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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들의 방북

    북한 금강산에서 국내 개썰매대회가 처음으로 열려 70여마리의 개가 한꺼번에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대한독스포츠연맹(KFSS)은 다음달 15∼17일 금강산 고성항 근처 도로에서 제4회 한국 개썰매선수권대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강원도와 ㈜현대아산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진돗개, 풍산개, 시베리안허스키 등 개 70여마리와 40개팀 100여명이 참가한다. 지난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 1000마리를 몰고 방북한 이후 동물들이 떼를 지어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은 두 번째. 금강산 관광 10년간 동물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던 북한 ‘금강산지구 검역사무소’는 최근 연맹에 조건부 허가 통보를 해왔다.2005년 9월 북쪽과 첫 접촉을 했지만 전례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는데 3년의 끈질긴 설득 끝에 이번에 열매를 맺은 것. 한 마리 썰매 450m, 두 마리 썰매 1.1㎞, 네 마리 썰매 2.1㎞ 스프린트 등 3종목으로 진행되며 북녘 천연기념물 풍산개 사랑팀과 남쪽 진돗개 화합팀의 이벤트 경기도 치러진다. 그러나 통일부는 물품이나 동물을 반출할 경우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0년새 여의도 169배 경지 면적이 사라졌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논과 밭이 총 14만 2000㏊나 줄었다. 서울 여의도(840㏊)의 169배에 이르는 경지가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에도 총 경지의 1%인 1만 9000㏊(여의도의 23배)가 건물이나 공공시설, 밭 등으로 전환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14일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 경지면적은 178만 2000㏊로 2006년 180만 1000㏊보다 1만 900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1㏊는 1만㎡(옛 3025평)이다. 논 면적은 107만㏊로 1만 4000㏊, 밭 면적은 71만 2000㏊로 5000㏊ 각각 줄었다. 논이 더 감소한 것은 쌀보다 수익성이 높은 인삼이나 고추, 과수 등을 재배하기 위해 밭으로 전환한 논이 많았기 때문이다. 1997년 총 경지면적 192만 4000㏊와 비교해선 10년동안 7.4%나 줄었다. 해마다 0.8%씩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경지가 감소된 이유는 ▲건물건축 1만㏊ ▲유휴지 6200㏊ ▲공공시설 4200㏊ ▲기타 2800㏊ 등이다. 증가한 경지도 ▲개간 3400㏊ ▲간척 500㏊ ▲복구 400㏊ 등에 이른다. 지역별로 경지가 많이 감소한 지역은 경기(-3100㏊), 전남(-2800㏊), 경북(-2000㏊) 등이다. 경기는 수원·화성·남양주 등지에서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전남은 여수 택지개발과 순천 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경지가 많이 줄었다. 경북은 경주 고속철도와 방폐장 건설, 안동 바이오산업단지 조성 등이 원인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美언론 “지난 10년 최고의 괴물은 ‘한강괴물’”

    美언론 “지난 10년 최고의 괴물은 ‘한강괴물’”

    “지난 10년 최고의 괴물은 ‘한강괴물’” 한국영화 ‘괴물’(2006)의 괴물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MSNBC 방송에서 선정한 ‘영화 속 최고의 괴물’에 선정됐다. MSNBC는 인터넷판에서 “영화 ‘잃어버린 세계’가 나온 1925년 이후 많은 거대 괴수들이 스크린을 장식해 왔다.”면서 “그중 가장 좋아하는 몇가지”라며 9개 캐릭터를 선정했다. 이 선정 목록에서 한국영화 괴물은 “지난 10년간 최고의 괴수영화”라는 설명과 함께 마지막으로 소개됐다. 매체는 “봉준호 감독과 특수효과팀 ‘WETA shop’이 만들어낸 ‘한강괴물’은 매우 실감나는 디자인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일반적인 괴수영화에서는 영화가 끝날 무렵에야 괴물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괴물에서는 초반부터 괴물이 등장하면서도 긴장감은 영화 내내 유지된다.”며 “이는 특수효과가 SF영화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평가했다. 또 “신작 괴수영화 ‘클로버필드’(Cloverfield)의 제작진도 이같은 원칙을 잘 이해했기를 바란다.”며 괴물의 예를 들어 할리우드 영화에 충고했다. 공교롭게도 MSNBC가 지목한 영화 클로버필드의 제작자 J.J.에이브람스는 이전에 “한국의 봉준호 감독이 이 작품을 먼저 관람했으면 좋겠다.”며 봉 감독을 시사회에 초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MSNBC의 이번 선정은 영화의 완성도 보다 괴수 캐릭터와 영화의 조화에 비중을 뒀으며 한강 괴물 외에 ‘킹콩’ ‘고질라’ ‘불가사리’ 등의 영화들이 선정됐다. 아래는 선정된 괴수영화 9편 킹콩 King Kong (1933) 심해에서 온 괴물 The Beast From 20,000 Fathoms (1953) 고질라 Godzilla (1954) 뎀 Them! (1954) 플라잉 킬러 Q: The Winged Serpent (1982) 고스트 버스터즈 Ghostbusters (1984) 불가사리 Tremors (1990) 크툴루의 부름 The Call Of Cthulhu (2005) 괴물 The Host (2006)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만도 ‘먹튀’ 희생양?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가 미국계 사모펀드 KKR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과거 외환은행과 제일은행이 외국 사모펀드에 팔릴 때처럼 ‘헐값 매각’과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만도지부 조합원들은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 중인 매각 협상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만도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자유치를 위해 미국계 금융사 선세이지에 매각됐지만 그 결과는 노동자 1000명이 해고되는 것이었다.”면서 “사모펀드인 KKR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것은 과거의 선례에서 보듯 외자유치 효과는 거의 없고, 노동자들만 거리로 내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범 만도지부 정책기획부장은 “외환위기 당시 선세이지는 만도를 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투입된 외자는 1890억원이며 나머지는 은행 차입금으로 조달했다.”면서 “이번에도 외자유치 효과는커녕 구조조정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세이지는 지난 10년간 만도에 대한 유상감자와 배당이익 등으로 3118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합원들은 “회사를 인수하기로 한 KKR가 기업사냥꾼으로 정평이 나 있어 외자유치와는 거리가 멀고, 만도는 제2의 외환은행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과학정책이 미래를 만든다] (1) 압도적인 자본의 힘…미국

