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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검찰 “법정 최고형 구형할 것”…끓는 물 붓고 휘발유로 시신 훼손, 끔찍했던 당시 상황은?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검찰 “법정 최고형 구형할 것”…끓는 물 붓고 휘발유로 시신 훼손, 끔찍했던 당시 상황은?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검찰 “법정 최고형 구형할 것”…끓는 물 붓고 휘발유로 시신 훼손, 끔찍했던 당시 상황은? 지난 5월 경찰에 구속된 경남 김해 여고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또래 여중생들의 잔혹한 범행수법이 재판과정에서 알려져 주변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이들은 숨진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몸에 끓는 물을 붓는 것은 물론 휘발유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하고 나서 암매장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방검찰청은 지난 5월 여고 1학년 윤모(15)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살인·사체유기 등)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 등 여중생 3명과 윤양을 유인해 성매매를 시키고 시신 유기를 방조한 김모(24)씨를 구속기소했다. 이들과 공모한 이모(25), 허모(24)씨, 또 다른 양모(15)양 등 4명은 대전지방검찰청에서 구속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1심이 진행되면서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을 통해 이들의 충격적인 범죄행각이 드러났다. 4일 창원지검에 따르면 공소장에는 여중생 3명과 범행에 가담한 이씨 등의 잔혹한 범행이 담겨 있다. 이들은 지난 3월15일께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윤양이 김씨를 따라 가출하자 부산의 한 여관에서 함께 지내며 성매매를 강요해 받은 화대로 생활을 이어갔다. 윤양 아버지가 가출신고를 한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3월 29일 윤양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성매매 강요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다음날 윤양을 울산의 한 모텔로 다시 데려갔다. 이들은 윤양에게 다시 성매매를 시키다가 4월 4일 모텔 내 컴퓨터를 이용, 페이스북에 접속한 윤양을 자신들의 위치를 노출했다는 이유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씨 등 남성들은 윤양과 여학생들을 번갈아가며 1대 1 싸움을 시키고 구경하거나 윤양을 집단적으로 폭행했다. 냉면 그릇에 소주 2병을 부어 마시도록 하고 나서 윤양이 구토하면 토사물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윤양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하자 윤양의 팔에 수차례 끓는 물을 붓기도 했다. 윤양 몸 곳곳에 상처가 났는데도 ‘앉았다 일어서기’ 벌을 100회씩 시켰고 윤양이 집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때렸다. 그러다 4월 10일 윤양은 대구 한 모텔에 주차된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 웅크려 급성 심장정지로 숨졌다. 이들은 숨진 윤양의 시신을 유기하기로 하고 다음날 경남 창녕군 대지면의 한 야산으로 갔다. 남성들은 윤양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시신 얼굴에 뿌리고 불을 붙여 그을리게 하고 나서 시멘트를 반죽해 시신 위에 뿌리고 돌멩이와 흙으로 덮어 암매장했다. 윤양을 암매장한 남성들은 대전에서 양양에게 성매매를 시키려다가 성매수 남성이 양양이 ‘꽃뱀’이라고 의심하자 해당 남성을 살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창원구치소와 대전구치소에 각각 수감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집에서 나간 딸이 연락되질 않는다는 윤양 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 지난 5월2일 이들을 붙잡았다. 잔혹한 범행수법에 충격을 받은 피해자 윤양의 가족은 생업도 포기한 채 창원과 대전을 오가며 피고인들의 처벌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검 김영대 차장검사는 “범행수법이 잔혹해 이들에 대해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벌에 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해여고생 살인, 10대가 한 짓?

    김해여고생 살인, 10대가 한 짓?

    ‘김해여고생 살인사건’ 지난 5월 창원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고등학교 1학년생 윤모(15)양을 집단 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을 구속 기소했다. 이모(25), 허모(24), 다른 이모(24)씨도 같은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넘겨졌다. 현재 이들은 각각 1심이 진행 중이다. 4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양은 지난 3월15일 피고인 허씨의 친구인 김모(24)씨를 따라 집을 나간 후 피고인들과 함께 부산의 한 여관에서 지냈다. 피고인들은 윤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했고, 화대로 생활을 꾸렸다. 3월 29일, 집으로 돌아간 윤양이 성매매 사실을 밝힐까봐 두려웠던 피고인들은 다음날 윤양을 다시 데려왔고 성매매뿐만 아니라 폭행 등을 일삼았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해 여고생 살인, 시신 얼굴에 휘발유

    김해 여고생 살인, 시신 얼굴에 휘발유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지난 5월 창원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고등학교 1학년생 윤모(15)양을 집단 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을 구속 기소했다. 이모(25), 허모(24), 다른 이모(24)씨도 같은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넘겨졌다. 현재 이들은 각각 1심이 진행 중이다.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해 여고생 살인, 성매매 강요까지..

