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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졸자 평균 3114만원 빚

    미국 대학 졸업생들의 평균 부채가 2만 9400달러(약 3114만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4일(현지시간) USA투데이가 전했다. 부채를 안고 졸업한 대학생들은 특히 불경기로 인한 7.3%의 높은 실업률로 취업마저 미뤄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미국 대학 진학 및 성공 연구소’가 발간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졸업한 미국 대학생들의 1인당 평균 학자금 대출로 인한 부채는 2만 9400달러(약 3114만원)로 전년도보다 2800달러(약 300만원) 늘었다. 보고서 작성을 담당한 데비 코크란 리서치 책임자는 “대학들은 계속해서 등록금을 인상하는 반면 미국 일반 가정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금융위기 여파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며 “이 두 가지 요인 때문에 1인당 학자금 대출액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 최대 학자금 대출전문회사인 ‘샐리메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의 전체 학자금에서 부모들이 충당하는 비중은 27%로 37%였던 2010년보다 10% 포인트 줄었다. 샐리메이의 한 임원은 앞서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 실제로 부모들의 수입이나 저축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체 미국 대학 졸업생들의 부채 규모는 2008~2012년 6% 늘어 2013년 현재 1조 달러에 이른다. 빚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는 채무불이행(디폴트) 비율도 6년 연속 상승 중이다. 현재 대학생 10명 가운데 1명은 상환기간 안에 학자금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졸업생들의 1인당 부채 규모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델라웨어주의 1인당 부채액이 3만 3649달러로 가장 많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2020년 무역액 2조弗·세계 5강 달성”

    “2020년 무역액 2조弗·세계 5강 달성”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신흥국의 기술 추격과 글로벌 경쟁 등의 새로운 도전들을 극복하고 무역을 통한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제2의 무역입국’을 향해 나아가자”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코엑스에서 열린 제5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올해 사상 최대 수출, 최대 무역흑자, 3년 연속 무역액 1조 달러라는 놀라운 성과가 예상되고 있지만 안주할 수만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20년 세계무역 5강, 무역액 2조 달러 달성을 목표로 ‘새로운 수출 산업 육성’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역량 제고’, ‘세일즈 외교와 자유무역 기반 강화’ 등 3대 목표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제조업 위주의 무역구조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복합시스템, 중계·가공무역과 같은 새로운 수출 산업을 발굴해 나가겠다”며 “동북아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제도적 기반, 글로벌 생산망을 결합한다면 중계·가공무역의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323만개 중소·중견기업 중 8만 6000개(2.7%)만이 수출을 하고 있지만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역량 있는 내수 중소기업과 수출 초보기업을 새로운 수출역군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 34개국에 있는 우리 수출지원기관의 무역정보를 연계·통합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스마트 통관시스템을 구축해 수출 전 과정에 걸쳐 맞춤형 컨설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중 FTA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반을 만들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등 앞으로 논의될 지역 무역협정 논의 동향에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수출 1억 달러 기념에 시작한 ‘무역의 날’ 어느덧 50회

    수출 1억 달러 기념에 시작한 ‘무역의 날’ 어느덧 50회

    국가기록원은 제50회 무역의 날을 맞아 나라기록포털(contents.archives.go.kr)에 관련 기록물을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기록물은 1960∼1990년대 수출(무역)의 날과 관련한 문서 3건, 영상 6건, 사진 6건 등 모두 15건이다. ‘무역의 날’은 1964년 11월 30일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것을 기념해 ‘수출의 날’로 제정돼 1990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이어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2011년 12월 5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같은 달 5일로 날짜가 변경됐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이슈&이슈] 삼척시, 러시아 PNG터미널 유치 올인

    [이슈&이슈] 삼척시, 러시아 PNG터미널 유치 올인

    ‘120조원대 러시아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터미널 사업을 유치하라.’ 세계적인 에너지 중심도시를 꿈꾸고 있는 강원 삼척시가 러시아 PNG 터미널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이미 국내 에너지 관련 수조원대의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했지만 올해부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120조원 규모의 러시아 PNG 터미널 사업까지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석탄,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PNG 터미널 사업까지 유치해 세계의 에너지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취지다. PNG 사업은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요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값싼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원은 석탄, 가스, 원자력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40%로 가장 큰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PNG 터미널 사업은 이 같은 가스 도입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한 동해안을 거쳐 우리나라 삼척까지 1000㎞ 이상 천연가스를 끌어 들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로부터 30년 동안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1000억 달러 이상(약 120조원)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국내 경제적 파급 효과만 21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러시아~북한~우리나라로 이어지는 PNG 터미널 사업은 건설사업비만 120조원에 이른다. 사업은 1990년 한·러시아 수교 때 처음으로 거론된 뒤 2003년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스포럼의 가스 공동개발 협정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한·러 간 가스분야 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다방면의 노력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터미널 최종 종착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삼척시가 유치 선점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삼척시는 PNG 터미널 유치를 위해 올 6월 러시아를 방문해 연방 에너지 차관을 면담하고 PNG 터미널 삼척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또 지난 10월에는 ‘2013 삼척 세계 가스에너지 및 PNG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동해안 삼척이 러시아 동진정책에 부합되고, 러시아에서 최단거리에 있어 건설비용이 절감되는 등 최적의 입지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구나 삼척에 PNG 터미널이 구축되면 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액화천연가스(LNG) 의존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남·북 신뢰프로세스 지렛대 역할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아시안하이웨이(AH) 교통망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열량 가스 도입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도 동해안 일대에 소비 시스템을 구축해 해결하고 화학산업단지 및 폐광산 동굴을 이용한 지하압축 저장기지를 조성해 천연가스의 활용도를 높이고 비상시 대비하는 등 러시아 PNG 도입에 따른 문제점과 소비 대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 삼척시는 천연가스 등 복합에너지를 지역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 중이다. 시의 에너지 거점도시 로드맵은 PNG 터미널을 활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의 저열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전용소비단지 구축 ▲공급중단 문제 해소를 위한 지하 저장기지 구축 ▲천연가스 부피 축소 및 산업화를 위한 C1 신화학산업단지 조성 ▲청정 연료를 이용한 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규모 전력생산기지 조성 ▲PNG 건설 비용 절감 및 지역개발 촉진을 위한 TSR 및 AH 교통망 구축 등을 기반으로 해 석탄·천연가스·전기 등 다양한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주력산업으로 활용하는 ‘PNG 복합에너지산업 육성 로드맵’이다. 삼척시는 에너지 및 청정연료의 생산, 에너지 저장 및 전달, 화학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산업을 육성해 2020년까지 동북아 최고의 PNG 복합에너지산업 중심 도시를 설계하고 있다. 김대수 삼척시장은 “최근 수립된 2020 삼척장기발전종합계획을 뒷받침할 미래 발전 청사진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중심으로 주력산업 육성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수요자 중심의 지역발전전략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복권실명제/진경호 논설위원

