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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기 특파원 도쿄 이야기] 日 고급농산물 中시장 공략

    일본 농산물의 중국에 대한 공략은 집요하다.‘맛있고 안전한 농수산물’을 무기로 삼고 있다. 일본이 내세우는 점은 ‘안심·안전’이다. 표적은 부유층이다. 빠른 경제성장에 연수입이 1000만엔 이상인 중국 부유층은 이미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충분한 시장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일본 와카바야시 마사토시 농림수산상과 아마리 아키라 경제산업상은 지난 2일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에 참가했다가 짬을 내 베이징의 백화점에서 사과·배·쌀 등 일본산 농산물을 홍보했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시식을 권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의 농산물 가격은 비싸다. 그러나 잘 팔리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쌀 품종인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는 2㎏짜리 한 포대에 3200엔 정도이다.중국의 유명 쌀에 비해 10배, 일반미보다 무려 30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아오모리현산인 사과 ‘세카이 이치’ 1개의 가격은 일본보다 3배나 비싼 1500엔이다. 와카바야시 농림상은 “비싸지만 질 좋은 농산물로 인정돼 많은 가정의 식탁에 일본 농산물이 놓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6월 4년 만에 중국에 쌀 수출을 재개했을 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수출량은 24t이었다.2003년 검역 문제로 수출이 중단됐을 때 연간 1t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도 하다. 고위급 경제대화에서는 내년 3월말까지 쌀 150t을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큰 성과다. 7일 농림성에 따르면 올해 농산물의 수출실적은 4000억엔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9월까지 수출액은 3061억엔으로 지난해에 비해 19.1%나 증가했다.홍콩을 포함한 대 중국 수출은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 시장인 만큼 가장 규모도 크다. 때문에 오는 2013년까지 연간 1조엔의 농산물 수출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철저하게 농산물, 특히 쌀 보호정책을 쓰고 있다. 경제연대협정(EPA),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때도 쌀 분야는 협상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비판도 만만찮다. 그러나 질을 통한 ‘브랜드’로 승부하는 일본의 농산물 경쟁력을 인정하는 게 대체적인 현실이다.hkpark@seoul.co.kr
  • [사설] 여수 엑스포, 멋진 세계축제 만들자

    여수의 꿈이 이뤄졌다. 어제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날아온 2012년 여수 엑스포 결정의 낭보는 비방과 모함이 난무하는 대선 정국에 모처럼 상큼한 감동을 온국민에게 안겼다.5년 전 4차 투표까지 가는 격전 끝에 중국 상하이에 엑스포 개최지를 넘겨야 했던 쓰라린 기억을 일거에 날리는 쾌거였다. 지난해 5월22일 여수가 세계박람회기구(BIE)에 개최지 신청을 하고 여수 시민을 비롯한 국민, 정부와 기업, 정치권이 하나가 되어 550일간의 대장정을 치른 성과였다.1차 투표에서 모로코의 탕헤르를 불과 9표차로 누른 여수는 2차 투표에서 77표를 얻어 감격적인 ‘여수 코리아’의 함성을 세계에 알렸다. 150년 역사의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전 지구인이 함께하는 세계 3대 이벤트다. 월드컵, 올림픽이 스포츠를 통해 화합과 평화를 다짐하는 행사라면 엑스포는 문명의 발전 성과와 전망을 시대의 흐름과 개최지의 특성에 맞춰 인류에게 제시하는 미래지향적 축제다. 여수가 선정된 것은 기후변화라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여수가 내건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은 인류 공통의 과제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에 공동대응을 결의하는 ‘여수 선언’과 개발도상국의 해수면 상승 대책을 담은 ‘여수 프로젝트’를 제시함으로써 한국을 환경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10조 294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있다고 한다. 부가가치 창출은 4조원, 고용 유발효과는 9만명이라니 월드컵에 견줄 만하다.2005년 아이치 엑스포는 1조엔 이상의 경제효과를 낳으며 재도약하는 일본 경제를 세계에 알렸다. 여수 엑스포까지는 4년반 남았다. 특별법 제정, 조직위원회 구성을 조속히 마치고 개최에 필요한 기반 시설도 착착 갖춰야 한다. 성공적인 세계축제, 도약하는 한국을 위해 다시 한번 온국민의 성원이 필요하다.
  • 삼성, 日서 생활가전 철수

    |도쿄 박홍기특파원 서울 김효섭기자| 삼성전자가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일본의 가전시장에서 철수했다. 원화의 가치 상승과 함께 엔저에 따른 수익성과 경쟁력 악화, 일본 시장 특유의 배타성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일본법인 ‘일본삼성’은 9일 액정표시장치(LCD) TV와 DVD,MP3 플레이어 등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영상·음향 가전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1980년대 일본에 진출한 뒤 2000년 세탁기와 냉장고 등 생활가전에 이어 영상·음향 가전제품에서도 일본 자체 내수의 벽에 부딪힌 셈이다. 일본삼성 방상원 상무는 “브랜드 노출을 막기 위해 소규모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인 ‘삼성 다이렉트’에서 LCD TV와 MP3 등을 판매해 왔으나 수익성 등을 고려, 지난달 말 중단했다.”고 설명했다.일본법인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1조엔(약 8조원) 가운데 일반 소비자 판매 규모는 1%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사업을 접는 대신 일본 내의 기업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 기업(B2B)’ 시장에 주력, 반도체와 LCD 모니터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다만 제품 판매에 따른 애프터서비스 부분은 유지하기로 했다. 나아가 미국·유럽·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지역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수익성보다는 전세계 가전제품 시장의 테스트 시장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hkpark@seoul.co.kr
  • 日 식료자급률 40% 무너져 농수산물 수출은 대폭 늘어