    김해 여고생 살인, 성매매 강요까지..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지난 5월 창원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고등학교 1학년생 윤모(15)양을 집단 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을 구속 기소했다. 4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양은 지난 3월15일 피고인 허씨의 친구인 김모(24)씨를 따라 집을 나간 후 피고인들과 함께 부산의 한 여관에서 지냈다. 피고인들은 윤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했고, 화대로 생활을 꾸렸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 뿌려달라 했더니…” 끔찍한 악행의 종점 ‘시멘트 암매장’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 뿌려달라 했더니…” 끔찍한 악행의 종점 ‘시멘트 암매장’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 뿌려달라 했더니…” 끔찍한 악행의 종점 ‘시멘트 암매장’ 지난 5월 경찰에 구속된 경남 김해 여고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또래 여중생들의 잔혹한 범행수법이 재판과정에서 알려져 주변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이들은 숨진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몸에 끓는 물을 붓는 것은 물론 휘발유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하고 나서 암매장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방검찰청은 지난 5월 여고 1학년 윤모(15)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살인·사체유기 등)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 등 여중생 3명과 윤양을 유인해 성매매를 시키고 시신 유기를 방조한 김모(24)씨를 구속기소했다. 이들과 공모한 이모(25), 허모(24)씨, 또 다른 양모(15)양 등 4명은 대전지방검찰청에서 구속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1심이 진행되면서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을 통해 이들의 충격적인 범죄행각이 드러났다. 4일 창원지검에 따르면 공소장에는 여중생 3명과 범행에 가담한 이씨 등의 잔혹한 범행이 담겨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15일 쯤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윤양이 김씨를 따라 가출하자 부산의 한 여관에서 함께 지내며 성매매를 강요해 받은 화대로 생활을 이어갔다. 윤양 아버지가 가출신고를 한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3월 29일 윤양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성매매 강요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다음날 윤양을 울산의 한 모텔로 다시 데려갔다. 이들은 윤양에게 다시 성매매를 시키다가 4월 4일 모텔 내 컴퓨터를 이용, 페이스북에 접속한 윤양을 자신들의 위치를 노출했다는 이유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씨 등 남성들은 윤양과 여학생들을 번갈아가며 1대 1 싸움을 시키고 구경하거나 윤양을 집단적으로 폭행했다. 냉면 그릇에 소주 2병을 부어 마시도록 하고 나서 윤양이 구토하면 토사물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윤양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하자 윤양의 팔에 수차례 끓는 물을 붓기도 했다. 윤양 몸 곳곳에 상처가 났는데도 ‘앉았다 일어서기’ 벌을 100회씩 시켰고 윤양이 집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때렸다. 그러다 4월 10일 윤양은 대구 한 모텔에 주차된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 웅크려 급성 심장정지로 숨졌다. 이들은 숨진 윤양의 시신을 유기하기로 하고 다음날 경남 창녕군 대지면의 한 야산으로 갔다. 남성들은 윤양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시신 얼굴에 뿌리고 불을 붙여 그을리게 하고 나서 시멘트를 반죽해 시신 위에 뿌리고 돌멩이와 흙으로 덮어 암매장했다. 윤양을 암매장한 남성들은 대전에서 양양에게 성매매를 시키려다가 성매수 남성이 양양이 ‘꽃뱀’이라고 의심하자 해당 남성을 살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창원구치소와 대전구치소에 각각 수감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집에서 나간 딸이 연락되질 않는다는 윤양 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 지난 5월 2일 이들을 붙잡았다. 잔혹한 범행수법에 충격을 받은 피해자 윤양의 가족은 생업도 포기한 채 창원과 대전을 오가며 피고인들의 처벌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검 김영대 차장검사는 “범행수법이 잔혹해 이들에 대해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벌에 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얼마나 때렸으면 급성 심정지가 됐나”,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뜨거운 물 붓고 성매매 시키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걸 안보내고 이건 인간이 아니다”,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성매수남까지 유혹해서 살해하다니 이건 완전히 연쇄살인마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검찰 “법정 최고형 구형할 것”…구타당해 숨지자 얼굴 훼손하기 위해 한 짓이 ‘충격’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검찰 “법정 최고형 구형할 것”…구타당해 숨지자 얼굴 훼손하기 위해 한 짓이 ‘충격’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검찰 “법정 최고형 구형할 것”…구타당해 숨지자 얼굴 훼손하기 위해 한 짓이 ‘충격’ 지난 5월 경찰에 구속된 경남 김해 여고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또래 여중생들의 잔혹한 범행수법이 재판과정에서 알려져 주변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이들은 숨진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몸에 끓는 물을 붓는 것은 물론 휘발유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하고 나서 암매장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방검찰청은 지난 5월 여고 1학년 윤모(15)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살인·사체유기 등)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 등 여중생 3명과 윤양을 유인해 성매매를 시키고 시신 유기를 방조한 김모(24)씨를 구속기소했다. 이들과 공모한 이모(25), 허모(24)씨, 또 다른 양모(15)양 등 4명은 대전지방검찰청에서 구속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1심이 진행되면서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을 통해 이들의 충격적인 범죄행각이 드러났다. 4일 창원지검에 따르면 공소장에는 여중생 3명과 범행에 가담한 이씨 등의 잔혹한 범행이 담겨 있다. 이들은 지난 3월15일께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윤양이 김씨를 따라 가출하자 부산의 한 여관에서 함께 지내며 성매매를 강요해 받은 화대로 생활을 이어갔다. 윤양 아버지가 가출신고를 한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3월 29일 윤양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성매매 강요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다음날 윤양을 울산의 한 모텔로 다시 데려갔다. 이들은 윤양에게 다시 성매매를 시키다가 4월 4일 모텔 내 컴퓨터를 이용, 페이스북에 접속한 윤양을 자신들의 위치를 노출했다는 이유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씨 등 남성들은 윤양과 여학생들을 번갈아가며 1대 1 싸움을 시키고 구경하거나 윤양을 집단적으로 폭행했다. 냉면 그릇에 소주 2병을 부어 마시도록 하고 나서 윤양이 구토하면 토사물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윤양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하자 윤양의 팔에 수차례 끓는 물을 붓기도 했다. 윤양 몸 곳곳에 상처가 났는데도 ‘앉았다 일어서기’ 벌을 100회씩 시켰고 윤양이 집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때렸다. 그러다 4월 10일 윤양은 대구 한 모텔에 주차된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 웅크려 급성 심장정지로 숨졌다. 이들은 숨진 윤양의 시신을 유기하기로 하고 다음날 경남 창녕군 대지면의 한 야산으로 갔다. 남성들은 윤양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시신 얼굴에 뿌리고 불을 붙여 그을리게 하고 나서 시멘트를 반죽해 시신 위에 뿌리고 돌멩이와 흙으로 덮어 암매장했다. 윤양을 암매장한 남성들은 대전에서 양양에게 성매매를 시키려다가 성매수 남성이 양양이 ‘꽃뱀’이라고 의심하자 해당 남성을 살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창원구치소와 대전구치소에 각각 수감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집에서 나간 딸이 연락되질 않는다는 윤양 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 지난 5월2일 이들을 붙잡았다. 잔혹한 범행수법에 충격을 받은 피해자 윤양의 가족은 생업도 포기한 채 창원과 대전을 오가며 피고인들의 처벌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검 김영대 차장검사는 “범행수법이 잔혹해 이들에 대해 법정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벌에 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무조건 사형시켜야 한다”,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어린 아이들이 왜 이렇게 흉악한 범죄자가 됐나”,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가출한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어린 애를 이렇게 괴롭혔나. 끔찍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해여고생 살인, 시신 얼굴에 휘발유까지? ‘상상초월’

    김해여고생 살인, 시신 얼굴에 휘발유까지? ‘상상초월’

    ‘김해여고생 살인사건’ 지난 5월 창원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고등학교 1학년생 윤모(15)양을 집단 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을 구속 기소했다. 이모(25), 허모(24), 다른 이모(24)씨도 같은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넘겨졌다. 현재 이들은 각각 1심이 진행 중이다. 4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양은 지난 3월15일 피고인 허씨의 친구인 김모(24)씨를 따라 집을 나간 후 피고인들과 함께 부산의 한 여관에서 지냈다. 피고인들은 윤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했고, 화대로 생활을 꾸렸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강사들 年40% 물갈이… 강의 수질 ‘깐깐관리’

    ★강사들 年40% 물갈이… 강의 수질 ‘깐깐관리’

