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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인 눈물 “10년간 힘들게 모아온 5000만원…”

    이해인 눈물 “10년간 힘들게 모아온 5000만원…”

    ‘이해인 눈물 보이스피싱’ 배우 이해인이 보이스피싱 사기로 보증금 5000만 원을 피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인은 지난 25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 출연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이해인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창에 별다른 의심 없이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했고 이후 3번의 출금 문자 메시지를 받고 사기라는 걸 알았다”면서 “출금이 됐다는 메시지를 받고는 뭔가 머리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해인은 “이사를 가려고 보증금으로 마련을 해놓은 거였다”면서 “(피해 금액은) 5000만원이다. 힘들게 모아온 건데 그걸 그렇게. 너무 답답해서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정말 순간인 것 같다. 당하고 싶어서 당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냐”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만만 태우는 금연정책 - 철학 없는 정부

    불만만 태우는 금연정책 - 철학 없는 정부

    정부가 지난해 9월 강력한 금연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담뱃세 2000원 인상과 함께 모든 음식점을 비롯해 PC방, 커피숍 등 공중이용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흡연 경고 그림’(혐오 사진)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담뱃세 인상은 사실상 ‘우회 증세’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흡연 경고 그림은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금연구역 확대에 대해서는 흡연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 상생의 길은 없는지 찾아본다. 정부의 금연정책에 대해 말들이 적지 않다. 흡연자나 비흡연자가 모두 정부를 성토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마디로 정부가 ‘정책 철학’을 담기보다 ‘딴생각’을 많이 해서다. 세수 확보 정책을 금연정책으로 둔갑시키고, 후속 조치인 흡연 경고 그림 도입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또 내수를 살린다면서 무차별적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해 음식점과 PC방 자영업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사회적 손실 비용을 감안해 금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담뱃세 인상부터 따져 보자. 담뱃값 인상과 흡연율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2004년 담뱃값 500원을 올릴 때도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바로 회복됐다. 반면 정부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3년 국내 총담배 판매량은 969억 개비였고 2004년에는 1065억 개비를 기록했다. 담뱃값을 인상한 해에 판매량이 되레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해외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인도와 러시아의 담뱃값은 한갑당 2달러 수준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흡연율은 러시아가 33.8%로 인도(10.7%)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해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각각 23.3%, 23.2%로 비슷하지만 담뱃값은 프랑스가 8.3달러로 우리나라(2500원 기준)보다 3배 이상 높다. 일본도 2010년 담뱃세 인상 이후 흡연율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부의 담뱃세 2000원 인상을 놓고 ‘서민 증세’ ‘꼼수 증세’라고 비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으로 바로 금연을 결심했지만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서 “의지가 약한 나 자신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담뱃값을 터무니없이 올린 정부의 흡연자 권리 무시 처사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측은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세를 올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올해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은 1475억원으로 전체 국민건강증진기금 2조 7357억원 중 5%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국민 건강이 아니라 세수 확대가 주된 목적이라는 얘기다. 흡연자 동호회인 ‘아이러브스모킹’은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지난 10년간의 흡연율 감소는 공공장소와 음식점 금연 등 비가격정책의 효과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뱃세 인상에 따른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관심이 덜했던 전자담배와 말아 피우는 담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터넷쇼핑업체인 G마켓에서는 지난 1월 전자담배 판매가 전월 대비 125% 증가했다. 옥션과 11번가에서도 같은 기간 전자담배 판매가 각각 48%, 38%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밀수입한 담배가 인터넷에서 불법 거래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2년 32억원에 그쳤던 담배 밀수 적발 규모가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7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는 이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흡연 경고 그림 도입은 정부와 국회의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2001년 흡연율 22%에서 경고 그림이 도입된 이후 2012년 16%까지 떨어진 캐나다’를 예로 들며 도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담뱃세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경고 그림 도입에 대한 열정이 갑자기 사그라들었다. 국회에 마치 짐을 떠넘긴 모습이다. 경고 그림 도입과 관련해서는 현재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금연단체는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도입하면 흡연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측은 “금연정책은 가격정책뿐 아니라 경고 그림 도입 등의 비가격정책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면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한 행복추구권 침해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반면 일부 국회의원들과 담배 제조사들은 ‘우리나라의 연평균 흡연 감소율이 경고 그림을 도입한 국가들보다 매우 높다’며 경고 그림 도입과 흡연율의 상관관계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흡연 감소율은 1.57%(2001~2012년)로 정부가 사례로 제시한 캐나다(0.90%, 2001~2012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러시아와 칠레, 아일랜드 등은 경고 그림을 이미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경고 그림 도입으로 흡연율이 대폭 감소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국가별 금연정책과 사회·문화적 정서에 따라 흡연율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제세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 회장은 “금연 교육과 홍보 등을 더욱 강화해 흡연자 스스로가 금연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경고 그림을 도입할 경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며 사실에 입각해 그림과 위치, 크기 등을 조절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나치게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은 900만명의 흡연자와 15만명의 담배 판매인, 잎담배 경작 농가 5000가구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금연을 유도하는 대의명분과 흡연자의 인격권, 혐오 그림 노출에 따른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경고 그림은 담뱃갑 하단의 20% 수준이 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미국 컬럼비아 항소법원은 식품의약국(FDA)이 추진하려던 상단 50%의 경고 문구는 위헌이지만 앞 또는 뒷면 20% 수준의 경고 표기는 할 수 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치주질환자, 뇌혈관질환 노출 가능성 높다”

     치주질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혈관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2배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최근 들어 구강질환의 신체 영향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때 치과용 엑스레이 검진을 포함시켜 중·장년 이후에 구강 검진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대한치주과학회(회장 조기영)는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7회 잇몸의 날’(3월 24일)을 맞아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생애전환기(만40세) 건강검진 항목에 치과용 파노라마 엑스레이(Panorama X-ray) 검진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효정 교수는 이날 65세 이상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뇌혈관질환과 치주질환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효정 교수는 발표를 통해 “뇌졸중 경험 전력이 인지장애 및 치매 발병과 연관성이 높은 점을 감안, 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 등 해외에서는 치아 상실 등과 관련하여 저작 기능의 정도와 인지장애 또는 저작 기능의 정도와 치매 간의 상관관계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면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가 추후 인지장애 및 치매와 치주질환의 관계를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효정 교수는 이어 “미국의 건강영양조사를 근거로 치주염 정도와 뇌졸중 발생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치아 수가 적을수록, 또 치주질환에 대한 이환 정도가 심할수록 뇌졸중 경험이 증가했다”면서 “실제로 타이완에서 10년간 진행된 71만 9426건의 사례 연구 결과, 치주질환자 중 예방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은 그룹이 치주질환을 가졌으면서도 치료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뇌졸중 발병률이 37%나 낮았다”고 소개했다.  이효정 교수는 “뇌졸중의 경험 유무가 인지장애 및 치매의 발병과 연관성이 높지만 국내에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다”면서 “2018년까지 9년에 걸쳐 진행 중인 ‘한국인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LOSCAS)’가 추후 인지장애 및 치매와 치주질환의 관계를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뇌혈관질환뿐만 아니라 인지장애, 더 나아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주질환의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이사는 우리나라의 치아지수(PQ·Perio Quotient)의 변화 추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PQ지수란, 개인의 잇몸 관리 상태를 지수화한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나쁜 상황임을 뜻한다.  김남윤 이사는 “치주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이 2013년부터 PQ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최근 3년 간의 평균 PQ 지수가 2013년 31.4점에서, 2014년 37.9점, 2015년 41.7점 등으로 점차 높아졌다”면서 “특히 40대부터 급격하게 높아지는 추이를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1년간의 치은염·치주질환 환자 진료 인원을 보면 2004년에 약 466만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약 1289만명으로 무려 3배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진료비 역시 9000억원을 넘어섰다.  김남윤 이사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만40세에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 시기는 19~39세에 비해 치주질환 위험도가 평균적으로 4.5배나 증가하는 시기인만큼 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파노라마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치주과학회는 이날 서울시청앞 광장에서는 ‘당신의 잇몸, 건강한가요?’를 주제로 대국민 잇몸건강 캠페인을 가졌다. 또 저녁에는 치주과학회 조기영 회장, 동국제약 이영욱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잇몸의 날’ 기념식을 갖고 치주질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올라! 쿠바 개방시대로] “삼성·LG 등 한국산 인기·인지도 높아져”

