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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경조 감독 “가능성 큰 애니산업 정부차원서 나서야”

    민경조 감독 “가능성 큰 애니산업 정부차원서 나서야”

    극장판 애니메이션 ‘오디션’을 개봉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였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투자의 열악함과 상영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개봉까지 무려 10년을 기다려야 했다. 2000년 제작 발표를 한 뒤, 2002년 개봉하려고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32억원의 제작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외부 투자액은 정부 지원 3억원을 포함, 8억원에 불과했다. 애니메이션 22분 30초를 제작하는데 1억원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제작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갹출, 2006년부터 다시 제작에 들어갔고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상영이 이뤄지면서 빛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영관을 잡는 게 어려웠다. 결국 지난해 12월 말이 돼서야 애니메이션 전용관인 ‘서울애니시네마’에서 개봉했다. ‘오디션’의 민경조 감독은 이 험난했던 10년간의 과정이 열악한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민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관련 학교에서 졸업작품으로 나오는 게 전부다.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작품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전엔 국내 방송사들이 제작 및 직접 투자를 하는 식으로 제작에 참여했지만 이젠 이들조차 해외에서 수입해 방송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성토했다. 이어 “국내에 250여개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있지만, 일반 영화처럼 선도적인 제작사가 없다. 업계가 대부분 영세해 발전의 동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10년간 콘텐츠 산업에 대한 붐이 일어나면서 애니메이션 교육기관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지금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이를 수용할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 감독은 “애니메이션 교육을 담당하는 고등학교와 대학 등 그 수만 150여개 이른다. 그러나 이 인력들을 수용할 만한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서 “이웃 일본의 사례처럼 애니메이션 산업만으로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의아하다.”고 우려했다. 이젠 애니메이션 후발주자인 중국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제작자들에게 위기감을 주고 있다. 민 감독은 “해외 수출은 차치하고 국내 수요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부터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중국은 후발주자임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자국의 애니메이션을 황금시간대에 방송하고 있지만 우리는 보통 오후 4~5시에 방송, 학생 시청자들의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대 변경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야 한다는 게 민 감독의 지적이다. 민 감독은 “애니메이션 산업의 가능성은 엄청나다. 고사 위기에 있는 애니메이션 업계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민간, 학계 모두가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방송사의 총예산 가운데 애니메이션 기금을 조성해 나가는 식으로 천천히 시작하면 늦지 않다. 이웃 일본도 그렇게 시작해 애니메이션 강국이 됐다.”고 조언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1) 금연

    [Weekly Health Issue] (1) 금연

    새해를 맞아 새로운 건강 기획 ‘주간 건강이슈(Weekly Health Issue)’가 선을 보입니다. 새 기획은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관련한 궁금증 해소에 초점을 맞춰 실용성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특정 질병에 대한 환자 사례가 지면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전문의의 유용한 진료 가이드도 덧붙여집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기대합니다. 새해 벽두, 아직은 굳은 결심과 의지로 버티지만 오랫동안 물고 살아온 담배를 끊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새해 첫 출근부터 회식 등 숱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많은 흡연자들의 결심이 이 고비에서 무너진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과 쉽게 타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심을 했다면 한번 독하게 밀어붙일만 한 것이 금연이다. 얻는 이익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자, 새롭게 태어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다시 한번 금연 의지를 다지자.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김철환 교수가 “마약보다 무섭다.”고 경고하는 그 담배. ●오랜 흡연자가 금연한다는 게 가능한 얘긴가? 니코틴이라는 중독물질은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키워 한번 길들여지면 끊기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흡연자들은 “힘들고 외로울 때 나를 지켜준 것이 담배”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런 담배가 흡연자를 죽음의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에선 흡연의 긍정적 역할도 말하는데…. 흡연 긍정론은 중독자의 자기 위안일 뿐이다. 니코틴은 마리화나나 코카인보다 훨씬 강한 마약이다. 따라서 흡연자에게 니코틴이 결핍되면 불안해 하면서 담배를 찾게 되고, 담배를 피우면 안정감·행복감을 느낀다. 흡연이 긴장 완화나 스트레스 해소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니코틴 금단증상을 스트레스로 여기고, 담배를 피우면 그런 증상이 없어지니까 이를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흡연이 해롭다는 의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 1년에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5만명에 이른다. 이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사망자의 100배, 매년 교통사고 사망자의 10배가 넘는 규모에 해당된다. 흡연이 폐암 등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권위있는 연구를 종합하면, 국내 성인들이 고통받는 각종 암과 심장병·중풍·만성호흡기질환 등 주요 질병의 상당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면 걸리지 않았을 병이다. ●성별, 연령대별 국내 흡연율은? 복지부 조사 결과, 꾸준히 감소하던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07년 45%까지 감소했다가 2008년 47.7%로 돌아섰다. 여성 흡연율도 1998년 6.5%에서 2007년 5.3%로 줄었다가 2008년에 7.4%로 높아져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른 조사에서 지난해 흡연율은 남성 45%,여성 6%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담배를 피우고도 장수한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리 건강에 나쁘더라도 예외적으로 그 영향을 덜 받는 사람이 있다. 담배로 인한 질병에 노출되는 사람은 흡연자의 절반 가량이며, 나머지 50%는 담배로 인한 병이 생기기 전에 다른 병으로 숨진다. 문제는 담배로 인한 병이 생길 가능성을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장수하는 사람 중에도 흡연자가 있지만 그건 기대할 수 없는 예외일 뿐이다. 흡연으로 병들어 숨졌거나 앓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건강한 흡연자만 보여서 느끼는 착시 같은 것이다. ●판매금지 등 정책이 왜 시행되지 않는가? 현재 ‘담배 제조 및 판매금지에 관한 법’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 법은 통과된 후 10년 후부터 국내에서 담배를 제조·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며, 담배 농가 등의 피해구제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국민 건강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며, 국가는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흡연에 대해 국가나 담배회사의 책임은? 정부와 담배회사의 책임을 가리는 소송이 현재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젊은이들이 군대에서 담배를 배웠다. 담배회사는 면세담배를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을 흡연자로 만들어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 2009년에야 면세담배가 없어졌고, 그동안 담배회사들이 거둬들인 이득은 엄청난 것이다. 따라서 담배회사 뿐 아니라 국가도 흡연과 흡연으로 인한 질병에 책임이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도 담배회사에 흡연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오기까지 흡연 피해자들이 1000번이나 소송에서 졌지만 최근에는 피해자들이 모두 승소하고 있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국내 흡연자의 3분의 1은 금연할 생각이 없으며, 따라서 금연을 시도하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계기가 필요하다. 다짜고짜 금연을 강요하는 대신 ‘건강’과 ‘행복’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거나 자녀들과 금연 약속을 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연 결심이 섰다면 직장 동료나 가족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혼자 시도하면 대부분 실패한다. 금연에 실패해 본 사람이라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금연약을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혼자 금연할 때는 성공률이 5% 미만이지만 약을 사용하면 최고 50%까지 성공률이 높아진다. ●검증된 금연치료법은 무엇인가? 금연이 힘든 것은 니코틴 중독 때문인데, 하루 10개피 이상 피우는 흡연자는 대부분 니코틴중독 상태다. 이런 사람들은 니코틴껌 등 대체요법을 사용하거나 부프로피온이나 바레니클린 같은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여러번 금연에 실패한 사람에게는 바레니클린 약물요법을 권한다. 심한 중독자도 50% 이상 성공할 수 있다. 흡연자에게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으라는 것은 효과가 없다. 이보다는 행동의 변화를 권하고, 금연에 이르도록 적절한 약물요법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주유소 습격2’ 10년만에 돌아온 이유?