    [과학정책이 미래를 만든다] (1) 압도적인 자본의 힘…미국

    미래사회 준비를 위한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각국 정부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연계산업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도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적인 배분과 기초과학 지원을 위해 2004년 과기부총리 체제를 도입,‘과학기술중심사회’로의 변화를 꾀했지만 아직은 기대치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신문은 한국과학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미국과 일본의 과학기술정책체계를 분석하고, 한국의 과학기술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워싱턴 박건형특파원|“미국의 과학정책은 보통 10년을 주기로 변해 왔습니다. 이전 단계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새로운 분야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정치인들 모두 과학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결과나 공약에 따라 영향을 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조지워싱턴대 국제과학기술연구소 니컬러스 보노타스 소장은 과학정책과 관련해 미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미국의 과학정책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보노타스 소장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투자 규모는 전 세계를 다 합친 것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목은 시스템이나 자본투자가 아닌 ‘과학을 대하는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과학기술 예산을 증액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대신 이를 벌충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연구소·민간기업 적극 교류 미국에서 본격적인 과학정책이 등장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다.‘임무지향적(Mission-Oriented) 과학기술정책’으로 알려진 이 시기에 미국 정부는 과학분야의 적극적인 재정 후원자로 자리매김했다.1950년 설립된 국립과학재단(NSF)은 과학 관련 예산의 배분과 지원을 담당하는 독립기구로 70년 넘게 공고한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1980년대에는 ‘혁신지향적(Innovation-Oriented) 과학기술정책’이 미국을 지배했다. 과학기술연구소 장용석 박사는 “미국 산업의 경쟁력이 일본 및 신흥공업국의 등장으로 약세를 보이자, 정부가 과학과 산업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시기”라며 “정부연구소와 민간기업간 적극적인 짝짓기가 이뤄졌고, 인수·합병이나 기술협력 등이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 미국의 과학정책은 요즘 일본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 상황에 놓인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과학정책과 매우 흡사하다. 1990년대에는 임무지향과 혁신지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균형적(Balanced) 과학기술정책’이 등장했고,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새로운 ‘임무지향적 과학기술정책’이 대세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에는 과학기술 전담 부처가 따로 없다. 대신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과학기술정책실(OSTP), 정책개발실(OPD) 등이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NSF는 독립적으로 예산의 수립과 집행을 담당한다. 특히 항공우주국(NASA)과 국립보건원(NIH)은 국방부문을 제외한 미국 과학정책의 핵심이다.NASA가 지난해 집행한 예산은 122억달러,NIH는 277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개별적으로도 한국의 올해 정부 R&D예산 총액(약 1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두 기관에 대한 강력한 투자를 통해 미국은 우주분야에서 러시아를 제치고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NIH는 매년 1500여개의 신약을 발표하며 세계 제약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NIH-NASA 쌍두마차로 세계시장 주도 현재 미국정부가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경쟁력 강화’다. 부시행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미국 경쟁력 강화대책(ACI)’은 미국의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기초과학 육성 및 기술 전문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병술 주미과학관은 “ACI는 구체적이고 치밀한 종합대책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범부처 차원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ACI에는 2007년부터 10년간 1360억달러가 투자된다.NSF는 500여개 과제를 제시해 6400명의 연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에너지부는 2500여명의 연구자를 지원한다. 특히 5년간 7만명의 수학과 과학교사를 재교육시키고 8년간 3만명의 고교 과학보조교사를 채용하는 등 차세대 인재 육성에도 중점을 둔다. 진 과학관은 “ACI는 산업적인 부분에서의 경쟁력 강화보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한국 과학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진 과학관은 미국 과학정책에서 ‘부처 공동 R&D 프로그램(Inter-Agency R&D)’을 높이 평가했다.90년대 이후 미국 정부는 매년 6∼8월에 걸쳐 다음해 R&D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관계부처간 공동사업추진단을 구성하고 있다. 나노기술과 생명과학 등에서는 이미 협업을 통한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진 과학관은 “한국의 부처사업들이 중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축하는 미국의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 [글로벌 시대] 세계 속의 문화세력이 되려면/마크 러셀 문화비평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에서 영화산업만큼 세계화와 깊고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분야는 없을 것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90년대 한국 영화산업이 창의성을 활발히 꽃피우는 데 있어 외부세계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술측면과 투자측면 모두에서 한국 영화의 중요한 발전을 가져 온 사람들은 외국에서 최소한 몇년간의 교육을 받은 인재들인 경우가 많다.CJ 엔터테인먼트와 이미경 부회장,‘친구’의 곽경택 감독,‘헨젤과 그레텔’,‘괴물’의 류성희 미술감독 등이 그러한 예이다. 사실 세계 영화시장은 한국 영화산업의 발생 초기부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1920년대와 30년대 한국은 할리우드에 있어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유망한 영화시장으로 주목을 끌었다.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유나이티드 아티스츠,MGM,RKO 등 주요 영화 제작사들이 당시 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었다. 한국전쟁 후에도 해외 영화는 한국에서 한동안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1980년대 중반 국내 영화사들에 치명적일 것으로 여겨졌던 외국 직배사들에 대한 영화시장 개방도 많은 면에서 한국 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에서 세계화의 교훈들은 잊혀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한국 영화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박스오피스에서 한국 영화가 외국 영화보다 훨씬 더 성공적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영화들은 국내산업에 대한 위협으로 비쳐지고 있고, 스크린쿼터제는 여전히 가장 민감한 이슈로 남아 있다. 심지어 한국 영화배우들은 그들의 매니저들이 영어에 친숙하지 않거나 외국에서 일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주요한 해외 영화에서 배역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곤 한다. 문제는 세계화가 언제나 쌍방향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세계로부터 자신을 차단해 버리면,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 창의성으로부터 차단당하게 된다. 한국 음악산업은 서태지 붐 이래로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10대 팝 우상들만이 끝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한국 TV드라마는 한때 아시아에서 훨씬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대안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신선함을 잃고 서서히 시청자들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어 온 영화산업은 상업적이고 진부한 내용과 단지 몇몇 혁신적인 감독들만이 남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는 투자 규모와 첨단기술을 겸비하고 있으나, 창의성 측면에서 의미있는 영화들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2007년 한국 영화산업이 1997년에 비해서 훨씬 더 적은 수의 재미있고, 도전적이며, 색다른 영화들을 생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한류’가 눈부신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세계적 수준의 생산, 배급 및 관련 기술을 도입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혁명을 가져왔으며 한국을 아시아의 대표적 문화 콘텐츠국가로 만들었다. 이제는 창의성에 초점을 둔 또 다른 흐름이 분명히 요구되고 있다. 만약 한국이 미래에도 중요한 문화 세력으로 자리잡고자 한다면 몇몇의 스타 감독들로는 충분치 않다. 한국 영화 산업은 구조적으로 창의성을 영화개발 과정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제작사들, 그 중에서도 특히 산업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대형 제작사들은 실험적이고 유망한, 재능이 양성되고 촉진될 수 있는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자동차, 전자 등 세계로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교훈을 수년 전부터 익혀왔다. 저가의 복제품을 만드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진정한 가치는 혁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말이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고자 한다면 그 제품은 세계수준의 혁신성을 보여줘야 한다. 마크 러셀 문화비평가
  • [열린세상]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필상 고려대 경제학 교수·전 총장

