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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美 통상압력, 中 기술굴기에 샌드위치 된 한국 산업

    우리 산업의 집토끼라고 할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거세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에서 파생된 G2(미국과 중국)의 압박은 공교롭게도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외국산 자동체에 대한 고율의 관세 검토에 들어갔다. 우리 자동차가 미국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나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승용차의 관세를 면제받으면서도 해마다 수출이 줄어드는 판에 추가로 관세를 물면 자동차 수출은 반 토막이 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2025년까지 기술 독립을 이룬다는 ‘중국 제조 2025’에 따른 ‘반도체 굴기’(屈起·몸을 일으킴)도 우리로서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현재 15%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3000억 위안(약 51조원)의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등 ‘반도체 빅3’에 대한 가격 담합 조사에 돌입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미국의 마이크론을 타깃으로 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의 반도체 업체를 손보겠다는 의도가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5년 불공정 거래를 이유로 퀄컴에 60억 위안(약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전력을 감안하면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979억 4000만 달러였다. 자동차는 완성차 416억 9000만 달러와 부품 231억 4000만 달러 등 모두 648억 3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두 업종이 지난해 수출 5737억 달러에서 차지한 비중은 28.3%였다. 아직 혁신성장은 더디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는 빈약한 게 현실이다.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대체가 불가능한 주력 수출상품이다. 미국과 중국처럼 보호무역주의로 갈 수 없다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G2의 통상 압박을 이겨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술을 혁신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혁신성장은 중소기업이나 공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에도 절실하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이 이를 깨달아야 한다. 정부도 무리한 통상 압력에 당당히 맞서고 내부로는 과감히 규제 철폐에 나서야 한다. 집토끼를 육성하면서 산토끼도 잡는 지혜가 진정 필요한 시점이다.
  • [팩트 체크] “KDI 최저임금 보고서 편의적”…작성자도 “가능성 희박”

    [팩트 체크] “KDI 최저임금 보고서 편의적”…작성자도 “가능성 희박”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연구원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경제수석이 주장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에 힘을 실었고 KDI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을 뒷받침하고 있어 연구기관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각 국책연구기관의 주장과 오류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 본다.→KDI 보고서에서 주장한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의 근거는. -KDI가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는 최저임금을 올린 미국과 헝가리의 연구 방식을 한국의 사례에 적용했다. 국내 임금근로자 수를 2000만명으로 설정한 뒤 미국의 고용 감소 추정치를 적용하면 3만 6000명, 헝가리의 고용 감소 추정치를 적용하면 8만 4000명의 고용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올해 고용 감소 규모를 3만 6000~8만 4000명으로 봤다. 하지만 정부가 도입한 일자리안정자금의 효과 때문에 실제 고용 감소 폭이 크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15%씩 올라 1만원이 되는 과정에서 고용 감소 규모는 2019년에 9만 6000명, 2020년에 14만 4000명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고용 감소 폭이 최대 32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재호(전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달성 시기를 2022~2023년으로 최소 5년 뒤로 미루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KDI 보고서의 전망치가 부정확한가. -그렇다. 보고서를 작성한 KDI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노컷뉴스 인터뷰에서 “(보고서는 외부변수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도, 일자리 안정자금 영향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변수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고용 감소가) 그렇게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이미 산입범위를 넓힌 데다 각종 보완 조치가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최 선임연구위원의) 인터뷰를 참조해 달라는 말로 저희 입장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헝가리의 연구 결과를 쓴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에 인용된 헝가리는 국내총생산(GDP)이 2620억 달러(2016년 기준), 인구 983만명(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GDP(1조 5302억 달러) 등과 비교해 규모가 작다. 또 인용된 미국의 1977년 연구 또한 40년 전 연구라 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임금과 노동시장 상황은 미국, 헝가리와 다르지만 KDI 보고서는 이 국가들의 고용탄력성 추정치로 고용 감소 효과를 추정했다”고 말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도 “편의적으로 외국 사례를 인용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발표한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렇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3일 열린 문재인 정부 1주년 고용노동정책 토론회에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은 3월까지 고용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KDI가 지난 4일 낸 보고서에도 “올해만 놓고 보면 고용 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KDI는 향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효과를 추정한 결과를 발표한 반면 한국노동연구원은 앞으로의 인상에 따른 효과는 분석하지 않았다.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는 어떤 내용인가. -보고서는 사업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사업장마다 노동시간 조정이 이뤄지고 있고, 올 1월에는 노동시간이 크게 줄었다가 2월부터 감소 폭이 줄었다. 다만 임시직 노동시간의 감소 폭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 홍 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노동 강도가 높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1명을 빼고 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인원 감축 외에 다른 방법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은 2015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경제활동인구조사, 사업체노동력조사, 고용보험자료 등 월별로 집계되는 통계를 토대로 이뤄졌다.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안정자금 외에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상실한 저소득층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자리안정자금을 계속 투입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다. 이인실(전 통계청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안정자금은 누수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시·농촌 지역별, 업종별 인상 폭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에 매몰되기보다는 생계가 어렵거나 실직 상태에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종합적인 보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동남아 시장서 삼성을 깨기 위해 총공세 펴는 스마트폰 중국 3인방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동남아 시장서 삼성을 깨기 위해 총공세 펴는 스마트폰 중국 3인방