    [올라! 쿠바 개방시대로] “삼성·LG 등 한국산 인기·인지도 높아져”

    지난 13일 아바나에서 만난 서정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아바나무역관장은 지난해 12월 17일 미국·쿠바 관계 정상화 발표 후 밀려드는 방문객과 정보 문의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미수교국인 쿠바에 있는 한국 관련 사무소는 10년 전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민간 조직 성격으로 문을 연 코트라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코트라 사무소는 무역 업무는 물론 영사 서비스, 문화교류 활동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서 관장은 “쿠바는 사회주의국가인 데다 미국의 금수 조치를 받고 있고, 우리와 미수교국이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한국을 알리고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한국 드라마 상영과 한국어 강좌를 비롯해 매년 아바나 국제박람회에 참석하고 서울 국제식품전에 쿠바 기업을 초청하는 등 다양한 교류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여 왔다”고 말했다. 덕분에 한국은 중국·베트남에 이어 쿠바의 3대 아시아 교역국이며, 현대차·삼성·LG 등 한국 기업들이 많이 알려지고 제품에 대한 평가도 좋다고 서 관장은 덧붙였다. 서 관장은 “쿠바 공기업을 대상으로 무역 컨설팅을 제공해 쿠바 럼주가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등 지난해 쿠바의 대한국 수출이 예년보다 3배나 늘었다”며 “쿠바는 잠재력이 높은 미래 시장인 만큼 한국의 대쿠바 수출도 쿠바의 개혁·개방, 미국과의 관계 개선, 수교 추진 등에 따라 긍정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쿠바 신외국인투자법과 함께 한국 무역보험공사의 수출신용 제공으로 중소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서 관장은 쿠바가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그는 “쿠바는 북한과의 의리 때문에 한국과 수교를 안 하고 있는데, 혁명 1세대가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의 거두이자 정신적 지주”라며 “북한과 오랜 관계를 맺어 온 쿠바는 북한 측에 남한과 잘 지내라고 조언할 수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바가 남북 관계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 사진 아바나(쿠바)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일단 살아 보고 사자’ 분양전환 공공임대 2만 1331가구 봇물

    ‘일단 살아 보고 사자’ 분양전환 공공임대 2만 1331가구 봇물

    일정 기간 임대 아파트로 살다가 내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는 분양전환 임대 아파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는 5~10년 동안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거주하다 임대 기간이 끝날 시점에 분양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아파트다. 그동안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는 5년 단기임대였지만 최근에는 10년 공공임대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급되는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는 2만 1331가구(확정분)로 집계됐다. LH가 주로 공급한다. 장점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2년마다 전셋집을 옮겨야 하는 주거 불안에서 벗어나고 5~10년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 공공임대 아파트이기 때문에 민간주택처럼 임대료가 폭등하지 않는다. 연간 5% 이내에서 임대료를 조정한다. 내 집처럼 살다가 마음에 들면 분양받을 수 있다. 분양전환 가격은 분양전환 시기의 감정평가액으로 결정된다. 감정평가액이 시세의 80~90%로 다소 낮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분양전환을 받으려면 입주 기간 내내 무주택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임대료도 싸다. 대개 시세의 80% 정도에 형성된다. 요즘처럼 전·월세가격이 강세를 띨 때는 시세의 70%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부천 옥길지구에 공급된 74㎡짜리 임대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6200만원에 월 임대료 48만 5000원이었다. 충북혁신도시 74㎡는 보증금 2250만원, 월 임대료 36만원에 공급됐다. 보증금을 더 내면 월 임대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임대주택 입주 자격은 무주택가구주나 가구원이면 된다. 주택 유형에 따라 소득과 자산 기준이 다르다. 집이 있는 가구의 자녀는 가구를 분리한 뒤 무주택자 자격을 얻으면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주의할 점은 국민임대 아파트나 시프트(장기전세주택)가 당첨돼도 청약통장 효력이 살아 있어 민간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지만 분양전환 임대 아파트는 당첨되는 순간 청약통장 효력이 상실돼 민간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한다. 인기 지역인 수도권(화성동탄2, 하남미사, 김포한강 등)에 전체 물량의 73%(1만 4148가구)가 공급된다. 행복도시, 대구테크노팰리스, 부산 정관지구 등에서 나오는 분양전환 임대 아파트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영국 명문 기숙형 국제학교 ‘엡솜’ 첫 한국 입학설명회, 28일~29일 코엑스에서 개최

