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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년 연속 OECD 1위인 한국 자살률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 사회 또는 국가의 건강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00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2000년 이후 자살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26.1명에 이른다. 한때 ‘자살공화국’으로 일컬어지던 헝가리(22.6명)나 일본(20.3명)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그러다 보니 10년새 자살이 한국인의 사망원인 순위 9위에서 4위로 껑충 뛰었다. 특히 자살은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1위,10대와 40대의 사망원인 2위다. 경제활동 핵심인력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개인이나 가족의 불행임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외환위기 이후 가치관의 급격한 붕괴와 더불어 양극화 확산에 따른 소외계층 급증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겠지만 생명 경시풍조의 확산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병리 현상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자살 예방의 1차적인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일본은 지난해 ‘자살방지대책기본법’ 제정과 함께 관련단체들에 대한 재정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수년전 또는 10여년전부터 자살을 국민건강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선정해 각종 전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9월 ‘국가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긴급 상담전화를 개설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으나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자살대책을 제대로 세우기 바란다.
  • 아들 잃고 비극적 최후 입양아 출신 한인 여성

    누가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 생후 4개월 만에 미국 가정에 입양됐던 20대 한인 여성이 두 살배기 아들의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망이 자신에게로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가족 일부는 그녀가 CNN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받은 압박감 때문에 자살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방송이 유괴나 실종사건을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선 어린이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부모들이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보도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실종 전후 행적 명확히 못 밝혀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올랜도 근처의 한 소도시에 있는 빌 유뱅크의 집 벽장에서 손녀 멜린다 더켓(21·한국이름 이미경)이 지난 8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7일 집에서 갑자기 사라진 아들 트렌튼의 행방이 2주째 묘연하자 이를 비관, 산탄총을 머리에 쏴 자살한 것이다. 그녀는 지난 1985년 12월 서울의 한 고아원에서 유뱅크의 아들 부부에게 입양된 한국인 핏줄이었다. 남편과 올해 초 이혼한 뒤 잔디관리 회사에서 해고까지 당해 아들을 혼자 양육하느라 어렵게 지내 왔다. 경찰에서 그녀는 “텔레비전 영화를 남자친구들과 본 뒤 아들 방에 들어갔더니 창문 스크린이 찢겨져 있고 그애는 없었다. 유괴된 것 같다.”고 진술했다.하지만 친척들은 전날에도 아이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고, 이틀 전 산탄총을 구입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더욱 그녀는 궁지로 몰렸다. 남편은 거짓말 탐지기를 무사히 통과했지만 그녀가 이를 거부하자 의심은 커져만 갔다. 경찰은 용의자 딱지를 붙이진 않았지만, 그녀의 컴퓨터와 노트, 카메라 등을 압수했고 그녀의 자살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아들의 실종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시청률 올리려 납치·실종 자주 다뤄 그녀는 자살 전날, 경찰 수사 과정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털어놓은 글을 블로그에 남겨 놓았다. 더욱이 그녀가 자살한 시점은 CNN ‘헤드라인 뉴스’ 진행자 낸시 그레이스와의 인터뷰가 방영되기 몇 시간 전이었다. 그레이스는 검사 출신으로 출연자들을 몰아붙이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더켓과의 인터뷰에서도 “당신, 도대체 어디 있었느냐. 왜 그날 어디 있었다고 말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할아버지 빌은 “아들의 실종으로 벼랑 끝에 몰린 더켓을 언론이 아예 아래로 밀어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레이스는 방송에서 직접 “비난받을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메일 성명을 통해선 “아이를 찾는 데 도움이 되려고 이 사건을 다룬 것”이라며 계속 이 사건을 보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일간 올랜도 센티널은 전했다. 그러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이 프로그램은 과거에도 리틀 미스 콜로라도 출신 존버넷 램지 살해 사건을 비롯,10대 소녀 실종 사건을 많이 다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이슈] 차별받는 이민 2·3세 ‘자생적 테러범’으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0일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음모는 겉으로는 유럽 사회에 동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민 2세들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의 변신을 꿈꾸며 끔찍한 계획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지구촌의 공포를 더욱 키웠다.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축구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비치지만, 실제로 이들은 유럽 문화에 결코 동화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공격 같은 ‘순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것이 영국 경찰이나 미국 국토안보부 등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음모 용의자들이 실제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이들과 알카에다를 섣불리 연결지으려는 데 정치적 저의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실제로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 단계에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물론 이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유럽과 미주 대륙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바꿔야만 이들을 근절할 수 있다는 반성과 교훈은 논란과는 별도의 몫으로 남는다. ●테러리스트는 이웃에 있다 런던 동부 외곽에 있는 퀸즈로드 104번지. 이슬람 모스크 맞은편의 허름한 벽돌집 앞을 경찰관 2명이 지키고 서 있다. 파키스탄인들이 드나드는 미장원 바로 옆의 이 집에서 런던발 항공기 폭파 음모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의과대학생 와히드 자만(22) 가족이 살고 있다. 와히드의 친구인 아민은 “어릴 때부터 줄곧 알고 지냈지만 그는 성실하고 조용하며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라며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네 식품점 주인도 그에 대해 “정치에 별로 관심 없으며 다른 젊은이들을 잘 도와주던 착한 무슬림 청년’이라고 말했다. 와히드처럼 평범한 겉모습의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알카에다를 연결짓는 고리는 이들이 대부분 파키스탄계 이민 2세들이며 파키스탄으로부터 테러 실행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의자 일부는 지난해 7·7 런던테러 실행범인 시디크 칸, 세자드 탄위르와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종교학교 ‘마드라스’에 다닌 것으로 영국 경찰은 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음모를 사전 분쇄하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당국은 자신들이 직접 검거한 7명 중 이번 음모의 주동자격인 라시드 라우프(27)와 마티우 라만(29)이 알카에다 고위직과 연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우프는 2004년 4월 영국 버밍엄에서 숙부가 피살된 사건 직후 출국했으며, 파키스탄에서 인터넷을 통해 영국의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범들을 급습한 현장에서 자살 공격을 다짐하는 ‘순교 테이프’를 발견했으며, 이같은 방식은 9·11과 비슷한 알카에다 특유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은 16일 이번 테러 음모의 실행 자금으로 지난해 파키스탄 지진 구호자금이 지원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수사당국의 전언을 전하고 있다. ●종교적 극단과 정부에 대한 증오의 결합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라임 알라프 연구원은 “영국의 다문화 모델이 이제 이민 가정의 자녀에게도 정착됐음을 보여준다.”며 “모두 영국식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사회 적응도 훌륭하게 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영국을 왜 공격하는지가 큰 의문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자생적 테러가 고착화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민 2,3세들이 느끼는 차별과 사회에서의 소외감을 들 수 있다. 런던 동부의 무슬림 거주지역인 월섬스토에 사는 이브라임은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고 영어도 완벽하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완전히 영국 사회에 동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내 무슬림 청년의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같은 또래의 영국 젊은이 실업률이 2.8%인데 비하면 매우 높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의 극단에 가까운 종교적 보수성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좇는 영국 정부에 대한 증오심도 자생적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카슈미르 출신 무슬림들의 경우, 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사원에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젊은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부시 행정부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혹은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점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 테러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160만명의 영국내 무슬림 가운데 20%는 자폭 공격을 가하는 범인들의 심경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70%가 테러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18%는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어떤 충성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슬람 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 세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영국에 이민와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것을 추구한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해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처럼 적(미국과 영국)을 상대하면 안된다고 결심한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성급한 연결은 잘못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들을 연결짓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알카에다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쇄하기 전의 조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나아가 알카에다가 이미 국제적인 규모의 테러를 조직할 수 있는 힘을 잃고 사회운동의 ‘두뇌´로 전환했다는 분석으로 나아간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테러조직을 이해하며’라는 저서를 낸 마크 세이지먼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슬람식 사회운동에 뛰어들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다만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역시 CIA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적이 있는 마이클 슈어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훈련이나 자금 모집을 통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관계가 지휘나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알카에다가 지휘계통을 갖춘 조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러나 지휘도 없고 통제도 없는 맹목적인 모방자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논리다. lotus@seoul.co.kr ■ 인터넷서 모의·폭탄제조법까지 익혀 ▶자생(homegrown) 테러란. -2001년 미국의 쌍둥이 빌딩 등을 폭파한 9·11 테러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일어났다면 자생 테러는 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이 국제조직과 연계하거나 영향을 받아 자국민을 상대로 공격을 자행하는 경우다.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지난해 런던 7·7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 특징은. -인터넷 등으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다. 인터넷은 국제 정세를 배우고 폭탄 제조법까지 습득하는 총체적 학습장이다. 이들의 방에선 자살폭탄 ‘순교자’의 비디오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지난 6월 사전에 적발된 캐나다 테러처럼 토론토 교외에 군사훈련 캠프를 차리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훈련을 받고 오는 경우도 많다. 파키스탄 이슬람 학교 ‘마드라스’가 원리주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가 테러리스트가 되나. -어려서 이민을 왔거나 태어난 이민 2세들이 정체성 위기를 겪다가 국내·외의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접촉,‘지하드(성전) 세대’가 된다. 일부는 유복한 가정의 자녀들로, 캐나다 테러의 경우 중산층 10대가 5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웃들은 이들이 원래 평범했다고 증언한다. 마드리드 테러의 한 가담자는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었고 거사일 직전에도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사인을 받아낼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축구와 음주, 돈벌이를 싫어한다. ▶이들은 왜 테러에 가담하나. -전문가들은 무슬림 이민사회의 높은 실업률 등 ‘통합 실패’를 꼽는다. 무슬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앵그리 영 무슬림’을 낳고 있다. 영국에선 ‘파키, 파키’라며 연거푸 말하는 것은 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이민자를 경멸하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의 편향된 중동 정책이 기름을 붓는다. 이라크 전쟁은 테러 분쇄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바로 그 전쟁 때문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다시 과격 조직에 가담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제조직과의 연계는. -알카에다는 더이상 단순한 테러조직이 아니다.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알카에다는 이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 반미·반이스라엘·반서구·반세계화 등을 의미하는 넓은 의미의 사회운동 ‘카에디즘’이 더 무섭게 번지고 있다. 알카에다의 직접 지휘를 받지 않고도 카에디즘을 신봉하며 그들의 수법을 따라한다. ▶자생 테러의 심각성은 어디에. -미국과 그 우방국은 9·11 이후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자생 테러는 도처에서 터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 싹트는 ‘적’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기는 더 어렵다. 시민들의 공포감은 그만큼 더 커지고 이질적 사회집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따돌림도 자라난다. 서구의 무슬림 사회는 또다른 테러의 피해 집단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상대적으로 감시 소홀한 여성 가담늘어 ‘테러리스트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10일 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용의자 24명 가운데 3명의 여성과 어엿한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 대학 교육까지 마친 청년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어느 순간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지적했다. 이들은 극단주의자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쓰임새가 넓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여성이 테러에 관련된 것은 “우리들이 테러리스트에 대해 가졌던 기존 관념을 모두 내던지는 것”이라고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싱크탱크 란드 법인의 정책 분석가 파르하나 알리는 말했다. 런던 동부 월섬스토에서 체포된 코사르 알리(23)는 생후 8개월된 사내 아기를 둔 어머니였다. 영국은행은 지난주 그녀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그녀는 남편 아메드 압둘라 알리와 함께 구금됐다. 이들 부부는 액체 폭탄을 젖병에 넣어 기내에 들어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드 법인의 알리는 “최소한 3명의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이 이라크에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미군 호송대에 자폭공격을 가했던 벨기에 여성은 최초의 서양인 여성으로 성전이란 이름 아래 테러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여성도 남성처럼 분노하고 환멸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권력 기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훌륭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슬림 극단주의 집단에서 여성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 활동하기보다는 자금을 운반하거나 급사로 일하며 무기를 나르는 일 등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이번에 검거된 여성들이 항공기 테러 음모를 꾸민 조직의 일원일 것이라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 기술(IT)과 같은 보조 업무에 얼마든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기가 자폭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공항 보안요원들은 승객들이 갖고 오는 젖병에 폭발성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맛보아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D데이는 16일’ 알카에다 개입 증거들 드러나

