은 직접 작성해 보고 답변하는 식으로 대비했다”며 합격 비결을 귀띔했다. 실제 면접 현장에서는 경력직 공무원 채용이다 보니 경력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이씨는 “과거 고용센터에서 민원인을 어떻게 대했는지,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업무에 대한 처리방식, 직원들과의 융화 이런 쪽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올해 시간선택제 공무원 선발 시험에 도전할 수험생을 향해 “시간선택제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데 일과 가정, 육아를 병행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라며 “국가직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실무에 투입했을 때 효과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직무와 관련된 경력을 먼저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 공고문을 보면 해당 업무와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돼 있는데 자신이 얼마나 그 직무에 적합한지를 1차, 2차 전형에서 충분히 어필해야 한다”며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잘 하는 분야라면 분명히 기회가 오기 때문에 침착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한예종 유치·문화유적지 개발해 ‘구리 브랜드’ 높일 것”

    [자치단체장 25시] “한예종 유치·문화유적지 개발해 ‘구리 브랜드’ 높일 것”

    경기 구리시는 여의도 면적의 4배 규모로, 도내 31개 시·군 중 면적이 가장 비좁은 기초자치단체이다. 반면 인구는 지난해 현재 20만 5513명으로 도내에서 20번째로 많다. 결코 작지 않은 ‘옹골찬 도시’로 꼽힌다. 노원·중랑·광진구와 접해 있어 사실상 서울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당선된 백경현(59) 시장은 토박이 공무원 출신으로, 행정지원국장·주민생활국장 등을 역임해 구리시 구석구석 모르는 게 없는 ‘빠꼼이’이다. 백 시장은 “구리의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우수한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유적지를 연계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와 경기북부테크노밸리를 유치해 도시브랜드를 높일 계획이다. 백 시장은 2015년 1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불명예 퇴진한 박영순 전 시장이 2006년 7월부터 10년 가까이 시장직을 맡으면서 분열된 민심도 하나로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다.지난 19일 이른 아침 시청사에서 우측 직선 400m여 떨어진 도로변에 두꺼운 코트를 한 중년 남성이 모습을 나타냈다. 평소 같으면 먼동이 트기 전 지역 한 바퀴를 돌고 시청사에 도착했겠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둘러볼 곳이 너무 많아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오전 9시 첫 업무는 시정현안전략회의. 주요 실·국장들이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둘러앉았다. 백 시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7월까지 경기 북부에 테크노밸리 사업지를 한 곳 더 선정한다고 한다. 다른 경쟁지역에는 미분양된 산업단지가 많은 만큼 그동안 각종 중첩 규제로 기업유치가 어려웠던 구리·남양주 접경지역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 시민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니 부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유치에 차질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자.” 서울 성북구 석관동 의릉 능역에 위치한 한예종의 갈매역세권 개발부지로의 유치도 언급했다. 구리시에는 현재 대학이 없다. 백 시장은 “총장님이 귀국하시는 날이 오늘인가?” 물은 뒤 “석관동 캠퍼스만 이전할 것인지, 아니면 여러 지역에 산재한 한예종 전체를 옮길 것인지 용역결과를 알아야 하고, 이전지 결정 절차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한다”면서 전략·전술적 준비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예종이 갈매역세권으로 이전하면 인접한 서울여대·육사·삼육대·한국과학기술대 등과 함께 새로운 대학타운과 대학로 상권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2024년 개통 예정인 서울(용산)~속초 동서고속철도 환승역이 갈매동에 생기면 40여년간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침체된 갈매동 일대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리시는 지난해 10월 한예종 유치 신청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 지난해 7월 민원상담관으로 위촉된 이재흥 전 교문2동장이 시장실 옆 민원상담실로 출근했다. 5급 사무관 이상 퇴직 공무원 중 5명이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문제해결을 돕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도 제안하는 등 20만 시민과 백 시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민원상담관제는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백 시장 취임 후 가장 먼저 도입했다. 오전 10시 30분 곽경국 새마을운동 구리시 지회장 등이 민원상담실로 백 시장을 방문했다. 새해 인사차 방문했으나, 백 시장이 이례적으로 뼈 있는 한마디를 한다. “항간에 말이 많다. 지방자치를 하라고 한 건데 자꾸 정치를 하려 하니까…. 저는 그런 상황으로 가지 않겠다. 파벌 만들고 이간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꾸 색깔을 드러내며 정치를 하려고 하면 시민이 힘들어진다.” 일부 지방의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과거 일부 새마을운동 관계자들이 특정 정파와 어울리며 본분을 잊은 점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곽 회장은 “회관 건립에 우리는 전문성이 없다. 구리시에서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며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고자 했다. 그러면서 “지회에서 방역사업을 더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곧이어 오전 11시에는 시청사 1층 상황실에서 열린 설날 이웃돕기 기부물품 전달식에 서둘러 참석했다. 고맙게도 지역 새마을금고와 윤서병원 등에서 쌀과 라면 등을 기탁했다. 물품을 받자마자, 곧바로 서민들이 많이 사는 은동 및 갈매동 일대 경로당을 방문해 윤서병원 정수복 원장 등과 함께 기부물품을 전달하고 어르신들의 안녕을 살폈다. 상황실에서 기탁받을 땐 물품이 꽤 많아 보였는데, 경로당마다 나눠 배부하다 보니 손이 미안할 정도로 양이 적어 보였다. 죄송한 생각이 든 백 시장은 허리를 더 깊이 숙이며 “설 명절을 잘 쇠시라”고 인사하며, 이해를 요청했다. 어르신들은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듯 “주민총회 한 번 없이 갑자기 재개발을 한다며 뜬금없이 책자가 날아왔다. 시에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백 시장은 “주민동의서를 받을 때 과장된 약속을 많이 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어르신들을 안심시켰다. 경로당을 나오던 백 시장은 인접한 건물 2층으로 올랐다. 무료급식이 이뤄지는 경로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고 계단을 오르는 어르신을 보고 마음이 짠해졌다. 구리시에서는 5곳의 무료경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6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저소득 홀로 어르신이 이용한다. 곧이어 인창동 스칼라티움에서 열린 실버탁구회 정기총회에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곳의 어르신들도 연세가 많지만 앞서 방문했던 경로당 어르신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밝고 건강해 보였다. 운동하는 어르신들의 건강 등을 위해서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백 시장은 축사에서 “어르신들의 탁구 종목 활성화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부족해 항상 죄스럽다. 재정적인 여건은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오찬 후 지나던 길에 별내선(8호선) 지하철공사 3공구 현장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 굴착공사 현장이 아파트 단지와 너무 인접해 아쉽다. ‘진작 시장이 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잠시 집무실에 들어가 밀린 결재를 한 후 다중이용시설업주 대상 소방안전교육에 들렀다. 오후에도 경로당 방문이 계속됐다. 갈매1단지 경로당에서는 “40여년 전 이 지역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이기 전에는 가장 잘사는 마을이었다”고 전제한 뒤 “역사는 수레바퀴이다. 한예종이 유치돼 대학타운 및 대학로가 형성되고 동서고속철도가 개통하면 갈매동이 구리시의 중심 도시가 돼 다시 잘사는 마을이 될 것”이라며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인사했다. 갈매시립요양원도 방문했다. 80여 어르신들이 돌봄을 받고 있다. 인접한 기획재정부 토지를 매입해 확장했어야 했는데 과거 잘못된 행정으로 어렵게 됐다는 게 백 시장 설명이다. 백 시장은 경로당 등을 순회하면서 “지나가는 곳마다 전임시장 때 사사로이 행정이 남용된 현장을 보게 돼 한편으로는 기가 차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박 전 시장과 친밀했다가 거리를 두게 된 과정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부 행정은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가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열린 구리시 간호사협회 창립총회를 거쳐, 구리전통시장에서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설맞이 전통시장 사랑나눔 행사 및 현장물가 체험’차 시장을 한 바퀴 돌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날씨도 더 쌀쌀해졌다. 백 시장의 이날 일정은 오후 7시 인창동 주민자치위원장 이·취임식 참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김과장’ 남상미, 첫방 본방사수 독려 “오늘밤 첫 출근합니다!”