    日 식료자급률 40% 무너져 농수산물 수출은 대폭 늘어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식료자급률이 지난해 13년 만에 39%로 떨어져 40%선이 깨졌다. 식료자급률은 식량과 사료를 합친 자급률이다.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식료자급률의 하락은 무엇보다 지난해 봄의 저기온과 여름의 집중호우, 가을의 태풍 때문에 쌀을 비롯, 과실·고구마 등의 작황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 1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쌀의 양은 2005년 61.4㎏에서 0.4%가 감소한 61㎏으로 집계됐다. 국민들의 식생활 문화가 쌀 이외의 고기류나 밀가루류를 선호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농림수산성 측은 “지금 같은 추이로는 2015년까지 식료자급률을 45%로 끌어올리려는 목표치는 사실상 어렵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식료자급률과는 별개로 여유있는 농림수산물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수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09년까지 농림수산물 수출 목표 6000억엔(약 4조 71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2013년의 목표액은 1조엔이다. 특히 ‘안전한 농림수산물’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중국의 부유층을 겨냥, 명품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hkpark@seoul.co.kr
  • 세계 증시 ‘서브프라임’ 쇼크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문소영 전경하기자|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유럽과 미국증시가 이틀째 급락했다.10일 그 여파로 한국·일본 등 아시아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중앙은행이 이틀째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과 유럽·일본 중앙은행이 자금지원에 나선 건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0%(80.19포인트) 떨어진 1828.49를 기록했다. 하락폭은 사상 3번째, 하락률은 올 들어 최대 규모다. 코스닥지수는 2.99%(24.28포인트) 떨어진 788.41에 마감됐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37%(406.51포인트) 떨어진 1만 6764.09를 기록했고, 타이완 가권지수는 2.74% 하락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증시도 3%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0%(4.73포인트) 떨어진 4749.37에 마감했다. 9일 2∼3% 급락했던 유럽 주요지수는 이날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영국 FTSE지수와 프랑스 CAC지수는 10일 오후 4시(현지시간) 현재 2.89%와 3.14%, 독일 DAX지수도 1.49%씩 하락했다. 10일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도 모두 하락세로 출발,1% 안팎의 하락률을 보이며 오전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9일 다우존스지수는 2.83%(387.18포인트), 나스닥종합지수는 2.16%(56.49포인트),S&P지수는 2.96%(44.40포인트)씩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콜금리가 뛰자 기준 금리 4%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기로 하고 이틀간 2145억달러(1560억유로)를 긴급 지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9일 초단기 자금 240억달러를 푼 데 이어 10일 19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했다. 일본중앙은행도 10일 1조엔(85억달러)의 자금을 풀었고, 캐나다와 호주, 싱가포르 중앙은행들도 잇따라 자금수혈에 나섰다.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글로벌 신용경색의 확산으로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5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전날보다 9.0원이 오른 931.9원으로 마감됐다. 지난해 10월9일 14.8원 상승한 이후 최대폭이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18.75원이 상승한 790.15원으로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5.29%, 국고채 5년물은 0.09%포인트 하락한 5.30%를 기록했다. lark3@seoul.co.kr
  • 日 차기전투기 스텔스 F22A 등 도입키로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방위성은 항공자위대의 차기 주력 전투기(FX)로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A와 F15를 개량한 F15FX 2기종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미·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 방위성이 모두 1조엔을 투입해 2009년부터 순차적으로 이 기종들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일본은 내년 상반기까지 차기 주력전투기의 기종 선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방위성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과 함께 초음속으로 순항하는 고도의 기동성을 갖춰 미군과 공동작전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F22A를 유력 기종으로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현재 미국 의회는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F22A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측은 1대에 250억엔의 높은 가격 탓에 수출이 풀리더라도 예산 때문에 도입 대수를 제한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이에 따라 방위성은 현 주력 전투기 F15의 개량형으로 대당 100억엔 정도 하는 F15FX를 먼저 사들일 방침이다.F15FX는 비교적 저렴한 데다 정비와 운용 면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위성은 또 F15FX에 이어 미국의 수출금지 해제를 기다려 F22A를 추가로 도입, 배치함으로써 차기 주력 전투기에 대한 ‘질과 양’의 측면을 골고루 갖추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hkpark@seoul.co.kr
  • ‘시총 1조엔’ 亞기업 100개社 돌파

    |도쿄 박홍기특파원|세계 주식시장에서 지난 3월 기준 시가총액이 1조엔(7조 8000억원)을 넘어선 기업은 1048개사로 집계됐다. 역대 처음으로 1000개사를 넘었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무려 25% 증가,109개사나 포함됐다. 시가총액의 규모는 기업의 자금조달력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 아시아 기업들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엔화로 세계 기업의 주식시가를 환산한 결과,1조엔이 넘는 기업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지난해에 비해 4% 늘어난 전체의 39.9%(418개사)였다. 유럽은 동구 국가의 성장에 힘입어 20% 증가한 전체의 31.3%인 328개사였다. 일본은 112개로 10.7%를 차지했다.hkpark@seoul.co.kr
  • 원·엔환율 972원…9년새 최저