    지난 3월 29일 밤, 세계 최대의 불교 건축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보루부드르사원은 화려한 조명 불빛 아래 젊음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 비보(Vivo)가 신제품 ‘V9’ 출시에 맞춰 인도네시아의 중국계 가수 아그네즈 모(Agnez Mo)를 비롯해 현지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한 콘서트를 곁들인 갈라쇼를 개최해 젊은이들을 유혹한 것이다. 비보의 V9 출시 행사는 현지 TV 방송국 12곳의 전파를 타며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 행사는 비보뿐만 아니라 오포(OPPO), 화웨이(華爲·Huawei) 등 스마트폰 중국 3인방의 인도네시아 시장 장악을 알리는 ‘축포’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 3인방이 동남아 시장에서 일제히 약진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1위 자리 수성마저 위태로운 형국이다. 아시아 경제전문지 닛케이 아시안 리뷰,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수익성에 아랑곳 없이 광고와 판촉에 막대한 돈을 퍼부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지난해 중국 3인방의 동남아 시장 전체 판매량은 삼성을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개 업체는 동남아 주요 신흥 5개국(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모두 2980만대(시장 점유율 29.6%)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삼성의 2930만대(29.1%)를 50만대나 넘어섰다. 2016년에는 삼성이 2330만대(23%)를, 중국 업체들이 2180만대(21.5%)를 각각 판매해 삼성전자가 소폭 앞섰으나 불과 1년 만에 전세가 뒤집힌 것이다. 이들 3대 업체의 판매대수는 2013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20배나 증가하면서 삼성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동남아 시장에 총공세를 펼치는 것은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중국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판매량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4개월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4월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16.7%가 줄어들었고 올해 1~4월 중국내 누적 출하량도 23.7%가 감소한 1억 2200대에 그쳤다. 이 가운데 중국산 브랜드 출하량도 전년보다 25.1%나 감소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를 내쫓으려 하고 있는 데다 중싱(中興·ZTE)의 경우 미국이 천문학적인 벌금(17억 달러·약 1조 8200억원)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져 결국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광대한 미국 시장의 공략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FT는 “중국 업체들은 세계 제1위의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미·중 통상갈등이 격화되면서 미국 시장보다는 인도와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이들 3인방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인은 엄청난 물량 공세 덕분이다. ‘스타 파워(star power·유명인을 이용한 인기몰이)’를 통해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대도시에서 시골에 이르기까지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철저한 물량 작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역과 쇼핑센터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는 현지 유명 배우가 중국 제품 광고판을 점령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태국 방콕 중심가 상업지구로 진입하는 거리와 수쿰윗 지하철역 등에는 이들 광고판으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대형 쇼핑몰 ITC쿠닌간에 있는 스마트폰 판매점 공간은 온통 녹색의 오포와 파란색의 비보 간판들이 채우고 있다. 매장 주인은 “중국 업체들은 판촉물을 공짜로 주는 것은 물론 광고 수수료도 내준다”며 “진열된 50대의 스마트폰 모두 오포와 비보 제품 뿐”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 제품을 협찬하는 간접광고(PPL)에도 적극적이고 제품 프로모션에 필요한 물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체험마케팅을 강화해 현지인들과 친밀도도 높이고 있다. 비보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2018년, 2022년 월드컵 스폰서 계약도 맺었다. 동남아에 축구가 인기가 있는 만큼 브랜드 파워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오포와 비보의 광고비에는 상한선이 없다”며 “민간 기업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판매 보조금 등을 지원하며 오프라인 매장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폰 전문 판매점의 간판 순서조차도 매장 관리자에게 웃돈을 줘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배치한다. 판매점은 물론 영업사원에게도 1대당 수백엔(수천원)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미얀마에서는 오포와 비보 스마트폰 15대를 주문한 매장에 인테리어 장식과 함께 판촉사원 1명도 파견하기도 했다. 젠슨 오이 IDC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들은 매장 단위의 판매 장려금 외에 영업사원 개인에게도 장려금을 지급한다”며 “스마트폰 1대를 팔았을 때의 수익이 삼성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판매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15년 태국의 오포 판매점은 2000개를 밑돌았으나 지난해 9월에는 1만 개를 넘었을 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저가정책 전략도 한몫한다. 비보의 신제품 V9의 가격은 1만 1000바트(약 36만 8000원)로 2015년 출시된 구형 모델인 아이폰6(1만 8500바트)보다 훨씬 저렴하다. V9은 6.4인치의 패블릿급 대화면 사이즈와 안면인식기능 등을 탑재해 품질 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한 여성은 “아이폰·오포·비보 간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이 애널리스트는 “동남아 시장에서 휴대전화 가격은 100 달러~150 달러(약 10만 7000~16만원) 선으로 책정돼 있다”면서 “구형 아이폰 조차 이 부분에서는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지난 한 해 동안 동남아 시장에서 450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2016년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오포와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비록 처음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저가폰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렸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오포 R9 등과 같은 신제품은 애플의 아이폰, 삼성의 갤럭시 못지 않은 첨단 스펙을 갖추고도 가격은 휠씬 싸기 때문에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 이들 3인방이 보여주는 공격적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윤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으로 연결된다. 더욱이 동남아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은 수익적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의 고민을 가중시킨다. IDC는 올해 동남아 시장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4% 증가한 1억 5000만대 수준으로 추산했다. 오이 애널리스트는 “오포와 비보가 정말로 돈을 잘 벌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수익 상위 10개 모델에 중국 업체는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체 10개 중 8개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로 채워진 가운데 최신 제품 아이폰X가 전체 이익의 35%를 독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유니콘 기업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을 통칭하는 말.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설립한 지 10년 이하의 업체를 뜻한다.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 되는 것이 유니콘처럼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2013년 여성 벤처 투자자인 ‘에일린 리’가 처음 사용했다.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양조 철학 잃은 ‘크래프트 맥주’ 수제 맛 잃을라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양조 철학 잃은 ‘크래프트 맥주’ 수제 맛 잃을라

