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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의 외출, 오현경 컴백

    7일 오후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리젠시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예계 복귀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영상 / 김상인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연상의 팜므파탈’ 이미숙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연상의 팜므파탈’ 이미숙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 표지모델편 ] “아직 얼떨떨해요. 대사를 외느라 쩔쩔 매다보면 어느새 녹화가 끝나버려요” 탤런트가 된지 1년도 안돼 일일드라마 <마포나루>의 주인공역을 맡는 행운을 얻은 이미숙은 1979년 5월 선데이서울의 표지모델로 인사를 했다. ‘연기에 소질이 있으니 나가보라’는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응모한 것이 덜컥 뽑혔다는 그녀는, 78년 6월 미스롯데 선발대회 인기상을 받고 TBC 탤런트가 되었다. 원래 꿈은 스튜어디스였다고 한다. 79년 영화 <불새>를 통해 화려하게 은막에 데뷔,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84년 <고래사냥>에서는 윤락가에 팔려온 벙어리 처녀역을 맡아 스타 대열에 올랐다. 85년 <뽕>에서 농염한 관능적 연기를 펼치는 팜므파탈로, 86년 <겨울나그네>에선 청순가련한 대학생으로, 그리고 98년 <정사>에선 동생의 약혼자와 금지된 사랑을 나누는 주부로 변신한다. 2003년엔 <스캔들>을 통해 나이가 들수록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 그녀가 오랜 세월 은막의 주인공 자리를 지켜온 것은 바로 이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폭넓은 연기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스크린의 그녀는 섹시함과 청순함, 그리고 백치미와 지성미가 뒤엉켜 있는 카멜레온이다. <변강쇠>(1986)와 <사노>(1987)를 통해 섹시스타로 떠오른 원미경, <어우동>(1985)의 이보희와 함께 80년대 트로이카 시대를 열면서 ‘에로 여왕’의 자리를 겨루기도 했다. 85년에는 이미숙과 이보희가 <뽕>과 <어우동>으로 연기대결을 펼쳤는데, 이 영화를 통해 이미숙은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최우수주연상을, 이보희는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원미경과는 같은 1960년 4월생으로 미스롯데 선발대회에서도 경쟁을 펼친 전력이 있다. 이미숙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87년 강남의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인 홍성호 박사와 결혼해 연예계를 떠났다. <고래사냥>, <겨울나그네>등 인기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미혼의 톱스타가 이혼남인 성형외과의사와 결혼한다는 소식은 당시 많은 청춘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결혼한 후 아이들을 낳아 기르며 전업주부 생활에 전념하던 그녀는 4년 만인 91년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그리고 영화 <두 여자의 집> 이후 10년만인 98년 숱한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화 <정사>에 출연하여 연상녀-연하남의 ‘드메 신드롬(Deme Syndrome)’을 확산시켰다. 원숙한 면모를 보여주며 톱스타로 성공한 것과는 달리 간간이 이혼설이 흘러나오던 이미숙 부부는 결혼 20년만인 지난 3월 전격적으로 이혼을 발표해 세상을 다시 깜짝 놀라게 했다. 2001년 아이들을 미국 LA로 유학 보내면서부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해 6년간 사실상 별거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6월 KBS2 <위대한 유산>을 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자녀와 함께 지내던 그녀는 올 4월 귀국해 <뜨거운 것이 좋아>를 촬영하고 있다. 10대, 20대, 4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 연애를 그린 작품으로 이미숙은 15년 연하남과 달콤한 사랑을 나누는 싱글맘으로 등장한다. <뜨거운 것이 좋아>는 올 가을 개봉될 예정이다. 표지=통권 546호 (1979년 5월 13일) 박희석 전문위원 dr39306@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업무 줄어도 사람은 뽑는다~ 쭉”

    “업무 줄어도 사람은 뽑는다~ 쭉”

    생산성·효율성에서 민간기업과 비교되는 자산관리공사·예금보험공사 등 금융관련 공기업들이 지난 10년 동안 직원 수를 최대 200∼900%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민간조직인 금융감독원은 1999년 출범할 때 1342명으로 시작해 8년이 지난 현재 243명이 증가한 1585명에 그쳐 대조적이다. 금융감독 분야가 심화·확대되고 있지만 조직은 18.1%만 증가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주된 업무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직원들은 도리어 늘고 있어 지나친 ‘몸집 불리기’이고 방만한 운영”이라며 “관련 공기업들의 역할과 업무를 재진단하고 조직과 인력을 합리적으로 재배치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캠코 관계자 “노동부 지침 따랐을 뿐”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최근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따라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직원 273명을 ‘무기 계약’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9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덕분에 1997년 421명이던 캠코의 직원 수는 올 9월 말이면 1007명으로 586명이 늘어난다. 만 10년만에 240% 증가한 것이다. 캠코 관계자는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공공부문이 앞장서 달라는 노동부의 지침을 따른 것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캠코는 이번 비정규직을 ‘무기 계약’으로 전환하기 전에도 371명을 늘려 88%의 증가율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캠코의 주 업무는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것인데 부실채권은 그동안 110조원에서 최근 30조∼40조원으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면서 “남은 30조∼40조원의 채권을 마저 회수하고 나면 그 많은 직원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캠코측은 “공적자금 회수 업무는 3분의1 수준으로 줄었지만,2003년에 배드뱅크의 카드채권 추심업무,2005년 국유재산관리업무 등을 추가로 맡게돼 인력 증가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 통해 생산성 높일 필요있어”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직원 증가도 놀랍다.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1996년 조직된 예보는 41명으로 시작했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뒤 예보 직원은 1998년 97명,1999년 186명,2000년 257명,2001년 319명으로 급속히 증가해 2007년 현재 387명에 이른다. 단순 증가율로 따져보면 944%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계약제 근무자인 별정직 직원들(검사역과 변호사·계리사 등)은 2002년 최대 408명까지 증가했다가 현재 224명으로 줄었다. 예보도 “외환위기 때 금융기관의 붕괴로 인해 업무가 폭주했고, 이제는 은행·보험사·저축은행 등 예금자를 보호하기 때문에 인력 확대는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금융연구원의 김동환 박사는 “캠코는 조직확대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기능할 수 있다면 민영화를 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예보도 최근 예금자보호뿐만 아니라 감독기능까지 갖추려고 해 ‘금융에 대한 관치로의 회귀’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산관리공사와 예보의 자회사인 정리금융공사의 역할도 부실채권의 회수라는 측면에서 성격이 겹쳐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계에서는 “영국의 경우 예보는 금융감독기관의 산하이고, 미국은 별도로 존재하며 감독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거시정책은 재정경제부가,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이, 금융감독은 금융감독위원회와 금감원으로 일원화해 견제와 협력을 해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엔低 물결 타고 일본술 ‘쓰나미’

    엔低 물결 타고 일본술 ‘쓰나미’