    “껍질을 스스로 깨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 주면 계란 프라이가 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강남구청인터넷수능방송(강남인강) 빌딩에서 열린 중학생 대상 학습설명회에서 과학강사 마진호(39)씨는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학원리를 배웠으면 이를 응용한 질문이나 생각을 주변 사람과 나누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고 했다. 그는 “에어컨을 왜 위에 설치하느냐고 물으면 업체가 그렇게 만든다는 대답을 듣곤 하는데, 대류현상과 연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자녀의 과학적 생각을 들어줄 수 있도록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강사 유소진(37)씨는 사회·역사는 암기과목이라는 편견을 학생뿐 아니라 부모도 바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이제는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환율, 물가, 분산투자, 자산관리, 시차계산 등이 등장한다”면서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내용을 알려주는 식으로 교과과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평소에 금융교육 등으로 생활에서 배우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대치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수학강사 박정한(39)씨는 중학교 시절의 무리한 선행학습이 공부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고등학교 때 흥미를 잃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대치동에서 단과반 강의보다 과외식 학원이 유행하는 추세인데, 강사와 함께 4시간씩 공부를 하는 방식”이라면서 “결국 스스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수학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 스마트폰에 즉시 묻기 전에 고민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1번지의 시스템, 소외지역에 제공 이날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였다. 마련한 자리가 부족해 서서 경청하는 이들도 많았다.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로 만나던 강사를 실제로 만나 인터넷 강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을 알고자 했다.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것이 인터넷 강의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강사들은 몇 가지 팁을 주었다. 우선 인터넷 강의를 들은 시간만큼 복습해야 한다. 40분 강의를 들었으면 혼자 40분간 책을 보라는 것이다. 24시간 내에 응답을 해 주는 질의응답 코너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교사들이 방과후 시간에 답변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대면 질문보다 충실할 수 있다고 했다. 시간이 있다면 부모가 함께 인터넷 강의를 보는 것도 아이들의 참을성을 키워 준다. 실제, 함께 강의를 본 부모들이 강사들에게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서울 제외한 지역 회원 75.4% 차지 또 인터넷 강의를 들은 후에는 스스로에게 숙제를 내주어야 한다. 인터넷 강의가 실제 학원과 다른 점은 숙제를 통해 복습하는 과정이 없다는 것이다. 시간을 정해서 듣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는 금식도 문제지만 폭식도 몸에 좋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강남인강이 이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교육 전략의 전환과 관련이 깊다. 강남인강은 2008년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내신 전문 인터넷 강의를 시작했고, 올해까지 전국의 중학교 교과서 전체에 대해 인터넷 강의를 제작할 계획이다. 중학교 내신으로 확대하는 이유는 2010년 정부가 수학능력시험의 70%를 EBS와 연계하겠다고 밝힌 이후 수능 중심의 강의 제공에 집중할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는 대형 민간업체의 주가는 최근 2년간 5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강남인강의 경우도 고등학교 회원수는 다소 줄었다. 강남인강의 전략은 공공성을 지킨다는 원칙하에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 방식이 10년간 175만 2584명(지난 7월 22일 기준)의 회원을 확보한 힘이기도 하다. 강남인강은 강남구가 2004년 강남 대치동 학원가의 교육시스템을 전국의 소외지역에 제공하겠다면서 시작했다. 그 결과 강남구 회원은 5만 3660명으로 전체의 3.1%에 불과하다. 강남구를 제외한 서울시 회원이 21.5%(37만 7607명)이고, 서울시를 제외한 지역 회원이 75.4%(132만 1317명)로 10명 중 7명을 넘는다. 김태화 강남구 강남인강팀장은 “무엇보다 연 3만원에 1095개의 모든 강좌를 제공하는 저렴한 가격이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수준급의 강사들이 교육 소외지역에 교육을 제공한다는 사명감으로 보상에 구애받지 않고 출연해 주는 것도 성공의 이유”라고 평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민간회사가 운영하는 곳은 강좌당 강의료가 5만원이 넘기도 하고, 종합반이 1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매년 강사 중간평가로 평균 40% 교체 강사들이 시간당 받는 강의료는 30만원이다. 스타강사인 점을 감안하면 민간업체의 인터넷 강의에 비해 30% 수준이다. 또 강사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강사평가를 통해 평균 40%를 교체한다. 2년 계약이지만 1년 뒤 중간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질문을 24시간 내에 답해 주는지, 수강인원과 강의촬영 성실도, 회원설문조사 등이 평가 기준이다. 객관적인 통계데이터에 따라 절대평가를 한다. 반면 새로 채용하는 강사는 구를 배제하고 입시전문가, 교장, 교사 등이 평가단이 돼 선정한다. 서류전형(1차)과 동영상 강의 심사(2차)를 거쳐 현장 강의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평가(3차)로 이루어진다. 스타강사의 경우 경력 5년 이상자 중 최근 3년 이내 온라인사이트 매출 1위를 기록한 경우로 제한한다. 한 인터넷 교육 강사는 “강사 입장에서도 강남인강의 브랜드가치 때문에 공공성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몸값이 올라가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인강 측에 따르면 행정 인원도 8명으로 일반 민간기업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140개 지방 중소도시들이 강남인강의 단체 수강권을 구매해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부천, 김포, 동해, 김해 등 14개 기관이 1만 2840매의 수강권을 샀다. 서울 덕성여고, 경기 이천 효양고, 경기 여주 세정중, 서울 문정중 등 20개 학교는 현재 강남인강을 자율학습시간에 공동으로 시청한다. 강사들은 강남인강의 특징을 공공성과 사교육의 절묘한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한 강사는 “값이 싸고 교육 소외지역에 제공되면서도, 통상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가 생각이나 단어까지 사전에 검열하는 데 반해 강남인강은 강사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없다”고 전했다. ●“너무 싸서 강의 질 낮을 것” 편견은 숙제 하지만 강남인강의 숙제도 남아 있다. 우선 낮은 가격 때문에 강의의 질을 낮추어 보는 편견을 줄이는 일이다. 강남인강을 듣고 목표한 대학에 들어가거나 성적이 오른 이들을 대상으로 매해 장학금을 주는데, 10년간 419명이 3억 3800만원을 받았다. 그래도 편견은 쉽게 줄지 않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예산 제약으로 민간회사와 같은 매체 광고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구전 마케팅에 기대야 하는 한계도 있다. 무료 입시설명회를 실시하고, 명문대에 입학한 회원들의 인터넷 강의 활용법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8차례의 공개특강도 진행한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학습동아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강남구 외에 강동·성동·동작·도봉·서초구에 거주하는 11명의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대면해 수학을 가르친다. 강사는 재능기부로 채용했다. 구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광역시만 벗어나도 변변한 학원 하나 없는 곳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강남의 교육 인프라를 지역에 제공하는 데 사명감을 느낀다”면서 “영속적인 서비스를 위해 최근 발생한 적자 구조를 바꾸고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가만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삼복더위에 긴 소매의 옷이 필수인 곳이 있다. 낮밤의 온도 차가 큰 밀양 얼음골 얘기다. 밀양 동화마을 어르신들의 밥상에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오르는 법이 없다. 이곳 음식의 특징은 뜨거움과 차가움이 잘 어우러져 있다는 것. 밀양의 조화로운 밥상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숨은 지혜를 배운다. ■청소년 리얼체험 땀(EBS 밤 7시) 국립국악전통예술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윤서익 학생이 색다른 체험을 위해 스리랑카로 떠났다. 서익 학생은 스리랑카의 핀나웰라 코끼리 고아원에서 일일 코끼리 아빠를 자청했다. 갓난아기도 돌봐본 적 없다는 그가 과연 어마어마한 몸집의 코끼리 돌보기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그 외에도 스리랑카 전통 낚시 등 다양한 체험기가 공개된다. ■벼락 맞은 문방구 2(투니버스 밤 8시) 6학년이 된 번개 탐정단 멤버들. 그런데 승찬이와 인서는 전학을 가고, 남은 이는 다빈이와 한열이, 한별이뿐이다. 같은 반이 된 기쁨도 잠시. 문제아만 모였다는 6학년 6반의 담임은 인상이 험악해 지옥의 조련사라 불리는 조윤호 선생님이 맡게 된다. 한편 천둥초등학교에서는 새 학기 첫날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불길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2명 “자살 시도”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2명 “자살 시도”

