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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상사는 우리나라잖아”…백신 맞은 20대男 황망한 죽음

    “내 상사는 우리나라잖아”…백신 맞은 20대男 황망한 죽음

    “백신 맞은 20대 남동생의 죽음”“백신 인과성여부 없다는 말만 되풀이”“컨트롤타워의 부재 뼈저리게 느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접종 후 몸살을 호소했던 20대 집배원 A씨가 퇴근 후 사망했다. 하지만 사인이 ‘미상’으로 추정돼 유족들이 진실을 밝혀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대 집배원 화이자 접종 3일 후 사망_명확한 사인 및 백신 인과관계 발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경찰에 따르면 성남우체국 소속 A(26)씨는 지난달 17일 성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화이자 1차 백신을 접종했다. A씨는 7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쳤고, 8∼9일 가족들에게 몸살 등 증상을 호소했다. 새벽부터 고열, 두통을 호소하면서 타이레놀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9일 오후 10시쯤 자택에서 잠이 들었고, 10일 새벽 출근 시간에 맞춰 어머니가 깨웠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의 유족은 “백신 휴가가 있었지만 A씨가 집배원으로서 사명감에 지난 9일 출근을 했다”며 “퇴근 후 몸이 안 좋다고 어머니에게 자주 얘기했다. 지난 7월 건강검진에서 매우 건강한 것으로 나왔는데 백신 접종 사흘 만에 숨졌고 부검에서는 사인 미상으로 나와 답답하다”고 말했다.“동생의 사명감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깨닫게 됐다” A씨의 누나라고 밝힌 청원인은 “세상 어느 곳에 귀하지 않은 자식이 있을까요? 유독 아끼던 막내를 잃고 숨쉬는 것도 고통스러운 부모님을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처음 동생이 백신을 맞는다는 소리에 여러 차례 말렸다. 20대에게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언론 보도를 보았고, 화이자가 국내에 도입되고 거의 처음 맞는 순번이라 불안함이 컸기 때문이다”라며 “동생이 그때 저에게 한말은 ‘누나 나 공무원이야. 설마 일 생겨도 안 좋게 하겠어? 어떻게 보면 내 상사가 우리나라잖아! 난 내 나라 믿어’ 라고 말할 정도로 남동생은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과 열정으로 가득 찼던 20대 청춘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라에 대한 믿음과 사명감이 컸기에 동생의 죽음 후, 동생의 사명감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깨닫게 됐다”며 “코로나로 인해 부검 시 가족이 따라가거나 입회 할 수 없고, 보건소에서는 ‘질병관리청’에서 입회 할 것이라 말했다. 1차 부검 후 나온 결과는 ‘사인불명’ 이며 ‘질병관리청’에서 입회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건의 진행상황이나 추후 방안은 ‘질병관리청에서 국과수 통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는 1~2달 뒤에 나온다’는 것뿐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 청원인은 “남동생은 화이자 1차 접종 즈음인 7월에 건강검진을 받았었고 간 수치가 약간 높게 나온 것은 빼면 너무나도 건강한 아이었다. 어려서부터 태권도를 오래 했던 친구라 외형적으로도 건장했다”며 “화이자 2차 백신 접종 3일 후 사망을 하니 저희 가족은 ‘백신이 사망원인’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그는 “제 남동생은 공무원이라고 나라 위해 일하겠다며 정말 성실하게 일했다. 업무 적응이 끝나고 자리를 잡았는지, 최근에는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며 이제 취미도 갖고 더 열심히 인생 살고 싶다고 말 한 게 불과 2주 전이었다”며 “그랬던 아이가 나라에서 권장하는 백신을 맞고 황망하게 죽어버렸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접종률 70% 목표를 위해 이런 사건의 보도를 통제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발 빠른 인정과 그에 따른 대책들이 나와주어야, 많은 분들이 백신을 접종하게 되고 백신 접종률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라며 “세월호 사건 때 정부의 컨트롤 타워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고 투표하여 뽑은 현 정부,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나요?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고생스러운 상황인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하지만 현재도 백신관련 청원이 계속 올라오는 상황에서 언론에서 나오는 비슷한 사례를 보면, 백신 인과성여부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저희 가족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저희는 현재 조직 검사 등 추가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많은 분들께서 ‘인과성 없다고 할 것이다’라고 말을 한다. 전쟁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상황에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누구를 믿어야 이 시국을 견딜 수 있단 말이냐”고 물었다. 끝으로 청원인은 “현재 젊은 층의 백신접종 예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의 명확하고 솔직한 인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에게 더 이상의 불안함과 더 이상의 박탈감을 주지 않는 정부가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14일 이후 신고 사례는 1726건 현재 18세(2003년생)~49세(1972년생) 연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10부제 사전예약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30세대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백신 접종 기피 현상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젊은층의 사망 사고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4~15일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1726건으로 집계됐다. 백신 종류별로는 화이자 1322건, 아스트라제네카(AZ) 315건, 모더나 89건이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현재 18~49세의 사전예약률은) 전체목표치 70%에 미달하고 고령층 예약률 80%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추석 전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접종 예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 “건강검진 ‘매우건강’ 나왔는데…” 20대, 백신 접종 사흘만에 숨져

    “건강검진 ‘매우건강’ 나왔는데…” 20대, 백신 접종 사흘만에 숨져

    20대 우체국 집배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사흘 만에 숨졌다. 이에 보건 당국이 인과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5시쯤 A(26)씨가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7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쳤고, 8∼9일 가족들에게 근육통과 몸살 등 증상을 호소했다. 이후 A씨는 9일 오후 10시쯤 자택에서 잠이 들었고, 10일 새벽 출근 시간에 맞춰 어머니가 깨웠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의 유족은 “백신 휴가가 있었지만 A씨가 집배원으로서 사명감에 지난 9일 출근을 했다”며 “퇴근 후 몸이 안 좋다고 어머니에게 자주 얘기했다. 지난 7월 건강검진에서 매우 건강한 것으로 나왔는데 백신 접종 사흘 만에 숨졌고 부검에서는 사인 미상으로 나와 답답하다”고 말했다. 성남시 수정구보건소 관계자는 “A씨 사인과 관련해 경기도와 질병관리청에서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철현의 이방사회] 센스가 없거나 무식하거나/일본 테츠야공무점 대표

    [박철현의 이방사회] 센스가 없거나 무식하거나/일본 테츠야공무점 대표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대학에선 영화연출을 공부했다. 3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 1999년 5월 아무 문제 없이 제대했는데 복학까지 9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충무로 영화판에서 연출부 아르바이트 일을 했다. 아직 IMF의 상흔이 남아 있던 시기였지만 선배들이 충무로 곳곳에 포진해 있어 일자리는 쉽게 구했다. 모 조감독 선배와 약속을 잡고, 영화사 대표와 제작실장이 면접 자리에 나왔다. 간단한 몇 마디를 주고받고 다음날부터 출근했다. 매일 나가서 준비 중인 시나리오를 들여다보며 갖가지 의견도 제시했고, 명함도 받았다. 무엇보다 점심도 공짜였다. 모든 게 새로웠고 매우 즐거웠다. 문제는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돈 얘기가 없다는 거. 매일 아침 9시까지 출근해 (별로 원치 않는 회식까지 일의 연장이라 생각한다면) 거의 밤 10시까지 일을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두 달이 지나도 돈 얘기를 안 한다. 참다못해 연출부 세컨드 형과 스크립터 누나가 조감독에게 따졌다. 조감독 선배는 “아직 투자 계약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일단 대표님께 건의하겠다”고 했고, 다음날 아주 뿌듯한 표정으로 두툼한 봉투를 갖고 왔다. 거기엔 1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연출부는 스크립터까지 포함해 네 명이었는데, 가장 막내였던 나는 100만원을 받았다. 일을 한 지 세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조감독은 “계약이 이뤄지면 훨씬 많은 돈을 줄 수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대표님이 사비로 주시는 것”이라며 통 큰 사장을 칭찬했다. 세상 물정도 몰랐고, 영화 자체가 돈보다는 예술을 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영화예술인은 가난한 게 당연한 시절이었던지라 그런가 보다 했다. 3개월이 다시 지났고, 계약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다시 통 큰 사장님으로부터 100만원이 지급됐다. 그 돈을 받자마자 복학해야 한다고 말하고 회사를, 아니 한국의 영화판을 관두자고 결심했다. 하루에 12시간은 일하는데 평균 월급여가 33만원이니 열정이고 뭐고 생활 자체가 안 된다.2002년부터는 일본의 게임회사에서 일했다. 아르바이트였지만 시급은 800엔인가 했다. 최저임금보다 100엔이 높았다.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대우였다. 하지만 이 회사도 2년 만에 그만뒀다. 출시를 앞둔 게임 소프트웨어의 디버깅을 3개월 정도 했는데, 문득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추리닝 몇 개를 가지고 가 하루 종일 회사 모니터를 쳐다보며 끊임없는 단순 반복 작업을 했다. 졸리면 커피를 사발에 타서 마시고, 초콜릿을 엄청나게 먹어 댔다. 때때로 ‘타이밍’이라는 이름의 묘한 흰색 알약을 먹기도 했다. 집을 아예 안 가니 지금으로 따지면 하루 24시간 노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회사에서 일하고 일요일 집으로 돌아가 하루 종일 잤다. 60킬로 정도였던 몸무게는 정확히 3개월 만에 80킬로가 됐다. 돈은 많이 벌었다. 만 26세, 불완전한 일본어의 외국인 알바가 디버깅 기간 중엔 매달 50만엔을 벌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몸이 버텨 내지 못했다.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집 현관 입구 마루였던 적도 있다. 신발을 벗자마자 쓰러져 열몇 시간 동안 마치 시체처럼 잤던 것이다. 3개월간의 고된 디버깅이 끝난 후 제품이 출시됐다. 약간의 보너스를 받았다. 정사원들은 유급휴가를 가는데 나는 알바였던지라 게임회사 대표가 특별히 신경을 써 준 것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무급이니까(주휴수당 없음) 평균 주급에 해당하는 돈을 보너스란 명목으로 주고, 일주일간 푹 쉬고 다시 출근하라는 뜻이다. 휴가가 끝나 가면서 두려움이 몰려왔다. 도저히 다시 출근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뭔가를 새롭게 만든다 하더라도 어차피 디버깅을 할 것이니 또 지옥 같은 몇 개월을 보내야 하고, 그럼 난 이제 100킬로가 되는 건가 같은 걱정부터 먼저 든다. 죄송하다 말을 하고 회사를 관뒀다. 갑자기 20여년 전의 트라우마를 호출한 이유는 윤석열씨의 주 120시간 언급 때문이다. 그는 논란이 거세지자 비유라고 해명했지만 비유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그렇게 일하면 결국 죽는다. 죽고 난 다음의 명예와 부와 성취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센스가 없거나 무식하거나.
  • [2030 세대] 주 120시간을 일한다는 것/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주 120시간을 일한다는 것/한승혜 주부