    ‘D데이는 16일’ 알카에다 개입 증거들 드러나

    영국 경찰청이 전날 적발한 ‘영국판 9·11’ 음모 용의자들은 16일 영국을 출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 5대를 1차로 폭파할 계획이었다고 일간 더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며칠만 검거가 늦어졌다면 이들 여객기가 대서양 해상이나 미국 대도시 상공에서 동시에 폭파되는,‘상상을 뛰어넘는’ 참사가 재현될 뻔한 것이다. 이번 음모에 2001년 9·11 공격을 주도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개입한 흔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대테러 전문가들이 그동안 우려해온 초대규모 ‘그랜드 테러’가 현실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경찰청은 용의자 거주지에서 16일 영국에서 미국으로 출발하는 유나이티드 항공 티켓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이 오는 16일을 ‘D데이’로 잡고 거사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과의 공조·영국 첩보원 활약이 결정적 용의자들은 뉴욕과 워싱턴DC,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가는 아메리칸. 콘티넨털. 유나이티드 등 3개 미국 항공사의 운행 시간표를 검토하고 탑승권을 구입하기 직전 검거됐다. 용의자들끼리 주고받은 정보에 따르면 이들은 대서양 위에서 동시 폭파시키거나 목적지 도시 상공에서 터뜨려 인명 피해를 극대화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차로 12대의 항공기를 동시 타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용의자 24명 가운데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젊은 백인과 10대 청소년, 특히 파키스탄계가 몇명 포함돼 있다. 이들 파키스탄계 2∼3명은 항공권 구입을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파키스탄에서 전달받았는데 이들이 지난주 카라치에서 검거되는 바람에 음모의 꼬리가 밟혔다.BBC는 이들과 알카에다 고위직의 연결고리가 런던 7·7테러 때보다 훨씬 직접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 경찰청과 국내정보국(MI5) 등은 12개월 전부터 첩보를 입수, 런던테러 주변 인물들을 면밀히 추적해 왔다. 그 결과, 이들 조직에 잠입한 비밀 첩보원이 건넨 결정적인 제보와 자살폭탄 공격에 나설 인물이 남긴 ‘순교 비디오’를 입수해 9일 밤부터 전격적인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찰은 용의자 24명 가운데 7명을 체포했으며 이중 2명은 지난주 파키스탄에서 잡혔다. 영국은행은 24명 가운데 19명의 소유자산에 대해 동결 명령을 내렸다. ●1994년 보진카 작전과 비슷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음모가 9·11 총지휘자인 칼리드 샤이크 모하메드가 1994년에 세운 ‘보진카 작전’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보진카 작전은 보안 장비로 탐지할 수 없는 액체폭탄을 콘택트렌즈 세척액에 숨기고 항공기에 탑승한 뒤, 카시오 손목시계를 이용해 폭발시키는 개념이었다. 미 국토안보부의 선임 조사기획관인 헨리 슈스터는 “이듬해와 96년 알카에다가 이 개념에 따라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들어가는 11대 항공기를 폭파시키는 음모를 실행에 옮긴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1999년에 빈 라덴 조직에 관한 책을 낸 사이몬 리브는 알카에다가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연계되고 있는 점은 “테러 조직의 한계를 뛰어넘어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기 때문에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자살 年1만명… 경제손실 3조

    우리나라에서 자살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연간 3조 856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 서울병원과 이화여대는 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사회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자살의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에 관한 공동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 결과, 자살에 따른 자살자의 수입 상실 등 간접 비용이 3조 702억 4000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다 응급실 진료비, 장례 및 수사비 등 직접 비용 95억 4000만원, 가족의 의료·교통비 등 외부적 직접 비용 47억 6000만원, 가족의 기회 노동력 손실 등 외부적 간접비용 10억원 등이었다. 또 자살자 가족들은 자살 이전에 비해 정신과적 질환은 4.6배, 일반 질환은 4배 이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동기는 남성의 경우 원인 불명이 29.9%로 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자살이 많았고, 이어 육체적 질환 23.5%, 경제적 이유 19%였고, 여성은 육체적 질환 30.7%, 원인 불명 23.9%, 정신과적 질환 22.1%, 경제적 이유 9.2%, 가정불화 8.2% 등이었다.우리나라의 2004년 자살자 수는 1만 1523명이다. 인구 10만명당 24명꼴이다. 10대의 경우 자살이 전체 사망 원인의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현재 전국의 우울증 환자는 남성 18만 8545명, 여성 75만 8457명 등 모두 94만 7002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중국 학생들 교묘한 커닝

