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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이 광명의 진정한 주인… 올해는 시민주권 완성기”

    “시민이 광명의 진정한 주인… 올해는 시민주권 완성기”

    시민 참여·도시 변화 이끌어모든 동 주민자치회 전환·동장 공모500인 원탁토론·160개 위원회 운영행정의 문턱 낮춰 시민이 권한 행사전국 처음 기본사회 조례 제정고위험군 선제 발굴 ‘의무방문’ 실시이달부턴 재택의료센터 본격 운영차별·소외 없이 모든 시민 존엄 보호 “행정이 모든 것을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의 광명은 유능한 시민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며 일궈온 도시입니다. 올해는 그동안 우리가 공들여 쌓아온 시민주권, 탄소중립, 정원도시, 그리고 기본사회라는 핵심 가치들을 완성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해가 될 것입니다.”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년의 성과를 ‘시민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기적’이라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성과를 바탕으로 도시 ‘성장’을 넘어선 ‘완성’을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광명 시정 중심에 항상 시민을 뒀다. 2020년 전국에서 선도적으로 실시한 전 동(洞) 주민자치회 전환과 2025년 도입한 동장 공모제는 시민 참여를 단순한 제안 수준에서 ‘실질적 권한 행사’로 격상시킨 상징적 조치다. 총 8회에 걸친 500인 원탁토론회와 160여개의 시민위원회 운영은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직접 정책을 결정하는 체계를 제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는 지난해 10월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기본사회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올해 2월 초 ‘기본사회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박 시장은 “시민이 당연한 권리를 누리며 존엄한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행정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능한 시민’이라는 키워드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간 펼쳤던 정책은 무엇이 있나. “시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철학은 ‘시민이 도시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사실이다. 행정은 방향을 제시하고 보조할 뿐 도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동력은 시민의 참여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지난 몇 년간 시민 참여 체계를 철저히 제도화했다. 2020년 전국 최초로 전 동 주민자치회 전환을 이뤄냈고 2025년에는 동장 공모제까지 실시하며 행정의 문턱을 낮췄다. 올해는 이러한 시민의 힘을 동력 삼아 시민이 스스로 제안한 정책들이 생활 속에 완전히 뿌리내리는 ‘시민주권의 완성기’가 될 것이다.” ●올해 전국 처음 기본사회위원회 출범 -광명시가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탄소중립’과 ‘정원도시’를 설명해 달라. “기후 위기는 우리 앞에 닥친 가장 시급한 과제다. 광명은 ‘1.5℃ 기후의병’이라는 독특한 시민 참여 모델을 갖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가입자가 1만 7000명을 돌파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이를 보상받는 시스템은 이미 전국적인 표준이 됐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술을 결합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강소형 스마트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에너지, 교통, 안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탄소중립 스마트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복지 사각 지원 ‘틈새돌봄’ 사업도 강화 -광명시 ‘기본사회’의 실체와 지향점은 무엇인가. “기본사회는 단순히 어려운 분들을 돕는 시혜적 복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가 최소한의 ‘기본’을 보장해 주는 시스템이다. 광명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기본사회 조례를 제정했고 최근 기본사회위원회까지 출범시키며 정책 추진 기반을 공고히 했다. 광명시 기본사회는 ‘차별 없이, 소외 없이’ 모든 시민의 존엄을 지키는 데 방점이 있다. 올해 3월부터 본격 운영되는 ‘재택의료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이 되어 병원에 가기 힘든 어르신과 환자분들을 직접 찾아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각 동에 배치된 전담 돌봄 매니저가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의무 방문제’를 실시하고 기존 복지 서비스가 닿지 않는 틈새를 메우기 위해 가사, 식사,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틈새 돌봄’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행정의 역할은. “기술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향하는 흐름에 맞춰 광명시도 ‘AI 광명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3년간 단계적으로 행정 전반에 AI를 접목해 시민들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의 가치’다. 기술 중심 사회에서 시민들이 소외되거나 삶의 의미를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이 행정의 품격이다. 그래서 광명시는 ‘광명인생행복학교’를 평생학습 시스템과 결합해 추진하려 한다. 생애주기별로 삶의 행복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을 위해 기능하도록 만들겠다.” ●3기 신도시에 ‘K아레나’ 유치 총력 -미래 100년을 책임질 대규모 개발사업과 철도망 확충에 대한 비전도 궁금하다. “앞으로 5년은 광명의 지도를 완전히 새로 그리는 시기가 될 것이다.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내에 5만석 규모의 ‘K아레나’를 유치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성공적인 도시 개발을 위해서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필수적이다. 현재 7개 철도망 확충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고 신천~하안~신림선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반영과 별개로 민간투자 사업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월곶~판교선과 신안산선은 이미 공사가 한창이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G 노선의 국가 계획 반영을 위해서도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광명은 이제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 거점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동이 편리하고 활력 넘치는 경제 자족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지하화”… 7개 지자체 손잡았다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지하화”… 7개 지자체 손잡았다

    총연장 32㎞… 19개 역 밀집 구간지하화 땐 서울 면적 3분의1 개발철도 위 주거·여가 ‘콤팩트시티’로최호권 구청장 “도시 미래 전환점” “철도 지하화 사업은 단순히 철도를 지하로 보내는 사업이 아닌 오랜 시간 단절돼 불편을 감내해 온 공간을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바꾸고, 도시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환점입니다.”(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 서울 영등포구를 포함한 수도권 7개 기초지방자치단체(서울 용산·구로·금천·동작·경기 군포·안양)가 정부에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의 조속한 발표와 경부선 구간 포함을 촉구했다고 5일 밝혔다. 경부선 지하화 추진협의회(회장 박희영 용산구청장)는 전날 오전 용산역 민자역사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경부선 지하화는 오랜 시간 소음과 단절, 안전 위험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최소한의 권리이자 삶의 회복을 위한 절박한 염원”이라며 경부선 서울역~당정역(군포) 구간을 지하화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행사에는 최 구청장을 비롯해 박 구청장, 유성훈 금천구청장, 최대호 안양시장, 하은호 군포시장, 사창훈 동작구 부구청장, 최원석 구로구 부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영등포구는 2024년 1월 신도림역~대방역 철도 및 연접 블록 일대(연장 3.4㎞)를 대상으로 경부선 일대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시행했다. 같은 해 4월에는 경부선 일대 발전을 위한 주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경부선 서울역~당정역 구간은 총연장 32㎞로, 19개 역이 밀집한 수도권 핵심 철도 축이다. 해당 구간을 지하화하면 그 위로 약 219만㎡를 개발할 수 있다. 서울 면적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협의회는 이를 통해 ▲수도권 내 대규모 유휴 공간 공급 ▲주택 공급 등 정책 사업 실현 ▲도시를 잇는 대규모 녹지축 조성 ▲상권 회복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을 제정하고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지하화 우선사업 대상지에서 경부선과 경원선은 제외됐다. 국토부는 철도지하화 통합개발에 관한 종합계획을 2025년 말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 구청장은 “철도를 걷어낸 공간을 일자리·주거·여가를 원스톱으로 누리는 ‘콤팩트시티’, 서울 3대 도심 위상에 걸맞은 ‘통합·거점도시’, 대규모 녹색 열린 공간을 품은 ‘자연 친화 도시’로 구현해 직주근접이 가능한 미래 4차 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강서, 항공사진으로 무허가 건축물 찾아 현장조사

