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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더미’ 강원도개公 보너스 잔치 여전

    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강원도개발공사가 해마다 수억원의 보너스 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의회는 23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연간 400억원의 이자부담과 200억원의 적자를 내는 강원도개발공사가 2007년 11억원, 2008년 8억원, 지난해 7억원의 보너스를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사장과 임원들은 200~320%, 직원들은 140~220%의 보너스를 지급 받았고 2006년에는 전 임직원에게 혁신 성과급 명목으로 50%의 보너스를 별도로 지급했다. 강원도개발공사 임직원은 140명선으로 지난해만 연간 60억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사장은 연봉 1억원에 집과 차가 제공되고 임원은 연봉이 7000만원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006년 경영평가 ‘다’등급 혁신평가 순위 7위에 불과했고, 2007년과 2008년 경영평가 등급은 ‘보통’에 불과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보너스 가운데 기관 성과급(보너스의 60%)은 행정안전부의 예산편성기준에 따라 전년도 경영실적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올 10월 말 현재 보유자산은 21억원이지만 내년 말까지 알펜시아 마무리 공사비 2249억원, 3년만기 공사채 도래분 상환액 2587억원 등 모두 4836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곽영승 강원도의원은 “강원도개발공사가 추진, 운영하고 있는 알펜시아는 초기 타당성 분석부터 잘못됐지만 이후에도 경영진의 전횡과 리더십 및 경영능력부족 등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해마다 수억원씩의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경로당 파워’

    ‘경로당 파워’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비교적 느긋해 보인다. 다른 상임위가 국회 파행 속에 예산 심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지만 복지위는 이미 지난 16일 전체회의에서 ‘일사천리’로 내년 복지 예산을 통과시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복지위를 통과한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은 33조 5144억원(기금 포함)으로 정부안보다 5962억원 늘었다. 국회가 ‘올스톱’된 와중에 복지위가 순발력을 발휘한 것은 대세로 자리잡은 ‘복지 프레임’ 때문이다. 개혁적 중도보수를 천명한 한나라당이나 보편적 복지를 외치는 민주당이나 서민층에 돌아가는 복지예산을 한 푼이라도 늘리려고 했다. 대표적인 게 경로당 난방비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에 단 한 푼도 책정되지 않은 정부 예산안이 올라오자 복지위는 재빨리 435억원을 책정했다. 민주당이 “어르신들 난방비까지 깎아가며 4대강 사업을 벌인다.”고 공격하던 터라 특히 한나라당이 급했다. 난방비로 불붙은 복지예산 증액 경쟁은 아동 필수예방 접종비 지원, 보육교사 담임수당,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 양육수당 지원 등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증액된 예산안이 예결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느냐이다. 지난해에도 복지위는 정부안보다 1조 1647억원을 증액시켰으나, 1조원 이상이 깎인 채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올해처럼 복지 예산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예결위가 복지위가 증액시킨 예산을 단칼에 자를지는 미지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부활한다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부활한다

    정부가 외국인의 국채 및 통화안정채권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14%)과 양도차익(20%) 과세를 부활하기로 했다. ●G20 서울선언 영향 발표 앞당겨져 지난해 5월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 세제 혜택을 준 뒤 18개월 만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신흥국들이 ‘거시건전성 규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합의하면서 자본통제에 대한 부담을 덜고 발표를 앞당겼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선진국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10월까지 외국인의 상장증권(주식+채권) 순투자액 38조원 중 채권이 21조원에 이른다.”면서 “과도한 채권투자 확대는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과세를 환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화 유출입 확대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면서 “자산 거품과 물가상승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2일 한나라당 강길부, 김성식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탄력세율을 명시한 강 의원 안에 대한 지지를 명백하게 밝혔다. 이에 따르면 외국인 채권투자에 과세하지 않는 조항을 삭제하되, 앞으로 투자 유인책이 필요할 때에 대비해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이자소득세를 0~14%(양도차익은 0~20%)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임 차관은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단기성 자금의 수익률은 0.4~0.5%포인트 정도 감소하겠지만 장기 자금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전 外人채권 집중유입 우려 정부 방침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인식과 기관들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채권시장은 강세로 마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내린 3.97%로 마쳤고, 3년짜리 국고채 금리도 3.33%로 0.02%포인트 떨어졌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 달 전부터 알려진 터라 단기 임팩트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세정책을 상황에 따라 바꾸는 것이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도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일영·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지역개발 현장]충남 공주 탄천산업단지

