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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임금협상 재개 불가피/「서울노조 매수」 사건의 파장

    ◎노동부,“혐의 드러난이상 협정서 무효”/업적급·「23일 근무제」 등 노조요구 늘듯 92년도 서울회사택시 임금협정과 관련,노조측 교섭위원 매수사실이 확인되고 이광렬 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등 관련기자가 구속됨에 따라 이미 체결된 임금협정의 무효화와 임금협상재개가 불가피할 것 같다. 노조측은 24일 서울경찰청의 관련자구속 수사확대를 계기로 92임금협정의 「전면 백지화」 및 「임금교섭재개」를 주장하면서 곧 사용자측에 임금협정 무효화선언과 협상재개를 요구하기로 했다. 노동부도 매수혐의가 드러난 이상,체결된 임금협정서는 민법상 무효이며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법상 취소요건이 된다고 밝히고 있어 새로운 임금협정협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말◁ 경찰조사결과 92년도 서울회사택시 임금협상과 관련한 노조측 교섭위원 매수사건은 사용자측인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이 이사장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제1차 임금협상이 시작되던 지난 7월16일무렵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평소 사업조합측에 유화적이던 「택시노련」 서울시지부지부장 문병원씨(35)를 통해 8명의 노조측 교섭위원중 강승규지부장(35)과 김효기씨(37)를 제외한 다른 6명의 교섭위원 설득에 나섰다.『사용자측의 정액제 임금교섭안에 서명하면 1인당 3천만원씩을 주겠다』는 이씨의 제의에 조환현씨(42) 등 6명의 교섭위원이 서명한 것은 지난 8월29일. 서명직후 조씨는 2억1천만원이 예금된 한국투자신탁 잠실지점발행 예금통장을 관리해왔음이 최종확인 됐다. 노조측은 서울경찰청이 이들에 대해 혐의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발표하자 지난달 22일 매수사건에 항의해 1차 도심택시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지난달 30일 2차 차량시위,지난 22일 파업 등 단체행동을 벌여왔다. ▷전망◁ 조합측은 매수혐의를 시인하면서도 이미 합의를 본 사실을 중시,임금협상안의 유효성을 주장하고 있어 유·무효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조합측이 협상테이블에서 완전월급제를 내세울 노조측을 무마시키기 위해 유효성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노조측의 완전월급제 주장과 조합측의 임금협상 무효선언이 상쇄되고 올해 임금협상은 기존의 업적제로 타결될 공산이 크다. 이는 택시회사의 현 경영상태로 보아 완전월급제를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며 노조측도 정액제만 철회되면 기존의 업적제로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지난 21일 최종협상에서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노조측의 입지가 크게 강화된 상태에서 협상이 재개되면 완전월급제는 아니더라도 업적제외에 「23일 근무제」 및 수당지급에 관련된 노조측 요구사항이 늘어날 것이란 것이 공통된 견해이다.
  • 입지 강화된 ANC강경파/친백인 흑인집단 제거작전

    ◎남아공 시스케이 유혈사태 안팎/정치체제 둘러싼 흑백대립의 연장선/현정권서 콰줄루 등 지원 「흑­흑갈등」 조장/양측 “책임공유” 협상 재개 실마리 찾을듯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시스케이 흑인자치국 군대와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간의 유혈충돌은 이나라가 안고 있는 고질인 흑백분규의 치유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웅변으로 증명해 주고있다. 이번 사태는 외견상으로는 「흑­흑분규」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흑백갈등의 깊은 뿌리가 난마처럼 도사리고 있음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이번사건은 특히 ANC가 지난 6월 중순 요하네스버그 교외의 흑인거주지역 보이파통에서 대량 학살사태가 발생한뒤 이에대한 항의로 남아공정부와의 대화를 중단한 상황에서 발생,남아공의 평화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있다. 남아공 흑인 과반수의 지지를 받고있는 ANC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대통령이 이끄는 백인정부와의 「장래의 정치체제 협상」에서 자신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중앙집권체제가 관철되지않자 지난 6월 협상을 중단시켰었다.현백인정부는 인구 80%에 달하는 흑인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ANC가 1인1표제의 투표에서 승리,중앙집권국가의 정권을 차지하려는 의도를 극력 반대하고 있다.남아공의 백인들은 인종간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연방정부형태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측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자 백인정권은 ANC와 앙숙인 줄루족을 사주,보이파퉁사태를 일으켜 해묵은 「흑­흑갈등」을 들춰냈고 이에 맞서 ANC측은 『대중시위와 파업으로 데 클레르크정권을 축출하겠다』고 선언하고 지난 7월 1주일간에 걸친 파업을 주도,백인정권에 압력을 가중시켰었다. 따라서 이번 시스케이 폭력사태는 양측간의 대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들어 입지가 한층 강화된 남아공공산당등 ANC내의 강경파들이 백인정부에 유화적인 흑인집단을 제거하려는 고도의 계산된 작전으로도 볼수있다. 시스케이 자치국은 지난 90년 현정권의 지원을 받은 우우파 코자가 폭력으로 권력을 장악한 지역으로 ANC의 의도대로 단일 국가체제가 들어설 경우 기득권세력은 몰락할 위기에 처해있다.시스케이 자치국이 남아공정부의 꼭두각시라고 하면 ANC측에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트란스케이라는 자치국이 있어 현재 남아공내 10개의 흑인자치국가들은 유혈분쟁의 불씨를 안고있는 셈이다. 남아공정부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을 종식하고 다수인종인 흑인들과 권력을 공유하겠다고 다짐해왔으나 흑인이 남아공을 통째로 통치하는 것마저 허용하겠다는 정도로까지 관대한 입장은 아니다. 이에따라 백인정부는 흑인과 백인의 거주지역을 분할하는 연방제형태를 갖추는 한편으로 이번에 유혈사태가 발생한 시스케이를 비롯한 보푸타츠와나·콰줄루등 자신들에 우호적인 흑인집단지역의 지도자들을 규합,그간 ANC에 대항해왔다.그러나 ANC측은 백인정권의 구도대로 될 경우 남아공 흑인들의 고질적인 가난과 실업등만 대물림될뿐 이 나라의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판단,중앙집권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여하튼 시스케이 자치국의 유혈참사는 남아공정부와 ANC측간의 대화재개 가능성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하지만 이번 사태는백인정부와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이미 사실상 정치적책임을 공유하게 되어 차기집권 가능성이 확실한 ANC측에서도 업계등에서 일고있는 경제파탄 경고,외국투자 유치난등을 감안,어떤 형태로든 대화테이블 마련을 위한 실마리를 찾지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 “부국 대만” 과시… 외교고립 벗기(한국과 단교이후 현지표정:중)

