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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 뜻 이어… ‘1000원 밥집’ 다시 연다

    할머니 뜻 이어… ‘1000원 밥집’ 다시 연다

    “내가 식당 문을 열 때의 마음을 이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밥집을 운영했으면 좋겠습니다.”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서 한 끼에 1000원짜리 식사를 내 놔 한때 화제가 됐던 ‘해뜨는 식당’ 주인 김선자(71) 할머니는 8일 “오로지 봉사하는 마음과 섬기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나 단체가 이 식당을 맡는다면 기꺼이 운영권을 넘겨줄란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어려운 이웃에게 밥 한 끼 줄 수 있는 마음이 온 사회에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며 “이처럼 ‘작은 나눔 실천’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를 정도로 숨어서 세상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 할머니가 전통시장인 대인시장의 허름한 건물 한 칸을 임대해 한 끼 1000원짜리 ‘착한 식당’을 차린 것은 2010년 6월. 가난한 이웃과 ‘조그만 즐거움’을 나누려는 평소의 마음이 움직인 때문이었다. 55살에 유명 보험회사 소장으로 정년 퇴임한 그는 보세 옷가게 등을 운영해 얻은 수입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약간의 여윳돈도 손에 쥐었다. 여생을 봉사에 바치기로 맘먹었던 그는 월 20만원에 임대한 뒤 1000만원을 들여 식당으로 개조했다. 된장국과 김치, 나물 등 1식 3찬으로 ‘1000원짜리 끼니’를 마련했다. 이런 소문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시장 상인과 홀로 사는 노인, 일용직 노동자, 아르바이트하는 학생 등이 단골손님이 됐다. 이곳은 추운 겨울 손을 호호 불며 찾아드는 가난하고 외로운 이웃들의 사랑방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이 식당을 2년 남짓 운영하던 지난해 5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건강 때문에 1년이나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광주 신세계백화점과 시장 상인회, 광주 동구의회, 시민단체 등이 최근 후원자로 나서 식당을 살리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등은 지난 7일 20여명의 임직원을 동원, 그동안 닫혔던 식당을 새롭게 단장했다. 각종 집기를 옮기고 내부를 정리·정돈하는가 하면 배선을 수리하고 청소도 했다.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일단 식당 시설개선을 통해 영업을 재개하도록 돕고, 이마저도 어려울 경우에는 김 할머니와 협의해 특정 운영자를 지정해 돕기로 했다. 백화점은 식당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아파트 전세가율 60% 돌파… 매매 전환될까

    아파트 전세가율 60% 돌파… 매매 전환될까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이 60%를 넘어섰다. 이제까지 ‘전세가율 60%’는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공식으로 여겨졌다. 최근 몇년간은 전세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매로 수요가 옮겨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 이 공식을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4·1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여 전세가율 60%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3일을 기준으로 재건축을 제외한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61.10%로 지난해 말의 59.75%보다 1.35% 포인트가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7.25%, 경기도가 58.15%였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는 전세가율이 80% 안팎인 아파트들도 등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전세가율이 최고 수준에 달하면 매매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그렇다면 ‘전세가율 60%’의 공식은 이번에도 힘을 발휘할까. 전문가들은 과거처럼 전세가율이 주택거래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일단 전셋값이 오른 이유가 과거와 다르다. 과거에는 주택공급 부족으로 전셋값이 올랐지만, 2010년부터 진행된 전셋값 상승은 공급 과잉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실수요자들이 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을 지켜보면서 전세시장에 머문 것이 최근 3~4년간 전셋값 상승의 원인”이라면서 “높아진 전셋값이 거래 정상화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1995년 주택 임대시장에서 67.2%를 차지했던 전세가 2010년에는 50.3%까지 떨어지면서 높은 전세가율이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최근 저금리 등으로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전셋값에 일정 부분 버블이 끼어 있다는 점도 전세 수요가 매수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처럼 전세가율 상승이 결국 매매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셋값에 수천만원만 더하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하고, 지난달 발표된 4·1 부동산 종합 대책도 힘을 보탤 것이라는 주장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가격이 집값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점은 전세 수요를 매수 수요로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장례비가 없어…” 아내도 남편따라

    가정의 달을 맞아 신병 등을 비관해 투신 자살한 남편의 발인을 앞두고 장례비용 마련을 걱정하던 기초생활수급자가 같은 장소에서 뒤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일 오전 5시 20분쯤 경북 경산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김모(53)씨가 화단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남편의 발인을 2시간가량 앞둔 오전 3시 30분쯤 장례비를 마련하겠다며 장례식장을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김씨가 발인 시간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아파트로 찾아 나섰다가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주거지인 이 아파트 13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됐다. 20여년 전 폐결핵을 앓아 한쪽 폐를 떼내고 공황장애를 앓은 김씨 남편(57)은 신병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살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김씨 가족은 10년 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월 120만원가량을 지원받았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경찰은 숨진 김씨가 지병을 앓은 데다 500여만원의 장례비 마련을 고민했다는 유족의 말을 토대로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1m확장에 2억’ 성남 공원로 월요일 개통

    ‘1m확장에 2억’ 성남 공원로 월요일 개통

    1m 확장에 2억원가량 들어가 예산낭비 논란이 일었던 경기 성남시 공원로가 확장 공사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개통됐다. 막대한 예산투입으로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황금도로’라는 별명까지 붙은 길이다. 성남시는 26일 공원로(중앙동 공원터널∼태평동 현충탑) 1.56㎞ 구간을 왕복 2차로에서 6∼8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마무리하고 29일 오후 2시 개통식을 연다고 밝혔다. 2007년 7월 시작, 3093억원을 투입한 끝에 5년 10개월 만에 끝났다. 1m 확장에 1억 9830만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사업비 중 88% 2727억원이 보상비로 나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공사가 됐다. 전체 보상면적은 3만 7000㎡, 보상받은 건물은 270채 1446가구였다. 단순 계산하면 3.3㎡(1평)에 2300만원의 보상비가 들어갔다. 도로 확장 부지에 편입된 주민들이 보상비 인상과 이주·생계대책을 요구하며 시청사를 점거 농성하자 2006년 보상금 이외에 토지·건물주에게 판교신도시 아파트를, 세입자에게 공공임대아파트를 특별공급했다. 도로확장 사업에 신도시 아파트 입주권을 제공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이러고도 이주민들이 “아파트 분양대금 중 기반시설 비용을 돌려달라”고 시를 상대로 12건의 채무부존재 소송까지 제기해 장기간 법정다툼까지 벌여야 했다. 사업은 전임 민선 4기 이대엽 시장 때 시행했으며 이재명 현 시장은 2010년 7월 판교 특별회계 모라토리엄을 발표할 당시 공원로 공사를 대표적인 재정난 원인으로 지목했다. 공원로 확장 개통으로 분당구 야탑동∼중원구 도촌동∼수정·중원 본시가지∼위례신도시로 이어지는 남북 간선교통망이 연결됐다. 앞서 시는 지난해 4월 이 도로와 연결되는 태평동 영장산터널~복정동 창곡교차로 1.63㎞ 공원로 구간 확장 공사를 끝냈다. 시 관계자는 “도로 개통으로 성남에서 서울로 가는 차량 통행시간이 기존 2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되고 도시의 균형적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멸종위기 금개구리 서식지에 슬그머니 삽질 시작한 LH

