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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반성장 시너지가 향후 10년 경쟁력” STX 3대 경영기조 확정

    STX그룹은 향후 10년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개척 정신과 인재 경영, 시너지 강화를 ‘3대 경영기조’로 삼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STX그룹은 지난 4~5일 STX 문경리조트에서 강덕수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등 230여명의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201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글로벌 개척 정신은 아프리카 등의 신흥 시장 개척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룬다는 것, 인재 경영은 체계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시너지 강화는 전 계열사의 역량을 한데 모아 힘을 극대화하자는 게 골자다. STX그룹은 또 올해 초 목표로 세웠던 ‘2020년 매출 1000억 달러’ 실현 방안으로 ▲글로벌 톱 사업 부문 육성 ▲경영 효율성 극대화 ▲시스템 경영 확립 ▲미래 성장 모멘텀 확보라는 ‘4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강덕수 회장은 “앞으로 10년은 안정적 성장을 통해 시장에서 신뢰를 강화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며, ‘동반 성장’이 그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나로호 제작社 또 사고쳤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하단부를 제작한 흐루니체프사의 로켓이 5일(현지시간) 탑재돼 있던 글로나스 통신위성 3기와 함께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글로벌위치파악시스템(GPS)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려던 러시아의 계획이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청(로코스모스)은 이날 오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위성운반용 로켓 ‘프로톤-M’이 예정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탑재된 글로나스 통신위성 3기와 함께 하와이에서 1500㎞ 떨어진 바다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프로톤-M은 나로호의 하단 부분을 제작한 흐루니체프사의 주력 로켓으로 1965년 개발된 프로톤을 2001년 개량한 모델이다. 현재까지 20여 차례 발사됐으며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해 왔다. 프로톤-M은 지난 2002년에도 로켓이 정상절차보다 일찍 점화되는 바람에 프랑스 통신위성이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다. 연방우주청은 “가능한 한 모든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위성 추락으로 인한 희생자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세계 위치추적 시스템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의 GPS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20억 달러를 투자해 글로나스 위치추적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왔다. 이번에 발사된 글로나스 통신위성 3기는 지난 9월 성공적으로 발사된 3기와 함께 시스템 조성의 마지막 단계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발표에서 “위성 추락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고가 새 위치추적 시스템 구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현재 글로나스 위성군에서 가동되는 위성은 비상 위성 2기를 포함해 모두 26개로 이미 러시아 연방 영토 전체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車 내주고 양돈·제약·비자 챙겼다

    車 내주고 양돈·제약·비자 챙겼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을 통해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2.5%)의 철폐 시점을 당초 협정의 ‘발효 즉시’에서 ‘발효 후 5년째부터’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그 대가로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 관세(25%)의 철폐 시점을 2016년으로 2년 늦추고 복제의약품 시판허가와 관련한 허가·특허 연계 의무의 이행도 3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의 FTA가 2007년 6월 양국 서명 이후 3년 5개월 만에 추가협상을 통해 최종 타결 수순을 밟게 됐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 양보 요구를 받아들였고 그 대가로 양돈, 제약 및 비자 분야에서 이득을 얻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합의는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 측의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자동차 분야에서의 상호적용과 다른 분야의 우리 요구를 반영해 전체적으로 이익의 균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인 자동차 부문은 양국이 모든 승용차를 대상으로 관세를 협정이 발효된 4년 뒤 5년째 해에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관세 2.5%를 발효 후 4년간 유지한 뒤 철폐하기로 해 정부의 목표대로 2012년 1월 1일 협정이 발효되면 2016년 1월 1일부터 관세가 없어진다. 한국은 발효일에 관세 8%를 4%로 인하하고 이를 4년간 유지하고 나서 철폐하게 된다. 양국은 2007년 체결된 FTA 협정문에서 3000㏄ 이하 한국산 승용차는 FTA 발효 즉시, 3000㏄ 초과 승용차는 3년 이내에 2.5%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던 것을 이번 합의에선 배기량에 상관없이 4년 후 철폐하기로 고쳤다. 당초 10년간 없애기로 했던 미국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8%)의 철폐기간도 앞당겨 한국은 발효 즉시 8%를 4%로 인하하고 그로부터 4년 뒤 두 나라 모두 없애기로 했다. 또 한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자동차의 자가인증 허용범위를 연간 판매대수 6500대 이하에서 2만 5000대 이하로 늘리기로 했다. 두 나라는 또 자동차에 관련된 특별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규정을 신설했다. 우리 측 요구사항인 돼지고기 관세는 당초 협정에서는 2014년까지 철폐하기로 했으나 이를 2016년으로 2년 연장했다. 이 품목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돼지고기의 3분의2를 차지한다. 복제의약품 시판허가와 관련한 허가·특허 연계 의무의 이행도 3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신약 출시 비중이 낮은 국내 제약업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리 업체의 미국 내 지사 파견 근로자에 대한 비자(L-1)의 유효기간도 연장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는 양국에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며 한·미 동맹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통상현안 회의를 주재하면서 김종훈 본부장으로부터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를 보고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태균·김성수기자 windsea@seoul.co.kr
  • [한·미 FTA 타결-무엇을 잃었나] 美는 트럭 8% ‘관세 철폐’… 韓은 원안 고쳐가며 ‘혜택 철폐’

    [한·미 FTA 타결-무엇을 잃었나] 美는 트럭 8% ‘관세 철폐’… 韓은 원안 고쳐가며 ‘혜택 철폐’

