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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샘 해밍턴 눈물 고백 “아버지가 동성애자였다”

    샘 해밍턴 눈물 고백 “아버지가 동성애자였다”

    방송인 샘 해밍턴이 가슴 아픈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9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샘 해밍턴이 출연해 남몰래 숨겨온 가족사를 고백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샘 해밍턴은 “어렸을 적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면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께서 부모님의 이혼 사유를 알려주셨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샘 해밍턴은 “어머니께서 아버지와 이혼한 이유가 아버지가 동성애자라서 이혼을 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그 때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나를 낳지 말지’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샘 해밍턴은 학창시절에 아버지에게 느낀 배신감과 분노를 담은 편지를 보낸 사연도 털어놓았다. 샘 해밍턴은 “어린 마음에 학교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면서 “(아버지 때문에)나도 동성애자가 아닌가 헷갈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샘 해밍턴은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동성애자라는 것이) 바꿀 수 없는 힘든 부분이라는 걸 알았다”면서 “그 때 아버지를 미워한 것에 용서를 구하고 싶었는데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아버지는 다 이해해주셨다”고 말했다. 그 뒤 한국에서 지내던 샘 해밍턴은 아버지의 죽음을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돌아가셨다고 했다”면서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그 뒤 어머니와 나는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샘 해밍턴은 “부모님의 존재 자체로 정말 행복했다는 걸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샘 해밍턴의 눈물 어린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샘 해밍턴 방송에서는 항상 밝아서 눈물 어린 아픔이 있는 줄 몰랐다”, “샘 해밍턴 눈물 고백에 마음이 아프다”, “하기 힘든 눈물 고백이었을 텐데 샘 해밍턴 힘내면 좋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워킹맘’ 자녀 47% “능력있는 엄마 좋아”

    ’워킹맘’ 자녀의 거의 절반이 엄마가 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은 지난달 와이즈리서치와 함께 시내 초·중생 20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일하는 엄마’가 좋다는 학생이 46.8%(943명)로, 싫다고 응답(31.8%)한 학생보다 많았다고 8일 밝혔다. 일하는 엄마가 좋은 이유로는 ‘능력 있는 엄마가 좋아서’란 답변이 34.9%로 1위였고 그다음으로 공부 등 학교생활에 도움이 돼서(26.4%), 내 일에 간섭을 덜 해서(12.3%), 용돈을 많이 줘서(9.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하는 엄마가 싫은 이유로는 ‘집에 오면 엄마가 없어서’가 39.4%였고 나와 놀아줄 시간이 없어서(13.7%), 숙제 등 학교생활을 돌봐주지 않아서(13.2%) 등이 뒤를 이었다. 일하는 엄마에 대한 이미지와 관련해선 긍정적인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멋있어 보인다(36.6%)거나 고급스러워 보인다(35.2%)는 이유가 주류였다. 50.1%는 ‘나도 크면 일을 하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하는 엄마가 좋다고 응답한 학생 가운데 60%는 현재 자신의 어머니가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재 엄마가 전업주부인 학생 가운데 ‘앞으로 엄마가 일한다면’이라는 질문에는 28.4%가 찬성했으나 44.7%가 반대했다. 이중 초등학교 1학년의 59.5%는 반대라고 응답했지만, 중학교 3학년은 45.1%가 찬성해 아이가 클수록 엄마가 일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은 “일하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의 직업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여성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려면 공공보육제도와 근로시간 유연제 확대 같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한쪽 눈의 루키, 대타 출전해 PGA 첫 승

    한쪽 눈의 루키, 대타 출전해 PGA 첫 승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에게 줄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만들다 플라스틱 장난감 도구가 부러지며 튀어오른 파편이 그의 오른 눈을 찢었다. 열 바늘을 꿰맨 상처는 이내 아물었지만 각막이 심하게 손상됐다. ‘폐용성 약시’ 진단을 받은 그는 오른 눈의 시력을 거의 잃었다. 데릭 언스트(23·미국)는 두 눈의 시력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한쪽 눈’ 골퍼다. ‘몸이 백 냥이면 눈은 구십 냥’이란 옛말은 특히 그에게 절실하다. 양쪽 시력이 합쳐지는 ‘입체시(視)’가 불가능하다면 골퍼에겐 절망적이다. 그런데도 골프를 시작했다. 한쪽 눈으로만 보니 거리를 가늠하는 건 물론 몸의 균형을 잡는 것조차 서투를 법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언스트는 ‘불편함’을 ‘익숙함’으로 바꿔 놓았다. 언스트는 네바다주립대학 시절 기량이 절정에 이르러 두 차례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US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미국·유럽 아마추어 국가대항전인 파머컵과 US아마추어선수권에 출전했다. 그 뒤 마침내 꿈에만 그리던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다. 이동환(26·CJ)이 수석 합격했던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공동 17위로 통과한 뒤 올해 PGA 투어 조건부 출전권을 움켜쥐었다.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당히 PGA 투어에 뛰어들었지만 ‘루키’를 기다린 건 쓴잔뿐이었다. 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72·7442야드)에서 막을 내린 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 이전까지 그는 출전한 올 시즌 7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컷 탈락할 정도로 프로에 적응하지 못했다. 앞선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이번 대회 네 번째 대기 선수에 이름을 올린 그는 2부 투어가 열리는 조지아주 애선스로 향하다 “자리가 비었다”는 연락을 받고 허둥지둥 렌터카를 갈아타고 참가했다. 예정된 장소에 차를 반납하지 않으면 물게 될 추가 요금 1000달러를 아끼려 했던 것. 그러나 언스트는 데뷔 이후 여덟 번째인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공동 선두에 오르며 조심스레 기적의 조짐을 보이더니 이날 마지막 라운드도 공동 4위로 시작해 18번홀 극적인 버디로 연장에 들어간 뒤 악천후 속에 진행된 연장전에서 귀중한 파를 지켜내 우승까지 일궈 냈다. 다음 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 등이 한꺼번에 따라왔고, 페덱스컵 포인트는 196위에서 32위로 치솟았다. 1207위에 머물렀던 세계 랭킹도 123위로 1084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우승 상금은 120만 6000달러(약 13억 2000만원). 이전까지 번 돈은 2만 8255달러에 불과했다. 올 시즌 최연소 투어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돈은 돈일 뿐 잠시 왔다 사라질 테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여기서 뛸 수 있는 점은 정말로 내가 바란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골퍼 가운데 장애를 극복한 이로는 오른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는 막스 글라우어트(28·독일)가 유러피안프로골프(EPGA) 투어에서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가 290야드에 이르는 장타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고, 국내에서는 청각장애를 극복한 이승만(33)이 경력을 쌓고 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수도권대학 경쟁률 12.9대1 비수도권대학보다 2배 높아

