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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철도 공사비만 2조 5000억… 유라시아 프로젝트 시발점

    北 철도 공사비만 2조 5000억… 유라시아 프로젝트 시발점

    북한 철도 개·보수 사업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경제협력사업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및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또 다른 필요조건이자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정부 관계자는 ‘중장기과제’임을 전제로 “노후화된 북한 철도의 인프라 개선 필요성 때문에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관계의 개선 분위기를 감안하면 정부가 검토하는 경협사업들이 하나둘씩 빛을 볼 것이란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남북한 주요 경제협력사업의 하나였던 철도가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관계 개선의 매개체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을 위한 북한 철도 개·보수 사업비에 향후 총공사비로 2조 5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우리 철도를 개·보수할 때 단가가 1㎞당 52억원이 든다는 점 등을 고려한 비용이다. 이 같은 비용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제공된 대북 현금·현물 지원액 7조 4000억원의 3분의1에 이르는 규모다. 정부가 검토하는 북한 평산~나진 간 철도 개·보수는 기존 개성~평산 간 노선을 동쪽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1차 연도에 정밀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비용을 산출하고 자재·운송비 등도 차후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지조사 비용은 86억여원이 드는 것으로도 계산됐다. 더불어 최근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 중인 포스코와 코레일, 현대상선 등 컨소시엄 3사가 현지 실사를 마치고 돌아와 이들 기업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건이다. 최근 북한 매체를 통해 남북경협과 관련한 글이 올라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7일 ‘겨레에게 통일된 조국을 안겨주시려고’라는 글에서 2002년 4월 임동원 당시 청와대 특별보좌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신의주∼서울 간 철도와 개성∼문산 간 도로 연결을 제안하고 동해선 철도 연결까지 합의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중단된 남북경협의 재개를 바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철도가 김대중 정부 등 과거 정부에서 남북관계의 활로를 열었던 점은 이번 정부도 유념해야 한다”면서 “인도적 지원에서 한발 나아가 북한 인프라 구축 등 하드웨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61세 이상은 “성장이 중요” 60세 이하는 “분배가 우선”

    61세 이상은 “성장이 중요” 60세 이하는 “분배가 우선”

    연령이 61세 이상인 산업화 세대는 ‘경제 성장’이 분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60세 이하는 ‘분배’를 우선적인 가치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기준은 70~74세라는 이들이 가장 많았고, 적절한 정년퇴직 시기는 65~69세가 가장 많았다. 실제 평균 퇴직 연령은 약 53세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대 16년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17일 한국행정연구원의 ‘세대 간 갈등이 유발할 미래위험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성장과 분배 중 어느 것이 우선이냐는 질문에 산업화 세대(만 61~79세)는 51.4%가 ‘성장’이라고 답한 반면 전체의 33.7%만이 ‘분배’라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화세대(43~60세)의 경우 59.2%가 ‘분배’가 우선이라고 했고, 후기정보화세대(20~24세) 역시 60.53%가 분배가 우선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정보화세대(25~42세)는 ‘분배’라고 응답한 이들이 63.7%로 ‘성장’을 답한 경우(27.5%)의 2배를 넘었다. 정보화 세대는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경쟁을 하면서 성장의 그늘을 경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가 당면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취업 연령의 자식을 둔 산업화세대와 본인이 취업준비생인 후기정보화 세대가 ‘고용 없는 성장과 청년실업 증가’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반면 정보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는 ‘양극화’를 꼽았다. 노인 기준 연령은 모든 세대가 70~74세라고 응답했다. 은퇴 적정 연령은 전 세대에서 65~69세를 가장 많이 꼽았다. 만 65세 이상의 대중교통 무상승차에 대해서는 후기정보화 세대만이 ‘당연하고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이 많았고, 다른 세대는 모두 무임승차 기준 연령을 70세로 높이자고 제언했다. 증세부분에서 연금재정의 안정을 위해 연금수급 시기를 늦추는 데는 산업화 세대만 동의했고 나머지 세대는 과반수가 반대했다. 연금재정 안정을 위해 납입 금액을 높이는 데도 산업화 세대만 과반수가 동의했고, 나머지 세대는 과반수가 반대했다. 대학등록금을 지원하기 위한 증세는 모든 세대에서 반대가 많았다.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관은 산업화 세대만이 ‘정부’였고 나머지 세대는 ‘시민단체’를 가장 많이 꼽았다. 향후 10년간 돈독한 관계를 맺어야 할 국가로는 모든 세대가 미국보다 중국을 선택했다. 보고서는 2030년이 되면 역피라미드 인구구조로 인해 노인에 대한 젊은이의 적개심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정보화 세대와 후기정보화 세대는 경제적 기회의 평등과 기성세대 진입에 대한 불안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신들을 대표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머슴과 노예/정기홍 논설위원

