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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네모 코끼리 전시회(이안 지음, 한연진 그림, 사계절) “엄마가/ 요/ 오늘부터 열두 살이니까/ 요/ 오늘부터는 꼬박꼬박 존댓말 쓰라고 해서/ 요/ …엄마도 원래 열두 살 때부터 할머니께/ 요/ 꼬박꼬박 존댓말 썼어/ 요?/ 근데 얼마 전에/ 요/ 마흔아홉살인 엄마가 일흔아홉 살인 할머니께/ 요/ 엄만 왜 아직도 내 말 안 듣고 이 추위에 보일러 안 돌려/ 엄마 땜에 내가 아주 속상해 죽어/ 왜 그렇게 전화했어/ 요?” 읽다 보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어린이가 무심히 쓰는 말 속에서 리듬을 찾아 우리말을 쌓고 반복하거나 생략하는 변주로, 익숙한 일상을 낯설고 매력적인 놀이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이 특별한 동시 전시회에서 말과 글의 신비를 만나면서 마침내 동심이 가진 나를 만나게 하는 즐거운 성찰을 끌어낸다. 124쪽, 1만 4000원. 이자만큼 성실하게(이소호 지음, 교유서가) “그러니까 순수 예술이 널 보니까 밥을 먹여주지는 않겠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원래 배움이 짧고 신념만 곧은 술 취한 새끼는 지금 설득하는 게 아니다. 또렷한 정신으로 내 문장으로 뭉개주리라. 벼리며 눈앞의 소주를 연거푸 들이켰다.” 등단 12년 차 시인 수진이 자본주의 한복판에서 우아하고도 처절하게 파산하는 과정을 그렸다. 생계를 위해 진 빚이 낳은 이자를 감당하려 역설적으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해야 하는, 씁쓸하기 그지없는 현실을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펼쳤다. 실소와 냉소를 오가는 날카로운 문체로 사기와 실패가 인격 결함이 아니라 자본의 속성이라는 걸 폭로하는 책은 구조적 모순을 응시하는 대담한 오답 노트라 할 만하다. 236쪽, 1만 6000원. 시부야의 초급반(남궁인 지음, 문학동네) “막 동이 튼 후지산이 보였다. 몇 번 보았다고 벌써 배경화면을 보듯 시큰둥해졌다. 풍광을 보고 탄성이 나오는 것은 하루나 이틀까지만이다.…탄성을 지르기 위해서는 다른 경치를 보러 떠나야만 한다. 적당한 행복을 느끼려면 끝없이 계획을 세우고 몸을 움직여야만 한다. 눕지 않고 몸을 움직여서 낯선 방에 가야 하는, 그것 또한 인생의 굴레일 것이다.”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다 훌쩍 일본 도쿄로 떠났다. 겨울 휴가를 털어 2주짜리 ‘초급반 유학생’이 돼 낮에는 서툰 일본어를 배우고 오후에는 ‘고독한 미식가’가 되어 이국의 맛을 탐하며 밤에는 맥주 한 잔에 외로움을 달랜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을 배회하며 얻는 기묘한 해방감을 일기처럼 풀어낸 글은 독자에게 신선한 대리 만족과 웃음, 따스한 위로를 함께 선사한다. 268쪽, 1만 6800원.
  • [부고]

    ●강석열씨 별세, 강민구(TV조선 보도본부 편집1부 차장)·창구(한국보건산업진흥원 팀장)씨 부친상 = 2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4일. (02)2650-2760
  • 산림청, 사방사업·숲 가꾸기로 산사태 대응… 위험지도·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산림청, 사방사업·숲 가꾸기로 산사태 대응… 위험지도·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1.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산사태로 2705㏊, 인명 피해 35명 발생. #2. 2011년 도시생활권인 ‘우면산’ 산사태로 824㏊, 인명 피해 43명 발생. #3. 2020년 역대급 ‘장마’로 인한 산사태로 1343㏊, 인명 피해 9명 발생. 2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산사태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피해가 커지면서 재난 위험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의 원인은 강우다. 흙 속 공간에 물이 차면서 무거워진 흙이 마찰력을 잃고 아래로 쏟아지게 된다. 토양 붕괴가 계곡으로 퍼져 돌·나무·물이 섞이면 시속 20~40㎞의 빠른 속도에 토석류가 더해져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산사태 발생 위험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은 갖춰져 있다. 사방사업 중심의 구조적 대책과 예·경보 시스템, 위험지도 등 비구조적 대책이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 저감의 확실한 효과로 사방사업을 꼽는다. 이 중 산림 내 계곡부에 설치하는 사방댐은 돌·자갈·토사·유목 등의 이동을 차단하고 계류의 기울기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가로 30m, 높이 4~5m의 사방댐이 토석류 2550t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구조물 대책은 한정된 예산에 지형적 상황 등 제한이 뒤따라 모든 위험지에 실시할 수는 없다. 사방댐 설치에는 평균 2억 5000만원이 들어간다. 2025년 말 기준 전국적으로 지정된 산사태 취약지역은 3만 4072곳이다. 취약지역에는 사방사업을 우선 실시하는데 198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설치된 사방댐 1만 6269개 중 60%가 취약지역에 조성됐다. 산림청은 예산이 수반되는 사방사업과 함께 조림·숲 가꾸기를 통한 재해 대응에 나섰다. 뿌리가 깊게 내려 토사 유출을 줄이는 말뚝효과와 가는 뿌리가 서로 얽혀 흙을 고정하는 그물효과로 토양 침식을 줄이는 예방 사업의 일환이다. 이에 더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산사태 위험지도와 산사태 조기경보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토양함수량과 12시간·24시간 누적 강우량을 반영해 정확도를 높이고 인공지능(AI) 기반 산사태 예측 모델에 대한 검증도 진행한다. 특히 즉시 대피 기준을 12시간 누적 강우량 150㎜, 24시간 누적 210㎜로 단순화하고 산림 재난별로 운영하던 대응 인력을 ‘산림재난대응단’으로 통합해 주민 대피 등을 총력 지원할 예정이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집중호우 등 위험이 감지되면 망설이지 말고 우선 대피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산사태 재난 대응체계 구축으로 인명·재산 보호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 구로 첫 결재는 구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구로 첫 결재는 구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이 지난 1일 민선 9기의 첫 공식 결재로 구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에 서명했다. 2일 구로구에 따르면 장 구청장이 지난해 보궐선거로 취임했을 때도 첫 결재는 구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이었다. “민선 9기에도 민생경제 회복을 구정의 우선 과제로 이어 가겠다는 의미”라고 구는 설명했다. 장 구청장은 구청 창의홀에서 열린 골목형상점가 지정서 전달식에 참석해 상인들과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덕의경로당과 고척근린시장, 구로2동 아홉길경로당과 구로·남구로시장을 방문했다. 장 구청장은 취임사에서 ‘구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강조했다. 5대 약속으로 ▲도약하는 구로 ▲기본이 튼튼한 사회 ▲활력이 넘치는 지역경제 ▲지속가능한 발전 ▲인공지능(AI)·자치 혁신행정 등을 제시했다. 그는 “큰 정책은 구로의 미래를 바꾸고, 작은 민원은 구민의 하루를 바꾼다”며 “도시의 큰 구조를 바꾸는 일도 추진하고, 골목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일도 챙기겠다”고 밝혔다.
  • 지하철·IB·한강그린웨이 챙긴 ‘9기 강동’