    직장인 김모(33·여)씨는 요즘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일본식 주점, 일식집, 오뎅(어묵)바 등을 자주 찾으면서 일본 사케(청주)와 소주 등을 맛볼 기회가 잦아졌다. 대형 할인점 등에서도 포도주 옆에 진열돼 있는 일본 술에 손길이 간다. 엔저(低) 물결을 타고 일본 술들이 소리없이 밀려오고 있다. 국내 식문화에 일류(日流)바람이 더해지면서 일본 술의 국내 상륙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절대량이 아닌 수입 증가 속도로만 보면 포도주의 인기를 능가한다. ●일본 술, 상반기 수입량 지난 1년치의 2배 31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수산물무역정보(KATI) 시스템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수입된 일본 술은 5649t으로 전년대비 273.7%(3.7배) 증가했다.6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수입량 3277t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1만t을 넘을 전망이다. 특히 5월과 6월 각각 2035t과 2430t이 수입돼 전년대비 626.4%(7.2배)와 1041.7%(11.4배)의 폭발적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로부터 수입된 술의 양이 전년대비 12.6%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포도주 올해 수입 증가율은 40% 수준이다. 일본 술의 수입 증가는 소주와 사케가 견인했다. 소주는 5·6월 각각 517t,234t이 수입됐다.2006년 전체 수입량이 40t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쓰나미’ 수준이다. 사케(청주)도 5·6월 각각 114t과 84t수입돼 1년전보다 86.5%와 70.8% 증가했다. 맥주 수입도 6월 들어 전년 대비 215.76%(3.1배) 증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원·엔환율 하락으로 수입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이 수입 증가의 주원인”이라면서 “한류 붐으로 일본 관광객이 꾸준하고 일본식 주점·음식점 개업이 급증한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원·엔환율은 지난 1월2일 780.18원으로 출발,3월5일 822.80원까지 회복했으나, 계속 추락해 7월6일엔 746.13원으로 10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엔저에 일본풍 퓨전주점 인기도 한 몫 업계에서는 일본 술의 수입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국내 최대의 일본 주류 수입업체인 ‘월계관’측은 “엔저에 수입 가격이 낮아져 지난해 매출이 2005년보다 30% 이상 늘었고, 올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30% 정도 확대됐다.”면서 “환율이 800원대 초반까지만 유지되면 위스키는 물론 국산 술과의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월계관에 따르면 강남, 분당, 일산 등을 중심으로 가장 인기있는 일본 술은 사케 종류인 ‘준마이 다이긴조’로 720㎖짜리 1병 소매가격이 3만 7000원 정도다. 소주는 일본내 최대 소주업체 제품인 ‘이치고 실루엣’으로 같은 용량에 3만 6000원이다. 월계관측은 “일본 소주는 종류와 향이 다양해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풍 술집의 인기도 일본 술의 수입 증가로 이어진다. 몇 년전만 해도 서울 명동과 이태원, 동부이촌동 등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퓨전주점, 오뎅바 등 일본식 주점이 현재 서울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식 주점 체인업체 ‘이자카야 쇼부’ 관계자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일본풍 퓨전 주점과 도수가 낮은 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사케 등의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Local] 다대항 배후도로 완전 개통

    부산 사상구 감전사거리∼북구 덕천IC간(9.36㎞, 왕복 6∼8차로) 다대항 배후도로가 착공 10년만에 완전 개통됐다. 부산시는 18일 다대항 배후도로 2단계 구간인 사상구 삼락동 낙동강 수관교∼북구 덕천IC 4.06㎞의 개통식을 가졌다. 이로써 다대항과 감천항, 신평·장림공단, 사상공업지역의 물동량을 남해고속도로를 통해 원활하게 수송하게 됐고, 이들 지역의 만성적인 교통체증도 해소될 전망이다.
  • 국내 첫 개인전 여는 작가 김소라

    국내 첫 개인전 여는 작가 김소라

    “이제 비로소 자존할 수 있는 길로 전환한 듯해서 기분이 좋아요.” 1998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국제 비엔날레와 미술관에서만 전시를 해온 김소라(42)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관객이 뭘 느낄지 궁금하다.”고 했다. 파리국립예술대를 졸업하고,1998년 타이베이 비엔날레로 출발한 그의 이력은 사뭇 화려하다.2003·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잇따라 참여한 그는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영국 발틱 현대미술관, 스페인 카스테용 현대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작가는 그동안 한 번도 작품을 팔아본 적이 없다. 주로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완성되는 설치작품을 제작해온 그는 비엔날레 초청을 받거나 예술기금의 지원으로 활동해왔다. 작가로 활동한지 10년만에 처음으로 상업화랑에서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 제목은 ‘헨젤&그레텔’. 동화 속 두 주인공처럼 갤러리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 ‘비밀 없음’으로 이름 붙여진 첫번째 전시실에서는 스크루바, 맛동산,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에쓰오일 등 낯익은 광고주제가가 새롭게 편곡돼 울려퍼진다. 그리고 ‘커다란 손/등 위에서/코끼리가 싸운다.’는 글귀가 점자로 붉은 조명등을 통해 표시된다. 편곡된 광고음악은 어딘지 트로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가 가진 가장 최근의 서울 전시는 올초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섬웨어 인 타임’. 여기서 그는 비, 보아 등 인기가수의 노래를 멕시코 가수가 스페인어로 부른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두번째 전시실은 피서용 원두막 같다. 조수들과 더운 온실에서 두 달 반 동안 일일이 가짜 나뭇잎을 죽은 나무에 붙여 시원한 나무 책상을 만들어냈다. 세번째 전시실은 최근 신문에서 발췌한 문장들로 만든 비디오 작품으로 채워졌다. 예를 들어 섬에서 공부해 미 명문대에 합격한 여학생 기사와 증권회사의 황금달걀을 낳는다는 광고를 엮어 만든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는 소녀들이 계속 계란을 먹으며 잠수교 주변을 배회하는 영상을 선보인다.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대표는 “작가에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면서 “나무 책상을 개별적으로 떼서 판매해서라도 모든 작품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라는 이제 ‘비엔날레 작가’에서 ‘작품이 팔리는 자존형 작가’로 탈바꿈할 수 있는 숲에 들어선 셈이다.8월26일까지.(02)3210-980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세계 첫 친환경 제철소 현대, 철강史 새로 쓴다