    멸종위기 금개구리 서식지에 슬그머니 삽질 시작한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 장남평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금개구리 서식처에서 최근 건설 공사를 강행해 논란이다. LH가 공사를 재개하려면 멸종위기종 보존 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이런 절차를 무시해 반발이 커졌다. 유관 기관들 역시 손을 놓고 있다. 22일 LH와 농어촌공사,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세종시 장남평 일대 200만㎡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국립수목원과 주거지역 등의 건설 공사가 진행되던 곳이다. 2011년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공사 재개는 오는 11월 녹색사회연구소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지난 21일 참여연대와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등 지역 시민단체가 장남평을 찾아 현지조사를 한 결과 일부 공사를 재개한 흔적이 발견됐다. 논에 물을 대기 위한 배수로를 제거하는 등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벌인 것이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금개구리는 논과 같은 습지에 사는 생물로 물 공급이 끊기면 살 수 없다”면서 “최근에도 이런 사례가 발견돼 LH에 항의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설명했다. LH는 외곽 순환도로 기초 공사와 중앙호수공원 진입로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모두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는 작업이지만 LH는 환경단체의 동의 하에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1월 금강에서 장남평으로 물을 공급하던 연기면 양화리 양수장이 철거된 것이다. LH가 금개구리 서식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공사를 중단한다는 구두 약속을 했던 지난해 8월 이후 벌어졌다. 임산 LH 세종사업본부 사업관리처 차장은 “양수장 철거는 한국농어촌공사 소관이며, 배수로도 우리가 지시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시설물 이전 보상 계약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이를 반박한다. 서재남 농어촌공사 세종대전금산 차장은 “양수장을 LH에 팔았기 때문에 철거 권한이 없다”면서 “농어촌공사는 물을 대고 빠지게 하는 것이 목적인 기관인데 양수장을 없앨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금개구리 보호를 위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는 2016년까지 혹은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는 11월까지만이라도 이 땅을 농지로 쓸 수 있도록 임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행복청 등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시민단체들은 ‘LH와 유관 기관들이 공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 등이 23일 장남평 습지 물공급 실태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에 나서는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서다. 임비호 푸른세종 사무처장은 “최근엔 논도 생태보전구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면서 “10년 전 수립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계획에 매몰되지 말고 새롭게 도시 개발 청사진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남평은 원수산·전월산·금강으로 둘러싸여 수시로 고라니가 내려와 뛰놀고 해마다 철새 2만여 마리가 찾는 곳”이라면서 “이 일대를 보존해야 금개구리와 생태계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번 ‘금개구리 사태’처럼 중간에 생겨난 환경문제를 협의·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시민·전문가들로 구성된 논의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손쉽게 접근 가능… 고위험·고수익 로또심리 발현”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손쉽게 접근 가능… 고위험·고수익 로또심리 발현”

    도박은 재미있고 섹시하다. 대단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면서도, 한 방에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다. 최근에는 직접 도박장으로 향하는 수고로움 없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베팅할 수 있다. 학생부터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불법 도박은 죄의식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이 된 것이다. 시장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제2차 불법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불법도박의 규모는 무려 75조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중독포럼 추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인구 가운데 도박 중독자는 약 220만명. 통계에 포함안된 10대들과 음성화된 불법사이트를 이용하는 인구를 감안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도박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다양하게 꼽았다. 선천적으로 도박에 취약한 개인의 유전적 요소부터 사회에 만연한 극단적인 한탕주의 심리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스포츠토토가 횡행하는 근본 원인으로는 국가가 도박장을 개설하는 모순된 구조와 손쉽게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들었다. 김규호 중독예방시민연대 상임대표는 “합법에서 불법으로 옮겨가는 ‘기관차 효과’와 합법을 규제하면서 생기는 ‘풍선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최근 10년간 불법 도박시장의 판을 크게 키웠다”고 했다. 합법 도박을 접한 사람들이 배당금을 더 많이 주는 불법 도박으로 흡수되거나 까다로운 합법 도박의 기준을 피해 불법 도박의 문을 두드린다는 설명이다. 김연수 도박중독재단 전문상담가는 “대개 합법 스포츠토토를 하다가 배당률이라든지 게임 제한성, 베팅을 더 하고 싶다는 욕구 등이 맞물려 불법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포츠도박의 경우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나 24시간 소액으로 베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도박을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을 때 바로 실행에 옮겨 고민하고 행동을 제어할 여유가 적다”고 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가 차원의 사후관리가 없다는 게 큰 문제”라면서 “도박 중독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실상 도박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은 국가”라고 지적했다. 대박과 한탕주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고단한 사회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다 보니 결과만 좋게 나오면 정당화되는 경향이 생겼다”면서 “정직한 근로활동이 아닌 고위험·고수익의 토토나 로또를 통해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기에 열악해진 생활여건을 한 방에 벗어나려는 로또심리의 발현”이라고 했고,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불안할 때 한탕주의 심리가 만연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불법 도박과 관련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가 도박 중독자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적 네트워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합법 도박산업이 중독자의 자활, 치료를 위해 내놓은 기금은 연 2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순매출 7조원의 0.03% 수준이다.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정부 교육이나 홍보도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명호 교수는 “도박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불법 스포츠 토토가 범죄 행위라는 것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호 대표는 “국가 차원의 꾸준한 홍보를 통해 불법에서 합법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합법도박에서는 1회 베팅액 등을 철저히 관리해 중독을 막아야 한다”면서 “불법은 무조건 사법처리 된다는 것을 정부가 적극 알리고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엄정 처벌하려는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당국이 좀 더 적극적인 감시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불법 사이트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불법 스포츠도박 세력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전주들을 잡아내는 데 경찰 등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클릭, 잠시 짜릿했으나…패닉, 영혼까지 털렸다