    수제맥주 3대 필수 요건 독립성 - 외부자본비율 33% 미만 유지 소규모 - 연간 생산량 1억ℓ넘지 않아야 전통성 - 대기업과 다른 혁신적 맛 제조지난 4월 국내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비맥주가 한국의 대표적인 크래프트맥주 양조장인 ‘더 핸드앤몰트’의 지분 100%를 인수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오비맥주는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의 자회사입니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호가든 등 200개가 넘는 맥주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글로벌 ‘맥주공룡’이죠. 소규모 생산이 특징인 크래프트맥주 회사가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을 주로 하는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의 소유가 된 것입니다. 인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최소 100억원은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핸드앤몰트의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의 맥주 팬들은 “핸드앤몰트가 소규모와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크래프트 정신을 잃었다”며 실망감을 내비쳤습니다. 국내외 크래프트맥주만을 취급하는 서울의 한 펍에서는 “앞으론 거대 자본에 넘어간 핸드앤몰트 맥주를 취급하지 않겠다”면서 “매장에 있는 핸드앤몰트 전용잔을 가져가는 손님에게 오히려 1000원을 주겠다”는 이벤트를 열었을 정도입니다. 물론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크래프트맥주가 더욱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대체 크래프트맥주가 무엇이기에 인수 소식 하나에 이렇게 찬반이 엇갈리는 것일까요? 크래프트맥주의 발상지인 미국의 양조협회(BA)는 크래프트맥주의 필수 요건으로 다음 세 가지를 꼽습니다. 첫째 독립성입니다. 양조장의 외부 자본 비율을 25% 미만으로 유지해야 하는데요. 이는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양조사의 철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둘째는 맥주 생산량에 관한 기준입니다. 크래프트맥주 양조장이라면 연간 맥주 생산량이 600만 배럴(7억ℓ)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특정 스타일의 맥주를 대량 생산하는 대기업과 달리 소규모 생산을 해야겠죠. 셋째는 ‘정통성’인데요. 정통 맥주 양조 방식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대기업 맥주와 확연히 다른 혁신적인 맥주를 양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조사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한국에선 크래프트맥주를 ‘수공예’라는 뜻을 가진 크래프트(Craft)라는 단어를 직역해 ‘수제맥주’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수제맥주는 사실 손으로 만든 맥주라는 뜻이 아니라 이렇게 복합적인 함의가 담겨 있답니다. 어쨌든 BA의 기준대로라면 핸드앤몰트는 더이상 ‘수제맥주’가 아닙니다. 인수합병으로 독립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AB인베브의 핸드앤몰트 인수와 같은 일들이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01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불면서 대기업이 소규모 양조장을 인수하는 경우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2011년 미 시카고의 크래프트맥주회사 ‘구스아일랜드’가 AB인베브에 넘어가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짙어졌습니다. 네덜란드 맥주회사인 하이네켄은 2015년 미 크래프트 양조장 ‘라구니타스’ 지분 50%를 최소 8억 달러(약 8600억원)에 인수했고, 와인 브랜드 ‘몬다비’ 등을 소유한 글로벌 주류회사 컨스틸레이션(Constillation)도 그해 샌디에이고의 유명 크래프트 양조장 ‘밸라스트포인트’를 10억 달러(약 1조원)에 샀습니다. 지난해 AB인베브는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 시골 마을의 아주 작은 양조장 ‘위키드위드’까지 인수하면서 ‘맥주덕후’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선 크래프트맥주 상위 50개 회사 절반가량이 대기업에 흡수되거나 일부 지분을 판 상태입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BA에선 진짜 크래프트맥주를 구분할 수 있도록 ‘독립 크래프트’(Independent Craft)라고 쓰인 로고를 만들어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한 맥주 병이나 캔에 해당 로고를 표기하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장인 정신과 지역성, 독립성을 기반으로 형성된 크래프트맥주 업계에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면서 크래프트 고유의 본질을 잃고, 시장의 다양성이 잠식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크래프트맥주가 주류업계에서 현재 가장 ‘돈이 되는’ 산업 중 하나라는 것을 입증하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크래프트맥주가 정착한 지 30년이 넘은 미국과 달리 5년 남짓 된 한국 시장에서 핸드앤몰트 인수 같은 ‘빅딜’이 나왔다는 것이 매우 놀라운 일이긴 합니다. 핸드앤몰트 인수 사건 이후 지난달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수제맥주업체에 대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한국 수제맥주의 기준은 연간 생산량 1억ℓ 미만(국내 맥주출고량의 약 0.5%)의 소규모 업체로, 주류 관련 대기업 지분이 33% 미만인 독립성을 갖추고 주력 브랜드의 국내생산 비율이 80% 이상인 지역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에 따라 기존 33개 회원사 중 ‘롯데 클라우드비어스테이션’, ‘더 핸드앤몰트’, ‘더부스’ 등 3개사는 제명됐습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영종~강화’ 해상교량 건설 사업 해빙무드 타고 개성까지 잇는다