    세계 첫 친환경 제철소 현대, 철강史 새로 쓴다

    현대제철이 세계 철강역사에 기록될 수 있는 획기적인 친환경 제철소 건설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2일 충남 당진공장에서 박승하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석과 유연탄 등 제철원료의 비산(飛散)먼지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 착공식을 가졌다. 일관제철소에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을 도입하는 것은 현대제철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친환경 제철소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제철원료를 옥내에 보관하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은 전 세계 어떤 일관제철소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발한 아이디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일관제철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산먼지 발생 원천 차단 밀폐형 연속식 하역기와 밀폐형 벨트컨베이어를 이용해 선박에서부터 원료처리시설까지 철광석과 유연탄을 운송함으로써 바람이 심한 임해(臨海) 제철소의 비산먼지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게 됐다. 현대제철의 이같은 친환경 제철소 건립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기공식장에서 “당진 일관제철소는 최신 환경기술과 설비를 도입해 건설할 계획”이라며 “모범적인 친환경 일관제철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은 철광석을 저장하게 될 원형 원료저장고 5동과 철광석, 유연탄, 부원료 등을 저장하게 될 선형(線形) 원료저장고 8동 등 총 13동으로 이뤄진다. 이 시설은 종전 개방형 원료처리시설보다 원료 적치(積置)효율이 높다. 기상 조건에 따른 운전 제약이 없어 원료 관리비용도 절감된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원료 적치효율도 개방형보다 2.5배 ↑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의 적치효율은 철광석을 기준으로 ㎡당 9.6t에 이른다. 개방형 원료처리시설의 적치 효율(㎡ 3.9t)보다 2.5배 정도 효율이 높다. 그만큼 원료저장 부지의 면적이 줄어든다. 연간 800만t의 조강생산능력을 기준으로 개방형 원료처리시설 확보에 66만㎡의 부지가 필요하다면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은 26만㎡면 충분하다. 밀폐형 저장방식은 원료 자체의 수분 함유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먼지도 적고 비용도 덜 든다. 반면 밖에 쌓아두는 개방형 저장 방식은 원료가 흩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려야 한다. 장마철에는 수분 함량이 너무 높아 철광석을 소결광으로 만들거나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들 때 수분을 증발시키기 위한 연료비가 더 들어간다. 현대제철은 밀폐형 원료처리 시스템 외에도 다양한 환경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별로 보면 소결공정의 활성탄 흡착설비와 전기집진설비, 코크스공정의 최신식 습식소화설비와 코크스가스청정설비, 고로의 고로가스청정설비와 수재무증기(水滓無蒸氣)설비 등이 있다. 활성탄 흡착설비는 소결공정에서 생기는 다이옥신과 황산화물(SOx), 질산화물(NOx) 등의 오염물질을 없애주는 설비다. 전기집진기는 먼지와 다이옥신, 중금속 등을 제거해준다. 수재무증기설비는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줄여주는 설비다. ●“3~4년뒤 획기적인 친환경 제철소 보게 될것”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달 양재동 서울사무소에서 독일의 우데사와 ‘코크스·화성(化成) 주설비 계약 조인식’을 갖고 성공적인 일관제철소 건설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우데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철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전 세계 코크스·화성플랜트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우데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연간 314만t의 코크스를 생산하는 코크스로와 화성설비 공급 및 설계·시운전 등을 맡게 된다. 박 사장은 “3∼4년 뒤면 세계 철강사에 남을 획기적인 친환경 제철소를 보게 될 것”이라며 “고로, 제강 등 핵심 설비에 대한 계약이 완료되는 등 일관제철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세계는 지금 ‘고로 대형화’ 전쟁 “3박자를 갖춰야 한다.”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에 대한 철강업계 한 인사의 대답이다. 이는 어느 한쪽만이 아닌 경제성과 품질, 조업의 안정성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 인사는 고로(高爐)공법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철강업계 주도권 쟁탈전의 종착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의 트렌드는 고로의 대형화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로 대형화는 이 인사의 지적대로 진행형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철강회사들이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고로는 1970년대까지 2000㎥ 수준이었다. 이후 고(高)생산성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워나갔다.1980년대에는 4300㎥ 고로가 건설됐다. 불과 10년만에 배 이상 커진 셈이다.1990년대에는 5000㎥,2000년대에는 5200㎥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일 “고로는 오랜 기간의 연구 과정을 거치면서 품질 및 조업 안정성을 확보했다.”면서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경제성까지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로가 최고의 제철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품질과 조업의 안정성, 경제성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주요 제철소들은 고로 용량 대형화에 몰두하고 있다. 높은 생산성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로용량 대형화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받아들인다. 일본은 현재 5000㎥ 이상 고로 8기를 가동하고 있다.2009년을 목표로 5000㎥ 이상 고로 4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내후년이면 일본에서 가동 중인 28기 고로 중 12기가 5000㎥ 이상의 대형 고로로 구성된다. 유럽도 5000㎥ 이상 고로 3기가 가동 중에 있다. 지속적으로 소형고로의 통합·대형화가 진행중이다. 중국은 수도강철과 무한강철을 중심으로 5000㎥ 이상의 대형 고로 4기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현대제철이 5250㎥급 대형고로 2기를 도입한다. 세계 선진 제철소들의 트렌드에 맞췄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현대 일관제출소 건설 상황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의 소프트웨어인 설비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핵심 설비인 고로와 제강설비는 이미 계약을 마쳤다. 남아 있는 것은 연주(연속 주조)와 압연(열연·후판공장)설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일 “이들 설비계약도 3·4분기(7∼9월)안에 끝낼 것”이라며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부대설비 등 모든 설비계약을 끝낼 계획이다. 설비계약의 신호탄은 지난 4월 쏘았다. 일관제철소의 ‘꽃’인 고로 계약을 룩셈부르크 폴워스사(社)와 맺었다. 같은 달 중국의 ZPMC, 일본 스미토모상사 컨소시엄과 연속하역기(CS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일관제철소 3대 설비 중의 하나인 제강설비 계약을 맺었다. 일본의 JPCO사를 파트너로 정했다. 박승하 현대제철 사장은 고로와 제강설비 계약이 성사되자 “반쯤 왔고, 나머지 반도 힘차게 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코크스·화성(化成) 주설비도 계약했다. 고로, 제강설비에 이은 세번째 핵심 설비다. 화성설비는 코크스를 만들 때 나오는 가연휘발성가스를 정제해 일관제철소의 연료 등을 만드는 설비다. 독일 우데·한진중공업 컨소시엄에 이 일을 맡겼다. 현대제철은 또 제철소 운영에 필요한 주원료를 이미 확보했다. 호주의 BHP빌리튼과 리오틴토로부터 철광석과 제철용 유연탄을 공급받기로 했다. 브라질의 CVRD에서 철광석을, 캐나다 EVCC로부터는 제철용 유연탄을 각각 공급받는다. 이 일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직접 챙겼다. 정 회장은 지난 2005년 12월 BHP빌리튼사를 찾았다. 지난 5월에는 CVRD사를 방문했다. 철광석과 유연탄 확보차다. CVRD사 철광석 채굴현장을 돌아본 정 회장은 “최고 품질의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철광석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고로사업의 토대가 될 양질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사업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제철이 BHP빌리튼과 리오틴토,CVRD,EVCC사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물량은 연간 철광석 1200만∼1500만t, 제철용 유연탄 450만∼600만t이다.“연산 800만t급 일관제철소 운영을 위해 충분한 물량”이라고 현대제철측은 설명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방카슈랑스’ 깨지나

    ‘방카슈랑스’ 깨지나

    #1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 얼마전 모 보험 설계사의 방문을 받았다. 주거래은행 소개로 왔다면서 이번에 새로 들인 기계를 화재보험에 가입하라며 화재보험료 1500만원을 제시했다.A씨는 보험료가 다소 높아 가입 여부를 고민중이다. 한편으로는 기계를 살 때 대출받았다고 은근히 보험가입을 강요하는 주거래은행을 바꾸고 싶다. #2 모 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게 자산운용을 맡기면서 연금보험에 든 B씨.PB는 보험료를 10년만 내면 된다고 했고 그가 준 서류에도 10년납이라는 표시가 있다. 얼마 뒤 보험사에서 보험증권이 왔는데 거기에는 18년납으로 돼 있다. 보험사에 알아 보니 18년 동안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것.B씨는 민원을 제기했고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입증돼 낸 보험료를 돌려받았다. 보험업계가 내년 4월로 예정된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은행판매(방카슈랑스)에 정면 반대하고 나섰다. 남궁훈 생명보험협회장과 안공혁 손해보험협회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손보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두 보험의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 계획을 전면 철회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연금·저축성보험만 시행하는 현재도 문제가 많은데 범위를 넓히면 그 폐해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방카슈랑스, 오히려 부작용만” 방카슈랑스는 보험료를 내리고 시장을 넓히며 소비자들이 받는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2003년 8월 도입됐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미미한 반면 은행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인한 고객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월 방카슈랑스에 가입한 뒤 2년 안에 보험계약이 실효되거나 해약한 고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대출에 따른 강압판매, 이른바 ‘꺾기’였다는 응답이 30.3%다. 특히 자영업자는 47.2%나 됐다. 보험에 가입한 뒤 약속된 기간보다 일찍 해약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다 돌려받지 못해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기 해약 때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안내를 받지 못한 경우가 20.3%였다. 한 보험사가 지난 한해 동안 접수된 신(新)계약에 대한 불완전판매율을 조사한 결과 설계사를 통한 불완전판매는 0.6%였다. 방카슈랑스를 통한 불완전판매는 12.6%로 21배나 됐다. 내년 개방예정인 보장성보험은 전문적 상담이 필수다. 보험금을 노리고 가입하는 역선택을 막기 위해 가입심사에도 전문성이 요구된다. 지금과 같은 불완전판매가 될 경우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보장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 남궁 회장은 “소비자 피해 확대도 심각하고, 보험상품에 대한 불신이 보험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도 걱정”이라고 밝혔다. ●“고객 피해는 늘고 일자리는 줄고” 자동차보험은 보험료율과 상품구조가 복잡하다. 의무보험이라 방카슈랑스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는 효과도 없다. 안 회장은 “자동차보험의 방카슈랑스로 인한 은행의 추가 수수료 수입은 시장확대가 아니라 설계사·대리점의 수입이 연간 이익이 13조원인 은행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품이 복잡하다 보니 보장성·자동차보험은 설계사와 대리점의 주력 상품이다. 은행에 시장이 개방되고, 은행이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비합리적 가격덤핑 정책을 펼친다면 설계사의 대량 실업이 예상된다. 은행에서 팔기 쉽고 수수료가 높은 상품 중심으로 개발되면 보험의 사회안전망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8강전] 김세현,10년만에 아마대회 정상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8강전] 김세현,10년만에 아마대회 정상