    원·엔환율 972원…9년새 최저

    엔화 약세(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7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792.50원으로 1997년 11월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의 엔화 약세로 일본은 물론 미국 등 제3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고전하고 있다. 일본 제품의 수출가격이 떨어지면서 우리나라 제품값이 오히려 일본제품보다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효자산업으로 꼽히는 국내 자동차산업은 엔화 약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2000㏄)는 올초만 해도 미국시장에서 경쟁차종인 일본 도요타의 코롤라(1800㏄)보다 685달러 더 쌌다. 그러나 요즘 아반떼는 대당 1만 5695달러, 코롤라는 1만 5250달러다. 아반떼는 신모델이 나오면서 가격을 올린 반면 코롤라는 엔화가치 하락으로 달러화로 환산한 차값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소형 승용차인 베르나(수출명 엑센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쟁차종인 도요타의 야리스보다 더 비싸다. 지난달 중순에는 이 가격 차이는 대당 500달러에 그쳤으나 불과 한달새 640달러로 더 벌어졌다. 중형차종인 현대 쏘나타는 아직까지는 미국시장에서 도요타 캠리보다 싸다. 그러나 그 격차가 올초 1000달러에서 지금은 945달러로 좁혀졌다. 엔화 약세에 따라 한때 3.2%까지 올라갔던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달에는 2.5%로 뚝 떨어졌다. 현대차측은 19일 “이달 들어서도 미국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추세”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도요타의 영업이익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조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도 엔화 약세가 주요인이다. 도요타는 2001년에 영업이익 1조엔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5년새 이익 규모가 2배로 늘어나게 됐다. ‘수출 대표주’ 전자업계도 북미와 유럽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일본업체에 뒤처져 고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등 4분기 성수기 준비를 위해 관례적으로 TV업계가 진행하는 가격 인하에서 일본 기업들의 가격 인하폭이 가장 컸다.42인치 PDP TV의 경우 파나소닉은 700달러를 떨어뜨렸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500달러 인하에 그쳤다. 미국 유통매장 ‘서킷 시티’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파나소닉과 LG전자는 1799달러, 삼성전자는 1699달러다. LCD TV(37인치) 가격은 아예 역전됐다.1799달러로 팔던 샤프는 300달러를 인하해 1499달러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면 LG전자는 250달러만 떨어뜨려 가격(1549달러)이 샤프보다 50달러 비싸졌다. 중소기업들의 한숨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자판기용 제빙기제품 90%를 일본으로 수출하는 H사. 이 회사는 엔화 약세로 수출을 할수록 적자지만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 이 회사 이경용 부장은 “지금 환율로는 재료비밖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환율이 900원대로 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엔화 약세는 특히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자동차·전자·휴대전화·반도체 등 우리의 수출전략품목에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면서 “정부가 국내 자동차산업을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안미현 김경두기자 hyun@seoul.co.kr
  •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10여년 전, 선진기업 취재차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사를 찾았다. 그때 벤츠사 관계자는 사진 취재를 한사코 거절했다. 자기가 제공하는 사진만 쓰라는 거였다. 할 수 없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생산라인만 둘러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그 직원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머리 좋고 부지런해서 사진을 찍게 하면 금방 모방한다. 자동차 회사를 취재하려면 한국에도 좋은 회사가 있는데 뭐하려고 여기까지 왔느냐. 현대자동차는 무서운 경쟁자다….” 기자를 산업스파이 쯤으로 여겼다는 생각에 처음엔 불쾌했으나, 얘기를 다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벤츠조차 현대차를 경쟁자로서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가슴 뿌듯했다.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1970∼80년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거나 다름없다. 그런데 불과 몇십년 만에 100년 전통의 벤츠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만하지 않은가. 또 여름이 왔다. 최악의 물난리 속에서 올해도 예외없이 현대차 노조의 연례파업을 짜증스럽게 지켜 보고 있다. 이게 과연 세계적 기업의 노조인지는 제쳐두고라도, 어떻게 일구어 놓은 산업인데 여기서 주저앉을까 걱정스럽고 울화통이 치민다.1986년 창립된 노조가 이듬해부터 딱 한해(1994년)만 빼고 19년 동안 파업을 벌였으니 회사가 거덜나지 않은 것만도 신통하다. 현대차에서 파업 관련 자료를 받아 보니 더 기가 막힌다. 그동안 누적 파업일수가 자그마치 320일이다. 휴일을 제외한 수치라니 1년 넘게 공장이 멈췄다는 얘기다. 총 손실 추정액은 무려 10조원이다. 파업 때문에 나라 경제가 멍든 것까지 고려하면 유·무형의 피해 규모는 짐작하기 어렵다. 듣기 싫겠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쯤에서 냉정하게 세계시장을 바라봤으면 한다. 현대차보다 규모가 큰 GM·포드·폴크스바겐 같은 회사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람을 줄이는 추세다. 올해 세계 1위를 꿈꾸는 도요타는 한해 1조엔대의 흑자를 내면서도 지난 5년간 월급 한푼 안 올렸다. 현대차는 어떤가.1인당 생산성이 차량 대수로 따져 도요타의 절반이고, 매출 기준으로는 35%밖에 안 된다. 그러면서 월급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8% 이상 인상했다. 현대차의 경영환경도 여의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1원 떨어지면 120억원을 앉아서 손해본다고 한다. 올해는 고환율 손실만 2조원 이상 예상된단다.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열악해져서 지금은 5%도 어려운 처지다. 최고 경영진의 사법처리 문제도 걸려 있다. 그야말로 노사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곧바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이런 마당에 노조는 파업을 연례행사로 여기고,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에 대고 “지역신문 정도는 밥줄을 끊어 놓겠다.”“허튼 소리하는 기자들 명단을 적어서 본때를 보이겠다.”는 둥 위협을 예사로 한다. 대단한 권력이다. 이러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게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자동차산업은 연간 전체 수출액의 13%(300억달러)로 국민을 먹여 살리고, 나라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아닌가. 그 중심엔 현대차 근로자들이 있음은 물론이다. 노조가 땀흘려 일한 덕분에 회사가 성장해 온 측면을 모르는 바 아니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다. 현대차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남느냐,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는 노조가 하기 나름이다. 이제는 좀 글로벌기업의 노조에 걸맞은 인식과 행동과 품격을 갖춰 줬으면 한다. 회사와 사회, 나라를 생각하고 나아가 세계를 품에 안는 성숙한 면모를 보여 주길 바란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월드 리포트] 日 출판업 위기극복 비결 싸고 휴대 편한 ‘신서판’

