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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개월 넘게 마약상 등 500여명 집에 찾아가게 만들어 괴롭힌 스토커

    15개월 넘게 마약상 등 500여명 집에 찾아가게 만들어 괴롭힌 스토커

    미국 하와이주에 사는 남성 로렌 오카무라(44)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 딸, 손주들과 함께 사는 월트 길모어를 괴롭히려고 작정했다. 하지만 솔트레이크 시티는 비행기로도 거의 하루가 걸리는 먼 곳이었다. 해서 오카무라가 생각해낸 것이 낯선 사람들이 길모어의 집을 찾아가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15개월 넘게 500명 가까운 사람들이 길모어의 집 문을 두드리게 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호놀룰루 지방법원에 출두한 오카무라를 체포해 유타주로 이송될 때까지 구금했다고 AP 통신과 영국 BBC가 28일 보도했다. 그에게 부과된 혐의는 사이버 스토킹, 주 경계를 넘나든 협박, 성매매 혐의 등 세 가지다. 오카무라는 열쇠공부터 마약 거래상, 성매매 여성, 포주 등이 길모어의 집 문을 두드리게 해 가족의 공포심을 부추겼다. 그들에게 길모어가 보낸 것처럼 이메일을 보내 길모어의 집에 와달라고 요청했다. 또 배관공이나 벌목꾼, 가지 치는 인부, 견인차 기사를 수배해 찾아가게 만들었다. 어느 날에는 10대들이 아이다호주에서 낚시 장비를 팔러 왔다고 몰려와 떼를 썼다. 또 다른 날에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포틀랜드에서 이 집에 머무르겠다고 여행 왔다가 속았음을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집 주인들은 방문객 행렬이 이어지자 집 앞에 ‘우리 모두 이 음모의 희생자들’이란 경고판을 세워 방문객들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권유했다. 길모어는 특히 화가 잔뜩 치민 거래 업자들, 배달원들, 성매매 여성들과 포주들이 몰려와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방문객은 잃어버린 반려 동물을 찾으러 왔다며 초인종을 눌렀다. 검찰은 또 오카무라가 길모어의 딸을 위협하는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는데 지난 5월에는 “네 어깨 너머로 지켜볼테니 눈 하나는 뜨고 자거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전했다. 다른 이메일에는 “넌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자살해야 해”라고 적었다. 경찰은 길모어 가족과 오카무라가 아는 사이라며 이렇게까지 괴롭힌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히며 더 이상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오카무라가 무작위로 길모어 가족을 골라 괴롭힌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경찰은 당초 지난 1월 오카무라가 용의자란 것을 확인했지만 증거를 더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기다렸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들과 접촉할 때 암호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이를 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길모어는 자신의 가족이 왜 타깃이 돼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다만 재판에 출두할 때까지는 토론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하와이 뉴스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경우 서울시의원, ‘2019 지방자치 의정大賞’ 2년 연속 수상

    김경우 서울시의원, ‘2019 지방자치 의정大賞’ 2년 연속 수상

    서울시의회 김경우 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구2)은 21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서울기자연합회 ‘2019 지방자치 행정·의정·경영·사회공헌 大賞’ 시상식에서 「지방자치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는 서울기자연합회는 2008년부터 매년 지역현안 갈등해소 노력, 민원 해결빈도, 봉사 등 주민자치 발전에 업적이 뚜렷한 의원을 대상으로 공적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이 날 수상자로 선정된 김 경우 의원은 제10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지역주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적극적인 민원해결, 조례 제·개정, 지역봉사활동 등의 의정활동으로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김 의원은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위기청소년 등 사회적 취약계층과 청소년 복지에 관심을 갖고 관련 지원 정책과 조례 입안에 심혈을 기울여 그 성과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 이용 편의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청소년 자살예방, 마약류 등 유해약물 오남용 방지, 장애인가족 역량강화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소외계층 복지와 권익향상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 김 의원은 “작년에 이어 수상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다.”며 “지역 주민이 함께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으며, 주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구석구석 살펴서 다 함께 행복한 동작과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고교 미식축구 중 총기 난사… 10살 아이 등 3명 부상

    LA선 고교생이 학교서 총격… 3명 숨져 미국 고등학교가 총격 사건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 서부의 한 고교에서 총격 사건으로 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동부의 한 고교에서도 총격 사건이 일어나 부상자가 생겼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동북부 뉴저지주 애틀랜틱카운티의 한 고교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미식축구 결승전 3쿼터 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관중과 선수들이 급히 대피하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총격 사건으로 20대 1명, 10대 2명이 다쳤다. 27세 남성은 수술을 받고 안정적인 상태이지만 10살짜리 어린이 1명은 목 부위 부상으로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카운티 검찰은 “총격범이 20대 남성을 겨냥해 일종의 복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무고한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31세 남성 용의자와 20대 4명을 체포해 살해 시도,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27세 피해 남성도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샌타클래리타 소거스고교에서도 14일 무차별 총격 사건이 일어나 학생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용의자인 이 학교 학생 너새니얼 버로(16)는 총격 직후 마지막 남은 총탄으로 자살을 시도해 크게 다쳐 치료를 받다가 15일 사망했다. 그는 14일 오전 소거스고교 내 공터에서 백팩에 숨겨 가져온 45구경 권총을 옆에 있던 잘 모르는 학생 5명에게 난사했다. 16세 여학생과 14세 남학생이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부상한 다른 학생 3명은 회복 중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옛 신문에 담긴 생활사 지금과 달라진게 없네

    옛 신문에 담긴 생활사 지금과 달라진게 없네

    국회의원들은 외유병을 앓았다. 시찰 명목으로 거의 모든 국회의원이 세금을 펑펑 쓰며 장기간 외국 유람을 하고 들어왔다. 국회의원들이 유럽에서 갖고 들어온 선물 트렁크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1965년 어느 날 김포공항의 풍경이다. 30년이 흘러 IMF 외환위기 1년 전인 1996년 3당 부총무단은 선진 의회를 시찰한다며 독일과 러시아 등을 다녀왔다. 이들은 당시 돈으로 100만원이 넘는 ‘루이 13세’ 등 최고급 양주를 다량 구입하고, 러시아 공항에서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996년 9월 한국 신문의 사회면에 담긴 당시 정치권 행태다. 저자는 해묵은 신문 기사를 다시 펼쳐들며 “지금이라고 달라졌을까?”라고 묻는다. 이 대목을 읽으며 물난리 중 ‘연수’ 명목으로 유럽으로 떠났던 한 지방의원이 이를 비난하는 국민을 ‘레밍’(집단 자살하는 들쥐)에 비유했던 일이 떠오르는 걸 봐선, 저자의 질문에 “아니요”라는 답이 나온다. 32년차 언론인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이 2020년을 눈앞에 둔 지금, 먼지 쌓인 옛 신문의 사회면을 다시 꺼내 든 이유이기도 하다. 새책 ‘그때 사회면’은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20세기 중·후반 신문 사회면을 다시 보고, 그 안에서 우리 삶을 이야기한다. 식생활과 주거, 여가활동과 생활문화와 같은 당시 국민의 생활상부터 교육, 입시, 사회적 비리와 사건 등 지금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는 옛일들을 생생하게 소환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신문의 사회면은 서민들이 살았던 삶의 역사와 현장의 이야기를 가장 풍부하게 담고 있는 ‘생활사의 보고’다. 아파트 입주 우선권을 얻기 위해 불임수술이 성행했던 1970년대 서울 강남의 이야기와 생전 처음 마셔 본 커피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서울의 한 다방에서 카빈총을 난사했던 시골 10대들 사건, 당시에는 귀했던 자가용과 콜택시·카폰·워키토키·망원경·삐삐 등 고가 장비들이 동원됐던 1980년대 대입 눈치작전 풍경 등 한국인의 현대사가 오롯이 담겼다. 당시를 살았던 세대는 추억에 젖고, 젊은 세대는 생소하고 신기한 이야기가 주는 재미와 더불어 기성세대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책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애인 자살 부추긴 한인 여대생 국내 도피…美 검찰 기소