    [지역개발 현장]충남 공주 탄천산업단지

    지난 16일 오후 2시 충남 공주시 탄천면 덕지리. 덤프트럭들이 먼지를 날리면서 흙을 분주히 실어 나르고 산 중턱에서는 포클레인이 산을 깎아내리고 있었다. 땅 고르기 작업이 한창이다. 이미 운동장 4~5개는 됨 직한 넓은 땅이 평야처럼 펼쳐져 있다. 탄천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이다. 평탄작업이 끝난 한 모퉁이에 하수종말처리장이 한창 지어지고 있다. 거대한 거푸집마다 콘크리트 기둥들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위에 철근들이 빼곡히 박혀 있다. 하루 처리용량이 1700t으로 이 산단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정화하게 된다. 970억원이 투입돼 2012년 6월 기반공사가 끝나는 산단은 12%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부지가 99만 6865㎡에 이른다. 시행사는 충남개발공사다. 김광우 공사 과장은 “충남 남부지역에서 가장 큰 산업단지로 공주지역 공단을 다 합친 것보다 넓다.”면서 “입지도 좋다.”고 말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탄천IC가 바로 앞이다. 이 고속도로를 통해 대전~당진 및 호남고속도로가 이어진다. 국도 40·23호선도 지난다. 평택당진항이 1시간 30분 거리에 있다. 2015년 1월 개통되는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은 차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물류 운송의 장점이 있다. 인근에 공주대와 충남인력개발원 등이 있어 인력수급도 수월하다. 국토의 중심에 있고 세종시와 27분 거리여서 소비시장과 가까운 것도 유리하다. 3.3㎡(평)당 분양가는 52만원, 인근 산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상아페인트가 입주하기로 계약했다. 김 과장은 “화장품, 통신장비 등 친환경 대기업을 유치할 계획인데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기반공사가 끝날 때에는 100% 분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사는 30~50개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1조원의 지역경제 및 5500명의 고용효과와 함께 280억원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된다. 정영식(43) 현장소장은 “명품 산단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탄천산단 인근 이인면 신영리 호남고속철도 공주역 건설현장도 기초 공사가 한창이다. 역사가 들어설 곳에 콘크리트 토대가 만들어지고 철근마다 주황색 비닐 보호캡이 씌어져 있다. 포클레인은 철로를 설치하기 위해 산을 깎아 내리고, 트럭들은 끊임없이 흙을 퍼나르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당초 ‘남공주역’이었다가 ‘공주역’으로 이름이 바뀐 이 역은 2015년 1월 개통되는 충북 오송~전남 송정 간 1단계 구간으로 호남고속철도 충남의 유일한 역이다. 송정~목포 간 2단계 구간은 2017년 완공된다. 글 사진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자체자금 절반 못미쳐… 기업공개 통해 부족분 수혈할 듯

    자체자금 절반 못미쳐… 기업공개 통해 부족분 수혈할 듯

    “채권단이 꼼꼼하게 따진 뒤 내린 결론입니다. 인수가격 외에 자금조달 계획도 건전하다는 방증입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17일 자금조달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힘줘 답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튿날인 이날 서울 연지동 본사는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떡을 나눠주는 등 잔칫집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달랐다. 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은 오전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현대그룹이 외부 자금 수혈에 따른 부담이 클 것이란 부정적 시각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혹평했다. ●‘SI 부담금’ 충당 가능성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베일에 가려진 5조 5100억원의 자금조달 방안. 그렇지만 현대건설 인수를 책임진 진정호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상무 등 관계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도 불과 10명 안팎의 사람들만 공유하는 내용으로 채권단과의 비밀유지 확약 때문에 공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그룹은 연말 시작되는 실사작업에 앞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비밀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이 최대 1조 3000억원을 투자했다는 얘기가 나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현대상선과 현대건설 순매수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나티시스은행의 투자금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나티시스는 3700만명의 고객을 가진 프랑스 2위 은행으로 자본금은 19조 6000억원가량이다. 최근 투자은행 기능을 확충했지만 신용등급(A+)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금의 7%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른 FI인 동양종합금융증권의 투자·대출액은 6000억~7000억원으로 파악된다. 계열사 갹출금 중 현대엘리베이터의 회사채 발행액(2200억원)과 현대로지엠의 유상증자액(1000억원),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액(4000억원)·부산신항만지분 50% 매각액(2000억원) 등은 공시된 대로 변함이 없다. 현대상선의 회사채발행액(4000억~4500억원)과 기업어음 발행액(4500억~5000억원)도 변동이 없다. 반면 현대그룹의 기존 현금성 자산은 1조~1조 5000억원으로 추정 범위가 넓다. 개별 추정액을 모두 합하면 4조 260억~5조 7000억원이 된다. 최대 1조 4840억원의 출처가 공개되지 않은 자금이란 얘기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들은 부족한 자금을 현대증권 등 다른 계열사의 지분투자, 알려지지 않은 전략적 투자자(SI) 등의 부담금으로 해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분기까지 현금지급 예정 일각에선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73%)의 기업공개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메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업공개 대상인 지분 가치만 1조 5000억원으로 최대 7000억원가량의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1조원가량으로 현대그룹은 큰 어려움 없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권단은 현대건설의 재무건전성을 위해 현대그룹과 다양한 약속을 해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2년 뒤까지 현대건설 주요 자산을 매각하거나 분할, 합병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인수전에서 자금조달 계획 및 능력에 대한 평가가 20점(100 점 만점)에 못 미쳐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현대그룹은 12월 이행보증금으로 인수액의 5%를 내는 등 내년 1분기까지 5조 5100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출범 11년간 수장 4명째 불명예 퇴진… 위기의 한국영화 해법은