    강서, 항공사진으로 무허가 건축물 찾아 현장조사

    서울 강서구는 허가받지 않고 신축·증축·개축이 의심되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위반 사항을 개선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조사는 화재나 붕괴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가꾸기 위해 추진됐다. 서울시 공간정보과에서 제공한 항공사진 판독 결과를 바탕으로 변동이 확인된 건축물을 조사한다. 조사 기간은 6월 22일까지다. 조사 대상은 일반지역과 개발제한구역을 포함한 총 1만 600곳이다. 구는 건축물대장 도면과 실제 현황을 대조해 위반 여부나 소유자, 면적, 구조, 용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베란다나 옥상 무단 증축, 천막 영업공간 불법 설치, 가설건축물 장기 방치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불법 건축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건축법상 허가나 신고 없이 이뤄진 모든 건축행위는 위반건축물이다. 현장 조사는 공무원 7명으로 구성된 조사반이 실시한다. 항공사진 판독만으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 실사 조사를 통해 위법 사항을 적발한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2회에 걸친 시정명령으로 자진 시정과 철거를 유도한다. 미이행 시 관련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건축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정기적 건축물 관리 절차”라며 “주민 여러분의 적극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강북에선 우산 수리·칼갈이가 공짜

    서울 강북구는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해 ‘찾아가는 우산 수리·칼 갈이 사업’을 이달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공공일자리사업의 하나로 4명이 동 주민센터를 돌며 고장 난 우산을 수리하고 무뎌진 칼·가위를 갈아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 4일 미아동 주민센터를 시작으로 번1동, 번2동, 번3동, 송중동, 송천동, 삼각산동, 삼양동, 수유1동 등 13개 동 주민센터를 순회하며 진행된다. 각 동 주민센터 지정 장소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접수 마감은 오후 2시 20분이다. 점심시간인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는 운영을 중단한다. 접수 상황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으며, 야외에서 진행되면 우천 시 일정이 취소될 수 있다. 우산 수리는 생활 우산만 가능하다. 자동우산 버튼 수리나 골프·수입우산 등은 수리가 제한될 수 있다. 칼과 가위는 반드시 칼집에 넣거나 신문지 등으로 포장해 안전하게 가져와야 한다. 1인당 접수 가능 수량은 우산 2개 이내, 칼·가위 5개 이내다. 순회 일정과 운영 장소 등 자세한 내용은 구청 홈페이지 또는 구 소식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일자리청년과로 하면 된다. 구는 지난해 우산 수리 4108건, 칼·가위 갈이 1만 6201건의 생활 서비스를 제공했다. 구 관계자는 “구민 편의를 높이고 공공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도서관·카페·창작공간 누린다… 주민 하나 되는 ‘구로문화누리’[민선8기 이 사업]

    도서관·카페·창작공간 누린다… 주민 하나 되는 ‘구로문화누리’[민선8기 이 사업]

    옛 송신소가 ‘구로문화누리’로한곳에서 교육·돌봄·여가 서비스가족친화 천왕도서관도 7월 개관도서관 95개… 1곳당 주민 수 3위생활 더 편리해지는 SOC 시설천왕근린공원에 실내 놀이터 마련구로 청년취업사관학교 6월 운영장인홍 구청장 “구로 머물고 싶게” 10여년 동안 유휴지로 남아있던 서울 구로구 옛 개봉송신소 부지에 ‘구로문화누리’가 문을 열었다. 구로구 첫 직영 공공도서관으로, 기존 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지난달 24일 개관식에서 “주민들께서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간절히 기다려주신 끝에 문화와 배움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품격 있는 구로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나 편안하게 들러 소통하는 주민 중심의 쉼터로 애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로문화누리 부지는 수십년 동안 AM 라디오를 송출하던 옛 KBS 송신소 자리다. 2010년 문을 닫은 뒤 활용 방안을 두고 고민하다 도서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방향을 잡았다. 도서관과 평생학습관 2개 동에 걸쳐 전체면적은 7876㎡ 규모다. 450석 규모의 구로문화누리도서관과 함께 청소년 전용 공간 ‘모여구로’, 문학인 창작지원 공간 ‘문학의 집 구로’, 우리동네키움센터 등도 모여 있다. 평생학습관 건물에는 월드카페, 평생학습관, 구로구장학회 등이 있다. 온 가족이 교육, 돌봄, 여가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이 모여 토론하고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만 8000여권의 장서를 갖춘 구로문화누리도서관은 중심도서관 역할을 맡아 구 전체의 도서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관내 도서관 간 자료 공유뿐만 아니라 공공·작은도서관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든다. 구에는 11개의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95개의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 1곳당 주민 수는 3만 7000여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3위다. 서울에서 도서관 직영 체계를 갖춘 곳은 3곳뿐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 탓이다. 장 구청장은 “구로의 독서 문화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직접 채용한 인력을 기반으로 고품격의 독서 문화 서비스를 유지하고 장서 구성과 프로그램에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구로문화누리도서관은 독서 활동으로 포인트를 적립해 지역 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독서포인트제’도 추진한다. 희망 도서를 신청하면 지역 서점에서 대출하고 도서관에 반납하는 ‘동네서점 바로 대출’을 시범 운영 중이다. 전문 사서가 기획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개관식에는 주요 내빈과 주민 100여명이 참여해 축하했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북토크 ‘책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등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구로월드카페 외국어 프로그램과 생활문해교실, 인문학 강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보화 교육장에서는 컴퓨터 기초 등 생활 밀착형 교육 과정도 시작한다. 구로구는 올해 구로문화누리 외에도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에는 1500㎡ 규모의 가족 친화형 독서 문화 공간인 구로천왕도서관이 문을 연다. 구는 지난해 말 구로문화누리도서관과 구로천왕도서관을 대상으로 사용자가 직접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는 주민참여형 장서 ‘희망도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의견을 모았다. 가족캠핑장, 책 쉼터가 있어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은 천왕동 천왕근린공원에는 실내 놀이터가 추가로 마련된다. 비, 미세먼지 등 날씨 변화와 상관없이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이다. 도심 속 녹지공간인 구로동 구로거리공원에는 상반기 안으로 황톳길을 조성한다. 안양천 황톳길에 이어 일상에서 휴식과 함께 운동도 할 수 있는 맨발 걷기 환경을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 구로캠퍼스는 오는 6월부터 구로동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에서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 지난해 10월 오류동에 있는 서울시 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임시 운영을 거쳤다. 이곳은 청년 맞춤형 실무 교육과 취·창업 지원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특히 제조업과 정보기술(IT) 산업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실무 중심 인공지능(AI) 융합 과정을 운영한다. 개봉1동 사거리 주변의 남부순환로 평탄화 공사도 다음 달 마무리될 예정이다. 장기간 진행된 공사를 완료해 상습적인 차량 정체를 해소하고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든다. 지하철 신도림역 인근의 구로1유수지에는 민영주차장 대신 저렴한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인근 주차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개봉동에는 실내수영장을 포함한 종합사회복지관이 올해 착공된다. 기존 종합사회복지관과 거리가 있어 이용이 어려웠던 고척동, 개봉동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2028년 하반기 개소가 목표다. 장 구청장은 “주거지 인근 도서관, 운동시설 등 생활 SOC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떠나지 않고 머물고 싶은 구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제주 감귤 홍보’ 황창연 신부 대박 터뜨렸다