    지하철·IB·한강그린웨이 챙긴 ‘9기 강동’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민선 9기 첫날 교통과 교육, 도시개발, 환경 현장을 돌아보며 정책 방향을 점검했다. 이 구청장은 전날 민선 9기 핵심 정책분야의 현장을 직접 돌며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고 강동구는 2일 밝혔다. 그는 지하철 8호선 기점 남양주 별내역에서 천호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출근 시간대 열차와 역사 내 혼잡도를 점검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서울시 최초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추진을 위해 후보 학교인 동신중학교를 찾아 교사·학부모와 면담을 했다. 이어 천호 A1-2 재개발정비사업구역을 찾아 사업 현황을 살피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점심시간 구청 본관 앞에서 직원들에게 음료를 전달하며 고마움을 전한 이 구청장은 오후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이어 암사취수장 한강그린웨이 전망대 설치 예정지를 찾아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이 구청장은 “강동은 이제 ‘살기 좋은 도시’를 넘어 누구나 살고 싶고, 일하고 싶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워너비 강동’이 될 것”이라며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 강동의 새로운 시대를 구민과 함께 열겠다”고 밝혔다.
  • 시장부터 찾은 정창수 강북구청장

    시장부터 찾은 정창수 강북구청장

    “소통·실용·성과를 모토로 실용적으로 접근해 성과를 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휴대전화 등으로 오는 모든 문자메시지에 대해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정리해서 답변을 보낼 생각입니다.” 정창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취임 첫날인 1일 국립 4·19민주묘지 참배 직후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경제 살리기를 구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강북구가 2일 밝혔다. 정 구청장은 취임 후 첫 현장 민생 행보로 수유재래시장, 수유전통시장, 수유시장을 차례로 둘러봤다. 그는 시장 곳곳에서 상인들의 애로 사항을 듣고 갖고 온 작은 수첩에 상인들의 의견을 적었다. 한 상인이 ‘수유시장을 잘 부탁드린다’고 하자 정 구청장은 명함을 건네며 “문의 사항이나 민원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답했다. 수유전통시장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 홍성순씨는 “앞으로 전통시장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주면 좋겠다”며 “그래야 여기 있는 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난다”고 전했다. 정 구청장은 현장 간담회를 열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현장을 보니) 잘될 가능성이 있는 점포가 많은 것 같다”며 “여러 아이디어를 가진 분이 계신 만큼 전통시장과 재래시장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첫 행보로 시장을 방문한 데 대해 “당장 빠르게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곳은 소상공인과 전통·재래시장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이 취임 후 처음 결재한 ‘강북구 지역경제 살림 기본계획’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특성을 살린 산업을 키워 지역 상권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기 위한 종합계획이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기 위해 ‘구청장 직통 문자 민원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주민은 문자 한 통으로 생활 불편 사항이나 정책 제안 등을 구청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서비스는 현장의 의견을 빠르게 확인하고 구정에 반영하는 상시 소통 창구로 활용될 예정이다.
  • 예산 2000억 모자란 경북… 산불 피해목 100만t 방치

