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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악 신림4구역 신통기획 확정… 뉴타운 완성

    서울 관악구는 신림 재정비촉진지구의 마지막 퍼즐인 ‘신림4구역(신림동 306번지 일대)’이 지난 27일 신속통합기획으로 확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신림4구역은 면적 4만 2836㎡ 규모의 구릉지형 저층 노후주택 밀집 지역이다. 2024년 11월 주민 동의율 62.2%로 주택재개발 후보지로 공모 신청한 뒤 지난해 2월 후보지로 선정됐다. 구가 지난달 23일 대학동 관악청소년센터에서 개최한 주민설명회에는 약 200명이 참석했다. 신림4구역은 관악산 자락의 자연환경을 품은 숲세권 힐링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관악산 경관을 끌어들이는 보행·통경축이 조성된다. 급경사 지형을 고려해 최저 12층에서 최고 32층까지 주변과 어우러지도록 설계됐다. 또한 구는 지난해 7월 시행된 ‘재정비촉진계획 수립기준 개선(안)’을 적용해 기준 용적률 추가 완화 등으로 사업 여건을 개선했다. 신림 1·2구역에 복원될 도림천 제2지류와 수변공원 등을 거쳐 관악산 등산로로 이어지는 ‘친환경 녹지축’을 구축한다. 구는 본격적인 재정비촉진계획(정비계획) 입안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주민 공람 등을 거쳐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 때이른 봄 더위에 모기 방역

    때이른 봄 더위에 모기 방역

    평년보다 빠른 봄철 기온 상승으로 해충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광주 북구청 직원들이 29일 북구 일곡동 제1근린공원에서 모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 경주에 ‘원전 해체 로봇’ 실증센터 조성

    경주에 ‘원전 해체 로봇’ 실증센터 조성

    경북 경주시가 방사선 환경 내 투입되는 작업 로봇 기술 실현을 통해 원자력발전소 해체 시장을 선점한다. 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주관 ‘방사선 환경 실증기반 구축’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로봇실증센터 설립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사업은 방사선 환경에 투입되는 작업 로봇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전 해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비 고장과 오작동을 사전 검증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추진된다. 시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총 19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6월 완공되는 양남면 나산리 중수로해체연구소(조감도) 부지에 1500㎡ 규모로 실증 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센터는 고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장비의 성능을 시험·평가해 원전 해체 기술 상용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사선 환경 장비 검증 기술은 세계 시장에서도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국내 원전 해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은 “로봇 실증 기술이 상용화되면 원전 해체 공정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경주가 소형 모듈 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분야까지 주도하는 산업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1m 줄에 묶인 견공의 삶 살핀다… 제주, 마당개 돌봄교육 눈길

    1m 줄에 묶인 견공의 삶 살핀다… 제주, 마당개 돌봄교육 눈길

    제주시 조천읍 한 시골집 마당에 1m 남짓한 목줄에 묶인 여덟 살 마당개(실외사육견) ‘바다’가 기력 없이 주저앉아 있다. 유기견 출신인 바다는 보호자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또다시 방치됐다. 그러나 시민 제보로 동물보호단체 자원봉사자들이 주 1~2회 찾아와 먹이를 주고 산책을 시키면서 바다는 생기를 되찾고 건강 상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제주 지역 마당개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교육 사업이 추진된다. 사단법인 제주동물권행동 ‘나우’는 도와 손잡고 ‘우리 동네 마당개 함께 돌보는 시민교육’을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교육은 도내 16개 읍면, 45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우 측은 “보호자가 질병, 고령 등으로 마당개 돌봄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며 “바다 사례처럼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면 동물과 사람 모두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 내용은 반려동물을 돌보는 기본적인 수칙들에 가깝다. 약 1m에 불과한 목줄을 2m 이상으로 늘이고 하루 두 차례 물그릇 교체, 하루 30분 이상 산책시키기 등 건강·위생관리가 포함된다. 김란영 나우 대표는 “많은 주민들이 몰라서 못 했을 뿐 방법을 알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며 “짧은 줄 하나를 바꾸는 일이 마을 공동체 문화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연 2회 운영해 미등록 과태료를 면제해주고 내년 말까지 등록 수수료도 전액 면제한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역 반려견 등록 누계는 2023년 6만 1139마리에서 2025년 7만 974마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도내 전체 반려동물 9만 5000여 마리의 75% 수준이다. 도는 2019년 전국 최초로 마당개 중성화 수술 지원사업을 도입해 최근 5년간 3028마리를 지원하기도 했다. 도내 유기동물 발생 건수도 2021년 4517마리에서 지난해 2736마리로 5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 고사리 꺾고 두릅 따고… 구례 나물사관학교 개교

