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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의 전쟁/ “이라크 고대문명 보호하라”세계문화유산 ‘하트라 인물상’등 메소포타미아의 유적 파손 우려

    이라크에 대한 미·영 연합군의 파상공세가 불을 뿜으면서,이라크 전역에 걸친 대규모 고대 유물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고학자들은 지난 21일 연합군의 공습으로 폭격당한 대통령궁안의 박물관을 비롯해 이라크내 유일한 세계문화유산인 ‘하트라의 인물상’과 ‘카드마인 성전’ 등이 파손됐을 수 있다며,유적지 보호 노력을 호소하고 있다. 인류 최초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상지인 이라크는 티크리스강과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니네베,아수를 비롯해 남부의 바빌론,우르에 이르기까지 국토 전체가 유물 전시장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평가받는다.1만여년에 걸쳐 형성된 고대 유적지는 수천여곳에 이르며,어림잡아 2만 5000여개의 흙무덤이 곳곳에 퍼져있다. 바그다드 대학은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배움의 터전이며,북부도시 모술도지구상에서 맨먼저 인류 주거지역 중 하나가 된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특히 바그다드의 국립박물관과 모술 박물관은 수많은 문화유산의 보고로 꼽히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인류의 역사를 바꿀 만한 유물들이 폭격과약탈로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면서 ‘또 다른 걸프전’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경고해 왔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맥과이어 깁슨 교수는 지난 21일자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기고한 글에서 “인간의 고통과 비교하면 물질 분야는 덜 중요한 것처럼 보이나 세계문화유산의 중요 부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들이 이라크 남부 언덕의 99%가 고대 유적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유물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명령이 내려져 있다.”면서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군이 참호를 파야 할 경우 새로운 위험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1년 걸프전 때는 우르에 있는 거대한 지구라트(옛 바빌로니아의 피라미드 형태의 신전)가 폭격을 맞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며,현재 크테시폰에 있는 13세기 대학건물 등 상당수 유물은 작은 공습에도 붕괴될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지난달 전운이 감돌자 이라크의 바빌론,우르,크테시폰 등 고대 문명도시를 발굴하던 서방의 고고학 연구팀은 철수했으며,요르단·시리아·터키 등 인근 중동 지역의 연구팀도 발굴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다. 1954년 체결된 ‘무력 분쟁시 문화유산 보호에 관한 헤이그 협약’에는 군 관련시설이 주변에 있는 경우에만 유적지와 문화 사적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현재 103개국이 가입했으며,미국은 조약에 가입만 했을 뿐 비준은 거부했다. 고고학자들은 폭격으로 인한 파손과 더불어 전쟁 이후 약탈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91년 걸프전이 끝난 뒤 상당수 유적지가 제멋대로 파헤쳐졌거나 훼손됐고,학자들은 이라크를 떠났다.골동품의 도굴 및 해외반출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던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너도 나도 문화재를 도굴해 국제 골동품 시장이 이라크 유물로 넘쳐났다. 한편 불행한 역사의 전철을 염려한 고고학자와 골동품상,법률가들은 지난 1월 전쟁이 인류 문화 유산에 미칠 악영향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이들은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미국의 입장이 더욱 강경해졌기 때문에 이라크의 유적들은 10년전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궁지에 몰린 이라크측이 고대 유물이 집중된 곳에서 대량파괴무기를 은닉해 반격을 꾀하는 일종의 ‘문화 방패’작전을 펼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LOOK 아시아] 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11) IT대국으로 가는 중국

    세계의 공장으로 제조업을 휩쓸고 있는 중국은 지금 조용하게 ‘비밀 병기’를 준비하고 있다.세계 경제의 심장부에 터뜨릴 이 무기는 바로 최첨단 IT(정보기술) 산업이다.전국 53개 하이테크 산업개발구에는 3만 500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과 400만명의 종사자들이 ‘세계 제일’을 향해 질주 중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초고속망을 통해 움직이는 빛의 속도라며 놀랄 정도다. |상하이·광저우 오일만특파원|세계 2위로 뛰어오른 IT 하드웨어 분야는 정부의 절대적 지원과 파격적인 R&D(기술개발) 투자,과감한 인재영입이 맞물려 완벽한 삼위일체를 자랑하고 있다. 이미 선진기술을 모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고난도 핵심기술을 자체개발하는 수준에 도달했다.집적회로나 고성능 컴퓨터 등 주요 첨단 정보산업의 경우 3∼5년 후 한국을 제치고 IT 최강국으로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억대 연봉 외국인력 500명 스카우트 중국 IT업체의 ‘기린아’로 불리는 중싱그룹(中興集團)은 선전 경제특구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기술 개발촌’ 내에 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나 봄직한 최첨단 인텔리젠트 빌딩 내부에는 99년 방문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썼다는 ‘기술입국(技術入國)’의 휘호가 보기 좋게 걸려있다. 이 기업은 80년대 말 교환기 제작을 시작으로 네트워킹 설비,최근에는 CDMA 사업으로 확장 중인 통신설비 업계 2위다. 92년 매출액 9400만위안(700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위안(2조 2500억원)으로 10년 동안 무려 160배의 성장률을 보였다.2006년 목표는 700억위안(10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세계 2위로 오른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맞먹는 수치다. 중싱의 청사진은 과장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허풍’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상을 알면 두려움이 앞선다. 전국 20여개 지사,1만 3000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000여명이 기술개발 인력이다. 베이징과 상하이,난징(南京),충칭(重慶) 등 대도시는 물론 IT 강국인 미국과 한국에도 연구소를 갖고 있다고 한다.첸소린(錢壽林·31) 기획부장은 “선진국에서 억대 연봉으로 스카우트한 500여명의 기술인력 속에 한국인도10명이 있다.”고 귀띔한다.내년말까지 본사 옆에 27층짜리 최첨단 연구단지를 세울 정도로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민간기업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풀 베팅’이지만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정부는 IT강국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철저한 인센티브제 도입 그렇다면 민간 IT기업의 상황은 어떤가.서부 대개발의 주요 거점인 스촨(四川)성 청두(成都) 외각에 자리잡은 궈텅(國騰)그룹은 설립 5년만에 IC카드와 위성통신 부품시장의 30%를 휩쓸고 있다.1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궈텅은 5000여명의 직원에 지난해 매출액은 50억위안(7500억원)이다. 95년,대학을 갓 졸업한 10여명의 젊은이들이 만든 전형적인 벤처기업이었다.당시 중국에 갓 선보인 IC카드 공용전화 시장과 접목돼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자금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부동산과 증권 투자로 중국 70위 갑부에 오른 여장부 허란(何然·46) 회장이 지난 98년 잠재력을 보고 인수해 파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허란 회장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자 “산학협동 시스템과 철저한 인센티브제”라고 강조한다. 2년 전부터 서부지구의 청두(成都)대학,충칭대학 등 5개 명문대학에 5억위안(750억원)을 들여 ‘소프트웨어 기지’를 세웠다.대학생들의 다양한 실험결과를 회사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구상이다.우수 인재들은 졸업 후 이 회사로 모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 회사는 98년부터 완전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매년 업무 목표를 정해 계약서를 체결하고 능력과 실적에 따라 장려금은 물론 감봉과 사표를 요구한다.너무 비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순 주임은 “대부분 민영 IT기업은 실적주의”라고 자른다. 중국 최대 PC제조업체인 렌샹(聯想)그룹이나 대표적 가전업체 하이얼(해륵) 등 대기업들도 정형화된 승진과 급여제도가 없어진 지 오래다.조만간 국영기업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창장(長江) 델타기지의 핵인 상해 푸둥신취(浦東新區)에 가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불과 10년전 황무지와 농지에 불과했던,서울 6분의1 면적이 최첨단 IT 생산특구로 변한 것이다. 2∼3년 전부터 푸둥내창장첨단기술개발구(長江技術園區)에 창장컴퓨터(長江電腦),이디엔(儀電),상해 Bell 등 중국의 대기업들이 몰려오면서 광섬유,집적회로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무서운 것은 이들 중국기업이 마이크로 소프트사나 NEC 등 최고의 다국적기업들과 손을 잡고 기술개발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마스징(馬詩經) 푸둥신구위원회 연구주임은 “국제적인 첨단 IT기업의 선진기술과 자금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일부 품목에서는 5년내 세계최고가 될 수 있다.”고 기염을 토한다. ●되돌아오는 고급두뇌들 베이징 서북부 하이덴(海淀)구에 있는 IT 연구개발 메카,중관춘(中關村)에는 1만여개의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다.지난해 10월까지만도 이 곳에 2750여개의 새로운 벤처기업이 생겼고 고급두뇌 500여명이 해외에서 돌아와 IT대열에 합류했다. 중관춘 관리위원회 류즈화(劉志華) 주임은 “중관춘 내에 생명공학,전자산업기술 단지로 특화하는 10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시점에 총매출은 6000억위안(90조원)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IT산업의 무서움은 값싼고급 두뇌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매년 3000∼4000명의 선진 유학파들이 실전 경험을 쌓고 돈과 명예를 찾아 대륙으로 몰려오고 명문대 출신의 ‘국내파’들도 IT 밸리로 달려가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oilman@ ◆양위리 상하이 사회과학원 주임 |상하이 오일만특파원| “신흥 IT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정보 산업을 향후 경제 성장의 둥리(動力)로 삼을 계획입니다.” 