    예산 2000억 모자란 경북… 산불 피해목 100만t 방치

    지난해 역대급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동북부 5개 시군 지역에 대한 피해목 제거 작업이 재원 확보 문제로 차질을 빚으면서 2차 피해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대형 산불로 인한 도내 북동부 5개 시군(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의 민유림(공·사유림) 피해 면적은 8만 9804ha로 집계됐다. 시군별로는 의성군이 2만 7961㏊로 가장 넓고 안동시 2만 3785㏊, 청송군 1만 9908㏊, 영덕군 1만 2931㏊, 영양군 5219㏊ 순이다. 이 가운데 83.7%에 해당하는 7만 5117ha는 자연 복원 대상지로 지정됐고 조림 복원은 1만 4488ha(16.1%), 생태 복원은 199ha(0.2%)가 결정됐다. 문제는 조림 복원 예정지에 대한 피해목 제거 작업이 재원 확보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도는 우선 올해 말까지 조림 복원 전체 예정지 가운데 4382㏊를 대상으로 예산 1536억원을 투입해 주택·도로 등 생활권 주변 위험목과 피해목을 제거할 계획이다. 벌채할 목재량은 44만 6964t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나머지 1만 106㏊(벌채량 103만 812t 추산)에 대한 피해목 등의 제거에 필요한 예산 2000억원(국비 포함)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조림 사업과 숲 가꾸기, 임도 정비, 사방사업 등 사업 전반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임업인들의 영농 복귀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불에 탄 나무가 이번 여름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쓰러지거나 피해지의 토사 유출, 산사태 등이 일어날 경우 추가 인명 피해마저 우려된다. 게다가 산불 피해목이 제때 치워지지 않고 방치될 경우 소나무재선충 등 병충해 확산을 부추길 수도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의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밀도가 일반 산림보다 10~1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병섭 전 한국임업후계자협회 회장은 “지난해 산불 피해는 국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정도로 산주 개인이나 지방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넘어섰다”면서 “국가 차원 예산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남 ‘피지컬 AI’ 제조업 혁신의 메카 도전

    경남 ‘피지컬 AI’ 제조업 혁신의 메카 도전

    지난달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서 경남의 존재감이 부족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박완수 경남지사가 민선 9기 출범 후 첫 산업 현장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을 택했다. 정부가 제시한 피지컬 AI 프로젝트와 관련해 경남이 핵심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의사를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박 지사는 2일 창원의 LG전자 스마트파크를 찾아 AI 기반 자율제조 시스템과 스마트 생산공정을 둘러보고 LG전자 관계자들과 제조업 AI 전환(AX), 피지컬 AI 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통합생산동을 둘러보며 AI 자율제조 기술, 스마트 생산 운영 체계 등 을 점검했다. LG전자 스마트파크는 2022년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글로벌 등대공장’이다. AI 기반 품질검사와 공정 데이터 분석, 무인 운반 로봇(AGV) 등을 활용해 냉장고를 12초마다 1대씩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박 지사는 “경남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핵심 산업이 집적된 지역”이라며 “피지컬 AI 기반 제조혁신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인 만큼 경남을 대한민국 피지컬 AI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앞으로 스마트공장 보급, AI 팩토리 구축, 피지컬 AI 구현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 메가프로젝트와 연계한 핵심 과제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세계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경기교육청 ‘폰 없는 학교’ 추진 공론화

    경기교육청 ‘폰 없는 학교’ 추진 공론화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기교육청이 스마트폰 없는 학교 ‘폰 프리스쿨(Phone-Free School)’을 추진한다. 2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안민석 신임 교육감은 취임 1호 결재로 자신의 핵심 공약인 ‘폰 프리스쿨 추진 계획안’에 서명했다. ‘폰 프리 스쿨’은 스마트폰 사용이 집중력과 관계성, 정서 건강, 문해력과 연결된 문제로 보고 학교 현장에서 이를 금지하는 정책이다. 수업 시간뿐 아니라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까지 학교 일과 중 스마트폰 사용이 폭넓게 금지된다. 도 교육청은 오는 2학기에 다양한 의견을 모은 뒤 2027학년도부터 우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이 이미 학생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현실에서 일방적인 금지는 또 다른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사회적 공론화와 학생자치회의 자율적 결정 과정을 거쳐 민주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도 교육청은 학교에서 폰을 내려놓는 대신 독서와 문해력, 문화예술, 스포츠 활동을 일컫는 LAS(Literacy·Arte·Sports) 교육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문해력 분야에선 책 읽기와 글쓰기, 질문과 토론 중심 수업으로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 미디어 이해 능력을 키운다. 문화예술 교육에선 누구나 악기 하나를 연주하고 스포츠 교육 분야에선 누구나 스포츠 1종목, 수영, 달리기 등을 다루게 된다. 안 교육감은 “인공지능(AI) 시대일수록 단순한 기기 활용보다 문해력과 감수성, 사회성, 자기관리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대한민국도 더 늦기 전에 변화에 나서야 한다. 경기도가 먼저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AI 사다리’ 오르는 서울 청년들… 생성형 AI 이용권 누구나 받는다

    ‘AI 사다리’ 오르는 서울 청년들… 생성형 AI 이용권 누구나 받는다

    세계 점유율 1·2위 기업과 협의대학가 등 AI 작업 공간 조성도 서울시가 청년들에게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권과 학습 공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한다. AI를 중심으로 산업·취업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소외되는 청년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 AI 사다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청년에 대한 AI 이용 지원은 오 시장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청년에 대한 투자는 서울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자 글로벌 톱3 도시 서울을 향한 가장 확실한 성장 전략”이라면서 “서울시는 AI 사다리를 통해 누구에게나 공평한 AI 출발선을 제공하고, AI 시대의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년에게 가장 먼저 투자하는 도시가 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지난해 하반기 기업의 채용 경향 조사를 보면 기업 10곳 중 7곳이 채용에서 지원자의 AI 역량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지원책을 만든 이유다. 지원은 ‘청년 AI 기본권 보장’과 ‘청년 AI 네이티브’ 육성 두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기본권 보장은 소득이나 자격과 관계없이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권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오 시장은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공급하면 협상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대학가 등 청년 생활권에 고기능 AI를 이용할 수 있는 높은 사양의 컴퓨터를 갖춘 AI 작업공간 ‘서울 AI 라운지’를 조성한다. 올해 하반기 서울도서관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AI 인재 육성을 위해선 시가 운영 중인 AI 교육 플랫폼 ‘서울 AI 디지털 배움터’를 통해 문서 작성, 정보 검색 등 다양한 과정을 교육한다. 또 AI나 데이터 분야의 공인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청년에게 응시료를 지원하고, 취득에 성공하면 축하금도 지급한다.
  • “마포 도약 이끌 원팀”… 첫 직원조례서 구정 비전 공유