    [커버스토리] 클릭, 잠시 짜릿했으나…패닉, 영혼까지 털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지난 3년간 6300억원 규모의 사설 스포츠토토를 운영해 온 고모(46)씨 등 8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사설 토토 사이트 14개를 통해 60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규모가 큰 사이트는 회원 2700명에 월평균 35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길래? 그래서 기자가 직접 사설 스포츠토토에 베팅해 봤다. 지난 18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이튿날로 넘어가는 밤을 하얗게 불태웠다. 클릭질 몇 번에 수십만원이 오갔다. 돈은 당장 손에 잡힐 듯 가까웠고, 방식은 쉽고 간편했다. 짜릿했다. 왜 사람들이 사설 토토에 중독되는지 알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태 파악을 위해 특별 취재비로 받은 30만원을 7시간 만에 전부 잃었다. 킥오프와 종료 휘슬이 몇 번 반복되는가 싶었는데 보유머니는 어느새 0원이었다. 베팅은 지난 3년간 밤낮으로 사설 토토를 한 김용진(28·가명·12면 참조)씨가 귀띔한 ‘메이저 놀이터’(안전한 사설 토토 사이트를 뜻하는 은어)에서 이뤄졌다. 지인의 추천을 통해서만 엄격하게 회원을 받아 경찰에 절대로 걸릴 염려가 없다고 했다. 서버는 모두 해외에 있고 대포통장으로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것. 돈을 입금받고 결과를 맞히면 아이디(ID)를 없애버리는 ‘먹튀 사이트’들이 횡행하는 가운데 3년 넘게 무사고(?)로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두근두근. 링크창에 사이트 주소를 쳤다. 메인 화면에는 음악을 듣는 외국 남자의 사진이 떴다. 음악 관련 블로그 같았다. 설마 없어진 건가. 혹시나 싶어 김씨에게 미리 받은 ID와 비밀번호를 쳤다. 신세계가 펼쳐졌다. 웨인 루니(축구), 로저 페더러(테니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농구)의 사진이 떴다. 페이지 하단에는 ‘저희는 별도의 광고 없이 추천인만을 통해 가입하며, 보안을 가장 중요시하는 곳입니다’라는 설명이 쓰여 있었다. 보안유지를 위해 회원 모두가 노력하자는 공지 글에는 ‘보안이 생명’, ‘보안 또 보안’이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사설토토 사이트는 별천지였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축구·야구·농구·미식축구·핸드볼 등 웬만한 종목은 다 있었고 베팅 종류도 승무패·언더-오버(양팀 득점의 합이 기준점수를 넘는 것)·핸디캡(강팀에 불리한 조건을 주는 방식)·스페셜(야구 첫 볼넷, 농구 첫 3점슛, 축구 전반 득점 등) 등 다양했다. 합법 스포츠토토(베트맨)는 최소 두 경기부터 승, 무, 패 등 경기결과를 베팅할 수 있는 반면 사설토토는 첫 경기부터 걸 수 있다. 베팅액도 베트맨이 100~10만원인데, 사설토토는 5000~300만원으로 크다. 배당률도 당연히 사설토토가 높다. 베트맨을 통해 베팅에 재미를 느낀 사람들이 불법토토로 유입되는 이유다. 마감임박 경기들이 깜빡였다. 노르웨이, 카타르, 러시아, 요르단 등 평소 따로 챙겨 본 적이 없는 축구경기가 베팅을 재촉했다. 거침없이 눌렀다. 첫 번째 선택은 18일 오후 11시 30분에 킥오프하는 러시아 축구 2부리그. 배당률이 낮은, 달리 말하면 이길 확률이 높은 팀의 승리에 5만원을 걸었다. 사이버머니는 현금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밤 12시 15분에 시작하는 카타르 리그 두 경기에도 베팅했다. 알사드와 레크위야SC, 알라이안과 알자이시의 대결. 알사드와 알라이안이 이긴다에 각각 5만원씩 걸었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정수·조용형 등이 뛰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취재하며 자주 접해 익숙한 팀들이었다. 돈을 잃을까 봐 불안하기도 하고, 이변이 생겼을 때 대박을 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같은 경기의 무와 패에도 전부 1만~2만원씩을 걸었다. 합법토토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다. 노르웨이 축구까지 베팅, 사이버머니 30만원을 전부 썼다. 이제 기다릴 시간. 지루할 거란 예상과 달리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실시간 점수를 중계해 주는 라이브스코어 사이트에 들어가니 채팅방에 재잘대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실시간으로 뜨는 골 소식에 채팅창이 들썩였다. 노르웨이, 카타르 축구가 끝나자 0원이던 잔고는 다시 19만원으로 채워졌다. 분명 11만원을 잃은 건데 돈을 땄다는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새벽 2시인데 눈이 말똥거렸다. 왠지 계속 딸 것 같은 기분에 취했다. 간이 커진다. 이번엔 미국프로야구(MLB)를 택했다. 밀워키-샌프란시스코, 시카고C-텍사스전에서 첫 볼넷이 어느 팀에서 나올지를 고르는 게임이다. 투수의 제구력이 우선이지만, 축구보다는 경기상황과 운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아무 팀이나 겁없이 찍었다. MLB 몇 경기와 사우디아라비아·스위스·잉글랜드·콜롬비아 축구, 유럽농구까지 돈을 따는 족족 베팅했다. 깜깜한 새벽, ‘아드레날린’ 대분출이다. 파란색 낙첨과 빨간색 당첨을 정신없이 반복하는 사이 사이버머니는 어느덧 0원. 7시간 31개 베팅의 끝은 ‘올인’이었다.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한국의 4대 프로스포츠가 전부 승부조작의 홍역을 앓았지만, 그 온상이 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는 여전히 불야성이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고려대에 의뢰해 지난달 발표한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설 스포츠토토의 규모는 연간 7조 6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도박의 총규모(연간 75조원)의 10.1% 수준이다. 2008년 제1차 조사 때는 미미해 따로 사설토토를 집계조차 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도박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하우스(노름판) 도박(25.7%), 사행성 게임장(24.9%), 사설 경마·경륜·경정(13.2%)의 자리를 사설토토가 급격하게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설 스포츠토토의 특징으로 ▲인터넷, 모바일로 24시간 이용 가능 ▲베팅대상 및 방식의 다양성 ▲환전의 신속성 ▲높은 베팅 상한선과 배당률 ▲다양한 VIP제도 등을 꼽았다. 사설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 이용자도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감위는 정부, 경찰과 함께 지난해 11월 불법사행산업감시 신고센터(1855-0112)를 발족했으나 사설토토가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는 까닭에 단속이 쉽지 않다. 대부분 해외서버인 데다 주기적으로 주소를 바꾸며 회원을 관리하고 있어 적발이 어렵다. 강남서가 적발한 사설토토 조직도 검거까지 무려 8개월이 걸렸다. 운영자들은 수사망을 피하려고 서버는 일본에, 사무실은 태국·중국에 열고 현금으로 출금한 최종 수익금을 합법 법인계좌에 입금해 해외제조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돈세탁까지 거쳤다. 치밀하고 교묘한 수법이다. 전문가들은 도박에 취약한 개인특성, 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만큼이나 국가의 책임방기가 사설 스포츠토토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규호 중독예방시민연대 상임대표는 “합법 도박(베트맨)을 즐기던 사람들이 배당률이 높고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는 불법토토로 흡수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합법, 불법토토 모두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철저한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도박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건 국가”라면서 “중독자의 자활,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네트워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대구시민회관 ‘의혹 리노베이션’