    수도권대학 경쟁률 12.9대1 비수도권대학보다 2배 높아

    최근 3년간 대학입시에서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들의 경쟁률이 비수도권에 견줘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의 수도권대학 선호가 해마다 공고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 고교생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수도권 지역의 고교생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것 역시 수도권대 지원 쏠림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대학별 신입생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2012학년도 입시에서 수도권 소재 73개 대학의 평균경쟁률은 12.9대1이었다. 비수도권 대학 126개교의 평균 경쟁률은 6대1. 2011학년도 역시 수도권대 12.9대1, 비수도권대 6대1로 같았고, 2010학년도에는 수도권대가 경쟁률 10.9대1, 비수도권대는 5.1대1을 기록했다. 2012학년도 기준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에 위치한 38개교 경쟁률이 14.5대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경기 소재 31개교 평균 경쟁률 11.3대1, 인천 소재 4개교 평균 경쟁률 9.7대1 순이었다. 비수도권 가운데서는 충남이 7.8대1, 충북이 7.4대1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제주 3.2대1, 전남 4대1, 광주 4.6대1, 전북 4.6대1 등 순으로 지원 경쟁률이 낮았다. 대학별로는 2012학년도 입시에서 한양대가 33.1대1로 가장 높았고 서강대 30.1대1, 서울시립대 27.4대1, 성균관대 27대1, 건국대 23.9대1, 고려대 23.5대1, 중앙대 23.3대1 순이었다. 평균 경쟁률 20대1 이상인 대학은 모두 15개교로 대전에 위치한 을지대를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 소재 대학이었고, 특히 서울 지역이 11개교로 가장 많았다. 수도권 지역의 대입 경쟁률이 높은 것은 취업과 진로 등 여건이 좋은 이유 외에도 수도권 지역에 수험생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1990년 일반계고 학생의 지역별 비율은 서울 26.7%, 경기 8.8%, 인천 3.2% 등 수도권 38.7%에서 22년 만인 2012년 서울 18.3%, 경기 25%, 인천 5.4% 등 수도권 소계 48.7%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경기 지역 일반계고 학생수는 1990년 12만 9368명에서 2012년 39만 720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오종운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분당, 일산, 판교 등 신도시 개발로 인해 경기 지역 일반계고 학생 수가 약 20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전국 수험생 가운데 4분의1이 경기지역에 집중돼 있는 만큼 앞으로도 대입에서 수도권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프로배구] 러시앤캐시 초대 사령탑 김세진 前 해설위원 선임

    [프로배구] 러시앤캐시 초대 사령탑 김세진 前 해설위원 선임

    ‘월드스타’ 김세진(39) 전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남자 프로배구 러시앤캐시의 초대 사령탑을 맡는다. 6일 창단을 선언하는 제7구단 러시앤캐시는 3일 “창단 팀에 걸맞은 신선한 이미지의 사령탑을 찾던 중 김 해설위원을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였다. 1995년 삼성화재 창단 멤버로 입단해 신진식 홍익대 감독, 김상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과 함께 겨울리그 9연패 위업을 이뤘다. 국제무대에서도 화려했다. 한양대 1학년이던 1992년 태극마크를 단 이래 2004년까지 13년 동안 대표팀 부동의 라이트로 활약하며 한국배구의 위상을 높였다. 이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그는 1994년 월드리그에서는 197㎝의 큰 키를 이용한 타점 높은 스파이크로 최우수 공격상을 받아 ‘월드스타’ 별명을 얻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막연했던 내 꿈 ‘청진기’로 미리봐요”

    “막연했던 내 꿈 ‘청진기’로 미리봐요”

    교복을 입은 학생이 공원 바닥에 앉아 있는 노숙자를 연기한다. 능청스러운 말투에 표정까지 전문 연기자 못지않다. 사랑에 빠진 여대생부터 지나가는 행인까지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했던 학생들은 연기를 마친 뒤 머쓱한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깔깔 웃었다. 수업이 끝나자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천진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로 돌아갔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연기학원에서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중1 학생 9명이 생애 최초의 작은 무대에 서는 꿈을 이뤘다. 탤런트, 모델, 가수 등 저마다 꾸는 꿈은 달랐지만 학생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드라마 배우를 꿈꾸는 박정현(13)군은 “광개토대왕 같은 사극을 보면서 과거의 인물을 연기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면서 “아직 남들 앞에서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오늘 연기를 처음 배우게 돼 긴장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자치구가 운영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 ‘청진기’(청소년 진로직업 체험의 기적)에 참여한 서울 연희중학교 학생들은 이날 하루 교실을 벗어나 66곳의 일터에서 다양한 직업을 체험했다. 이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정한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연구학교 11곳의 하나다. 연기학원을 찾은 9명의 학생 외에도 연희중 1학년 307명은 카페, 건축연구소, 동물병원, 박물관 등에서 자신이 꿈꾸는 직업을 가진 멘토를 만났다. 학생들이 두 가지씩 적어 낸 장래 희망과 진로발달검사 결과를 고려해 선정된 일터 가운데는 대기업, 공공기관, 은행 등 기성 세대가 선호하는 직업 외에도 네일아트, 바리스타, 큐레이터 등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가 반영됐다. 청진기는 단순히 몇 시간 동안 직업을 체험해 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학생들은 지난 1일 사전 교육을 통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보고 멘토에게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고민했다. 직업체험을 마친 3일에는 직업체험을 통해 느낀 점, 해당 직업에 대해 가졌던 생각의 변화 등을 정리해 자신만의 직업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다. 이날 진로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그동안 막연히 꿈꿔 왔던 미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배우가 꿈인 박현영(13)양은 사랑에 빠진 새침한 여대생 연기를 선보인 뒤 “텔레비전에서 볼 때는 쉬워 보였는데 직접 해보니 많이 쑥스러웠다”면서 “앞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더 연습해야겠다”고 말했다. “아직 하고 싶은 게 없다”던 서숙희(13)양은 이날 연기수업을 받은 뒤 “진로검사에서 미술가나 연기자가 적합하다고 나왔을 땐 이해가 안 됐는데 막상 해보니 재밌다”면서 밝게 웃었다. 학생들의 멘토를 자처한 성우 홍시호(54)씨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면서 “내가 겪었던 고민과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미래를 꿈꾸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1)두산그룹, 청소년 사진 촬영 성장 프로그램 ‘시간여행자’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11)두산그룹, 청소년 사진 촬영 성장 프로그램 ‘시간여행자’