    ‘영종~강화’ 해상교량 건설 사업 해빙무드 타고 개성까지 잇는다

    1구간 신도 교량, 재정사업 요청 2구간 강화 연결, 민자유치 협약인천 영종도와 강화도를 잇는 해상교량 건설이 남북 관계 해빙무드로 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종도∼강화도∼북한 개성·해주를 연결하는 서해 남북평화도로 건설과 연계된 사업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정부와 협의해 지연돼 온 남북평화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1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북평화도로의 근간을 이룰 영종도∼(강화도 사이에 자리한) 신도 3.5㎞ 구간에 해상교량 건설을 준비 중이다. 시는 사업비 963억원 가운데 70%를 국가 예산으로 충당하기 위해 정부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에 재정사업으로 반영되도록 요청했다. 행정안전부 접경지역 정책심의위원회가 이달 말 심의, 의결하면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24년까지 영종도∼신도 교량을 건설하게 된다. 강화도까지의 나머지 구간인 신도∼강화도(11.1㎞)는 민자유치로 진행된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미국 부동산개발 전문회사인 ‘파나핀토 프로퍼티즈’와 강화도 남단 900만㎡를 의료관광단지인 ‘휴먼메디시티’로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어 강화도에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파나핀토사는 지난 28일 사업 초기 투자금 500만 달러(약 54억원)를 국내로 송금해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들 사업이 주목받는 것은 인천시가 추진해 온, 영종도∼강화도∼북한 개성·해주를 잇는 남북평화도로를 건설해 남북 경제협력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구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서해를 통한 남북경협은 주요 의제로 거론돼 왔다. 2007년 10월 남북 정상선언에도 해주에 경제특구를 개발하는 내용이 포함돼 세계적인 공항·항만·경제자유구역을 갖춘 인천과 개성·해주를 세 축으로 하는 남북합작경제권이 기대를 모았다. 인천시는 이에 힘입어 2008년 남북평화도로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 남북평화도로는 1단계로 영종도∼강화도 14.6㎞ 구간을 연결하는 것이다. 2단계로 강화군 길상면과 북한 개성 간 45.7㎞를 이으며 3단계로 강화군 하점면에서 북한 해주까지 55.9㎞를 연결한다. 사업비는 1단계 8033억원, 2단계 1조 323억원, 3단계 9432억원으로 추산됐다. 도로가 만들어지면 개성과 해주 모두 영종도에서 차량 이동거리로 1시간대 권역에 진입하게 된다. 이런 청사진은 잇단 보수정권 집권에 따른 남북 관계 경색으로 추동력을 잃었으나 최근 현격한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에 힘입어 탄력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남북평화도로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계획안을 다듬어 왔다. 시 관계자는 “영종도∼신도 교량은 남북평화도로 건설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남북평화도로를 구축할 호기를 맞은 만큼 사업 실현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이라크 공사대금 2.3억달러 수령

    이라크 공사대금 2.3억달러 수령

    한화건설은 올해 상반기 이라크 정부로부터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공사대금 2.3억불을 수령했다고 밝혔다.한화건설에 따르면 이번 수금은 이라크 총선 기간 중 3차에 걸쳐 이뤄졌으며, 마지막 공사대금은 총선 후인 23일 입금됐다. 이는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비스마야 신도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는 이라크 정부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말 최광호 대표이사의 이라크 총리 면담에 따른 후속 조치로 공사대금 1.8억불을 수령한 바 있으며 이번에 2.3억불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한화건설은 2017년도 미수금 전액과 올해 공사대금 일부를 수령했다. 이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약 10만 가구의 주택 및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총 계약금액은 101억불(한화 약 11조원)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이탈리아 정국 혼란에 국내 금융시장 요동

    이탈리아 정국 불안에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코스피는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장중 한때 24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에 올라섰다. 코스피는 30일 전 거래일보다 48.22포인트(1.96%) 내린 2409.03로 장을 마감했다. 이탈리아 정국 불안에 외국인과 기관이 1조원 넘게 주식을 팔면서 급락했다. 장중 한때 코스피 2400이 무너졌는데 이는 지난 3월 26일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08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밤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유로화가 하락하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발동한 것이 영향을 줬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이탈리아 정국 혼란에 국내 금융시장 요동

    이탈리아 정국 불안에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코스피는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장중 한때 24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에 올라섰다. 코스피는 30일 전 거래일보다 48.22포인트(1.96%) 내린 2409.03로 장을 마감했다. 이탈리아 정국 불안에 외국인과 기관이 1조원 넘게 주식을 팔면서 급락했다. 장중 한때 코스피 2400이 무너졌는데 이는 지난 3월 26일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오른 108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밤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유로화가 하락하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발동한 것이 영향을 줬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관련기사 16면
  • [수요 에세이] 국제 원유가, 지금까지는 괜찮아!/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

    [수요 에세이] 국제 원유가, 지금까지는 괜찮아!/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