    대학 진학을 위한 중국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는 21일(현지시간) 지난주 중국 전역에서 실시된 대입 영어시험(CET)에서 베이징에서만 100여명이 부정행위로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더 많은 부정행위가 발각됐다. 무선 이어폰 등 첨단장치에 커닝을 돕는 조직화된 업체까지 동원됐다.●대입 경쟁률 3.6대1 매년 대학에 들어가려는 학생은 950만명에 이르지만 입학 정원은 260만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부정행위 도구와 시험 정보를 파는 일이 유망 산업으로 부상했다. 커닝 기술도 첨단을 달리고 있다. 우한에서는 한 학생이 직경 3㎜의 마이크로 이어폰을 귓구멍 안으로 밀어넣어 고막에 구멍이 났다. 이어폰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받은 학생도 있다. 또 다른 학생은 몸에 단 전자장치가 폭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북서부 샨시성에서는 네 명의 학생이 대리시험을 치르다 발각돼 교장이 사기 혐의로 체포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고사장에서 노트북, 휴대전화부터 조끼와 지갑, 허리띠 안의 작은 수신장치까지 100여종의 부정행위 도구가 발각되기도 했다. 몇몇 대학은 감시 카메라와 휴대전화 통화를 차단하는 장치를 설치했으나 학생들은 이러한 부정행위 방지 도구를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해내고 있다.●대입 점수가 취업에도 반영돼 CET점수는 대학 입학뿐 아니라 졸업장에도 기재돼 취업시에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까닭에 부정행위가 빈번하다. 경찰은 이번에도 시험문제가 사전유출됐다는 보고를 받고 수사 중이다. CET는 1987년 영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CET 때문에 영어 실력 향상보다는 시험 점수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칭화대의 한 교수는 “CET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말하기나 쓰기는 형편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30여년간 ‘한 자녀 정책’이 유지되면서 학생들은 시험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와 부담을 받고 있다. 최근의 경제 성장도 꼭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더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올해 초 한 10대 여학생이 머리를 뒤로 묶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사장에 들어가지 못하자 자살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압박을 느끼는 것은 학생들뿐만이 아니어서 학부모들은 고사장 밖에서 교통을 통제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택시기사에게 자녀들이 시험을 치르는 데 방해된다며 항의를 퍼붓는다. 심지어 택시 번호판에 ‘4’자가 있으면 아예 차를 타지 않는다. 주택가에서는 수험생들의 잠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저녁의 건설 공사가 중단되기도 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수원 청소년 자살예방센터를 찾아

    수원 청소년 자살예방센터를 찾아

    매년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 청소년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는 245명,20대는 1088명이라고 한다.20대의 사인(死因) 1위가 자살이고,10대의 사인 2위가 자살이라는 통계치에서 청소년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자살, 그런 거 하지마. 힘내! 내가 도와줄게.”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을 자원봉사자와 또래 청소년들이 보듬는 곳이 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수원시자살예방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전문상담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 10여명이 인터넷상으로 상담을 해주고, 학생·시민 등 일반 자원봉사자가 지역 주민의 수호천사로 활동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자살 고민을 무료로 상담해주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가족이 문제해결의 열쇠 ‘엄마, 아빠가 이혼을 했어요. 다 내 탓인 것만 같고, 날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죠?” 수원시자살예방센터에는 이같은 청소년들의 고민이 매월 60∼70건씩 접수된다. 부모와의 갈등 등 가족문제를 상담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학교에서의 대인관계를 걱정하는 고민이 그 다음으로 많다. 센터의 김연숙 간사는 “청소년들의 고민이라고 하면 성적 걱정이 가장 많을 것 같지만 이곳에 올라오는 고민들을 보면 가족문제가 가장 많다. 성적 비관으로 자살했다고 전해지는 소식도 알고 보면 가족문제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의 고민이 단순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 중학생은 “지금 중 3인데 갑자기 전학을 가야 한대요. 전 정말 내성적이라 친구를 사귀는 데 오래 걸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딱 죽고만 싶어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대인관계를 걱정하는 듯 보이지만 더 깊이 알고 보면 부모의 이혼과 갑작스러운 이사 등의 문제가 한데 얽혀 있다. 때문에 센터의 상담사들은 잘 될 거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 간사는 “학생들이 고민을 얘기하면 우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또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자살예방 교육이 중요 청소년들이 이처럼 복잡한 문제로 고민하지만 문제는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데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유할 수 있는 상처를 방치해 악화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친구사이’라는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센터에서는 수원시내의 중·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 자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청소년들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강의가 아닌,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효과가 높다. 빙고게임을 통해 자살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풀어보는 시간도 갖는다. 센터측은 “‘자살’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교육에 나서면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의 반응도 적극적으로 바뀐다.”고 전했다. ●청소년이 전하는 생명사랑 센터에서는 또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함께 청소년에 의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아름다운 사람지킴이’ 활동이 그것이다. 중학생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사람지킴이는 거리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하고, 연극이나 동영상물을 만들어 자살예방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또 홍보활동을 위해 직접 스티커를 제작하고, 센터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제작 과정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6개월간 아름다운 사람지킴이로 활동했던 이예진(권선중 2년)양은 “왕따를 당해 괴로워하는 친구의 얘기를 연극으로 꾸며 봤는데, 자살하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불행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활동 중인 정영준(매원중 2년)군도 “누구나 한 번쯤 자살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주위에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또래 지도자’ 키워 청소년고민 해결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또래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9일 “올해 자살예방 계획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중점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청소년의 경우 어른과 달리 주위 도움만 있으면 쉽게 자살을 포기하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관리하면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우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의 협조를 받아 ‘또래 지도자 양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래 지도자에게 자살예방 교육을 시켜 청소년들 스스로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수원자살예방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이 그 모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대상이 같은 또래이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들을 상대로 자살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것보다 또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소년들이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키고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법 ▲갈등조정법 ▲스트레스 자가진단법 등의 내용을 담은 부교재를 제작하고, 청소년이 쉽게 접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자살예방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전환경조성’ 작업도 추진된다. 농약 등 자살도구가 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제도적 관리를 강화하고, 건물 옥상에 유리벽을 설치하는 등 추락사의 환경요인 자체를 안전하게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현재 연구 중인 자살 원인과 예방법에 대한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부처와 협의해 자살예방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美 역대 대통령 절반 ‘우울증’

    에이브러햄 링컨은 절망감이 너무 심해 친구들은 그가 자살할지 모른다고 늘 걱정했다. 듀크대 메디컬 센터의 정신과 의사들은 14일(현지시간) 신경정신질환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링컨을 비롯한 미국 전직 대통령의 절반이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우울증이 태반인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1789년부터 1974년까지 재임했던 역대 대통령 37명의 전기와 문서를 분석해 증상을 분류한 결과 얻어낸 결론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웨스트 윙(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곳) 블루스’라 일컬으며 최고의 자리는 외로운 것이라고 보도했다. 링컨 대통령 밑에서 장군으로 있다가 뒤에 18대 대통령이 된 율리시스 그랜트 역시 사교 모임을 피한 채 술독에 빠져 살았다.27대 대통령인 윌리엄 태프트는 잠잘 때 숨쉬기에 곤란을 겪는 수면 무호흡증에 시달렸으며, 중요한 회의 중간에 잠이 드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조울증에 시달렸으며, 리처드 닉슨은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터지자 폭음을 일삼았다. 캘빈 쿨리지 전 대통령은 10대였던 아들이 전염병으로 사망하자 우울증에 빠졌다. 조너선 데이비슨 박사는 “우울증이나 정신병에 시달리던 이들도 최상은 아니지만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데스크 시각] 21세기형 최치원을 기대하며/박현갑 사회부 차장

