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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몰랐던 18세 여성 출산…알고보니 자궁이 2개인 ‘중복자궁’

    임신 몰랐던 18세 여성 출산…알고보니 자궁이 2개인 ‘중복자궁’

    새내기 여대생이 갑작스러운 발작으로 쓰러졌다가 뜻밖의 출산으로 엄마가 됐다. 데일리메일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서부 그레이터맨체스터 주에 사는 에보니 스티븐슨(18)이 생각지도 못한 출산으로 딸을 얻었다고 전했다. 에보니는 지난해 12월 두통을 호소하다 욕실에서 쓰러져 5번의 발작을 일으켰다. 에보니의 어머니 쉬리(39)는 즉각 구조 요청을 했고, 달려온 구급대원들은 에보니가 임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쉬리는 딸이 임신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믿지 않았지만, 에보니의 배는 어느새 불룩 솟아 있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에보니는 혼수상태 속에 검진을 받았고 임신 사실이 확인돼 긴급 제왕절개수술에 들어갔다. 에보니의 모친 쉬리는 “딸이 임신했다는 걸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배도 나오지 않았고 입덧도 없었다”며 황당해했다. 에보니는 쓰러진지 하루 만에 3.4kg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그 후 3일 만에 정신을 차린 에보니는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얼마간 쓰러져 있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딸을 낳았다는 설명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할 뿐이었다. 에보니는 “생리도 매우 규칙적이었고 임신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알고보니 그녀는 ‘중복자궁’ 즉 2개의 자궁을 가지고 있었고, 하나의 자궁이 정상적인 생리 활동을, 등쪽에 숨어 있던 다른 자궁이 임신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복자궁은 500만분의 1 확률로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 성기가 2개인 사람도 있다. 자궁이 2개일 경우 보통 여성보다 자궁의 크기가 작아 유산과 조산 위험이 매우 높으며 불임 가능성도 있다. 의료진은 “아기의 몸무게가 3kg이 넘을 때까지 열달을 거의 다 채워 아기를 품고 있었던 것도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에보니는 한 개의 자궁에만 나팔관이 있어 임신 가능성이 더욱 희박했다고 덧붙였다.꿈 같은 상황에 처한 에보니는 자신이 출산을 했다는 사실을 한동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최소 10년간은 아기를 가질 생각이 없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에보니는 현실을 받아들였고, 처음으로 아기를 품에 안았다. 그녀는 “나는 너무 두려웠는데 아기는 매우 평온했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름다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아기와 유대감이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딸은 마치 나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품에 안겼다.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곧 학교로 돌아갈 예정인 에보니는 이제 딸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고 말한다. 그녀는 매일 딸과 함께 맞이하는 아침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적이라며 행복해하고 있다. 중복자궁을 가진 여성의 사례는 지난 2017년에도 보고된 바 있다. 당시 영국 콘월주에서 중복자궁을 가진 여성이 각각의 자궁에 아기를 임신해 쌍둥이 아닌 쌍둥이를 출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재명 “120조원 반도체 클러스터, 최적지는 경기도”

    이재명 “120조원 반도체 클러스터, 최적지는 경기도”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집적단지)’ 입지를 둘러싼 지자체 간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의 최적지는 경기도”라며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곳, 제일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곳, 조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한 곳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기업경쟁력 확보 차원을 넘어 국가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는 실사구시적 입장에서 정치 논리가 아닌 경제 논리로 판단되고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는 기존 반도체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중심기지’ 건설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면서 “경기도는 정부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지속해서 건의했고 그 결과 올해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됐다”고 도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경기지역 유치에 대비해 도가 마련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 내용도 소개했다.이 지사가 밝힌 도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계획은 ▲대·중소 기업 상생 클러스터 조성 ▲스타트업 및 전문 인재 육성 ▲지역사회 복지 향상 ▲복합스마트시티 조성 등 모두 4가지다. 도는 먼저 국내 반도체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율이 낮다는 점을 들어 대·중소기업이 함께하는 상생하는 클러스터 조성과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클러스터 내 기업이 함께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협력사 구성원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문화복지시설 확충, 어린이·청소년 교육프로그램 운영, 어르신 돌봄 서비스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이 지사는 “정부의 역할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경기도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기업과 산업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8년까지 10년간 12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사업으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종합반도체업체(IDM)와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형태로 추진되며 경기도 용인과 이천, 청주, 구미 등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북한 전쟁고아 기록정리가 남은 일…더 늦기 전에 끝내야”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북한 전쟁고아 기록정리가 남은 일…더 늦기 전에 끝내야”

