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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혜림 ‘허들 여제’의 위엄

    정혜림 ‘허들 여제’의 위엄

    한국 육상 8년 만에 AG 금메달 수확 “은퇴전 숙원 12초대 진입 하나 남아”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이 아시아 여자 100m ‘허들 여제’ 자리에 올랐다. 정혜림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붕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3초20으로 우승했다. 전날 13초17, 전체 1위로 예선을 통과한 정혜림은 결선에서도 안정적인 레이스로 10개의 허들을 넘었다. 2위 노바 에밀라(인도네시아)는 정혜림보다 0.13초 느린 13초33에 결승점에 도착했다. 정혜림 덕에 한국 육상은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했다.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수확한 한국 육상은 인천에서 열린 2014년 대회에서는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2010년 광저우에서 예선 탈락했던 정혜림은 4년 뒤 인천에서는 마지막 허들에 걸려 4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혜림은 “나이를 생각하면 마지막 아시안게임일 수 있다. 메달은 꼭 따고 싶다”면서 “3번 찾아온 기회 중 지금이 가장 좋다. 평균 기록에서 경쟁자를 앞서고 있으니 ‘이번에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대회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정혜림은 예선과 결선 모두 상대를 압도했다. 사실 아시아 챔피언은 정혜림의 오랜 꿈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그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100m 허들을 주 종목으로 삼았다. 부산체고 시절인 10대 후반부터 국가대표로 뛰었지만 20대 후반부터 기량이 만개했다. 2016년 6월 고성통일 전국실업대회에서 13초04로 역대 한국 선수 2위 기록을 세우더니, 2017년부터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13초1대를 꾸준히 뛰었다. 대회 전까지 정혜림에게는 은퇴하기 전 이루고 싶은 두 가지 소원이 있었다. 12초대 진입과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이다. 금빛으로 한 가지 숙원을 풀었으니 이제 남은 건 한국 여자 100m 허들 최초의 12초대 진입 뿐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뮤지컬 마틸다는 ‘방과후학교’

    뮤지컬 마틸다는 ‘방과후학교’

    해외 연출가, 연기 경험 적은 아역 선발 10대들, 성인 배우와 발성·대사 연습 단순 공연 차원 넘어 전인 교육 연상 “아이들 스스로 답 찾아내… 늘 격려”“‘아기 천사’를 말할 때는 시옷이 몸 밖으로 나가는 걸 느껴야 해요. 발음을 정확히 하면 몸이 달라지죠!” 지난 23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지하 연습실은 여느 초등학교 교실을 보는 듯 했다. 초등학교 선생님 외모의 여성과 10명의 아이들이 모인 이 자리는 뮤지컬 ‘마틸다’의 ‘보이스 연습’ 현장이다. 이날 아이들과 발성 연습을 진행한 고은선 보이스 코치는 “실제 발성할 때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폐나 횡경막 사진을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면서 “좋은 발성을 위한 자세 교정 등도 함께 이뤄진다”고 말했다. 폭력적인 어른 사회에 맞서는 5살 천재 소녀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마틸다’는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대작 뮤지컬이다. 실제 무대에서는 8명의 10대 학생들이 성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아역들의 연습은 지난 5월 28일부터 시작됐다. 통상 일주일 전부터 시작하는 무대 연습도 이미 3주 전부터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무대 동선 등을 완전히 숙지하도록 하기 위해 성인 배우보다 일찍 연습에 들어갔다는 게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오후 1시부터 8시간가량 진행하는 연습은 ‘방과후 수업’이나 다름없다. 아역들에게는 일반적인 연기 지도를 의미하는 신 클래스나 안무 지도 외에도 보이스 클래스, 스크립트 클래스 등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보이스 클래스와 스크립트 클래스는 일반 성인의 무대에서는 보기 어려운 아역들을 위한 연습 일정이다. 특히 스크립트 클래스는 ‘마틸다’ 역 배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특별 수업’이다. 작품 속 마틸다는 독백 대사가 A4용지 8페이지에 이르고, ‘나비효과’, ‘희귀질환’ 등 10대에게는 어려운 대사도 많다. 대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스크립트 클래스의 목적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의 대본에는 대사를 기억하기 위해 그린 그림과 낙서로 가득하다고 한다. 아역 배우들은 연기 경험이 거의 없다. 해외 연출가들은 오디션을 통해 연기 경험이 있거나 연기 학원에 다닌 아이들을 대부분 제외시켰다. 이지영 국내협력 연출은 “연기 학원을 다닌 아이들을 ‘귀신’같이 알아내 탈락시키더니 1차가 끝나고 2차 오디션까지도 ‘절대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다시 와야 한다’고 하더라”며 “이 작품은 아역 배우들의 집중력과 번뜩임, 감성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연기를 배운 학생들은 제외시켰다”고 했다. 해외 연출가들은 오디션을 최종 통과한 아이들을 보고 걱정이 앞섰다. 해외 아역 배우들과 달리 우리 아이들은 말수가 적고 숫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지 상태 같은 아이들은 천재 소녀 ‘마틸다’처럼 가르치는 모든 것을 흡수했다. “결국 아이들 스스로 정답을 찾아갔다”는 게 이 연출의 설명이다. 아이들의 ‘마틸다’ 연습 현장은 전인 교육을 연상하게 한다. 이 연출은 “단순히 공연의 차원을 넘어 아이들 인생에도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이라며 “아이들의 인격에 대해 늘 신경 쓰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다음달 8일 LG아트센터에서 시작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성장기 10대의 적 ‘골종양’ 혹으로 착각해 수술 땐 위험

    성장기 10대의 적 ‘골종양’ 혹으로 착각해 수술 땐 위험

    ‘골종양’은 뼈에 생기거나 뼈와 연결된 연골과 관절에 생기는 종양이다. 모든 뼈에 생길 수 있고 특히 무릎, 어깨 관절 주변이나 골반 뼈에 많이 생긴다. 26일 이재영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골종양에 대해 물었다.Q.골종양이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가 있나. A.골종양은 주로 성장기 10대 남자 청소년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청소년기는 몸이 성장하는 시기여서 뼈를 구성하는 세포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Q.사망 위험이 높나. A.모두 그렇진 않다. 골종양은 양성 종양과 우리가 흔히 ‘암’으로 부르는 악성 종양으로 나뉜다. 양성이 악성보다 흔하게 나타난다. 양성 종양은 뼈를 파괴할 수 있지만 생명을 잃을 위험은 없다. 악성 종양은 뼈에 생기는 ‘골육종’과 연골에 생기는 ‘연골육종’ 등이 있다. Q.증상은. A.골종양이 생기면 발병 부위에 혹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개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못 느끼다가 골절, 외상,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면서 우연히 발견할 때가 많다. 골육종이 많이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지고 병변 주위가 부어오르기도 한다. 가벼운 외상을 입었을 때 통증이 오래 가고 밤에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심하면 골절이 일어나기도 한다. 골육종은 다른 뼈나 폐 등의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근육, 신경, 인대, 혈관 등에 생기는 ‘연부조직육종’은 멍울이 주요 증상이다. 한쪽에만 생긴 비대칭 멍울이거나 갑자기 커진 멍울이라면 연부조직육종일 가능성이 높다. Q.치료는 어떻게 하나. A.양성 종양은 정기적으로 경과만 관찰할 때가 많다. 통증이 있거나 골절이 일어날 때는 수술로 제거한다. 만약 악성이거나 악성이 될 위험이 높으면 수술과 항암 요법,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종양이 생긴 부위를 절단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지금은 절단 비율이 5% 이하에 그친다. 주로 병변만 제거하고 팔, 다리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사지 구제술’을 시행한다. 우선 암세포가 퍼진 부위를 절제하고 손실된 뼈와 연부 조직을 재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악성종양을 단순한 혹으로 판단해 잘못 수술하면 암세포가 몸 여기저기로 퍼져 나갈 수 있으니 골종양으로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주교 “교황, 추기경 성학대 5년 전 알았다”… 은폐 의혹 확산

