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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이·친박 “영남텃밭 양보없다”

    친이·친박 “영남텃밭 양보없다”

    ‘텃밭을 잡아야 진짜 이긴다.’ 한나라당 친이·친박의 ‘영남 잡기’ 전쟁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화할 조짐이다. 후보 공천을 넘어 전통적인 텃밭을 확실히 다진 뒤 그 기세를 6월 말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와 차기 대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다. 이미 경북지사 후보로는 친박 성향의 김관용 현 지사와 친이 성향의 정장식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장도 친이계인 김범일 현 시장의 대항마로 친박 쪽에서 서상기·유승민 의원 등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친이 주류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진 경남지사 선거를 놓고 친박 쪽에선 고민이 많다. 지속적으로 후보군에 오르고 있는 김학송·안홍준 의원이 출마를 놓고 여러 변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9일 “경남지사 선거에 친이계만 있으면 이 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묻히게 될 것”이라면서 “선거운동을 통해 박 전 대표를 띄워 표밭을 다져놓은 뒤 2012년 대선까지 힘을 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사무총장에 대한 견제 심리도 크다. 친박계에서는 이 전 사무총장을 2008년 18대 총선의 ‘공천학살’ 장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이 틈새를 노려 친박계 의원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본인에게는 비교적 우호적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친박 쪽에선 생각이 다르다. 선거 경험과 지역 기반이 미흡한 이 전 장관에 비하면 친박 후보가 더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다. 범야권 무소속 후보인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도 지역 여론조사 등을 보면 김 전 장관이 ‘돌풍’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지방선거 열흘 전이어서 ‘노풍(風)’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경남지사 친박 후보론이 힘을 얻는 까닭이다. 안 의원은 지역 여론조사 등에서 두 예비후보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고, 일주일 안에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친이계로서도 영남은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지역이다. 한 의원은 “영남이 한나라당 텃밭이라고는 하지만 18대 총선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안정적으로 다져놔야 한다.”고 밝혔다. 18대 총선에서 경남지역 국회의원 17명 가운데 당시 무소속이던 최구식 의원을 비롯해 비(非)한나라당 후보 4명이 승리한 것을 이른 말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책꽂이]

    ●김수환 추기경 평전(장혜민 지음, 산호와진주 펴냄) 선종 1주기를 맞아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오롯이 그가 없는 빈 자리에 남은 우리를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가난한 옹기 장수로 태어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떠난 한 생을 잔잔히 돌아본다. 그를 그리워하면서도 그가 남긴 가르침을 실천하는데는 인색한 우리 모습에 대해 슬며시 반성하게 한다. 1만 3000원. ●공공의 적들(베르나르 앙리 레비·미셸 우엘벡 지음, 변광배 옮김, 프로네시스 펴냄) 프랑스 ‘68세대’의 산증인인 철학자 앙리 레비와 부모세대인 68세대를 겨냥한 비판으로 프랑스 문단에 큰 파장을 몰고온 작가 미셸 우엘벡의 지적 대결을 담은 책. 프랑스의 대표 지성인 두 인물이 6개월간 주고받은 28통의 편지를 담았다. 프랑스의 현실과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두 사람의 토론은 다양한 주제로 뻗어간다. 1만 8000원. ●손님 모이는 가게 따로 있다(최인한·최재희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펴냄) 기자가 책을 쓰면 어떤 책이든 탁상공론은 없다. 사람을 만나고, 현장에 발품을 판다. 기자 최인한과 창업 컨설턴트 최재희가 함께 쓴 이 책은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생생한 현장 정보를 담았다. 성공 사례, 실패 사례, 성공 요인 등이 실사구시로 담겨있다. 다양한 업종별 창업 컨설팅과 함께 음식점 종류별 맞춤형 성공 조건도 귀띔해준다. 1만 2900원. ●청소년을 위한 우리미술 블로그(송미숙 지음, 아트북스 펴냄)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 교과서에 실린 우리 미술작품 중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작품 170여점을 골라 소개했다. 각 작품 삽화와 함께 그림에 얽힌 이야기, 화가들의 생애 등을 다뤘다. 간략한 한국미술사 형태로 쓰였으며, 사이사이에 ‘팁’, ‘돋보기’ 등을 넣어 미술 관련 전문용어를 설명했다. 1만 6000원. ●이십대 전반전(문수현 등 5인 지음, 골든에이지 펴냄) ‘88만원 세대’로 규정된, 대학 졸업을 전후한 20대 젊은이들이 직접 쓴 세상 읽기다. 등록금, 취업, 국가, 정치, 교육, 여행, 놀기와 일하기 등 다양한 주제를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하게 써내려간다. 이들은 더이상 ‘88만원 세대’로 박제화 된 채 시대의 희생자로 동정받는 우울한 젊음이 아니라 희망과 창조의 세대임을 선언한다. 저자들은 서울대 학생자치언론 ‘교육저널’ 기자들이다. 1만 1000원.
  • 與 텃밭 깊숙이 ‘丁박기’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8일 경북 포항을 방문했다. 포항시청에서 열린 허대만 전 포항시의원의 시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김민석 지방선거기획본부장과 신학용·전혜숙 의원 등이 동행했다. 당 대표가 절대 열세 지역의 기초단체장 후보 출정식에 찾아간 것은 이례적이다. 공식 일정으로 포항을 찾은 것도 처음이다. 포항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이자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다. 박승호 현 시장, 공원식 경상북도 정무부지사 등 한나라당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 대표의 포항행은 한나라당의 텃밭에 ‘정권 심판론’의 깃발을 꽂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그동안 광역자치단체장 출마선언 행사는 많이 다녔지만, 기초단체장 출마 기자회견엔 처음 참석했다.”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척박한 자갈밭이나 다름없는 포항이지만, 밭을 탓하지 않는 진짜 농부의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한 허 후보의 선전을 돕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6·2 지방선거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즈음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영남 개혁 세력이 결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의 포항 방문은 지역 특성에 따른 ‘후보 양극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민주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서울 강북지역과 텃밭인 광주 등에서는 한 선거구에 20명 남짓한 후보가 몰리는 반면, 영남 지역에서는 허 후보가 첫 출마 선언자일 정도로 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추기경 선종 1주기] ‘포스트 김수환’ 전문가 제언