    ‘독일서 韓문화재 발굴’ 김영자 박사가 말하는 ‘북한 전쟁고아’“한반도 현대사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아픔, 잊혀진 이들이 있다. 바로 북한의 전쟁고아야. 남편이 먼저 시작한 일인데 요즘은 그게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6·25 한국전쟁에서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전쟁고아가 많이 발생했지. 이들이 동유럽에서 위탁교육을 받다가 어느 날 하룻밤 새 갑자기 싹 사라졌거든. 이들에 대한 기록 정리가 여생의 일이 됐어.” 독일에 반출된 한국 문화재 발굴과 보존의 중심에 섰던 베커스 김영자(80) 박사가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청했더니 경복궁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만나자고 했다. 김 박사는 “서울 지리를 잘 몰라 다른 곳은 잘 찾아갈 수 없어. 그런데 민속박물관은 찾아갈 수 있어.”라며 “1층 안쪽 커피숍에서 만나자.”라고 했다. 독일에서 50년째 사는 그가 박물관 1층에 커피숍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의 이력대로 문화재에 조예가 깊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민속박물관을 찾나 생각하고 설날 연휴인 지난 2일 약속 장소로 갔다.(※독일로 먼저 돌아간 남편이 북한 전쟁고아 사진을 보내주기까지 기사 발행이 미뤄졌다.) “체코의 北전쟁고아, 남편이 먼저 발굴60여명 작은 궁전서 5년간 위탁교육한국 모르는 남편 탓에 이 일에 빠져”‘요즘 어떻게 지내시느냐.’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김 박사는 “나이가 이제 80인데 쉬어야지.”라며 잠시 뜸을 들였다. “남편(베커스 크리스토퍼·76)이 2015년 봄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체코의 어느 제후 궁전에서 북한 고아들이 1953~1958년까지 살았다는 기사를 읽은 거야. 아내의 조국 ‘코리아’라는 단어가 등장하니 솔깃했던 가봐. 남편이 당장에 차를 몰고 달려가 그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봤대. 60년이 훌쩍 지났으니 동네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렵사리 수소문해서 기숙사 사감을 지냈다는 여성을 만났다고 해. 요양병원에 있는 그 여성이 나이가 많아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 정도였고, 정신이 오락가락했는데, 남편이 그 여성이 돌보고 교육했던 북한 고아들의 사진과 앨범, 이들이 돌아가서 그녀에게 보낸 엽서 등을 전달받았거든. 이 여성이 돌아가신다면 북한 전쟁고아들에 대한 귀중한 자료도 그냥 재로 사라질뻔한 것이지. 그런데 남편이 한국말과 한국 사정을 잘 몰라 한계가 있으니, 내가 이 일에 끌려들어 간 거지.” “北전쟁고아 1958년 하룻밤에 귀국가서 ‘보고싶어’ ‘그곳이 천국’ 편지도1962년 이후엔 서신 왕래도 뚝 끊겨” 팔순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발음은 또랑또랑했고, 말은 박력이 있었고 빨랐다. 기억은 엊그제 한 일처럼 생생했다. 그러더니 대뜸 김 박사가 “남한에선 북한 전쟁고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다. “한국에선 북한 전쟁고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잘 모르고 있다.”라고 답했다. 사실 기자도 수년 전 여자배우 추상미가 감독한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북한 전쟁고아들을 다뤘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한국 기자들이 우리 집에 많이 왔었어. 그때마다 남편이 북한 고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면 기자들이 ‘네, 네.’라고 대답했지. 그런데 기사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아 남편도 거의 포기했어.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도 있고 해서인지 한국에선 도통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 북한 고아 문제는 외국에서 더 관심이 있었어. 폴란드에서 북한 전쟁고아를 다룬 다큐 영화 ‘김귀덕(Kim Ki Dok)’이 2006년도에 먼저 제작됐거든.” 영화 ‘김귀덕’은 폴란드에서 무덤이 하나 있는데 이걸 파버릴까 하다 동양인 무덤이 여기에 왜 있지 하고 조사를 하다 보니 북한 전쟁고아였다는 이야기다. ‘김귀덕’은 유튜브로 검색하니 나왔지만, 한글이나 영어 자막이 달려있지 않아 보기가 쉽지 않았다.체코에 있던 북한 전쟁고아 이야기를 더 들려달라고 했다. “체코의 작고 아름다운 바로크 양식의 궁전인 발리치(Valec Valech)에 북한 고아 60여명이 위탁 교육을 받았어. 이 궁전이 사회주의 체제에서 공공건물로, 보육원으로 쓰였거든. 전쟁고아를 남쪽 한국에선 나쁘게 말하면 선진국에 팔았지만, 북한에선 우방인 동유럽 국가에 위탁교육을 했던 거야. 최근에 한국 PD 한 사람이 취재차 왔었어. 이 궁전에 전쟁고아들이 있었다는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어. 궁전 정원 한쪽 구석에 세워진 오벨리스크에 전쟁고아들이 위험하게도 올라가 영문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새긴 게 있거든. 글자가 많이 부식되고 상하고 있어 언제 없어질지 모르니 빨리 보존 조치를 취해야 해.” “北전쟁고아, 내 또래여서 더 동질감이들 북한서 어떻게 됐는지 문득 생각위탁 부모도 고령, 구술 정리도 시급” 김 박사의 설명은 계속됐다. 전쟁 직후 여력이 없던 북한은 1951년부터 전쟁고아들은 체코를 비롯해 구동독,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으로 위탁교육 명목으로 보냈다. 정확한 조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북한 전쟁고아는 몇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1958년 어느 날 김일성의 명령에 의해 북한 고아들이 어느 날 싹 귀국했어. 주위 사람들도 모르게 밤새 다 데려갔다고 해. 정성 들여 애들을 교육하고 돌본 엄마들은 ‘지금도 보고 싶어서 운다.’라고 해. 그리고 그 아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서 ‘엄마, 보고 싶어요.’, ‘그곳이 천국이었어요.’라는 내용의 엽서를 보냈지. 1962년 이후 편지 왕래마저 끊겼고, 그리곤 사라진 거지. 북한 전쟁고아들을 돌봤던 이들이 아주 고령이지. 더 늦기 전에 이들로부터 구술받지 않으면 전쟁고아의 기록은 사라질 수 있어.”북한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들이 대개 6~12살쯤 되어 동유럽에 와서 몇 년 살았어. 돌아갈 때 나이가 많은 아이는 스무 살가량 됐고, 유럽 문화를 알고, 한창 정이 들 무렵이었지. 그때 동유럽이 사회주의 체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북한보다는 자유스럽고, 풍족했지. 북한으로 돌아간 아이들이 수용소로 끌려가서 자유스럽지도 못하고 혹사를 당한 것으로 추정돼. 북한에서 적응을 잘한 아이들은 동유럽 언어가 되니 고급 인력으로, 외교관으로 살아남았을 거야. 북한 전쟁고아들의 나이가 내 또래여서 더 동질감이랄까 연민이 느껴져.” “발리치 궁박물관장이 전시실 한 두 개를 내줄 테니 한국관 전시실로 꾸미라고 우리한테 제안했어. 이 궁전이 1976년 화재로 불탔는데, 문화유산이어서 EU가 겉모습은 복원해 줬거든. 내부는 아직 텅텅 비어 있어서 주로 콘서트나 미술관으로 이용해. 여기에 ‘당시 아이들이 입었던 옷, 당시 영상물, 동요 등을 전시하면 좋겠다.’라고 나랑 남편이 이야기하지. 전시관 기획 잘해서 신청하면 (발리치궁이) 자국 문화재청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도 하더라.” 김 박사 부부의 집에서 발리치까지는 차로 3~4시간 거리여서 체코 문화와 맥주를 좋아하는 남편이 종종 놀러 간다고 했다.“1968년 장학금 받는다는 말에 獨유학레겐스부르크大 한국어문화 강좌 맡아직접 쓴 문법책 기초한국어 인기 여전” 베커스 김영자 박사는 어떻게 독일과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1939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난 그는 꽃다운 25살 때인 1965년 독일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1년 장학금을 받게 해주겠다는 신부님의 말에 “아무것도 모르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땐 외국 나간다는 말에 무조건 좋았거든. 처음 수녀원에 도착해서 어학연수를 받는 동안 말이 안 통하니 많이 울었지. 뮌헨대학에 서양사와 독문학을 전공하고, 레겐스부르크대학에 입학해 서양사를 전공했지. 건축사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애를 키우다 1975년에 이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지. 1979년부터 레겐스부르크 시립박물관의 학예사로 근무하면서 인맥이 넓어졌고, 그때부터 한국과의 인연이 깊어졌지. 그러다 모교에 한국어문화 강좌가 개설되면서 교수가 된 거야. 1987년부터 정년퇴직한 2005년 9월까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쳤지. 자매결연을 한 동국대에 독일 학생들을 보내 문화교류도 시키고 했어. 동국대가 독일 대학과 자매결연을 한 첫 한국의 대학일 거야.” 그가 사는 레겐스부르크는 뭔헨에서 동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를 맡을 사람으로 내가 뽑힐 때 독일어와 한국어가 되니, 한국사람이 한국어 가르치는 것을 처음엔 아주 쉽게 생각했어. 그런데 말은 잘해도 한국 문법을 모르니, 독일 학생들은 문법적으로 명확하게 설명이 안 되면 이해는커녕 공부하려고도 하지 않아. 얼마나 깐깐하고, 황당한 질문이 많이 날아들었는지. 한국에 들어와 시중의 문법책을 다 보고, 한국어학당을 다 가봤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었어. 오죽 답답했으면 교육부에 들어가 ‘제대로 된 문법책 하나 내 놓으라.’라고 닦달했을까. 나중에 고등학교 국어 문법책을 하나 구해, 문법을 연구하면서 ‘기초한국어’를 썼어. 여전히 인기 좋아 지금도 잘 팔리고 있어. 한국으로 발령나서 가는 독일 외교관들이 ‘이 책을 들고가면 걱정이 없다.’라고 할 정도야. 한국어의 심화 과정과 한국 문화까지 소개하는 ‘한국어 플러스’도 냈어.” ‘삼국유사’ 독일어 번역…도서전서 호평“韓정체성 보여주는 역사책 내고파 번역” ‘삼국유사(국보 306호)를 독일어로 번역한 계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박사는 그 뒷이야기부터 꺼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한국의 해’여서 삼국유사를 번역해 내겠다고 했더니 한국문학번역원이 글쎄, ‘삼국유사는 문학이 아닌 역사’여서 지원금 지원이 안 된다고 했거든요. 이런 소식을 들었던 당시 경북 군위군의 인각사 주지가 백방으로 뛰고 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통하니 지원금이 나왔지. 당시 문학 100선이었는데 삼국유사가 더 들어가는 바람에 101선이 됐지. 출판기념회를 도서전에서 했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문학번역원조차도 ‘선생님 번역 책이 최고.’라고 했지. 유럽에선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보다 덜 알려진 게 아쉬웠는데,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역사책을 유럽에 내보이고 싶었거든. 그게 번역에 나서게 된 계기였어.” 국립민속박물관이 약속 장소로 정한 이유도 나왔다. 김 박사가 한국에서 가장 자신 있게 잘 아는 곳이기에 그렇다. 1906년 한국을 방문해 기록 사진을 남긴 독일군 장교 헤르만 구스타프 테오도르 산더 대위의 사진 기증전시회가 2006년 4월 여기서 열렸다. 당시 김 박사가 사진과 함께 전시된 문서와 관련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해 줬다. 또 2008년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선교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전시회가 민속박물관에서 열릴 때도 김 박사가 깊이 관여했다. 그가 유럽에서 수십년간 수집한 근대조선 사료를 고스란히 민속박물관에 기증했고, 베를린 등 유럽 골동품 가게나 벼룩시장 등에서 취미로 사모았던 인형 600여점을 2009년 기탁하기도 했다. 물론 그가 독일 문화재를 발굴해 정리할 때 민속박물관 학예사들의 도움도 컸다. “겸재 금강산 화첩 발견도 드라마틱수도원 ‘한국에 귀한 것…팔 수 없어’왜관수도원에 영구임대 형식 반환돼”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그녀가 1999년 번역한 ‘수도사와 금강산’(노르베르트 베버 지음)을 꼽았다. “이 책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이 조선시대 미술사를 다시 쓰게 했거든.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장을 지낸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년)는 1925년부터 4개월간 선교차 방한해 금강산을 돌아보고 가면서 ‘금강산을 잘 그린 그림을 하나 사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금강산 등정에 동행한 독일인 헹켈이 나한테 선물을 했다. 수도원 박물관에 두었다.’라는 기록만 남겼지. 어디에서 어떻게 샀다는 말은 남기지 않았어. 어쩌면 이 선물이 금강산 화첩이었는지도 몰라. 그리곤 아프리카 선교를 가서, 그곳에서 선종하셨거든. 그러면서 그림이 책에 실렸어. 원서에 실린 이 그림을 본 한국의 한 미술사학자가 수도원에 편지를 써서 ‘이 책에 나와 있는 그림이 있느냐.’라고 하니 당시 수도원장은 ‘모른다.’라고 딱 잡아뗐다는 이야기 전해. 수년이 흘러, 그런데도 아주 이상하니 국립박물관 학예관 한 명이 직접 가서 보겠다며 수도원을 방문한 거야. 그리고 갔더니 직사광선을 받는 곳에서 그림이 빛바랜 채 다 죽어가고 있는 걸 본거야. 이 학예관이 깜짝 놀라는 것을 본 박물관 신부님이 ‘우리 이런 것 또 있어’하면서 두 폭의 그림을 더 갖고 나왔던 거야. 또다시 놀라자 이번에는 소장한 그림을 모두 갖고 보여준 거야. 이게 모두 21첩, 겸재 정선의 금강산 화첩이 된 거지. 발견 과정이 드라마틱해.” “이 그림들이 우여곡절을 겪다가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 국보급 문화재 반환의 모범 사례지. 이 그림의 존재와 가치가 알려지면서 소더비 등 영국과 미국의 경매 회사들이 수도원에 그림을 팔라고, 그 비용으로 선교사업에 쓰라고 했어. 그렇지만, 예레미아스 슈뢰더 수도원 대원장이 ‘한국에 그렇게 귀한 것이라면 팔 수 없어. 돌려줄 거야.’라고 결심하고 자매관계인 경북 칠곡군에 있는 왜관수도원에 ‘국가에는 주지 마라.’는 단서로 영구임대하지. 난 반환된 겸재 화첩을 한국에서 보려고 겨우 날짜를 잡고 방문하기 1주일 전, 왜관수도원에 큰 불이 났어. 그 소식에 가슴이 철렁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하지. 수도원이 거의 몽땅 다 불타버렸지. 다행히도 화첩은 다른 곳에 보관해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었던 거야. 이런 보관의 이유로 반환된 겸재 정선의 금강산 화첩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거지.” “韓근대복식 300벌 한꺼번에 나와불상·곤여전도 등 1200여점 보관유럽 최대 한국 유물 소장 박물관”김 박사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에는 대학을 정년한 2005년부터 10년간 자원봉사직 학예사로 근무했다. “오틸리엔 수도원장이 한국 유물을 정리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합디다. 박물관에 가보니 조선시대 갑옷에 일본 사무라이 투구를 씌워 전시해 일본 유물로 착각하게 된 게 많았어. 설명도 엉터리가 부지기수였고. 동양관에는 한국·일본·중국 유물이 뒤섞여 있었던 거지. 선교박물관의 전시품 80%는 아프리카 것이었고, 나머지는 동양 3국의 유물로 먼지를 뒤집어쓰고 뒤섞여 있는 거야. 나 혼자 어찌할 수도 없고 해서 민속박물관에 요청하니 학예사 4명이 3주간 파견 나왔지. 우리 다섯이 먼지 속에서 정리했지. 전시실을 정리하니 한국 유물 540점이 나왔지. 다음해에는 지하실 창고를 뒤지니 먼지가 두텁게 쌓이고 거미줄이 쳐진 곳에서 한국 유물이 수두룩하게 나왔어. 17세기 불상과 1869년의 곤여전도(坤輿全圖·세계지도) 등 모두 1200여 점이나 됐지.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2016년 한국관을 별도로 재개관한 거야.” “하루는 수사님이 불러서 수도원에 갔더니 함을 하나 보여주는 거야. 열어보니 좀벌레가 휙 하고 지나가. 신랑 저고리, 신부 치마를 비롯한 근대 복식 300여벌이 나왔어. 전문가도 아니고, 정리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알고 지내던 조우현 교수(성균관대 복식과)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어. ‘비행기 비용도, 작업비도 못 준다. 그래도 숙식은 제공해 줄 테니 와서 도와다오.’라고 부탁했지. 그가 조교 두 명을 데리고 와서 2주 동안 수도원에서 먹고 자면서 정리해 주고 갔지. 이게 1920년대 복식인데 보기보다 귀한 거야. 우리 한국에선 사람이 죽으면 옷을 불태우는 관습이 있어서 근대 복식이 예상외로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거야. 문화재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국립민속박물관·서울시립역사박물관의 학예사들과 국외소재문화재단, 문화유산회복재단, 재정 지원을 해준 문화재청 등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야. 감사할 따름이죠.”“내 나이 팔순, 사명감 있는 후배 나서야” “무보수로 선교박물관에서 일할 때 힘들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이 있었어. 훼손되는 귀중한 한국 유물을 복원하려고 독일과 한국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해 정말 동분서주했거든. 이젠 후배들이 나서서 해야 하는데…. 한독 문화교류의 지식과 기반이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자기 분야가 아니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어서….” 김 박사의 백발이 더욱 선명해 보였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K컬처밸리와 한류월드 성공위해 뭉쳤다