    농경 중심의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우리 농촌에는 ‘주인과 머슴’의 관계가 많았다. 세도가나 대농가에서는 10명에 가까운 머슴을 부린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머슴은 주인과 한해 단위로 계약을 하고 그 해에 수확한 벼 몇 석을 노동의 삯으로 받았다. ‘새경’(私耕)이다. 또한 주인집에서 식구처럼 살면서 농사일은 물론 집안 허드렛일도 챙겼다. 한밤에 호롱불 밑에서 새끼를 꼬거나 멍석을 만드는 모습은 50대 이후 장노년세대에겐 눈에 선한 추억이다. 머슴은 흔히 상머슴과 중머슴, 꼴머슴(꼴담살이)으로 나뉜다. 상머슴은 주로 농사일을 훤히 꿰뚫고 있는 20~40대, 중머슴은 50대 전후, 꼴머슴은 어린 10대를 지칭한다. 상머슴은 요즘 말하는 ‘달인의 경지’에 오른 머슴이다. 이외에 반년간 계약하는 반머슴과 고지머슴이라 하여 토지, 가옥 등을 받는 경우도 있다. 주인이 머슴에게 한턱을 쏘는 ‘머슴의 날’(음력 2월 초하루)도 있었다. 일철을 앞두고 주인이 ‘부탁’을 하는 날이다. 요즘의 노동절과 비슷하다. 주인은 일 년 계약이 끝날 때는 머슴과 겸상도 하고 술잔도 나눴다. 또한 꼴머슴에겐 일종의 성인식을 치르는 날로, 어른 품삯을 받는 등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머슴의 서러움은 한둘이 아니었다. 인격적인 모독은 물론이고 일을 부려 먹고 새경 한 푼 안주고 내쫓기는 경우도 많았다. 세간살이가 없어지면 의심의 눈초리는 어김없이 머슴에게 돌아갔다. 꼴머슴의 애환은 더 짠하다. 소나 말의 꼴과 땔감을 하는 일을 맡아, 먹고자는 것 빼곤 새경을 받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주인집 딸과 결혼을 시켜주겠다며 머슴살이를 시킨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서 보듯 서러움을 감내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최근 전남 신안군 한 섬의 ‘염전노예’ 사건이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두 명의 지적장애인이 직업소개업자에게 100만원도 안 되는 돈에 팔려 섬에 끌려간 뒤 수년간 염전노역 착취를 당했다고 한다. 탈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마을주민들의 신고로 무산됐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신안군의 염전 근로자 140명 가운데 18명이 최장 10년간의 임금을 못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례가 전국 어디에 또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우리 농어촌 의식의 현주소는 여전히 농경시대의 전근대적인 머슴관(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노예노동’이라는 이름의 인권침해보다 더 나쁜 폭력은 없다. 단속을 위한 단속에 그치거나 실적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근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염전노예’ 20명 추가 확인… 10년간 임금 한푼 못 받아

    염전 근로자 상당수가 업주에게 폭행과 감금을 당하는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일하는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16일 근로자를 감금하고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염전 업자 H(46)씨를 감금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H씨는 경찰, 고용노동지청, 신안군의 합동실태조사가 이뤄진 지난 13일 이를 미리 알고 신안군 신의도 자신의 염전에서 일하고 있던 30~50대 염부 3명을 옆집에 4일 동안 감금했다가 적발됐다. H씨는 6개월~1년 전 이들을 고용해 지금까지 임금을 한푼도 주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H씨에 대해 감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목포경찰서는 이와 별도로 이날부터 노동청 등과 합동으로 그동안 심층 면담한 170여명을 500여명으로 확대해 불법 감금과 임금 착취 등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염전이 집중된 신의도, 증도, 비금도 등지보다는 인적과 왕래가 덜한 소규모 섬의 염전에서 이 같은 불법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달 말까지 해당 염전과 염부 등을 상대로 ▲근로자들이 염전에 오게 된 과정과 무허가 직업소개소의 역할 ▲가출, 실종신고인 소재 여부 ▲임금 체불과 고용주의 폭행 감금 등 학대 여부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정부보조금 착복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합동점검반이 최근 일주일간 신의도, 증도, 비금도 등지의 염전 근로자 17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임금 체불을 겪은 근로자는 모두 20명으로 이 중 3명은 장애인이고 1명은 10년간 임금을 받지 못한 것을 확인됐다. 목포고용노동청은 이 가운데 2003년부터 신의도의 한 염전에서 일하면서 월급을 받지 못한 하모(54)씨에게 법으로 규정된 3년간 급여 3600여만원을 지급하도록 업주 장모(57)씨에게 명령했다. 장애인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킨 염전 업주 진모(59)씨는 준사기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진씨는 201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장애인 이모(62·정신지체 3급)씨를 고용해 염전 일을 시키며 외출할 때 용돈만 지급하고 1500만원 상당의 월급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중국 조선족인 불법 체류자 1명을 적발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넘겼고 장애인 등이 포함된 가출인 3명을 찾아 가족에게 인계했으며 벌금 미납 등으로 수배된 18명을 적발했다. 목포경찰서 이민홍 강력계장은 “대부분의 염전 근로자들이 직업소개소나 지인 등을 통해 염전에 취업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판단력이 부족한 정신지체자, 수배자 등 업주와 ‘갑을 관계’에 있는 일부가 업주의 횡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상시적 폭행과 감금, 임금 착취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염전노예 사건 조사결과...짐승처럼 다룬 악덕업주 실태 ‘충격’

    염전노예 사건 조사결과...짐승처럼 다룬 악덕업주 실태 ‘충격’

    경찰과 정부가 전남 신안 염전 근로자 17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0명이 최장 10년간 임금 체불 속에 ‘염전노예’ 생활을 해 온 것을 드러났다. 경찰은 염전 주인 1명을 입건했고 근로자들을 폭행한 업주를 조사하고 있다. 15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 목포고용노동지청, 신안군으로 구성된 점검반이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염전노예 사건이 일어난 신의도와 주요 염전이 있는 증도, 비금도 등을 돌며 근로자 170명을 면담조사했다. 이번 염전노예 사건 조사 결과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는 모두 20명에 미지급액은 총 2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전노예 중 2명은 장애인이었다. 특히 2003년부터 신의도의 한 염전에서 일한 허모(54)씨의 경우 가끔 용돈을 받는 것 외에는 월급을 전혀 받지 못해 10년간 미지급 임금이 최저 1억 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염전 업주 장모(57)씨는 하씨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외출을 할 때 몇만원씩 용돈을 지급하며 염전노예로 부려왔다. 염전 업주 진모(59)씨는 201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장애인 이모(62·정신지체 3급)씨를 고용해 증도에서 염전 일을 시키며 외출할 때 용돈만 지급하고 1500만원 상당의 월급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등은 이달 21일까지 지역 내 큰 섬 11곳을 포함해 염전,양식장이 있는 섬들을 돌며 염전노예 실태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민번호 대체할 모든 수단 연구”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국정조사에 참석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오는 8월부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법적 근거 없이 주민번호를 수집 및 활용하는 것이 금지된다”며 “온라인에서 1400만명 이상 발급받은 아이핀을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주민증 발급 번호, 휴대전화 인증, 공인인증서 등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주민등록법에 따르면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막으려고 주민번호를 바꿀 수는 없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등이 생기면 주민번호를 변경할 수 있고, 생년월일·성별·출생지 등 고유한 개인정보가 아니라 난수표와 같은 임의적인 숫자로 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임의 숫자로 주민번호를 바꾸는 대상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신생아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려 행정 비용 및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개정안의 목표다. 지난 10년간 24만명이 생년월일이 바뀌었거나 행정착오로 번호에 오류가 있는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했다. 정부는 주민등록번호의 전면적인 개편에 대해서는 “주민등록번호는 국가 발전의 정보 인프라로 전 국민의 주민번호를 모두 바꾸는 것을 배제하진 않지만, 경제·사회적 비용과 국민의 불편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민번호를 임의적인 숫자로 바꾸면 생년월일, 성별과 같은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이유로 금융기관의 개인정보 수집을 용인하고 있는데, 주민번호 이외의 방법으로 개인을 식별하면 된다”고 말했다. 임의 숫자로 된 주민번호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주장도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의 번호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각 기관의 데이터베이스(DB)가 그 임의번호를 공유한다면 주민번호와 다를 게 없다. 공공기관별로 업무에 따라 출입국 관리에는 여권번호, 교통관리 업무는 운전면허번호를 사용하는 식으로 돼야지 주민번호처럼 일률적인 개인식별 번호가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훈민 변호사는 “전 세계로 유출돼 양쯔강에 사는 노인들도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현행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국가 행정을 운영하는 것이 주민번호 도입 목적인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에 따라 18개 중앙행정기관과 6개 시·도에서 6000여명이 사용하는 공무원증의 현금카드와 전자화폐 기능을 삭제하기로 했다. 또 안행부와 각 시·군·구에서 관리하고 있는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 DB도 올해 안에 암호화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새누리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추진