    “저와 직원 여러분은 이제 마포의 더 큰 도약을 이뤄낼 원팀입니다.”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2일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민선 9기 첫 직원조례에서 이처럼 구정 운영 방향과 정책 비전을 공유했다. 그는 취임 첫날인 1일에는 망원유수지와 망원1빗물펌프장 안전 점검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유 구청장은 민선 9기의 슬로건인 ‘다시 뛰는 마포! 함께하는 미래’를 제시하며 보여주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구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이뤄낼 것을 강조했다. 이어 ▲생활환경 개선 ▲인공지능(AI) 행정 ▲돌봄의 일상화 ▲문화·관광 활성화 ▲교육 및 청년 지원 등 5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주요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의 신속 추진으로 정비사업에 속력을 내고, 새터산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 등을 통해 일상에서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선 9기 비전 완성을 위해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겠다”며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 “이념·진영 없이 실용행정으로… ‘창업특별도’ 충북 대전환” [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이념·진영 없이 실용행정으로… ‘창업특별도’ 충북 대전환” [민선 9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도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 행정을 중심으로 충북의 대전환을 이루겠습니다.” 신용한(57) 충북지사는 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민생과 실용, 현장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화려한 정치 구호보다 시장과 공장, 농촌과 골목을 찾아다니며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했다”며 “책상보다 현장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재정 효율성이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정책은 과감하게 손을 대겠다는 취지다. 신 지사는 선두에 서서 공직사회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공무원들도 적극적으로 발로 뛰며 영업해야 하는 시대인데 그동안 수동적 행정의 연속이었다”며 “중요한 국책 공모 사업은 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맡는 등 솔선수범하며 반복적으로 하드 워킹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충북주도성장이란첨단산업·관광·물류 경제 축 구축SK하이닉스 ‘청주 투자’ 신속 지원중앙정부 지원만 기다려서는 안 돼-현역 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는데. “이번 선거 결과는 개인 승리가 아니라 변화를 원하는 도민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도민들이 저의 경제 전문성과 실용주의, 그리고 정치보다 성과를 앞세우겠다는 진정성을 믿어주신 것 같다. 충북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실용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충북주도성장을 강조했다. “충북주도성장은 중앙정부 지원만 기다리는 전략에서 벗어나 충북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델이다. 충북은 반도체와 바이오, 이차전지, 화장품, 첨단 소재 등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창업과 투자, 인재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들면 충분히 대한민국의 중심 지역이 될 수 있다. 충북은 변화를 따라가는 지역이 아니라 변화를 선도하는 지역이 될 것이다.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바이오와 반도체, 관광과 물류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경제 축을 만들겠다.” -대표 공약이 창업특별도다. “창업특별도는 단순히 창업 기업을 많이 만드는 정책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창업이 투자로 연결되며 기업이 성장해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저는 기업을 직접 경영했고, 국가 경제 정책에도 참여했다.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투자자가 어떤 환경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기업이 찾아오는 충북, 청년들이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충북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 창업펀드를 확대하고 창업지원플랫폼을 구축하겠다. 대학과 연구 기관, 기업을 연결하는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하겠다.” -충북 최대 현안은. “내적으로는 도 재정 상황이다. 전임자가 재정 사업을 워낙 많이 해 재정 상황이 상당히 안 좋다. 민선 8기 말 기준 도 부채가 1조 3866억원이다. 7기 말보다 1조 260억원이 늘었다. 9기 재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재정정상화운영위원회를 가동해 재정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부담으로 작용하는 사업은 강력하게 보완할 생각이다. 외적으로는 도가 주력해온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와 관련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미 투자 유치 활동을 시작했고 대규모 투자에 대한 확답을 받아놓은 성과도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청주에 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신속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전담팀을 구성해 지원하고 청주시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최대 현안과 정책 방향성은1조원 부채… 비효율적 사업 보완청풍교 관광화 등 중단 여부 고민공항공사 등 공공기관 유치 추진-민선 8기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를 주고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일하는 밥퍼’는 현장에서 많이 원하는 사업인데 조정이 필요하다. 직접적으로 일을 한 분들이 받아 가는 게 많아야 하는데 전달 체계에서 너무 많은 게 빠져나간다. 이런 부분들을 완벽히 보완해 이어가야 한다. 또한 계속 추진할지 아니면 중단할지 결정하기가 어려운 사업이 적지 않다. 사업을 이어가면 추가적인 재원이 부담되고, 중단하면 그동안 들어간 비용이 매몰된다. 청풍교 관광자원화 사업의 경우 중단 의견이 대부분인데 사업을 멈추고 청풍교를 철거하려면 307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업무 공간이 좁다는 불만들이 나오고 있어 도청 본관 3개 층을 리모델링해 만든 그림책 정원도 고민이다. 도시농부, 도시근로자 사업은 도에서 부담하는 비용이 너무 많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 경쟁이 치열한데. “충북은 한국공항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환경공단을 우선 유치 기관으로 잡고 있다. 최근 공항공사를 방문해 충북 이전을 건의했다. 공항공사 직원들도 어차피 가야 한다면 충북 청주를 1순위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항공사는 원칙대로면 1차 이전 공공기관들이 모여 있는 혁신도시로 가야 하는데 예외를 둘 수 있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더구나 공항공사는 특수성 때문에 공항 근처에 있어야 한다. 현재 공항공사가 김포공항 안에 있다. 충북이 청주공항의 특성과 성장 속도 등을 활용해 공항공사 유치에 나서면 해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환경공단은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의 절반 정도가 있는 충남에서 환경오염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이전을 요구해 만만치가 않은 상황이다.” 민선 8기 정책 계승·발전청주 ‘도립파크골프장’ 인기 폭발미호강변 등 활용 추가 건설 추진관광객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지방자치단체장이 처음이라 우려의 시선이 있다. “걱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지방 행정도 경영의 시대다. 전국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제가 업무 파악을 제대로 못 할까 걱정하는데 공무원들이 저에게 업무 보고를 하러 왔다가 대부분 놀라서 간다. 그동안 공무원들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일을 했다. 더군다나 충북도는 최근 몇 년간 우리 돈으로 하는 사업에만 주력했을 뿐 전국 공모 사업은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땅 짚고 헤엄친 거다. 기업들은 공무원들이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는 등 지극정성을 다해도 쉽게 오지 않는다. 자체 경쟁력을 갖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수시로 강조할 생각이다. 제가 하드 워킹을 주문하다 보니 직원들이 비서실 근무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민선 8기 정책 가운데 계승 발전시킬 게 있나. “청주 내수읍에 지은 도립파크골프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청주 미호강변 등을 활용해 명품 파크골프장을 만들겠다. 이를 통해 외지인들이 충북을 방문해 숙박하고 체류하면서 파크골프를 즐기도록 하겠다. 현재 강원도 화천군이 파크골프의 성지다. 파크골프를 즐기기 위해 화천에 온 외지인들이 1박 2일, 2박 3일 머물면서 소고기를 사 먹는 등 많은 소비를 한다. 화천 산천어축제보다 파크골프의 소비 창출이 더 크다. 파크골프장을 잘 만들어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 도민 삶 바꿀 실용주의자자유한국당 때 탄핵 반성 없어 실망민주당 입당… 李대통령 자주 소통정부·국회·여야 가리지 않고 협력-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했는데.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는 분들이 복심이다. 저는 지금 대통령과 떨어져 있다. 하지만 지금도 직접 소통하는 채널이 있다. 소통도 자주 한다. 이를 활용해 대통령에게 충북 인재들이 청와대 행정관 같은 실무진에서 많이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할 생각이다. 장관과 차관 같은 고위직은 충북이 고향인 고시 출신이 많지 않아 건의하기 어렵다. 청와대에 충북 출신들이 많이 진출하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대선 도전 경험이 있다. “2017년 자유한국당 소속 시절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아무도 반성하지 않아 현장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것이다. 당시 출마 선언문을 보면 탄핵을 반성하며 다시 거듭나고 새 출발 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때를 떠올리며 제가 또 대선에 나갈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시 상황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지향하는 정치적 이념은. “저는 실용주의자다. 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느 쪽 정책이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 경제에는 이념이 없고, 민생에는 진영이 없다. 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정부와 국회,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협력하겠다. 민선 9기 충북도정은 갈등과 대립보다 협력과 통합, 이념보다 성과를 중심으로 운영하겠다. 정치보다 민생이 앞서는 충북을 만드는 게 목표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1969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맥스창업투자 대표이사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장관급)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지만 윤석열 정부에 참여하지 않고 야인 생활을 하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선거 직전까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을 지냈다.
  • 쾌락과 나락의 소용돌이, 이 남자의 끝은…