    대구시민회관 리노베이션 공사가 문제투성이다. 대구시는 1975년 개관해 시설이 노후한 대구시민회관을 2009년 11월 캠코와 리노베이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2011년 3월에 착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당시 이 사업의 공사비는 499억원이며 시 부담액을 최소화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업승인된 2010년 10월 사업비를 60억원 증액해 559억원으로 확정했다. 늘어난 사업비도 모두 시가 부담토록 해 총 사업비 중 대구시의 부담액은 336억원에 이른다. 시는 당장 하반기 개관 시점부터 4년 동안 시행사인 캠코에 이를 분할 지급해야 한다. 대구시 홍성주 문화예술과장은 “시민회관이 철도변에 있기 때문에 방음시설이라든지 기타 부대시설이 필요하다는 사업 자문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사업비를 증액했다. 자문위원회에서는 100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60억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녕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대구시가 캠코와 체결한 계약이나 사업승인할 당시에는 건축 설계서가 없었는데 어떻게 공사발주가 가능한지 밝히고 60억원을 증액한 근거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회관 준공 뒤 관리방식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20년간 임대운영권과 연간 6억원에 이르는 관리비를 시행사에 줘야 한다. 100대 규모의 주차장을 지어 시설 입주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다 임대 운영권에 수반되는 위험성도 시가 떠맡았다. 임대료 수입이 연간 25억원이 밑돌면 부족분을 시가 보전해야 한다. 이는 경기 침체에다 이 일대 상권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대구시가 시민회관 시설운영에 무한책임을 지도록 계획돼 있다. 시행사인 캠코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면서 투자에 대한 부담은 대구시가 떠안게 돼 있어 무리한 사업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의하면 준공 전에는 많은 리스크를 캠코가 지고, 준공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지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외환위기 상흔’ 공공 청사로 재탄생

    ‘외환위기 상흔’ 공공 청사로 재탄생

    16년간 도심에 방치됐던 ‘외환위기 상흔’이 공공기관 청사로 재탄생했다. 광주광역시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8일 옛 화니백화점을 리모델링한 남구종합청사 개청식을 가졌다. 1997년 외환위기로 공사가 중단된 지 16년 만이다. 화니백화점은 1977년 호남에 들어선 최초의 지역 백화점으로 한때 호황을 누렸으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광주 남구 주월동에 새로 짓던 주월점 공사를 중단했다. 1999년 화니백화점의 최종 부도 이후에도 건물 주인이 일곱 차례나 바뀌었다. 도심 흉물이 공공기관 청사로 탈바꿈하게 된 계기는 캠코가 남구에 청사 신축 사업을 제안하면서다. 남구청사는 1995년 서구로부터 분구할 당시 조립식 가설건물로 건축돼 구민들과 공무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구는 청사 신축을 추진했으나 재정 여건이 어려워 차일피일 미룰 수밖에 없었다. 남구는 캠코가 제안한 ‘공유재산 위탁개발’을 2010년 11월 받아들였다. 한 달 동안 구민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25차례나 열어 힘겹게 내린 결정이었다. 공유재산 위탁개발이란 캠코가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토지 등에 개발사업비를 조달해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실시한 후 장기간에 걸쳐 임대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남구는 2011년에 화니백화점을 105억원에 구입했다. 여기에 캠코가 390억원을 들여 지상 9층, 지하 6층에 연면적 5만 132㎡ 규모의 공공청사로 재탄생시켰다. 이에 따라 재산가액은 105억원에서 478억원으로 4.5배 증가했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청사 지하 1층과 지상 1~4층 일부에 들어서는 상가·편의시설의 임대료로 사업비를 회수할 계획”이라면서 “지자체의 수입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씨줄날줄] 문화지구 공동화/서동철 논설위원

    어제 서울신문은 ‘공연 1번지’라는 서울 대학로에서 소극장들이 줄지어 떠나고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최근 10년 사이 땅값이 두 배 가까이 상승하고, 임대료는 훨씬 더 뛰어올랐으니 순수 연극은 버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학로뿐인가. 전통문화의 거리인 인사동 역시 화랑과 골동품상, 서화재료 가게, 표구 가게는 뒷골목으로 내몰리거나 건물의 2, 3층으로 올라갔다. 두 곳 모두 문화가 떠나간 자리는 화장품 가게와 옷 가게, 카페와 커피 전문점이 차지했다. 두 거리는 공연예술과 전통문화라는 각각의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정부가 지정한 문화지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사동과 대학로가 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은 2002년과 2004년이다. 해당 지역의 특정 문화를 지원하는 문화지구로 지정한 것부터가 이미 정체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의 거리에 유명세가 따르면 부동산값이 오르고, 소비성 문화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순수문화가 설 자리를 잃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의 경우에도 맨해튼의 소호와 그리니치빌리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밀려난 갤러리들은 첼시를 새로운 화랑가로 만들었고, 규모가 작은 갤러리들은 브루클린의 덤보로 옮겨갔다. 대학로나 인사동을 중심으로 보면 문화의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시각은 옳다. 하지만 두 곳의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확산된다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뉴욕에서 보듯 문화적 분위기가 일부분에 집중되지 않고 도시 전체로 퍼져나가게 할 수 있다면 오히려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지금 대학로를 떠난 소극장들은 이웃한 혜화동과 명륜동은 물론 혜화문과 삼선교 일대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있다. 인사동의 전통문화는 현대적 감각이 더해지며 삼청동이 새로운 문화의 거리로 떠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고, 삼청동 문화는 이미 경복궁을 가로질러 서촌 일대로 퍼져 나가고 있다. 문화가 풍성한 지역을 ‘지키는’ 문화지구 정책보다 문화가 없는 지역을 ‘가꾸는’ 문화지구 정책은 어떨까. 개발 위기에 처한 삼선교와 성북동 일대의 한옥 지대는 대학로에서 밀려난 소극장을 포용할 수 있는 쓸 만한 문화지구 대상지역이다. 소비만 넘쳐나는 성신여대 입구는 소극장 몇 개가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문화의 거리가 될 수 있다. 고개 넘어 미아리도 ‘텍사스’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국악의 거리라고 불리지만, 아직은 문화적 향기가 부족한 돈화문로 또한 인사동에서 냉대받고 있는 전통문화를 다시 모이게 할 수 있는 훌륭한 문화지구 대상지역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소극장 “객석 70% 채워야 본전”… 정부지원은 별 따기