    [열린세상]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필상 고려대 경제학 교수·전 총장

    지난 선거에서 경제 위기감이 기업인 출신을 대통령으로 뽑게 했다. 문제의 핵심은 실업이다. 근로자들에게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극한적 절망이다. 나라의 미래인 20대는 평균봉급 88만원의 임시직 세대가 되었다.30대 이상 근로자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비정규직이 절반이다. 퇴직자나 고령자는 일자리를 넘보기도 힘들다. 이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국민들에게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생계가 걸린 절박한 요구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연평균 7%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일자리 300만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선 연평균 7% 이상의 고속성장이 어렵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4.5% 수준이다. 이런 상태에서 최근 국내외 여건이 불안하다. 밖으로는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확산되고 유가가 오르면서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안에서는 7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금융불안을 야기하고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설령 성장률 7% 이상을 달성한다 해도 일자리 300만개의 대량 고용창출이 보장되지 않는다. 외환위기 이후 산업구조가 반도체, 철강, 조선 등 일부 산업의 몇몇 대기업 중심으로 편중화되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자동화·정보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고용창출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종업원 300명 이상의 대기업 총고용은 1995년 250만명에서 2005년 180만명으로 줄었다. 더욱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규제완화가 수도권총량제, 출자총액제한 등 대기업을 주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경우 양극화가 심화되고 고용창출효과는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선거공약은 당선을 위해 부풀릴 수밖에 없는 속성이 있다. 이명박 당선인은 이를 인정하고 일자리 만들기의 청사진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 첫째,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제고가 시급하다. 그래야 고용창출능력이 확대된다. 한반도운하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토목공사만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세계경제는 어느 나라가 먼저 미래산업을 발전시키고 시장을 점령하는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지는 무한경쟁체제이다. 따라서 내수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과 함께 첨단지식개발과 해외시장개척을 새로운 경제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 양극화를 해소하는 경제의 틀이 필요하다.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서민과 중소기업들은 연쇄도산의 불안에 빠져 있다. 이런 구조 하에서 어떤 성장정책이나 고용정책도 의미가 없다. 중소기업들의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인적자원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신산업 정책을 경제 살리기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셋째, 고용구조의 개선이 절실하다. 현재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구조로 이원화되어 있다. 이는 노사불안을 가중시키고 성장의 잠재력을 잠식하는 구조이다. 전반적인 임금수준을 낮추더라도 정규직 채용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한편, 과로근무해소, 임금상한제 등을 도입하여 일자리 나누기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현재 주 44시간 이상 일하는 과로근로자가 1000만명에 가깝다. 이를 정상적인 근무로 바꿀 경우 100만개 이상의 추가적 일자리가 가능하다. 넷째,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서둘러야 한다. 경제성장은 삶의 질 향상을 수반해야 한다. 이런 견지에서 유아보육, 노인요양, 환경보호, 문화발전 등에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과 복지를 함께 개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경제수준에서 새로 필요한 사회적 일자리는 1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새정부는 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아 실효성있는 일자리 만들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를 국민들이 믿고 따라 나선다. 물론 여기서 기업과 근로자들도 양보와 타협을 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경제학 교수·전 총장
  • “원작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원작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한국영화에 이야깃거리가 없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에게 그 까닭과 해결책을 직접 들어봤다. 이제 막 시나리오마켓에서 작품을 팔기 시작한 신인 작가들의 바람은 하나.“원작 시나리오가 정당하게 대우받는 것”이었다. 박희(40) 작가는 1991년부터 1994년까지 KBS기자로 일했다. 글감을 찾는 경험의 연장이었다. 시나리오를 쓴 건 재작년부터.‘모텔 순수’‘폐’‘아으동동다리’ 세 작품을 제작사에 팔았다.10년전 방송국 단막극 공모전에 당선된 이시현(36)작가는 10년간 영화계 주변을 전전했다. 노점상에 학습지 교사도 했다. 드라마 작가로도 일하다 ‘싱글맘’‘창대하리라’‘어젯밤에 생긴 일’ 등 세 작품을 제작사에 팔았다. 작년말 개봉한 ‘용의주도미스신’의 각색작가이기도 하다. 감독을 꿈꾸는 유용재(31) 작가는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의 원화를 그리며 영화계에 들어왔다.‘개와 늑대의 시간’의 보조작가로 활동한 그는 시나리오마켓에 등록한 ‘야차-구한말 슈퍼히어로 프로젝트’를 제작사에 팔았다. ● 이야기 부족, 이유는? “두 줄짜리 기획에 꽂혀 각본을 만들어내는 기획영화가 한참동안 판을 쳤어요. 거기에 젖어있다 보니 5∼6년차 작가도 자기 작품 써본 사람이 없어요. 이야기가 없는 게 아니라 영화계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길들여져 개혁이 힘든 상황이랄까요.”(박) “‘용의주도 미스신’‘싱글맘’ 등 코미디만 쓰다 진지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 동원호 소재의 작품을 써봤어요. 제작사에 갖다줬더니 ‘너 할리우드 가라’고 하더라고요.(웃음)40억원의 제작비,200만을 넘겨야 한다는 제작여건을 생각하다 보면 작가 스스로도 한계를 짓게 돼요. 그래서 자꾸 로맨틱 코미디나 스릴러에 몰리는 거고 그게 재탕삼탕 되죠.”(이) “‘한국문학 위기’‘젊은 작가들이 패기가 없다’ 운운에 몇년전인가 소설가 박민규가 욕설에 가까운 반박글을 실었던 적 있었죠. 제 심정이 딱 그래요.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시장에서 한번도 제대로 대우해준 적 없고, 지금 위기는 2∼3년전 투자열풍에 영화를 마구잡이로 양산한 결과인데요.”(유) ● 작가는 일 끝나면 ‘왕따’? “전문 시나리오 작가라는 게 보람이 없어요. 계약할 때만 반짝 좋다가 영화가 올라가면 누구 감독의 영화이지 누구 시나리오 작가의 영화는 아니죠. 그래서 드라마 작가나 감독하려는 사람들도 많고요.”(이) “그래도 저는 전문 시나리오 작가로 사는 게 꿈이에요. 그러려면 이젠 자기 작품을 직접 홍보하고 팔아야 할 것 같습니다.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가치관의 변화가 작가에게도 있어야 되는 거죠.”(박) ● 시나리오 에이전시 생겨야 “일본에서 원작을 가져오는 건 우리 대중문화에 장르문화나 문학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신인의 등용문이자 시나리오를 구입하는 데 좋은 창구 중 하나가 시나리오마켓인데 사실 협상력은 없어요. 제작사도 고객이고 작가도 고객인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하는 거라 중립적일 수밖에요. 작가와 제작사를 중계하는 에이전시가 본격적으로 등장해야 합니다.”(유) “마켓에서 제 작품 ‘아으동동다리’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팔렸어요. 영화계에 제대로 된 이야기가 없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작품이 대우받는 시스템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박)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나라 남북협력기금 조사