    영국 명문 기숙형 국제학교 ‘엡솜’ 첫 한국 입학설명회, 28일~29일 코엑스에서 개최

    160년 전통의 영국 명문 기숙학교인 ‘엡솜 컬리지(Epsom college)’ 말레이시아 유학 캠퍼스 입학 설명회가 오는 28일~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유학박람회 기간 컨퍼런스룸 317호에서 열린다. 1855년 설립된 엡솜 컬리지는 의료계 종사자 자녀들의 질높은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퀸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후원으로 설립되어, 옥스브리지 및 의학전공 진학 실적이 우수한 보딩스쿨로 영국에서 탑 20 기숙학교에 꼽힌다. 엡솜 컬리지 말레이시아 캠퍼스(이하 ECIM) 설립자인 ‘에어아시아(Air Asia)’ CEO 토니 페르난데스(Tony Fernandes)는 엡솜을 거쳐 런던정경대를 졸업했고, 그의 자녀들 또한 엡솜을 졸업했거나 재학중이다. “엡솜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줬습니다. 가족적인 기숙사생활과 우수한 교육 커리큘럼, 다채로운 특기적성 프로그램, 이 모든 것들을 아시아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캠퍼스를 설립했습니다. 학업에 자질을 못 보이던 내 딸이 대학을 갈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엡솜은 딸의 예술적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해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줬다.”며 ECIM의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ECIM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인근에 6만평 규모의 최첨단 캠퍼스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의 공부는 물론 다양한 스포츠·예술활동을 즐길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갖추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숙형 국제학교로 성장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ECIM는 본교와 동일한 케임브리지대학 국제시험 커리큘럼을 따른다. 7~9학년은 국제표준중등교육과정(IGCSE·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 준비 과목, 10·11학년은 IGCSE 10개 과목, 12·13학년은 A레벨 IGCSE 4개 과목을 각각 수강하게 된다. 교사는 모두 영국이나 국제적인 교직경력자들로 채용됐다. 기숙사는 7학년(한국의 중학교 1학년)부터 이용 가능하며, 24시간 기숙사 사감, 간호사, 상담사가 상주하며 학생들의 학업 외 세세한 부분까지 보살핀다. 이번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엡솜 컬리지 입학 설명회를 위해 방한하는 마틴 조지 교장(Martin George)은 맨체스터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육군 장교로 10년간 복무한 후 교육계에 입문, 킹스 스쿨(King‘s School) 교감과 더럼 스쿨(Durham School) 교장을 역임한 후 ECIM 교장으로 부임했다. 조지 교장은 “영국에서 온 대부분의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함께 학교에서 24시간 생활하기 때문에 학생 한 명 한 명 관심 있게 돌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은 많은 면에서 뛰어나지만 창의교육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 엡솜은 학업, 사회, 스포츠, 문화 등 다방면에서 학생들이 잠재력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정규 과정 및 특별활동의 조화를 이루는 탁월한 노하우를 이어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설명회는 3월 28일 13시부터 17시까지(14시 학교설명회), 3월 29일에는 10시~17시(10시, 14시 학교설명회)까지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 317호에서 진행되며, 참가 예약은 엡솜컬리지 한국사무국인 말레이시아에듀(070-4252-5225, www.epsomcollege.kr)로 문의하면 된다. 이번 설명회 참가후 지원자는 답사항공비 50% 할인혜택도 부여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 美·이란, 원심분리기 제한 논의

    이란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10년간 6000기로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이란이 협상 중이라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만~1만 2000개 원심분리기 중 40% 이상을 감축하는 방안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오는 31일을 타결 시한으로 정하고 스위스 로잔에서 닷새째 협상 중이다.
  • [생각나눔] ‘전과 20범’ 등하굣길 어린이 지킴이?

    [생각나눔] ‘전과 20범’ 등하굣길 어린이 지킴이?

    #1. 서울에 사는 A(72)씨는 이달부터 12월까지 하루 2시간씩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활동을 하게 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추진한 노인 사회활동 지원사업 중 하나로 배식을 하면서 아이들의 식습관과 예절을 지도하는 역할도 맡는다. A씨는 2013년 마약 복용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현재 집행유예 기간이다. 그는 마약 외에도 폭행, 상해, 납치 등 13건의 전과가 있다. #2. 이달부터 스쿨존 어린이 지킴이 활동을 하는 B(75)씨는 폭행과 상해는 물론 특수강간(1989년) 등 혐의로 전과 20범이 넘는다. 2012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아직 집행유예 기간이다. B씨는 12월까지 초등학교에 배치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교통안전을 지도한다. A씨와 B씨가 일하게 된 학교에서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범죄 경력 조회를 했지만 ‘범죄 경력 없음’이란 회신을 받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10년 이내에 성범죄 전과만 없으면 다른 강력 범죄 전과가 있더라도 ‘범죄 경력 없음’으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성범죄 경력 조회 횟수는 지난해 300만건을 넘어섰다. 처음 집계를 시작한 2008년(약 26만건)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2006년 정부가 성범죄자 취업 제한제도를 실시한 이후 대상 기관은 지속적으로 확대됐지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취업을 제한받는 범죄 유형은 여전히 성범죄뿐이란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일반 강력 범죄자도 위험한 건 똑같은 만큼 아동·청소년 기관에 한해 취업 제한 범위 확대를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월 발의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고 형이 집행된 지 3년이 안 된 사람은 학원 강사가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 제한을 과도하게 확대한다면 헌법에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전과자의 사회 적응을 가로막고 범죄로 유턴하게 만드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범죄자를 재사회화해야 한다는 논리와 범죄자를 격리하자는 논리가 부딪치는 상황”이라며 “지나치게 범죄자들을 배척하면 예측하지 못한 해악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엄진 변호사는 “성범죄자라고 해서 무조건 취업을 제한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자체가 이미 과잉 입법”이라면서 “전과자라는 이유로 취업을 막는 건 근거가 부족할 뿐 아니라 명백한 이중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신혼부부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토론회 개최

    결혼 적령기 청년들이 결혼하기 어렵고 신혼부부들이 생활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한 고충을 수렴하며 ‘신혼부부지원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린다.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포럼은 2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주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좌장으로 나서며, ‘결혼불능세대’의 저자인 윤범기씨가 발제를 맡는다. 김정화 국민사랑의회 여성가족국민위원장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한길우 무언가 대표, 황현숙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연애·결혼·출산·취업·주택 등 이른바 5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층의 발생이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구조 차원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결혼준비부터 육아까지 결혼을 위한 국가의 역할 및 지원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다. 홍종학 의원은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는 좋아지지 않으며, 국가의 존망까지도 흔들릴 수 있는 것”이라며 “토론회를 통해 각계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포럼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80명이 뜻을 모아 지난해 11월 발족한 대규모 포럼이다. 이 포럼은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을 5~10년간 제공해 안정적인 거주를 보장함으로써 저출산 문제 극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출산이 결혼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우리 사회에서 청년층이 주택 마련 부담 등으로 결혼을 기피해 저출산 문제가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 착안한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을 5~10년간 제공해 안정적인 거주를 보장함으로써 저출산 문제 극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청년비례대표인 김광진·장하나 의원, 저출산·고령화 전문가인 남인순 의원, 임대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해양위 소속 박수현 의원, 기획재정위 소속 홍종학 의원 등 간사의원단으로 구성됐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금융사 사외이사의 민낯