    출범 11년간 수장 4명째 불명예 퇴진… 위기의 한국영화 해법은

    또다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수장이 물러났다. 조희문 위원장이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한국 영화의 위상은 높아지는데 영화판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영진위는 영진위원장의 무덤’이란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온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영진위는 1999년 5월 문화부로부터 영화산업 지원 역할을 위임받은 민간기구로 시작했다. 하지만 역대 7명의 위원장 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영화계와 잦은 마찰… 갈등만 키워 첫 단추부터 문제였다. 삼성물산 사장 출신의 신세길씨가 초대 위원장으로 취임하자 ‘전문성 논란’이 일었고, 설상가상으로 신·구 영화인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김지미·윤일봉 위원이 “영진위 설립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결국 신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화부 관료 출신의 박종국씨의 취임도 그랬다. 당시 문성근 부위원장과 안정숙·정지영 위원이 “정부가 민간기구인 영진위를 통제하려 한다.”고 반발, 사퇴했다. 결국 유인촌 현 문화부 장관의 형인 유길촌씨에게 바통을 넘기게 된다. 파문은 계속됐다. 2000년 5월 영진위원들은 “전 위원회가 뽑은 당시 조희문 부위원장의 직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불신임을 의결했고 법정에서 조씨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부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영진위 자금 23억 6000만원이 임직원 19명에게 퇴직금으로 지급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극영화 제작지원 대상작 선정 방식을 점수제에서 표결제로 바꿔 말이 많았다. 유 전 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됐다. 이충직 위원장 시절에는 2004년 9월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 출품작을 김기덕 감독의 ‘빈집’에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로 교체하면서 비난 공세를 받았다. 이어 취임한 안정숙 위원장은 원로 영화인들로부터 “우리를 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거센 공격을 받았다. 2008년에는 강한섭 위원장이 노조와 첨예한 갈등을 겪다 지난해 6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 사퇴했다. 조희문 위원장 시절엔 영화계와 갈등이 극에 달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위탁 사업자 선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비난과 독립영화지원작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어 결국 해임됐다. ●영화 1편당 수출가 37만弗서 2만弗로 뚝 이 사이 한국 영화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규모는 커졌지만 내실은 키우지 못했다. 수출은 2005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편당 수출 단가도 떨어졌다. 그해 202편의 영화를 수출, 편당 단가가 37만 6000달러(약 4억 3000만원)였지만 지난해에는 2만 2000달러에 불과했다. 내수시장은 위기감이 팽배하다. 영화제작 편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6년 마이너스로 돌아선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19.6%로 손익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흥행 수익은 1조원을 돌파했지만 극장 배만 불린 결과가 됐다. 결국 ‘영진위 스캔들’이 한창 진행됐던 시기, 한국 영화는 ‘빛좋은 개살구’가 된 셈이다. 유지나(전 영진위원) 동국대 영화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진위가 휘둘리다 보니 제한된 예산을 단기 효과에 집중하는 정책을 사용해 온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정치 간섭이 없는 영진위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정권에 구애받지 않는, 장기적 아웃라인을 먼저 제시하는 식으로 정치 간섭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가장 효과적인 정책의 목표를 ‘인재 인프라’ 양성에 두고 지원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재(전 영진위 사무국장) 동국대 겸임교수는 영진위가 과거의 영진공(영화진흥공사)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의 영진위원들은 학계, 평론 등 다른 직업군을 겸하고 있다 보니 행정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위원장을 포함한 10명의 위원들이 합의하는 과정에서 권력이 분산되면서 책임 행정의 가능성도 낮아진다.”며 “위원장 교체로 인한 파행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책임 행정을 할 수 있는 제도 변화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지방세 추심위탁 인권침해 아니다”

    신용정보협회 김석원 회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간 추심업체가 체납 지방세 징수업무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더라도 인권침해의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체납 지방세 징수업무를 신용정보업체에 위탁하는 경우 업체가 수익을 올리기 위한 불법적, 강압적 징수활동으로 납세자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김 회장은 “체납자의 권익은 현행 규제와 감독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면서 “위탁업무도 편지안내, 전화독촉, 방문컨설팅, 재산조사, 변제 촉구 등이어서 인권침해 소지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신용정보협회는 추심업체와 신용평가사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으며, 현재 지방세 미정리 체납액에 대한 추심업무를 위탁받기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신용정보회사는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금융 및 상사 거래에서 발생한 채권을 80조원 이상 회수해온 경험을 축적했다.”면서 “체납자와 접촉할 경우 녹취 등 보완방법을 적용하는 것도 인권침해 방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오해는 추심업무의 사각지대인 심부름센터 등 사설 추심업자와 신용정보회사를 혼동하는 데서 비롯됐다.”면서 “금융위 허가를 받은 신용정보회사는 개인정보 보호와 가혹한 추심행위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위탁시 체납정리는 물론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덜고 성실한 납세자와 미납자 간 불공평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1조원을 위탁받으면 2000∼3000명의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희비 엇갈린 ‘다윗과 골리앗’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16일 채권단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정하자 “우리가 해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그동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며 재계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힘겨운 대결을 펼쳐 온 현대그룹은 예상을 뒤엎고 인수전에서 승리하자 자신들도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룹 전체에도 활력 생길 것”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오전부터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반신반의하면서도 “채권단의 발표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됐던 결과 발표가 오전 11시로 앞당겨지자 “우리가 기적을 잡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뿌리인 현대건설을 인수, ‘현대가(家)’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가 현대차그룹보다 강했던 게 주효했다.”면서 “국내 1위의 건설회사를 되찾은 만큼 앞으로 그룹 전체에도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미래 블루오션이 될 대북 인프라 개발 및 북방사업 추진을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자동차 산업 전념” 반면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맡은 업무를 처리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에서만 11조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를 내심 장담한 터였다. ‘최선을 다했다’면서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결과를 더욱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금 동원 능력은 물론 장기 경영능력에서도 앞서 승리를 자신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면서 “당분간 자동차 산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큰아들로서 ‘적통성’을 잇겠다는 의지가 컸던 터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모습이다. 올 연말 인사에서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따른 문책 등 ‘후폭풍’이 예상되는 이유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현대건설 새 주인은 누구] 현대건설이 본 인수전 모습