    2012년 고교 1학년이던 A(18)양은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A양은 가출해 짙은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은 채 이곳저곳을 배회했다. 끔찍한 기억을 잊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우울증은 갈수록 심해져 팔에 자해 흔적이 하나둘 늘어났다. 그는 청소년쉼터에 오기 전 자기 삶을 “쓰레기 같은 인생”으로 빗댈 만큼 괴로워했다. B(18)군은 지난해까지 다니던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한 달 100만원 수입으로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는 우울증까지 겹쳐 살림은 물론 아들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다. B군은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었다. 식이장애가 찾아왔다. “집과 학교 어느 곳에서도 위로를 받을 수 없었다”던 B군은 결국 학교를 나왔고 자살을 계획하기도 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최소 28만여명의 청소년(‘학교 밖 청소년’)이 정신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은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했고, 5명 중 1명은 실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학교 밖 청소년 건강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청소년쉼터(이하 쉼터) 120여곳에서 생활하는 학교 밖 청소년 434명 중 35.3%(153명)가 쉼터 입소 1년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5~6월 전국 쉼터에 머무는 학교 밖 청소년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자 중 90명(20.8%)은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세운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81명(18.7%)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전국 중고생 7만 24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에서 나타난 자살 생각(16.6%)·계획(5.7%)·시도(4.1%) 응답률과 비교하면 학교 밖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매우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식생활 또한 쉼터 입소 전 형편없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입소 전 먹을 게 없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경우가 ‘일주일에 1회 이상’이었다는 응답은 19.5%(84명), ‘한 달에 1~2회 정도’였다는 응답은 23.0%(99명)로 집계됐다. 정부는 2007년부터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지만 응하는 청소년이 채 1%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정신 건강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박혜정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스스로 정신적인 고통을 가졌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정신 건강 진단은 신체검사와 달리 꾸준한 진찰과 상담이 필요한 만큼 지역 의료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람 죽여보고 싶었다”… 日 여고생 같은 반 친구 살해 충격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 일본이 충격에 빠졌다. 범행 동기에 대해 그냥 한번 죽여보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은 더 크다. 28일 일본 언론들은 지난 27일 오전 3시 20분쯤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의 한 아파트에서 고교 1년생인 15살 마쓰오 아이와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발견 당시 마쓰오의 신체 일부는 절단된 상태였다. 즉각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마쓰오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급생 A(16)양을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양은 사건 전날인 26일 밖에서 마쓰오와 함께 놀다가 집으로 들어간 뒤 금속 공구로 마쓰오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려 쓰러뜨린 뒤 목 졸라 살해했다. NHK는 A양의 범행 동기에 대해 “사람을 한번 죽여보고 싶었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양의 정신상태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A양의 어머니가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가 재혼한 상태에서 지난 4월부터 홀로 아파트에 살면서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시절 급식에 이물질을 넣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고 작은 동물을 해부한 적도 있었다. 마쓰오는 밝은 성격으로 학교에서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으며, 사진동아리 활동을 하고 서예를 배우면서 문학 전공을 꿈꿨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과 마쓰오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이어서 함께 다니면서 아주 친해진 사이였고, 특별히 둘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1학년 학생들은 28일 학교 밖 학습 일정이 있었으나 여러 학생들이 결석하면서 외부 수업 일정이 취소됐다. 마이니치 신문은 “2004년 초등학교 6학년생의 동급생 살해 사건 이후 지역 학교들이 모두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교육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충격과 허탈감은 더 크다”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내 아이 어떻게 키우지? 색다른 책 3권

    내 아이 어떻게 키우지? 색다른 책 3권

    아이를 잘 키우는 가장 좋은 교육법은 뭘까. 그런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과 충고가 각양각색이라는 사실은 아이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는 반증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색다른 교육법들이 담긴 교육 관련 서적 3권이 한꺼번에 출간돼 눈길을 끈다. 하버드 교육대학원 토드 로즈 교수와 퓰리처상 수상자인 저널리스트 캐서린 엘리슨이 공동 집필한 ‘나는 사고뭉치였습니다’(문학동네)는 획일화되고 평준화된 학교 교육의 지루함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년 토드 로즈가 결국 고교를 중퇴하고 백화점의 선반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다가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입학한 뒤 하버드 교육대학원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책이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문제아로 낙인찍혀 정학을 당했다. 급우들이 어울려 주지 않아 늘 혼자였다. 집에서도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덩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사고를 치고 퇴학을 당했어도 그가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도움과 심리적 지지였다. 엄마는 아들인 토드의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학습장애와 학습차이에 대해 공부했고, 행여 타인의 편견 섞인 시선에 아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주변의 작은 신뢰가 자존감이 낮은 아이에겐 큰 지지대가 되기도 했다. 대학에서 만난 그의 심리학 교수는 비디오 게임을 하느라 과제를 하지 못한 그에게 “토드, 이건 너답지 않은 행동이야”라는 말로 믿음을 주었다. 그는 교수가 바라보는 이미지에 부합하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되고 교수가 될 수 있었다. ‘오늘 행복해야 내일 더 행복한 아이가 된다’(이성근·주세희 지음, 마리북스 펴냄)는 몽골로 이주한 이성근·주세희 선교사 부부가 남매 이찬혁과 이수현을 홈스쿨링(재택 교육)을 통해 뮤지션으로 키운 이야기다. 한국에서 보내 주는 후원금만으로 생활해야 하는 부부는 학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홈스쿨링을 하기로 결정했다. 식비와 주거비를 지불하고 나면 두 아이의 한 학기 학비 400달러(약 41만원)를 낼 돈이 없었다. 부부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자는 큰 그림은 없었다. 그저 아이들이랑 부대끼며 함께 놀고 함께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말한다. 딸 수현이는 어려서부터 목소리 재능이 보여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목표를 정했지만 아들 찬혁이는 좀처럼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재능이 쏟아지는 시점이 있는 법. 작곡을 하더니 얼마 안 가 완벽한 화음을 넣는 능력을 보였다. “부모가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면 아이가 부담을 가져 절대 재능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아이의 개성을 존중해 주고 격려해 주면 재능이 마구 표출될 겁니다.” ‘프랑스 엄마처럼’(오드리 아쿤·이자벨 파요 지음, 북라이프 펴냄)은 자녀들을 키우며 직장을 다니던 평범한 주부에서 심리학 공부를 해 전문가가 된 두 여성이 10년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이들의 긍정 교육법은 ‘존중과 기다림’이 핵심이다.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엄마는 옆에서 기다리고 지켜봐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법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들을 읽어 보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단일한 학습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목표와 가치에 기반을 둔 다양한 학습 방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습법보다 훨씬 더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부모와 멘토의 ‘식지 않는’ 관심과 지지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당장 2학기 시작하는데...전학생 326명은 어디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급격히 유입되는 전학생들을 받는 문제를 놓고 강남의 두 학교가 고민에 빠졌다. 해당 지역교육지원청이 조율에 나섰지만 학교들이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의 왕북초 학부모들은 23일 강남교육지원청을 방문해 오는 2학기에 학교로 오기로 한 인근 세곡 1·2지구 전입학생 326명을 전부 다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왕북초교보다 더 가까운 대모초교가 단 한 명의 전입학생도 받지 않으려 한다며 상대 학교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승희 왕북초 학부모 대책회의 대표는 “애초 2013년 말까지 강남교육지원청이 세곡 1·2지구 전입학생을 대모초교에 배정하기로 했지만 예산안이 3회나 부결되는 등 문제를 겪으면서 전입학생 전원을 왕북초교가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학교가 전입학생을 위해 영어교실이나 과학실 등 특별실 8실 중 7실을 일반교실로 전환 중인데 증축에 필요한 기존 건물의 안전진단, 지질평가를 위한 기초진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모초교는 이에 대해 “두 학교의 사정을 냉정하게 놓고 볼 때 왕북초교가 모든 학생을 받는 게 맞다”고 맞받았다. 조형식 대모초교 교감은 “왕북초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24명이고 대모초교는 31명인데 왕북초교가 학생들을 모두 받더라도 조건이 비슷해진다”며 “현재 학교 사정을 놓고 봤을 때 대모초교의 과밀이 너무 심해 더 이상 학생을 받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감은 남는 교실에 대해서도 “왕북초교에는 8개실이 남는데 반해 대모초교는 2개실밖에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학교들이 이처럼 서로 맞서자 강남교육지원청이 “대모초교가 1학년생만 받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모초교에서 난색을 표하면서 학교 간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영환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우선은 학교들 간 협의를 끌어낼 예정이지만 2학기가 다가온 만큼 강제로 학생들을 배정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공연 전엔 수다도 금물…성악가는 수도승 같아요”