    신입 사원 시절, 일찍 퇴근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의 근무조건이 그대로 지켜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솔직히 일 자체가 아주 많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의자에 딱 붙어 앉아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는 상사의 등에 대고 “먼저 가 보겠습니다!”와 같은 퇴근인사를 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더불어 동료들 또한 문제였다. 우리 팀에는 나를 포함해 총 3명의 신입 사원이 있었는데, 그날 얼마나 일을 했는지 매일 기록해야 했다. 그러한 기록은 나중에 실적평가에 사용됐고, 평가는 월급과 보너스에 그대로 반영됐다. 동료보다 일찍 퇴근한다는 것은 곧 평가를 잘 받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런고로 우리는 매일같이 야근을 했다. 녹초가 돼 집에 돌아가면 자정에 가까운 시각이었다. 당연히 ‘일상’이란 것 자체가 없었다. 자기계발이란 꿈도 꿀 수 없었으며, 행사에 참석하거나 저녁 약속을 잡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몰아 자기 바빴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누군가의 만나자는 제의가 반갑고 고맙기는커녕 짜증스럽게만 느껴졌다. 체력은 점차 고갈돼 갔고, 정신적으로도 지쳐 갔다. 삶의 만족도는 급락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면 쉴 수 있다고 기뻐하는 대신 돌아올 월요일에 더 울적해지고는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얼마 전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해당 소식을 듣고 오래전의 생활을 돌아보았다. 아침 7시에 눈을 떠서 8시까지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고 돌아와 새벽 늦게 잠이 들던 시절. 당시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했는지 계산해 봤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주말을 제외하고 문자 그대로 밤낮으로 일했음에도 총 65시간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13시간씩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 120시간이란 얼마나 무서운 숫자란 말인가. 하루 17시간 일주일 내내 일해도 120시간에서 한 시간이 모자라다. 하루는 24시간이니 17시간을 일하고 남은 7시간 동안 통근을 비롯해 식사, 휴식, 수면과 같은 생존에 필요한 활동을 해결해야 한다. 휴일 따위는 당연히 없다. 이러한 생활을 지속하다 보면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기는커녕 누구라도 과로와 스트레스로 사망할 것이다. 경쟁이란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는 것으로 완성된다. 어차피 삶 자체가 경쟁이니 이를 완전히 부정하거나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쟁의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주52시간제이다. 애초에 ‘마음껏 일할 자유’ 같은 것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누군가 ‘주120시간 일할 자유’를 부르짖는다면, 해당 발언을 한 사람이 ‘인간’을 어떤 존재로 여기는지부터 의심해야 할 것이다.
  •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 확정…도정 공백 우려 현실로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 확정…도정 공백 우려 현실로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공모 혐의에 대한 대법원 유죄 확정으로 우려하던 경남도정 공백이 현실이 됐다.김 지사가 실형 확정으로 도지사직을 상실함에 따라 하병필 행정부지사가 도지사권한대행을 맡아 도정을 이끈다. 새 도지사를 뽑는 지방선거가 내년 6월 1일로 1년이 남지 않아 공직선거법상 보궐선거를 하지 않을 수도 있어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체제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선관위에서 위원회 의결을 거쳐 보궐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한 뒤 공고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 도지사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도청 간부회의를 긴급 소집해 “도지사 부재에 대한 도민 우려와 걱정 최소화를 위해 모든 실국본부장 중심으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업무 공백이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 권한대행은 “기존 도정 운영방향을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다”면서 “현안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 위해 박종원 경제부지사에게 계속 근무하면서 관련 추진 업무를 맡아주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경제부지사는 김경수 지사가 임용한 별정직 공무원으로, 별정직 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김 지사 퇴직으로 당연퇴직 처리된다. 도청 안팎에서는 “도지사 권한을 한시적으로 대행하는 행정부지사가 정무적 판단이나 결정까지 포함해 민선 도지사 업무와 권한을 완전하게 대신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도정차질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김 지사가 앞장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조성 사업의 탄력이 떨어질 수 있는 등 도정 동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에서는 민선 지자체가 시작된 뒤 김경수 지사를 포함해 모두 4명의 도지사 임기중에 7번의 도지사권한대행 체제가 운영되는 등 도지사 공백 사태가 잦았다. 앞서 2019년 1월 30일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혐의 1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당시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아 김 지사가 같은해 4월 17일 보석으로 나올때까지 도지사 업무를 대행하기도 했다. 이날 출근해 도지사실에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김 지사는 유죄가 확정된 뒤 담담한 모습으로 오전 10시 50분쯤 도청을 떠났다.김 지사는 도청 현관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간단히 입장을 밝힌 뒤 현관앞에 대기하고 있던 개인 승용차를 타고 도청을 빠져나갔다. 입장을 밝히는 중간에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 3년간 도정을 적극 도와준 도민들께 송구하고 감사드린다”며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 전부터 김 지사 지지자 20여명이 ‘김경수는 무죄이다’ 등의 글이 적힌 긴 손수건을 들고 경남도청 현관 주변에 모여 김 지사를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김두관 의원도 경남도청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 지사가 입장을 발표하고 도청을 빠져나가 동안 일부 지지자는 ‘지사님 힘내세요’ 등 위로의 말을 외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창원시민 자영업자 박모(61)씨는 “대통령과 가까워 실세지사로 꼽히는 김 지사가 도지사로 있는 동안 경남으로서는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며 도지사 공백사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진주시민 이모(59)씨는 “도지사 공백에 따른 손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도지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 한 간부공무원은 “김 지사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경남 공무원이 중앙 부처에 출장을 가거나 업무협조를 요청하면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잘 응대해 주었는데 김 지사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나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신동근 도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도정이 권한대행체제로 전환돼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도정 각종 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공직자들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의회는 ‘도지사권한대행체제에 따른 경남도의회 입장문’을 발표하고 “도정의 공동책임자로서 민생과 안전을 위해 모든 의정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권한대행과 긴밀히 협력해 안정적인 도정이 운영되도록 혼신의 힘을 하다겠다”고 강조했다. 구자천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역 당면 위기를 극복해나갈 구심점이 필요한 시기에 이같은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며 “지역발전과 경제회복을 위해 추진해온 각종 정책과 기대감이 불확실성으로 변하지 않도록, 진행 중인 도정 현안들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판결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사법부의 뒤늦은 정의 실현을 환영한다”며 “경남도민은 무자격자인 도지사와 3년의 여정을 달려왔고 그 끝은 참담했고 도지사 공백으로 발생한 모든 피해는 경남도민께 돌아갈 것이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고 “대법원의 엄정한 판단을 존중한다”며 “권한대행은 경남도정 공백이 최소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비행기 모드·특정코드 입력… 백신 예약 우회경로 찾느라 헤맨 밤