    “지난 40년 동안 총 75만장의 작품을 찍었는데 이 중 제 마음에 드는 사진은 단 10장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카메라 세상은 선택의 폭이 넓으니까 용기를 잃지 말고 다시 찍고 새로 도전하세요.” 지난여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에서 열린 ㈜두산의 ‘시간여행자’ 여름방학 캠프에서 사진작가 김중만씨가 사진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열정, 인생 경험담을 털어놨다. 크고 작은 상처 하나씩은 안고 사는 58명의 어린 학생들은 숨을 죽인 채 눈동자도 깜박이지 않고 김씨를 응시했다. 야무지게 다문 입술에서는 어떤 의지가 엿보일 정도다. 김씨가 “시간여행자를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하자 비로소 우렁찬 박수가 나오며 학생들의 표정이 해맑아졌다. 두산은 사진 촬영을 통해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돕는 시간여행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역사의식과 자연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장소에서 갑갑한 현실에 가로막힌 자신의 눈이 아닌 맑고 투명한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꿈을 키울 기회를 주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시간여행자’라는 이름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 예술적 자질을 지녔으나 가정 형편 탓에 꿈을 키우지 못하는 중학교 2학년생부터 고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한다. 8개 조로 나뉜 학생들은 5월부터 매주 한 차례씩 총 20회에 걸쳐 방과 후 3~4시간의 사진 교육을 받는다. 전문가로부터 사진 이론과 역사 등 4회에 걸친 이론교육을 받은 뒤 고궁과 박물관, 공원, 골목길, 쓰레기장 등지에서 16회에 걸쳐 실사를 한다. 2박 3일간의 지난 여름방학 캠프에서는 사진작가 김중만씨, 무용가 안은미씨, 신병주 건국대 교수 등이 멘토로 나섰다. 이를 통해 1기생 58명은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2주일 동안 120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처음에는 60명이 참여했으나 2명은 개인사정으로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9개월 교육과정의 모든 비용과 3000만원이 드는 전시회 비용은 모두 두산에서 책임진다. 120만원 상당의 디지털카메라는 어린 학생들로선 처음 받는 값비싼 선물이다. 1기생 박초롱(17)양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가난에 쪼들리지만 늘 밝고 명랑하다. 문화 예술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데 박물관이나 공연 관람은 말도 못 꺼낼 처지다. 그런 초롱이에게 카메라 렌즈는 또 다른 세상을 보게 해 준 눈이다. 초롱이는 교육을 마친 뒤 최광주 ㈜두산 사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시간여행자 프로그램을 꼭 계속 운영해 주세요. 저와 같은 처지의 다른 친구들에게도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조영만(17)군은 가난한 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중학교 입학 때부터 사진작가의 꿈을 잊은 적이 없다. 하지만 친구들의 휴대전화를 빌려 내장 카메라의 셔터만 눌러봤을 뿐이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배우고 익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도 없었다. 영만이는 올해 H미디어고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 김진호(16)군은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지만 늘 친구를 먼저 생각했다.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다가 불량배를 만나 곤욕을 치르는 경험을 했다. 모멸감을 느끼면서 친구가 상처를 입은 것이 큰 충격이었고 진호의 말수는 더 줄었다. 그러나 카메라 렌즈에 어두운 골목길이 포착되자 눈망울이 반짝였고 기분 나쁜 기억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시간여행자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나영 ㈜두산 관리본부 과장은 “청소년 자살률 1등 국가라는 참담한 현실에서는 자칫 눈에 삐뚤어진 세상만 보일 수 있지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다시 보면 예술의 세계가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 착안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더욱 보람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학폭 징후 살피는 ‘정서 검사’는 되레 줄였다

    교육부가 지난해 학교폭력 근절대책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실시했던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대상 학생 수를 대폭 줄였다. 전수조사 시행 1년 만에 선별조사로 선회하면서 검사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오는 13일부터 전국의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210만 명을 대상으로 2013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검사 결과 우울, 자살 생각, 학교폭력 징후 등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학생에게는 학교와 위(Wee) 센터, 병·의원 등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 및 치료를 지원한다. 올해 조사대상 학생 수는 지난해의 668만 2320명에 비해 약 3분의1로 줄었다. 교육부는 자연스럽게 학교폭력 가·피해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생 정서행동 검사를 실시할 계획을 밝혔으나 시행 1년 만에 조사 대상 학년을 대폭 감축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조사의 신뢰성과 효용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은 상황에서 내용에 대한 보완 없이 조사 대상만 줄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경북 경산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교생 최모(15)군은 지난해 조사에서 1차 ‘관심군’으로 분류됐지만 2차에서 폭력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상담 등 지원을 받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수검사를 하면 학교에 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모든 학생에게 해마다 조사를 실시할 경우 검사 항목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역량 부족 자사고, 3년내 일반고 전환”

    “역량 부족 자사고, 3년내 일반고 전환”