    ‘김과장’ 남상미, 첫방 본방사수 독려 “오늘밤 첫 출근합니다!”

    배우 남상미가 ‘김과장’ 본방사수 독려에 나섰다. 25일 소속사 제이알 이엔티는 25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디어 오늘밤 10시 첫 출근합니다 #본방사수! 언제나 즐거운 그녀”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배우 남상미가 친필로 적은 본방 사수 메시지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상미는 변함 없이 아름다운 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KBS2 새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기업의 경리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피스 드라맏. 극 중 남상미는 당찬 근성과 승부욕, 단아한 외모를 겸비한 ‘경리부 에이스’ 윤하경 대리 역을 맡게 됐다. 윤하경은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따뜻한 성품, 똑 부러지는 성격, 철두철미한 업무 능력 등으로 선후배 모두에게 인정 받는 커리어우먼이다. 학창 시절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할 만큼 근성과 승부욕을 지닌 인물이다. 2014년 KBS2 드라마 ‘조선총잡이’ 이후 약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남상미는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하고 또다른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며 복귀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과장’의 하경에게서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져서 끌렸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똑소리 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물해드릴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2 새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이날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제이알 이앤티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육아휴직 연장부터 유연근무제까지… 관건은 ‘현실성’

    [대선이슈 집중분석] 육아휴직 연장부터 유연근무제까지… 관건은 ‘현실성’

    지난 15일 세 아이를 둔 30대 ‘워킹맘’ 공무원이 일요일에 출근했다가 과로사한 일이 벌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랜 육아휴직 기간을 마치고 복귀해 밤 9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하루도 없었다는 이 공무원의 생활이 맞벌이 부모들에게 낯설지 않은 일상이어서 더욱 충격을 줬다. 아이를 잘 키우며 성공하는 것이 부모에게 ‘도전’이 된 나라. 10년째 1.1~1.2에서 머물러 있는 합계출산율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 지 오래다. 보육 정책은 차기 대선 주자들에게 시대적 과제이자 필수 시험과목이다.육아가 엄마만의 몫이라는 인식은 어느새 구시대적 발상으로까지 여겨진다. 과거의 엄마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온전히 가정을 위해 희생했지만 요즘 엄마들은 다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공무원의 소식을 접하며 “일하는 엄마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선 주자들의 주요 보육 정책에는 이제 아빠의 역할이 공통적으로 담겼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부모 모두의 것이라는 점과 국가의 보육 책임이 강조됐다. 특히 맞벌이가 필연적인 부모들을 위해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文 “부모가 유연근무제 선택할 수 있게” 문 전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에 대해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근무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임금 감소 없이 단축하고 유연근무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출산부터 보육까지 국가 지원 ▲셋째 자녀부터 대학등록금 지원 등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승민, 민간기업 육아휴직 3년법 제안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른바 ‘육아휴직 3년법’을 통해 민간부문의 기업에서도 최대 3년까지 3회에 걸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자녀 대상도 만 7세에서 만 18세로 넓히고, 육아휴직 급여를 현재 40%에서 60%까지 늘리자는 것이다. 유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워킹맘·워킹대디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보육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한 워킹맘은 “경력을 위해 더이상 휴직을 하고 싶지 않다”며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부겸 “男 육아휴직 3개월 이상 의무화”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남성 배우자의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의무화할 것을 주장했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아빠 육아휴직의 활성화 대책을 구체화한 뒤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신보육 프로젝트’에는 자영업이나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의 출산휴가제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심상정 “부부 출산휴가 1개월 의무제”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슈퍼우먼방지법’을 제안했다. ▲부부 출산휴가 1개월 의무제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최대 3년까지 분할 사용 등 남성의 육아 참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심 대표와 같이 육아를 노동시장과 연계했다.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민 1인당 지급하는 30만원에 0~12세 아동에게 100만원씩, 총 13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대선 주자들의 ‘유연근무제’ 제안과 관련해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산 대책은 정부의 주요 정책과 흐름을 같이 가야 하는데 그동안 따로 노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세계 최장 근로시간을 기록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유연근무제를 주장해도 현실에서는 반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커버스토리] ‘퇴근하면 연락두절’ 권하는 외국기업

    [커버스토리] ‘퇴근하면 연락두절’ 권하는 외국기업

    “미국도 주말에 휴대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일을 간혹 시키기는 하죠. 하지만 어떤 유형의 업무든 시급의 30% 정도를 지급합니다.” 미국 오리건주의 글로벌 광고홍보대행사에 다니는 이모(31·여)씨는 20일 “이곳의 상사들은 주말에 업무 전화를 할 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한다”며 “연락만으로 추가 수당을 주지는 않지만 추가 업무로 이어지면 철저하게 대가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고위직 빼곤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 안 써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업무 외 시간에 근로자의 사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일 퇴근 후와 주말, 휴일 등엔 회사의 이메일이나 전화·메시지 등에 응답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골자로 한 근로계약법을 발효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장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야근에다 스마트폰 업무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24시간 근무체제’라는 비판까지 듣는 우리나라로서는 말 그대로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 이모(29)씨는 “특수직은 모르지만 대부분 직원의 명함에는 아예 휴대전화 번호가 없다”면서 “간혹 회사에서 지급한 휴대전화의 경우에는 명함에 번호를 써넣지만 대개 임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전했다. 상사와 부하가 서로의 사무실 번호만 알기 때문에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이 자연스레 차단된다는 것이다. ●저녁·주말·휴일엔 사내 이메일 차단 폭스바겐 독일 본사는 평일 오후 7시 15분(퇴근 30분 후)부터 이튿날 오전 7시(출근 30분 전)까지와 주말 및 휴일에는 직원 4000여명의 스마트폰 이메일 기능을 차단한다. 고위직 및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직원만 예외다. 존슨앤드존슨은 2015년 7월부터 주말, 휴일, 평일 오후 10시 이후에 관리자 및 임원을 포함해 모든 직원이 사내 메일을 교환하지 못하게 했다. 다임러 독일 본사 역시 직원이 5일 이상 휴가를 가거나 휴직했을 때 받은 이메일은 자동으로 삭제한다.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직원의 부재 정보와 임시 담당자의 연락 정보를 받게 된다. 국내에서도 LG유플러스가 밤 10시 이후 카카오톡 등을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한 바 있다. 또 지난해 6월 근로시간 외 통신수단으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퇴근 후 카톡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축소, 업무 범위 구체화, 정신적 스트레스의 적극적 산재 인정 등 다른 법이나 정책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시간의 확장은 근로자에게 고단함을 주는 동시에 가정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근로체계의 억압성과 불평등을 점검하고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멈춰선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8년 만에 전격 취소