    ‘주유소 습격2’ 10년만에 돌아온 이유?

    김상진 감독의 1999년 작 ‘주유소 습격사건’이 10년 만에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개봉 당시 전국 25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던 ‘주유소 습격사건’은 유지태, 이요원 등 스타들을 발굴해내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 6월 조한선, 지현우 등을 캐스팅한 김상진 감독이 ‘주유소 습격사건2’(제작 시네마서비스)의 크랭크인을 알렸을 때 일부 영화 관계자들과 ‘주유소 습격사건’의 팬들은 의문을 품기도 했다. 대부분의 영화 속편들이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2~3년 내 제작되는 관행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16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주유소 습격사건2’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상진 감독은 “전작의 인기에 편승해 이번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주유소 습격사건’은 1999년 당시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이번 영화에서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상진 감독은 2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에는 젊은이들에게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주유소 습격사건의 두 번째 이야기도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10년이나 지났으니 새로운 청년들의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이 새로운 습격사건을 위해 김상진 감독은 캐스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전편에 출연했던 유오성과 이성재 등이 재출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현재 20대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위해 새로운 배우들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진 감독은 조한선과 지현우를 비롯, 신인인 문원주와 정재훈을 기용했다. 반면 전작에서 박사장으로 출연한 박영규는 그대로 캐스팅했다. 김상진 감독은 “젊은이들과는 달리 변하지 않는 기성세대를 표현하기에 박영규만한 배우가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5년 전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고 거의 모든 연예 활동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박영규를 설득한 김상진 감독은 녹슬지 않은 코믹 연기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말이 있다.”고 한 김상진 감독은 “사실은 전작이 잘됐기 때문에 속편 역시 잘 돼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영화의 결과물도 전편 못지않게 재미있어 만족스럽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10년 만에 돌아온 ‘주유소 습격사건2’는 지난 ‘주유소 습격사건’ 이후 패자의 역습을 꿈꾸는 박사장과 그에게 고용된 주유원 청년 4인방의 좌충우돌 사건을 담았다. 내년 1월 21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설명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한선, 지현우, 김상진 감독, 정재훈, 문원주, 박영규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뉴요커를 매료시킨 임상아, 10년만에 금의환향

    뉴요커를 매료시킨 임상아, 10년만에 금의환향

    뉴요커를 매료시킨 유명 가방 디자이너의 주인공 임상아가 한국으로 ‘금의환향’ 했다.임상아는 7일 대한항공편으로 입국해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느냐’는 질문에 “많은 것을 버리고 떠난 만큼 뉴욕에서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1995년 연기자로 데뷔해 가수와 MC, 뮤지컬 배우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던 그녀는 돌연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 뉴욕으로 건너가 그동안 애슐리 심슨, 데본 아오키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는 디자이너로 승승장구 했다.또 자신의 이름을 딴 SANG A 브랜드 가방은 전 세계 25개 매장에 진출할 정도로 최고의 핸드백 디자이너로 제2의 인생을 연 것.2007년 삼성그룹이 수여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상(SFDF)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패션지 보그(Vogue)가 주목해야 할 신예작가로 선정되는 한편, 올해에는 뉴욕타임스에서 그녀의 성공 스토리와 인터뷰를 특집으로 구성하기도 했다.이번 방문은 그녀의 책 ‘SANG A 뉴욕 내러티브(살림life)’ 출간에 맞춰 (주)살림출판사와 (주)제일모직의 공식 초청으로 이루어졌으며 책을 통해 남편 제이미와 딸 올리비아의 모습을 공개하고 뉴욕 명품 인기 브랜드가 된 SANG A BAG과 자신의 뉴욕 성공기를 담아냈다.사진 = 살림출판사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일뱅크, 10년만에 현대重 품으로?

    현대중공업이 10년 만에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1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국제상공회의소 국제중재법원(ICC)은 지난 13일 판정문에서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가 2003년 현대중공업과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IPIC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매각될 지분의 시장 가격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단심제인 만큼 이번 판결은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현대중공업은 1999년 외환위기 여파로 IPIC에 2억달러를 빌리는 조건으로 현대오일뱅크 지분 50%를 넘겼고, 2003년 추가로 지분 20%를 매각했다. 대신 IPIC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매각할 경우 현대중공업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IPIC가 현대중공업을 배제한 채 지분 매각에 나서 갈등이 빚어졌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우익청년 탄생기… 새 성장소설 시도