    ‘숲속에서 뛰어다니며 고사리도 꺾고, 두릅나물도 따고….’ 산속을 거닐며 나물을 채취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산촌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나물사관학교’가 전국 최초로 문을 열어 관심을 끈다. 29일 전남 구례군에 따르면 ‘나물사관학교’는 청년공동체 ‘꿈앗이’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꿈앗이는 전국 141개 팀 중 전남도에서 유일하게 행정안전부 주관 ‘2026년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됐다. 이들은 아이들과 청년을 대상으로 향후 3년간 임업을 주제로 숲을 가까이 하는 ‘수숲기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문 임업인, 문화예술가, 오이 농부 등 직원 5명이 꾸려나간다. 나물사관학교는 임산물(나물)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산에서 나물을 직접 채취한 뒤 이를 활용한 요리 활동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자연과의 관계를 온몸으로 느낀다. 지난 26일 구례 피아골 산언덕에는 초등학생과 학부모 40여명이 캠핑장 등이 있는 3만평 부지에서 고사리 등을 채취하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아이들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도 엄마 손을 잡고 나물 등을 캐면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나물을 캔 학부모와 아이들은 가득 채워진 봉지를 하나씩 들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돌아갔다. 이날 행사는 향후 본격 운영될 교육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사전 운영 행사로 기획됐다. 나물사관학교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행사와는 별도로 청년 임업인 양성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다음 달부터 2주 과정으로 10명씩 모집한다. 오는 6월부터는 임산물을 활용한 맥주·막걸리 만들기 체험도 준비했다. 외지 청년들이 구례에 와 생활하면서 나물 재배와 가공 교육, 판매도 하는 기획도 마련했다. 손용훈 나물사관학교 총장은 “아이들과 학부모가 자연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스스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자연 속에서 생각의 폭을 넓히는 체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옛 대한방직 개발 시행사 세금 체납…11억도 못 내는데 6조 사업 가능할까

    전북 전주시의 노른자위 땅인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을 추진 중인 ㈜자광이 11억원 대의 지방세와 대부료 등을 체납하고 있어 대규모 개발 사업의 정상 추진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9일 전북도와 전주시에 따르면 자광은 지난해 9월 부과된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23만 565㎡에 대한 토지분 재산세 8억 4700만원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 24일 1억원만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시는 지난해 말 해당 토지를 압류했다. 게다가 사업부지 내 전북도청 소유 토지 6288㎡의 2025년도 상반기분 대부료 1억 5959만원과 변상금 2억 400만원 등 3억 6359만원도 내지 못했다. 6조 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업체가 자금난으로 지방세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자광은 현재까지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해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국내 1군 건설사들은 아파트 건설사업은 탐내면서도 타워와 상업시설 건설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행사의 취약한 재정 상태는 향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자금 조달과 시공업체 선정 과정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시는 공장용지 용도 변경 대가로 공공 기여(공공시설 기부채납 등)를 받기로 했으나 세금 체납은 이러한 약속을 이행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의심케 한다는 여론이다. 지역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세금도 못 내는 기업이 어떻게 전주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를 책임지겠느냐”며 “전주시는 자광의 자금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체납 문제 해결 때까지 모든 행정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시민회는 최근 전주시를 고발하는 신고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시가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지방세와 임대료 변상금 해소 없이 조건부 승인한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광 측은 “일시적인 자금 흐름의 문제일 뿐 사업 추진에는 지장이 없다. 5월 말까지 체납된 세금을 모두 납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건설자재 가격 폭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광은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에 관광 전망 타워(470m), 호텔(200실 규모), 복합쇼핑몰, 주상복합아파트 3536세대 등을 조성하는 복합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 경기, 하루 30g 생활폐기물 줄이기

    경기도가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에 따른 생활 쓰레기 감량을 위해 ‘하루 30g, 도민 생활폐기물 감량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조 5447억원을 투입한다. 도는 관내에서 하루 발생하는 5497t의 쓰레기 중 재활용 등을 빼고 4322t을 소각 또는 매립하고 있다. 공공 소각시설 처리용량이 현재 3888t이어서 하루에 약 430t을 줄여야 전량 처리할 수 있다. 30g은 비닐봉지 3장 정도 무게로, 도민 모두가 실천하면 목표량인 430t이 된다. 도는 우선 단독주택과 상가 지역의 분리배출 환경을 아파트 단지 수준으로 올리도록 기반 시설을 늘린다. 공동주택의 1명당 재활용품 분리 배출량은 219g인데, 단독주택은 68g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13개 시군에 130개가 설치된 ‘생활폐기물 거점 배출시설’을 2030년까지 750개로 늘리고 책임 관리제를 도입한다. 매년 380명 이상의 쓰레기 처리 감시원을 채용해 현장에 투입하고 장례식장과 공공 배달앱, 지역 축제 등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늘린다. 재활용 보상 품목도 기존 건전지와 종이 팩에서 유리병, 합성수지 등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공공 소각시설 하루 처리 용량을 현재 3888t에서 6359t 규모로 확충하고 공공 재활용 선별장인 생활자원 회수센터는 30곳에서 하루 1553t을 처리할 수 있도록 규모를 늘린다. 음식쓰레기를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바이오가스화 시설도 현재 4곳에서 5곳으로 확대한다.
  • 서울 한강버스 4월 탑승객 7만명 돌파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4월 탑승객 7만명을 돌파해 월간 최다 탑승객 수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한강버스를 탄 승객은 모두 7만 552명으로 가장 많은 월간 탑승객 수를 기록한 3월(6만 2491명)보다 8000여명 더 많았다. 시는 남은 3일 동안 운항하면 4월 전체 탑승객은 7만 5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말 이용객은 4월 첫 주말인 4~5일 8897명에서 25~26일 1만 247명으로 15.2% 증가했다. 탑승객 증가는 날씨가 좋아지면서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한강버스로 이어진 데 따른 결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선착장과 서울숲을 연계한 정원을 조성하고, 성수구름다리 등 시설 개선과 보행로 정비 사업도 진행한다. 시는 5월 1일부터 10월까지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 기간에 맞춰 여의도 선착장과 서울숲 선착장을 잇는 특별 직항 노선을 운영한다. 5월 20일부터 운행을 시작하고 자세한 운영 시간 등은 한강버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진영 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버스가 월간 최대 이용객을 기록한 것은 일상 교통과 관광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 尹 ‘체포방해’ 2심서 징역 7년… 내란재판부, 형량 2년 늘렸다