첨단 IT 밸리로 성장하고 있는 상하이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양위리(楊宇立·사진·45) 주임은 “저부가가치의 단순 제조업으로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며 “중국 지도부는 이미 수년전에 정보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정보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단순 조립과 저가품 제조 산업을 통해 고도 성장을 유지했지만 국제 경제환경의 변화로 추진력을 잃고 있다.따라서 중국은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고 산업 연관성과 기술개발 축적이 가능한 정보산업을 핵심 육성 산업으로 삼은 것이다. ●다양한 IT산업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문은. 상하이의 경우 통신과 바이오·신소재 산업을 중심으로 하이테크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2∼3년 동안 통신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IP광대역망과 유선 TV망,정보 교환센터가 상당히 확충됐다.베이징 중관춘이나 광둥성 주장(珠江) 지역은 그동안 발전 단계에 맞춰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중국 IT산업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가. 중국의 IT산업은 15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수출의 경우 2001년 기준으로 하이테크 제품 수출은 465억달러로 총 수출의 20%를 담당한다.수입은 641억달러이며 주로 핵심 부품들 위주로 하고 있으나 자체 개발 속도가 빨라 역조 현상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IT산업의 성장 속도는 매년 30% 정도지만 IT 하드웨어의 빠른 속도를 소프트웨어 분야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중국 IT산업의 발전 속도는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 중국이 갖고 있는 강점은. 뭐라고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우나 생산과 소비 모두를 포괄하는 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광대한 소비시장은 기술개발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어 자체발전 가능성이 높다. 저임금을 원하는 고기술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능력과 해외 유학생을 포함,수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고급두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최근들어 IT 하드웨어에서 고기술을 갖춘 대만의 중국 진출이 무척 활발한 것도 좋은 징조다. ●중국의 IT수준을 한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분명 선발주자이고 IT강국이라 다소의 수준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하지만 최근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기지가 아니라 연구개발(R&D) 기지를 경쟁적으로 중국으로 옮기고 있어 빠른 속도로 간격을 좁힐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IT육성 전략은 무엇인지. 20여년의 개혁·개방의 결과와 경험을 접목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적으로 베이징 중관춘(中關村)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창장(長江)델타,광둥(廣東)성의 주장 델타를 3각축으로 하는 장기 계획이다. 중관춘은 과학기술 인재가 풍부한 점을 활용해 주로 연구개발 단지와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지가 됐다. 창장델타는 상하이와 배후 도시들의 고소득을 배경으로 내수지향의 종합 하이테크 단지를 구축 중이다.최근 상하이의 유리한 지형을 이용하려는 대만이나 일본 기업들이 대거 몰려와 향후 5년내 중국 최대의 IT지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홍콩과 마카오에 인접한 주장델타는 수출 중심의 중소기업형 부품 단지로 성장 중이다.주변의 무한한 저임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 IT부품 공장이 된 것이다.이 지역 부품공장들이 휴업을 하게 되면 세계의 IT 완제품 공장들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최근엔 서부대개발에 맞춰 스촨(四川)성 청두(成都) 등에 IT단지가 새롭게 조성 중이다. oilman@
  • 이라크군 전력 10년전보다 쇠퇴 - 정규군 37만… 탱크·전투기 구식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한 가운데 이라크의 군사력이 새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아직 뚜껑이 열리진 않았지만 이라크의 전력은 미국에 비해서 질·양 양면에서 현격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한마디로 단순 전력만 비교한다면 이번 전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은 최근 이라크가 지난 10여년의 경제제재와 무기거래 금지,미ㆍ영의 폭격 등으로 군사력이 쇠퇴했다고 보도했다.이 방송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2002년 보고서를 인용,이라크가 군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지 못해 기갑장비 대부분이 무용지물일 뿐 아니라 상당수 부대들은 전투준비가 덜 돼 있다고 전했다.BBC는 그러나 91년 제1차 걸프전의 패배에도 불구하고,이라크가 아직은 중동지역의 최대 군사강국으로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7만 공화국수비대 최정예 서방의 군사 관측통에 따르면 이라크 군대는 보통 정규군과 공화국 수비대로 대별된다.정규군은 37만 5000명으로 대부분 징집병이며,장비나 봉급이열악한 수준이다.때문에 사기가 낮아 전쟁이 발발할 경우 다국적군에 투항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반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친위부대격인 공화국 수비대는 6만∼7만여명으로 구성된 최정예 부대.후세인의 둘째아들 쿠사이가 지휘하는 이 부대는 비교적 충성도가 높은 데다 야간투시장비를 갖춘 최신식 러시아제 T-72 탱크 등 A급 장비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전문이다. ●미사일은 여전히 위협적 이라크군은 탱크 260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나,이들 대부분은 소련식 T-55,T-59,T-69 등 구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 공군은 옛 소련제 낡은 전투기 100∼300대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거의 궤멸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조종사들의 훈련 정도도 빈약한 데다 상당수가 부품결함 등으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전문이다. 다만 이라크의 미사일은 속전속결을 노리는 미·영 등 다국적군에 여전히 위협적인 수준이다.이라크는 미국의 공격 명분을 약화시키기 위해 유엔사찰단에 알 사무드2 미사일 120기중 16일 현재 68기를 폐기했다고 보고했으나,아직까지 다량의 단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관측이다.특히 지대공 미사일 발사기 850대와 사정거리 650㎞의 장거리 알 후세인 미사일 12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첩보도 있다. ●궁지 몰리면 생·화학공격 때문에 미국측이 내심 두려워하는 이라크의 전력은 다른 데 있다.유엔사찰단이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생·화학무기가 바로 그것이다.프랑스의 한 군사전문가는 최근 이라크가 궁지에 몰리면 생·화학무기와 ‘인간방패’ 및 자살특공대 등을 동원,저항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구본영기자 kby7@
  • 신임 환경연합 공동대표 임길진 美 MSU 석좌교수 - 시민단체 세계화 지구촌환경 공조

    창립 10돌을 맞은 환경운동연합이 국제적인 석학을 공동대표로 영입해 ‘제2의 도약’에 나섰다. 환경연합은 지난 6일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임길진(林吉鎭·57)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를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임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교수를 지낸 도시계획 및 환경공학 전문가로 최열(崔冽) 공동대표와 함께 새로운 도약에 나서는 환경연합을 이끌게 된다. 환경연합은 국제적인 감각과 폭넓은 환경 지식을 갖춘 임 교수에게 국제 환경단체와의 연대 등을 맡겨 ‘시민단체의 세계화’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7일 환경연합의 세계화를 책임질 임 교수를 만나 환경연합의 미래 운동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임 교수는 인터뷰를 마친 뒤 다음 날 아침 미국으로 출국했으며,환경연합의 세계화를 위한 구상을 다듬어 오는 5월쯤 다시 귀국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사용한 헤어스프레이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의 피부암을 유발한다.” 그는 이 한마디로 ‘환경운동의 세계화가 왜 중요한가.’를 설명했다.그는 “과거의 환경운동은 내집 문제,국내 문제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공동 이슈가 됐다.”면서 “올해는 환경연합의 활동 범위를 세계로 넓히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지난 1988년 환경연합의 전신인 ‘공해추방운동본부’를 최열 대표와 함께 창립해 활동한 인연으로 공동대표라는 중책을 맡았다.”면서 “최 대표는 국내 운동을 맡고,나는 국제 환경단체와의 연대 등의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국제환경회의를 비롯,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엔해비탯 대회,세계지속발전회의 등에 최 대표와 함께 한국대표로 참석했었다. ●“무분별한 투쟁·반대·저지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제시에 나서겠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환경연합이 이뤄낸 가장 큰 성과로 동강댐 건설 저지 등 무분별한 대규모 자연파괴를 막은 점을 꼽았다. 또 환경운동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환경연합을 8만여명의 자발적 참여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 단체로 만들었고,환경운동을 통해사회적인 균형과 소외계층의 복지향상을 위한 ‘환경정의’라는 개념을 새로 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환경연합의 제2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운동 방법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그동안 투쟁,반대,저지로 일관해 온 운동방법을 문제 해결과 해법 제시를 제공하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물론 ‘열린 귀’를 가진 민주적인 사회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투쟁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수도권 난개발은 나쁜 만큼 수도권 개발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의 환경 운동을 지양하고,토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의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환경운동은 이른바 ‘스마트 그로스’(현명한 개발과 성장)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환경전문가의 세계화 교육을 꾸준히 해 나갈 것” 그는 환경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전문가 육성과 시민교육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의대를 나오지 않고 병을 고치는 의사가 돼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논리다.