    멈춰선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8년 만에 전격 취소

    계열사 사장들 사무실서 대기… 기소·재판과정 경영 파행 우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 18일 삼성그룹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리던 삼성 사장단회의도 전격 취소됐다. 사장된 회의가 취소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이 부회장과 함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선상에 오른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차장인 장충기 사장은 오전 6시쯤 서초사옥에 출근해 하루 종일 자리를 지켰다. 계열사 사장들도 대부분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사무실을 떠나지 않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심문이 시작된 이날 오전 10시부터 12시간 넘게 재계 1위인 삼성이 멈춰 섰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에 촉각을 기울이며 시급한 업무만 처리하는 ‘대기모드’에 빠져 들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 및 재판이 진행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경영 파행상이 여러 차례 재현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 구속을 시도하는 특검 대 반발하는 삼성 측의 입장도 팽팽하게 맞섰다.‘비선 실세 농단에 대한 징벌을 원하는 여론(특검) 대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는 형사법리(삼성)’, ‘범죄 연루 의혹이 있는 기업 처벌을 통한 정의구현(특검) 대 정치적 혼란상이 재계로 전이되는 상황에 대한 경계(삼성)’ 등의 대립 구도로 부각되며 이 부회장에 대한 심문장 바깥에선 보혁 간 대결상이 뚜렷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기자회견에서 “정경유착 주범인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미래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글로벌 기업 경영자를 구속하려는 인민재판을 중단하라”고 맞받아쳤다.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및 공소 유지는 이번 특검 수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특검이 뇌물액수로 규정한 430억원의 부당거래 자금, 삼성의 최순실씨 일가 지원,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 과정에서의 편법 행위를 입증하려는 특검의 공세가 거셀 것이란 얘기다. 특검의 공세에 상응할 비판 여론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삼성의 중장기 과제가 됐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올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퇴근하면 12시간 내 다시 출근 금지”…日서 ‘근무간 인터벌제’ 확산

    “퇴근하면 12시간 내 다시 출근 금지”…日서 ‘근무간 인터벌제’ 확산

    일본에서는 노동자들의 심각한 초과근무가 사회 문제가 돼 한번 퇴근하면 다시 출근할 때까지 12시간의 휴식을 보장하는 복지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12일자에 따르면 올해부터 대형슈퍼 체인인 ‘이나게야’는 1만명의 종업원들에게 퇴근 후 다시 출근할 때까지 10~12시간의 간격을 두어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는 ‘근무간 인터벌(간격) 제도’를 시행한다. 예컨대 12시간의 간격을 둔다면, 노동자가 밤 10시까지 근무했을 경우 다음날 오전 10시 이전까지는 출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사원들에게 일정 시간의 휴식을 보장함으로써 사원의 정신 건강을 지켜주자는 취지다. 근무표를 작성할 때 이 회사는 일정 시간의 ‘근무간 인터벌’을 지키지 않면 입력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바꿀 계획이다. 이나게야는 일손이 심하게 부족하고 이 제도 도입으로 인건비가 상승할 우려도 크더라도 사원들의 건강이 먼저라는 생각에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위생용품 제조사인 유니팜도 지난 5일부터 사원 1천500명에게 퇴근 이후 다시 출근할 때까지 8시간 간격을 두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만약 휴식이 취해지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상사가 근무 조건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심야 시간대 야근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밤 10시 이후의 초과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통신회사 KDDI, 메가뱅크인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신탁은행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의 경우 직원들이 퇴근과 출근 사이의 간격 9시간 이상을 준수해야 한다. 근무간 인터벌 제도는 유럽연합(EU)에서는 이미 1990년대 초 도입된 바 있다. EU 가맹국은 적어도 11시간의 근무간 간격을 둬야 한다. 다만 이 제도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서는 초과근무를 조장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문은 제도가 효과가 있으려면 다양한 ‘초과근무 없는 날’ 제도 등 다양한 제도와 함께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박근혜 대통령 측 세월호 7시간 관련 석명