    정신적 지도자였던 김수환 추기경이 떠난 이후 우리 사회에 남은 과제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제 추모의 감정을 추스르고 그를 보내야 하는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사회 구성원 각자가 추기경의 정신을 이어갈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사목연구소장인 차동엽 신부는 “김 추기경은 우리 사회 전체에서 굉장한 매력을 가졌던 인물”이라고 전제한 뒤 “지난 1년은 권위와 설득력으로 사회 갈등을 어루만졌던 사회의 큰어른을 잃은 공백이 컸던 해였다.”면서 “이제는 그 거인의 자리를 우리 각자가 메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추기경 같은 ‘큰바위 얼굴’의 정신적 지도자를 바랄 게 아니라, 각자 전문 분야에서 스스로가 그런 정신을 이어 가는 장인이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1년 전 ‘추기경 신드롬 어떻게 발전시키나’ 좌담회<서울신문 2009년 2월23일자 6면>에 참석했던 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시민 각자가 김 추기경의 행적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해도, 그가 남긴 가치들을 본보기로 삼아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면서 “모두가 그를 본받으려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또다시 그만큼 존경할 만한 큰 인물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1년간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사람들이 이를 감상적 수준으로만 받아들이고 잊어버릴 가능성도 있다.”면서 “천주교 외부에서도 각종 사회제도나 장기적인 운동으로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좌담회의 또 다른 참석자였던 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김 추기경 추모 사업의 균형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사회정의 실현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정신”이라면서 “이웃에 대한 사랑과 사회 정의에 대한 유지를 균형감 있게 살려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추기경 선종 1주기] “이웃의 밥이 되어주세요”

    [김추기경 선종 1주기] “이웃의 밥이 되어주세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말들은 지난 1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회자되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가 남긴 사랑의 메시지를 인용해 선종 1주기를 맞는 김 추기경의 천상 인터뷰를 꾸며봤다. 추기경의 메시지는 얼마전 말씀모음집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PBC평화방송·평화신문 펴냄)로도 묶여 나왔다. →추기경의 삶에도 혹시 후회가 있습니까. “삶을 돌아볼 때면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부분입니다. 내 전부인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모습으로 오셔서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고통 받는 이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시다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추기경께서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셨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일까요. “용서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맺힌 것을 풀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랑에는 용서가 포함됩니다.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랑은 참사랑이 아닙니다. ” →용서도 사랑만큼 인색하다는 얘긴데 그건 또 왜 그런가요. “나 자신이 얼마나 용서 받아야 할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나 자신이 용서 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남을 용서하고, 사랑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사랑을 강조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사랑은 가장 부드러우나 가장 강합니다. 사랑은 한편으로 무기력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총도, 칼도, 대포도 못하는 일을 이것은 할 수 있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인간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추기경께서 생각하시는 참사랑은 무엇입니까. “상대방의 기쁨은 물론 서러움, 번민, 고통까지 함께 나누는 것이지요. 그 사람의 잘못이나 단점까지 다 받아들일 줄 아는 것, 그의 마음 속 어둠까지 받아들이고 끝내는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것이 참사랑입니다. 그래서 참사랑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남의 고통을 자기 것으로 삼아 함께 괴로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갈등으로 아파하는 우리 사회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진정 인간다운 사회가 되려면 타인에게 밥이 되어주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단순히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웃의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지려는 마음도 밥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나눌 것이 없다면 함께 울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서로 사랑하십시오. 사랑이 없으면 우리 삶은 메마른 사막이 됩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당신의 사랑 잇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고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6일로 1년이다. 각종 추모행사와 열기가 뜨겁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6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주교단·사제단의 공동집전으로 추모미사를 연다. 서울대교구 산하 모든 성당과 기관에서도 위령미사를 올린다. 이날부터 새달 28일까지를 김 추기경 공식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21일 오전 11시에는 경기 용인 성직자 묘역에서 추모 미사가 열린다. 추기경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유품전 등 전시회 및 추모음악회도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김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잇는 나눔과 모금 전문재단 ‘바보의 나눔’ 재단은 새달 출범 예정이다. ‘옹기장학회’도 확대된다. 옹기장학회는 북한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 파견될 선교사 양성을 위해 김 추기경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장학회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추기경 선종 1주기] 그 바보, 아직 못 보내기에…