    ◎달러 앞세워 미수교국가에 적극 접근/대본토교류 확대 등 「경제외교」 가속화 지난 79년 1월 미국이 「중공」과 수교하고 대만과의 결별을 선언했을때 대만은 위로부터 아래까지 한때 동요가 일었다. 거리에는 「옹호정부,자립자강」구호가 빌딩마다 내걸리고 반미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흔들렸으며 주택건설예약 취소가 잇따랐다.정부에서도 미중수교로 위협을 느낀 소련이 세계도처에서 분쟁을 야기,결국 미국의 안전을 크게 해칠 것이라는 경고정도 이외에는 「배신자」에 대한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3년후 한중수교와 한대단교를 맞이하는 대만의 자세는 엄청나게 달랐다.거리는 침울한 분위기에 젖어든 것을 제외하고는 흐트러짐이 없었고 정부는 즉각 대한보복에 착수하는 기민한 대응을 보였다.한국과의 단교가 대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정도의 상황변화는 아니며 오히려 한국이 경제적으로 한번 당해보라는 배짱같은 것이 배어있다. 철저한 외교고립속에서 대만의 이같은 자신감과 의연함은 어디서 나오는가.한마디로 경제력이다. 대만은 근년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 3∼4%선을 유지하며 연7%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도 91년 8천8백13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금년중 1만달러를 돌파한다는 계획을 잡고있다.특히 외환보유고는 지난해말 현재 8백31억달러로 세계 최대무역흑자국 일본을 제치고 수위자리를 차지했다.게다가 올 상반기에만 52억6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외환보유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이 든든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한 급속성장세의 경제력은 대만이 본토피흡수 위협과 외교단절의 시련기를 헤쳐나갈수 있는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투자및 교역을 통해 본토로 하여금 대만체제에 대한 매력을 유발,강제흡수통일욕구를 진정시키고 미수교국들에 대해서도 축적한 부를 과시,스스로 접근해오도록 만듦으로써 고립탈피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대만의 부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만­본토간 무역교류는 홍콩을 통한 간접방식이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88년 27억달러에 불과했던 교역액이 91년 58억달러로 늘었으며 올 상반기에도 전년대비 43%의 증가세를 보였다. 대만인들은 이같은 양안간 경제교류확대가 곧 자신들의 발전경험을 무기로 대륙의 정치·경제체제를 대만체제쪽으로 최대한 유도한 상태에서 통일협상에 임한다는 전략이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담강대 미주연구소장인 이본경교수는 이를 『대만의 경제기적이 이룬 성과』라고 평가하고 『정치발전과 경제발전만이 오늘의 대만국민에게 미래를 제시할수 있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냉전구도 해소로 실리위주의 외교경향이 보다 보편화되면서 대만의 경제력은 외교무대에서도 큰 위력을 떨치고 있다.달러에 목마른 나라들과 돈을 들여서라도 고립을 탈피하고자 하는 대만의 뜻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과 단교하면서 대만과 국교를 정상화한 니제르,라트비아나 그이전 중앙아프리카,그레나다 등과의 외교교섭에서 대만의 「경제력」이 큰 작용을 했다는 것은 외교가의 공개된 비밀이다. 이번의 한대단교로 일부 우리 건설업체들이 타격을 입게된 대만국가건설 6개년계획 참여를 둘러싸고 선진·개발도상국들이 벌이고 있는 수주전이나 앞으로 있을 차세대전투기추가구매 국제입찰에 군사강국들이 펼치고 있는 신경전은 대만의 「국가」존립과 돈의 함수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다.대만은 수차에 걸친 시련기를 겪으면서 돈의 위력을 경험적으로 깨쳐왔다.따라서 지금까지 견지해온 철저한 실리위주,경제위주의 대외정책과 대본토 경제교류 확대정책은 한대단교를 계기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남아공 유혈사태 정정 대혼미/흑인근로자 4백만 총파업

    ◎시위대·경찰 곳곳 충돌 인명피해 속출 【요하네스버그 AP 로이터 연합】 백인 통치의 종식을 요구하는 수백만명의 흑인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함으로써 촉발된 남아공의 유혈사태는 파업 이틀째인 4일에도 흑인적대세력간의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어나는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파업 첫날인 3일밤 요하네스버그 북쪽 알렉산드라 지방의 빈민가에 대한 무장공격으로 8명의 주민이 숨지고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인카다 자유당간의 충돌로 최근 몇년동안 수천명이 숨진바 있는 나탈주에서도 10명이 폭력사태로 사망하는 등파업관련 폭력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3일 파업이 시작된 이래 경찰발포로 사망한 4명을 포함한 최소한 20명이 파업과 직접 관련된 폭력사태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경찰당국은 이날 폭력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파업참여 강요행위가난무해 노동자들이 겁이나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 이틀째인 이날 많은 흑인노동자들이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요 하네스버그와케이프타운을 비롯한 주요도시가 3일보다는 번잡해졌으나 여전히통근버스는 거의 텅빈상태로 운행됐다. 정부와 업계 지도자들은 파업에 참여중인 무장세력들이 이날 일부 흑인거주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버스운행을 중단시키는 등 노동자들의 출근을 막기 위해 위협과 협박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NC측이 당초 평화적 시위를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을 전후해 경찰과 흑인 시위대,상호 적대관계에 있는 흑인 세력들간의 충돌로 숨진사람들은 적어도 36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협상」 우위 노린 「승자 없는 힘겨루기」(해설) 남아공의 총파업이 유혈사태를 불러 흑백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남아공의 민주화를 위해 먼저 다인종과도정부의 수립을 주장하는 ANC(아프리카민족회의)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총파업에 들어갔는데,약 4백만명의 흑인노동자들이 참가,남아공 주요도시들의 경제활동이 마비됨으로써 ANC는 총파업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총파업은 남아공의 장래를 결정할 새 헌법 마련을 위한 정치협상에서 서로 자신들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남아공정부와 ANC간의 힘겨루기에 불과할뿐 남아공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더욱이 만델라 ANC의장의 폭력자제 호소에도 불구하고 ANC의 일부 무장세력들에 의한 폭력이 전혀 통제가 되지 않고 있는데서 알수 있듯이 첨예화한 ANC내의 강온파간 대립으로 ANC에 대한 만델라의장의 통제력이 약화돼 있는 등 ANC의 세력이 아직까지는 남아공정부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인종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 협상뿐이라는 점은 ANC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남아공의 많은 정치관측통들은 ANC의 전략에 한계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이들에 따르면 총파업에의 참여가 곧 ANC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즉 ANC내 강경파들이 조성한 공포분위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집안에 머물고 있지만 실제로 ANC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볼때 이번 총파업은 어떻게든 클레르크대통령정부를 굴복시켜야겠다는 ANC와 절대로 굴복할수 없다는 클레르크대통령간의 오기다툼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할수 있다.따라서 ANC나 클레르크 모두 문제해결을 위한 본질은 제쳐둔채 서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인종차별 3법이 폐지된후 새 헌법채택과 제헌의회의 구성,1인 1투표제 등의 원칙에 합의하는등 빠른 진전을 보이던 남아공의 정치협상이 갑자기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ANC가 정권을 잡을 경우 기업의 국유화등 급격한 기득권의 상실에 대한 백인들의 우려때문이었다.백인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약화시키고 지방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려 하고 있으나 ANC는 이것이 인종차별을 계속하려는 기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인종차별의 계속과 기득권상실이란 흑백 양측의 불안을 모두 해소시킬수 있는 타협점이 찾아지지 않는한 양세력간의 갈등은 영원히 평행선만을 달리게 될것이다.뿐만아니라 이같은 갈등이 계속될 경우 복잡한 인종으로 구성돼있는 남아공이 구소련이나 유고처럼 여러개의 나라도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총파업의 결과에 관계없이 클레르크 정부나 ANC 모두 결국은 협상테이블로 복귀하는 길외엔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다.따라서 문제는 총파업 이후의 정치협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그리고 남아공 국가체제를 결정할 정치협상이란 측면에서 볼때 이번 총파업은 결국 「승자없는 힘겨루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은행신화/“고수익저축” 인기 급상승(생활경제)