    한나라당은 11일 정부 출연인 남북협력기금 운용 내역을 국회와 감사원 차원에서 본격 조사하기로 했다. 남북협력기금은 지난 91년 정부 출연 250억원으로 출발,2007년 11월까지 총 4조 2010억원을 조성했고, 이중 3조 5473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국민들은 남북협력기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지난 10년간 남북협력기금에 대한 감사가 단 한차례도 실시되지 않았던 만큼 필요하면 국회 차원의 조사와 감사원 회계감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日 공직사회는 개혁중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공직사회에 개혁의 바람이 거세다. 공직사회의 쇄신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현재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자문기구인 ‘공무원제도 종합개혁자문회의´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국가공무원 4000명 이상의 감원뿐 아니라 공무원 시험제도의 전면 손질, 공무원의 책임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자문기구는 퇴직한 뒤 재직 때의 비위나 국가에 불이익을 입힌 사실이 드러나는 전직 공무원에 대해 퇴직금을 강제 반환시키는 ‘손해배상 책임제’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주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 소송제’의 공무원판인 셈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제도 개혁기본법’을 제정, 오는 18일 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현행 법은 퇴직 공무원의 경우, 재직 때 비위로 금고형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았을 때만 원칙적으로 퇴직금 전액을 반환토록 강제하고 있다. 또 현직 공무원은 비위 사실이 확인돼 면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퇴직금을 수령할 수 없다. 하지만 ‘손해배상 책임제’에서는 국가가 퇴직 공무원의 비위가 확인된 시점에 퇴직금 반환 절차에 들어간 뒤 법원이 국가의 손해액을 확정하면 퇴직금을 되받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또 손해액의 부족분에 대해서는 재산의 몰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자문회의는 또 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국가공무원 1종시험과 일반 공무원을 뽑는 2종시험을 폐지, 종합직·전문직·일반직으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1종시험에 합격하면 이른바 ‘커리어(career)관료’로 분류돼 자동적으로 고위직까지 승진하는 그동안의 폐단을 막기 위해서다. 나아가 10년간 공무원과 민간인 출신의 비율을 최대 6대4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국가공무원의 인사 업무를 일원화한 ‘내각인사청’을 설립, 승진에 구애받지 않고 전문 지식과 경험을 살리는 과장급 이상의 ‘전문참모직제’의 신설 등도 추진하고 있다. hkpark@seoul.co.kr
  • [월드이슈]日 우정성 개혁 석달

    [월드이슈]日 우정성 개혁 석달

    |도쿄 박홍기특파원|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대한민국호’의 정부조직개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통폐합의 소용돌이 속에 아예 없어진 부처가 있는 가하면 기능이 강화돼 더 커진 부처도 생겼다. 기능이 축소돼 전 정권 때보다 힘을 쓰지 못할 부처도 나왔다. 조직개편은 정책 노선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대세일 수도 있다. 희생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충분히 재고 따져야 한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재도 진행 중인 일본 우정성의 개혁을 통해 변화의 산고를 짚어본다. 지난해 10월1일 ‘일본우정그룹(JP)’이 새롭게 출범했다.130년의 긴 역사를 지닌 우정성이 민영화라는 이름 아래 최대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지난 1985년 국영 통신인 NTT와 일본 국철인 JR의 개혁보다 훨씬 큰 규모의 민영화인 만큼 ‘개혁의 상징’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융권은 당시 “작은 연못에 고래를 풀어놓은 것과 같다.”며 경계감과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 우정성 개혁을 입안했던 다케나카 헤이조 전 우정민영화담당 장관도 “일본에 이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만큼 금융권에 미칠 영향이 엄청나다는 얘기다. 정부출자 100%인 우정그룹의 지주회사 일본우정은 우편사업회사, 우편국회사, 유초은행(郵貯·우편저축은행), 간포생명보험(簡保) 등 4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무려 24만 10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은 민영화에 따라 신분이 공무원에서 ‘준공무원’으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공무원 중 24%가량이 줄었다. 이른바 ‘작은 정부’의 구현이다. ●개혁은 시대 흐름의 반영 우정성 개혁은 시대적 흐름을 배경으로 한다.1980∼90년대 택배산업의 규제가 완화되고 전자메일이 활성화되면서 우편사업의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우편금융 분야에서 다른 금융권에 비해 경쟁우위를 차지하면서 민간 금융시스템을 왜곡한다는 비판도 대두됐다. 일본 전체 금융자산의 4분의 1이 넘는 300조엔 이상이 우편금융에 집중, 우편금융은 ‘절대 도산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론’이 팽배했다. 그런가 하면 우정사업을 통해 마련된 막대한 자금이 정부 재정 투자 및 융자 재원으로 사용됐다. 즉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영과 왜곡된 금융시스템에 메스를 댈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서 개혁은 시작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2001년 4월 ‘행정구조개혁의 상징’으로 우정민영화를 내세웠다. 정치인과 관료들의 반발이 거셌다. 자민당 의원들은 탈당까지 불사했으며 결국 우정민영화법안은 참의원에서 부결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에 맞서 2005년 9월 ‘중의원 해산’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국민의 심판을 택했고, 국민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480석 중 무려 306석을 몰아줬다. 다시 상정된 법안은 국회를 무난히 통과, 민영화를 향한 법적 토대를 갖췄다. ●민영화 3개월, 기지개 켜는중 도쿄도 스기나미구의 고엔지우체국은 10일 오전 고객들로 북적댔다. 민영화는 됐지만 직원이나 내부 공간 배치 등 어느 것 하나 달라진 게 없었다. 우편·보험·은행 등 기존업무도 구분 없이 한 창구안에서 처리되고 있었다. 우체국장인 이치무라 후미코는 “민영화 이전과 비교해 아직 이렇다할 변화는 없다.”면서 “하지만 민간 금융기관과 경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포스트맨’이라는 영화표를 비롯, 각종 공연 티켓을 판매하는 등 새로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보다 우체국을 주로 이용하는 주부 야마모토 와코는 “우체국은 역 앞에 위치해 이용이 편리하다.”면서 “민영화가 됐다지만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부야우체국 등 규모가 큰 우체국들 역시 아직 자회사를 완전히 분리하지 못한 상태이다. 간막이를 설치, 공간적으로만 갈라놓고 있다. 우정그룹의 목표는 분명하다. 시장경쟁에서의 생존이다.2008년 순이익 목표치는 5080억엔,2011년은 5870억엔이다. 유초은행과 간포보험은 2010년 상장한 뒤 2017년 단계적으로 주식을 매각, 완전 민영화의 길로 접어든다. 유초은행은 주택융자, 간포보험은 의료·간호보험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 민간금융기관을 위협하고 있다. 화물포장으로 영역을 확대한 우편사업회사는 국내에서는 창고 보관·배송까지 일원화한 사업을 전개할 뿐 아니라 중국 등 외국과도 제휴했다. 우편국은 우편창구 업무 이외에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취급과 함께 특산품 판매, 여행상품·부동산개발사업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물론 우편국은 채산성이 떨어질 경우, 정리가 불가피하다. 현재 채산성이 낮은 소규모 간이우체국 4300곳 가운데 300곳이 일시폐쇄됐다. 때문에 인구가 적은 지역의 우편망 붕괴 우려도 낳고 있다. 일본 정부측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전제 아래 “우정그룹은 생산성 제고를 통해 일본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JR나 NTT의 민영화 때보다 생산성 제고 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는 바람에서다. 그러나 우편금융자산의 민간 이양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앞으로 10년간 정부의 묵시적 지원이 계속돼 거대 금융그룹으로 완전 변신할 경우, 민간금융기관을 압박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아가 종전 정부기관 체제처럼 비효율의 벽을 넘지 못하면 오히려 국가 경제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hkpark@seoul.co.kr [용어클릭] ●우정그룹(JP) 정부가 100% 출자한 지주회사인 일본우정 아래 우편사업회사·우편국회사·유초은행·감포생명 등 4개의 회사를 두고 있다. 그룹의 자산 규모는 유초은행 187조엔, 간포생명 116조엔 등 303조엔에 이른다. 우체국의 점포수는 전국에 2만 4523개이며, 그룹 전체 직원수만 24만 100명에 이른다. 지주회사를 비롯,4개의 자회사의 대표는 모두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들이다. 스미모토은행, 도요타자동차, 이토요카, 미쓰비시상사, 도쿄해상화재보험에서 회장 등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들이다. 철저한 경쟁과 효율을 위해서다.
  • “환경·에너지 전문가 키워 주세요”