    [현대건설 새 주인은 누구] 현대건설이 본 인수전 모습

    현대건설이 바라본 ‘현대건설 인수전’은 어떤 모습일까. 현대건설 직원들은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과 재계 21위의 현대그룹이 벌인 치열한 인수전을 말없이 지켜봐야 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국내 대표 건설사다. 올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건설 부문에선 업종 선도기업으로 선정됐고, 미국 ENR가 선정한 ‘2010년 세계 건설사 순위’에선 2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인수땐 대규모 구조조정 현대건설은 충분히 자력으로도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만큼 그동안 인수기업이 제시한 ‘시너지효과’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현대그룹은 30년간 대북사업 독점권을 지닌 만큼 현대건설 인수가 향후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에 플러스 효과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이라는 경제논리를 앞세웠다. 자동차사업이 세계 시장에서 궤도에 오른데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완공한 만큼 미래성장을 위한 그룹 포트폴리오에 동참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친환경차와 현대건설이 지닌 친환경 발전사업·주택과의 연계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현대건설은 세계 150여개 국가에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금자산도 1조원가량 보유했다. 인수·합병이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대건설 안에선 앞서 대우건설이 겪었던 인수기업의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한 하위직 직원은 “경쟁이 과열된다면 적정가를 넘어서는 인수가를 써낸 기업이 나오고 추후 현대건설 경영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까 두렵다.”고 전했다. ●건설 직원들 의견 엇갈려 현대건설 인수전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임원 대다수는 현대차그룹의 공격적인 경영방식에 따라 상당수가 회사를 떠나거나 재배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인수하길 내심 기대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반면 차장급 이하의 직원들은 대형 그룹사가 인수하면 업무보상이나 직원복지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로의 근무 기회 등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현대건설 새 주인은 누구] 현대기아차·현대그룹 본입찰 참여… 16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현대건설 새 주인은 누구] 현대기아차·현대그룹 본입찰 참여… 16일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15일 마감되면서 치열했던 인수전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채권단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 마련된 창구에서 서류를 받았고, 이르면 16일 오후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업계에선 “자금조달 능력이 판세를 가를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본입찰에는 예상대로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각각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지난달 현대건설 인수의향서를 냈던 곳들이다. ●현대그룹 “최선 다해” 현대그룹은 오후 2시30분쯤 먼저 상자 5개 분량의 서류를 제출했다. 진정호 현대그룹 상무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던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M+W그룹이 막판에 참여를 철회하면서 막판에 동양종합금융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현대기아차 “경제적 가격 제시” 현대기아차그룹은 오후 2시45분쯤 계열사의 조위건 현대엠코 사장이 보따리 3개 분량의 서류를 접수했다. 조 사장은 입찰 가격과 관련해 “경제적 가격을 써냈다.”고 밝혔다. 채권단 심사팀은 웨스틴조선 호텔 18층에서 밤샘 평가작업을 벌인다. 가격 부문과 비가격 요소를 7대3의 비율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부문 배점은 인수가격(65%)과 지급방법(5%)으로 나뉜다. 비가격 요소는 자금 조달능력(11%), 경영능력(8%), 자료의 정확성 및 우발채무 변제능력(8%), 성사 가능성(3%) 등으로 이뤄진다. 채권단은 14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을 확정했다. 최종 인수가격은 3조 5000억~4조원으로 추정된다. 채권단이 이번에 매각하는 현대건설 보유 주식 3887만 9000주(34.88%)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액수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현대증권·현대엘리베이터 등 주력계열사들을 컨소시엄에 참여시켜 2조원가량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 기존 1조원가량의 현금성 자산과 동양종합금융의 7000억원가량의 지원금을 더하면 최대 3조 7000억원 정도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 3사의 현금성 자산만 10조원을 웃돈다. 일각에선 그룹 간 경쟁이 치열해 특혜 시비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인수 가격이 제시됐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과거 현대차그룹이 인수·합병(M&A) 때 기업가치에 비해 높은 매각대금을 제시한 전례 때문이다. 현대그룹 역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예상 밖의 높은 가격을 써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과 불복 등 후유증 우려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뒤에는 재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치 양보없는 팽팽한 평행선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인수전 이후를 대비하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때 3~4주간의 평가기간이 소요된 것과 달리 이튿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평가의 공정성 여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가격부문이 아닌 비가격 요소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년 2월까지 대금납부와 계약을 통해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
  • 전기차 배터리 생산 LG화학 오창공장 르포