    [전문]박근혜 대통령 측 세월호 7시간 관련 석명

    재판부 석명 사항에 대한 답변 사 건 2016 헌나 1 대통령(박근혜)탄핵 피청구인 대통령 박 근 혜 위 사건에 관하여 피청구인의 대리인들은 다음과 같이 재판부의 석명에 대하여 답변합니다. … 다 음 … - 세월호 7시간 피청구인의 행적에 대하여 1. 세월호 사고 당일 피청구인의 행적 정리 가. 전제 사실 ○ 청와대는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 대통령의 거주 및 집무 공간으로 적의 공격이 예상되는 중요 국가 안보시설1) 과거 북한의 청와대 무장 침투 공격 시도가 있었고, 최근에도 북한에서 계속하여 ‘청와대 타격’ 운운 하는 협박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내부 구조나 배치, 특히 대통령의 위치와 동선은 국가기밀에 해당하며 어떤 나라, 어느 정부에서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 대통령등의경호에관한법률 제9조(비밀의 엄수) ① 소속공무원[퇴직한 사람과 원(原) 소속 기관에 복귀한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소속공무원은 경호실의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발간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표하려면 미리 실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세월호 사고와 무관하게 당일 대통령의 행적에 관해 각종 유언비어가 횡행하여 결국 국회 국정조사,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로까지 이어졌기에 더 이상 국민이 현혹?선동되고 국가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부득이 대통령의 집무 내용을 공개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나. 일반적 설명 ○ 2014. 4. 16.은 대통령(이하, 피청구인이라 합니다.)은 공식 일정이 없는 날 대통령은 공식 행사가 없는 경우에도 쉬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집무실)에 머물며 비서실과 행정각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 등 업무를 처리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근무처는 대통령이 현존하는 그곳이 근무처로 보는 것이 통상 헌법학자들의 견해입니다. 이었고, 그날따라 피청구인의 신체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에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관저 집무실은 피청구인이 업무를 보는 공식적인 집무실입니다. ○ 피청구인은 평소처럼 기상하여 아침 식사를 한 후 관저 집무실에 들어갔습니다. 이 집무실은 역대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빈번하게 이용해 온 사무공간으로 책상과 컴퓨터, 서류철로 가득하며, 대통령이 그곳에서 전자결재를 하거나 주로 보고서를 읽고 행정부처, 비서실 등과 전화를 하며 각종 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를 하는 곳입니다. ○ 피청구인은 그날 역시 공식 일정이 없을 때의 평소와 다름없이 집무실에서 그간 밀렸던 각종 보고서를 검토했고 이메일, 팩스, 인편으로 전달된 보고를 받거나 전화로 지시를 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 피청구인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안봉근, 정호성 등 비서진은 별도의 사무공간이 있고 그곳에 텔레비전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이 보도되면 직접 혹은 전화나 쪽지 메모로 피청구인에게 보고하는 경우가 있음. 사고 당일 오전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직접 관저 집무실로 피청구인을 찾아와 세월호 상황을 대면보고 하였고, 점심식사 후 즈음에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으로부터 세월호 관련상황을 대면보고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 피청구인은 10:00경 국가안보실로부터 08:58 세월호 침수 사고에 대해 처음 서면보고 국가안보실 보고서는 인편으로 부속실에 전달되고,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됩니다. 를 받았고, 서면보고 내용은 사고 원인, 피해 상황 및 구조상황이었습니다. 구조상황은 56명이 구조되었고 09:00 해군함 5척, 해경함 4척, 항공기 5대가 현장에 이동했으며, 09:35 상선 3척, 해경함 1척, 항공기 2대가 추가로 현장 도착해서 구조 중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그 후 인명 구조를 위해 수시로 보고받고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피청구인은 짧게는 3분, 평균 20분 간격으로 쉼 없이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시를 하였습니다. 관계기관의 잘못된 보고와 언론의 오보가 겹쳐 나라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이 계속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장이 오후 2시 50분경 승객 대부분이 구조되었다는 보고가 잘못되었고 인명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동 보고를 받고서 바로 정부 대책을 총괄, 집행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합니다) 방문을 지시하였고 경호실의 외부 경호 준비, 중대본의 보고 준비 및 중대본 주변의 돌발 상황 때문에 17:15경 중대본에 도착하게 된 것입니다. ○ 그날 관저 출입은 당일 오전 피청구인의 구강 부분에 필요한 약(가글액)을 가져온 간호장교(신보라 대위)와 외부인사로 중대본 방문 직전 들어왔던 미용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 이상의 개괄적 상황이 당시의 피청구인 정확한 행적입니다. 시간 피청구인 행위 장소 증거, 증빙 09:53 . 외교안보수석 서면보고 수령하여 검토 - 국방 관련 사항(세월호와 무관한 내용) 집무실 10:00 .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사고 상황 및 조치 현황 보고서(1보) 받아서 검토 - 사고 상황 개요 정리 - 해경 조치 현황 : 상선 3척, 해경함 1척, 항공기 2대가 현장 도착해 구조 중, 해군함 5척, 해경함 4척, 항공기 5대 현장 이동 “ 보고서 10:15 .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하여 상황 파악 및 지시 - 안보실장 보고 : 선체가 기울었고 구조 진행 상황 및 구명조끼가 정원보다 많이 구비되어 있다 - 피청구인 지시 :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에 만전을 기)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 “ 안보실 행정관이 대통령 지시사항을 중대본안전관리본부장,해경청장(상황실)에 즉시 전달함 10:22 . 피청구인이 국가안보실장에게 다시 전화하여 ‘샅샅이 뒤져서 철저히 구조해라’고 강조 지시 “ 10:30 . 피청구인이 해경청장에게 전화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 지시 ※ 당시 해경은 10:24 이미 특공대를 투입했고, 세월호는 기울어져 갇힌 승객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피청구인에 보고되지 않았음 집무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2차에 걸쳐 대통령의 안보실장, 해경청장 상대 지시 내용 언론 브리핑 10:36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사고 상황 보고서(1보)받아 검토 - 471명 탑승, 09:50 현재 70명 구조 완료 “ KBS TV에 중대본 발로 ‘구조는 신속하고 순조롭게 진행, 사망 위험 비교적 낮다’ 보도 10:40 . 국가안보실 보고서(2보) 받아 검토 - 10:40 현재 106명 구조, 왼쪽으로 60도 기운 상태, 해군 3척, 해경 2척, 항공기 7대 및 민간선박 11척 현장 도착 구조 중 - 합참 탐색구조본부(09:39), 중대본(09:45) 가동 “ 보고서 10:57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2보) 받아 검토 - 총 476명 탑승, 10:40 현재 133명 구조 완료 “ 보고서 11:20 . 국가안보실 구조 상황 보고서(3보) 받아 검토 - 11:00 현재 161명 구조, 10:49 선체 전복(침몰 선체 사진 첨부) “ 보고서 11:23 . 국가안보실장의 유선보고(4보) 받고 통화 “ 김장수 11:28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 (3보) 받아 검토 - 탑승자 현황 및 구조 상황 “ 보고서 11:34 . 외교안보수석실 보고서 받아 검토 - 000 대통령 방한 시기 재조정 검토 “ 보고서 11:43 . 교육문화수석실 보고서 받아 검토 - 자율형 사립고 관련 문제점 “ 보고서 12:05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 (4보)받아 검토 - 11:50 현재 162명 구조, 사망자 1명 확인 “ 보고서 12:33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 고서(5보) 받아 검토 - 12:20 현재 179명 구조, 사망자 1명 확인 “ 보고서 12:50 .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의 전화를 받아 10분간 통화 - 기초연금법 관련 국회 협상 상황 긴급 보고 “ 최원영, 통화 기록 12:54 . 