    금융사 사외이사의 민낯

    금융 당국은 지난해 KB금융 사태 이후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사외이사의 활동과 보수를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연간 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거나 사외이사가 관련된 학회에 기부금을 몰아주는 행태는 여전했다. 공공성이 특히 강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만이라도 사외이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신문이 18일 은행권과 보험사 등 시계열 분석이 가능한 32개 금융사가 이달 공시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평균 36개월 동안 이사직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사외이사 모범규준’이 개정되기 전 선임된 일부 사외이사는 최고 10년간 사외이사를 했다. 현재 금융지주와 은행의 사외이사 임기는 2년, 보험·카드사의 사외이사 임기는 3년으로 최대 5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선임된 282명의 사외이사들 가운데 교수·연구진이 37.9%(10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권 출신이 18.8%(53명), 관료나 정계 출신이 15.6%(44명)로 뒤를 이었다. 사외이사의 보수는 연간 3000여만원에서 1억원까지 차이가 컸다. 은행권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SC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지난해 이사회 10회, 감사위원회 8회, 감사위원추천위원회에 2회 참석하고 9800만원을 받았다. 회의 참석시간이 총 106시간이므로 시간당 92만 5000원인 셈이다. 보수 외에 지급된 업무활동비 1400만원을 더하면 연봉이 1억 1200만원에 달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월 300만~700만원의 기본급을 주고 회의 참석 시 30만~100만원을 더 줬다. 삼성화재 등 일부 보험사는 사외이사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비 명목으로 120만~5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금융지주들의 계열사를 통한 기부금 몰아주기도 여전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가 임원인 학회에 계열사 등을 통해 2011~14년 7차례에 걸쳐 1억 4000여만원을 기부했다. 신한금융도 2011~12년 사외이사가 대표인 교육 재단과 협회에 각각 2억원과 700만원을 지원했다. 사외이사를 했던 한 교수는 “해외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학회가 민간 기업에 후원을 요청하는 일이 종종 있다”면서 “사외이사들의 독립적인 활동을 위해서 이 같은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런 혜택으로 사외이사들이 ‘거수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이 공시한 이사회 회의록에서 사외이사들이 경영진과 다른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사례는 거의 없다. 또 내부 평가에서 대부분이 최우수(S)나 우수(A) 등급을 받았다. 전문성, 이해도, 공정성, 참석률 등을 바탕으로 이사회와 직원, 본인의 평가를 종합해 최종 점수를 산출하지만 주주의 평가는 빠져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차보고서 공시를 계기로 사외이사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보수의 적정 수준을 얘기하긴 어렵지만 과도한 혜택으로 인해 낙하산, 관치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면서 “선임 과정을 공개하고 사후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 선발 단계부터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해야 한다는 역할과 책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돌아온 푸틴… ‘육해공 합동훈련’ 특별지시

    돌아온 푸틴… ‘육해공 합동훈련’ 특별지시

    러시아의 크림 합병 이후 1년, 상황은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영방송에 나와 핵무기 무용담을 늘어놓더니 아예 북해함대를 동원,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반면 정의를 되찾겠다며 경제제재 카드를 동원했던 유럽연합(EU)은 경제제재 확대 문제를 두고 되레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러시아가 북해함대에 경계령을 발동, 5일간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북극해, 노르웨이해 등 러시아 북서부 지역을 담당하는 북해함대는 경계령 발동과 함께 4만명의 병력, 41척의 군함, 15대의 잠수함, 110대의 전투기가 참가하는 육해공군 비상 합동 훈련에 돌입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러시아 북쪽에 조성되고 있는 새로운 전략적 상황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이 푸틴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국방력 강화를 위해 10년간 21조 루블(약 385조 3000억원) 지출을 명령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인디펜던트는 “열흘 동안 행적이 묘연했던 푸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나타남과 동시에 이번 군사훈련이 시작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돌아오자마자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를 굳건히 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 나타난 푸틴 대통령은 그간 서방언론들이 내놨던 건강악화설 등 온갖 추측성 보도에 대해 “가십 없으면 지루하죠?”라며 웃어넘겼다. 동시에 이번 훈련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나토는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군수물자를 제공한 데 이어 3000명의 병력을 파견해 ‘애틀랜틱 리졸브’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노르웨이도 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했다. 러시아의 이런 행보에 미국과 유럽은 비난 성명을 내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절대 잊지 않겠다”면서 “휴전 협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 말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러시아의 크림 점령이 지속되는 한 경제 제재는 지속된다”는 성명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그리 호락하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내 북유럽 국가들과 그 이외 국가들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발견된다고 전했다. 영국을 포함한 북유럽국가들은 6월 기한이 끝나는 대러 경제제재를 지속하거나 더 확대하길 바라고 있다. 반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괜스레 러시아를 더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재의 지속이나 확장 자체가 평화협정 위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EU 고위 외교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러다 EU가 러시아의 전략에 말려드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경제제재에는 EU 28개 회원국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英 해리 왕자 10년 만에 軍 떠난다

    英 해리 왕자 10년 만에 軍 떠난다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윈저(30) 왕자가 오는 6월 전역, 10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B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 왕자는 4~5월 호주방위군에서 마지막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해리 왕자는 성명을 통해 “군 복무 기회를 얻은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군을 떠난다는 정말 힘든 결정으로 내 인생의 일부분을 끝내고 있고, 새로운 장으로 들어가는 중”이라면서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2006년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근위기병대 산하 기갑수색부대 소대장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7~2008년 전투지역 공군 관제사로, 2012~2013년엔 아파치 헬기 부조종사로 총 2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했다. 한편 BBC는 해리 왕자의 참전 당시 기록과 더불어 어린시절, 군복무 기간 등의 사진을 함께 실으며 국방 의무를 다한 왕가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여배우 엠마 왓슨과의 열애설, 음주 스캔들 등에 휘말렸던 해리 왕자의 전력을 염두에 둔 듯 “‘파티 왕자’를 넘어 보람 있는 성취를 이루기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전역 이후 해리 왕자는 환경, 상이용사 관련 자선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은하 포함 10만개 은하 ‘도로 지도’

    [아하! 우주] 우리은하 포함 10만개 은하 ‘도로 지도’

    - 최초로 만든 거대 초은하집단 지도 '라니아케아' 우리은하와 10만 개의 다른 은하를 이어주는 도로를 나타내는 은하 도로지도가 선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니아케아(Laniakea)라고 불리는 이 놀라운 은하 도로지도는 천문학자들이 10년간의 연구와 작업 끝에 완성한 것이다. 라니아케아란 말은 하와이 말로 '무한한 하늘'이란 뜻으로, 우리은하를 포함한 거대 초은하단에 과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라니아케아는 지름이 무려 5억 광년에 이르고, 우리은하를 포함해 10만 개의 은하를 거느리고 있다. 이는 태양 질량의 10경 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은하가 우주공간에 멋대로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무리를 지어 모여 있을 거라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그 최대의 규모는 은하들이 구슬처럼 메달려 '필라멘트'를 이룬 구조물이다. 이러한 구조물들이 우주 속에서 서로 뒤얽혀 라니아케아 같은 거대 초은하단을 이루며, 이들은 모두 중력으로 서로 묶여 있다. 이 광대한 은하지도는 무수한 은하들이 촘촘히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수백만 광년에 이르는 암흑 공간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 천문학자들 10년 작업끝 완성 우주 속에 우리 인류가 있는 위치를 가름하자면, 우리는 라니아케아의 한 가장자리에 수천억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미리내 은하'라는 곳에 있는 '태양계'의 '세번째 행성'인 지구에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은하는 인류의 고향 지구가 있다는 사실 외에는 라니아케아의 다른 10만 개 은하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은하이다. 그리고 아무리 크고 밝은 은하들의 집단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극히 좁은 우주의 한 가장자리에 있는 존재일 뿐이다. 라니아케아 안에는 '그레이트 어트랙터'(Great Attractor)라고 불리는 거대한 중력 골짜기 지대를 향해 은하들이 흐르고 있으며, 라니아케아 주위에는 섀플리 초은하단을 비롯해, 헤르쿨레스, 머리털, 페르세우스-물고기자리 등 4개의 초은하단들이 있다. 국부 은하들의 속도를 측정해서 이 지도 작업을 마무리한 호놀룰루의 하와이 대 브런트 툴리 박사가 이끄는 라니아케아 지도 프로젝트 연구진은 은하의 흐름을 언덕과 계곡에서 흐르는 물에 비유하며, 중력으로 깊이 팬 공간 안으로 은하들이 물처럼 흘러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한 초은하단이 그런 표면에서 큰 덩어리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고향 초은하단을 찾아내서 라니아케아(무한한 하늘)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라고 그들은 '네이처'에 쓰고 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글로벌 인사이트] “장기 불황 겪은 열도의 불안”… 日문화계 자화자찬 풍조 확산