그는 “반대나 저지만을 위한 시민운동은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면서 “환경 운동가들이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이해하고 풀어나갈 수 있도록 외국 단체와 교류,선진국 교육 등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유능한 인재들을 환경운동에 끌어들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그는 “현재 환경운동 활동가의 임금이 70만~80만원수준밖에 안 되는 열악한 상황에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는 어렵다.”면서 “자발적인 참여회원을 늘려 재원을 확보하고 그 돈으로 환경운동가의 교육과 후생복지에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10년전 자신이 석좌교수로 있는 미시간주립대에 국제화 프로그램(VIPP) 과정을 만들어 매년 공무원과 언론인,교사,시민단체 회원들을 교육시켜 왔다.이 과정을 거친 한국인은 대략 1000여명에 달한다. ●“100만명 평생회원을 만들겠다.” 미국에서도 강의하고 국내에서도 강의하는 그는 거주 기간도 미국과 한국이 거의 반반이다.아직까지 미혼인 임 교수는 “일과 결혼했다.”고 밝힐 정도로 일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그는 종종 1년에 한달 정도는비행기에서 지낸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자주 미국과 한국을 오간다는 얘기다.그는 집없는 설움을 10년내 없애겠다는 생각에 지난해에는 주거복지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았으며,어린이 인터넷 보급운동인 ‘키드넷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년 200여명의 청소년들을 전 세계에 보내 교육시키는 세계청년탐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현재 그는 명예직인 국내 석좌교수와는 달리 3000만달러에 달하는 미시간주립대 학교기금에서 연구비 등을 지원받는 말 그대로 ‘교수중의 교수’다. 미시간주립대 2500여명의 교수 중 석좌교수는 36명에 불과하다. 그는 현재 상당수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는 ‘시민없는 시민단체’라고 지적하며 “환경이 인류의 공동 재산인 만큼 앞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100만명 회원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연합의 국제화 방안을 구상한 뒤 오는 5월쯤 다시 한국을 방문해 제2도약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발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임길진 공동대표 약력 ▲서울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 도시계획학 석사,프린스턴대 도시계획학 박사 ▲미국 미시간대 국제학 학장·석좌교수(91~95년),타이완대·베이징대 초청교수(96년),서울대 초청교수(98년),KDI 국제대학원장(98~2000년) ▲주거복지연대 공동대표 ▲취미:시,스키,수채화 ▲저서 및 논문:사회주의 중국의 주택정책,미래를 향한 인간적 계획론,북한의 식량문제 실태와 대책 등
  • [외교관 통신] 유명환 駐이스라엘 대사

    “꼬리가 무척 긴 운석이 고요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을 보고 마침내 예루살렘에 평화가 오는구나 하고 기대했다.그런데 그것은 이라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었다.” 이스라엘 교수 한분이 며칠전 10년전 1차 걸프전을 회상하며 한 말이다.그 분은 조만간 ‘꼬리 긴 아름다운 운석’이 예루살렘 밤하늘을 또다시 지나갈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토대’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그러나 인류역사상 이 도시만큼 정복과 파괴에 시달린 곳도 없다.서기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의 명령에 따라 ‘돌위에 돌하나 남지 않도록’ 파괴된 이 도시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의 결과로 2000년 만에 다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손으로 돌아왔다. 1948년 이스라엘의 독립으로 이곳에서 살던 100만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집과 재산을 모두 남겨두고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로 피신,지금까지 난민촌에서 살고 있다.이들은 유엔 등 국제기구의 원조에 의해 연명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할 일도 없다.하마스,지하드,알악사 브리게이드 등 무장조직들은이 젊은이들을 조직에 충원할 수 있다.일주일이 멀다하고 터지는 자살폭탄 테러는 이들의 소행이다.2년 반이나 지속되는 소위 ‘민중항거’로 팔레스타인인 2000여명,이스라엘인 700여명이 희생됐다.보복이 보복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것이 어느 것의 보복인지 앞뒤를 알 수가 없다. 공중버스,식당,상점 등을 목표로 한 팔레스타인인 자살테러는 이스라엘인들의 생활방식을 바꿔 놓았다.한 교민 부부는 교회에 갔다가 오는 중에 버스에 새로 올라탄 승객의 인상이 좋지 않아 무작정 내려 힘들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식당마다 경비원들이 손님들을 일일이 검사한 뒤 들여보내는 것도 익숙해진 풍경이다.어느날 식사를 한 뒤 청구서를 보니 주문하지 않은 항목의 금액이 적혀 있었다.손님들이 안심하고 식사하도록 한 경비원의 수고료라는 게 식당측 설명이었다. 식당에서 자리잡기도 쉽지 않다.가급적 창가쪽을 원하는 사람도,기둥근처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 자기 보호 방법에 따라 행동양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환경 적응능력은 무척 뛰어난 것 같다.테러로 수십명이 죽은 자리도 그 다음날이면 흔적도 없이 말끔히 치워져 있다.테러로 파괴된 식당 자리에 같은 간판의 식당을 차려도 사람들이 그대로 드나든다고 한다.전쟁이 한창이던 베이루트와 예루살렘 주재 특파원을 지낸 미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개구리’론이 떠올랐다.끓는 물속에 개구리를 집어 넣으면 금방 뛰쳐나와 살지만,찬물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적응하다 그대로 죽고 만다는 이야기다. 주변 아랍국가들은 형제인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하여 네번이나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렀으나 모두 이스라엘에 패배하고 말았다.10년전 걸프전에서 미군 및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은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겨냥,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스라엘을 전쟁에 끌어들여 걸프전에 참여한 아랍국가들로 하여금 총구를 이스라엘로 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곳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그래서 이번에도 미국 및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이라크는 반드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 이곳은 이라크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가스 마스크가 지급되고,집집마다 대피시설을 만들고 유리창문을 봉하고 비상시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그러나 시내는 오히려 차분하게 내려앉은 분위기다.이곳을 떠나면 지중해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단호함이 읽혀지기도 한다. 많은 외국인들이 이미 본국으로 대피했고,각국 외교관들의 수도 줄고 있다.우리 교민 500여명 중 상당수도 귀국했다.토요일에 열리는 한인교회의 예배당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있어 쓸쓸하게 느껴진다.미처 대피못한 교민들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졌다.전쟁이 임박하면 이나라 남쪽 끝 국경도시로 피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서 용서와 관용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그러나 평화는 힘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지난 3000년의 예루살렘 역사속에서 50여차례 정복이 있었으나 평화는 아직 이름뿐이다.민족·종교간 갈등은 용서와 관용 없이는 풀어질 수 없는 것 같다.저쪽이 살면 내가 죽고,내가 살면 저쪽은 죽어야 한다는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의 논리가 지배하는 한 평화는 요원하기만 하다.기독교,이슬람교,그리고 유대교가 모두 성지로 삼고 귀중하게 생각하는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전쟁의 공포와 자살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인류의 양심에서 볼 때 한없이 수치스럽다. ●유명환(柳明桓·57)대사 약력 서울대 행정학과,외시 7회,싱가포르 1등 서기관,주미 대사관 참사관,공보관,청와대 외교비서관,북미국장,주미 공사,대테러 및 아프간문제 담당 대사
  • 3白 도시 4色 여행 - 흰눈 흰쌀 흰피부의 고장 日니가타현

    |니가타(일본)최종찬특파원| “그래도 이틀이면 금방 여섯자는 쌓여요.계속 쏟아지면 저 전봇대 전등이 눈 속에 파묻혀 버리죠.당신 생각을 하며 걷다간 전깃줄에 목이 걸려 다치기 십상이에요.” 1968년 일본에서 첫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雪國'(설국)의 한 구절이다.이 설국의 무대가 바로 니가타(新潟)현. 일본 혼슈(本州)북서부에 자리한 이 지방은 11월 중순쯤 첫 눈이 내려 그 다음해 3월 중순까지 온통 새하얗게 파묻힌다.순백의 세상,눈의 나라를 연출한다. 니가타는 눈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쌀 ‘고시히카리'의 생산지이며 이 쌀로 빚은 청주 ‘고시노칸파이'는 탁월한 맛으로 최고급술의 대접을 받는다.그리고 이 지방 여성들은 순백의 피부를 자랑한다.흰눈과 흰쌀,흰피부 때문에 예부터 니가타는 ‘3백(白)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단조로운 일상을 뒤로 하고,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일본의 친절과 전통이 넘치는 ‘일본속의 일본'에서 늦겨울의 정취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水 - 日최장 시나노강 흐르는 니가타시 일본에서 가장 긴 시나노강이 시내를 가로지르고 있다.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5개의 다리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다리는 ‘반다이바시’(万代橋).1880년에 건설된 이 다리는 1887년에 불타버린 후 여러 번 개·보수를 거쳐 1929년 지금의 아름다운 돌다리로 재건됐다. 이 다리의 오른쪽으로 니가타항이 보인다.이곳은 북한화물선 만경봉호가 정박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항구 바로 옆에는 32층 고층타워 ‘도키메세’가 눈길을 끈다.한국 COEX와 자매시설로 5월1일에 문을 열 이 건물은 회의,전시회,연회,숙박도 가능한 국제복합컨벤션센터. 