    쾌락과 나락의 소용돌이, 이 남자의 끝은…

    헝가리 어느 동네, 임대주택 단지에 이사 온 열다섯 살 이슈트반은 친구들과 섞이지 못했다. 옆집 중년 유부녀와 관계를 맺으며 첫 경험을 했고, 곧 사망 사건에 휘말려 소년원에 갔다. 군에 입대해 이라크에 파병됐다가 영국 런던으로 흘러들어 어느 부호의 경호 운전기사로 일했다. 고용주의 아내와 불륜 관계에 있다 고용주가 사망하면서 그 아내의 새 남편이 됐다. 벤틀리를 몰고 롤렉스를 차는 상류층의 삶을 살다가 아내와 둘째 아들을 모두 잃는 비극을 겪으며 그의 삶은 나락을 향한다. 다시 어릴 적 동네로 돌아온 그에게 늙은 육체만 남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살아간다. 데이비드 솔로이의 ‘살’(FLESH)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예술, 거기에 딸려 오는 모든 고통에 관한 하나의 논고”라는 평을 받은 ‘2025 부커상’ 수상작이다. “페이지의 여백을 잘 활용한 소설”이라는 표현처럼 한국어 번역본에서도 확실히 빈 공간이 많다. 이슈트반의 말은 대체로 “네”, “그래”, “몰라요”, “글쎄요” 같이 짧다. 적극적으로 말을 시작하거나 묻는 일도 거의 없다. 성적 욕망, 폭력, 전쟁, 이민, 신분 상승까지 많은 ‘육체적 경험’에서 느낀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독자가 그의 감정을 추측하고 직조해야 한다. 빈 페이지 후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 충격이 너무 커서/ 그는 그냥 의자에 앉아 있는다/ 밤새 거기 앉아 있는다”(421쪽)라는 문장만이 적힌 페이지를 만나면 이슈트반의 엄청난 슬픔이 느껴진다. 이 소설이 가진 독특함이다. ‘유럽의 어느 남자’인 이슈트반으로부터 과거 오랫동안 여성을 다뤄온 방식을 읽을 수 있다. 욕망의 대상이 되면서도 존중받지 못했던, 때로는 신분 상승의 통로로 그렸던 ‘육체의 관계’가 이슈트반에게 투영됐다. 그저 운명에 순응하고 반응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통념도 비워냈다. 임대주택에서 살던 소년이 상류층에 편입되는 계층 이동은 자수성가처럼 보이나, 의지와 노력이라는 요소는 그 안에 두지 않았다. 솔로이는 이 남자에게 엄청난 비극을 안기면서도 쓰러지게 하지도, 구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한다. 남자는 그곳에서 조금 다른 사람이 돼 한 발 내디딜 뿐이다. 그런데 그 미미한 변화가 오랜 여운을 남긴다.
  • “한국, 미국 기업 차별적 공격”… 쿠팡 주장 담긴 보고서 낸 美의회