    대주교 “교황, 추기경 성학대 5년 전 알았다”… 은폐 의혹 확산

    사임 요구… 조직적 은폐땐 피의자로 추락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일랜드에서 성직자들의 아동 성범죄에 대해 가톨릭 교회의 대응 및 은폐 등을 인정하고 사과한 가운데 교황 자신이 2013년부터 미국 고위 성직자의 아동 성학대 및 성범죄 의혹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AP·로이터통신 등은 26일 “미국 주재 바티칸 대사를 지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5년 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의 잇단 성학대 의혹에 관해 알고 있었다”면서 “교황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가톨릭 보수매체들에 보낸 11쪽 분량의 편지에서 “내가 교황에게 이를 보고해 교황은 2013년 6월 23일부터 매캐릭이 연쇄 가해자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황은 매캐릭의 학대를 은폐한 추기경과 주교들에 대한 선례를 보이는 첫 번째 사람이 돼야 하며 그들 모두와 함께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매케릭 전 추기경은 10대 소년과 신학생, 젊은 성직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거세지자 지난달 말 사직서를 냈고 교황이 이를 수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교황으로 선출됐으며, 당시 비가노 대주교는 주미 교황청 대사를 지내고 있었다. 가톨릭 교회는 “교황이 고위 성직자의 아동 성범죄를 숨겼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일파만파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교회의 은폐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참회한 교황 본인도 성폭력 범죄의 은폐 당사자라는 의심이 제기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교황청 서열 3위인 조지 펠 국무원장(추기경)이 아동 성학대 혐의로 기소돼 호주에서 재판을 받는 등 미국 등 각국 사법당국은 가톨릭 성직자들에 대한 조사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성직자 성범죄 폭로도 올 초 칠레를 시작으로 맹렬하게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비가노 대주교의 교황 은폐 주장이 제기되기 직전인 25일 교황은 아일랜드 더블린 교황청대사관에서 성폭력 피해자 8명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교회 내부의 부패 및 은폐 관행을 배설물, 인분에 비유하며 강력 비난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아일랜드 교회 구성원이 젊은이에 대해 (성적) 학대를 했다”면서 “교회가 끔찍한 범죄에 대처하는 데 실패해서 분노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일랜드에 도착한 직후 가톨릭교회 내 성폭력에 교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치욕과 고통”이라고 자책했다. 교황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로부터는 “교회가 성직자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를 치유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을 배가해 달라”는 ‘훈계’까지 들었다. 교황의 아일랜드 방문도 본인의 은폐 의혹이 더해지며 빛이 바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블린 도착 직후 아일랜드 정부 및 시민사회로부터 진실을 밝히라는 지탄 분위기와 비난 시위를 경험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대배심은 지난 14일 가톨릭 사제들의 대대적인 아동 성범죄를 확인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교회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교황은 20일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사제들의 성폭력 행위를 사죄하는 서한을 처음으로 보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대기업 공익법인 계열사 의결권 금지…재벌 경영권 ‘꼼수 승계’ 뿌리 뽑는다

    대기업 공익법인 계열사 의결권 금지…재벌 경영권 ‘꼼수 승계’ 뿌리 뽑는다

    재벌의 경영권 ‘꼼수 승계’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기업집단 공익법인들의 계열사 의결권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권리인 ‘전속고발권’도 가격과 입찰 담합과 같은 악성 행위에 한해 폐지된다. 또 ‘갑질’ 등 불공정거래 피해자가 공정위의 신고나 처분이 없이도 법원에 행위 중지를 청구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가 도입된다. 대기업 갑질 근절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 평가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공정위,11월 정기국회에 개정안 제출 공정위는 2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전부개정안은 1980년 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공정위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1월 정기국회에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서는 재벌 개혁과 관련해 경직적 사전·과잉 규제를 가급적 배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가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를 막기 위해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지분 의결권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최종안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공익법인 규제도 특위안을 단계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계열사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상장회사는 특수관계인 합산 15%까지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상호출자제한집단 기준 자산 규모도 현행 10조원 이상에서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으로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계열사 의결권, 상장회사는 15%까지 허용 대신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는 강화했다. 현행 총수 일가의 ‘지분 30% 이상 상장회사, 20% 이상 비상장회사’에서 일률적으로 20%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추가된다. 이 규정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은 현행 231개에서 607개로 대폭 늘어난다.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사만 놓고 봐도 33곳에서 114곳으로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벤처지주회사 설립 요건은 대폭 완화된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의 지분을 40%(상장사는 20%) 보유해야 하지만 앞으로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벤처지주회사라면 손자회사의 지분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20%만 보유해도 된다. 벤처지주사가 비계열사의 주식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한 제한도 폐지했다. 전속고발제 폐지와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은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정위가 전체 담합 사건의 90% 이상이자 소비자 피해가 큰 가격·입찰 짬짜미 등 ‘경성 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없애도록 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누구나 경성 담합 행위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이 자체 판단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도 있다. 전속고발제 폐지가 형사제재 수단을 정비하는 것이라면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은 민사적인 구제수단을 확충하는 차원이다.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열리는 셈이다. 김남근(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변호사는 “중소기업 강화와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 정작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의 공동사업까지 담합 행위로 일괄 금지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반응은 엇갈린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과징금 상향 조정과 사인의 금지청구권 도입, 자료 제출 의무화는 불공정거래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구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일률적인 전속고발권 폐지는 위반 행위를 다툴 때 공정성과 신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면서 “단순한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고발 오남용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그알’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 조명 “헌금, 확인된 것만 57억원”

    ‘그알’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 조명 “헌금, 확인된 것만 57억원”

    ‘그것이 알고싶다’ 은혜로교회 목사에 대한 과거 교인들의 충격적 증언들이 쏟아져나왔다. 25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에 대해 조명했다. 20세가 된 과거 은혜로교회 교인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은혜로교회에 처음 가게 됐다고 말했다. 교회를 따라 이사를 갔는데 점차 집이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인은 “다 헌금때문이었다. 어차피 가면 그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인은 “한 달에 한 번씩 피지로 컨테이너를 보낸다. 컨테이너 작업하는 걸 도왔다. 심지어 초등학생도 걸어다니고 말할 수 있으면 일을 시켰다. 교회에서는 돈을 주고 그런 건 없었다”라고 전했다. 신옥주 목사는 설교 영상에서 “나이든 어른들보다 할머니들은 할 일이 없어. 그런데 쟤네들은 가서 할 일이 너무 많아. 혹시 애들 동창도 없고, 동창이 뭐 필요해. 세계가 우리를 따라 올 건데”라고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신옥주 목사는 학교도 필요없다며 검정고시를 보냈다고. 다른 교인은 “피지에다 땅을 사라고 했다. 땅을 사면 영주권을 준다고 했다. 나한테는 돈이 없는데 그 설득을 많이 했다. 1억 2천만원 헌금을 하자 내 이름으로 달러를 바꿔서 하게끔 끌고 은행으로 갔다. 왜냐하면 교회 명의로 그 많은 돈을 하면 외환법으로 걸리지 않나”라며 “나는 스스로 도망친 게 아니고 간지 뭐 3개월 만인가? 일 못한다고 힘들고 밭고랑에 쓰러지고 넘어지니까 한국으로 쫓아냈다. 난 돈 다 뺏겨가지고 돈 한 푼 없는데 쫓아냈다”라고 밝혔다. 국제범죄수사대 형사는 “한 분 두 분 만나면서 피해사실이 드러나니까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모든 사건을 접어두고 이 사건에 집중하게 됐다”라며 “교회에서 빠져나가서 성도들이 재차 송금한 것만 57억 원이고 성도가 직접 국외 송금한 것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57억 원은 100% 헌금이다”라고 밝혔다. 타작마당 제보 영상에는 10대의 딸과 어머니가 불려나왔고 타작기계 장씨라는 사람이 “솔직하게 털어놔야 한다. 소신껏 다 해”라며 딸과 어머니에게 서로를 때리라고 말했다. 장씨는 “원수의 뺨을 칠 때는 이렇게 확 쳐야지”라며 가족 간 폭력을 강요했다. 다른 교인은 “타작을 하더라도 도망 안 가고 자기 앞에 있는 자는 쭉정이가 아니라 알곡이라는 거다”라고 전했다. 교인이었다는 것을 후회하는 또 다른 교인은 “본다면 나는 울면서 무릎 꿇어야하는 죄인이다. 신옥주 내 코앞에 있으면 뺨 때리고 머리카락 쥐어뜯고싶다. 인생의 삶을 송두리째 집어삼킨 악마다”라고 분노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대 여자화장실서 10대 남성 긴급체포…송파서도 몰카 사건