    지난 3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에서 가장 관심을 끈 부문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미국이 FTA의 추가 협상을 요구한 이유이자 우리 정부가 기존 한·미 FTA의 가장 큰 성과로 지목했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세철폐 시한이나 환경·안전 기준 등을 살펴봤을 때 미국차의 한국 수출 환경은 크게 개선됐지만 우리가 얻어 낸 것은 찾기 어렵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07년 FTA 본협정에서 3000㏄ 미만 한국산 승용차는 FTA 발효 즉시, 3000㏄ 초과 승용차는 3년 이내에 2.5%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지만 이번엔 시한이 일괄적으로 ‘발효 뒤 5년째’로 미뤄졌다. 대신 미국차 관세는 FTA가 발효되자마자 현행 8%에서 4%로 조정된다. 관세 완전철폐는 5년 뒤 이뤄진다. 한국산 트럭 관세도 8년간 기존 25%가 유지된 뒤 나머지 2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원래는 25%의 관세가 10년간 균등하게 없어질 예정이었다. 반면 미국산은 원안대로 8%의 관세가 바로 철폐된 채 국내에 수입된다. 본협정에서 한국차는 미국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일본차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 추가 협상으로 발효 5년 뒤에야 ‘FTA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더구나 추가 협상에 따라 유럽차 업계가 한·유럽연합(EU) FTA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경 기준도 미국차만 특혜 새로 마련된 자동차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도 문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관세 인하 등에 따라 수입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수입국 정부가 인하된 관세를 다시 원래 수준으로 복귀시키는 조치를 말한다. 우리 정부는 양국이 세이프가드를 발효할 수 있고, 실제 적용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47만 6857대의 자동차를 수출한 반면 미국차는 7663대만 수입했다. 세이프가드가 발효되면 우리 기업의 피해가 훨씬 큰 셈이다. 더구나 미국이 한국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는 기간은 각각 15년, 20년으로 일반 세이프가드 적용 기간인 10년보다 더 길다. 안전·환경기준 등 우리 측의 비관세 장벽 역시 상당히 낮아졌다. 기존 협상문에서는 미국 안전기준대로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차량 판매량이 연간 6500대 미만이었지만 이번에 2만 5000대로 확대됐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미국차 차종의 연간 판매대수가 5000대를 넘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차 브랜드들은 국내 기준과 상관없이 한국에서 자동차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환경 기준의 경우 한국은 앞으로 10인 이하 승용차의 경우 연비를 17㎞/ℓ 혹은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140g/㎞로 강화할 방침이지만 미국차는 20% 정도 완화된 14.6㎞/ℓ 혹은 이산화탄소 168g/㎞만 충족하면 된다. 대신 우리 정부가 추가 협상의 성과로 언급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미국 관세 4%의 즉시 철폐’는 기존 합의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다. ●업체들 “견딜 만하겠지만…” 국내 자동차업계는 통상부문의 불확실성이 제거됨으로써 미국 시장에 대한 중장기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심스럽게 “견딜 만한 합의 내용”이라는 말도 나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품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서 올해 40억 달러로 전망되는 중소기업의 부품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로써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 완성차 공장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이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95만대로 전망되는 한국차의 미국시장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 혜택이 줄면서 대미 물량이 많은 현대기아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와 수출 전략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트럭관세 철폐가 미뤄진 것도 ‘국내 업체들이 아직 생산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개발해 미국에 진출하면 현지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미국 측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한·미 FTA 과정·내용 국회서 꼼꼼히 따져라