    1990년대 이후 출판산업이 인터넷매체의 영향으로 위축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러나 출판산업 위기극복의 길을 일본이 보여주고 있다. 출판대국 일본의 출판산업도 위기이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총무성과 관련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98년 이후 국민들의 ‘서적 이탈’이 시작됐다. 그 추세는 이어지고 있는 편이지만 심각하지는 않다고 한다. 발행된 책수 감소는 매년 1% 전후에 그쳤다. 판매액수도 2003년 9665억엔(약 7조 7200억원)으로 1조엔선이 무너졌지만,2004년에는 7년만에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미세하게 감소했다. 변동폭이 좁다. 일본에서 이처럼 출판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출판인과 각 서점 등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격이 비교적 싸고, 들고 다니기가 편한 신서판(新書判·권당 6500원 안팎)의 확대와 선전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문고판보다 가로·세로가 약간 긴 신서판의 열기는 거세다. 지난해 말 출판된 ‘국가의 품격’이란 책은 출간 4개월여만에 무려 170만부가 팔려나갔다. 신자유주의의 문제가 부각된 시점에서 사무라이정신(무사도)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전통적 가치를 강조, 초대형 히트를 치고 있다. 지난해 ‘머리가 좋은 사람, 나쁜사람의 화술’은 무려 220만부가 팔렸다.100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5종,50만부 이상은 10종 정도나 됐다. 그 중 대부분은 신서판이었다. 이같은 신서판 출판 붐은 1998년 이후 뜨겁다. 기존의 신서들에다 분신서(98년), 헤이본샤신서(99년), 고분샤신서(2001년), 신조신서(2003년) 등이 등장했다. 새로운 신서들이 초베스트셀러를 양산하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신서판 책들은 공통점도 있다.▲독특한 주제 ▲시사성 있는 출판 타이밍 ▲해당 분야에 흥미 없는 사람들의 시선도 끌 수 있는 제목 등이다. 한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면 히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각 출판사가 이른바 ‘신서판 전쟁’을 펼치며 위축된 출판시장의 대반전을 시도하고 있다.“내용이 가볍고 정보가치가 있는 신서판 선호 경향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교양용 신서판 인기도 꾸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일본 출판인들이 출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은 다양하다. 지난 3월31일 기초자치단체 대합병이 마무리되자(3232개이던 시·정·촌이 1821개로) ‘지명사전’,‘지도책’이나 관련전문서적 등으로 출판바람을 일으키려 노력하고 있다. 고서적이나 새 책 등으로 유명한 도쿄 지요다구의 ‘간다서점가’는 경쟁관계인 서점들이 “우리 가게에는 책이 없지만, 이 가게에 가면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서로 고객을 소개해주는 ‘재고 데이터’를 공유키로 하는 등으로 독서팬 늘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발빠른 기획과 독자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부단한 노력 등을 통해 독자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급격한 시장위축을 피하고 있다. 장기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출판인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 도쿄 특파원 taein@seoul.co.kr
  • “유골 발굴등 정부차원 요청해야”

    ‘일본의 전후 책임을 확실히 하는 모임’ 우스키 게이코(臼杵敬子·55·여) 대표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너무 소극적”이라면서 “일본 정부에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지원 대책을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인 징용자도 당시 일본에 의해 끌려간 것이기 때문에 똑같이 보상을 해줘야 한다. 특히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보다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한·일협정 이후로 일본의 법적인 책임은 끝났다고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적이 없다. 전후 처리에서도 잘못된 것이 많기 때문에 한·일협정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 ▶인도적 차원의 보상이란. -사망통지만 받고 유골조차 못찾은 유족들이 많다. 일본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이들이 남태평양의 섬에 가서 유골이 아니라 흙이라도 가져올 수 있도록 현지 유골 발굴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친다든지, 피해자 노인들을 위한 무료 치료시설을 만든다든지 하는 것이다. 자기 나라의 군인·군속들이 머나먼 이국 땅에서 비참하게 죽어갔는데 한국 정부는 왜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지 모르겠다. ▶일본 정부는 징용 피해자에 어떤 지원을 해주고 있나. -일본의 군인·군속 피해자의 미망인들에게는 벌써 몇십년째 연간 180만엔에서 200만엔의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 일본은 여기에 연간 1조엔 이상의 국가 예산을 들이고 있다. 이번이 제대로 보상을 요구할 마지막 기회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사망하고 몇명 남지 않았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월드 리포트] 도요타 ‘공룡 증후군’