    [김추기경 선종 1주기] 그 바보, 아직 못 보내기에…

    “그 분은 지금도 우리 곁에 계신 것 같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명동성당에는 겨울 끝자락에 내린 눈이 매서운 바람을 타고 흩날리고 있었다.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명동성당 입구 평화화랑에는 눈바람을 뚫고 온 관람객들의 발길이 그칠 줄 몰랐다. 김 추기경의 생전 사진을 둘러보던 이경희(54·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수녀는 “늘 아버지같이 편안하고 부담 없이 곁에 서 계셨던 분”이라며 “그 분이 우리 수도자들 마음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계셨는지를, 이 사진들을 보고 나니 알겠다.”고 회고했다. 이날 하루 사진전을 찾은 관람객은 1000여명.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 짧은 기간 열린 전시였지만 이곳을 다녀간 관람객은 총 1만명이 넘었다. ●고인정신 이어 장학사업 확대 16일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육체는 1년 전 국민들의 눈물 속에 떠나갔지만 그가 남긴 가치들은 우리 사회 깊숙이 새겨졌다. ‘사랑과 감사, 나눔문화’로 대변되는 그의 유지(遺志)는 지난 1년 동안 갖가지 형태로 실현됐고, 또 재조명됐다. 대표적인 예가 장기기증 서약자의 폭발적 증가다. 김 추기경은 눈을 감으면서 자신의 각막을 기증해 두 사람에게 새로운 빛을 전했다. 선종 소식과 함께 이 사연이 전해지자 그의 뜻을 좇아 장기 기증을 서약하는 사람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장기기증을 서약한 사람들은 3만여명. 본부 설립 이래 20년 동안 서약을 받은 3만 3000여명과 맞먹는 규모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를 통해서도 기증 운동 이후 최대 규모인 18만 5000여명이 지난해 기증을 희망했다. 예년의 2배가 넘는 수치였다. 김 추기경의 나눔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 콘텐츠로도 재탄생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김 추기경을 다룬 책은 선종 이후에만 17권이 나왔고, 선종일 기준으로 관련서적 판매량은 165배 늘었다. ‘추기경 효과’에 힘입어 천주교 예비신자도 눈에 띄게 늘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이자 김수환스테파노추기경선종1주기준비위원장인 안병철 신부는 “예년에 비해 예비신자가 30~40% 증가했으며, 이중 30%가량은 추기경 선종을 계기로 천주교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독어로 쓴 용돈기입장 등 전시 가톨릭 안팎에서는 고인의 나눔 정신을 잇는 각종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서울대교구가 확대하기로 한 ‘옹기장학회’는 그동안 14차례에 걸쳐 북한 선교를 희망하는 신학생 99명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선교 희망 지역을 아시아로 확대하고 수혜자도 사제, 수도자, 연구자까지로 넓힌다. 장학회 이름은 추기경 아호(兒號)에서 따왔다. 2002년 추기경이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새달 출범 예정인 ‘바보의 나눔 재단’ 외에도 김 추기경의 신앙과 사상을 연구하는 연구소가 가톨릭대학 안에 들어선다. 전국 가톨릭 교구의 장기기증 확산 운동 기구들을 연결하는 ‘가톨릭 장기기증 네트워크’도 출범할 예정이다. 명동성당 평화화랑에서 열렸던 1주기 추모 기념 사진전은 16일부터 명동성당 초입으로 자리를 옮겨 28일까지 다시 열린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원들은 18~27일 평화화랑에서 김 추기경을 추모하며 작업한 회화, 조각을 선보인다. 서울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는 16일부터 5월23일까지 김 추기경의 체취가 묻은 유품 140여점이 전시된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문장과 착한 목자가 새겨진 주교 반지, 독일유학 시절 독일어로 기록한 용돈 기입장, 일본어판 프랑스어 교본, 친필 노트 등을 볼 수 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는 18일 김덕기 서울대 교수 지휘로 추모 음악회가, 20일에는 명동성당 가톨릭합창단의 정기 연주회 겸 김 추기경 추모음악회가 각각 열린다. 지방의 추모열기도 뜨겁다. 20일 오후 7시 대구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는 팝페라가수 임형주의 추모음악회가, 울산 현대예술관에서는 ‘서로의 밥이 되어주십시오’라는 부제로 추기경 추모 사진전이 열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수환 추기경 뜻 받들어 봉사에 몸바쳤죠”

    “김수환 추기경 뜻 받들어 봉사에 몸바쳤죠”

    지난해 2월 선종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꾸려진 명동성당을 찾은 한영실(69)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하염없이 영정만 바라봤다. 한씨는 정보 형사로 김 추기경과의 20여년에 걸친 인연을 시작했다. 그는 1983년부터 1998년까지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명동성당 담당 정보관으로 근무했다. 굵직한 시국사건과 대규모 민주화 시위 때마다 성당에서 살다시피했다. 87년 박종철 열사의 죽음, 6·10 민주항쟁 등 역사적인 순간마다 그는 김 추기경 곁에 있었다. 김 추기경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한씨를 ‘한 형사’가 아니라 세례명인 ‘한 프란치스코’라고 부르곤 했다. ●장애인 위해 일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져 1998년 퇴직한 뒤에는 김 추기경의 권유로 천주교 산하 봉사단체인 ‘작은 예수회’에서 남북한 장애인걷기운동본부 일을 맡아 장애인에게 휠체어를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러던 한씨는 2005년 11월, 다음해 열릴 장애인의 날 행사를 준비하던 중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쓰러지기 전 혜화동 주교관에서 김 추기경을 만나 “장애인의 날 행사 때 꼭 오셔야 한다.”고 부탁한 것이 마지막 만남이 됐다. 신체 오른쪽이 마비돼 이후 5년간 침대에서 누운 채 생활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한씨는 가까스로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꿈에서 추기경 본 후 기적처럼 일어나 그는 7일 “꿈에 추기경님이 나타나셔서 ‘걸어라. 걸을 수 있다. 걸어서 일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신기하게도 다음날 아침 침대를 잡고 일어설 수 있었다.”면서 “딸은 물론 의사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남북한 장애인걷기운동본부에서 다시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모집한 후원회원이 150명이 넘었다. 그는 “선종하신 추기경님께서 내가 다시 일할 수 있게 일으켜 세워주셨다. 돌아가시고 나서도 나를 통해 계속 일하시는 셈”이라며 “추기경께서 맡기신 일이니 목숨을 다하는 날까지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주기를 맞아 김 추기경의 학교 후배인 동성중·고등학교 출신 미술인 모임인 ‘동성문화예술인회’ 소속 작가 21명은 17~23일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김 추기경을 소재로 그린 인물화 전시회인 ‘서로 사랑하십시오’전을 연다. 전시장에 마련된 추모 부스에는 2007년 동성고 개교 100주년 기념전에 냈던 ‘바보야’ 드로잉 등 김 추기경이 직접 그린 드로잉들과 붓글씨 작품, 동성고에 남아 있는 김 추기경 관련 사진과 기사, 소설가 호영송의 추모시 등이 전시된다. 김 추기경은 1941년 동성고 전신인 동성상업학교를 졸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김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 사진전 ‘바보천사의 미소가… ’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명동성당 입구에서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 사진전 ‘바보천사의 미소가 그립습니다’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김 추기경의 앨범에 남아있던 미공개 사진을 포함, 총 120여점의 사진이 걸린다. (02)2270-2595. ●제3기 불교상례지도사 과정 모집 불교생활의례문화원은 새달 26일까지 제3기 불교상례지도사 과정을 모집한다. 6개월 과정으로 생사의례산업, 불교식 상·제례 실습, 장사행정, 장례 심리학 등을 배운다. (02)720-1079. ●최고경영자 문화·예술과정 제9기 수강생 모집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최고경영자 문화·예술과정(CAP) 제9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박종원 한예종 총장을 비롯해, 이어령·황병기·안숙선·김덕수·봉준호 등 순수·대중 예술 분야 거장들이 주요 강사로 참여한다. 4월5~11월15일 총 25주 동안 진행된다. 수강신청은 26일까지. (02)746-9275~7.
  • [영화리뷰]키사라기 미키짱