    “공연 전엔 수다도 금물…성악가는 수도승 같아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김영의연주홀. 무대에서 솟은 쾌청한 음성이 객석 끝까지 뚫고 나왔다. 연습이 거듭될수록 성악가의 눈빛과 손짓에 담긴 감정은 더욱 깊어지고 목소리에는 호소력이 더해졌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스페인 지휘자 안토니 로스 마르바(마드리드 퀸소피아 음악원 교수)는 “베리 굿”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쳐들었다. 오는 26일과 31일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 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소프라노 캐슬린 김(한국명 김지현·39)의 리허설 현장이었다. ‘세계 오페라 1번지’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 오페라)의 주역 캐슬린 김이 올해 11회째를 맞은 대관령국제음악제 무대에 처음 선다. 1984년 홍혜경, 1989년 조수미, 1990년 신영옥에 이어 2007년 메트 오페라 무대에 선 네 번째 여성 성악가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그가 직접 고른 로시니의 아리아 ‘방금 들린 그대 음성’(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등으로 대관령의 밤을 아름답게 채색한다. 어릴 적 캐슬린 김은 그저 춤추고 노래하는 게 좋은 소녀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MBC어린이합창단 활동을 시작한 이후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치며 노래를 쉬지 않았다. 예고 1학년 때(1992년)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2000년 맨해튼 음대 석사를 마친 뒤 동양인 성악가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7년간 합창단, 단역, 대역 등을 마다하지 않았다. “정말 오디션에 셀 수 없이 도전했어요. 수십 번을 떨어져도 그저 꿈이 있다는 게 좋았어요. 제 목표라는 게 그저 조그만 배역이라도 따내는 거였는데 그걸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던 시절이죠. 대역을 맡아도 대가들 옆에서 큰 역할을 공부하고 오페라 극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체 그림을 파악하려 애썼던 그때 경험들이 밑거름이 돼 지금 활동에도 큰 도움이 돼요. 무명 기간이 없었다면 무대에 서는 기쁨과 소중함을 몰랐을 테니까요.” 2005년 시카고 리릭오페라에서 뽑은 영아티스트 10명 안에 든 그는 주말에도 오로지 연습에만 매달린 결과 2007년 쟁쟁한 동료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메트 오페라에 데뷔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바르바리나 역할이었다. 2012년에는 BBC 프롬스 무대에 데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중국의 닉슨’ 중 장칭 역을 완벽히 소화해 주목받았다. 특히 진정성 있는 감정이 실린 연기가 빼어나다는 평을 받는 그는 지난해 ‘한여름밤의 꿈’에서 티타니아 역을 맡는 등 메트 오페라에도 거의 매 시즌 출연하고 있다. 여기에는 외로울 정도로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뒤따른다. “메트 오페라 가수는 전속이 아니기 때문에 늘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분투해야 해요. 공연을 앞두고는 연습과 운동, 목 관리로 하루가 다 가죠. 목을 아끼기 위해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거나 놀러 나가는 것도 삼갈 정도예요. 어떻게 보면 수도승 같은 삶이죠.(웃음)” 이민 간 지 20여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한국 음식, 한국 드라마 사랑이 여전한 그는 지난해 고국에서 처음 독창회를 한 데 이어 오는 9월 20~21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야외공연 강변음악제에도 설 예정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벨기에 오페라 무대 데뷔도 하반기에 계속 이어진다.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 관객을 치유하는 공연을 하는 성악가로 롱런하고 싶다”는 그의 소박하면서도 큰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분열되는 교육계… 등 터지는 학생들

    분열되는 교육계… 등 터지는 학생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 복귀 문제로 교육계가 표류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이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교육부와 힘겨루기로 치닫는 양상이어서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간에 낀 학생과 학부모만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23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시도교육감 임시 협의회’를 열고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전교조 전임자들에 대한 복직명령 이후 모든 절차와 처분을 교육감들의 판단에 맡겨 달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했다. 이날 협의회장으로 추대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직권면직 처분을 교육부에 보고하는 게 1주일여 남았는데, 정치권에서 이 사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위원들과 만나 중재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로부터 구체적인 답은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교육부와의 소통 채널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장 회장은 “기한이 촉박하면 교육감들이 교육부를 찾아가서라도 (관계자들을) 만나겠다”면서도 “누굴 언제 만날지 아직 예정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와의 대화 채널이 없다는 지적에 장 회장은 “지금까지는 교육감협의회에서 합의하고 교육부에 건의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제 긴급 교육현안에 대해서는 회장단이 교육부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2일 전조교 전임자 중 복직하지 않은 32명에 대해 2주 이내에 직권면직 조치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요구했다. 이를 거부하는 진보 교육감들에 대해서는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자사고 문제 역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과 경기, 광주 등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놓고 공방이 계속되지만, 교육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사고들의 반발만 이어지고 있다. 자사고 재지정 취소는 시도교육감과 교육부의 협의 사항으로, 교육부가 반대하면 일방적인 취소는 어렵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정부 주도로 도입된 자사고를 폐지하려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움직임에 대해 조만간 본격적인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이 대립하면서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당장 재학 중인 학생과 자사고 입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서울의 자사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애가 1학년인데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면서 “학교 측에서는 지정이 취소되는 일은 없을 거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고 학부모들은 “자사고는 일반학교의 슬럼화를 부른 주범”이라고 맞서고 있어 학교 현장도 패가 갈리는 분위기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입시개혁, 경쟁에서 격려로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입시개혁, 경쟁에서 격려로