    비행기 모드·특정코드 입력… 백신 예약 우회경로 찾느라 헤맨 밤

    “접속 대기 40만명… 딸이 5분 만에 뚝딱”“몇 시간 전 미리 예약 버튼 눌러서 성공”“순서 밀릴라… 출근 미루고 병원에 부탁” 브라우저 바꾸고 PC 설정 시간 변경 등온라인엔 ‘뒷문 예약’ 방법 공유·인증글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이 또 먹통이 되자 접속망을 뚫기 위한 갖은 묘책이 쏟아지면서 혼란이 더 가중됐다. 만 53~54세 대상 예약이 열린 19일 오후 10시부터 만 50~52세 대상 예약이 진행된 20일 늦은 밤까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은 접속이 잘되는 휴대전화 브랜드, 웹브라우저, 통신망 정보를 공유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이었다. 백신 예약 신청 대상자인 김모(54)씨는 20일 0시쯤 대학생인 딸(21) 덕분에 예약에 성공했다. 김씨는 “접속을 위해 40만명이 기다리는 중이라는 안내를 받고 한참 대기했더니, 딸이 답답하다며 본인 아이폰으로 5분 만에 뚝딱 끝냈다”고 전했다. 비법은 ‘비행기 모드’였다. 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 들어간 후 통신을 끊는 비행기 모드 버튼을 켠 다음 흰색 화면이 뜰 때까지 약 3초 기다리고 다시 비행기 모드를 끄고 새로고침을 하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방식으로 백신 예약에 성공했다는 인증 글이 다수 올라왔다. 백신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접속 확률을 높이려고 온 가족이 매달려 휴대전화와 태블릿, 노트북을 동원하고 사파리, 크롬, 웨일 등 온갖 브라우저와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번갈아 공략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노트북이나 PC로 예약사이트에 들어간 다음 F12 키를 눌러 개발자 모드를 실행하고 특정 코드를 입력하면 대기 없이 접속할 수 있다는 요령도 온라인에 빠르게 공유됐다. 1967년 5월생인 임모(54)씨는 대상자가 아니라는 팝업창 때문에 속을 태웠다. 임씨는 “사전예약 시스템에 가까스로 접속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대상자가 아니니 21일 오후 8시 이후 예약을 진행해 달라’는 알림만 계속 떴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컴퓨터 설정 시간을 바꾸는 편법으로 예약에 성공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방법을 소개했다. 컴퓨터 제어판에서 자동시간 설정을 끄고 시간을 수동으로 21일 오후 8시 이후로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예약 대상자임에도 비대상자로 분류되는 오류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코딩 오류로 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잘못돼 있었다”며 “관련 코드를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후 8시, 만 50~52세 대상 백신 예약이 시작되기 전 미리 사이트에 접속해 있다가 대기 없이 예약에 성공했다는 후기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서버가 열리기 몇 시간 전에 미리 백신 예약 버튼을 눌러 개인 정보와 병원을 선택해 놓은 다음 오후 8시에 서버가 열리면 본인 확인 후 신청했다는 것이다. 우회로를 통한 ‘뒷문 예약’이 잇따르면서 정상적으로 서버에 접속한 시민들은 예약 대기 순서가 계속 밀리는 등 피해를 봤다. 강모(53)씨는 “도저히 서너 시간씩 기다릴 수 없어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아침 일찍 단골 병원에 가서 백신 예약을 부탁했다”며 “정보에 어두운 사람은 코로나19 백신도 못 맞는 건가 싶어 화가 나고 서럽다”고 말했다.
  • 매트도 없이 ‘점프’…층간소음 지적에 “출근시간” 독이 된 해명

    매트도 없이 ‘점프’…층간소음 지적에 “출근시간” 독이 된 해명

    이웃간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이 때 가수 백지영이 SNS 사진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14일 백지영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라왔다. 백지영의 다섯살 된 딸과 친구가 거실에서 점프를 하며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매트는 깔려있지 않았다. 백지영은 “외동으로 크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선물은 좋은 친구 같다. 코로나만 끝나 봐. 바글바글 체육대회도 하고 그러자! 어른들이 미안해”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본 네티즌은 “층간 소음은 어떻게 하나요”라는 댓글을 달았고, 백지영은 “출근하신 시간이었어요. 확인했습니다^^”라고 해명을 했다. 백지영의 해명에 또 다른 네티즌은 “층간소음 시달리고 있는 1인으로서, 이런 사진 볼 때마다 왜 매트를 안 까시는지 궁금해요. 저렇게 뛰면 아래층 집은 머리 울립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백지영은 “저때 출근하신 시간인 거 확인했어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후 “아랫집 출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댓글 다시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렇게 뛰면 바로 아래층 아니라 대각선 집에서도 울려요. 매트 요새 잘 나와 있습니다. 아이가 잘 뛰는 일부분이라도 까시길”이라는 댓글이 달렸고, 그제서야 백지영은 “그래야겠네요. 명심할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미나-류필립, 이휘재-문정원도 논란 가수 미나와 류필립 부부도 지난 4월 층간소음 문제의 당사자로 언급됐다. 아랫집 주민은 ‘윗집 연예인 부부 층간소음에 너무나 지칩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지난해부터 계속된 층간소음 피해를 고백했다. 아랫집 주민은 “윗집에서 밤늦게 노래를 부르고 고성방가를 할 때면 어렵게 어렵게 재운 아기가 울면서 깬다. 가족 모두 너무 스트레스 받고 아주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며 “참고 참다 너무 억울하고 답답해서 글을 올렸다. 아파트에서 살면, 공동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이면 최소한의 서로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뒤늦게 부동산을 통해서 윗집 사는 사람들이 미나, 필립이라는 걸 듣고 정말 더 화가 나더라”라고 토로했다. 아랫집 주민은 해당 글을 올린 이후 사과를 받았다며 “다른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9~10시 이후 밤시간대에는 다른 일반 공동주택에 사는 분들처럼 큰 소음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조용히 생활하고 싶은 것 뿐”이라며 더 이상의 추측성 비난은 삼가해달라고 부탁했다. 연예계에서는 층간소음 논란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방송인 이휘재·문정원 부부의 아랫집 이웃은 SNS를 통해 “층간소음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호소했다. 문정원은 “코로나로 인해 갈 곳도 없고 날도 춥고 갈 데도 잘 없다. 속상하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개그맨 안상태는 층간 소음으로 찾아온 아랫집 부부에게 “그럼 애를 묶어 놓을까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사과하기도 했다.
  • 4인가족 저녁 외식 되지만 자제를… 대형 편의점 밤 10시 문 닫아

    4인가족 저녁 외식 되지만 자제를… 대형 편의점 밤 10시 문 닫아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인 4단계 조치가 적용되면서 국민들 일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방역 당국이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앞으로 수도권에서 달라지는 부분을 정리했다. Q. 오후 6시 이후 4인 동거가족은 외식이 가능한가. A. 그렇다. 거주공간이 같은 가족은 사적모임 금지 위반이 아니다. 외출과 외식 모두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외출 최소화를 강조하고 있다. Q. 조부모가 손자·손녀를 돌보고 있다. 사실상 동거가족으로 볼 수 있나. A. 조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경우 사적 모임 제한 인원 기준에서 제외하는 건 맞다. 하지만 부모가 출근을 하는 등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조부모가 방문했을 때로 한정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집에 있는데 조부모가 집에 방문한다고 두 사람을 동거가족이나 돌봄인력으로 보지는 않는다. Q. 어린이집은 강제로 문을 닫나. A. 4단계에서 어린이집은 의무적으로 휴원해야 한다. 하지만 긴급보육을 통해 아이를 맡길 수 있다. 긴급보육 이용에 별도의 이용자격과 신청양식은 없다. 어린이집 유형(국공립, 법인, 민간, 가정 등)에 상관없이 동일한 조치가 이뤄진다. 다만 방역 당국은 맞벌이, 한부모 가정 등을 제외하고 긴급보육 최소화를 위해 가정 보육이 가능한 가정은 최대한 등원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Q. 오후 10시 이후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다중이용시설에 편의점도 포함되나. A. 300㎡(약 90평) 이상 종합소매업에 해당하는 편의점은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제한된다. Q. 실내 체육시설이 아닌 골프장은 샤워실 이용이 가능한가. A. 수영장을 제외한 실내체육시설은 샤워실을 운영하지 않는다. 다만 실내체육시설이 아닌 실외 골프장은 한 칸 띄어 사용, 대화금지 등의 조치를 적용해 샤워실 이용이 가능하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캐디를 제외하고 2인까지만 골프를 칠 수 있다. Q. 자전거 동호회에서 활동 중이다. 사적모임 기준을 따라야 하나. A. 동호회를 포함해 동창회, 야유회, 직장 회식(점심 포함), 계 모임, 집들이, 신년회, 돌잔치, 회갑연, 칠순잔치, 온라인 카페 정기모임 등과 같이 친목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모임이나 행사가 사적모임에 속한다. 자전거를 함께 모여 타는 것도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 그 뒤로는 2인까지만 가능하다. Q. 백신 인센티브는 모두 사라진 건가. A. 4단계에서는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자의 자가격리 면제가 허용된다. 지난 1일부터 당국은 부모나 배우자 등 직계가족을 만나기 위해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에 한해 자가 격리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다만 접종 완료자라 하더라도 ▲사적 모임·행사 ▲다중이용시설 ▲종교활동 및 성가대·소모임 등에 참여하는 경우 제한 인원 기준에서 빠지지 않고 1명으로 계산된다. 또한 1차 접종자와 2차 접종자 모두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 ‘건물명 영어쓰기’ 시험 보고 공개 망신… 점심시간도 감시한 서울대