    제1보(1∼22) 1990년대 중반 아마바둑계의 황제로 군림하던 김세현 7단이 오랜 침묵 끝에 아마대회 정상에 올랐다.2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회 분당기우회장배 시니어최강전 결승전에서 김세현 7단은 박문홍 7단을 물리치고 우승상금 500만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정인규 6단과 손봉민 6단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분당기우회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만40세 이상의 시니어기사들에게만 출전자격이 주어졌다. 김세현 7단의 전국대회 우승은 97년 지송배 이후 10년만이다. 전기대회 우승자 허영호 5단과 백홍석 5단의 8강전 제1국이다. 객관적인 전력만으로 볼 때 두 기사간의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만 역대전적에서는 허영호 5단이 2연승을 거두고 있다. 특히 백홍석 5단으로서는 최근 들어 다소 부진을 겪고 있어 이 대국에 임하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다. 흑7까지 모양을 구축하면 백8의 갈라침은 거의 절대. 여기서 흑이 9로 어깨를 짚는 것은 최근에 유행하는 수법이다. 흑15 다음 백16으로 붙인 것이 배워둘 만한 행마법.<참고도1> 백1로 치받는 것은 스스로 석점머리를 얻어맞은 꼴이라 좋지 않다. 실전 흑17은 <참고도2> 흑1로 응수하는 것이 좀더 일반적이다. 이때 백도 2로 느는 것이 정수이며 흑은 3,5를 활용한 뒤 7로 막을 수 있다. 흑11 이후 백이 당장 A로 움직이는 것은 항상 B의 단수가 선수로 듣고 있어 흑C로 젖혀 회돌이 치는 수가 성립한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열린세상] 북핵 폐쇄 이후의 기회와 도전/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열린세상] 북핵 폐쇄 이후의 기회와 도전/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핵 폐쇄를 두 달 이상 지체시켰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송금문제가 곧 해결된다는 소식이다. 북한이 송금문제만 해결되면 2·13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수차례 확인하였던 만큼, 더 이상 ‘제2의 BDA 사건’ 없이 북핵시설이 폐쇄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검증 요원이 방북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병행하여 우리 정부가 중유 5만t을 북한에 제공하면, 비핵화 로드맵의 초기 이정표인 ‘폐쇄’ 단계가 완료된다. 폐쇄 조치는 북한 비핵화와 국제 비확산레짐 차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북한의 무기용 핵물질 생산을 중단시키고, 제네바합의 파기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의미가 있다.2002년 10월 북한의 비밀 농축우라늄 핵개발 때문에 제네바합의가 파기된 이후, 북한은 매년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하여 핵사태를 지속적으로 악화시켜 왔다. 따라서 6자회담의 최우선 목표는 핵시설의 가동과 핵물질의 추가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이었으며, 이번 폐쇄로 1차 목표를 달성한다. 다음, 이란의 핵활동을 견제하고 국제비확산체제를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국제정치에서 북핵과 이란핵문제는 소위 양대 핵문제로 알려져 있다. 북핵 폐쇄 이후 이란은 유일한 핵개발 의혹국이 되어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 되고, 가동 중인 핵농축시설에 대해 ‘북한식’ 폐쇄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북핵 폐쇄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맞게 된다. 첫째, 무엇보다 북핵 폐쇄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좋은 기회이다. 대북 식량지원의 재개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간 신뢰구축에 기여할 것이다. 정부는 최근 정체되었던 남북대화를 다시 활성화하고 미루었던 교류협력을 확대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폐쇄 후 평화’ 분위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둘째, 폐쇄 조치 이후 빠른 시일 내 열릴 6자 장관급회담은 6자회담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촉진하는 좋은 기회이다. 처음 열리는 역사적인 6자 장관급회담에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다면, 향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하게 된다. 셋째, 폐쇄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평화포럼’을 가동하는 기회가 열린다.1990년대 후반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남·북·미·중 4자회담이 실패한 지 10년만에 열리는 귀한 기회이다. 평화포럼에서 연내 달성 가능한 단기적 목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목적과 원칙을 천명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가능하다면 이 공동성명의 초기 이행조치를 실행하는 것이다. 한편,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등 정전체제의 제도적 변화를 초래하는 조치는 중장기적 과제로 넘긴다. 그런데 남북대화와 경협 활성화,6자 장관급회담 개최와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진전, 그리고 한반도 평화포럼 가동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기회가 한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금년 후반부 들어 북핵 불능화에 대한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북·미간 충돌이 재현되고 6자회담 프로세스가 또 정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불능화는 통상적인 비확산 용어가 아니고 합의된 정의도 없어 이행시한, 대상과 수준을 둘러싸고 6자회담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흔히 위기 이후에 기회가 온다고 한다. 지난 17년에 걸친 북핵협상에서 우리는 기회의 순간은 짧고, 위기가 반복된다는 교훈도 배웠다. 기회가 도래할 때 남북관계 개선,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최선을 다하고, 위기 시에는 상황을 관리하고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전략과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향후 몇 달간 열릴 ‘기회의 창(窓)’에 대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우울해서 잊고 싶은 소시민 삶

    우울해서 잊고 싶은 소시민 삶

    결점이 없는 작품을 쓴다는 평을 들어온 소설가 이동하(65·중앙대 문창과 교수)씨가 10년이라는 오랜 공백기를 거쳐 드디어 7번째 창작집 ‘우렁각시는 알까?’(현대문학 펴냄)를 발표했다.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전쟁과 다람쥐’가 당선돼 등단한 작가는 이듬해 첫 장편 ‘우울한 귀향’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려 “빨리 늙고 싶다.”고 독백한 바 있다.20대 중반의 나이에 그는 왜 그렇게 빨리 늙고 싶어했을까. “가당찮은 삶의 무게에 비해 세상풍경이 너무 흐렸다. 그런데 세상은 그때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그렇게 산뜻한 풍경 대신 외려 더 스산하고 탁해 보인다.”(‘작가의 말’ 가운데) 표제작을 포함해 모두 10편이 실린 이번 창작집에는 이런 그의 생각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작가는 ‘남루한 꿈’ ‘가엾은 영혼들’ ‘헐거운 인생’ 등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잊으려 했던 우울하고 쓸쓸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표제작은 어느 작은 도시에서 노모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노총각 택시기사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다가 또 갑자기 떠난 여인의 이야기를 ‘우렁각시’ 설화에 빗대 묘사했다. ‘너무 심심하고 허무한’은 쌍둥이 굴을 각각 하나씩 꿰차고 앉은 게으름뱅이 거지와 면벽수도승에게 허름한 행색의 여인이 찾아와 바뀌게 되는 이들의 일상을 재미있게 그렸다. 이 밖에 ‘남루한 꿈’은 정년퇴직을 한 가장의 눈을 통해 비춰지는 가족해체를 다뤘고,‘앙앙불락’은 죽음조차도 한없이 가벼워진 세상 풍경을 이야기한다. 문학평론가인 박철화 중앙대교수는 “삶의 굴곡을 들여다보는 그의 깊어진 시선이 이야기꾼의 능란함과 잘 어우러져 있다.”면서 “생에 대한 작가의 달관과 연민의 시선이 두드러진다.”고 해설했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작가는 “홀가분하면서도 부끄럽다.”고 10년만의 창작집 발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정년퇴직후에는 2∼3년간 ‘전업작가’ 기분을 내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소설 2∼3권쯤 쓰겠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한편 작가의 대표적 장편 ‘장난감 도시’의 영역판이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Toy City’란 제목으로 최근 미국에서 출간돼 작가로선 올해가 이래저래 뜻깊은 한해가 될 듯싶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한풀 꺾인 주가…잠시 쉬어가자?

    한풀 꺾인 주가…잠시 쉬어가자?