    애인 자살 부추긴 한인 여대생 국내 도피…美 검찰 기소

    미국 검찰이 지난 5월 발생한 대학생 투신 사건과 관련해 현재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한인 여대생을 기소했다. CBS와 뉴욕타임스 등은 28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서퍽 카운티 지방검찰이 보스턴 소재 사립대학교 보스턴칼리지에 재학 중인 한인 여대생 유모씨(21)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며 유씨와 교제한 알렉산더 우르툴라(22)는 지난 5월 20일 오전 8시 30분쯤 졸업식을 90여분 앞두고 보스턴 록스베리 인근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유씨가 우르툴라의 죽음을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사건을 맡은 레이첼 롤린스 검사는 유씨가 우르툴라와 교제한 18개월 내내 신체, 언어적, 심리적으로 남자친구를 학대하고 조종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우르툴라가 자살하기 전 두 달 동안 유씨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7만5000통을 분석한 결과, 이중 약 4만7000통이 유씨가 보낸 문자였으며 수백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부추긴 흔적이 발견됐다. 메시지에는 “죽어라”, “자살하라”, “네가 죽으면 너도 네 가족도 그리고 세상도 더 나아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씨는 남자친구를 통제하기 위해 자해 협박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휴대전화로 남자친구의 위치를 추적해 투신 순간까지 옆에서 지켜본 것으로 파악됐다.보스턴칼리지 학생신문 ‘더 헤이츠’는 사건 이후 휴학계를 내고 한국으로 도피한 유씨가 지난 여름 복학을 취소하고 휴학을 연장한 채 고국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씨가 자진 귀국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귀국이 늦어질 경우 한국 정부와 협조해 미국으로 송환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언론은 유죄가 선고되면 유씨는 징역 5년~20년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지난 2014년에도 한 20대 여성이 10대 남자친구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5개월을 선고받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희망의 전화 129,생명의 전화 1588-9191,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다시 증가한 극단적 선택, 사회안전망 강화 계기로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다시 증가한 극단적 선택, 사회안전망 강화 계기로

    2011년 이후 감소하던 자살이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 1만 3670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특히 10대(22.1%), 40대(13.1%), 30대(12.2%)에서 늘었다.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청 자살통계는 10~30대는 정신건강 문제, 40~50대는 경제적 문제, 60대 이상은 신체건강 문제를 지목한다. 그러나 중앙심리부검센터의 2018년 심리부검결과 사망자는 평균 3.9개의 중대한 생애스트레스 사건을 겪었다. 누군가는 실업으로 힘든데 관계까지 악화해 우울증이 생겼고, 누군가는 승진했지만 새로운 역할이 힘들고 상사와 갈등을 겪다가 위기를 맞았다. 그만큼 자살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경제적 어려움만으로 설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였던 시점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3명, 2만 달러였던 2010년에는 33명, 3만 달러였던 지난해는 26명이었다. 다만 소득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자살률과 관련 있으며, 서울시 자살원인조사에서도 소득이 전보다 감소한 집단이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위기군의 자살예방대책이 절실하다. 한 개인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할 때 주변 다른 이의 극단적 선택은 큰 영향을 준다. 자살유가족이 된다는 것은 상실의 트라우마를 겪고 경제적 어려움 등 고통에 노출돼 자신도 위험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명인 자살 관련 언론 보도도 영향을 준다. 2018년 1월, 3월, 7월의 자살이 전년보다 높았다. 이는 2017년 12월 유명가수, 지난해 3월 배우, 7월 정치인의 사망시점과 ‘자살’ 검색이 증가한 시점과 같다. 자살은 전염병은 아니지만, 자살의 트라우마는 전염력이 있다. 서구 여러 나라에선 중증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서비스가 부실할 때 환자 가족의 자살이 증가했다. 우리도 2017년 5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후 사고 증가를 경험했다. 자살 증가에도 영향이 없었는지 적극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지금은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국가들도 80년대 후반엔 10만명당 자살률이 30명 이상이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 핵가족화가 진행됐으나 사회적 안전망은 취약하고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점도 우리와 같았다. 하지만 핀란드는 1987년 전수심리부검을 해 모든 유가족을 위로하고 정신건강문제 접근성 향상 등 자살예방대책을 시행했다. 이런 노력이 모여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냈다. 자살률이 우리의 3분의1인 뉴욕주에서는 한 명의 시민을 잃으면 유족 동의를 거쳐 검시관, 경찰, 소방관, 관련 부처 공무원, 정신건강전문가, 주민대표, 의원 등 수십명이 모여 온종일 어떻게 하면 자살을 막을 수 있었을지 돌아보고 주정책에 반영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구멍을 메울 수는 없다. 그러나 민관이 적극 나서 빈틈을 메우려 노력하고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던 사람이 다른 방식의 해결을 모색하며 희망을 찾도록 돕는다면 더 살 만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김경우 서울시의원, ‘2019자랑스런대한국민大賞’ 수상

    김경우 서울시의원, ‘2019자랑스런대한국민大賞’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김경우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2)이 지난 24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9 자랑스런 대한국민대상’ 시상식에서 자치의정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국민대상은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 스포츠, 기업경영, 자치행정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한 국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언론과 협회, 대학, 기관 및 각종 시민단체 등에서 추천을 받으며 입법, 상임위 활동, 정책 등 의정활동 전반을 종합 평가해 선정한다. 김 의원은 제10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취약계층과 청소년 복지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위기청소년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계층에 대한 목소리가 서울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체육·문화시설,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 이용 편의를 위한 조례를 입안하여 실질적 생활복지를 향상시키고, 사회적 문제에 비해 정책적 논의가 부족한 청소년 자살예방, 마약류 등 유해약물 오남용 방지를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여 시민과 서울시의 관심을 제고하였다. 또한 수년간 해결되지 않은 지역 학교 통학로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실인 ‘위클래스’ 설치, 발달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 사용 방법 개선을 위해 힘쓰는 등 장애아동 권리 증진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수상소감에서 “사회적 취약계층 및 아동·청소년의 복지 향상에 더욱 힘쓰라는 격려의 의미로 새기고, 서울시민의 대표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의정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지역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쓸모 있는 정책을 만들고, 서울시민이라며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복지를 향해 나아가겠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10대 자살률과 학폭/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10대 자살률과 학폭/전경하 논설위원