    새누리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추진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을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각 시·도당에서 후보를 뽑아 올리면 당 지도부가 임명만 하는 방식이다. 대선 공약대로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대신 그 취지를 살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며 내놓은 대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공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벌써 반발이 나오고 있다. 야권의 ‘공약 파기’ 공세를 잠재우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한구 당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 같은 내용의 지방선거 개혁안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지방선거 후보자 추천 규정에 ‘상향식 공천의 실시를 원칙으로 한다’는 문구를 명문화했다. 현행 공천심사위원회를 공천관리위로 바꾼 뒤 여기서 의원과 당협위원장 비율이 3분의1을 넘지 못하게 하고 나머지는 외부 인사로 채우도록 했다. 현역 의원의 영향력을 줄여 공천비리 등을 근본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외부 인사는 지역 명망가 등으로 채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상향식으로 후보가 정해지고 당 대표는 임명장만 주는 방식이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상향식 공천 방법으로는 당원과 일반 국민이 일대일 비율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선거인대회’를 제안했다. 여기서 후보 적합성을 묻는 여론조사 실시 여부, 투표와 여론조사 절충 비율 등은 현지 사정에 맞게 정하게 할 방침이다. 또 비례대표 지방의원 공천은 원칙적으로 여성을 100% 추천토록 한다. 공천 비리자는 당에서 제명하고 10년간 복당하지 못하게 처벌도 강화한다. 특위는 개정안을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보고했다. 이어 13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지만 뜻을 한데 모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부 인사의 대거 유입으로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 행사, 즉 ‘입김’이 약해질 것을 우려하는 의원들이 벌써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논의 과정에서 의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서울, 대도시만 벗어나면 선거판 아는 사람이 드문데 공천관리위 외부 인사를 어디서 데려온다는 말이냐”며 “인재가 부족한 농촌, 섬 지역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라고 어깃장을 놨다. 다른 재선 의원은 “공천 문제로 한동안 난리를 치더니 나온 개정안이 고작 외부 인사 영입이냐”고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매 맞아야 사는 男’ 화제…연봉 무려 4000만원대

    ‘매 맞아야 사는 男’ 화제…연봉 무려 4000만원대

    길거리에서 매 맞아 가며 돈을 버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주먹이 운다’ 속 주인공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남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매 맞는 사업’을 꾸려나가는 주인공은 셰수이핑(48)씨. 셰씨는 무려 10년간 중국 전역의 길거리에서 매를 맞아가며 돈을 모았다. 처음에는 가족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그는 직접 유명 호텔 레스토랑 등을 찾아다니며 ‘무대’를 구했고, 특별한 무대를 원하는 업체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이 점차 알려졌다. 최근에는 출장을 요청하는 곳이 생겼을 정도다. 셰씨가 이 일을 처음 시작한 것은 10년 전인 2004년. 우연히 한 슈퍼마켓에서 연 행사 무대에서 “돈을 내면 날 때려도 좋다”며 사람들을 끌어 모았고, 사람들의 호응을 본 슈퍼마켓 측이 홍보를 위해 그에게 회당 50위안(약 9000원)의 출연료를 제안하면서 정식으로 매 맞는 일을 시작했다. 그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펀치’를 맞으면서도 용케 큰 상처를 입지 않는 비결은 ‘기공’에 있다. 셰씨는 “맞는 순간 온 몸의 기운을 배에 집중한다. 이것이 바로 내공이다. 나는 10살 때부터 할아버지에게서 기공을 운용하는 법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셰씨를 ‘때리는’ 값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한번 무대에 오르는 시간은 20분이며, 행사 규모 및 장소에 따라 수 백 위안에서 많게는 2000위안(약 36만원)까지 받는다. 현재 매월 수입은 2만 위안(약 360만원)에 달할 정도다. 어느새 매 맞는 일로 생계를 꾸리게 된 그는 “가족들이 반대해도 꿋꿋하게 이 일을 해나갈 생각”이라면서 “작은 소망이 있다면 내년에는 미국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中 지도자들이 수영을 즐기는 까닭은