    ‘제주 감귤 홍보’ 황창연 신부 대박 터뜨렸다

    “신부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소식, 곧 굿 뉴스를 전하는 게 제 일이지요. 이번엔 제주 귤이 그 ‘굿 뉴스’입니다.” ‘청국장 100억 신화’의 주인공이자 인기 유튜버인 황창연(61) 신부가 제주 감귤 대사로 나섰다. 지난달 27일 서귀포산업과학고 비닐하우스. 주황빛 한라봉이 열린 나무 아래에서 휴대전화 카메라가 켜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생방송 무대로 바뀌었다. “한번 드셔보세요. 탱글탱글합니다. 과즙이 살아 있잖아요. 새콤달콤한 맛, 이게 제주 만감류의 힘이에요.” 한라봉을 한입 베어 문 그의 얼굴에는 감귤향 같은 미소가 번졌다. ‘청국장 신부’로 통하는 황 신부가 운영하는 강원 평창의 성필립보생태마을은 청국장 등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해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54만명이나 된다. 그가 만감류 홍보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미국산 만다린이 올해부터 1만t가량 무관세 수입돼 제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서다. 명예도민인 황 신부는 “농민을 살리자”는 서귀포시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4일 생태마을 채널 등을 통해 라이브 방송된 뒤 쇼츠로 공개된 첫 홍보 영상은 대박을 터뜨렸다. 서귀포시청 공식 쇼핑몰 ‘서귀포 인(in)정’으로 전화 주문이 폭주한 것이다. 김용범 시 감귤유통과장은 “전화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연휴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50~60% 늘어 23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날 황 신부는 한 시간 가까이 두 번째 홍보 영상 촬영을 하며 “감귤은 천년 넘게 제주도민과 함께 울고 웃는 대표 산업”이라며 “연간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효자 산업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나주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구경 오세요

    의향(義鄕) 전남의 역사가 담긴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이 5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개관식에는 의병 후손과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남도 의병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의병의 역사를 되새겼다. 전남 나주시 공산면에 들어선 박물관은 연면적 7321㎡에 422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에 유물 3085점을 갖췄다. 전시는 을묘왜변(1555년)부터 3·1운동(1919년) 이전까지 위기에 빠진 나라를 위해 외적에 맞서 싸운 전남도민과 전남에서 벌어진 전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주요 전시물로는 정유재란 당시 의병장 신군안이 이순신 장군으로부터 받은 임명첩과 임진왜란 당시 전라도 의병의 활약상을 정리한 호남절의록, 양달사 의병장 통문, 매천 황현의 매천야록, 대한제국 시기 의병장 고광순이 사용한 ‘불원복(不遠復) 태극기’ 등이 꼽힌다. 박물관은 중앙홀의 ‘이름의 길’을 시작으로 임진왜란 전후 및 대한제국 시기 의병 활약상을 다룬 제1전시실, 의병 기록물과 의병 정신의 계승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제2전시실, 무명 의병 추모실, 의병 마을을 체험하는 어린이박물관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각 전시 공간은 이름난 영웅의 기록에만 머물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이 지켜낸 나라의 역사에 초점을 맞춰 남도 의병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 울산 친환경 도시철도 시대 열린다

    울산시가 도시철도 1호선 도입을 위한 수소전기트램 제작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도시철도 시대의 막을 올렸다. 시는 5일 현대로템과 수소전기트램 9편성 제작을 위한 63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1월 입찰 공고 이후 현대로템이 단독 참여했으며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제안서 심사와 기술·가격 협상을 거쳐 성사됐다. 도시철도 1호선은 태화강역부터 신복교차로까지 총연장 10.85㎞ 구간에 전차선이 없는 무가선 방식으로 추진된다. 수소전기트램은 1편성당 5모듈(길이 35m, 너비 2.65m) 규모로 최대 305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최고 시속 60㎞로 운행된다. 이 트램은 1회 충전 시 200㎞ 이상 주행이 가능하고 최신 회전 대차 기술을 적용해 궤도 마찰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특히 핵심 기술인 수소연료전지는 오염 물질 배출이 전혀 없고 미세먼지 정화 효과도 탁월해 울산이 친환경·저탄소 도시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은 총사업비 3814억원을 들여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9년 말 개통할 예정이다.
  • 서울 남부순환로 일부 지하화… ‘서남권 대개조 2.0’ 나선다

    서울 남부순환로 일부 지하화… ‘서남권 대개조 2.0’ 나선다

    서울시가 7조 3000억원을 투입해 서남권을 신성장 산업 거점으로 변모시키는 ‘서남권 대개조 2.0’에 나선다. 이와 관련, 강북횡단선과 목동선, 서부선, 난곡선 등 4개 노선을 신속 추진하고 남부순환도로 일부를 지하화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내 친구 서울, 서울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통체계 확립 ▲첨단산업 거점 조성 ▲신속한 주택공급 ▲녹지축 연계 확산 등을 핵심으로 한 ‘서남권 대개조 2.0’을 발표했다. 시비 4조 7000억원, 국비 8000억원, 민자 1조 8000억원 등 총 7조 3000억원을 투입해 서남권을 경제, 문화, 생활이 어우러진 미래혁신산업 기지로 변모시킨다. 오 시장은 “오랜 시간 서울의 성장을 뒷받침해 온 서남권이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며 “시비 4조 7000억원은 충분히 감당 가능한 금액으로, 대부분 철도망 구축과 도로 신설·확장 사업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강북횡단선, 목동선, 서부선, 난곡선 등 4개 노선을 조속히 추진해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미래 교통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해 2035년까지 남부순환도로(강서구 개화동~관악구 신림동) 15㎞ 구간에 지하도로를 신설한다. 강남순환로는 신림봉천터널을 통해 남부순환로까지 이어져 서남권 지하고속도로가 완성된다. 이를 통해 강남에서 강서까지 이동시간을 70분에서 40분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국회대로 역시 지하차도를 신설해 교통량을 분산한다. 마곡·온수산업단지와 G밸리를 첨단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정비한다. 마곡산업단지에 문화·편의시설을 유치하고 마곡형 연구개발(R&D) 센터 4곳도 건립한다. 서남권 일대에는 신속통합기획 84곳 가운데 36곳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모아타운 37곳도 추진 중이다. 시는 2030년까지 7만 3000가구의 주택을 착공한다는 구상이다.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해 서남권 대표 문화 중심지로 조성한다. 2030년 개관이 목표다. 오 시장은 “도시는 결단이 있어야 변화가 시작되고 속도가 있어야 결과가 만들어진다”며 “지난달 발표한 강북 전성시대 2.0과 서남권 대개조 2.0을 변화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 고양 제2자유로 행주나루IC 전면 개통