    경기도, 고양시, CJ케이밸리주식회사가 한류 콘텐츠 산업 육성과 관광단지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재준 고양시장, 김천수 CJ케이밸리주식회사 대표는 15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한류 콘텐츠산업 육성 및 관광단지 활성화를 위한 지역발전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관계기관 의견 조율과 기반시설 공사의 신속한 추진을 통해 K-컬처밸리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고양시는 K-컬처밸리 관련 건축계획 인허가 등 행정사무를 지원하고 한류월드 내 한류천의 수질과 입지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CJ케이밸리주식회사는 한류월드 내 K-컬처밸리를 신속하게 조성하고 영상·영화·문화산업 발전과 책 산업 성장 지원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K-컬처밸리는 일산 장항동 일대 한류월드에 축구장 46개(30만2153㎡) 규모다. 테마파크(23만7401㎡)를 비롯해 상업시설(4만1724㎡), 공연장·호텔(2만3028㎡)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CJ케이밸리주식회사는 K-컬처밸리에 VR·AR 등 IT기술이 결합된 놀이시설과 원스톱 영상 제작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 한류천 수변공원과 어우러진 미식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10년 간 11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16조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K-컬처밸리는 테마파크와 상업시설 등을 제외한 공연장만 지난 2016년 8월 공사를 시작해 지하골조공사가 20%가량 진행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업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K-컬처밸리 개발계획 변경안이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사업재개 동력을 얻었다. 김천수 CJ케이밸리주식회사 대표이사는 “미래 콘텐츠 창작자들을 위한 교육과 네트워킹 프로그램 제공은 물론 최신 콘텐츠를 홀로그램·로봇 등과 결합해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과 최첨단 공연장 등을 갖춘 새로운 공간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영화를 생각하면 LA할리우드가 생각나듯 K팝, K드라마 하면 K-컬처밸리가 떠오를 수 있도록 아시아를 대표하는 콘텐츠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홍남기 경제부총리 “공유경제·원격진료 못할 게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공유경제·원격진료 못할 게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유경제와 원격진료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는 제도로 세계 10위 경제 대국 한국에서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CEO 혁신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을 마친 뒤 4차 산업혁명 중 핵심기술인 공유경제·헬스케어·원격진료를 택시기사나 의사들의 반대로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방향을 묻자 홍 부총리는 이같이 답했다. 그는 “공유경제와 원격진료 등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술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갈등조정이 가장 큰 상황이 돼버렸다”면서 “공유 택시는 택시업계와의 관계, 공유숙박은 숙박업계 반대, 원격의료는 의료계 반대로 진전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공유 택시도 택시업계를 위한 여러 가지 제도개선과 지원이 같이 병행돼서 이뤄져야만 제도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사회적 대타협이 속도가 나지 않지만,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10년 기한 요건을 포함해 엄격한 게 사실이어서 기한 문제를 포함해 검토 중”이라며 “가업상속제도를 활성화하는데 뜻이 있고 마무리되는대로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가업 상속 공제는 사업을 대물림할 때 생기는 세금을 줄여주는 대신, 공제를 받으면 10년간 업종, 고용 등을 유지해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규제 완화와 이를 통한 창업 활성화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창업 걸림돌이 규제인 만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보스포럼에선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전망했지만 인공지능이 중심이 되면 수천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면서 “배달대행이나 도우미처럼 건당 보수를 받는 비전형 탄력 근로자들이 늘어난다는 전망이 있다. 정부도 고용 변화를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연주 시작 전 늘 악기 케이스 안에 적힌 메모를 본 뒤 연주하는 명 비올라 연주자가 있었다. 동료들은 메모지에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늘 궁금했다. 이들은 마침내 그가 은퇴 공연 후 놓고 간 케이스 안의 메모지를 보게 됐다. ‘왼손엔 악기, 오른손엔 활.’ 연주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 ‘허무 개그’는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 낀 ‘비운의 현악기’ 비올라의 처지를 놀리는 ‘비올라 조크’ 가운데 하나다. 다른 악기에 비해 덜 주목받는 것이 비올라의 운명이지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비올리스트들을 본다면 이러한 선입견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14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영국 출신 비올리스트 로런스 파워(왼쪽)는 비올라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워는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실내악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 연주자다. 현대 작품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새로운 비올라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비올라위촉협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협회와 함께 10년간 10곡의 새로운 비올라 협주곡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피아니스트 사이먼 크로퍼드 필립스(오른쪽)와의 리사이틀로 꾸미는 이번 내한 무대는 세계 유수의 연주자들을 초청하는 금호아트홀 ‘인터내셔널 마스터스 시리즈’로 마련됐다. 브람스 비올라 소나타 1번을 제외하고 모두 비올라를 위해 편곡된 버전의 작품을 선보인다. 쇼스타코비치 24개의 피아노 변주곡, 파야의 ‘7개의 스페인 민요’, 베를리오즈 ‘오펠리아의 죽음’,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등 바이올린이나 성악 원곡의 작품들을 비올라와 피아노 연주로 들려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달 상생형 일자리 가이드라인 발표… 120조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유력