    소극장 “객석 70% 채워야 본전”… 정부지원은 별 따기

    최근 공연계를 식겁하게 한 일이 있었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뮤지컬센터에서 공연 개막을 사흘 앞두고 공연장 출입이 전면 통제된 것이다. 시공사와 시행사의 갈등이 고조된 탓이다. 이 건물 시공사인 D기업은 건물주 A기업에서 받지 못한 공사비 미지급분 140억여원에 대해 1일부터 유치권을 행사하겠다고 고지했고, 배우와 스태프들의 공연장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제작사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낸 공연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다행히 공연은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공연장 사용이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 재판부가 “사용방해의 금지를 명하는 기간은 뮤지컬 공연의 종료일까지로 한정한다”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이 문을 닫았다. 연출가 김민기가 이끄는 극단 학전의 보금자리로, 17년 동안 5000회가 넘는 공연을 열어 온 대학로의 명소였다.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의형제’, ‘빨래’까지 다양한 뮤지컬을 올리면서 소극장 뮤지컬의 산실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래서 단순히 극장이 하나 사라진 것쯤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소극장을 중심으로 생성된 대학로에서 소극장 학전이 사라지는 것은 분명 대학로에 불어닥친 또 하나의 위기 신호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연극계에서는 “1920년대 신연극이 시작된 이후 계속 위기라는 말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형식으로 불거진 대학로 공연계를 향한 압박은 “새로운 생존 방안을 찾을 때”라는 것을 보여 준다. 현재 대학로에 있는 중·소극장은 130여개에 이른다. 거의 대부분이 150~200석 규모의 극장이다. 이곳에서 매일 공연이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순수연극은 많지 않다. 순수연극을 하기에는 극장 대관료가 너무 비싸다.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운영하는 대학로예술극장이나 아르코예술극장은 하루 대관료가 공연과 연습이 각각 30만원 선이다. 서울연극협회가 지원하는 설치극장 정미소나 실험극장 예술공간서울의 경우는 20만원 안팎이다. 하지만 대부분 소극장은 대관료가 50만~60만원에 이른다. 이것도 150석 규모에, 객석이라고는 계단식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는 수준의 극장이 이 정도다. 기본 3주 공연을 하려면 대관료만 1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평균 티켓 가격을 2만원으로 봤을 때 하루 관객 30명만 들면 대관료를 뽑을 수 있지만, 소극장 작품이라도 공연 제작비가 상당 규모라 객석 점유율을 70%는 넘겨야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출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들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코미디나 로맨스, 성인물 비중이 커지는 이유다. “연극 한 편을 올리기 위해 다른 일을 하면서 1년 동안 종잣돈을 마련해야 한다”고 토로한 한 극단 대표는 “순수연극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사회 의식을 녹여낸 연극을 올려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드물다. 3주 정도 공연하면서 매일 절반 정도 객석을 채웠는데도 수익은커녕 대관료만 겨우 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배우 출연료, 무대비용, 진행비 등 나머지 제작비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그렇다고 소극장 대관료를 낮추도록 강요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건물주가 소극장을 자체 운영하는 경우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소극장은 임대해 들어간 경우다. 최근 10년 사이 대학로 일대 지가가 2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임대료는 더 뛰었다. 2년 전만 해도 월 임대료 500만원 정도였던 한 소극장은 계약 갱신 시점을 앞두고 800만원으로 올랐다. 연간 운영비가 1억원을 육박하게 된다. 문 닫는 소극장이 속속 생기는 이유다. 배우 김갑수가 운영하던 배우세상소극장(2006년 개관)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 5월 문을 닫았고, 새 주인을 맞았다. 배우 겸 연출가 고(故) 박광정이 꾸렸던 극단 파크의 거점이었던 정보소극장(1993년 개관)도 지난해 말 운영주가 바뀌었다. 각각 배우 중심의 연극을 내세우고, 순수연극의 전초기지라는 의미 있는 공간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대관료와 임대료의 수직 상승과 맞물려 대학로 공연계는 늘 ‘위기’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상황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연예술이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로 생태계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정부와 공공단체의 지원은 필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2009년부터 예술전용공간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공연장이 공연단체에 대관료를 받지 않고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간접지원 형식이다. 작품 선정에 공연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지원 폭도 턱없이 좁다. 공연예술 분야의 창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한 창작 팩토리 사업의 경우 지난해 연극, 무용, 오페라 등을 통틀어 43개 작품만 선정됐다. 서울연극협회에 소속된 극단이 25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좁은 문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동준 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이사는 “정부가 2009년에 마련한 지원정책은 순수예술의 지원 여부를 시장논리에 맡기는 것이었다. 자생력이 약한 순수예술계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파이 자체를 키울 수 없다면 정부가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공연장의 의미와 성격, 역사성을 따져서 우선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일로예술극장(서울 중구 저동), 산울림소극장(서울 마포구 서교동)처럼 순수공연예술의 상징으로 여겨질 수 있는 곳을 먼저 지원해 꼭 가야 할 공연장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식이다. 단체나 연극동인 등 협동조합 형태로 극장을 운영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 공연예술계의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김민섭 세실극장 대표는 “꾸준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연극계의 본질이 사라지고 자본과 상업주의에 휩쓸리는 게 현실”이라면서 “대형 뮤지컬이나 대극장 연극, 스타들에만 관심과 후원이 집중되는 현상은 순수예술계가 극복해야 할 가장 고질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새로운 시대정신과 연극 양식 추구를 기치로 내걸고 시작한 소극장 운동의 초심으로 돌아가 창작 인큐베이팅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정부는 최근 선박·해외자원개발펀드 등 분리과세 금융 상품의 조세 지원 한도를 새롭게 정해 세수를 확보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종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든 터라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선박 임대료 수입 등의 일부를 배당하는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투자 액면금액 1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세율 5.5%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유전이나 금광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해외자원개발펀드 역시 액면금액 3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5.5%의 세율이 적용됐다. 절세 수단의 장점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 투자에 있어서 절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자산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세금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3년간 펀드에 투자해 한꺼번에 2000만원 이상 수익을 얻게 되면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꼭 부자일 것이란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절세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알아야 한다. 비과세 상품은 소득에 대한 세금을 안 내는 것이다. 분리과세 상품은 상품별로 정해진 세율만큼 따로 세금을 내면 된다. 즉,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과세 상품에는 2014년 발행분까지 물가에 연동된 원금 상승분에 세금을 내지 않는 물가연동국고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 브라질 채권 등이 있다. 단, 브라질 채권은 환전할 때 브라질 정부가 도입한 금융거래세(토빈세) 정책에 따라 투자 금액의 6%를 세금으로 내게 되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국내 주식·채권형 펀드의 매매 차익도 비과세지만 배당과 이자 수익은 과세 대상이다. 분리과세 혜택은 소멸시효를 잘 따져야 한다.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유전펀드는 내년 말까지 일정 금액 이하 투자에 대해서만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10년 이상 장기 채권 이자도 분리과세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상품을 고를 때 세금을 따져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입할 때 깜빡 잊고 세금 우대 혜택을 안 받으면 나중에 몇만~몇십만원의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할 때는 이자소득에 대해 이자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 등 15.4%의 세금이 붙지만 연령에 따라 세금 우대 또는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다. 우선 20세 이상 국내 거주자가 총액 1000만원 이내의 세금우대저축을 1년 이상 유지할 경우 세율이 9.5%다.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독립유공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세금 우대 총액이 3000만원까지 상향된다. 60세 이상 노인 등에 대해서는 2014년까지 3000만원의 비과세 생계형 저축 한도가 제공된다. 보험사의 월 납입식 10년 이상 장기저축성보험도 비과세다. 세금우대저축과 중복 가입해도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은 사업비를 제한 뒤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상품별 수익률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 소득공제 대상인 연금저축도 세테크에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절세 트렌드를 좇을 때도 균형감을 잃어선 안 된다. 절세 상품이란 광고만 보고 ‘묻지마식 투자’를 하면 후회할 수 있다. 절세 상품 대부분이 장기 투자용이라 중간에 해지하면 세금을 토해내거나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지난해 말부터 갑작스럽게 인기를 끈 즉시연금 열풍은 ‘묻지마식 투자’의 대표적이 예다. 가입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월 한 대형 생명보험사는 가입자의 80%가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닌 2억원 이하 가입자라고 밝혔다. 차주용 NH농협증권 세무사는 “매달 150만~200만원을 지급받는 월 지급식 상품에 가입하는 은퇴자는 종합과세나 지역건강보험료 추가 납부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월지급액을 100만원 안팎으로 낮추고 다른 금융소득이 생길 경우에 대비하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용(用) 중국 외교론/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용(用) 중국 외교론/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한반도의 핵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대중외교를 펼쳐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 핵 현안 해결에서부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한민족 통일에 중국의 역할은 핵심적이고 중차대하다.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중외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대중외교의 적극화론은 이견(異見)이 대립해 왔다. 중국의 G2 부상, 북한 핵 위기, 대중 무역의 비중 등을 고려하면 이제부터는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친중외교가 아니라 내실 있는 전략적 ‘용중외교’(用中外交)가 구축되고 실행돼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중국 외교에는 일종의 외교혁명, 혹은 신(新)북방외교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는 ‘이맹연중’(以盟聯中)의 복합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이후 한국에서는 대중외교의 적극화가 시도됐다. 그러나 중국 중시론과 미국(동맹) 우선론의 견해 차로 대중외교의 전략적 방책이 구축되지 못했다. 즉 참여정부의 중국 중시론은 ‘탈미접중’(脫美接中)의 모험 외교로 비판받았고,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공동비전’은 단선적 동맹 우선론을 답습했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외교는 역내 신흥강국(중국)과 전통 동맹(미국)의 선택이란 ‘대체론적 외교전략’에 집착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3차 핵실험 등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최근 ‘양다리 외교’라는 차원에서 대중 적극 외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 또한 단견(短見)이다. 한국의 대중외교는 ‘탈미’나 등거리(양다리) 외교로 실효성과 전략성을 확보할 수 없다. 통일의 민족 과업을 완수하기 전까지 한·미 동맹은 적극적 대중외교의 구사에 전략적 자산이지 부담이 아니다. 중국이 G2로 부상하고 있지만, 미·중 패권 경쟁론은 장기적 전망일 뿐 결코 현실로 구조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탈미’ 모험주의, 양다리 걸치기식 기회주의로 중국 외교에 임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미국과의 동맹 자산을 십분 활용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시켜야 한다. 맹방(盟邦)의 후원이 역내 대형(大兄)과의 ‘세련된 중견국 외교’를 펼치는 동력이 되도록 하는 외교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동북아식 ‘가치외교’를 개발해 구사해야 한다. 수교 이래 한국과 중국은 ‘정경분리’의 기조 속에서 경제·통상 중심의 국가주의적 ‘이익외교’에 충실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한국과 중국은 동북아식 ‘가치외교’로 결합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북아의 공존과 공영에 공동의 외교력을 발휘하고 정치적인 책임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가치외교’는 민주주의의 확장이다. 그러나 동북아는 역내 국가 간의 민족(국가)주의적 영토·역사 분쟁을 넘어 문명 공동체의 형성이란 지역 연대의 가치 함양이 절실하다. ‘가치외교’의 차원에서 우리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 기조의 변경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는 이러한 중국에 모험적인 북한에 대한 ‘맹목적 후견자’가 아니라 북한의 정상 국가화에 실효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리더 국가로 변할 것을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 수교를 주도해 20세기 외교 혁명가가 된 헨리 키신저는 얼마 전 “북한 핵 문제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중국이 무슨 G2인가”라는 조크를 했다. 이는 패권국이 되려면 국제정치의 난제를 능히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키신저는 중국이 미국과 견주려면 북한 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도 중국에 완충국 확보라는 국가이익을 넘어 동북아 평화와 공영이라는 지역적 리더십의 발휘를 설득해야 한다. 중국이 몇 년 전부터 ‘책임대국’을 표방하고 있고, 북한의 3차 핵실험 감행 이후 대북한 정책 기조의 변경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는 것은 좋은 징조다. 북한의 망동(妄動)이 극단에 이른 지금 중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맹미(盟美)와 연중(聯中)의 복합화, 동북아 가치외교의 구축으로 용중외교를 전략화하라.
  • 분양률 고작 10%… ‘약효’ 없는 상주 한방산단