    말도 많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마무리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주 미국에서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을 갖고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추가협상을 끝냈다. 추가협상이라고는 하지만 노무현 정부와 조지 W 부시 정부 간에 2007년 4월 타결된 FTA의 자동차 부문과는 상당부분 달라 재협상이나 마찬가지다. 양국 정부는 승용차에 물리는 관세는 FTA 발효 후 5년째에 없애기로 했다. 2007년 체결한 FTA 협정문에는 미국은 3000㏄ 이하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관세 2.5%를 즉시 없애고, 3000㏄를 초과하는 경우 3년 이내 철폐하기로 돼 있다. 양국 정부는 한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자동차의 환경 및 안전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수출한 자동차가 급격히 늘면 미국이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관세 철폐 이후 10년간 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전반적으로 한국차의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규제는 종전 FTA 협정문보다 강화하고 미국차의 한국시장 진출은 보다 쉽게 하는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국인 미국이 한국에 추가협상을 요구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한·미 FTA는 3년 전에 타결되고 정부 간 서명이 이뤄졌다. 그런데도 오바마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추가협상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현실적으로 미국의 힘을 무시할 수 없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FTA 추가협상이 전격적으로 타결된 것도 흔쾌하지가 않다. 미국이 우리나라의 안보문제를 이용, 너무 몰아붙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FTA 추가협상 내용과 관련, 굴욕협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한 게 실질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지만 국회에서의 비준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미 FTA는 경제적인 효과 이외에도 한·미동맹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여야는 당리당략을 떠나 FTA 추가협상 과정과 내용, 이해득실 등을 꼼꼼히 따져 국민과 국익을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하기 바란다.
  • [시론] 대북지원 어떻게 해야 하나/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대북지원 어떻게 해야 하나/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온 나라가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혼란스럽다.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건설한다.’는 우리네 과거 1960년대식 표어처럼, 우리 처지는 북한 정권의 도발적 공격에 맞서 싸우면서 동족인 북한 주민의 도탄지고(塗炭之苦)를 간과할 수는 없는 이중적 위치에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지원은 상호주의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입각한 대북 지원정책에 따라 일관되게 진행되어 왔다. 민간단체를 통한 영유아 지원(105억 2000만원), 국제 NGO를 통한 말라리아 예방 영유아 지원(216억원), 지난해 12월 북한에 발생한 신종플루 치료제 및 손소독제 등을 긴급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인도적인 대북 지원은 계속 추진되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우리가 지원하는 각종 물자들이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보다는 군수품으로 전용되거나 북한 고위층의 품위 유지용으로 사용될 개연성이 높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지난 정권부터 대북 지원의 실질적 효과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과거 10년간 약 2조 7000억원 상당의 대북 지원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는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의 대북 지원이 북한 정권의 핵무기, 미사일, 대량살상무기(WMD) 등과 같은 군사 목적 및 북한 지도층의 사치와 권력 유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당위성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천안함 피격으로 우리 군 46명의 희생자가 발생함으로써 이와 같은 우려는 현실화되었지만, 오히려 북한은 ‘국방위의 검열단 진상공개장’을 통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어뢰 공격이 아닌 좌초로 몰아가며 천안함 사태의 진상을 호도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급기야는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정전 이후 처음으로 전쟁 수준의 해안포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독재체제의 실체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단체의 대북 쌀지원 등 향후 지원이 정당한지에 대해 정부와 유관 기관은 초심으로 돌아가 심사숙고해야 한다. 언제까지 북한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동을 보면서도 끌려가는 일방적인 대북 지원을 계속해야 하는가. 대북 지원에 대한 북한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이러한 문제들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국민 중에서 극빈층을 포함해 기초생활수급자만 약 160만명에 이르고 결식아동 100만여명 중 40여만명은 정부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혈세를 통해 대북 지원이 이루어지는 만큼, 앞으로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은 맹목적인 대북 지원은 자제함이 마땅하다. 다행히 정부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안보경제점검회의에서 우선적으로 민간단체의 향후 대북 지원을 엄격히 검토하기로 하였다. 연평도 군사 도발을 계기로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의 단순한 대북 지원이 어떠한 문제와 결과를 가져왔는지 원점에서 재평가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대처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다시 말해 북한 당국의 궁극적인 개방과 북한 주민에게 직접 혜택을 줄 수 있는 공세적이고 구체적인 대북지원전략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한다. 차제에 여러 가지 한계가 있는 1차적인 직접 지원보다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개방을 통한 경제적인 인프라 구축과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방향으로 대북 지원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하여 거시적인 자세로 남북통일 이후를 준비하자. 유대인들은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잡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리하여 남북관계의 중차대한 격변기에 새로운 남북관계의 대비와 대북지원과 관련한 우리 내부의 분열을 지양하고, 국민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 통일된 미래한국을 대비해야 한다.
  •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GDP 10년간 80조 증가… 농업피해 年 6700억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GDP 10년간 80조 증가… 농업피해 年 6700억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크다. 2007년 4월 3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연구기관은 한·미 FTA 체결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0년간 80조원(6%) 늘어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 국민을 5000만명으로 계산하면 1명당 실질소득이 연 16만원 정도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10년간 소비자에게 돌아갈 후생 혜택도 20조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산 수입품이 싸게 들어오는 덕에 한 사람이 1년에 4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다는 말이다. 10년간 무역수지는 46억 달러, 전체 무역흑자는 200억 달러가 각각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도 230억~320억 달러 정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지만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에 비해 외국인 직접 투자가 미진하다.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 교섭대표는 “2007년 타결된 한·미 FTA보다 후퇴할 것이라는 비판을 무릅써 가며 협상을 이어간 것은 그래도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는 많다는 판단에서였다.”고 말했다. FTA를 더 잘살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전체 GDP에서 수출입의 비중이 80%인 우리나라로서는 경쟁국보다 한 발 먼저 좋은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 FTA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낮은 생산원가를 경쟁무기로 수출을 늘려가는 브릭스 등 신흥경쟁 국가에 밀리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비롯된 미래 생존전력”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선점 효과와 시너지 효과다. 이미 발효된 칠레, 싱가포르, 아세안(ASEAN) 등은 물론 내년 7월 잠정발효되는 한·유럽연합(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효력을 갖게 되면 우리나라 교역 중 FTA 체결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넘어선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는 그만큼 한국의 무역 경쟁력이 강해진 것을 의미한다. 당장 일본과 중국이 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 직후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다자간 무역협정 등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과 미국의 FTA로 2020년 자동차·전자·기계분야 등 수출에서 1조 5000억엔, 국내 생산에서 3조 7000억엔의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미 무역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중국도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한·미 FTA 타결 직후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총리는 “한·중 FTA도 빨리 체결하자.”고 채근한 바 있다. 물론 한·미 FTA가 장밋빛은 아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농업 생산이 연 평균 67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축산업 예상 피해액은 매년 4664억원으로 전체 농업 피해액의 70%에 달한다. 생산이 줄면 일자리가 없어진다. 특히 자동차 관세 철폐 연기로 예상됐던 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이후] 민간인 희생자 6일 장례식

    연평도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가 숨진 지 13일 만인 6일 치러진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고(故) 김치백, 배복철씨 유족들은 시 및 고인들이 일하던 건설사 측과 위로금 지급액 등에 대해 합의하고 장례를 가족장으로 6일 오전 치르기로 결정했다. 시신은 인천 부평동 인천가족공원 시립화장장에서 화장한 뒤 납골시설인 만월당에 유골을 안치키로 했다. 시는 최초 10년간 납골당 이용 비용을 지원하고, 연평도에 고인들을 기리는 추모비를 내년에 세우기로 유족 측과 합의했다. 시와 유족이 합의한 위로금은 천안함 사건 당시 희생된 ‘금양98호’ 선원 유족에게 지급된 위로금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로금은 조례가 만들어지는 대로 유족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삼성 사장단 인사] 미래전략실 2년5개월만에 부활

    2008년 7월 ‘전략기획실’이 해체된 지 2년 5개월 만에 부활한 ‘미래전략실’은 계열사 위에 군림했던 과거 총괄조직의 이미지를 털고 미래 신성장사업 발굴을 위한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있던 투자심의·브랜드관리·인사 위원회를 ‘미래전략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통합하고, 위원회의 결정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을 만들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미래전략실은 경영지원팀, 전략 1·2팀, 커뮤니케이션팀, 인사지원팀, 경영진단팀 등 6개 팀으로 구성되며, 이미 예고된 대로 삼성전자의 신성장사업을 발굴해 온 김순택 부회장이 수장을 맡는다. 미래전략실이 진용을 갖추면서 계열사 67개, 임직원 27만 5000명, 연간 매출 220조원(2009년 말 기준) 규모의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오너)-미래전략실(김순택 부회장)-계열사(각 대표)’의 새로운 형태의 ‘삼각편대’ 경영체제를 이루게 됐다. 미래전략실은 그룹 컨트롤 타워로 경영진단(감사), 인사지원 등 막강한 권한까지 부여받은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내정자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래전략실의 팀장 6명 중 5명이 과거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 출신인 데다, 실장인 김순택 부회장도 비서실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략기획실의 부활’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전자계열사를 지원하는 전략1팀장인 이상훈 삼성전자 사업지원팀장은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을 모두 거치며 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경영지원팀장인 전용배 삼성전자 전무도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담당부장을 거쳐 2008년 6월까지 삼성전자 회장실에서 근무했다. 커뮤니케이션팀을 관할하는 장충기 브랜드관리위원장도 10년간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에서 일했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 편법승계 등 문제가 있었던 분들이 다 물러났고, 김순택 부회장이 새로 전략실을 지휘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이르면 내년 하반기 한·미 무관세 자유무역 시대 열린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한·미 무관세 자유무역 시대 열린다