    이달 상생형 일자리 가이드라인 발표… 120조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유력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 새달 발표 동탄 삼성전자 반도체와 시너지 기대 규제 샌드박스 20건 새달 초 심의 완료 난관 많아 고용 창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난 1월 취업자 증가폭이 1만 9000명에 그치며 연초부터 고용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확대와 함께 민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특히 다음달 결정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부지 선정에도 기업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는 등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해 총력을 쏟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열린 제8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 여건 개선에 두고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 창출 목표 15만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3월 안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확정하는 등 대규모 기업 투자 프로젝트 조기 착공을 지원한다. 10년간 120조원이 투자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가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경기 이천·용인, 충북 청주, 충남 천안, 경북 구미 등이 뛰어든 상황인데 반도체 산업 관련 인재 확보에 유리한 용인이 가장 유력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인 원삼면은 SK도 관심있게 본 부지”라면서 “투자 기업 입장은 물론 인근에 있는 삼성전자 동탄 반도체 라인과의 시너지 효과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신청 과제 20건에 대해 다음달 초까지 심의를 끝내기로 했다. 오는 4월 1일 금융혁신법 시행에 앞서 사전 접수된 105건의 금융혁신 분야 개선 과제도 빠르게 처리하기로 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 확산을 위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지원 가이드라인도 이달 중 발표한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중 2~3개 지자체에서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반기 내에 주력산업, 신산업, 서비스산업 등 산업별 경쟁력 제고나 활성화 대책을 시리즈로 발표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수산매출 100조원, 신규 일자리 4만개 창출 등을 담은 ‘수산혁신 2030’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책 속도가 경제 활성화 속도와 일치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전북 군산과 경북 구미 등이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참여 기업은 물론 산업 분야도 미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광주형 일자리만 봐도 노조 설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올 상반기에 2~3곳을 지정해도 선언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 그 이상의 깊은 울림