    [영화리뷰]키사라기 미키짱

     2007년 2월4일. 허름한 건물에 다섯 명의 사내가 모여든다. 일본 경시청 총무과 직원 이에모토(오구리 슌), 후쿠오카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야스오(쓰카지 무가), 팬시점에서 일한다는 스네이크(고이데 게이스케),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 주인공 이름에서 별명을 따온 오다 유지(유스케 산타마리아), 스토커 기질을 보이는 실직자 딸기소녀(가가와 데루유키)다.  이들의 공통점은 1년 전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여자 아이돌 스타 기사라기 미키의 열혈 팬이라는 것. 인터넷 팬카페에서 활동하던 이들은 1주기 추모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나 기사라기의 사진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오다 유지가 자살이 아닌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며 분위기가 경색된다. 아닌 게 아니라 기사라기의 죽음에 미심쩍은 구석이 많았던 것. 이들은 기사라기에 대한 저마다의 정보를 쏟아 놓으며 그녀의 죽음을 파고든다. 이들 모두 단순한 팬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기사라기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고, 서로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게 된다.  ‘기사라기 미키짱’은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매력이 있다. 무대는 오로지 기사라기를 추모하기 위한 모임이 작은 소동으로 번지는 방에만 집중된다. 과감한 발상이다. 도입부의 엘리베이터 장면과 스톱 애니메이션 식으로 처리되는 일부 회상 장면을 제외하고는 카메라는 결코 방을 벗어나지 않는다.  등장인물도 모두 합쳐서 7명. 기사라기 역할을 맡아 회상신 등에 간간이 등장하고 막바지에야 얼굴을 드러내는 사카이 가나코와 마지막 장면에 깜짝 등장해 웃음을 주는 원로배우 시시도 조를 제외하면 5명에 불과하다. 크게 눈에 띄는 사건도 없고, 죽음에 얽힌 비밀도 거대한 것은 아니지만 개성 넘치는 배우 5명이 빚어내는 앙상블이 내내 즐거움을 준다. 다소 과장된 연기는 연극적인 특성 때문으로 여겨진다. 아이돌 스타의 죽음에 대한 퍼즐을 등장인물들과 함께 맞춰나가는 잔재미도 있다.  얽히고설킨 타래를 엮어 놓은 탄탄한 시나리오는 고자와 료타가 썼다. 원래 연극용이었던 각본을 사토 유이치 감독과 함께 영화용 시나리오로 고쳤다고 한다. 주로 TV 드라마를 연출해 왔던 사토 감독은 2000년 중반부터 영화를 연출하기 시작했고, 이 영화로 주목받았다. 2008년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도쿄타워’에 밀려 최우수는 모두 놓치고 우수작품상, 우수감독상, 우수각본상, 우수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108분. 11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일 막오르는 6·2 지방선거… 3대 관전포인트

    2일 막오르는 6·2 지방선거… 3대 관전포인트

    2일부터 ‘6·2 지방선거’의 막이 오른다. 선거 120일 전인 2일에는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이 이뤄지며, 이때부터 제한적인 범위에서 지방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관리체제로 전환한다.”면서 “금품선거에 대한 감시·단속 활동을 본격화하는 등 선거부정 예방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각 정당도 이번 주부터 사실상 지방선거 준비체제로 전환한다. 한나라당은 지방선거기획단을 조만간 띄울 계획이다. 2월 말~3월 초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경선 등을 거쳐 4월 말까지 후보자 공천을 완료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기획본부를 이미 구성했고, 내부적으로 3월 말까지 후보자 공천을 매듭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지방선거는 2008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단위 선거이자,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둔 마지막 전국 단위 선거이다. 동시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차기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상당한 정치적 비중을 갖고 있다. 선거에는 ‘세종시’가 최대 핵심 이슈로 자리잡았다. 선거를 통해 세종시 문제가 확산·증폭되면서 역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상호작용 현상이 예상된다. 혁신·기업 도시 등의 역차별 문제가 얽히면서 적지 않은 지역이 ‘직접적 이해당사자’로 가세해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여당 견제 심리’가 얼마만큼 나타날 것인가도 관심사다. 앞서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대승을 거두며 2007년 대권 탈환의 발판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등 야당도 정권 중간심판론을 내세우며 ‘견제론’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이자 지난 10년간 지방정부를 장악한 한나라당 지방정치에 대한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장광근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시와는 정치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2년에는 김대중 정부 말기의 권력형 비리가 대량 폭로되던 시점이었고, 2006년은 노무현 정권 후반기의 각종 갈등으로 표심이 여권을 외면하던 시점이었다.”면서 “잘하는 여당과 대통령에게 일부러 패배를 안겨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주요 정당들의 적전(敵前) 분열 정도와 봉합의 수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에서는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친이·친박 간 내홍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역시 주류·비주류 간 갈등이 공천과정 등에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연대 가능성이 전력을 극대화할 요소로 남은 가운데 갈등을 얼마만큼 봉합하느냐가 숙제로 남겨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분위기와 월드컵 열기도 표심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이지운 유지혜기자 jj@seoul.co.kr
  • 용산참사 1주기… 만화·그림책으로

