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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연대로 버틴 10년… 쌍용차 해고자의 싸움은 행복했다

    사회적 연대로 버틴 10년… 쌍용차 해고자의 싸움은 행복했다

    오는 6월 말 쌍용차 해고 노동자 48명이 복직한다. 마지막 남은 이들이다. 해고가 부당하다고 아우성쳤지만 오히려 불온 세력으로 몰려 공장 밖으로 쫓겨난 이들이 10년 만에 당당히 사원증을 발급받게 된다. 하지만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국가는 이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처벌과 탄압의 대상으로 여겼다. 해고 노동자들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했던 모든 것들이 부정되고, 불법으로 규정됐다. 쌍용차 해고자에 대한 차가운 시선 또한 이들의 가슴을 깊게 후벼 팠다. 마치 병을 옮기는 전염병 환자를 보는 듯 경계 어린 시선에 배우자와 아이들까지 고통을 받았다. 거리로 나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에게는 ‘전문 시위꾼’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덕분에 실타래가 하나씩 풀려간다. 10년의 싸움 끝에 얻어낸 복직. 이제는 국가를 상대로 싸운다. 김득중(49)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남은 과업도 하나씩 풀어낼 것”이라면서 “사회적 연대의 힘 때문에 버틸 수 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행복한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2009년 사태 이후 서른 명이 죽었다. 행복한 싸움이 맞나. “다른 사업장보다 어려웠고 많은 죽음이 있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의 도움의 손길을 잊을 수 없다. 2011년 봄부터 복직 투쟁에 나선 32명에게 매달 99만원씩 생활비를 줬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체불한 적이 없다. 1년이면 4억원에 달한다. 투쟁기금도 그때그때마다 채워졌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데 수년 동안 어떻게 가능했을까. 도움을 준 단체를 세어 보니 150개가 넘더라. 연대의 힘이라는 게 놀라운 거다.” -조합원들도 같은 마음인가. “지금껏 우리를 버티게 한 게 사회적 힘이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제는 우리가 되돌려줘야 한다. 복직한 분들에게도 기금을 걷고 있다. 전체 기금 중 20%는 사회연대기금으로 정해 올해 초부터 도움을 줬던 단체에서 하는 행사에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합의 이후에는 외부 기금을 일절 안 받고 있다. (기금을) 전달하겠다는 문의가 오면 더 필요한 사업장으로 안내한다.” -이달 복직하나. “합의서에 이달 말까지 나머지 40%(48명) 채용한다고 나와 있다. 확실한 건 오는 30일 복직명령서가 나온다는 거다. 복직은 되는데 부서 배치가 안 되면 당장 일을 못하고 연말까지 기다려야 될 수도 있다.” -71명이 먼저 복직했다. 복직 기준은 뭔가. “조합 총회에서 복직 순서를 ‘기여도’로 하자고 정했다. 지난 10년 동안 얼마만큼 복직을 위해 참여했느냐. 단계적으로 복직될 경우를 상정해 열심히 한 사람부터 순번을 작성해 놓은 게 있다.” -복직한 노동자들은 적응 잘 하고 있나. “적응은 본인 몫인데, 10년 동안 손에서 놨던 일이라 힘들어 한다. 숙련이 안 돼 쉬는 시간 없이 계속 매달려 일하는 중이다. 그래도 복직 전과 후의 표정이 달라졌다.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아이들 등하교도 도와주고, 가족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려고 하는 것 같더라.” -노조가 회사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시선도 있다. “2009년 파업하기 전부터 노조는 노동계에서 상당한 질타를 받을 정도로 양보안을 내놓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일자리 나누고 임금, 복지도 축소하기로 했다. 주변에서 해고 이후 삶을 직접 봤기 때문에 그것만은 피하고자 함께 살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지난해 노조가 발견한 당시 사측 문건을 보면 회사가 파업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설마 전기까지 끊을 줄은 몰랐다. 전기를 끊으면 도장반 페인트가 굳어 다 들어내야 한다.”-당시 경찰은 뭐했나. “회사가 동원한 구사대는 사방팔방에서 새총을 쏘아댔다. 주먹 크기 만한 볼트, 너트가 날아오는데 방패막이로 삼은 합판이 뚫려 나갔다. 경찰은 제지하지 않았다. 그해 7월 중순부터 보름 정도는 두려움 속에서 지냈다. 경찰은 본격적으로 공장을 봉쇄하고 압박해 들어왔다. 밤에도 잠을 안 재웠다. 오전 3~4시에 전투경찰(전경)들이 마치 공격해 들어오는 것처럼 철판을 두들겨 심리적 불안감을 일으켰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현장에서 우발적 사고가 발생할까 걱정했다.” -경찰의 강제 진압이 공권력 과잉 행사로 조사됐다.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발표한 것처럼 그해 8월 4~5일 양일간 경찰 진압은 끔찍했다. 당시 공장 옥상에서 폭력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기억을 안 하려고 한다. 진압 당한 이후 컨테이너에 끌려가서도 엄청 두들겨 맞았다고 들었다. 아들뻘 되는 전경들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으면서 느꼈을 모멸감, 자멸감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나 비참했겠나.” -그때 연행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1년 3일간 구치소에 있었다. 1심에서 징역 3년형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3년)로 풀려났다. 제 공소장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저들은 북한 불온 서적을 탐독하고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 조직된 사람들이다’라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누구 못지않게 성실하게 살려고 한 노동자들한테 국가가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올해 3·1절 특별사면 대상에 쌍용차 사건도 포함됐던데. “정부가 쌍용차 파업 사건 관련자 7명에 대해 사면·복권을 했다. 경찰관 1명도 포함됐는데 경찰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 대상이고, 나머지 6명은 복권만 됐다. 6명도 당시 금속노조 임원들이고, 직접 당사자인 쌍용차 조합원들은 포함 안 됐다.” -국가폭력에 대한 공식 사과는 있었나. “없었다. 당시 과잉 진압한 책임자들,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국가가 진정으로 사과를 했으면 한다. 경찰청장이 (쌍용차 본사가 위치한) 평택에 와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심리치유센터 ‘와락’도 방문하고, 당사자들과 진심으로 대화를 해서 풀어야 한다.” -손해배상 소송 취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자까지 포함해 21억원이 넘는다. 노조는 종교계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조정을 통해 철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경찰청에 냈다. 경찰관 치료비·위자료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급하려고 한다. 하지만 경찰청은 진상조사위의 손배 취하 권고가 나온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게다가 지난 1월 복직 노동자 임금 일부를 가압류하면서 분노를 증폭시켰다. 가압류를 해제할 때도 선별적으로 했다.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작은 단위의 투쟁부터 하려고 한다. 7월 1일부터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거다. 만 10년이 되는 8월 6일 전에는 해결이 돼야 하지 않겠나.” -최근 현대중공업 사태가 남의 일 같지 않을 것 같다. “현중 사태를 보면 혼란스럽다. 이분들도 2009년 저희처럼 살기 위한 투쟁이고 발버둥이다. 그동안 장기적 갈등이 있던 노사 문제에 정부가 참여해 해결한 것처럼 정부가 이번 사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언론이 왜곡 보도하면 노사 대화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쌍용차 사태란 2009년 쌍용차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하며 공장 점거 농성을 벌인 노조의 파업은 3개월여 만에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종결됐다. 해고 노동자 180여명이 복직 투쟁에 나섰고, 사측과 2015년 1차 합의(45명), 지난해 9월 2차 합의(119명)를 통해 복직 투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10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병사한 해고 노동자와 가족은 확인된 것만 30명에 달한다.
  • 양수발전소 후보지, 갈등과 함께 ‘수면 위로’