    연주 시작 전 늘 악기 케이스 안에 적힌 메모를 본 뒤 연주하는 명 비올라 연주자가 있었다. 동료들은 메모지에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늘 궁금했다. 이들은 마침내 그가 은퇴 공연 후 놓고 간 케이스 안의 메모지를 보게 됐다. ‘왼손엔 악기, 오른손엔 활.’ 연주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 ‘허무 개그’는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에 낀 ‘비운의 현악기’ 비올라의 처지를 놀리는 ‘비올라 조크’ 가운데 하나다. 다른 악기에 비해 덜 주목받는 것이 비올라의 운명이지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비올리스트들을 본다면 이러한 선입견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14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 영국 출신 비올리스트 로런스 파워(왼쪽)는 비올라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워는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실내악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 연주자다. 현대 작품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새로운 비올라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비올라위촉협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협회와 함께 10년간 10곡의 새로운 비올라 협주곡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피아니스트 사이먼 크로퍼드 필립스(오른쪽)와의 리사이틀로 꾸미는 이번 내한 무대는 세계 유수의 연주자들을 초청하는 금호아트홀 ‘인터내셔널 마스터스 시리즈’로 마련됐다. 브람스 비올라 소나타 1번을 제외하고 모두 비올라를 위해 편곡된 버전의 작품을 선보인다. 쇼스타코비치 24개의 피아노 변주곡, 파야의 ‘7개의 스페인 민요’, 베를리오즈 ‘오펠리아의 죽음’,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등 바이올린이나 성악 원곡의 작품들을 비올라와 피아노 연주로 들려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기고] 심장병, 뇌졸중 국가관리 시급하다/박윤형 순천향대 의대 교수

    [기고] 심장병, 뇌졸중 국가관리 시급하다/박윤형 순천향대 의대 교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또 한 사람이 급성심장병으로 사망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윤한덕 선생이다. 그는 응급의료를 위해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일만 했다. 그를 만날 때마다 집에서 자고 운동하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자신의 몸보다 일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으로 촉망받던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씨가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급성 심장병으로 사망함으로써 음악계를 안타깝게 했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도 1945년 집무실에서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1950년부터 뇌졸중과 심장병 발생 원인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1위는 뇌졸중이다. 2위는 폐암, 3위는 폐렴, 4위와 5위는 심장 관련 질병이다. 심뇌혈관질환은 국가 차원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심뇌혈관질환의 80%가 예방 가능하다고 한다.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과 기여도는 고혈압(34%), 흡연(26%), 고콜레스테롤 혈증(5.1%), 당뇨병(2.5%) 등의 순이다. 고혈압 관리와 금연만으로도 심뇌혈관질환의 60%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고혈압 관리사업에는 몇 가지 핵심요소가 있다. 첫째, 고혈압환자가 1년에 최소 290일 이상 약을 복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 금연ㆍ절주ㆍ운동ㆍ저염식 등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환자에게 조직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생활 행태 변화를 지도하는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는 방편으로 정기적으로 부작용을 검사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19개 시군구에서 10년째 이러한 모형으로 고혈압, 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평가 결과 65세 이상 환자 대부분이 월 1회 병원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진료와 교육을 받고 금연 등을 시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뇌졸중과 심장병 발생이 5% 이상 줄었다. 정부는 사회의 중추가 되는 연령층이 더이상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희생되지 않도록 10년간 시행해 성공한 이 사업의 전국적인 확대를 위해 건강증진기금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 美 폭스뉴스 진행자 “10년간 한번도 손 안 씻었다” 충격 고백

    美 폭스뉴스 진행자 “10년간 한번도 손 안 씻었다” 충격 고백

    미국 폭스뉴스 소속 유명 진행자가 10년 동안 단 한번도 손을 씻지 않았다고 고백해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폭스와 친구들’이라는 프로그램의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피트 헤그세스(39)는 다른 초대손님과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난 10년 동안 단 한번도 손을 씻지 않았다. 그렇게 내 자신에게 예방접종 한 것”이라면서 “세균은 맨눈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실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와 매체에서 앞다퉈 그의 ‘고백’을 전하기 시작했고, 현지에서는 충격이라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헤그세스난 일간지 USA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농담 식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난 스스로를 지키고 있으며, 늘 모든 것을 그렇게(매일 여러번 손을 닦는 행동을 의미) 하려는 집착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주머니 속에 손 세정제를 넣어두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듯, 하루에도 1만 9000번씩 손을 닦는다”면서 “(내가 10년동안 손을 씻지 않는다는 말을) 글자 그대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웃기는 일이며, 만약 그런다면 머리가 폭발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년간 손을 씻지 않았다는 발언에 대한 외부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게시물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남성용 잡지 브랜드인 맨즈 헬스는 트위터에 “피트 헤그세스, 당신은 반드시 손을 좀 씻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 소식을 전한 영국 BBC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권고를 소개하며 또 다른 충고를 내놓았다. BBC는 “손을 잘 씻는 것은 세균을 없애고 질병을 피하며, 세균을 다른 이에게 옮기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기소방, 작년 47초꼴 구급차 출동…7월·50대·고혈압 많아

    경기소방, 작년 47초꼴 구급차 출동…7월·50대·고혈압 많아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47초에 한 번꼴로 119구급차가 출동했으며 시기적으로는 7월이, 연령대로는 50대가, 출동 이유로는 고혈압 환자 수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2018년도 경기도 구급활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구급 출동 건수는 67만 6764건, 이송건수 42만 4774건, 이송인원 43만 3772명이다. 2017년과 비교하면 출동 건수는 2만 7744건(4.3 %), 이송 건수는 1만 6029건(3.9%), 이송 인원은 1만 5257명(3.6%)이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9년 구급 출동한 41만 5970건과 비교하면 62.7% 증가한 것으로 도는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7.3%씩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내 구급 현황을 하루 기준으로 보면 매일 1854건 출동해 1188명을 이송한 것으로 이는 47초꼴로 한번 출동해 73초마다 1명씩 이송한 것이다.소방서별로는 수원소방서가 6만 5107건으로 가장 많은 출동 건수를 기록했다. 부천소방서 4만 1430건, 용인소방서 4만 1376건, 안산소방서 4만843건, 화성소방서 3만 2821건 순이었다. 월별로는 7월 6만 1923건, 8월 6만 1818건, 12월 5만 8566건, 1월 5만 8392건 순으로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낙상 환자 구급 출동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8시∼오후 7시가 전체의 59.6%로 출퇴근과 활동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구급활동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7만 6565건(17.7%)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6만 3202건(14.6%), 60대 5만 9304건(13.7%), 40대 5만 7263건(13.2%), 30대 4만 1286건(9.5%)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이 원인인 이송 건수 26만 7774건 가운데 고혈압이 11만 2301건(41.9%)으로 가장 많았고, 당뇨 6만 2812건(23.5%), 심·뇌혈관질환 4만 8002건(17.9%)이 뒤를 이었다.질병이 아닌 이송 건수는 16만 5998건으로 사고부상 10만 2396건(61.7%), 교통사고 4만 9969건(30.1%)으로 두 유형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출동부터 현장 도착까지의 5분 도착률은 18만445건(41.6%)으로 지난해 40.1%보다 향상됐으며, 평균 소요시간도 8분 36초로 지난해 8분 54초보다 18초 단축됐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237대의 119구급차를 운영했으며 총 1582명의 구급대원이 활동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퀄컴 10년만에 공정위 이겼다…대법 “2700억대 과징금 일부 잘못”