    尹 ‘체포방해’ 2심서 징역 7년… 내란재판부, 형량 2년 늘렸다

    계엄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소집받고 못 온 위원 심의권 침해”외신에 허위사실 전파 지시도 유죄재판부 “대통령 책무 저버려” 질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재판 8건 중에서 처음 나온 항소심 판결이다. 1심의 유죄 판단 부분은 그대로 유지된 반면, 허위 사실이 담긴 PG(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에 대해선 무죄 판단이 뒤집히면서 형량이 무거워졌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부장 윤성식)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1심보다 징역 2년 늘었지만, 특검팀 구형인 징역 10년보다는 적다.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비상계엄 선포 후 저지른 이 사건으로 사회적 혼란을 가중해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홍보수석실을 통해 외신에 PG 전파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해외홍보비서관은 객관적인 사정에 반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과장되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선 안되는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내용의 PG를 전파하게 한 것은 이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하게 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1심 재판부는 PG는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일 뿐 홍보비서관의 의무를 넘어서는 일을 하게 한 것은 아니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항소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인뿐 아니라, 소집 통지는 받았으나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한 국무위원 2인(당시 산업부·국토부 장관)의 심의권도 침해받은 것이라고 봤다.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등) 등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해온 공수처의 위법 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헌법에서 정하는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은 공소제기를 금지할 뿐 수사 자체를 금지한다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계엄 해제 후 작성한 사후 선포문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짙은 남색 정장과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왼쪽 가슴에 수형번호가 적힌 명찰을 단 채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 정자세로 앉아 선고 내용을 들었다. 다소 불안한 듯 눈을 수차례 깜박이기도 했다. 재판이 종료된 후엔 씁쓸히 웃으며 변호인단과 악수를 나눈 뒤 퇴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즉시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재판소원에 ‘심리불속행’ 논란 재점화…“헌재 새 기준 기대” vs “상고 남발 차단”

    재판소원에 ‘심리불속행’ 논란 재점화…“헌재 새 기준 기대” vs “상고 남발 차단”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한 사건을 재판소원 1호 사건으로 지정하면서 심리불속행 제도 운용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70% 이상의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하는 상황에서 헌재가 새 기준을 세울 수 있다’는 기대감과 ‘심리불속행 제도는 상고가 남발하는 현실을 감안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옹호 입장이 부딪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제약사 녹십자가 제기한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녹십자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처분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지난 2월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한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12월 입찰 담합 혐의 형사재판에서는 무죄를 받았는데, 대법원이 행정소송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한 것이 재판청구권과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1호 사건’ 선정 배경을 두고 이유를 밝히지 않고 판결을 확정하는 심리불속행 제도의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상고 이유가 법이 규정한 특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으면 대법원이 심리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로, 대법원 재판 효율화 등을 위해 1994년 도입됐다. 소송 당사자나 법조인들 사이에서는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처리 비율이 70% 정도로 높게 운영되는 점과 상고 기각 판결에 이유 기재를 생략하고 재판 결과가 확정되도록 한 점을 두고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다. 헌재는 2013년 심리불속행 제도에 대해 합헌으로 판단했지만, 기각 사유를 적지 않는데 대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소수 의견도 냈다. 녹십자 측 율촌 이우열 변호사는 “심리불속행 제도 자체보다 시행되고 있는 제도가 잘못 운영되지 않도록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 “녹십자 사건은 기각 사유가 아닌 것이 명확한 사례”라고 말했다. 전원재판부 회부가 곧바로 인용 가능성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심리불속행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에이치비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을 남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헌재의 본안 회부 결정은 심리불속행 대상이 아닌 사건을 기각하는 경우 재판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심리불속행 제도를 다투는 이번 사건이 헌재와 대법의 기 싸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日유조선,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통과… 韓선박 26척도 기대감