    국제 원유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60% 이상 상승해 배럴당 80달러에 근접했다. 향후 국제 석유 시장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이어 가고 세계경제가 좋아지면서 원유 수급 상황이 빡빡해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중동 지역의 원유 수급 상황이 갑자기 나빠질 수 있다. 이럴 때 투기성 금융자본이 들어온다면 국제 원유가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토탈(Total)은 1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갈지 모른단다. 국제 원유가가 얼마나 올라갈까? 정유업계는 적절한 원유 구입 시점을 정하기 위해 고민한다. 유전 개발 사업자는 신규 유전 투자를 할지 말지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정책 담당자들은 안정적 경제 운영을 위해 정확한 예측을 하고 싶어 한다. 2014년 하반기 국제 원유가가 100달러대에서 출렁이기 시작할 때였다. 정유업계 최고경영자(CEO) 한 분과 유가 전망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유가가 80달러대까지 내려갔는데 한 2, 3달러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지 고민이라며 필자의 의견을 물었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40달러대까지 수직 하락했다. 사실 변동성이 큰 시점에 원유가가 어느 시점에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저 현 유가를 기준으로 상정하고 수급 상황에 따라 상승 또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다음에 꼭 사족을 붙인다. ‘예기치 못한 요인에 따라 급등 가능성 상존’이라고. 그러면 저유가가 좋을까? 2015년에 중동의 석유회사 관계자와 나눈 이야기이다. 국제 원유가가 하락해 자기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한국은 좋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와 같이 다변화된 경제 상황에서는 저유가도 고유가도 아닌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유가 수준을 희망한다고 답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괜찮다. 현재의 원유가는 중동 등 산유국 입장에서 재정 수요를 충족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소비국인 우리 입장에서도 휘발유 등 유류 가격이 아직은 물가를 위협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산유국에서 플랜트 건설 수요가 회복되면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미국도 셰일 오일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문제다. 국제 원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민간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국제수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벌써 지난해 4월에 비해 수입물가가 4% 넘게 올랐다. 과거 경험상 우리 수입액에서 에너지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면 경제에 큰 부담이 되었다. 미국도 최근 휘발유값이 심리적 부담선인 갤런(약 3.8리터)당 3달러 수준에 이르렀는데 국제유가가 더 오른다고 당장 셰일 증산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의 유가 흐름에 우려를 표하며 사우디가 국제 유가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 뜻대로 산유국들이 시장 안정화에 협조해서 국제 원유가가 다시 하향세로 돌아서길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반대로 움직인 적이 많았던 것이 우려를 낳는다. 당장 시장은 단기적으로 상승을 예상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수급 불안 같은 시장 구조적 요인보다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더 비중을 둔다. 그러나 정책은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단기적 급등 우려에 대한 비상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구조로의 전환과 같은 지속 가능성을 지향한다. 1990년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국내 유가 완충을 했지만 미진했다. 전쟁이 끝난 후 국제석유시장은 원상 복귀했지만 우리는 국내 유가를 충분히 올리지 않아 발생했던 1조원 이상의 재정 부담을 갚기 위해 역설적으로 국내 유가를 올렸던 경험도 있다. 국내 유가가 자유화된 이 시점에는 꼭 맞지 않는 사례이지만 비상시에 좀더 정상적인 정책을 펴려면 미리 대응태세를 점검하는 것이 좋겠다.
  • 4조 날린 하비스트, 최경환 지시였나… ‘MB 자원외교’ 檢 수사 의뢰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부실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의혹을 밝혀 달라고 29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산업부는 이날 “캐나다 하비스트 유전, 웨스트컷 뱅크 사업,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 등 주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해 자체 조사해 온 결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원개발 공기업 3사의 해외자원개발 81개 사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과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부실 의혹이나 기소되지 않은 사건에 대한 추가 정황 등을 발견해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TF에 따르면 캐나다 하비스트 사업은 오일샌드 생산시설 건설 시 총액 계약 방식에서 실비 정산 방식으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바꿔 줌으로써 건설비가 계약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멕시코 볼레오 사업도 황, 디젤 등 재고자산이 한국광물공사 내 부서 간에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재고자산 관리 부실이 문제였다. 웨스트컷뱅크 광구도 경제성 평가를 유리하게 조작한 사례로 지적됐다. 산업부가 자체적으로 꾸린 민관 합동 조사단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가 추진한 하비스트 사업의 경우 41억 달러(약 4조 3000억원)를 투자해 회수액이 400만 달러(약 42억원)에 그쳤다. 수사 대상에는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자원외교를 이끌었던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등 핵심 고위층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주강수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 의원이 당시 강 전 사장과 면담 뒤 인수를 지시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밝혔다. 가스공사가 매입한 캐나다 웨스트컷 뱅크 사업 손실액은 약 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고, 광물공사의 멕시코 볼레오 광산 사업도 투자 손실액만 14억 달러(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3개 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의혹과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조사 대상에 범위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4조 날린 하베스트, 최경환 지시였나… ‘MB 자원외교’ 檢 수사 의뢰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부실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의혹을 밝혀 달라고 29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산업부는 이날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웨스트컷 뱅크 사업,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 등 주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해 자체 조사해 온 결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자원개발 공기업 3사의 해외자원개발 81개 사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과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부실 의혹이나 기소되지 않은 사건에 대한 추가 정황 등을 발견해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TF에 따르면 오일샌드 생산시설 건설 시 총액 계약 방식에서 실비 정산 방식으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바꿔 줌으로써 건설비가 계약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멕시코 볼레오 사업도 황, 디젤 등 재고자산이 한국광물공사 내 부서 간에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재고자산 관리 부실이 문제였다. 웨스트컷뱅크 광구도 경제성 평가를 유리하게 조작한 사례로 지적됐다.  산업부가 자체적으로 꾸린 민관합동 조사단의 조사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추진한 하베스트 사업의 경우 41억 달러(약 4조 3000억원)를 투자해 회수액이 400만 달러(약 42억원)에 그쳤다. 수사 대상에는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자원외교를 이끌었던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등 핵심 고위층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 의원이 당시 강영원 전 사장과 면담 뒤 인수를 지시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가 매입한 캐나다 웨스트컷 뱅크 사업 손실액은 약 7000억원 규모로 알려졌고, 한국광물공사의 멕시코 볼레오 광산 사업도 투자 손실액만 14억 달러(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3개 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의혹과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조사 대상에 범위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중 관계 ‘훈풍’… 면세점업계 기지개 켠다