    이달 초 도쿄에 찬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밤 일본의 자존심, 도요타자동차의 영빈관에 초대받았다. 회사 관계자 2명과 3시간쯤 식사하던 중 귀를 의심하게 하는 사실을 확인했다.“회사 분위기는 좋지만, 몸집이 커지면서 위기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외형적으로 도요타의 질주는 거침이 없다. 올해에는 자동차생산 906만대로 미국 GM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할 기세다. 순이익은 3년 연속 1조엔(약 8조 3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사실상 최고봉이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어진다고 했다. 덩치가 급격히 커지면서 외부에서 자극이 와도 감지하는 시간이 느려 멸종한 ‘공룡 증후군’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실제 자동차 판매에서 핵심요인인 품질면에서 비상등이 커졌다. 도요타의 지난해 리콜(무상회수·수리) 대수는 무려 188만대.4년 전 6만대보다 30배나 늘어났다.“생산현장의 문제가 생기면 누구든지 라인을 세워 즉시 해결한다.”는 도요타 생산방식의 신화는 그저 신화일 뿐이다. 몸집불리기는 인재난도 불렀다. 올해 생산대수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리는 등 몸집을 빠르게 키우면서 설계나 생산현장의 인재부족이 만성화,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거점인 국내시장도 빨간불이다. 일본에선 1990년대 이후 새로운 수요보다 대체수요 위주로 변해 자동차시장은 침체해 있다. 자존심을 걸고 지난해 8월 일본에 역(逆)상륙시킨 고급차 렉서스도 벤츠·BMW 등 외제차 벽에 고전하고 있다. 돈 좀 있는 일본사람들은 한국사람들처럼 외제차를 타야 ‘폼’이 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도요타의 위기징후는 기본적으로 도요타 정신, 도요타 DNA의 전달위기 때문이라는 것이 도요타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몸집이 커지면서 혼으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도요타 철학,DNA가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전엔 70% 정도의 보고서를 보면 상사가 거듭 지도해 80%,90%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지금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너무 몸집이 커 직접지도가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세계 27개국에 공장이 있다 보니 문화도 달라 인도·필리핀·베트남 등의 공장에서는 노사관계가 순탄치 않다. 의사소통의 장애도 위기요인이다. 외국의 생산현장에서 의사소통 장애는 심각하다. 미국·중국·벨기에·체코 등 여러 국적의 사무직원들이 일본어와 영어 등으로 회의를 하지만 섬세한 부분은 전달이 어렵다. 도요타 DNA가 전수되기 불가능한 구조인 상황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파견 등 직원 성격이 다양한 것도 화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많은 하청업체들이 도요타가 필요한 정확한 시간에 부품을 대려고 부품을 싣고 공장 주변을 돌아 ‘도요타 정체’가 생겼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 만성적 하청구조도 위기의 요인이다. 결국은 “(회장이나 사장 등) 상층부에서는 위기를 충분히 감지하고 있지만, 말단 현장이나 말단 사원들까지는 전달이 되고 있지 않다.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 중대한 과제”라는 게 위기론의 요체였다. 이춘규 도쿄특파원 taein@seoul.co.kr
  • 日 ‘잃어버린 15년’ 후유증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경기가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잃어버린 15년’간의 구조조정 후유증 등으로 “직장들이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자동차, 전자, 은행 등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을 줄이고, 인건비의 부담을 줄이려고 시간제 사원, 파견사원 등을 늘리면서 사원과 직장 모두 멍들어가는 상황이 됐다. 또 “다음은 내 차례”라는 불안감도 확산되면서 애사심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원도 늘고 있다.급증한 비정규 사원들은 똑같은 일을 하고, 책임도 같지만 급료는 정사원의 60% 수준에 머물러 불만이 최고조라고 한다. 한국의 상황과 똑같은 셈이다. 이런 불안과 불만이 누적되면서 ‘회사의 정보 유출’‘은행 등 직원에 의한 한탕주의식 횡령사건’ 등 도덕적 해이 현상이 크게 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6일 발행된 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일본 최고의 기업이라는 도요타자동차도 시간제 사원이나 파견근로가 느는 등의 폐해로 품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리콜(무상회수·수리)도 급증했다. 비정규 사원을 중심으로 제 2노조 건설 움직임도 있다. 이달말 결산에서 1조엔(약 8조 3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대형 은행쪽은 더 심각하다. 거품붕괴 뒤 많은 은행이 통합돼 직원간 이질감이 심각해질 정도가 됐고, 비밀유출이 속출했다.규제가 급격히 완화되면서 경쟁은 격화돼 투자신탁판매 등 파생상품 취급 자격증 따기 공부에 시달리고 있다. JAL(일본항공)은 무리한 비용절감 노력과 계파싸움이 겹쳐 존망의 위기다.중요부품정비를 중국, 싱가포르에서 하면서 비행사고가 잇따랐다. 정비부문의 자회사화 후유증으로 고의로 보이는 전선절단 사고 등도 속출했다. 통계로도 구조조정의 상처는 입증됐다. 잃어버린 15년간 비정규직 사원은 급증했다. 사원수가 줄면서 실질노동시간은 늘어났다. 상장기업의 90% 정도가 성과주의를 도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구조조정, 성과주의가 팽배하면서 사원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젊은 사원들의 부담이 급증하자 성과주의를 포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1999년 도입한 성과주의를 지난해 4월 대폭 수정했고, 계약사원을 정사원화하는 등 구조조정 만능주의에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taein@seoul.co.kr
  • 도요타 5년만에 기본급 8400원 인상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요타자동차가 올봄 노사교섭에서 조합측이 요구한 기본급 1000엔(약 8400원)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방침을 굳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전했다. 도요타가 기본급을 인상하면 5년만에 처음이다. 도요타는 2005회계연도의 순이익이 1조 3000억엔(약 10조 9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최근 수년간 연간 1조엔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올해 기본급이 인상되면 그동안 유지해온 임금억제 정책의 전환을 의미한다. 회사측은 그러나 “세계적인 자동차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등 경영환경이 엄중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본급을 올린다는 방침을 굳힌 게 아니다.”면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오는 15일까지 회사의 방침을 노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러나 도요타측이 정기승급분에 해당하는 6900엔(약 5만 8000원)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기본급 인상요구는 들어주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조합원당 평균 연간 237만엔(약 1990만원)의 일시금 보너스 지급 요구도 수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조합원이 5만 8000명인 도요타 노조는 지난 4년간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국내 경기 회복에다 경영자단체 등이 임금 인상을 허용할 기미를 보이자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신문은 또 혼다자동차도 1인당 1000엔의 기본급인상 요구를 수용키로 했고, 히다치제작소나 마쓰시타전기산업, 샤프 등 전기전자 업체도 1인당 500∼1000엔의 기본급인상에 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taein@seoul.co.kr
  • “경쟁력 우선… 임금인상 없다”

    “경쟁력 우선… 임금인상 없다”

    |도쿄 이춘규특파원|4년 만인 올해 임금을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던 도요타자동차가 올해에도 근로자들의 임금(기본급)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16일 올해 임금 인상과 관련,“구체적으로 (노조의)요구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지난해와 크게 변화가 없다.”며 임금동결 방침을 강력히 시사했다. 지난해 도요타자동차는 노사합의로 임금을 동결했다. 도요타자동차는 2004년도에 이어 2005년도(3월말 결산)에도 순이익이 1조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와타나베 사장은 “현재 자동차시장의 세계적인 경쟁은 격렬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 회사의 경우 생산성 향상이 그 정도(기대했던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며 임금인상이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생산성은 물론 국제경쟁력도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과거 몇년간 많은 순이익을 내는 등 경영성적이 매우 좋았는데, 근로자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라고 질문하자, 와타나베 사장은 “매우 열심히 하고는 있다. 그것을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은….”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 “그러면 종업원들의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가 돼야 지난해와 환경이 변했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거듭된 질문에도 국제 경쟁력의 향상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와타나베 사장은 또 GM, 포드 등 미국자동차 3사들의 고전으로 미국이 무역보복 등 정치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미국시장 상황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중국 자동차 시장은 순조롭게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aein@seoul.co.kr
  • “日에 왜 이건희같은 경영자 없나”