    우익청년 탄생기… 새 성장소설 시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장정일은 대단한 독서광이다. ‘장정일의 공부’, ‘독서일기’ 등을 보면 그의 넓고 방대한 독서 편력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다. 또한 정력적인 작가이기도 하다. 1987년 내놓은 첫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은 기존 문단의 나른한 모더니즘 혹은 리얼리즘 경향을 찌릿하게 감전시켰다. 그는 첫 시집으로 대뜸 김수영문학상을 안았다. 소재, 주제, 기법, 시적 장르 문법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 경향을 비웃는 실험적인 시를 한참 써대던 장정일은 어느날 문득 소설가로 ‘전업’한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통해 대중의 화제와 문단의 외면을 함께 얻은 그는 작품의 외설성 등으로 호되게 곤혹을 겪었다. 그러나 ‘아담이 눈뜰 때’,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등 내놓은 작품마다 영화화되는 등 대중성과 비대중성의 애매한 경계를 자유롭게 오갔다. 희곡작가와 자유기고가, 에세이스트 등 신분을 바꿔가던 장정일은 1999년 11월 경장편소설 ‘중국에서 온 편지’를 마지막으로 남들 앞에서 소설을 쓰지 않았다. ●우리네 모습 담은 배경 설정… 이념적 좌표 문제 등장 그리고 꼬박 10년이 흘렀다. 장정일의 새 장편소설 ‘구월의 이틀’(랜덤하우스 펴냄)은 시인 류시화의 시에서 제목을 따왔다. 이 작품은 장정일의 기존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구체적 현실 상황을 배경으로 설정했고, 이념적인 좌표의 문제를 등장시켰다. 그는 ‘구월의 이틀’ 소설 바깥에서, 그리고 소설 안에서 연신 강조하듯 ‘우익청년 탄생기’로서의 새로운 성장소설을 표방하고 있다. 진보적이고 건강한 청년이 아닌 우익적 이념을 가진 청년이란 설정도, 동성애를 통한 성에 대한 눈뜸도, 최소한의 교훈의 가치(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아라!) 등도 모두 성장소설적 코드들이다. 소설은 바로 엊그제 우리네 모습을 담았다.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한다. 광주에서 활동해온 시민운동가의 아들인 ‘금’과 경제적·사회적 기득권을 누리며 부산에서 자랐던 ‘은’은 서울에 있는 같은 대학에 입학하며 만난다. ●개연성 없는 서사·설익은 인물 아쉬워 그들이 서 있는 위치는 거의 절대적인 대립항에 가깝다. 금의 아버지는 청와대 비서실 보좌관이고, 은의 아버지는 밥먹듯 부도를 내지만 부유한 형제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선다. 외향적인 금은 만인이 올려다보는 정치인을 꿈꾸지만 삶의 본질과 인생의 비의를 어렴풋이 깨닫고 작가를 꿈꾼다. 내성적이고 유약한 은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써오며 시인의 삶을 꿈꾸지만 자신의 열등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강함을 추구하는 우익 청년정치에 발을 디딘다. 절대 다른 색깔의 금과 은은 자신들의 만남을 ‘이종교배를 통해 우성을 낳는 자연선택’이라고 부르며 아슬아슬한 동성애적 만남을 이어간다. 그렇다고 장정일의 이념적 가치가 투영됐다고 읽는 것은 오독(誤讀)에 가깝다. ‘5%의 논리로 절대 95%의 논리를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는 우파들’이 ‘다짜고짜 빨갱이라고 인장부터 찍고 보는’ 행태나 또다른 형식의 인간애인 동성애를 애써 감추며 보수연(然)하는 우파들의 위선에 우회적인 야유를 잊지 않는다. 다만 아쉽게도 그가 새롭게 창조한 인물의 전형성은 부족하다. ‘우익 청년 탄생기’라고 스스로 밝혔듯 새로운 인물상의 제시를 기대했건만 살아 꿈틀대는 모습보다는 좌충우돌의 설익은 인물들만 소설 속을 배회한다. 특히 작품 후반부에서 금의 아버지의 난데없는 자살, 은의 아버지의 가정부와 바람 등 개연성없는 서사(敍事)의 연속은 허탈감마저 들게 한다. 불과 몇 년 전의 당대와 그 인물들을 다뤘기에 배반감은 더욱 크다. 우리가 삶 속에서 스무살의 청춘에게 보내곤하는 관대함이 갓 태어난 ‘퓨어 라이트 은’ 혹은 장정일의 작품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 부호를 남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퐁네프연인’ 레오까락스, 10년만에 내한

    ‘퐁네프연인’ 레오까락스, 10년만에 내한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을 연출한 레오 까락스 감독이 10년 만에 내한한다. 지난 1999년 영화 ‘폴라X’로 한국을 찾았던 레오 까락스 감독은 4일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열리는 ‘2009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방한한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레오 카락스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와 마스터클래스 등 행사에 참석해 한국팬들과 재회한다. 특히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 기강 중 열리는 ‘레오 카락스 특별전’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퐁네프의 연인들’을 비롯,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한국 대표 감독 봉준호와 함께 옴니버스 영화 ‘도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던 레오 까락스 감독은 평소 꺼려하던 외국 방문을 감행하면서까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2009 넥스트플러스 영화축제’는 4일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씨네마 상상마당, 씨네씨티, 미로스페이스, 하이퍼텍나다, 씨네코드 선재 등에서 3주간 진행된다. 사진 = 스폰지이엔티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외고 합격한 딸 기술 배우라고 외국 보내”

    “외고 합격한 딸 기술 배우라고 외국 보내”

    “대원외고에 합격한 큰딸, 기술 배우라고 캐나다 공학전문학교에 보냈습니다.” 26일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송선근(43) 에프씨산업(주) 대표는 기술에 대한 애착을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분야에서 10년만에 연매출 129억원의 중견기업을 키워냈고, 휴대전화의 자동검사공정 시스템 등 특허등록 5건과 실용신안 1건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제3세대 태양전지 일괄 생산 장비 국산화와 영하 40도에서도 기능을 발휘하는 실내외 LED조명등을 개발했다. 송 대표는 “기업을 이끌기까지 좌절이 많았지만 기술에 대한 애착으로 잘 넘어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 안산의 빈농 자식이었던 그는 중학교 1학년때 누나가 연탄가스로 세상을 등지면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인천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1982년 금성사(현재 LG전자)에 입사했고 기능국제대회에서 동메달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입사 7년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토플 480점을 넘기지 못해 승진에서 누락된 것이 이유였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이후 인천남동공단에 금형틀을 찍어내는 회사를 차렸지만 2년만에 부도가 났다. 힘들었지만 6개월간 방황한 뒤 중소 반도체업체에 취직했고, 이후 다른 업체로 옮겨 생산부장까지 올랐다. 1999년 송 대표는 아웃소싱 방식으로 에프씨산업을 차렸다. 당시 자본금은 5000만원, 직원은 15명이었지만 지금은 75명으로 늘었다. 75명 가운데 16명이 기능올림픽 수상자이고, 3명은 2대가 함께 다닐 정도로 근무 조건도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송 대표는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진정한 사업가가 아니라 사장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대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男가수 머리에 ‘단풍’ 들었네!… ‘비포 앤 애프터’

    男가수 머리에 ‘단풍’ 들었네!… ‘비포 앤 애프터’