    서울대 여자화장실서 10대 남성 긴급체포…송파서도 몰카 사건

    서울 관악경찰서는 25일 오후 1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사회과학대 2층 여자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발견된 A군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A군은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로 여자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이 학교 교수에게 발견돼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A군이 휴대전화 등으로 불법촬영을 했는지,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며 조만간 A군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대 사회과학대는 A군이 카메라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통제 중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도 지난 19일 오후 10시 서울 송파구 거여역 근처에서 휴대전화로 여성들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 B(37) 씨를 성폭력범죄 처벌법상 카메라 이용 등 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에서 여성들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은 동영상 2개를 발견했다. B씨는 그의 거동을 수상하게 본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이 모 순경에게 검거됐다. 이 순경은 당시 퇴근하던 중 B씨를 발견했고, B씨가 도주하자 뒤쫓아 몸싸움 끝에 붙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뮤지컬 ‘마틸다’는 학교다- 학교 수업 방불케한 마틸다 연습 현장

    뮤지컬 ‘마틸다’는 학교다- 학교 수업 방불케한 마틸다 연습 현장

    “다음은 ‘갑질은 꺼져’라는 대사를 한번 볼까요. 여기서 ‘갑질’이 무슷 뜻일까요?” “저요, 저요! 제가 알아요! 높은 사람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행동이 갑질이에요!” 지난 23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지하 연습실은 여느 초등학교 교실을 보는듯 했다. 초등학교 선생님 같은 외모의 여성과 10명의 아이들이 함께 모인 이 자리는 뮤지컬 ‘마틸다’의 ‘보이스 연습’ 현장이다. 성인 배우들의 발성 연습 같은 장면을 볼 것이라는 예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방과후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폭력적인 어른 사회에 맞서는 5살 천재 소녀와 친구들이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마틸다’는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대작 뮤지컬이다. 마틸다와 브루스 등 실제 무대에 오르는 8명의 10대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성인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아역배우들의 연습은 5월 28일부터 시작됐다. 통상 일주일전부터 시작하는 무대연습도 이미 8월 7일부터 진행중이다. 연기경험이 전무한 아이들이 무대 동선 등을 완전히 숙지하도록 하기 위해 성인 배우들과는 다른 타임 스케쥴로 연습이 진행 중이다. 연습은 실제 학교 수업을 방불케 한다. 일반적인 연기지도를 의미하는 신 클래스나 안무 지도 외에도 보이스 클래스(발성 연습), 스크립 클래스 등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이날 아이들과 발성연습을 진행한 고은선 보이스 코치는 “실제 발성할 때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폐나 횡경막 사진 등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당초 보이스 코치를 찾지 못해 처음에는 이비인후과 의사를 섭외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스크립 클래스는 ‘마틸다’ 역의 아역배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특별수업’이다. 대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진행한다. 무엇보다 작품 속 마틸다는 독백 대사가 A4용지 8페이지에 이르고, ‘나비효과’, ‘희귀질환’ 등 10대에게는 어려운 단어도 많다. 아이들의 대본은 대사를 기억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나 낙서로 가득하다고 한다.아역배우들은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 해외연출가들은 앞서 오디션에서 연기경험이 있거나 학원에 다닌 아이들을 모두 탈락시켰다. 이지영 국내협력연출은 “연기학원을 다닌 아이들을 ‘귀신’같이 알아내 탈락시키더니 1차가 끝나고 2차 오디션까지도 ‘절대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다시 와야한다’고 하더라”며 “이 작품은 아역배우들의 집중력과 번뜩임, 감성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연기를 배운 학생들은 제외시켰다”고 했다. 해외연출가들은 오디션을 최종 통과한 아역배우을 보고 걱정이 앞섰다. 해외 아역 배우들과 비교해 우리 아이들은 말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연습장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은 장난끼 가득하고 늘 시끌시끌한 여느 10대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놀이터에 온 것처럼 아이들은 연습을 즐기기 시작했고, “결국 아이들 스스로 정답을 찾아갔다”는 게 이 연출의 설명이다. 아역 배우들과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은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이 연출은 “단순히 공연을 준비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들 인생에는 앞으로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일”이라며 “아이들의 인격에 대해 늘 신경 쓰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다음달 8일 LG아트센터에서 시작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임채무, 두리랜드 놀이기구 임대인에 피소 “동의 없이 철거” 항소 기각

    임채무, 두리랜드 놀이기구 임대인에 피소 “동의 없이 철거” 항소 기각

    배우 임채무가 두리랜드 놀이기구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으나 항소가 기각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는 ‘두리랜드’ 놀이기구 임대인 이모씨가 임채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현재 임채무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에서 놀이동산 두리랜드를 운영 중이다. 임채무는 2011년 8월 이씨와 김모씨 사이에서 놀이기구 키즈라이더 30대를 2016년 9월 1일까지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 따르면 임채무가 영업을 하고 김씨는 수리를 담당하기로 했다. 매출액 40%는 이씨가, 50%는 임씨가 갖고 10%는 김씨에게 배분하기로 했다. 놀이기구 30대 중 24대는 범퍼카 앞에, 6대는 오락기 앞에 설치했다. 이후 2013년 10월 이씨에게 범퍼카 앞 놀이기구 10대를 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씨가 응하지 않아 임의로 철거했다. 다음달에도 철거 요구에 반응이 없어 임의로 없앴다. 2014년에도 임채무는 이씨에게 범퍼카 앞 놀이기구 11대 철거를 요구했다가 임의로 철거, 오락기 앞 놀이기구 6대를 범퍼카 앞으로 옮겼다. 2016년 9월 계약 종료 후에는 이씨로부터 놀이기구 6대를 사들였다. 이에 대해 이씨는 “임채무가 동의 없이 임의로 놀이기구를 철거하거나 매출액이 적은 곳으로 이전 설치했다. 매출감소로 4127만 원 손해를 입었으니 배상해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채무는 “놀이기구 24대를 철거한 것은 이씨가 정비 의무를 다하지 않아 잦은 고장으로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법원은 임채무의 손을 들어주며 1, 2심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항소도 기각했다. 한편 임채무가 운영하는 두리랜드는 3000평에 달하는 넓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과거 임채무는 한 방송에서 “옛날에 촬영 왔다가 우연히 가족 나들이 하는 모습을 봤는데 놀이시설이 부족해 소외된 아이들을 보게 됐다”며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많을 텐데 하는 생각에서 만들었다”며 두리랜드를 만든 이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게임 캐릭터 세상 속으로