    ‘건물명 영어쓰기’ 시험 보고 공개 망신… 점심시간도 감시한 서울대

    승강기 없는 건물서 100ℓ 쓰레기 지고매일 혼자서 4층 계단 오르락 내리락“회의 때 정장 차림 멋내고 참석” 공지“볼펜 없으면 인사평가 감점” 엄포도경찰 “극단 선택·타살 혐의점 안 보여”“아내는 건강했고 자식 같은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도록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54)씨의 남편 이홍구씨는 비극이 벌어진 지 열흘이 지난 7일에도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세네갈에서 15년 동안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마치고 2017년 귀국한 두 사람은 정부 구직자 프로그램으로 서울대에 일자리를 구했다. 남편 이씨는 “아내가 걱정 없이 자식 공부를 시킬 수 있어 기뻐했다”고 말했다. 사망 당일 이씨는 925동 여학생 기숙사로 출근해 4시간가량 일했다. 당시 휴게실에서 고인을 본 동료 청소노동자는 “별말은 없었지만 힘들고 얼굴이 많이 지쳐 보였다. 계속 멍하니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퇴근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내가 귀가하지 않자 남편 이씨는 오후 10시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1시간여 만에 휴게실 침상에서 숨진 이씨를 발견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나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료와 유족은 건강했던 고인이 죽음에 이른 건 격무에 시달렸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료들은 “고인은 지병이 없었고 평소 아프다고 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1년 반 전인 2019년 11월 입사 당시 체력검사도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한다. 고인이 일했던 건물은 4층이지만 승강기가 없어 매일 혼자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등 100ℓ 쓰레기봉투 6~7개를 계단을 오르내리며 옮겼다. 또 기숙사 안의 8개의 화장실과 4개의 샤워실도 청소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시설관리분회는 학교 측의 직장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달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은 세 차례 업무 회의를 소집하면서 단체 대화방에 복장 규정으로 남성은 정장 또는 남방에 구두를, 여성은 ‘최대한 멋진 모습으로 참석할 것’을 공지했다. 회의시간에는 청소 업무와는 무관한 문제가 담긴 필기시험을 예고 없이 보게 한 뒤 채점해 공개하기도 했다. 일하는 장소를 영어나 한자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첫 개관연도나 각 건물의 준공연도를 묻는 식이다. 고인과 함께 일한 노동자는 “회의 시간에 볼펜과 메모지를 지참하지 않으면 인사평가에서 감점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안전관리팀장이 군대식 검열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평소에 손대지 않던 창틀과 유리창을 닦게 했고, 제초작업도 지시했다. 지난달 10일 모바일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오후 12시 이전에 식사한 사람들의 명단을 파악해 보고하게 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노조 측은 이날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고 가족과 함께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 ‘허위 출장’ 146회에 낮술 마시기도…공무원들 무더기 적발

    ‘허위 출장’ 146회에 낮술 마시기도…공무원들 무더기 적발

    출장이나 초과근무를 허위로 신청하고 수당을 챙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행정안전부 감찰에서 적발돼 중징계를 받는다. 5일 행안부에 따르면 ‘2021년 재보궐선거 대비 특별 감찰’ 결과, 전국 자치단체 4곳에서 초과근무수당과 출장비를 허위로 수령한 사례가 확인됐다. 행안부는 적발된 모든 공무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리도록 해당 지자체에 요구했다. 일례로 한 지자체에서는 세금 징수 업무를 총괄하는 징수과장 A씨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9개월간 ‘체납세금 징수활동 및 코로나19 방역활동’ 명목으로 총 146차례 출장을 갔다. A씨의 월평균 출장일수는 16일로 근무일 절반을 출장으로 채운 셈이다. 그러나 A씨의 잦은 출장은 모두 허위였던 것으로 감찰에서 드러났다. 행안부는 A씨가 허위 출장으로 받아간 여비 1440만원에 대해 부당 수령액의 2배 금액을 환수하게 하고 중징계를 요구했다. 다른 지자체 문화관광과 6급 직원 B씨는 올해 1~3월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도 출장을 31회 신청해 48만원을 부당 수령했다. B씨는 주말에도 사무실에 들러 출근 지정을 한 뒤 인근 사찰, 유원지에서 2~3시간을 보내고 와 퇴근하는 방식으로 14회에 걸쳐 48만4000원을 받아 갔다. 일부 직원의 일탈 행위가 아닌 조직적으로 초과근무를 허위 입력한 사례도 있었다. 한 동 주민센터 6급 계장을 포함한 직원 12명은 올해 3월 11일부터 21일까지 퇴근하면서도 일부러 컴퓨터 전원을 끄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퇴청한 직원이 먼저 퇴근한 이들의 근무기록을 거짓으로 입력했다. 이들은 보궐선거 선거사무 종사자 급량비(식비) 124만 4000원을 선거사무 기간 안에 모두 받아 챙기고자 이 같은 부당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식비는 당초 선거에 앞서 선거인명부나 거소투표신고인명부 등을 작성하는 직원들을 위해 책정된 것이었다. 또 다른 지자체 공무원 3명은 출장을 신청하고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났다. C씨 등 3명은 지난 3월 10일 통장 건의 사항을 청취한다는 이유로 점심시간부터 오후 10시까지 인근 식당과 통장의 자택 등지에서 4차에 걸쳐 술자리를 가졌다.
  • “출퇴근 시간 자율 선택”…현대건설기계, 선택근로제 도입

    “출퇴근 시간 자율 선택”…현대건설기계, 선택근로제 도입

    공기영(사진) 현대건설기계 사장이 직원들이 출퇴근 및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선택근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건설기계는 1일부터 직원 본인이 직접 출퇴근 시간을 결정하고 업무를 집중적으로 하는 ‘코어타임’을 설정토록하는 내용의 선택근로제를 전사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현대건설기계 직원들은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했다. 앞으로는 개인의 필요 및 선호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한 달 기준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충족하면 다른 주에서 52시간 초과 또는 미만의 근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 1시간을 제외한 4시간은 코어타임으로 설정해 업무협조나 회의, 공지 전달 등을 위해 전 직원이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시간으로 정한다. 대신 코어타임 반차휴가 제도를 신설해, 코어타임(4시간)에 대한 휴가를 사용하면 반차만 써도 전일 휴무를 할 수 있다. 박호석 현대건설기계 HR·지원부문 상무는 “선택근로제 도입 취지에 맞게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최고의 근무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몇 시간이나 그 자리서 오열”...女교수 차에 스프레이 테러