    10대. 어린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인도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입시라는 거대한 압박감에 눌려 신음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말 잘 듣고 해맑던 아이가 어느 날 문득 내가 알고 있던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아이가 돼 있다가 어느 순간 내가 알고 있던 아이로 돌아와 있는, ‘청소년=외계인’(‘1318 청소년심리’)일 때도 있다. 1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친구가 중요하다. 종종 “내 아이는 안 그래요”라며 믿고 싶겠으나, 집단폭행 가해자가 돼 있기도 한다. 최근 여중생 7명이 여자 초등생 1명을 집단폭행한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확산돼 공분을 샀다. 가해자 7명 모두 비행 청소년 수용 기관인 소년심사분류원으로 보내졌다. 39초 분량의 동영상은 가해자 중 한 명이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단다. 폭행도 소셜미디어 메신저를 통해 남자친구 문제로 말싸움하다 벌어졌다고 한다. 가해자들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라 형벌 대신 보호 처분을 받는다. 그래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23일 이들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하루 만인 어제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소년법을 개정해 미성년자의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양날의 칼이다.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친해지기도 하지만, 때론 사이버 괴롭힘의 수단이 된다. 단체 대화방에서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사이버불링), 굴욕 사진이나 저격 글을 올려놓고 단체로 대화방을 나가는(방폭) 폭력이 벌어지곤 한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6만명으로 2년 연속 늘어난 데는 사이버 괴롭힘 증가의 영향도 컸다. 신경과학자 프랜시스 젠슨은 ‘10대의 뇌’라는 책에서 10대의 뇌는 모든 것을 더욱 빠른 속도로 학습하지만 회백질(기억력에 관여하는 물질)을 제거하면서 뉴런(신경세포)들을 없애는 등 상반되는 작용을 한다고 썼다. 배우는 뇌 앞에서 어른들은 어떻게 자극했을까. 자꾸 잊어버리는 10대에게 폭력의 부당함과 도움의 손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반복했을까. 어른의 무지와 무관심이 10대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데 일조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10대 자살률(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은 5.8명으로 전년(4.7명)보다 22.1%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가장 높은 증가율이고, 10대 사망자 10명 가운데 3명(35.7%) 수준이다.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니 10대 자살률 또한 가장 높다. 이 구조를 깨야만 진정한 선진국이다.
  • 주춤하던 자살 사망률 작년 10% 증가… 10대 22% 늘어 1위

    주춤하던 자살 사망률 작년 10% 증가… 10대 22% 늘어 1위

    10만명당 자살자 수 OECD 국가 중 1위 10대 이어 40대·30대 순으로 증가율 높아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2017년보다 9.7% 증가했다. 주춤하던 자살 사망률이 증가한 것은 5년 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사건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까지 몰아쳤던 2009년(19.2%) 이후 전년 대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특히 10대 자살률이 전년보다 22.1% 증가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늘었다. 이 중에서도 여성 청소년의 자살률은 66.7%나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대에 이어 40대(13.1%), 30대(12.2%) 순으로 높다. 정부는 지난해 잇따른 유명인 자살 사건이 학업과 경제적 문제, 가정생활 문제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이들에게 영향을 줘 극단적 선택에 불을 댕긴 것으로 추정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3670명으로, 전년보다 9.7%인 1207명 증가했다.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생을 등졌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 수(자살률)는 26.6명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령표준화자살률(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24.7명으로 OECD 회원국(평균자살률 11.5명) 중 1위다.우선 30대와 40대 자살에는 실업과 경기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 거주 35~39세의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017년 28.9명에서 지난해 37.7명으로 30.4% 늘었다. 40~44세는 같은 기간 23.4명에서 41.8명으로 78.6%나 급증했다. 울산도 35~39세 31.5명→41.0명, 40~44세 25.7명→41.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서울의 35~39세의 10만 명당 자살률이 20.4명에서 20.3명으로, 40~44세가 23.9명에서 24.4명으로 변동치가 크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규모 실업과 지역 경제 침체 탓에 가정 경제가 무너진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단순한 실업급여 지급이 아닌 재취업 지원 등 가정 경제가 회복되도록 하는 방식의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월별로는 지난해 3월(35.9%), 1월(22.2%), 7월(16.2%)에 자살 사건이 매우 늘었다. 그룹 샤이니 멤버인 가수 김종현(2017년 12월), 배우 조민기(2018년 3월), 노회찬 의원(2018년 7월) 사망 시기와 겹친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은 “어린 연령층뿐만 아니라 40대 이상에서도 자살로 사망한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라면 동일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평소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라면 문제가 없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가정생활 문제로 깊은 우울감을 느끼던 사람은 가까운 누군가나 유명인의 자살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명인의 자살에 따른 모방자살은 단시일 내에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 이후 2개월간 평균 606.5명이 더 자살한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사망자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29만 8820명으로 198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고령화의 여파로 전체 사망자의 46.3%가 80세 이상이었다. 특히 치매에 의한 사망자는 9739명으로 전년 대비 4.8% 늘었다.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는 자살, 40세부터는 암이 사망원인 1위였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남편을 스승처럼’… 빈곤과 싸우며 독립운동 헌신한 사대부 집 여인