    ‘하버드 대신 베이징으로 가라’ 며칠전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서울 덕수궁 옆 중국 어학원 입구에 내걸린 문구다. 5년 전으로 기억된다. 당시 여의도에서 만난 한 금융권 인사는 기자에게 자녀가 있다면 미국 대신 중국으로 유학보내라고 권했다.21세기 세계는 극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중국을 중심국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그다지 의미있게 받아들이진 않았었다.2010년에 중국이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미 중앙정보국 보고서도 봤으나 먼나라 얘기로 치부해버리는 인식의 한계였다. 요즈음 중국은 어떤가? 미국 영국 등 세계 어디를 가든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상표가 달린 물건이 즐비하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전년보다 9.9% 늘어나 영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는 중국 국가통계국 리더수이 국장의 지난 1월 발언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선진국을 휩쓰는 중국어 학습 열풍도 마찬가지다. 미국 대학에는 중국학과 개설 붐이 일고 있고 영국 고교에서는 제2외국어로 그동안 채택해오던 불어 대신 중국어를 택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중국 베이징대학 등을 둘러본 한 공무원은 “베이징대학에는 방학 때 교수들이 없더라.”는 이상한 진단을 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미국이나 유럽대학은 3학기제라 2학기를 운영하는 중국 교수들의 경우, 여름방학 때 외국에서 한달여 남짓 특강하는 게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학과를 개설한 미국 대학에서 중국 문화 강의를 해달라 요청하는 식이다. 전공 분야에 대한 강의 요청이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미래 탐구라는 측면이 적지 않아 보인다. 요즈음 우리 부모들의 중국유학 관심도 이에 못지않다. 중국으로 유학간 국내 대학생은 2001년 1만 6000여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만 8400명으로 늘었다. 초·중·고생도 2000년 378명에서 2004년에는 1223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인 유학생 급증 추세에 중국 교육부에서는 한국 유학생 비율을 일정 정도 제한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베이징대 중문학부의 경우, 학부와 대학원생을 합친 재학생 1000명 가운데 외국 유학생이 250명이며 이 중 한국 학생이 60명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학업 스트레스에 자살하는 학생, 부모 등쌀에 못 이겨 술을 친구삼아 엉뚱한 길로 빠지는 학생 등 무분별한 유학에 따른 폐해도 적지 않다. 때문에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유학은 차라지 하지 않는게 좋다고 본다. ‘늦가을 여관에 비내리고/차가운 창문에는 고요한 밤의 등불이 비추네/가련한 나, 근심 속에 앉았는데/정녕 참선에 든 중이로구나´ 우정야우(郵亭夜雨)라는 최치원(857∼?)의 시다. 그는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문장가이자 대학자였다. 낯 설고 물 선 이국 땅에서 잠못 이루며 뒤척였을 10대 소년 유학생 최치원을 떠올려 본다. 그가 당나라 유학길에 오른 것은 신라 경문왕 8년인 868년.12살 때다. 요즈음으로 치면 초등학교 5학년이다.10년 안에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 아들이 아니다라는 아버지의 엄한 격려를 뒤로 하고 유학길에 나선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4살 때 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10살 때에는 사서삼경을 읽었다는 그는 유학 7년째인 18세 때 외국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빈공과)에 합격, 부모와의 약속을 지킨다. 하지만 29세에 신라로 귀국한 그는 잠시 공무원 생활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야인으로 생을 마감한다. 쇠락해가는 신라 왕실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 때문이었는지 그가 중국에서 체득했을 지식과 경험은 국가발전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셈이다. 유학을 결정했다면 유학생 최치원이 지녔을 번민일랑 떨쳐 버리고 오로지 학업에만 매진, 동북아 시대 주역으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현갑 사회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여의도in] “盧대통령 소모적 정쟁 유발”

    “사회 갈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킨 노무현 대통령을 한국 사회 위기의 주범으로 꼽는다.” 14일 민주노동당의 싱크탱크 ‘진보정치연구소’는 ‘한국사회 10대 위기 주범’을 나름대로 선정하면서 첫 인물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소모적 정쟁을 불러왔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개혁의 자살’과 민생 파탄을 초래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장상환(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소장은 “정체성 결손과 정치력 빈곤으로 민생 파탄에 동조한 열린우리당과 가진 자들의 정당이면서도 겉으로만 서민을 위하는 척 위장하는 한나라당도 위기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공작정치로 민주주의 파괴’, 조선일보는 ‘기득권 구조 강화’, 사법부는 ‘보수적 가치만 옹호’ 등의 논리를 내세웠다. 기획부동산업자와 국제투기자본, 대학사회, 재벌·대기업 노조운동도 포함됐다. 진보정치연구소측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사회, 대안을 찾아서’라는 송년 심포지엄에서 선정결과를 발표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중고생 5% 우울증세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정신보건센터가 최근 실시한 청소년 정신건강 선별 검사 결과 중·고등학생의 5% 정도가 우울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중독과 심리적 불안증 등을 앓고 있는 청소년도 15%나 됐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청소년의 자살 사망자가 2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자살 시도자는 6000∼1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상당수 청소년이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통적 가족문화의 붕괴와 과중한 학업 부담, 왕따, 학교 폭력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겨울방학을 앞두고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방법 등을 담은 ‘청소년의 마음, 건강하게 지켜요.’라는 책자를 전국 정신보건센터와 학교 등에 배포키로 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生生인터뷰] 자신의 공연 제목 딴 책 ‘엔돌핀코드’ 펴낸 개그맨 김형곤

    [生生인터뷰] 자신의 공연 제목 딴 책 ‘엔돌핀코드’ 펴낸 개그맨 김형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 모르십니까? 얼굴 펴야 나라 살림도 펴집니다. 대통령 직속 유머특보 두고 회사에는 유머구역 설치하고 아이들한테 조기 유머교육으로 웃음을 강요합시다. 웃기만해도 문제의 80%가 해결된다는데 왜들 안웃습니까? 대한민국이 웃는 그날까지 특히 40대가 웃는 그날을 위해 ‘웃음 회사´도 차렸습니다. 제 활약은 이제부터입니다. “좀 웃으세요.‘벙그레’하고∼.” 깜짝 놀랐다. 인터뷰를 하려고 앉았는데 그의 첫마디가 이랬다. 시사·풍자 개그의 대부이자 ‘웃음 전도사’인 김형곤(46). 그가 7년째 대학로에서 공연해온 ‘스탠딩 코미디’의 최신작 ‘엔돌핀코드’를 최근 같은 제목의 책으로 펴냈다. 컴퓨터도 다룰 줄 모르는 그가 A4 용지에 볼펜으로 꾹꾹 눌러썼다. 내친 김에 같은 이름의 회사도 차렸다. 웃음이 넘치는 사회를 위해 탄생한 ㈜엔돌핀코드의 사장이 된것. 그와의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했다. 하지만 ‘뼈 있는’ 웃음이 이어졌다. 우리가 왜 웃어야 하는지, 특히 위기의 40∼50대에게 웃음이 왜 필요한지 등에 대한 결코 가볍지 않은 그의 성찰은, 대통령이나 의사가 해결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했다. ●“한국인, 좀 웃자고요.” “주변 사람들 얼굴 좀 보세요. 다들 화난 거 같아요. 양쪽 입꼬리를 올리는,‘범국민 미소운동’이 필요합니다. 암울했던 식민지·군사정권때도 ‘미소운동’,‘스마일운동’이 있었잖아요.” 자살이 급증하고 돈만 따지는 불행한 사회를 바꾸려면 웃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관광한국’으로 가는 지름길도 웃음이라고 강조한다.“한국에 오면 모두 화난 거 같으니 관광수지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통령 직속 ‘유머특보’제 도입과,‘웃음의 날’·‘유머타임’ 제정, 회사내 ‘유머구역’ 만들기 등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조크’로 회의를 시작하고, 서로 재미있는 유머를 말하느라 안달인 사회를 꿈꾸는 것.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웃을 일이 많아요. 엔돌핀이 나오면 병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웃기만 해도 문제의 80%가 해결된다는데 왜 안 웃습니까?” ●“중년층이 웃어야 나라가 산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그.10대,20대가 웃을 수 있는 개그 프로그램은 많지만 정작 40∼50대 중년층이 즐길 만한 코미디가 없다고 꼬집는다.“저녁때 TV프로들 좀 보세요.‘추적60분’이니,‘PD수첩’이니 우울하고 뒤숭숭한 내용뿐입니다.TV가 우리 엔돌핀을 죽이고 있어요. 웃다가 잠들면 푹 자고 좋은 꿈도 꾸고 얼마나 좋아요.10시 이후에는 정책적으로라도 웃는 프로를 내보내야 합니다.” 그는 “‘사오정’ 등으로 불안한 중년층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는 시사·풍자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풍자가 없는 개그는 단명할 수밖에 없는데 정치인이나 검찰, 의사 등 권력집단을 조금이라도 풍자하려고 하면 난리가 나니까 좋은 개그가 나올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TV 출연을 접고 스탠딩 코미디에 도전한 것일까? 부모가 웃으면 자녀들도 웃는 법. 아이들에게 조기 유머교육을 시키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내놓는다.“가정에 유머가 넘치면 절대 청소년 범죄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식탁에서 아이들과 유머를 주고받아 보세요. 소화도 잘 되고, 아이들 표현력도 좋아질 겁니다.” ●“엔돌핀 제조업에 매진” 지난 1998년 국내 최초의 스탠딩 코미디 ‘여부가 있겠습니까?’를 시작으로 대학로를 누비며 ‘문화혁명가’를 자청한 그의 활약은 지금부터다. 오는 12월 ‘엔돌핀코드’ 앙코르공연을 비롯, 불후의 연극 ‘병사와 수녀’를 뮤지컬로 만들어 공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그가 꿈꾸는 사업은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난다. 스탠딩 코미디의 계보를 이으면서, 우리 개그로 한류(韓流)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짜냈다. 개그에 재능이 있는 교포 2세들을 직접 발굴해 ‘글로벌 개그맨’으로 육성하는 것.“조만간 미국 LA·뉴욕 등을 돌며 교포들을 대상으로 개그 콘테스트를 열 예정입니다. 스탠딩 코미디는 아이디어와 마이크만 있으면 어느 나라에서도 할 수 있거든요.” 그는 자신이 펼칠 사업을 ‘행복사업’이라고 했다.“그동안 최고 인기를 누린 적도,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40대라고 주눅들지 말고 뭔가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도 ‘제조일자’보다 ‘유통기간’이 중요합니다. 제가 살도 30㎏이나 빼고, 새로운 코미디 개발을 위해 땀흘리는 이유입니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잠깐 참으셔요 - 방년 20세의 겨울