    영동·홍천·봉화·포천 적극 유치 나서 환경단체·수몰지역 주민 등 강력 반발 일부 지역 갈등 심화… 무더기 고발 사태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하는 양수발전소 건립 때문에 곳곳이 시끄럽다. 지자체들은 긍정적 효과를 주장하며 유치에 나서자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충북 영동군 등에 따르면 한수원이 최근 환경과 기술적 검토를 거쳐 영동군과 강원 홍천, 경북 봉화 등 8곳을 양수발전소 건설이 가능한 예비후보지로 발표했다. 한수원은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공모해 다음달 말까지 3곳을 후보지로 선정키로 했다. 양수발전은 댐이 2개 필요하다.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남은 전기로 하부댐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 뒤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물을 흘려보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영동과 홍천, 봉화, 포천 등 4곳이 유치에 나서고 있다. 영동에 들어설 댐은 설비용량 500㎿, 총낙차거리 453m, 유효저수용량 450만㎥, 수로터널 2484m 규모다. 상촌면 고자리가 상부지, 양강면 산막리가 하부지로 거론된다. 공사기간 12년에 8300여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군은 공사비의 70%인 6000억원 정도가 지역 건설업체에 투입되고, 458억원 상당의 지역지원사업이 추진돼 인구유입, 일자리창출, 주민복지증진 같은 효과가 크다고 주장한다. 영동군 관계자는 “공해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적 발전”이라며 “호주, 독일 등에선 양수발전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 중인 군은 오는 26일 범군민 결의대회도 갖는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반발한다.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팀장은 “두 댐을 연결하는 터널을 뚫고, 도로까지 만들어야 한다”며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멸종위기 동물이 많이 사는 곳이라 생태계 파손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몰되는 마을주민 20가구의 반대여론이 외면당하고 있다”며 “군이 주장하는 파급효과는 부풀려졌다”고 꼬집었다. 수몰 예정지에 사는 A씨는 “영동으로 귀농하면 좋다는 군청 얘기를 듣고 이사 왔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느냐”며 “발전소가 가동 중인 지역에 가 보니 아파트 20층 높이의 둑이 쌓이는 등 마을이 완전 고립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와 반대 주민들은 23일 충북도청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홍천에선 군이 지난 9일 마련한 화촌면 4개 마을 주민 찬반투표가 반대 주민들 저지로 무산됐다. 군은 40명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환경훼손과 강제 이주 등을 걱정하는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군은 의회 동의를 얻어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봉화군은 1인 시위 등으로 한때 홍역을 앓았다. 환경단체들은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27일 의회 승인을 받아 신청서를 제출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 하동군은 주민들 반발이 거세자 발전소 유치를 포기했다. 경기 포천시는 지난주부터 유치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하고 있다. 시는 이제 막 주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며 아직은 반대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는 예천, 무주, 양양 등 7곳에서 양수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윤석열 협박’ 유튜버 “표현의 자유…촛불집회 벤치마킹한 것”

    ‘윤석열 협박’ 유튜버 “표현의 자유…촛불집회 벤치마킹한 것”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등의 혐의로 구속된 유튜버 김상진씨가 법원에 “표현의 자유를 위한 활동이었고 도주할 위험이 전혀 없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수사를 받고 있는 정치인 등에 대한 협박 혐의 등에 대해서도 부인하며 “좌파진영은 더 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1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관용) 심리로 열린 구속적부심사에서 김씨는 “수사 진행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검찰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은 뒤 체포돼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활동을 했을 뿐”이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검사님은 제가 활동하는 부분에 대해 ‘시위를 가장한 폭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전혀 아니다”라면서 “이런 방식의 집회는 저희가 처음에 시작한 게 아니라 소위 촛불집회, 좌파집회에서 엄청나게 해왔던 것을 벤치마킹한 것에 불과하다. 좌파진영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1월부터 ‘상진아재’라는 아이디로 유튜버 활동을 해오면서 최근 윤 지검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서영교 의원, 손석희 JTBC 사장 등의 주거지에 찾아가 집회 및 시위를 하며 협박 방송을 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지난달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관련 검찰의 결정을 앞두고 윤 지검장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차량 넘버를 다 알고 있다”, “자살특공대로서 죽여버리겠다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유튜브로 중계했다. 또 지난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해산 촉구 집회현장에서 집회 참가자인 이모씨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해 상처를 입힌 혐의도 있다. 검찰은 윤 지검장 집 앞에서 한 방송이 협박을 통해 형집행정지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김씨에게 공무집행방해와 폭력행위등처벌법상 공동협박,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7일 검찰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김씨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에 응하지 않자 9일 체포했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김씨는 11일 새벽 구속됐다. 김씨는 지난 2일 자신의 집과 스튜디오에 관한 압수수색 절차부터 체포, 구속영장 발부 과정이 적법하지 못했다며 전날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형사소송법에 구속적부심 심문에 대한 공개 여부 규정이 없다”며 검찰과 변호인, 재판부의 논의에 따라 이날 심문은 공개로 진행됐다. 검찰은 “이미 증거를 인멸한 사실이 있고 공범들의 존재를 다투거나 부분적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한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2회 조사를 보면 검찰에서 혐의를 제대로 인정한 부분이 거의 없고 상당 부분은 묵비로 돼있다”면서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제시됐던 (공범들과의) 진술 담합 우려, 객관적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하나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피해자를 협박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보증금 납입으로도 석방할 수 없도록 한 형사소송법 규정이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반면 김씨의 변호인인 강연재 변호사는 “범죄사실이 대부분 영상 속 내용이어서 핵심 증거들이 다 영상에 있다. 피의자가 석방된다고 해서 (인멸)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촬영장비와 휴대전화까지 모두 압수돼 있는 상황에서 추가 증거 인멸을 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1인이 전화기에 대고 유튜브에 (방송을) 하는 부분에 대해 단지 장소가 유력 정치인의 집 근처라는 이유인데 집 근처는 누구나 통행할 수 있고 누구나 서서 통화할 수 있는 장소인데 과도하게 계속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석동현 변호사도 “검찰이 좀 대범했으면 좋겠다.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주 우려를 얘기하는 것은 너무나 수사 편의적”이라면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의 심각한 침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목도하는 민주노총 등 우리 사회에서의 과격한 폭력 사례를 비춰보면 피해자의 행동은 언어폭력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씨와 변호인들이 거듭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지난 정권에서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인물 등은 처벌이 안 됐다는 등의 언급을 하자 재판부는 “다른 사건과 비교하지 마시고 이 사건에 대해서만 말씀하시라”고 여러 차례 제지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차에 화염병 투척’ 70대 징역 2년… “법치주의 공격”

    ‘대법원장 차에 화염병 투척’ 70대 징역 2년… “법치주의 공격”