    외국인 관광객 133만명 24%↑ 중국인 61% 늘어 상승세 진입 업계 마케팅 차별화 본격 경쟁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몸살을 앓던 면세점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매출 등 실적 개선이 이뤄진데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한·중관계 화해 분위기 형성으로 올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서는 저마다 돌아올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를 맞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업계 전체 매출은 15억 2423만달러(약 1조 6464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8억 8921만달러)보다 7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지난 3월(15억 6009만 달러)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역대 2위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이중 외국인 매출이 12억 918만달러(약 1조3000억원)로 전체의 79.3%를 차지했다.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고객은 161만 891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2%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3만 170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인 방문객이 36만 6604명으로 60.9%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사드 보복이 본격화 되면서 곤두박질쳤던 중국인 방문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아직 유커 유입이 본격화 되지 않았음에도 상승세에 진입했기 때문에 조만간 추가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는 개장 시간을 앞당기고 차별화 된 마케팅을 선보이는 등 물밑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웨이보, 위챗, 메이파이 등 신라면세점의 공식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통시장인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홍보에 나섰다. 면세점 이용 고객에게는 통인시장 이용 쿠폰도 지원할 예정이다. 전통시장 등 한국의 숨은 관광지를 알리는 한편, 천편일률적인 관광상품 사이에서 이색적인 마케팅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달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월드타워점의 개장시간을 기존보다 30분 앞당겼다. 유커의 빈자리를 매우고 있는 중국 따이공(보따리상)들의 구매 활동이 대부분 오전에 몰려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면세점도 지난달 여의도 63빌딩 내 매장의 개장시간을 오전 8시 30분부터로 30분 앞당겼다. 한편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자 입찰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DF1(향수·화장품)과 DF8(탑승동·전품목) 구역을 놓고 롯데, 신라, 신세계, 두산 등 국내 주요 면세사업자가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각 업체들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프레젠테이션(PT)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전에는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주를 이뤘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쇼핑은 따이공을 통해 해결하고 관광객은 일본 등 인근의 다른 국가로 흡수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면서 “막상 사드 해빙이 이뤄진다고 해도 과거와 같이 유커가 대규모로 한국을 찾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美·中 무역협상 3R…ZTE 제재 해제? 수입차 관세 전쟁?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3차 중·미 무역협상을 위해 다음달 2~4일 중국을 방문한다. 베이징과 워싱턴을 오가며 이어지는 세 번째 무역협상에서는 2차 협상에서 합의된 미 농산물과 에너지의 대중국 수출 확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또 2차 협상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제재 해제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5일 트위터를 통해 “ZTE가 이사회와 경영 방식을 교체하고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의 벌금을 내는 대가로 미 부품을 사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에서 열린 2차 중·미 무역협상을 비판하는 민주당을 향해 “(버락) 오바마 (전) 정부는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서 연간 80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거두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ZTE 회생안은 현재 미 의회에 보고됐으며, 미 상무부는 곧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은 3차 협상을 앞두고 당근책을 내놓았다. 중 상무부는 지난 22일 현재 최고 25%인 수입 자동차 관세를 오는 7월 1일부터 15%로 내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자 “중국의 법적 이익을 강력하게 지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수입 자동차 조사를 통해 2.5%의 수입 자동차 관세를 최대 2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반독점 규제 당국은 그동안 미뤄 왔던 미 반도체 업체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 인수도 조만간 승인할 전망이다. 중국은 그동안 퀄컴과 NXP의 합병 회사가 국내 업체를 위협할 것이라며 수개월간 인수를 반대했다. 장모난(張茉楠) 중국 국제교류센터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무역협상 결과에 대해 무역전쟁이 ‘보류’ 상태로 불만족스럽다고 밝힌 만큼 중국은 만족할 줄 모르는 미국(트럼프 대통령)의 욕구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성폭행 피해자에 보상금 1조 790억원…美 역대 최고액

    성폭행 피해자에 보상금 1조 790억원…美 역대 최고액

    미국 성범죄 배상판결 역사상 최대 배상금이 선고됐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2012년 당시 14세였던 호프 체스턴은 조지아에서 열린 친구들의 파티에 참석했다가 당시 파티장에서 무장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22세 남성 브랜든 재커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의 엄마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딸이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가해자 및 가해자가 소속돼 있던 경비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배심원 재판을 신청, 엄중한 법적 처벌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재판은 쉽지 않았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하고 사건 진술도 일치했지만 처벌 강도를 두고 이견이 많았다. 재판은 혼란 속에서 3년이 넘게 이어졌다. 지난 22일, 배심원 및 법원은 “다시는 이런 끔직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며 최종판결을 내렸다. 가해자인 브랜든 재커리에게는 징역 20년 형을, 재커리 및 그를 고용했던 경비업체에게는 피해 보상금 10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790억 원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해당 경비업체는 나쁜 행동을 한 폭력적인 직원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른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올해 20살이 된 피해자 체스턴은 “성폭력은 성폭력이며 이는 정당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처벌될 필요가 있다”면서 “내가 인생이 바뀔 정도의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을 배심원들에게 알려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가해자인 재커리를 고용했던 경비업체는 그가 과거 고객을 상대로 과격한 행동을 했던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업체 측은 이번 판결과 관련한 공식적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中과 무역협상 불만족” 또 301조 꺼낸 美