    게임 캐릭터 세상 속으로

    엔씨소프트 ‘스푼즈’ 웹툰·애니·문구·이모티콘 등 변신 넷마블 캐릭터 상품 판매 정식 매장 오픈… 워너원과 제휴 넥슨 ‘네코제’ 2015년부터 콘텐츠 공유 축제로 자리잡아 캐릭터 통해 비이용자 게임 접근성 손쉽게 높일 수 있어‘비티,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 앙증맞은 이름의 이 캐릭터들은 발트해 한가운데에 있는 스푼 모양의 섬 ‘스푼즈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는 ‘스푼즈’ 친구들이다. 두 귀가 축 처진 양(비티), 입을 헤벌리고 있는 아기 용(핑) 등으로 저마다 민트초코 아이스크림과 베리 타르트, 푸딩 같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뒹굴뒹굴 유유자적하는 모습이다. 최근 이 녀석들이 1020세대 관람객들로 붐비는 영화관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23일 찾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관람객들의 손에 들려진 팝콘 컵에 스푼즈 캐릭터들이 옹기종기 새겨져 있었다. 영화 티켓을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는 벽면에서 손을 들고 인사하는가 하면,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자 좌석 헤드 레스트(머리 받침)에서도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스푼즈’는 ‘리니지’로 유명한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지난 5월 내놓은 캐릭터 브랜드다. 민트색과 분홍색, 하늘색 등 파스텔톤의 산뜻한 색감에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1020세대의 취향에 꼭 맞아떨어진다.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등 기존 게임의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라고 봐도 무방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선 굵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개발하는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캐릭터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토이 박람회 ‘아트토이컬처 2018’에서 데뷔한 스푼즈는 편의점 디저트와 문구류, 이모티콘 등으로 변신해 이용자들과 만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한 ‘스푼즈 크림모찌’에 이어 ‘스푼즈 촉촉대환장 초코칩쿠키’가 출시됐으며 에코백과 티셔츠, 피규어, 배지, 스티커 등 스푼즈 캐릭터를 입힌 의류와 문구류, 잡화류가 판매되고 있다. 롯데시네마와도 제휴해 지난 1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 ‘스푼즈 상영관’을 열었다. 영화 티켓을 출력하고 팝콘을 구입해 상영관에 들어가기까지 스푼즈 캐릭터들과 만날 수 있게 꾸며졌다. 벌써 해외에도 진출했다. 중국의 위챗 등 해외 모바일 메신저에 이모티콘으로 출시돼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1000만 건에 육박한다.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에는 스푼즈의 이야기를 담은 4컷 만화가 연재되고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 화면에서 즐길 수 있는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으로도 개발돼 전 세계 이용자들과 만날 계획이다.스푼즈는 최근 게임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지식재산권(IP)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게임 업계는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게임의 캐릭터와 스토리 등을 웹툰과 애니메이션, 굿즈 등으로 확장해 콘텐츠 상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게임의 브랜드 가치와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콘텐츠 상품을 통한 수익 창출까지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기 게임 캐릭터에 기반한 캐릭터 상품을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하거나 단편 애니메이션을 공개하는 등의 움직임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올해 들어 게임 업계 IP 사업의 판이 커지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롯데 엘큐브에 게임 IP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넷마블스토어’를 열었다. 팝업 스토어가 아닌 정식 매장을 연 것은 게임사 중 최초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넷마블의 인기 게임에 기반한 피규어와 양말, 퍼즐, 쿠션, 머그컵 등 캐릭터 상품 300여종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는 ‘모두의마블’ 5주년을 맞아 아이돌그룹 워너원과 제휴 이벤트를 열고 방문 고객들에게 워너원 포토 쿠폰을 제공했다. 이벤트가 열린 일주일 동안 1만 2000여명이 매장을 찾았다.넥슨은 이용자들이 창작한 콘텐츠들을 공유하는 축제 ‘네코제’를 지난 2015년부터 열고 있다. 그림과 액세서리, 피규어 등 캐릭터 상품은 물론 넥슨 게임의 배경음악을 새롭게 편곡한 음악 공연까지 게임 이용자들이 재능과 개성을 마음껏 발휘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용자들이 만든 창작물들은 넥슨의 자체 브랜드 상품들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 ‘네코제 스토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넷마블스토어’가 입점한 롯데 엘큐브에 지난 6월 문을 연 네코제 스토어는 1년간 운영될 계획이다. 잘 키운 게임 IP는 북미와 중국 등 ‘난공불락’ 시장의 벽을 넘는 강력한 소프트 파워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국내 게임 업계의 IP 사업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게임으로는 드물게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장기 흥행에 성공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는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의 원작자인 로버트 커크먼이 이끄는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의 지휘 아래 코믹스와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피규어 브랜드 펀코(Funko)는 컴투스와 계약해 서머너즈 워의 대표 캐릭터를 피규어와 의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으로 제작할 계획이기도 하다. 국내 게임업계의 ‘IP 파워’는 1년 반이 넘도록 국내 게임의 진출을 막고 있는 중국 시장의 빗장도 풀고 있다. 중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웹젠의 ‘뮤’ 시리즈는 오는 27일부터 중국에서 웹툰으로 연재된다. 중국의 창판 웹툰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중국의 주요 웹툰 플랫폼 15곳에서 동시에 연재되는 ‘뮤’ 웹툰을 통해 중국에서 ‘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게 웹젠의 전략이다. 기존 게임의 IP를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아예 새로운 캐릭터 브랜드를 내놓으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 네이버의 ‘라인프렌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캐릭터 브랜드를 키워 캐릭터 산업으로 보폭을 넓히려는 시도다. 엔씨소프트의 스푼즈가 겨냥하는 대상은 10대와 여성 등으로, 기존 엔씨소프트 게임의 주 이용자층에서 비껴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게임의 이용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로 기획한 것이 스푼즈”라면서 “게임과 애니메이션, 굿즈 등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역시 자체 캐릭터 브랜드인 ‘넷마블프렌즈’를 런칭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넷마블 기업 로고에 등장하는 뿔 달린 노란 공룡 ‘ㅋㅋ’를 비롯해 ‘토리’, ‘밥’, ‘레옹’으로 구성된 넷마블프렌즈는 2016년 넷마블 공식 페이스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최근에는 핸디 선풍기와 양말, 마우스패드 등 캐릭터 상품으로 재탄생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기존 넷마블 게임의 이용자가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캐릭터”라면서 “넷마블이라는 기업을 알리는 대표 얼굴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학교 밖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요…작은 기업, 큰 이야기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학교 밖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요…작은 기업, 큰 이야기