    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길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70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10일 현존자동차방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모(75)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재판의 일방 당사자가 자신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리적인 공격을 하는 건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재판 제도와 법치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공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범행의 책임을 법원 등 타인에게 돌리며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다”면서 “재범의 위험도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차에 타고 있던 대법원장 비서관이 피고인에 대한 관대한 처분을 바라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남씨는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9시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의 출근 승용차에 불이 붙은 페트병을 던진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차량 뒷쪽 타이어에 일부 불이 붙었지만 보안요원에 의해 바로 꺼져 차량 안에 있던 김 대법원장은 다치지 않고 정상 출근했다. 남씨는 재판 과정에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며 축산물 친환경 인증 사료를 제조·판매하던 남씨는 201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 인증 부적합 통보를 받은 뒤 영업에 어려움을 겪다 농장 전체를 경매로 잃었다. 이후 남씨는 국가를 상대로 인증 부적합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남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대법원 앞에서 3개월간 1인시위를 한 뒤 대법원장의 차에 화염병을 던졌다. 재판부는 “피고인 주장과 같이 민사소송이 제기되고 대법원에서 상고기각(패소)된 것까지는 인정된다”면서도 “법원에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서 부당한 법익 침해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헌정 사상 초유로 사법부 수장의 출근 관용차량에 방화해서 사회공동체 전반에 큰 불안감과 충격을 안겼다”며 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오는 25일 결성 3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2월 제19대 위원장에 선출된 권정오(54) 위원장은 말 그대로 전교조의 산증인이다. 1989년 창립 멤버인 그는 전교조의 굴곡을 손금처럼 꿰뚫고 있다. 한때 조합원이 10만명에 육박했던 전성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6만명 조합원으로 단출해졌다. “전교조의 사회적 역할을 치열하게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30년을 돌아보는 권 위원장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본부에서 만났다. -지난해 12월 위원장 선거에서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전교조가 내부 조직원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교육의 핵심 주체는 교사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교육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무엇도 바꿀 수가 없다. 전교조는 교사를 보살펴야 하는 울타리다. 교육노동이 어떤 외부 환경에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작업을 늦출 수 없다. 시험만 끝나면 학부모들이 시험지를 들고 교사를 찾아와 항의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해졌다. 치열한 입시경쟁 탓이겠지만, 교사들이 받는 상처는 참담한 수준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방관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교육권 보호를 위해 어떤 장치를 구상하고 있나. “이를테면 교육권보호센터 같은 곳을 만드는 거다. 교육현장에서 상처를 입은 교사들을 보호하고 치유를 도와주는 센터를 각 지부에 만드는 방식이다. 퇴직한 조합원 교사들이 누구보다 좋은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선 교사들의 일상에 중점을 두게 된 절실한 배경이 있는지. “우리로서는 아픈 이야기다. 교장, 교감을 제외한 교사는 43만명쯤 된다. 이들 중 10%가 조금 넘는 6만명이 현재 조합원이다. 조합원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03년, 9만 3000명이었다. 전교조가 정치투쟁으로 사회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그건 핑계로 들릴 거다. 2030세대 젊은 교사들에게 전교조가 함께하고 싶은 매력적인 단체로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게 반성할 점이다.” -입시제도를 무엇보다 고민해야 할 것이다. 특목·자사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자사고가 도입될 때부터 우리는 강력히 반대했다. 국영수 중심의 입시학원이 되리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사고는 지금 입시에 특화된 학교가 돼 있다. 경제력이 없으면 보낼 수 없는 학교이므로 기득권층을 위한 학교로 변질됐다고 본다.”-전교조나 진보교육감들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세간의 비판이 많다. 많은 사람은 자사고를 특권학교라고 보지는 않는다. 국영수 주요 과목의 사설학원을 보내는 돈이면 외고나 자사고 학비를 감당할 수 있다. “솔직히 그렇게 자세한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웃음). 현실을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분명한 것은 교육은 학습뿐만 아니라 사회통합 기능을 아울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사고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이나 통합을 방해하는 학교다. 혁신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진보교육감들이 강력히 추진하는 혁신학교는 현장의 저항이 크다. 왜 내 자식으로 교육실험을 하느냐는 원색적인 비판까지 터뜨리는 현실이다. “그 진통 과정을 겪어내야 한다. 성공한 혁신학교 모델이 이미 나오고 있다. 주목받는 혁신학교는 현장 교사들의 작은 노력에서 성공의 싹이 튼다. 입시에 최적화한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규정하는 우리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런 인식틀을 깨면 혁신학교의 가치가 보일 텐데,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내 자식만큼은 입시학원처럼 주입식 교육을 잘 시키는 학교로 보내고만 싶어 한다.” -교원평가 및 차등성과급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려면 이런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교사를 점수로 평가해 줄세우는 제도는 장기적으로 없애야 한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평가든 받아들일 수 있지만, 현재의 교원평가 방식은 승진의 장치로 활용될 뿐이다. 교직생활을 객관적 수치로 평가하기는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교원평가 결과가 승진 통로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교장공모제 확대도 주장하는데, 교장승진 제도를 바꿔야 학교가 개혁된다고 보는 건가. “당연하다. 우리 교육체계에서는 교장 한 사람이 전권을 행사한다. 교장의 의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다. 지금처럼 평가점수를 잘 받아서 승진한 교장이 어떻게 자율적으로 학교혁신을 주도하겠는가. 대한민국 교사의 최소 10%가 전교조 조합원이다. 교장이나 교감도 그만큼은 전교조 조합원이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습을 시키고 학교 업무를 보거나 논문을 써야 현행 시스템에서는 점수를 따서 승진할 수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그런 시스템에 찬성할 수도 없으며, 그 관문을 통과할 수도 없다.” -현재 전교조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는 법외노조 문제일 것이다. “가장 절실한 우리의 과제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법적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서려야 나설 수가 없다. 학교를 바꾸고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고 싶은데, 2013년 이후 7년째 법외노조 신세를 벗어나려는 싸움에 발목 잡혀 있다.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에 청와대도 공감은 하고 있다. 정권 초기, 지난해 지방선거 즈음 등 정부가 해결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 놓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어려울 것이다. 권 위원장은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교직에 발을 디딘 지 4개월 만에 해직됐다. 1994년 복직해 고교에서 물리를 가르쳤으며, 2013~2016년 울산지부장을 지냈다. 2016년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학교 복귀를 거부해 현재는 해직교사 신분이다. sjh@seoul.co.kr 7년째 법외 노조 신세…34명 학교 복귀 못해 1인 시위 이어 가는 전교조 전교조는 2013년 법외노조로 분류됐다. 해직 공무원을 조합원에 가입시켰다는 사유로 당시 고용노동부는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고치고 조합에서 배제하라고 명령했다. 전교조는 그에 맞서는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2016년 2월 상고한 이후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2016년 2심 패소 이후 학교로 복귀하지 않아 해직된 교사는 34명. 오는 25일 설립 30주년 교사대회 전까지 정부가 법외노조를 철회해 달라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이다.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는 전국 권역별 교사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청와대와 대법원 앞에서 해직교사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돈 필요한데 신분에 매몰…속앓는 공직사회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 돈 필요한데 신분에 매몰…속앓는 공직사회