    코스피지수가 9일 만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들어 거침 없는 상승세를 이어온 국내 증시가 미국 등 글로벌 증시와 함께 조정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넘쳐나는 유동성과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고, 그동안 주가가 워낙 가파르게 올라 상승 피로감을 덜기 위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단 경기회복세가 뚜렷해 증시의 장기적 상승추세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증시, 조정국면 돌입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76포인트(1.47%) 하락,1727.28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21포인트(0.16%) 내린 760.63을 기록했다. 나흘만의 내림세다.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수하락을 주도했다.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698억원 순매도에 이어 이날도 4278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오전에 마감된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198.94포인트(1.48%) 떨어진 1만 3266.73으로 마감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의 낙폭은 지난 2월 ‘중국 쇼크’이후 가장 컸다. 최근 3일간 400포인트(2.4%)나 하락했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45.80포인트(1.77%)와 26.64포인트(1.76%)씩 떨어졌다. 이날 하락세는 10년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0.141%포인트 오른 5.11%를 기록하자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냈다. 고금리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라는 성급한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증시가 3일간 400포인트나 급락하는 등 조정국면에 들어섰고, 국내 증시는 급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상무도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게 주 원인이지만 중국이 긴축정책을 펴기 시작하면 글로벌 증시의 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장기투자해야 정의석 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장기 상승추세는 유지되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분할매수하면서 장기적으로 갖고 가라.”고 조언했다. 펀드는 3년 이상, 직접투자도 6개월∼1년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틀간 8000억원가량 순도매한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윤세욱 상무는 “금리 움직임을 봐가면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조정이 시작된 만큼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일본 록그룹 ‘엑스재팬’ 10년만에 부활

    일본 록그룹 ‘엑스재팬’ 10년만에 부활

    1997년 해체했던 일본의 전설적인 록그룹 ‘X-JAPAN’이 10년만에 부활한다. X-JAPAN은 올해 안으로 신작 앨범을 발표하고 라이브 콘서트를 열어 다시 팬들에게 찾아갈 예정이다. 일본의 ‘스포츠닛폰’은 4일 인터넷판에 “X-JAPAN이 98년에 사망한 기타리스트 ‘히데’의 추모행사와 라이브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며 팀의 리더인 ‘요시키’와의 단독 인터뷰를 게재했다. 요시키는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를 우상으로 봐 준 팬들 덕분에 부활할 의지가 생겨났다.”고 복귀 배경을 밝혔다. 또 “지난해 11월 보컬인 ‘토시’와 재회해 3월에는 히데를 위해 작곡한 ‘Without You’를 눈물을 흘리며 불렀다.”며 히데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향후 활동에 대해 요시키는 “기타리스트 ‘파타’와 베이시스트 ‘히스’도 곧 합류할 것”이라 밝히고 “보컬은 객원가수를 기용할 예정” 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X-JAPAN은 1990년대 일본 뿐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폭 넓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1998년 삶을 마감한 히데의 자살 소식은 한국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진= X-JAPAN의 리더 요시키가 인터뷰하는 모습(스포츠닛폰)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토론회 유감

    지난 달 29일 한나라당 대선주자들간의 첫 정책토론회는 정책 선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 전, 그것도 후보 등록 이전부터 후보간 정책 검증이 이뤄진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토론회 결과는 후보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본지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지난 달 30일 전화여론조사는 이를 방증한다. 응답자의 12.2%가 토론회 후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한 번의 토론회로 지지후보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후보에 대한 평가가 쌓이다 보면 지지 후보를 바꿀 가능성은 상존한다. 그만큼 정책 토론회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보들이 말싸움만 하고 국민들에게 전혀 감흥을 주지 못한 토론회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마치 당 대표를 선출하는 대회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다섯 주자들은 ‘내가 어느 당의 경선에 나섰는가.’라는 기본명제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 어느 누구도 정권 교체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다. 범여권 대선주자가 아직도 오리무중이고 지지율 부동의 1,2위 주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바꾸겠다.’며 조목조목 짚었어야 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주자들간의 경쟁보다 10년만의 정권 교체가 더 큰 명제가 아니겠는가. 그것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하다. 또한 적지 않은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생활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걸맞게 구체적인 진단과 처방전을 제시해야 했다. 예컨대 대한민국의 먹거리 소재-신성장동력-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자기 생각을 밝혔어야 함에도,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커녕 오로지 한반도 대운하 공방전에만 매몰된 소극(笑劇)을 펼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중소기업 대책, 유가·환율 대책, 부동산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현안들에 비하면 대운하 문제는 사소한 것이다. 토론회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 두루뭉술하게 묻고 총괄적으로 답변하는 식으론 ‘하나 마나 한’ 토론회에 그치게 된다. 심층 토론을 위해서는 일문일답을 늘려 사실상 1대 1 토론을 유도하거나 패널식 토론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맞짱 토론도 검토해볼 만하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아옹다옹 싸울 게 아니라 국민들이 관심 갖는 다양한 주제에 관해 주자들의 해법을 듣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국민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자기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길 기대했지만 사소한 문제로 말싸움이나 했다.”고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도 “토론회에 당원이나 대의원이 아닌 중립적 인사들이 참석해 이들이 직접 후보들에게 질문하는 이른바 ‘타운 홀 미팅’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수부대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심층 토론을 위해서는 지지율 5% 이상의 후보들만 참석하는 토론회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섯 주자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만약 범여권의 주자가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과연 이길 수 있겠는가. 솔직히 힘들다고 본다.2002년 노무현 후보는 분배, 자주, 기득권 해체 등 확고한 철학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정치인이었다. 어느 토론회에서도 분명한 논리로 일관성이 돋보였다. 참모나 자문교수단이 써준 것을 앵무새처럼 읽어서는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될 수 없다. 그건 불행이다. 자기 주장과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다. jthan@seoul.co.kr
  • [사설] 경상수지 흑자시대 막 내리나

    4월의 경상수지 적자가 19억 3000만달러로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경상수지의 버팀목 구실을 해온 상품수지 흑자 폭이 전월에 비해 6억 5000만달러 줄어든 데다,28억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송금으로 소득수지가 2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대외배당금 지급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제외하면 전체 흑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경상수지 20억달러 흑자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상수지는 상반기 26억달러 적자, 하반기 15억달러의 흑자로 인해 연간 1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올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느냐, 흑자 기조를 계속 유지하느냐보다 내년부터는 적자 지속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경기 회복 전망에도 우리 경제는 더 이상 경상수지 흑자시대를 지속할 수 없는 구조로 접어든 것이다. 국가경쟁력이 환율과 원자재, 유가 강세를 헤치고 나가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물론 지난 10년간의 경상수지 흑자로 외환보유고가 세계 5위에 이른 만큼 경상수지 적자 전환이 당장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해외 신용카드 사용 급증에서 확인되듯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해이해진 점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최근 수출 주력상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경상수지 경고음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 [中 안후이성을 가다] (하) 자동차회사 치루이 르포