    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의 공통점 하면 아이비(Ivy)리그, 이른바 세계 최고의 미국 명문 사립대의 대표주자로 생각할 듯싶다. 한데 공통점 하나가 또 있다. 바로 복권을 팔아 만든 돈으로 세워진 학교라는 점이다. 하긴 복권이 이룩한 거대한 ‘창조역사’에 비하면 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19세기 대영박물관을 지은 돈도, 미국의 후버댐을 지은 돈도 다 복권에서 나왔다. 근대 전쟁 자금의 상당수도 복권이 찍어 냈다. 미국인들이 떠받드는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말년에 빚 8만 달러를 개인복권을 찍어 가볍게 갚았다니 복권은 실로 꿈을 팔고 돈을 만드는 요술방망이인 듯하다. 인류와 함께 탄생한 직업이 매춘이라던가. 그렇다면 도박과 복권은 적어도 인류 문명의 탄생과는 함께한 듯싶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홈페이지는 ‘복권의 기원’에 대해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로 추정된다’고 지극히 겸손(?)하게 적어 놓았으나, 기원전 4000년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주사위가 나오고, 중국 고대 상나라에서도 도박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누가 먼저 배우고 말고 할 것 없이 우연과 요행, 불가측성에 눈을 뜨고 셈을 할 줄 알게 된 때부터 인류는 복권을 만들고 도박을 했던 셈이다. ‘가난한 자들의 저항 없는 세금’으로 불리듯 복권은 오랜 기간 계급 착취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돈 없고 힘없는 자들에게 벼락 맞을 확률조차 안 되는 꿈을 팔고, 그 돈으로 가진 자들이 곳간을 채우는 역사가 근대 이전까지 이어져 왔다. 복권은 착취의 이데올로기만도 아니었다. 사회통제의 이데올로기이기도 했다. ‘복권의 역사’를 쓴 데이비드 니버트가 “복권은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의 불행과 무의미한 삶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사회 통제의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했듯 일확천금의 꿈을 심어주는 것으로 체제 불만에 따른 대중 봉기의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55.2%)이 복권을 샀다. 로또는 한 번에 평균 7500원씩 14번, 연금복권은 한 번에 6600원씩 7번 이상 샀다. 정부는 2조 2702억원어치를 팔아 1조 3000억원을 챙겼다. 올해엔 더 늘었다. 상반기에만 1조 6278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대로 가면 3조 2000억원을 넘을 듯하다. 정부가 전자카드를 만들어 1인당 복권 구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자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났다. “정부가 이제 돼지꿈을 꾸는 것도 막느냐”며…. 가뜩이나 세원 부족을 걱정하는 정부로선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주는 격이지 싶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복권은 불변의 지속 가능한 미래산업인 모양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활기 띠는 해외수주] ‘1조여원’ 대림, 오만서 정유공장 증설

    [활기 띠는 해외수주] ‘1조여원’ 대림, 오만서 정유공장 증설

    대림산업이 초대형 정유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의 오만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21억 달러 규모 소하르 정유공장 증설 공사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계약은 영국 건설사 메트로팍과 공동 수주이며, 전체 중 대림산업 지분은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140억원)다. 소하르 정유공장 증설 공사는 원유를 처리해 양질의 나프타와 가솔린, 디젤을 생산하는 신규 공장을 건설과 기존 정유공장을 확장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이 8개의 핵심 신규 공장 건설을 담당하며 페트로팍은 기존 공장 개·보수 및 업무지원 시설 공사를 수행한다. 공사 기간은 36개월이며, 공장이 완공되면 하루 정유 생산량은 18만 7774배럴로 현재보다 70% 증가한다. 이철균 대림산업 사장은 “대림의 정유 플랜트 사업수행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한 결과”라며 “시장 다변화에도 성공해 정유 플랜트 분야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삼성, 애플에 3000억원 추가 배상”

    “삼성, 애플에 3000억원 추가 배상”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 2억 9000만 달러(약 3080억원)를 추가로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이 21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번 평결이 확정되면 삼성은 먼저 확정 판결받은 6억 4000만 달러(6790억원)를 더해 총 9억 3000만 달러(9870억원)를 애플에 물어줘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은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침해 손해배상 재(再)산정 공판에서 이 같은 배심원 평결을 내렸다. 지난해 8월 이 법원 배심원단은 양사 간 소송에서 “삼성이 애플에 10억 5000만 달러(1조 1150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루시 고 판사는 최종 판결에서 “배심원들이 배상액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배심원 평결 가운데 6억 4000만 달러만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다시 계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 12일 나머지 부분을 재산정하기 위해 새로 재판을 열었다. 원고인 애플은 손해배상액으로 3억 7978만 달러(4066억원)를 요구했고, 피고인 삼성전자는 5270만 달러(556억원)면 충분하다고 맞섰다. 이번 평결은 두 회사의 주장에 대한 배심원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평결 금액이 애플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산정돼 이들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심도 있게 논의했는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평결이 내려진 뒤 “우리는 배심원단이 ‘베끼는 데는 돈이 든다’는 사실을 삼성에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USPTO)에서 무효 결정된 특허를 주요 근거로 이뤄진 이번 평결에 유감을 표하며 이의 신청과 항소 등의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애플에 추가배상” 美 배심원 평결에 삼성이 반발하는 이유 두 가지

    “애플에 추가배상” 美 배심원 평결에 삼성이 반발하는 이유 두 가지

    삼성전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번 미국 배심원단 평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소송의 주요 쟁점인 애플 측 7844915호(이하 915) 특허가 이미 미국 특허청에서 무효 판정이 내려져 효력을 상실한 것이라는 점이다. 915 특허란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핀치 투 줌’ 기술을 말한다. 최종 배심원 평결 이틀 전인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재판 중단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애플 특허가 이미 특허청으로부터 무효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배심원단이 손해배상 액수를 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 특허청은 지난 7월 핀치 투 줌 특허에 대해 “이보다 먼저 등록된 특허가 있어 유효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이어 애플에 해명 기회를 주고서 이달 20일 무효 선언을 확정했다. 물론 애플이 특허심판원과 항소법원 두 곳에 항소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하지만 특허심판원과 항소법원 모두 최종 무효 판정을 내린다면 삼성 입장에선 무효가 된 특허에 거액의 돈을 내야 하는 셈이다. 실제 915 특허는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 측 손해배상 청구액 가운데 약 4분의1(1억 1400만 달러)이나 될 만큼 비중도 크다. 또 다른 근거는 재판 내내 미국의 애국주의가 작용했다는 점이다. 애플 측 변호사는 마지막 변론까지 “한때 번창했던 미국 TV 제조사들이 현재 사라진 건 바로 미국 TV 제조업체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배심원단의 애국심에 매달렸다. 이어 재판 논점과는 무관한 고 스티브 잡스 창업자까지 거론했다. 삼성전자가 입을 유무형적 손실은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애플을 적극 지원하는 미국 현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삼성의 입장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내년 초로 예정된 최종 판결에서 배심원 평결이 그대로 인정되면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할 돈은 1조원에 육박한다.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100만대 팔아야 나올 수 있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여기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소송 비용도 삼성의 몫이 된다. 항소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선 일정액은 배상해야 한다. 애플을 베꼈다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번 판결이 삼성전자 자체는 물론 향후 영업이익 등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무선사업(IM) 부문 영업이익이 6조 7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손해배상액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더라도 삼성전자에 치명적인 타격은 되지 않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분기부터 애플과의 특허소송 충당금을 무선사업 부문 영업이익 등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금은 이미 챙겨 놨다는 의미다. 이번 판결이 미국의 국수주의를 배경으로 내려진 판결이란 점에서 영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9개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 결과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소송은 배상 액수도 적고 애플에만 유리하게 흘러가지도 않는 양상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 美국채 보유액 사상 최대