    인력 2만여명 충원에 1조 5668억원 필요 소방안전교부세 5351억원 증액 ‘태부족’ 국가·지자체 50%씩 ‘보조금 매칭’ 문제 “지방세율 높이는 재정분권 실현이 우선” 일각 “지방자치 틀 깨는 국가직화 의문”지방직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두고 공직사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지방분권과도 역행하는 데다 신분 전환을 소방공무원 여망인 처우 개선으로 볼 수 없고 예산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하는데, 어떻게 된 영문이지 본질(예산)을 떠나 곁가지(신분)에만 매몰돼 있어서다. 이런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알지만 여론의 뭇매가 두려워 쉬쉬한다는 지적을 받는다.7일 소방공무원들은 국가직 전환 이유에 대해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인한 인력·장비 부족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A소방공무원은 “지방과 서울의 재정자립도 차이가 너무 크다. 서울이 80~90%라면, 지방은 20~30% 수준이다. 지방은 적정 인원을 50~60%만 채우고 있다. 5명이 출동해야 하는데, 2~3명만 현장에 나간다”고 했다. B씨는 “일본 소방공무원은 지방직이지만 지방에서 필요로 하는 재난안전 관련 예산과 장비를 국가에서 다 지원해 준다. 우리나라에선 돈이 없다며 지원하지 않는다. 1974년 경찰에서 독립된 이후 지금까지 필요 인력이 채워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C소방공무원은 “지방에선 소방에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다. 인원을 뽑으면 월급을 줘야 하는데, 돈이 없어 안 뽑는다. 장비도 큰 재난이 일어나 문제가 돼야 사지, 평소엔 여력이 안 돼 구비하지 못한다”고 했다. 서울시에서 지난 2월 9~13일 행정포털 전자설문조사시스템을 통해 진행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6.7%인 1538명이 찬성, 33.1%인 720명이 반대했다. 조사엔 소방공무원 6862명 중 2304명이 참여했다. 찬성 이유는 처우 개선이 27.7%로 가장 많았고, 위상·이미지 제고(19.9%), 재난대응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및 안전관리체계 일원화(17.2%), 전국 시도 소방공무원 일체감 조성(14.8%), 열악한 지방재정 탈피(11.3%), 지역 간 인사 불균형 해소(4.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 이유론 후생복지 혜택 저하(53.1%), 전국적 전보에 의한 생활 불안정(30.6%), 지방분권 역행(14.8%) 등 순이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은 2014년 6월 소방공무원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국가직 전환 1인 시위를 하며 이슈화됐다. 2016년 7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논의가 본격화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잠잠해졌다. 지난달 4일 인제·고성군, 강릉·속초시 등 강원 일대 산불 진압 이후 재점화됐다. 전국 각지의 소방대원들이 강원도로 줄을 지어 몰려가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을 웃돌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는 2017년 10월 지방직 소방공무원 4만 4792명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되 기존 시도지사의 인사권과 지휘·통솔권은 유지하는 안을 내놨다. 정부에서 지자체에 지원하는 소방안전교부세도 지난해 20%에서 올해 35%, 2020년 45%로 차차 올리고, 이 예산으로 기존 소방장비·안전시설 확충뿐 아니라 소방 인력도 충원할 수 있도록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국가에서 지방재정에 개입할 근거가 마련된다”며 “인사권은 시도지사에게 위임하지만 정원 부분은 국가에서 개입해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지방직 공무원들은 ‘증상 따로, 처방 따로’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공무원은 “예산 부족 문제와 신분 문제를 혼용해선 안 된다. 부족한 인력·장비 충원, 병원 신축 등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의 핵심은 돈이다. 소방안전교부세를 몇% 찔끔 증액한다며 생색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전국 소방안전교부세는 지난해 4173억원에서 올해 7246억원, 내년 9524억원으로 늘어난다. 전국 부족 인력 2만여명 충원을 위해선 1조 5668억원이 필요한데, 5351억원 증액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공무원은 “과거 한 도지사가 입 바른 소리를 했다가 뭇매를 맞은 뒤 자치단체장들이 다들 모호한 입장으로 돌변, 이젠 대외적으로 다 찬성한다. 옳아서가 아니라 난타가 무서워 제대로 말을 못한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소방공무원을 위하는 게 뭔지 국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한 자치단체장은 “지방정부가 무능하거나 예산을 낭비해서 소방에 투자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재원 자체가 없다. 국가에서 추진하는 100억원 사업에 보조금 50억원 주고, 나머지 50억원은 지자체에서 부담하라는 식의 ‘보조금 매칭’이 문제다. 지방세율을 높이는 재정분권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현행 행정사무는 ‘국가 사무’와 ‘지방자치단체 사무’로 나뉜다. 지자체 권한과 책임을 의미하는 사무와 그 사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신분은 일치시키는 게 원칙이다. 소방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 사무로 규정된다. 지자체장 지휘를 받으며, 예산 90% 이상이 지자체에서 나온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 지방분권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방은 지방 사무인데, 사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신분을 바꾸면 지방자치 체계에 맞지 않다는 논리다. 한 공무원은 “경찰은 지방분권 시대에 발맞춰 일부 국가 사무를 지방 사무로 바꾸고 신분도 지방공무원으로 바꾸는데, 행정사무 체계를 무너뜨리고 지방자치 틀을 깨면서까지 국가직으로 바꿔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아내와 성관계 협박 거액 갈취한 30대 항소심도 실형

    자신의 아내와 성관계한 지인을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3형사부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A(38)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와 A씨의 항소를 기각,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일 밝혔다. 공갈 방조 혐의로 기소된 아내 B(38)씨에게는 1심과 같은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평소 알던 재력가에게 접근해 “내 아내와 성관계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1억 4500만원 상당의 채무를 면제받고 현금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자녀 학교에 가 1인 시위를 하겠다.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겠다”면서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남편의 사주를 받고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재력가에게 “남편과 싸워서 집에 가기 싫다”고 유혹해 성관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업이 어려워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뜯어낸 돈은 대부분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원심의 판단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콜텍 노사, 해고자 복직에 잠정 합의…13년 만에 결실

    콜텍 노사, 해고자 복직에 잠정 합의…13년 만에 결실

    콜텍 노사가 13년 만에 정리해고 노동자를 복직시키는 데 잠정 합의했다.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오늘(22일)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본부에서 열린 교섭에서 노사가 복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콜텍 노사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박영호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안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합의안에 따라 13년째 복직 투쟁을 벌여온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 임재춘 조합원, 김경봉 조합원이 복직한다. 이들뿐만 아니라 복직 투쟁을 함께한 금속노조 콜텍지회 소속 노동자 22명도 해고 기간에 대한 소정의 보상을 받는다. 콜트는 세계 기타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하던 기타생산업체다. 전자기타를 생산하는 ‘콜트악기’와 통기타를 생산하는 ‘콜텍’으로 나뉜다. 콜트는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펜더와 깁슨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성장세를 타던 콜텍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도네시아, 중국 등지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반면 국내 생산 규모는 줄였다. 2007년에는 인천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분의 1을 해고하는 데 이르렀다. 같은 해 4월에는 대전 공장도 폐쇄하고 노동자 89명을 내보냈다. 이에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 지회장은 2008년 10월 14일 한강 망원지구의 송전탑에 올라 고공 단식 농성을 벌였다. 그해 11월에는 노동자들이 본사를 점거했다가 경찰특공대에 의해 강제로 해산되기도 했다. 한 노동자는 정리해고를 규탄하며 분신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2008년 5월 해고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듬해 1심에서 패했다. 곧바로 항소해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 11월, 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할 만큼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상고심에서 다시 뒤집혔다. 2012년 대법원은 “회사에 경영상 긴박한 위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더라도, 장래에 닥칠 위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사용자 측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파기 환송심과 재상고 기각 등을 거쳐 2014년 최종 확정됐다. 노조는 올해 ‘끝장 투쟁’을 선언하며 전국 콜트 기타 대리점 앞 동시다발 1인 시위를 비롯해 전방위로 회사를 압박했다. 또 본사 점거 농성과 임재춘 조합원의 단식 투쟁도 감행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첫 교섭에 이어 총 9차례 교섭 끝에 정리해고한 노조원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도심 숲 지키자” 성금 모으는 청주시민들