행정자치비서관실의 여객선 침몰 관련 중대본 대처 상황 보고서 수령, 이후 검토 - 탑승 인원 현황, 178명 구조, 사망 1명 - 해군 특수구조대, 해경 특공대 투입하여 침몰 선체에 생존자 여부 확인 중 집무실 보고서 13:07 . 사회안전비서관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6보) 받아 검토 - 13:00 현재 370명 구조, 사망자 2명 확인 - 행정선 구조 인원 신원 파악으로 구조자 증가됐다고 보고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잘못된 보고 “ 보고서 13:13 . 국가안보실장이 피청구인에게 전화하여 보고(5보) - 190명 추가 구조, 총 370명 구조(사망자 2) “ 김장수 13:30 이후 .국가안보실에서 13:30 팽목항 입항 예정 보고됐던 190명 탑승 진도 행정선이 입항하지 않자 해경에 관련 상황 확인 독촉 - 13:45 해경에서 190명 추가 구조가 아닌 것 같다는 취지를 청와대에 보고 14:11 . 피청구인이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 상황 파악 - 정확한 구조 상황 확인토록 지시 집무실 김장수 14:23 . 해경에서 190명 추가 구조는 잘못 보고라고 최종 확인 - 서해해경청과 해경 본청간 구조 인원 확인 과정에서 오류 또는 중복 계산 14:50 . 국가안보실장이 피청구인에게 전화, 370명 구조 인원은 사실 아니라고 정정 보고(6보) 집무실 김장수 14:57 .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지시 - 구조 인원 혼선 질책, 정확한 통계와 구조 상황 재확인하도록 지시 “ 김장수 15:00 . 피청구인이 비서관에게 중대본 방문 준비 지시 - 경호실, 중대본, 해난 담당 비서관실 등 전파 “ 부속비서관 15:30 . 사회안전비서관실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7보) 받아 검토 - 15:00 현재 탑승자 459명 중 구조 166명(사망 2) - 해경, 해군, 민간 특수구조요원 300여명이 선체 수색 예정이나 조류 심해 난항 등 상황 “ 보고서 15:35경 . 미용 담당자가 들어와서 머리 손질(약 20분 소요) - 청와대 체류 : 15:22~16:24 관저 15:42 . 외교안보수석실 서면 보고 받아 검토 - 주한 일본 대사와 오찬 회동 결과 집무실 15:45 . 사회안전비서관실에서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 말씀자료 준비하여 피청구인에게 보고 “ 부속실 수령 16:10 .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 구조 방안, 실종자 가족 대책, 대통령 조치, 총리 팽목항 방문 등 논의 BH 회의실 회의 결과는 정리하여 대통령 보고 16:30 . 경호실, 중대본의 대통령 방문 준비 완료 보고 집무실 17:11 . 사회안전비서관실의 여객선 침몰 상황 보고서(8보) 받아 검토 - 향후 잔류자 구조 계획 등 차량 이동 보고서 17:15 ∼ 17:30 . 피청구인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하여 구조 상황 등 보고받고 지시 - 지시사항 : ① 많은 승객들이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음. 생존자를 빨리 구할 것 ② 중대본 중심으로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 ③ 피해자 가족들에게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 ④ 일몰 전에 생사 확인해야 하니 모든 노력 경주 - 질문 사항 : ① 특공대 투입했다는데 구조 작업 진척 정도는? ②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 ③ 구조자 숫자가 200명이나 큰 차이 나게 된 이유는? 중대본 비서실장, 정무수석 등 수행/ 피청구인이 중대본 방문하여 지시 및 질문한 내용은 녹화 파일 있음 다. 소위 세월호 7시간 관련 피청구인의 구체적 행적 정리 . 이후에도 피청구인은 청와대로 돌아와서 국가안보실, 관계 수석실, 해경 등으로부터 세월호 관련 구조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구조를 독려하다가 23:30 직접 진도 팽목항 방문·지원을 결심하고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수석실에 준비토록 지시 . 2014. 4. 17. 01:25(진도 방문 말씀 자료), 02:40(진도 방문 계획안), 07:21(여객선 세월호 전복 사고 종합 보고) 등 보고를 받으며 상황 파악, 대책 검토한 후 14:00 진도 구조 현장 방문, 16:20 진도 실내체육관 실종자 가족 위로 방문 및 요구 사항 청취 . 4. 17. 22:00 피청구인이 실종자 가족(단원고 실종학생 문지성양 부친)과 전화 통화하여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 묻고 구조와 수색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 ※ 피청구인의 중대본 방문 직전 주변에서 발생한 사고 관련 : 사고 동영상이 있음 2.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한 검토 가. 대통령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직무유기에 가깝고 헌법 제10조에 의해 보장되는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했다는 주장에 대하여 ○ 위 사고당일 구체적 행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청와대 내 집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10시경 세월호 사고 발생 보고를 처음으로 받았고, 직후부터 구조 상황을 보고받고 보고된 상황에 따른 지시를 하는 등의 대처를 하다가 15:00경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한 즉시 중대본 방문을 결심하고 준비가 완료된 시점에 중대본을 방문하여 동원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는 등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 그날은 엄청난 참사 와중에 구조 상황에 대한 관계기관의 잘못된 보고와 언론의 오보가 겹쳐 나라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 11시 6분 경기도 교육청이 학부모에게 ‘전원 무사 구조’란 내용의 문자 발송을 시작으로 11시 25분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란 문자 재차 발송하였습니다. <4월 16일 사고 당일 혼선을 극적으로 보여준 언론사 사과문> 사과드립니다 문화일보는 16일 오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1·3면을 통해 ‘477명 탄 여객선 침몰... 대형 참사 날 뻔했다’ ‘독도함 동원 군·경 신속구조... 승객 차분 대응. 화 막았다’는 제목으로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 325명 전원 구조 등의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보도는 이날 오전 경기교육청 대책반이 ‘학생 전원을 구조했다“는 문자를 발송한 사실과 조난자 구조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는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및 해양경찰청 측의 발표를 토대로 한 것이지만 정부는 오후 이같은 내용을 번복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전 상황을 전달한 문화일보의 보도는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가 됐으며, 독자 여러분과 사고 관련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이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문화일보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더 정확하고 신중한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사고 관련자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이 같은 혼란은 오후까지 이어져 정부에서도 오후 1시 7분과 13분 피청구인에게 ‘370명이 구조되었다’는 잘못된 보고를 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계속 상황을 확인하였고, 안보실장이 오후 2시 50분 ‘190명 추가 구조가 잘못된 보고’라고 최종 확인하자 피청구인은 오후 3시 중대본 방문을 바로 지시하였습니다. ? 그간 수차에 걸쳐 이런 경과를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월호 사고 원인이 대통령의 7시간인 것처럼 몰아가는 악의적인 괴담과 언론 오보로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 처음에는 ‘정OO를 만났다’ 하더니 다음은 ‘굿판을 벌였다’고 하고, 그다음은 ‘프로포폴 맞으며 잠에 취했다’ 하였고, 그 다음은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식으로 의혹은 계속 바뀌어가며 괴담으로 떠돌고 있습니다. 나.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서 서면보고만 받았다는 주장 ○ 청와대에는 대통령의 집무 공간으로 본관 집무실, 관저 집무실, 위민관 집무실이 있으며 이날은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습니다. 청와대는 어디서든 보고를 받고 지시, 결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며 대통령의 일상은 출퇴근의 개념이 아닌 24시간 재택 근무 체제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의 통수권자로서는 24시간 대통령 그 자체로서 근무하는 것이지 어떠한 장소적 개념에서의 행위 즉 본관집무실에서의 행위만이 정상적인 업무라는 등의 개념은 대통령의 직무의 특수성에 비추어 성립될 수 없다 하겠습니다. ※ 역대 대통령들은 가족관계와 성향에 따라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달랐을 뿐 모든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령과 질병으로 평소 관저에서 집무할 때가 많았고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이전 회의나 저녁 회의, 휴일 업무를 대부분 관저에서 봤음. 2004. 