    가을의 끝자락,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의 마법 ‘단풍’이 전국의 산들을 형형색색 물들이고 있다. 이러한 ‘단풍 물결’은 가요계에도 번지고 있다. 지드래곤을 필두로 비스트의 장현승·양요섭, FT아일랜드 이홍기, 게리골드스미스의 스미스, 환희 등 꽃미남 가수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머리를 울긋불긋 물들이고 있는 것. 이들의 염색 ‘전과 후’의 모습과, HOT·젝스키스 등 90년대 후 주춤했던 ‘염색 열풍’이 또 다시 불어닥친 이유를 분석해봤다. ◆ 스타일 아이콘, 지드래곤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은 음악 뿐만 아니라 스타일에 있어서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트브레이커’를 시작으로 솔로 활동에 돌입한 그는 기존 갈색 머리를 금발 머리로 물들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어 최근 공개된 새 뮤직 비디오 ‘버터플라이’에서는 굵은 웨이브진 ‘뽀글 머리’로 또 한번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지드래곤은 2006년 빅뱅의 리더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특유의 패션 감각을 과시했지만, 밝은 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것은 솔로 데뷔와 함께 이뤄진 변화다. J헤어 이대점 정원혜 원장은 “지드래곤의 황금빛 헤어와 짙은 스모키 화장은 그의 미소년적 이미지를 파괴시키는 불안한 요소로 작용해,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며 “그는 첫 솔로 활동에서 턱선을 살릴 수 있는 샤기컷으로 카리스마를 강조한 반면 후속곡에서는 굵은 웨이브로 귀여운 느낌까지 연출,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FT아일랜드 이홍기 FT아일랜드의 메인 보컬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이홍기는 그간 굳혀진 가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머리부터 물들였다. 본래 아역배우 출신인 그는 약 4년 만에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연기 영역에 복귀했다. 영국 귀족 혈통을 이어받은 제르미로 분한 이홍기는 극중 캐릭터의 밝은 성격과 교포 출신의 배경을 표현해냈다. ◆ 게리골드스미스의 스미스 두 번째 앨범 ‘엣지’(EDGE) 발표를 앞둔 3인조 혼성그룹 게리골드스미스의 스미스는 회색으로 염색, 데뷔 때와 180도 다른 이미지 반전을 꾀했다. 이는 11월 초로 예정된 컴백을 위한 것. 스미스는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데뷔곡 ‘넌 내꺼’가 발랄하고 화사한 분위기였다면, 새 타이틀곡 ‘내 사랑 스토커’는 좀 더 강렬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EBS 간판 프로그램 ‘보니하니’의 메인MC로도 활약하고 있는 스미스는 “아동 교육 프로그램 특성상 방송에는 가발을 쓰고 임하고 있다.” 며 “컴백 무대에서는 ‘보니’와 또 다른 스미스의 색다른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 솔로가수로 돌아온 환희 플라이투더스카이로 데뷔해 솔로 가수로 거듭난 환희는 탄탄한 복근과 금발머리를 내세워 확실한 변신을 알렸다. 소속사 H엔터컴 측은 “홀로서기의 첫 앨범인 만큼 새롭게 태어난 기분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에 ‘변신’이란 키워드가 와닿을 수 있는 외관적 변화를 꾀했다.”고 전했다. ▶ 10년만에 ‘염색 열풍’…왜? ’염색 열풍’과 관련, 대중음악평론가 정명헌 씨는 “아이돌 문화의 태동기였던 90년대에는 파격적인 염색이 단순히 반항과 일탈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스타일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가요계에 일고 있는 ‘염색 열풍’은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정 씨는 “첫 번째는 그룹 내 솔로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자신만의 색을 보이고 싶다는 원초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두 번째는 아이돌 그룹이 사상 최고의 홍수기를 맞게 됨에 따라 타 그룹과 자신들을 차별화시키려는 스타일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제주 해양과학관 10년만에 착공

    제주도의 독특한 해양문화를 보고 즐기는 테마형 해양과학관이 구상된 지 10여년 만에 마침내 첫삽을 뜬다.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해양과학관은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속칭 ‘섭지코지’ 9만 3685㎡에 2012년 4월까지 1226억원을 들여 해양과학관을 짓기로 하고 이달 27일 착공식을 한다. 정부의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에 포함된 해양과학관에는 바다의 원리 등을 체험하는 해양체험과학관(4943㎡), 바다의 동물과 생물을 전시하는 해양생태수족관(1만 5105㎡), 해양동물쇼 등을 공연하는 해양공연장(5483㎡)이 갖춰진다.사업자는 재무투자자로 대한생명보험이, 운영투자자로 ㈜한화63시티와 ㈜신천개발이, 건설투자자로는 ㈜한화건설과 ㈜유성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해양과학관을 30년간 운영한 뒤 제주도에 기부채납한다.제주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해양문화 홍보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해양과학관의 건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도가 1998년 용역을 통해 ‘해양수산종합과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기본구상안을 세우며 구체화됐다.그러나 이 사업은 정부가 예산지원에 난색을 보이는 데다 제주도의 자체 재원도 여의치 않아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다. 도는 이에 따라 2006년 사업 추진방식을 민간투자로 전환키로 하고, 당시 해양수산부와 기획예산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비로소 정상추진 궤도에 오르게 됐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숀 탠 글·그림, 이지원 옮김, 사계절 펴냄) ‘도착’ ‘잃어버린 것’ ‘빨간 나무’ 등의 저자가 일상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삶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15편의 기이한 이야기를 썼다. 그림책과 성인문학의 경계에서 생각을 확장시켜주는 그림책. 1만 2000원. ●청소년을 위한 뇌과학(니콜라우스 뉘첼 등 지음, 김완균 옮김, 비룡소 펴냄) 최근 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뇌에 관해 쉽게 풀어쓴 책. 시험을 보면 긴장하고, 사랑의 감정에는 허둥대고, 늦잠으로 고통받는 사춘기에 흔히 갖게 되는 고민들을 과학적으로 풀어준다. 1만 3000원. ●내 잘못이 아니야(크리스티앙 볼츠 지음, 한울림 어린이 펴냄) 국내에서 전시됐던 ‘2009년 그림 속 세계 여행’에도 소개된 작가로 다양한 오브제로 그림을 그려서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당나귀, 개, 돼지, 고양이, 병아리 등이 제가 안 했다고 다 발뺌하는데, 그럼 누가 잘못한 걸까. 8500원. ●포그 매직(줄리아 L 사우어 글, 오승민 그림, 공경희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캐나다의 작은 산골에 사는 그레타는 안개가 자욱한 날 혼자서 산책을 떠났다. 숲길 입구에서 낯선 집을 발견하는데, 빈터에 갑자기 생긴 것이다. 100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신비로운 성장소설. 미국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9000원. ●천둥치던 날(김려령 등 7인 지음, 정문주 그림, 문학과 지성사 펴냄) 어린이책 ‘문지아이들’ 시리즈 100호 기념 단편집. 1999년 피우미니의 ‘할아버지와 마티아’ 등을 시작으로 10년만에 100호까지 내놓게 됐다. 마해송 문학상을 받은 작가 7명이 7개의 시선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9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프로야구 2009]봉 “에이스니까…”