    전기차 배터리 생산 LG화학 오창공장 르포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반도체 못지않게 먼지에 민감하면서도 습기에 취약합니다. 낮은 습도를 유지하는 게 제품 경쟁력에 필수적이죠. 직원들이 50분 일하면 10분 정도 공장 밖에서 반드시 쉬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지난 12일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LG화학 오창테크노파크 조립공정실. LG화학의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용 중대형 2차전지가 생산되는 곳이다. 반도체 공장과 마찬가지로 방진복과 마스크 차림에 공정실 문을 여니 차가운 바람이 살갗에 닿았다.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입이 마르고 눈은 뻑뻑해졌다. 사막보다 낮은 상대습도 2% 미만 수준으로 유지되는 습도 때문이다. ●2015년 세계 20% 점유 목표 대부분 자동화시설로 운영되는 다른 작업실과 달리 300여평의 조립공정실은 빽빽이 들어선 설비들 사이로 100여명의 근로자가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 진공 상태에서 전지 원재료를 여러 차례 접는 10여m 길이의 폴딩 기계 위에 앉아 셀(cell) 상태를 확인하던 40대 주부 사원은 옆을 지나는 취재진에게 가벼운 눈 인사를 건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업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미래의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고 귀띔했다. LG화학이 처음으로 공개한 오창 테크노파크는 외관상으로는 대규모 연구소에 가깝다. 굴뚝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물론 배전·배수 등 시설들은 모두 공장 지하에 배치된 덕분이다. 작업장 옆의 은색 원통들로 이뤄진 위험물 옥외탱크 저장소가 이곳이 공장이라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7월 이곳에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중대형 2차전지 생산 공장을 착공, 올해 6월 완공해 양산에 들어갔다. 이곳은 연면적 5만 7000㎡에 연간 생산능력은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 40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850만셀에 달한다. 2차전지 공장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아반떼 외에도 현대기아차 포르테,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GM의 세계 첫 양산형 전기차 ‘시보레 볼트’에 들어갈 중대형 2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2015년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에 대비해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비슷한 규모의 생산라인을 증설, 오창 공장의 생산 규모를 연간 6000만셀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한다는 목표다. 중대형전지 생산 담당인 김현철 오창테크노파크 수석부장은 “지난 10년 이상 중대형 2차전지를 양산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장 중요한 공정인 전극 제조공정에서 경쟁사 대비 30% 이상 뛰어난 생산 효율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일본 넘어 최고 기술력 갖춰 중대형 2차전지 제조 공정은 크게 ▲전극 ▲조립 ▲활성화 등 3가지로 이뤄진다. 전극 공정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것이다. 조립은 전극 과정을 거친 양극과 음극 등 배터리 재료들을 돌돌 감은 뒤 알루미늄 시트로 포장하는 공정이다. 활성화 공정은 배터리를 수일 동안 충·방전하면서 ‘숙성’시켜 불량품을 걸러내고 배터리를 완성한다. 이 모든 과정에 한달 정도 걸린다. 김명환 기술연구원 배터리연구소장은 “2차전지 개발 초기엔 일본을 뒤따라갔지만 지금은 기술 면에서 소형 전지를 주력으로 한 일본 업체들을 앞선다.”고 자신했다. LG화학은 중대형 2차전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2차전지는 LG화학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은 “현재 회사 매출의 70%가 석유화학 분야에서 나오지만 연구·개발(R&D) 예산의 40%는 2차전지에 쓰고 있다.”면서 “그 결과 현재 세계 어느 연구집단과 겨뤄도 맞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덧붙였다. 청원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7·끝) 코리아 프리미엄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7·끝) 코리아 프리미엄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우리의 국격도 상당히 높아질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의 최상위 협의체인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의제 설정과 토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글로벌 경제 회복이라는 주요 임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그동안 변방국으로서의 설움을 딛고 한국이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리더 국가’가 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지구촌을 하나의 마을로 본다면, 마을 유지 그룹에 우리가 처음으로 끼었을 뿐 아니라 그 좌장 역할을 차지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주요 외신들도 서울 G20 회의 이후 “새로운 조직이 경제의 리더십을 장악했으며 경제의 권력이 한국 등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특히 우리의 개도국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과 신흥국들의 다리 역할을 수행한 ‘개발 의제’는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역시 우리가 1997년 IMF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농축시킨 노하우가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G20 정상회의 이후입니다. 19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국민이 일치단결해 깔끔하게 치러냄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인지도와 국가 브랜드를 높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효과가 21조원을 웃돌아 중형 승용차 100만대 수출과 맞먹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사실 한국의 국가브랜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19위에 불과합니다. 특히 경제·기업 부문과 인프라 부문은 각각 19위이고 정책·외교부문(21위)과 전통 문화·자연 부문(25위) 등은 더욱 취약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G20 회의 이후 선진국 문턱에서 서성이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져 그동안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렸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을 이룩하는 쾌거가 될 것입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기고] G20 국가역량 세계진출의 호기/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기고] G20 국가역량 세계진출의 호기/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수출과 고용 확대, 국가 브랜드 상승 등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가 적게는 21조원(삼성경제연구소), 많게는 31조원(무역협회)으로 추정된다는 ‘서울 G20 정상회의’가 드디어 열린다. 이 회의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존 G8만으로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탄생했다. 그리고 신흥 아시아국가로서는 최초로 우리나라가 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은 큰 영예이자 경사이다. G20 회원국들의 인구를 합치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2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은 전 세계의 85%에 육박하며, 글로벌 교역량의 80%가 G20 국가에서 나온다. 따라서 세계 경제와 정치를 좌우할 힘이 서울로 몰리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는 운명공동체이자, 세계 시장은 하나’라는 대의를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개발도상국가들과 후진국에도 기회 균등을 제공하면서 막힘 없는 무역과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정치적 민주화와 복지사회 건설 등 여러 면에서 높게 평가 받아온 한국이 G20 의장국이란 위상과 겹쳐져 국제사회에서 발전의 모범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G20 정상회의 슬로건은 ‘위기를 넘어 다 함께 성장을’이다. 핵심의제는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구축과 국제적 불균형 해소 등 현 상황에서 세계 경제위기의 해법을 찾는 논의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기후변화와 에너지 등 환경이슈도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비롯,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화두가 이미 각국의 주요 정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구온난화라는 세계인의 공통과제는 범국가적 공조가 요구되는 사안이어서 G20국가들의 장기적 공동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신흥국가와 개도국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초래되는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지구촌의 과제가 되었다. 따라서 무역장벽을 낮춰 선진국과 신흥국가들의 동반성장을 논의하는 속에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환율문제 등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의제를 놓고 조율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서울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역사적 과제는 세계경제가 당면한 불황과 침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동대처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집행절차까지 이끌어내는 것이다. 의장국으로서 국제경제의 기득권 세력이라 할 수 있는 G7 국가와 중국·인도를 비롯한 신흥세력 간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고, 국제금융기구의 획기적 개혁을 주도하는 등 국가 간 교량역할을 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 물론,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모든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 특히 수차례 기후변화협약과 국제회의를 통해서도 쉽사리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는 환경이슈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서울회의를 통해 차후에라도 논의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의장국으로서 우리의 역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 지정 고시