    “도심 숲 지키자” 성금 모으는 청주시민들

    충북 청주에서 숲을 지키기위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전개된다. 이 운동은 보전가치가 큰 자연자산이나 문화유산을 영구 보전·관리하기위해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이를 매입하는 것이다.청주도시공원지키기대책위는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인 구룡산의 민간개발을 막기위해 모금운동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1구좌당 1만원을 받는 방식으로 시민참여를 유도해 100억원 이상을 모은 뒤 구룡산 내 사유지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책위는 SNS와 일일호프 등을 통해 모금운동을 널리 알리기로 했다. 전국 확산을 위해 한국 내셔널트러스트와 협약식도 갖기로 했다. 대책위 신경아 집행위원장은 “트러스트 발족식을 아직 안했는데 벌써 수백명이 참여해 300만원이 모아졌다”며 “목표가 달성되면 구룡산 방죽 일대 사유지를 우선 매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많은 땅을 살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를 통해 시민들의 간절함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녹지가 20%수준으로 떨어지자 국민운동 차원의 트러스트 운동이 이뤄져 지금의 녹지를 확보했다는 게 대책위 설명이다. 대책위는 구룡산을 지키기 위한 1인시위와 현수막 퍼포먼스, 서명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이 다양한 방법을 총 동원하는 것은 구룡산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이다. 박완희 시의원은 “청주도시기본계획을 보면 동쪽 우암산, 서쪽 부모산, 남쪽 구룡산, 미호천과 무심천 합수부 수변공원, 이렇게 4곳이 4대 대표공원으로 지정돼 있다”며 “시가 우암산과 부모산처럼 구룡산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해 보존하면 되는데 민간개발을 추진해 안타깝다”고 했다. 공원구역으로 지정되면 일몰대상에서 제외돼 개발이 불가능해진다. 박 의원은 “정부가 일몰제 대응방안으로 공원구역 지정을 권고했지만 시청 직원들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재산권침해를 이유로 어렵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는 도시공원 가운데 구룡산만 매입할 경우 우려되는 형평성 논란과 열악한 재정여건 등 때문에 민간개발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한다. 시는 공원내 사유지의 재산권 확보를 위해 일몰제가 마련됐는데 공원구역으로 다시 지정하면 지주들 반발이 불보듯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시는 구룡산 전체 매입에 2000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책위는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도 산지법에 따라 개발이 불가능한 구룡산 양쪽 능선과 국공유지 등을 제외하면 시가 800억원만 투입해도 구룡산을 지킬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민간개발이 진행되면 사업자는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체납하고 30%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게 된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창업기업)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2014년 설립 이후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상정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 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보증금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도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 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잔뜩 부풀렸던 버블(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젠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 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한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거 잘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계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2014년 설립 이후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생각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 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 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을 감안하면 보증금이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는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계를 잔뜩 부풀려졌던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제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이 스타트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저 잘 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 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 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온몸 난자당하면서도 “독립만세”… 익산 1만명 핏빛 저항 이끌다

    온몸 난자당하면서도 “독립만세”… 익산 1만명 핏빛 저항 이끌다

    이틀 후면 ‘익산 4·4만세운동’ 100주년이 된다. 전북 익산 지역민들이 장터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일제의 수탈을 규탄한 만세운동이다. 그 중심인물인 문용기 열사를 취재하러 익산을 찾았다. ‘익산4·4만세운동기념사업회’ 전영철 회장이 마중을 나왔다. 만세운동 현장에서는 100주년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만세운동의 전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았다. 전 회장은 “문 열사와, 함께 순국한 다섯 분의 열사들은 긴 세월 묻혀 있었다”면서 “기념공원이나 기념관 하나도 없는 현실이 죄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솜리장터를 돌아보고 운동의 중심체 역할을 한 남전교회를 방문했다. 남전교회는 산이 보이지 않는 너른 들판 한가운데에 있었다. 박종규 장로는 “살아남은 주동자들도 일제의 탄압을 견딜 수 없어 만주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최근 재판기록을 통해서야 김치옥 열사 등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했다. 차를 타고 왠지 쓸쓸한 겨울 벌판을 달리니 문 열사의 고향 마을인 관음마을이 나타났다. 열사의 생가는 사람이 살지 않는 듯 마치 폐가처럼 보였다. 생가임을 알려 주는 표지판도 없어 찾기가 쉽지 않았다.전북 지역에는 19세기 말부터 미국 남장로교에서 파견한 선교사들에 의해 일찍이 교회가 들어섰다. 남전교회는 1897년 문 열사의 고향 이웃마을인 익산 오산면 남전리에 미국인 선교사 전킨이 세운 교회다. 오산면의 위치는 익산 도심의 서쪽, 호남평야의 북쪽이며 아래로 만경강과 접해 있다. 기름진 옥답을 일제가 가만둘 리 없었다. 궁벽한 농촌이었던 익산을 일제는 신도시로 만들어 수탈 기지로 이용했다. 일본인들은 빼앗은 토지에 농장을 세워 한국인을 소작농으로 부리며 착취했다. 문 열사는 1878년 5월 19일 오산면 오산리에서 태어났다. 한학을 공부해 서당에서 훈장을 하던 열사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것은 기독교 귀의였다. 남전교회 평신도로 교회 일을 돕다 군산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했다. 이때 나이가 24세였다. 훈장 경력을 인정받아 한문 교사를 겸했다. 30세 되던 해에는 목포 왓킨스 중학교에 진학해 늦깎이로 신학문을 공부했다. 열사는 이승만과 인연이 있다. 선생보다 세 살 위인 이승만은 미국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YMCA 활동을 하면서 지방 강연을 다녔는데 이때 열사와 만났다. 두 사람은 여관방에서 시국을 토론했으며 이승만의 강연에 열사는 찬조 연설을 했다고 한다. 이승만은 광복 후 익산으로 가서 열사를 찾았지만, 순국한 사실을 알고 몹시 애통해하면서 일필휘지로 순국열사비 비문을 썼다. 1911년 학교를 졸업한 열사는 상당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됐다. 함경도 갑산의 미국인 금광에 취직해 통역사로 일한 것도 영어 실력 덕이었다. 열사는 8년 동안 근무하며 받은 적지 않은 보수를 만주와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가들에게 보냈다. 금광에서 열사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열사는 급히 고향으로 내려왔다. 독립운동을 돕던 그가 만세 시위를 주도적으로 모의한 것은 당연했다. 남전교회 집사 김치옥과 박성엽이 열사를 찾아왔다. 기다렸던 일이었다. 두 집사는 거사를 조직화하는 일을 맡았고 열사는 도남학교 학생 박영문, 젊은 교인들과 재학생들을 설득했다. 익산 인근의 교회에도 연락해 동참하겠다는 응낙을 받았다. 거사일은 솜리(이리·裡里) 장날인 4월 4일로 정했다. 사흘 밤낮을 뜬눈을 새우다시피 하며 수천 개의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만들었다. 드디어 1919년 4월 4일 오전. 남전교회에 교인과 마을 사람들 150여명이 모였다.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한 묶음씩 받아 여자들은 허리춤에, 남자들은 바짓가랑이 속에 숨기고 솜리장터로 향했다. 먼발치서 지켜보았던 아낙네는 뭉게구름이 들녘을 하얗게 뒤덮는 듯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고 증언했다. 몇 시간 후 정오. 장터 네거리에 빨간 글씨로 ‘조선독립만세’라고 쓴 깃발이 펄럭였다. 교회 교인들, 천도교 지도자, 민족운동지도자들도 참가했다. 도남학교 등 수백명의 어리고 젊은 학생들도 모여들었다. 이들은 모여든 장꾼들에게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나눠 주었다. 군중은 금세 1000여명으로 불어났다. 낮 12시 30분쯤. 흰색 두루마기를 걸친, 기골이 장대한 40대 남성이 군중 앞에 섰다. 문용기 열사였다. 오른손에 ‘조선독립만세’라고 쓴 깃발을 들고 있었다. 열사는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조선독립만세, 조선독립만세….” 군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열사는 시위대를 이끌고 수탈의 핵심부 대교농장으로 향했다. 군중은 순식간에 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농장을 지키던 헌병대는 군중이 정문으로 접근하자 공포를 쏘았다. 급기야 맨손으로 만세를 부르던 군중을 향해 실탄 사격을 시작했다. 일본인 소방대와 농장원 수백명도 칼과 곤봉, 갈고리를 닥치는 대로 휘두르고 찍어댔다.군중은 일시 흩어지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사는 군중을 독려하며 더 큰 목소리로 만세를 불렀다. 이때 일본 헌병이 칼을 빼 들더니 태극기를 들고 있던 열사의 오른팔을 내리쳤다. 순간 비명을 질렀으나 열사는 왼팔로 태극기를 집어 들고 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헌병은 왼팔마저 자르고는 가슴과 복부를 찔러 열사를 숨지게 했다. “여러분 여러분, 나는 이 붉은 피로 우리 대한의 신정부를 음조(陰助)하여 여러분들이 대한의 신국민이 되게 하겠소”라고 힘겹게 외치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열사의 나이 41세였다. 일제도 보고서에 “수모자(首謨者)의 1인이 절명에 이르기까지 만세를 창(唱)했다”고 적시했으니 그가 문 열사였다. 열사의 죽음을 목격한 지도자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시위대를 이끌었다. 도남학교 학생 박영문과 남전교회 청년 신도 장경춘이 총에 맞아 “억” 하면서 쓰러졌다. 54세로 춘포면의 어른이었던 ‘박참봉’ 박도현과 서정만도 총탄에 맞았다. 이충규도 순국했다. 20여명은 크게 다쳤고 39명이 체포됐다. 유족들은 일경이 방해하는 바람에 한밤중에 도둑처럼 시신을 거둬 거적에 말아 묻었다. 살아남은 주모자 가족들은 일경의 감시를 피해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며 유랑생활을 하다시피 했다.“나물 많이 캐 오세요.” 거사일 아침, 집을 나서는 노모와 아내에게 열사는 이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사망 소식을 들은 부인 최정자 여사는 남편의 시신을 거둬 뒷산에 묻었다. 피로 얼룩진 한복 저고리와 두루마기는 보관하고 있다가 해방 후 멍석에 펴 놓고 가족들과 예를 올리고 대성통곡했다. 열사가 최후의 순간에 입었던 이 혈의(血衣)는 며느리 정귀례 여사가 기증해 현재 독립기념관에 보관돼 있다. 그런데 옷소매가 잘린 흔적이 없다. 양팔이 잘렸다는 내용은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주명준 전주대 명예교수는 “이준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할복하여 내장을 꺼내어 던지고 순국했다는 말과 동일한 경우”라면서 “과장 어린 표현을 써서 민족감정을 불러일으켰으니 터무니없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어쨌든 여러 군데를 난자당해 숨진 것은 분명하다. 김치옥, 박동근, 전창여, 강성원 등 주동자들은 목숨을 건졌지만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법정에서 “우리가 조선의 독립만세를 부른 것이 죄가 되는가”라고 부르짖었다. 김치옥은 잔인한 고문으로 사경에 이르자 석방됐지만, 후유증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키고 반신불수가 됐다고 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불량신차 환불 ‘주차 시위’했더니 월 주차요금 8600만원 내라는 식”