    # 독일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직장 생활을 하다 올 초 귀국한 김태건 녹색기술센터 국제협력팀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딸 가영(가명)의 유치원 상담을 갔다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선생님은 “애가 좀 이상하다”는 얘기로 말을 꺼냈다. 다섯 살인 가영이가 자꾸 6살 반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결국 가영이는 한 학년 위 언니들과 1부터 5까지 ‘숫자’를 배웠고, ‘위 학생은 1부터 5까지 쓰고 읽을 수 있음’이라고 쓰인 졸업장도 받았다. 김 팀장은 “아이가 노는 것보다 공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면서 “부모가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최근 ‘창조경제’ ‘안전’ ‘사회시스템’ 등에서 롤모델로 꼽히는 독일은 ‘공부 안 하는 나라’다. 우선 유치원은 공부와 담을 쌓았다. 유치원은 ‘더불어 살아가는 자세’를 배우는 곳이다. 이를 닦으면서 물을 틀어 놓지 말고, 컵에 물을 받고 잠그는 것, 줄 서는 법, 식당에서 조용히 앉아 밥 먹는 것 등이 주요 학습 내용이다. 그 결과 이들에게 ‘하지 말라’는 부모의 한마디는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독일의 공공 장소에서 제 멋대로인 어른은 있어도 제 멋대로인 아이는 보기 힘든 이유다. 본격적인 공부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에 시작된다. 1학년은 알파벳과 숫자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간다. 독일인의 진로는 초등학교 4학년이면 결정된다. 4년간 아이를 지켜본 담임교사가 공부를 계속할 아이와 직업학교에 갈 아이를 결정한다. 이를 번복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가야 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대학은 누구나 갈 수 있다. 평준화된 독일의 대학은 입학 정원을 제한하거나 별도의 시험을 치를 수 없다. 다만 대학생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매년 학기가 끝날 때마다 15~20%의 학생이 낙제하거나 학교를 떠난다. 석·박사 과정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교수는 논문 주제를 알려주거나 첨삭해 주지 않는다. 철저히 혼자 공부하는 체제다. 인문계의 경우 10년 이상 학교에 머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독일 자르브뤼켄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의 김상헌 환경센터장은 “독일의 교육 시스템은 공부 이외에도 선택지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굳이 공부를 하지 않고, 기술을 배워도 먹고살 수 있고 그에 따른 차별도 없는 사회다. 공부를 했다고 해서 더 존경받거나 돈을 많이 벌지도 않는다. 한국의 입시 문제를 얘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나라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독일과 달리 비교적 한국에 가까운 입시 문화가 있다. 대학은 평준화됐지만,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리는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과외하는 아이도 많다. 프랑스 사회를 이끄는 정치인과 학자 대부분이 그랑제콜 출신이다. 하지만 프랑스 입시 역시 ‘학업 능력’이 최우선은 아니다.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나폴레옹 시대부터 ‘철학’으로 학생의 사고력을 평가한다. 최근 나온 문제를 살펴보면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공정할 수 있는가’, ‘미래를 설정하기 위해 과거를 잊어야 하는가’, ‘역사가의 역할은 심판을 내리는 것일까’ 등이다. 본인의 뚜렷한 사고가 평소에 확립돼 있지 않다면 학원 수강 등으로 준비하기엔 한계가 보이는 질문들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는 나라다. 사교육 시장 규모나 학업 시간 등에서 비교할 나라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학생들의 성과 역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교육의 롤모델로 꼽았고,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앞다퉈 찾고 있다.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에서는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한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는 불행하다.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지난 4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반면 교육 성취도지수는 1위, 물질적 행복지수는 4위다. 교육과 돈이 아이들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학생들이 불행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경쟁 위주의 입시체제’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입시 체제’를 바꾸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오히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스웨덴식 교육모델, 핀란드식 교육모델, 독일식 교육모델 등을 벤치마킹해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송관재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의 학교는 사고의 확장이 필요한 시기에 경쟁 체제의 교육을 강요하면서 학생들의 사고 발달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특히 초등학교 5학년 시기를 기준으로 창의성 수준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 시기까지는 절대로 아이들을 경쟁 체제로 내몰아선 안 된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초등 교육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송 교수는 “학습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중고교 시절에도 좌절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지금은 공부 잘하는 것만 최우선으로 여기고 순위에 따라서 차별을 받는 구조니까 너도나도 공부에만 매달리게 된다”면서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나라와 사회가 그 길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덴 국립교육청 정부재정국장을 지낸 황선준 경기도 교육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한국의 교육은 전근대적인 방식”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쟁 교육의 특징은 순위를 가르기 위해 아이들에게 정답이 있는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통했는지 몰라도 미래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한국 교육의 큰 틀은 교수 학습, 학력 평가, 교육 과정 등 삼각편대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세 가지가 변화를 막고 있다”면서 “이는 교육의 차원을 넘어 선 정치적인 문제인데 보수나 진보 어느 쪽도 이러한 변화를 생각하는 이들이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미래를 창조하는 학과] 영진전문대학-컴퓨터 응용기계계열

    [미래를 창조하는 학과] 영진전문대학-컴퓨터 응용기계계열

    영진전문대학 컴퓨터응용기계계열은 기업 맞춤교육의 산실이다. 취업률이 전국 최상위이고 해외 취업 성과도 탁월하다. 이 계열이 이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산업계의 기술 변화와 환경 변화를 수용하고, 미래 인재 수요를 예측한 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계열에는 삼성전자금형반, LG디스플레이반, 두산그룹반, 귀뚜라미반 등 ‘기업협약반’이 운영되고 있다. 각 반은 기업에서 요청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산업체의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강의를 맡고 있다. 2010년 삼성전자와의 협약으로 3차원 캐드(CAD) 금형 설계·제작, 사출성형기술 실무 등의 인재를 양성하는 삼성전자 금형반을 개설했고, 첫 수료자 21명 전원이 이 회사에 입사했다. 두산그룹반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과의 협약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해당반 교수들을 창원공장으로 초청해 공작기계 이론교육과 가공, 조립, 측정, 품질 등의 실습 교육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 또 매년 영진전문대에 주문식 교육 장학금 1000만원을 기탁하며 인재 육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컴퓨터응용기계계열은 CAD·기계설계전공, 금형·공작기계전공, 로봇자동화 시스템전공 등 교육과정을 세분화하고 있다. CAD 기술을 기본으로 제품의 설계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교육한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의 첨단부품 기계기술을 지원하는 ‘초정밀하이스피드 지역기술혁신센터(RIC)’를 비롯해 교정측정기술센터, 테크노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물론 창원 등 많은 산업체에서 직접 기술지원, 기술개발, 기술지도를 하고 있다. 이 계열에서는 산업체로 진출하는 재학생들의 전공능력을 보증하는 졸업인증제도를 2001년 전국 대학 최초로 도입했다. 이 제도는 재학 중 전공 관련 국가 자격, 주문 협약반별 전공능력인증자격, 어학자격 등의 기준을 통과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계열 특성화로 올해 삼성그룹 48명, LG그룹 19명, 두산그룹 12명 등 대기업에만 145명이 취업하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여기에다 일본 기업체와의 왕성한 산학 교류활동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2007년부터 일본 ㈜TDM쇼난, ㈜다이이치 시세쓰공업, ㈜세이브기연 등 12개 현지 자동차 또는 기계 분야 업체와 인력양성 협약을 체결했다. 일본 취업을 위해 이 반 학생들은 1학년 겨울 방학에 2주간 일본 현지에서 현장실습 및 어학연수를 받는다. 2학년을 마무리할 때에는 일본 기업체 인사가 직접 대학을 방문, 1차 면접을 갖고 최종면접은 졸업을 앞둔 12월에 학생들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전공과 일본어에 대한 검증을 받는다. 계열 학생들을 받아들인 일본 기업체들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 요코하마 소재 한 엔지니어링 회사는 이 계열 출신 졸업생을 2012년 2명 채용한 뒤 지난해 5명, 올해는 대폭 증가한 8명을 채용했다. 현지에 취업한 졸업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혼다자동차 설계협력업체에 올 3월 입사한 천정민(22)씨는 “일본 취업을 목표로 일본어와 전공을 공부하고 현장실습으로 자신감이 붙었다. 현재 회사 중앙연구소에서 기계설계 일을 하고 있다. 어학과 전공을 동시에 하느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계열에서 일본 기업체에 진출한 학생은 지난해 10명, 올해 14명 등 최근 3년간 34명에 이른다. 영진전문대는 한국 최고의 기술명장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입도선매 명품 주문식 교육’ 과정을 신설했고, 컴퓨터응용기계계열 등 2개 계열을 이 과정 시범 운영 계열로 지정했다. 입도선매 과정은 이공계 진출을 희망하는 우수 인재를 미리 확보, 교육해 기업체에 공급하기 위한 제도이다. 입학생은 등록금 전액 면제와 기숙사 무료 입사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오재춘 컴퓨터응용기계계열부장 교수는 “우리 계열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 대부분이 기업체에 채용된다”며 “2013년 교육부의 취업률 조사에서 전문대 졸업자 2000명 이상 ‘가’ 그룹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자식 둔 부모로서… 마음에 걸려 찾아왔어요”