    ◎안전성에 부수혜택… 뭉칫돈 몰려/확정배당/연수익률 18.8%… 매월 이자 받을수도/실적배당/불입금액·횟수 자유… 자영업자에 유리/차세대통장/24세 이하 자녀가입… 학자금·결혼자금까지 대출 더많은 예금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신탁상품판매경쟁이 치열하다.신탁상품은 일반예금보다 이자가 30%가량 비싼데다 안정성마저 갖춰 지난해이후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경기의 침체와 증시위축으로 갈곳을 잃은 뭉칫돈이 이들상품에 대거 몰리고 있어 은행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특히 기존의 개발신탁보다 3년만기 기종으로 수익률이 6.8%정도 높은 확정배당신탁상품을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시판,목돈을 지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또 노후생활연금신탁의 단점을 보완,언제든지 불입할수 있고 중도해지수수료의 부담도 줄인 신탁상품이 높은 수익성과 함께 유동성을 보장해주고 있다.이처럼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갖춘 은행의 신탁상품예금액은 지난 6월말현재 전년동기에 비해 35%의 신장세를 기록,1년동안 7조2천억원이나 늘어났다. ◎1년동안 7조 수탁… 종류별가입 안내 ▷실적배당 상품◁ 3년만기 개발신탁을 보완,수익률을 6.8%까지 높인 것이다. 2천만원 이상을 맡기면 3년뒤엔 56.4%의 고수익을 보장해준다. 계약당시의 배당률을 만기시까지 보장해주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져도 높은 배당을 보장받을수 있는 안정성을 지닌게 특징이다. ○3년이면 56% 수익 6월을 기준으로한 수익률이 연평균 18.8%로 기존 개발신탁의 16.5%보다 높으며 미시티은행의 18%를 웃도는 고수익 상품이다. 지난6월 상업은행이 「홈런신탁」을 내놓아 판매 3일만에 수탁고 3백억원을 웃돌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한일은행이 「로얄신탁」,조흥은행 「점보신탁」,국민은행이 「슈퍼골드신탁」,서울신탁은행이 「플러스 알파신탁」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가입대상은 제한이 없으며 최소 신탁금액이 2천만∼5천만원이다. 로얄신탁은 위탁자가 수익자를 지정할 수 있으며 점보신탁은 무기명위탁은 물론 양도도 가능하다. 예컨대 3천만원을 맡긴뒤 3년뒤에 받는 지급액은 연평균 18.8%의 이자를 가산,세전금액이 4천6백91만8천원에 이른다.이자지급식은 매달 37만5천원(세전)을 받고 만기시 원금을 돌려받게 되나 만기시 지급식보다 3백50만원가량 적다. ▷확정배당 상품◁ 외환은행의 「수시로신탁」은 5년만기의 실적배당상품으로 4월말기준 평균수익률이 연24.3%이다. 일정금액을 일정기간 거치하거나 일정일에 적립해야하는 기존의 노후생활연금신탁의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다. 월1만원 이상이면 언제라도 월별 불입 횟수에 관계없이 적립이 가능하나 만기시까지 적립금액이 1백만원을 넘어야 한다. ○원금 90%까지 대출 이때문에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개인 사업자나 자유업자에게 유리한 목돈마련 수단이 되고있다. 18세 이상의 실명개인이면 가입이 가능하고 가입자는 1인당 1천5백만원까지 이자및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21.5∼5%)이 주어진다. 예를들어 매달10만원을 적립,3년뒤에 해지하더라도 세전지급액이 4백57만4천원에 달하며 5년만기시는 원금 6백만원을 포함,9백23만3천여원이 된다. 이상품과 함께 「신탁종합통장」에 가입하면 노후 생활연금신탁과 같이 원금의90%를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고 가입3개월이 지나면 3개월 평균잔액의 2배인 최고2천만원까지 빌려준다. 장기신용은행의 「하이로신탁」은 5년을 채우지 못한 가입자가 부담하던 중도해지수수료(원금의 2%)부담을 보완,2년이상 예치후 해지할 경우 원금의 0·5%만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그만큼 유동성을 높인게 특정이다. ▷차세대 종합통장◁ 주택은행이 3년짜리 내집마련부금과 정기예금및 정기적금을 하나의 통장으로 묶어 24세이하의 자녀명의로 가입할수 있게 개발한 어린이주택통장이다. 발매 한달만인 지난15일 1백만구좌 가입을 돌파,가입금액이 2백12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있다. ○한달새 2백억 육박 만24세이하의 개인이면 가입이 가능하고 계약기간이 3년단위로 최장30년까지다. 월납부액을 1만원단위로 14세이하는 최고5만원,19세이하는 10만원,24세이하는 15만원,25세이상은 30만원이 가입한도이다. 이 예금에 가입하면 3천만원 범위안에서 불입금액의 20배까지 주택자금을 대출해주고 가입3년후 학자금 3백만원,결혼자금으로는 최고 1천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이점이 있다. 특히 가입자가 내집마련부금을 주택청약으로 같이 가입하거나 정기예금을 청약예금으로 예치한뒤 세대주가 됐을때는 민영주택에 대한 청약자격도 부여,내집마련기회를 보장해준다.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주택마련관심을 반영,지금까지 계약된 예금 상황을 보면 14세이하가 69%에 달하며 15∼19세가 17.2%,20∼24세가 13.8%를 차지하고 있다.
  • 학원서 불법과외/원장 5명에 영장

    【부산】부산 영도경찰서는 24일 주산학원등으로 등록한뒤 입시교습을 해온 부산시 영도구 동삼1동361 「8학군외국어학원」 대표 박동삼(40·영도구 청학2동271) 영도구 영선동 1가 21 「한본외국어학원」 대표 추연욱씨(32·동구 초량3동57) 등 영도지역 5개 학원 대표에 대해 학원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인가없이 지난 90년 3월28일부터 지금까지 교습생 1인당 월3만원을 받고 입시위주의 수학·영어과목을 과외교습했으며 추씨는 외국어학원을 설립한 뒤 1년3개월동안 입시위주의 과외교습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안면도 원전폐기물 처분장(지역이기주의 이래서야…:7)

    ◎“내이웃엔 안된다” 공공시설 건설 진통의 현장/“유치”­“반대” 주민대립 1년 6개월/“안전한 관리·충분한 보상땐 무방”/유치파/“찬성가구 10%미만”경계 눈초리/반대파/“거주자 절반이상이 신청해오면 건설대상지로 고려”/당국 지난 90년11월8일 「방사성폐기물처분장」설치를 반대하며 1만5천여 주민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충남 태안군 고남면 안면도. 그로부터 1년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안면도 현지는 그때의 긴장감이 계속 감돌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육지와 섬을 잇는 안면연륙교를 건너 안면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도로 양쪽 소나무숲 사이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설치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안면도 주민들은 외지인과 그들이 타고 온 차량에 대해 경계의 눈초리를 떼지 않고 있으며 몇군데 되지않는 식당에서는 될수있으면 외지인에게 음식물까지 팔지 않으려는 눈치다. 이처럼 이 지역 주민들이 외지인들에 대해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은 최근 「고남면 방사성폐기장 설치반대투쟁위원회」에 맞서 이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를 희망하는 측의 입김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이성복씨(48·충남 태안군 고남면 고남5구)등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를 희망하는 이 마을 주민 4명은 충남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처분장유치희망 주민 68명의 연대서명이 들어있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반대를 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찬성을 하는 측도 많다』며 앞으로 처분장유치 희망자들이 참여하는 대책기구를 구성,유치를 위한 공개적인 활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들은 이 유인물을 통해 『현재 고남면 주민 1천1백11가구 가운데 3백여가구가 방사성폐기물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지역발전과 보상이 보장된다면 방사성 폐기물처분장의 유치를 찬성하고 있다』며 『과학기술처등 정부가 나서서 찬성과 반대하는 주민대표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개적인 토론회 등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이들은 방사성폐기물처분장유치대책위가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유치희망자들은『원자력연구소부설 원자력환경관리센터직원들이 1인당 10만원씩을 주고 매수한 사람들』이라며 『이들 가운데는 이미 사망했거나 국민학생등 어린이까지 포함돼있다』고 반박했다. 뿐만아니라 『유치찬성 가구수는 전체가구수의 10%에도 못미치는 80∼90가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에는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직원들로부터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찬성자 서명을 받은 관련서류 등을 빼앗은 「반투위」소속 박주훈씨(23)가 구속되기도 했었다. 이처럼 지난 90년11월 안면도에 방사성폐기물영구처분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밝혀지면서 1만5천여명의 주민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로 까지 이어진 안면도 사태는 그후 지금까지 방사성폐기물처분장건설 추진기관인 원자력환경관리센터의 재추진의지와 이를 찬성하는 유치대책위,그리고 유치반대를 주장하는 「반투위」의 강한 반대가 계속 팽팽히 맞선가운데 1년6개월이상 지난 지금까지 전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책임연구원 신녕준박사(39)는 『현재 고리·월성등 9기의 원자력발전소와 정밀가공부문 산업체·병원 등지에서 해마다 6천여드럼의 방사성폐기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들 폐기물을 저장할 지상저장창고는 오는 95년이 되면 가득차 더이상 폐기물을 관리할 수 없게돼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발전 중단사태에 까지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안전성유무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 건설하려고 하는 동굴처분장에서 발생하는 방사성량은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수치인 2∼5밀리램보다 훨씬 적은 0.1밀리램에 불과하다』면서 『일본이나 프랑스·영국에 설치된 천층처분장보다도 10배이상 안전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지역출신 이상열군의원과 「반투위」측은 『95년과 97년에 방사성연료저장및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 들어설 경우 안면도는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 주변처럼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변모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정부차원에서 안면도에 처분장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포기공문을 보내줄것을 요구해 양자간 현격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더욱이 안면도주민과 원자력환경관리센터측과의 입장차이로 인해 유치 찬성주민과 반대주민과의 새로운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안면도는 과학기술처가 주민의 절반이상이 유치신청을 해오면 대상지역으로 재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원자력관리센터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반투위」측과 또한번 심한 마찰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불법분규·폭력시위 단호 대처”/정 총리,제주서 「국민과 대화」