    트럼프 “年 5000억 달러 손해”갈등 자제 약속 사흘 만에 압박 지재권 침해 관련한 경고인 듯 ZTE엔 벌금·경영진 교체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불만족스럽다면서 301조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통신업체 ZTE에 대해서는 거액의 벌금과 경영진 교체를 조건으로 제재 완화를 암시했다. 미·중 협상단이 지난 19일 공동합의문을 내놓으면서 무역갈등을 자제하기로 약속한 지 사흘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미국은 무역에서 연간 5000억 달러를 손해 보고 있다. 협상에서 더는 잃을 게 없다”면서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우리는 301조를 할 수 있다. 협상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항상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갈 길이 멀다. 협상이 빨리 진행되기 바란다. 최종 협상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감축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미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를 조사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앞서 공동합의문에서 중국 측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요구한 2000억 달러의 목표치가 반영되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언론 및 백악관 내부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손해를 봤다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중국 협상팀이 의미심장한 승리를 안고 떠났다”면서 “중국은 별로 포기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한 데 비해 중국은 미국산 제품구매를 확대하기로 하면서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축소와 관련한 구체적 수치 합의는 거부했다. 미국은 중국에 최첨단 산업진흥책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박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단장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협상팀의 일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엇박자가 미 협상팀의 동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WSJ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므누신 장관과 강경파 라이트하이저 대표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일부 백악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후퇴를 두고 ‘대선 공약의 배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당한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 ZTE에 제재 해제 조건으로 13억 달러(약 1조 4110억원) 규모의 벌금과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중국과 합의에 이른 게 아니다”라면서도 “내가 구상하는 것은 10억 달러 이상의 매우 많은 벌금이다. 아마도 13억 달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경영진, 새로운 이사회, 매우 엄격한 보안 규정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미국 업체의 부품과 장치를 많이 사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상무부는 ZTE에 대해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하지 못하게 하는 조처를 내렸다. 이로써 ZTE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 ZTE 정상화 여부는 중국에서도 촉각을 세우는 사안이다. 지난 주말 미·중 2차 무역협상의 공동발표문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무역협상 타결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ZTE 제재도 완화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므누신 장관은 22일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 “ZTE 제재에 대해 어떤 변화가 이뤄진다면 그 목적은 ZTE를 망하게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제재프로그램을 확실히 준수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사실상 ZTE 제재완화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상무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미국의 국가안보 이슈를 단속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ZTE 제재 완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면서 “모든 미국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ZTE의 미국 시장 진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작은 통상 양보를 얻어내는 대가로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국민연금 ‘현대차 의결권’ 민간에 맡긴다

    KIC는 “엘리엇 계약 해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의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찬반을 외부 민간 전문가들에게 맡길 전망이다. 한국투자공사(KIC)는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는 엘리엇 펀드와의 투자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7일 국민연금공단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29일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에 대한 찬성 여부를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7~18일 세부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에서 행사하지만 기금운용본부가 결정하기 곤란한 안건은 의결권전문위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의결권전문위가 전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사례를 거울 삼아 의결권 행사 지침을 개정, 의결권전문위 위원 3명 이상이 주총 안건 부의를 요구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KIC는 엘리엇에 5000만 달러(540억원)를 투자 위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던 엘리엇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간소송(ISD)을 추진 중이다. KIC는 기획재정부가 위탁한 750억 달러(81조원)를 운용하고 있어 이해 상충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희남 KIC 사장은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 매입 당시) 공시 의무 등 법령을 위반했는지, KIC가 엘리엇에 투자 자산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이해상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이에 해당하면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통일 비용 변수따라 100배 차…“비용 아닌 투자 접근법 필요”

    통일 비용 변수따라 100배 차…“비용 아닌 투자 접근법 필요”