6개국어 동시통역부스와 300인치 대형영상스크린이 설치된 국제회의실과 1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컨벤션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史 - 이토가문 본가 북방문화박물관 니가타시 근교 요코코시마치에 있는 북방문화박물관은 일본 최대 대지주 중의 하나인 이토 가문의 본가로 태평양전쟁후 국가에 기증되어 박물관이 되었다. 대지 8800평 건평 1200평으로 개인소유 건물 가운데 최대규모를 자랑했던 이곳은 다다미방만 65개.길이가 30m인 삼나무를 통째로 대들보로 사용한 것만 보아도 그 규모를 짐작 할 수 있다. 한때 52만평의 농지를 소유했던 이토가문이 썼던 물건과 수집품 등이 방마다 전시되어 있다.이 집에는 문화적 가치가 높은 물건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정삼각형 건물은 현존하는 유일한 것이다. 니가타에는 105개의 양조장이 있다.니가타시 근교 시바타시에 있는 양조장 이치시마주조(+81-254-22-2350)가 대표적.이곳은 대지주인 이치시마 가문의 친척이 만든 곳.1790년대에 문을 연 이 양조장의 술은 산뜻한 첫맛과 깔끔한 뒷맛으로 유명하다.미리 연락하면 청주 만드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다. ◆雪 - 5월까지 씽씽 日스키 발상지 일본 스키의 발상지라고 불리는 니가타는 나에바 및 묘코고원등 76개의 스키장이 있다.연간 900만명의 스키어들이 방문하며 평균 적설량은 3∼4m.눈의 질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12월초부터 5월초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아라이리조트(+81-255-70-1717)는 10년전에 문을 연 스키장.천혜의 코스에서 맘껏 스키를 탈 수있다.어린이,장애인,노약자도 눈에서 안심하고 놀 수 있는 시설과 탁아소가 갖춰져 있다.1박에 2인1실(조·석식 포함)1만2500엔(1엔은 우리 돈 10원)부터.나에바 리조트(+81-257-89-2211)는 일본 최대규모 스키장.슬로프는 가장 높은 1789m의 다케노고산에 있어 빼어난 설질과 적설량을 자랑한다.코스는 28개로 리프트는 곤돌라(5481m로 세계 최장)를 포함 38개.1인1박(조식,곤돌라,리프트이용권 포함)에 평일 1만 3900엔 이상,주말 1만 5300엔 이상을 줘야 한다. ◆說 - 소설 설국 무대 유자와 온천 도쿄에 살던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설국을 3차례 찾았고 그때의 경험이 대작을 탄생시켰다.삼나무숲과 오지야마을과 눈 덮인 에치코 유자와산을 배경으로,시마무라(島村)와 게이샤 고마코(駒子)그리고 요코(葉子)간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여주인공 코마코의 실제모델은 게이샤 마츠에(松榮).그녀는 4년전에 죽었다.1972년 자살한 작가가 이 소설을 썼던 다카항(高半,+81-25-784-3333)여관은 지금도 유자와에 있어 그때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정부등록국제관광지로 지정된 이 여관은 ‘가스 미노마’(안개의 방)라 불리는 작가의 집필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작가의 숨결을 느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니가타는 일본에서 온천이 4번째로 많다.온천을 찾아 모든 시름을 잊고 자연속으로 빠져드는 것도 괜찮은 추억이 될 듯하다.이곳을 대표하는 온천여관은 무이카마치의 ‘류공’(龍言,+81-257-72-3470).방마다‘君家’등 이름이 있으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다.1박에 2인1실 2만3000∼4만5000엔. siinjc@kdaily.com ■여행가이드/일식 맛보며 게이샤 공연 감상 ●항공편과 여행상품 대한항공 니가타행 직항기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일주일에 5회(월·목·금·일요일 오후 5시,수요일 오전 11시10분)뜬다.소요시간은 1시간40여분.설국의 무대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도쿄에서 신칸센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여행상품으론 나스항공여행사(02-777-7650)의 3박4일 일정의 스키투어가 있다.매주 수·일요일 출발.1인당 69만9000원.전일본여행사(02-777-7650)를 통해 호텔,항공예약도 가능하다. 니가타공항에는 한국어로 된 관광안내서가 비치되어 있다.자세한 문의는 니가타현 서울사무소(02-773-3161). ●먹거리 니가타시 후루마치 음식점 거리에선 일본전통요리를 맛보며 후루마치 게이기라 불리는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이들은 기타처럼 생긴 전통악기인 사미센을 연주하고 전통노래를 들려주며 민속춤을 보여준다. 요네야마산의 신사를 찾아가는 정경을 그린 노래를 들려준 요요코시(60)는 게이샤생활만 50년째.그녀는 경기불황으로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푸념을 했다. 이곳의 괜찮은 음식점은 오하시야(大橋屋,+81-25-228-2509).전채,회,국,조림등 다양한 향토요리를 맛볼 수 있다.가격은 7000∼1만엔.우오쿠니야(魚國屋,+81-025-243-2000)에선 조림,회등 5가지 코스요리를 3000엔이면 먹을 수 있다.
  • 노무현대통령 취임/이색모습 2題

    *** 우리 헌정사는 16대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연륜의 ‘나이테’가 한줄 더 늘었음을 확인했다.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직 대통령 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리를 함께했다.단상의 내·외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취임식 시작 6분전 단상에 도착하자,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는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냈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가장 이른 10시40분쯤 지팡이를 짚고,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단상 위에 올랐다.이어 노태우,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순으로 입장했다.지난 15대 대통령 취임식 때 무거운 표정을 지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다소 밝은 표정을 보였다.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앙단상에 오르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박관용 국회의장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네며 정치 계보로서의 ‘끈끈한’ 정을 과시했다.김 전 대통령은 소회를 묻자,“10년전 생각이 난다.대통령 5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내가 김대중씨에게도 ‘대체로 산에 내려갈 때 다치는데 조심하라.’고 그랬다.”면서 아직까지 가시지 않는 감정의 앙금을 내보였다. 노 대통령의 취임사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눈을 감은 채,김영삼 전 대통령은 하늘을 응시했으며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배포된 취임사를 열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지운기자 jj@kdaily.com ***25일 대통령 취임식 기획은 김한길 당선자 기획특보가 취임식 실행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총괄했다. 실무는 윤훈열 청와대 행사기획 비서관이 팀장을 맡은 취임식 준비팀이 주도하고,행정자치부가 지원했다. 윤훈열 팀장은 과거 ‘밝은 세상’이라는 광고기획회사를 운영한 경력이 있으며,98년 김대중 후보에 이어 지난해 노무현 후보의 선거광고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취임식 준비팀은 지난해 12월말 대통령직 인수위 출범과 동시에 구성돼 민간 광고기획회사인 LG애드와 50여일간 행사를 준비해왔다. 준비팀은 이번 취임식의 컨셉트를 ‘국민참여’와 ‘국민통합’에 맞췄다.노무현 대통령이 국민 대표 8명과 함께 취임식장에 입장토록 하고,취임식 슬로건을 ‘새로운 대한민국-하나된 국민이 만듭니다’로 정한 것은이같은 이유에서다. 취임식 축하공연 장르를 연령별,취향별로 다양하게 편성,‘열린 음악회’의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통합을 상징하기 위함이다.클래식과 민요,‘운동권 가요’와 일반 가요 등을 두루 배합했다.특히 이날 가수 양희은씨가 부른 ‘상록수’는 과거 금지곡 목록에 올랐던 운동권 가요라 눈길을 끌었다.준비팀은 그러나 갑작스러운 대구 지하철 참사로 행사규모가 축소됨에 따라,일부 공연이 취소된 것을 아쉬움으로 꼽는다.록가수 윤도현씨와 댄스가수 박진영씨의 공연 등이 취소됐다. 김상연기자 carlos@
  • 美 CEO신뢰도 소방관의 7분의1/3년새 13%로 추락 반토막

    미국 국민이 기업 경영진에 매기는 신뢰도 지수는 소방관에 대한 신뢰도의 7분의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 일간지 USA투데이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반면 자기 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근로자들의 신뢰는 위기가 닥칠 때면 어김없이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여론조사기관 ‘플래닛피드백’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기업 지도자층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경기가 비교적 괜찮던 2000년의 28%에서 최근에는 13%로 곤두박질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 기관 ‘갠츠윌리’에 따르면 자기 회사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꾸준히 36%선을 유지했다.자기 회사 CEO 신뢰도는 10년전 불황 당시 31%로 떨어졌다가 9·11테러 직후 41%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엔론·월드컴 등 대기업 연쇄 회계부정 사건과 대량 해고,주가 폭락 등으로 CEO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근로자 63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중 43%가 자기가 속한 회사의 CEO를 믿는다고 답했다. 의료회사 헬스다이얼로그 CEO 조지 베넷 CEO는 이번 조사에 대해 “43%가 CEO를 지지한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경영진을 불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하스 경영대학원의 톰 캠벨 학장은 근로자들이 일반적으로 기업 경영진은 싫어하면서도 자기 회사 CEO만 믿는 현상에 대해 “정치인이나 학교도 마찬가지다.유권자들은 대개 정치인을 혐오하지만 자기 지역구 의원은 비교적 신뢰하고,공립학교도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자신이 다닌 학교는 좋아하는 식의 모순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
  • 교회지도자 으뜸 덕목 ‘영성·도덕성’

    한국의 개신교 목회자와 신도들은 차세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영성과 도덕성을 으뜸으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기독교연합신문이 창간 15주년을 맞아 기독교인터넷방송인 C3TV와 공동으로 지난달 20∼28일 인터넷 설문(725명)과 전화(330명)등을 통해 전국 목회자와 평신도 10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영성(53.3%)을 꼽았으며 이어 도덕성(30.7%),대사회적 관계성(30.7%),카리스마(4.5%)등을 지목했다. 차세대 지도자 유형에 대한 질문에서 10년전에는 ‘섬김의 종’(65.4%)형이 가장 많았던 데 비해,이제 ‘영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로 바뀌어 사회변화에 따라 지도자에 관한 인식이 많이 변했음을 보여준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교회개혁(52.9%)을 가장 많이 들었고 평신도 지도자 양성(25.6%),교회분열 극복(15.0%),연합기구 통합(6.5%)순으로 꼽았다. 한편 현재 한국교회를 이끄는지도자로는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19.1%),옥한음(사랑의교회,17.7%),김진홍(두레마을,7.7%),하용조(온누리교회,6.1%)목사 순으로 평가했다.