    【제주=김영주기자】 정원식국무총리는 27일 제주지역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7차 경제·사회개발 5개년계획이 완결되는 오는 96년에는 국민 1인당 GNP가 1만달러를 넘고 국제수지도 50억∼7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등 선진경제를 구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정부는 이를 위해 안정기조에 바탕을 둔 예산편성과 건설투자의 진정,부동산투기 근절시책의 지속적 추진,통화안정기조 유지및 임금안정에 노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귀포 프린스호텔에서 2백여 제주도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시국문제에 언급,『사회안정은 정부시책이나 공권력 보다 시민의식이나 자율역량 성장에 크게 좌우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최근 정치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학 캠퍼스에 인공기가 등장하고 파출소등을 습격해 무기를 탈취하고 경찰관을 납치하는등 사회안정을 원치않는 체제도전행위가 자행되고 있음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운동권의 불법행위에 대처하고 대학가의 면학기풍을 정착시키기 위해 그동안 민생치안에 투입됐던 전경과 경찰력을 데모진압과 국기도전행위 단속에 재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외언내언

    1919년 3월1일 정오.민족대표 33인이 서울의 파고다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면서 3·1운동이 점화됐다는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를 마음대로 왜곡,날조하고 있다.◆『위대한 수령의 아버지인 김형직선생께서 몸소 키우신 애국청년들과 함께 평양에서 대중적인 반일시위에 떨쳐 나선것을 시발로 하여 3·1인민봉기는 삽시에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다』북한의 「근대조선역사」(84년)가 기술하고 있는 내용.3·1운동을 「3·1인민봉기」로 바꾸어놓았고 민족대표 33인을 김형직으로 둔갑시켰으며 3·1운동의 발원지도 서울이 아니라 평양이라고 우기고 있다.◆그뿐이 아니다.3·1운동이 실패한 원인을 대중을 이끌 탁월한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해 놓고는 『모든 인민들이 지도자의 출현을 목마르게 기다리게 되었고 그 절절한 염원을 받들어 위대한 수령 김일성주석께서 민족앞에 나서게 됐다』고 선전하고 있다.◆북한의 역사 왜곡과 날조는 3·1운동에 그치지 않는다.제너럴·셔먼호 격침사건의 주동자를 김일성의 증조부로 변조했고 조부모인 김보현·이보익 부모인 김형직·강반석,삼촌 김형권,전처 김정숙등 일족을 모두 「불요불굴의 혁명투사」「위대한 애국자」로 떠받들고 있다.또 이들을 위한 정례적인 기념행사까지 치르고 있다.◆김일성가계의 혁명전통을 미화하는 한편 김일성부자 세습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어쩔수 없는 궁여지책이긴 하겠지만 이쯤되면 할말을 잃게 된다.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날조하는 것이 얼마나 큰 범죄인가를 김일성은 모르고 있단 말인가.이제 살만큼 살았고 권력세습도 그들 나름으로는 마무리 되어 가고 있는만큼 지금이라도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 어떨까.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 시장경제로 가는 “예정된 시련”/러시아·우크라공 가격자유화 파장

    ◎국민들의 저항 막아줄 안전장치 미흡/공화국 재정도 취약… 성공여부 미지수 공산통치 74년만에 처음으로 수요공급원칙에 따른 가격자유화가 구소련땅에서 시작됐지만 그 성공여부를 점치기는 극히 힘든 상황이다. 러시아를 필두로 우크라이나·몰도바 등에서 2일부터 시작된 가격자유화의 당면목표는 『상점에 물건들을 다시 나타나게 하는 것』이라고 할수있다.하지만 3일 현재 모스크바를 비롯,주요도시 대부분의 상점에서 물건 값은 수십배씩 올랐지만 상품진열대는 여전히 텅비어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가격자유화를 주도한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은 ▲언젠가는 시작해야할 정책이고 ▲공장·농장들의 생산의욕을 부추겨 결국엔 생산력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6∼8개월만 참아달라』고 가격자유화의 당위성을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은 ▲기초상품에 대한 정부독점이 계속되고 있고 ▲농업에서의 비효율적인 집단농장제도가 존속하는 등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가격자유화는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옐친은 지난12월말 집단농장의 민영화계획을 발표한바 있으나 아직 구체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시장가격체제가 자리를 잡기 전에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것이다.고르바초프 구소련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이었던 야블린스키등은 벌써 『2∼3주내 조직적인 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예상되는 가격폭등을 우려해 각공화국 모두 약간의 제동장치들을 마련해 두고는 있다.러시아는 전력·석유등 기초생산제 7개 품목과 빵·우유등 기초소비재 13개 품목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했고 우크라이나도 기초생필품의 가격상한제와 함께 1인당 4백루블짜리 통화쿠폰 지급등 충격흡수장치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없이 시민들의 사재기와 생산업자들이 추가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공급을 꺼려 우유·육류등 기초생필품들의 품귀현상은 계속되고 있고 가격 또한 폭등추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가격자유화를 도입한 공화국들의 재정상태가 열악하다는 점을 들어 비관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현상태에서 국민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선 통화증발을 통한 임금인상,보조쿠폰 발행등의 길 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인플레 악순환만 가져올뿐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모두 기업의 정부독점해제와 사유화가 돼있지 않아 가격자유화는 기업도산·대규모 실업에 이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통화안정과 기초생필품의 공급확보 등 국민들의 저항을 막아줄 안전장치가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에 가격자유화의 앞날은 매우 험난하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들이다.
  • 노 대통령 시정연설/총선등 새해 정치일정 법따라 시행