    잠깐 참으셔요 - 방년 20세의 겨울

    늘어나는 여성자살 전체 사인(死因)의 제2위 「덴마크」10만명에 29명 한국은 25명의 자살률 자랑스럽지 못한 기록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 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마태복음 27장 5절) - 「유다」이후 많은 인간가족이 저마다의「절박한 이유」로 자살을 했다. 「클레오파트라」나「오필리아」,「마릴린·몬로」는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여심의 선각자지만 현대인에 있어, 특히 여자의 경우 자살은「아주 매력적인 것」으로까지 언제부터인가 심상에 뿌리 박혀져 버리고 말았다. 세계의 자살 추계는 10만에 대해 10명 꼴이 평균.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는「덴마크」로 10만 명에 대해 29명이며 가장 적은 나라는 이태리,「스페인」으로 2명 꼴이다. 우리나라는 25명 정도로 자랑스럽지 못한 세계기록. 우리나라의 자살이「가난형」인데 반해「덴마크」같은 쪽은「부자형」으로 통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너무나「스트레스」가 없어도 파멸적인 고적감을 느끼게 된다는데「덴마크」같은 선진국의 자살이 이런「케이스」. 일반적으로 자살 기도자는 여성쪽에 많은데 남자와의 비율은 1대 1.3 정도. 그러나 여자에겐「미수」가 많아 실제로 죽는 숫자는 남녀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최근 자살추세를 보면 10대와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자살자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 한국적인 경향이라고-. 인간해약(解約) - 20세가 절정 67년 한 해 동안의 통계에 의하면 서울시내에서의 여성의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의 제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결핵이며 3위는 암. 우석(友石)의대 산부인과 교실에서 최근 조사한 사인별 사망통계에 의하면 총 대상 1천 9백명 중 결핵으로 인한 병사는 309명이며 2위인 자살은 288명, 3위인 암은 209명이며 그 다음이 뇌일혈 167명, 모성사망 128명, 고혈압 110명의 순서로 되어있다. 자살자 중 36%인 105명은 겨울에 죽었으며 여름에는 80명, 가을에는 53명, 그리고 봄에는 50명이 각각 자신에 대한 살인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종전의 통계는 봄에 특히 자살기도자가 많음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겨울이 단연 으뜸. 이것은 또 다른 뜻에서 겨울이 자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계절이라는 의미도 된다. 자살을 가장 즐기는 여성군(群)은 어느 연령층일까? 우석의대의 이번 조사에 의하면 288명의 자살여성 중 33%인 95명은 20세에서 24세까지의 방년. 다음이 15세에서 19세까지의 10대 여성이며(47명), 25~29세는 46명, 30~34세는 36명, 35~39세는 21명, 40~44세는 18명, 그리고 45~50세는 21명으로 되어있다. 결국 많은 24세 이하의 꽃다운 처녀가 겨울이라는 낭만적인 계절을 택해 스스로「인간해약(人間解約)」을 하고 있다고 이번 조사를「리드」한 홍성봉(洪性鳳) 교수는 말하고 있다. 여자들은 왜 자살에 매료되는가? 장병임(張秉琳) 교수(서울문리대)는 가능한 자살예방수단으로「초자아(超自我)」를 역설한다. 『정신분석학상의「초자아」는 교육이다. 젊은 여성들의 자살은 90%가 애정문제에 원인이 있는데 이것은 가정교육이라는 하나의「절대수단」으로 극복될 수 있는 문제이다. 요즘 부모들은 딸에게 이성교제(정신적인)는 허용하면서 막상 정조관에 있어서는 애매하고 엄격한 자신들의 견해를 강요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는 젊은 여성들의「의식의 파탄」은 부모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자살예비역 하루 20명꼴 「살 수 없어」아닌「싫어서」 예방센터 신세 4천여 성모병원 안에 있는 음독자살예방「센터」(소장 김종은(金鍾殷)박사)에는 해마다 약 9백명의 음독자가 들어온다. 67년 한 해 동안 이곳 신세를 진 자살기도자만 해도 남자 355명에 여자 488명 등 도합 843명. 그런가 하면 서울, 연세, 우석, 적십자 등 비교적 큰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실려오는「자살예비역」만 해도 하루 20여명을 헤아린다. 김종은 교수에 의하면 지난 63년부터 67년까지 5년 동안 성모병원의 자살예방「센터」를 이용한(?) 음독자는 모두 4,548명에 이르고 있다. 남자는 1,975명이며 여자는 2,573명,「여성우세」는 여기서도 예외가 없다. 전체 자살기도자의 57%인 2,591명은 20대, 17.5%인 792명은 10대이며, 16.3%는 30대, 9.23%는 40대라는 것이 김종은 교수의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여성자살자에겐 자살원인, 자살방법, 연령분포 등 자살 주변에 얽힌 심리적「델리커시」가 현란하리만큼 많다. 한마디로 살 수 없어 죽는다는 것보다는 살기가 싫어서 죽는다는 것이 그녀들의 죽음의 변(辯). 20대 여성의 경우 자살원인의 46%가 애정 갈등으로 되어 있으나 간접적이고 충동적인 것까지 합하면 거의 90%가 애정문제에 귀착되고 있다.「도니제티」의「멜로디」같은「사랑의 묘약」이 그녀들의「목마른 상심」엔 필요하다는 얘기. 좀 묵은 통계지만 이 땅 춘향의 후예들에게는 거의「스폰테이녀스」할 정도로「자살에의 향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수년 전「가톨릭」의대에서 3천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고생의 49%, 여대생의 62%가『자살을 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의지박약에서 오는 생활의 도피』라는「뒤르케임」의 자살론은 이젠 아무래도 너무 낡은 관념론인 것 같다. 한국 - 자살자의 천국 장병임 교수는 여자들, 특히 젊은 여자들의 자살을 최대한 막는 효과적인 처방으로『올바른 성교육의 실시』를 주창한다. 이성교제 자체를「타부」시 하든지, 그렇지 않을 바에야 최소한 정조관에 대한「개념의 정립」만큼은 딸들에게 세워 주어야겠다는 것이다. 한국「가이던스·센터」엘 찾아오는 여성 중「자살에의 의지」를 호소하는 층은「하이틴」과 25세 이전의 미혼여성들.「카운슬링」의 내용도 이상적인 상대를 얻기 위한 것보다는 이미 저질러진 사건들 - 이를테면 처녀성의 상실이라든지 혼전임신 같은 건강치 못한『어찌 하오리까』뿐이라고 장교수는 개탄한다. 「또 하고 말겠다」도 43%나 이유는 애정, 성교육 급무(急務) 김종은 교수는 이와는 좀 다른 각도에서 자살예방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자살자의 반이 약물에 의한 자살을 기도하고 있으며 약물의 58%가 정신신경안정제인 만큼 이들 약품의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면 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교수에 의하면 자살약으로 이용되는 정신신경안정제를 거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대만 그리고「타일란드」정도 뿐이라고. 외국의 경우 한 번 자살을 기도한 사람은 으레 정신과에 입원시키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35%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음독자살예방「센터」의 집계에 의하면 자살 재기도자는 전체의 10%이며『또 자살을 하겠다』는 사람만도 전체 자살기도자의 43%나 되고 있는 딱한 실정이다. 「딱한 여심(女心)」몇 가지 금년에 들어와서도 많은 생명이 자살의 길을 택했다. 현직 검사가 목매어 죽었는가 하면 대학교수가 채귀(債鬼:채무)에 시달리던 끝에 음독 자살했다. 국민학교 교장과 현직회사 사장이 빚에 쪼들려 투신을 했으며, 악명 높은 집단자살도 연달아 일어났다. 여자들의 자살은 그에 비하면 어울리지 않을 만큼 사뭇 분홍빛.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딱한 여심」의 명세(明細)는 이러했다. <케이스·1> 최X순(32)여인. 어머니날인 5월 8일 세 딸과 함께 음독, 두 딸과 함께 자살했다. 작년 10월 남편과 사별한 최여인은『남은 두 아들을 공부시켜달라』는 요로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겼다. <케이스·2> 김X자(27)양. 6월 5일 이룰 수 없는 결혼을 비관, 애인집의 연탄난로에 머리를 파묻고 자살했다. 노처녀인 김양은 애인과 깊은 관계까지 맺어 임신까지 했으나 사회적인 흠(전과자?)이 있는 남자에게는 딸을 줄 수 없다는 모정 앞에서 좌절, 자살했다.『엄마의 훌륭한 딸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그분을 버릴 수는 없었어요…』김양의 유서. <케이스·3> 이X관(21)양. 6월 22일 조흥은행본점 12층에서 투신자살한 이양은 모 공대건축과 2년생. 2년 동안 서울대, 연세대를 계속 낙방한 것을 비관하고 자살했다. <케이스·4> 홍X정(35)여인. 1월 4일 애인 황모(24)씨와 인천 모 여관에서 권총 자살했다. 손아래 남자와의 사랑이 빚은 정사 사건. [ 선데이서울 68년 10/6 제1권 제3호 ]
  • [그 영화 어때?]칸 초청받은 홍상수의 ‘극장전’