    한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8일(현지시간) 미 재무부가 발표한 국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한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556억 달러(약 59조원)로 전달보다 56억 달러나 늘었다. 한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2월 508억 달러로 정점에 달하고 나서 같은 해 3월 427억 달러로 급감한 뒤 증감을 거듭하다 지난해 9월 421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2월 다시 50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8개월 연속 5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미국 국채 보유 세계 순위도 8월 22위에서 9월 프랑스, 터키를 제치고 20위로 올라섰다. 지난 9월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총 5조 6529억 달러로 전달보다 571억 달러 늘어났다. 중국이 1조 2938억 달러로 1위, 일본이 1조 1781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두 국가가 가진 미국 국채는 전체의 43.7%에 달했다. 한국의 보유액은 총액의 0.98%로, 사상 처음으로 1%에 육박했다.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는 지난 3월 5조 7213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7월까지 내리 감소하다 이후 2개월째 증가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기부왕에 빌 게이츠 부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부부가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기부왕으로 뽑혔다. 포브스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고액 기부자 50명 명단’에 따르면 게이츠와 부인 멀린다 게이츠는 지난해 19억 달러(약 2조 35억원 상당)를 기부해 1위를 했다. 게이츠 부부의 지난해까지 누적 기부액은 총 280억 달러(약 29조 4000억원)에 달한다고 포브스는 밝혔다. 2위는 지난해 18억 7000만 달러(1조 9600억원)를 기부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차지했다. 버핏 회장의 지난해까지 총 기부액은 250억 달러(약 26조 2500억원)다. 월스트리트의 거부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 7억 6300만 달러를 기부해 3위를 기록했고,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5억 1900만 달러)와 월마트를 운영하는 월튼 일가(4억 3200만 달러)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억만장자로 미국의 ‘기부천사’로 불리는 일라이 브로드 부부(3억 7600만 달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3억 7000만 달러), 폴 애런 MS 공동창업자(3억 2770만 달러), 사업가 척 피니(3억 1300만 달러),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 부부(2억 5050만 달러)가 차례로 6∼10위를 기록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北 이통사 대주주 “더 이상 대북 투자 없다”

    北 이통사 대주주 “더 이상 대북 투자 없다”

    북한 이동통신사 ‘고려링크’의 대주주인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텔레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더 이상의 대북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위리스 회장은 “배당금이 회수될 때까지 그 일당 지배 국가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최대의 민영 기업 가운데 하나인 오라스콤은 북한의 유일한 이동통신사인 고려링크의 지분 중 75%를 가지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오라스콤의 자국 내 광섬유망 회사 인수를 불허했다. 캐나다 정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오라스콤과 북한의 관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위리스 회장은 이와 관련해 “기독교인이고 친서방, 친미적인 나 같은 사람에게 무슨 안보상의 우려란 말인가”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어려운 이집트 경제를 위해 내년에 농업, 금융, 통신, 인터넷 등의 분야에 10억 달러(약 1조 635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사위리스 회장은 “이 나라는 지금 붕괴 직전에 있다”며 “우리가 빨리 돕지 않는다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좌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화 보고 있나… 위안화, 거침없는 국제화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화 보고 있나… 위안화, 거침없는 국제화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채권시장. 시장은 아침 일찍부터 투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세계 1, 2위(시가총액 기준)를 다투는 중국 궁상(工商)은행이 중국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런던에서 위안(元)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기 때문이다. 발행액은 20억 위안(약 3500억원) 규모. 발행 금리는 3년물 3.3%, 5년물 3.7%였다. 시장에서 채권 판매에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발행액의 4배가 넘는 85억 위안어치의 투자 수요가 몰려드는 바람에 순식간에 물량이 동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위안화 채권은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경제 덕분에 위안화의 가치상승 전망이 밝아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떠올랐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위안화가 처음으로 세계 10대 통화에 진입한 데 이어 2~3년 내 위안화의 환전이 자유로운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가 출범함에 따라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위안화는 지난 3년간 국제 거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통화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2010년 조사에서 17위에 그친 위안화는 올해 들어서만 113%가 늘어나는 등 거래량이 폭증한 데 힘입어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2010년 340억 달러(약 36조 1963억원)에서 올해는 4배에 가까운 1200억 달러로 폭증했다. 주왕 HSBC은행 외환 전략가는 “전 세계적으로 위안화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규제 완화, 런던 등 새로운 역외 위안화 시장의 성장, 새로운 수요 창출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거래량의 증가는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과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위안화 해외 직접투자 증가, 위안화 결제 대상국의 확대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2008년 한국과의 협정 체결을 시작으로 통화스와프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외환위기 방지책의 하나인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유사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방 국가 통화와 맞교환하는 계약이다. 중국은 현재 21개 국가·지역과 모두 2조 5562억 위안(약 446조 2358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위안화 채권의 발행 시장도 급속히 확대됐다. 위안화 채권은 이번 런던 시장에 앞서 싱가포르와 타이완, 홍콩에서 각각 발행됐다. 중국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 15억 위안 규모의 ‘라이언시티 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연내 싱가포르 달러와 위안화의 직접 거래도 시작할 예정이다. 라이언시티는 싱가포르에서 발행된 위안화 채권 이름이다. 홍콩에서는 2010년부터 ‘딤섬 본드’, 타이완에서는 지난 3월부터 ‘포모사 본드’라는 이름으로 위안화 채권을 각각 발행하고 있다. 위안화 해외 직접투자 총액도 2010년 1108억 위안에서 2012년 2840억 위안(약 49조 5551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위안화 결제 규모도 급속히 증가해 올해 2분기 1조 위안을 넘어섰다. 연간 1억명에 이르는 중국인 해외 관광이 ‘인롄(銀聯·중국 은행연합)카드’로 결제하는 신용카드 거래 규모도 급격히 늘고 있어 위안화 거래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위안화 결제 대상국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로 확산됐다. 200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중국이 외국과 통상·무역을 하면서 위안화로 결제한 총액(누계)은 8조 6000억 위안에 이른다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덕분에 위안화로 결제하는 국가·지역이 220곳으로 늘어나 세계 98%를 커버할 정도로 위안화가 널리 통용되고 있다. 자오강(趙鋼) 중국 상무부 재무사 부감독원은 “중국은 올해 1~9월 2조 700억 위안의 화물무역 결제액을 포함해 모두 3조 1600억 위안 규모를 위안화로 결제했다”면서 “현재 위안화는 전 세계 무역의 주요 결제 통화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도시들이 ‘위안화 허브’를 유치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세계적 금융도시들이 앞다퉈 위안화 거래 허브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런던과 룩셈부르크,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대표 도시들이다. 배리 에이첸그린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달러가 국제무대에 데뷔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아 영국 파운드화를 밀어내고 국제 통화로 자리 잡았듯이 위안화도 예상보다 빠르게 국제화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국제 결제 통화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국제 통화로 인정받으려면 화폐의 이동이 자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위안화는 해외로 나가는 데 제약이 많을 뿐 아니라 달러화와의 교환도 규제를 받는 탓이다. 조지 매그너스 UBS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지난 20년간 위안화 국제화에 대해 얘기했지만 폐쇄적인 경제체제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크게 변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 결제 통화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아직 1%대를 밑돌고 있다. 37.9%의 달러화와 37.0%의 유로화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의 ‘함정’에서 어떻게 벗어날지도 관건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지만 정작 보유 외환에서 미 국채를 늘리고 있다. 미 국채만큼 안전 자산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 스스로 달러의 지위를 인정하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1조 2681억 달러(8월 말 기준)가 넘는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고, 3조 6627억 달러(9월 말 기준)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의 70%를 달러 자산으로 갖고 있는 만큼 결코 달러화의 몰락을 바라지 않는다. 달러 가치가 폭락하면 정부의 ‘금고’가 쪼그라들어 중국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는 까닭이다. 미 국채를 대폭 줄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미 국채 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국채 규모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늘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khkim@seoul.co.kr
  • 삼성-애플, 또 한번 ‘세기의 특허협상’ 벌인다