    ◎고위급회담 진전,남북정상회담 기대/돈 안드는 선거로 깨끗한 정치 실현/한반도 안보 공백없게 미와 긴밀 협조/역점과제/중기 기술개발 지원/과기 투자 지속 확대/농업구조 조정 추진/농어민도 연금 혜택/「폐기비용예치」 도입/지하철·도로망 확충 의원 여러분과 저는 우리 민족사에서 참으로 중요한 시기에 국정의 책임을 나누며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나라안팎의 엄청난 격변의 소용돌이를 헤쳐 왔습니다. 민주화의 횃불로 권위주의의 어둠을 걷고 사회 구석구석에 자율과 자유가 넘치는 민주주의의 밝은 시대를 열었습니다. 올해 두차례의 지방의회선거를 통해 30년만에 다시 지방자치를 실시하여 6·29선언에서 국민께 다짐한 약속을 모두 실현하게 된 것은 우리모두가 함께 나누는 보람입니다. 이제 민주주의는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국민 모두가 누리는 생활양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연 우리가 걸어온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또 엄청난 대가도 치렀습니다. 지난 시대 억눌려 왔던 욕구가 무절제하게 분출되어 사회안정이 위협받기도 하고,불법과 폭력이 민주화의 미명아래 정당화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꾸려는 국민 모두의 뜨거운 열망과 안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전환기의 진통은 극복 되었습니다. ▷북방정책◁ 그로부터 세계는 혁명적인 변화를 거듭하였습니다. 전후 40여년간 이세계를 갈라온 냉전체제는 종식되었습니다. 우리 겨레에게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안겨준 대결구조는 이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지난 74년동안 지구촌의 한쪽을 지배해 온 공산주의는 그 종주국인 소련에서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세기적 변혁이 일지전부터 북방정책을 추진하여 온 세계를 우리겨레의 활동무대로 만들었습니다. 북방정책은 우리가 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로 이땅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달 세계의 축복과 기대속에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은 우리의 북방정책이 거둔 가장 보람찬 결실입니다. 남북한의 각기 다른 의석으로 회원국이 된 것은 가슴아픈 일이나 이것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중간단계입니다. ▷통일문제◁ 저는 지난달 24일 유엔 총회에서 우리 국민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결의를 세계에 밝히며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불안안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군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군비감축,그리고 단절의 시대를 종식시키기 위한 자유로운 교류….이 모든 것은 평화통일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입니다. 저는 오는 22일 평양에서 열릴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한의 정상이 하루속히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뒷받침하는 제도적인 장치와 함께 실효성 있는 불가침선언의 채택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사회·문화·경제적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면 평화공존과 통일에 이르는 여건은 한층 성숙될 것입니다. 정부는 남북한이 서로의 발전과 번영을 돕는 민족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협조가 필요하면 이를 요청할 것이며 마찬가지로 북한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면 우리는 기꺼이 도울 것입니다. ▷유엔외교◁ 우리가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우리의 외교는 새로운 유엔외교시대를 맞았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외교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유엔을 통한 다자외교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우방인 미국·일본·유럽등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미국과는 빈번한 정상회담,그리고 주요 국제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성숙된 동반자 관계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양국간 공통의 안보협력을 강화함은 물론 국제자유무역체제 유지라는 호혜의 원칙에 입각하여 통상관계의 부분적인 이견을 조정함으로써 균형있는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아시아·태평양시대를 향한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의 기반을 마련한 일본과는 경제문제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보다 구체화 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남북한 유엔가입을 계기로 관계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만큼 양국관계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정부는 또한 EC를 비롯한 서구제국과의 우호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각료회의」를 계기로 역내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제3세계 국가들과도 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안보강화◁ 세계의 냉전구조가 와해되고 또 남북한 관계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중대한 전기를 맞고 있지만 첨예한 군사적 대치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의 안보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변함없이 대남혁명노선을 고수한 채 가공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굳건한 안보태세는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전쟁재발을 막는데 가능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전쟁억제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질서의 재편에 따른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비하는 총체적인 안보역량을 강화해 갈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핵무기감축 등을 포함한 새로운 핵정책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한간의 군비축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치발전◁ 지금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에 있었던 3당 통합과 새롭고 단합된 야당의 출현으로 안정된 양당정치의 틀속에서 건전한 정책대결의 정치풍토가 정착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도 소모적인 갈등과 대결의 잔재를 떨쳐버리고 참신한 정책과 비전의 제시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 1년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시키는 소중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 기간중에 있을 제14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비롯한 모든 정치일정을 헌법과 관련법에 따라 안정된왼 사회분위기 속에서 질서있게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선거를 실시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인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선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여 야 정당의 각별한 실천의지와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인 만큼 국회와 정당,그리고 의원 여러분께서 「돈안드는 선거퐁토」의 정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국에서 각급 지방의회와 교육 자치기구를 갖추게 됨으로써 지방화 시대의 막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인식과 경험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방의회 구성원들의 각별한 자정노력과 여 야 정당의 협력이 합쳐지고 편협한 지역이기주의를 떠난 주민들의 진정한 자치의식이 성숙한다면 우리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더욱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리라고 확신합니다. ▷경제문제◁ 최근 우리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안정세로 들어섰던 물가가 다소 오르고 국제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데는 계절적이고 일시적인 요인도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각 경제주체가 절약하고 열심히 일하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데다가 정부도 내수경기의 과열등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이것이 초과수요를 유발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아래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개선을 위하여 내수경기의 진정,소비생활의 합리화,수출산업의 경쟁력강화등에 초점을 둔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시일내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노력하여 대처해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종합대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여 운용하고 기업은 기술개발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또한 근로자는 생산성 향상에 더욱 노력하고,소비자는 씀씀이를 줄여 저축을 증대시켜 나갈때 우리는 안정성장 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하반기 우리 경제는 내수경기의 진정으로 성장률이 상반기의 9%에서 8∼8.5%수준으로 낮아지고 물가도 농산물작황이 대체로 좋고 정부가안정화 시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감으로써 한 자리수 물가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연간 목표보다 크게 늘어난 경상수지 적자도 시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것으로 전망됩니다.내년도 우리 경제의 여건을 살펴보면,우선 대외적인 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세계교역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주 통합등 경제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우루과이라운드」에 따른 시장개방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등 어두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한편,대내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등 각종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물가관리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나 정부는 강력한 총수요관리 대책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안정기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장황을 종합해 볼 때 내년도 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금년보다 다소 낮은 8% 수준을 유지하고 소비자물가는 한자리수 이내에서 보다 안정될 덧이며,경상수지도 적자폭이 대폭 감소되어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을 경제안정기조의 정착,산업경쟁력의 강화,국제화에의 대응,그리고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두고 제반시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고교과정 직업교육 중심으로 전환/UR 대비,농업기계화등 구조개선 강력 추진/7차5개년계획 연평균 7.5% 적정 성장/96년 1인당GNP 1만불… 선진대열에/여성취업 돕게 달동네·공단에 보육시설 확충 우리 경제가 현재 안고있는 최대의 과제는 물가안정을 통한 국민생활의 안정입니다. 특히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하여 농·축·수산물의 수급 원활화와 유통구조 개선에 최대한 노력하고 공산품가격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상승 요인을 적극 흡수하도록 유도해 나가겠습니다. 부동산투기 억제 시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여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등 부동산 가격을 계속 진정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산업평화정착과 임금안정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경제사회 전반의 안정분위기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또하나의 과제는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국제수지적자를 해소해 나가는 일입니다. 정부는 제조업 경쟁력강화 시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산기술개발·산업인력양성·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등을 보완·발전시키는 동시에 기업 스스로도 신제품개발과 품질향상 노력을 패가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우리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애로요인이 되고 있는 도로·항만·철도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자동화등 구조조정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전문화와 계열화를 확대하여 대기업과의 상호 협조관계를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기업들이 선진국의 첨단기술 수준과 대등한 기술경쟁을 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1996연에는 과학기술투자가 국민총생산의 3∼4%에 이르도록 다각적인 투자재원의 확보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UR대비◁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에 있어서는 농산물을 비롯한 주요분야의 협상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는 한편,협상 결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대책에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정부는 산업의 개방에 대비하여 경쟁력 향상을 위한 농업구조 개선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집단화된 우량농지를 중심으로 경지정리·용수개발등 생산기반을 집중 정비하고 농업기계화와 영농시설의 현대화를 촉진하며 전업농가의 경영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농수산물의 상품성을 높여 농어민의 소득증대로 이어지도록 농수산물의 품질고급화와 유통구조 개선에도 역점을 두겠습니다. 한편,금융·운송·통신·유통등 서비스분야의 개방에 있어서는 선진기법의 도입,전문인력의 양성,서비스 향상등 대응노력을 강화하여 해외경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복지시책◁ 정부는 만성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지난 88년 획기적인 주택 2백만호 건설에착수하여 이미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구임대주택과 근로자 주택의 건설이 순조롭게 진척되어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됨으로써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에 전력을 다할 것이며 특히 무주택서민등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주택공급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대도시의 교통난을 완화하기위한 시책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송효율이 높은 도시철도망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하철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간선도로망을 확충하고 버스운행체계를 개선해 나가는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모두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환경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와 제도개선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상수원의 특별관리시책을 추진함은 물론 하수종말처리장등 환경기초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노후상수도 시설을 지속적으로 교체해 나가도록하겠습니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쓰레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분리수거제를 정착시키는 한편 다량배출 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의 예치제를 도입하는등 발생단계에서부터 이를 줄여나가는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보험의 운영과 국고지원을 통하여 지역의료보험의 재정안정 기반을 확충하고 병실부족 현상도 지속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국민연금제도의 적용대상을 현재의 10인 이상에서 내년부터는 근로자 5인 이상의 소규모 사업체에까지 확대하고 7차5개년계획 기간중에 농어민도 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형편이 어려운 생활보호대상자와 의료보호대상자등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하여 직업훈련·생업자금융자·자녀학비지급등 자립을 위한 지원시책을 계속 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저소득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여성인력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저소득층 밀집지역과 공단지역등에 영·유아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할 계획입니다. 불우노인이나 장애인을 직접 찾아가 돌봐주는 재가복지 서비스제도를 새로이 도입할 것입니다. 내년은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계획기간중 우리 경제는 연평균 7.5% 수준의 적정성장을 지속하고 물가의 안정과 국제수지의 균형기조를 정착시킴으로써 7차계획이 끝나는 96년에는 1인당 GNP가 1만달러 수준을 넘어서는등 선진경제권 진입을 위한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교육발전◁ 90%를 훨씬 상회하는 중등학교의 취학률,인구대비 대학생수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보다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고도산업사회에 대비한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교육내용의 다양화,학습부담의 적정화에 역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한편,고등학교 교육체제를 인문계 중심에서 다양한 직업교육중심으로 과감히 전환하여 적성과 능력에 따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전문대학과 개방대학에 산업체근무자와 기술자격증소지자등이 우선적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대학과 산업체간에 실질적인 산학협동이 이루어지도록 체제를 개편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교육방송체제와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제를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교육수요에 적절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의 대학이 지난날의 갈등과 시련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대학의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대학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대학이 자율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대학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대학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하고 재정적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입니다. 정부는 교육환경을 꾸준히 개선하고,교원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데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지·덕·체를 고루 갖추며 밝고 건강하게 커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활동공간을 대폭적으로 확충하고 유해환경을 적극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01연까지 10년간 청소년을 위한 각종 시책을 정부와 민간단체의 유기적인 협조하에 체계적으로 펴 나갈 것입니다. ▷문화발전◁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가 사회의 발전을 선도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정부는 물질문명과 정신문화가 조화된 문화복지국가의 실현을 목표로 「21세기 문화규범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국민 누구나 일상생활속에서 살아 숨쉬는 수준높은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며 정서를 함양할 수 있도록 문화기반을 계속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향토문화를 개발·보급하고 백제문화권등 5대 문화권을 정비하는 한편,국립예술학교설립·민속공방촌 건립등 다각적인 문화·예술 진흥시책을 추진함으로써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를 높여 나갈 것입니다. ▷법질서 확립◁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도,국민생활의 안녕을 위해서도 법과 질서는 확립되어야 합니다.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곳에 사회안정과 민주화가있을 수 없으며 국리민복의 증진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날 전환기적 상황 속에서 사회기강이 흐트러짐으로써 국민생활에 엄청난 폐해를 가져왔던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치와 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공평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통하여 불법과 폭력과 혼란을 제거하여 사회적 안정을더욱 공고히 정착시키고 특히 민생치안을 확립하는데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시민들 스스로가 화염병을 든 시위대를 몸으로 막는 용기있는 행동,그리고 걸프전 때의 근검절약과 여름철의 전기절약등… 나라가 어려울 때 각계각층의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주셨습니다. 공권력에 의한 단속이나 규제보다는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발전시켜 이를 우리의 생활규범으로,그리고 의식의 일부로 정착시켜야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는 근검절약하는 전통적 미풍을 되살려 생활 구석구석에서 사치와 낭비를 몰아내며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새질서 새생활 실천」에 온국민과 사회 각계각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행정쇄신◁ 정부는 그동안 「봉사는 크고 규제는 작은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행정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민간부문이 수행할 수 있는 행정권한에 대해서는 이를 최대한 민간에 이관하고,불합리한 행정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다가오는 정보화 사회의 행정수요에 대비한 행정전산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행정정보의 공동활용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취임이래 지금까지 깨끗한 정부,국민과 함께하는 신뢰받는 정부를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공직사회 일각에는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공직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신상필벌의 원칙을엄격하게 적용할 것입니다. 비리와 부정은 물론 무사안일,행정편의주의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잘못된 행정행태는 어떠한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불식시켜나갈 것입니다. 대다수 공직자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투철한 사명감과 국가관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박봉으로 어렵게 생활하는 공무원,휴일과 야간에도 쉴틈 없이 일하는 공직자… 이 분들은우리 공직사회의 표상입니다. 내년도 공무원의 봉급인상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처우개선,후생복지등 생활향상과 근무의욕 고취를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건전재정◁ 이상에서 말씀드린 제반시책들을 추진하기 위하여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의 일반회계 규모는 33조5천50억원으로서 이는 금년 예산에 비하여 6.8%가 증가한 수준입니다. 정부는 예산안을 편성함에 있어서 세입내 세출의 건전재정기조를 유지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던 재정기능을 회복하여 경제·사회 각부문의 애로요인을 타개하고,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내년도에는 세계잉여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상되는 조세 수입을 최대한계상하여 부족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농어촌 구조개선의 촉진,환경개선,교육·문화의 진흥,그리고 지방재정의 확충등에 중점적으로 배분하였습니다. 한편 정부가 근검절약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공무원의 처우개선율을 한자리 수로 조정하고 정부청사 건축비와 국외여비등 행정경비를 최대한 억제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격동의 시대 한 복판에 서서 민주주의의 나라,번영이 넘치는 사회,그리고 통일조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세기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대는 유구한 역사의 한 순간에 지나지 않으나 지난 3년반동안 우리는 민족사에 새롭고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올 약진을 거듭해 왔습니다. 국민께서 부여해 주신 5년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해인 내년에도 역사와 국민이 준 준엄한 명령을 가슴에 되새기며 새로운 각오로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새로운 약속이나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 국민에게 약속한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 이행함으로써 그동안 이룬 성취의 보람을 국민이 피부로 느끼게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손을 잡고 민족사의 준령을 넘고 넘어 민주·번영·통일의 위대한 조국을 만들어 갑시다.
  • 자유민주체제의 우월성/“공산국 가서야 새삼 깨달았다”