  • [Look! 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5) 日’개혁만이 살길’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지금 금융·경제재정상을 겸하고 있는 게이오대 교수 출신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와 정치생명을 건 투톱 개혁실험을 하고 있다.2001년 4월25일 정권을 쥔 고이즈미 총리는 침몰하는 거함 일본호를 구하는 길은 개혁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이후 낡은 금융제도와 금권,파벌정치로 통하는 일본식 정치행태들이 모두 개혁의 도마위에 올려졌다.이들을 송두리째 뜯어고치지 않고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그는 확신했다.이 중에서도 고이즈미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금융 개혁이고,‘다케나카 플랜’으로 불리는 부실채권 정리가 그 핵심이다. “해답은 나왔다.남은 것은 실행뿐이다.”(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개혁에 보내는 일본 지식사회의 요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행’이다. 구조개혁은 고이즈미 총리가 만든 말이 아니다.1996년 하시모토 정권 때부터 나왔다.더 거슬러 올라가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0년전 미야자와 정권 때도 비슷한 말이 있었다.오부치의 급사로 총리에오른 모리도 빠짐없이 구조개혁을 외쳤다.“문제점은 누구나 알고 있었으나 개혁은 유야무야됐다.”(스가누마 겐고 도쿄신문 정치부장) 90%에 육박하기도 했던 정권 지지율은 1년9개월간 오르락내리락 했어도 여전히 높다.그것은 “기대감”(스가누마 부장) 때문이다.그러나 무엇을 했는지 따져보면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성적표(표 참조)를 보더라도 그가 50∼6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자체가 신기하기조차 하다. 그러나 아슬아슬하다.“주가,실업,도산이 곧 한도를 넘는다.고이즈미는 추락할 것이다.그가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입장에 있거나 그런 인재가 아니다.”(나카모리 다카즈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과장) “일본은 다케나카 플랜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세계에서 통용되는 은행경영을 하자.체력(돈)이 모자라면 공적자금을 넣어 튼튼하게 해주겠다.그 대신 부실을 만든 경영진은 물러나 달라.이런 주장이 잘못된 것인가.”(요네쿠라 세이치로 히토쓰바시대 교수) 지난해 10월 말 다케나카 플랜은 햇볕을 보기 전부터 자민당의 저항세력,그리고 그들의 엄호를 받은 은행장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학자 출신 주제에….”,“주가가 떨어지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어….”(아오키 미키오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라는 야유가 터졌다.연말에는 지방의원 600명이 개혁 드라이브에 반대하는 집회를 국회 앞에서 가졌다. 다케나카를 경질하라는 요구에도 고이즈미는 그를 지켰다.일본 경제가 되살아나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금융체질 개선→부실 정리→대량실업과 고실업→회생의 시나리오에 다케나카 플랜밖에 없기 때문이다.“금융 문제는 아이들도 알 정도로 해결방법은 충분히 제시돼 있다.이제는 하느냐,하지 않느냐 하는 결단만 남았다.”(금융평론가 나미카와 이사오) 그러나 속도는 답답할 만큼 더디다.“경제규모가 너무 커 한국같은 V자 개혁은 어렵다.”(나카모리 과장)는 점은 누구가 공감하고 있어도 “급격한 변혁을 거부하는 정치가·관료·기업·은행의 저항 때문에 속도감이 없는 것”(요네쿠라 교수)도 사실이다. 도로공단 민영화도 마찬가지.건설을 위한 건설이 돼버린 고속도로이지만지방 유권자 표,금권을 의식한 도로족 의원 때문에 질질 끌고 있다.민영화라는 국민적 합의가 있는데도 고이즈미는 지난해 6월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위원회가 낸 ‘민영화’ 결론을 다시 국토교통성에 보내 구체적 방안을 제출토록 하는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우정사업 민영화도 지난해 9월 이후 ‘개점휴업’ 상태이다.그래서 “개혁은 없다.”(사회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도요타 자동차 회장이자 일본 게이단렌 회장인 오쿠타 다케시는 고이즈미 정권을 “50점짜리 내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대담한 수술과 아픔을 겁내지만 문제해결을 늦추면 더욱 상황이 나빠지고 부담만 커진다.”(야스오카 오키하루 자민당 국가전략본부 사무총장)는 인식은 누가 뭐라든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성공이든 실패이든 “고이즈미 내각은 ‘실행내각’으로서 책임이 크다.”(우시오 지로 우지오전기 회장) 실행하느냐,포기하느냐.고이즈미 정권의 진로는 물론 일본호의 진로마저 좌우할 결단,실행만 남았다. marry01@kdaily.com◆다케나카 플랜이란 지난해 9월30일 뉴욕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고이즈미 총리는 다케나카 경제재정상에게 금융상을 겸임토록 했다.은행들로선 청천벽력의 개각이었다.그의 기용은 급속한 부실채권 정리를 의미했다.소프트랜딩(연착륙)을 기대했던 은행은 하드랜딩(경착륙)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됐다.“민간경영에 국가가 간여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가진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경질됐다.국가의 간여 없이는 금융개혁이 불가피하다고 고이즈미는 판단했던 것이다. 다케나카 플랜은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은행 자산사정을 미국식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이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국제기준(8%)이하로 떨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으면 공적자금을 투입한다.15조엔의 자금도 준비해 뒀다.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보유한 은행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과감히 국유화도 하고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다케나카 플랜이 강행되면 미즈호·미쓰이스미토모·미쓰비시도쿄·UFJ 같은4대 은행들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부실채권 정리를 원리원칙대로 할 경우 대형기업의 도산이 현실화되고 대형기업의 부채를 떠안은 대형은행도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그런 점에서 은행의 반발이 있고,급격한 붕괴를 겁내는 기업과 자민당 저항세력이 맹렬히 그를 비판하고 있다. ★개혁 성공할까 실패할까 ***성공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개혁의 앞날은 어떨까.대체로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숨어있는 낙관론도 만만찮다.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 의원(자민당)은 “40∼50%만 돼도 성공”이라고 보는 낙관론자.반면 가네코 마사루 게이오대 교수(경제학)는 “고이즈미로는 안된다.”고 독설을 뿜는다. ●고바야시 유타카 개혁은 진행중이다.한국 같은 기적적인 회복은 없을 것이다.특수법인 개혁이라든가,도로공단 민영화,산업재생 등 손을 썼어야 했으나 미뤄왔던 곳에 총리가 메스를 대고 있다.그래서 비명이 나오는 것이다. 전후 57년간 쌓인 고름을 짜내고 일본이 회생하는 과정이니까 국민이 밖에서 보면 별로 진행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착실히 개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대단히 위험한 상태이다.지금 제자리 걸음하면 경제적으로 2류국가가 된다.지금같은 디플레이션은 전후 어느 선진국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모델이 있으면 따라가면 되지만 정말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은 “어렵다.”고 해도 1400조엔에 이르는 개인 금융자산이 있으니까 브랜드 상품도 사고,한편에선 “괜찮다.”고 생각한다.연봉이 100만엔 줄어도 그만큼 물가가 내려가니까 생활수준은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그래서 위기의식이 없다.고이즈미 개혁은 40∼50%는 이뤄질 것이다.헤이세이(平成)시대 들어 14년간 10명의 총리는 개혁을 못했다. 대통령제의 한국과는 달리 의원내각제의 일본에서 개혁의 100% 달성은 무리다.고이즈미가 아니었다면 지금같은 지경에도 와 있지 않았을 것이다.다케나카 플랜은 금융을 바꾸자는 단순한 개혁보다는 일본인의 행동을 바꾸는 그런 개혁이다.일본은 2∼3년내 집중적으로 개혁을 해서 서서히 회복궤도에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고바야시 38세.와세다대 정치학과,마쓰시타 정경숙 출신.미 존스 홉킨스 대학원 국제관계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인터넷 관련회사 설립.2001년에 참의원에 당선.일·한 청년포럼 이사. ***실패한다 ●가네코 마사루 일본 경제 회복은 상당히 어렵다.10년 걸릴 각오를 해야 한다.감세라든가 공공사업을 해도 부실채권이 건설업체에 많으니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다.혈관이 막혀 있는데 근본 치료없이 이것저것 해봐야 피는 나오지 않는다.막히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것이 본래의 개혁이다.그것을 하자면 정치인·기업인·관료의 가장 더러운 곳에 손을 대지 않으면 안된다.고이즈미 정권은 그걸 할 수 없다.다케나카 플랜만 보더라도 실현에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준비한 공적자금 15조엔으로 충분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엄격히 따지면 은행의 부실채권은 130조엔에 이른다. 지금 일본 정부는 아무런 전략도 없이 전투에 진 병력을 조금씩 새 병력으로 바꾸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또한 부실은행의 경영책임을 묻는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플랜만으로 본다면 그렇지 않다.책임을 묻는 방법이 은행장직을 그만두면 되는 것으로 바뀌어져 있다.부정회계 의혹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단호하게 처벌할 수 있는 특별입법이 필요하다.지금 다케나카 금융상의 개혁이 은행경영자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고 하지만 경제전범은 바로 다케나카이다.지금 일본인은 70%가 고이즈미를 지지하고,70%가 고이즈미 경제정책을 신용하지 않고 있고,70%가 그럭저럭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다고 하는 지극히 이상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네코 51세.도쿄대 경제학 박사(재정학).호세(法政)대학 교수를 거쳐 게이오대 교수.고이즈미 정권의 금융개혁에 비판적인 논객으로 유명하다.‘시장과 제도의 정치경제학’,‘일본 재생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 거문도