    “환경·에너지 전문가 키워 주세요”

    대전대 행정학과 이창기(53) 교수가 환경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학교에 기부했다. 9일 대전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최근 에너지 및 환경 전문가 양성에 써달라며 5000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이 교수는 이 기금으로 10년간 매년 1명의 장학생을 선발, 에너지·환경 관련 석사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5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기금의 첫 장학생으로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유병연(44) 사무국장이 선발됐다. 이 교수는 도시행정을 전공했지만 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할 정도로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1998년에는 대전대에 에너지정책연구소를 세우기도 했다. 그는 “대전은 녹색연합이 탄생한 곳일 정도로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시발점인 데다 대덕연구단지에 에너지·환경 관련 연구소들이 집중돼 있어 인재 양성 여건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장학생이 석사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들어 제공했다. 또 시민들이 에너지·환경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내각 관료위주 인선에 무게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은 관료 위주로 짜여질까, 아니면 학자와 정치인 등 비(非)관료 중심으로 갈까.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전자(前者)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에서 지난 10년간 1급 이상을 역임한 공무원들의 인사 파일을 중앙인사위로부터 받아 갔다고 한다. 전력(前歷)과 관계없이 차관보급 이상 장·차관을 거친 인사들을 각료 인선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중앙인사위를 비롯해 모든 기관으로부터 확보한 인사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만큼 당선인측의 인력 풀에 한계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결국 공직에서 검증된 인물들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고위 관계자도 “막상 일을 같이 해보니 학자들은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면서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이 확실히 낫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학자 출신은 논문 표절 문제까지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물이 하나 더 있는 셈”이라고 했다. 실적과 실용을 중시하는 이 당선인의 성향도 ‘검증된 인물 기용론’에 힘을 실어 주는 요인이다. 당초 비정치인 위주로 짜여질 듯하던 인수위 간사진이 결국 정치인과 관료 출신으로 채워진 것이 단적인 예로 거론된다. 이 당선인의 최측근 정두언 의원도 각료 인선과 관련, 기자들에게 “마땅한 사람이 많지 않다.”면서 “기존 정부와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해서 배제한다면 유능한 인재를 선발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관료 출신 위주의 조각(組閣)이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점으로는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실무능력이 검증됐다는 것이다. 반면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자칫 개혁에 소극적일 가능성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역대 정부에서 처음에 야심차게 비관료를 중심으로 개혁에 나섰다가 결국 나중엔 관료라는 거대한 바다에 삼켜졌던 전례들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노무현 정부만 하더라도 외교장관에 대학교수를, 법무장관에 여성 변호사를, 정통부장관에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행자장관에 말단 이장 출신을 기용하는 등 파격 조각을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은 대부분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특히 교육부총리의 경우 교수 출신인 이기준·김병준씨가 각각 임명 3일과 13일 만에 도덕성 논란 등으로 조기 하차, 관료 출신으로 대체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료냐, 비관료냐 하는 획일적 구분보다는 부처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조각’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통·폐합이 되는 곳은 이해관계가 얽힌 특정 부처 출신보다는 정치인 등 중립지대 인물이 장관으로 적합하고, 핵심 개혁 공약을 실천할 곳은 학자 등 선거캠프의 핵심 인물을 기용해야 하며, 외교안보 라인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곳은 관료 출신들이 무난하다는 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co.kr
  • ‘영점조정’ 거친 정책순위·평가

    ‘영점조정’ 거친 정책순위·평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각 부처 업무보고가 8일 마무리됐다. 지난 2일 교육부를 시작으로 7일간 정부 57개 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이명박정부’는 친기업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교육 자율화를 강조하는 등 정책방향과 정책 이념에 있어서 이전 참여정부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내보였다. 주된 정책변화는 무엇이고,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과 인수위가 제시한 정책방향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점검한다. 비경제분야의 정부 부처 업무 보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대부분 구체적인 정책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수정된 사안은 일부에 그쳤다.‘이명박식 드라이브’가 어김없이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막대한 예산이 드는 연금 개혁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방향 제시를 한 뒤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놓았다. 교육분야에서는 이 당선인이 ‘관치(官治)’에서 ‘자율’로 공약의 방향을 제시한 대로 거의 대부분 이뤄졌다. 이 당선인은 주요 정책 기능과 권한을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거의 관철됐다. ●총리실등 정부조직 대폭 축소 업무보고에서 대학입시 업무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넘기고 초·중등 교육도 자율학교 설립과 특수목적고 지정 등 사전규제 기능을 시·도 교육청으로 이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 당선인의 공약대로 지난 10년간 유지돼 온 ‘3불(不)정책’도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다. 이 당선인은 대학의 학생 선발권을 3단계 자율화를 통해 대학에 넘기기로 공약했었다. 지난해 논란을 거듭한 수능등급제 개선방안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언론 정책에 있어서도 국정홍보처 폐지라는 이 당선인의 총론은 유지됐지만 업무보고에서는 한국정책방송(KTV) 폐지 등 각론에서 미세하게 차이를 보였다. 인수위가 국정홍보처 폐지와 기자실 원상복구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 당선인의 공약과 같다. 이에 따라 국정홍보처는 해외 홍보부문만 남기고 다른 업무는 각 부처로 흡수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정책방송은 국정홍보처가 국가영상기록 보존 차원에서 존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또한 국정홍보처의 해외 홍보업무도 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민간의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고 입장을 밝혀온 터라 앞으로의 논의 과정도 관심거리다. 신문법을 폐지하고 대체 입법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도 공약대로 이뤄졌다. 인수위는 연금개혁에도 메스를 들이댔다. 이 당선인의 공약대로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은 통합해 일원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특수직 연금을 국민연금에 연계하겠다는 공약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언론·연금정책 시대변화 부응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인수위는 이 당선인의 대북정책 핵심 공약인 ‘비핵·개방·3000’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400억달러 규모의 국제협력기금 조성을 그 수단으로 마련했다. 이 당선인이 제시한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인 우방과의 협력 강화 공약을 위해 인수위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 정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인수위는 미국과 충분한 협의를 전제로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마련해 이 당선인의 공약을 뒷받침했다. 참여정부에서 마련한 ‘국방개혁 2020’도 미세한 조정이 예상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데스크시각] 아이작 스턴의 訪中과 뉴욕필의 北공연/이석우 국제부장