    퀄컴 10년만에 공정위 이겼다…대법 “2700억대 과징금 일부 잘못”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퀄컴이 10년간 벌인 법적분쟁이 퀄컴의 일부 승소로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2009년 공정위가 미국 통신칩 회사 퀄컴에 부과한 2732억원의 과징금의 일부가 잘못 산정됐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LG전자에 RF칩(주파수 대역을 골라내는 반도체)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는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LG전자의 2006∼2008년 국내 CDMA2000 방식 휴대폰 판매시장 점유율은 21.6%∼25.9% 정도에 불과했다”며 “LG전자가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는다는 전제로 LG전자에 RF칩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로 40%의 시장봉쇄효과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퀄컴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모뎀칩과 RF칩 수요 가운데 일정량 이상을 자사 제품으로 구매하는 조건으로 분기당 수백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다만 2000년 7월∼2005년 6월, 2007년 1월∼2009년 7월에는 LG전자에만 RF칩과 관련한 리베이트를 줬다. 이에 공정위는 “자사 제품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해 경쟁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봉쇄했다”며 퀄컴에 2009년 7월 2732억원의 과징금을 납부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공정위는 2016년 12월에도 ‘퀄컴이 칩세트 공급과 특허권을 연계해 확보한 시장지배력으로 정상적인 경쟁을 방해하고 특허권을 독식했다’며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퀄컴이 서울고법에 불복소송을 내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입지 좁아지는 국보법

    입지 좁아지는 국보법

    현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급감하는 가운데 구속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되는 이례적인 사례까지 나타났다. 개정 및 위헌 논란이 이어지는 국보법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 조의연)는 지난 1일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호씨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북한이 개발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것처럼 속이고, 수억원의 개발비와 군사기밀을 북한에 건넨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에게 국보법상 자진지원·금품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김씨는 재판 시작 직후 보석을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에 “혐의가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으며, 과거 10년간 관련 혐의로 석방된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며 다섯 차례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결국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에선 국보법 사건으로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 신청이 허가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특히 간첩죄로 분류되는 자진지원·금품수수 사건에서 석방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씨 측 변호인도 “석방을 기대했지만, 전례가 거의 없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석방 결정이 문재인 정부 이후 국보법 사건 급감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보법 위반 사범에 대한 입건수와 기소율 모두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국보법 사건 피의자는 2012년 112명에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129명으로 늘어났다가 이후 2014년 57명, 2015년 79명, 2016년 43명, 2017년 42명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엔 불과 20명만 입건됐다. 기소율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2015년 63.3%, 2016년 62.8%에 달하던 국보법 위반 사건 기소율은 2017년 33%로 급감했고 지난해엔 30%를 기록했다. 위헌 심판을 앞둔 국보법 조항도 있다. 앞서 수원지법과 대전지법은 국보법 7조 찬양·고무죄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상태다. 해당 조항은 최근 보수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한 백두칭송위원회를 고발하며 적용한 혐의이기도 하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입지 좁아지는 국보법

    현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급감하는 가운데 구속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되는 이례적인 사례까지 나타났다. 개정 및 위헌 논란이 이어지는 국보법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 조의연)는 지난 1일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호씨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북한이 개발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것처럼 속이고, 수억원의 개발비와 군사기밀을 북한에 건넨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에게 국보법상 자진지원·금품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김씨는 재판 시작 직후 보석을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에 “혐의가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으며, 과거 10년간 관련 혐의로 석방된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며 다섯 차례나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결국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에선 국보법 사건으로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 신청이 허가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특히 간첩죄로 분류되는 자진지원·금품수수 사건에서 석방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씨 측 변호인도 “석방을 기대했지만, 전례가 거의 없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석방 결정이 문재인 정부 이후 국보법 사건 급감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보법 위반 사범에 대한 입건수와 기소율 모두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국보법 사건 피의자는 2012년 112명에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129명으로 늘어났다가 이후 2014년 57명, 2015년 79명, 2016년 43명, 2017년 42명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엔 불과 20명만 입건됐다. 기소율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2015년 63.3%, 2016년 62.8%에 달하던 국보법 위반 사건 기소율은 2017년 33%로 급감했고 지난해엔 30%를 기록했다. 위헌 심판을 앞둔 국보법 조항도 있다. 앞서 수원지법과 대전지법은 국보법 7조 찬양·고무죄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상태다. 해당 조항은 최근 보수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한 백두칭송위원회를 고발하며 적용한 혐의이기도 하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평창유산 한반도 비핵화에 중요… 북·미 2차회담 진전 희망”

    “평창유산 한반도 비핵화에 중요… 북·미 2차회담 진전 희망”