    日유조선,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통과… 韓선박 26척도 기대감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이후 약 두 달간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던 일본 유조선 1척이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 봉쇄 이후 일본 유조선의 첫 통과 사례로, 한국 선박의 통항 가능성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초대형유조선(VLCC) ‘이데미쓰마루’는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인도양을 거쳐 나고야항으로 향하고 있다. 신문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정보를 근거로 약 20일 항해 끝에 다음 달 중순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 협상의 성과”라며 “통행료는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 측도 자국 당국과의 조정을 통해 이번 통과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주일 이란대사관은 이날 새벽 엑스(X)에 글을 올려 이란과 일본 간 역사적 우호 관계가 이번 통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특히 대사관은 1953년 이란의 국제적 고립 속에서 일본이 원유를 들여온 ‘닛쇼마루 사건’을 언급하며 “양국 간 오랜 우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금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이란이 석유 국유화로 서방과 충돌하며 국제적 고립에 놓였던 시기 일본은 ‘닛쇼마루’ 선박을 보내 이란산 원유를 들여왔다. 영국의 방해를 뚫고 성사된 이 거래는 이란에서 고립을 깨준 사례로 기억된다. 당시 선박은 이데미쓰고산이 운용한 유조선으로, 이번에 해협을 통과한 선박과 같은 계열이다. 이후 일본은 미국 제재에 참여하면서도 석유를 매개로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중간 외교’를 이어왔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9년 이란을 방문해 최고지도자와 회담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통과를 ‘우호 관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 협상과 해상 안전, 이란의 통제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26척의 통항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한국도 이란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점을 고려할 때 통항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쟁 발발 이후에도 주이란대사관을 잔류시키며 이란과 소통을 이어가던 정부는 최근 휴전 국면을 맞아 협의를 본격화했다. 지난 22일 이란에 파견된 정병하 외교장관 특사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한국 선박 통항 문제를 논의했다. 외교부는 “선박 안전과 선박회사 입장도 고려하면서 관련국들과 다각적으로 소통·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UAE, OPEC 탈퇴’… 증산 가능성 높지만 중동 지각변동 리스크 커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선언이 한국의 원유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식 중동 질서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정유업계에서는 UAE의 OPEC 탈퇴 자체는 일단 한국에 ‘호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UAE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산유량 통제에서 벗어나 원유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UAE 에너지 장관도 “OPEC과 OPEC+가 부과하는 생산량 의무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갖게 됐다”며 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UAE가 증산에 나서면 OPEC 회원국 간 증산 경쟁이 벌어져 국제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 그러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지금보다 더 싼 값에 원유를 사 올 수 있게 된다. 유기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융합에너지학과 교수는 29일 “UAE의 자율성과 유연성이 높아진 만큼 증산을 통해 원유 가격이 내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UAE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있는 푸자이라항에 연결된 송유관으로 원유를 공급할 수 있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밖에 있다. UAE는 12개 OPEC 회원국 중 산유량 3위다. 지난해 한국의 원유 수입국 중에선 사우디(33.6%), 미국(17%)에 이어 세 번째(11.4%)로 비중이 크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초 원료인 나프타는 UAE가 1위(23%) 수입국이다. 하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수급이 개선되는 효과가 미미할 거란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장의 원유 수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중동발 원유 리스크를 더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UAE의 OPEC 탈퇴가 OPEC 결정을 주도해 온 사우디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허를 찔린 사우디는 OPEC이 카르텔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UAE를 고립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와 UAE 간 대립 구도가 더욱 선명해지면서 새로운 중동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UAE의 독자 행보가 미국과 밀착하려는 시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상황에서 UAE가 미국 측에 섰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UAE의 OPEC 탈퇴는 2018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 OPEC이 유가를 올려 전 세계를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 與, 재보선 14곳 중 13곳 이겨야 본전…지선서 압승해도 의석수 잃으면 타격

    與, 재보선 14곳 중 13곳 이겨야 본전…지선서 압승해도 의석수 잃으면 타격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는 여야 현역 국회의원들이 29일 일괄 사퇴하면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다만 이번 재보궐선거를 바라보는 여야 지도부의 온도 차는 극명하게 갈린다. 재보궐 지역구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겨도 본전’이라며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국민의힘과 소수 정당은 탈환을 목표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로 선출된 현역 국회의원 8명은 이날 의원직을 일괄 사퇴했다. 국민의힘에선 대구시장 후보인 추경호 의원이 이날 의원직을 내려놨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이번 재보궐선거는 30일까지 확정된 공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여기에다 기존에 확정된 지역 등 5곳을 포함하면 이번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지역구는 총 14곳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번 재보궐선거가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재보궐 확정 지역구 14곳 가운데 1곳을 제외한 13곳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광역단체장 출마나 의원직 상실 등으로 발생한 만큼 사실상 전체를 수성해야 하는 탓이다. 지방선거보다 재보궐선거 성적표에 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경기 하남갑·평택을 비롯해 인천 연수갑, 울산 남구갑, 부산 북구갑 등은 본래 보수세가 강한 지역구로 민주당 간판보다는 의원 개인의 능력으로 의석을 지켜 온 곳으로 평가된다. 막판까지도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민주당 한 의원은 “지도부가 대통령과 당 지지율만 믿고 선거를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역구를 뜯어 보면 어려운 곳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연희 전략기획위원장 역시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최근 여론조사 동향을 공유하며 ‘다 이긴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되고 오만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보궐선거에 차기 대선 주자급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출마해 시선이 쏠리는 것도 부담이다. 조 대표나 한 전 대표의 행보와 메시지는 선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이다. 두 사람 모두 원내 진입에 성공할 경우 선거 직후부터 대여 메시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압승해도 재보궐선거에서 일부 의석을 뺏기면 현 지도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 조합원 사망 9일 만에… 화물연대·BGF로지스 잠정 합의