    통일 형태 등 전제조건 제각각 비용 500억~5조 달러 천차만별 대부분 北 붕괴·흡수통일 가정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통일비용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는 물론 미국 등에서 통일비용 전망치를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북한 붕괴와 흡수통일 등 극단적 상황을 설정해 통일비용을 계산하거나 통일에 따른 경제적 부담에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통일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통일 과정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포함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존의 통일비용 추산은 통일의 형태와 방법, 목표 수준과 비용부담 주체 등 전제조건에 따라 추정치가 최대 100배까지 차이가 난다. 가령 미국 랜드연구소(2005년)는 통일 뒤 북한 경제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500억 달러(약 53조원)를 통일비용으로 추산한 반면, 피터 벡 전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사무소장(2010년)은 북한이 남한 국내총생산(GDP)의 80%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까지 비용을 계상해 5조 달러(약 5300조원)를 통일비용으로 잡았다. 가장 큰 문제는 통일비용을 계산하는 방식 자체가 특정 시점에 통일이 됐다고 가정한 다음 비용을 계산한다는 점이다. 독일식 흡수통일이 기준이 된 것이다. 미국 경제지 포천의 경우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유라이즌캐피털연구소와 공동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비핵화 보상만 해도 2조 달러(약 21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8년도 우리나라 예산 규모인 428조 8000억원의 5배 가까운 액수다. 영국 헤지펀드인 유리존 SLJ는 지난 10일 한반도 평화 정착에 필요한 비용이 향후 10년간 1조 7000억 유로(약 216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를 사더라도 구입 비용이 하늘과 땅 차이인 것처럼 통일비용 역시 정해진 개념 자체가 없다”면서 “나도 (통일비용 연구를 하면서) 독일 방식으로 비용을 추산했지만 그런 식으론 통일이 돼서도 안 되고 감당도 못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통일비용을 처음 발표한 게 일본이었다면서 “일본이 남북한의 통일비용을 계산하면서 ‘통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부정적 여론을 형성했다”고 지적했다. 통일비용의 정치적 악용을 경계한 것이다. 통일을 ‘비용’으로만 따지다 보면 한반도 평화체제나 남북 경협 등 통일 과정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간과할 위험도 있다. 그동안 과도한 국방비 부담과 사회 갈등, 이산가족 문제 등 이른바 눈에 보이지 않는 ‘분단비용’을 등한시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투자로 생각하는 것처럼 통일비용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방예산을 통일 이후 1% 포인트만 줄이고, 국가위험도 감소에 따른 외채 상환이자 부담만 감소시켜도 수백조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통일 과정에서 남북 경협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만만치 않다. 북한에 철도를 건설하면 남과 북 모두 사용할 수 있고 함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 방식이라면 한반도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을 통한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 창출, 금강산 등 관광자원 활용에 따른 수익 증대, 희토류 등 지하자원 개발 등 역시 막대한 경제적 편익을 보장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한국의 1960~70년대처럼 연평균 9%가량 급격한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임직원 자기매매 개선 방안 검토”

    “임직원 자기매매 개선 방안 검토”

    “증권사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한국판 잡스법 도입 건의할 것”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14일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 사태와 관련, “협회 차원에서도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와 증권사 임직원의 자기매매 시스템 모범기준의 개선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여의도 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 내부통제 미비를 삼성증권 배당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권 회장은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공적 기관의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협회도 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등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다음달 1일까지 모든 증권사와 증권 유관 기관을 대상으로 주식 매매 내부통제 시스템을 현장 점검한다. 권 회장은 “협회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과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공조하고 있고, 기관별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면서 “대안이 정리되는 대로 한꺼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또 “금융투자업계가 혁신성장을 위한 자본 공급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모험자본으로) 말하는 모태펀드, 벤처혁신펀드, 성장사다리펀드는 약 1조 4000억원”이지만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기업공개(IPO), 유상 증자와 펀드 투자 등을 포함해 2017년 금융투자업계가 공급한 자본은 약 20조원으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판 ‘잡스법’ 도입을 연구해 당국에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2012년 제정된 잡스법은 연매출 10억 달러 미만인 기업에게 회계공시 기준을 면제하고 IPO 절차를 줄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돌연 ‘ZTE 살리기’ 나선 트럼프

    美기업 거래 금지 등 완화할 듯 中 인터넷 매체 “극적 반전” 미·중 2차 무역협상 청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ZTE(중싱) 살리기에 나서면서 중·미 무역전쟁 기조에 청신호가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의 거대 휴대전화 회사 ZTE가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협력할 것”이라며 “너무 많은 일자리가 중국에서 사라졌다”고 올렸다. 이어 상무부에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15~19일 미국에서 벌일 2차 중·미 협상 직전에 불어온 온풍으로 양국 대립이 접점에 다다를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미국 상무부는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 위반으로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조치를 했다. ZTE는 미국의 퀄컴, 인텔, 구글의 알파벳으로부터 휴대전화 제조에 필요한 부품 25~30%를 공급받고 있어 타격이 컸다. 지난해 ZTE는 미국의 211개 업체로부터 23억 달러(약 2조 4500억원)어치의 부품을 수입했다. 중국 1위, 세계 4위 통신장비업체인 ZTE는 미국 정부의 조치 이후 선전 공장의 가동을 멈췄고, 직원들은 강제 휴가를 떠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기업이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을 신속 보도하면서 “이런 극적인 반전은 쉽지 않은 게임의 과정”이라며 “핵심 기술이 국가의 기틀이 되고 남의 벽 위에 집을 짓는 것은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워도 비바람에 견뎌 낼 수 없다는 것을 미국이 중국에 환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ZTE 사태 후 시 주석이 직접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며 핵심 기술 국산화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7일 국영 반도체 기업인 우한신신을 찾아 “과거 중국은 허리띠를 조이고 이를 악물며 자력갱생으로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탄·수소탄과 인공위성 개발)을 창조했다”며 “다음 단계의 과학기술 공략은 환상을 버리고 우리가 직접 해내야 한다”고 반도체 국산화를 내세웠다. 중국 정부의 제조업 강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최우선으로 재설정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돈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평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나올 정도로 3000억 위안(약 51조원) 규모의 반도체 개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집중 투자에 나섰다. 매각설까지 흘러나오던 ZTE에 지난 3, 4일 베이징에서 이뤄진 1차 중·미 무역협상이 기사회생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중국 대표단은 ZTE 제재안에 대해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 미국 대표단은 중국 측의 강력한 항의의 뜻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결국 제재 완화 조치가 곧 나올 전망이다. 15일부터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을 찾아 2차 협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미 야당인 민주당의 애덤 시프 의원은 “우리 정보기관은 ZTE의 기술과 휴대전화가 중대한 사이버 안보 위협이라고 경고했다”며 “중국의 일자리보다 우리 국가 안보를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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