    고양 제2자유로 행주나루IC 전면 개통

    경기 고양시는 제2자유로 행주나루 나들목(IC) 전 구간을 6일 오후 2시 전면 개통한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지난 4일 개통식을 개최하고 서울 방면과 행주산성 방면을 잇는 양방향 연결 완성을 공식화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동환 고양시장을 비롯해 시의회 의장, 당협위원장, 도·시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와 시민들이 참석해 개통을 축하했다. 행주나루 IC는 지난해 1월 서울 방면 진입로(640m, 1차로)가 먼저 개통됐다. 이후 1년여 만에 행주산성 방면 진출로(654m, 1차로)까지 연결이 완료되면서 제2자유로와 행주로를 직접 잇는 교통축이 완성됐다. 서울 방면 개통 이후 행주동과 행신동 등 남부권의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고 자유로와 강변북로의 차량 흐름도 한층 원활해졌다는 평가다. 이번 전 구간 개통으로 고양과 서울을 잇는 관문 기능이 강화되고 고양은 수도권 서북부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행주산성과 한강 변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관광 활성화와 인근 상권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전망된다. 시는 신호 체계 정비와 사고 위험 구간 점검 등 사전 준비를 마쳤으며 개통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 시장은 “행주나루 IC 전 구간 완성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연결의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막힘없는 교통망 구축으로 시민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 대전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본격화

    대전 스포츠 인프라의 핵심 거점이 될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조성이 본격화됐다. 대전시는 5일 유성구 용계동에서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조성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은 유성구 학하동 일원 76만 3497㎡ 부지에 1조 437억원을 들여 종합운동장 등 체육시설과 주거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9년 준공 예정이다. 사업은 도시개발과 체육시설 건립을 연계한 2단계 방식으로 추진된다. 1단계 도시개발사업은 총 8301억원을 투입해 주거단지와 기반 시설을 조성한다. 공동주택 4322세대와 단독주택 등이 들어선다. 2단계 체육시설은 2136억원을 들여 종합운동장과 오상욱 체육관, 준비운동장, 테니스장(10면) 등을 설치하고 문화·여가 기능을 갖춘 복합 문화·스포츠 허브로 활용된다. 2만 석 규모 종합운동장은 다양한 체육 경기가 가능한 종합 스포츠시설로 건설된다. 4650석 규모 오상욱 체육관과 축구·육상 겸용 준비운동장도 조성돼 국제대회뿐 아니라 공연·전시 등 문화행사가 가능하다. 생활체육시설과 공원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다. 시는 2011년 기본계획 수립 후 행정절차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2024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시개발구역 지정 고시를 완료했다.
  • 서울 명소로 거듭나는 제기동 낡은 한옥마을

    서울 명소로 거듭나는 제기동 낡은 한옥마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낡은 한옥 밀집 지역이 전통시장과 문화공간이 어우러진 ‘경동한옥마을’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제기동 5만 2576㎡를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하고 관리계획을 결정·고시했다고 5일 밝혔다. 이곳은 2023년 한옥마을 공모 선정지 중 유일한 ‘기존 시가지형’ 모델이다. 시는 전통시장과 한옥을 연계한 ‘한옥 감성스팟 10+’ 사업을 통해 이 일대를 북촌·은평·익선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키울 계획이다. 경동시장과 약령시 방문객이 한옥 카페와 팝업스토어를 즐기고 한옥스테이에 머무는 ‘체류형 관광 코스’를 즐길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골목길과 시장 아케이드 등 보행 환경도 정비한다. 사업은 2027년부터 시의 공공 투자를 통해 핵심 거점을 먼저 조성한 뒤,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민간의 한옥 신축을 활성화하기 위한 파격적인 특례도 도입한다. 지붕(한식 기와), 한식 목조구법(목재 기둥·보), 마당 등 3가지 기준만 충족하면 ‘제기동 한옥’으로 인정한다. 특히 마당 상부를 투명 구조물로 덮는 ‘아뜨리움’ 설치를 허용해 카페나 전시장으로 활용도를 높였다. 해당 기준을 갖추면 건폐율이 최대 90%까지 완화되며, 부설주차장 설치 의무가 면제된다. 일조권 확보를 위한 건물 높이 제한(1.5m→0.5m)과 건축선 후퇴 의무 등 각종 건축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규제 완화와 공공 투자로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K건축과 K컬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서울 대표 핫플로 자리 잡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아버지를 업고(채길우 지음, 난다) “열 살 무렵 개나리/ 그늘 아래 나란히// 사십대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면// 중년이 된 지금의 나는/ 사진 속 어린 나보다/ 그 시절 아버지를 더 닮았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지만// 아버지는 지금 저/ 꽃 안에서 웃고 있다.// 옆에서 덜 핀/ 나도 그렇다.” 중년이 된 아들과 딸이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보며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당신을 닮았다’고. 이런 상념을 담은 ‘부활’을 비롯해 49편 시가 수록된 채길우 시인의 신작 시집이 난다시편 7번으로 출간됐다. 시인은 “세수를 마친 거울”, “느리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의 낡은 그림자”, “조그만 아이의 하품”처럼 모든 곳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를 썼다. 시인과 아버지의 추억으로 채운 시이지만 보편적 감성으로 공감이 인다. 124쪽, 1만 3000원. 죔레는 거기에(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은행나무) “이 책은 상상의 산물이며 그것 자체로도 현실의 일부로서 이번에도 현실로부터 양분을 얻고 있지만, 간접적으로 양분을 얻은 그 현실과 이 작품은 여기에서 읽히는 예술적 형식 안에서 이제부터는 더 이상 아무런 관련도 없다. 유감스럽게도.” 지난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이 된 헝가리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장편소설. 어느 이름 없는 마을 작은 집에서 죔레라는 이름을 가진 개와 함께 사는 90대 카다 요제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왕정복고, 네오나치 등의 현상을 그리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책은 한 장이 쉼표로만 연결된 한 개의 문장(또는 두 문장)일 정도로 호흡이 긴, 독특한 형식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 작품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블랙코미디 속에 불안감을 퍼뜨리는 작가의 소설 세계가 제대로 구현돼 있다. 392쪽, 1만 8000원. 고양이가 커진 날(김효정 글·그림, 사계절) “시간이 유난히 더디게 흐른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 날//…// 고양이가 커진 날// 사실은 내가 작아진 날” 몸과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집에 왔더니 키우던 고양이가 커져 있다. 고양이가 구워준 소소한 빵 한 조각이 알맞은 온도로 부풀어 오른 덕분에 마음이 빵빵해졌다. “괜스레 움츠러드는 날, 슬며시 손잡아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짧은 그림책 속 따뜻한 그림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44쪽, 1만 5000원.
  • 실수한 킬러와 부실한 형사… 블랙 유머로 비튼 잔혹 스릴러