    ◎“체험의 중국연수”… 단국대 최정식군의 “개안”/“개방진통”… 빵과 이념갈등 확인/빈곤의 평등속 실업 날로 심화/우리기업 진출에 자부심… 백두산선 분단에 비감 『이제 막 시장경제체제에 눈을 뜬 12억 중국인들의 저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며 이미 중국 곳곳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입간판이 눈에 띄는등 국력신장을 새삼 되새기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부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하계대학생국외연수계획에 따라 최근 중국에 다녀온 단국대공대 기계공학과 학생회장 최정식군(25)은 「죽의 장막」에 대한 첫 소감을 이렇게 피력했다. 최군은 학과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지난달 27일 단국대중국연수단(단장 한정련공대학장)일행 30여명과 함께 배편으로 인천을 떠나 지난 5일까지 9박10일동안 중국을 살피고 돌아왔다. 학과학생회장을 맡으면서 교내시위에도 종종 참가해 왔다는 최군은 『공산권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수가 학생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려는 것만 같아 처음 연수제의를 받고 무척 망설이기도 했으나 실제로 중국공산주의의실상을 체험해 본 결과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우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군은 특히 『연변대 경제학부 박승헌교수의 특강을 통해 중국경제의 변천사와 실상을 다소나마 깨우칠 수 있었다』면서 『중국이 깨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개혁」밖에 없다고 강조한 박교수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개방은 이곳 저곳에서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출퇴근할 때 북경시를 꽉 메운 8백50만대의 자전거와 1인당 3백30달러의 낮은 GNP.시민들의 허름한 옷차람,보잘것 없는 생필품등은 소련과 마찬가지로 중국경제의 낙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백두산 천지를 둘러본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울에서 38선과 평양을 지나 백두산에 오를 경우 하루면 될텐데 인천∼위해∼북경∼연길을 경유해서 장백산(중국사람들은 백두산을 이처럼 부름)에 오르다 보니 통일에의 염원이 더욱 강력해지더군요』 최군은 이어 『공산주의는 만인이 평등하고 고루 잘 사는 줄로만 알았으나 이번 중국연수를 통해 그곳에도 빈부의 격차와 실업등 구조적인 사회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교포학생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등 공산권미수교국가와 소련,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등 과거 일당독재와 함께 사회주의를 맹신해 왔던 국가에 대한 연수를 계속 확대시켜 대학생들에게 현장교육의 기회를 늘려나갔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털어 놓았다.
  • 「다 끝난 이념」에 왜 매달리는가/장정행 국제부장(데스크시각)