    조합원 사망 9일 만에… 화물연대·BGF로지스 잠정 합의

    직접 교섭 여부와 조합원 사망 사고 등을 놓고 마찰을 빚어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가 29일 운송료 현실화 등이 담긴 단체 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5시쯤 BGF로지스와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파업 24일 만이자 조합원 사망 사고 발생 9일 만이다. 합의서에는 운송료 7% 인상, 분기별 연 4회 유급휴가, 화물연대 민·형사 면책,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전면 취소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시간 외 정당한 조합원 활동 보장과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애초 이날 오전 11시 조인식을 열 예정이었다. 다만 사고로 숨진 조합원의 명예 회복 방안에 대한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아 잠정 연기했다. BGF로지스가 합의서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고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최종 타결에는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합의서 체결 후 CU 물류센터·진천 BGF푸드 공장 봉쇄를 해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CU 화물 노동자들이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를 상대로 요구한 직접 교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사측이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며 맞선 가운데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앞 집회에서 비조합원이 몰던 대체 물류차가 조합원들을 치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양측은 사망 사고 이후인 22일부터 3차례 실무교섭을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다 27·28일 진행한 4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기 시작했고 5차 교섭 때 잠정안을 도출했다. 5차 교섭 중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방문했다. 이번 합의에는 지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원청 사용자성 인정 사건’에서 화물연대 손을 들어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을 상대로 제기된 이 사건에서 화물연대는 노조법상 노조이자 하청 교섭이 가능한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임을 인정받았다. BGF로지스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는 별개이지만 화물연대 교섭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와 BGF로지스 간 합의는 노란봉투법이 규정하는 교섭 절차 안에서 이뤄진 건 아니고 노사 간 대화로 합의한 사례”라면서 “노동위 판단에서도 노란봉투법은 특고를 교섭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가 ‘원청’과의 교섭 결과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나뉜다. 화물연대는 애초 BGF리테일을 원청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40대 운전자 A씨를 구속 송치했다. 집회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합원 60대 B씨와 50대 C씨도 전날 구속 송치했다.
  • [단독] 자책으로 쌓은 감옥…아이는 스스로 갇혔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자책으로 쌓은 감옥…아이는 스스로 갇혔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지난해 5월 연휴 어느 아침이었다. 돗자리와 도시락, 들뜬 기대까지 챙긴 아버지는 일찍 일어났다. 혼자 두 딸을 키워 온 그는 엄마의 빈자리까지 메우려 애써 왔다. 아이들과 나들이 가기로 한 약속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열세 살인 지우(가명), 초등학생인 동생 지민(가명)과 바다를 보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인기척을 느낀 지민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곁에 섰다. 지우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햇빛이 바닥까지 번져도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침대에 돌아누운 아이는 이불로 얼굴을 가렸다. 가족 나들이는 없던 일이 됐다. 아버지는 그저 사춘기라고 생각했다. “그때 왜 몰랐을까요.” 아버지는 아직도 그 아침을 후회한다. 연휴가 지나고 아버지는 평소처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출근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주머니 속 휴대전화의 진동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지우 학교의 상담교사라고 했다. “아버님, 지금 학교로 와주셔야 될 것 같아요.” “지금요?” “지우가 성폭행을 당한 것 같습니다.” 지하철이, 세상이 한순간 멈춰 섰다. 아버지는 “아이가 거짓말한 거 아닐까요”라고 자꾸 되물었다. TV나 소설 속 이야기로만 여겼던 일이었다. 교사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경찰서로 향했다. 사건을 접수시키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담당 경찰관은 최대한 빨리 지원시설로 가라고 했다. 아버지는 곧장 아이 손을 잡고 해바라기센터에 들렀다가 병원으로 갔다. 그날 아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해바라기센터에서 검사를 했지만 생리 기간과 겹쳐 증거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우는 생리를 시작한 지 몇 달 안 된 아이였다. 그날, 아이의 시간은 멈췄다. 발단은 소셜미디어(SNS)였다. 정체 모를 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사 줄 테니 만나자며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열세 살 아이를 늦은 밤 불러내 자신의 차 안에서 범행했다. 경찰관은 아이에게 스마트워치를 건넸다. 가해자가 아직 잡히지 않았을 때였다. 무슨 일이 생기면 버튼만 누르면 된다고 아버지는 일러뒀다. 아이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때 제가… ‘그 시간에 뭐 하러 나갔냐’고 했어요.” 아버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나중에 들어보니까, 그 말이 애한테 되게 힘들었나 보더라고요.” 아버지는 하루가 멀다 하고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가해자는 잡혔는지, 조사는 어떻게 돼 가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휴대전화를 붙들고 같은 질문을 거듭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 반 만에 가해자는 붙잡혔다. 어느 새벽이었다. 아버지는 이상한 기척에 잠에서 깼다. 아이 방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용기를 내 문을 열었다. 창문이 열려 있었다. 아파트 창틀 위에 아이가 서 있었다. 아버지는 아이를 끌어내려 품에 안았다. “화도 나고 소리도 지르다가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애한테 해 줄 말이 없더라고요. ‘왜 그래’ 그 말밖에….” 그날 이후 아버지는 아이 방 문 앞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동생도 언니 방 앞을 지날 때 발소리를 죽였다. 사건 이후 아이의 일상은 좁아졌다. 근처 공원 외엔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고, 어두워지면 밖에 나서지 못한다. 남자 어른을 가장 무서워한다. 비슷한 차만 지나가도 굳어버린다. 동생도 지금까지 언니 눈치를 본다. “막내가 ‘언니는 왜 저렇게 화를 내는 거냐’고 매일같이 물어봤어요. 그만큼 아이는 예민한 상태였어요.” 1심 재판이 시작됐다. 법정에는 가해자가 앉아 있었다. 아버지는 그 얼굴을 보지 못했다. 보면 무너질 것이 분명했다. 가해자 측은 아이를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했다. 열세 살 아이를 다시 가해자 앞에 세우는 일이었다.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어요.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진단서도 제출하고 별짓을 다 했죠.” 가해자 측은 재판에서 “아이를 간음한 건 맞지만 위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아이가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이 사건으로 인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매일같이 제출했다는 반성문, ‘용서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가해자 측 가족의 탄원서는 형량을 낮추기 위한 조치일 뿐이었다. 아버지와 지우는 아직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 “왜 저 사람들은 재판부에 잘못했다고 할까요. 피해자는 따로 있는데.” 검찰은 가해자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을 적용해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는 3년 6개월이었다. 항소심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아버지는 가해자가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것이 가장 두렵다. “처음 재판이 시작될 땐 애 나이도 어리고 워낙 죄질이 좋지 않아서 중형이 내려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대로면 가해자가 다시 아이 앞에 나타날까 무서워요.” 아이는 여전히 불안 속에 산다.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울어요.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고…. 멀쩡한 게 더 이상한 거 아닙니까.” 요즘 아이는 조금씩 혼자 다니는 연습을 한다. 가끔은 환하게 웃기도 한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말했다. 그 남자는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그러니 안심해도 된다고. 아버지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봐 두렵다. “법이 너무 약한 것 같아요. 엄벌이 좀 되면 이런 일, 덜 하지 않겠습니까.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싶은데….” 아이 방문은 오늘도 닫혀 있다. 그 앞에 아버지가 누워 있다.
  • 두 달 다 돼가는 중동전쟁… 교전도 협상도 없이 교착 지속