    분양률 고작 10%… ‘약효’ 없는 상주 한방산단

    세금 355억원이 투입돼 전국 처음 한방 관련 지방산업단지로 조성된 경북 상주 한방일반산업단지가 수년째 극심한 분양난을 겪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4일 경북도와 상주시에 따르면 2010년 4월 상주 은척면 남곡리 일대 시유지 등 76만 6000㎡에 총 354억 9100만원(국비 187억 9800만원, 지방비 166억 9300만원)을 들여 한방산업단지를 조성, 준공했다. 한방 관련 산업단지로는 국내 첫 사례로 한방산업의 새로운 시장 창출과 낙후된 북부지역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됐다. 이 산단은 주거시설 용지 1만 5000㎡(농가주택 18채)를 비롯해 ▲산업단지 42만 6000㎡(약초상품화처리장, 한약재 가공공장, 한방사료비료공장 등) ▲지원시설 9만 4000㎡(한방건강센터, 직거래장터, 한방테마체험관 등) ▲공공시설 23만㎡(공원, 주차장 등) 등으로 개발됐다. 도와 시는 산단 준공과 함께 식료품·음료·의료용 물질·의약품 제조업체 등의 유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준공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용지 분양 실적은 전체 53만 4000㎡(공공시설 23만㎡ 제외)의 10%인 5만 4000㎡로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일부(4000㎡)는 한방과 관련이 없는 도자기 생산시설 용지로 분양됐다. 특히 시가 산업시설용지 가운데 자연약초 재배단지로 운영하는 40만㎡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시는 한약재 생산을 위해 이 일대에 장뇌삼, 가시오가피, 더덕, 음나무, 뽕나무 등 7종 2만 9000여 그루를 심은 뒤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대부분 말라죽거나 극심한 생육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시는 당초 이 용지를 임대 또는 분양하려다 차질을 빚으면서 계획을 바꿨다. 이에 따라 한방산단 조성을 통한 한약재 재배와 가공, 한약상품 제조, 한방연구 및 한방 관련 체험 등 한방산업 메카 육성 계획은 무색해졌으며 1000여명의 고용 효과와 함께 연간 112억원 생산효과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분양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은 산단이 상주 시내에서 40여분 거리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산간오지에 조성된 데 반해 3.3㎡당 평균 분양가는 25만원으로 인근 일반 산단보다 오히려 비싸 관련 업체들이 입주 자체를 꺼리기 때문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인력 및 원료 수급에도 애로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산단 부적합 지역에 마구잡이식 산단 조성으로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관련 업체 관계자들은 “중앙 및 지방 정부가 폐광지역인 은척면 일대의 새로운 소득사업을 개발한다는 명분으로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전시성으로 한방산업단지를 조성한 것으로 안다”면서 “상주 한방산단은 관련 산업이 발달한 안동이나 영천 등지에 비해 접근성 및 인력 수급 등의 어려움으로 입주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석해(55) 상주한방산업단지관리사업소장은 “한방산단 접근성 제고를 위해 830여억원을 들여 도로 확·포장 및 터널 개설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인근 힐링센터 및 성주봉자연휴양림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활용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프로배구] 삼성화재, 6년 연속 ‘챔프 헹가래’