    “이번 평창평화포럼에서 엿볼 수 있듯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은 동북아시아 평화를 다질 기반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10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이틀째 열린 ‘평창평화포럼’에서 만난 요시오카 다쓰야(59·일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의장은 “이번 포럼이 2020 도쿄하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올림픽까지 나아가길 바란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포럼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평화의 씨앗을 심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1주년을 맞아 11일까지 진행된다. 레흐 바웬사(76) 전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 분야 평화운동 단체 대표들과 시민 등 1200여명이 뜨거운 토론을 펼치고 있다. ‘평창에서 시작하는 세계 평화’를 주제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의 비전, 로드맵을 짜는 시간이다. 요시오카 의장을 만나 세계 평화와 한·일 관계 해법 등에 대해 들었다.→ICAN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유엔 핵무기금지조약(TPNW) 준수와 이행을 촉진하는 100여개국 500여개 비정부기구(NGO)와 연합한 글로벌 네트워크다. 호주에서 첫발을 뗐는데 2007년 4월 오스트리아에서 공식 기구로 출범했다.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로서의 획기적인 세계 협정은 2017년 7월 7일 뉴욕에서 탄생했다. TPNW 체결 및 비준에 집중하고 있다. 50개국이 서명하고 비준하면 법적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현재 70개 가맹국과 21개 정당이 참여했다. ‘폭탄 투하 금지’와 같은 관련 캠페인에도 열심이다. 일본을 비롯해 각국 주요 은행과 금융기관으로부터 핵폐기에 대한 진지한 약속을 이어 가고 있다. 핵무기 사용의 비극적 결과를 널리 알리려는 노력으로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나는 ICAN의 국제조종그룹 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NGO인 피스보트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번 포럼에선 ICAN을 대표한다. →NGO로 활동하며 어려운 점, ICAN이란 큰 주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역할은. -ICAN에 닥친 도전은 핵무기를 소유하지는 않았지만 안보 정책에서 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핵우산 국가들이 조약 가입을 꺼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핵무기를 비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 폐기는 인도주의적으로도 절실하다. 핵무기 사용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핵은 모든 사람들에게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을 가한다. 평화를 지키는 데 반하고 국가 간 공포와 불신을 낳을 뿐이다. 핵무기를 금지하고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핵무기 사용에 대한 유일한 보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미 TPNW가 밟은 과정에서 입증됐다. 노벨평화상을 ICAN에 주겠다는 노벨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인정된 셈이다. →평화올림픽으로 기록된 평창대회의 의미는 무엇이고, 한반도 비핵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전 세계 사람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보았다. 또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행진하는 장면에 감동했다. 남북 여자선수 연합으로 이뤄진 아이스하키 ‘팀코리아’도 잊을 수 없다. 평창동계올림픽 전에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손을 흔드는 것을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올림픽은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안긴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런 유산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바란다. 적어도 이런 과정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우리는 베트남에서 이뤄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지도자들이 마침내 6·25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단계를 밟기를 희망한다. 핵무기 없는 한반도 건설에 필수적인 단계다. 또 남북한이 TPNW에 가입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과정에서 강력한 국제 지원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최근 한국·일본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느낌이다. 해법은 무엇이라고 여기는지. -우선 일본 시민으로서 일본은 과거 식민지화와 침략에 대한 책임을 먼저 인식하고, 이 책임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동시에 우리는 양국 사회의 신뢰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시민사회 활동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역사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의 증진과 역사 교육에 대한 반영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시민사회의 협력과 평화 활동을 통해 동북아 평화 구축에 필요한 두 사회 모두에 더 많은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2030년까지 세계 평화운동의 공동 실천 의제를 마련할 평창평화포럼에서 ICAN의 역할은. -포럼에선 ‘평창평화의제 2030’을 위한 기본안(프레임 워크)이 채택된다. 이후 1년에 걸쳐 국제적으로 지역과 주제별 후속 논의를 통해 2020년 평창평화포럼에서 정식으로 평창평화의제 2030을 선언하게 된다. 2020년 포럼 이후 10년간 특정 쟁점을 다루는 각 조직이나 운동이 개별적으로 또는 별개로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신들의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꾸준히 노력하는 한편 다른 많은 분야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ICAN은 TPNW의 조기 발효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이 캠페인은 시민사회 파트너, 정부 및 여러 분야의 다른 행동가들과 협력해 계속 작동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필수적인 평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동북아 평화 및 세계 평화 달성을 위해 더 강력한 연대 운동과 더 많은 공동 행동을 계속 구축하기를 원한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요시오카 다쓰야는 누구 日 시민사회 지도 30년 국제활동…‘피스보트’ 세워 亞민간 화해 촉구지금까지 30년간 일본 시민사회를 이끌며 교육과 분쟁 해결 분야에서 국제적으로도 맹활약 중이다. 와세다 대학생이던 1983년 비정부기구(NGO)인 ‘피스보트’(Peace Boat)를 설립한 뒤 일본과 다른 아시아 국가 민간인들 간 화해와 대화를 촉구하는 운동을 펼쳐 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군사 침략에 대해 1980년대 초 일본 정부가 역사 교과서 검열을 단행하자 이에 맞서며 설립했다. 아시아·남태평양 섬 방문을 시작으로 세계 일주 크루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평화와 분쟁을 주제로 한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평화문화 구축과 같은 문제에 대해 유엔에서 연설하도록 초청도 받았다. ‘지구촌 무장갈등 예방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PAC) 창립 멤버이자 동북아 사무국장으로, 전쟁 폐지 캠페인을 벌여 2008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리더로서 국제 운영 그룹 ‘피스보트’ 회원을 맡았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지와 비화석연료·비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열정적인 믿음을 갖고 ‘피스보트’의 생태계 발전을 주도해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日 지식인 “日, 과거사 반성해야 한·일, 북·일관계 발전”

    “전향적 대응으로 대립 관계 풀어가야” 한·일 양국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220여명이 식민지배 등 제국주의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는 자세를 자국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한국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를 담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 등을 근거로 남북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6명은 6일 도쿄에 있는 국회 중의원 제2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 226명이 서명한 ‘2019년 일본 시민 지식인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와다 교수를 포함해 저명한 일본인 교수, 변호사, 언론인 등 20명과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 등 21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2010년 한·일 병합 100주년 때에도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던 이들은 “현재의 비정상적인 대립과 긴장 관계를 우려해 긴급히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무라야마 담화’와 ‘간 총리 담화’를 바탕으로 한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야말로 한·일, 북·일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1995년 연립내각을 이끌던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태평양전쟁 패전 50주년 담화를 통해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처음으로 반성하고 사죄한 것을 말한다. ‘간 총리 담화’는 간 나오토 총리 때인 2010년 한·일 병합 100년을 맞아 발표한 것으로, ‘다대한 손해와 아픔에 대해 재차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와다 교수 등은 “한국, 조선인의 역사 기억에서 이 부분(식민지배)을 지울 수 없고, 일본인들은 이 역사에 대한 인간적 대처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일제의 지배는 1945년 8월 15일 끝났지만 일본인은 국가, 국민으로서 한국 병합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들은 “올해는 3·1 독립선언이 발표된 지 100년이 되는 기념비적 해”라며 “일본에 병합되어 10년간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조선 민족은 이날 일본인들에게 일본을 위해서라도 조선이 독립해야 한다고 설득하고자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한국에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를 파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지난 5일 공식 발표했다. 당초 일본은 올 4~5월 한국에서 열리는 다국 간 해상합동훈련에 맞춰 부산항에 이즈모 등을 파견할 계획이었다. 우리 군도 앞서 지난달 27일 이달 중으로 예정했던 해군 1함대사령관의 일본 방문을 무기한 연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애플, 프랑스에 10년간 체납 세금 6400억원 내기로