    중국 개국 원수인 마오쩌둥(毛澤東)부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까지 대부분의 중국 지도자들이 취미로 수영을 꼽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도자들은 자신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치적으로도 건재하다는 점을 과시하는 데 스포츠를 이용하지만 중국에서 수영은 정치적으로 특별한 함의를 갖기 때문이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시 주석이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취미로 수영을 꼽은 것을 소개하면서 마오부터 시 주석까지 중국의 1~5세대 지도자 가운데 덩샤오핑(鄧小平)을 제외하고 모두 수영을 즐겼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마오쩌둥은 1966년 문화대혁명을 일으키기 직전 70세의 고령으로 창장(長江·揚子江)을 헤엄쳐 건너는 모습을 통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1956년 처음 창장을 횡단한 이래 1966년까지 10년간 모두 42차례 수영으로 창장을 건넜다. 마오는 “강하호해(江河湖海·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에서 대풍대랑(大風大浪·크고 모진 바람과 파도) 속에 수영으로 신체를 단련하라”고 말하며 수영을 국민 스포츠로 추천하기도 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출신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마오 이후 중국에서 수영을 잘한다는 것은 풍파가 많은 정치 환경 속에서 생존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면서 “험난한 정치 환경 속에 절대 익사하지 않는다는 신호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3세대 지도자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1997년 미국 방문 당시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 청색 수영복을 입고 한 시간 동안 수영을 즐긴 사실이 미국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4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胡錦濤)의 경우 학생 시절 노래 부르기와 춤추기를 좋아했는데 특히 춤 솜씨가 좋았지만 스스로는 탁구와 수영을 가장 좋아하는 운동으로 꼽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반면 개혁·개방으로 중국을 경제 대국으로 키운 덩샤오핑은 수영 대신 두뇌 훈련에 좋은 마작과 브리지 게임을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언니와 함께! 캐나다 쥐스틴·언니 클로에 女스키 모굴 나란히 金·銀

    언니와 함께! 캐나다 쥐스틴·언니 클로에 女스키 모굴 나란히 金·銀

    러시아 소치에서 캐나다판 ‘가문의 영광’이 탄생했다. 9일 끝난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에서 쥐스틴(왼쪽·20)과 클로에 뒤푸르-라푸앙(오른쪽·23)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캐나다 출신의 자매. 2차 결선에서 2, 3위로 최종 결선에 오른 이들은 4년 전 밴쿠버대회 금메달리스트인 한나 커니(미국·28)를 동메달로 따돌렸다. 둘뿐만이 아니다. 맏언니 막심(25)도 이번 대회에 출전해 12명이 겨루는 2차 결선까지 진출했다.6명이 겨루는 최종 결선에는 아쉽게 오르지 못했지만 ‘가문의 영광’을 뽐내기엔 충분했다. 세 자매의 아버지 이브 라푸앙은 “우리 딸들이 해 냈다”며 감격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사상 자매가 한 종목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세 번째다. 사실, 뒤푸르-라푸앙 가문의 세 자매는 올림픽 개막 전부터 가족 동반 출전으로 관심을 끌었다. 막심이 12세 때 모굴 스키에 입문한 이후 동생들이 자연스레 언니의 뒤를 따랐다. 올림픽 출전은 둘째인 클로에가 가장 빨랐다. 지난 밴쿠버대회에 출전, 5위를 차지했다. 막심과 막내 쥐스틴은 이번이 첫 출전이다. 이들은 각종 대회에 함께 출전해 서로 조언을 아끼지 않지만 경기에서만큼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모굴 스키에 가장 늦게 입문한 막내 쥐스틴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언니들을 실력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아버지 이브는 걱정이 많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들이 행여 크게 다칠까 해서다. 아버지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 자매는 코치 폴 가니에 밑에서 10년간 극강의 훈련을 통해 부상을 피하는 방법을 연마했고, 결국 이번 대회에 동반 출전, 세계 정상 등극의 꿈을 일궈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미국판 유전무죄 논란 女판사 “부자병 없다” 말 바꿔 또 뭇매

    미국판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켰던 판사가 또 입방아에 올랐다. “삶이 너무 풍요로워 감정통제가 안 되는 ‘어플루엔자’(affluenza·부자병)를 앓고 있다”는 변호인측 방어 논리를 받아들여 4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백인 소년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려놓고 뒤늦게 “부자병이 판단 근거는 아니다”라며 말바꾸기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여론을 의식해 자신의 판결을 스스로 부정한 꼴이어서 더 뭇매를 맞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텍사스주 태런트카운티 법원의 진 보이드 판사는 음주운전으로 4명을 치어 숨지게 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힌 백인 고교생 이선 코치(16)에게 외부와 격리된 중독재활시설에 입소할 것을 이날 명령했다. 앞서 코치는 지난해 12월 교도소행 대신 10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당시 코치와 그의 변호인이 ‘부자병’이라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인정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자병이란 풍부하다는 뜻의 ‘어플루언트’(affluent)와 독감이라는 뜻의 ‘인플루엔자’(influenza)를 합친 단어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이 갖고자 하는 현대 질병을 의미하며 스트레스, 쇼핑중독, 감정 통제불능 등의 증상이 있다. 당시 상식에서 벗어난 판결로 보이드 판사는 당시 돈이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유전무죄 시비를 초래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지문 이어 홍채인식 스마트폰?… 손 모양·정맥 패턴도 보안 기술로