    용산참사 1주기… 만화·그림책으로

    누구는 도심의 테러리스트라고 손가락질했다. 누구는 열사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단란한 가정에서 소박한 행복을 꿈꾸던, 그저 보통 사람이며 우리의 이웃이었을 뿐이다. 용산 참사 1주기를 되돌아 보는 만화책 ‘내가 살던 용산’과 그림책 ‘파란집’이 보리출판사를 통해 나란히 출간됐다. ‘내가 살던 용산’에는 지난해 1월20일 숨진 고(故) 윤용헌·한대성·양회성·이상림·이성수씨 등 용산 철거민 5명의 삶을 보듬은 작품 5편과 참사가 일어난 당일 상황을 재구성한 작품 1편이 실려 있다. 김성희·김수박·김홍모·신성식·앙꼬·유승하 등 만화 작가 6명이 힘을 모았다. 만화가들은 감옥에 갇힌 철거민들을 면회하고, 참사 유가족들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물론, 각종 책과 영상, 현장 취재로 사실성을 높였다. 김홍모 작가가 그린 ‘망루’의 마지막 네 페이지에서 철거민들이, 고인들이 꿈꾸던 삶을 들여다 보노라면 그 삶이 너무나 평범한 탓에 가슴이 더욱 시려온다. ‘이렇게 오손도손 행복하게….’ 만화가들은 입을 모아 “유가족들을 만나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목소리와 표정이었다.”면서 “우리가 모두 그렇듯 유가족들이 집으로 돌아가 일상의 피로와 슬픔을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가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때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살던 용산’의 판매수익금은 유가족들에게 기부된다. 1만 1000원. 이승현 작가가 그린 그림책 ‘파란집’은 들어가는 글, 나오는 글을 빼면 정말 그림만 있다. 아무런 설명이 없는 민중 판화 형식의 그림만으로도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파란집은 보통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던 공간을 상징한다. 수없이 많던 파란집들은 그러나, 무자비한 강제 철거와 재개발에 밀려 점점 줄어들고, 망루가 되고, 결국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그림을 가득 메우던 검은 연기가 걷히면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아파트 공화국이다. 재개발이 용산 철거민에게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들어가는 글에서 단단한 시멘트 보도블록을 비집고 간신히 돋아나던 파란 잎사귀는, 나오는 글에서 보도블록에 균열을 일으키는 노란 민들레 꽃으로 자라난다. “떠나지 못한 영혼과 남겨진 자의 눈물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하는 이 작가는 희망을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살던 용산’이나 ‘파란집’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치고는 무거운 이야기들이다. 이와 관련, 이 작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림책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개발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산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98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용산참사 1주기] 아직 진화되지 않은 법정공방

    항소심 재판부의 수사기록 2000쪽 공개 결정과 검찰의 재판부 기피신청 등에 따라 사건 발생 1년 만에 ‘용산참사’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용산참사 재판이 진행됐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 한양석)의 재판정은 늘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공판이 있을 때마다 철거민들이 방청석을 가득 메웠고, 검찰과 철거민 농성자 측 변호인단은 첨예한 마찰을 빚었다. 당시 재판부는 검찰의 수사기록 비공개 결정에 유감을 표하면서 주요 쟁점이었던 철거민 농성자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14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광범)가 수사기록 2000쪽에 대한 변호인의 열람·등사를 허가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철거민 농성자들의 변호인 김형태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수사기록 2000쪽에는 지난해 참사당시 경찰의 진압작전 수립과 실행 및 상황파악 과정에서 지휘부와 현장, 그리고 지휘부 간에도 의사소통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진술들이 있다. 김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당시 경찰의 진압이 상황을 잘못 판단한 가운데 이뤄진 과잉진압임을 주장할 계획이다. 법원이 당시 경찰의 진압작전이 정당한 공무집행의 범위를 넘어선 과잉진압임을 인정한다면, 1심에서 철거민 농성자들에게 유죄 인정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를 벗을 수 있다. 반면 검찰은 이번에 공개된 수사기록 2000쪽에 나와 있는 경찰 지휘부 등의 진술은 철거민 농성자들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재사고와 공무집행의 적법성 문제는 별개의 사건이며, 경찰 지휘부의 진술은 기소된 철거민 농성자들의 형사책임 여부와는 무관한 경찰 지휘부에 대한 수사기록이라는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용산참사 1주기] 밀어붙이기식 재개발에 자성의 싹 틔워