    “학생 인권은 아이들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것을 줄이자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너무 가난해서 의식주에 제한받는 아이가 있는지, 학교폭력이나 체벌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현재 서울학생인권조례는 교사의 간섭에서 학생들이 해방되는 것이라고 편협하게 해석되고 있다.” 문용린(66) 서울시교육감이 설명한 학생인권 접근법이다. 학생인권과 교사들의 학생생활지도권은 대립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 교육감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친밀감을 높이고 자연스러운 생활지도가 가능하도록 등교 시간에 교사들이 교문 앞에 나가 아이들을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교문맞이’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 시절과 비교해 교육감으로 일하면서 가장 다른 점은. -교육감은 한마디로 해결사다. 교육부 장관이 법과 예산을 통해 큰 틀의 정책을 만들면 교육감은 그것을 직접 학교가 원하는 구체적인 방향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법과 제도를 만들고 재정이 따라온다 해도 실제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것은 아주 다르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 교육 현장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모두 다를 수도 있다. 현장에서 생기는 교육적인 요구를 해결해 주는 게 교육감의 일차적인 의무다. →일반고 슬럼화에 대한 우려가 많다. 고교 다양화 정책을 보완하면 일반고의 위기가 사라질까. -일부에서는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을 다시 일반고로 돌리면 일반고의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특목고와 자사고 등을 만든 것은 학생의 소질과 특성을 살려주기 위한 방편이었다.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일반고에 지금보다 더 다양한 맞춤식 교육과정을 집어넣어야 한다. 물론 서울 지역에 자사고가 25개로 지나치게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스스로 운영을 버거워하는 자사고도 있는 만큼 2~3년 안에 역량이 안 되는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과 확대에 대한 의견은. -섣불리 손대기보다 현재 어떻게 운영되는지 연구하고 있다. 혁신학교가 급속히 도입되면서 다수의 교사들에 의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오히려 교장, 교감이 배제되는 등 부작용도 나온다. 지난 3월부터 교육개발원에서 전문 연구진이 모여 혁신학교의 성과와 운영방안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새 학기부터 혁신학교 운영을 수정·보완해 새롭게 변화시킬 계획이다. →중학교 1학년 1학기에 집중 진로교육을 실시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는데. -1학년 1학기가 진로체험 및 집중교육의 최고 적기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학습 부담이 커지기 전에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미래와 진로를 꿈꿔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2학년에만 올라가도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교과학습이 집중적으로 시작돼 진로 교육의 효과가 반감된다.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실시하는 각 학교의 인프라나 지역 사정에 따라 운영 방식이나 효율성에 상당한 격차가 예상된다. -학교별 상황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 운영하도록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진로탐색 집중학년제 기본 매뉴얼에 따라 진로교육 과정과 체험학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장려하는 만큼 지역별 격차가 크지 않도록 모든 자치구에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를 설치해 체계적인 현장학습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에 대한 다른 교육청의 반응은 어떤가. -시범학교에서는 중간고사 기간에 직업체험이나 행복진로캠프 등이 진행되고 있다. 멘토 1명당 학생 2~5명이 짝을 지어 직업 관찰, 인터뷰, 업무체험을 한다. 중소기업과 연계해 새로운 직업세계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직업 성숙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직업세계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는 반응이 많다. 지필평가를 보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문제라고 본다. 시험을 위한 학습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데 필요한 학습을 하도록 하는 교육으로 패턴을 바꿔야 한다. 다른 교육청에서도 상당한 호기심을 가지고 서울의 진로교육 사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집중이수제의 폐해가 심각하다. 현장의 목소리는 어떤가. -현재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현장의 집중이수제 폐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교육부와 협의해 집중이수제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과목별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옳다고 본다. 예를 들어 중학교 도덕 과목의 경우 학생들의 인성 형성 과정에 맞춰 3년 동안 단계적으로 배워야 하는데 한 학기에 몰아서 한 권을 다 배우고 ‘도덕을 다 배웠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대안은.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가는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교육 자치를 하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직선제를 유지해야 한다. 교육감 직선제의 위기를 불러오는 것은 사실 선거비용 문제다. 서울의 경우 38억원까지 선거비용을 쓸 수 있는데 그것을 후보 개인에게 전적으로 떠맡긴다. 부작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거 공영제를 확대해야 한다. 대담 박현갑 사회부장 정리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입학이 취업, 학비는 무료…경찰대·사관학교 잡아라

    입학이 취업, 학비는 무료…경찰대·사관학교 잡아라

    청년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졸업 후 진로가 보장되는 경찰대와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장래가 어느 정도 보장될 뿐 아니라 학비가 4년 전액 무료라는 장점 때문에 해마다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상위권 수험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경찰대 입시 경쟁률은 2010학년도 56.8대1(여성 111.0대1), 2011학년도 63.2대1(125.9대1), 2012학년도 63.5대1(122.6대1), 2013학년도 63.7대1(142.2대1)로 해마다 상승세를 이어왔다. 경쟁률이 높기는 사관학교도 마찬가지다. 2013학년도의 경우 육군사관학교 22.1대1, 해군사관학교 27.2대1, 공군사관학교 25.7대1, 국군간호사관학교 38.3대1 등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에 비해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경찰대 및 사관학교 지원이 유리한 것은 4년제 일반 대학과 달리 수시 및 정시 모집에서 복수지원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시에 합격하더라도 진학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입학원서 접수 역시 일반대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작일인 9월 4일보다 2~3개월 앞서 진행되기 때문에 준비하는 데 큰 부담이 없다. 2014학년도 경찰대의 입학원서 접수 기간은 6월 24일~7월 3일, 사관학교는 6월 24일~7월 7일이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섣불리 지원하는 데는 부담도 따른다. 수능시험과 출제 유형이 비슷한 학과 시험을 치르기 때문이다. 8월 3일에 실시되는 경찰대 1차 학과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 3개 영역으로 고교 교과과정에 기초해 출제되며 총점 순으로 모집 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2차에서는 면접시험과 체력검사, 적성검사, 신체검사를 치른다. 최종적으로 1차 성적(200점)과 2차 성적(150점), 수능성적(500점), 학생부(150점)를 합산해 선발한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개 영역을 A형은 120점, B형은 150점을 반영해 총 500점 만점으로 계산한다. 사관학교는 1차 시험에서 수능 형식으로 A형과 B형으로 나눠 출제한다. 문과는 국어 B형, 수학 A형, 영어 B형을 보고 이과는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B형을 반영한다. 출제범위는 수능 범위와 동일하다. 육사는 1차 시험 점수를 최종 점수에 포함해 선발하는 반면 해사·공사는 상위권 성적의 수험생부터 등급별로 가산점을 최대 20점까지 반영한다. 경찰대와 사관학교는 지원자의 나이를 제한한다. 지원자격도 까다로운 편이다. 사관학교의 올해 지원자격은 ‘1993년 3월 2일(국군간호사관학교는 1992년 3월 2일)부터 1997년 3월 1일 사이에 출생한 대한민국 국적을 미혼 남녀로서 군인사법에 의한 결격 사유가 없을 것’이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내년 읍면·도서 고교생 무상교육… 도시 학생엔 무료 교과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고교 전면 무상교육’ 실현의 근거를 위한 법제화 작업이 시작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에는 읍면·도서 지역에서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도시 지역 고등학생은 교과서를 무상으로 지급받게 된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은 2017년 완전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고등학교의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비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교육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로, 새 정부 국정과제인 고교 무상교육의 법적 근거가 된다.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서는 민주통합당 등 야권도 이의가 없어 법안 도입은 순조로울 전망이다. 교육부는 개정안에 맞춰 내년부터 읍면·도서 지역에 무상교육을 도입하고 도시 지역에는 교과서 구입비를 먼저 지원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도시 지역 학생들에 대해서는 1인당 8만~9만원 수준의 교과서 구입비가 책정된다. 지원 방식은 국비로 지원할 경우 선지원,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할 경우엔 후지원이 유력하다. 학비 지원 대상 저소득층의 경우 현행 최저생계비의 130% 가구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2015년 도시 지역 고교 1학년, 2016년 고교 2학년, 2017년 고교 3학년으로 무상교육을 순차적으로 지원해 2017년에는 완전 무상교육을 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의 단계별 실현을 위해 필요한 재원 규모를 내년 5524억원, 완전 무상교육이 시행되는 2017년에는 2조 6925억원으로 추산했다. 4년간 모두 6조 6224억원이 소요되지만 기존 저소득 계층과 공무원 자녀에게 지원되고 있는 학비 예산을 차감하면 추가 소요 재원은 4조 2183억원 수준이다. 김 의원은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읍면·도서 벽지 학생 25만여명을 비롯해 전국 180만여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아 고교 교육과정에서 지출하는 개인당 연간 170여만원의 공교육비 부담을 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골대 앞 세워놓고 맞히는 신종 학폭 ‘살인축구’땐…”