    최근 실시된 소련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선거를 지켜보며 세상이 정말 빠른 속도로 엄청나게 변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세계 공산주의의 원조격인 소련,그 가운데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선거에서 공식적인 공산당 후보가 없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랄 만한 변화였다. 옐친을 비롯한 6명의 후보가 대권을 놓고 뛴 이번 선거에서 리슈코프가 공산당후보로 알려져 있었으나 사실 그도 주요 지지기반이 공산당이었을 뿐 공산당이 공식적으로 내세운 후보는 아니었다. 소련에서 이제 공산당을 업고는 표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소련 역사상 최초의 직선 대통령으로 당선된 옐친의 제일성도 『공산주의는 끝났다』였다. 옐친의 당선이 확실하긴 했지만 공산당과 고르바초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리슈코프의 세력이 만만치 않아 2차투표까지는 가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뒤엎고 1차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사실이 옐친으로 하여금 공산주의의 원조국에서 「공산주의의 종언」을 자신있게 선언할 수 있도록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엄청난 변화가 모두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함께 개혁이 추진된 85년 이후 5년 만에 일어난 것이다. 동구공산주의의 몰락과 베를린장벽의 붕괴에 이어 서울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가까이 하기가 주저되던 소련이 이제는 미국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바깥 세상이 이처럼 급격히 변해가고 있는 데 비해 나라 안에서는 여전히 「좌경혁명세력」들이 판을 치고 있으니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무슨 「대책회의」니 「국민회의」니 하며 국민들이 선거에 의해 합법적으로 수립한 정부를 뒤엎고 「임시정부」를 세워야 한다며 나라를 어지럽히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니 세상 변해가는 것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시대착오도 이만 저만한 정도가 아닌 것 같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의 모든 행동이 「민주화」를 앞세우고 있으며 순수한 시민·학생운동에 교묘히 편승,이를 조종하고 있는 듯하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에 의하지 않고 어떻게 정부를 바꿀 수 있고 법질서를 파괴하면서 어떻게 민주화가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설사 현정권이 실정을 많이하여 영 못마땅하다거나 불만이 많아 바꿔치워야 하겠다면 다음 선거에서 표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민주화일 것이다. 세상이 워낙 급속히 변하기 때문에 변화를 미처 실감하지 못하거나 애써 믿으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얼마전 KBS가 서울과 모스크바를 위성으로 연결해 양쪽 학자 학생 기업인 문화인들의 토론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오늘날 소련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있는 대로 얘기하는 소련측 인사들의 말이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 듯 서울의 한 대학생이 『그래도 소련에는 분배만은 잘 되고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대답에 나선 모스크바의 대학생은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분배할 것이 있어야 잘되고 못되고를 평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잘라 말해 묻는 쪽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소련의 어려움,70여 년 이상의 공산주의체제가 가져온 참담한 실패를 좀처럼 믿지 않고 그래도 뭔가 좋은 것이 있지 않겠느냐는 서울측 참석자들의 반응에 모스크바측이 오히려 답답함을 느끼는 듯한 인상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시골 구멍가게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는 말보로 한갑,해외에 나가는 우리 관광객들의 푼돈으로도 여기지 않는 1달러의 위력이 소련에서는 얼마나 대단한가를 소련에 다녀온 사람들은 누구나 얘기하지만 잘 믿지 않는다. 치약 치솔 나일론 스타킹 등 우리에게는 흔하디 흔한 생필품들이 소련에서는 어느 정도 구하기 힘든가를 상상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할 정도의 1인 독재에 폐쇄된 북한을 「지상의 천국」이라고 떠받드는가 하면 그들 스스로도 한계를 느껴 국제사회에의 참여를 꾀하고 있는 판에 북한체제나 이념을 동경하는 부류가 있다.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인간성의 말살,가난의 평준화 등 북한의 엄연한 현실들을 애써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최근 계속된 우리의 시위사태를 보는 바깥의 시각도 한결같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부르짖는 시위대가 이제 겨우 자리잡아가고 있는 민주주의체제와 질서를 마구 뒤흔들고 분신과 폭력이 난무하며 급기야 국무총리를 계란과 밀가루로 범벅을 만들어 놓으니 무엇을 노린 시위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논조들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의 무서운 노력과 집념으로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이루어놓고 정치민주화까지 착실히 추진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화를 내세우며 「실증적 실험」 끝에 이미 실패로 판정난 이념과 체제를 새삼스레 들먹거리고 있으니 이해될 리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걸핏하면 4천만국민,1백만 학도의 뜻이라고 하는 시위에 적극 동조하거나 선뜻 지지하는 시민들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도 바깥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이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제몫을 지키거나 늘리려는 경쟁 역시 치열하다. 자칫 잘못하거나 방심하다가는 나라 전체가 거덜날 판이다. 국민 모두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세상 변하는 것을 제대로 지켜보며 단단히 대비해야 민주화도 이루고 나라 발전도 계속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시법」 폐기 이후의 경제구도(대만 새 진로:하)

    ◎외환보유고 세계 제1…「통일지렛대」 활용/“번영해야 살아남는다” 노사 모두 공감/개발계획기간도 홍콩의 대륙귀속 맞춰 연장 대만은 아시아의 4소룡 가운데 가장 알차게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 국제수지 흑자가 80년대 초반 이후 해마다 계속 1백억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는 세계 제1위로 지난 4월 현재 7백6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경제도 정치민주화의 열풍에 휩싸여 적지 않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87년 계엄령해제 이후 계속돼온 정국불안과 치안문제 발생 등으로 기업인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자본의 해외 유출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민주화에 편승,범죄발생 건수도 급격히 늘어났으며 기업인에 대한 범죄단체의 협박·폭행사건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대만정국이 바람 잘날 없을 정도로 시끄러워지자 경제에도 위험신호가 뚜렷해졌다. 지난해 대만에선 연초부터 제1야당인 민진당과 대학생들이 국민당의 40여 년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집권 국민당 내부에서도정·부 총통 후보선출 문제를 놓고 심한 내분현상을 보였고 군부 실력자 학백촌 국방부장이 행정원장(총리)으로 중용되자 야당측은 민주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항의시위를 일주일 동안이나 계속하는 등 대만정국에 풍파가 그칠질 않았다. 게다가 대만출신 야당인사들의 대만 분리독립 주장에 대해 중국이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자세를 보임에 따라 양안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잘 풀릴 까닭이 없어 90년도 대만의 성장률은 5.2%로 지난 8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도 80년대 중반 이후 연2% 미만의 오름세를 보이던 것이 4.4% 상승했다. 물론 지난해엔 세계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대만은 정치불안이란 대내적 요인에 의해 경제가 보다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내적인 불안요인이 별로 없었던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대만이 보여준 5.2% 성장률 등의 지표는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었다. 그만큼 대만의 경제기반이 외부충격에 강하게 버틸 수 있게끔 실속있고 탄탄하다는얘기다. 이에 대해 2천만 주민들은 너나할것없이 대만의 살길은 오직 경제에 달려 있다는 인식을 깊게 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활동을 마비시키는 노사분규 등이 발생치 않은 점도 대만정제가 그런대로 버틸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경제활동을 위한 모든 여건이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나빴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대만의 무역수지는 1백28억달러 흑자를 보임으로써 역시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으면서 47억달러의 적자를 낸 한국과 좋은 대조를 이뤘다. 더구나 대만경제는 지난해 4·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여 올 들어서는 정상궤도를 달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대만정부는 과거 4년 기간으로 추진했던 개발계획을 올해엔 6개년의 국가건설계획(90년 7월∼97년 6월)으로 바꿔 경제발전의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이 계획은 기간산업은 물론 공공부지 시설에 대한 투자확대를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기간중 연평균 경제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8천7백달러에서 97년에는 1만5천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짜여 있다. 건설계획의 마지막 시점을 97년 6월말로 잡은 것은 홍콩의 중국 귀속시기와 맞추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콩이 97년 7월1일 중국에 흡수되는 데 대한 불안심리를 극복하고 대외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과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와 같이 시점을 정했다는 것이다. 대만은 또 이번 계획에 미국·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비록 중국의 압력 등으로 대만과는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끊었지만 개발계획추진에 따른 대형 프로젝트의 국제입찰에 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실리적인 측면에서 유대강화에 힘쓰고 있다. 다시 말해 세계 제1의 외환 보유고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상태를 탈피하겠다는 얘기다. 대만은 또 중국대륙과의 경세교류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대만정부는 1백56개 대륙산 농·공업원료의 직수입을 허용하는 등 직접교역을 확대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과거에는 투자·무역 등 모든 경제교류가 제3국을 통한 간접방식으로 이뤄졌었다. 경제교류의 확대로 중국대륙에 대만의 발전상을 널리 전파시켜 통일논의 과정에서 자신에 유리하게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것이 대만당국의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 오늘 소 당중앙위… 권력다툼 어찌될까