    대입제도 개편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그런 소동들이 딴 세상의 일인 청소년들도 많다. 학교 울타리 밖에 있거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우리는 얼마만큼 시선을 나눠 주고 있는가. 이력서에 쓸 말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일자리를 고민해 주는 현장이 있다. 사회적기업이라 말하기도 거창하지만, 틀림없이 ‘작지만 큰 이야기’를 일구는 곳. 커피 가게 ‘로스트앤파운드’와 도시락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를 찾아갔다.■로스트앤파운드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 후문 담벼락에 커피 가게 ‘로스트앤파운드’(로파)는 바짝 붙어 있다. 커피 볶는 향이 사방팔방 진동하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예닐곱 평의 3층짜리 가게에서 커피콩을 볶아 커피를 내리는 손길들은 별나게 다부지고 앳되다. 김정미(61) 수녀에게 이곳은 삶의 한 허리를 뚝 잘라 붙인 공간이다. 말끝마다 “우리 아이들”이라는 소리를 달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만든 커피 맛 일품 아닌가.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줘야 우리 아이들이 힘을 내는데….” 지난해 1월 문을 연 가게는 청소년 쉼터 출신 아이들의 자립 공간이다. 거리를 방황하던 10대들과 쉼터에서 지지고 볶고 울고 웃기를 근 20년째. 김 수녀에게는 가게도 청년들도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위태롭고 안쓰럽기만 하다. 그는 경기도 부천의 ‘모퉁이 청소년 쉼터’와 ‘성심 디딤돌 청소년 쉼터’를 꾸려 온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보살핀 아이들이 1000명 넘는다. 1999년 가톨릭대에서 재무 업무를 보다 “돈 문제에 엮이고 싶지 않아서” 무턱대고 쉼터를 맡겠다고 나섰다. “보호를 받아도 돌아갈 집이 없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3~6개월짜리 단기 쉼터(모퉁이 쉼터)는 현실적 대책이 되지 못했던 겁니다. 아이들이 자립할 때까지 2~4년간 아예 함께 사는 성심 쉼터를 2005년에 또 만들었어요. 무슨 배짱이었는지.”상처투성이의 아이들과 한발 한발 앞으로만 걸었다. 2009년 가톨릭대 기슨관 통로에 5평짜리 카페 ‘커피동물원’(커동)을 연 것은 기적이었다. 당시 총장이 쉼터 아이들의 직업훈련소로 활용하라며 조건 없이 목 좋은 자리를 내줬다. 바리스타 교육은 물론이고 창업회의와 메뉴 개발, 대학 내 카페들의 시장조사도 아이들이 직접 했다. 단기·중장기 쉼터를 착착 거쳐 ‘커동’에서 자립체험에 들어간 아이들은 7명이 한 팀. 사회복지사 3명이 사회적응 훈련을 돕는 방식이었다. 쉼터 청소년들의 사회 실전장 ‘커동’은 지금 뜻하지 않은 위기에 빠졌다. 가톨릭대가 학내 건물을 재단장하면서 지난 6월 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 2년 뒤에야 건물이 완공되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도 기약이 없다. ‘커동’의 존립이 불투명해 벼랑 끝 심정으로 대기업(한국타이어) 공모 프로그램에 매달렸고, 기적처럼 창업 지원을 받은 가게가 ‘로파’다. 딱한 사정을 살핀 성심수녀회가 공간을 내줬다. ‘로파’에서 일하는 청년은 현재 2명. ‘커동’의 명맥을 어떻게든 잇겠다고 더 악착같이 가게를 돌본다. 다달이 전시회와 음악회 등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그래서다. “어려운 아이들이 크든 작든 기업 활동으로 자립한다는 것은 기적”이라는 김 수녀는 현장을 살피는 정책이 정말 절실하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사회복지사 같은 현장 교육 종사자들의 노력이 필수적인데, 요즘은 쉼터에서 그런 고된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어요. ‘커동’이 다시 문을 열더라도 아이들을 가르칠 전문 인력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그런 기초토양을 살피는 일이 복지 정책의 기본이어야 합니다.”■소풍가는 고양이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는 6평 공간의 청소년 도시락 배달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가 있다. 단체 도시락을 주문받고 만들어 서울 어디든 달려가는 가게는 지난 2011년 문을 열었다. 박진숙(47) 대표는 “대학에 가지 않고 특별한 기술도 없이 제 밥벌이를 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두 날마다 아슬아슬하게 체득하는 공간”이라며 웃었다. 가게는 비대졸 청소년들을 품은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다. 현재 가게 구성원은 5명.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진로교육을 하다 박 대표는 수료생 몇 명과 의기투합했다. “서울시 하자센터의 연금술사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뜻밖의 고민이 시작됐어요. 직업교육을 아무리 받아도 이력서에 채울 내용이 없는 아이들은 일터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어요. 실력을 갖춰 일할 기회를 얻는 게 아니라 일을 하면서 실력을 쌓는 방법을 찾았던 거죠.”아이들에게 반듯한 일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욕심에 겁 없이 달려들었다. 작지만 큰 꿈을 꾸는 사회적기업 형태의 창업이었다. 당시는 6명의 창업 멤버가 120만원씩 투자해 모두 회사의 주인으로 첫발을 뗐다. “공정하게 돈을 벌면서 세상을 배우는 학교이자 기업이 목표였다”는 그는 “우리 가게의 배경을 알고 응원하는 단골이 무척 많다”고 말했다. 가게의 몇 가지 원칙은 확고하다. 일회용 도시락통 쓰지 않기, 가짓수만 채우고 버려질 음식은 양심껏 만들지 않기, 같은 눈높이로 일해야 하므로 직함 없이 별명으로 부르기. 일회용품 대신 일일이 빈 도시락을 수거하러 다니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의 의미도 크다. 아들딸 같은 직원들에게 ‘씩씩이’라 불리는 박 대표는 그런데 요즘 마음고생이 심하다. “창업 6년이니 어느새 한 사이클이 돌았어요. 미성년이었던 친구들이 전부 어른이 됐구요.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의 벽을 뼈저리게 느끼는 시점이에요. 성인이 된 구성원들로서는 이후의 진로를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도 없잖아요. 개인 창업은 엄청난 모험이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 일이 삶의 정답일지 그런 현실적인 고민들.” 박 대표는 “이런 형태의 청(소)년 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정책의 지원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주고, 단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달라는 사회적기업 정책으로는 현장을 건강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결론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던 가게를 도중에 영리기업으로 형태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6년 현장 경험을 통해 그는 사회적기업 정책이 보완할 점을 직설화법으로 짚었다. “중간 관리자(교육자)들에 대한 지원 개념이 완전히 빠져 있어요. 청소년은 하루아침에 숙련 노동자가 될 수 없는데, 그 과정을 돕는 활동가들에게 정책적 배려를 전혀 해 주지 않아요. 직접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중간 관리자들을 지원하고 양성하는 작업입니다. 얼마를 투자(지원)해 줬으니 얼마의 성과를 내놔라, 그런 근시안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청소년 사업은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어요.” 가게는 본의 아닌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무작정 사업 덩치만 키워서는 뒷감당할 자신이 없어 요즘은 월급을 나눌 수 있을 만큼만 주문을 받고 있다. “다시 비영리기업 형태로 옮겨 볼까도 고민합니다. 회사가 지속가능하도록 방도를 찾아야죠. 여기저기서 응원을 많이 받아 주저앉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고. 어떻게든 내년에는 일터를 찾는 아이들을 새로 뽑아 또 교육할 겁니다(웃음).” 10월 정선여성영화제에서는 가게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상영될 예정이다. sjh@seoul.co.kr
  • 강서구 10번째 ‘한여름 밤의 페스티벌’

    서울 강서구는 25일 오후 6시 화곡4동 신정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한여름 밤의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올해 10회째인데 매년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을 통해 무더위에 지친 주민들에게 웃음과 활력을 주는 축제”라며 “올해엔 긴 폭염을 함께 이겨낸 가족들을 위한 시간으로 기획했다”고 전했다. 중장년층을 위한 시간으론 ‘문밖에 있는 그대’를 부른 가수 박강성을 비롯해 우순실, 조승구 등 트로트 가수 공연이 펼쳐진다. 10대와 청년층을 위한 시간으론 5인조 파페라 중창단 컨템포디보, 미스 함무라비 법전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으로 유명한 ‘일루와’ 밴드, 치어리더 걸그룹 샤비스 등의 무대가 마련됐다. 노현송 구청장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참석해 행복한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임채무, ‘두리랜드’ 놀이기구 임대인에 피소…항소 기각