    “한국, 미국 기업 차별적 공격”… 쿠팡 주장 담긴 보고서 낸 美의회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미국 연방 의회가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보고서의 상당 부분은 쿠팡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대거 담은 것인데, 향후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경쟁 차단: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3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게재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수십 년간 미국인 소유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왔고, 차별적 대우는 최근 몇 년 새 상당히 심해졌다”면서 “강압적인 조사,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 미국 기업을 처벌하고 한국 기업과의 경쟁을 어렵게 하는 막대한 벌금과 과징금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불충분한 증거에 기반해 조사를 개시하고, 이른 아침에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미국 기업들의 불만을 전했다. 아울러 한국이 자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경쟁하지 못하도록 디지털 관련 법률과 규제를 무기화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는 한국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를 직접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의 절반 이상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차별적 조치를 했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한국이 쿠팡 사태 발발 이후 ‘정부 차원의 전면적 공세’로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이 쿠팡에서 고객을 빼내 자국 경쟁업체에 몰아주려고 한다는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의 주장도 담았다. 쿠팡은 그간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대대적인 로비를 벌여왔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 대통령실 고위 인사가 쿠팡에 해킹 피의자의 전자기기 회수와 인계를 위해 국정원과 긴밀히 협조할 것을 지시했고,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이뤄졌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이런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정부는 유감을 표하며 한미간 협의 방침을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쿠팡에 대한 조사 및 조치는 우리 국내법에 따라서 적법하고 비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죽음, 이토록 처절한 삶의 몸부림이 있던가

    죽음, 이토록 처절한 삶의 몸부림이 있던가

    더는 희망도 절망도 없는 헤어짐고비마다 외로움과 싸운 흔적들8편의 이야기에 켜켜이 눌러담아죽음은 이해하는 것 아닌 느끼는 것“삶의 일부인 죽음, 난 소설로 증명” 죽음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타자(他者)다. 삶의 모든 순간은 죽음으로 다가가는 걸음이자, 죽음을 알고자 하는 의지의 몸부림이다. 소설가 백가흠의 신작 단편집 ‘가를 두고’는 죽음을 향해 있는 존재로서 인간의 생활을 지독하면서도 허무한 방식으로 묘파하고 있다. 백가흠의 여섯 번째 소설집으로 최근 5년간 쓰인 8편의 단편을 묶었다. 생의 고비마다 우리는 거대한 외로움과 직면해야 한다. 책에 실린 작품들은 그 외로움과 싸워낸 흔적처럼 읽힌다. 이 싸움에서 승리하기는 불가능하다. 정신없이 싸우다 보면 어느새 죽음이 찾아와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것이 이미 지나가버렸고 돌아오지 않는 시간 속으로 함몰됐다. 우리는 그저 생을 버틴다. 아무런 소망도 없고 더는 절망도 없다. 죽고 싶지도 않고 살고 싶지도 않다. 회복 불가능한 삶의 연속, 그것이 우리의 현재다.”(‘석별—아무도 모르게 2’ 부분·79쪽) ‘석별’은 노부부의 절망적인 일상을 포착한다. 늙음은 본디 외로움의 연속이다. 그러나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며 살아가는 일은 어떨까. 아내가 곁에 있으니 외롭지 않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옆에 있는 이 사람은 나와 평생을 함께한 그 사람이 아니다. 제대로 된 소통이 불가능한 이 관계는 우리를 더욱 깊은 슬픔에 빠뜨린다.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는 지금도,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내 기억 속에만 있다. 어쩌면 나에게 그것은 아내가 이미 죽은 것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예 손 놓을 수는 없다. 환자들이 잠깐 제정신을 찾을 때가 있어서다. 이 위태로운 ‘희망고문’은 우리가 삶의 무상함을 깨닫는 계기가 된다. “오랜만에 현재로 돌아온 그녀다. 나는 이 순간을 오래 붙잡으려 애쓰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멀어진다는 것을 안다. 아내를 보면 우주의 섭리를 알 것 같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혼재된 무질서의 시간, 무질서함으로 질서를 만드는 진리를 말이다.”(91쪽) 늙음은 원치 않은 이유로 자신을 부정해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복숭아를 씹으며’의 주인공 김영태는 한때 잘나가던 학자이자 평론가였다. 아내와 아들의 죽음 이후 조용한 섬에서 지내는 그의 하루하루는 “언제일지 모르는 죽음 쪽으로 다가가는”(190쪽) 것에 불과하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과 달리 말년은 온갖 조롱과 비난을 견디는 일의 연속이었다. 마당 한쪽에 놓인 아내와 아들의 무덤을 보며 그는 자신에게도 얼른 죽음이 찾아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때는 김영태를 따랐던 것으로 보이는 후배 김민중이 어느 날 찾아와서는 그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선생님의 시대는 이미 낡고 늦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으면 사실이 되는 세상이잖습니까.”(208쪽) 백가흠은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단편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등과 장편 ‘향’, ‘마담뺑덕’, ‘아콰마린’ 등을 펴냈다. 계명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표제작 ‘가를 두고’는 부모님과 여동생을 잃고 세상에 남겨진 한 사람의 처절한 자기 고백이다. 이유를 알 수 없이 그저 계속해서 찾아오는 죽음 앞에서 그는 다만 이렇게 생각해 버린다. “죽음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느끼는 것입니다. 나는 근래 그런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260쪽) 책을 덮은 뒤 조금은 심란해진 마음으로 백가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삶에서 죽음이 지니는 의미 그리고 문학과 죽음은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 “모리스 블랑쇼는 ‘문학은 죽음을 확인하는 일’이라고 했고, 마르셀 프루스트는 삶의 연장에서 죽음을 이해하며 글을 쓰는 이유로 들기도 했어요. 제게 죽음은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소설은 그것을 증명하는 일 같고요.”
  • ‘교육 사다리’ 서울런, 지원 대상 5만명 증가