    ‘남편을 스승처럼’… 빈곤과 싸우며 독립운동 헌신한 사대부 집 여인

    1920년대 초 심산(心山) 김창숙이 중국 베이징 우당(友堂) 이회영 집에 찾아갔더니 그의 얼굴이 매우 초췌해 보였다. 심산이 “공원에 나가서 바람이나 쐬자”고 했더니 우당은 거절했다. 우당의 아들 규학이 말했다. “이틀 동안 밥을 짓지 못하였고 의복도 모두 전당포에 잡혔습니다. 아버지께서 문밖에 나서지 않으려는 것은 입고 나갈 옷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가치로 600억원대의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친 우당은 죽는 날까지 빈곤과 싸우며 고통 속에 살았다. 그런 우당을 평생 뒷바라지한 사람이 부인 이은숙 여사다.이은숙은 1889년 8월 8일 충남 공주에서 고려 말 충신 이색의 후손인 한산 이씨 진규공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달성 서씨와 사별한 우당과 1908년 10월 상동예배당에서 혼례를 치렀다. 백사(白沙) 이항복의 10대손인 우당은 노비를 풀어주고 과부가 된 여동생들을 개가시키며 마흔 넘은 나이의 결혼식도 신식으로 치를 만큼 열린 사고의 소유자였다. “우리 형제가 당당한 호족의 명문으로서 차라리 대의가 있는 곳에 죽을지언정 왜적 치하에서 노예가 되어 생명을 구차하게 도모한다면 어찌 짐승과 다르겠는가.”(이관직, ‘우당 이회영 실기’)우당 6형제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그해 1910년 12월 30일 모든 재산을 처분해 압록강을 건넜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선택한 고행의 시작이었다. 이은숙과 출가한 딸까지 일족이 마차 10여 대를 타고 만주 벌판을 달려 도착한 곳은 유하현 추지가였다. 우당 형제들은 먼저 동포들의 정착과 농업을 지도하기 위한 경학사를 조직했다. 1911년 5월에는 광복군 양성의 본산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몇 해 만에 그 많은 재산도 바닥이 드러났고 곤궁한 생활이 시작됐다. “농사는 강냉이와 좁쌀, 두태(콩팥)고 쌀은 2,3백 리나 나가 사오는데 제사에나 진미를 짓는다. 어찌 쌀이 귀한지 아이들이 이름 짓기를 ‘좋다밥’이라고 하더라.”(이은숙, ‘서간도 시종기’)독립운동의 터전을 다져 놓은 다음 우당은 1913년 조선으로 잠입했다. 자금 마련 말고도 우당은 고종 망명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만주에 남은 식구는 열셋이나 되었는데 양식은 강냉이밖에 없었다. “강냉이를 따서 3주가 되면 그걸 연자에 갈면 겨 나가고 쌀이 두 말도 못 되니 며칠이나 먹으리오.” 설상가상 마적 떼의 습격을 받았다. 이은숙도 왼쪽 어깨에 총탄을 맞았지만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살아남았다. 우당이 조선에서 체포된 소식이 전해졌다. 이은숙은 전전긍긍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면서 혼자 몸으로 대식구의 생계를 보살피는 고난의 세월을 이어갔다. 와중에 홍역으로 우당의 형 이석영의 큰아들이 사망하고 이은숙까지 같은 병으로 죽을 고생을 하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지는 이중고, 삼중고를 당했다. 우당이 돌아오지 않자 1917년 이은숙은 아들, 딸을 데리고 국내로 들어왔다. 그것도 잠시, 고종이 승하하자 우당은 중국 베이징으로 두 번째 망명길에 올랐다. 이은숙도 곧이어 아이들을 데리고 따라갔다. 고난의 베이징 생활이 시작됐다. 우당의 집은 독립운동 본부이자 사랑방이었다. 우국 지사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좁은 집에 함께 지냈다. 어려운 살림의 책임은 이은숙에게 있었다. 적게는 10명 많게는 40여 명이 우당 집에서 먹고 자고 했으니 감당하기 어려웠다. 집세가 싼 집을 찾아 이사한 것도 1년에 수십 번이었다. 그러면서도 독립운동가 남편을 스승처럼 극진히 섬겼다. 1~2년은 동지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그럭저럭 견뎠지만, 그 후 지원이 끊겨 먹을 양식이 없었다. 신분을 숨기고 지내야 하는 처지였기에 돈을 벌 수도 없었다. “하루 잘해야 일중식(日中食)이나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절화(絶火·밥을 짓지 못함)하기를 한 달이면 반이 넘으니 생불여사로다.” 만석꾼이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기아를 겪게 된 것이다. 이은숙은 굶주리는 남편을 보고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 마음이 아팠다.우당은 그즈음 아나키즘(무정부주의)에 심취해 이을규 형제, 백정기, 정화암 등과 먹으며 굶으며 함께 생활했다. 단재 신채호 등 독립운동가들도 여전히 드나들었다. “짜도미라는 쌀은 사람이 먹는 곡식을 모두 한데 섞어 파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가장 하층민이나 사다 먹는 것으로…그도 없으면 강냉이를 사다가 죽을 멀겋게 쑤어 그것으로 연명하니…” 사정을 잘 아는 정화암 등은 약간의 돈을 주면서 “선생님 진지는 쌀을 사다 해 드리고 우리는 짜도미 밥도 좋으니 그것을 먹겠소”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에 김달하 사건이 터졌다. 김달하는 겉으로는 애국지사인 양 행동했지만, 사실은 밀정이었다. 그런데 김창숙이 우당을 김달하와 한패인 것으로 잘못 알고 절교 편지를 보냈다. 이은숙은 칼을 품고 찾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항의했다. 남편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버리겠다는 결기였다. 오해는 풀렸고 김달하는 항일 테러단체 다물단이 처단했다. 우당의 딸 규숙도 처단에 연루돼 근 1년 동안 중국 공안국에 구금당했다. 와중에 아들 규학의 딸 둘과 우당의 아들이 성홍열로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언제나 굶는 극한의 빈곤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우당과 아들, 딸을 베이징에 남겨두고 이은숙은 궁여지책으로 돈을 마련하고자 귀국했다. 1925년 여름이었고 임신한 몸이었다. 그 길이 우당과 영영 이별하는 길이 될 줄은 몰랐다. 이은숙은 귀국하자마자 다소간의 돈을 변통해 우당에게 보내주었다. 출산한 작은아들 규동을 품에 안고 친척집을 떠돌며 베이징 가족의 생계부터 먼저 생각했다.우당은 만주에 재만조선민주주의자연맹을 결성했다. 또 톈진으로 가 아나키스트들과 파괴공작을 도모했다. 1926년 나석주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으로 일제의 추적이 심해지자 우당은 돈 한 푼 없이 걸어서 상하이로 갔다. 환갑이 지난 나이였다. 두 딸은 빈민구제원으로 보냈다. 그러나 도적을 만나 행장을 다 잃는 변을 당해 다시 톈진으로 돌아왔다. 우당은 딸 규숙의 옷까지 팔아 연명했지만, 끼니를 거르기는 다반사였다. 국내에 있던 이은숙도 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고무공장에 취직해 다니고 삯바느질과, 심지어 사대부 집안 딸의 몸으로 유곽집 삯 빨래를 하며 자기 입에도 풀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돈을 버는 대로 우당에게 보냈다. 굶으면서도 우당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상하이로 가 남화한인연맹을 결성하고 남화통신을 발행하는 한편, 흑색공포단을 조직했다. 이어서 만주로 다시 가서 지하공작망을 조직하고자 했다. 여러 사람이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 다롄에서 배를 타고 가려다 해상에서 일경에게 붙잡혔다. 일본영사관 감옥에서 우당은 심한 고문을 받은 끝에 사망했다. 65세 노인의 몸이었다. 일제는 자살이라고 했지만 12일간의 혹독한 심문을 받은 끝의 명백한 고문사였다. 딸 규숙이 우당의 신체를 봤는데 눈을 뜨고 있었고 안면에 선혈이 낭자했으며 중국식 의복에도 피가 많이 묻어 있었다고 한다. “일생의 몸을 광복운동에 바치시고 사람이 닿지 못하는 만고풍상을 무릅쓰고 다만 일편단심으로 ‘우리 조국, 우리 민족’ 하시고 지내시다가 반도 강산의 무궁화꽃 속에서 새 나라를 건설치 못하시고 중도에서 원통 억색히 운명이 되시니 슬프도다.” 비통한 심정을 이은숙은 축문에서 이렇게 썼다. 이은숙은 남편이 그토록 바라던 광복을 보고 1979년 12월 11일 90세에 서울에서 작고했다. 정부는 우당에게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이은숙에게 지난해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이성친구 없는 청소년 일상생활 들여다보니...