    [글로벌 인사이트] “장기 불황 겪은 열도의 불안”… 日문화계 자화자찬 풍조 확산

    지난 12일 일본에서는 그날 발표된 ‘스고이(굉장한) 재팬 어워드’가 화제였다. 최근 10년간 일본 국내에서 간행되거나 방송된 콘텐츠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고이 재팬 국민투표’(지난해 10~12월 투표 실시)에서 뽑힌 작품들을 발표한 것이다. 외무성과 경제산업성이 후원한 이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만화 ‘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등이었다. 일본에서 ‘세계에 알리고 싶은 일본 콘텐츠’를 국민투표에 부친 것은 처음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일본은 훌륭하다’ ‘일본의 것을 세계에 좀 더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을 일컫는 ‘포지티브 내셔널리즘’이라는 용어도 생겼다. 일본인들이 자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민족주의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포지티브 내셔널리즘’이 두드러지는 것은 문화계다. 방송계에서는 일본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후쿠오카에 살면서 일본에서의 일상생활을 블로그와 유튜브에 활발히 올려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모은 캐나다인 미카엘라 브레스웨트(27·여)는 일본 지방의 명물을 소개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자주 등장한다. 미국 출신으로 일본 문학을 전공해 도쿄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로버트 캠벨(58)은 유창한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로 뉴스 코멘테이터로 활약 중이다. 이들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일본의 훌륭함을 얘기하며 일본인의 호감을 얻고 있다. 일본 문화의 우수성을 외국인 관광객에게 듣거나 해외에서 활약하는 일본인을 소개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민방 TBS 계열에서 방송되고 있는 ‘도코로씨의 일본의 차례’라는 방송은 ‘기모노의 매력’ ‘바둑에서 배우는 일본의 지혜’ 등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며 10% 전후의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다. 또 전 세계 오지에 정착한 일본인을 소개하는 ‘세계 왜 여기에? 일본인’(니혼테레비), ‘세계의 마을에서 발견! 이런 곳에 일본인’(TV아사히), ‘세계의 일본인 아내는 봤다!’(TBS) 등 일본과 일본인을 칭찬하는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세계 왜 여기에? 일본인’의 프로듀서 미즈타니 유타카는 주간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만 해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나라를 다루면 시청률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나라를 다뤄도 시청률이 나온다”면서 “해외에 사는 일본인은 자국을 그리워하며 자국의 좋은 점을 재인식한다. 그런 ‘일본인다운 마음’을 자극하는 것을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것 아닐까”라며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을 분석한다. 실제로 과거에도 외국인이 일본에 대해 말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지금과는 양상이 정반대였다. 1998년부터 4년간 방송된 ‘여기가 이상하다, 일본인’(TBS)은 외국인에게는 집을 빌려주지 않는다든가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양보를 하지 않는 일본인의 모습을 외국인의 시선에서 신랄하게 비판한 프로그램이었다. 서점에서도 일본을 ‘자화자찬’하는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독일에서 30년간 생활한 일본인 가와구치 만 에미가 지난해 9월 펴낸 ‘살아본 유럽, 9승 1패로 일본 승리’라는 책은 2월 현재 14만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2013년 8월에 낸 ‘살아본 독일, 8승 2패로 일본 승리’는 16만부가 팔렸다. 이 외에도 ‘독일 대사도 납득한, 일본이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 ‘일본이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 ‘영국에서 봐도 일본은 무릉도원에 가장 가까운 나라’ 등 외국과 비교하며 일본의 훌륭함을 치켜세우는 서적들이 최근 1년 사이에 잇따라 출판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렇게 일본 내에서 ‘포지티브 내셔널리즘’이 횡행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일본이 20년 이상 장기 불황을 겪는 동안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의 국력이 점차 성장하는 것을 지켜본 일본인의 불안감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일본 국민들이 ‘경제 대국’으로서 예전에 갖고 있었던 자신감과 여유를 잃고 ‘자화자찬’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시민센터 정책기구’에서 격월간 잡지 ‘사회운동’을 편집하는 다카세 요시미치는 최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안한 시대에 자기부정적이 되지 않기 위해 자기를 긍정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또 주변국들이 줄곧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비판해 온 것에 대한 반동이라는 분석,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더 강해진 국민적 연대의식의 발로로 보는 의견도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대체 공무원연금 개혁 할 건가, 말 건가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여야 샅바 싸움만 치열하다. 지난 1월 초 출항한 ‘공무원연금 개편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오는 28일 활동시한 마감을 앞두고 합의는커녕 암초를 만난 격이다. 대타협기구 노후소득분과 공동위원장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2일 현재 46.5% 수준이고 2028년 40%까지 내려가게 돼 있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하면서다. 공무원연금 개혁 대안이 아닌, 국민연금과 함께 논의하는 ‘새판 짜기’ 카드를 내밀면서 배는 산으로 올라가는 꼴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확정하는 시한을 보름 남짓 앞둔 시점에 새정치연합 측이 느닷없이 판을 더 키우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김성주 의원은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출 게 아니라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진정성은 읽히지 않는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짜기 위해 대타협기구를 출범시켰던 야당이 이제 와서 국민·군인·사학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으로 전선을 넓히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새정치연합 측은 자체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내놓지 않았다. 두 달 보름이 넘도록 “공무원 집단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변죽만 울리다가 막판에 공무원연금 개혁의 총대를 메지 않으려는 속내만 드러낸 셈이다. 여야 타협 없이 어떤 안건도 처리할 수 없게 하는 국회선진화법을 감안하면 자칫 공무원연금 개혁 자체가 물 건너갈 판이다. 하기야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높일 수만 있다면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러나 2028년까지 40%로 점차 낮아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기초연금 5% 포함)로 높이는 데 필요한 재원이 문제다. 새정치연합 측은 이를 위한 보험료율 인상이란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현 야당이 집권당이었던 참여정부 때인 2007년 국민연금법을 개정할 때 소득대체율을 기존 70%에서 40%까지 단계적으로 낮아지도록 한 까닭은 또 무엇이었나. 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기 위해 결국 국민 부담인 보험료를 더 걷거나, 재정을 더 쏟아붓는 방안 둘 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야권도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새삼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을 거론하는 것은 일반 국민과 공무원 표를 다 잃지 않겠다는, 선거용 눈치 보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며칠 전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봉급부터 깎아야 한다”고 했다. 논점이 다소 빗나갔지만,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는 맞다.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을 위해 향후 10년간 93조 9000억원의 재정 투입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어느 당이 집권하든 국가 부도 상태인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게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여야가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중세 유럽에서 횡행하던 ‘가면무도회’처럼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식의 입씨름만 하고 있을 때인가. 정치권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현행대로 유지할 때 실현성 있는 대안이 있을지부터 정직하게 돌아봐야 한다. 즉 거위 털을 아프지 않게 뽑듯 모든 국민에게 욕먹지 않고 세금을 거둬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자문해 보란 뜻이다.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10년간 8번 이직 메뚜기 인생… ‘파견직 늪’ 한번 빠지면 못 나와”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10년간 8번 이직 메뚜기 인생… ‘파견직 늪’ 한번 빠지면 못 나와”