    “불량신차 환불 ‘주차 시위’했더니 월 주차요금 8600만원 내라는 식”

    차주 “업체에 항의하자 내용증명 보내와” 업체 “환불 대상 아니어서 2차 수리 권해 계속 시위 땐 요금 발생 고지한 것” 해명중대한 차량 결함을 호소하며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소비자에게 수입차 업체 측이 상식에서 벗어난 월 8600만원 수준의 주차요금을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놔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A씨가 지난달 23일 구입한 지프 체로키 신차는 주행 2㎞ 만에 고장이 났다. 엔진·브레이크 경고등이 한꺼번에 켜지더니 핸들이 뻑뻑해지면서 잘 돌아가지 않았다. A씨가 정차 뒤 차 외관을 살펴보니 보닛은 비정상적으로 뜨거웠고, 타는 듯한 냄새도 났다. 1차 수리에서 대리점 측은 “차는 다 고쳤고 휠스피드 센서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리 직후인 지난달 25일 주행에서 같은 문제가 또 발생했다. A씨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환불을 요청했다. 대리점 측은 “수입법인 크라이슬러 코리아(FCA코리아)에 공문을 보내는 절차가 있으니 1주일만 기다려 달라”고 안내했다. 이에 A씨는 수리 등 마음대로 차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며 차량을 대리점 앞에 세워뒀다. 이후에도 2차 수리 여부와 환불 등을 두고 업체와 갈등을 겪던 A씨는 이달 17일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인 시위 시작 이튿날 대리점 측은 A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용증명에는 “심려를 끼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의례적 인사 뒤에 “3월 12일부터 당사 주차장에 무단주차돼 있어 주차 요금이 발생함을 안내드린다”고 적혀 있었다. 요금은 “10분에 5000원, 1시간 이후 추가 5분마다 5000원, 2시간 이후 추가 5분마다 1만원”이었다. A씨는 “계산해 보니 하루에 최소 273만원, 한 달에 8600만원을 내라는 얘긴데 고장 난 차량을 판매해 놓고 이를 항의한다고 주차료를 내라고 협박하니 황당했다”며 “구청에 확인해 보니 그곳은 주차장 용도의 땅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FCA코리아 측은 차량의 중대 결함이 발견되거나 같은 증상으로 두 번 이상 수리해도 고쳐지지 않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규정상 환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단순한 문제로 보여 2차 수리를 권했지만 소비자가 환불만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차요금에 대해서는 “계속 시위를 진행하면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린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환불 조건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업체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단독]“불량 신차 환불 요구했더니 주차료 월 8000만원 내라고?”…외제차 업체 대응 논란