    “日에 왜 이건희같은 경영자 없나”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서 일본 업체들을 앞지른 삼성전자에 대해 견제론을 폈던 일본 언론과 지식인 사회가 이제는 “일본엔 왜 이건희 회장 같은 경영자가 없나.”라는 아쉬움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최근 두드러지는 일본의 ‘삼성 경외론’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자만에 빠질 것이 아니라 일본의 ‘혼네(속내)’를 잘 읽고 이들의 거센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일본 전자기업의 위기’라는 특집 기사에서 “삼성과는 대조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일본 전자업계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훌륭한 경영리더가 없다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중국 하이얼과 제휴해 경영에 전혀 경험이 없는 초보자를 최고경영자(CEO)에 앉힌 산요전기와 ‘기술의 소니’에서 ‘소프트의 소니’로 방향을 돌린 소니”를 일본 일류기업들의 ‘경영자로 인한 인재(人災)’ 사례로 지목했다. 잡지는 반면 “창업 2세인 이건희 회장이 개혁을 추진한 삼성의 연간 순이익은 1조엔을 돌파해 일본 7대 전자기업의 총 순이익보다 배나 많다.”면서 “이는 삼성의 반도체와 휴대전화,LCD 등에 대한 집중 투자와 젊은 인재 등용, 세계 각지 연구·기술 인력의 대량 스카우트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잡지는 또 “지적재산권과 디자인, 마케팅 등 각 지표에서 삼성은 세계 톱 클래스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삼성의 뒷 모습은 날로 멀어지고 있다.”면서 “왜 일본 업계에는 이 회장과 같은 경영자가 없는 것일까.”라는 자문을 던졌다. 최근 일본 경영컨설턴트 기타오카 도시아키(北岡俊明)와 토론모임인 ‘디베이트(Debate) 대학’이 펴낸 책 ‘세계 최강기업 삼성이 두렵다’도 비슷한 논리를 펴고 있다.“투지도 전략도 없는 일본의 월급쟁이 CEO들은 정말 한심하다.”고 지적한 이 책은 ‘일본 업체들은 앞으로도 삼성의 뒤를 따라만 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5 뜬별 & 진별