    [프로배구] 삼성화재, 6년 연속 ‘챔프 헹가래’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아성은 견고했다.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을 3-0(25-21 25-23 25-16)으로 격파했다. 챔프전에서 내리 3승을 거둔 삼성화재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4번째 통합우승(2007~08시즌, 2009~10시즌, 2011~12시즌)이자 2007~08시즌 이래 6년 연속 챔프전 우승이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6년 연속 챔프전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룬 팀은 삼성화재와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2007~2012년) 두 팀뿐이다. 프로 원년인 2005년 초대 챔피언에 오른 삼성화재는 올해까지 우승 트로피 7개를 수집했다. 지난 1, 2차전 1세트를 내주고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삼성화재는 경기 초반부터 코트를 지배했다. 박철우가 1세트에만 62%의 공격성공률(7득점)을 자랑하며 날아다닌 덕분이었다. 1세트를 가볍게 따온 삼성화재는 2세트에도 조직력에서 흔들린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24-22에서 레오의 후위 공격을 마틴이 블로킹하면서 24-23으로 점수 차를 좁혔지만 박철우의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패색이 짙어진 대한항공은 3세트에 힘없이 무너졌다. 24-16에서 레오의 마지막 오픈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히면서 삼성화재가 25-16으로 여유 있게 3세트마저 차지했다.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2득점(공격성공률 64.29%)을 기록한 레오는 기자단 투표 27표 중 23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경기 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우승을 6번 연속으로 한다는 건 복에 겨운 일”이라면서 “고참 선수들이 10년 이상 팀을 위해서 잘해 주고 있다. 고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MVP 레오는 “우승을 확정하고 객석에 있는 어머니를 보니 감격의 눈물,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면서 “감독님이 날 보내지 않는 이상 3년이든 10년이든 이 팀에 남고 싶다”며 임대 신분이지만 내년에도 계속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귀화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주변에서 추진 중인 귀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은 3시즌 연속 삼성화재에 밀려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게 됐다. 남자부 최초로 감독대행 신분으로 챔프전을 지휘한 김종민 대행은 “잡을 수 있었던 2차전을 놓친 게 아쉽다”면서 “앞선 두 차례 챔프전 경험이 있었는데도 선수들이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제왕적 회장 - 구두지시 - 업무분담도 안돼

    제왕적 회장 - 구두지시 - 업무분담도 안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를 손보겠다고 선언했다. 2001년 4월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금융지주사가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현 주소는 아직도 초라하다. ‘끼리끼리’ 국민, ‘영역 모호’ 우리, ‘구두 지시’ 하나, ‘한통속’ 신한으로 상징되는 ‘빅4’의 문제점은 사실상 모든 지주사의 공통된 문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제왕적 회장’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어윤대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팔성·어윤대 회장과 김승유 전 회장은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중에는 강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장악한 경우도 있지만 장기집권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무소불위의 힘에 비해 책임은 별로 지지 않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여기에는 ‘구두 지시’가 보편화된 관행 탓이 크다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투자가 한 예다. 하나캐피탈은 지주사측의 검토 권유 등에 따라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원을 투자했다. 그림 등 담보가 있지만 상당액의 손실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해 5월 검찰은 하나캐피탈 본점을 압수수색하면서 김승유 전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관계를 수사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다른 지주사 소속 은행 관계자는 “회장의 지시라며 검토해 보라는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라면서 “문서 없이 구두로만 (지시가) 내려온다”고 털어놓았다. 지주사와 자회사 간 업무 구분이 모호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금융지주사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경영관리 업무를 하도록 돼 있다. 여기서 규정하는 ‘경영관리 업무’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더러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하우스푸어(내 집 소유 빈곤층) 대책인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신탁 후 재임대) 제도를 두고 지주사와 은행이 부딪쳤던 우리금융 사례가 대표적이다. 각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부문을 통합 관리하는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놓고서도 회장과 행장은 갈등을 겪었다. 익명을 요구한 지주사 소속 연구소 위원은 “금융지주는 순수하게 경영을 관리하는 곳인데 그에 따른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 은행 임원은 “지주사 회장이 사고를 쳐놓고 은행장 보고 책임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KB금융은 어윤대 회장과 이경재 이사회 의장의 갈등으로 사외이사 선임안이 주총에서 간신히 통과됐다. 경영진은 경영진대로, 이사회는 이사회대로 끼리끼리 뭉쳐 오히려 경영 안정성을 해치는 경우다. 반대로 신한금융은 경영진과 재일교포 사외이사진이 ‘한통속’이어서 문제다. 자회사 임원도 지주사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자회사 경영위원회’가 결정한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학연, 지연으로 촘촘하게 얽혀 있는 우리 사회 특성상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하루아침에 뜯어고치기는 어렵다”면서 “우선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키우고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기업분할명령제 도입 추진하겠다”

    “기업분할명령제 도입 추진하겠다”

    “기업분할명령제, 계열사 편입심사제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는 것을 막고자 지난해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에 있을 때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며 “최종 공약에서는 빠졌지만, 임명된다면 관계부처, 국회와 다시 논의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분할명령제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 정부가 총수 일가의 지분 매각을 명령할 수 있는 제도다. 계열사 편입심사제는 내부거래 개연성이 높은 계열사의 편입 자체를 막는 제도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5조원 이상인 46개 대기업의 내부 거래액은 186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8.7% 늘었다. 특히, 내부거래의 89.7%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 추구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지적된다. 한 후보자는 공정위 현안 중 가장 시급한 과제로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꼽았다. 그는 “백화점과 납품업체 관계를 빨리 정상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사법 관점에서 보면 백화점과 납품업체의 거래 관계가 매매거래인지, 점포임대인지, 위탁매매인지 불분명하다”면서 “지금 거래는 백화점이 납품업체로부터 매매차익이 나면 차익을 챙기고, 차익이 없으면 임차료를 받는 백화점에만 유리한 ‘놀부’식이다. 임차면 임차료만, 매매거래면 매매차익만 받도록 명목에 맞게 (거래가)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장·율촌 등 대형 로펌 근무 경력에 대해서는 “기업 속성을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로펌 경력이) 공정위원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됐지 거꾸로 역작용을 하지(로펌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법조 일원화로 앞으로 판사를 하려면 변호사를 10년 이상해야 하는데, 김&장에 근무하면 판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면서 “로펌 근무 경력만으로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청문회에서도 이런 식으로 소신대로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창업? 재테크?… 온비드 공매 살펴보세요