    [단독] 임채무, ‘두리랜드’ 놀이기구 임대인에 피소…항소 기각

    배우 임채무씨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놀이동산 ‘두리랜드’에 설치한 놀이기구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법원은 1·2심에서 잇달아 임대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임씨의 손을 들어줬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는 이모씨가 임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이씨는 임씨에게 4127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리된 1심에서도 패소 판결을 받았다. 경기 양주에서 놀이동산 두리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임씨는 지난 2011년 8월 이씨와 김모씨 사이에 ‘키즈라이더’라는 놀이기구 30대를 2011년 9월 1일부터 2016년 9월 1일까지 임대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임씨가 두리랜드에 키즈라이더를 이용해 영업을 하고, 김씨는 수리를 담당하기로 했고 영업으로 인한 매출액의 40%는 이씨가, 50%는 임씨가 갖고 나머지 10%는 김씨에게 각각 배분하기로 계약했다. 계약에 따라 이씨는 놀이기구 30대 중 24대를 범퍼카 앞에, 6대는 오락기 앞에 각각 설치했고 임씨는 매출액을 계약에 따라 배분했다. 그러다 임씨는 2013년 10월 이씨에게 “범퍼카 앞에 있던 놀이기구 10대를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이씨가 응하지 않자 임의로 놀이기구들을 철거했다. 이어 다음달에도 놀이기구 3대의 철거를 요구했다가 반응이 없자 임의로 없앴고, 2014년 1월 철거된 13대의 놀이기구를 회수했다. 2014년에도 임씨는 이씨에게 범퍼카 앞에 있던 나머지 놀이기구 11대의 철거를 순차적으로 요구했다가 임의로 철거했다. 임씨는 그해 오락기 앞에 있던 놀이기구 6대를 범퍼카 쪽으로 옮겼고, 2016년 9월 계약이 종료되자 이씨로부터 6대의 놀이기구를 사들였다. 이후 이씨는 “이 계약은 동업계약으로 계약기간 동안 놀이기구로 영업할 권리가 있었는데 임씨가 동의 없이 임의로 놀이기구를 철거하거나 매출액이 적은 곳으로 이전 설치했다”면서 “놀이기구의 매출감소로 4127만원의 손해를 입었으니 임씨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씨는 “놀이기구 24대를 철거한 것은 이씨가 정비 및 수리의무를 다하지 않아 잦은 고장 등으로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됐기 때문”이라면서 “6대를 이전한 것은 순환배치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법원은 1·2심에서 모두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 계약은 이씨가 임씨에게 놀이기구를 임대하고 임씨는 매출액의 일부를 지급하는 임대차계약과 김씨에 대한 수익금 분배약정이 혼합된 계약이어서 임씨가 임의로 놀이기구를 철거하거나 이전해 손해를 가했다면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보수, 정비 등의 책임은 이씨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계약기간인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두리랜드를 방문한 것이 5차례 밖에 되지 않고, 수리를 맡은 김씨 역시 놀이기구 정비·보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임씨가 이씨에게 놀이기구의 노후화와 잦은 고장 등을 이유로 교체를 요구했지만 이씨가 거부한 점, 수익의 50%를 가져가는 임씨가 놀이기구 철거로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점 등을 근거로 임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씨는 즉각 항소해 “계약서에 ‘기계의 영업에 필요한 조치는 임씨의 책임하에 처리하고’라고 기재돼 있어 관리책임이 임씨에게 있다”면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두리랜드 방문횟수는 총 104회였고, 김씨 또한 매주 주말 두리랜드에 상주해 놀이기구를 점검·관리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계약서상 ‘영업에 필요한 조치는 임씨의 책임하에 처리하고’라고 정하고 있지만, 같은 계약서상 다른 조항에 ‘기계의 보수, 정비 등의 모든 조치는 이씨가 책임진다’고 명시됐다”면서 “‘영업에 필요한 조치‘ 놀이기구의 전원공급, 적정한 설치 및 운영, 도난 방지, 홍보 등이지 보수, 정비까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씨의 항소 내용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보수·정비 의무를 다했다는 이씨 측 반박에 대해 “이씨가 주장하는 방문 횟수를 인정하기 어렵고 주된 방문 목적은 놀이기구 점검이 아닌 매출액 정산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씨가 김씨를 통해 놀이기구 수리비를 지출한 것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7회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임씨가 임의로 철거한 놀이기구들이 다른 놀이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적었고, 계수기 고장이 발생한 5대 중 4대가 포함된 점, 놀이기구를 철거할 당시 이씨가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점, 이씨가 보수·점검에 대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두리랜드를 운영하는 임씨로서는 고장난 일부 놀이기구를 원래 설치 장소에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고 봤다. 따라서 재판부는 “놀이기구를 철거하거나 이전한 것이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임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정수의 덕업일치] 소방차·젝키부터 카라까지… ‘덕후의 보물섬’ DSP