    삼성전자와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합의금 조정을 위해 다시 한번 ‘세기의 특허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12일(현지시간) 삼성·애플 손해배상액 관련 재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양측 변호인단에 협상을 권고했다. 이날 담당 재판부는 양측 변호인에게 “2차 재판이 예정된 내년 3월 전에 양측이 합의를 보길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 두 회사 CEO가 직접 만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 외에 내년 3월 시작되는 2차 소송과 관련해 양측 CEO가 가능하면 협상 테이블에 앉으라는 주문이다. 재판부의 합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은 내년 1월 8일까지 중재 제안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CEO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3차례의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법원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5월과 7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팀 쿡 애플 CEO와의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8월에는 전화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3차례 협상에서 양측은 서로 의견 차이만 확인했을 뿐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양측의 만남을 요구한 이번 법원의 요청은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양측이 모두 재판부의 주문에 따르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협상엔 최 실장 대신 신종균 사장이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 사장은 올해 3월 새로 대표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2009년부터 휴대전화 사업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CEO는 아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실제 CEO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 또 협상에는 누가 임할지 등은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해당 법정에선 삼성전자가 애플에 내야 할 스마트폰 관련 특허 침해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는 첫 공판이 열렸다. 34명의 배심원 후보 중 최종 8명을 선정한 뒤 본격 심의가 진행되는 이번 재판은 20일 마무리된다. 전례 등을 감안하면 평결은 늦어도 23일에는 내려질 공산이 크다. 지난해 8월 1차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266억원)를 물어야 한다”고 평결했다. 하지만 고 재판장은 “배상액 계산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이 중 6억 4000만 달러(약 6867억원)만 확정하고 나머지 4억 1000만 달러(약 4399억원)는 배심원단을 새로 구성해 다시 재판을 열도록 했다. 따라서 이번에 새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특허 침해’에 관한 판단은 그대로 둔 채 손해배상액만 다시 산정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우체국금융, 혜택만 챙기고 서민상품 외면

    우체국금융, 혜택만 챙기고 서민상품 외면

    우체국금융이 국가기관으로서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 정작 금융 소외집단에 대한 서비스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체국금융을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감사에서 우체국예금과 보험의 공공복리 역할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소외지역이나 소외계층을 고려해 보험 사업을 운영·관리하고, 이들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경영실적 평가지표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우체국 예금으로의 쏠림은 안전자산 선호와 압도적인 점포수 덕분이다. 전국 우체국 중 금융업무를 담당하는 점포는 지난해 기준 2700여개로 최대 시중은행인 국민은행(1193개)의 2배를 넘는다. 우체국금융의 예금 수신고는 2008년 40조 9210억원에서 2012년 60조 2660억원으로 늘어났다. 우체국 예금은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장되는 은행과 달리 예금이 전액 보장된다. 보험 총자산은 24조 980억원에서 41조 6652억원으로 늘어났다. 예금 전액 보장에 법인세, 증권거래세, 예금보험료, 지급준비금 면제 등까지 더해져 민간 금융기관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영업을 하는 셈이다. 우체국 금융이 2012년에만 받은 혜택은 예금 부문 1872억원, 보험 부문 1338억원 등 총 3210억원이다. 예수금 규모가 우체국의 2배가 넘는 A은행의 경우 지난해에만 예금보험료로 2360억원을 지급했다. 지급준비금의 경우 원화는 5조원, 외화는 3억 달러 규모다. 이 은행 관계자는 “우체국이 절약한 3000여억원은 시중은행 한 분기 당기순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라면서 “우체국의 예수금이 기업은행과 비슷할 정도로 규모가 큰데 너무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서민상품은 적었다. 감사원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우체국이 판 보험을 분석·확인한 결과 전체 56개 상품 중 장애인이나 취약계층으로 가입대상을 제한한 서민상품은 5개에 불과했다. 계약건수 기준으로도 서민상품은 전체 5666만건 대비 128만건(2.2%)에 그쳤다. 계약금액도 전체 700조원 대비 12조원(1.9%)에 불과했다. 또 읍·면 등 소외지역보다는 영업하기가 쉽고 편리한 도시 지역에만 치중했다. 보험계약고의 경우 읍·면 지역 비중이 19.6%에 불과했고, 예금수신고도 24.3%에 그쳤다. 반면 우체국과 유사하게 영업점이 전국에 분포돼 있는 NH농협생명의 경우 읍·면 지역의 보유건수가 50.4%로 절반이 넘는다. 이 같은 문제점 등으로 우체국금융을 민영화하자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 우체국금융이 민영화되는 추세”라면서 “한국도 공사화, 주식회사화, 완전민영화 등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각종 세금 혜택을 줄이고, 도시 지역의 예금 기능을 제한하는 등 공정경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시중 자금을 과잉흡수해 민간 금융기관의 발전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석유공사, 내년 자산합리화 사업 역점”