    세계적인 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은 1979년 6월3일 중국 땅을 처음 밟았다. 베이징 공항에서 정중하게 맞이하는 회색 중산복(인민복) 차림의 중국 관리들에게 그는 “음악을 여권삼아 왔다.”며 화답했다. 중국이 ‘10년간의 동란’으로 불리는 문화대혁명의 혼란을 수습하고 덩샤오핑(鄧小平) 주도로 개혁·개방의 발을 디딘지 반년이 갓 지났을 참이었다. 외교부장 황화(黃華)의 초청으로 이뤄진 그의 방문은 막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확고한 의지와 중국인들의 열망을 미국과 세계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당시 개혁·개방 여정이 어디로 이어질지 아무도 가늠하기 어려웠고 외부세계에선 의심에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문화대혁명의 내전상태로 다시 곤두박질칠지, 열리기 시작한 ‘죽의 장막’을 다시 걸어잠글지…. 그런 속에서도 중국인들은 마오(마오쩌둥·毛澤東)의 오랜 주문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얀 연미복을 입은 스턴. 엄숙한 중산복 차림의 베이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 서로 마주보고 모차르트의 자유분방한 작품들을 연주해내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이런 변화를 상징했다. 베이징 필하모닉, 상하이 음악학교와 협연에 앞서 스턴은 이들과 공개 리허설을 가졌고 각급 음악학교들을 방문, 어린이를 비롯한 젊은 음악도들의 연주를 듣고 조언하며 대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의 연주엔 ‘브라보’를 연발하고 “세계 수준급”이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스턴은 청년 연주자들에 대해선 따끔한 훈계와 혹독한 비판도 쏟아부었다. “어린이들의 재능이 20∼30대에 와선 꽃피지 못한 채 사그라진다. 그 아이들에게 10여년 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가.” 제도와 시스템, 중국적 질서와 권위를 질책하는 듯한 지적에도 중국 음악인들은 겸손하게 마음을 열었고 키 작은 유태계 음악가의 모차르트 선율에 환호하고 열광했다. 마치 딱딱한 껍질 속에 감춰져 있던 중국인들의 감성과 자유분방함을 스턴의 선율에 맞춰 드러내 보이는 듯했다. “그들의 서구 음악에 대한 통로는 극히 제한돼 있었다. 열정과 다양한 색채를 갖고 연주하는 것에도 익숙지 않았다.”고 스턴은 회고했다. 절정기를 누리던 거장의 3주간 활동은 1980년 아카데미 기록영화상을 받은 ‘마오에서 모차르트까지, 중국에서의 아이작 스턴’으로 남겨졌다. 다음달 25일부터 2박3일 동안 이어지는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은 29년 전 스턴의 중국 방문과 닮은 점을 많이 지녔다. 개혁·개방을 막 시작했던 중국, 국제사회로 나가는 문고리를 잡고 좌고우면속에 있는 북한. 음악과 체육 등 민간교류를 통해 개혁·개방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알리고 바깥 세계와 접촉 면을 넓히려는 지도층…. 29년 전 스턴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돌면서 그랬듯, 뉴욕 필의 이번 방문에서도 공개 리허설과 뉴욕 필 단원들이 북한 음악도들의 연주를 평가하고 바로잡아주는 ‘음악 교실’도 예정돼 있다. 스턴의 공연 때처럼 관객들의 설레는 표정과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듯한 열정어린 환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동평양대극장에서의 공개 리허설과 음악 교실에서도 스턴과 같은 직설적이고 날카롭지만, 우정어린 지적이 나오고 이에 대한 북한 음악인들의 열린 마음의 조응을 기대할 수 있을까. 29년 전 스턴이 마오를 넘어 모차르트까지 감싸안으려 했던 중국을 목도했듯이 이제 뉴욕 필 단원들은 ‘주체’를 넘어 세계를 품으려는 북한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30년만에 점(點)에서 선(線)으로, 선에서 면(面)으로 확대돼 나갔듯이 북한의 개혁실험도 번져나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진일보한 행동들을 모아나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이석우 국제부장 jun88@seoul.co.kr
  • 대교협은 ‘제2의 교육부’

    대교협은 ‘제2의 교육부’

    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 총회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함으로써 한껏 고무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제2의 교육부’로 불릴 정도로 한껏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찬장에서 새 정부의 대학입시 자율화 방침과 함께 책임도 강조했다. 대교협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건배사에서 “자율”을 외치자 참석한 총장들은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손 총장은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고, 우리 역사에 추앙받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당선인의 참석에 대해 “대교협은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행사는 전국 201개 회원 대학 가운데 이례적으로 169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뤘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들이 김신일 교육부총리보다는 손 총장에게 몰려 대교협과 교육부의 뒤바뀐 위상을 보여줬다. 김 부총리는 지난 10년간 교육이 혼란스러웠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도) 입시는 보완은 하되 뒤집지는 말아야 한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다. 현 대교협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에게는 “정부도 대학의 자율성에 동의한다. 규칙을 정해놓고 하다 보니 규제로 나타났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총회와 오찬에 이어 열린 분과회의에서는 새 정부의 자율화 확대 방침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지방대 총장들은 대학 자율화 정책이 자칫 대학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윤경로 한성대 총장은 “자율화라는 것이 말은 좋지만 기업논리를 대학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메이저와 마이너 대학,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재현 공주대 총장은 “자율을 주는 것은 좋지만 대학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식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최성해 총장은 “그간 대학의 무한경쟁 체제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이 당선인과 오찬을 통해 보완책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센스있는 자막 한 줄… 뮤지컬 볼 맛 나네~