    두 달 다 돼가는 중동전쟁… 교전도 협상도 없이 교착 지속

    의회 승인 받아내야 군사행동 가능트럼프 자의 해석 땐 지속될 수도지지율·중간선거 등 리스크 있지만이란 강경 대응 시 교전 배제 못 해 미국과 이란이 휴전 상태를 이어가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농축 우라늄 방출 등 주요 쟁점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쟁도, 협상도 없는’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포기를 받아내기 위해 장기적인 해상 봉쇄 준비 지시를 보좌진에게 내렸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이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고 수출하지 못하는 원유를 저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에 화해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우리에게 ‘붕괴 상태’에 처해 있다고 알려 왔다.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의 ‘붕괴 상태’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지, 이란의 공식적인 채널로부터 통보받은 것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동의가 없는 한 전쟁을 할 수 없는 다음달 1일 이후에도 ‘전쟁 중’인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베트남전쟁 당시인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에 따라 의회 동의 없이 군사작전을 60일 이상 지속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2일 의회에 이란과의 전쟁을 통보(전쟁 개시는 2월 28일)했고 현재까지 승인을 받지 않았기에 5월 1일에는 종료해야 한다. 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각각 재임 당시 코소보와 리비아를 폭격하면서 전쟁권한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따르지 않았다. 교착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은 길게는 수개월간 중동에 병력을 주둔시켜야 하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도 유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WSJ는 “봉쇄를 지속하는 것은 유가 상승,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갈등을 장기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장기간 봉쇄 조치에도 굴복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교전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과 잭 킨 전 육군 대장 등 강경파들과도 접촉하며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현재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군사행동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TBS 조건부 재허가 승인… 상업광고도 허용

    TBS 조건부 재허가 승인… 상업광고도 허용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9일 TBS 교통방송을 비롯한 주요 라디오 방송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를 승인했다. 허가 유효 기간은 3년이다. 경영난을 고려해 TBS에 상업광고도 허용하기로 했다. 방미통위는 이날 연 제5차 전체회의에서 한국방송공사(KBS) 14개, MBC경남 2개, TBS 1개 등 17개 라디오 방송국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했다. 이들 방송국은 앞선 재허가 심사에서 총점 1000점 중 650점 미만 점수를 받으며 기준 점수를 넘기지 못했다. 이에 방미통위는 지난 10일 제1차 전체회의 이후 미흡 사항에 대한 원인 분석과 개선계획 등 확인을 위한 청문 절차를 거쳤다. 이들 방송국은 공공성·지역성 강화와 제작 투자 확대 등 개선계획 이행을 조건으로 재허가를 받았다. 특히 TBS에 대해서는 서울시 출연기관 지정 해제 이후 재정 여건이 악화된 점 등을 고려해 기존에 불허했던 상업광고를 허용한다. 다만 향후 공적 지원 확대 등 경영 여건이 바뀔 경우 광고 허용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 위원들 사이에서는 상업광고 허용이 특혜인지 여부를 두고 논쟁도 있었다. 다수는 “비상 경영 상황에서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동시에 방송 공정성 확보를 위한 자체 심의 강화와 경영개선 계획 이행을 엄격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방미통위 설치·운영법 시행령 제정안도 원안 의결됐다.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방송정책국 소관 행정규칙 개정안도 통과됐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규제 집행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도록 정책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정원오 ‘착착 개발’ 오세훈 ‘활력 서울’