    [용산참사 1주기] 밀어붙이기식 재개발에 자성의 싹 틔워

    18일 오전 서울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 지난해 1월20일 동틀 무렵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곳은 여전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참사가 발생한 옥상으로 향하는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유족들이 1년 가까이 머물렀던 건물 옆 천막에는 인적이 끊겼다. 남아 있는 용산4구역 세입자 23명도 20일 열리는 ‘용산참사 1주기 추모제’가 끝나면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용산참사의 현장농성이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용산참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고질적 관행을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을 환기시켰다. 류주형 용산범국민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용산참사는 비극적인 사고였지만 이 일을 계기로 재개발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서울시와 정부 등은 재개발 정책의 손질에 나섰고,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 발의가 잇따랐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추진 상황과 자금 현황 등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공개하는 ‘클린업시스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또 재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해결하는 도시분쟁조정워원회도 구성했다. 분쟁의 소지를 키운 재개발조합의 재개발 건물 감정가 평가 방식도 참사 이후 공적인 감정평가업체에서 보상가를 정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경기도도 ‘선 이주대책 후 사업추진’ 원칙을 밝혔다. 정운찬 국무총리까지 나서 “세입자에 대해 휴직에 따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순환재개발도 이뤄져야 한다.”고 개선책 마련을 약속했다. 하지만 용산참사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유족 측과 서울시 재개발조합이 보상합의를 했지만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둘러싼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재개발 정책 전환을 위한 활동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영남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영남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

    영남은 전통적으로 ‘난공불락’의 한나라당 텃밭이다. 선거 본선보다 한나라당 공천 심사와 경선이 당락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2012년 대선의 밑거름’이라는 의미를 감안하면 여권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싸움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거일정과 맞물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야권 ‘약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부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인 허남식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공언했다. 허 시장은 지역 살림에 해박한 경륜을 내세워 ‘안방’ 수성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힘 있는 정치인 시장론’에 힘입어 친박계 서병수 의원, 친이계 정의화·안경률 의원이 상대로 거론된다. 친박계 핵심인 김무성·허태열 의원도 거명되지만, 두 의원은 ‘친박계의 당내 역할론’에 따라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친박계의 대항마로 권철현 주일 대사의 이름이 오르기도 한다. 친박계 내부에선 권 대사에게 현실 정치 복귀의 빌미를 만들어 주느니, 차라리 정치 성향이 모나지 않고 평판이 좋은 허 시장에게 부산을 맡겨두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야권에선 ‘불모지 부산’에서 내리 재선한 민주당 조경태 의원과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 노재철 전 사학연금관리공단 감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변호사, 해양수산부장관 출신인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문 변호사는 여권에서도 그의 거취를 지켜볼 정도로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민주노동당 민병렬·진보신당 김석준 시당위원장도 후보로 꼽힌다. 경남에서는 김태호 현 지사가 3선 도전 채비를 끝냈다. 남해안특별법 통과와 람사르 총회 유치라는 업적이 3선 도전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여권에선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남해군수 출신인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사건에 연루됐던 김 지사를 밀어낼 ‘새 물결’로 분류된다. 하지만 박·황 시장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이 현실화되면서 통합 시장 출마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야권에선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강력한 대항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인 ‘시민 정치’를 이번 선거에서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민주노동당 강병기 전 최고위원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울산에서는 박맹우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하다. 한나라당 정갑윤·강길부 의원이 교체 인물로 거론된다.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당선으로 확인된 노동계의 후보 통합이 변수로 점쳐진다. 민주노동당 김창현·진보신당 노옥희 울산시당 위원장이 유력 후보다. 민주당에선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국민고충처리위원장 출신 송철호 변호사가 후보로 꼽힌다. 심규명 변호사, 임동호 시당위원장, 차의환 전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도 거명된다. 대구·경북은 한나라당의 절대 우세 지역이다.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 이후 단 한 차례도 시·도지사 자리를 다른 정당에 빼앗긴 적이 없는 곳이다. 여권내 계파 갈등이 관건이다. 대구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김범일 시장에 맞서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쓴잔을 마셨던 친박계 서상기 의원이 지역 민심을 등에 업고 설욕전을 벼른다. 서 의원은 이미 시당위원장에 연임하면서 재대결을 예고했다. 후보군으로 꼽히던 이한구·이명규·유승민 의원은 최근 불출마 의사를 굳혔다. 서 의원으로서는 경기고 출신이라는 게 부담이다. 김 시장을 비롯해 역대 민선시장은 모두 경북고 출신이다. 때문에 친박계에선 후보 교체론이 간간이 흘러나오지만 그렇다고 서 의원을 대신할 적당한 인물이 거론되진 않고 있다. 야권에선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민주당 윤덕홍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김충환 전 청와대 비서관이 ‘아성 허물기’에 도전할 후보로 거론된다. 경북에선 친박계 김관용 현 지사에 맞서 포항시장 출신의 친이계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 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친이계에선 권오을 전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야권에서는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인 박명재 포천중문의대 총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출마의지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여권내부의 자리 다툼으로 싱겁게 끝날 공산이 크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총선 전초전 6 ·2 표심잡기 사활 걸었다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총선 전초전 6 ·2 표심잡기 사활 걸었다