    ●내한공연 `지저스 크라이스트…´ 자막 엉망 관객불만 최근 막을 내린 오리지널 뮤지컬 공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부실한 진행으로 여러 가지 불만을 초래했다. 격에 맞지 않는 공연장, 불량한 음향 시설, 태만한 행사 진행 외에 한 가지 더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문제는 자막이었다. ‘지저스…’는 해외팀의 첫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2004년 국내 배우들에 의해 공연될 때 쓰였던 1차 번역본을 그대로 갖다 자막으로 사용했다. 한마디로 무성의한 처사다. 무대 보랴, 자막기 보랴 한 줄 대사도 벅찬데 무려 4줄이나 되는 대사가 주르륵 뜨기 일쑤고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 지도를 위한 지문까지 그대로 나와 실소를 자아냈다. 자막이 넘어가는 시점도 문제가 됐다. 연기나 노래와 상관없이 휙휙 넘어가거나 삭제되기도 하고 그나마 나오는 것도 해석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한 관객은 “자막 읽기를 포기하라.”는 조언(?)을 홈페이지에 남기기도 했다.흔히 오리지널 공연이라고 불리는 인기 뮤지컬의 내한 공연이 부쩍 많아진 요즘, 공연의 재미와 질을 담보하는 요건으로 자막의 중요성이 새삼 대두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무대 장치, 연출 등 기본기가 갖춰진 상황이니만큼 ‘잘 단 자막 한 줄’은 공연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화룡점정’이다.●한국 정서맞게 수정된 `렌트´ 웃음 포인트 잘살려 지난해 다녀간 뮤지컬 ‘렌트’의 오리지널 공연은 이 점에 있어서 관객들에게 점수를 땄다. 코믹한 부분은 관객 정서에 적극 부응해 대사가 수정됐으며, 전개와 딱 맞아떨어지는 자막 처리로 웃음의 포인트를 잘 살렸다. 외국에 수출되는 국내 대표 뮤지컬 ‘명성황후’도 초연 이래 10년간 끊임없이 자막을 수정해 오고 있다. 에이콤측은 “안선재 서강대 영문과 교수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끊임없이 손질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동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를 놓고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월2일부터 우여곡절 끝에 막이 올라가는 오리지널 뮤지컬 ‘위 윌 록 유’ 또한 자막에 대한 고민이 크다.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인지도 높은 노래 24곡으로 채워지는 이 공연의 성패는 번역과 자막 작업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한국에서 금지곡이 유난히 많았던 데서 알 수 있듯이 가사의 내용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다.“엄마, 난 지금 사람을 죽였어요”로 시작되는 ‘보헤미안 랩소디’나 성적인 묘사가 들어 있는 ‘돈 스톱 미 나우’ 등을 그대로 직역해 전달했다가는 오히려 민망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공연을 기획한 이룸이엔티측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노래들은 일일이 다 번역해서 맛을 떨어뜨리기보다 대략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공연관람 질 향상 위해 이제는 자막도 연출해야‘위 윌 록 유’‘섬보디 투 러브’‘위 아 더 챔피언스’ 등 익숙한 후렴구 등은 번역을 하지 않고 영어로 그대로 전달할 예정이다. 커튼콜에만 나오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섬보디 투 러브’와 묶어 관객이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방 분위기 연출을 위해 영어 발음을 한글로 병기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위 윌 록 유’의 번역 감수를 맡고 있는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이미 다 갖춰진 외국 프로덕션의 공연을 들여올 때 한국 기획사가 심혈을 기울일 부분은 자막뿐”이라며 “공연 관람의 질을 더 높이기 위해 이제 자막 연출도 필요한 시대다. 명품 공연이냐 아니냐의 판가름은 여기서 난다.”고 강조했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열린세상] 낡은 패러다임 확실하게 깨라/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열린세상] 낡은 패러다임 확실하게 깨라/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17대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연인만 바뀐 것이 아니라 자칭 진보니 좌파니 하는 세력의 교체를 의미한다. 특히 현 집권세력의 대참패로 나타난 대통령선거는 지난 10년 간의 좌파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고, 우리 사회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렬한 바람이기도 하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지역주의에 의존한 준비 안 된 세력들의 구호식 낡은 정치와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역사의 지체만 가져왔다.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민주화의 단계로 접어들었으면 김대중 정부에서는 이를 제도화하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갔어야 했음에도 김대중 정부에서도 2년 채 못가 국정운영에서 실패하고 민주화나 찬양하고 통일타령이나 하면서 남은 시간을 때우고 이너서클간에 권력을 나누어 가지다가 물러갔다. 노무현 정부도 좌파운동의 전술과 전략의 기술을 동원하여 정권을 잡았으나, 철 지난 민주화 패러다임과 구시대적 사회주의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낡은 선전선동의 기술을 이용한 정권유지 그리고 이너서클간의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으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5년 내내 안하무인격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대통령의 업무수행 능력과 권위를 상실한 천박한 언행과 돌출행동은 나라의 위신을 심하게 추락시켰을 뿐 아니라 국민의 자존심까지도 여지없이 뭉개어 버렸다. 많은 오류와 잘못에 대한 비판에는 귀를 틀어막고 진보니 민주화니 하는 구호를 방패삼아 무능을 가리려고 했지만, 결국 진보의 진정한 의미와 민주화의 소중한 가치까지 우습게 만들어 버렸다. 집권세력은 정권교체를 막기 위해 대통령선거에서 오로지 네거티브전술에만 올인하여 상대를 비난하고 공격했지만 지난 세월동안 화가 난 유권자들에게 이런 전술은 먹혀들지 않았다. 유권자의 판단기준은 오로지 망가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판단기준은 지난 정권에 대한 심판이자 새 정부에 대한 요청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새 정부도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로 출범한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탄생한 것에 의미가 있다. 새 정부에서도 국민의 기대는 이제 정치와 국정운영에서 낡은 패러다임을 완전히 청산하고 시대에 걸맞은 선진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새 정부는 기존의 국정운영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이는 낡은 보수세력의 복귀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10년간의 좌파정부가 보여 온 형태도 여전히 낡은 사회주의적 가치관에 기초한 좌파수구주의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타령으로 나라를 망친 것이기에 이제는 이런 낡은 패러다임을 철저히 깨 달라는 것이고, 시대 흐름에 맞추어 한국을 선진국가로 만들 능력있는 새 인물의 등용과 책임있는 국정운영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국민이 새 정부의 출범에서 먼저 눈여겨보는 것은 이런 변화욕구에 합당하게 해당 분야의 최고 인물들을 기용하여 국정운영의 진용을 짜느냐 아니면 실패한 이전 정부들과 같이 선거공신들과 이너서클의 자기사람들이나 끼고 돌고, 학연, 지연에 기초하여 권력이나 나누어 먹는 행태를 보이느냐 하는 것이다.4월 총선은 이 지점에서 1차적으로 판가름날 것이고,4월 총선에서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하면 5년 내내 개혁은커녕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된다.10년만에 국정운영의 주도세력이 교체된 2008년에 국민들이 진정으로 보고 싶어하는 것은 국정운영과 사회풍조에서 기존의 낡은 패러다임을 확실하게 깨부수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와 실천력이다. 여기에서 성공하지 못할 때 5년 후 국민의 심판은 또다시 준엄할 것이다. 정종섭 서울대 법학 교수
  • 李 당선자 “기쁨은 잠시 두려운 마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31일 “막상 정권을 교체하고 보니 두려운 마음도 있다. 기쁨은 잠시뿐 두려운 마음이 있는 게 솔직한 제 고백”이라고 말했다.1960년대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에 앞장섰던 인사들이 결성한 6·3동지회의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에 참석해서다. 1992∼94년 이 단체의 회장을 역임한 이 당선자는 이날 모임에서 “향후 5년은 순탄한 길이 아닐 것이라고 짐작된다.”면서 “10년간 흐트러진 모든 것들의 제자리를 잡는 일에 더 큰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을 낮은 자세로 섬김으로써 국민이 주는 권위를, 잃어버린 권위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이 당선자를 측면 지원해온 모임답게 이날 행사에는 900여명이 모여 호황을 이뤘다. 이 당선자는 앞서 오전에는 강원 철원의 6사단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헬기를 타고 도착한 이 당선자는 북한 지역이 보이는 평화전망대에서 부대현황과 북한군 동태 등의 설명을 들었다. 방명록에는 “강한 안보의식이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6사단 수색대 식당에서 직접 배식판에 음식을 받아 장병들과 식사를 했다. 그는 장병들에게 “젊은이들이 나라 사랑하고 국방의 의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격려했다. 배식판의 음식을 남김없이 비운 이 당선자는 식사를 마치며 “모든 분이 근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갈 때,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일자리 가질 사람, 공부 계속할 사람 모두 돌아가도 걱정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스페이스 코리아] 한국, 우주를 품다