    “석유공사, 내년 자산합리화 사업 역점”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구조조정 추진 계획을 밝혔다. 만성적 채무를 해소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ADIPEC 2013’ 회의에 참석한 서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역점 사업으로 ‘자산합리화 사업’을 꼽았다. ADIPEC은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석유박람회로 BP, 셸 등 전 세계 50개 국가 1200여개 에너지 회사들이 참여하는 중동지역 최대 석유·가스 에너지 행사다. 이날 서 사장은 내년 역점 사업으로 자산합리화 사업을 꼽으면서도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으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달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부채는 2008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2조 5000억원 증가했다. 앞서 석유공사는 중장기 채무관리 계획에 따라 기존 사업 일부를 매각하고 투자를 축소하는 한편 자산을 유동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 사장은 이와 관련, “어느 석유회사든 자산을 수시로 전략적으로 사고팔고 있다”면서 “조그만 광구를 사고파는 것은 영업활동이기 때문에 이 같은 경영활동을 영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활동에 대해서는 “대외적인 공표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조원대 손실로 이명박 정부의 국외자원개발 사업 중 대표적 부실사업으로 지적된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에 대한 항변도 이어졌다. 서 사장은 “물론 아직까진 손실이지만 하베스트가 현재는 돈을 잘 벌고 있다”며 “하베스트가 최근 600만 배럴 규모의 탐사자산을 추가로 찾아냈고, 자산유동화로 5억 달러 정도를 벌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손실분은 추가 탐사를 통해 회복할 것으로 자신했다. 석유공사는 자산합리화와 동시에 아부다비 3개 광구 탐사 개발 및 생산광구 참여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요 지역별로는 이라크 쿠르드 하울러 광구와 상가우사우스 광구, 카자스흐탄 잠빌광구 등이 있고 북해 다나유전 웨스턴아일즈 광구 추가 생산 등 북해 생산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글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연합)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바다위의 도시’ 아파트 1200가구 짓는 셈… 시장규모는 1.5% ‘외면’

    [주말 인사이드] ‘바다위의 도시’ 아파트 1200가구 짓는 셈… 시장규모는 1.5% ‘외면’

    2009년 10월 28일(현지시간) 핀란드 남단 항구도시인 투르크의 STX유럽 조선소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호화 유람선이 선주에게 인도됐다. STX그룹의 해외 계열사가 3년여에 걸쳐 만든 22만 5000GT(총톤수)급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가 세계적 크루즈 선사인 로열캐리비언(세계시장 점유율 23.8%)에 넘겨지는 순간이다. 축구장 3개 반 넓이와 16층 높이의 ‘바다 위 작은 도시’가 서서히 물살을 가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오아시스호의 선가는 10억 1300만 유로(약 1조 4754억원). 대형 컨테이너선 7, 8척과 맞먹는 가격이다. 공식 행사를 마친 당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한국인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조선 4종 가운데 이미 정복한 군용선, 상선, 자원개발선 외에 유일하게 남았던 여객선 분야에서도 한국 조선의 힘을 보여 줄 때가 됐다”며 감격스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강 회장은 지금 STX그룹의 유동성 악화로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했다. 투르크 조선소 직원들은 구조조정 탓에 흩어졌고, STX유럽은 헐값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STX유럽은 경쟁사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를 제치고 한때 크루즈선 건조에서 세계 1등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제대로 팔려야만 모그룹이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세계 조선업계의 절대 강국인 한국은 결국 ‘꿈의 선박’이라는 크루즈선 시장 진입을 앞두고 물러설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세계 최대 유람선을 건조한 STX유럽은 사실 전 대주주인 노르웨이 아커야즈 그룹으로부터 기술과 설비, 인력은 물론 수주 실적까지 통째로 넘겨받은 기업이다. 우리 실력으로 초호화 유람선을 만든 게 아니다. 그럼 한국은 왜 ‘세계 1등’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크루즈선을 만들지 않을까. 한국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세계 선박 발주량의 3분의1 이상을 휩쓸었다. 세계 발주량 3022만 CGT(GT와 부가가치 환산톤수) 가운데 약 36%인 1086만 CGT를 수주했다. 수주액으로 따지면 총 303억 6000만 달러(32조 166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2%나 늘었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136억 7000만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액인 137억 5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목표치 초과 달성도 어렵지 않은 성과다. 삼성중공업도 124억 달러로 목표치 13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118억 달러로 무난하게 목표치 13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세계 조선경기 침체의 중요한 이유였던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되면서 가능했다. 1600여개나 난립했던 중국의 조선소들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세계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내 물꼬가 터진 주문 가운데 고급 기술이 필요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드릴십, LNG-FSRU(부유식 가수저장·재기화 설비) 등은 유독 한국에 몰렸다. 그럼에도 크루즈선은 단 1척도 주문이 없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8일 “크루즈선은 수익성이 높은 편인 초대형 유조선보다도 부가가치가 9.1배나 더 높다”면서 “그렇지만 연간 세계 조선해양 시장이 265조원인 데 반해 크루즈선은 4조원 안팎으로 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크루즈선 1척의 가격은 매우 높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너무 적어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소한 분야라 그동안 솔직히 기술개발에 자신이 없는 측면도 있다. 이 관계자는 “크루즈선은 조선의 비중이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고급 인테리어에 필요한 건축자재, 디자인, 레저 설비 등 비조선 분야여서 국내 빅3 조선사들이 외면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문고리 하나도 유럽산 최고급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로열티는 물론 운송비용을 들여 한국에서 건조하는 게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아 크루즈선 제작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크루즈선 등에도 적극 진출, 2020년 매출을 31조원으로 끌어올리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몸을 웅크리고 있지만, 정부가 국내 크루즈 산업에 거는 기대는 그야말로 초호화판이다. ‘세계적 해양관광도시 창조를 통한 크루즈 허브국가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외국 크루즈 유치 확대 ▲배후 복합관광 인프라 구축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 ▲크루즈 산업역량 강화라는 4대 추진 전략에 따라 2020년까지 연간 관광객 유치 200만명, 고용창출 3만명, 1조원의 경제효과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7년 만에 이게 가능할까. 구호만 앞세운 것은 아닐까. 정부가 의심을 받는 것은 조선 산업을 관할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는 크루즈선 육성 방안이 아예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7월 발표된 정부의 종합계획은 우선 지금처럼 외국 크루즈선의 기항을 유인하면서 앞으로 국내에 모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외국 유람선이 잠시 거쳐가는 것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항지라야 그 근처에 복합레저단지를 만들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이 모항이 있으려면 국내에도 크루즈 운항사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런 크루즈 산업구조가 완성되려면 배도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우리가 크루즈선 10척을 운항하면 84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크루즈선을 1척만 직접 만들어도 1만 100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14만t급 크루즈선 1척에는 아파트 1200가구(20층짜리 15개동)를 짓는 건설기자재가 소요된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대단한 것이다. 아울러 크루즈 관광객의 1인당 소비액도 부산, 제주, 인천, 여수 등 국내 4대 기항지에서 평균 512달러가 발생, 일반 외국 관광객의 두 배를 웃돌았을 뿐이지만 모항이 있으면 기항지의 두 배, 즉 일반 관광의 네 배가 창출된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매년 20여척의 대형 크루즈선이 부정기적으로 한국에 입항하지만, 그 승객의 90% 이상이 한나절만 머물기 때문에 육상 지출액이 많지 않다”면서 “최고의 국내 조선술을 활용하고 운항 및 해양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인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글로벌 중심인물들 애타는 ‘中心 잡기’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글로벌 중심인물들 애타는 ‘中心 잡기’