    몰래 공을 빼내 축구를 하던 중학교 1학년생 A군은 선생님에게 축구공을 압수 당하고 혼나자 공 당번을 맡은 B군을 한적한 곳으로 불러냈다. A군은 6명의 친구들과 B군을 둘러싸고 욕설과 협박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골대 앞에 B군을 세워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1.5~2m 거리에서 공을 차 B군의 머리와 허리 등을 맞히는 게임을 했다. 신종 학교폭력 사례 중 하나인 일명 ‘살인축구’다.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지자 직접적인 신체적 폭행보다는 놀이나 운동을 가장한 공동 폭행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해 학생들은 “그냥 재미 삼아 한 게임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가정법원(법원장 박홍우)이 25일 그 해법을 제시했다. 서울시교육청과 공동 실시한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를 위한 학교장 연수’에서다. 가정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의 서울 시내 초·중·고 교장이 참석, 화해권고 등에 대해 강연을 들었다. ‘화해권고 제도’ 강의는 박수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연구원이 맡았다. 박 연구원은 위와 같은 사례에 대해 응보적 개념의 단순 처벌보다는 회복적 사법의 한 방편으로 화해 권고제도를 적극 이용할 것을 주문했다. 회복적 사법은 처벌보다는 ‘관계 유지’에 중점을 두고 양 당사자의 공동 해결책을 도모하는 개념이다. 해당 사건의 경우 실제로 가해 학생은 물론, 피해 학생 역시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았다. 진정한 사과와 친구들의 인정,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더 원했다. 이 사건은 가해 학생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다짐과 사과를 전하고 피해 학생이 이를 수용, 원만히 해결됐다. 이날 연수에서는 또 ‘통고제도’에 대한 강연도 이어졌다. 통고제도란 보호자나 학교장, 보호관찰소장 등이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년보호 사건을 법원에 접수하는 절차다. 가해 학생에게 수사 부담을 주거나 전과기록을 남기지 않으며 신속하게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가정법원은 ‘법의 날’ 주간을 맞아 오는 29일에는 학부모와 중·고교생을 상대로도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초청 강연을 열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부)⑩ 고졸 김대영군의 현대중공업 취업 성공기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부)⑩ 고졸 김대영군의 현대중공업 취업 성공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저는 현대중공업의 신입사원 교육을 마치고 당당한 직원으로서 행복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 언젠가는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마음먹고 그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학교에서 대신 입사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담임 선생님이 제 이름을 호명했을 때 처음에는 멍했습니다. 서울의 유수 대학을 나오고도 입사하기 어려운 대기업에 고졸자인 내가 합격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낙방한 친구들이 눈에 들어왔고 괜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졌습니다. 서로 끌어안고 한참 울었습니다. 부모님은 “정말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씀을 계속하셨습니다….’(김대영군의 수기 ‘성실함으로 만든 나의 직장’ 중에서) 2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신입사원 김대영(19)군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수석졸업과 대기업 입사의 꿈을 이룬 장한 젊은이다.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고 틈틈이 자원봉사도 하면서 12년 개근상을 받았고, 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이식을 마다하지 않은 효자다. 그는 지난 2월 현대중공업의 ‘제1회 고졸취업 감동수기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김군이 걸어온 길은 결코 호락호락한 여정이 아니었다. 김군의 아버지는 그가 8살 때부터 간암, 위암, 설암 등을 앓으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 때문에 가정 형편은 늘 궁핍했다. 하지만 김군은 병석의 아버지가 “성실하게 살면 밥은 굶지 않는다”, 등굣길을 배웅하던 어머니가 “아파도 학교에 가서 쓰러져라”라고 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애를 썼다. 김군은 초·중·고교를 모두 개근했고, 이를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 실제로 그랬다. 열심히 하면 길은 있는 법. 첫 번째 길을 열어준 것은 현대공업고등학교 입학이었다. 김군은 “지진이 일어난 땅에도 샘은 솟고 폭풍이 지나간 들에도 꽃은 핀다”라고 격려해 주는 1학년 담임교사 덕분에 ‘나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늘 믿었다. 학과 1등으로 2학년에 진학하면서 그는 명문대 진학을 꿈꿨다. 내신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내 기능대회에서 대상(CNC선반 부문)을 받았고,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인 ‘울산 보리수마을’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봉사활동에 참가했지만 그 이상으로 깨달은 점이 많았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자 학교 재단인 현대중공업의 장학금 혜택이 주어졌다. 이를 통해 진학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었다. 학과별 1, 2등 학생에게는 장학금으로 수업료 전액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암 초기인 아버지가 간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고교 2학년인 김군이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장남으로서 가족을 위해 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늘 힘들고 피곤한 하루지만 이를 꽉 깨물었다. 다행히 아버지는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했고, 김군의 목표도 뚜렷해졌다. 그해 여성가족부가 수여하는 ‘대한민국 장한 청소년 표창’도 받았다. 이후 길을 열어준 것은 현대중공업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고3 때, 국가정책 차원에서 고졸 채용이 확대되면서 현대중공업은 고졸자 전형 중 현대공고에 대해서는 우선 채용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김군은 현대공고에서 수석졸업을 하자 학교 재단인 현대중공업에서 자신을 신입사원으로 그냥 데려갈 것이라고 잠깐 기대를 했단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1등의 학교 성적과 5개나 되는 국가공인자격증, 학교장 추천서를 모두 갖췄지만, 그의 경쟁 상대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특성화고교, 마이스터고교 출신들이었기 때문이다. 김군은 두 배수를 뽑는 1차 합격자 명단에 자신이 포함되자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2차 전형인 1개월 현장실습은 그를 다시 얼어붙게 만들었다. 새벽 5시면 일어나 현대중공업으로 출근하면서 어제 배운 것을 다시 외우고, 오늘은 어떤 선배에게 무엇을 물을지 미리 생각했다. 함께 경쟁하던 동료들이 떨어져 실망하는 모습을 보았고, 3차 인성검사와 최종 면접까지 통과하자 앞으로 ‘울산의 터줏대감’이 되자고 결심했다. 현대공고 동급생 20여명이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김군은 최종 합격자 통보를 받고 실습현장에서 만났던 현대중공업 선배들 모두에게 일일이 전화했다. “형님, 저 합격했어요.”, “그래 잘했다. 앞으로 우리 잘 해보자.” 현대공고에서 3년간 김군의 담임을 맡았던 백성화(53) 교사는 “26년간 교직생활에서 만난 학생들 가운데 가장 성실하고 어떤 낙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가는 학생이었다”면서 “수학을 특별히 더 잘했고, 운동에도 열심이며 예의도 바르고… 정말 빠진 게 하나도 없는 인상 깊은 제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의 ‘교육나눔’이 또 한 명의 국가 인재를 바르게 이끌고 있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암투병, 어떤 시련도 이길 자신감 갖게 했죠”