    [中 안후이성을 가다] (하) 자동차회사 치루이 르포

    중국 안후이(安徽)성 우후(蕪湖)시 경제개발구 창춘(長春)로 8호는 ‘금단(禁斷)’ 구역이다. 치루이(奇瑞·영어이름 Chery) 자동차 공장 때문이다. 이곳은 그간 외신기자뿐 아니라 중국 언론의 기자들에게도 접근이 거의 허용되지 않았다.‘비밀의 성’ 치루이 공장이 성 정부 차원의 행사와 설립 10주년 등이 맞물리면서 극히 일부나마 최근 개방됐다. ●회사 설립 10년만에 외국언론 공개 |우후(蕪湖·중국 안후이성) 이지운특파원|“우리는 도요타를 숭배(崇拜)한다.” 중국 치루이(奇瑞) 자동차의 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 겸 회장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치루이 공장을 방문한 40여명에 가까운 외신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회사 설립 10년만에 외신에 개방한 첫 자리에서다. 어떤 기업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장린(張林) 국제담당 주임도 “도요타식 생산제도는 우리의 학습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치루이 공장 곳곳은 또 다른 관계로 설정된 도요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립라인 벽면.‘경쟁자’와의 작업 비교 현황도가 걸려 있다. 차가 생산라인에서 바로 출고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완성차 직하율’이 ‘라이벌은 95%, 우리는 10%’로 돼 있다.‘도장(塗裝) 손상률’은 0.0518% 대 20%. 직원들은 “경쟁자는 도요타”라고 답한다. 창립 10년을 맞은 치루이는 숭배의 대상 도요타를 라이벌로 전환하고 있었다. ●중국 내 월간 판매량 1위 ‘우뚝´ 치루이는 지난 3월 자국 내 월간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상하이(上海) 폴크스바겐과 상하이 GM을 제친 것이다. 중국은 흥분했다.‘중국 자주(自主) 브랜드의 쾌거’ ‘치루이가 선두를 탈환하다.’ 등의 제목이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과 포털 사이트를 장식했다.2001년 판매고 2만 8000여대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래 7년만이다. 지난해 이미 30만대 넘게 생산·판매하면서 베이징 현대를 밀어내고 중국 내 전체 자동차 업계 랭킹 4위로 올라섰었다. ●올 세계 58개국에 10만대 판매 목표 치루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세계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58개국에 차량을 수출하고 있다. 수량은 아직 많지 않다. 지난해 5만 1000대를 팔았고, 올해 10만대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남아, 중동·아프리카, 남미,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등이 우선 공략 대상이다. 치루이는 러시아, 인도네시아, 이란, 이집트 등에 조립 생산라인을 갖추고 지난해 엔진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치루이는 최근 이탈리아 피아트와도 엔진 분야에 협력 협정을 맺었다. 많은 루머가 있었지만 진이보 부사장은 이날 이같은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치루이의 1차 경쟁력은 물론 가격에서 나온다. 외국계 메이커 제품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이다.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의 주요 배경이다. 치루이 등의 선전은 중국 시장 내에서 가격인하 경쟁을 촉발, 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연초 GM과 폴크스바겐 등 중국 현지의 주요 외국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나섰다. QQ3는 배기량 800㏄ 모델이 3만위안(약 360만원)대다. 싼 가격에 힘입어 그간 30만대 이상 팔았다.1600cc급 소형차 ‘치윈(旗雲)’은 6만 6000위안(약 800만원) 가량이다. 동종 배기량의 외국 브랜드 차량보다 2만 5000위안(약 300만 원) 가까이 싸다.1800㏄급 중형차 ‘이스타(Eastar)’는 8만 위안(약 960만원)대에 팔린다. ●치루이 1차 경쟁력은 싼값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도 여기에 있다. 해외 언론들은 “중국차가 싼 가격으로 세계 각국의 차들을 밀어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중동·아프리카, 남미 시장 등에서의 성적일 뿐이다. 그러나 왕진산(王金山) 안후이성 성장은 “일본에는 도요타가, 한국에는 현대차가 있듯이 치루이를 중국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치루이는 중국 중부지역의 6개 낙후된 성(省)을 지원하는 국가 프로젝트 ‘중부굴기(中部起) 계획’의 중점 지원대상이다.2004년 이후 공산당 최고지도자들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6명이 치루이 공장을 앞다퉈 방문했을 만큼 국민적 관심과 지지도가 높다.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2006년 705만대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뛰어올랐다. 자동차 대국을 향하는 중국의 꿈에 치루이가 있다. jj@seoul.co.kr ■ “日 생산시스템·獨 기술관리 벤치마킹” 진이보 치루이 판매담당 부사장 |우후 이지운특파원|치루이(奇瑞) 자동차의 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중국 시장을 정확히 읽어냈고, 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했기에 치루이의 모든 모델이 중국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표브랜드인 QQ3가 GM대우 마티즈의 ‘짝퉁’이라는 지적이 있다.(한국기자) -그 얘기는 이미 몇년 전에 끝난 일이다.(GM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이 화해로 종결됐음) 아무도 더 이상 문제삼지 않는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얘기다. ▶치루이가 현대·기아차의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신차 핵심기술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있다.(한국기자) -(상기된 표정으로)반문하겠다.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나. (“한국 검찰이다.”) 추측이길 바란다. 우리는 결코 돈 주고 기술을 빼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치루이의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생산관리, 독일의 기술관리, 미국의 마케팅 기법 등이다. ▶한국과의 기술격차는. -(웃음) 형식계통, 차량몸체 제조 등 기본적인 기술은 주요 메이커들간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신소재, 환경보호기술, 전자기술 등 부문선 격차가 있으나 격차를 좁혀가고 있고, 이미 따라잡은 것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 계획은. -유럽과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수준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여러 방면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남미 시장 등에서 활동폭을 넓히고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할 것이다. jj@seoul.co.kr ■ ‘짝퉁’·디자인 도용 오명 치루이 |우후 이지운특파원|중국의 대표적 자동차 회사인 치루이(奇瑞)는 ‘신비주의’로 유명하다. 국영 신화사 등 극히 일부 매체를 제외하고는 중국 언론들조차 치루이 공장을 방문하지 못했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임금이 어느 정도 되느냐.’ ‘하루 몇 시간 근무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극비”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공장 직원들은 심지어 촬영 공개 장소에서도 외신기자들의 카메라를 막아서느라 바빴다. 관계자 인터뷰는 당초 10분 미만으로 제한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터뷰 도중 외신기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서야 40분 가까이 진행됐다. 관계자들은 “공개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양해를 구했다. 중국 최대 제조업체이자 ‘국민차’ 생산기지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신비주의는 오히려 치루이에 많은 질문을 던지게 했다.‘가격 말고 어떤 경쟁력이 있는가.’도 그 가운데 하나다. 과거 한국 자동차들의 미주 시장 진출 때 제기됐던 의문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국 자동차 업계의 한 주요 인사는 “80년대 한국의 스텔라 수준”이라며 치루이의 기술력을 혹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치루이는 이른바 ‘짝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 브랜드인 QQ는 과거 대우의 마티즈를 쏙 빼닮았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전·현직 직원들에게 신차 핵심기술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4부는 지난 10일 현대·기아차의 차체 조립기술 등 자동차 핵심 기술을 중국의 자동차 회사에 팔아넘긴 혐의로 기아차 전·현직 직원 등 9명을 기소했다. 이 회사는 치루이로 알려졌다.‘디자인 도용’에 ‘핵심 기술 도용’까지 가격 외에 치루이의 경쟁력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지만 치루이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QQ가 마티즈와 비슷한 것은 과거 대우차의 연구진 일부가 치루이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은 “연간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R&D)에 쓰고, 직원 2만명 가운데 연구개발인력이 3000명에 달하는 등 치루이의 성과는 ‘투자’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QQ의 성공이 중국 자동차 업계에 ‘베끼기’라는 나쁜 관행을 자리잡게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텐마(天馬)자동차의 SUV카 ‘잉슝’(英雄)은 기아자동차 ‘쏘렌토’의 외관을, 황하이(黃海)자동차의 ‘치셩’(旗勝)은 현대자동차의 신형 ‘산타페’를 닮았다는 평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유명 자동차의 내·외관을 닮은 차들도 많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jj@seoul.co.kr
  • 구글은 어떤 기업?