    거문도는 여성적 섬세함이 가득한 섬이다.기암괴석들은 섬을 둘러싸고 있되 거칠지 않다.겨울 문턱에 들어섰지만 철모르는 야생꽃이 바위틈에 얼굴을내밀 정도로 기후가 온화하다.산엔 진초록 동백숲이 들어차 있고,나무마다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꽃망울이 가득 매달려 있다. 그래선지 겨울을 맞은 육지 사람들은 누이 품속같이 포근한 거문도를 찾는다.12월,겨울 문턱에 찾은 거문도.여수항을 떠난 배가 300리 뱃길을 달려 처음 닿는 곳은 여수시 삼산면 거문리 거문항이다. 거문도는 동도(東島),서도(西島),고도(古島) 3도로 이루어져 있는데,거문리는 고도에 자리잡은 거문도의 중심지.여관과 민박집,식당들이 몰려 있다.거문도 나들이도 이곳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먼저 10년전 생긴 연륙교인 ‘삼호교’를 타고 서도로 건너간다.서도의 수월산 남쪽 끝 봉우리엔 ‘우리나라 최초’‘동양 최대’란 수식어가 붙은 거문도등대가 있다.1905년 불을 밝힌 이 등대는 40㎞ 밖에서도 불빛을 볼 수있다고 한다. 이곳은 등대 자체보다도 등대까지 오를 때 지나는 동백숲길과,등대에서 바라보는 거문도 비경이 포인트다. 수월산엔 동백나무가 많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뒤덮여 있다.전체 나무의 70%가 동백나무다.나무들도 수십년에서 수백년 자라 뒤엉키면서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육지에도 동백나무 군락이 몇 군데 있지만 막상 이곳을 찾아본 이들은 다른 곳은 눈에 차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동백숲엔 아직 푸른 빛이 도는 꽃망울이 가득 매달려 있다.이따금씩빨갛게 꽃을 피운 것도 있는데,꽃이 제법 많은 곳은 벌써 떨어져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거문도 동백은 지금부터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뜨리다가 2월이면 만개해 온 산을 붉게 물들인다. 등대 옆 전망대에 오르면 수월산 동쪽 사면이 한 눈에 들어온다.깎아지른듯한 절벽아래 솟은 바위들,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만들며 부서지는 파도,벼랑을 날아 오르내리는 갈매기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수월산이란 이름이 생긴 유래가 재미 있다.이 산은 평탄한 바윗길을 사이에 두고 둘로 나뉘는데,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이면 바닷물이 ‘쉽게’ 산(바윗길)을 넘나든다고 하여 수월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바윗길을 사이에 두고 한쪽 봉우리엔 등대가,또 한쪽 봉우리엔 보로봉이 자리잡고 있다.보로봉 오르는 길도 동백나무 터널을 이룬다.바윗길 곳곳엔 바위틈을 비집고 얼굴을 내민 야생화들이 겨울이란 계절을 무색케 한다. 거문도는 약 한 세기전 영국이 러시아 남진을 막기 위해 강제 점령했던 역사적 아픔의 현장.1885년 영국 해군이 점령해 2년여간 주둔했으며,당시 섬에서 사망한 군인묘지가 아직 거문리에 있다.원래 9기의 묘가 있었다고 하나지금은 3기만 남아 있다. 거문항에서 배를 타고 동쪽으로 28㎞쯤 가면,바위 봉우리가 100개에서 하나 모자라 이름 붙여졌다는 백도다.35개 섬이 상백도와 하백도로 나뉘어 군도를 이루고 있는데,부처님바위,피아노바위,도끼바위,형제바위,물개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자태를 뽐낸다. 백도는 우리나라에서 아열대 희귀동식물의 서식밀도가 가장 높은 곳.가마우지를 비롯한 휘파람새 동백새 바다직바구니 흑비둘기 등 30여종의 조류와,풍란 땅채송화 등 해양식물 43종이 서식하는 생태보고다.현재 생태계 보존을위해 백도 일원은 명승지 제7호로 지정돼 있으며,일반 관광객들의 상륙이 금지돼 있다.때문에 배를 타고 섬 주위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거문항에서 유람선 ‘두리둥실호’를 타고 백도를 둘러본 뒤 다시 거문항으로 돌아오는 데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유람선이 거문항에서 부정기적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미리 시간을 알아보고 나서는 게 좋다. 거문도 임창용기자 sdragon@
  • 디지털大戰 PC·휴대폰산업 대충돌

    PC운영체제 ‘윈도’(Windows)로 전세계 컴퓨터 산업을 호령해 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세계 휴대폰 시장을 40% 가까이 장악하고 있는 핀란드의 노키아.서로 경쟁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두 거인이 전면전을 선포했다.컴퓨터와 휴대폰이 하나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충돌이다. 주도권 다툼은 단순한 회사간 경쟁 차원을 넘어 컴퓨터의 발전 패러다임과맥을 같이 하고 있다. 영국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특집기사를 통해 두 회사가 대표하는 컴퓨터 진영과 휴대폰 진영의 차세대 디지털 패권경쟁을 소개하고,이를 통해 컴퓨터의 미래를 조망했다. 컴퓨터산업과 휴대폰산업이 충돌하고 있다.양쪽 진영 모두 20년전 PC가 메인프레임(대형컴퓨터)을 몰아내고 컴퓨터산업의 왕좌에 올랐던 것처럼 이번에는‘스마트폰’(데이터통신·화상전송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휴대폰)이 PC를밀어내고 차세대 핵심 디지털기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개발의 방향은 정반대다.컴퓨터 진영이 PC를 휴대폰 크기로 소형화하는데 안간힘을 쓰고있다면 휴대폰 진영은 전화기에 PC의 기능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스마트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올해 휴대폰 예상판매량 4억대 가운데 1600만대를 카메라 내장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내년에는 5000만∼1억대의 컬러 화면 휴대폰이 판매될 전망이다.오는 2007년이면 3억명의 유럽인이컬러 화면,카메라,음악연주 등의 기능이 있는 다(多)기능 휴대폰을 들고 다닐 것이다.요즘 휴대폰은 10년전의 PC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휴대폰 보급대수는 올해 10억대를 돌파,유선전화를 추월했다.유럽에서는 인터넷보다 휴대폰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더 많이 주고받는다.반면 PC 판매량은 정체돼 있다.기술도 마찬가지여서 연산속도가 빨라진 것을 빼면 1∼2년 전과 달라진 게없다. 통신과 컴퓨터의 융합과정에서 업계는 이미 시행착오를 겪었다.3G(제3세대이동통신, 한국에서는 IMT-2000으로 부름)를 선보이겠다던 유럽 통신사업자들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유럽 통신업자들은 총 1000억달러를 들여 3G 사업권을 따냈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포기했고,일부 기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PDA(개인휴대단말기)도 마찬가지다.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해 연간 판매량 100만대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분명한 흐름은 각각 20년간 산업을 지배했던 메인프레임과 PC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다.이쯤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떤 회사가 메인프레임 시대의 IBM,혹은 PC시대의 MS처럼 차세대를 지배할까 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번에는 ‘유일한 승자’는 없을 것 같다.IBM이 메인프레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MS가 PC 소프트웨어를 지배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열린 기술표준’(오픈 스탠더드)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최근 회사의 모토(좌우명)를 “모든 사무실과 가정에 컴퓨터를”에서“언제 어디서나,어느 장치에서나 컴퓨팅을”로 바꿨다.PC산업의 거인이 완전히 새로운 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이동통신기기가 PC의 위치를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MS에게 다른 선택은 없기 때문이다.물론 MS는 PC시장에서 일어난 일이 새로운 분야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란다.지난달 유럽에서 출시된 ‘오렌지 SPV’는 PC산업에서의 지배력을 이쪽으로 확장하기위한 첫번째 시도였다.유럽 이동통신업체인 오렌지가 판매하는 SPV는 형태는 일반 휴대폰과 비슷하지만,사상 첫 MS윈도 기반의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MS의 의도대로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우선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MS의 소프트웨어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PC산업에서와는 판이한 양상이다.윈도의 시장독점이 PC 제조업체들을 단순 조립업자로 전락시킨 전례를 휴대폰산업에서까지 재연시킬 수는 없다는 노키아 등의 의지가 단호하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대형 휴대폰제조업체들은 ‘심비안’(Symbian)이라는 소프트웨어 컨소시엄을 결성했다.이미 심비안 기술을 채택한 휴대폰이시장에 뿌려지고 있다.지난 여름에는 노키아가 심비안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장착 컬러휴대폰 ‘7650’을 출시했다.올 연말까지 200만대가 팔릴 전망이다.세계 2위 업체인 모토로라를 비롯해 삼성전자,지멘스,소니-에릭슨,파나소닉 등도 심비안 기술을 이용한 휴대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차세대 휴대폰 시장이어떻게 발전할 지,어떤 기기가 인기를 끌지는 불확실하지만 다양한 응용제품이 쏟아져나올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심비안의 CEO데이비드 레빈은 “같은 차대(플랫폼)에서 다양한 자동차가 생산되듯,심비안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진촬영,영상전송,음악,게임,e메일 등 각 분야에 특화된 다양한 휴대폰 모델들이 디자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시리즈60’이라는 유저 인터페이스(편리하게 쓸 수 있는 사용자환경)를 개발해 삼성전자,지멘스,파나소닉 등에 공급했다.때문에 시리즈60은 PC의 윈도처럼 스마트폰의 지배적인 사용자환경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MS는 “시리즈60 기술을 받아들인 회사들이 모두 이를 개발한 노키아의 경쟁업체들”이라며 시리즈60의 확산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또한 특정기술의 독점에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시장지배가 확고하게보장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MS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를 채택한 유일한 메이저 휴대폰업체가 삼성전자뿐(삼성전자는 심비안,MS,팜 등 여러 운영체제를 다 채택하고 있다.)이다.또 패션상품의성격이 강한 휴대폰은 소비자들이 노키아 등 일류 제조업체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MS가 자사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를 데스크탑·서버 등 기존 제품과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윈도 독점을 재현할 수도 있겠지만불공정경쟁 시비가 예상돼 이것 또한 쉽지 않다.하지만 MS는 아직 윈도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으며,400억달러의 현금 동원 능력이 있다.이도저도 안되면 기존 이동통신업체나 휴대폰제조업체를 돈으로 사들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컴퓨터와 휴대폰 산업이 충돌하면 두 회사는 분명히 지리하고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하지만 그 싸움은 빠른 기술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며,최종적인 승리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 W세대/ ‘외국인 노동자의 집’ 자원봉사 나선 고교생들 “자랑스런 한국인 아무나 되나요”