6. 이라크 무장 단체가 우리 국민 생명을 담보로 촌각을 다투던 김선일씨 납치 사건 당시도 관저에 머물며 전화와 서면으로 보고를 받았고, 심지어 ‘관저 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인이나 지인을 관저에 불러 대소사를 논의하는 일이 흔했으며 참모들과의 아침회의를 관저에서 개최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2003. 12. 3. 한국일보 ‘한나라·민주 “관저 정치, 안방 정치, 386 정치 중단하라”, 2007. 11. 27. 매일경제 “노대통령 특검엔 대못질 못했다” 등등) ※ 당시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측근들을 관저로 불러 맞담배 피며 국정을 논하는 안방 정치를 하고 있다. 국무회의나 비서실 회의는 장식용이고 무용지물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던 사례가 있고, 대연정 제안 직전에는 3일 동안 관저에서 두문불출, 한 발자국도 안 나오고 면담도 일절 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비서실장이나 정책실장도 안 만나니 뭘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김병준 회고록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 제4장 참조) ※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은 특히 관저에 거주하는 가족이 아무도 없어서 다른 대통령보다 더 관저와 본관, 비서동을 오가며 집무하는 경우가 많았음. 피청구인에게는 관저가 ‘제2의 본관’이라고 할 수도 있음 ○ 세월호 사고와 같이 분초를 다투는 업무는 현장 지휘 체계와 신속한 인명 구조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대면회의나 보고 대신 20~30분마다 직접 유선 등으로 상황 보고를 받고 필요한 업무 지시를 했던 것입니다. 다. 중대본 방문 시 ‘뜬금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전혀 상황 파악이 안 되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 피청구인은 중대본 방문 시 관계자들에게 ‘피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단 1명의 생존 가능성도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 중대본을 중심으로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보다 세밀한 수색과 구조를 해 달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조치라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적극 협조하라. 사고 현장의 가족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세밀하게 살펴 달라’는 취지로 지시와 독려를 하였고, ○ 그런 연후에 ‘특공대를 투입했다는데 구조 작업 진척 정도는? 구조자 숫자가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등 궁금한 사항을 담당자에게 물으면서 중간에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배가 일부 침몰하여 선실내에 물이 침범하여 침수되었더라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니 물에 떠(선실내부에서) 있을 것이므로 특공대를 투입하였으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 아니냐라는 취지의 질문임)라고 물은 것이어서 전체 대화 내용을 보면 전후 맥락상 이상한 점이 없는데 일부만 거두절미하여 사실을 왜곡, 오도한 것입니다. 라. 소위‘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헌법 제69조)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는 헌법적 의무에 해당하나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와는 달리,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있는 성격의 의무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판례입니다(헌법재판소 2004. 5. 14. 2004헌나1). ○ 청구인측은 위 헌재 판례가 ‘경제 정책 실패’와 같은 추상적 사유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반해 세월호 문제는 ‘구체적 직무 태만’ 여부가 문제되기 때문에 생명권 보호 의무 외에 대통령의 직책 성실 수행 의무 위반도 앞으로 심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 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세월호 사고 수습과 인명 구조,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였고 직무에 태만하였다는 비판을 받을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마. ‘세월호 7시간’ 진실 규명 요구에 비협조와 은폐로 일관,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주장 ○ 피청구인은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관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하면서 피해자 구조와 사태 수습을 위해 국가안보실, 비서실, 중대본, 해경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필요한 지시를 하는 등 최선을 다해 대처하였습니다. ○ 이런 경과는 이미 2014. 7. 7. 국회 운영위원회 보고, 2014. 7. 10.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보고, 2014. 10. 28.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소상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 이렇게까지 설명했음에도, 사고 당일 피청구인이 청와대 외부에서 제3자와 밀회했다는 차마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이야기가 언론에까지 보도되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근거 없음이 밝혀지자 청와대 경내에서 굿을 했다는 황당한 이야기, 성형 시술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악의적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음 3. 향후 주장 및 입증 계획 ○ 피청구인이 ‘생명권 보호 의무’ 및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를 위배하여 헌법을 위반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법리적 반박은 차후의 준비서면을 통하여 상세히 진술할 예정입니다. ○ 세월호 사고 당일 피청구인의 행적에 관련된 사실관계 입증을 위하여 가. 증인신청 :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안보실 차장, 박준우 정무수석비서관, 구은수 사회안전비서관, 김석균 해경청장 등 나. 입증취지 : 피소추인의 소명과 관련하여 세월호 관련 보고내용, 대통령 지시사항 및 피소추인의 행적 관련 사항들입니다. ○ 이외 추가로 증거서류 제출 및 사실조회신청을 하겠습니다. 4. 결어 세월호 사고로 인하여 소중한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유족,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여론을 모르는 바 아니고 피청구인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다만, 피청구인의 대리인단의 입장에서는 피청구인이 대응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설사 있다 하더라도 국민의 직접 투표에 의하여 선출된 민주적 정당성이 있는 대통령을 파면시킬 정도의 탄핵사유에 해당될지는 사실적, 법률적 양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재판부의 석명요청에 따라 세월호 사고 당일 피청구인의 행적을 시간대별로 밝히며, 소위 세월호 7시간의 문제는 대통령의 동선이 국가기밀사항임으로 인하여 그동안 소상히 밝힐 수 없었던 관계로 이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오해와 동 오해가 만들어낸 각종 유언비어로 인한 왜곡된 인식에 기한 것으로서, 이 사건 탄핵사유는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아니할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헌법적, 법률적 측면에서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고 사료됩니다. 이와 같은 사정을 혜량하시어 공정하고 엄격한 판단을 하여 주시기를 재판부에 부탁드립니다. 끝. 첨 부 서 류 1. 진도 인근 여객선(세월호) 침수, 승선원 474명 구조작업 중(1~3보) 2017. 1. . 위 피청구인 대리인 변호사 이 중 환 변호사 전 병 관 변호사 서 석 구 변호사 송 재 원 변호사 서 성 건 변호사 손 범 규 변호사 이 상 용 변호사 채 명 성 변호사 황 성 욱 변호사 배 진 혁 헌 법 재 판 소 귀 중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AI 비상근무 공무원 사망… 과로사 추정