    [프로야구 2009]봉 “에이스니까…”

    ‘의사’ 봉중근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 봉중근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부터 계속된 무리한 등판 일정 탓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점점 나아지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팀이 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에이스 봉중근에겐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근성이 살아남아 있었다. 선발로 나선 봉중근은 19일 프로야구 잠실 두산전에서 8이닝 동안 5개의 안타(2볼넷)를 맞았지만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단 1점만을 내주는 ‘짠물투구’로 시즌 10승(10패) 고지를 밟았다. LG 소속으로는 1998~99년 각 11승·10승을 기록했던 손혁에 이어 10년만에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은 것. 또 봉중근은 올 시즌 두산전 4전 전승을 거두며 천적 면모를 과시했다. 봉중근은 “전 경기에서는 팔꿈치 통증으로 변화구 구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오늘은 컨디션도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LG는 봉중근의 호투와 8회초 대타 박용택의 쐐기 솔로홈런에 힘입어 ‘한지붕’ 두산에 지난 9일 잠실전 이후 3연승을 거뒀다. 시즌 상대전적은 12승5패. 반면 두산은 3연패에 빠졌다. 두산 선발 니코스키는 7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7패(2승)째를 당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류현진의 호투와 8회 연경흠과 이범호의 잇따른 투런홈런 등 팀 타선 폭발에 힘입어 삼성에 13-5, 대승을 거뒀다. 삼성전 8연패의 사슬도 끊었다. 이날 선발로 1군에 복귀한 ‘괴물’ 류현진은 6이닝 동안 6피안타(2볼넷) 2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9승(10패)째를 거뒀다. 광주에서는 히어로즈가 5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4승째를 거둔 선발 황두성의 호투에 힘입어 KIA에 4-1로 이겼다. 22홈런 18도루를 기록 중이던 용병 덕 클락은 도루 2개를 추가, 2년 연속 20-20을 달성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프랑스 교도소 자살방지책은 ‘종이잠옷’ ☞익명으로 블로그에 ‘추녀’라고 함부로 썼다간… ☞“얘야 공무원보다 대기업 가라” ☞“뚜껑 나이트클럽 안된다” ☞장자연사건 유력인사 10명 모두 무혐의 ☞“프라다 나와!”
  • 비관주의자 삶 통해 역사의 진보 말하다

    비관주의자 삶 통해 역사의 진보 말하다

    역사의 발전과 세상의 진보에 대한 믿음은 낙관론을 통해서만 드러나는 것일까? 아니면 이율배반적이지만 비관론의 외피 속에서 오히려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는 것일까? 70~80년대 절박했던 민주화운동 대오의 맨앞 혹은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노()작가는 ‘위악적(僞惡的) 비관론’을 들고 나와 역사의 진보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을 맡아 잠시 문단 밖으로 외도를 했던 소설가 현기영(68)이 꼬박 10년 만에 새 장편소설 ‘누란’(창비 펴냄)을 내놓았다. 1975년 등단한 이후 참혹했던 제주 4·3사건을 ‘순이 삼촌’, ‘지상에 숟가락 하나’ 등의 소설로 고발하고, 억눌렸던 역사의 한(恨)을 풀어왔던 현기영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생의 화두인 ‘4·3’을 떠난 소설을 내놓은 셈이다. ●시대정신·공동체의식 실종 비판 ‘누란’은 1980년대 시민의 이름으로, 민중의 이름으로 꿈꾸고 그렸던 시대정신과 공동체 의식의 실종에 대한 강한 비판을 담고 있다. 또한 지금 오히려 더욱 강하게 드리워진 절망과 죽음, 공포의 실체를 직시하는 강고한 시선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 틀이 당혹스럽다. 현기영의 작품은 역사와의 두려운 만남을 회피하지 않는 서사의 묵직함과 문장의 아름다움이 특유의 미덕이다. 하지만 ‘누란’은 기존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이런 미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소설은 ‘386운동권의 막내’인 주인공 허무성이 정보기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결국 허무성은 동료의 이름을 불고 변절자, 배신자로 낙인찍힌다. 그리고 자학적인 심정으로, 고문의 가해자이며 책임자인 박정희주의자 김일강의 도움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오고, 교수 자리까지 얻는 등 악마가 내민 손을 잡는다. 그러나 ‘자학적인 비관주의자’ 허무성은 87년 6월의 전국민적 승리의 기억과 그 당시 부르짖었던 시대정신을 몸에 각인시키고 있는 인물. 그는 2002년 월드컵 붉은악마의 물결과 서태지 신드롬, 대량생산, 대량소비로만 유지되는 사회, 비판과 저항문화의 실종, 파시즘으로 회귀하는 한국 사회 등에 대해 소설의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비관론적 자세를 잃지 않는다. 소설의 제목 ‘누란’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 사이에 존재하다 모래폭풍에 뒤덮여 사라진 역사 속의 고대왕국이다. 비관론을 앞세워 풀어낸 작품답게 2009년 한국의 암담함에 빗댄 묵시록적인 제목이다. 현기영은 “나는 역사의 진보를 믿으며 여전히 낙관주의적 역사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서도 “낙관주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비관론을 갖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당혹해할지 모를 독자들에게 설명했다. ●“4·3에 대한 간절함 더해” 어쨌든 이 작품을 통해 현기영은 제주와 4·3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일까. 현기영은 “4·3은 나에게 실어증까지 앓도록 만든 내면의 억압이었다.”면서 “이를 떠나서는 단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었던 운명의 사건이자 나를 지배해온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일곱 살 소년이 생생히 목도한 목잘린 시체 등 참혹한 4·3학살의 장면들은 쉬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임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는 “오래 속박됐던 4·3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다른 얘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면서 “이 작품을 쓰면서 후련함도 들고,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벗어난 게 아니라 오히려 4·3에 대한 간절함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4·3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졌다고 하지만 최소 3만명 이상 죽음들의 억울함이 새삼스럽게 하나씩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변화하는 현기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현기영이 모두 반갑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BW 반값 발행 ‘불공정’ 13년 법정공방 마무리