    [단독]“불량 신차 환불 요구했더니 주차료 월 8000만원 내라고?”…외제차 업체 대응 논란

    주행 2㎞ 만에 결함 발견…수리해도 증상 그대로업체 측, “1차 수리 때 미흡 인정…환불 조건 안 맞는다”전문가들, “규정 따지기 전에 소비자 불안감 고려해야”중대한 차량 결함을 호소하며 대리점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소비자에게 수입차 업체 측이 상식을 벗어난 고가의 주차요금을 물게 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수입차 대리점 앞에 자신의 차 지프 체로키 모델을 세워둔 채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새 차를 인도받은 직후 결함이 발견돼 한차례 수리받았는데도 증상이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A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환불 조건에 맞지 않는다”며 맞섰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인 시위가 계속되자 대리점 측이 협박에 가까운 내용증명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내용 증명에는 “심려를 끼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의례적 인사 뒤에 “당사 주차장에 무단주차돼 있어 주차 요금이 발생함을 안내드린다”고 적혔다. 요금에 대해서는 ‘10분에 5000원, 1시간 이후 추가 5분 마다 5000원, 2시간 이후 추가 5분마다 1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5분에 만원, 24시간을 계산하니 최소 273만원이 나왔다”며 “한 달에 약 8600만원을 내라는 얘긴데 고장난 차량을 판매해놓고 이를 항의한다고 주차료 내라고 협박하니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에 확인해보니 그곳은 주차장 용도의 땅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주행 중 엔진·브레이크 경고 등에 타는 냄새” A씨와 업체 측의 갈등은 지난달 23일 지프 체로키 신차를 구입하면서 시작됐다. 이 차는 주행 2㎞ 만에 고장이 났다. 엔진·브레이크 경고등이 한꺼번에 켜지더니 핸들이 뻑뻑해지면서 잘 돌아가지 않았다. 주행 중 놀란 A씨가 나가서 차 외관을 살펴보니 보닛은 비정상적으로 뜨거웠고, 타는 듯한 냄새도 났다. 1차 수리에서 대리점 측은 “차는 다 고쳤고 휠스피드 센서의 문제였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하지만 문제가 이어졌다. 수리 직후 운전을 하는데 같은 문제가 또 생겼다. A씨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탓에 대리점 측에 “이 차를 더 이상 타기 어려우니 환불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리점 측은 “수입법인인 크라이슬러 코리아(FCA 코리아)에 공문을 보내는 절차가 있으니 일주일만 기다려 달라”고 안내했다. 이에 A씨는 차량을 대리점 앞에 세워두고 수리 등 마음대로 차를 건드리지 말 것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이후 2차 수리 여부를 두고 A씨와 업체의 입장은 다시 한 번 엇갈렸다. A씨는 “우리의 동의 없이 2차 수리도 이뤄진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원인이 안 나왔는데 이런 게 제일 답답하다. 출고하기도 애매하다’는 정비사의 말이 블랙박스에 녹음돼 있었다”며 “주행거리도 30km나 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센터와 대리점 지점장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고객 동의 없이 수리해서 죄송하다’는 취지의 사과도 했었는데 다음날 갑자기 ‘수리를 한 게 아니라 점검을 했을 뿐’이라고 말도 바꿨다”고 덧붙였다. FCA 코리아 측은 “2차 수리가 이뤄졌다는 것은 A씨가 오해한 것”이라며 “센서나 배선 등 단순한 문제로 보여 2차 수리를 권했지만 소비자가 거부하고 환불만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수리 이후에 주행 테스트를 하지 않았고 출고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환불요건에는 맞지 않아 환불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차량의 중대 결함이 발견되거나 같은 증상으로 두번 이상 수리해도 고쳐지지 않아야 규정상 환불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주차요금에 대해서는 “요금을 부과한 게 아니라 계속 시위를 진행하면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알린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대리점과의 2차 미팅 이후 명확한 환불 규정이 뭔지 서면으로 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그 다음 미팅에서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몬법(강화된 하자 보수 규정) 도입됐지만 “적용 여부는 업체 마음” 전문가들은 자동차처럼 고장나면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제조물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현재 상황은 중대 결함이 될 수 있지만 현행 법에 중대 결함이 무엇인지 다소 모호하게 서술돼 있다”면서 “‘한국형 레몬법’(자동차관리법 개정안) 역시 크라이슬러 측이 동의하지 않았다면 강제성이 없어 적용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적용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 중대한 하자로 2회(일반 하자 3회) 이상 수리하고도 문제가 있으면 교환·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어 업체 측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FCA 코리아 측은 “(레몬법에 동의하는 것은) 현재 논의 중이며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레몬’은 미국에서 ‘하자 있는 상품’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2km도 주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새집 지붕에 물이 새는 것’과 같을 정도로 소비자에겐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법·규정 상 환불 조건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생명과 직결된 부분인 만큼 업체도 책임감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시리아 8년 내전 ‘끝없는 악몽’…36만명 죽고 인구 절반이 난민

    시리아 8년 내전 ‘끝없는 악몽’…36만명 죽고 인구 절반이 난민

    열강이 지핀 8년 전쟁의 불길이 36만여명의 목숨을 집어삼키고 시리아인 절반을 난민으로 내몰았다. 오는 15일로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만 8년이 된다. 10일(현지시간)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내전이 일어난 201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36만 4792명이 목숨을 잃었다. 민간인이 전체 사망자의 3분의1인 11만 687명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가 2만여명, 여성이 1만 3000여명이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 측 사망자는 12만 4000여명이었다. 절반이 정부군 장병, 나머지 절반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외국인 전투원으로 추산된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전투원도 6만 4000여명이 죽었다.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은 난민이 됐다. 전쟁 발발 전 시리아 인구는 2100만명이었다. 현재 시리아 난민은 그 절반이 넘는 1200만명이다. 560만명이 요르단 등 타국을 전전하며, 나머지는 전쟁을 피해 시리아 각지를 떠돈다. 애초 이렇게 최악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는 전쟁이었다. 그러나 이해가 얽힌 주변국과 열강이 개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내전의 시작은 중동을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이 한창이던 2011년 3월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리아 전역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무력으로 진압했다. 대규모 시위가 내전으로 비화했다. 이웃나라 이라크에서 2014년 6월 발호한 IS가 혼란을 틈타 시리아 동부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2015년 6월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이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러시아도 IS 토벌을 명분으로 시리아 내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반군을 지지하는 수니파 국가 터키, 시아파 알아사드 정권의 편에 선 시아파 맹주 이란 등이 복잡하게 얽혔다. 시리아 내전은 열강과 주변국의 대리전이 됐다. 러시아의 적극적인 개입,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발표 등으로 내전은 알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기울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알아사드 대통령은 최근까지 시리아 영토의 70%를 수복했다. 그러나 전쟁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1월 러시아 주도로 열린 ‘시리아 국민 대화’에서 헌법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가 도출됐지만 전후 처리를 놓고 러시아, 이란, 터키 등은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이란의 적성국 이스라엘이 수시로 시리아 정부군 장악 지역 및 시리아 내 이란군 주둔 지역을 공습해 긴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낙태죄 처벌도, 낙태 허락도 거부” 낙태 위헌 촉구 나선 여성단체