    [달콤한 사이언스]이성친구 없는 청소년 일상생활 들여다보니...

    ‘질풍노도의 시기’ ‘제2의 탄생기’라고 불리는 청소년기에는 정신적, 육체적 성장이 급격하게 나타난다. 이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시기인데다 남녀공학 중고등학교가 늘어나면서 이성친구를 사귀는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10대 시절 이성친구와 만나는 것은 자아 정체성을 쌓고 사회적 관계 형성 기술을 배우며 감정적으로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모태솔로’라고 해서 이성친구와 사귀지 않거나 못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그런데 미국 보건학자들이 이성친구를 사귀지 않는 이들에게 유익한 점이 더 많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조지아대 공중보건대 보건행동학과 연구팀은 이성친구가 없는 10대 청소년들이 우울감이 덜하고 사회성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청소년 보건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스쿨 헬스’ 4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조지아주 북동부에 거주하는 10학년(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594명을 대상으로 6학년 이후 10학년까지 이성친구를 사귄 빈도, 친구들과의 관계, 우울증 증상, 자살 충동과 같은 사회적, 감정적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12학년 때까지 정기적으로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교사와 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회성, 리더십, 우울감, 일상생활 태도 등을 평가하도록 했다.그 결과 이성친구가 없거나 이성친구를 자주 사귀지 않는 청소년들이 이성친구를 갖고 있는 청소년들보다 사회성은 더 우수하고 리더십 점수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만족감은 이성친구를 사귀든 그렇지 않던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우울감과 자살충동은 이성친구를 사귀지 않는 이들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멜라 오피나스 조지아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성친구가 없거나 만나기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이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피나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나타나는 차이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추가 연구를 진행해서 밝혀내야 하겠지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이성친구를 갖고 있으며 본인만 이성친구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데 연구의 의미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 10대들이 달라졌다… 음주·약물복용·출산율 절반 이상 줄어

    美 10대들이 달라졌다… 음주·약물복용·출산율 절반 이상 줄어

    부모 교육·관여도 높아지며 일탈 감소 “과거보다 신중한 세대… 더 책임감 있어”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률은 되레 급증 20년 만에 최고치… 대부분 총기 사용미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10대들은 오픈카를 타고 음주와 마약, 섹스를 일삼는 ‘일탈’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는 옛일이다. 오늘날 미국의 10대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어느 세대보다 엄격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음주와 흡연, 임신 등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지면서 ‘말 잘 듣는’, ‘길들여진’ 10대들로 ‘교육’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말 현재 30일 동안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고 응답한 10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의 비율은 4%에 불과해 과거 최고치인 30%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중고생의 흡연율 6.7%보다도 낮은 것이다. 반면 전자담배의 사용은 증가했는데,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10학년 가운데 16%가, 12학년(한국 고3) 가운데 21%가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술이나 약물에 대한 의존도도 크게 낮아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10학년 학생 중 19%만이 지난 30일 중 ‘술을 마셔 본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1990년대 음주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40%가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미시간대 연구팀의 조사에서도 지난 수십년 동안 술과 담배를 포함한 거의 모든 종류의 약물을 접하는 10대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를 가져 본 적이 있는 11학년(한국 고2) 비율은 1991년 62%에서 현재 42%로 감소했다. 성관계를 가진 10대들은 특히 피임에 신경 쓰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이에 따라 10대 출산율도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한 ‘결정의 힘’(Power to Decide)의 책임자인 빌 앨버트는 “우리의 우려와 달리 요즘 10대들은 더 엄격해지고 더 책임감 있다”며 “이는 부모들의 교육과 관여가 많아지면서 일탈 행동이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앨버트는 “요즘 10대들은 과거와 달리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꼭 쓰는 ‘신중한 세대’”라면서 “이는 아주 긍정적인 뉴스”라고 덧붙였다. 10대들의 일탈은 현저하게 줄고 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감이 커지면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09년 이전까지 10만명당 9~10명 수준을 오르내리던 청소년 자살 규모는 2010년(10.5명)부터 계속 높아지는 추세로 바뀌었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청소년 자살은 10만명당 14.46명까지 치솟았다”며 “이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자살하는 10대의 대부분은 총기를 사용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다. 동시에 약물을 접하는 청소년이 줄어들었음에도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CDC 관계자는 “10대의 자살률은 2010년부터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학업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한 다양한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 마련이 우리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만 동성커플 3000여쌍 결혼… 세상 밖 나왔지만 편견과 싸움 남아”

    “대만 동성커플 3000여쌍 결혼… 세상 밖 나왔지만 편견과 싸움 남아”

    “동성혼을 허용하면 동성애자가 늘어난다,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는 등 온갖 악소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성소수자도 보통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일상을 산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됐습니다. 잔잔하지만 큰 변화입니다.” ●“동성혼 허용 3개월···그들도 같은 일상 사는 것 알게 돼” 지난 5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의 혼인신고가 가능해진 대만에서 성소수자 운동을 주도해 온 ‘퉁즈(同志) 핫라인’(이하 퉁즈) 의 쉬즈윈(徐志雲·오른쪽) 이사장과 제니퍼 루(왼쪽) 퉁즈 활동가 겸 ‘결혼평등연합’ 수석코디네이터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쉬 이사장은 “최근까지 3000여쌍의 성소수자 커플이 결혼을 했다”면서 “국가로부터의 인정은 물론 가족 등 지인들에게도 외면받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커지면서 성소수자들이 세상으로 좀더 나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퉁즈는 대만 내 가장 큰 성소수자 인권 단체로 1998년 설립됐다. 당시 10대 성소수자들의 잇단 자살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긴급 전화상담 기관으로 출발했다. 퉁즈란 원래 동성애자를 일컫는 말이지만, 단체는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외에 더 광범위한 소수자들에게 우산이 되자”는 뜻으로 이 단어를 쓴다. 지금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성평등 교육, 부모 모임 등 업무를 넓혔고 2016년부터 시민단체 4곳과 결혼평등연합을 조직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끌어 냈다. 올 가을에는 아시아 첫 트렌스젠더 퍼레이드를 계획 중이기도 하다. 단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대만의 경험을 2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8회 국제성소수자협회 아시아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30여개국 활동가들과 공유한다. ●성평등 교육 등 경험 亞 콘퍼런스서 공유 두 사람은 이런 성과의 첫 번째 공신으로 2004년 시작된 성평등 교육을 꼽았다. 성평등교육법 통과 이후 초등학교부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배운 20~30대의 동성결혼 지지율은 80%에 이른다. 제니퍼는 “2016년 법안 도입을 위한 집회에 25만명이나 참가했다”면서 “단체들은 자리만 깔았을 뿐, 성소수자가 아닌 시민들까지 소수자 권리를 위해 싸워 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공을 돌렸다. 법 통과로 아시아 성소수자 운동에 큰 족적을 새겼지만 이들은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우선 동성 커플은 입양 허가가 금지되어 있다. ‘정상 가족’의 틀이 견고하다는 의미다. 또 동성 결혼법의 공식 명칭은 ‘사법원 해석 748호의 해석과 실시에 관한 법률’로 동성 결혼이라는 단어가 없다. 쉬 이사장은 “동성결혼이라는 말을 피하고 숫자로 부르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타협”이라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은 점은 기쁘지만 편견과의 싸움이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들 중 선구적 사례로 평가되지만 대만에서도 혐오 세력의 힘은 강하다. 한국처럼 직접 얼굴을 맞대거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형태는 아니나, 점점 조직화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제니퍼는 “퉁즈가 학교에서 하는 강의를 학부모 단체가 막는 등 반대 세력도 커지고, 가짜뉴스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반대 세력이 만드는 공포와 두려움을 막기 위해 한국과 대만 모두 대응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시험 망쳤다”…성적 비관으로 자살한 인도 10대, 3개월간 23명