    지루한 일상의 탈출을 희망하기 때문일까. 현실과 꿈의 경계를 뭉개버리고 싶을 때가 많다.‘꿈의 공장’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그 욕망이야 말할 것도 없이 더욱 강렬할 것이고. 홍상수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 ‘극장전’(제작 전원사)은 꿈에서 미처 덜 빠져나왔을 때처럼 나른한 미소를 흘리게 만드는 드라마다. 홍 감독의 작품 목록 가운데서도 유쾌지수가 유난히 돋보이는 편안한 작품이라고 장담해도 될 듯싶다. 1,2부에 다르게 붙여진 두가지 한자 제목은 영화가 관객들과 어떤 메시지로 소통하고 싶어하는지를 재치있게 보여준다.1부 ‘극장전(傳)’은 말뜻 그대로 영화 이야기. 수능시험을 마치고 거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19세 고교생 상원(이기우)이 우연히 중학교 때의 첫사랑 영실(엄지원)을 만나면서 돌발적인 로맨스 드라마를 빚어나간다. 영화의 기조는 내내 경쾌하다. 재회한 첫날 여관에 함께 들어간 남녀는 수면제를 사모아 동반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긴장은커녕 청춘 특유의 즉흥성과 유약함에 스크린은 번번이 즐겁게 이완된다. 감독은 영화에 ‘형식의 묘미’를 부여했다. 돌발사고처럼 하룻밤 섹스를 했을 뿐 모든 것이 미완으로 마침표를 찍는 영실과 상원의 짧은 만남인 1부는, 알고본즉 감독 지망생인 동수(김상경)가 극중에서 보고나온 영화 이야기. 두 10대의 이야기가 ‘영화 속 영화’였다는 사실에 관객들은 뜻밖에 반전의 묘미까지 맛본다. 감독의 이런 능청스러운 재치 덕분에 관객들은 2부 ‘극장전(前)’을 좀더 쫀쫀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10년째 감독 데뷔를 준비해온 동수는 선배가 만든 단편영화를 보고 나오다 영화 속 여배우 최영실(엄지원)을 우연히 만난다. 째째하고 엉뚱하되 아직 철부지 소년 티를 벗지 못한 캐릭터의 동수는 막무가내로 영실의 꽁무니를 쫓아다닌다. 30대 남자주인공으로 바뀐 2부는 그대로 1부의 ‘복기’다. 영실을 따라다니다 ‘사고처럼’ 여관방을 찾게 되는 수순까지 동수의 하루는 그가 본 영화속 이야기와 닮았다. 동수의 꿈이 극장앞을 나서면서 현실로 ‘형질변경’하는 과정에도 소소하고도 유쾌한 파장이 계속된다. 일상에 카메라를 디밀어온 감독은 이번 영화를 좀더 사유화했다는 인상이 짙다. 감독을 꿈꾸는 동수의 소시민적이면서도 순수를 잃지 않은 면모, 영화속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동수의 하루 등은 홍 감독 자신의 ‘생활 속 발견’이 아닐까 싶다. 탐미적 영상, 신경 곤두설 극적 내러티브가 있을 리 없는 ‘홍상수표 영화’에는 그럼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세상이 다 알 만한 익숙한 골목과 동네병원 간판을 클로즈업하고,‘88라이트’‘말보로 레드’ 등 담배이름까지 시시콜콜 언급하게 한 감독의 의도가 관객에게 온전히 먹혀들었다. 영화가 생활 속에 함께 들어와 있다는 구체적 동질감에 관객은 자발적으로 화면에 꽁꽁 묶이는 셈이다. 엄지원이 1인2역 했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한 일간지 기자 K씨는 지난해 10월 특정대학 ‘훌리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사립대학들이 제2캠퍼스 지원에 소홀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면서 제2캠퍼스를 ‘분교’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K씨가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을 했지만 훌리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플레이밍(flaming)’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때 이같은 플레이밍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적인 공간이지만 네티즌이 글을 남기는 순간에 이 공간은 글쓴이에게 개인적인 공간으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온라인의 세상에서는 현실의 ‘나’와는 다른 탈을 쓰고 타인 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글을 남길 수 있다. 때문에 사실이 아닌 글이나 타인의 글처럼 위장하거나 욕설을 내뱉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인터넷상의 이 같은 익명성은 ‘허구’라고 주장한다. 황 교수는 “인터넷의 익명성은 40대 샐러리맨이 회사에서는 반듯한 직업인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술집에서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호남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더 쉽게 변하고 감추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상대의 의견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네티즌들은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이런 행동이 집단적이 되면 플레이밍이 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오로지 온라인 세상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이러한 사회구성원 간의 갈등은 당사자들이 서로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는 방법으로 풀어야지 주민등록번호나 실명과 같이 개인 정보를 공개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명예훼손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 인터넷 문화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느끼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재진 충남대 교수는 인터넷이 지닌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의 익명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엄청난 테러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명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는 가치지향적이지 누구의 의견도 모두 수렴하는 가치중립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왜곡된 여론은 빨리 전파되고 건전한 여론을 이끌어낼 정의로운 목소리들은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모두에게 열린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만이라도 반드시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범죄의 원인이 ‘익명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는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 교수는 “자살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이 자살에 성공했을 때 자살 사이트 때문에 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같은 예로 인터넷을 통해 10대들의 원조교제가 급속도로 번진다고 해서 그 원인이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민 교수는 따라서 인터넷의 익명성이 범죄 행위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익명성을 빌미로 그동안 담아두었던 개인의 생각을 분출할 수는 있지만 네티즌의 이러한 행동 원인은 반드시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 교수는 인터넷의 실명제를 법제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연세대 황 교수도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갑론을박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두는 오프라인의 시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황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인터넷 상의 ‘나’의 정체성은 매우 쉽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말도 내뱉고 거짓 사실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문제는 ‘나’의 정체성이 고정되어 있는 현실의 잣대로 오프라인을 규정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플레이밍이란 ‘플레이밍(flaming)’은 모욕적인 말, 욕설, 적대적인 언어 등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흥분되고 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플레이밍’은 전자 메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 보내는 ‘스패밍(spamming)’과 함께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부정적 현상 중 하나다.
  • 사회와 담쌓은 ‘방콕족’ 실태 보고