    [주말 인사이드] 지문 이어 홍채인식 스마트폰?… 손 모양·정맥 패턴도 보안 기술로

    “업계에서는 갤럭시S5에 홍채인식 기술이 탑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요. 상당히 어려운 기술인 데다 적용했더라도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모델인데 만족할 수준은 못 될 겁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삼성이 정말 대단한 회사인 겁니다.” 국내 한 생체기술연구소의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차기 모바일 제품에 홍채인식 기술을 적용할 거란 항간의 소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크기나 두께 면에서 아직 기술 성숙도가 떨어지는 데다 까다로운 글로벌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어려울 거란 얘기다. 홍채인식 기술은 눈동자 색, 눈썹 길이 등 사람마다 제각각인 특징을 일정한 공식으로 잡아 내야 하는 것은 물론 빛 등 장소에 따른 외부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7일 “하나의 홍채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홍채를 570여 개의 영역으로 구분하고 코드화해 저장해야 한다”면서 “기술이 탑재되더라도 삼성은 ‘한정된 조건에서만 쓰라’는 단서를 붙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체인식 기술이 일상생활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과거 경찰 수사, 건물 보안 등 한정된 분야에서만 쓰이던 기술이 가격 경쟁력과 소형화에 힘입어 스마트폰, 게임기기, 모바일 결제, 광고 마케팅 등에 속속 활용되고 있다. 이미 익숙한 지문인식, 얼굴인식 기술뿐만 아니라 홍채, 정맥 등을 활용한 기술들도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그러나 생체인식 기술이 생활기기 속에 완전히 녹아들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술은 진일보하고 있으나 범용화 차원에서 아직 극복해야 할 조건들이 상당하다. 생체 정보가 비밀번호 등을 대체했을 때 보안 사고라도 나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혼란과 위협이 생길지도 모른다. 생체인식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와 있을까. 사실 생체인식 기술은 최근 등장한 개념이 아니다. 생체인식 기술 가운데 대표적인 지문인식 기술만 해도 10년 전부터 상용화가 점쳐졌다. 지난해 시크릿 노트에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한 팬택은 2000년대 초반부터 생체인식 기술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2005년에는 아예 본격적으로 지문인식 기술을 파고들었고, 2007년에는 제품에 실험적으로 지문인식 센서를 달기도 했다. 물론 세련된 느낌은 크게 없었다. 박원석 팬택 부품개발팀 책임연구원은 “당시에는 디자인 속에 자연스럽게 기술이 녹아들어 가기보다는 외관상 센서라는 느낌이 강했다”면서 “내구성이 높으면서도 소형화된 센서를 시크릿 노트에 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문인식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생체 정보를 활용한 기술이 생활기기에 적용되기 어려운 이유로 ▲성능 ▲소비자 욕구 ▲소형화 ▲적정한 가격을 꼽았다. 특정한 생체인식 기술이 스마트폰 등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최적화가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지문인식 센서는 만들기 나름이지만 현재 시크릿 노트, 애플의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센서는 작게는 1.6㎜ 두께로 제작이 가능하다. 사이즈도 잡기 나름일 정도로 기술이 성숙했다. 초기 도어록 등에 들어가는 센서는 네모난 건전지 이상의 크기로 상당히 부피가 컸다. 가격도 고가였다. 소비자들도 지문인식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성능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지문이라는 게 선척적으로 인식이 안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후천적으로 밋밋한 지문을 갖게 된 사람도 있어 특징을 뽑지 못하는 경우를 극복해야 했다. 또 표면이 축축한 사람, 마른 사람, 피부가 두꺼운 사람, 얇고 말랑말랑 사람 등의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했다. 손가락 끝이 온도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계절적 특성이라는 외부 변수도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문인식 기술도 다년간에 걸쳐 여러 방식으로 진화했다. 초기 지문인식 기술의 경우 카메라로 지문을 찍어 암호화했기 때문에 사람 손이 아닌 지문 사진만 보여도 보안이 뚫리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적외선을 쏘여 실제 사람의 손에 의해 반사된 빛을 가지고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센서 같은 경우에는 덩치가 매우 커 작은 기기 등에 활용하기에는 문제가 컸다. 최근에는 대부분 정전용량방식 기술을 사용한다. 전기적인 에너지를 손에 전달해 손 지문에 있는 산과 골에 전달되는 깊이의 차이를 이미지로 찍어 내는 방식이다. 지문에는 볼록 튀어나온 산과 살짝 들어간 계곡이 있는데 터치 방식으로 손가락을 대면 산과 골에 따라 명암이 만들어진다. 이 방식은 센서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가짜 지문을 걸러내는 기술도 발전했다. 보안업체 ADT캡스에서 선보이고 있는 지문인식 시스템은 실리콘, 고무, 필름 등으로 만들어 낸 가짜 지문을 판별해 낸다. 본인인지 아닌지, 지문이 진짜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얼굴인식도 대표적인 생체인식 기술 중 하나. 얼굴인식은 얼굴 주요 부위의 간격이나 돌출 정도, 얼굴형 등을 종합적으로 읽어 내는 방식이다.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기기와 직접 접촉하지 않아 거부감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얼굴인식 기술은 출입하는 사람의 얼굴을 카메라가 1초 내 인식해 미리 등록된 사용자만 통과시키거나, 일반·주요인물·임시·출입금지 같은 리스트에 따라 관리도 할 수 있게 된다. 카메라로 영상 속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을 파악할 수도 있다. 보안업체 에스원이 지난해 4월부터 서비스하는 ‘페이스체크S’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애플이 얼굴인식 기술을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위해 미국 특허상표청에 관련 특허를 등록하고, 3차원 영상인식 센서 제조업체인 프라임센스를 3억 6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생체 정보에서 더 나아가 행동학적인 정보를 이용하는 연구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이나 서명인식 등이 대표적이다. 음성인식은 말 자체가 아니라 말을 할 때의 음성학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단편적인 목소리가 아니라 음성 경로, 비강과 구강의 모양 등을 파악한다. 서명인식 기술은 사용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서명을 이용한다. 이 기술은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하는데 이미 작성된 서명을 이용하는 ‘정적’인 방법과 서명하는 과정을 ‘동적’으로 인식하는 방법이 있다. 동적인 서명 인증은 원본 서명 데이터와 새로운 서명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쓰는 방법’ 자체를 비교한다. 이 밖에도 손바닥 전체에서 상대적인 거리와 각도 등을 측정하는 손 모양 인식 기술, DNA를 비교하는 DNA 인식 기술, 손등의 정맥을 인식하는 기술 등이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업계는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생체인식 기술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생체인식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1년 54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연평균 20%가량 성장하고 있다. 국내 생체인식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까지 35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주도의 생체 인식 기술 시장도 2024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영국 등에서는 전자여권이나 공항 검색대 등에서 홍채인식 기술 등을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알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올해부터 10년간 정부 주도의 생체인식 기술 시장은 평균 6.88%씩 성장할 전망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시장 진출 본격화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선도기업인 시스코와 특허 공유를 위해 손을 잡았다. 이번 제휴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물인터넷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달 통신기술과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 선도기업인 에릭슨, 구글과의 특허 공유 계약에 이은 것으로 단단한 ‘특허동맹’을 구축, 불필요한 특허소송의 위협도 줄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6일 시스코와 상호 호혜 원칙에 따라 광범위한 제품과 기술에 대한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와 시스코는 기존 보유 특허는 물론 앞으로 10년간 출원되는 특허까지 공유하게 된다. 시스코의 미국 특허만 9700여건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특허 공유를 확대하는 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에릭슨의 통신기술, 구글의 OS, 시스코의 네트워크에 삼성전자의 제조능력이 결합했다는 것은 삼성이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시스코는 최근 10년간 사물인터넷 관련 특허에서 경쟁력을 가진 41개 회사를 인수,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전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은 매년 16% 이상 성장해 2015년 47조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 역시 지난해 7201억원에서 2015년 1조 347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신기술을 일부 선보였다. 집안 가전제품에 네트워크 기능을 부여해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삼성 스마트홈’이나 갤럭시 기어(스마트 손목시계)로 BMW 자동차를 원격 조종하도록 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팀 백스터 부사장은 “올해는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잠재적인 특허분쟁 위협(리스크)을 줄일 수 있게 된 점도 큰 수확이다. 특히 특허를 둘러싸고 애플과의 지루한 공방을 이어오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특허분쟁을 막을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특허를 보유하고도 상품은 만들지 않고 소송으로만 돈을 벌려는 이른바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고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Non-Practicing Entity)의 공격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지적재산권(IP)센터장 안승호 부사장은 “특허분쟁에 허비하는 시간과 돈을 줄여 제품 개발과 사업에만 집중하게 됐다”면서 “이는 양사의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댄 랭 시스코 특허 담당 부사장도 “최근 지나친 소송전으로 혁신이 제약당하고 있다”며 “이번 계약으로 시스코와 삼성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혁신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은 생활 속 사물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물 간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시계로 자동차나 집안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기술 등 최근 글로벌 IT기업들이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신기술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 [CEO들, 주주·직원들과 소통] “철저한 준비로 국제 경쟁서 승리”