    “자랑스러운 한국과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희생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부자라고 다 존경받는 것이 아닌 것처럼 국민총생산(GDP)만 높다고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가는 길에 ‘무임승차’를 하고 싶진 않아요.” 일요일인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외국인 노동자의 집’.5명의 고교생이 한창 컴퓨터를 손질하는 중이었다.서울 한영외국어고 1학년에 재학중인 장세림(16)·권만재(16)·나중석(16)·이현경(16)·김민주(16)는 지난 9월 말부터 자원봉사차 이곳에서 매주 일요일을 보내고 있다. 고교생들이 ‘공부’를 해야지 웬 자원봉사냐고 고리타분한 질문을 던지자 명쾌하게 설명을 들려준다. 이들이 이렇게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외국대학으로 유학을 염두에 두면서 였다고 한다.3년을 공부기계처럼 보내야 겨우 들어갈 수 있다는 한국의 명문대.그러나 이 대학들이 국제적으론 이름조차 내밀기 어렵다는 현실이 답답했다.그런 점에서 외국의 대학들은 오히려 학생들의 사회활동을 장려한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 처음엔 단순히 외국 대학 진학을 생각했을 뿐인데,막상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마음 먹으니 답답하던 학교 생활이 순식간에 풍요로워지는 듯했다.결국 김민주양의 친척인 ‘외국인 노동자의 집’김해성 목사의 도움으로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생들은 “외국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아 유학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자원봉사를,도피성 유학을 꿈꾸는 부잣집 아이들의 놀이쯤으로 생각하는 편협한 시각을 거둬 달라.”고 인터뷰에 앞서 요구했다. “처음 언론을 통해 외국인노동자 학대 이야기를 접했을 때는 그것이 우리사회의 극히 단편적인 치부라고 여겼어요.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부가 아니라 대부분 이런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중국어를 전공하는 장세림군은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서 일하면서 인권문제를 처음으로 실감하게 됐다.장군은 “중국 동포가 ‘니 츠판러마(식사하셨습니까?)’라고 말을 건네자 욕하는 것으로 오해해 때리는 경우도 봤다.”면서“그 동포는 정말 한국인에게 인사도 하기 싫어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 5명이 하는 일은 대부분 잡지번역,컴퓨터·의약품 정리·청소 등의 잡무.일요일 오후 2시쯤 ‘외국인 노동자의 집’에 도착해 서너 시간 일을 거든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글을 가르치거나 상담도 해 주고 싶지만 아직 초보인 그들에게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그러나 단순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들도 절감했다. 김민주양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기부받은 옷을 나눠 준 적이 있었습니다.다 헤지고 찢어진 옷이었어요.기부라면 쓰는 물건 중에서 남에게 줄 만한 것을 내놓는 것이지,버릴 물건을 거지에게 적선하는 것이 아니잖아요.옷을나눠주는 손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라면서 우리 기부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세림군은 “외국인 차별인식은 둘째 치더라도 임금이나 제대로 줬으면 좋겠어요.노예를 부리는 것도 아닌데 왜 임금을 떼먹는지 모르겠어요.불과 10년전만 해도 한국인들도 외국에서일을 해 돈을 벌었잖아요.”라면서 우리사회의 몰인정을 탓했다. 이현경양은 “처음엔 흑인이나 사고로 심하게 다친 사람들이 무섭기도 하고,거리감도 느껴졌는데 이제는 모두 이웃집 사람같아요.한달 여만 함께 지내도 이렇게 가깝게 느껴지는데 한국인들은 너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것 같아요.”라면서 삐뚤어진 민족의식을 성토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한국인도 차별받는 아시아인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는다.호주에서 3개월간 어학연수를 한 나중석군은 아무 때나 경찰에게 불시검문을 당하던 불쾌한 경험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나군은 “여권과 비자를 챙겨서 다니지 않으면 곧바로 경찰서 행이었다.”면서 “서양에서 멸시를 당하는 것도 서러운데 아시아인끼리 왜 서로를 다시 차별하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 했다. 장세림군은 “윤리 과목 시간에 한국은 경제발전 속도와 문화적 번영의 속도가 맞지 않아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없는 나라라고 들었어요.한마디로 졸부들의 나라죠.이곳에서 일하면서 이제야 그 말의 뜻을 알 것 같아요.” 학생들의이런 진취적인 생각에는 부모의 영향도 컸다.자원봉사 경력이 가장 많은 이현경양은 “부모님이 학창시절 추억을 쌓으려면 자원봉사를 해 보라고 권했다.”면서 “중학생 때부터 정신지체아 시설에서 청소를 했는데 그때 경험이 너무 좋아서 다시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어머니와 생각이 달라 아직도 애를 먹고 있다는 권만재군은 “‘외국대학에 진학하려면 폭넓은 사회경험이 필요하다.’고 간신히 어머니를 설득했지만 여전히 ‘그만 두라’고 말씀하신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급우들의 편견도 이들을 힘들게 한다.“같은 반 친구들은 우리가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자원봉사하는 사실을 전혀 몰라요.다들 주말에는 학원 다니느라고 바쁜데,자원봉사한다면 잘난 척한다고 할까 봐 밝히지 못했어요.” 일요일에 밀린 공부를 하거나 놀고 싶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주중에 공부도 하고 놀 수도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공부와는 담을 쌓은 학생들이 아닐까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대부분 성적이 상위권이란다. “우리는 오전 7시30분까지 등교해서 오후 9시에 하교해요.왠만한 직장인보다 더 바쁘지만 일요일에 시간내는 게 어렵지는 않아요.흔한 말대로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이 되려면 단순히 축구를 잘하는 식이 아니라 먼저 모범국민이 돼야죠.” 이송하기자 songha@
  • “대통령 선거불개입 신뢰풍토 아쉬워”박지원 비서실장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일부 대선 후보 진영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치개입설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아무리 대선이 중요하다 해도 대통령이 선거 불개입과 공정한 선거관리를 약속했으면 이를 액면 그대로 신뢰하는 풍토가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비서실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에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탈정치를 선언했음에도 불구,마치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정치의 일선에 서있는 것처럼 대선후보 캠프에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면서 “대통령이,청와대 비서실이,비서실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무슨 풍(風)을 일으키고,어떤 후보와 ‘빅딜'을 한다는 등 참으로 얼토당토않은 비판과공세가 거듭되는 정치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불행히도 우리의 정치상황은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망각이라는 욕망의 열차'를 타고 달리고 있기에 5년전,10년전을 잊고 있으며,이처럼 반복되는 정치상황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실장은 “대통령은 5년전 대선후보로 당시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았다.”면서 “국가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자며 ‘준비된 대통령론'으로 정책을 제시,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상기시켰다.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대선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부 후보를 겨냥한 셈이다. 박 실장은 “최근 여러 곳으로부터 공직자의 기강확립 문제와 관련한 지적이 있었다.”면서 “청와대 비서실이 기강문제에 있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美 유대인 갈수록 감소, 10년전보다 30만명 줄어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국내 유대인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노령화가 진행돼 향후 유대 공동체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1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600만달러의 예산을 투입,가장 방대한 규모로 실시된 2000∼2001 전미 유대인인구조사(NJPS) 통계를 인용한 타임스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 유대인은 520만명으로 10년 전 550만명에 비해 30만명이 줄었다고 보도하면서 중간연령도 종전 37세에서 41세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종전 15%에서 19%로 늘어났다. 특히 30∼34세의 미국내 젊은 유대인 여성들의 경우 절반이 아이가 없어 전체 미국 여성의 27%보다 심각한 상황. 이같은 현상은 부분적으로는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더 많은 교육기회와 경력을 쌓기 위해 결혼을 늦추는 추세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 “노무현과 연대 어렵다”권영길후보 TV토론 ‘데뷔’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얼굴) 대통령후보는 지난 26일 밤 MBC-TV ‘100분 토론’에 참석,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의 연대 문제에 대해 “정책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연대는 어렵다.”고 밝혔다.군소정당 후보가 생방송TV토론에 장시간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후보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연대할 생각은 없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나와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계승한 노 후보간 차이는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간 차이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노당의 정책공약 실현가능성에 대한 패널들의 의문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그는 “선진국이라는 유럽에선 가까이는 10년전,멀리는 60년전 이미 이뤄낸 것들”이라며 “프랑스의 사회당,독일의 사민당은 국민의 50%이상 지지를 받은 집권당이지 과격집단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낮은 지지도에 대해서도 “높게는 5∼8%의 지지”라며 “나는 오늘 처음 TV토론에나왔는데,인지도가 높아지면 지지율도 오르리라 확신한다.”고 기대했다.권 후보는 최근 자신이 ‘빨치산의 아들’임을 공개한 것과 관련,“아버지를 아버지로 섬기는 게 천륜 아니겠느냐.”며 “이땅에서 빨갱이의 아들로 낙인찍힌 후엔 살아갈 길이 막히기 때문에 가슴 졸이며 살아왔으나,대통령이 되면 다 드러내야 한다고 보고 밝힐 것은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비에 관한 방청객의 질문에는 “지난 94년 해고된 이후 봉급생활을 못해봐 아파트를 담보로 생활비를 조달했는데 한계점에 이르러 고민”이라며 “그러나 솟아날 구멍이 있겠죠.”라고 웃음을 지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비닐하우스촌’ 장지마을 주민 수재의연금 500만원 본사 기탁