    “시험 망쳤다”…성적 비관으로 자살한 인도 10대, 3개월간 23명

    인도 남부 지역에서 학생들이 중요한 시험을 망쳤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BBC 등 해외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18일, 인도 텔랑갈라주에 사는 토타 베넬라라는 이름의 10대 소녀는 이날 학교에서 치른 12학년 중간고사 성적을 받은 뒤 스스로 독극물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1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중간고사는 대학 입학을 판가름 짓는 매우 중요한 시험에 속하는데, 이날 발표된 베넬라의 성적 중 일부 과목은 0점 처리 돼 있었다.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해 왔던 베넬라는 시험 성적에 충격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문제는 이날 이후 약 3개월 동안 같은 이유로 목숨을 끊은 아이들이 23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텔랑갈라주의 10대 학생 32만 명 중 베넬라를 포함한 일부 학생은 시험에 아예 결석했다거나 일부 과목에서 0점을 받은 것으로 처리된 상태였다. 학교와 교육부 측은 시험 결과에서 오류가 발견될 경우 점수가 수정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문제가 더디게 해결되면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는 학생들이 줄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역시 같은 이유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는 한 남학생의 어머니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내 아들은 11학년 시험에서 수학과 물리, 화학 과목 만점을 받은 아이였다. 하지만 올해 수학에서는 1점, 물리에서는 0점을 받았다. 가능한 일인가”라고 되물으며 “성적에 낙담한 아들이 공부도 그만두고 집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주정부 측은 확인작업을 거쳐 시험 결과에서 오류가 발견될 경우, 성적이 수정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실제로 재평가 대상 중 시험에 통과한 학생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교육 당국은 채점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답안지 채점은 외부업체의 업무라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현지의 한 심리학자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주기적으로 정신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면서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일자리나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잃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전문가를 인용해 대입 경쟁이 치열한 인도의 교육제도를 이번 사건 배경으로 들었다. 학생들이 학교 시험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2015년에 개봉된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가 컴컴한 영화관에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은 와락 웃으며 박수도 살짝 쳤던 것 같다. 박봉의 형사가 마약흡입에 불법을 일삼는 재벌 2세와 맞붙어 내뱉는 이 발언은, 그래, 자본주의 시대에도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이런 공감들을 확 일으켰다. 장삼이사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뿌듯하게 느낀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의 체면이 서는 듯한 일이 최근 늘고 있다. ‘불멸의 밴드’ 비틀스를 넘어섰다는 20대 청년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BTS)이 벌인 런던 공연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한국어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 축구선수단의 최고 성적이라는 20세 이하(U20)의 준우승과 ‘축구의 신’ 메시와 똑같은 나이인 18살에 골든볼을 안은 이강인 선수를 보면서 탄성했다.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괴물투수로 거듭난 류현진 선수도 감탄의 대상이다. 이런 멋진 10~30대가 앞으로 한국을 이끌겠구나 싶어 뿌듯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출신인 봉준호 영화감독이 만든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는 ‘국뽕´이 철철 흐르게 되었다. 홍콩인 200만명이 참가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 시위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시아의 롤모델로서 진짜 잘해야 한다는 각오도 생겨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역성장해 빛이 바랬지만,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3050클럽에 7번째로 진입한 국가가 되었다. 한국보다 앞선 3050클럽은 미국과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6개국뿐이다.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는 이제 “우리가 돈이 없냐! 가오가 없냐!”로 바뀌어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런 한국은 지난 100여년 동안 수많은 한국인이 척박한 상황에서 뼈와 살을 갈아 넣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생애를 같이한 ‘산업화 세대’들의 피와 땀도 듬뿍 들어있다. 1970년 7월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에 사망한 노동자 등은 공식적으로 77명이다. 10대 시다와 미싱사 등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 전태일의 분신자살도 1970년이다. 그러나 이른바 ‘87체제’를 만든 ‘민주화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의 독립운동을 평가하면서도, 아버지 세대의 산업화를 평가절하했다. ‘아버지 세대가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아들 세대인 우리가 군부독재와 목숨 걸고 싸울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원망이 깔린 탓이었다. 이런 발칙한 생각은 어쩌면 신화의 시대부터 면면히 내려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고 올림포스 최고의 신이 되었고, 또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한 뒤 우주의 지배자가 되었다. 앞 세대를 전복하는 것이 뒷세대의 권리이자 의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며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제 잘난 맛에 살아온 386세대도 그러나 30대와 40대인 후배 세대들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원망과 반발에 직면하고서는 새삼 산업화 세대를 역지사지하게 된다. 항산항심(恒産恒心)이라는 말처럼, 아버지들의 시대적 과제는 산업화였고, 산업화를 위해 그 세대가 미뤄두었던 민주화의 과제는 386세대가 미흡하나마 수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심화와 일상화, 조국의 평화체제 구축 등은 후세대의 몫이라는 생각에도 도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산업화 세대도, 민주화 세대도 그 시대의 과제를 수행하느라 너무 많이 고생했으니, 이제 ‘우리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떠나보내고, 현실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뒷일은 비 온 뒤 죽순처럼 쑥쑥 자랐으나, 능력 발휘의 기회가 적은 후배 세대에게 맡겨도 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잘 적응해 대책을 낼 세대이다. 그러니 386세대도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의 노른자위 자리를 내줄 태세를 갖춰야 하며, 하물며 산업화 세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애국애족도 독식해서는 안 된다. 광화문의 깃발시위대들도 아들 세대가 미덥지 못하다면, 손자 세대의 능력을 믿고 자중자애해야 한다. 때마침 총선도 다가온다. 30~40대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대교체, 나쁘지 않다. symun@seoul.co.kr
  • ‘성폭행 고통에 안락사’ 네덜란드 10대, 사실은 ‘아사’였다