    누구나 적어도 한번쯤은 이용했을 법한 구글의 홈페이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엔진 치고는 소박한 느낌이다. 어떤 광고나 요란한 색깔도, 소리도 없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점이 큰 매력이다. 배너가 넘치는 다른 검색엔진 틈바구니에서 구글의 홈페이지는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준다. 검색 속도는 확실이 빠르다. 높이 110㎞의 서류더미에서 정보를 0.5초만에 찾아준다. 구글의 기업가치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매출 106억달러에 30억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 2004년 8월 주당 85달러에 기업공개를 했다. 최초의 공모주 총액은 16억 7000만달러로 기술기업으로는 사상 최대였다. 한때 주당 500달러를 넘었던 구글은 28일 종가로 483.52달러. 시가 총액이 1500억달러대이다. 구글보다 시가 총액이 큰 회사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월마트, 엑손모빌, 존슨&존슨 등 10여개사에 불과하다. 거품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구글은 무료 검색만으로 어떻게 거액을 벌 수 있을까? 인터넷 광고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남기고 있다. 구글은 신문처럼 검색결과(기사)와 광고를 구분하고 있다. 서치엔진워치의 편집자 대니 설리번은 “구글은 돈을 가장 많이 지불하는 광고 순서대로 열거하는 방식을 피했다.”며 “광고주가 얼마나 많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와 컴퓨터 사용자가 해당 광고를 얼마나 자주 클릭할지를 모두 고려한 공식을 기초로 광고의 순위를 매긴다.”고 말했다. 광고 가격은 클릭 횟수에 의해 입찰 방식으로 매겨진다. 고객에 대한 집중과 함께 유료 광고와 무료 검색을 결합한 형태이다. 구글은 단기적 수익을 노리지 않는다. 홈페이지에 그 흔한 광고가 없다. 홈페이지에서 벌 수 있는 수십억달러를 포기하고, 사용자에게 양질의 검색을 제공하는 기회를 준다. 광고도 광고주가 내는 금액 순서가 아니라 검색 결과의 순위로 표시하고 있다. 광고 위치도 눈길이 바로 가는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학생이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998년 9월7일 스탠퍼드대 근처의 멘로 파크의 한 주택에서 구글을 설립했다. 이들은 창고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쌓아놓고 일을 하다가 ‘구글신화’를 만들었다. 구글의 광속(光速) 성장에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구글과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협력 파트너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네트워크의 효과는 ‘구글경제’로 불린다. 구글이 기업공개를 하던 해에 구글경제는 7배나 성장했다. 구글은 곧잘 MS에 비교된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1975년 공동 창업한 MS는 1981년 IBM의 PC에 운영체계(MS-DOS)를 공급하면서 세계 정보기술(IT)의 중심부에 진입했다. 불과 10년만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MS의 절대 권력은 PC 장악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반면 구글은 검색을 중심으로 광고, 데스크톱, 뉴스, 쇼핑검색, 그룹스, 이메일 등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부채처럼 펼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향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 컴퓨팅과 네트워킹의 융·복합 등 다양한 컨버전스 시대에서 구글과 MS의 격전도 관전 포인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이젠 포스트 BRICs] (15) 카자흐스탄 (상)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경제수도로 불리는 알마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엔 벤츠, BMW, 포르쉐, 아우디 등 고급 승용차 대리점이 넘쳐났다. 먼지가 자욱한 시내에서도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최고급 승용차 등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거리에 유리창이 깨진 전동차와 전동버스, 만든 지 20년이 넘는 러시아제 LADA 승용차도 함께 질주하고 있다. 아스팔트는 곳곳이 파여 있다. ●오일머니·천연자원으로 급성장 지난 1991년 12월 구(舊)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 경제는 2000년부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2000년 경제성장률 9.5%를 시작으로 2004,2005년 2년 연속 9.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0.6%로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가계소득 수준을 끌어올렸다.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83달러. 독립국가연합(CIS) 중 러시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알마티나 수도인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1인당 GDP는 1만∼1만 1000달러로 러시아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원유와 천연자원이 자리잡고 있다. 원유매장량은 322억배럴로 세계 7위다. 금·은·구리·아연 등의 매장량도 세계 10위권이다. 카자흐스탄 국내 텔레비전 방송인 NTK는 뉴스가 끝나고 일기예보 전에 두바이산·북해산 등 국제 유가, 금·은·구리·텅스텐 등 각종 광물의 국제가격을 알려준다. 원유와 천연자원의 비중이 카자흐스탄에서 얼마나 큰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KIMEP) 이상훈 교수는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분야별 성장률은 금융 43%, 건설 33%, 통신 20%를 기록했다.”면서 “에너지는 6.5%에 불과했지만 실질적으로 석유 등 자원거래 대금을 위한 금융거래, 원유생산을 위한 플랫폼 건설 등 모두 에너지, 자원 등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카자흐스탄의 석유와 천연자원을 탐내고 있다. 지난 10년 간 중앙아시아에 투자된 외국인투자(FDI)의 80%이상이 카자흐스탄에 집중됐다. 특히 카스피해 인근의 석유개발 등 자원개발에 몰려 있다. 카자흐스탄은 오일머니를 종자돈으로 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뛰어넘어 CIS 금융허브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이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금융·무역허브로 등장한 중동의 두바이가 모델이다. 중동에 두바이가 있다면 중앙아시아, 러시아권에서는 카자흐스탄이 있는 셈이다. 특히 알마티를 지역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엔 특별금융센터로 외국투자유치와 외국기업 기업공개(IPO) 등을 지원하는 알마티 파이낸셜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아리스타노프 아르켄 알마티 파이낸셜센터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꿈꾸듯, 카자흐스탄도 러시아권의 금융허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개발독재시절과 비슷 카자흐스탄의 경제발전에서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1991년 독립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2005년 삼선에도 성공했다.2012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20년 이상 권좌에 머물게 됐다. 나자르바예프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외국인에게 투자의 문을 활짝 열었다. 외국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경제드라이브는 현재의 성공을 낳았다. 독립 직후 중앙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하나라는 오명도 벗었다.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 체코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전까지 중앙아시아의 맹주였던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지역맹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극심한 빈부격차, 도·농(都農) 갈등 등이 생겨나고 있다. 투자할 돈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만한 제조업체는 없다. 주식시장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알마티, 아스타나 등 주요 도시의 땅값, 건물 가격은 2000년대 초반부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자고나면 아파트 값이 오른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서 2년 동안 병원세탁일을 했던 미하일(29)은 “집값이 한국에 가기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도시와 농촌과의 빈부격차도 심각하다. 이 교수는 “알마티 등 도시지역의 1인당 소득은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수준인 1만 1000달러 수준이지만 농촌지역의 경우 2000∼3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newworld@seoul.co.kr ■ 현지 비즈니스때 유의점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 올림픽 축구나 월드컵 예선에서 카자흐스탄과 우리나라가 맞붙은 적이 있을까. 정답은 한번도 없다. 카자흐스탄은 유럽 예선을 치르기 때문이다. 인근의 우즈베키스탄만 해도 아시아예선을 치르지만 카자흐스탄은 다르다. 이들은 스스로를 유럽인들이라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유라시아’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아시아이기는 하지만 유럽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 알마티 무역관 박성호 관장은 “몸은 동쪽(아시아)에 있지만 고개는 서쪽(유럽)을 보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소비나 생활스타일도 유럽, 특히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지향한다. 모스크바에서 유행한 것들은 6개월이 지나면 카자흐스탄에서도 유행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또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바다와 같이 넓은 카스피해가 있기는 하지만 국토가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거의 모든 물류가 수도인 아스타나가 아닌 남쪽 알마티로 들어온다. 도시간 거리도 멀다. 하지만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돼 있지 않다. 비행기나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13년 전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김상욱씨는 “이곳에서는 비즈니스의 단계, 단계마다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법인 설립·관리 대행 등을 하고 있는 김씨는 “약탈경제라고도 볼 수 있는 유목생활을 경험해서인지 비즈니스를 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신뢰가 낮아 계약서를 많이 쓴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131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카자흐인 절반 이상은 생김새나 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다. 카자흐인들은 정이 있다. 반면 두 번째로 많은 러시아인들은 에누리나 정보다는 시간에 철저하고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다. 때문에 현지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은 “작은 돈은 러시아 사람들이 벌어주고, 정작 큰 돈은 카자흐 사람들이 벌어준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인맥을 통한 비즈니스는 금물이다. 카자흐스탄 사람 중에는 정부 또는 유력인사와 친분을 자랑하면서 인맥이나 자금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장된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은 “한사람만 건너면 다 대통령이나 총리랑 친하다.”면서 인맥을 너무 믿지 말 것을 당부했다. newworld@seoul.co.kr ■ 진출 10년만에 1000억원대 자산 일군 천산개발 김영남씨 |알마티(카자흐스탄) 김효섭특파원|“올림픽으로 치면 이제 예선전을 통과한 셈입니다. 앞으로 1조원을 벌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4㎏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영남(47)씨는 대뜸 ‘1조원’이라는 금액을 말했다. 한국사람들에겐 ‘금메달리스트’인 김씨는 카자흐스탄에선 ‘성공한 사업가’로 통한다. 김씨는 부동산개발과 자원개발을 하는 천산개발을 설립했다. 천산개발은 알마티에서 성원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183가구를 짓고 있는 ‘상떼빌Ⅰ’의 시행사다. 현재 천산개발의 자산은 부동산과 사우스 카르포브스키(South karpovsky) 석유광구 지분 등 1000억원대에 달한다. 김씨는 1997년 카자흐스탄을 찾았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레슬링 국가대표 감독, 삼성생명 레슬링 선수단 감독 등을 거쳤다. 월급과 연금 등 매달 1000여만원을 받던 그가 어머니 등 가족들의 반대에도 새로운 터전을 찾은 것은 ‘공허감’때문이다. 그는 “야구나 축구처럼 프로리그가 있는 종목과 달리 레슬링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목표를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그가 다른 나라가 아닌 카자흐스탄을 택한 것은 서울 올림릭 레슬링 결승전에서 자신과 맞붙었다 패한 다울렛 툴루카노프(46)의 영향도 컸다. 서울올림픽 이후 카자흐스탄 체육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툴루카노프는 서울 올림픽 결승전을 인연으로 김씨와 의형제를 맺었다. 김씨의 빠른 정착을 위해 툴루카노프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것은 물론이다. 김씨의 성공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았다. 정착 초기에는 수입자동차를 팔기도 했고 시장에서 주방용품을 팔기도 했다. 그가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볼링장을 운영하면서부터다. 알마티에 3개의 볼링장을 차린 그는 임대가 아니라 아예 건물을 샀다. 볼링장 영업수익보다 건물값 상승 수익이 훨씬 더 컸다. 그래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부동산 인·허가 등을 받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상떼빌Ⅰ 인·허가에도 꼬박 1년 가까이 걸렸다. 그는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사업에는 무엇보다도 인맥이 중요하고 인맥이 탄탄하면 인·허가도 빨리 받아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한국사람이라는 점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시간의 경제성장을 경험한 우리는 카자흐스탄의 발전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우리가 30년 동안 겪은 것을 카자흐스탄에서는 10년에 겪고 있는 것”이라며 “카자흐스탄이 다음에 어떤 단계를 겪을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에는 주식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긴 했지만 앞으로는 카자흐스탄에서도 주식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를 대비해 미리부터 주식을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석유나 천연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과열 우려를 낳고 있는 부동산 시장도 2년정도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다른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내년쯤 우리나라와 카자흐스탄 양국에 스포츠 장학재단을 만들 예정인 김씨는 “레슬링을 하고 5년이 지나자 넘기는 기술을 이해했고 10년 뒤에는 넘기기 도사가 됐다.”면서 “카자흐스탄에 온 지 이제 10년이 되니까 돈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고 활짝 웃었다. newworld@seoul.co.kr
  • [2007세계탁구선수권대회] 유승민 10년만에 32강