    “몇 시간이나 그 자리서 오열”...女교수 차에 스프레이 테러

    인천의 한 대학교 교수 차량이 래커 스프레이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천 모 대학 주차장에서 40대 교수 A씨의 차량이 훼손됐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야간 수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훼손된 차량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흰색 SUV에는 ‘미친X’이라는 욕설이 적혀 있다. 앞뒤 타이어 2개에도 붉은 페인트가 묻어 있었다.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는 주차 중에는 작동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B씨는 25일 페이스북 ‘인천 전해드립니다’에 훼손된 차량 사진과 범인을 찾아달라는 글을 제보했다. B씨는 “6월 18일 저녁 10시쯤 엄마는 야간 수업을 마치고 퇴근하러 학교 내에 주차한 차를 찾으러 갔다. 차량에는 피처럼 보이는 색으로 엄마 차에 낙서가 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출동한 경찰은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근처에 CCTV와 블랙박스가 없어 범인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며 “엄마 차에 있는 블랙박스는 주차 중에는 녹화가 안 된다. 설상가상으로 종강 시즌이라 주변에는 사람도 없었고, 주변에 다니는 차가 없어 범인은 더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B씨는 “만약 학생이 한 짓이라면 교수의 교권이 이렇게 무너져 가고 있는데 어떠한 조치도 안 하는 게 맞는 거냐. 혹시 누군가의 협박으로 보복성 행동이라면 저희 엄마를 보호해달라. 또 학교 내에 CCTV 추가 설치 여부와 철저한 경비를 요청하는 바”라고 호소했다. 또 B씨는 “엄마는 당시 그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못 하고 몇 시간이나 오열하고 계셨다고 했다. 마음 정리할 시간도 없이 출근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두려움에 사람들을 마주보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다. 또 이 사건으로 우울증과 불면증이 생겨 매일 밤마다 뒤척이는 모습을 볼 때 딸 입장에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와 경찰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처럼 보여 저는 초조하고 불안할 따름이다”며 “저희 엄마 차에 낙서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셨거나 빨간색 래커를 들고 있는 사람을 보셨다면 연락달라”고 했다. 경찰은 주차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한편 A씨의 원한 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재물손괴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범행 시간과 피의자는 특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7월 1일 저녁 7시 ‘6명’ 예약 꽉찼다

    7월 1일 저녁 7시 ‘6명’ 예약 꽉찼다

    “7월 1일 저녁 7시 6명 예약합니다.” 수도권의 음식점과 술집에 저녁 예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부가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기로 발표한 지난 20일부터다. ‘6인(15일부터 8인) 모임, 자정까지 영업’이 허용된다는 소식에 대면 모임 예약이 줄을 잇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이상 지속된 4인 모임과 밤 9~10시 영업 종료가 일상화되면서 ‘족쇄’가 풀리는 것을 반기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졌다가 코로나19가 다시 재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부의 사적 모임 완화 조치에 가장 먼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곳은 요식업계다. 2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7월 한 달 식당 예약 장부가 빛의 속도로 찼다”면서 “예전엔 일손이 부족한 것이 답답했는데, 지금은 제발 일손이 좀 부족할 정도로 다시 손님이 넘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카페·디저트 가게 직원도 “그동안 워낙 손님이 없어 8시면 문을 닫았지만, 다음달 1일부터는 10시 이후까지 영업하고, 커피 원두와 조각 케이크 물량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주류업계에도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5인 모임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업소용과 가정용 시장의 매출 비율이 코로나 이전 5대 5에서 현재 3.5대 6.5로 역전된 상황”이라면서 “백신 접종 확대에 거리두기 완화가 더해지면 유흥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각종 자영업자 역시 기대만발이다. 노래방·스크린골프장·볼링장·수영장 등 다수 대중이 모이는 시설들이 다시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스크린골프 업계 관계자는 “퇴근 이후 밤 10시까지면 18홀 돌기가 빠듯한데, 12시까지 여유가 생기면 스크린 골프장 찾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 같다”면서 “스크린 골프장 가맹점을 내겠다는 문의도 최근 불쑥 늘어났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도 “30% 줄어든 숙취 음료·해소제 매출이 다시 오르고, 음주 이후 아이스크림을 찾는 야간 손님도 늘어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의 주요 고객이자 수요자인 대중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그간 하지 못했던 지인 다수와의 모임이 가능해진 건 반기면서도, 회사 회식 등 업무상 공적 모임이 부활하는 것에는 적잖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업체 직원 이모(47)씨는 “직원끼리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 않다 보니 팀원끼리 서로 서먹서먹해져 친밀함이 사라졌고 새로 입사한 직원 얼굴도 못 봤는데, 이제 다 같이 회식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반겼다. 반면, 대기업 직원 김모(39)씨는 “저녁 7시쯤 4명이 단출하게 모여 딱 9시까지만 자리를 갖는 음주 패턴이 익숙해졌고 세상 편해졌는데, 예전처럼 밤 12시까지 회식을 해야 한다니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 자녀를 둔 회사원들은 앞으로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할 수 없을까 봐 걱정이 산더미다. 서울의 한 기업 연구원 직원 이모(35)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육아를 도울 수 있어서 좋았는데, 출근을 하게 되면 등·하원 도우미를 새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접종 효과가 아직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 발표가 있었던 지난 20일 357명으로 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21일 394명, 22일 645명으로 이틀 사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영준·명희진·한재희 기자 the@seoul.co.kr
  • 月재택 水회사 출근 金분산오피스… 하루 3시간, 내 삶이 생겼다

    月재택 水회사 출근 金분산오피스… 하루 3시간, 내 삶이 생겼다

    경기 판교의 NHN 본사 직원 오주연(26)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 5일 ‘통근하는’ 삶이 바뀌었다. 사무실 대면근무와 재택근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근무’가 표준이 됐다. NHN 직원들의 출근 일수는 주 1~3회로 다양하다. 서울 강북구에서 판교까지 매일 왕복 3시간 이상 통근하고 나면 진이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오씨는 퇴근 후 운동을 시작했고 점심시간에는 ‘미드’를 보면서 섀도잉 영어 공부를 한다. 인천 송도에서 자동차로 통근하는 오씨의 동료는 매일 1만원에 달하는 톨게이트 비용을 아끼게 돼 연봉 300만원 인상 효과를 봤다. 코로나 이전 사무실에 갇혀 일하는 기존 통근 중심의 근무가 파괴되고 있다.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부터 직원들의 주거지 근처로 사무실이 이동하는 분산·거점 오피스, 통근 부담을 줄이는 ‘이사지원금’ 제도까지 ‘직주근접 라이프’를 위한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는 셈이다.지난 11일 오후 4시 NHN 9층 사무실. 코로나 이전에는 120명 넘게 복작거렸던 사무실에는 20명 남짓한 인원만 있었다. 하이브리드 근무로 재택을 해 한산하다 못해 휑한 느낌이었다. NHN은 지난해 5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회사 밖에서 업무를 하는 ‘수요 오피스’ 제도도 재택과 상관없이 시행해 왔다. 오씨도 이날 오전 집 근처 카페에서 일을 하다 점심시간이 지나 여유롭게 출근했다. 이날은 오씨가 일주일 중 두 번째로 출근한 날이었다. 오씨는 “각자 업무 일정에 따라 사무실로 나오며, 타 부서와의 대면회의가 있는 날은 반드시 출근한다”며 “하이브리드 근무로 각자 업무 시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해 업무 효율성과 삶의 질이 모두 높아졌다”고 자부했다.NHN이 지난해 실시한 사내 설문 조사에서도 재택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근무에 대해 88%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서울에서 판교까지의 장거리 통근이나 지옥철을 견디지 않아도 돼 환영받았다. 임직원의 27%는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 집중력과 업무 속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백승욱 NHN 인사지원팀장은 “직원 개개인이 업무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꾀하는 시간으로 쓰자는 취지가 수요 오피스”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회사 사무실이 아예 ‘집 근처’로 온다. 대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해 활용하는 재택근무에서 한 단계 진화된 개념이 ‘분산 오피스’다. 기존의 공유 오피스나 거점 오피스가 강남이나 광화문 등 업무중심지구에 위치했다면 분산 오피스는 송파구, 관악구, 목동, 일산 등 주거중심지역에 위치한 게 특징이다. 직원들의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사무실이 위치해 ‘직주근접’ 효과를 높이면서 통근 부담을 줄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인근의 KT 분산 오피스. 직원 10여명이 화상회의를 하고 있었다. 조모(35) 과장은 “팀 단위 업무를 제외한 개인 업무는 기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분산 오피스에서 한다”며 “가족이 함께 있는 재택의 단점을 보완해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이 더 좋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부터 주거중심지역에 마련된 분산 오피스 4곳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조 과장은 분산 오피스로 출근하기 전에는 매일 일산에서 광화문까지 왕복 2시간 20분을 통근했다. 그는 매주 이틀 이상은 분산 오피스에서 일한다. KT 분산 오피스 사업을 주관하는 KT에스테이트의 한 임원은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회사, 집, 분산 오피스로 나눠 일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는 하이브리드 근무의 가능 여부가 새로운 입사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따른 업무 평가 시스템도 새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서울 종로, 서대문과 경기 성남시 분당·판교 등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SKT는 임직원의 거주지를 분석해 20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한 장소들을 계속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분산 오피스 서비스 스타트업인 알리콘 김성민(37) 대표는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중심지구와 먼 곳에 주거하며 긴 통근 시간을 감내하는 현실은 개인의 삶뿐 아니라 기업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면서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의 창의적인 근무 방식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분산 오피스가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스타트업은 지난해 ‘집 근처 사무실’을 마케팅하며 분산 오피스 브랜드인 ‘집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올해 목동 등에도 분산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온라인 독서 플랫폼 기업인 ‘밀리의 서재’는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게 ‘이사지원금제도’라는 특별한 지원을 시작했다. 통근 시간을 줄여 주기 위해 회사 근처로 이사 오는 직원들에게 2년간 720만원을 지급한다. 지원 조건은 이사 후 출근 시간이 30분 이내로, 이사 전 주거지 기준 출근시간보다 30분이 감소한 경우다. 회사는 매달 30만원씩 2년간 돈을 준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지난 2월 회사가 상암동에서 합정동으로 이사하면서 새로 도입한 제도인데 적지 않은 직원들이 회사 근처로 이사해 혜택을 받았다”며 “출퇴근 시간이 짧아지면서 업무 생산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매출 10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및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 기업의 43.6%는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먼 곳으로 이사 가는 이들 중 상당수가 자녀가 생기면서 본인의 경제 능력 내에 알맞은 주거환경을 서울 도심에서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도심 주거환경을 적극 마련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박재홍 기자 hjko@seoul.co.kr
  • 月 재택 水 회사 출근 金 분산오피스… 하루 3시간, 내 삶이 생겼다