    한국과 미국이 난항끝에 3일(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한미 무관세 자유무역 시대’가 열릴 수 있게 됐다. 한미 FTA 타결로 양국은 경제협력 관계증진을 넘어 그동안 정치·군사 면에 치중됐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고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한국의 야당이 일제히 ‘퍼주기 협상,굴욕협상’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국회 비준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자동차와 쇠고기 등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왔으나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더 큰 국익을 위해 국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북한문제와 중국의 급부상으로 동북아에 긴장감이 감돌면서 그 어느 때보다 한·미 동맹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더 이상 한·미 FTA를 미룰 수 없다는 현실 인식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FTA 타결로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수입규모가 미미해 한국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EU에 이어 세게 2위인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됨으로써 한국 경제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무역원회는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향후 10년간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은 연간 64억~69억 달러 증가하고, 미국의 대한(對韓) 수출은 97억~109억 달러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작년 한해 한국의 대미수출은 392억 달러, 미국의 대한 수출은 286억 달러였다. 3년 넘게 방치되다시피 했던 한·미 FTA 추가 협상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 6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FTA 논의를 11월까지 진전시키도록 지시하면서부터다. 이후 수차례의 실무협의와 장관회의를 통해 양측은 쇠고기와 자동차 등 쟁점현안의 이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워싱턴 인근의 메릴랜드주 컬럼비아로 자리를 옮겨 최종 담판에 나섰다. 당초 지난 1일로 예정됐던 협상시한을 이틀씩이나 미루며 양측은 이번에는 끝을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고,결국 한 발씩 물러서면서 3년 6개월을 끌어온 FTA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한미 협상단은 2일 오전 장관회의를 마친 뒤 오후부터는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주고받을 항목들에 대한 협상에 나섰고, 저녁 9시부터 2시간여동안 진행된 장관회의에서 이견을 좁히면서 전격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종 협상 결과가 공개돼 봐야겠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타격이 적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함으로써 의회 통과를 위한 여지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내준 대신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국 측으로 오렌지 등 일부 농산물등에서 어떤 실익을 챙겼는지는 따져봐야 할 과제다. 컬럼비아(미 메릴랜드주)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고교평준화 학력저하 근거 없다”

    “고교평준화 학력저하 근거 없다”

    고교 서열화 정도가 심한 평준화 지역의 학교 수능 점수가 비평준화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준화 정책으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저하된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연구결과여서 주목된다. 강상진 연세대(교육학) 교수는 2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울 정동 교육과정평가원에서 개최한 ‘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심포지엄’에서 ‘5·31 교육개혁 이후의 고교 간 교육격차 추세 분석’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1995년 문민정부가 5·31 교육개혁을 발표한 이후 2010학년도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비교한 결과 평준화 도시에 속한 학교의 평균 점수가 16년간 예외 없이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道) 전체에 비평준화를 적용하는 충남과 전남, 경북은 수능 언어와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광주와 부산, 대구 등 평준화 지역은 이들 지역보다 높은 평균 점수를 보였다.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동시에 적용하고 있는 전북의 경우에도 비평준화 도시의 수능 평균점수가 평준화 도시보다 모든 교과영역에서 2002년까지 2~3점 낮았으나, 2003학년도부터는 격차가 5~8점으로 벌어졌다. 강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비평준화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수학생이 소수고교로 밀집되고 학력이 처지는 학생은 낙후 학교로 밀집된다.”면서 “고교 간 격차가 확대되고 서열화가 고착되면서 소수 상위권 고교 간에만 학력경쟁이 존재해 전체적으로 경쟁이 저하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v강 교수는 또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 정책인 ‘고교 다양화 300정책’ 역시 학교 간 격차를 제도화할 수 있어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년간의 실험으로 실패로 결론난 자율형 사립고와, 대학입시에서 사회갈등 요인이 되는 특목고 정책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학교 선택을 통한 교육의 다양화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치열한 대입경쟁 구조를 가진 우리 교육 현실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못박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너도나도 장학재단 설립… 지자체 기금 못채워 부심