    정원오 ‘착착 개발’ 오세훈 ‘활력 서울’

    정 “정비사업 15년→10년 단축”오 “서울 전역 10분 운세권으로”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 여야 후보 간 정책 대결이 본격화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29일 15년 안팎의 재개발·재건축 기간을 10년 이내로 대폭 단축한 ‘착착 개발’ 공약을 들고나왔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시장은 건강 격차 해소를 전면에 내세운 1호 공약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꺼내 들었다. 정 전 구청장은 이날 성북구 장위14주택재개발구역을 찾아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보강한 부동산 공급 공약을 발표했다. 착착 개발의 핵심은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존 15년 이상인 정비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이다. 착공과 준공을 조기화해 기본계획, 정비계획에 이주 수요 관리 방안을 미리 반영하고 대규모 이주에 따른 갈등도 사전에 예상해 관리한다는 방침도 담겼다. 재개발 및 재건축 단지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신통기획이 정비구역 지정까지 지원하는 것이라면, 착착 개발은 정비사업 시작부터 입주까지 밀착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정 전 구청장 측 정책총괄본부장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착착 개발은 ‘500가구 이하 소규모 사업 지정 권한은 구청장에게 넘기겠다’, ‘지정 이후에도 과정·절차 관리를 하겠다’ 등 5가지 항목을 보완한 일종의 신통기획 플러스 개념”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공공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부담할 수 있는 가격의 ‘실속주택’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공급 대책에 따른 서울 도심 내 3만 2000가구의 주택 공급 사업을 조기에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용적률 특혜 지역을 준공업지역으로 확대한다. 정 전 구청장은 이날 오후 MBN에 출연해 오 시장을 향해 “주어진 시간에 시험 문제를 못 푼 분이 시간을 더 준다고 푸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삶의 질 특별시 서울’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린 오 시장은 이날 강북 도봉구보건소를 첫 정책 발표 장소로 삼아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 의지를 부각했다. 서울 전역 집 근처 10분 이내에 체력 관리가 가능한 ‘10분 운세권(운동+역세권)’ 도시 조성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생활밀착형 복지를 강조해 초반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서울체력9988 도봉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소득별 건강 격차를 줄이는 것이야말로 ‘삶의 질 특별시’를 완성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9988’을 인공지능(AI) 기반 ‘슈퍼 앱’으로 고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를 반영해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부터 폐암을 비롯한 중대 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27곳인 생활권 중심 ‘서울 체력장’을 100곳으로 늘리고 여의나루·광화문역 등에서 운영 중인 러닝·피트니스 중심의 ‘펀스테이션’은 6곳에서 25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니어들을 위한 여가 공간인 ‘우리 동네 활력 충전소’도 2030년까지 120곳을 신규 조성한다. 오 시장 측은 정 전 구청장의 착착 개발에 대해선 ‘시민 기만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개발’로 규정하고 “오세훈 시정의 무단 도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 전 구청장이 내세운 착공 조기화 전략은 서울시가 지난 2월 발표한 공급 전략과 판박이”라며 “실속주택도 서울시가 발표한 토지 임대형·할부형 주택인 ‘바로 내 집’의 개념을 재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매일 50번씩… ‘SOS’ 보낸 남자들