    연일 야근… 전날 10시까지 소독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소독 업무를 하고 퇴근했던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졌다. 27일 오전 11시쯤 경북 성주군 성주읍 모 원룸에서 성주군 농정과 공무원 정모(4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씨는 화장실에 숨진 채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출근하지 않자 동료 직원이 원룸을 찾아가 주인의 도움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정씨는 사망 하루 전인 지난 26일 성주군 대가면 농산물유통센터에서 밤 10시까지 AI 거점소독 업무를 했다. 평소 축산이 아닌 일반 농업 업무를 수행했던 정씨는 이날 3일 주기로 편성된 AI 근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직원들은 “미혼인 정씨는 원룸에서 혼자 살았다. 평소 지병이 없고 술을 자주 마시지 않았다”면서 “AI 소독 근무에다 연말 서류정리 업무 등으로 지난달 42시간, 이달 45시간 야간업무를 하는 등 과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회사에 다니다가 뒤늦게 지난해 11월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의욕적으로 일했다고 동료 직원들은 설명했다. 경찰은 외부인 침입 흔적이나 유서가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자연사로 추정하고 유족을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오늘 26일 결방’ 낭만닥터 김사부, 영상 선공개...서현진♥유연석 달달 모드

    ‘오늘 26일 결방’ 낭만닥터 김사부, 영상 선공개...서현진♥유연석 달달 모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26일 결방인 소식이 전해졌다. 26일 SBS ‘낭만닥터 김사부’ 측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오늘(26일) 2016 SAF 가요대전으로 인해 ‘낭만닥터 김사부’가 결방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런 가운데 27일 방송분에 대한 영상이 선공개돼 눈길을 끈다. 이날 제작진 측은 “격렬 키스 후, 동주와 서정의 설레는 첫만남”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한 개를 선공개했다. 영상에는 윤서정(서현진 분)과 강동주(유연성 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키스를 한 뒤 처음으로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기분 좋게 출근한 두 사람은 서로의 입술을 바라보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윤서정은 “나는 의국에 가야 해서…”라며 말을 건넸고, 강동주는 “저는 응급실에 볼 일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하는 두 사람은 서로 같은 방향으로 향하며 또 다시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사람이 첫 키스 이후 어떤 달달한 모습을 보여줄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날 결방되는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27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네이버 TV캐스트 동영상 캡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이 등교시키고 11시 출근합니다

    아이 등교시키고 11시 출근합니다

    일·육아 다 잡는 ‘근무제 진화’ 싱글은 자기계발… 삶의 여유 신한은행 외국고객부에서 일하는 유시화(38·여) 과장은 요즘 일할 맛이 난다. 출근 시간을 2시간 늦추면서 매일 전쟁터 같았던 아침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초등학생 아들에게 아침을 챙겨주고 학교에 보낸 뒤 여유 있게 회사로 나간다. 같은 회사 영업점에서 일하는 남편 박성호(39) 차장은 1시간 먼저 출근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해 아이를 돌본다. 집안일 걱정을 덜었더니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유씨는 “출근 시간을 한두 시간 늦췄을 뿐인데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아직 결혼하지 않은 후배들도 운동을 하거나 캠핑 동호회에 가입하는 등 자기계발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근 시간과 장소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워킹대드뿐만 아니라 미혼 직원들에게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년부터 유연근무제를 본격 도입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3일부터 45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인 시차 출퇴근제가 반응이 좋아서다. 시차 출퇴근제는 오전 9시, 10시, 11시 가운데 선택해서 출근하고 그만큼 늦게 퇴근하는 제도다. 하루 8시간 근무만 채우면 된다. 내년부터는 ‘2교대 점포’와 ‘애프터뱅크’ 등 유연근무제 형태를 더 다양화할 방침이다. 2교대 지점은 오전 9시~오후 4시, 낮 12시~오후 7시로 팀을 나눠 근무한다. 오후 4시면 닫히던 은행 문이 오후 7시까지 열리는 것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하는 애프터뱅크 점포도 인천, 부산, 울산 등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더 늘리고 시간대도 다양화한다. 박진호 국민은행 영업기획부 팀장은 “아직은 제한된 점포에 적용 중이지만 직원들뿐만 아니라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고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를 도입한 신한은행은 아예 인사발령을 통해 재택근무를 보장하기로 하고 26일까지 차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 중이다. 재택근무 직원은 일주일에 두 번만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요일은 집이나 스마트워킹센터, 카페, 도서관 등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면 된다. 지난 7월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모든 직원들에게 직접 체험하도록 한 결과 자율 출퇴근제는 약 10만건, 스마트워킹센터 근무는 3000건, 재택근무는 400여건 선택됐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본점 직원 30여명을 대상으로 시차 출퇴근제를 진행 중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일찌감치 도입했다. 씨티은행은 2007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며 전 직원의 6%인 220명이 활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부서장 재량에 따라 유연근무제를 부분적으로 운영 중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급 2만원… 산타 찾아 헤매는 알바청춘

    시급 2만원… 산타 찾아 헤매는 알바청춘

    “최저시급 이상 주는 곳 찾기 어려워” 시급 1만원만 되면 ‘꿀알바’로 인기 대학생 이모(21)씨는 지난 20일부터 서울 서초구의 한 아동체육시설에서 산타 복장을 한 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할아버지 목소리를 흉내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친다. 이 아르바이트의 일당은 10만원. “대기시간은 길지만 한 시간마다 20분씩 선물을 나눠주니까 나름 좋은 일자리죠. 4일간 일을 하니까 단기간에 40만원을 번 겁니다.” 산타 아르바이트 경쟁률이 해마다 높아져 올해는 40대1을 넘어섰다. 임금이 높고 노동강도가 약하기 때문인데, 청년들은 임금 체불이 없고 최저시급을 지키는 등 고용주가 근로기준법을 어기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산타 일자리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법을 제대로 준수하는 일자리를 찾는 것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산타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업체 관계자는 “이달 초에 3명을 구한다는 공고를 올린 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20여통의 전화가 왔다”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했는데도 필요한 사람을 쉽게 구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연말이면 산타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구인 공고를 내기 전에 지원하기도 한다“며 “다른 일자리들이 워낙 힘드니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시급 1만원 이상을 주는 일자리를 일명 ‘꿀알바’로 분류하는데, 통상 산타 일자리는 시급이 2만원 정도다.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백화점, 유통업체 등에서 일하기 때문에 환경도 나쁘지 않고 임금이 체불될 염려도 없다. 경쟁률이 치솟자 올해는 기타 연주 가능자, 전문 연기 가능자, 운전면허증 소지자 등을 요구하는 곳도 크게 늘었다. 연말 아르바이트 시장은 커지는 추세다. 구인구직 업체 알바몬에 지난달부터 게시된 아르바이트 공고는 모두 192만 59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3만 1175건)보다 11.2% 늘었다. 업체 관계자는 “연하장 쓰기, 시상식 및 행사 진행 보조, 판촉직 등 공고가 많다”며 “이르면 11월 초부터 공고가 올라오는데 그만큼 구직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구인 수만 늘었을 뿐 질은 높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최모(22·여)씨는 “크리스마스에도 당연히 출근할 생각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데 최저시급 이상을 주는 곳을 찾다 보니 일자리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6년 아르바이트 노동실태 조사’에 따르면 19~24세 대학생 3003명 중 26.5%가 임금 체불을 경험했고, 62.4%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23.3%는 최저시급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커버스토리] 입사하면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워라밸’

    [단독][커버스토리] 입사하면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워라밸’