    “끝이 보이지 않던 투병 생활을 버티도록 도운 게 바로 공부였습니다. 가족은 물론이죠. 이전엔 책 읽기를 지겹게 여겼거든요.” 서울시 시민상 소년상 대상 수상자로 뽑힌 남은채(18·백암고 3년)양은 23일 이렇게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남양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08년부터 2년에 걸쳐 림프종(혈액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더불어 사이버 민간외교사절단인 ‘반크’와 양로원 봉사 활동까지 하고 있다. 남양은 “특히 한비야 여행가의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이란 책을 읽고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야겠다는 마음을 다졌다”고 되돌아봤다. 남양은 “이후 국제기구에 종사하며 경제를 통해 세계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양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약 네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공부를 더 잘했을 텐데 안타깝다’고 하지만 오히려 큰 어려움을 겪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친구들은 거치지 않은 거대한 산을 넘으며 얻은 힘이야말로 어떤 시련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고 말을 끝맺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조폭 전락 야구 유망주, 누구 탓입니까

    조폭 전락 야구 유망주, 누구 탓입니까

    2006년 7월 화랑대기 고교 야구대회가 열린 부산 구덕야구장. 부산고와 전주고가 맞붙었다. 부산고의 마운드는 3학년 위대한이 지켰다. 위대한은 6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4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틀어막았고, 부산고는 9대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위대한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전국대회 4경기(28이닝)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까지 위대한에게 관심을 가졌다. 정규 고교 과정을 따랐다면 2003년 부산고에 입학한 위대한은 2006년 2월 졸업해 대학이나 프로 야구에 진출했어야 했다. 하지만 위대한에게는 촉망받는 유망주의 이면에 어릴 적부터 길든 못된 행동과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일찌감치 동네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강도, 절도 행각을 벌였다. 1학년 때 이미 법정에 섰다. 1심 법원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부장판사는 “선동열을 능가하는 훌륭한 야구선수가 돼 그동안의 은혜와 빚을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훈계하며 실형 대신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하지만 범행은 반복됐고 결국 구속돼 1년 6개월여를 소년 감호시설에서 보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위대한은 어두운 과거와 절연하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 나갔다. 끊임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다시 정상급 기량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전과기록을 본 프로 구단들은 그의 입단을 꺼렸다. 천신만고 끝에 2007년 그의 자질을 높게 평가한 당시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의 눈에 들었다. 폭력과 범죄로 얼룩진 청소년기를 마감하고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SK 입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어두웠던 과거가 인터넷에서 다시 살아났다. 위대한의 미니 홈페이지는 욕설로 넘쳐났다. SK 구단 홈페이지에도 위대한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예전에 했던 실수가 너무 후회되고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옛날 일은 다 반성하고 야구만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저를 밉게 보는 분들이 많아 괴롭습니다. 이제부터 새로운 야구 선수 위대한으로 봐주십사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위대한은 사과를 했지만 성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그는 1군 무대를 밟아 보지도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났고 그해 8월 군에 입대했다. 부푼 마음으로 SK에 입단한 지 4개월 만이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그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부산지검이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된 부산 지역 폭력조직 ‘신20세기파’를 소탕할 때 그는 자수를 했다. 군 제대 후 방황하는 위대한에게 손을 내밀어 유혹한 곳이 신20세기파였다. 키 185㎝, 체중 100㎏의 건장한 체구에 운동으로 단련된 위대한은 주먹 세계에서도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것이다. 법원은 26세의 성인이 된 그에게 더 이상 미래를 준비하라며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그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 등에서는 아직도 야구 유망주에서 조폭으로 전락한 위대한을 두고 “철없는 시절의 죗값을 다 치른 청년의 꿈을 과도한 비난으로 꺾어 더 큰 범죄자를 만들었다”는 지적과 “죗값을 치렀다고 해도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프로무대에 서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등이 맞서고 있다. 위대한은 오는 6월 만기 출소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수시 ‘학생부 중심 전형’ 공략하기

    수시 ‘학생부 중심 전형’ 공략하기

    교육당국이 3000개 이상의 복잡한 대학입시 전형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중심 전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2014학년도 수시 학생부 중심 전형의 특징을 통해 성공적인 내신 관리법과 학생부 전형 공략법을 알아보자. ① 학생부 100% vs 학생부+면접+서류 등 반영방법 다양 교과성적 우수자를 뽑기 위해 만들어진 학생부 중심 전형은 대체로 학생부 내신 성적을 100%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출결이나 봉사활동 등 비교과 성적을 일부 반영하기도 한다. 경희대 1단계의 ‘학교생활충실자’, 중앙대의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은 대표적으로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을 100% 반영하는 전형이다. 두 전형 모두 입학사정관 전형에 해당돼 학생부 외에 면접이나 기타 서류도 최종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학생부 성적이 우수하지 못하면 1단계 통과를 하지 못해 다음 단계 평가를 받을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② 학년별·과목별 반영 비율 달라 학생부 세부반영방법 체크 필요 같은 학생부 중심 전형 중에서도 어떤 과목, 어떤 학년의 성적을 더 많이 반영하느냐에 따라 수험생마다 유불리가 달라진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지원자 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지원하려는 대학의 학생부 산출 방법을 비교해 가장 유리한 반영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 주요 대학에서는 인문계는 국어·수학·영어·사회, 자연계는 국어·수학·영어·과학 교과를 반영한다. 그러나 교육대 등과 같이 전 과목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또 학년별 성적에 가중치를 둬 산출 점수가 달라지는 경우도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학년별 가중치를 지정하지 않고 있으나 건국대의 경우 1학년 20%, 2·3학년 80%를 반영한다. ③바뀐 수능 불안감으로 학생부 성적 크게 오를 듯 학생부 중심 전형은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몰리기 때문에 주요대의 경우 합격선이 내신 1.5등급 내외를 유지하는 등 매우 높은 커트라인을 형성한다. 특히 올해 입시에서는 수능 개편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수시모집 지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 학생부 전형을 노리는 학생은 이번 중간고사부터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관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해야 한다.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내신에 치중하다 수능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는 인원이 60%를 밑도는 경우도 있는 만큼 학생부 성적 우수자라고 하더라도 수능준비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입·출국부터 실생활까지… 웰컴! ‘성동 영어하우스’