    유승민(25·삼성생명)이 지긋지긋한 ‘64강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세계 9위)은 24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07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2회전(64강)에서 러시아의 복병 페도르 쿠즈민을 4-2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유승민이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64강을 통과한 것은 1997년 맨체스터대회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내동중 3학년으로 출전한 맨체스터대회 때 1회전(128강) 탈락에 이어 1999년 에인트호벤,2001년 오사카,2003년 파리,2005년 상하이대회까지 4회 연속 64강 문턱을 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1회전에서 체코의 자쿱 클레프릭을 4-1로 누르고 64강에 오른 유승민은 세계 59위 쿠즈민에게 2·3세트를 내줘 1-2로 몰렸지만 특유의 파워 드라이브가 살아나며 내리 세 세트를 따내 ‘64강 징크스’를 날려버렸다. 유승민은 후배 이정삼과 짝을 이룬 복식에서도 아르헨티나의 리우 송-파블로 타바치니크 조를 4-1로 따돌려 오상은(KT&G)-이정우(농심삼다수) 조와 16강 대결을 벌인다. 2005년 상하이대회 동메달리스트 오상은과 2003년 파리 대회 준우승자 주세혁(삼성생명), 차세대 에이스 이정우도 로코 토직(크로아티아)과 스테파노 토마시(이탈리아), 탕펑(홍콩)을 각각 4-2,4-1,4-3으로 일축하고 32강에 합류했다. 여자부 단식에서는 김경아(대한항공)가 싱가포르의 순베이베이를 4-1로 제압하고 16강에 가장 먼저 안착했다. 박미영(삼성생명·22위)은 32강에서 왕천(미국·47위)에게 1-4로 역습당했다. 이은희(단양군청)는 타마로 보로스(크로아티아)에게 4-1 역전승을 거두는 ‘반란’을 일으키며 32강에 올랐다. 여자부 복식에서는 김경아-박미영 조가 게오르기나 포터-크리스티나 토트(헝가리) 조를 4-1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혼합복식 주세혁-박미영 조는 8강에 진출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10㎞ 완주한 72살 할머니 마라토너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10㎞ 완주한 72살 할머니 마라토너

    “내 아들이 나보고 보배래. 건강하다고. 남편도 나보고 대견하다 그러지.” 20일 열린 제6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10㎞ 결승점에 도착한 ‘할머니 마라토너’ 임춘순(72)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1시간11분의 좋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임 할머니의 첫마디는 “미안해. 평소 같으면 56분이면 들어올 텐데 연습량이 부족했어. 어쩌지…”라면서도 내내 싱글벙글이다. 오른쪽 무릎에 빨간 생채기가 났지만 상관 없다는 듯 손사래를 친다.“괜찮아. 완주하고 나니 가뿐하기만 한데, 뭘….” 생애 여섯 번째 완주 테이프를 끊은 할머니의 마라톤 인생은 올해로 4년째다. 예순여덟의 나이에 달리기의 쾌감을 처음 맛봤다.“사람들도 나보고 웃긴다고 해. 그래도 재미있는 걸 어떡해.” 임 할머니가 달리기에 입문한 계기는 병을 이겨내기 위해서였다.8년 전 당뇨에 걸린 뒤 약으로 근근이 버티던 할머니는 4년 전 의사에게 선언했다.‘약 대신 운동을 택하겠노라고.’ 그 뒤로는 일주일에 다섯 번, 한 시간씩 동네 뒷산을 거침없이 헤집고 다녔다. 덕분에 값진 선물을 얻었다. 이제 건강 진단을 하면 50∼60대로 나올 정도의 단단한 체력과 운동하다 알게 된 세 명의 남자친구(?)가 그것이다. 달리는 재미는 물론 새롭게 사귄 마라톤 동료들과 ‘마라톤 수다’를 떠는 재미가 쏠쏠하다.‘어디가 코스가 좋고 어디 밥집이 맛있다.’ 등 수다의 범위는 확장된다. 할머니의 목표는 등수나 기록이 아니다. 무조건 완주다.“우리는 가면 무조건 완주하지. 힘들어도 안 쉬어요. 기왕 시작했으니까 무조건 해야지.”일주일 뒤 또 다른 대회에 나갈 생각에 임 할머니는 벌써부터 설렌다고 한다.“이 좋은 달리기를 일흔에야 알게 돼 아쉽지.50대만 돼도 본격적으로 나서 보겠는데.(웃음)그런데 내가 지금 여든이면 또 10년만 젊었으면 하지 않겠어? 그러니 그저 감사하며 기쁘게 살 뿐이야.”라며 임 할머니는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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