    사회와 담쌓은 ‘방콕족’ 실태 보고

    ‘은둔형 외톨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 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틀어박히다’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리’를 우리말로 풀어쓴 것이다.197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가 요즘 한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1990년대 말부터 한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방콕족(방안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과 증상이 비슷하다. 이들은 스스로 사회와 담을 쌓고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생활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국내에만 이 ‘은둔형 외톨이’가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BS 2TV ‘추적 60분’은 13일 오후 11시5분 ‘나는 방에서 나오고 싶지 않다’편을 방영한다. 제작진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의 충격적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제작진이 만난 ‘은둔형 외톨이’의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한 20대 남자는 고교 졸업 후 4년째 방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었다.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의 그는 1년 이상 밥을 먹지 않고 라면과 과자만 먹어 뼈만 앙상한 상태였다. 제작진은 부모를 한달 동안이나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겨우 그의 속마음을 카메라에 담았다. 7년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J씨. 방바닥에는 이불솜처럼 뭉쳐진 머리카락과 먹다 버린 온갖 종류의 쓰레기로 발디딜 틈이 없다.J씨는 학창 시절의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세상과 단절하게 됐다.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은둔형 외톨이’의 숫자는 130여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 수준까지 늘어났다. 한국에서도 지난 3월 부산에서 방안에서만 지내던 10대 소녀가 목을 매어 자살했고, 이번 달 서울에서 남녀 4명이 동반 자살하는 등 ‘은둔형 외톨이’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작진은 일본 정부의 대책을 현지 취재를 통해 짚어봤다. 제작진은 ‘은둔형 외톨이’ 취재 결과 이같은 증상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부모의 폭행, 학교에서의 왕따, 컴퓨터에 빠져 버린 경우가 그것.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후락 PD는 “‘은둔형 외톨이’가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 사람, 또는 내 가족이 겪는 이야기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사회적·정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숨바꼭질’ 의 다코타 패닝

    [눈에 띄네~ 이 얼굴] ‘숨바꼭질’ 의 다코타 패닝

    아역 배우 할리 조엘 오스먼드의 열연으로 인해 ‘식스센스’가 빛났듯 미스터리 스릴러 ‘숨바꼭질’의 영화적 긴장감과 재미도 상당 부분 다코타 패닝(11)에게 빚지고 있다. 이 깜찍한 꼬마 숙녀는, 영화에서 엄마의 자살을 목격한 뒤 정신적 혼란상태에 빠져 상상속 친구 찰리와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아홉살 에밀리로 분해 흡인력있는 연기를 펼쳤다.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 데이비드 박사역의 로버트 드 니로와 이제 막 10대에 접어든 그녀의 연기를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존재감만을 놓고 보자면 절대 기울지 않는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다섯 살 때 공개 오디션을 통해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다코타는 ‘앨리의 사랑 만들기’ 등 TV시리즈와 ‘스위트 앨라배마’등의 영화에서 깜찍한 연기를 선보였다. 국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은 숀 펜과 함께 한 ‘아이 엠 샘’(2001년). 지능이 부족한 아버지를 끔찍이 여기는 조숙한 딸 루시를 연기해 수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비평가협회가 주는 최우수 아역상을 받는 등 할리우드를 이끌어갈 최고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신질환자 사회안전망 없다] 자살자 80% 우울증…3대 사망원인으로

    [정신질환자 사회안전망 없다] 자살자 80% 우울증…3대 사망원인으로

    정신질환 의심환자 및 정신질환자의 자살이나 범죄가 날로 크게 늘고 있지만 이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하다.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약물중독, 치매, 스트레스 등 정신질환은 본인은 물론 가정까지 파탄에 이르게 하는 고질병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만 932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자살자의 80%가 우울증 단계를 거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1980년대 중반부터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시작했으나 허술하기만 하다. 이들을 위한 안전망 실태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 피해사례· 실태 얼마전 톱스타 이은주씨가 우울증으로 자살, 큰 충격을 던졌다. 우울증 환자는 자신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 모두가 정상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들 흉기찔러… 처가 ‘강제수용’ 의심 지물포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45·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사장님에 남 부러울 것 하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내 강모(40·주부)씨의 우울증으로 시작된 정신질환 때문에 재산을 날리고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될 형편에 놓였다. 강씨의 병명은 주부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강박증. 병원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 짓는다.6개월 전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을 흉기로 찌르고 때리는 등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여 요양시설에 보내기까지 했다. 최씨는 “아내가 질환을 앓고 있는 것보다 참기 힘든 것은 처가쪽의 불신”이라며 울먹였다. 부인이 병을 앓게 된 것이 모두 최씨 탓이라며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양시설에 보낸 것을 두고도 ‘살기 싫으니까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자 취급한다.’며 강제 퇴소시켰다.”고 했다. 요즘엔 병원치료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자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집안에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해 놓았다. ●“애인 변심에… 죽게 놔둘것을” 경기도 광명시의 정모(53·미용실)씨. 아들만 생각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2년 전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까지 했다. 집안 잔치까지 벌였다. 여자 친구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하지만 얼마 후 아들은 자살 소동으로 집안을 뒤집어 놓았다.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아들은 수면제 복용으로 목숨을 끊으려다 가까스로 살아났다. 정씨는 “벌 받을 소리지만 차라리 죽게 내버려 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지었다. ●한국 자살률 OECD 국가중 4위에 우울증을 비롯한 알코올 중독, 치매, 스트레스성 질환 등은 의학적으로 모두 정신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신질환은 고질병으로 재발률이 높아 완치를 기대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정신질환에 의한 문제는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세계보건기구는 사망과 질병에 의한 장애를 동시에 감안하면 1990년대에는 폐렴·장티푸스 등 법정 전염병이 주요 사망원인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허혈성 심장질환, 우울증, 교통사고가 3대 주요 사망원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정신질환이 차지하는 질병부담률이 1990년대에는 10%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50%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명에 영향을 주는 10대 장애 질병 가운데도 우울증, 알코올 중독, 조울증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 정신질환 역학조사에서도 우울증이 있을 경우 한 달에 최소 6일, 신체적 질병 4일, 불안장애 3일, 알코올 중독 2일씩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다고 조사되었다.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변화가 빠른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질환 문제는 앞으로 큰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직장에서의 조기퇴출, 경제난, 취업난 등으로 우울증이나 각종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우리나라 국민 정신건강의 악화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자살 사망률 4위라는 불명예까지 얻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국내에선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최근 국민 중 35%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정신질환이 심각하다는 자료를 내놨다. 국가 차원의 자살방지를 위한 안전망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나 가족들의 고통에 비해 공적 부담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1980년대 중반부터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회안전망의 수준은 다른 보건복지 대상자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신보건센터와 보건소를 통한 시설 역시 저소득층 정신 질환자나 무연고 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전국 52개 시·군·구에만 시험적인 정신보건센터가 설치돼 있을 뿐이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 초부터 자살 등 위기상담을 위한 전국공통전화(1577-0119)를 개설했다. 이밖에 ‘자살예방을 위한 TV공익광고 방영, 정신보건센터 확충과 기능 강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선언적 단계에 그치고 있다. 금강대학 고수현 사회복지학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자살 충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신보건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는 등 사회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전문가 제언-‘정신질환 미친사람’ 통념깨야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 등 사회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정신과 치료에 대한 각종 편견을 없애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료를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기 발견·치료못해 ‘사고’ 부른다 정신과 치료는 ‘미친 사람’이 받는다는 사회적 통념이 우선 깨져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도의 차이라는 주장이다. 얼마 전 숨진 이은주씨의 예에서 보듯 본인이 우울증을 정확히 알고 치료를 받았다면 불행한 사태를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씨처럼 외부의 곱지 않은 눈을 의식해 치료를 소홀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곧 불행한 사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사들은 정신장애를 크게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으로 구별한다. 이 중 전 국민의 1% 정도인 정신분열증도 문제지만 우울증이 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대 신경정신과 함봉진 교수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정신분열증 환자보다 10∼20배가 더 많다.”면서 “이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울증의 조기발견 및 치료를 위해서는 국가, 의료기관,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 각각의 단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 교수가 소개한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소득이 높은 미국이나 영국보다 우울증 관리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의사와 지역사회가 잘 연결돼 있어 어느 쪽에서도 쉽게 체크할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동우 연구위원도 “우리나라는 아직 정신질환자에게는 사각지대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으로 발생하는 고통은 사회안전망을 통해 걸러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수준에 와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2010년 全보건소에 정신보건센터 특히 높은 본인부담비율을 갖고 있는 건강보험체계는 노동능력을 상실하고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정신질환자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 위원은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정신보건센터를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246개 보건소 중 절반 정도인 126개소에 정신보건센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010년까지 전국 모든 보건소에 정신보건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공포의 문화/배리 글래스너 지음