    “자식 둔 부모로서… 마음에 걸려 찾아왔어요”

    “나는, 나는 꿈이 있는데! 살고 싶은데… 어떡해요?” 지난 19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김동협(17)군의 절규가 퍼져 나갔다.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광장 안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4월 16일 오전 9시 10분쯤 세월호 침몰 직전 배가 60도 정도 기운 상황에서 김군이 촬영한 동영상을 시민들은 말없이 지켜봤다. 동영상을 보던 이모(41·여)씨는 애써 울음을 참았다. 이씨는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세월호 승객들을 제때 구조하지 못한 상황이 화가 난다”면서 “자식을 둔 부모로서 같은 일을 겪었다면 진상 규명을 위해 뭐든지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생자 가족의 단식 농성 7일째인 20일 광화문광장에 들러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온 50대 여성은 눈시울을 붉히며 “희생자 가족들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식 농성까지 벌이고 있는데, 집에만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위로가 이어졌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현장에서 미국 교민 문선영(41·여)씨가 교민들이 작성한 서명용지를 희생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문씨는 “세월호 가족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세월호 희생자 가족은 모두 5명. 이 중 단원고 2학년 고(故) 이창현군의 아버지 이남석씨와 고 오준영군의 아버지 오흥진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이날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측이 지인에게 발송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수학여행을 가다가 개인 회사의 잘못으로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으로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난다”고 적혀 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정부에 구조 책임이 있음을 부정하고, 참사를 청해진해운만의 문제로 축소함으로써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심 의원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심 의원 측은 “메시지는 지난 6월부터 인터넷에 돌던 글로, 심 의원이 쓴 글이 아니며 법안 관련 의견 수렴용으로 몇 명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로스쿨 탐방] 논술 등 5가지로 평가… 타대학 출신 3분의1 선발

    해마다 1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과 대학 학부 성적, 외국어 능력, 면접, 논술 등 다섯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신입생 선발전형은 가·나군 등 모집군과 일반·특별 전형에 관계 없이 1단계에서 리트 성적 150점, 대학 성적과 영어 능력 각 100점으로 총 350점을 만점으로 한다. 2단계는 1단계 평가요소(총 350점)에 면접 100점, 논술 50점이 추가돼 총 5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경북대는 다양한 법조인 양성 체제라는 로스쿨 설립 취지에 맞게 비(非)법학사, 다른 대학 출신자가 각각 모집인원의 3분의1 이상이 되도록 선발하고 있다. 신체적·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계층은 특별전형을 통해 모두 7명을 뽑는다. 이렇게 선발한 학생들은 ‘지방화 시대에 걸맞은 법조인 양성’이라는 경북대 로스쿨의 교육 목표에 맞는 교육과정을 이수한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법조인 양성을 특성화로 내세운 경북대에서는 1학년 때 ‘IT 경제와 법’을 필수과목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 외에도 IT 산업과 특허법, 벤처기업법, 전자상거래법, 정보사회와 저작권법 등 특성화와 관련된 12과목(33학점)이 개설돼 있다. 또 실무능력을 쌓기 위해 IT 관련 및 금융기관 등 20여개 기관과 협약을 체결해 실무교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경북대는 제대로 된 특성화 교육을 위해 ‘특성화교육과정심의위원회’와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IT와 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경북대 로스쿨 1기생인 손보인씨는 특성화 교육의 결과를 잘 보여 주는 사례다.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출신인 손씨는 학교의 특성화 교육과정을 거쳐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특허법인, 특허청에서 일하다 현재는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에서 특허법률구조 변호사로 뛰고 있다. 대구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프레스코 기법’ 재현 중견 서양화가 오원배 동국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프레스코 기법’ 재현 중견 서양화가 오원배 동국대 교수