    月 재택 水 회사 출근 金 분산오피스… 하루 3시간, 내 삶이 생겼다

    경기 판교의 NHN 본사 직원 오주연(26)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 5일 ‘통근하는’ 삶이 바뀌었다. 사무실 대면 근무와 재택 근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근무’가 표준이 됐다. NHN 직원들의 출근 일수는 주 1~3회로 다양하다. 서울 강북구에서 판교까지 매일 왕복 3시간 이상 통근하고 나면 진이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오씨는 퇴근 후 운동을 시작했고 점심시간에는 ‘미드’를 보면서 섀도잉 영어 공부를 한다. 인천 송도에서 자동차로 통근하는 오씨의 동료는 매일 1만원에 달하는 톨게이트 비용을 아끼게 돼 연봉 300만원 인상 효과를 봤다. 코로나 이전 사무실에 갇혀 일하는 기존 통근 중심의 근무가 파괴되고 있다.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부터 직원들의 주거지 근처로 사무실이 이동하는 분산·거점 오피스, 통근 부담을 줄이는 ‘이사지원금’ 제도까지 ‘직주근접 라이프’를 위한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는 셈이다. 지난 11일 오후 4시 NHN 9층 사무실. 코로나 이전에는 120명 넘게 복작거렸던 사무실에는 20명 남짓한 인원만 있었다. 하이브리드 근무로 재택을 해 한산하다 못해 휑한 느낌이었다. NHN은 지난해 5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회사 밖에서 업무를 하는 ‘수요 오피스’ 제도도 재택과 상관없이 시행해 왔다. 오씨도 이날 오전 집 근처 카페에서 일을 하다 점심시간이 지나 여유롭게 출근했다. 이날은 오씨가 일주일 중 두 번째로 출근한 날이었다.오씨는 “각자 업무 일정에 따라 사무실로 나오며, 타 부서와의 대면회의가 있는 날은 반드시 출근한다”며 “하이브리드 근무로 각자 업무 시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해 업무 효율성과 삶의 질이 모두 높아졌다”고 자부했다. NHN이 지난해 실시한 사내 설문 조사에서도 재택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근무에 대해 88%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서울에서 판교까지의 장거리 통근이나 지옥철을 견디지 않아도 돼 환영받았다. 임직원의 27%는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 집중력과 업무 속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백승욱 NHN 인사지원팀장은 “직원 개개인이 업무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꾀하는 시간으로 쓰자는 취지가 수요 오피스”라고 설명했다.이제는 회사 사무실이 아예 ‘집 근처’로 온다. 대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해 활용하는 재택 근무에서 한 단계 진화된 개념이 ‘분산 오피스’다. 기존의 공유 오피스나 거점 오피스가 강남이나 광화문 등 업무중심지구에 위치했다면 분산 오피스는 송파구, 관악구, 목동, 일산 등 주거중심지역에 위치한 게 특징이다. 직원들의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사무실이 위치해 ‘직주근접’ 효과를 높이면서 통근 부담을 줄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인근의 KT 분산 오피스. 직원 10여명이 화상회의를 하고 있었다. 조모(35) 과장은 “팀 단위 업무를 제외한 개인 업무는 기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분산 오피스에서 한다”며 “가족이 함께 있는 재택의 단점을 보완해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이 더 좋다”고 말했다. KT는 지난달부터 주거중심지역에 마련된 분산 오피스 4곳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조 과장은 분산 오피스로 출근하기 전에는 매일 일산에서 광화문까지 왕복 2시간 20분을 통근했다. 그는 매주 이틀 이상은 분산 오피스에서 일한다. KT계열사의 한 임원은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회사, 집, 분산 오피스로 나눠 일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는 하이브리드 근무의 가능 여부가 새로운 입사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따른 업무 평가 시스템도 새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SK텔레콤도 서울 종로, 서대문과 성남시 분당·판교 등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SKT는 임직원의 거주지를 분석해 20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한 장소들을 계속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분산 오피스 서비스 스타트업인 알리콘 김성민(37) 대표는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중심지구와 먼 곳에 주거하며 긴 통근 시간을 감내하는 현실은 개인의 삶뿐 아니라 기업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면서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의 창의적인 근무 방식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분산 오피스가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스타트업은 지난해 ‘집 근처 사무실’를 마케팅하며 분산 오피스 브랜드인 ‘집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올해 목동 등에도 분산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온라인 독서 플랫폼 기업인 ‘밀리의 서재’는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게 ‘이사지원금제도’라는 특별한 지원을 시작했다. 통근 시간을 줄여 주기 위해 회사 근처로 이사 오는 직원들에게 2년간 720만원을 지급한다. 지원 조건은 이사 후 출근 시간이 30분 이내로, 이사 전 주거지 기준 출근시간보다 30분이 감소한 경우다. 회사는 매달 30만원씩 2년간 돈을 준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지난 2월 회사가 상암동에서 합정동으로 이사하면서 새로 도입한 제도인데 적지 않은 직원들이 회사 근처로 이사해 혜택을 받았다”며 “출퇴근 시간이 짧아지면서 업무 생산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매출 10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및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 기업의 43.6%는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재택 근무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먼 곳으로 이사 가는 이들 중 상당수가 자녀가 생기면서 본인의 경제 능력 내에 알맞은 주거환경을 서울 도심에서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도심 주거환경을 적극 마련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박재홍 기자 hjko@seoul.co.kr
  • 공군 女부사관 유족 “성추행 가해자, 딸 지나가면 ‘꺼져’라 했다”

    공군 女부사관 유족 “성추행 가해자, 딸 지나가면 ‘꺼져’라 했다”