    경북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배후에 들어설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포항시는 2015년까지 북구 흥해읍 용한·우목·곡강·죽천리 일원 부지 418만 3000㎡에 1조원을 들여 조성할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를 지정 고시했다고 밝혔다. 4일반산업단지는 신소재, 메커트로닉스, 조선 업종, 자동차 부품업체 등을 위한 산업시설(173만㎡)과 상업시설(45만 4000㎡), 단독 및 공동주택(47만㎡), 공원·녹지 및 문화교육시설(152만㎡)등이 들어서는 다기능 복합산업단지로 개발된다. 시는 이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키로 하고 이달 말까지 사업 시행자 전국 공모에 들어간다. 하지만 시는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등으로 사업 시행자 응모가 없을 경우 입주 예정기업을 모집, 산업용지를 미리 개발한 뒤 선택적으로 공급하거나 1·2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4일반산업단지는 내년 초 단계별 보상에 착수, 8월쯤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뒤 본격 부지 조성공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93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함께 2만 9000여명의 고용창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를 잇는 영일만항 진입도로와 포항 국도 대체 우회도로, 영일만항을 잇는 철도 노선 등과 연계돼 수출입 물동량 수송에 최적인 산업단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4일반산업단지는 영일만항을 끼고 있어 철강 원자재 공급 및 수출입 물동량 수송에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일만 산업단지는 이미 완공된 1·2일반산업단지(170만㎡)와 내년 완공 예정인 3일반산업단지(19만 7000㎡)에 이어, 4일반산업단지가 완공될 경우 모두 632만 9000㎡로 늘어나 포항 철강공단과 더불어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G20 정상회의/달라질 경제위상·효과] 경제적 효과 최대 31조… 車 100만대 수출과 맞먹어

    [G20 정상회의/달라질 경제위상·효과] 경제적 효과 최대 31조… 車 100만대 수출과 맞먹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는 우리로서는 국격(國格)을 높이는 절호의 기회이다. 세계 경제의 최상위 협의체인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주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제 설정과 토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G20 정상회의의 기대 효과로 ▲코리아 프리미엄 ▲한국의 의제 설정자 역할 ▲선진국과 신흥국 가교 역할 ▲동북아·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기여 등을 꼽고 있다. 그동안 변방국으로서 설움을 딛고 한국이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리더 국가’가 됐다는 의미가 크다.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이 “지구촌을 하나의 마을로 본다면, 마을 유지(有志) 그룹에 우리가 처음으로 끼었을 뿐 아니라 그 좌장 역할을 차지한 것”이라고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요 외신들도 한국이 G20 정상회의 개최지로 확정된 후 “새로운 조직이 경제의 리더십을 장악했다.”면서 “신흥국으로 권력이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이다. 그동안 ‘코리아’란 국가 브랜드가 해외에서 평가절하된 것도 사실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외국의 투자에 제약이 있었으나 G20 서울회의가 끝나게 되면 어느 정도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선진국 자본투자에서 한국에 대한 비중이 늘고 천안함 사태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우려 해소, 해외에서의 기채, 낮은 금리 적용 등을 감안하면 회의를 통해 얻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G20 회의 개최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를 수치로 환산하는 연구 결과들도 적지 않다. 한국무역협회는 직·간접 효과가 31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최대 24조원으로 중형 승용차 100만대 수출과 맞먹는 효과로 추산했다. 한·일 월드컵의 국가브랜드 홍보효과(7조원)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경제효과(6700억원)를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수치이다. 사실 한국의 국가브랜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9위에 불과하다. 특히 경제·기업 부문과 인프라 부문은 각각 19위에 그친다. 정책·외교부문(21위)과 전통 문화·자연 부문(25위) 등은 더욱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G20 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선진국 문턱에서 서성이는 한국으로서는 ‘코리아 프리미엄’를 이룩하는 쾌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러 국가 정상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는 합의안 도출 못지않게 안전과 질서 유지가 성공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재계와 노동계의 구분 없이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범국민적인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美-中 견제 본격화 되나