    송파구 문정2동 문정·장지지구 ‘비닐하우스촌’에 집단거주하는 김인태씨 등 43가구 주민들이 13일 수재의연금 500만원을 대한매일 본사에 기탁,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이들은 무허가 비닐하우스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자 10년전부터 푼푼이 모아온 마을기금 500만원을 내게됐다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 원효로 성심성당 건립 100주년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성심여중고 내의 성심성당(사적 제255호)이 건립 100주년을 맞아 15일 연구발표와 전시,기념미사 등의 행사를 마련한다. 성심수녀회(한국관구장 김숙희)는 이날 오후2시 ‘한국 교회사에서 본 원효로 성심성당’(고려대 조광 교수)과 ‘한국 건축사에서 본 원효로 성심성당’(단국대 김정신 교수)등의 연구발표에 이어 ‘노사제가 남기는 신학교 이야기들’이란 주제로 임충신 신부의 그림 전시회를 연다.이어 4시30분 이한택 주교의 집전으로 기념미사도 갖는다. 1902년 지은 원효로 성심성당은 그 10년전 건립한 신학교 건물(현 성심기념관)과 함께 일본을 통하지 않고 직접 서양으로부터 수용된 몇 안되는 개항기 벽돌조 양식 건축물 중 하나로 한국 근대건축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약현성당과 명동성당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평가받지 못했으나 큰 훼손없이 100년을 꿋꿋이 지켜온 건물이다. 이 건물은 명동 주교관이나 초기의 수도원 사제관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던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다른 건물들과는 달리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유일한 건물로 평가된다. 조광 고려대 교수는 “용산의 예수성심 신학교는 개항기 조선 천주교회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였다.”면서 “한국천주교회의 주요 구성원들이 자신의 결의를 다지는 장소이던 이 건물 100년을 맞아 그리스도인들은 선인들이 산시대의 제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 SBS 美이민 100년 특별기획/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들의 땀과 눈물

    100년전 수백명의 어린 조선 처녀들이 ‘황금열매’를 찾아 태평양을 건너갔다.중매쟁이 말대로,열대의 낙원 하와이에는 나무에 돈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을까? SBS 미국 이민 100년 특별기획 ‘Picture bride-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들’(20일 낮12시10분)은 1세기전 사진 한 장만을 들고 하와이로 시집간 ‘사진신부’들의 삶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미국이민 100년사를 되짚어 본다. 어려운 살림 탓에,나은 교육을 받고 싶어서,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각각의 이유를 가진 어린 조선처녀들은 하와이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손에는 남편감의 사진만을 달랑 쥔 채. 그러나 그곳에서 어린 신부를 맞이한 것은,사진보다 훨씬 늙은 한인 노동자와 숨막히는 더위,허리가 휠 정도의 중노동이었다.어떤 처녀는 혹독한 현실에 절망하고 어떤 이는 반항했지만 대다수는 자신의 운명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1910년부터 24년까지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는 500명에 달한다.1903년 공식시작된 하와이 이민의 역사는 사진신부들이 만들어낸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들은 어려운 형편에서도 푼돈을 모아 장학금을 만들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다.하와이 한인들의 성공적인 교육활동과 독립운동 중심에는 언제나 한국여성들의 눈물과 땀이 있었다.그러나 이 역사의 ‘뿌리’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주인공들은 세상을 떠났다. SBS ‘Picture bride…’제작진은 10년전 촬영한 사진신부 할머니들의 인터뷰를 최초로 공개한다.아버지보다 늙은 남편과의 첫날밤,재혼·삼혼을 거듭한 할머니의 인생담,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던 당시의 각종 에피소드 등 오늘날 하와이 한인사회의 번영을 이루어낸 한국의 위대한 어머니들의 생생한 눈물과 웃음을 느껴보자. 아울러 하와이에서 멋지게 살아가는 이민2세들의 현재를 만들어낸 1세대에 대한 기억을 통해,한국에 있는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되새기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열린세상] 지구의 미래 보이지 않는다

    아프리카 남아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2주간 열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가 별 성과없이 끝났다.지금으로부터 10년전 리오회의에서 채택된 ‘의제21’의 연장선 위에서 새로운 생태보전과 빈곤퇴치 전략을 세우겠다는 원래의 취지가 무색할 따름이다. 이번 회의는 생태파괴로부터 지구를 살리고 빈곤으로부터 고통받는 인류를 구하자는 두 가지 목적을 가졌다.지난 번과 달리 생태에 빈곤이 추가되어서 그런지 회의 분위기가 부드럽지 못했다.선진국과 개도국,정부대표와 NGO대표,그리고 미국과 유럽 사이의 견해차이가 워낙 컸다.폐막까지 반세계화 시위가 그치지 않은 이유다. 문제의 심각성은 리오회의 이후 지구환경이 점점 악화되어 왔다는 사실이다.요즈음 전세계가 겪는 가뭄과 홍수를 보라.지구는 비를 조절할 수 있는 자체능력을 잃고 있다.기상재해의 원인은 인류가 생존과 개발을 위해 지구를 혹사하고 있기 때문이다.온난화,산성비,물오염,산림황폐,생물멸종,기후이상,해수면상승,전염병증가,원시림파괴 등이 그 결과다. 최근 세계야생동물기금이 발표한 지구환경보고서에 의하면 인류는 이미 1999년 지구의 생태능력을 20% 초과사용하고 있다고 한다.이런 추세로 가면 2050년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두 배의 자원과 식량이 필요해진다.지구 두개가 있어야 지탱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구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세계은행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세계경제의 규모는 전체적으로 커지지만 지역간·국가간·개인간 빈부격차가 악화되어 분쟁과 내전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050년이 되면 세계의 총생산은 지금의 4배로 늘어나지만 인구가 90억명으로 불어나 인류는 사회환경적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본다.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다. 이 모두 끔찍한 예견이다.지구정상회의에서 생태파괴와 빈부격차를 극복할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었어야만 했다.후진국들이 제안한 ‘빈곤퇴치를 위한 세계기금’ 설립은 합의만 되었지 구체적인 실행수단이 빠져 있다.선진국들은 후진국들에 대해 추가 시장개방을 거부하였다.더욱이 기술이전과 개발원조을 위해 후진국들에 부패청산과 민주주의라는 종래의 요구를 되풀이하였다.유럽국가들이 후진국들에 약속한 농업보조금의 삭감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지도 미지수다. 이번 지구정상회의에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아예 참석을 기피했다.리오회의에서 그의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이 생물다양성보존과 온실가스감축을 반대한 나머지 격렬한 항의에 부딪힌 쓰라린 기억을 갖는 그로서는 전철을 밟기 싫었기 때문이다.사실 미국은 교토의정서 탈퇴에서 보듯 리오회의의 중요한 결정사항을 현재 준수하지 않고 있다.지난 10년간 미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21%,온실가스 소비량은 13%나 증가하였는데도 말이다. 지구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위시한 유럽 선진국의 역할이 중요하다.이들은 세계재화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자원소비국이다.세계자원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에서 쓰여지고 있다.자원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석유와 같은 희소자원에 대해서 일종의 소비세와 오염세를 거두는 것도 한방법이 될 수 있다. 대체로 유엔 관련회의가 그렇듯이 요하네스버그 지구정상회의는 예전의 약속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행동지침을 마련하는 데 실패하였다.‘나토’(No Action,Talks Only)가 된 셈이다.기껏해야 후진국 위생시설 개선,유독화학물질 규제,멸종위기생물 보호 등의 합의가 전부이다.지금 지구는 고삐 풀린 마차라 할까.성장과 개발 신화에 빠진 나머지 위험과 재앙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속질주하고 있다.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그러나 그것을 인류는 모른다.”는 경고가 실감난다. 제한된 지구자원으로 경제개발과 환경보호를 모두 이루기 위해서는 물자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산과 소비 체계를 바꿔야 한다.소비만능에서 생산절약으로 지구를 구하려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행동의 전환 시점이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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