    “낙태죄 처벌도, 낙태 허락도 거부” 낙태 위헌 촉구 나선 여성단체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처벌도 허락도 거부한다면서 여성의 인권을 지켜달라고 주장했다.‘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100일 동안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며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열어왔다. 이 시위는 오는 4월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은 임신을 중지한 여성을 형사처벌하고 범죄화하는 낙태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우리는 낙태에 대한 처벌도 허락도 거부한다”며 “국가의 인구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안에서 인공임신중절 사유를 허락받고,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여성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저마다의 복잡하고 다양한 맥락이 있다”며 “그 맥락을 가장 숙고하여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것은 여성 그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유독 여성의 임신중지에 대한 결정에서만 ‘정말로 책임 있는 결정인지’를 법을 통해 다시 묻고 국가의 허락을 거쳐야 가능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며 “여성의 주체적 선택을 규율하는 낙태죄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여성을 위한 여러 행사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탈연애선언이 주최하는 ‘정상연애’ 장례식 퍼포먼스가 열렸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남성중심주의로 한정된 정상 연애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했다. 또 청소년 페미니즘모임과 노동당은 성평등 학교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제발 숨 좀 쉬자” 방독면쓰고 1인시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7일 충북도청과 청주시청 앞에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연일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되는 등 시민들의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도와 시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충북지역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이 3600여개에 달하지만 배출량을 제한받는 곳은 5곳에 불과하다”며 “도가 조례를 강화해 더 많은 사업장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수도권과 충남권, 광양권, 동남권 등이 대기오염물질 총량 관리제 규제를 받고 있다”며 “대기오염물질 총량 관리제에 충북이 포함되도록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청주지역은 산업단지가 9곳인데 조성중이거나 예정인 곳이 19곳에 달한다”며 “산단조성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중교통 이용 유도를 위한 청주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지역난방공사 가운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벙커C유 만을 쓰고 있는 청주지역난방공사의 연료전환 약속 이행도 요구했다. 환경연합은 도와 시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두 곳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방침이다. 회원 또는 시민 참여가 있으면 오전 11시 30분∼낮 12시 30분에도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상산고 총동창회 전북교육청 자사고 평가 기준 규탄

    전북 전주시에 있는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들이 6일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 하향 조정’과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평가 지표 전면 축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총동창회는 이날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교육청의 ‘탈법 자사고 평� ?� 규탄했다. 이들은 전북도 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 점수를 60점에서 80점으로 상향 조정한 것은 타 시·도의 평가 기준이나 일반 상식에 비추어 편파적이고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상향된 기준 점수가 교육부 권고 보다 높고 타 시,도 어느 곳도 전북 보다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전북 이외의 지역은 대부분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 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10점 올리는데 그쳤다. 또 평가영역 가운데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관련 지표는 상산고에 적용해서는 안되는 항목이라고 반발했다. 상산고, 민사고 등 1기 자사고는 사회배려대상자 의무선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북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평가 지표 4개를 만들어 상산고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상산고는 그동안 사배자를 3%만 선발해 전북교육청이 올해 마련한 자사고 평가지표에서는 100점 만점에 3.2점이 깎이게 된다. 이에 앞서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이 전북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오는 오는 14일까지 릴레이 형태로 시위를 이어가고 15일에는 ‘총궐기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또 1인 시위와 더불어 ‘자사고 지키기 및 자사고 평가계획 시정요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평가 기준점을 독단적으로 올렸고 평가 항목에 법적 근거 없는 평가지표를 포함하는 등 자사고 운영자율권을 침해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학부모 대표는 “전국적으로 평가 점수를 70점에서 60점으로 내린 곳도 있는데 유독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올렸다”며 “모든 평가 항목에서 우수 등급을 받아야만 달성할 수 있는 점수인데, 교육청 재량이 허용되는 항목에서는 자사고 폐지를 염두에 둔 교육감 의중이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은 상산고가 3월까지 학교운영 성과 보고서를 제출하면 4∼5월에 서류·현장실사를 한 뒤 7월쯤 재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환경 대부’의 일침 “미세먼지 대책은 말잔치…중국 탓 전 우리가 초강경책 써야”

    ‘환경 대부’의 일침 “미세먼지 대책은 말잔치…중국 탓 전 우리가 초강경책 써야”

    1인 시위 나선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국가 비상상황인데 정부 대책 소극적국민 부담 키워…中 비난으론 해결 안 돼”“국내 미세먼지를 두고 중국 탓하기 전에 정부가 더 초강경책을 써야 합니다. 어떻게든 1급 발암물질을 줄이는 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환경운동의 1세대’ 최열(70) 환경재단 이사장은 6일 “쏟아지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말 뿐”이라며 “전면적인 차량 2부제와 휴교령 등 강력한 조치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엿새 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이날 최이사장은 뿌연 먼지 속에 청와대 앞 1인 시위까지 나섰다. 그는 지난해 환경재단 내 미세먼지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정부 대책을 촉구해왔다.그는 “미세먼지가 국가 비상상황 수준인데 정부는 ‘마스크 써라’, ‘외출을 자제하라’ 수준의 말만 한다”며 “국가 비상상황을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비상저감조치에 포함된 공공기관 차량 2부제나 공공사업장 조업 단축은 강제성도 없고 효과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는 “2월 15일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공회전 단속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행동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주저할 동안 국민 부담은 늘었다. 피해자인 국민들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직접 구매하는 등 경제적 부담을 짊어졌다. 그는 “현재 미세먼지에 대한 부담을 기업 등 오염자가 아닌 피해자가 부담하는 구조를 깨야 한다”며 “자동차 연료에 붙는 세금을 공기질 개선에 대폭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부가 중국에 쓴소리를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중국에 요구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중국이 미세먼지의 주요 오염원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먼저 국가적으로 움직여야 중국의 노력을 이끌어낼 명분도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5년간 초미세먼지를 30% 줄였지만 우리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국내 오염원 감축에 집중한 뒤 중국과 논의의 장을 만들고 핫라인 연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비난하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제대로 된 미세먼지 데이터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탄소 중심 에너지 구조를 탈피하는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까지 중단했는데 이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30년간 대책 없이 자동차와 석탄 화력 발전을 늘린 게 지금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버티는 마두로 뒤엔, 640만명 빈곤층 ‘차비스타’

    버티는 마두로 뒤엔, 640만명 빈곤층 ‘차비스타’

    마두로, 차베스의 빈곤율 완화 정책 계승 복지 혜택 차비스타 “우파로 회귀 안돼” 美 퇴진 압박·경제난에도 마두로 지지‘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베네수엘라가 한 달이 넘도록 국난 극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퇴진 압박과 정적의 등장, 극심한 경제난에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함께해 온 지지 세력 ‘차비스타’ 덕분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2주간의 남미 순방 일정을 마치고 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인근의 이케티아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과이도 의장은 지지자들에게 “모든 베네수엘라인은 길거리로 다시 나와달라”고 호소했다. 과이도 의장은 그러나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차비스타들이 경제난에도 마두로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PBS방송에 따르면 마두로 정권 하에서도 식료품과 교육, 의료 등 각종 복지 혜택을 받고 있는 빈민층은 마두로 지지 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미국의 정치적 개입을 막아야 한다는 서명운동을 벌이며 정권교체 위기에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차비스타들이 베네수엘라 인구의 5분의 1인 640만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차비스타는 우파 야권의 집권이 차베스 시대 이전 상황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20년 전 베네수엘라는 경제적으로는 부유했으나 40년간 지속된 보수 양당체제 하에 빈곤율이 60%에 달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1998년 12월부터 2013년 3월 사망할 때까지 ‘빈곤율 완화’를 목표로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해 2011년 빈곤율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13년 집권한 마두로 대통령도 각종 복지 정책을 계승해 전체 인구의 90% 이상인 700만 가구에 고탄수화물 식단을 배급하고 있으며 여기에 매달 4억 달러(약 4500억원)의 정부 예산이 소요된다. 마두로 정권은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의 원인이 미국의 경제 제재에 있다고 강조해왔다. 차비스타들에게 과이도는 ‘미 제국주의의 꼭두각시’일 뿐이다. 한편 차베스 정권 때부터 베네수엘라의 우방임을 자처한 사회주의 국가 쿠바는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미 국무부가 1959년 쿠바혁명 이후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압수한 자산을 토대로 한 쿠바 기업을 상대로 미국민이 미국 법원에 자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소송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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