    실수한 킬러와 부실한 형사… 블랙 유머로 비튼 잔혹 스릴러

    佛거장 미발표 첫 작품 뒤늦게 출판이후에 쓴 유명작들의 원형인 소설 웃음·불편함 사이 아이러니가 묘미 킹코브라의 주식은 동족이다. 다른 먹이도 있지만 주로 뱀을 먹는다. 킹코브라가 다른 뱀을 증오해서 잡아먹는 건 아니다. 살기 위한 방식일 뿐이다. 정말 무서운 건 먹을 생각도 없이 죽이는 것이다. 자연계에선 드문 일이, 인간 세상에선 아주 흔하게 벌어진다. 새 책 ‘대문자 뱀’은 노련한 여성 킬러를 앞세운 장편 범죄 스릴러다. 프랑스 추리문학의 장인이라 불리는 피에르 르메트르(75)가 썼다. 주인공은 감정을 배제한 채 임무를 수행하는 냉혹한 인물이다. 크든 작든 사정권에 들어온 뱀은 ‘착실하게’ 죽인다. 그렇다고 피도 눈물도 없는 단순한 악인은 아니다. 외모부터 그렇다. 화가 나면 공연히 함께 사는 개에게 화풀이하는, 살집 많은 늙은 여자다. 이런 일상적인 모습과 사소한 실수,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겹치며 점점 그의 인간적 균열이 드러난다. 킬러의 대척점에 선 형사도 왠지 부실하다. 장신에 날렵한 체형이지만 어딘가 휑한 느낌을 주는 인물이다. 책이 덜 폭력적이거나 덜 잔혹한 것도 아니다. 전형적인 프랑스 영화가 그렇듯, 산만하게 웃고 떠들다가도 어느샌가 작고 예쁜 뱀 한 마리가 대구경 권총에 맞아 아랫배가 큼지막하게 뚫린 채 살해되는 식이다. 잔혹과 희극을 오가는 이런 균열과 블랙 유머가 흐름에 은근한 긴장을 불어넣고, 웃음과 불편함 사이의 묘한 아이러니를 안긴다. 작가는 책만큼이나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문단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6년, 그는 55세였다. 늦깎이로 데뷔해 추리물 같은 장르 소설로 필명을 날리다, 불과 7년 만인 2013년에 장편 ‘천국에서 만나’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거머쥔다. ‘대문자 뱀’은 1985년 작품이다. 말하자면 ‘늙은 신인’ 같은 책이다. 발표도 하지 않았던 책을 문단 데뷔 20년 만에 내놓은 이유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누아르 소설은 흔히 순환적이다.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하나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출판하는 마지막 누아르 소설이…, 바로 내가 쓴 첫 번째 소설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논리적으로 느껴진다.” 그는 ‘대문자 뱀’에 허점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솔직하게 그냥 냈다. 이해가 어려운 몇몇 구절은 손봤지만 구조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후 작품들에서 발전시킨 주제, 장소, 인물의 유형 등이 이미 그 안에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그를 프랑스 장르 소설의 장인 반열에 올려놓은 원형질의 모습이 ‘대문자 뱀’에 있다. 그의 팬들은, 그의 실수를 발견해낼 수 있을까.
  • 태몽 없이 태어난, 퀴어… 시로 채운 서사의 빈터

    태몽 없이 태어난, 퀴어… 시로 채운 서사의 빈터

    “바다 밀려오든 남김없이 밀려가든규정 밖 우린 영원히 여기 서 있어”남녀 규정 거부 비이분법적 퀴어부재·불일치 감각으로 독자 압도교보 출판브랜드 북다 시인선 1번기사·태몽의 정의·변희수 하사 초상여러 텍스트·이미지 시와 어우러져 꿈은 존재의 시(詩)다. 이성과 논리가 다 포섭할 수 없는 존재의 잉여를 도발적으로 품어낸다. 어쩌면 그것은 저 거대한 무의식이 숨기고 있는 존재의 비밀을 풀어낼 열쇠일지도 모른다. 김선오(34) 시인의 새 시집 ‘말 꿈 몸’을 펼치기 전 시집 마지막에 실린 ‘작업노트’를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논바이너리 젠더퀴어로서 나에게 태몽이 없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개인 서사의 빈터를 시로 다시 써볼 수 있을까. 나를 환영해 줄 장소가 전통적 가족 공동체의 내부는 아닐 것이다.” 부재와 불일치의 감각이 시를 밀어붙인다. 강력한 힘으로 독자를 단숨에 압도한다. “번들거리며 희박해지는 잉어와 나. 유리창이 모자이크를 걷어낸다. 나의 눈동자에 얹히는 잉어의 눈동자, 기꺼이 잉어의 살이 되려 하는 나의 뺨. 한 개의 몸으로 응결되지 않으려는 몸짓.// 보여? 또렷이/ 보여? 익사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가 된단다.// 우리?”(‘하나’ 부분) 꿈이 무의식의 발현이라면, 태몽은 어느 한 집단의 ‘문화적 무의식’이다. 거기에는 젠더를 둘로 나누는 데 익숙해진 언어의 편견과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인의 작업은 태몽의 내부를 폭파하는 것이다. ‘잉어가 나오는 꿈을 꾸면 아들을 낳는다’는 신화적 망상을 해체하는 일이다. 시적 자아와 “잉어”가 ‘하나’가 되려는 순간, 그들이 “우리”라는 이름으로 엮이려는 찰나에 시인은 과감히 물음표를 찍어버린다. ‘일치’를 거부하며 당연시되던 관습을 의문시하는 태도. 시의 힘은 여기서 비롯된다. “꿈은 나를 달래고 보호합니다./ 꿈은 열망과 고통을 식히고 기도에 몰두하게 합니다./ 꿈이 없었다면, 나를 낫게 하는 꿈이 없었다면 지금쯤 나는 누더기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일한 기도는 꿈꾸지 않게 해달라는 것……/ 대신 나의 꿈을 세계에 돌려주라는 것입니다.” 시 ‘깃과 기척’(42쪽) 바로 앞쪽에 실린 이 글에는 딱히 제목이 없다. 시인지 산문인지 불분명하다. 만약 이 글이 시라면 화자의 말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시인 김선오의 목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하나로 확정할 수 없다. 시인과 화자 사이의 경계를 지우는 게 김선오의 의도일 수도 있다. 이분법적 구분은 이제 질색이니까. “꿈이 투명한 실처럼 내게서 풀려나와 세계의 찢어진 부위를 부드럽게 봉합할 수 있기를……” 언어는 세계를 둘로 나눈다. 그러나 언어 바깥에 있는 꿈은 언어가 찢어놓은 세계를 다시 연결한다. 아주 부드럽게. “꿈을 말하는 목소리는 노이즈다. 사회적, 역사적 거대 서사를 구성하는 패턴화된 리듬에 포섭되지 않는다. 노이즈로서의 꿈-말하기에 귀 기울이기 위해 어떤 방법론을 사용할 수 있을까. 끝없이 ‘노이즈 캔슬링’ 하는 세계에서 어떻게 이 소음을 들리는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작업노트’ 부분) 김선오는 2020년 시집 ‘나이트 사커’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신춘문예, 문예지 신인상 등 일반적으로 시인이 되는 경로를 거치지 않았다. 지난해 문지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등 최근 평단의 주목을 받는 시인이다. 이번 시집은 교보문고의 출판 브랜드 북다의 시인선 ‘어떤시집’의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어떤시집’은 하나의 테마로 하나의 시 세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시집이다. 시인이 고른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집 전체를 기획한다. ‘말 꿈 몸’도 구성이 독특하다. 단순히 시만 있는 게 아니라 신문의 기사, 꿈과 트라우마에 관한 논문, 태몽의 사전적 정의, 동료 시인 김리윤이 그린 고 변희수 하사의 초상 등이 아울러 실려 있다. 다채로운 텍스트가 시와 맞물려 한 편의 대화처럼 읽힌다. 자기 몸과의 불일치, 세상과의 불화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시인이 전하는 낮은 위로처럼 읽히는 시구가 있다. “바다 밀려오라,/ 밀려가라, 남김없이/ 우리는 영원히 이곳에 서 있을 것이다”(‘밝고 밝아 보이는 세계’ 부분)
  • 경제학자들만 모른 척했던 ‘인간의 비합리성’