    “메뚜기 인생이에요. ‘파견’이란 게 늪과 같아서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네요.” 김아름(29·여·가명)씨는 지난달 26일 파견업체를 통해 안산 반월시화공단의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D사에 입사했다. 청년실업이 끔찍한 현실에서 그나마 취업한 게 다행일까? 김씨는 10년째 안산 반월시화공단을 인공위성처럼 맴돌고 있다. 벌써 8번 직장을 옮겼다. 정규직 일자리도 몇번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대부분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파견직을 전전했다.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만 받는 그에게 저축은 사치다.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와 같은 삶이 반복될 뿐이다. 처음부터 비정규직은 아니었다. 공고 3학년 2학기 때인 2004년말 반월공단에 있는 D전자 인턴으로 입사했다. 1년 후 정직원이 됐고 연봉도 3500만원을 웃돌았다. 착실했던 김씨를 눈여겨 봤던 고교 은사가 추천서를 써준 덕이다. 하지만, 그는 꿈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집 근처 종교시설 합창단에서 처음 피아노를 접했는데, 그 때의 감동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주경야독’을 결심하고 2005년 한 사립대에 피아노 전공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근무패턴이 3교대로 바뀌면서 저녁시간을 낼 수 없게 된 것. 김씨는 더이상 졸업이 늦어지면 영원히 피아노와 멀어지게 될 것 같아 2007년 말 회사를 그만뒀다. 당장 생계 압박이 시작됐다. 400여만원에 이르는 등록금도 그에겐 거금이었다. 김씨는 얼마 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I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한편, 피아노 학원 강사로 일했다. 근무 시간이 맞지 않아 2009년 중순 S반도체에 파견직으로 근무했다. 저녁 시간이 보장되는 일만 골라서 했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2012년 12월까지 전공을 살려 언니 집에 얹혀살며 피아노 강사로 일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순 없었다. 100만원도 안 되는 피아노 강사 월급으로는 장래가 암담했기 때문. 김씨는 결국 돈을 벌어 사람답게 살겠다는 일념으로 2012년 12월 안산으로 돌아왔다. ‘간접고용의 늪’에 빠져든 것도 이때부터다. 자의든 타의든 취직과 퇴직을 반복했다. 월급이 너무 적어 생활 유지가 어려웠거나,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해서다. 안산의 한 약품 분석업체에 파견직 노동자로 입사한 김씨는 3개월 후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잠시뿐이었다. 경영 상태가 악화되자 회사는 권고사직을 남발했고 일감이 줄어 3일 일하고 2일 쉬는 일이 반복됐다. 말만 정규직일 뿐, 급여가 100만원도 안됐다. 결국 지난해 7월 사직서를 냈다. 한 달간 핫팩을 상자에 담는 아르바이트를 한 김씨는 같은 해 9월부터 군포에 있는 한 병원의 영상의학과에 취업했다. 이 역시 파견업체를 통해 들어갔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기록을 환자들에게 CD로 복사해주는 일을 했는데 함께 근무했던 방사선사들의 텃세와 무시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다. 월급 실수령액은 117만원. 결국, 같은해 12월 병원도 그만뒀다. 하루 만에 파견업체를 통해 반월공단에 있는 컴퓨터 제조업체 S사에 취직했다. 이곳에서 김씨는 완성된 컴퓨터를 포장 상자에 담아 스테이플러로 마무리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하루 1200개의 상자를 포장한 대가는 월급 120만원. 관리자들은 일상적으로 반말과 욕설을 해댔다. 특히 현장에서 ‘슈퍼 갑’에 해당하는 반장의 횡포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생리 때문에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40대 여성에게 “라인이 돌아가는데 화장실을 가면 어떡하느냐”며 타박을 주기도 했다. 김씨는 현재 D사에서 한달에 190만원을 받고 있다. 4대보험을 제외하고 주말 특근비를 포함해서다. 그나마 평일 야근이 없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가끔은 첫 직장인 D전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꿈만 꾸지 않았어도 인생이 지금처럼 비루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다가도 D전자가 어려워지면서 당시 동료들이 모두 퇴직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김씨의 소망은 소박하다. 안정된 직장에서 세금을 떼고 200만원 정도만 받아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상황이 나아진다면 피아노도 다시 치고 싶지만, 지금 상황에선 딱히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매달 임대아파트 월세와 관리비 등으로 45만원이 빠져나가요. 데이트 한번 하는 것도 어떨 때는 부담이죠. 친구들이 술 한 잔하자고 연락해도 마음이 불편해요. 결혼이요? 글쎄요. 새 직장을 찾는 시간이 길어졌을 때 밑바닥까지 가 보니 알겠더라고요. 돈이 없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요.”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생각나눔] 송도국제도시 ‘품격’에 임대주택은 안맞다?

    [생각나눔] 송도국제도시 ‘품격’에 임대주택은 안맞다?