    애플, 프랑스에 10년간 체납 세금 6400억원 내기로

    애플이 프랑스에 10년간 체납했던 세금 5억 유로를 납부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르 피가로와 렉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정부와 맺은 비밀합의를 통해 지난 10년간 프랑스에서 체납한 세금을 5억 유로(6400억원 상당)로 확정하고 이를 납부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그 동안 애플이 프랑스에서 거둔 이익에 대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과세를 피하는 방법으로 탈세하고 있다면서 애플을 압박해왔다. 애플은 유럽 본부를 아일랜드에 세웠다. 주간지 렉스프레스가 애플의 세금 납부 합의를 보도하자 애플도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애플이 구체적인 체납 세급 합의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프랑스 정부 소식통은 5억 유로라고 여러 매체에 확인해줬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2월에도 아마존을 상대로도 비슷한 내용의 체납 세금 납부 합의를 받아낸 바 있다. 당시 아마존은 2006~2010년 사이 미납 세금으로 프랑스에 2억 200만 유로를 납부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의 논의와 별도로 독자적으로 인터넷 공룡 기업들에 대해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디지털세 방안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연 매출이 7억 5000만 유로 이상이거나 프랑스에서 2500만 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인터넷 기업은 연 매출의 최대 5%만큼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정부안을 이달 안으로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의회에서 의결되면 법은 올해 1월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이 법이 적용될 기업들에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계 거대 IT 기업들로, 이들 기업의 이름 앞글자를 따 ‘GAFA’세로 불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직업 1위는 앱 개발자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직업 1위는 앱 개발자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직업은 무엇일까. 미래 사회학자들은 크게 스마트폰과 노인 인구 증가, 두 가지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디지털트렌드에 따르면 전문 미디어그룹인 키플링어가 발표한 최고 유망직업은 앱개발자다.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수시로 사용하면서 앱 개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더 많은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하기 위해선 많은 개발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뉴스를 접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쇼핑, 게임, 어학 등 각종 공부까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없을 정도다. 미국에서는 택시 역할을 하는 우버를 타기 위해서도 스마트폰은 필수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파고들면서 소프트웨어인 다양하고 편리한 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키플링어측은 “앱 개발자의 중위 소득은 10만 달러(약 1억 1130만원)이며, 이 분야는 앞으로 10년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키플링어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판매 시장을 주춤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인 앱 시장을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미래의 노다지는 스마트폰 앱이며 이를 개발하는 프로그래머의 수요는 늘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으로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물리치료사와 건강서비스 관리사, 의사·간호사 등 의료분야 전문 인력도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미 인구조사국은 2035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7800만명으로, 노인 인구가 청소년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노인 건강관리 분야 직업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반면 없어지는 직업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시계수리기사가 꼽혔다. 1970~80년대만 해도 서울 동네마다 몇 개씩 있던 시계 판매·수리점이 싹 사라졌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제 손목시계는 필수가 아니라 패션의 완성을 위한 ‘선택’이 됐다. 시계를 대체한 것도 스마트폰이다. 또 단거리 화물 운전기사와 택시운전사도 무인(AI) 자동차 등장으로 큰 위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워싱턴의 한 사회학자는 “우리 생각보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미래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면서 “다음 세대에 가장 유망한 직업은 아직 생기지 않거나 우리에게 생소한 직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기고] 평창올림픽 1주년과 평화 유산 만들기

    [기고] 평창올림픽 1주년과 평화 유산 만들기

    2월 9일, 평창올림픽 1주년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1년 전 개막식을 앞두고 남북과 북미 간 고조된 긴장과 극적인 전환, 그리고 환호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평창은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 대관령 인근의 시골도시라는 고유명사에서 평화올림픽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평화는 평창올림픽의 최대 유산이 되었다. 이 역사적 행사 1주년을 기념하여 평창평화포럼이 2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평창 알펜시아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포럼은 국내외 평화와 인권관련 시민사회 단체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강원도, 평창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아리랑 국제방송 등이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 포럼에는 ‘아이 캔’ 등 주요 노벨 평화상 수상 단체를 포함해 약 50여개국 100여개 평화운동 단체 대표 약 10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평창에서 세계와 함께 평화를 구상하다.”란 주제 아래, 당면한 현안을 다루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세계평화의 큰 청사진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다. 평창평화포럼의 별칭은 ‘헤이그+20’이다. 1999년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평화회의 20주년에 열리기 때문이다. 이 회의는 1899년 개최된 제1차 만국평화회의 100주년 기념으로 열렸다. 평화 분야의 여러 국제 시민사회단체가 2년간 준비한 이 회의에 지난해 작고한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 등 수많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그는 폐회식에서 “두 번의 국가간 전쟁을 겪은 20세기와 달리 21세기의 평화는 시민주도로 아래로부터 만들어가야 한다”며 참가자를 격려했다. 한국에서도 당시 약 30여명이 참석하였고, 북한도 민간 대표단을 파견하여 남북 평화 대화가 이루어졌다. 평창평화포럼은 이 전통을 이어받아 ‘평창평화의제 2030’을 채택할 예정이다. 지난 20년간 헤이그 평화의제 실천을 평가하고 대체하는 새로운 의제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 첫 포럼에서는 기본 안을 채택하고, 1년간 국제적으로 지역별·주제별 후속 논의를 통해 내용을 보완할 예정이다. 이 의제가 내년 정식으로 채택되면 2020~2030년 10년간 세계평화운동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2020년은 전세계 냉전의 시발점었던 한국전쟁 70주년이기도 하다. 평창평화의제에는 최대 현안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조약 캠페인 그리고 평화를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해서 실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평창은 일회성 올림픽 개최지를 넘어 한반도 발 세계평화운동의 허브로 역사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평화는 국가안보란 명분하에 소수 엘리트 관료와 전문가의 영역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유엔이 최근 강조하는 지속적 평화와 평화구축 의제는 시민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평화 분야의 대표적인 시민참여 사례로는 1997년의 대인지뢰금지조약과 2017년 핵무기금지조약이 있다. 그 해 노벨 평화상은 이 조약 제정 캠페인을 주도한 평화 시민단체가 받았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는 유엔 또는 외국에서 글로벌 의제를 만들면 이를 국내에 소개하고 실천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에 반해 평창평화포럼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경험을 국제적으로 해석하고 연계해서 보편적 평화운동 의제로 만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할 수 있다. 평창평화포럼은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아래로부터의 공공외교 모델이기도 하다. 평창평화포럼은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치른 평창올림픽의 평화 유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 ‘김경수 KTX’ 등 24조 예타 면제… 정치적 SOC 논란

    ‘김경수 KTX’ 등 24조 예타 면제… 정치적 SOC 논란

    ‘金지사 공약’ 거제~김천 남부내륙철도 사업비 4조 7000억으로 가장 많아 예타 면제 23개 사업 중 SOC만 20조 시민단체 “4대강 사업 규모와 맞먹어” “총선 앞두고 선심성 퍼주기” 비판도 文정부 53조 면제… MB 최대치 육박경남 거제와 경북 김천을 잇는 남부내륙철도를 포함해 총사업비 24조 1000억원, 23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가 면제된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 실세가 단체장인 지역을 중심으로 ‘떡’을 돌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호 공약인 이른바 ‘김경수KTX’(남부내륙철도) 사업비가 4조 7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대규모 토건 사업은 일단 시작되면, 건설 과정은 물론 유지에도 세금이 계속 들어간다는 점에서 ‘세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 정부는 29일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면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재정법에서 정한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23개 사업은 2029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사업에는 2020년부터 10년간 국비 기준 연평균 1조 9000억원이 들어간다. 이번 예타 면제 대상에서 수도권 사업은 원칙적으로 제외됐다. 정부는 과거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으로 예타가 면제됐던 것과 달리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한 지역전략산업 육성(3조 6000억원) ▲지역산업 지원 도로·철도 등 인프라 확충(5조 7000억원)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10조 9000억원) ▲환경·의료·교통 등 지역주민 삶 개선(4조원) 등으로 분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업별로 보면 20조 6000억원이 SOC 건설에 투입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부·여당이 적폐로 규정했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같은 규모”라고 비판한 이유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SOC 투자를 늘리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예타를 면제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예산 낭비 우려가 크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예타 면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예타 면제 사업은 60조 3109억원이었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53조 6927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에 육박한다. 예타 면제 사업은 최소한의 경제성 검토조차 거치지 않은 상태라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실제 4대강 사업은 매년 수백억원의 유지비가 발생하면서 보를 철거하는 사업에 대한 비용편익(B/C) 분석도 진행되고 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타는 최소한의 타당성을 살피는 것인데 그것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예타 면제보다는 예타가 더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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