    유족 “딸 고충 토로에 ‘견디자’고 한 못난 엄마”송영길 유족 만나 “공군에 절대 못 맡겨”“이 사건 절대 공군 맡기면 안돼, 장관이 안이”국방장관·공군참모총장 경질에는 선 그어“공군 입맛대로 보고 받은 장관·총장 탓 아냐”“가해자·회식에 부른 상사 책임주체 명확히”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결혼을 앞둔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신고를 하고도 상관으로부터 합의종용과 회유를 당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은 공군이 맡으면 절대 안 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처음에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송 대표는 서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에 대한 경질에 대해서는 공군 입맛대로 보고 받은 장관 등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것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숨진 부사관 A중사의 어머니는 성추행 가해자가 정작 피해를 입은 딸 A씨에게 ‘꺼져’라는 모욕적인 말을 하는 등 조직 내 어려움을 자신에게 호소했지만 견디라고만 했다며 눈물지었다. 송영길 “딸 가진 아빠 입장서 너무 황망, 성추행 후 사건 처리 안타깝다” 송 대표는 이날 저녁 고인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피해 부사관 A중사 유족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송 대표는 “공군이 어떻게 (이 사건의) 지휘 감독상 책임을 지냐”며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제가 여기 오기 전에 서 장관, 이성용 공군참모총장과 통화했다”면서 “서 장관이 처음에는 공군 경찰에 무엇인가를 추가할 생각이었는데 (저는) 무조건 이것을 바꿔야 한다 했고,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서 장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7시부로 이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송 대표는 유가족에게 “너무나 황망하고 가슴이 아파서 모든 국민이, 저도 딸까진 아빠 입장에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위로했다. 약 1시간가량 유가족과 면담한 송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군대 내 성추행 사건도 문제지만, 이후 처리 과정이 어떻게 되었길래 이렇게 비극적 결말이 나왔는지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말했다.“공군 20전투비행단 여러 문제 있다”“장관·총장 객관적 상황 볼 수 없었다” 안철수·심상정 “군 수뇌부 책임져야” 그는 “(고인이 소속되었던) 공군 20전투비행단은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저희 당 국방위·여가위원들이 여성 부사관 내무반 상황, 숙소 관리, 상황 처리 매뉴얼 등을 철저히 점검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다만 서 장관과 이 총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것을 논할 때는 아니다. 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보고받지 않고 공군의 입맛에 맞는 보고만 들은 장관과 총장은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가해자와 회식 자리에 피해자를 부른 상사 등, 근접거리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군 수뇌부가 책임져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족을 만나고 온 심 의원은 “성추행 범인이 장 중사라면 이 중사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규정한 뒤 “군 수뇌부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부사관母 “가해자, 딸에게 ‘꺼져’라고 했다”“딸, 자살방지센터·상담관에도 도움 청해” 이날 송 대표를 만난 A중사의 어머니는 “우리 딸 목소리 못 들은 지 며칠인지 모르겠다”면서 “딸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그동안 있던 동영상 계속 보는데 깔깔깔 웃었던 그 모습만 자꾸 기억이 난다”고 울먹였다. 이어 “딸이 평소에 그렇게 힘든 이야길 하는 애가 아닌데 최근에 집에 와서는 암시를 했다”면서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자살방지 센터에 전화했고 메일로 장문의 글을 써서 상담관한테도 보내면서 자기 나름대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던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A중사 어머니는 또 “(딸이) 가해자가 자기가 지나가면 ‘꺼져’라고 하고 자기가 열심히 일을 하면 (성과물을) 빼앗아가서 자기가 한 듯이 상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면서 “엄마인 저는 ‘사회생활하니 그런 사람 있더라, 견디자’고만 말했는데 세상살이가, 사회 생활이 그렇다고 말한 못난 엄마”라고 한탄했다.억지로 불려나간 회식 후 강제추행상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돼?” 회유“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야” A중사 남자친구에게도 조직적 회유연인과 혼인신고 한 당일 극단적 선택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A중사는 올 3월 선임인 B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상관에게 알렸지만, 즉각적인 가해·피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피해자 보호 매뉴얼의 즉각적 가동 대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이뤄졌으며, 같은 군인이던 A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연락해 설득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중사가 두 달여의 청원휴가 기간 동안 부대 성고충 상담관 등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며 이메일과 문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담 내용은 공군 본부에도 보고됐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15특수임무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유족들이 전했다.“제 딸 공군중사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靑 청원…하루새 25만명 청원 동의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인 오후 10시 30분 기준 25만명이 넘게 청원에 동의해 답변 요건을 충족시켰다. 피해자 유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다른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공군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어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 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면서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뤄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심각한 서욱 “‘女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공군서 국방부로 넘겨라”[이슈픽]

    심각한 서욱 “‘女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공군서 국방부로 넘겨라”[이슈픽]

    공군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 결정상관, A중사에 “없던 일로 하면 안돼?” 회유연인과 혼인신고한 날 저녁 극단적 선택A중사, 자신의 마지막 모습 영상으로 남겨유족 “딸 성폭력·합의종용 억울함 풀어달라”서욱 국방부 장관이 최근 성추행 피해 신고 후 도움을 호소하다 결혼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사건과 관련해 사건이 발생한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숨진 부사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하루 만에 25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김부겸 국무총리도 엄정한 수사를 통한 관련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1일 오후 7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다”며 군사법원법 제38조 ‘국방부 장관의 군검찰 사무 지휘·감독’에 근거해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의 이관 수사를 지시를 내렸다. 국방부는 서 장관의 이번 지시와 관련해 “초동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2차 가해가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 사건의 전 과정에서 지휘관리 감독 및 지휘 조치상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면서 수사 전반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공군은 이날 오전 공군법무실장을 장(長)으로 하는 군검찰과 군사경찰로 합동전담팀을 구성했다. 또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지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서 장관이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 사건이 공군 내부 문제인 만큼, 공군본부 자체 수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김부겸 “성폭력 조직적 2차 가해, 철저히 수사해 관련 엄중 조치하라” 이에 따라 그간엔 공군 검찰과 경찰에서 각각 강제추행 신고 건과 사망사건·2차 가해 여부 등을 별개로 수사했지만, 국방부 검찰단이 피해 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사건 전반을 전체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게 될 전망이다. 특히 피해 신고 이후 조직적 회유·은폐 시도 등 2차 가해가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과 별개로 관련자는 물론 지휘관 등에 대한 엄중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서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군의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 총리는 “이번 성폭력 사건의 전말과 함께 사건 은폐와 회유·합의 시도 등 조직적인 2차 가해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와 관련자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라”고 지시했다.상관, 성폭력 신고한 A중사에“살면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야” A중사 남자친구에게도 연락해 조직적 회유 한편 앞서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A중사는 올 3월 선임인 B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상관에게 알렸지만, 즉각적인 가해·피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신고 이후 국선변호인을 선임받았지만, 적극적인 피해자 변호 및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즉각적인 피해자 보호 매뉴얼 가동 대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이뤄졌으며, 같은 군인이던 A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연락해 설득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A중사가 두 달여 간의 청원휴가 기간 부대 성고충 상담관 및 지역의 민간 상담소를 통해 심리상담 등을 받았다. 상담 과정에서 이메일과 문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담 내용은 대부분 공군본부에도 보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15특수임무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15비행단에서도 출근 전부터 간부들로부터 사소한 일로 질책을 받는 등 압박에 시달렸다는 유족 주장에 대해서도 국방부 검찰단에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유족들이 전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는 우리 군이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면서 “그리고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공군도 이성용 참모총장 명의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해드린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건 처리 과정과 전반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현장점검이 필요하다”면서 “반복되는 성폭력 사건의 방지를 위해 현장 진단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제 딸 공군중사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靑청원…하루새 25만명 청원 동의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피해자 유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다른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공군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어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 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면서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뤄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 25만명이 훌쩍 넘게 동의해 답변 요건 20만명을 충족시킨 상태다.안철수 “부사관 극단선택, 국방부 장관 책임져야”심상정 “군 수뇌부 책임 뒤따라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군 당국은 성폭력 예방은커녕, 성폭력 피해자 상처와 절규를 외면했다. 심지어 가해자 편에서 회유를 했다”고 비판한 뒤 “군 당국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가해자 처벌이 필요하다.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아가 유가족을 만난 뒤 SNS에 올린 글에서 “군 수뇌부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면서 “성추행 범인이 장 중사라면 이 중사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가해자를 살리기 위해 피해자가 죽어야 하는 국군은 더는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해자 구속수사, 무관용 처벌, 관련자 엄중 문책 등을 요구하며 “고인의 명예 회복이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낙연 “처참, 기가 막히고 눈물 나““모든 진상 밝혀 폭력 뿌리 뽑아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공군 부사관 성추행 은폐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철저한 조사와 처벌 및 재발방지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성추행 피해자가 가해자와 상관에게 조롱과 협박, 회유를 당하고 다른 부대로 전출됐고, 전출된 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서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혼인신고한 그날 세상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던 피해자의 심정은 얼마나 억울하고 절망적이었을까. 그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는 대목에서는 기가 막히고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을 떠난 이가 군인이라는 사실, 사건을 은폐한 조직이 군이라는 사실이 더욱 참담하다”면서 “자랑스러워야 할 우리 군의 기강, 도덕, 피해자에 대한 보호는 어디에 있나. 군율은 물론 인권의 기본도 찾아볼 수 없는 처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한다”면서 “어떻게 동일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재차 성추행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누가 피해자에게 압박을 가했는지, 타 부대에서는 어떤 괴롭힘이 있었는지. 모든 진상을 밝혀 달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폭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건강하던 남편, 홈플러스 배송 열흘 만에 쓰러져 숨져”