    임대주택이 주를 이룰 ‘누구나 집’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자 송도 주민들이 국제도시 ‘격’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고급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저소득층에 대한 시각이 자칫 계층 간 갈등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도국제도시총연합회는 1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도 6·8공구 원안개발을 촉구했다. 총연합회는 “151층짜리 랜드마크 건물이 무산된 상태에서 국제도시 품격을 살리기 위해선 A3블록을 원안대로 최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3블록에 부동산 개발회사인 GE파트너스가 3000가구 규모의 누구나 집 건설을 추진하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A1블록에 외국인을 위한 고급 아파트 1000가구가 지어지는 것과 같은 개발형태가 A3블록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나 집은 인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주거안정 정책으로, 청약통장이나 주택소유 여부, 소득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최장 10년간 임대로 살다가 분양받을 수 있는 신개념 주택 공급방식이다. 하지만 소식을 전해 들은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은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임대주택 방식의 공급 자체가 송도 부동산가치 상승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총연합회 관계자는 “누구나 집 반대가 더불어 사는 사회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지만, 반대가 찬성보다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실련 관계자는 “님비보다 더한 현상으로 공동체의 위기로 몰고 가는 천민자본주의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임대 동에서 분양 동으로 통하는 길을 막아 놓아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가까운 길을 두고 멀리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또 다른 아파트에는 관리사무소가 어린이놀이터 이용대상에 임대아파트 동만 빠진 공문을 붙여 동심에 상처를 입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4)] 정치권 “선거 신뢰 회복 위해 필요”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4)] 정치권 “선거 신뢰 회복 위해 필요”

    만약 선거에서 후보자가 중도에 사퇴할 수 없도록 했다면 2012년 대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옛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당시 후보는 대선을 완주했을 것이고, 선거는 박근혜·문재인 후보와 더불어 3자 구도가 됐을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제안한 ‘후보자 사퇴 제한’이 실제 현실이 된다면 선거 판세는 이처럼 전혀 달라지게 된다. 당시 이 후보는 사퇴하고도 선거보조금 27억원을 그대로 받아 ‘먹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장 정치권은 선관위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 등에 대해 더 관심을 두는 모습이지만, 실제 선거에서 중대 변수로 작용될 수 있는 후보자 사퇴 제한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유불리를 따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선관위가 제안한 ‘후보자 사퇴 제한’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선거 전략에 따른 후보의 중도 사퇴가 유권자에게 혼선을 준다는 점에서 사퇴 제한은 선거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후보자들에게는 출마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더불어 선거참여를 전제로 보조금이 지급되는 만큼 사퇴시 이를 반환하는 것도 제도의 취지로 보나 국민정서상으로나 큰 반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관위는 거소 투표용지 발송 마감일 전 2일부터 후보자의 사퇴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도록 했고, 이에 따라 대선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 이후 11일이 지나면, 다른 선거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 이후 7일이 지나면 사퇴할 수 없게 된다. 또 후보자가 사퇴를 강행하면 선거보조금도 반환하도록 하고 후보자가 사망하면 쓰고 남은 보조금을 돌려보내도록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보조금은 선거에서 쓰도록 지원하는 것인데, 중도에 사퇴하면 후보를 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관위 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후보자 간 연대로 출마자가 갑작스럽게 사퇴하기는 어려워진다. 사퇴로 인한 비용 때문에서라도 개별 후보들은 선거를 완주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전체 선거 판세에서 야권 단일화보다는 분열로 이어지게 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야당으로서는 연대를 염두에 둔 선거 전략에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더불어 보수 후보는 난립하고 진보 후보는 단일화하는 경향이 컸던 교육감 선거에서도 후보자 사퇴 제한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사퇴 제한을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호남이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불가피하게 후보자가 사퇴하는 경우까지 선관위가 검토했는지 의문”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이정희 후보의 사퇴 때문에 박근혜 당시 후보가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보수층에서 제기됐던 것을 떠올리면 이번 개정안은 다소 감정적이고 보복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편 2004년부터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10년간 선거에서 후보가 중도 사퇴한 사례는 214명으로 추계됐다. 18·19대 총선에서 39명의 중도사퇴자가 나왔고 이들에게는 모두 2억 9600만원의 선거보전금이 지원됐다. 4~6기 지방선거에는 172명이 중도 사퇴했고 이들에게 지급된 보전금은 2억 9400만원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춤의 연금술사가 그린 바흐 일생

    춤의 연금술사가 그린 바흐 일생

    유니버설발레단이 바흐 탄생 330주년을 맞아 안무가 나초 두아토의 ‘멀티플리시티’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한국 발레 단체 최초로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멀티플리시티’는 춤과 음악으로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다. 1부 멀티플리시티와 2부 침묵과 공의 형상으로 구성된 2시간 분량의 전막 모던발레다.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바흐가 10년간 머물며 예술의 꽃을 피웠던 독일 바이마르시와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1999년 공동 제작했다. 초연 이듬해인 2000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상’을 수상했다. 안무가 두아토는 춤의 연금술사로 불린다. 그가 지휘하는 무용수들은 악기나 음표, 음악처럼 움직인다. 이번 작품에서도 무용수들을 통해 바흐가 살았던 시대 배경, 음악 세계는 물론 인간적인 내면까지 바흐에 대한 모든 것을 그려 낸다. 러시아 미하일롭스키 발레단 상임안무가 및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초연 때 삶과 죽음에 대해 경건한 메시지를 담아내 당시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아픔을 위로했다는 평을 받았다. 두아토는 “춤과 음악은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며 한국 관객들을 위로했다. 오는 19~2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트. 3만~10만원. (02)2005-011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내여행 | 합천이어야 했던 이유