    ■미국, 濠와 안보협력 힐러리 “핵심적인 동맹관계” 中 세력확장 견제 포석인 듯 “중국의 세력확장을 막기 위해 호주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두 나라는 핵심적인 동맹관계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호주와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현지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9일 보도한 클린턴 장관과의 단독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지난 6일부터 2박3일동안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호주를 방문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의 급격한 세력확장에 대해 보다 넓은 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견제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동안 한·미 및 미·일 양자동맹을 축으로 해 온 중국 견제 정책의 범위와 중점을 동남아와 호주를 포함하는 더 큰 틀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잘 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역내에서 급성장중인 국가들과도 한층 개선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클린턴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호주와 미국이 지난 8일 멜버른에서 양국 외교·국방장관 정례회담(2+2회담)을 갖고 호주에 미군 증강 배치를 검토하기 위한 실무그룹 구성 등 군사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도 중국 견제를 위한 협력의 구체적인 표현이다. 동행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이 지역은 다른 지역에서의 국방비 절감 혜택을 보게 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미군의 증강 배치 등을 의미한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두 명의 구애자 사이, 그러나 선택은 분명하다.’는 기사에서 “중국이 대외무역 이익의 4분의1이 나오는 호주의 최대교역대상국이 돼 있지만, 8일 ‘2+2회담’은 호주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중국 견제에 호주가 전략적인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미국이 더 많은 전투기와 군함을 호주와 동남아 등 아태지역에 파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외교안보연구원의 김현욱 교수는 “호주와 동남아를 견제 축으로 포함하는 미국의 보다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인 중국 견제정책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중국, 英과 유전협력 남중국해 유전 공동개발 합의 영유권 분쟁지역… 반발일 듯 중국과 영국이 남중국해 유전 공동개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이 영국을 끌어들여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등의 반발을 비롯한 새로운 파장도 예상된다. 역대 영국 총리 가운데 사상 최대규모의 대표단을 이끌고 9일 방중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틀 동안의 방중 기간 중국 측과 남중국해 유전 공동개발 관련 협상을 마무리지을 것 같다고 중국의 에너지뉴스넷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함께 남중국해 유전을 공동개발할 영국 석유메이저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캐머런 총리 도착 전까지 중국 측과 사실상 협상을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서 서명만 남았다는 얘기다. 영국 측은 에너지 관련 협력이 캐머런 총리의 중요한 방중 목적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안건은 영국 측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로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BP가 경영위기 탸개를 위해 중국 측과의 협력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는 양사 간 계약액이 650억달러(약 71조원)에 이른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공동개발은 주변국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중국 측에 가까운 해역부터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 산업, 교육, 에너지 등 분야의 각료 4명과 50명의 기업인들을 대동한 캐머런 총리는 이번 방중 기간 중국과의 경제협력 확대에 올인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동에서 “영국의 새로운 정부는 양국 간 우호관계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다.”며 양국 간 경협의 획기적 확대를 희망했다. 캐머런 총리는 10일 후진타오 주석과 만난 뒤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로 이동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중국, 印과 외교협력 中 “인도 유엔서 큰 역할 희망”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이 일반적 예상과 달리 인도의 처지를 이해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의 인도 지위를 중시하고 있으며 인도가 유엔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하는 것을 이해하고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합리적 개혁을 지지한다.”면서 “안보리에서 개도국의 대표성이 강화됨으로써 개도국들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를 포함한 다른 유엔 회원국들과 유엔 및 안보리 개혁 문제를 놓고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협상을 벌이겠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인도 의회 연설에서 “수년 내에 인도가 유엔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개혁된 유엔 안보리를 기대한다.”며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배춧값 안정 고마워”

    폭등하던 배춧값이 안정을 찾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은 비단 주부들만이 아니다. 김치냉장고를 만드는 가전회사 직원들은 안도 차원을 넘어 만세를 부른다. 5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포기당 1만 2400원을 호가하던 배추가격이 한통에 3200원(4일 기준)까지 내려왔다. 무나 마늘 등 김장용 채소들도 가파른 하락세다. 올해 정부가 예상하는 김장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가구당 18만 8000원 정도. 지난해에 비하면 여전히 30%가 높지만, 최악의 김치 대란은 사실상 없을 전망이다. 덕분에 김치냉장고를 만드는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치냉장고는 에어컨, 선풍기 등과 함께 대표적인 계절상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에 이른다. 이 중 김장철을 낀 4분기(10~12월) 3개월 간 연간 판매량의 60%가 팔린다. 김장철인 11월이 그 절반인 30%를 차지한다. 김치냉장고 제조업체의 입장에선 배춧값 폭등이 회사 1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춧값이 폭등해 김장비용이 더 올라가면 김장을 아예 포기하거나 담그는 양을 줄이는 가정이 많아 업계가 바짝 긴장했다.”면서 “배춧값 하락은 주부들은 물론 업체에도 아주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김치냉장고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이달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상당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난달에 비해 최소 100% 이상 판매 신장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모닝 토크] 박창수 네오플램 대표 “영속성 있는 기업 만드는 게 꿈”

    [모닝 토크] 박창수 네오플램 대표 “영속성 있는 기업 만드는 게 꿈”