    지방자치단체들이 설립한 장학재단이 재정난과 홍보부족으로 기금 조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자체의 추가 출연 여력이 없는 데다 경기침체 등으로 기부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당초 계획했던 저소득층 가정 자녀의 장학금 지원 폭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 대구북구 내년 장학회 출범 못해 1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 북구는 지난해 9월 ‘북구사랑장학회 설립 조례안’을 만들었다.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10억원씩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출연금을 확보하지 못해 발기인총회, 허가신청, 법인등기 등을 내년으로 미뤘다. 북구는 “내년에도 장학회 예산이 한푼도 반영되지 않아 장학회 출범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동구는 지난해 6월 장학기금 3억 5000만원으로 동구교육발전장학회를 설립했다. 2013년까지 구비 20억원, 민간후원금 80억원 등 100억원을 조성할 예정이지만 고작 10억원을 모금하는 데 그쳤다. 달서구도 지난해 11월 ‘달서인재육성재단’을 출범, 예술·체육·문학·기능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와 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키로 했다. 10년간 구비 100억원과 민간기부금 100억원 등 2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민간 기부금과 구 출연금을 더해 24억 1200만원을 모금하는 데 그쳤다. 달성군은 9개 읍·면별로 10억~3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 9개를 설립했지만 모금실적은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경주 10억 모금에 실적 228만원 광주시는 2002년 출범한 빛고을 장학재단의 기금을 현재 45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모금 활동을 펴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시는 30억원을 출연했고 내년에 2억원을 추가 출연한다. 그러나 일반 모금은 올 한해 동안 4000만원에 불과하다. 일반 모금액을 늘리기 위해 후원회를 결성하고 연고기업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나 경기침체 등으로 효과는 미지수다. 2009년 설립된 경북 경주시장학회는 장학기금 모금 실적이 극히 저조하자 지난 달부터 시민과 출향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장학기금 계좌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 장학기금 계좌(계좌당 1만원) 갖기 운동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지역 시민·자생·봉사단체, 초·중·고·대학 동문회, 학부모 단체, 각종 동호회, 50인 이상 기업체, 전국 향우회원 등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안내문 1000여장을 발송했다. 올해 말까지 10억원의 장학기금을 모금할 계획이었으나 실적은 228만원에 그치고 있다. 일반인의 장학기금 기탁 인원도 9명이 고작이다. 울산시는 2005년 1월 ‘울산 남구장학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이사진이 기금을 모아 재단을 만들었고, 남구청도 3억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남구청은 최초 지원액 3억원 외에 추가 지원을 못하고 있다.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있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는 터라 충분한 기금을 출연하기 힘들다.”며 기업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전국종합·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무자비한 포격을 가한 지 1주일이 지났다. 6·25전쟁 이후 최악의 도발에 따른 충격은 지금까지 가시지 않고 있다. 대낮에 민간인에게 포를 발사한 북한군에 대한 분노가 큰 만큼 우리 군의 무기력증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도 크다. 미국의 안보가 9·11 테러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듯 연평도 사건을 한국판 9·11로 교훈 삼아 군과 정부, 정치권은 물론 국민까지 자성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교훈을 시리즈로 싣는다. “어머나, 어떡해요. 지금 막 포탄이 떨어지고 있어요. 아악~” 지난달 23일 백주에 TV를 타고 들려온 연평도 주민의 다급한 목소리는 선뜻 현실로 믿기 힘들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순식간에 벌어지면 실감이 안 나는 법이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화면을 통해 피격 장면이 생생히 드러났고, 국민은 경악했다. 미국인들은 이런 경험을 이미 9년 전에 했다. 2001년 9월 11일 아침, 여객기가 맨해튼의 국제무역센터 빌딩을 들이받는 영화 같은 장면에 미국인들은 넋을 잃었다. 믿기 힘든 도발에 충격을 받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같았지만 그후 양국이 걸은 길은 달랐다. 9·11 테러 바로 다음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뉴욕의 테러 현장을 찾아 ‘보복전쟁’을 천명했다. 대통령의 말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불과 사흘 뒤 부시 대통령은 오사마 빈라덴이 숨어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렸다. 의회는 테러 응징을 위한 긴급지출안 400억 달러를 승인했다. 이듬해 11월 미 행정부는 대 테러 기능을 통합한 ‘국토안보부’를 창설했다. 1947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정부조직 개편이었다. 지난 3월 말 일어난 천안함 사건을 처절하게 교훈삼았다면 연평도 사건은 막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당시 정부와 군은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호언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불과 8개월 전 기습공격을 당했던 군대의 대포는 거짓말처럼 고장나 있었고, 군 수뇌부는 여전히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허둥댔다. 국민은 정부와 군에 돌을 던질 자격이 있을까.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정치권과 여론은 정파와 이념을 막론하고 대통령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평소 그토록 부시를 저주했던 미국 국민과 야당도 국난 앞에서는 하나가 됐다. 반면 천안함 사건을 믿지 않는 일부 우리 국민은 북한대신 대통령을 저주했다. 북한의 도발이 시청각(視聽覺)으로 눈앞에 펼쳐지고 민간인이 희생을 당하고 나서야 국민들이 제대로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뼛속까지 뜯어고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연평도 사건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안보는 연평도 사건을 기점으로 천지개벽의 변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9·11 테러를 당한 미국은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군부대에 이르기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테러 나흘 만에 보복공격이 단행된 것은 평소 군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언제 전쟁을 치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우리 군은 무기력했다. 천안함 사건 직후 대통령은 군 기강확립과 국방개혁을 지시했지만 결과적으로 군이 정신을 차리지 않았음이 연평도 사건으로 확인됐다. 정치가 군을 망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정권 10년간 군의 ‘전투 DNA’가 사멸됐다는 지적과 함께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북 정보나 작전을 다루는 핵심전력은 흔들지 말고 근간을 유지하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원칙 없는 인사가 횡행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의지 문제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는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연평도 사건을 보면서 근본적으로 군이 싸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스스로도 “군 조직이 행정조직처럼 변해버렸다.”고 자조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지하게 의지를 자문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있다. 9·11테러 직후 1주일간 증권시장이 열리지 못하고 모든 국제 항공선이 차단되는 바람에 미국민들은 경제적·심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주저하지 않았다. 전쟁이 옳은가라는 논쟁은 차치하고, 미국인들은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자신들의 훼손된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을 택했다. 때문에 “9·11로 미국인들은 그토록 소중하게 여겨온 자유를 안보에 내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반면 우리는 피해를 무릅쓰고라도 정의를 실현할 용기가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이 확신을 갖지 못하면 선거로 뽑힌 정부는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오바마 美연방 공무원 보수 2년간 동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200만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의 보수를 앞으로 2년 동안 동결하기로 했다. 연방 공무원 보수 동결로 2011 회계연도에 20억 달러의 경비 절감, 10년간 600억 달러의 재정지출 감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백악관 측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무원 보수 동결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취해져야 하는 어려운 결정 가운데 첫 번째 조치”라며 연방 공무원들의 고통 분담을 강조했다. 연방 공무원 보수 동결이 실행되려면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동결 대상은 상이군인 담당 의사, 국립공원 및 국방부 직원 등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이다. 다만 군인은 제외됐다. 상·하원 국회의원들의 경우, 이미 지난 4월에 세비를 17만 4000달러로 묶었다. 또 연간 40만 달러를 받는 대통령은 2001년 이후 지금껏 단 한 차례도 보수를 건드리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수 동결은 해당 공무원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가볍게 내려진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 뒤 “연방 공무원을 벌하거나 홀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공무원들의 반발을 경계했다. 보수 동결로 절감되는 재원은 1조 달러가 넘는 재정적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는 지난 2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심을 통해 드러난 재정적자 감축 요구를 백악관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노조 측은 곧바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대 공무원 노동조합인 ‘미국 공무원 연맹’ 위원장 존 게이지는 “백악관이 재정적자 문제를 놓고 공무원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은 재정적자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슈가 아니며, 공무원 임금을 손대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최대 노조단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위원장 리처드 트럼카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은) 중산층, 경제, 비즈니스에 나쁘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햇볕정책 실패’ 최종판단… 대화보다 제재 나선다