    경제학자들만 모른 척했던 ‘인간의 비합리성’

    ‘인간의 합리성’이라는 가설을 신줏단지처럼 모시던 주류 경제학의 성벽에 균열을 내는 도발적인 공성무기가 1992년 출간된 ‘승자의 저주’였다. 저자인 리처드 탈러는 주식시장과 금융시장 등에서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실증적 데이터를 낱낱이 분석했고 인간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실수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일반인들은 다 아는데 경제학자들만 모른 척 우기던 인간의 비합리성을 폭로한 이 책은 행동경제학의 탄생을 알리며 현대 경제학의 판도를 바꿨다. 탈러는 경제학과 심리학에 가교를 놓아 비이성적 인간 행동의 비밀을 밝혀낸 공으로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탈러와 차세대 행동경제학을 이끄는 대표 연구자 알렉스 이마스는 33년 만에 발간된 개정판에서 행동경제학이 시대가 흐를수록 정교하게 입증되는 현실임을 입증한다. 저자들은 1980년대 심리학 실험실 수준에 머물렀던 초기 연구를 현대 자본주의 최전선의 현장 데이터로 대체한다. 나아가 책은 현대 자본주의의 기이한 풍경들을 펼쳐 놓는다. 쿠바와 아무 관련이 없는 펀드가 단지 종목 코드가 ‘CUBA’라는 이유만으로 하룻밤 사이 70%나 폭등하고 내재 가치가 1달러까지 떨어졌던 오프라인 비디오게임 대여점 ‘게임스톱’의 주가가 개인 투자자들의 결집만으로 60배 넘게 치솟는다. 책은 자본의 규모가 커지고 전문가들이 개입하면 시장이 합리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통 경제학의 마지막 보루를 정면으로 타격한다. 또한 30년 전의 도발적인 가설들이 현대 금융시장의 거대한 광기를 해석하는 실전 매뉴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은 행동경제학이 시장의 모든 난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지닌 본연의 결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일이다. 저자들은 “수학적 최적화가 아닌 시장의 이상 현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이야말로 타성과 오판의 늪에서 자신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 삶이 힘들다면… 과학책을 꺼내라