    “건강하던 남편, 홈플러스 배송 열흘 만에 쓰러져 숨져”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온라인 배송기사로 일하는 최은호(47)씨는 늘 오전 7시부터 출근준비를 했다. 오전 10시부터 집집마다 예약된 시간에 맞춰 배달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던 그는 지난달 11일 오전 7시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다”라며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아내 이미숙(41)씨가 “오늘 하루 용역차를 부르고 쉬자”고 했지만, 최씨는 “용역차는 당일에 바로 구할 수가 없다”며 몸을 일으켰다. 잠시 뒤 화장실에서 헛구역질 소리가 들렸다. 화장실에 앉아 있던 최씨는 “머리가 깨질 것 같다. 눈앞이 안보인다”며 놀란 아내의 팔을 붙잡았다. 이씨가 황급히 구급차를 불러 최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최씨는 뇌출혈로 인한 뇌사 판정을 받았고 끝내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났다. 마트 배송 노동자들은 최씨의 죽음은 과로사라고 주장한다. 택배 노동자들이 상자를 분류하는 작업을 ‘까대기’라고 부른다면, 마트 배송 노동자들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하는 배송을 ‘까대기’로 부른다. 생수나 쌀처럼 무거운 배송이 많은 마트 배송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트노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트 배송 노동자들은 하루 985㎏를 배송하지만 42.8%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으로 배송한다. 마트산업노조 관계자는 “동료들에 따르면 최씨는 최근 까대기가 많은 구역을 맡아 일했다”면서 “지난 3월부터 매출이 많이 나는 주말에 다니는 배송 차량을 10대에서 16대로 늘리는 대신, 하루 20대가 맡던 평일 배송 차량이 16대로 줄면서 평일 배송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어졌다”고 설명했다.낯선 구역에, 업무량도 늘어나면서 최씨의 퇴근 시간은 늦어졌다. 아내 이씨는 “집 근처에서 배송했지만, 오후 8~9시에야 귀가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최씨가 하루 많게는 11시간 근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씨는 쓰러지기 직전인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흘을 연속으로 일한 뒤 주말에야 쉴 수 있었다. 이씨는 “화장실 갈 시간도 부족해 트럭에 페트병을 두고 다니면서도 가족에게 힘든 내색 한번 안 하던 사람이었다”면서 “열흘 만에 쉬니까 그때 처음으로 힘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최씨는 지난달 22일인 자신의 생일을 병상에서 보냈다. 이씨는 “갑자기 미리 생일 잔치를 하자고 해서 9일에 가족들과 축하를 했는데 이렇게 떠날 줄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지난달 25일 장기기증 후 숨졌다. 마트 배송 노동자들의 죽음은 산업재해로 인정받기도 쉽지 않다.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 아닌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기 고양 한 아파트에서 배달하다 숨진 롯데마트 배송 기사의 유족은 지난 3월 산재 신청을 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씨의 아내에게 보상이나 공식 사과 대신 정직원 근무를 제안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사 개인이 아닌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어 법적인 책임은 없다”면서 “도의적 차원에서 치료비와 장례비 지원, 유족의 당사 근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스트레스받으면 부글부글… 대장님, 담배는 절대 안 돼요

    스트레스받으면 부글부글… 대장님, 담배는 절대 안 돼요

    #사례1 취업 준비로 고민이 많은 대학 졸업반 김모씨는 요즘 변비 증상과 복부 팽만감이 너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일주일에 1회 정도만 배변을 할 수 있었고 배변 시 변은 덩어리져 딱딱하고 배변을 한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잔변감이 심했다. 장 기능 검사를 했지만 특이 소견이 없었다. 다만 직장의 감각기능검사의 하나인 바로스타트를 이용한 풍선확장검사에서 직장의 감각기능만 정상인에 비해 차이가 있었다. 김씨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변비형 환자로 진단받았다. #사례2 회사원 이모씨는 최근 차장으로 승진한 뒤 일이 몰리다 보니 10시 넘어 퇴근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 그나마 일찍 끝나는 날은 업무와 관련한 술자리가 계속됐다. 수년 전 장염을 앓은 뒤 장이 나빠진 데다 과로까지 하게 되니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묽은 변을 보기 일쑤였고 출근 전에는 묽은 변으로 화장실에 두 번 이상 가야만 출근할 수 있었다. 장염이 재발한 건가 싶어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지만 장염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이씨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설사형으로 진단받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배가 아프면서 배변 양상이 변화하는 질환을 말한다. 복통과 설사 혹은 변비로 애를 먹지만 정작 검사를 이것저것 해도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아주 흔한 질환으로 소화기질환 중 가장 많은 질환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체로 전체 인구의 약 10~20%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흔히 일반인들 사이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으면 배가 아프면서 설사를 한다”거나 “술을 마시고 나면 다음날 설사를 한다”, “매운 음식만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한다” 등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아니다. 배가 아프면서 배변 양상이 변화해 설사나 변비가 발생하든지, 변을 보고 나서 복통이 없어지든지 하는 증상이 일정 기간(3개월간 한 달에 3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변비형, 설사형, 그리고 변비와 설사가 교대하는 교대형으로 나눌 수 있다. 복통의 증상은 ‘사르르’ 아픈 것에서부터 칼로 베는 듯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복통을 느끼는 부위도 다양해서 어느 한 부위에 국한되기도 하고 복부 전체에 걸쳐 나타나기도 하며 통증이 이곳저곳 옮겨 다니기도 한다. 이러한 통증은 대개 배변 후에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변비 역시 천차만별이다. 배변 횟수가 줄어든 경우도 있고 배변 횟수는 정상이지만 변이 딱딱하고 가늘고 양이 적은 경우도 있으며 변 보기가 힘들고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 배변 후에도 개운치 않고 뒤가 묵직한 경우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설사는 주로 아침에 일어나 곧바로 복통과 함께 두어 차례 묽은 변을 보고 아침을 먹은 뒤 다시 두어 차례 변을 보고 나면 낮시간에는 비교적 괜찮은 경우가 많다. 때로는 무엇을 먹기만 해도 10분 안에 화장실로 달려가는 사람도 있다. 그 밖의 증상으로는 복부 팽만감이 있을 수 있고 자율신경계 증상으로 두통, 식은땀, 두근거림, 월경불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불안, 초조, 우울 등 정신신경 증상도 흔히 동반된다. 주요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과로, 과도한 음주 등이 꼽힌다. 유전적 요인, 내장 과민성, 장내 염증, 음식 알레르기 등 여러 가지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장기능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장 수축성이 강해질 때 정상적인 장내 운동파(장의 배설물을 항문까지 전달할 수 있는 점진적인 수축파)와 일치하게 되면 설사가 발생하고, 운동파와 관계없이 전체적인 수축이 일어나게 되면 배가 아프면서 변이 전달되지 않는 변비형으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신 경을 많이 쓸수록 증세가 나빠지는 특징이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5일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기능성 질환이다. 위독한 병은 아니지만 기능적으로 계속 문제가 될 수 있는 체질적 질환으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관련한 여러 가지 오해가 있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대장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둘은 완전히 다른 병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암의 위험인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명 교수는 특히 “40세 이하의 젊은 환자라면 꼭 대장검사가 필요하지는 않다”면서 “50세 이상으로 증상이 있는데 대장 검사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하면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치료하는 특별한 약이 있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 중 하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 효과적인 단독치료법은 없으며 증상에 따른 약물과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치료할 수밖에 없다. 홍성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약물은 음식에 따른 통증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식전에 진경제를 투여하며 설사형 과민성대장증후군일 경우 합성아편제를 투여해 장 통과를 지연시키고 장의 수분 흡수와 괄약근을 강화한다”면서 “세로토닌 촉진제도 사용하기는 하지만 합병증 때문에 제한적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항락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과식을 피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장에 자극을 주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면서 “일단 수면을 취하고 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며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 가는 습관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특히 “담배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회식 다음날 출근길 숙취운전 사망… 법원 “업무상 재해”

    회식 다음날 출근길 숙취운전 사망… 법원 “업무상 재해”

    회식 다음날 술이 덜 깬 상태로 서둘러 차를 몰아 출근하다가 사고로 숨진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김국현)는 출근길 교통사고로 숨진 A씨의 부친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 리조트에서 조리사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6월 상사와 함께 오후 10시 50분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날 오전 5시 차를 운전해 출근하던 중 사고로 숨졌다. A씨의 혈액을 감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77%로 나타났다. 그는 당시 제한속도(시속 70㎞)를 크게 웃도는 시속 151㎞로 차를 몰다가 중심을 잃고 미끄러져 반대 방향 차로의 연석과 신호등, 가로수를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음주와 과속운전에 따른 범죄로 숨져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고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보기 어려워 업무상 재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인이 사고 전날 상사의 제안과 협력업체 직원들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음주를 하게 됐다”며 “채용된 지 약 70일 지난 고인이 상사와의 모임을 거절하거나 종료 시각 등을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은 사고 당일 근무시간 직전인 오전 5시가 다 돼서야 상급자의 전화를 받고 잠에서 깨어 출발했다”며 “고인으로서는 지각 시간을 줄여야 했고, 이를 위해 과속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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