    ‘햇볕정책 실패’ 최종판단… 대화보다 제재 나선다

    대북전략 - “北태도 스스로 바뀌기 어렵다” 결론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대북정책의 기조를 ‘강경모드’로 바꾸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담화에서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에 강한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앞으로는 제재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는 발언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5·24 담화 때에 비해서도 한층 강경해진 발언이다. 당시에는 “북한 정권도 이제 변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북한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북한 쪽에 공을 넘겼다. 하지만 북한의 그간의 행태로 볼 때 이제는 스스로 북한의 태도가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만큼, 국제사회나 우리 쪽에서 강도 높은 대북 전략을 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여년 넘게 우리가 북한에 인도적·경제적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HEU)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세상에 공개하는 등 핵개발 야욕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엔 민간인에 대한 포격까지 자행했기 때문에 더 이상 ‘대북유화론’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은 실패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긴 중국이 지난 28일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제안했지만, 우리가 “지금은 그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한마디로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등 협상을 통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더 이상 ‘당근’이 아닌 ‘채찍’을 쓰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오전에 담화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상황을 직접 챙긴 것도 이같은 강경한 분위기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만나 “한·미 양국군이 훌륭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북한)에게는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는 당분간 남북갈등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초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쯤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국민 사과 - 우리軍 초기대응 미흡 사실상 인정 이날 담화에서 이 대통령은 또 군의 초기 대응이 미흡한 점과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것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직접적인 발언이 나왔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는 발언도 우리 군이 초기 대응에서 허둥지둥대며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 메시지 - “반드시 대가” 강력한 응징 재차 다짐 천안함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재차 다짐한 것이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백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일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을 겨냥해서는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민간인을 향해 군사공격을 한 북한에 대해서는 “어린 생명조차 안중에 없는 북한 정권의 잔혹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전시에도 엄격히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초강경 대응전략에 나선 것은 책임소재가 한동안 불분명했던 천안함 사건과 달리, 이번에는 북한의 소행이 처음부터 확실했기 때문에 북의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도 우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일본·독일·영국 정상들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고 우리의 입장을 적극 지지해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위기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천안함 폭침을 놓고 국론이 분열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처럼 국민의 단합된 모습 앞에서는 북한의 어떠한 분열 책동도 발붙이지 못할 것”,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는 발언들이다. 국론이 하나로 모이지 않으면 지금의 안보위기 상황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초기 대응이 조금 미진했다는 부분을 포함해서 북한에 대해서는 단호한 메시지를 주면서 국민들이 단합해서 이번 안보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 등이 이번에 대통령이 강조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방 개혁 - “군대다운 군대 만들 것” 강군 육성 의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방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면서 ‘강군 육성’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면서 “서해 5도는 어떠한 도발에도 철통같이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우리 장병들은 용감히 싸웠고,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임무를 다했다.”면서 “휴가 나갔던 장병들은 즉시 부대로 달려갔다.”고 밝혔다. 군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허점을 드러냈지만, 이는 일부 군 수뇌부의 문제였을 뿐이며 국방장관의 경질 등으로 문책을 했고, 현장에 있던 연평도 해병대 병사들은 용감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바닥에 떨어진 군의 사기를 높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젊은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 천기누설’

    젊은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 천기누설’

    찬바람이 불어친다. 바야흐로 신춘문예 계절이다. 창작과비평, 실천문학, 문학동네 등 내로라하는 문예지들도 신인작가를 뽑고 있지만 신춘문예가 지닌 묵직한 무게감은 예비 문인들에게 떨쳐내기 어려운 유혹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심한 가슴앓이를 하는 예비 문인들을 위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 3명의 젊은 스타작가로부터 ‘신춘문예 천기누설’을 들어봤다. ●심사위원과 역대 당선작 눈여겨보라 ‘나쁜 피’,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등을 펴낸 소설가 김이설(35)은 당선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출산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날아온 당선 소식은 산모의 힘겨움은 물론, 10년간 이어졌던 낙선의 막막함도 훨훨 날려 보냈다. 그는 “아직도 이맘때가 되면 가슴이 아련해진다.”면서 “요즘같이 감각적인 것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문학하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니 경이롭고 숙연해질 따름”이라고 말했다. 시인이자 극작가인 한국 문단의 팔방미인 김경주(34)는 신춘문예에 도전한 지 두 번 만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그 역시 “한국의 문청(문학청년)이라면 이 계절에 속앓이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서울신문 신춘문예의 역대 심사위원과 경향을 꼼꼼히 살펴본 뒤 희곡과 시에 함께 응모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예술의 영역을 점수로 객관화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심사위원들의 개별적 판단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역대 심사위원들의 성향과 그들의 작품을 꼼꼼히 읽어 보는 것도 한 요령이 될 수 있다고 김경주는 조언한다. ●‘신춘문예 스타일’ 따로 있다? 중복 투고하지 않는 것은 필수다. 간혹 이러한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응모 분야를 정확히 기재하는 것과 분야별 원고 분량 및 투고 편수를 차지도 넘치지도 않게 맞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원고지 80장 안팎의 단편소설 분야에 150장짜리 원고를 보낸다거나, 시 분야에 10편 남짓씩 ‘물량 공세’를 펼치는 것도 곤란하다. ‘신춘문예 스타일’이 따로 있다는 말도 경계해야 할 함정이다. 예컨대 ‘첫 문장은 단문으로 짧게, 시작과 결말의 구성 및 인물은 서로 대응하게, 너무 튀는 주제보다는 보편적인 주제를 선택해야’ 등의 얘기다. 오랜 분석을 통해 나온 공식인 만큼 근거 없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신봉할 금과옥조는 아니라고 김이설은 말한다. 그는 “응모작이 수백 수천편 되다 보니 아예 새로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원고에 (심사위원의) 눈길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춘문예 당선 자체를 목표 삼지 마라 장편소설 ‘재와 빨강’ 등으로 유명한 편혜영(38)은 “당선 뒤 3년 동안 작품 청탁이 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신춘문예 당선 자체를 목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충고다. 그는 “물론 지나고 보니 개성 있는 주제의 작품을 쓰면 될 뿐, 고민할 사안이 아니었다.”면서도 “그때를 돌이켜 보면 자칫 화려하게 등단한 뒤 남모를 속앓이와 방황의 시간에 빠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예비 당선자들에게 조언했다. 김이설도 “당선 이후 목표를 상실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습작 시절이나 당선 뒤나 ‘좋은 소설’을 쓰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흔들림 없이 작품 활동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신춘문예에) 도전 중인 후배들을 떠올리면 함부로 내뱉기 힘든 푸념일지 모르지만 평생을 함께할 문학임을 명심하고 작품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순두 해째를 맞는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이들 세 사람 외에도 하성란(1996년 ‘풀’), 백가흠(2001년 ‘광어’), 우승미(2005년 ‘빛이 스며든 자리’), 황시운(2007년 ‘그들만의 식탁’) 등 이미 문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젊은 작가들을 대거 배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성공귀농 해법 “토박이로 거듭나라”