    ●폭력·살인·테러… 현대사회는 ‘공포전시장’ 조류독감, 광우병, 비브리오균, 사스…. 잊을 만하면 신문이나 방송을 타고 나타나 인간을 겁주는 공포의 대상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로 인해 실제로 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리 세어보아도 열 손가락 안쪽이다. 오히려 닭과 돼지를 키우다가, 횟집을 운영하다가 ‘허구적 공포’의 광풍을 맞고 자살한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저녁때 TV 앞에 앉으면 끔찍한 일은 왜 그리 많이 일어나는가. 세상은 온갖 패륜과 잔혹한 살인, 청소년 폭력, 괴질 등 마치 ‘공포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렇다면 예전엔 없거나,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요즘 와서 공포를 느낄 만큼 폭증한 것일까. 그러나 아무리 꼼꼼히 보아도 이를 설명해 주는 근거 있는 통계나 연구사례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남캘리포니아대학의 사회학 교수 배리 글래스너가 지은 ‘공포의 문화’(연진희 옮김, 부광 펴냄)는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누구나 느꼈을 법한 ‘허구적’ 공포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갖는다. 책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거짓공포’투성이다. 미국인들이 알고 있는 미국은 풍요의 나라이면서 공포의 왕국이다. 걸핏하면 학교에서 총질을 해대는 10대들, 마약에 찌든 중독자들, 이들이 벌이는 각종 범죄와 테러 등등. ●일부 과대포장… 일부 심각한 사안 되레 무시 그러나 저자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공포의 뉴스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공포는 근거가 빈약하거나,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임을 발견했다. 그는 이같은 공포의 유형과 그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이를테면 1990년대 미국인의 3분의2는 당시 범죄율이 1980년대 후반의 2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980년대 후반의 범죄율이 더 높았다. 암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40대 여자들은 자신이 유방암으로 죽을 가능성이 10분의1이라고 믿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겪을 경우는 250분의1에 불과하다. 1998년 LA타임스는 도로상에서 운전자끼리 싸우는 ‘도로분노’를 살벌하게 묘사한 뒤, 총격으로까지 이어지는 그같은 싸움을 피해 수백만명의 운전자들이 차를 돌려 달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의 미국 북서태평양 지대에서 ‘도로분노’로 죽은 사람은 1년에 1명꼴에 불과했다. ●정치인·기업·미디어 ‘가짜공포’ 확산시켜 이득 문제는 오히려 심각한 사안이 대개 무시되고 만다는 점이다. 암의 경우 두려움을 가지면 오히려 병원에 가길 꺼려 예방에 역효과가 나는 경향이 있으며, 온갖 범죄 뒤엔 총기 문제가 있으나,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반면 그 허구적 공포 때문에 낭비되는 비용은 막대하다. 범죄예방과 관리를 위한 형사재판제도를 운영하는 데 미국인은 매년 1000억달러 가까운 비용을 부담한다. 발생률이 희박한 위험 예방을 위해 국가 재산을 낭비하는 동안 수백만명의 어린이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3대 세력, 즉 ‘공포행상’은 정치인과 기업, 그리고 미디어다. 정치인에게 공포는 곧 표다. 범죄와 마약에 대한 사회불안이 높을수록 강력한 조치를 공약하면 쉽게 표를 얻을 수 있으며, 소수민족과 유색인종에 대한 공포를 선동하면, 쉽게 편견어린 백인 중산층 표를 얻을 수 있다. ●美, 허구적 공포 예방에 年 1000억달러 부담 비행기에 대한 공포를 자아내 보험상품을 팔고, 범죄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킴으로써 보안산업이 호황을 누린다. 새롭고 강력한 공포를 선전함으로써 판매부수와 시청률을 높이는 미디어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른바 ‘공포마케팅’의 주체들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시종일관 이렇게 강조한다.‘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기 싫다면 공포행상인이 지어내는 거짓위험을 정확히 식별하라. 그리고 거짓공포에 맞서 싸워라.’ 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공포 행상인’ 들이 써먹는 테크닉 공포 행상인들이 써먹는 테크닉 중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들이 있다. 과학적 증거 대신 애처로운 일화 동원하기, 개별적인 사건을 시대적 추세로 부풀리기, 날 때부터 위험한 부류의 인간들 비난하기 등등. 책이 소개하는 이들의 대표적 테크닉 몇 가지를 소개한다. 권위적 전문가연하는 사이비 전문가 말 인용 터무니없는 공포일수록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가와 그들의 조사연구 결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3류학자일 경우가 많고, 연구방법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 동원 대중의 공감을 자아내고 내 주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심화시킨다. 수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나운 목소리가 의사들의 과학적 연구결과마저 의심케 만드는 것처럼. 선별적 통계 인용 가능한 한 통계수치를 비틀어 극적 효과를 얻으려 한다. 주변에 마약복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아이들의 수치를 직접 마약을 복용한 수치로 왜곡하는 것처럼. 퀴진아트 효과 ‘퀴진아트’(CUISINART)는 미국의 주방조리 기구 회사인데, 퀴진아트 효과란 사실과 허구를 마구 뒤섞어 뒤범벅을 만드는 보도를 가리킨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볼라바이러스에 관한 NBC ‘데이트라인’을 보면, 구석구석에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극적인 장면과 전문가들의 심각한 예측을 교차편집하면서 당장이라도 가공할 전염병이 퍼질 것 같은 인상을 심었다. 미스디렉션 미스디렉션(misdirection)은 본래 마술사가 물건을 감추는 동안 관객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기술을 말한다. 공포 행상인들은 아이를 범죄자로, 미혼모로 내모는 열악한 환경엔 눈감고 ‘무서운 아이들’에 초점을 맞추며, 정리해고에서 오는 고용불안 문제는 가린 채 부차적인 직장폭력만을 강조하는 수법을 쓴다. 임창용기자 sdr@seoul.co.kr
  • [2004 지구촌인물] (5)유일신과 성전 알 자르카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38)의 목에는 2500만달러(262억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인질 살해와 인터넷’으로 그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현상범이 됐다. 그는 이라크에서 외국인 인질의 목을 잘라 살해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중계하면서 테러 공포를 지구촌 안방 깊숙이 확산시켰다. 지난 5월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에 이어 6월 김선일씨의 살해도 그가 지휘한 것이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로 지목, 뒤쫓고 있지만 종적은 오리무중이다. 극단적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미국과 서구 문화를 악으로 단정, 이라크 및 중동에서 미국과 서구세력을 몰아내겠다는 일념에 불탄다. 민간인 살해는 물론 이라크 내에서 자살폭탄테러, 원유시설 파괴, 에제딘 살림 과도통치위 의장 등 요인 암살, 무장폭동 등을 주도했다. 자신의 행동은 ‘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강변한다. 내년 1월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격렬해지는 무장저항세력의 공세와 각종 테러 배후에 그가 있다. 미군의 지난 11월 2차 팔루자 대공격도 그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의 본명은 아흐마드 파드힐 나잘 알 칼라일라흐지만 그가 살던 도시 이름을 따서 자르카위로 불린다. 독실한 이슬람교도로 10대 때부터 무장저항단체의 소년전사로 ‘침략자’들과 싸워왔다.1980년대엔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옛 소련에 맞서 싸웠고 2001년엔 아프간을 침공한 미군과 맞서 싸웠다. 당시 입은 부상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요르단 왕정을 전복, 종교국가를 세우려다 기는 신세가 됐으며 외국인 암살과 관련, 요르단 법정에서 궐석재판 끝에 사형을 언도받기도 했다./***/이라크전쟁 발발 후엔 팔루자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겨 무장폭동, 자살테러를 지휘하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라크 내 테러의 중심에 선 무장저항단체 ‘유일신과 성전’도 그가 이끄는 단체다. 지난 10월 ‘두 강(티그리스 및 유프라테스) 지역의 성전을 이끄는 알 카에다’로 이름을 바꾸며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알카에다의 하수인이란 정보도 있다. 미국은 알 자르카위가 화학·생물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한 테러를 벌일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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