    입·출국부터 실생활까지… 웰컴! ‘성동 영어하우스’

    영어마을과 다른 형태의 미국 홈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문을 열었다. 성동구는 용답동에 기숙형 영어체험 공간인 ‘성동 글로벌 영어하우스’를 전국 자치단체 중에는 처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영어하우스는 용답동의 단독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것으로 연면적 255.18㎡,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졌다. 구는 지난 2월부터 시범운영을 해오다 이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으며, 인근에 글로벌 영어하우스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글로벌 영어하우스는 매기당 8명씩 3주 단위로 운영되는데 원어민 강사 2명과 시설관리 직원 2명이 상주하며 학생들의 영어공부를 돕고 있다. 프로그램은 미국을 방문해 홈스테이하는 것과 똑같이 입국부터 출국까지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공항, 은행, 카페 등으로 구성된 팝업공간에서 다양한 역할극을 통해 실생활 영어를 습득할 수 있다. 특히 미국 현지 화상 면접을 통해 선발된 외국인 부부 강사가 영어하우스에 함께 거주하며 학생들은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외국인 강사와 함께 식사하고 생활한다. 이 과정에서 영어와 함께 글로벌 매너도 습득하게 된다. 강좌별로 외국인 강사가 학생을 기다리는 공급자 방식의 수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강사와의 긴밀한 유대감도 형성할 수 있다. 또 과학·스포츠·음악·쿠킹 체험 등과 함께 하루하루의 작은 스토리로 연결되며, 매일 저녁에는 그날 배운 것을 일기로 쓰도록해 영어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했다. 3주간의 시설 이용료는 22만 5000원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자, 한부모가정 자녀 등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구는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인근 공원 등 주변 환경을 쾌적하게 정비하고 참가학생들이 안전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고재득 구청장은 “글로벌 영어하우스는 학생들에게 영어말하기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함으로써 지역 인재가 글로벌 리더로 변화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영어 교육 모델”이라며 “해외연수 대안들 중 하나로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얼마나 못 먹길래… 보육시설 아동 키 13㎝ 더 작아

    얼마나 못 먹길래… 보육시설 아동 키 13㎝ 더 작아

    서울의 보육시설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유철이는 토요일, 일요일이 싫다. 학교에서 밥을 먹는 주중과 달리 하루 세 끼를 모두 보육원에서 때워야 하기 때문이다. 영양가 있는 반찬이 비교적 푸짐한 학교 급식에 비해 보육원 식사는 반찬 재료나 가짓가 너무 빈약하다고 유철이는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아이의 키는 130㎝ 정도로 또래 평균보다 10㎝가량 작다. 유철이는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것도 그런데 몸집까지 작으니 더 위축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달 초 한국아동복지협회, 임종한 인하대 교수팀, 이정은 숙명여대 교수팀과 함께 생활시설 아동들의 키와 몸무게에 대해 조사한 결과 키는 또래에 비해 최대 13㎝ 작고 몸무게는 최대 13㎏ 가벼웠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경북 지역 보육원 3곳의 초·중·고 학생 10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설에 사는 초등학생의 키는 5학년 남학생을 제외하고는 남녀 모두 평균보다 작았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 시설 여학생의 평균키는 124.7㎝로 또래 평균(138.5㎝)보다 13.8㎝나 작았다. 사정은 중·고생 역시 같았다. 시설 남학생의 키는 중학교 1학년 153.1㎝, 중학교 2학년 158.5㎝로 평균보다 각각 5.1㎝, 5.8㎝ 작았다. 고교 2학년 시설 남학생은 또래 평균키보다 4.9㎝ 작았다. 시설 아동들은 몸무게도 또래와 차이가 컸다. 시설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은 44.5㎏으로 또래 평균인 57.6㎏과 비교해 13.1㎏이나 덜 나갔다. 초등학생 중 1학년 여학생과 5학년 남학생을 제외한 시설의 남녀 학생 체중이 평균보다 낮았고 차이는 0.3∼8.6㎏였다.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시설 아동에게 지급하는 한 끼 식비는 1520원에 불과한데 이 돈으로는 성장기에 맞춰 영양가 있는 식단을 짜기 어렵다”면서 “3000~3500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에 있는 청소년은 정서 상태도 또래보다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의 초등학생 가운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의심되는 비율은 32.7%로 전국 평균(13.5%)의 두 배 이상이었다. 최근 1년간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시설 중학생이 15.4%로 일반 평균(6.7%)보다 높았다. 가출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는 중·고교생 비율도 각각 15.4%, 15.2%로 일반 중·고생 평균(11.6%, 9.2%)을 웃돌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성악에는 천재가 없다, 노력만 있을 뿐… 왕의 감정에 오롯이 녹아들도록 최선”

    “성악에는 천재가 없다, 노력만 있을 뿐… 왕의 감정에 오롯이 녹아들도록 최선”