    정치는 선거에서 기회를 찾는다. 굳히기도, 뒤집기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존재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오는 6·2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권력을 가늠케 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래로는 최일선의 득표 조직을 정비하고, 위로는 각 당의 당권(黨權)과 대선후보 문제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논리가 담겨 있다. 절박성으로 따지면 민주당이 더하다. 뒤집으려는 쪽이어서다. 당내에서는 사활(死活)의 문제로까지 인식하기도 한다. “지난 대선 참패로 ‘세포 조직’이 붕괴됐다. 이를 재생하지 않고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다.”라고 한 관계자는 진단했다. 이런 점에서 6·2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탈출구다. 민주당은 수도권 수복이 ‘제1 고지’이다. 그래야 2012년을 노려볼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참패한 주요 원인의 하나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등을 한나라당에 내준 것을 꼽는다. 기초단체장, 기초의회마저 놓치면서 ‘풀뿌리’를 잃었다는 자성이다.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이익이 상반된다. ‘수성’해야 하지만 내부 사정이 녹록지 않다. ‘차기’를 놓고 주류-비주류 간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주류는 ‘물갈이’를 준비 중이다. 유권자에게 ‘새 얼굴’로 호소하겠다는 명분에서다. 기초단체장 등 적지 않은 현역이 그 대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비주류는 “친박계를 제거하려 한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현 지자체장의 상당수가 박근혜 전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받았다. 나아가 국회의원에겐 현실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관내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2012년 총선은 어려워진다. 여야 문제 이전에 각각 당내에서 ‘죽고살기식’ 투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정당 내의 과도한 ‘내전(內戰)’은 군소 정당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양질의 낙천자가 공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선거구도가 만들어내는 틈새를 겨냥해 당선을 챙긴 전례는 수두룩하다. 지방선거는 더욱 그렇다. 자유선진당은 충청 맹주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의 터를 닦으려 애쓴다. 친박연대에는 회생의 기회다. 6·2 지방선거에서는 선거 분위기를 달굴 대형 정치 이슈도 줄줄이 걸려 있다. 세종시 문제는 그 핵심이다.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 표심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4대강 사업은 강이 흐르는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항목으로 확대될 개연성도 적지 않다. 선거 직전 맞게 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는 ‘이념’을 되살릴 수 있다. 본격적으로 달궈질 월드컵 축구 열기가 끼칠 영향도 관심사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등 각종 국가적 행사가 미칠 영향도 작지 않다.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는 19대 대선 후보군의 윤곽을 확인하게 될지 모른다. 이번 선거는 그 ‘인큐베이터’이다. 지지율 5% 미만 후보군에서 두 자리 숫자로 치고나올 인사가 생길 수도 있다. 승패는 차기 주자군에 축배나 독배를 강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최대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다. 정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진로가 갈릴 수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영남 기초단체장 선거 전망

    영남권 지방선거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 ‘한나라당 내부 공천갈등’, ‘노동계 결속’ 등이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다. 영남에서는 부산 16명을 비롯해 경남 20명(창원·마산·진해가 통합되면 18명), 경북 23명, 대구 8명, 울산 5명의 기초단체장을 선출한다. 부산의 경우, 한나라당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예비주자들로 넘쳐나는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서 이기는 후보가 곧 차기 단체장’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부산의 이번 선거 관심사는 현역 기초단체장 물갈이 여부다. 지방의원과 관료 출신 예비주자들이 현역 단체장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서다. 5곳의 기초단체장 모두가 한나라당 소속인 울산의 경우 노동계 표심을 등에 업은 진보진영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진보진영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노동계의 결속을 통해 최소 1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5곳 가운데 중구·남구·울주군에서 확실한 우위가 점쳐지고, 근로자들이 많은 북구와 동구에서는 진보진영의 도전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노당은 역대 선거를 통해 동·북구 2곳에서 단체장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이번 선거에서 동·북구 탈환을 위한 노동계 결속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최소 1곳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 후보의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남지역도 현역 기초단체장 18명 중 15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들은 본선보다 더 어려운 공천이라는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을 타진하느라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김해 등 경남 일부지역의 선거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는 친노 인사의 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해 탄생하는 거대 통합시의 초대 시장선거도 관심사다. 대구·경북은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간의 공천 경쟁이 변수다. 한나라당 내부 갈등이 이번 선거로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대구는 전체 8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7곳을 한나라당에서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박풍’에 밀려 한나라당 후보 4명이 고배를 마신 것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의 독식을 장담할 수만 없는 실정이다. 경북은 한나라당 텃밭인 지역 특성상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과 국회의원 간의 갈등으로 현직 단체장이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 김정한·대구 한찬규·창원 강원식·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누가 나올까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누가 나올까