    BW 반값 발행 ‘불공정’ 13년 법정공방 마무리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 W) 헐값 발행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14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결정적인 근거는 바로 ‘7080원’이었다. BW의 적정가를 얼마로 보느냐가 면소와 유죄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통해 BW 가격을 7150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는 친·인척 사이의 상속·증여에 대한 과세를 목적으로 하는 매우 보수적인 기준”이라면서 “영리를 추구하는 법인이 취하기에 합당한 평가방법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선택한 것은 ‘유가증권인수업무에 관한 규정 및 시행령’에 따른 방법이다. 이는 원래 기업공개시 유가증권을 분석하는 데 적용하는 방법이지만, 삼성SDS 사건 역시 제3자인 일반인을 상대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봤다. 이 방법에 따른 BW의 적정가는 1만 4230원이다. 재판부는 “BW 적정가가 실제 행사가격보다 1.5배 많은 경우 ‘현저하게 불공정한 가액’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 사건에서는 적정가 1만 4230원이 실제 행사가 7150원보다 1.99배나 높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현저히 불공정한 가액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당시 비상장사의 BW 가격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법이나 확정된 판례가 없기는 했지만, 피고인들이 진지한 노력을 다 했더라면 위법행위임을 인식했을 것”이라면서 “피고인들에게는 적어도 저가 발행에 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경영판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긴급한 자금 수요가 없었고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등도 가능했던 만큼 반값에 BW를 발행할 만한 긴박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1999년 2월 발생한 삼성SDS 사건은 시민단체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며 검찰에 고소·고발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여섯 차례에 걸쳐 불기소·각하 내지는 기각 처분을 했고,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특검이 기소해 10년만에 진상이 밝혀지게 됐다. 특검과 이 전 회장 쪽은 모두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재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이상 대법원에서는 전과 같은 논리로 상고를 기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으로 촉발된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법정 싸움은 이날 판결로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룰라 “‘전설’ 남기보다 ‘존재’하고 싶어” (인터뷰)

    룰라 “‘전설’ 남기보다 ‘존재’하고 싶어” (인터뷰)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설’이 아닌 ‘존재’하는 룰라를. (김지현)” 90년대 ‘전설’로 남아있던 그들, 룰라가 돌아왔다. 10년 전, ‘날개 잃은 천사’, ‘3! 4!’, ‘비밀은 없어’ 등 주옥 같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가요사(史)의 한 켠으로 사라진 이름… ‘룰라’가 되살아났다. 수학여행 때 룰라의 전매특허인 ‘엉덩이춤’ 한 번 안춰본 이가 어디 있으랴. “얼마전 대기실에서 소녀시대를 만났는데, 한 친구가 눈물을 글썽하며 다가오는 거예요. ‘저도 수건 쓰고 엉덩이춤 췄어요’라고 고백하더라고요. 기분이 묘했죠.(채리나)” 옹기종기 모여앉은 네 사람 ‘김지현, 채리나, 고영욱, 이상민’ 가운데에 자리하고 나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신이 났다. 룰라가 반가운 이유, 바로 ‘실존하는 추억’이기 때문이다. ◆ “1위 아닌, 10대에게 알리려 나왔다” ’룰라 =1위’라는 공식은 5년이란 활동기 동안 단 한번도 깨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전설은 전설일 때 아름답다고.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없었을까. ”솔직히 그런 얘기 많이 들었죠. 룰라가 예전만 같을 것 같냐고. 그런데 저희는 1위를 하기 위해 다시 나온게 아니거든요. ‘룰라’가 낯선 친구들, 이를테면 10대들에게 저희의 존재를 알리는게 첫번째 목표였습니다.(채리나)” 걱정은 기우였다. 노련미가 돋보였던 컴백 무대는 “역시 룰라!”라는 호평을 이끌어냈고, 룰라를 처음 접한 중고생들은 신선한 충격으로 이들의 존재를 받아들였다. 어느덧 ‘조카뻘’이 된 중고생 팬들의 함성 소리는 룰라 전원의 가슴을 고동치게 했다고. ”열다섯 쯤 되어 보이는 여중생이 다가와 ‘언니, 저 룰라 너무 좋아요. 앨범도 살거예요’라고 얘기하는데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거에요.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며 ‘고마워. 꼭 가져와. 사인해줄게’라고 말하고 있었죠. (김지현)” ”컴백 날, 멤버들과 축하파티를 갖고서 집에 와 인터넷을 켰어요. 나쁜 얘기라도 ‘룰라’에 대한 평가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듣고 싶었죠. 우연히 어느 블로그에서 한 소녀가 올린 글을 보던 중 왈컥 눈물을 쏟아 버렸죠. ‘나는 오늘 인기가요에서 룰라라는 그룹을 처음 봤다. 역시 레전드라는 단어가 붙을 만한 그룹이었다’고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채리나)” ◆ 룰라란? ‘기.억.의. 보.물.창.고’ 역대 가요계에는 이름 자체가 수식어가 된 몇몇의 그룹들이 있다. 데뷔 15년차 국내 혼성그룹의 대표 브랜드가 된 이들은 자신들의 이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아, 그 표현이 좋았어요. 룰라는 ‘기억의 보물창고’라고요. 룰라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 노래에 얽힌 추억으로 마법처럼 되돌아가는 힘이 있대요. 지금도 수학여행이나 수련회에서 저희 노래를 불렀다는 분들의 사연을 들으면 마음이 뿌듯해져요. (고영욱)” 룰라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은 동료 및 후배 연예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녀시대 부터 왕년 최고의 음악 프로그램 ‘가요 TOP 10’의 MC 손범수 아나운서에 이르기 까지, 이들의 컴백은 연예계 안에서 더욱 ‘핫 이슈’로 통했다. ”’3!4!’ 무대에 함께 서기 전, 대기실에서 소녀시대와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자신들의 앨범 CD라며 9명이 빼곡하게 정성스런 글을 남기더라고요. 그중 태연의 글이 인상적이었어요. ‘룰라 선배님, 뼈 속까지 빱니다’라고요. 너무 고마웠죠. (채리나)” ”라디오에서 저희 ‘고잉 고잉’을 듣고서 동료 분들이 전화가 폭주했어요. 안재욱 씨는 ‘룰라 아직 죽지 않았어!’, 붐 씨는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이다. CD 직접 사겠다’고요. 참, 손범수 씨 부부는 ‘가요 TOP 10시절, 룰라는 최고였다. 룰라가 다시 나와서 너무 기쁘다’고요. 큰 힘이 되죠. (김지현)” ◆ ‘고잉고잉’은 맛배기? 히든카드, 따로 있다 약 10년만에 선보이는 신곡이기에 룰라는 타이틀곡 선정에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변화’와 ‘본연의 색 유지’라는 기로에 선 룰라는 ‘고유의 색을 잃지 않은 변화’를 택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곡이 ‘고잉고잉’. ”고잉고잉은 기존 룰라의 색보다 좀 더 힘 있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곡이에요. 룰라다움을 잃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강렬하고 빠른 비트로 1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곡을 먼저 선보이고 싶었어요. 또 저와 영욱이만 가능한 룰라표 랩을 보여드릴 수 있었고요. (이상민)” 예상은 적중했다. 그야말로 호평일색. 젊은 연령층의 음악 트렌드를 정통한 ‘고잉고잉’ 첫 방송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베테랑 다운 무대 연출에 컴백 전 맴버들을 괴롭혔던 부정적인 시선들도 모두 잠재워졌다. ”무대를 보고 혹평이 사라졌어요. 너무 기뻤죠. 하지만 히든카드는 따로 있어요. 일부러 후반부에 더욱 힘을 싣어주며 ‘빵’ 터뜨리려고 숨겨 둔거죠.(웃음) 바로 후속곡 ‘같이 놀자’에요. 정말 룰라스러운 음악과 퍼포먼스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줄 거예요. 기대해도 좋아요. (고영욱)” ’전설’보다 아름다운 그들의 도전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APPY KOREA] 원조 한지 되살려 옛명성 되찾는다