    아버지(필리포·베이스)가 아들(돈 카를로·테너)의 정혼녀(엘리자베타·소프라노)를 정략적 이유에서 왕비로 맞아들인다. 사랑했던 여인을 ‘어머니’로 부르게 된 아들은 고통과 모멸감을 견디지 못한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경계하면서 왕가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는 16세기 스페인 왕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비극적 가족관계의 이면에 절대 권력자의 고독, 정치적 이상의 좌절, 중앙정부와 식민지의 갈등, 왕권과 교황권의 반목 등을 버무려낸 심리 드라마다. 주요 배역만 8명, 9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80여명의 합창단까지 필요하다. 200명에 육박하는 출연진과 3시간 40분의 공연시간 탓에 좀처럼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대작 ‘돈 카를로’를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25~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에서 스포트라이트는 테너와 소프라노의 몫. 하지만 ‘돈 카를로’는 베이스(필리포왕)가 주인공이다. 베르디의 ‘아틸라’ ‘오베르토’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여인’ 등 베이스가 주역인 오페라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필리포 왕이 로드리고(바리톤), 종교재판장(베이스)과 각각 펼치는 이중창 등 다른 오페라에서 볼 수 없는 조합의 중창은 ‘돈 카를로’의 매력이다. 국립오페라단의 선택은 자못 흥미롭다. 1980년대 초반부터 이탈리아와 독일의 오페라 극장을 휘저었던 세계적인 베이스 강병운(65) 서울대 교수와 유럽무대에서 막 도약을 시작한 임채준(31)을 필리포 왕에 더블캐스팅한 것. 강 교수는 필리포 왕만 200번을 소화한 반면 임채준은 처음이다. 부담이 클 텐데 임채준은 짐짓 여유가 있었다. 그는 “또래면 붙어 보자는 마음도 있을 텐데 경쟁할 수준이 아니지 않나. 곁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많이 배운다. 가끔 ‘잘한다’, ‘젊을 때 내 모습 보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데 큰 힘이 된다”며 웃었다. 그의 고민은 배역 자체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제안을 받았을 때 고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2박3일을 고민했다. 이탈리아에서 필리포 왕은 내 또래가 할 역할이 아니다. 최소 마흔은 넘어야 하고, 환갑 넘은 대가들도 많이 한다. 분노를 내지르는 게 아니라 꾹꾹 참고 누르면서 눈빛으로 표현해야 한다. 눈물을 보일 듯 말듯 은근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숙제다. 어떻게 왕의 감정에 오롯이 녹아들지 관건이다. 관객들이 내 나이를 의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오페라 무대 주역 데뷔인 터라 그의 이름은 아직 낯설다. 대구 대륜고를 다닐 때만 해도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1학년 때 경북예고로 전학을 갔지만, 국악 작곡을 전공했다. 수학능력시험 점수를 조금만 올려도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겠다는 심산이었다. 성악 전공 친구들이 흥얼대는 걸 흉내 내다가 2학년이 돼서 진로를 틀었다. 영남대를 졸업한 이듬해 중앙콩쿠르 성악부문 1등을 하면서 비로소 주목을 받았다. “선배들은 내가 1등을 하면, 누구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군대나 가라고 했다. 오기가 생겨 덤볐다. 물론 병역을 해결해야겠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며 웃었다. 2007년 세계적 오페라극장 라스칼라에서 운영하는 라스칼라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면접을 볼 때만 해도 이탈리아어는커녕 영어도 더듬댔다. 심사위원이 어떤 레퍼토리를 잘 부르냐고 물었는데 이해를 못 하고 ‘이지’(easy)만 반복했다. 자신만만해 보여서 합격시켜 줬는지도 모르겠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2010년 밀라노의 베르디 국립음악원에 입학했다.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 3위 등 그간 쌓아올린 입상 경력 덕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오페라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2011~2012시즌에는 스페인 발렌시아 극장에서 지휘자 주빈 메타와 ‘돈 조반니’를 공연했다. 올해 라스칼라에서 ‘가면무도회’를 공연한다. 그는 “성악에는 천재가 없는 것 같다. 노력해야 한다. 특히 베이스는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없다. 사회로 치면 허드렛일부터 시작, 차곡차곡 밟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 갖춰져야 한다. 발성에서는 성숙하고 깊이 있는 소리를 내고 싶다. 연기도 무르익어야 한다. ‘발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감정이 우러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사나이의 꿈이 궁금했다. “테너는 3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전성기인 반면, 베이스는 50살 전후 전성기가 온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라스칼라에서 ‘돈 카를로’의 필리포 역을 메인 캐스팅으로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20일 장애인의 날… 하반신 마비 8살 수민이의 일기

    20일 장애인의 날… 하반신 마비 8살 수민이의 일기

    20일은 33회 장애인의 날이다. 초등학교 1학년 수민(가명)이는 태어나면서 소아암에 걸려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중증 장애인이다. 활동보조인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어른스러운 수민양의 일상을 통해 장애복지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안녕하세요. 전 서울 강동구 A초등학교 1학년 수민(가명)입니다. 올해 8살이 됐죠. 태어나자마자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소아암 진단을 받았고 15번의 항암치료 끝에 완치됐죠. 하지만 암세포가 척추를 눌렀던 후유증으로 걸을 수 없어요. 전 4살 때부터 학교에 가는 게 꿈이었어요. 친구들이 뛰어노는 시간에 전 책을 읽고 시도 쓰면서 초등학생이 되기를 기다렸죠. 학교에 가면 교실에서 선생님한테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으니까요. 엄마는 절 평범한 애들이랑 한 반에 넣으셨어요. 특수반은 머리가 아픈 친구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서 공부는 잘 안 배우거든요. 저도 몸은 불편하지만 공부는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입학하고서는 이모(활동보조인)와 함께 학교에 다녔어요.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서 나라에서는 사람을 보내 주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라는 걸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저 같은 ‘2급 장애인’도 지원해 주거든요. 지난해엔 하루 종일 누워 있는 1급 장애인들만 도와줬는데 돈이 많이 남았대요. (지난해 지원제도 예산은 800억원이 남아 올해로 이월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장애인 24시간 돌봄서비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모는 참 고마운 분이셨어요. 친구들이 뛰어다니는데 혹시 제 휠체어가 넘어질까 봐 잡아 주기도 하고 하루에 두 번씩 제 도뇨(소변을 기구로 뽑아내는 일)도 꼬박꼬박 도와주셨죠. 떨어진 지우개도 집어 주셨어요. 그런데 2주 있다가 휴가를 내셨어요. 절 들어서 옮기거나 휠체어를 미는 게 힘들어서 몸살이 나셨대요. 허리 보조기까지 하면 제가 30㎏이나 되거든요. 수업 시간 내내 저 같은 어린이들 사이에서 의자를 놓고 수업을 듣는 것도 부끄러우셨대요. 이틀 있다가 오신다던 이모는 다시 오지 않으셨어요. 이모부가 관두라고 하셨대요. 지금은 도뇨는 집에서 할머니가 와서 해 주시고요. 학교에선 친구들 방해 안 되게 무조건 조용히 있어요. 제가 넘어지면 담임 선생님이 불편하시잖아요. 엄마는 한달째 전화통을 붙잡고 계세요. 복지관이랑 서울시랑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이제 엄마랑 제 이름을 척 아실 정도죠. 저처럼 학교에 다니는 애들이나 많이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은 활동보조인 구하기가 힘들대요. 그분들이 거의 다 엄마보다 나이가 많아서 힘든 일은 잘 못 하신대요. 전 복잡해서 잘 모르겠는데 엄마가 이렇게 전해 달래요. “활동보조인의 업무 강도를 감안하지 않고 지금처럼 장애 정도에 따라 월 사용 시간만 정해 주면 수민이 같은 중증 지체장애인들은 계속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고요. 나라에서 전 한달에 72시간짜리 서비스 대상이라고 정해 줬거든요. 그런데 이모들은 한달 내내 한 사람만 보고 싶어 한대요. 제가 생각해도 차비도 안 주니까 직장이 하나인 게 좋을 거 같아요. 엄마가 또 한숨을 쉽니다. ‘저 장애인 처지가 딱하니 네 몸이 망가지더라도 좀 돌봐 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요. 시간이 아니라 제가 얼마나 학교에 잘 다니고 싶고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지를 재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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