    ‘성폭행 고통에 안락사’ 네덜란드 10대, 사실은 ‘아사’였다

    지난 2일(현지시간) 성희롱과 성폭행 등을 경험하며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던 네덜란드의 17세 소녀가 합법적인 안락사를 택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세계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생인 노아 포토반은 안락사를 희망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스스로 음식과 물 섭취를 거부한 끝에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미국 CNN 방송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경험을 엮은 ‘이기거나 배우거나’를 출간한 포토반이 수년간 우울증과 거식증에 시달리다 생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려 네덜란드에서 ‘합법적인 안락사’를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포토반은 지난해 지역신문 겔더랜더와의 인터뷰에서 헤이그에 있는 안락사 클리닉인 ‘레벤신데’에 합법적인 안락사에 대해 문의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포토반의 가족들도 성명을 통해 그녀가 안락사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최근 겔더랜더를 통해 보도된 성명에는 “포토반은 더는 먹고 마시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게 포토반이 세상을 떠난 이유다. 그녀가 사망할 때 우리가 곁에 있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보건장관도 “전 세계에 확산된 보도와는 달리 포토반은 안락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왕립의학협회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내법상 12세보다 어리면 안락사에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 16, 17세의 경우 부모가 안락사를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안락사를 승인받는 일은 어렵다.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받아야 하며, 다른 모든 옵션들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의사가 납득해야만 승인을 내릴 수 있다. 포토반처럼 정신적인 아픔이 있을 경우 승인은 더욱 어렵다. 레벤신데 클리닉에서도 안락사를 승인받은 환자의 단 9%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나머지는 대게 암이나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가진 사례들이었다. 포토반은 지난해 겔더랜더와의 인터뷰에서 “클리닉에서 안락사를 거절당했을 때 몹시 절망적이었다”면서 “그들은 내가 그러한 의견을 내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여겼고 나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것에 집중하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나의 두뇌가 완전히 성장하는 21살까지 기다리길 원했지만, 나는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포토반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사실을 공유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결국 알리기로 했다. 오랫동안 계획한 일이고 충동적인 것이 아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나는 10일 안에 죽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수년간 투쟁과 싸움으로 진이 빠져버렸다. 먹고 마시는 것을 잠시 그만뒀다. 고통이 견딜 수 없어 오랜 고민 끝에 나 자신을 보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 고통 등을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14세 때 ‘성폭행’ 당한 17세 소녀, 결국 세상 떠나다