    “중국의 자본을 유치하라.” 세계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인도 등 세계 각국에 내려진 특명이다. 이들 국가는 3조 6600억 달러(약 3885조원·2013년 9월 말 기준)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묻지마 투자’에 나선 중국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여 제조업 재건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경제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메리어트와드먼파크호텔. 중국 등 세계 60여 개국 1200여명의 최고경영자(CEO), 투자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 유치 설명회 ‘선택 미국 2013 투자 서밋’(SelectUSA 2013 Investment Summit)이 열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개막 연설을 통해 “세계에서 미국보다 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는 없다”며 미국에 투자해 줄 것을 ‘애타게’ 호소했다. 투자 서밋에는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제이컵 루 재무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등 미 고위 경제관료들이 총출동해 투자 유치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번 미국의 투자 서밋은 사실 중국 자본의 투자를 정조준한 것이다. 중국 민영기업인 푸싱(復星)그룹은 지난달 JP모건체이스로부터 뉴욕 맨해튼의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를 7억 2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부동산 개발 기업인 루디(地)그룹 역시 뉴욕 브루클린의 상업 및 주거지구 개발에 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중국이 ‘큰손’으로 등장한 덕분이다. 미 정부는 앞서 9월 중국의 돼지고기 가공업체 솽후이(雙匯)가 동종 업체인 스미스필드를 인수하는 것을 승인하는 등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미국은 우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상장을 뉴욕 증시로 유치하는 데 승부수를 던졌다. 알리바바는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시가 총액이 무려 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IT 공룡이다. 하지만 현 상황으로는 미국이 안심할 처지가 못 된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런던시장 일행이 알리바바 경영진을 만나 런던 증시 상장을 타진하자 알리바바 측도 적지 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을 대표로 하는 투자유치단을 베이징에 파견했다. 지난달 13일부터 5일간 베이징 등을 방문한 투자유치단에는 찰리 빈 영국중앙은행(BOE) 부총재,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과 영국 정보기술(IT)기업 대표들이 참가해 투자 유치 활동을 벌였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1주일 이상 걸리던 비자 발급 시간을 24시간 이내로 줄이는 ‘최우선 비자’제도를 도입했다. 중국 은행의 지점 설립을 허용하는 파격적인 금융 규제 완화 정책도 제시했다. 지난 6월 영국은 중국과 200억 파운드(약 34조 2522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약을 체결하는 등 선심 공세를 폈다. 영국의 ‘러브콜’에 중국은 대규모 투자로 화답했다. 중국 베이징 젠궁(建工)공사는 오즈번 장관의 출국에 맞춰 맨체스터공항 상업지구 개발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8억 파운드 규모로 1만 6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오즈번 장관은 “런던올림픽 이후 최대의 개발 사업”이라고 적극 환영했다. 이달 3일에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부동산 기업 중룽(中融)그룹이 5억 파운드를 들여 1936년 불타 버린 수정궁을 런던 하이드파크에 복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정궁은 1851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설된 유리벽 건물로 영국 현대 건축물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華爲)도 영국에 1억 2500만 파운드를 투자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이후 서방 주요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환심을 샀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4월 프랑스 정·재계 인사 100여명을 이끌고 베이징으로 날아가 시 주석과 양국 간 통화 스와프협정을 체결하고 항공 및 에너지, 환경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중국은 에어버스가 만든 항공기 A320 42대와 A330 18대 등 80억 달러 규모를 구매하는 데 합의해 프랑스에 ‘통 큰 선물’을 했다. 독일은 안방에서 ‘중국 손님’을 환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접대하기 위해 휴일까지 반납하고 그를 극진히 모셨다며 “리 총리가 받은 예우는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누려보지 못한 환대”라고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헬리콥터를 타고 베를린에서 북쪽으로 70㎞ 떨어진 영빈관 메제베르크궁까지 날아가 리 총리에게 만찬을 베푼 뒤 다음 날 조찬도 함께 했다. 현재 중국 위안화 국제 거래의 허브 유치를 목표로 뛰고 있는 프랑크푸르트시는 독일의 경제·금융 중심지라는 강점을 내세워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려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그리스도 발벗고 나섰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지난 5월 베이징을 방문해 리 총리와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그리스가 추진하는 500억 유로(약 71조 3570억원) 규모의 국유자산 매각에 중국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반대급부로 중국 선박 142척을 수주했다.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금을 받은 그리스는 중국의 자금을 유치해 경제 회생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중국과 ‘앙숙’ 관계인 인도는 중국 전용 공단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달 22~24일 베이징을 방문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리 총리 등 중국 지도부와 만나 인도 내 중국 기업 전용 공단 7곳을 조성하는 문제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 총리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와 구자라트주 등 7개 주를 ‘중국 특구’ 후보지로 제시하며 전자·제약업체 등의 입주와 서비스센터의 설립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k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美·日·中 비만과의 전쟁