    추억의 명화 ‘고통과 환희’는 바티칸 시스티나 대성당에 그려진 천장벽화 ‘천지창조’의 탄생과정을 다룬 내용이다. 찰톤 헤스톤이 주인공 미켈란젤로를 맡아 명연기를 펼친다. 율리어스 2세 교황의 요청으로 벽화를 그리게 된 미켈란젤로가 숱한 고통을 겪으며 완성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 영화다. 미켈란젤로는 천장벽화를 그리기 위해 임시로 마련된 18m 높이의 설치대 위에서 웅크린 채 일을 하다 온몸에 종기가 생기기도 했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작업을 하다 물감 세례를 받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작품은 4년에 걸쳐 완성된다. 미켈란젤로는 ‘천지창조’뿐만 아니라 당시 많은 벽화를 그릴 때 대부분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했다. 프레스코(Fresco)는 이탈리아어로 ‘축축하고 신선하다’는 뜻이다. 프레스코화는 신선하고 덜 마른 회반죽 바탕에 물에 갠 안료로 채색한 벽화를 말한다. 그림물감이 표면으로 배어들어 벽이 마르면 그림은 완전히 벽의 일부가 되고 물에 용해되지도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프레스코화는 벽의 수명만큼 지속된다. 미켈란젤로 외에도 라파엘로와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 거장들이 주로 프레스코화를 많이 그렸다. 그러다가 유화가 등장하면서 점차 사라졌고 20세기 들어와 멕시코의 리베라, 오로츠코 등에 의해 재발견되면서 프레스코의 전통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중견 서양화가 오원배(61) 동국대 교수는 2007년 5월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 때 다른 여러 그림과 함께 전통 프레스코 기법의 그림 4점을 내걸어 화단의 관심을 모았다. 국내 중견 화가가 프레스코 기법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서 일단 그랬다. 당시 정영목 서울대(미술사) 교수는 “전통적인 방식의 진짜 프레스코를 처음 선보였다”면서 “젖은 듯 스며든 야릇한 색감과 그 기법상의 성격은 오원배 특유의 형이상(形而上) 회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데 아주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5년 뒤인 2012년 11월 오 교수는 강화도 전등사 무설전 법당에 프레스코 기법으로 후불 벽화를 그려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보통 불화는 부처 주변에 보살들을 배치하는데, 오 교수는 부처의 제자인 가섭과 아난 등을 부처 가까이에 그려넣어 눈길을 끌었다. 이후 그는 프레스코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오는 10월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아트싸이드에서 그동안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레스코화 3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600년 전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 대가들이 즐겨 그렸던 전통 프레스코 기법을 직접 재현해 일반인들에게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9일 동국대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자리에 앉으면서 작업과정에 대해 먼저 물었다. 방음벽을 만들 때 사용되는 흡음판을 들고 설명한다. “이 흡음판에 석회를 입히고 마르기 전에 스케치를 한 다음 색깔을 입히는 것이지요. 젖은 상태에서 그림을 그려야 화학작용이 잘 이루어지면서 흡착력이 좋고 오래도록 변색되지 않습니다. 미켈란젤로의 경우 마르기 전에 그리는 전통기법을 사용했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마른 상태로 그리는 이른바 프레스코 세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최후의 만찬’이 여러 차례 보수된 것도 마른 상태에서 그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프레스코 회화는 원래 크레타와 그리스 벽화, 폼페이 벽화 등에도 나타난다. 중세 초의 벽화에는 여러 가지 혼합 방법으로 사용되다가 14~15세기 이탈리아 대가들에 의해 프레스코화가 가장 활발해졌다. 또한 아시아 쪽에서는 11~12세기 인도 지방의 일부 벽화에서 프레스코 기법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미술사가들이 고구려 고분벽화나 장군총 등을 프레스코화에 비유하기도 한다. “인류 최초의 회화는 프레스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타미라 석회암 동굴에서 발견된 여러 벽화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석회암 동굴에 들어가서 그림을 그린 것이 오랜 세월동안 마모되지 않고 전해지게 된 것이지요.” 오 교수가 프레스코화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1982년 프랑스 유학 때였다. 그는 당시 파리시내 몽마르트 언덕 위에 있는 조그마한 호텔에서 지냈다. 말이 호텔이지 꼭대기의 비둘기집처럼 작고 허름한 곳이다. 아는 사람도 없어 방안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하루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창문을 열고 한참 밖을 바라봤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붕 굴뚝의 색깔이나 생김새가 각양각색이었다. 토기로 구운 것, 쇠로 만든 것, 구리로 만든 것 등 그 형태가 달랐다. 또한 같은 집이라도 방의 수만큼 굴뚝이 솟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때부터 시간만 나면 창문을 열고 빨강, 파랑 등 각기 다른 색깔의 지붕과 굴뚝을 보면서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 또한 보들레르의 플라네르(한가롭게 도시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처럼 할 일 없이 파리시내 곳곳을 기웃거리며 스케치를 했다. 그러면서 프레스코를 꾸준히 익혔다. 1985년 유학길에서 돌아온 뒤 세 차례 더 파리에 갔을 때에도 계속 스케치를 하며 프레스코화를 틈틈이 그렸다. 그러다가 2007년 인사동 개인전 때 네 작품을 슬쩍 공개한 것이 처음이었다. 유학시절을 회고하던 그가 잠시 한 일화를 소개한다. “제가 파리국립미술학교에서 학과대표(아틀리에 양켈)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루브르박물관 앞 광장에 유리 피라미드의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 둘레에 출입을 금지하는 펜스를 쳐놓은 것을 보게 됐습니다. 하루는 학생 10여명과 야간에 급습(?)을 했지요. 그 펜스에다 낙서화를 그린 뒤 ‘야음을 틈타 프랑스 졸개들을 데리고 와서 한글로 그림을 그리다’라는 글을 써놓았습니다. 매표소로 가려면 펜스를 돌아가야 하는데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있었고 이를 보고 기분이 좋다는 한국 사람도 있었지요.” 유학시절 재불화가인 한묵 선생과의 인연도 잊지 못한다. 이에 대해 “1961년 홍익대 교수를 박차고 파리로 가서 신문배달, 페인트칠 등 궂은일을 하면서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오신 분”이라고 말한다. 힘든 유학생활을 어떻게 견디고 또 앞으로 어떤 작가정신으로 걸어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 형태의 짤막한 그림을 좋아해 흉내를 자주 냈다. 중학교 1학년 때에는 미술반에서 활동했다. 이때 화가인 미술선생을 만나면서 장차 화가를 꿈꾸게 된다. 크고 작은 규모의 미술대회에 나가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시간만 나면 월미도와 차이나타운 등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그렸다. 대학 진학 이후에는 주로 ‘인간’과 ‘소외’에 관심을 둔다. 1970년대에는 가면이나 탈을 쓴 인간의 이미지를 작품에 주로 담는다. 군대생활과 맞물려 통제된 사회, 언로가 막힌 시대상을 표현하고자 가면을 동원했다. 또한 1980년대에는 ‘짐승 혹은 중성화된 생명체(인체)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때는 그가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와 강단에 선 시기에 해당한다. 유학시절에는 세계적으로 뉴페인팅이 주도하던 시기로 아방가르디아, 신구상회화 등에서 힘을 얻어 거친 표현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1990년대에는 ‘암울한 도심 풍경과 배회하는 유령(인간) 시리즈’, 2000년대에 들어서는 화면이 양분되고 꽃이 등장하는 ‘이중적 풍경’ 시리즈 등으로 이어진다. “지난 시대의 미술은 인간 정신의 표현에 그 목적을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회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통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표현 가능한 모든 기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그중 하나가 제게는 프레스코화입니다. 프레스코화는 전통적 회화 기법이지만 제작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죠. 또 시도가 각기 다른 작품을 한데 모아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그는 프레스코화에 자신이 생겼다고 말한다. 파리 유학 시절에 아름다운 지붕을 보면서 시작된 프레스코화를 30년이 지난 지금에야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에게 프레스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까닭도 이 같은 지난한 작가적 연구정신에서 비롯되고 있다. 우리나라 프레스코화의 전망에 대해서는 “사찰이나 여러 조형물 등에 반영구적인 벽화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에둘러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오원배 화가는 1953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송도고등학교를 나와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을 전공했다. 1982년 파리로 유학을 떠나 1985년 파리국립미술학교를 수료한 뒤 귀국했다. 1986년 동국대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대학강단에 섰다. 그러면서 파리국립미술학교에 연구교수로 세 차례 다녀왔다. ‘이달의 작가전’(국립현대미술관, 1989년), ‘올해의 젊은 작가전’(조선일보 미술관, 1993년) 등 13회의 개인전과 300회 넘는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동아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등에서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아시아프’ 총감독(2012년)을 역임했다. 주요 상훈으로는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 1등상(1984), 프랑스예술원 회화 3등상(1985), 조선일보 올해의 젊은 작가상(1993년), 이중섭미술상(1997년) 등이 있다. 파리국립미술학교, 프랑스 문화성, 일본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국내외 30여곳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현재 동국대 예술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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