    국내여행 | 합천이어야 했던 이유

    이야기는 50여 년 전 한국에 머물렀던 어느 프랑스인에서 시작된다. 합천 해인사를 사랑해 죽어서도 그곳에 묻힌 사람. 무엇이 그를 넋으로 돌아오게 했을까? 그 질문에 밀려 합천으로 갔다. 홍류동에 뿌려지다 합천군은 잘 알고 있었다. ‘합천’ 하면 떠오르는 ‘해인사’의 공식이 이 도시의 이미지를 경직시키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시작한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이나 해인아트프로젝트의 소식이 들려왔을 때 귀가 솔깃했으나 결국 2013년 이 행사를 찾았다는 200만명의 대열에 속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로제 샹바르’의 사연과 프랑스인들과 동행하는 합천 여행은 만사를 제쳐 놓게 할 만큼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단 ‘문제적 그’를 먼저 소개한다. 로제 샹바르Roger Chambard는 1959년 한국에 부임해 10년간 근무한 초대 주한프랑스 대사였다. 그 기간 중에 한국을 널리 여행했던 그는 특히 해인사를 좋아해 ‘죽으면 화장을 해서 해인사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했고, 실제로 1982년에 78세의 나이로 타계하자 유골은 한국으로 옮겨져 합천 해인사 자락에 뿌려졌다. 그의 손자 올리비에 샹바르Olivier Chambard는 프랑스 외교부 아프리카-인도양 담당 부국장이 되어 2011년 9월에 공무차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종종 언론에 소개되곤 했지만 그냥 잊힐 수도 있는 이야기에 마음이 복잡해진 이유는 아마도 ‘죽을 자리’ 때문이리라. 세상을 많이 떠돈 만큼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회귀본능이다. 마지막 자리는 내 나라, 사랑하는 사람의 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결석처럼 단단해진다. 그런 본능을 넘어서 타국, 타향을 선택할 만큼 로제 샹바르의 해인사 사랑이 대단했던 것인지 영혼의 외로움이 컸던 것인지,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은 단편적이기만 하다. 어느 프랑스인의 피안彼岸 5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후 가난했던 한국의 모습은 흑백사진으로 남아있고, 그 사진 속 로제 샹바르도 흑백이다. 시간은 그냥 흐르기만 한 것이 아니어서 그 사이 홍류동紅流洞 계곡 옆으로 포장도로가 깔렸다. 2011년부터 ‘소리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해인사 산책로 6.3km는 3분의 2 이상이 이 도로와 나란히 달린다. 해인사 시외버스 터미널을 오가는, 통행량이 적지 않은 도로이고 커브를 도는 엔진소리는 홍류동 계곡의 물소리도 잠식한다. 그 옛날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의 귀를 먹게 했다 할 정도로 옥계수가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가 우렁찼다는 이야기가 무색하지만 다행히도(?) 소리길의 ‘소리’는 ‘Sound’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의 소리蘇利는 불교에서 ‘이상향’ 혹은 ‘피안’을 뜻한다. 작은 힌트를 주워 본다. 로제 샹바르가 해인사를 드나들던 그 시절에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홍류동 계곡은 어쩌면 그에게 이상향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 우거진 송림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듬직한 바위 사이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청수, 그 물살의 기개를 보여 주는 폭포와 웅덩이들. 그 안에 숨은 19개의 명소. 신라 최고의 천재로 칭송받았지만 말년에 해인사에 머물다 홍류동 계곡에서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혹은 방랑 끝에 죽었다는) 최치원에게 이곳이 피안이었듯, 노년의 프랑스인에게도 해인사와 홍류동 계곡은 그런 곳이 아니었을까. 소나무, 노각나무, 떡갈나무, 떼죽나무, 줄참나무, 굴참나무 가득하고 물소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지는 소리길을 두 시간 넘게 걷는 동안 두 노인의 마음을 소리 없이 헤아려 보았다. 최치원이 명명했다는 가야산 19경 중 16경이 그 헤아림에 길라잡이가 되어 주었다. 마음에 담은 해인사의 보물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시작된 소리길은 해인사에서 끝이 난다. 경내로 들어서자 한눈팔지 않고 장경판전으로 직행했다. 해인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장경판전은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소로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팔만대장경8만1,258장은 12년 후에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15세기에 만들어진 이 건물은 통풍, 방습, 온도 유지 등을 고려한 과학적 설계에 있어서 현재의 건축기술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 당시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새로운 건물을 신축했지만 일부 장경에 곰팡이가 피는 등 문제가 발생해 다시 옮겨 왔을 정도다. 통풍을 위해 앞뒤 창문의 크기를 다르게 하고 바닥에 숯과 소금 등을 깔아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지혜는 함부로 베껴지지 않는 모양이다. 들어갈 수도, 사진촬영도 불가능하기에 아쉬운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데 먼 북소리가 들려왔다. 이제야 해인사가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 앞마당엔 법고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경내의 모든 사람들은 부동자세로 젊은 스님들의 손만 바라보고 있었다. 전국 사찰 중 가장 힘차고 아름다운 법고 소리로 유명한 해인사이니 가능한 풍경이다. 무려 23개의 산내 암자를 지닌 해인사이기에 타종 소리, 법고 소리는 그 어느 곳보다 멀리 도달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경외로 나가자 아까 스치듯 지나온 전나무와 작품들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소리길에서부터 드문드문 만났던 조각품과 설치 작품들은 2013년 진행됐던 해인사아트프로젝트의 흔적이다. 30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마음’이라는 주제를 담아 평면, 입체, 미디어, 설치작품을 완성했다. 5,200여 만 자에 이르는 팔만대장경의 글자들을 단 한 자로 요약하면 ‘마음 心’이기 때문이다. 방치되어 파손된 작품 앞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정성을 다한 작품 앞에서는 경탄심이, 위트가 넘치는 작품 앞에서는 ‘아하’ 하는 마음이 둥둥둥 울리고 있었다. 팔만대장경에 한 톨씩을 새겨 넣었던 선조들의 바람은 호국이었든, 무병장수였든, 소원성취였든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신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불운한 말년을 보냈던 최치원의 마음과 타향에서의 안식을 원했던 로제 샹바르의 마음도 홍류동 계곡에서 하나로 합수하여 합천으로 흘러들고 있듯이 말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합천군 www.hc.go.kr ●Bon voyage 해인사 소리길의 도반들 해인사와 소리길 여행에는 유쾌한 도반들이 있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3명의 프랑스인들은 프랑스인의 시선과 감성에서 로제 샹바르와 해인사의 인연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리고 합천 여행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묻기 위해 합천군에서 초대한 손님들이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벵자맹 박사가 두 사람을 위해 통역을 맡아 주었다. 그들의 ‘까칠하지만 솔직한’ 피드백은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주었다. 한없이 모던하고 최첨단인 대장경테마파크의 시설과 기술이 오히려 팔만대장경과 단절되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고, 해인사 사하촌에 많은 식당이 있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이용하기가 불편하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지나치리만큼 자주 눈에 띄었던 해인사의 보시함을 지적할 때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일견 합당하고, 일견 문화적인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던 대화들은 1박2일 내내 진지하게 이어졌다. 해인사에 가려져 있는 합천의 매력이 더 잘 알려지기 바라는 ‘마음’들이 합천군에도 한 자 한 자 기록으로 새겨졌을 것이다. 참고로 세 사람의 프랑스인이 예상외로 황매산의 때늦은 억새풍경을 극찬했다는 사실도 덧붙인다. ▶travel info 합천 합천영상테마파크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세트장으로 탄생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합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1920년대 경성의 거리와 1980년대 서울의 모습이 교차하는 곳이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고 아이들에게는 낯선 근현대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055-931-2467 1,100원 대장경테마파크 초조대장경 간행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2011년 첫회를 시작으로 2013년 행사까지 성황리에 마쳤으며 다음 회를 기약하고 있다. 대장경테마파크 안에는 대장경천년관,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 세계교류관, 세계시민관 등 5개의 전시관이 조성되어 대장경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로 1160 055-930-4801~2 어른 3,000원 황매산 철쭉, 억새 군락지 5월이면 철쭉 원피스를 입고, 10월이면 억새풀 망토를 두르는 산이 황매산이다. 북서쪽 능선의 정상 아래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기에 평소에도 산상화원을 만나고 싶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다. 봄과 가을만 바라는 사람은 초목으로 뒤덮인 황매산의 여름이나 눈꽃이 만발은 황매산의 겨울은 놓치는 것이니 어느 계절이든 황매산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대장경 밥상 받으시오! 합천군에서 지정한 딱 2곳의 식당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차림이다. 절식을 기본으로 했기에 기본적으로 채소밥상이지만 육류를 추가 주문할 수 있다. 건강한 맛뿐 아니라 식기를 모두 놋그릇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격도 남다르다. 대장경 한정식은 1인분에 3만원으로 반드시 사전에 주문해야 하며 이 밖에 도토리 비빔밥 세트(1인분 1만5,000원), 도토리 비빔밥(7,000원) 등의 메뉴가 있다. 백운식당 055-932-7393 해인식당 055-933-1117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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