    서울신문과 취업정보포털 사람인이 취업 준비생 4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다수는 국내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기업’으로 공기업과 정부부처 그리고 구글·다음·네이버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정말 이들이 꼽은 기업(기관)의 직원들은 대기업 직원에 비해 일과 삶을 잘 조화시키며 살고 있을까. 근무경력 3~4년차인 공무원, IT업체 직원, 일반 대기업 직원의 하루 일과를 비교해 봤다. ■IT 야근요정 강도 높지만 휴식도 확실프로그래머 “매주 4~5일씩 자정 야근도 불사” “야근 없는 회사요? 제 별명이 야근요정입니다.” 4년째 유명 정보기술(IT) 업체에 다니는 박전산(28·가명)씨는 “출근 후 약 30분을 제외하면 온종일 허겁지겁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며 “한가할 때는 7시에 정시 퇴근을 하지만 바쁠 때는 매주 4~5일씩 오후 10시나 늦게는 자정까지 일한다”고 16일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그의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회사까지 1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9시에 집을 나선다. 그는 사람들이 대개 출퇴근 시간만 보고 IT업계를 여유로운 직장으로 착각한다고 했다. 매일 정해진 업무가 있는 일반 회사와 달리,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구현하는 등 프로그램 개발 업무는 퇴근 후에도 지속된다고 했다. 그는 기획회의나 보고서 작성으로 근무를 시작해 빈틈없이 빡빡하게 일을 한다고 전했다. 불필요하거나 늘어지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주어진 일을 기한 내에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라밸 기업’을 일이 적거나 야근이 적은 회사라고 한다면, IT업계는 절대 워라밸 기업이 아닙니다. 다만 한가할 때는 확실히 쉴 수 있도록 회사가 배려하는 것은 있죠. 예를 들어 아이가 아프다면 특별한 대면보고 없이 사유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보내면 됩니다.” 컴퓨터 앞에서 오래 일하는 직업이라 운동은 필수다. “매주 한두 번씩 퇴근 시간이나 점심 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에서 필라테스를 하고 옵니다. 야근할 때도 한두 시간 운동을 하는데 회사에서 눈치를 주거나 핀잔을 하는 사람은 없죠.” 그는 과거처럼 조직에 헌신하는 기업 문화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일의 강도는 매우 높지만, 개인의 삶을 존중하고 가정생활의 양립을 독려하는 분위기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야근까지 없다면 좋겠지만, 그런 곳이 실제 있나요? 우리 사회에서 ‘일과 삶의 균형’은 일이 적은 게 아니라 ‘일할 땐 힘들게, 쉴 땐 확실히’가 아닌가 싶습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새벽별 보는 공무원 생활 칼퇴는 먼말7급공무원 3년차 “일주일 두번만 제시간 퇴근” “삐-, 삐-, 삐-.” 16일 오전 6시. 김공직(29·가명)씨는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겨우 몸을 일으켰다. 3년차 중앙부처 7급 공무원인 그는 ‘공무원은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통념과 거리가 먼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공식적인 출근 시간은 오전 9시지만, 이 시간에 회의를 하는 경우도 많다. 회의나 업무 준비를 하려면 오전 8시에는 정부서울청사 사무실에 도착해야 한다. “대변인실이나 비서실 등은 부서 특성 때문에 새벽 5~6시에 출근하기도 합니다. 우리 부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죠.” 회의와 업무 보고로 정신없는 오전을 보내면 어느덧 점심 시간이다. 정오부터 한 시간 동안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30분이라도 눈을 붙인다. 회의는 오후에도 이어진다. 회의 보고서 작성, 정책 관련 동향 파악, 다른 부처와 협업 조율, 민간업체의 상담 등이 끊이질 않는다. 짬짬이 민원전화를 받고 자잘한 업무까지 처리해야 한다. 김씨가 부서 막내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칼퇴근한다고 생각하시죠? 꿈도 못 꿉니다. 대기업에 비하면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적을지 몰라도, 임용 전 생각했던 ‘일과 생활의 균형’은 없더라고요.” 그는 ‘가족 사랑의 날’인 수·금요일을 제외하고 제시간에 퇴근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국정감사 시즌이 되거나 정책 이슈가 불거지면 퇴근 시간은 가늠할 수 없다. “정책 현안에 대해 여러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하고, 남아 있는 업무를 처리하면 금세 밤 9시가 됩니다. 야근수당은 시간당 8000원인데, 이걸 포기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요즘엔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누굴 위해 일했나 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업무 때문에 친구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그의 카카오톡에는 ‘공무원이 무슨 야근이냐’, ‘공무원이 얼마나 바쁘다고 비싼 척하냐’는 메시지가 남아 있기 일쑤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 1인당 근로시간은 연 2200시간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체 평균 근로시간은 연 2113시간으로 세계 3위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저녁 먹자는 상사의 권유 제일 싫어요대기업 4년차 “일주일 두번 운동만이 내 생활” “퇴근하면 잠자기 바빠요. 일·생활 균형 같은 거 잊은 지 오래예요.” 대기업 입사 4년차인 이대기(32·가명)씨의 평균 퇴근시간은 오후 10시다. 그나마 수·금요일이 ‘가족사랑의 날’로 지정되면서 일주일에 두 번은 오후 7시쯤 집으로 향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인사발령이 나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출퇴근하게 돼 그나마 기상 시간이 6시 30분이지, 서울 본사에서 근무할 때는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야 했습니다. 적어도 7시 30분에는 회사에 도착해야 하거든요.” 출근 시간은 오전 8시. 하지만 30분 먼저 출근해 업무 준비를 마쳐야 한다. 새벽부터 출근하는 몇몇 상관들의 눈치도 보인다. 씻는 둥 마는 둥 통근버스에 올라 사무실에 도착하면 전날 밤 클라이언트에게서 온 메일과 각종 업계 동향을 정리한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맡은 업무를 처리하면 어느새 정오. 인근 식당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운 뒤 안락한 소파가 있는 카페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후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소파에 앉아 10분이라도 눈을 붙여야 버틸 수 있어요. 밥 먹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자려고 하는 편이죠.” 오후에도 서류, 전화, 메일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금세 사무실 밖이 어두워진다. “저녁 먹고 하지”라는 상관의 말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라고 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라며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이게 사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업계 특성상 월말이 되면 자정 넘어 퇴근하는 게 일상이죠. 매월 25일이 넘어가면 일찍 집에 가는 것은 포기합니다.” 고생한 대가로 돌아오는 건 새벽까지 이어지는 회식자리다. 이씨에게 일과 생활의 균형은 다른 나라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내 생활이라면 수·금요일에 운동하는 정도죠. 그나마 저희 회사는 퇴사율이 동종업계에 비해 낮은 편이에요. 그만 한 보상이 나오기 때문이죠. 어쨌든 미래를 생각하면 근무시간이 좀 길어도 높은 임금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씨가 받는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6700만원 정도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