    2005 뜬별 & 진별

    2005년도 저물어간다. 언제나 그렇지만, 욱일승천의 기세로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만든 부류는 누구인가. 반대로 급전직하의 참담함을 맛본 부류는 또 누구일까. 서울신문은 연말 특집으로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인 이른바 승자(Winner)와 패자(Loser)를 선정했다. ■ 존 매케인 vs 칼 로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올해 ‘세계의 정치 수도’인 워싱턴에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같은 확실한 승리자와 패배자를 탄생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공화당 내에서는 존 매케인을 비롯한 중도적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상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권력 기반인 ‘텍사스 사단’은 눈에 띄게 힘을 잃었다. 매케인 의원은 이라크 전과 같은 안보 이슈에서는 철저하게 부시 대통령을 옹호하고 지원하며 보수성을 과시해왔다. 매케인 의원은 그러나 최근 테러리스트로 지목돼 억류된 포로에 대한 고문을 반대하는 입법을 주도하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중도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민주당측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올 한해 매케인 의원이 직접 제출한 법안과 결의안만도 80건에 이른다. 또 미 상원 의원들은 법안을 제출할 때 정치적 영향력이 큰 매케인 의원이 함께 서명해주기를 원해 그의 서명이 들어간 법안 수는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같은 노력이 인정을 받아선지 지난 10월말 퓨 리서치 센터가 공화·민주당원 및 무소속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한 2008년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공화당에서 2위를 기록한 루돌프 줄리아니 역시 중도적 성향의 정치인이다. 반면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사단 가운데서도 중심 인물이었던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리크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의 신임도 떨어졌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로브의 힘이 빠지면서 한때 탄력을 받았던 ‘보수세력 장기집권론’도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역시 텍사스 출신으로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 시절부터 법률 자문을 해온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고문도 2005년이 오욕으로 점철된 해였다. 마이어스는 부시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으로 지명됐지만, 부족한 경력과 불투명한 성향 때문에 논란이 빚어지자 스스로 물러났다. 마이어스의 상원 인준을 앞두고 ▲판사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앨 고어 등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기부했던 적이 있고 ▲낙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보수층으로부터 사실상 외면당했다. dawn@seoul.co.kr ■ 도요타 vs GM 도요타자동차는 내년 3월 결산에서 일본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액이 20조엔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도 3년 연속 1조엔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 자동차업계 1위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판매부진과 경영악화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급기야 릭 왜고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내년부터 북미지역 공장 9곳을 폐쇄하고 2008년까지 종업원 3만명을 줄이겠다는 처방을 내놓았다.11월 주가는 한때 18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부도설까지 나돌았다. 올 한해 도요타와 GM의 엇갈린 성적표다. 그래서 ‘빠르면 2006년 도요타가 GM을 넘어선다.’는 예상도 나온다.2008년이었던 도요타의 목표보다 2년 빠른 것이다. 도요타는 내년 예상 판매대수를 900만대로 잡고 있고 공장을 폐쇄해야 하는 GM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일시적이기는 하나 도요타가 북미시장 점유율에서 GM을 추월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이제 ‘기업’ 이상의 위치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도요타 배우기’ 열풍이 분 지 오래다. 순이익 1조엔은 이른바 빅3라는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순이익을 전부 합친 것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일본 언론은 “도요타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주고 있다.”며 ‘일본경제 부활의 구세주’로 묘사하고 있다. 도요타의 힘은 낭비요소를 없앤 생산방식에서 비롯된다. 세계적 부품업체들과의 유기적 협조,50년간 노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노사관계, 철저한 품질 및 인적관리 시스템도 승승장구의 비결이다. 조 후지오 도요타 부회장은 “글로벌시대에는 국가별로 현지 문화 및 고객 기호에 부합하는 고품질 저가격 제품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성공 비결을 역설했다. 반면 GM의 추락은 미국 제조업의 쇠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이던 GM의 신용등급은 ‘정크 본드’ 수준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다 아성으로 여겨졌던 북미시장마저 일본 경쟁업체들로부터 위협받자 왜고너 회장이 직접 북미시장을 챙기기에 나섰다.‘직원용 할인가격’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적용하는 ‘제살깎기식’ 무한경쟁에 나섰지만 추세를 돌려놓기엔 역부족이었다. GM 추락의 주요 원인으로 우선 낮은 소비자 만족도를 들 수 있다. 과다한 직원 복지후생 부담도 발목을 잡고 있다.GM은 차를 한대 만들 때마다 1500달러씩의 후생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이래서는 도저히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오프라 윈프리 vs 마이클 잭슨 “그녀가 출마한다면 미국 정치의 심장과 얼굴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지난주 미주리주에서 ‘오프라를 대통령으로’란 문구가 새겨진 물품만을 파는 가게를 낸 패트릭 크로의 말이다. 물론 윈프리는 출마를 거부했지만, 여성이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통큰 선행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후보로까지 거론되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이미 전세계 여성들의 친구이자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다.21년 동안 전세계 121개국 이상의 여성들이 그녀의 토크쇼를 보며 울고, 웃고, 열광하고 있다. 윈프리는 가난한 사생아로 태어나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실은 17살때 미인 선발대회 왕관을 썼고 3살도 안돼 책을 읽었다. 지난해 토크쇼 방청객 전원에게 자동차를 나눠주는 깜짝쇼를 연출한 데 이어 올해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재앙이 닥치자 연방 정부보다 재빨리 구호활동에 나섰다. 루이지애나주 슈퍼돔으로 달려가 이재민들을 안고 위로했으며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특히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나중에 토크쇼에 초청, 다이아몬드가 박힌 시계 등 210만달러 어치의 선물을 안겨줬다. 하지만 같은 흑인으로 팝의 제왕이었던 마이클 잭슨에게 올해는 최악의 한해였다. 아동 성추행 소송사건에 휘말리면서 전세계 매스컴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법정 출두를 미루다가 체포 영장을 발부하겠다는 판사의 경고에 잠옷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제이 레노, 매컬리 컬킨 등 유명 인사들의 대량 증언과 고액 변호사를 앞세워 결국 소송에서는 승리했지만 자택인 네버랜드를 팔아야 할 정도로 경제적 곤궁에 처했다. 변호사 비용만 500만달러를 썼으며, 빚은 4억달러가 넘는다. 잭슨은 미성년 아동과 같은 침대에서 잔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적 접촉은 부인했다. 비록 재판관은 그가 무죄라고 선언했지만, 잭슨이 결백하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세계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잭슨은 아동 성추행 재판으로 팝의 제왕에서 언론의 웃음거리로 단숨에 추락했다. 팬들은 그가 음악활동을 재개할 것을 바라고 있지만, 대중은 이제 잦은 성형수술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그의 코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日 도요타車 내년 생산량 세계1위…품질관리·무역마찰 극복이 과제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요타자동차가 내년 자동차 생산대수 920만대를 돌파,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연간 생산대수 920만대에는 도요타자동차의 830만대 이외에 다이하쓰공업과 히노자동차 등 그룹 내 다른 회사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도 포함된다. 도요타자동차는 시가총액과 순익(1조엔)에 이어 생산 규모까지 세계 1위로 올라섬으로써 자동차업계 ‘3관왕’을 차지하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도요타가 이처럼 GM의 부진이라는 반사이익으로 세계 1위라는 목표를 4년 정도 앞당겨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품질 관리와 미국과의 무역마찰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하지만 생산규모의 확대에 비례해 고민도 커지고 있다. 우선 품질관리다. 얼마전 127만대의 리콜을 발표했을 정도로 생산규모가 갑자기 커지면서 세계 각지의 생산공장에서 동시에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도요타가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마찰 가능성이다. 세계최대의 자동차업체인 GM은 주력인 대형차의 판매부진으로 올 3분기에만 16억 33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taein@seoul.co.kr
  • [국제플러스] 日국가채무 781조엔… 1인당 612만엔

    |도쿄 이춘규특파원|국채와 차입금을 합한 일본의 국가채무가 3월말 현재 781조 5517억엔으로 전년보다 11.2%, 금액으로는 78조 4038억엔 증가했다. 일본 국민 1인당 612만엔의 빚을 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가채무는 국채와 정부 차입금, 정부단기증권(FB) 등의 합계를 말한다. 여기에 특수법인 등에 대한 정부보증채무와 지방자치단체의 장기채무 등을 합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합계는 1000조엔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25일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재무성은 3월 말 현재 지방의 장기채무 잔액을 203조엔으로 추정했다.
  • 日파친코회사 ‘마루한’ 한창우 회장