    [이정수의 덕업일치] 소방차·젝키부터 카라까지… ‘덕후의 보물섬’ DSP

    H.O.T. 보다 한 세대 앞선 아이돌 ‘소방차’부터 ‘잼’까지 키운 회사 빌라 개조해 만든 사옥 들어서니 2층 회의실은 방마다 트로피 ‘빽빽’ 곳곳에 이효리 앨범 등 세월 ‘차곡’ 에이프릴·카드 못 만난 기자 ‘맴찢’1990년대 후반 국내 가요계에 1세대 아이돌 시대가 막을 올리기 훨씬 전, 태초에 SM엔터테인먼트(1989년 창립 당시 SM기획)와 DSP미디어(1991년 창립 당시 대성기획)가 있었다. 30대 중반인 기자에게 아이돌 기획사라 하면 ‘3대 기획사’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SM과 대성의 양대 산맥 구도지만, 3세대 아이돌을 통해 ‘덕질’의 세계에 갓 입문한 10대 팬들이라면 DSP라는 이름조차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사를 잊은 팬에게는 미래도 없는 법. H.O.T.보다도 한 세대 앞선 한국 최초의 아이돌 그룹 소방차가 당시 한밭기획의 매니저였던 고(故) 이호연 DSP 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는 것만 생각해 봐도 어느 기획사보다 먼저 찾아야 할 곳이 DSP임은 자명하다.덕후 기자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DSP를 방문한 날은 지난 21일이었다. 7호선 학동역 7번 출구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완만한 오르막길을 조금 오르니 DSP미디어 간판이 붙은 회색 빌라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강남권과는 별로 인연이 없지만 이 길이 낯설지 않은 것은 지난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설 당시 ‘뻗치기’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 동네에 왔던 기억 때문이었다. 이 전 대통령 자택은 DSP에서 모퉁이 하나만 돌면 되는 3분 거리에 있고, 당시 기자는 사회부 소속이었다. 4층짜리 큼직한 건물이라 ‘대문’이 있을 것 같아 두리번거렸으나 커다랗게 뚫린 문은 주차장 입구뿐 건물 한 귀퉁이의 검게 칠해진 현관문이 대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로변의 빌딩이 아니라 주택가 빌라 건물을 개조해 사옥으로 쓰고 있어서 나타난 특징이었다. 미리 연락한 DSP 관계자가 문을 열어 주러 내려왔다. 인사를 주고받은 후 접한 소식은 현재 DSP의 주력 아이돌 그룹인 에이프릴과 카드(KARD)가 일본 공연을 위해 바로 전날 출국했다는 비보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지난번 큐브엔터테인먼트 때처럼 우연히 아이돌들을 보는 행운이 이날은 따라 주지 않았다.사옥 내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예쁜 케이크 모형 두 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이맘때 파인에플(에이프릴 팬덤명)로부터 받은 에이프릴 데뷔 2주년 축하 선물이었다. 며칠 뒤면 데뷔 3주년인데 꼬박 1년을 DSP 입구에서 드나드는 이들을 반겼다니, 에이프릴의 팬 사랑이 느껴졌다.2층 회의실들은 방마다 한쪽 벽 전체가 트로피로 꽉 차 있었다. 전통의 아이돌 명가답게 젝스키스, 핑클, 클릭비, 이효리, SS501, 카라 등이 받은 가요 프로그램 1위 트로피가 셀 수도 없었다. 그중 1999년 핑클이 여자 아이돌 그룹 최초로 받은 연말 시상식 대상은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졌다. 같은 해 최고인기가요기획상 등 이호연 대표가 받은 트로피도 여럿. 1993년 혼성 그룹 잼(ZAM)이 받은 ‘신인스타상’ 메달은 DSP의 역사를 실감하게 했다.직원들의 사무 공간인 3층을 지나 녹음실 2개와 작업실 2개가 있는 4층으로 올라갔다. 나뭇결 바닥과 회색 방음벽이 아늑한 느낌을 주는 꽤 넓은 녹음실 가운데에는 마이크와 간단한 녹음장비가 놓여 있었다. 소리를 모으기 위해 위자 뒤로 펼쳐 놓은 둥근 벽이 인상적이었다. DSP가 현재의 사옥으로 이사를 한 게 2013년 1월이라고 하니 당시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카라도 이 녹음실에 자주 드나들었을 터다. 4층 개인 작업실 중 하나는 카드의 멤버 비엠의 전용 공간이다. 1층에는 안무와 보컬 연습실이 3개씩 있었는데 방문 시간이 일러서였는지 연습생은 보이지 않았다. 옥상 작은 정원 옆으로는 기다란 창고가 있었다. 먼지 낀 유리창 너머로 이효리의 옛 앨범 포스터, 여러 가수들의 앨범 등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 차 있는 게 보였다. 샅샅이 뒤져 보면 DSP의 역사가 깃든 보물도 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 2월 별세한 이호연 대표가 뇌출혈로 쓰러진 2010년부터 DSP의 쇠락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많다. 케이팝 열풍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요즘 다른 기획사들에 비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데뷔 3주년을 맞는 에이프릴이 꾸준한 활동으로 팬덤을 모아 가고 있고, 유일한 혼성 아이돌 그룹으로 지난해 정식 데뷔한 카드는 ‘믿고 듣는 신용 카드’라는 별명을 얻으며 해외에서 먼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카드 콘서트에 온 십수명의 연습생들, 내년에 데뷔할지도 모를 그 소년들이 무대 위 선배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눈을 반짝이던 모습에서 DSP의 저력이 다시금 떠올랐다. 글 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당신의 첫사랑이 남긴 습관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첫사랑이 남긴 습관은 무엇인가요

    첩보물, 스릴러 등 남성 서사의 대작들이 진치고 있던 여름 극장가에 심장을 말랑말랑하게 하는 첫사랑 영화가 찾아왔다. 22일 개봉과 동시에 예매율 1위(약 20%)에 오르며 극장가 대진표를 새로 짜고 있는 ‘너의 결혼식’이다. 드라마에서는 여전히 대세이지만 영화판에서는 요즘 보기 드문 로맨스물이라는 점에서 ‘너의 결혼식’은 기시감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첫사랑의 부푼 설렘부터 찬란했던 연애가 비루한 일상에 발목 잡힐 때의 그 서글프고 저릿한 감정까지 현실적으로 그려 내 공감할 관객이 많을 듯하다.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첫사랑’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마음속에 담아 뒀던 사람이 생각날 것”이라는 주연 배우 박보영의 말, “첫사랑의 흔적이나 첫사랑이 남긴 습관이 아직 그대로인 분들이라면 뜨끔할 것”이라는 김영광의 말처럼 ‘너의 결혼식’은 우리 모두에게 환희와 절망을 안겼던 ‘그 시절,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2005년 고3 여름 서울에서 온 전학생 환승희(박보영)를 보고 첫눈에 반한 황우연(김영광)은 ‘떡볶이’를 매개로 승희와 커플이 되기 직전이다. 하지만 승희는 갑작스레 전학을 가 버리고 우연은 1년간 쌍코피를 흘려 가며 승희와 같은 대학에 들어가지만 승희 옆에는 ‘테리우스’를 닮은 남자친구가 있다. 우연은 10여년간 승희를 향한 ‘직진’을 고수하지만 승희는 자신의 오롯한 꿈과 삶을 좇아 현실적인 선택을 거듭한다. 운명의 신은 두 사람의 ‘타이밍’을 매번 짓궂게 어그러뜨린다. 영화는 두 사람이 고등학생인 10대 시절부터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을 거쳐 온 서른 즈음까지를 아우른다. 때문에 지금 청춘을 통과하는, 혹은 지나온 이들이 누구나 공감하고 고민할 법한 현실의 맨살들을 건드린다. 로맨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남녀 주인공의 합은 차지고 안정적이다. ‘국민 여동생’ 박보영은 당돌하면서도 까칠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다. 그간 판타지물을 중심으로 한 연기 활동에서 ‘뽀블리’란 애칭으로 덧씌워졌던 ‘사랑스러움’을 한 움큼 덜어냈다. 대신 좌절과 시련에도 자신의 선택과 노력으로 여고생부터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배우로서의 성장을 내보인다. 김영광은 “매 테이크마다 새로운 연기와 리액션을 보여 줘 미지의 생물 같았다”는 이석근 감독의 평처럼 ‘재발견’이랄 만큼 지질하고 서툴면서도 지순한 순애보를 펼치는 캐릭터를 능란하게 소화해 냈다. 110분. 12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용산 보광동, 취약계층에 ‘시원한 향기’

    서울 용산구 보광동주민센터는 더운 여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시원한 향기’(시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시향 프로젝트는 민관 협력 사업으로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두루 끌어들여 취약계층 여름 나기를 지원하고 있다. 먼저 동 새마을부녀회는 이달 초 자체 연회비와 기금을 털어 영양가 높은 밑반찬 100인분을 만들어 전달했다. 무더위로 식사를 거르는 어르신들이 건강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차렵이불 세트 185개를 구입해 저소득 홀몸어르신들께 전달했다. 지난해 보광중앙교회가 용산복지재단에 지정기탁한 돈 1700만원 중 1200만원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배분받아 이불 구입 등에 썼다. 이외 보광동 노인복지후원회는 선풍기 10대를 기부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해외고전 6편, 우리시대 성소수자 이야기로 변주하다