    “식중독 예방 효과가 탁월한 매실 장아찌를 만들자.” 대구의 일간지에서 부장까지 지내며 2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했던 서명선씨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노후 고민을 하게 된다. 신문사를 그만두고 대구 시내에 연 일식당은 1년 만에 경북권에 8개의 체인점이 생길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가맹점 한 곳에서 손님이 식중독에 걸리는 사건이 터진다. 비가열 음식은 식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고민을 하던 서씨는 일본의 매실 절임 음식인 우메보시에 빠져들었다. 한국인보다 장이 약한 일본인이 건강을 지키는 이유는 회를 먹을 때 우메보시와 매실 주스를 자주 섭취하기 때문이었다. ‘귀농경영’(지식공간 펴냄)은 평범한 직장인에서 연간 매출 30억원의 송광매원을 세운 서씨의 파란만장한 귀농 경험담이다. 서씨가 직접 썼다. 그는 U턴이나 J턴이 아니라 I턴을 한 귀농인이다. I턴이란 도시에만 죽 살던 사람이 귀농한 경우를 말한다. U턴은 고향인 농촌으로, J턴은 고향이 아닌 농촌으로 귀농하는 것을 말한다. 고향도 아닌 경북 칠곡에서 매실 농사를 시작한 그의 앞에는 만만찮은 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매실 명인’으로 불리는 전남의 홍쌍리 여사를 본보기로 삼았으나 홍씨도 포근하고 비가 많이 오는 기후에 적합한 일본산 매실을 재배하고 있었다. 추위에 강한 토종 매실을 찾던 서씨는 토종 매실 보급에 앞장 서 온 권병탁(전 영남대 교수) 박사를 만나 매실 묘목을 구하게 된다. 순천 송광사의 600년 묵은 매화나무에서 시작된 묘목이었다. 매실 가공품을 만들고자 가공학과 교수를 찾아가 배움을 청하고, 공장이 없어 식품의약품안전청 단속반의 눈을 피해 도망치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도움으로 공장을 건립하게 된다. 국내 식품업체 대표로부터 매실 식초 만드는 법을 배우고 이상한 경북대 교수로부터 아토피 개선 물질을 추출해서 공동 연구하기까지 서씨 곁에는 조력자가 있었다. 44살의 나이에 귀농해서 10년 사이에 연매출 30억원의 농기업 송광매원을 일구기까지 오해와 편견도 많았다. 국가 지원금을 받으면서 서씨는 뒷소문과 텃세에 시달리게 된다. 악의적인 소문과 이방인을 배척하는 것에 대한 서씨의 해답은 철저하게 지역민으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기왕이면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고 없는 도시 떠돌이가 요란스레 농업 시설을 세우는 모양새가 지역민의 언짢음을 살 때는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편견을 깨면서 성취감을 느끼라고 덧붙였다. 그의 귀농 이야기는 ‘6차 농산업’으로 귀결된다. 1차 농산물×2차 가공×3차 유통 및 농촌관광을 곱한 개념이다. 농촌이 먹을거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팔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10년간 농부로 송광매원을 일군 저자의 깨달음은 협업을 통해 농촌이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는 10년간의 귀농 과정이 소상하고도 허심탄회하게 그려져 있어 귀농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책 끝에는 군수에게 보내는 진정서와 사업계획서도 원문 그대로 실려 있다. 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경찰 511명 심장 뚫다