    [커버스토리] 美·日·中 비만과의 전쟁

    ■美, 사회 문제 인식…국민 전체 계도 오래전부터 비만이 사회문제화한 미국은 국민 개개인이 각자 알아서 자신의 다이어트를 하는 단계를 넘어 유력 인사들이 공권력을 활용해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다이어트를 계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지난 3월 대용량(473㎖ 이상) 탄산음료의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음료협회가 “뉴욕시의 정책은 법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해 시행은 보류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 시장은 “비만의 원인인 설탕이 들어가는 탄산음료의 소비를 줄여 의료비를 억제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앞서 그는 뉴욕 식당들이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칼로리 함량 표기를 의무화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어린이 비만 문제 연구를 위한 관계부처 합동 테스크포스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이 테스크포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담뱃세 인상으로 담배 소비가 줄어든 사례처럼 단 음식과 음료수에도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 판매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아동 비만 퇴치 캠페인인 ‘레츠 무브’ 운동을 시작하는 등 어린이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미셸의 노력으로 학교 급식에서 패스트푸드가 추방되는 추세가 확대되자 일부 학생들이 “급식이 맛없어 못먹겠다”는 불만을 학교 당국에 단체로 제기하기도 했다. 미셸은 또 백악관 텃밭에 직접 유기농 채소를 재배함으로써 미국 내 도심 텃밭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셸은 아동 비만 퇴치 캠페인 홍보를 위해 지난 2월 TV 토크쇼에 출연해 막춤을 추기도 했다. 하버드대 등 미국 유명 대학들은 최근 인근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내식당 재료로 사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농장에서 대학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이 운동에 동참한 대학만 400여개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으로 학교당 평균 16만 달러어치의 지역 먹거리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캠페인이 성과를 거두자 ‘농장에서 학교로’라는 운동도 시작됐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공급하는 한편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소비태도를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것이다. 미국의 다이어트 시장 규모는 6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TV 홈쇼핑 등에서 살빼기 운동기구나 식·약품 판매 광고를 흔히 볼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日, 몸매보다 건강…즐기면서 살 빼 1970년대 붐이 시작된 이후 일본에서 다이어트는 확실한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닛케이소비인사이트가 지난 5월 전국의 20~60대 남녀 1030명에게 인터넷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남성의 54.4%, 여성의 64.5%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셈이다. 다이어트를 가장 많이 하는 계층은 20대 여성으로, 응답자의 75.8%가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40대 남성의 다이어트 비율이 63.1%라는 점과 50대 여성 응답자의 66%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몸매 관리 때문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일본 사회의 특성을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다이어트하는 것을 선호할까. 시술, 운동 등 돈이나 시간을 많이 들여 하는 방법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내추럴 다이어트’가 일반적인 트렌드다. 여론조사를 봐도 이런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에 대해 묻자 전체 응답자의 39.2%가 ‘무리하지 않고 지속해서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건강에 좋은지’, ‘간단히 할 수 있는지’, ‘재미있는지’를 따져 다이어트 방법을 고른다는 응답자들이 뒤를 이었다. 이런 경향 때문에 일본에서는 간편하면서도 기발한 운동 기구들이 유행을 타고 있다. 전자제품 판매업체 빅카메라 관계자는 닛케이소비인사이트에 “근육에 미세하게 전기로 자극을 줌으로써 몸에 감고 있는 것만으로도 복부지방을 태우는 EMS(Electrical Muscle Stimulus)라는 기구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피트니스 기기 판매기업인 알인코(Alinco) 관계자는 “무리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기구가 최근의 트렌드”라면서 “좁은 장소에도 설치가 가능하고 TV를 보면서 사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자전거 판매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 시장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돼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과학적 근거를 표기해 정부의 허가를 받은 건강기능식품을 ‘토크호’라고 부르며 따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돼 지방을 태워 준다는 ‘헬시아(Healthier) 커피’를 마시는 것이 유행이다. 일본의 대형 음료업체 기린은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을 함유해 식사할 때 함께 먹으면 지방 흡수를 억제해 준다는 ‘메츠 콜라’를 지난해 4월 출시해 대히트를 치기도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中, 부작용 걱정에 한방 다이어트 몸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여름 마흔을 훌쩍 넘긴 중화권의 유명 여가수 장후이메이(張惠美)가 한방 다이어트로 10㎏을 넘게 감량하고 복귀했다는 소식이 중국 여성들 사이에 크게 화제가 됐다. 중년 여성의 경우 자칫 다이어트로 탈모, 피부탄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장후이메이는 건강하게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경우로 회자되면서 한방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에서는 지방흡입술도 보편화되어 있지만 한방 다이어트가 각광받는 분위기다. 웬만한 대형 병원의 ‘중의(한의)과’나 ‘침구(針灸, 침과 뜸)과’는 다이어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비만 환자들뿐만 아니라 날씬한 각선미를 원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중국의 다이어트 시장은 2006년 110억 위안에서 2012년 700억 위안(약 1조 2000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한방 다이어트를 선호하는 것은 양생(養生·보양 혹은 건강 유지)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과 관련이 있다. 침, 뜸, 경락, 한약, 차 등이 결합된 한방 다이어트는 특정 혈 부위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내분비 계통의 순환을 개선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침이나 뜸을 이용한 식욕억제는 부작용이 없고 잉여 수분을 배출하고 신진대사 속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지만 건강한 살 빼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다이어트의 초점을 일상적인 건강관리에 두는 경우가 많다. 젊은 여성들은 구기자차, 메밀차 등 각종 한방차를 달고 다닌다. 중년 여성들이 아침과 저녁마다 아파트 및 동네 공원에서 떼로 모여 일명 ‘광장춤’을 추는 풍경도 중국의 건강 다이어트 법으로 꼽힌다. TV는 물론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빠짐없이 양생 다이어트 소개 코너를 운영한다. 경제력 향상으로 중국 다이어트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불량 감량제나 다이어트 업체의 허위 광고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문제도 적지 않다. 심장질환 등을 유발하거나 극단적 설사약을 대거 혼합한 감량제와 관련된 피해 사례가 가끔 언론에 보도된다. 베이징 충원먼(崇文門) 인근 퉁런(同仁)의원 침구과 왕훙(王虹) 부주임은 서울신문에 “비만이나 갱년기 등으로 신체에 이상이 생겨 몸무게가 증가한 게 아니라면 음주와 과식을 삼가고 푸얼 등 발효차를 매일 진하게 우려 마시기만 해도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국감 스타] 이현재 새누리 의원

    [국감 스타] 이현재 새누리 의원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소속 이현재(경기 하남)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 원전 비리 등을 집중적으로 짚었다. 중소기업청장 출신으로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2분과 간사를 맡았던 만큼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을 국감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 의원은 지난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캐나다의 하베스트 정유시설(NARL) 인수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석유공사가 인수한 NARL은 1973년 설립 이후 주인만 여섯번 바뀌었고, 캐나다 국영석유사인 패트로캐나다가 1986년 1달러에 팔아치운 정유회사로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1달러에 거래된 사실상 깡통기업을 1조원에 인수하면서 기초적인 정보 확인이나 현장 실사도 없이 하베스트 측 자료만을 바탕으로 계약했다”며 해외자원개발사업에서의 부실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코트라 등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의 기강해이와 도덕불감증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코트라 미주지역 무역관장이 10개월간 여직원들을 20여 차례 성희롱하고, 자신의 딸을 편법으로 무역관에 취업시키는 등 도를 넘은 비위행위를 저질렀지만 직급 강등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점을 찾아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22일 한빛원자력발전소 현장시찰에서는 한빛원전 2호기의 부실정비 문제를 지적했고, “두산중공업에 책임이 있다면 손해배상소송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따져 김원동 한빛원전 본부장으로부터 “책임을 묻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국인의 문화 DNA로 만든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 핵심”