    [CEO들, 주주·직원들과 소통] “철저한 준비로 국제 경쟁서 승리”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매달 발송한 ‘CEO편지’가 100회를 맞았다.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뜻을 전달하려고 이메일을 사용하는 예는 많지만, 매달 쉬지 않고 10년간 이어온 것은 흔치 않다. 이 부회장은 6일 CEO편지에서 “어떻게 하면 많은 효성 가족과 효과적으로 소통할지 고민하다가 2004년 9월 처음 시작한 CEO편지가 어느덧 100회를 맞았다”면서 “10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보니 함께한 희로애락이 담겨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일상에서 얻은 교훈과 독서를 통한 깨달음, 국내외 경영혁신 사례 등을 회사 상황에 맞게 풀어 이메일 편지를 써왔다. 이메일은 2008년부터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터키어 등으로 번역해 세계 2만여 효성 가족에게 전달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100번째 편지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의 비결은 철저히 사전에 준비하는 책임정신으로 가능했다”면서 “국제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책임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일가족이 10년간 산생활…아이들 “사람 처음 봐”

    일가족이 10년간 산생활…아이들 “사람 처음 봐”

    10년 넘게 세상을 등지고 산생활을 한 가족이 발견됐다. 아이들은 부모와 형제 외에는 사람을 처음 만나 구조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다큐로 제작될 만한 스토리가 실제로 벌어진 곳은 아르헨티나의 카타마르카라는 지방이다. 구조대는 자동차와 말을 타고 이동하며 수색작전을 벌인 끝에 산생활을 하던 가족을 찾아냈다. 가족이 세상과 연락을 끊은 지 11년 만이다. 11년 전 언니와 소식이 끊겼다는 한 여자는 카타마르카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한 건 최근이었다. 여자는 “언니가 남편의 강요에 못이겨 함께 산으로 들어간다고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면서 행방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사라진 언니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던 곳은 카타마르카의 파냐 블랑카라는 곳이었다. 구조대는 여자가 가족과 함께 실제로 산속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산악지대 지리에 밝은 사람을 수소문했다. 길잡이를 확보한 구조대는 주변 산악지대로 본격적인 수색에 나섰다. 한동안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지만 길이 끊기면서 말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구조대는 약 400km를 이동하며 수색을 하다 결국 산생활을 하던 가족을 발견했다. 가족은 6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산생활을 시작한 직후 태어난 11살 아이를 포함해 자식 4명이 부모와 함께 함께 살고 있었다. 돌을 쌓아 지은 2채의 집이 보금자리였다. 처음으로 가족 외에 사람들을 본 아이들은 깜짝 놀라며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영양실조 초기였다. 구조대는 일가족을 도심으로 옮겨 건강진단을 받도록 하고 산생활을 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엘란카스티(11년간 가족이 살던 집)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美이민개혁안, STEM 전공자 ‘고학력자 독립이민’ 가능

    美이민개혁안, STEM 전공자 ‘고학력자 독립이민’ 가능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이민간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전체 이민 규모(15,323명, 2012년통계청 기준)의 3분의 2정도 되는 10,843명이 미국 이민자이다. 오바마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이민개혁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민개혁안이 미국 내 불법체류자에 대한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에 대한 개혁안이다. 이 개혁안은 미국의 교육기관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분야의 전공자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STEM 전공자들이 영주권을 신청 시 미국 이민국은 접수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내에 신청자들에게 접수 및 서류미미부분에 대한 통지를 보내야 하고, 6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라는 세부 규정이 포함되어 있어 빠른 이민 수속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 받고 있다. 특히 이들에게는 NIW(National Interest Waiver, 고학력자 독립이민) 자격을 부여하여 자력으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NIW는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라는 판단에 따라 미국 고용주와 고용허가서 절차 없이 스스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간소하고 빠른 취득 절차와 자유로운 활동 반경 등의 장점이 있다. 그간 다소 범위가 좁았던 NIW의 문이 이번 개혁안을 통해 넓어진 만큼 이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NIW만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온 ‘NIW KOREA’의 Samuel J. Kang 대표는 “미국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라면 이번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이민개혁안을 주위 깊게 살펴본다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NIW KOREA는 2004년 설립 이후 10년간 NIW만을 전문적으로 컨설팅해온 국내 대표 NIW 전문업체이다. 국내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는 관심에 부응하여 작년 1월부터는 NIW 세미나(서울 코엑스)를 시초로 전국 각지를 돌며 NIW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NIW KOREA 마정준 공동대표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수속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만큼 매우 다양한 사례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하고, “특히 미국 이민국의 이민관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수속 진행을 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 최적의 이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에 NIW KOREA는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수 차례 NIW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최근 들어 NIW KOREA에 러시아, 독일, 영국, 스페인, 뉴질랜드, 호주, 일본, 중국 등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NIW KOREA는 2014년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동유럽 국가에서도 NIW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NIW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niw.c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 문의는 메일(info@niw.co.kr)이나 전화(02-558-8238)를 통해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내년 군사비 英·佛·獨 합친 것보다 많다