    “지금 당장의 매출보다 더 중요한 목표는 다음 세대에도 지속적으로 커 나가는 기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네오플램의 박창수 대표는 2006년 주방용품 제조를 시작한 신생업체의 최고경영자(CEO). 그는 눈앞의 매출액에 연연하기보다 영속적인 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기업 철학을 밝혔다. 네오플램은 산뜻한 디자인과 친환경성을 앞세워 전 세계 60여 개국에 주방용품을 수출하고 있다. 해마다 전년의 2배 가까운 매출 신장을 보이며 올해는 1000억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박 대표는 “제품의 인기가 좋아졌다고 해서 ‘착한 가격의 질 좋은 주방용품’이라는 방향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격을 올려 고급 이미지를 억지로 덧칠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회계법인 대표까지 지낸 회계사 출신. 중소기업 경영자로서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학교 선후배 관계로 알고 지내던 장태영 네오플램 고문이 미국에서 주방용품 수입 유통업을 하고 있을 때 술자리에서 박 대표가 “자기 이름 걸고 제품을 만들어내는 제대로 된 회사 만드는 것이 목표 아니었냐.”고 조언했다가 6개월 후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 동참 제의를 받아 올해 초 대표직에 앉았다. 박 대표는 “회계사 시절에 회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체득한 경험이 경영 과정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회계법인에 있을 때보다 몸은 바빠지고 책임은 무거워졌지만 이름을 걸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즐거움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일주일에 이틀은 면접 보는 일을 한다.”며 좋은 인재 구하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대기업 퇴직자들을 적극 채용해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네오플램의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생 중소기업으로서 생산·품질 관리·영업에 이르기까지 기틀을 잡아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퇴직자의 활용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틈새 마케팅 전략. 네오플램에 채용된 퇴직자들은 주로 기존 사원들을 코칭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박 대표의 향후 5년간 목표는 두 가지. 하나는 해마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해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박 대표가 더욱 절실히 바라는 것은 네오플램의 가치를 공유하고 본인보다 회사를 더 크게 키워나갈 수 있는 후임자를 찾고 양성하는 일이다. 박 대표는 “그저 돈 버는 게 목적이라면 연 500억원의 매출을 현상 유지 하는 것이 중소업체로서는 크게 나쁘지 않다.”면서 “그러나 야무진 기업 하나 제대로 만들고 싶기에 끊임없이 신소재를 발굴하고 좋은 인재를 한명이라도 더 만나려고 뛰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건설업계 ‘수주 가뭄’ 내년이 더 두렵다

    건설업계 ‘수주 가뭄’ 내년이 더 두렵다

    경기도의 한 중견 건설사 임원 정모씨는 요즘 현금 조달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현금 창고가 텅 빈 데다 내년에는 실질자본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정씨는 “예전에는 찬바람이 불면 쏟아지는 발주 물량 덕분에 어느 정도 자금난을 해소했는데 요즘에는 지역에서도 발주 물량이 씨가 말랐다.”면서 “월 이자율 3.5%인 사채를 쓸까 생각했지만 아직까지는 지인의 도움으로 돈을 조달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행보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내년 건설 경기가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혹한기를 견디기 위한 ‘먹을거리’ 확보가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토해양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은 23조 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7000억원가량 감소한다. 건설업체들은 이미 올해 공공 공사 발주 물량 급감과 주택경기 침체로 수주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장대비를 몰고 올 검은 구름은 ‘빅5’ 건설사라고 비켜 가진 않았다. 빅5 건설사의 3분기 실적은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감소는 대우건설(-15.7%), GS건설(-7.9%), 대림산업(-3.7%), 현대건설(-3.3%) 순이다. 삼성물산만 16.6% 상승했다. 속사정은 제각각이다. 1~3분기를 종합하면 삼성물산은 국내에선 4조 2000여억원을 수주해 선방했지만 해외에선 플랜트 수주가 기대 이하였다. GS건설도 국내 공사 수주액은 5조 9000억원으로 업계 수위였지만 해외 플랜트 수주가 부진했다. 국내 공공 분야 공사 수주 1위(1조 4771억원)인 대림산업은 국내외에서 모두 목표치에 미달, 올 목표 수주액의 절반가량만 채운 상태다. 반면 현대건설은 1~3분기 해외공사 수주액이 11조원을 넘기며 전체 수주액의 70%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내년을 더 걱정하고 있다. 공공 분야 공사 수주 감소가 치명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상태가 안 좋아 당장 관련 공사 수주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전체 공공 분야 공사 발주량도 지난해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내년 SOC 예산 중 신규 발주 물량도 1000억원에 못 미친다. 공공관리자제 도입으로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당분간 연기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 업체 실태 조사와 환율 변동도 업계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한 대형업체 임원은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조직 개편 얘기가 차츰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아파트 분양 등의 주택사업보다 해외시장에 더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G20개회당일 금속노조 총파업 철없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11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이다. 금속노조는 경북 구미에 있는 KEC지부 김준일 지부장의 분신을 일으킨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고 KEC노조의 농성을 지원하고자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그제 밝혔다. 김 지부장은 지난달 30일 KEC의 노사협상이 결렬된 뒤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을 피해 분신을 기도, 치료를 받고 있다. 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7일에 총파업 출정식을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이번 분신사건을 시들해진 투쟁강도를 높이는 도화선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개별회사의 노사분쟁을 국가대사인 G20 정상회의와 연계시키는 투쟁방식에는 국민 누구도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이번 G20 정상회의는 31조원의 경제효과를 가져다 줄뿐더러 16만여명의 취업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백보 양보해도 KEC문제가 청년 16만명의 일자리보다 더 시급하진 않을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같은 섣부른 행동이 G20에 반대하는 단골 외국시위대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노동단체들은 G20이 금융투기자본을 보호하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강제한다면서 해마다 회의 개최 도시를 찾아다니면서 격렬한 폭력시위를 일삼고 있다. 지난해 4월 런던회의 때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올 6월 토론토회의 때도 은행과 상점을 공격해 흠집을 남겼다. 아쉽게도 민주노총은 이들 국제단체와 연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2일까지를 G20 투쟁기간으로 선포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국제 시위꾼들의 들러리가 돼 역사적인 G20 서울정상회의를 불상사로 얼룩지게 해선 안 된다. 책임 있는 노동단체로서의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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