    14세 때 ‘성폭행’ 당한 17세 소녀, 결국 세상 떠나다

    6년 전 성추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3년 전 성폭행까지 당해 ‘더는 살아갈 수 없다’고 느끼게 돼 안락사를 신청해 유명해진 한 17세 소녀가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네덜란드에서 전해졌다. ‘알허메인 다흐블라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네덜란드 동부 겔더란트주(州) 아른험에 사는 노아 포트호번(17)은 지난 2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외신들은 처음에 소녀가 안락사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지만, 나중에 먹거나 마시지 않는 방식을 인정받아 곡기를 끊어 세상을 떠났다고 정정 보도했다. 이런 방식으로 소녀는 이날 거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료진이 마련해온 병원 침대에 누워 조용히 숨을 거뒀다.포트호번은 자신의 죽음을 하루 전인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1년 전쯤 안락사를 준비하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서전 ‘이기거나 배우거나’(Winnen of leren)로 출간해 현지에서 한 차례 화제를 모았던 이 소녀는 “이를 공유할지 말아야 할지 꽤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어쨌든 하기로 했다. 병원 치료 기록에 관한 내 게시물들을 봤다면 알 수 있겠지만, 계획은 오래전부터 세운 것으로 충동적인 것은 아니다”며 “난 앞으로 최대 10일 안에 죽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몇 년간 싸우고 싸웠더니 진이 다 빠졌다”면서 “많은 상담과 평가 끝에 내 고통이 더는 견디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와 먹고 마시는 것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 숨을 쉬고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건 이후) 나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소녀는 친구들과 팔로워들에게 “내 결정이 좋지 않다고 날 설득하려하지 마라. 이는 내 결단”이라면서 “이럴 때는 사랑하는 사람을 편히 떠나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소녀의 이런 결심은 1년 반 전까지 부모도 몰랐다. 어머니 리세터 포트호번이 딸의 방에서 우연히 자신과 남편 프란스, 자기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에게 쓴 작별 편지가 가득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발견하면서 우연히 알게 된 것이었다. 이 때문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는 어머니는 현지언론 ‘더 헬데를란더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해하지 못했다. 딸은 항상 상냥하고 아름답고 똑똑하고 사교적이며 명랑했다”면서 “어떻게 죽기를 원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되물었다. 또 “우리는 (딸에게) 안락사를 원하는 진정한 답을 들은 적이 없다. 우리는 딸의 삶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를 (의사에게) 들었다”면서 “불과 1년 반 동안 우리는 딸이 지난 몇 년 동안 어떤 비밀을 갖고 있었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그 비밀은 소녀가 쓴 책에도 간략히 나와 있다. 거기에는 11살 때 한 학교 친구의 파티에서, 그리고 1년쯤 뒤 또 다른 10대 청소년의 파티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14살 때는 같은 지역에 사는 두 남성에게 성폭행까지 당한 경험이 적혀 있다. 하지만 당시 그녀는 두려움과 수치심 탓에 한동안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소녀는 자서전 출간 당시 인터뷰에서 “난 매일 그 고통으로 공포를 다시 느낀다. 항상 두려웠고 항상 조심해야 했다”면서 “지금까지도 내 몸이 더럽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내 몸속은 절대 돌이킬 수 없게 부서지고 말았다”고 덧붙였다.소녀는 지난 몇 년간 병원과 기관 그리고 전문센터를 오가며 지냈고 부모는 그런 딸을 돌보고자 일을 줄였다. 의무적인 정신건강 관리 기간에 소녀는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자기 힘으로 찢을 수 없게 특수하게 제작된 옷을 입어야만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자서전에도 이렇게 고립돼 있는 내 모습이 나 자신을 거의 범죄자처럼 느끼게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소녀는 지난해 심각한 저체중과 장기부전에 가까운 건강 악화로 혼수상태에 빠져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 후로 소녀는 자신의 안락사를 위해 부모 동의가 필요 없는 17세가 될 때까지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때 스쿠터를 처음 타봤고 술을 마셔봤으며 담배도 피우고 몸에 문신을 새기는 등 죽기 전 마지막 소원 15가지 중 14가지를 이뤘다. 남은 한 가지 소원은 소녀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으로 지난 몇 년간 맛도 보지 못한 화이트 초콜릿 바를 한 개라도 먹어보는 것이었지만, 거식증을 앓고 있어 살이 찔까 봐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소녀는 어린 나이에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한 뒤로 거식증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려왔다고 책을 통해 밝혔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는 청소년들이 심리적이거나 신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기관이나 병원이 없다면서 내 책 덕분에 삶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해진 청소년들을 돕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아의 어머니도 딸의 책에 대해 사회복지사들은 물론 판사와 지방자치 단체 의원들도 의무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소녀의 부모는 딸이 다시 밝은 곳을 바라보거나 사랑에 빠지고 또는 인생이 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길 원했다. 어머니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딸은 자신의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 데 전격요법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우리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딸이 삶의 길을 다시 선택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아는 정말 죽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평온을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노아 포트호번/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검사 병동에선 치료 아닌 감정에 초점 약물투여 최소화… 위험상황 발생 많아 ‘PC방 살인’ 김성수·이영학도 정신감정 일반병동엔 심신장애 판정 피고인 수용 확정 판결 후 치료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 배구대회·제빵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도‘서OO, 5월 3일, 주치의 OOO.’ 지난달 3일 충남 공주치료감호소 검사병동. 간호사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흰색 칠판에는 정신감정 유치자 31명의 이름과 입소 일자, 담당 주치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공주치료감호소는 수사와 1~2심 재판 과정에 있는 피의자 및 피고인의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병동과 확정 판결을 받은 심신장애 범죄자 등을 치료하고 수용하는 일반병동으로 나뉜다. 검사병동 칠판에 적힌 유치자 명단을 살펴보니 불구속 상태인 유치자 옆에는 빨간색 표시가, 뇌전증(간질)을 앓는 유치자 옆에는 ‘간질’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날 입소한 서모(58)씨의 이름도 있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씨는 지난 4월 친누나를 살해한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위층 할머니를 살해한 뒤 “내 머리에 할머니가 들어와 고통스럽다”고 횡설수설한 10대 남성도 전날 들어왔다. 2017년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지난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범인 김성수도 이곳을 다녀갔다. 김성수가 와 있을 당시에는 심신장애 감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정에 달하면서 감정 인원(63명)도 크게 늘었다.이곳에서의 한 달은 유치자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정신감정 결과, 심신상실 판정이 내려지고 법관이 이를 받아들이면 무죄가 선고된다. 사물분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하다는 판단(심신미약)이 내려져도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정신감정 결과가 재판 과정에서 심신장애 여부를 다툴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감정의와 유치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의사는 속지 않으려 하고, 유치자는 가급적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려 한다. 정신감정에서는 주치의의 면담과 행동 관찰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검사도 실시된다. 신경매독, 염색체 이상 등으로 뇌에 문제가 생겨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아닌 정확한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약물 투여는 최소한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자제를 못하고 말썽을 피우는 유치자들도 있다. 위험 상황이 발생해 비상벨이 울리는 횟수도 한 달에 6~7건에 이른다. 난동을 피우면 일단 ‘독방’으로 불리는 보호실로 격리된다. 이날 굳게 닫힌 철문 너머로 한 유치자는 복도에서 원형을 그리며 뱅뱅 돌기만 했다. 또 다른 유치자는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옆에 있던 유치자 얼굴에 주먹을 갖다 대는 시늉을 했다.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유치자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자살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은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검사병동과 한 건물에 있는 일반병동에는 ‘심신장애 판정’(1호 처분)을 받은 환자들이 수용돼 있다. 확정 판결을 받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라 상대적으로 안정돼 보였다. 운동장에서는 배구 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9명씩 한 팀을 이뤘는데 부상이 염려될 정도로 치열했다. 병동마다 천막에 ‘아자아자~용기 백배’ 등 응원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도 걸어 놓았다. 우승팀에 주어질 트로피도 준비돼 있었다. 배구 대회 때문에 1호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제과·제빵 실습실은 텅 비어 있었다. 실습실에서 만난 강사는 “해마다 20여명이 자격증을 취득한다”며 뿌듯해했다. 필기시험 합격률은 30~40%에 그치지만, 실기시험 합격률은 80%에 달한다고 한다. 외부로 나가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다 보니 이곳에서 ‘홈그라운드 이점’을 톡톡히 활용하는 셈이다. 영치금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봉투 작업이 인기다. 쇼핑백을 만드는 일인데, 1시간에 400원을 번다. 구멍을 뚫고 핀을 박는 ‘난도’가 높은 작업은 시간당 1100원. 기술이 요구돼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한다. 1호 환자를 돌보는 직원들에게도 애환은 있다. 특히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환자를 대하는 게 쉽지 않다.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약을 바꿨다고 경찰에 고소한 환자도 있다. 그래도 직원들은 퇴원한 환자로부터 “고마웠다”는 전화를 받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공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동성애자 치료하면 이성애자로 바뀐다?…미국서 금지법안 잇따라

    동성애자 치료하면 이성애자로 바뀐다?…미국서 금지법안 잇따라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 20주년을 맞아 동성애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동성애 전환치료’(gay conversion therapy)를 금지하는 법안이 잇따라 제정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AP통신은 동성애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주지사에 당선된 제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가 청소년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콜로라도가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며 “오랫동안 묵인돼온 고달픈 관행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다.동성애 전환치료는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전환하는 치료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치료는 ‘동성애는 병’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동성애 전환치료 옹호자들은 동성애는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며, 심리 상담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학계는 동성애 전환치료가 성소수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학교(UCLA)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성소수자 69만8000명이 전환치료를 경험했다. CNN은 그러나 동성애 전환치료를 받은 많은 성소수자가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약물 중독 위험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 의학협회는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다,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은 의학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동성애 전환치료에 앞장섰던 로버트 스피처 박사는 2012년 자신의 주장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7일과 29일 미네소타주와 메인주가 같은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콜로라도주도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미국 51개주 가운데 18개주에서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가 불가능해졌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청소년의 동성애 전환치료를 금지하고 불법으로 규정한 곳은 캘리포니아주이며 나머지 21개주도 이 법안 도입을 검토 중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중학생 집단폭행 추락사’ 가해 10대 4명 실형

    또래 중학생을 집단폭행해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 4명 모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는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14)군과 B(16)양 등 10대 남녀 4명에게 장기 징역 7년∼단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한 A군과 B양에게는 각각 장기 징역 3년∼단기 징역 1년 6개월, 장기 징역 4년∼단기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반면 피해자 사망과 관련된 책임이 없다며 계속 혐의를 부인한 C(14)군 등 나머지 남학생 2명은 각각 장기 징역 7년∼단기 징역 4년, 장기 징역 6년∼단기 징역 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폭행을 피하기 위해 투신자살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게 아니라 아파트 옥상에서 3m 아래 실외기 아래로 떨어지는 방법으로 죽음을 무릅쓴 탈출을 시도하다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는 장시간에 걸친 피고인들의 가혹행위에 극심한 공포심과 수치심에 사로잡혔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추락했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극단적인 탈출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과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유죄를 인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A군 등 4명은 지난해 11월 13일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D군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D군을 집단폭행할 당시 그의 입과 몸에 가래침을 뱉고 바지를 벗게 하는 등 심한 수치심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D군은 1시간 20분가량 폭행을 당하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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