    삶이 힘들다면… 과학책을 꺼내라

    관찰·증명·상상 등 9가지 연구 과정세상과 인생 살아가는 태도로 제안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사회에서 별로 써먹을 것 같지도 않은 과학과 수학은 왜 배울까”라는 생각을 한다. 실제 연구 현장을 들여다보면 그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풀어야 할지, 해답은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언제쯤 답이 분명히 보이는지 모르는 불명확한 문제를 붙들고 씨름한다. 매번 답 없는 문제를 맞닥뜨리는 우리 삶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과학적 태도가 우리가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이런 통찰을 내놓은 저자는 놀랍게도 8살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 26살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을 받은 과학자다. 영국 런던대(UCL)에서 생물화학 박사 과정을 마친 뒤 생물학을 해석하고 질병의 영향을 조사하는 생물 정보학 연구를 하고 있다. 2020년에 출간한 그의 첫 책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은 영국 왕립학회 최고 과학 도서상을 받고 2023년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돼 화제가 됐다. 첫 책에서는 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과학을 통해 세상과 당당히 마주한 자기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불확실한 세계를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과학자의 태도를 전한다. 미지의 것, 불확실한 현상을 알기 위해 과학자들이 쓰는 관찰, 가설, 집중, 해석, 수정, 연결, 증명, 편향, 상상이라는 9가지 연구 과정은 불확실한 세상과 인생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도 필요한 태도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을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면 저자는 과학자라기보다는 과학이라는 수단을 통해 세상을 깨달은 철학자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는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일과 여가에 대해 모두 같은 난제를 마주한다……자기에게 이상적인 인생이 어떤 모습인지 알아낸 다음에는 최선을 다해 그 삶을 살면서 그 과정에서 차 버렸던 다른 모든 경로는 잊어야 한다.” 현재의 삶은 살면서 맞닥뜨린 수많은 갈림길에서 선택한 결과다. 니체가 말한 것처럼 과거를 잊고 현재에 최선을 다해 살라는 말이다. 이제 삶이 막막하고 힘들다면 철학책보다는 과학책을 집어 드는 게 어떨까.
  •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손끝의 고백처럼 느리게… 신라의 봄밤을 거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작은 고분 ‘마총’ 찾아가는 길아득한 사랑의 시작이 떠올라오아르미술관 창문 너머 고분금관총 지나 봉황대까지 산책3월 대릉원의 밤은 목련 명소불같은 사랑의 계절 지나간 듯황남리고분군에선 평온하게어느 커다란 무덤 앞에서 당신이 내 손바닥을 펴더니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손바닥을 접어주었다. 나는 무엇이 적힌 줄도 모르면서 고개를 한참 끄덕였다. -‘그해 경주’(박준)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건 사랑의 고백이었을까. 봄밤의 서정이었을까. 아니면 말로 할 수 없어 그려 나간 암호 같은 기호였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손끝을 세워 점 하나를 찍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사는 이 도시에서, 커다란 무덤은 유구한 약속의 증표였으며 그 또한 하나의 점을 찍는 데서 출발했을 터이므로. ●사랑이 꽃피는 무덤가에서 제133호 고분 마총(馬塚)은 제일 작은 무덤이다. 경북 경주시에 가기 전, 지도 앱을 펼치고 손가락 끝으로 위치를 옮겨 다녔다. 노서동에서 노동동으로 황리단길을 건너 대릉원으로 가장 작은 고분을 찾으려 이름 없는 작은 원들을 살폈다. 점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은 왜 꼭꼭 숨겨둔 사랑의 고백을 닮아 보이던지. 알고는 있다. 고분의 크기가 곧 권위다. 작은 무덤은 말석일 확률이 높다. 지도의 축척조차 표현하지 못한 너비가 있을 것이고, 그 터만 남아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했을 것이다. 또 어떤 무덤은 이름조차 얻지 못한다. 고분에는 능(陵)이 있고, 총(塚)이 있고, 분(墳)이 있다.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미추왕릉은 삼국유사에 그의 무덤이라 기록된 바다. 총은 유물이 있어 왕릉으로 추정하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이다. 금관이 나와서 금관총이고 천마도가 나와서 천마총이라 부른다. 가치는 있으나 유물도 없고 주인도 모르는 큰 무덤은 분이다. 분의 근원을 알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오면 총이 되고 능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러니 실은 어느 것이 크고 어느 것이 작은 무덤인지 알 수 없다. 오늘은 그저 눈에 띈 가장 작은 것을 찾아 헤맬 따름이다. 왠지 그것이 ‘그해 경주’를 닮은 사랑의 깃대가 되어 줄 듯해서. 마총에 가려고 경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앞자리에는 젊은 연인이 앉았다. 버스는 황리단길까지 20분이 걸렸다. 그 짧은 동안에도 그들은 사소하게 다투고 서둘러 화해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남자는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사랑해.” 나는 왜 이토록 일상적인 사랑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가. 설레고 흔들리는 마음,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개만 끄덕이게 하는 불안한 흔적들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 우연한 기회로 경주에서 박준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그는 시를 느리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문학이라 정의했다. 뜨거운 감정은 말로 전하기 힘들어, 뜨거운 채로 건네지면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에둘러 건네는 복잡한 마음은 부풀어 시가 된다. 그날 시인이 읽어준 시가 ‘그해 경주’였다. 시인의 육성을 들으며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면 다시 경주를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내게도 아득한 어느 날 당신이 손끝을 세워 써준 몇 개의 글자가 있을 테고, 접었던 손바닥을 스스로 펴보면 암호 같던 그 말들을 뒤늦게나마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작은 고분과 명소가 된 미술관 마총은 노서리고분군 가장자리에 간신히 걸쳐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지름 11~14m, 높이 3.4m인 이 작은 무덤은 ‘고분’이란 말조차 버거워 보인다. 처음 연 지도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원이었다. 다른 지도에는 방문자 리뷰가 4건 있었는데 대체로 노서리고분군을 대신한 표시였다. 그나마 이름이 있고 안내판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말뼈와 마구가 발견되어 붙은 마총은 얼마나 무심한 명명인가. 고분의 위용은 외려 이름 없는 134호 고분이 두드러진다. 남과 북의 두 기가 겹친 규모로 마총을 압도한다. 마총 곁에는 지난해 4월 1일 오아르미술관이 개관했다. 작은 고분 곁에 일어난 거짓말 같은 일. 오아르는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다. 건축가의 명성 덕분인지 단숨에 경주의 명소로 떠올랐다. 고분과 접한 미술관 동쪽은 2층 전체가 거대한 창이다. 고분군의 풍경을 잔뜩 품어 안는다. 그래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글에는 어김없이 ‘고분을 품은 미술관’ ‘왕릉 뷰’라는 수사가 따른다. 그때 고분과 왕릉에는 금관총과 봉황대 등 커다란 고분이 오르내린다. 마총은 미술관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슬며시 이름을 감춘다. 작은 봉분을 마주하려 미술관을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을 여는 건 고작 작은 열쇠 하나다. 미술관 1층은 카페와 전시장이 공존한다.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는데 다정한 시간을 원하는 연인들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1층에서 바라보는 건 어김없이 마총이다. 거대 고분군을 배경으로 소담하게 솟은 마총은 아래쪽 석재가 높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단처럼 보이지만 봉분 안의 널길이나 돌방의 일부일 것이다. 본래의 크기는 인근에 있는 쌍상총(지름 17m, 높이 5m) 정도로 추정한다. 그러니 카페에서 보이는 마총의 서남쪽은 훼손된 형체,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무뎌진 자취다. 그 자리에서 ‘그해 경주’는 마총으로 인해 달리 읽힌다. 당신이 내 손바닥에 적은 말들은 어쩌면 접어 쥔 손안에서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려 이별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해 경주’가 실린 산문집의 제목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난다)이다. 사랑이 지나간 후의 노래 같아서 책 속에는 ‘그해’로 남은 시가 유독 많다. ‘그해 인천’과 ‘그해 경주’가 첫 장을 열고 여수, 협재, 묵호, 행신, 삼척을 지나 ‘그해 연화리’라는 글로 닫힌다. 그해 경주에서, 시 속의 당신과 내가 나란히 앉아 바라보던 무덤은 혹여 마총 같은 자그마한 고분은 아니었을까. 다만 사랑했으므로 우리의 맹세는 그 무덤을 커다랗다고 믿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경주의 시간을 걷는 길 오아르미술관 2층에는 134호 고분의 정상부가 눈을 맞춘다. 마총은 보이지 않는다. 134호 고분은 하부가 절반쯤 사라진 높이로 주변의 고분과 부유한다. 창가로 한 걸음 다가가자 비로소 마총이 보인다. 한층 낮아진 고분 곁으로 손을 마주 쥔 연인들이 지난다. 그들에게는 이 모든 고분이 사랑의 배경이 될까. 마침 전시의 제목은 ‘잠시 더 행복하다’(2026년 3월 16일까지)다. 박서보, 야요이 쿠사마,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을 본다. 시간을 겹겹으로 쌓아 그리는 박서보, 이우환과, 김문호 관장이 천진함에 반했다는 아야코 록카쿠가 세대를 넘나든다. 작품은 없지만 옥상은 잠시 더 행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소다. 계단식 전망대가 고분 위에 앉아 경주를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을 제공하는데, 봉분들은 파도처럼 넘실대고 능선 끝에서 기어이 경주 남산까지 가닿는다. 교촌마을의 한옥 또한 옹기종기하다. 천년 경주의 스펙트럼이 그 한 장면 안에 있다. 다시 부풀고 설레는 마음. 이런 황홀한 풍경을 같이 바라볼 때, 연인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손을 잡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을 나와서는 금관총을 지나 봉황대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대릉원으로 옮겨간다. 오로지 고분만을 따라 걷는 산책이다. 지도 위에 무뚝뚝한 직선을 그으면 500~600m 남짓이지만 발끝을 세워 걸으니 누그러져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이때만은 옛 무덤의 문을 두드리듯 능이나 총이라 이름 붙여진 고분의 사연을 물어도 좋겠다. 금관총은 봉분이 없다. 대신 돔을 덮어 유적 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신라의 고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그 대답이 금관총 안에 고스란하다.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기간,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여섯 점을 한데 전시해 주목받았다. 금관총은 처음 신라의 금관을 발견한 고분이다. 주막 주인이 언 땅을 파헤친 게 계기다. 2013년에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란 이름을 새긴 고리자루큰칼이 출토되며 한 번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봉황대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마총과 반대로 경주에서 가장 큰 고분이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조선시대 문인들은 구릉인 줄 알고 올라 경주를 조망하는 시를 읊었다. 고목 아홉 그루가 사슴 뿔처럼 무덤을 장식한다.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연인들은 자꾸만 무덤 주위를 맴돈다. ●봄밤 그리고 목련 대릉원은 봄밤의 다정한 산책에 적합하다. 노서리와 노동리고분군이 집들과 경계 없이 한데 어울린다면 미추왕릉, 천마총, 황남대총은 담장을 둘러 한층 은밀하다. 어둠에 묻힌 능은 서로의 능선이 엇갈리며 길을 만들고, 그 사이로 다정한 걸음을 낼 때 봄밤의 상큼한 기운을 물씬 풍긴다. 그 또한 밤의 무덤일 텐데 두렵지 않은 건 왜일까. 고분과 고분, 대나무숲과 연못 사이를 거닐 때는 도심마저 잊힌다. 손끝에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연인들은 3월 중순이 나을 수도 있겠다. 대릉원 황남대총 동쪽은 목련 한 그루가 유명하다. 박준 시인의 ‘그해 경주’를 사진으로 그려내면 이런 장면이 아닐까. 두 봉분 사이로 하얗게 핀 목련은 고분 위에 쓰인 연서인 듯 하다. 목련 앞에는 사진으로 추억하려는 이들이 늘 길게 늘어선다. 고분의 목련은 경주오릉도 뒤지지 않는다. 오릉은 ‘능’이니 그 이름의 주인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왕비 알영부인 그리고 후대 네 임금의 무덤이라 기록한다. 경주오릉 숭덕전 담장에는 여러 그루의 목련이 전각보다 높게 자란다. 잎도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 나무는 사랑에 비유하면 풋풋하여 풋사랑이다. 그래서 어느 날 후드득 꽃잎을 떨구는 것이려나. 대릉원과 오릉 사이에는 황남리고분군이 있다. 고분 사이에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눈길을 끈다. 남쪽에는 테라로사 경주점이 있는데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그 전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먼 데서 보는 황남리고분군은 지척의 노서동이나 품 안의 대릉원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긴다. 불같은 사랑이 지나가고 평온한 시절의 연인을 보는 듯 하다. “손끝을 세워 몇 개의 글자를 적어” 보는 대신 발끝을 세워 나란하게 지나온 궤적들, 오므린 손바닥을 가만히 펴서 지난 ‘그해’의 시간들을 들여다본다.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셈할 수 없는 발견이었을 뿐, 간절한 것은 또 얼마나 오래 걸려 이곳으로 왔던가.
  • 中,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4.5~5% 설정… 35년 만에 최저