    ‘지방선거의 꽃’은 단연 서울특별시장 선거다. 관내 25개 기초자치단체와 48개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가진 만큼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서울시장 선거는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선거 전체의 흐름을 좌우할 뿐 아니라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의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서울시장이 대선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여권의 현직 프리미엄과 야당의 반격이 관전 포인트다.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있어 20~30대 젊은 층에서 투표율이 높아지는 등 ‘돌풍’이 일지도 변수다. 민주당과 진보진영, 친노 그룹 등 범야권이 현 정권 심판을 내걸고 정책·선거 연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여권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이 ‘최초의 재선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다. 오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시정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4년 임기로는 부족하다.”며 재임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왔다. 그러나 당내 비판적인 시각을 극복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 서울 지역 후보들의 뉴타운 공약과 관련해 오 시장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데서 시작된 불만이다. 당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대세론’이 우세하지만 오히려 서울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울시장 재선불가”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에서는 원희룡·정두언 의원이 오 시장에게 직간접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원 의원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 곳곳을 다니며 시정현황을 살피는 등 정책 및 공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 시장을 향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쏟아낸다. 지난달 9일에는 “(오 시장이) 4년간 한나라당의 지원 하에 시장을 하면서 한 게 뭐냐, 당에 기여한 게 뭐냐 등에 대해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오 시장을 정면으로 치받았다. 정 의원 역시 최근 서울 지역 의원 7, 8명을 만난 자리에서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어고 폐지론을 꺼내들었던 정 의원은 지난달 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에 나갈 사람은 이렇게 위험하게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세종시, 4대강 등 많은 문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 대중성이 높은 나경원 의원은 당 최고위원과 서울시장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맹형규 대통령 정무특보와 서울시당 위원장인 권영세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무엇보다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가 가장 큰 변수다. 한 전 총리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돌자 “나가겠다고 한 적도, 안 나가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수뢰설에 휘말리면서 검찰수사를 받는 등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청렴성·도덕성 이미지를 이어갈지, 주변의 출마 권유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인다. 당내에서는 송파구청장을 지낸 김성순 의원이 지난 11월24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재선의 김 의원은 지난 정기국회 국정감사 때부터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행정 전문가’를 내세우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역의원 가운데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추미애 위원장, 방송기자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 의원, 3선의 송영길 최고위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원외에서는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이계안 전 의원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서울의 합계출산율을 2.1%로 올리기 위한 시정을 하겠다.”며 지난 연말 ‘2.1 연구소’를 띄웠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신계륜 전 의원과 문화부장관 출신인 김한길 전 의원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외부 영입 대상으로는 방송인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가장 먼저 꼽힌다. 하지만 본인은 지난 연말 출마설을 일축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지난 11월29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노 대표는 지난 12월4일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선거준비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수호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월 울산 북구 재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던 두 정당에서 이번에도 단일화를 성사해 힘을 모을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를 이어 친노(親) 그룹의 약진도 예상된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여권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1월 친노 그룹 중심의 국민참여당에 입당해 정치행보를 본격 재개했다. 국민참여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들 만나보세요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들 만나보세요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은 앤젤리나 졸리와 맞서 총질을 하고 싶다면?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독일 베를린, 홍콩 등 외국여행을 가야 볼 수 있었던 스타들의 밀랍인형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졸리와 나란히 어깨동무를 한 채 총을 들고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2월15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월드스타 체험전’에서는 졸리 커플과 비욘세, 마이클 잭슨, 비, 신승훈, 홍명보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생생하게 재연한 밀랍인형 120여점이 선보인다. 이 인형들은 원래 43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부에나 파크에서 운영되던 미국 최초의 밀랍인형 박물관 ‘무비 랜드’의 소장품이었다. 1000만명이 찾은 무비 랜드가 2005년 문을 닫으면서 그 소장품이 치열한 경합 끝에 한국에 팔린 것이다. 벌집 추출물과 파라핀의 혼합 물질로 만든 밀랍인형은 18세기 영국에서 의료용으로 개발돼 프랑스 출신 간호사 마담 투소에 의해 그 기술이 완성됐다. 1800년대 영국에 처음 세워진 왁스 뮤지엄은 이제 전 세계 대도시 40여곳에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월드스타 체험전’에 전시되는 작품은 세계 최고의 밀랍인형 작가로 꼽히는 칸 가시모프가 만든 것이다. 밀랍인형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1년 정도로 개당 1억~2억원의 제작비가 든다. 서태지, 강우석 감독 등 한국의 스타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추가로 제작됐다. 밀랍 인형의 관람 포인트는 눈동자와 손톱. 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운 반투명 손톱의 생생한 사실감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관람료 성인 1만 5000원. (02)2001-0502. 서울 여의도 한화63시티 왁스뮤지엄에서는 40년 가까이 극사실주의 밀랍인형 제작에 몸담은 일본의 장인 마쓰자키 사토루(63)의 작품 70여점을 전시 중이다. 사토루는 도쿄 예술대학 조각과를 졸업하고 형의 권유로 가업이었던 밀랍인형 제작을 시작해 1000여점의 세계 저명인사들을 복제해 냈다. 박정희, 김대중 등 한국의 대통령을 비롯해 이영애, 배용준 등 한류스타까지 한국의 유명 인사도 사토루의 손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사토루는 진보적 성향의 인물과 야구 선수에 특히 관심이 많다. 63시티 왁스뮤지엄에서도 그가 가장 애정을 갖고 있다는 체 게바라를 비롯해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로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와 이승엽 등의 모습이 눈에 띈다. 사토루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밀랍인형도 세계 최초로 제작했다. 예수와 열두 제자의 모습을 재현한 ‘최후의 만찬’ 관에서 함께 전시 중이다. 관람료 성인 1만 4000원. (02)789-5663. 1주기를 앞두고 5분의1 크기로 축소 제작된 김 추기경의 피규어(정밀 인물조각)도 오는 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9 서울인형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병하 B·H인체조형연구소 대표가 만든 이 피규어는 천연수지 재료(레진)로 만들어져 평소의 밝고 친근감 있는 미소를 살려냈다. 서울인형전시회에서는 김 추기경뿐 아니라 한국의 대통령과 독립투사 등 새롭게 만들어진 인형 1만여점도 볼 수 있다. 관람료 성인 1만원. (02)724-775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바보’가 그립습니다

    ‘바보’가 그립습니다

    세상에 사랑의 빛을 뿌리고 떠난 지난 2월16일 이후로도 김수환 추기경은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김 추기경의 1주기가 벌써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추모행사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9일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1주기 준비위원회(위원장 안병철 신부)’를 꾸리고 새해 2월16일~3월28일을 김수환 추기경 공식 추모기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추기경이 몸소 실천했던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추모 미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추모 행사들이 마련된다. 새해 2월3~12일, 12월16일~3월28일에는 각각 서울 명동 평화화랑과 명동성당 초입에서 사진전이 열린다. 생전 김 추기경의 다양한 활동을 담은 사진들이 공개된다. 서울 합정동 절두산 순교성지에 있는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는 2월16일~5월23일 김 추기경이 사용하던 성경과 제의(祭衣), 제구(祭具), 문방구류 등이 전시된다. 추기경이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들도 3월3∼16일 평화화랑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평화방송은 추모 기간 중 김 추기경의 생애를 다룬 3부작 다큐드라마 ‘김수환 추기경에 관한 마지막 보고서’와 다큐멘터리 ‘우리 안의 그 사람, 김수환 추기경’을 제작, 방송한다. 라디오를 통해 추모 방송도 내보낸다. 추모 미사는 선종 1주기인 2월16일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또 같은 달 21일 용인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에서 염수정 주교의 주례로 각각 개최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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