    서울시의 대표 교육복지 플랫폼 ‘서울런’ 지원 대상이 5만명 늘어난다. 서울시는 20일부터 서울런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80% 이하로 조정한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시교육청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급 기준에 맞춘 것이다. 취약계층에 온라인 학습 콘텐츠와 1대 1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서울런은 2026년 행정안전부 정부합동평가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다자녀가구 지원은 기존엔 3자녀 이상의 둘째부터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첫째도 포함하기로 했다. 그동안 재혼 가정의 자녀 수는 주민등록상 같은 세대만 인정됐지만, 다양한 형태의 가정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도 서울런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이용 대상을 넓혔다. 시는 “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70%까지 넓히기로 한 민선 9기 공약 이행의 첫 단계”라며 “대상 인원이 12만명에서 17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지원 대상을 2자녀 가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직업 체험을 돕는 ‘진로캠퍼스’나 ‘잡스런’ 프로그램도 열린다. 한양대와 협력한 ‘예체능 클래스’, 한국외대와 7개 청소년센터가 협업한 ‘영어 동행캠프’, 고려대와 마련한 ‘STEM프리스쿨’ 등도 운영된다. 학업 성과가 우수한 ‘우리미래 서울러너’ 참여 학생에게는 입시·학습 컨설팅이나 미국 예일대 여름캠프 참여 기회를 준다. 서울런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청한 뒤 필요한 증빙서류를 내면 심사를 거쳐 가입이 확정된다. 정진우 시 평생교육국장은 “청소년들의 학습과 진로 탐색 기회를 꾸준히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 개혁을 놓친 대가… 헤이세이 30년이 한국에 던진 경고

    개혁을 놓친 대가… 헤이세이 30년이 한국에 던진 경고

    버블경제 붕괴 후 관성에 젖은 日기득권 지키려 변혁의 기회 잃어고성장 한계 온 한국에 반면교사변화 없인 日처럼 ‘잃어버린 30년’ 1989년 일본 부동산 회사 미쓰비시지쇼가 뉴욕 맨해튼의 심장 록펠러 센터를 인수하자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단순히 부동산 매입으로만 볼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경제의 패권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자, 일본 버블 경제의 화려한 정점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당시 일본은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한 경제 대국이었다. 자산 가격은 광기 어린 수준으로 폭등했다. 1990년 도쿄 도심 아파트 가격은 직장인 평균 연봉의 20배를 웃돌았다. 1983년 평균 8800엔이던 닛케이 지수는 1989년 말 3만 8915엔까지 치솟았다. 일본의 주식 시가총액이 미국의 1.5배, 전 세계 시가총액의 45%를 차지하던 유례없는 황금기였다. 일본에는 아직도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노구치 유키오는 “그런 향수를 접할 때마다 분노를 느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는 거품이 꺼지면서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비판한다. 당시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더 풍요롭고 탄탄한 사회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거품이 자원 배분을 왜곡하는 바람에 그 기회를 완전히 날려버렸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아키히토 일왕의 재위 기간인 헤이세이 30년(1989~2019)을 ‘잃어버린 30년’으로 규정하고, 이 기간 일본이 명백히 실패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꼬집는다. “헤이세이 시대를 통과하는 내내 일본 경제의 국제적 지위는 계속 하락했다. 짚고 넘어갈 점은, ‘노력했지만 뒤처진 것’이 아니라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뒤처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상황 변화에 대응하지도 못했다.” 징후는 1990년대 초부터 이미 나타났지만 일본 사회는 눈을 감았다. 거품이 붕괴한 후에도 5년 넘게 관성에 젖은 과소비가 이어졌다. 기업들은 체질 개선 대신 기득권을 지키며 마지막 이익을 쥐어짜는 데 급급했다. 격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1989)와 소련 해체(1991)로 세계 시장이 재편되고, 중국의 공업화, IT 혁명, 그리고 제조업의 ‘수평 분업’이라는 새로운 질서가 들어설 때 일본은 홀로 고립돼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일본은 세기말적 분위기에 휩싸였다. 결코 망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던 금융기관이 부실채권 이슈로 차례로 경영 파탄에 이르렀다. 2000년대는 정부와 일본은행이 대규모 환율 개입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좋은 엔저’라는 말이 유행했다. 수출 주도의 경제가 회복되면서 많은 이들이 일본 경제가 회복됐다고 느꼈지만 일시적인 눈속임에 불과했다. 여기에 2008년 미국 리먼 쇼크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까지 겹치며 일본 경제는 구조를 전환하지 못했다. “봐, 같은 곳에 머무르려면 힘껏 달려야만 해. 만일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그 두 배의 속도로 달려야만 하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 속 붉은 여왕의 경고로 문을 연 책은,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가,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새로운 현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는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의 한 구절로 끝을 맺는다. 저자는 기득권 타파를 통한 신산업 육성과 노동 생산성의 근본적 혁신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과거 일본이 겪은 30년의 시행착오는 고성장의 한계와 인구 절벽의 기로에 선 오늘날 한국 경제에 강력한 반면교사다.
  • 실패한 세계화에서 AI 경제 시대를 엿보다