    中 내년 군사비 英·佛·獨 합친 것보다 많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 선진국을 위협하는 군사 대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내년 군사비 지출 규모가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 3대 강대국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2024년에는 서유럽 전체 국방 예산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3일(현지시간) 영국의 군사 컨설팅업체 IHS 제인스의 ‘2014년 국방 예산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올해 군사비 지출 규모가 1480억 달러(약 16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다. 지난해(1392억 달러)보다 약 6%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 세계 1위인 미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5749억 달러(약 625조원)로 지난해(5824억 달러)보다 약 1.3% 감소했다. 중국의 내년 군사비 지출 규모는 1596억 달러로 영국·독일·프랑스를 합친 1490억 달러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개발, 연금 등을 포함한 군사비 항목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장비 확충이다. 중국은 해군과 공군력 보강에 중요한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장비 구매 예산은 2009년보다 3분의1가량 증가했다. 뉴욕타임스는 2012년 취역한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와 2011년 1월 로버트 게이츠 당시 미국 국방장관의 방중에 맞춰 시험비행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 20 등을 예로 들었다. 중국은 내달 5일로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지난해와 올해 군사비 내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현대화되면서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점검위원회(UCESRC)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청문회에서 이런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해군정보처 선임 정보분석관 제시 캐러틴은 중국 해군력이 서방 선진국과 필적할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공군 산하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 군사현대화 기술부 도널드 퓨얼 부장도 중국 공군과 미사일 부대가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40여년 예술혼 오롯이… 그가 건축해 온 삶을 들여다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한국명 유동룡)의 예술 세계를 좀 더 깊숙이 이해할 수 있는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3년 전 타계한 이타미 준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으로 미술관에 기증된 이타미 준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됐다. 일본에서의 1970년대 작업부터 말년의 제주 프로젝트까지 40여년에 걸친 그의 예술 세계를 드로잉과 모형 등 건축 작업뿐 아니라 회화, 서예, 소품, 영상 등 500여점의 다양한 작업을 통해 공감할 수 있다. 전시는 이타미 준 작업 의식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근원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청년 시절 그는 당시 젊은 건축가들이 풍부한 기술로 무장하고 첨단 건축물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당대 예술가들과 교유하며 존재의 근원을 질문하고 ‘모노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했다. ‘사물 본래의 입장에 서서 자연을 한없이 동화시키는’ 이런 생각들이 그의 조형 의식의 기반을 이루며 건축 외에 회화, 서예, 디자인 등에 표출됐다. 재일동포라는 태생적 정체성 또한 존재에 대한 그의 탐구 주제였다. 1부 근원은 그가 그린 수채화와 유화, 그가 디자인한 ‘눈물의자’ 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 활동을 추구했던 그의 미적 여정을 볼 수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을 직접 답사하며 저술한 책들과 수집한 고미술품들은 한국미에 심취했던 그의 자취를 보여 준다. 2~4부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했던 그의 건축 작업들이 시대순으로 펼쳐진다.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이타미 준의 초기(1977~1988) 작품들은 소재의 탐색에 집중된다”며 “‘유리를 통해 비쳐드는 빛으로 빛나는 금속’과 같이 다양한 소재의 배치로 풍부한 재료의 언어를 구축하면서 사물의 감촉을 조형적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0년간 그의 작품은 원시성의 추구에 집중한다. 유리와 철을 다루는 현대건축에서 인간과 건축의 야성미가 결여돼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토착 재료를 사용해 그 땅이 지닌 오래된 가치를 부활시키려 시도했다. ‘각인의 탑’(1988), ‘석채의 교회’(1991), ‘M 빌딩’(1992)은 자체의 물성만으로 그 존재를 힘 있게 드러낸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말년까지 이타미 준은 형태와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건축이 매개하는 관계의 문제를 고민한다. 이 시기 그는 재료의 날 선 원시적 감각이 돋보였던 격렬한 건축에서 벗어나 온화하고 고요함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말년의 제주를 중심으로 한 한국에서의 작업은 이타미 준 건축의 원숙미를 보여 주면서 건축이 매개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잘 드러낸다. 전시의 5부는 ‘바람의 조형: 제주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제주 작업에 집중돼 있다. 그가 총괄 설계를 맡았던 비오토피아 단지 내의 핀크스클럽하우스를 시작으로 포도호텔, 물 바람 돌 미술관, 두손 미술관, 방주교회 등이 잇따라 완공된다. 바람과 물, 돌이 풍부한 제주의 자연과 동화된 건축물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제주의 풍토를 담담히 반영하며 건축예술을 향한 작가의 염원을 담고 있다. 마지막 공간은 이타미 준의 딸인 건축가 유이화씨가 아버지의 소품으로 도쿄의 아틀리에를 재현했다. 오는 13일 오후 2시 전시회와 관련해 학술세미나가 열리고 3월부터 전시 기간 중 큐레이터와의 대화, 건축 강연이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3년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전에 이은 과천관 건축 상설전시장의 두 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7월 27일까지 계속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엄정화 “나이는 모두에게 공평… 자존감 갖고 멋지게 살아요”

    엄정화 “나이는 모두에게 공평… 자존감 갖고 멋지게 살아요”