    매일 50번씩… ‘SOS’ 보낸 남자들

    폭력을 당하는 여성을 구하고자 도입된 ‘여성긴급전화’(1366)에 남성이 하루 50번꼴로 전화를 걸어 구조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이 가정폭력 피해자였다. ‘매 맞는 남성’을 위한 번호가 따로 없다 보니 여성긴급전화를 찾는 것이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29일 이런 내용의 ‘2025년 여성긴급전화 1366 연감’을 발간했다. 지난해 전국 여성긴급전화를 통해 이뤄진 폭력 피해 상담 건수는 30만 352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29만 3407건에서 3.45% 증가했다. 하루 평균 832건꼴이다. 여성긴급전화는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으로 긴급한 상담이 필요한 이들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전국 공통 번호인 ‘1366’과 온라인, 센터 내방 등을 통해 상담한다. ‘여성긴급전화’인 만큼 여성 상담 건수가 26만 9824건(88.9%)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남성이 전화를 건 사례도 1만 7681건(5.8%)에 이르렀다. 성별 미상은 1만 6022건(5.3%)이었다. 최근 남성 상담 비율은 2022년 5.2%(1만 4996건), 2023년 5.9%(1만 7333건), 2024년 6.3%(1만 8362건) 수준을 유지해 왔다. 남성 피해 유형을 보면 가정폭력이 6199건(68.8%)으로 가장 많았다. 디지털 성범죄가 1117건(12.4%)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스토킹 825건(9.2%), 성폭력 497건(5.5%), 교제 폭력 344건(3.8%), 성매매 33건(0.4%) 순이었다. 성범죄 피해 영상물 삭제를 지원하는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지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자 1만 637명 중 남성이 2618명(24.6%)에 달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관계자는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흔히 배우자 폭력을 생각하지만 성인인 자식에게 폭행당한 노인이나 부모에게 맞은 아들이 상담을 요청하면 가정폭력으로 분류된다”면서 “피해 남성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하다 최근 ‘여성긴급전화’를 알게 돼 많은 상담과 지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 [단독] “내 탓 같아요”… 성착취 피해 청소년 62%가 자살충동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내 탓 같아요”… 성착취 피해 청소년 62%가 자살충동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자책으로 이어진 피해 경험“주변 사람들이 알게 될까 두려워”3명 중 1명, 도움 요청조차 못 해죄책감·수치심에 54% ‘자해 경험’사회적 편견에 두 번 운다익숙한 온라인 공간서 범행 시도72% 부모와 사는 평범한 아이들“일상 돌아가도 좋다” 지지해 줘야 온라인 그루밍과 성착취를 겪은 아이들의 일상은 무너진다. 오랜 심리적 조종 끝에 자책이 심어지고, 여기에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아닌 ‘행실 나쁜 아이’로 보는 사회의 시선이 더해진다. 피해자는 결국 스스로를 죄인처럼 여기게 된다. 29일 서울신문이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피해 이후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는 지난 3~4월 전국 17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위기청소년 쉼터 등의 협조로 이뤄졌다. 응답자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지원체계와 연결된 청소년들로, 신고나 상담에 이르지 못한 잠재적 피해층은 표본에서 제외됐다. #사회적 타살 피해 아동·청소년 10명 중 6명은 피해 이후 자살 충동을 느꼈다. 실제로 자해를 한 경우도 절반을 넘었다. 온라인 성착취가 단순한 성적 유린을 넘어 아이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사회적 타살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무너져가고 있었다. 3년 전 성착취 피해 이후 회복 중인 한 피해자는 “피부과에서 자해의 흔적은 지웠지만, 가끔 그때 일이 떠오른다”고 했다. 또 다른 아이는 “지금도 성인 남성들 앞에선 몸이 움츠러든다.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성착취 피해 이후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는지’ 묻는 질문에 피해자의 62.4%는 ‘그렇다’고 답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심각해져서’, ‘죄책감’, ‘더러운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 주된 이유였다. 같은 이유로 자해를 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3.8%에 달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가운데 자살 충동을 느낀 비중은 11.6%다. 지원체계와 연결된 피해 청소년이라는 표본 특성을 감안해도,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죄책감부터 가해자를 다시 마주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까지 여러 가지 고통을 동시에 마주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피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35.9%·복수응답)이었다. 성착취물 유출과 피해 반복에 대한 공포, 영원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이 뒤를 이었다. 성착취 이후 수사기관에 신고를 접수했던 한 피해자는 “그때로 돌아간다면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고 이후 피해 사실이 알려졌고 그 과정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홀로 고통을 감당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 33.3%는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커서’가 주된 이유였다. “피해 당시엔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는 한 피해자의 말이 그 침묵의 무게를 보여준다. #안전하다는 착각 피해자들은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71.8%는 부모의 울타리 안에 있었고, 66.7%는 매일 아침 학교로 향했다. 오승윤 서울시립 다시함께 상담센터장은 “과거 가출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성착취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성착취 과정에 그루밍이 포함돼 있었다고 답한 피해자는 10명 중 8명(77.8%)에 달했다. 가해자가 처음 말을 걸었던 온라인 공간은 X(42.9%·복수응답), 익명 채팅앱(41.8%), 카카오톡 오픈채팅방(38.5%) 순이었다. 익숙한 공간, 익명이 보장된다는 점이 ‘안전하다’는 착각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가해자들은 ‘성적 호기심이나 진로 상담·취미나 관심사 언급’(82.4%·복수응답), ‘외모·키에 대한 질문과 칭찬’(37.4%)을 앞세워 접근했다. 어느 정도 친밀도가 쌓이면 직접 만남을 요구(74.7%)했다. 특정 신체 부위나 교복 등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한 경우도 50.5%였다. 한 피해 청소년은 “사랑받는 기분이라고 착각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평소 느꼈던 공허함을 그 사람들이(가해자들이) 채워줬다”고 전했다. “원하는 걸 들어줬고, 친절하게 대해줬다”, “도저히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냥 들어줘야만 할 것 같았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 ‘담배, 술 등을 대신 구매해주겠다’고 한 경우는 47.3%(복수응답)였다. 다짜고짜 기프티콘이나 현금을 전송(23.1%)한 가해자도 적지 않았다. 40대 가해자로부터 성착취를 당한 한 피해자는 “3~4번 만났을 때까지는 별다른 요구가 없다가 이후부터 영상통화로 가슴을 보여달라 하고, 억지로 입을 맞추려 했다”고 털어놨다. 첫 만남에서 선의를 베풀 듯 담배나 현금만 건네고, 친밀도가 쌓이면 본격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가해자들도 있었다. 박숙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대등한 거래가 아니라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착취”라며 “피해 아이들을 모두 보호 대상으로 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잘못이 아냐 피해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가장 바란 것은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정서적 지지(54.7%·복수응답)였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신고 이후 쏟아진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피해자의 토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응답자의 33.3%가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그 단면을 보여준다. 성착취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 아동을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 여전하다. 지원센터를 찾는 아이들조차 “내가 잘못했다”며 입을 연다고 한다. 김은정 경북 지원센터 팀장은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라도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담 기간 내내 아이들에게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아이들을 그렇게 바라봐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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