    실패한 세계화에서 AI 경제 시대를 엿보다

    1989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자전적 에세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4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은 21세기 국가 발전 전략으로 세계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3년 뒤인 1997년 11월 ‘IMF 외환위기’가 터져 국가 부도 상황을 마주했다. 위기 상황에도 ‘세계는 넓다’며 확장 경영을 하던 대우그룹은 1999년 11월 결국 해체됐다. 세계화에 대한 기대감은 21세기가 시작된 후에도 이어졌다. 2005년 미국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폭발적 발전으로 세계화는 막을 수 없는 대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책이 나오고 3년 뒤인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는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었다. 1989년 동유럽과 중앙유럽의 공산주의가 붕괴했을 때 전문가들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승리했음을 알리는 역사의 종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세계는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룸버그와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30년 넘게 세계 경제를 취재한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 데이비드 린치 역시 그랬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 세계화가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워싱턴의 정책 결정자와 오하이오의 타이어 공장 노동자,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 글로벌 제조업체의 CEO 등 세계화의 한 복판에 있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서다. 무역 개방과 자유 시장으로 대변되는 세계화는 많은 사람을 부자로 만들고, 심지어 독재 국가들에서도 통할 것으로 여겨졌다. 중산층이 늘어나 정치에 더 많은 발언권을 요구하면서 민주주의가 확산돼 세계 평화를 끌어내지 않겠냐는 장밋빛 전망이었다. 그러나 세계화의 이면에는 맹목적인 자본 이동의 부작용, 혜택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의 억눌린 분노가 끓고 있었다. 저자는 이들의 분노가 마침내 터져 나온 게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었다고 설명한다. 세계화의 반발로 생겨난 ‘신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외된 사람을 살피지 않는다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세계화의 이득이 더욱 폭넓게 배분되도록 보장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실행되지 못했다”며 “결국 뒤처질 것이라고 걱정한 사람들은 실제로 뒤처졌다”고 밝혔다. “정부의 의무는 세계화든 뭐든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람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찾아줌으로써 계속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뼈아프다. 인공지능(AI) 경제에 올인하고 있는 지금, 논의에서 소외된 사람을 살펴보기 위한 대책은 과연 준비돼 있기는 한 것일까 궁금해진다.
  • 트럼프, 출생시민권 패소하자 ‘임신부 입국 금지’ 검토

    트럼프, 출생시민권 패소하자 ‘임신부 입국 금지’ 검토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임신부 입국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액시오스·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이후 보좌진과 핵심 지지층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부터 출생시민권을 제한할 수 있는 다른 조치를 제안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참모들은 원정 출산에 연루된 단체나 개인,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여성들을 사기 혐의로 기소하는 것부터 임신부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자 강경 이민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제 누가 미국에 들어오는지를 매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이 미국 땅에서 아기를 낳기 위해 오고, 그 아기는 평생 시민권을 갖게 될 가능성 때문”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 임신부 입국 금지를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와 측근은 대법원 판결을 우회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이날 검사들에게 국토안보부와 협력해 원정 출산 사기 사건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우선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엑스에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의회는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를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남기자 공화당 소속 앤디 오글스 테네시주 하원의원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임신부의 입국을 금지하는 ‘앵커스 어웨이’(Anchors Away)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글스 의원은 “대법원이 미국을 배신했다”고 성토했다. 이에 케이티 오코너 전미여성법률센터 연방 낙태정책 담당 선임이사는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임신부 입국 금지에 대해 “임신 정보를 연방정부 등에 제출해야 할 수 있다”며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 휘발유 동난 세계 최대 원유국… 중장비 대신 맨손으로 잔해 파헤쳐

    휘발유 동난 세계 최대 원유국… 중장비 대신 맨손으로 잔해 파헤쳐

    공무원은 현장서 귀중품 훔치고부실 공공주택 모래성처럼 폭삭의료진 “실제 사망자 3배 넘을 것”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가 휘발유 부족으로 중장비 대신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고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진 발생 일주일째를 맞은 베네수엘라 현지의 구조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기 위해서는 굴착기 등 중장비가 동원되어야 하지만, 연료 부족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대원과 주민들은 곡괭이와 삽,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며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이 약 3030억 배럴로 세계 1위이지만, 정치적 불안과 경제난이 계속되며 인프라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원유 생산량은 크게 부족하다. 대부분 정제가 까다로운 초중질유라는 특성과 과거 국유화 조치도 생산량 급감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좌파 대중영합주의와 강경한 반미주의가 결합한 ‘차비스모’ 집권 기간 지어진 부실한 공공주택이 이번 지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부터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무상 공급한 71~82㎡ 면적의 서민주택 526만채가 베네수엘라 전역에 건설됐는데, 특히 193채가 있던 차베스 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정부의 무능한 재난 대응에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한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마주한 한 주민은 “꺼지라”고 야유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피해 잔해 속에서 귀중품을 훔친 공무원 4명이 체포되며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피해 발표에 미온적임에도 이날 기준 전날보다 352명 증가한 2295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영안실에서 하루 약 400구의 시신을 처리하는 의료진은 “실제 사망자 수는 3배 이상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일주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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