    40대 여성들의 사랑과 인생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관능의 법칙’(13일 개봉). 이 작품에서 엄정화(45)가 맡은 골드미스 신혜 역은 영화를 한눈에 대변하는 간판 캐릭터다. 잘나가는 케이블 TV의 PD로 성공했지만 여전히 사랑에 상처받는 신혜는 배우 엄정화와 똑 닮은 꼴이다. “일하다가 결혼할 시기를 훌쩍 넘긴 것도, 아직 결혼할 사람을 못 만난 것도 모두 극 중 캐릭터와 닮은 점이에요. 싱크로율이 한 6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연애하면서 상처도 받고 마음을 닫은 적도 많았어요.”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라 불리는 영화는 20대 못지않게 열정적인 삶을 사는 40대 여자들의 이야기다. 근사한 연하남의 애정 공세를 받는 신혜, 착한 남편에게 사랑받고 사는 안정적인 주부 미연(문소리), 애인과 알콩달콩 로맨스를 시작한 싱글맘 해영(조민수)은 모두 여전히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 “무게의 차이는 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설레고 바보가 되는 건 다 똑같겠죠. 예전과 달리 100세 시대를 사는 40대에 대한 해석은 크게 달라진 듯해요. 여전히 변화를 거듭하는 시기이고 개척하는 세대인 거죠. 산술적인 나이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극 중 주인공들은 예기치 않은 문제들로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미연은 남편의 미심쩍은 행동에 의심을 하고 해영도 뜻하지 않게 삶의 매듭이 꼬여 사랑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연하남 현승(이재윤)과 사랑을 시작한 신혜도 마찬가지다. 나이 차에 대한 주변의 편견도 부담스러운 데다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는 애인도 마땅찮을 때가 많다. “극 중 현승처럼 남자가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며 편견 없이 다가온다면 뿌리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엄정화에게 이번 영화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03년 주연했던 2030 싱글녀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과 10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두 작품을 함께 하면서 그는 감독의 스타일을 파악했단다. 권 감독에 대해 “어떨 때는 여자 마음을 통 모르는 것 같다가도 사랑을 꿈꾸는, 결론적으로 마초적인 로맨티시스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10년간 엄정화 자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30대와 40대 때 느끼는 고민의 무게가 다르죠. 30대 때 보이지 않던 것이 지금은 좀 더 명확하게 보이고 뭔가를 결정할 수 있는 용기도 생겼어요. 나이에 대한 쓸데없는 집착도 크게 줄었어요. ‘싱글즈’를 찍을 때 사람들이 그랬어요. 서른살이 넘었으니 댄스 가수 생명은 끝났고 발라드로 전향해야 한다고요. 지금은 30대 가수에게 그런 편견을 갖진 않잖아요. 세상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얼마 전부터 서핑과 스케이트보드를 배우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다. 관객들에게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나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 자존감을 놓지 않고 얼마나 멋지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영감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1993년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로 데뷔한 그는 지난 20여년간 가수와 배우를 부지런히 넘나들었다. 지난해에는 영화 ‘몽타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에게도 좌절의 시간은 고비마다 왔다 갔다. “솔직히 연기상에 대한 갈증이 있었죠. 지난해 대종상은 10여년의 배우 생활 끝에 어렵게 받은 상인 만큼 무척 기뻤어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실은 영화로 먼저 데뷔했어요. (섹시한 이미지에 갇혀) 다양한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을 때, 저만큼 앞서가는 다른 여배우들을 볼 때, 속도 많이 상했죠.” 마흔을 훌쩍 넘긴 여배우 엄정화는 이제 안다. 주변에서 듣는 평범한 위로의 말에서도 삶의 진리를 캐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힘들 때마다 엄마가 제 등을 토닥이며 말씀하셨죠. 한 계단씩 천천히 올라가서 한 계단씩 천천히 내려오는 인생이 힘이 더 세다고요. 그 참뜻을 알 것 같아요. 한발한발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중이에요. 50대가 된 제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요? 관능과 관록이 절묘한 조화를 빚어내는 배우, 가능하지 않을까요?(웃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춘원은 왜 조선총독에게 학교 건립을 몰래 건의했을까

    춘원은 왜 조선총독에게 학교 건립을 몰래 건의했을까

    소설가인 춘원 이광수(1892~1950)가 3·1운동 직후 해외를 방랑하던 지식인 조선 청년의 구제를 언급하며 조선총독인 사이토 마코토(1858~1936)에게 보낸 2건의 ‘건의서’ 전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창씨개명한 일본 이름인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郞)가 말해 주듯 민족주의자, 근대문학자, 천황주의자, 친일 작가의 모습이 얽힌 이광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하타노 세쓰코 나타카현립대 교수는 최근 발간된 ‘근대서지’ 8호의 ‘사이토 문서와 이광수의 건의서’란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건의서에는 “조선인의 망령된 움직임을 견제하고 그들에게 지식과 부를 주어 생활의 안정을 얻는 데 효력을 얻을 수 있다. 상술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절대 비밀을 지키는 것이 좋다”는 이광수의 당부가 실려 있다. 이 건의서는 일본 국회도서관 헌정자료실에 보관 중인 ‘사이토 마코토 관계문서’에 포함된 140자 분량의 원고지 14장에 담긴 문건이다. 해군대신, 내무대신, 내각총리대신 등을 지낸 사이토는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부터 10년간 조선총독을 지내며 이른바 ‘문화통치’를 수행했다. 생전 일기·서류 등 1만건 이상의 방대한 자료를 남겼다. ‘재외 조선인에 대한 긴급책에 대해 다음의 2건을 건의함’이란 부제가 달린 문건에는 이광수가 사이토에게 조선 통치를 조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등교육 이상을 받은 조선 청년 2000여명이 중국과 시베리아를 유랑하는 현실을 우려하면서 이들이 러시아의 수중에 들어가면 무장 독립운동 등 일본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거론했다. 이광수가 내건 해법은 교육과 직업의 제공이다. 이를 국가나 인류가 꼭 수행해야 할 선도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건의서에선 간도, 서간도에 거주하는 방랑 청년들을 위해 소학교와 강습소를 짓고 계몽 출판물을 배포할 것을 제안했다. 사업 적임자로는 명망과 사무적 수완, 강고한 의지를 지닌 조선인으로 친일파로 여겨지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하타노 교수는 “이광수가 ‘비밀을 지켜 달라’고 부탁한 것은 당시 총독부 돈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동포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름의 각오를 지닌 제안이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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