    日파친코회사 ‘마루한’ 한창우 회장

    |도쿄 이춘규특파원|1945년 10월22일 밤 11시 일본 시모노세키 해안. 얼굴에 보송보송한 솜털이 남아있던 열다섯살 한국 소년이 주위를 살피며 밀항선에서 조심스럽게 내렸다. 손에는 고향의 모친께서 쥐어준 쌀 두 말과 영어사전 뿐이었다. 그것으로 거친 일본생활을 헤쳐가야 했다. ‘일본 파친코 제왕’으로 불리는 재일교포 1세 한창우(75) 마루한 회장의 60년 전 모습은 이랬다. 상전벽해. 일본어판 포브스지는 지난달 순자산 1200억엔(약 1조 2000억원) 이상 되는 일본의 거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계로는 정보통신(IT) 재벌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순자산 4730억엔으로 8위였고, 한 회장은 1210억엔으로 24위에 랭크됐다. 한 회장은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전세계 갑부 순위에서도 58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마루한의 매출은 1조 2778억엔, 순이익은 210억엔이었다.2010년 매출목표는 5조엔이다. ●도쿄 한복판에 우뚝 선 밀항소년 스스로를 “한국의 보트피플 1호”라고 말하는 한 회장이 도쿄 한복판에 우뚝 섰다. 도쿄역이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초현대식 빌딩의 28층에 있는 마루한 도쿄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건물 벽면이 대형유리로 돼 있어, 일왕궁도 일부 보이는 요충지다. 임대료가 평당 4만 4000엔인 일본의 심장부에 밀항소년이 우뚝 서있는 것이다. 그의 경상도 사투리는 구수하고, 유창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지금 고향 삼천포에는 동생이 살고 있다.3남 2녀 중 차남으로 일제 때 징용으로 끌려가 벽돌쌓기 일을 했던 형을 따라 밀항선을 탔다. 한때 사천시로 변경됐다가 삼천포라는 옛 지명을 되찾은 것을 모른 그는 “삼천포라는 명칭을 왜 없애냐고 고향의 선·후배들에게 따졌다.‘삼천포로 빠졌다.’는 것보다 ‘삼천포에 가자.’라는 긍정적인 면을 선전하면 오히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 아닌가. 그게 내 철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말을 들으며 차별이 심한 일본사회에서 역경을 이겨낸 긍정적 사고방식을 느낄 수 있었다. 밀항 뒤 혼란스러운 일본에서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을 딴 뒤, 호세대학 경제학부를 마쳤다. 호세대학은 당시 일본내 마르크스경제학의 총본산이었다. 그도 마르크스나 엥겔스, 레닌, 마오쩌둥을 접하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귀국해 정치가가 되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접어버렸다. 이후 관심도 마르크스에서 패션으로 옮겨갔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하려 했지만 안돼 프랑스로 패션 유학을 떠나기 위해 교토의 미네야마에서 파친코를 하던 매형을 찾아간 것이 인생 항로를 바꿔버렸다. 여비를 빌리러 갔다가 매형이 한사코 파친코 일을 돕게 하는 바람에 주저앉았다. 업체간 경쟁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매형이 사업을 그만두려고 하자 “성공하면 두배로 드리겠다.”며 인수했다. 그것이 마루한의 모태가 됐다. 이후 미네야마에서 클래식 음악다방도 개업해 성공했고,1967년에는 당시 인기를 끈 볼링장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시련이 될 줄은 까맣게 몰랐다. ●“매일 자살하려 했었다” “시즈오카에 120레인 볼링장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볼링 열기가 식으면서 경영상태가 악화됐고,5년 뒤에는 6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말았다. 빚 독촉은 심하고, 갚을 길은 없어 매일 자살을 생각했지만 아이들 얼굴을 보니 못하겠더라.” 마음을 다잡았다. 택시운전이나 라면가게라도 해서 빚을 갚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행히 채권은행측이 “독촉을 안할 테니 천천히 갚아라. 신용·노력을 인정한다.”고 해 인감까지 은행에 맡겨놓고 뛰어다녔다. 새 사업을 물색하던 중 나고야 교외의 수천평 벌판에 주차시설까지 갖춘 파친코를 보고 힌트를 얻어 교외형 대형 파친코를 열기로 했다. 볼링장을 처분한 돈과 사채와 곗돈 등으로 시작했다. 자동차시대 도래를 정확히 예측한 사업 전략 덕분에 히메지, 고베 등에 세운 파친코점에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호사다마일까. 이즈음 미국으로 영어연수를 갔던 당시 고교 2학년이던 장남이 요세미티 국립공원 계곡서 탁류에 휩쓸려 숨지는 액운을 당한다. 충격으로 열흘 정도 식음을 전폐하다시피하고 울고 또 울었다. 충격은 2년가량 이어졌다. 그래도 사업은 급성장,10년만에 60억엔 부채도 청산했다. 파친코의 선입견을 바꾼 영업전략이 주효했다. 손님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했다. 돈을 많이 잃은 고객에게는 구슬을 융통해주고 담배로 위로했다. 담배냄새 제거시설이나 샤워시설도 갖춰 카페식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급성장,1995년에는 도쿄 입성의 꿈을 이루고 현재는 전국 180여개 점포에 종업원만 7000명에 달한다. 이 중 한국인은 100여명.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도 추진 중이다. ●파친코, 이제는 폭력배와 무관 “파친코 하면 폭력조직과 검은돈을 연상한다.20∼30년전만 해도 폭력배들이 귀찮게 했었다. 청소해줄 테니 한 달에 얼마씩 달라는 정도가 있었지만 10여년전 법이 한층 강화되면서 그마저도 없어졌다. 가끔 행패를 부리려는 폭력배가 있지만 즉각 체포된다.” 한 회장은 파친코의 이미지를 바꿔 거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친코 사장중 한국계가 70%라고 소개했다. 매년 250∼300명의 신입사원 중 대졸이 200여명에 이르고, 도쿄대 출신도 도쿄 본사에만 3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은 파친코의 이미지가 바뀐 방증이란다. 그는 일본내 차별을 뛰어넘기 위해 수익금의 1%는 지역사회 봉사용으로 내놓는다.3년 전 일본에 귀화했지만 ‘한국계 일본인’으로 만족한다. 조국에 대한 끈끈한 정은 여전해 1년에 서너차례는 꼭 한국을 찾는다.22일에는 도쿄 인근 지바에서 한국인 150여명 등 7000∼1만명을 초청해 대규모로 ‘매출 1조엔 돌파 기념행사’를 갖는다. 비용만 15억엔이나 들였다. 7남매를 낳아 현재 딸 둘, 아들 넷인 한 회장은 교토의 저택에서 부인, 막내 아들(31)과 함께 살고 있다. 손주들만 7명으로 다복한 편이다. 파친코 제왕의 파친코 실력은 얼마일까. “7∼8번 가볍게 해 본 경험밖에 없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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