    [HAPPY KOREA] 원조 한지 되살려 옛명성 되찾는다

    “우리나라 한지의 본 고장은 어디일까?” 다들 ‘한지’라고 하면 전주나 안동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전주에서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올해로 13회째를 맞았고, 안동에는 안동한지공예전시관이 여러곳 들어서 있으니 이 두 곳이 한지의 본 고장으로 불릴 법하다. 하지만 한지의 본고장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전북 완주다. ●공장 10년만에 재가동 추진 전북 완주군 소양면 신원리를 찾았다. 바로 천년의 한지 역사를 품고 있는 대승 한지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니 김한석(63) 이장이 반갑게 맞이한다. 대승마을에서 36년 간 한지를 만들어 온 김 이장은 한지계의 ‘장인’이라고 불린다. 10여년 전 마을의 한지 공장이 문을 닫아 그 동안 한지를 만들지 못한 김 이장. 이번에 대승 한지마을이 테마공원 형식으로 새로 조성된다고 해 그 누구보다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지의 본 고장은 완주”라던 김 이장은 “일제강점기에 완주는 전주군에 속해 있었던 터라 완주 한지가 ‘전주 한지’로 전국에 팔렸다.”면서 “이제 완주와 전주는 별도의 행정구역이 됐기 때문에 ‘완주 한지’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안동, 원주, 전주 등지에서 한지 공장을 차린 사람들은 모두 완주에서 한지 제작기술을 배우고 간 장인들이다.”고 자랑했다. ●전국 유일의 도침기로 전통방식 계승 올 연말까지 조성될 대승한지마을에는 한지체험박물관, 한지테마거리, 전통한지 제조소 등이 들어선다. 연말쯤 대승한지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전통방식의 한제제조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한지는 99%가 중국 닥나무로 만들어진 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조 방식도 모두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개량식이다. 그래서 대승한지마을에서는 2006년에 약 12만 그루의 닥나무를 마을 뒷산에 심었고 지난해부터 한지 제작용 닥나무 생산에 들어갔다. 김 이장은 마을에 전국에서 한 대 남아 있는 도침기를 보여 주며 “디딜방아처럼 생긴 도침기는 한지를 찍어 치밀하고 부드럽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전통방식 한지 제조법 소개하며 “한지마을이 조성되면 도침기를 여러 대 제작해 전통방식으로 한지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글 사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新아시아시대-아세안 경제 전망] 인구 20억 아세안+3 경제공동체 2015년 출범 꿈꾼다

    [新아시아시대-아세안 경제 전망] 인구 20억 아세안+3 경제공동체 2015년 출범 꿈꾼다

    인종과 종교, 과거사를 둘러싼 분쟁으로 뒤엉킨 아시아. 정치체제와 소득격차도 제각각인 아시아가 ‘통합’을 꿈꾼다. 아세안+3(한·중·일)이 주도하는 아시아 경제공동체(AEC) 설립이다. 아세안+3은 2015년까지 유럽연합(EU)식 경제공동체를 구축, 세계 최대 단일시장·단일 생산기반을 출범시키겠다는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EU의 유로화 같은 단일통화는 없지만 상품과 서비스, 투자, 자본 등이 자유롭게 오가게 된다. ●EAFTA 실현땐 GDP 1.18% 증가 아시아 경제공동체의 실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최근 들어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가 아시아 시장의 무역, 투자를 위축시키면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 또 중국의 급격한 부상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수익창출 모델에 대수술이 불가피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 지역에 단일시장이 없어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동아시아공동기금의 출범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1999년 회원국 간의 통화스와프 제공을 골자로 출범한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다자화기금이 10년만에 성사된 것이다. 이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외에 아세안 금융시장의 자체 위기 대응능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통화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외환투기세력의 공격을 억제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AFTA)와 역내 신용보증투자기구 설립, 환율 공조체제 등도 추진 중이다. 2006년 아세안+3의 공동 연구 결과 EAFTA가 실현될 경우 아세안+3의 GDP는 1.18%, 후생은 1046억달러(약 132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의 국내총생산(GDP)은 3.64% 증가하게 된다. 한·중·일도 각각 아세안과의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협상을 완료해 19억명의 인구를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잇는 차프타(CAFTA)를 본격 가동한다. 일본도 지난해 12월부터 아세안과 경제연대협정(EPA)을 체결, 투자·서비스 등 교류를 확대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려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6월 중국, 미국에 이어 세번째 교역 상대인 아세안(902억달러 규모)과의 FTA 투자협정에 서명했다. ●국가별 경제 큰 차이… 난제도 많아 그러나 경제공동체 실현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고된다. 먼저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과 일본의 세 싸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양국은 지난 5월 CMI 기금 분담 비율에서도 서로 많이 부담하겠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EAFTA도 양국의 갈등으로 진전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별 경제규모도 큰 차이를 보인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유엔이 가장 가난한 개도국으로 분류할 정도로 빈곤에 허덕인다. 이런 소득 격차는 비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에서도 방해요소로 작용했고, 다국적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처 선정에 있어서 인도, 중국의 경쟁까지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는 정치적 불안이 잠재한다. 사회주의 일당제인 라오스와 베트남, 군부정권 미얀마, 전제군주제를 취하는 브루나이 등 정치체제도 제각각이다. 다양한 인종, 종교, 역사로 인한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서방국을 비롯, 전문가들은 아시아 공동체 실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짙다. 싱가포르 동아시아 연구소의 마이클 몬테사로 연구원은 “아시아 국가들은 공동선을 추구하는 데 희생할 용의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한 예로 역내 국가끼리 2005년까지 상품 관세를 대폭 감축한다는 첫번째 경제협력 실험도 아직까지 ‘미완’이다. ●인권·민주 내정 불간섭 극복이 과제 서방국들은 또 아세안이 인권이나 민주주의 악화 등에 너무 관대한 입장이라고 비난한다. 미얀마 민주화의 영웅 아웅산 수치 여사를 포함, 정치범 2100명을 투옥하고 있는 미얀마 군정은 이들을 석방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외면해 왔다. 이 때문에 아세안과 EU의 FTA 협상도 지지부진했다. 아세안은 2009년까지 인권기구를 설립, 오는 10월까지 공식활동에 들어간다는 복안을 내놨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아세안은 지난 40년 간 내부 문제에 ‘불간섭 정책’으로 일관해 오며 논쟁적인 이슈를 피하고 비공식 협상 등으로 현상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BBC는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옵서버 국가들은 아세안에 “말만 많고 행동은 적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 총재는 “EU식 성공을 기대한다면 아세안은 역내 빈국들에 더 열정적으로 통합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유럽과 동유럽의 경제적 격차를 좁힌 EU의 성취가 아시아에서도 충분히 실현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新아시아시대-중국의 대변신] “법규 준수와 현지화로 성공”