    中,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4.5~5% 설정… 35년 만에 최저

    리창 “다자주의·자유무역 큰 위기”소비·부동산 침체 따른 둔화 인정연착륙 과정… 목표율 현실화할 듯국방 예산은 7% 유지… 400조 돌파日 “힘에 의한 일방적 강화” 비난 중국이 5일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4.5~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내놓았다. 최근 3년간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던 중국이 5% 목표를 허문 것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와 코로나 19로 위기를 맞았던 1991년과 2020년뿐이다. 지난 40년간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회의 개막식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정부 업무 보고를 했다. 리 총리는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며 “외부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갈고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은 소비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성장 둔화를 용인한다는 뜻이다. 이종혁 성균관대 중국연구원장은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한 것은 중국 경제의 연착륙 과정으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라며 “내년에도 4.5~5%, 후내년은 4~4.5% 성장 목표율을 제시하는 식으로 점점 현실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7년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고품질 발전을 처음 언급하며 고속 성장에서 질적 발전 단계로 옮겨간다고 선언했다. 리 총리는 성장 목표와 관련해 “실제 업무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방 예산은 5년 연속 7%대 증가율을 보여 올해는 사상 처음 400조원 규모의 예산이 책정됐다. 중국의 국방비 증가율은 2022년 7.1%를 기록한 이후 계속 7%대였다. 올해 국방 지출 예산은 지난해 대비 7.0% 늘어난 1조 9096억위안(약 405조원)이다. 특히 2027년 건군 10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이 지시한 군 현대화 목표 달성을 위해 국방 예산 증가율은 유지했다. AFP통신은 지난 1월 ‘군 이인자’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실각하는 등 군대 내부에서 강력한 반부패 숙청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방 예산은 일관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건군 100년 분투 목표 공격전을 잘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 중인 일본 정부는 국방예산과 관련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양회 기간 중 장관급 인터뷰가 열리는 ‘부장 통로’에는 인허쥔 과학기술부 부장이 가장 먼저 등장해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기술발전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보여줬다. 인 부장은 “기초연구 투자액이 2800억 위안(약 59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과학기술 발전의 성과를 내세웠다.
  • 성난 미국 민심 “트럼프 막내아들도 전쟁터 보내자”

    성난 미국 민심 “트럼프 막내아들도 전쟁터 보내자”

    미군 사망 알려지자 “함께 싸워라”北 김주애와 손하트 합성 풍자도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의 입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최근 엑스(X)에는 ‘#SendBarron’(배런을 보내라)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대이란 공습 과정에서 미군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전쟁이 정당하다면 대통령 가족도 예외일 수 없다”는 주장과 함께 관련 게시물이 퍼진 것으로 해석된다. 네티즌들은 “다른 자녀를 전쟁에 보내는 결정을 한다면, 자기 자녀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상원은 이란 전쟁에 맞서 싸우기 위해 #SendBarron을 승인해야 한다”, “젊은 미국인들과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보여달라” 등의 글을 올리며 비판을 쏟아냈다. 배런을 군복 차림이나 삭발한 모습으로 합성한 이미지도 잇따라 게시됐다. 이 해시태그는 지난 1일 엑스에서 미국 내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풍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 작가 토비 모턴은 ‘배런을 징집하라’는 뜻을 담은 웹사이트(DraftBarronTrump.com)를 개설했다. 사이트에는 “미국이 강한 이유는 지도자들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그의 아들 배런 역시 아버지가 이끄는 나라를 지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배런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합성 이미지도 풍자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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