    창업? 재테크?… 온비드 공매 살펴보세요

    #1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씨는 지난해 10월 아기가 태어나자 자동차가 필요해졌다. 새 집을 장만하느라 돈이 부족했던 이씨는 새 차보다는 중고차를 구입하기로 했다. 때마침 온라인 입찰 사이트인 온비드를 통해 EF소나타 2004년식이 매물로 나온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500만원에 낙찰받아 시중가보다 약 100만원을 아꼈다. #2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김모씨는 최근 서울 남산도서관 식당을 인수해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다. 온비드를 통해 남산도서관 식당 운영권을 10만원 차이로 낙찰 받은 덕이다. 김씨가 써낸 가격은 1억 1010만원. 20여명이 참여해 1억 1000만원을 써낸 사람이 3명이나 됐지만 간발의 차이로 낙찰에 성공했다. 김씨는 “공무원 재직 시절 식당 관리 경험이 있어 창업을 하고 싶었지만 사업자금이 부족해 시도할 수 없었다”면서 “권리금이나 보증금이 없고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어서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매 ‘재테크’가 뜨고 있다. 컴퓨터, 냉장고, TV 등과 같은 가전기기는 물론이고 오토바이, 중고차, 부동산까지 값 나가는 물건들도 잘만 알아보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정년 퇴직으로 창업 시장으로 나오면서 매점 임대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운영하는 온비드(www.onbid.co.kr)는 공공자산 종합 쇼핑몰이다. 모든 공공기관의 자산처분 공고, 물건·입찰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입찰·계약·등기 등의 절차를 온라인상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02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해 10년 간 20만건, 21조원 규모의 공공자산이 거래됐다. 지난해 입찰 참가자 수는 12만 5306명으로 2005년 5만 2098명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올해 2월 기준 누적 참가자 수만 86만 9750명에 이른다. 온비드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하다는 데 있다. 주거용 건물 공매의 경우 지난해 기준 감정가격의 73.3%에 낙찰가율이 형성됐다. 토지 공매 낙찰가율은 65.9%로 이보다 더 낮다. 감정가격이 1억원이라면 주거용 건물은 7330만원에, 땅은 659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중고차 역시 온비드 인기 품목 중 하나다. 2008년식 매물이 많지만 공공기관 차량이다 보니 관리가 잘돼 있는 편이다. 사고 이력이 한 번에 조회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아울러 공공기관에서 나온 금괴나 다이아몬드 등의 귀금속은 물론이고 농어촌공사가 빚 대신 받은 과수원의 사과나무, 동물원의 칠면조, 심지어 헬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많다. 특히 창업을 앞둔 베이비부머라면 온비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공립 학교나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의 매점도 2006년부터 온비드를 통해 공개 매각하도록 돼 있다. 과거엔 아는 사람들끼리만의 거래였다면 이젠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셈이다. 2012년 온비드에서 총 8190여건의 임대권이 입찰에 부쳐져 4144명이 새로 창업에 성공했다. 기존 상가를 인수할 때 내는 권리금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단, 매물에 따라 임대권은 최장 4년까지 가능하다. 임대기간이 끝나면 재입찰해야 하며 기존 세입자에 대한 우선권은 없다. 재입찰을 받지 못해 나올 경우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권리금은 받을 수 없다. 온비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무료 회원가입 후 입찰 참가를 위한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면 된다. 이어 입찰 물건을 확인한 뒤 인터넷 입찰서를 쓰고 입찰 보증금을 납부하면 된다. 낙찰자로 선정됐다면 인터넷으로 전자계약을 맺고 잔여대금을 낸 뒤 권리를 이전 받으면 된다. 낙찰 시 KAMCO와 제휴한 법무사가 오프라인 대비 절반 가격으로 인터넷 등기도 처리해준다. 평소 관심 지역이나 가격대, 물건, 공공기관명 등을 설정해 두면 자동으로 관련 공고를 선별해 주 1회 알림 이메일도 제공된다. 2011년 말에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온비드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현대상선 우선주 발행 확대… 현 회장 ‘판정승’

    현대상선 우선주 발행 확대… 현 회장 ‘판정승’

    새 정부의 재벌 규제 움직임 등 경제민주화 바람 속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주총회가 대부분 조용히 마무리됐다. 하지만 현대상선 주총에서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이 우선주 발행 한도 확대 여부를 놓고 맞대결을 벌였으며 무리한 용산개발의 투자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롯데관광개발의 주총은 삼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또 한화와 SK그룹 계열사는 경영진의 횡령·배임에 대한 책임 논란이 제기됐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SK와 한화, LG, 기아차 등 660여개사의 주주총회가 동시에 열렸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주총장은 단연 현대상선이었다.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상정한 우선주 발행 확대 등의 안건을 정몽준 회장의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에서 반대를 한 것이다. 주총장에서 즉석 표 대결을 벌인 결과 형수인 현정은 회장이 판정승을 거뒀다. 따라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우선주 발행을 통해 신주를 우호적인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현대상선 주식을 32.9% 보유하고 있는 범 현대가의 지분율을 낮춰 경영 지배권을 공고히 하고 자금도 조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로써 10년 동안 현대상선을 두고 이어졌던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갈등이 마무리됐다. SK C&C는 회사 돈 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된 최태원 SK㈜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지분 1%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총에 불참한 채 위임장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지만 결과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비슷한 처지인 한화그룹의 주총도 조용히 지나갔다. 무리한 용산개발 투자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롯데관광개발의 주총장은 기자들의 출입까지 통제할 정도로 긴장감이 돌았다. 주총 참석자는 “회사가 자산매각을 하거나 차입금을 연장해서라도 상장폐지를 막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대부분의 주주가 일단 회사를 믿고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과 박한용 사장 등 2인 대표 체제에서 4인 대표 체제로 바꿨다. 이날 이사회에서 박한용 사장이 물러나고 박기홍 부사장과 김준식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장인환 부사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하면서 3명의 새 대표를 맞았다. 대한항공도 주총 후 이사회를 열고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8월 지주회사인 한진칼홀딩스를 분할, 신설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임대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의 관리 등 투자사업부문을 신설하는 한진칼홀딩스로 이관한다. 항공우주, 기내식 및 기내판매 리무진 사업 등 항공운송 사업은 유지한다. 한진칼홀딩스와 대한항공은 순 자산기준으로 0.19대0.8의 비율로 인적분할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는 6월 말 분할 계획서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8월 1일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다. LG그룹도 주총을 열고 구본무 회장을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롯데쇼핑도 재계 최고령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각각 재선임했다. 산업부 종합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대구 영어거리 ‘폐업’ 위기

    대구 범어네거리 지하 영어거리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대구시는 20일 영어거리를 운영 중인 민간업체가 2억여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체납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전국 처음 도심 영어거리를 내세우며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시가 민간에 3년 임대했다. 민간업체는 수익시설로 운영하는 대신 시에 임대료 및 관리비를 내고 있다. 영어거리가 들어선 범어네거리 지하 2256㎡는 주변 주상복합아파트인 ‘두산위브더 제니스’ 사업자가 480억원을 들여 2010년 2월 준공해 시에 무상기증한 것이다. 영어거리 39개 블록 가운데 원어민이 각종 상황을 영어로 소개할 수 있는 주요 시설이라고는 편의점, 커피숍 등 9개 블록에 불과하다. 나머지 30개는 텅텅 비어 있다. 9개 블록을 둘러보는 데 1만 5000원 안팎을 내야 해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시는 지난 14일을 최종 마감 시한으로 통보했지만 업체 측이 거부함에 따라 새 사업자 공모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시가 민간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초 대구시가 협조키로 한 외국문화관 유치, 초·중학생 관람 등이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 내부 인테리어 등에 20억원을 투자하는 등 영어거리 활성화에 최선을 다했지만 시의 약속 불이행으로 영어거리 사업이 파행을 겪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업체 측은 투자한 내부 인테리어를 기부채납하고 1년만이라도 무상 사용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내부 인테리어는 기부채납 대상이 아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업에 시가 각종 지원을 해 준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영어거리 운영자를 공모하고 여의치 않으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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