    [新아시아시대-중국의 대변신] “법규 준수와 현지화로 성공”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에서 오래 사업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대로 된 상품으로 승부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중국인이 원하는 것은 싸구려 제품이 아닙니다.” 개인용 온열치료기 업체인 미건의료기 중국법인을 책임지고 있는 주성식(49) 부총경리는 중국 시장 공략의 성공 노하우를 간단하게 전했다. 미건의료기는 1998년 첫 중국 진출 이후 10년 만에 600개의 프랜차이즈를 갖춘 동종업계 최선두 기업으로 나섰다. 그것도 진출 이후 5년 동안은 아무런 영업활동도 없이 오로지 임상실험에만 치중했다. 2004년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입소문은 무서웠다. 체험마케팅이 주효한 것. 이 회사는 광고마케팅 대신 주요 지역에 자사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누구나 와서 이용하도록 했다. 중국법인 책임자인 주 부총경리가 상품 설명은 뒷전인 채 주로 노년층인 방문객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친구처럼 지내자 직원들도 의아해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큰 효과가 나타났다. 200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매년 200% 안팎의 고성장이었다.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현재는 연간 6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당 가격이 270만~460만원이나 돼 중국에서는 고가에 속하는 제품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불티나듯 팔려나갔다. “중국 전역에 600여곳의 체험관이 있습니다. 한 곳당 매일 300~400명이 찾아옵니다. 휴일도 없습니다. 하루 18만~24만여명의 중국인이 우리 제품을 이용해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회사에는 한국인 직원이 주 부총경리 혼자다. 나머지 350여명의 직원을 모두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등 철저하게 현지화에 성공했다. 중국 법규 준수와 철저한 현지화를 중국 시장 공략 성공의 조건으로 꼽은 그는 향후 프랜차이즈를 1000개까지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업계를 능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tinger@seoul.co.kr
  • [경제플러스] 상반기 협약임금 평균인상률 1.4%

    13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6월에 임금협상을 타결한 100인 이상 사업장 2451곳의 협약임금 평균 인상률이 1.4%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1%보다 3.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다. 또 노사 합의로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한 사업장은 46.1%인 1129곳으로 작년 상반기 149곳의 7.6배에 달했다.
  • 준중형차, 10년만에 중형차 추월

    준중형차, 10년만에 중형차 추월

    회사원 김모(33·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사려다가 생각을 접었다. 대신 수백만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으면서도 기능이 좋아진 신형 준중형 모델을 사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소비 패턴이 두드러지면서 올 상반기 준중형차 시장이 50% 가까이 급팽창했다. 반기 기준으로 최근 10년새 처음으로 중형차 시장 규모를 넘어섰다. 반면 중형차와 경차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경기 침체와 세제 혜택·신차 효과 등이 맞물려 수요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6월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i30·기아자동차 포르테·GM대우 라세티프리미어·르노삼성 SM3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한 준중형차(1600㏄급)는 12만 330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6.3% 증가했다. 기아차 쏘울까지 포함시키면 증가폭은 60.5%에 달한다. 차종별로는 아반떼(5만 2718대)가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포르테(2만 6594대)·라세티프리미어(1만 8274대) 순이다. 반면 올 상반기 중형차(2000㏄이상급)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가 14.8%나 감소했다. 현대차 쏘나타·기아차 로체·GM대우 토스카 등 중형차는 11만 2777대(택시포함) 팔리는 데 그쳤다. 쏘나타(-23%)와 토스카(-68.6%)의 판매 감소폭이 특히 컸다. 이에 따라 반기 기준으로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준중형차 판매가 중형차 판매를 앞섰다고 현대·기아차는 파악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형차를 선호하는 중산층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준중형차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기아차 포르테와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 르노삼성의 뉴SM3 등 신차 효과도 판매 증가에 큰 힘을 보탰다. 준중형차의 인기는 하반기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준중형차의 판매가 갈수록 늘면서 올 1·4분기 이후 자동차 내수 시장의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차도 뒷걸음질을 쳤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24.8% 급감하면서 5만 8983대 팔리는데 그쳤다. ‘국가대표 경차’인 GM대우 마티즈는 판매량이 70.1%나 급감했다. 기아차 모닝은 소폭(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차의 부진은 5월부터 정부가 도입한 노후차 교체시 세금 감면 정책의 역풍 때문이다. GM대우 관계자는 “경차는 추가 세제 혜택이 없지만 크고 비싼 차를 살수록 세금 감면 혜택이 늘게 돼 있어 경차 수요가 대거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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