    [스페이스 코리아] 한국, 우주를 품다

    ‘스페이스 코리아(SPACE KOREA) 원년이 밝았다.’ 올 한해는 한국 항공우주 분야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여럿 세워진다. 우선 4월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31)씨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떠난다.6월쯤에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나로우주센터’가 문을 열고 연말에는 이 우주센터에서 우리기술로 제작된 인공위성이 발사된다. 점차 지구상의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우주는 그야말로 ‘신천지’다. 이웃 일본과 중국이 이미 달탐사위성을 발사했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탐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한국이 우주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이유도 더 이상 뒤처지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부 이근재 기초연구국 우주기술협력팀장은 “달탐사와 유인우주선 발사 등 선진국의 성과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도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불붙고 있는 우주개발 경쟁에 우리도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사실상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4월 8일 오후 8시, 우주로 간다 지난 연말 귀국해 우주과학홍보 등 대외활동을 마친 고산씨는 부후보인 이소연씨와 함께 2일부터 강도 높은 종합훈련에 돌입한다.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진행되는 ‘우주과학 임무 종합훈련’은 우주에서 수행할 우주실험과 똑같은 장비가 사용되며, 우주에서와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의 우주인 신체형상의 변화를 보기 위한 무릎 연골세포 배양 실험, 대기 및 기상변화 관측 실험, 국제우주정거장 내 소음 측정 실험, 한국음식을 이용한 우주식품 개발 연구 등 기초과학실험 13개와 교육실험 5개를 위해 실험 수행 방법 등을 최종 점검하게 된다. 이들은 우주과학실험 임무훈련을 포함한 국내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 뒤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로 가 1주일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미국 모듈에 대한 훈련을 수행하고 러시아로 돌아가게 된다. 이어 러시아에서는 우주선 탑승 전까지 지구 귀환시 숲·늪지대 비상착륙에 대비한 지상생존 훈련 등 강도 높은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 고씨는 4월 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 세르게이 볼코프(선장), 올레크 코노넨코(우주비행 엔지니어)와 함께 우주로 출발한다. 고씨는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머물면서 미리 준비해간 장비로 18가지 우주과학실험을 한 뒤 4월19일 귀환하게 된다. ●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완공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외나로도에는 우주를 향한 국민의 염원이 담긴 나로우주센터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495만㎡ 부지에 총 공사비 2649억원을 투입해 2003년 8월 시작된 공사는 4년여만에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발사대 건설과 부두 공사를 끝으로,3월 건축공사에 이어 6월 토목공사가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2개국이 모두 26개의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10개를 보유해 가장 많고 러시아와 중국이 3개, 일본이 2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인도, 프랑스, 브라질, 카자흐스탄, 호주, 파키스탄, 캐나다 등도 각각 1개를 갖고 있다.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발사대 시스템을 비롯해 발사 통제동(MCC), 위성시험동, 발사체 종합조립동, 고체 모터동, 광학장비동, 우주체험관(교육홍보관), 추진기관 시험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연말 국내에서 만든 발사체(로켓)로 우리 위성이 자력으로 발사된다. 이곳에서 발사될 과학기술위성 2호는 벌써 제작이 완료된 상태다. 현재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등 8개국이며 한국이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9번째 국가가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고산·이소연 인터뷰 “우주인 기사가 흥미위주로만 실려 아쉬워” “정치할 생각 없냐고요? 제 꿈은 우주제국 건설인데요. 소연씨는 러시아어 시간에 미래희망이 대통령 부인이라고 하더라구요.” 지난해 3월 러시아로 출국한 후 쉼없이 달려온 한국 최초 우주인 고산(31)씨와 부후보 이소연(29)씨는 짧은 휴가가 마냥 즐거운 모습이었다. 교육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풀어놓으며 민감한 질문은 농담으로 받아 넘기는 여유도 보였다. 지난 연말 귀국한 이들이 받은 겨울휴가는 딱 일주일.2일부터는 대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다시 훈련이 시작된다. 이씨는 “8월에 오고 12월에 왔으니까 4개월 만인데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흐른 것 같다.”면서 “금방 4월이 오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고씨는 우주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고씨는 “러시아 인터넷이 느려서 동영상은 못 보고 뉴스검색을 가끔 하는데, 우주인 기사가 흥미위주로만 실리고 의미는 축소되는 것 같다.”면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이제야 우주인을 배출한다는 것은 오히려 늦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도 “발사체 기술이나 유인우주선 기술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직까지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국가가 몇 곳 안 된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우주인을 꿈꿀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훈련과 실제 우주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과 실험 결과를 한국이 갖게 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고씨는 “언론이 이 같은 부분을 강조해줘야 한국 우주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부탁했다. 훈련을 받고 있는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 관한 얘기들도 털어놨다. 이씨는 한국 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지난 추석 때는 우주인들을 모아 놓고 송편을 만들기도 했고, 비빔국수나 콩국수를 만들어서 모두들 즐거워했다고 한다. 고씨는 “엘리트인 훈련교관들이 군인 신분이다 보니 수입이 낮다는 점에 놀랐다.”면서 “교관 하나가 집으로 초대해 보드카를 대접했는데, 알고 보니 돈이 없어서 에탄올에 물을 섞은 술이었다.”고 말했다. 부후보인 이씨가 고씨 대신 우주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 이씨는 “러시아에서 그런 일이 두 번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예전에는 3명으로 이뤄진 팀 중 한 사람만 문제가 생겨서 팀이 통째로 교체됐는데, 요즘은 특정 임무 담당자만 바꿔도 문제가 없다는 점이 증명돼 가능성이 더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한국 우주개발사업 로드맵 “우주인 배출은 한국이 우주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는 첫 걸음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더욱 높은 곳에 있습니다.”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발표한 ‘우주 개발사업 세부실천 로드맵’에 대해 “과정을 건너뛰지는 않지만, 최대한 빨리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계획표”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수립된 ‘우주개발 진흥 기본 계획’에 따라 연말 완성된 로드맵은 향후 10년 이상의 우주개발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 로드맵은 발사체, 우주탐사, 인공위성, 위성활용 등 4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역시 우주탐사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는 2017년 달 탐사위성 1호(궤도선) 개발사업에 착수해 2020년 발사하며,2021년에는 탈 탐사위성 2호(착륙선) 개발사업을 시작해 2025년에 쏘아올린다. 이 밖에 인공위성의 경우 저궤도 실용위성은 다목적 실용위성 3호 등을 통해 2012년까지 시스템 기술,2016년까지 본체 기술을 자립화한다. 소형위성은 2010년 과학기술위성 3호를 발사한 뒤 3∼4년 주기로 100㎏급 마이크로위성을 발사하고, 매년 2기 내외의 1∼10㎏급 나노 및 피코 위성을 개발하게 된다. 기술 자립도가 가장 낮은 발사체는 올해 170t급 소형위성발사체(KSLV-Ⅰ)를 발사하고 2017년까지 300t급 한국형 발사체를 자력으로 개발하며 2026년까지 우주탐사용 위성발사가 가능한 우주운송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같은 계획을 구체화시킨 것은 미국, 러시아 등 일부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우주개발 경쟁이 세계 각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경험이 있고, 일본은 10년간 모두 44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달 탐사선 ‘가구야’를 발사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착륙선을 달에 보낸다. 인도도 오는 4월 달탐사선 ‘차드라얀 1호’를 쏘아올린다. 과기부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우주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구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달에는 핵융합발전의 원료인 헬륨3가 엄청나게 매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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