    美 경찰 511명 심장 뚫다

    경찰관 2명이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조사할 게 있다며 형사들이 현관에 앉아있던 해티 루이즈 제임스 할머니의 집을 찾아왔다. 올해 72세인 이 할머니는 형사들한테 자신이 1991년에 총기상에서 샀던 권총이 경찰관 두명을 죽이는 데 쓰였다는 말을 들었다. 제임스 할머니는 총을 산 지 1년 만에 남편 차에 넣어뒀던 총을 도둑맞았는데, 이 총이 돌고 돌아 15년 뒤인 2007년 25세 청년 손에 들어갔고 결국 경찰 두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청년은 지난 9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경찰관은 511명, 부상자도 1900명이나 된다. 경찰관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총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년에 걸친 취재 끝에 21일(현지시간) ‘총의 숨겨진 삶’이란 탐사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살인자들이 총을 손에 쥐게 된 경로를 밝혀냈다. WP는 이를 위해 350명에 이르는 경찰·검사·법관·총기상 등을 인터뷰했다. 신문은 범죄에 사용된 총 중 341건의 이력을 밝혀냈고, 이 가운데 107건은 합법적인 경로로 구매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총상으로 순직하는 경찰관 3명 중 1명은 미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총기상에서 판매한 총에 목숨을 잃는다는 의미다. 반면 훔친 총이 원인인 경우는 77건에 그쳤다. 이 가운데 46건은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유한 친척이나 친구한테서 빌리거나 훔친 것이었다. 총에 맞아 사망한 경찰관이 가장 많은 곳은 캘리포니아(47명), 텍사스(46명), 루이지애나(28명), 플로리다(27명) 순이었다. 눈여겨볼 점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뉴욕에서는 경찰 사망자가 13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뉴욕이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총기 규제가 약한 주일수록 경찰관들이 총에 맞아 숨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한 경찰서장은 이와 관련, “미국에서 권총을 손에 넣는 건 누워서 떡 먹기나 다름없다.”면서 “법으로 총기 소유를 규제하지 않는 한 경찰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까지 부하 5명을 총 때문에 잃었다. 범죄에 이용된 총은 대부분 중화기가 아니라 권총이었다. 권총에 살해된 경찰은 365명이나 되는 반면 소총이나 산탄총에 살해된 경우는 140명이었다. 무기 판매상은 이에 대해 권총이 일반적으로 더 저렴하고 옷 속에 쉽게 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관들이 총에 맞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은 ‘시내에서 운전 중 정차’하거나 가정 분쟁이 일어나 출동했을 때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도로에서 잠시 차를 세운 사이에 총에 맞아 사망하거나 가정 분쟁을 돕기 위해 출동했다가 변을 당한 경찰관이 각각 91명과 76명이나 됐다. 전자는 합법적으로 확보한 총을 사용한 비율이 13%에 불과했지만 후자는 47%나 됐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매맞는 교사들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건가

    인천의 어느 중학교에서 1학년 남학생이 수업 방해를 꾸짖는 40대 여교사의 얼굴에 주먹질을 한 사건이 일어났다. 전남 순천의 한 중학교에서 여학생이 50대 여교사와 머리채잡이를 벌인 게 바로 열흘 전의 일이다. 사건의 경위를 떠나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패륜이 이제는 교육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사제(師弟) 간 존경과 사랑을 바탕으로 학문을 닦고 인격을 기르는 전당이어야 할 학교가 어쩌다 이 지경으로 막가는 곳이 되었는지 참담한 심정이다. 학생과 학부모 등에 의한 교사 폭행 등 교권침해 사건은 최근 10년간 9배나 급증할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교권침해 사례가 66건이나 접수됐다고 한다. 물론 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지나친 체벌이나 폭행도 흔한 일이 됐다. 교사·학생·학부모는 교육의 핵심 주체인데, 이들이 상호 폭행·갈등으로 교육현장을 피폐하게 만든다면 우리 교육의 앞날은 암울할 뿐이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전체 교육현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당국과 교사·학부모·교육관계자 등은 교권의 확립과 학생인권의 보호가 조화될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교사가 수업이나 지도활동 중에 학생들에게 언제까지 매를 맞도록 방치할 수는 없으며, 학생인권에 대한 합리적 가이드라인과 대처방안도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사건이, 교권을 제어하고 학생인권을 강화하려는 최근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저질러졌다면 이 또한 간과할 일이 아니다. 교육계 일각에서 제시한 학교·교육청 단위의 분쟁조정위원회를 활성화시켜 어떤 양태의 교내 폭력도 이성적이고 교육적인 시스템으로 예방·해결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소설가의 상상에 비친 낯선이들의 삶

    지난 10년간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 중 한 명이었으며 올해도 마찬가지였던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가 2007년 발표한 소설 ‘삶과 죽음의 시’(열린책들 펴냄)가 국내 출간됐다. 주인공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저자’로 지칭되는 40대의 유명 소설가다. 그가 자신의 신작을 소개하는 문학의 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의 여덟 시간 동안 이야기가 소설의 내용이다. 저자는 카페에서 지친 얼굴에 엉덩이가 비대칭인 웨이트리스, 갱단의 왕초와 심복처럼 보이는 50대 두 남자를 보고 그들의 인생을 상상한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을 관찰하며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혼란의 줄타기를 즐긴다. 문학의 밤 행사에서도 문학평론가의 분석이나 청중의 질문 대신 양 다리를 쩍 벌리고 앉은 육중한 체구의 여자, 여드름투성이의 풋내기 시인인 듯한 소년, 10여년 전 교외 노동자 주거지 낡은 학교의 이상주의적 교사였을 것 같은 땅딸막한 인물 등을 관찰하며 소설 속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 시작은 웨이트리스와 후보 골키퍼 간 첫사랑이나 과일 절임을 만드는 문화 애호가 여자와 풋내기 소년의 밀회 등과 같은 유쾌하고 은밀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소설 속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저자의 상상은 삶과 죽음의 깊은 곳을 들여다 본다. 낭독회에서 늘 듣던 흔한 질문들에 이미 여러 번 써먹은 대답들을 늘어놓던 저자는 문학에 대해서도 다시금 성찰하게 된다. “그는 부끄러움과 혼란에 휩싸인다. 그는 그들 모두를 저 멀리 무대 끄트머리에서, 그들이 단지 자신의 책에 써먹으려고 존재하는 대상인 양 관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진사의 낡고 검은 보자기 속에 영원히 머리를 파묻은 채 만지거나 만져질 수 없는 아웃사이더라는 깊은 슬픔이 부끄러움과 함께 밀려온다.” 소설가나 기자는 어떤 상황과 현장에서도 주인공이 아니라 관찰자 또는 아웃사이더란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어떤 저자나 기자도 처음에는 독자였다. 글쓰기 자체에 대한 세계적 거장의 사색은 ‘이야기의 힘’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끔 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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