    해외고전 6편, 우리시대 성소수자 이야기로 변주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전을 이 시대의 퀴어 이야기로 다시 쓰면 어떨까. 현재 한국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고전 속 인물과 상황을 현대로 옮겨와 성소수자들의 섬세한 사랑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냈다.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인 큐큐가 출간한 국내 첫 퀴어 단편선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다. 김금희, 김봉곤, 강화길, 박상영, 임솔아, 이종산 작가가 참여한 이 소설집에는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조지프 세리든 르 파누의 ‘카밀라’,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허먼 멜빌의 ‘선원, 빌리 버드’,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 등 해외 고전을 변주한 단편 6편이 실렸다. 김금희 작가는 총 15편의 단편이 실린 ‘더블린 사람들’ 중 작가가 좋아하는 단편인 ‘애러비’와 ‘죽은 사람들’에서 모티브를 가져 온 ‘레이디’를 선보였다. ‘애러비’ 속에서 친구의 누나를 좋아하는 소년은 친구 유나의 가족을 따라 바캉스를 떠난 한국의 10대 소녀 ‘정아’로 재탄생했다. 겉으로는 의연해 보이지만 감수성 예민한 정아가 유나와의 사이에서 겪는 미묘한 감정을 담았다. 김봉곤 작가는 ‘은하철도999’의 원작인 ‘은하철도의 밤’을 재해석한 ‘유월 열차’에서 연인 ‘류’와 열차 여행을 떠난 ‘나’가 느끼는 그리움과 애틋함의 순간을 속도감 있게 그렸다. 감각적인 이야기들만큼이나 인상적인 표지가 눈에 띈다. 하얀색 표지 위에 글씨가 아닌 점자로 책의 제목과 저자명을 새겨 넣었다. 책을 기획한 최성경 큐큐 대표는 “점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소수자의 언어이지만 사실 손으로 만져 보면 육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많은 언어”라면서 “눈으로 책을 읽기 어려운 이들이 손가락을 통해 이야기에 닿는 것처럼 퀴어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큐큐는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를 시작으로 국내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큐큐퀴어단편선’을 매년 여름 한 권씩 출간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CJ대한통운, 이산가족 상봉 물자 운송

    CJ대한통운은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필요한 물자를 두 차례에 걸쳐 상봉 장소인 북한 금강산으로 운송한다고 21일 밝혔다. 1차로 지난 18∼19일 강원도 고성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사용될 기물, 주방기기, 식자재 등을 실어 날랐다. 2차엔 5t, 11t 트럭 등 차량 10대와 작업 인력 20명이 투입된다. CJ대한통운은 2000년 8월 15일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남북 이산가족방문단 교환 행사부터 대북 물자 운송을 지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IS 성노예’였던 난민 소녀, 독일서 IS 전투원과 ‘악몽의 재회’

    ‘IS 성노예’였던 난민 소녀, 독일서 IS 전투원과 ‘악몽의 재회’

    이슬람국가(IS)에 납치돼 성노예로 지내다 탈출한 뒤 가족과 독일로 넘어가 난민이 됐던 야지디족 10대 소녀가 길거리에서 과거 자신을 가두고 성적으로 학대했던 IS 전투원에게 발각돼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이라크로 되돌아간 사실이 전해졌다. 영국 더 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쿠르드계 이라크 매체 바스뉴스를 인용해 최근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머물던 한 야지디족 난민 소녀가 IS 출신 남성을 피해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쿠르디스탄으로 돌아간 사연을 전했다. 아쉬왁 하지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4년 전인 2014년 8월, 이라크 북부로 진격한 IS에 의해 납치된 수천 명의 쿠르드족·야지디족 중 한 명이었다. 당시 15세였던 아쉬왁 하지는 가족과 함께 납치됐지만, 아부 후맘이라는 이름의 한 남성에게 100달러(약 11만원) 팔려 약 3개월 동안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지역에서 지냈다. 하지는 함께 팔려온 다른 소녀들과 함께 이 남성에게 거의 매일 밤 성적으로 학대를 받으며 이슬람교로 개종할 것을 강요받았다. 3개월쯤 지났을 무렵, 하지는 다른 소녀들과 함께 몰래 아부 후맘의 휴대전화를 빼돌렸고 자신의 오빠에게 극적으로 연락할 수 있었다. 오빠는 이들 소녀가 탈출할 수 있도록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다. 소녀들은 그의 계획에 따라 신체 이곳저곳을 손톱으로 긁어 상처를 낸 다음 피부병에 걸렸다고 거짓말했다. 이에 따라 병원에 간 소녀들 중 한 명이 수면제를 하나 입수할 수 있었다. 이후 소녀들은 남성의 음식을 준비할 때 수면제를 탔고 남성이 잠이 든 틈을 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는 이후 가족과 만났고 6개월 동안 이라크에 머물다 함께 독일로 넘어가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녀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살면서 노예 생활 중 생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완화하는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을 받았고 슈퍼마켓에 취직해 일도 했다. 하지는 어느 날 누군가에게 미행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던 지난 2월 일을 마치고 집이 있는 난민 캠프를 향해 가던 중 한 남성이 차에서 내려 자신 앞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하지는 “지난 2월 21일, 누군가가 나를 가로막았다. 그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봤을 때 몸이 굳고 말았다”면서 “날 감금했던 아부 후맘과 똑같이 무서운 턱수염과 못 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가 내게 독일어로 ‘너, 아쉬왁이지?’라고 추궁했을 때 난 곧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소녀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위험이 미칠 것을 두려워했다. 탈출 후 가족 대부분과 재회했지만 4명의 오빠는 여전히 행방 불명이며 언니 1명은 아직도 IS에 납치된 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는 독일에서 남성에게 가던 길을 저지당했을 때 다른 사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남성은 집요하게 따졌다. 그는 “아니, 넌 아쉬왁이 맞다. 난 잘 안다”면서 “내가 바로 모술에서 잠시 함께 있었던 아부 후맘”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가 지금 어디서 누구와 살고 무엇을 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는 그 자리에서 도망쳐 남성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근처 시장에 몸을 숨겼다. 귀가 후 오빠에게 연락해 자초 지종을 말하고 다음날에는 난민 캠프 관리자에게 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CCTV 영상에서 남성의 신원을 파악했다. 남성은 이라크 바그다드 출신으로 본명은 무하마드 라시드였다. 하지만 경찰은 이 남성 역시 난민 지위를 받은 상태이고 소녀에게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므로 해줄 수 있는 일이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는 “경찰은 해당 남성도 나처럼 난민이므로 지금은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일 또 남성에게 저지당하면 여기로 연락하면 된다는 말과 함께 전화번호 하나를 건네줬을 뿐”이라면서 “문제는 남성은 물론 그의 일부 가족이 독일 안에 살고 있어 나는 물론 내 가족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독일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독일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슈투트가르트 지역을 관할하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 경찰은 외신들의 코멘트 요구에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먼길 돌아온 스물아홉 정은혜 값진 은메달

    먼길 돌아온 스물아홉 정은혜 값진 은메달

    女공기소총 銀… 첫 국제대회 메달 쾌거 팀 해체로 알바 전전… 복귀 3년 만에 결실20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 경기가 열린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 레인지. 중국의 자오뤄주(250.9점)에 이어 248.6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정은혜(29·인천남구청)는 라커룸에 들어가 펑펑 눈물을 쏟았다.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에 흘리는 눈물은 아니었다. 3년간 사격장을 떠났다가 다시 총을 잡은 그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은메달을 따낸 데서 온 감격의 눈물이었다. 이날 정은혜는 24발을 쏘는 경기에서 19번째 격발을 9.3점을 쏘는 바람에 4위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아 몽골의 난딘자야 간쿠야그를 슛오프에서 10-9.3으로 제치고 한국 사격에 두 번째 은메달을 선사했다. 이 메달은 정은혜의 첫 종합 국제대회 메달이기도 하다. 스물아홉 살, 10대 때부터 종합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있는 사격 종목에서 첫 메달을 따기엔 꽤 늦은 나이다. 정은혜는 먼 길을 돌아왔다. 어릴 때 사격을 시작한 정은혜는 스물두 살 당시 몸담았던 실업팀이 인원을 감축하면서 3년간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면서도 사격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떨쳐 내지 못했다. 결국 2015년 다시 사격에 복귀해 구슬땀을 흘린 결과 처음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 서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그동안의 우여곡절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더라”고 감격했다. 만약 정은혜가 이날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더라면 김정미 코치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시상대 맨 위에 오른 이후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이 될 뻔했다. 김 코치는 살짝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지만, 정은혜는 “목표였던 메달을 따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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