    “한국인의 문화 DNA로 만든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 핵심”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의 주요 동력은 문화 콘텐츠 산업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방송,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기관으로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만난 홍상표(56)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콘텐츠 진흥 기관의 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요즘 주목을 받아 좋지만 그만큼 부담도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콘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문화 콘텐츠 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창조경제는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기술이나 기존의 문화 현상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은 1970~80년대 산업경제, 1990년대 정보경제에서 2000년대부터 창조경제로 바뀌었다. 콘텐츠 산업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의 한계를 겪는 다른 산업과 달리 첨단기술이나 다른 산업과 결합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영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이 전략적으로 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서는 이유다. →콘텐츠를 활용한 창조경제의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나. -영국의 경우 1997년 ‘쿨 브리태니아’(Cool Britania)라는 기치를 내걸고 문화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한 결과, 6년 만인 2003년에 국민 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증가했고 3년 뒤 4만 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는 1997년에 나온 ‘해리 포터’ 시리즈가 큰 몫을 했다. ‘해리 포터’는 정부 보조금을 받을 정도로 가난한 미혼모였던 조앤 롤링이 영국 에든버러의 작은 카페에서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쓴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전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 되었고, 총 7편의 영화 시리즈로 제작되었으며, 영화의 배경이 된 지역에 테마파크가 들어섰다. 게임이나 캐릭터 상품으로도 개발됐다. ‘해리포터’ 시리즈 하나가 영국에 미친 경제 효과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30억 파운드(5조 7000억원)에 달한다. 일정 수준의 자원이 투입돼야 성과가 나는 제조업과 비교할 때 엄청난 결과다. 한편 우리에게는 창조경제의 모델로 싸이의 사례가 있다. 나는 싸이 현상이 싸이 혼자만 연구해서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쌓인 문화 현상에 기획사의 노하우, 세계 최대의 플랫폼인 유튜브 등 재능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결과다. 결국 엄청난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를 가져왔고 우리 문화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경제효과로 따지면 1조원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인 한류가 확산된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는데. -한류는 지난 1997년 중국의 CCTV에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방송된 뒤 촉발됐고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한류는 지역적으로 동남아, 중국 등 중화권은 물론 서남아시아에까지 완전히 정착됐다. 유럽과 북미에도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고, 중남미 쪽으로 확산해 나가는 단계다. 장르도 이전에는 드라마와 K팝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게임, 패션, 음식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한류가 5~6년 내 소멸한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장애물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꾸준히 앞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빅뱅이 일본의 5개 돔에서 유료 관객 80만명을 동원했고, 멕시코 등 중남미의 K팝 현장의 열기를 보면 한류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현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있다. 일부에서 한류가 판에 박힌 듯 똑같은 것의 반복이고 비슷비슷한 연예인들의 춤동작에 식상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의 한류 팬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반응을 살피면서 음악의 형식을 다양화해야 한다. 특히 똑같은 댄스뮤직 위주에서 벗어나 장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콘진이 주최한 ‘2013 서울국제뮤직페어’를 통해 마돈나를 발굴한 세계적 음반 제작자 시모어 스타인 워너뮤직 부사장이 국내 록밴드 노브레인과 계약을 체결해 내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음반을 녹음하기로 했는데 정말 뿌듯했다. 이것은 싱가포르, 미국 텍사스 등에서 꾸준히 K팝 해외 쇼케이스를 열고 다양한 국내 뮤지션을 소개한 결과다. →서울국제뮤직페어 이외에 다른 분야는 어떻게 지원을 하고 있나. -방송의 경우 단순히 제작 지원뿐만 아니라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작가를 양성하고 포맷 시장을 지원하는 등 창작 기반을 튼튼하게 하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사업이 효자다.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이 연간 약 5조원인데 그 가운데 2조 6000억~2조 7000억원이 게임 부문의 성과다. 수출국은 대부분이 중국이고 그 다음이 일본, 동남아다. 게임은 과거 콘솔에서 온라인·모바일 게임으로 진화 중인데, 모바일 게임은 기기는 물론 콘텐츠에도 강세를 보이는 우리에게 유리한 시장이다. 흔히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도 가능성이 큰 분야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미키 마우스, 헬로 키티 등 해외의 캐릭터가 대세였지만 요즘에는 국내에서 만든 뽀로로, 폴리, 뿌까 등이 대세가 됐다. 중국에서만도 뿌까의 라이선싱 수수료가 200억원에 이르고 동남아와 유럽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다. →현재 한콘진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은. -콘텐츠 코리아 랩이다. 이 사업은 누구나 열린 공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자유롭게 콘텐츠를 창작하고 이것을 다시 창업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의 콘텐츠 지원 사업은 법인체나 회사 단위로만 지원됐지만 콘텐츠 코리아 랩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작에서 창업까지 도와준다는 콘셉트다. 내년에 대학로에 제1센터를 개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전국에 모두 8개소를 문 열 예정이다.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책은. -한국의 콘텐츠 산업 시장 규모는 약 451억 달러로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7위라고 하나 비중으로 보면 2.8%에 불과하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 현재 한국 콘텐츠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산업의 영세성’이다. 국내 콘텐츠 기업의 90% 이상이 매출액 10억원 미만, 종업원 10인 이하인 영세기업으로, 좋은 창작아이디어가 사장되기도 하고 자금이나 투자 문제로 제작과 유통,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규모의 크기를 떠나서 ‘작지만 강한 콘텐츠 기업’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 이를 위해 오는 31일 콘텐츠공제조합을 출범시킨다. 2016년까지 금융권과 대기업의 협조를 받아 1000억원의 재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기금을 시드머니로 은행에 맡겨 운용하면 약 1조 2000억~2조원의 자금이 콘텐츠 시장에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전세계의 문화 콘텐츠 흐름에 비춰 봤을 때 한국이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한 요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제는 선진국이 되려면 문화가 앞서가야 한다. 하드 파워가 아닌 소프트 혹은 스마트 파워가 지배하는 세상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민족은 끼와 신명이 많고 다른 사람들을 공감시키는 문화적인 DNA가 우수하다. 이를 바탕으로 좁은 내수시장보다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감과 교류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문화는 예민하기 때문에 무조건 뿌린다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문화는 그 나라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어서 자금이나 물량을 앞세우기보다는 정밀하게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걸맞은 창작, 유통, 플랫폼 등의 변화도 앞서야 한다. →언론인 출신으로 한콘진 원장을 맡은 것이 도움이 되나. 특별히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28년의 언론인 생활 가운데 15년을 평기자로 활동했다. 기자 업무가 사실을 기반으로 출발하지만 이를 한 단계 진화시켜 자신의 시각으로 기획을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콘텐츠 창출 과정과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눈높이로 일하려 노력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홍상표 원장은 ▲1957년 충북 보은 출생 ▲휘문고,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연합통신 기자 ▲YTN 보도국장, 경영기획실장, 상무이사 ▲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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