    ◎보·혁의 양면공세… 코너에 몰린 고르비/자아비판식 보고 요구땐 입지 흔들/보·혁 속셈 달라 실각 가능성은 희박/비상선포권 확보 등 전화위복 계기 될 수도 골수 마르크스 레닌주의자,소유즈그룹 등의 춘계 대공세가 시작된 가운데 소련 공산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24일부터 개막된다. 결론부터 말해 이번 공산당중앙위원회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의제가 간부 선임의 건이기는 하나 중간간부들을 의미하고 있고 또 상당시간은 경제위기타개책 인준문제에 할애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최근 보수우파들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대처방법에 따라서는 그의 정치적 입지에 개혁파의 그것에 못지않은 가공할 파괴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는 고르비가 잘 대처할 경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동반하는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다. 어쨌든 고르바초프는 지난번 옐친이 주도하는 개혁파에 의해 러시아공화국 의회가 「선사」한 대통령 직선 결정에 이어 또 하나의 심각한도전에 직면해 있다. 소련에서는 최근 주목할 만한 두 가지의 보수파 움직임이 있었다. 첫째는 각급 의회 대의원들 중 강경파들의 모임인 소유즈그룹이 지난 20일과 21일 크렘린에서 회의를 열어 고르바초프의 탄핵과 비상사태 선포를 위한 연방 인민대표대회 특별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이 그것이다. 두 번째는 같은 기간 레닌그라드에서 열린 러시아공화국 공산당내 골수 마르크스 레닌주의자들의 궐기대회를 들 수 있다. 소련 전체 공산당원 1천6백만명의 8분의1인 2백만 당원의 대표자 7백50여 명이 참석한 레닌그라드대회는 소유즈그룹보다 더욱 선명하게 고르바초프의 「반공산주의적 반인민적」 일련의 행위들을 규탄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고르바초프의 당서기장 해임을 결의했다. 이밖에도 최근 상당한 수의 각급 지방공산당위원회들이 중앙위에서 고르바초프가 업무보고를 하도록 결의하고 나섬으로써 고르바초프는 분위기면에서 대의원·지방공산당·개혁파 모두로부터 배척당하는 사면초가의 입장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24일 개회되는 당중앙위나앞으로 열릴 인민대표대회 특별회의에서 고르바초프가 법률적으로 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당이 고르바초프를 서기장직에서 사임시키기 위해서는 정치국의 선도에 따라 중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는 알크스니스 공군대령 같은 이마저 당이 그런 절차를 밟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를 대통령직에서 해임시키기 위해서는 인민대표대회 재적의원 3분의2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또한 헌법감시위원회가 헌법위반에 대한 결의서를 대회에 제출해야 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이런 절차를 볼 때 고르바초프에 대한 법률적인 탄핵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모스크바 정치인과 분석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보수파들이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에 개혁파가 이에 동조할 수 없는 독특한 권력게임의 논리도 고르바초프 탄핵의 가능성을 줄여주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당중앙위원회에서 고르바초프에게 소유즈나 골수당원 대표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 동안의 당운영에 대한 보고를 하도록 결의할 경우 고르바초프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또한 특별대의원대회에서 탄핵찬성표가 3분의2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과반수에 이를 경우 고르바초프는 정치적으로 사임해야 하는 입장에 놓일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논리적으로는 고르바초프가 원하지 않는 한 서기장직과 대통령직 모두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위에서 보고를 하도록 요구할 경우 관례적으로 보고는 곧 자아비판을 의미해왔기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입장은 어려워진다. 고르바초프가 역설적으로 보수파들의 공세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논리는 보수파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도록 헌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지난해 인민대표대회에서의 헌법개정으로 비상대권을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비상사태선포권만은 그의 수중에 있지 않다. 거기다 보수파의 대궐기가 개혁파로 하여금 새로운 위기감을 조성해 고르바초프와의 대결을 고르바초프가 인내할 수 있는 선으로축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즉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선거 문제나 새로운 연방조약 체결에 있어서 개혁파가 고르바초프와 협상폭을 넓히려 할 것이란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보수파 주도하의 고르바초프 축출이 가져올 결과는 개혁파로선 참혹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보수파의 역공세로 오히려 개혁파가 곤란한 입장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개혁파를 지지하는 탄광 광부들은 고르바초프의 탄핵을 주장해왔고 이를 개혁파가 부추기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수파 주도의 고르바초프 축출에 개혁파가 동참할 수 없고 그렇다면 탄광과 파업노동자들로부터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기 어려운 형편에 놓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현재의 소련 상황과 관련해 자신있는 전망을 내놓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수한 분석들이 빗나가거나 틀렸고 고르바초프는 아직도 강력한 연방대통령으로 행세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는 이변이 많다. 소련 공산당은 그 점에서 어느 나라,어느 조직의 그것보다 더 많은 이변을만들어 내놓았던 전력과 기록을 갖고 있다. 흐루시초프 실각 당시 그는 표 분포상 중앙위원회에서 반수를 훨씬 넘는 지지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정치국에서 시작된 음모는 정치국 결정 존중의 불문율에 따라 중앙위원회가 흐루시초프의 실각을 결정하도록 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는 양에 따라 사약이 될 수도 있고 보약이 될 수도 있는 보수파가 내민 독배 앞에 앉아 있는 셈이다.
  • 유례없는 가격인상…줄서기는 여전/김영만특파원 모스크바표정 긴급보고

    ◎생필품등 값 올랐지만 「품귀」 해소 못해/시민들,「인플레 면역」된듯 동요는 없어/페레스트로이카 성패 가름할 가격혁명… 효과는 회의적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소련의 미래를 건 또 하나의 혁명이 2일 소련전역에서 시작됐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포고한 대로 소련국가 가격위원회는 이 날자로 대부분의 생필품에 대해 60%에서 3백%까지의 물가인상을 단행했다. 정부직영의 모든 상점이 이날 개장시간에 맞춰 새로운 가격표를 내 걺으로써 소연방창설 이래 전례가 없는 가격인상이 소련국민들 앞에 현실로 등장한 것이다. 빵은 30코페이카(1루블=1백코페이카)에서 60코페이카로,생선은 ㎏당 1.80루블에서 5.40루블로 인상됐다. 돼지고기는 1.90루블에서 6루블로,쇠고기는 2루블에서 7블루로 인상된 가격표가 내걸렸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이래 수많은 개혁조치가 이루어졌지만 전국민을,그것도 국민의 실생활을 직접 개혁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날의 가격인상 조치가 처음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만큼 고르비정권으로서는 위험부담이 큰 셈이다.동시에 이날의 가격인상조치가 큰 후유증 없이 정착되고 생산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시장경제로 가는 소련의 경제개혁정책은 한 개의 큰 고비를 넘는 셈이 된다. 전례없는 가격인상을 전후해 모스크바는 생각보다 훨씬 평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민들은 앞으로의 가계운영을 우려했다. 그러나 새로운 가격표 앞에서 당황하거나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 듯해 보였다. 소련 당국은 보름 전부터 품목별 가격인상률을 발표해 왔다. 비록 실패했지만 지난해 여름 이미 물가인상을 한차례 시도한 바 있었다. 모스크바가 물가인상 당일 예상외로 평온을 유지한 것은 시민들이 이런 조치들로 인해 물가인상에 대한 면역성을 나름대로 획득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지고 있다. 이와 함께 당국이 실시한 물가인상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비록 충분하진 않더라도 시민들의 심리적 동요를 막는데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물가인상이 이루어지기 전인 3월중에 국민 1인당 60루블씩의 보조금을 지급,물가폭등의 폭발성을 낮추는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60루블은 소련 근로자 평균임금의 약 20%에 해당한다. 그러나 물가인상을 전후해 있었던 모스크바의 평온이 이번 물가인상의 성패를 전망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성싶다. 정부당국은 이번 물가인상 조치가 시장경제로 가는 가격자율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이며 생산자들의 생산의욕을 높여 물자품귀를 해소해줄 것으로 믿고 있고 또 그렇게 홍보해 왔다. 이에 비해 급진개혁 세력들은 그 정도로는 생산 의욕을 높여나갈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물가는 3백%씩 뛰었음에도 여전히 물자품귀현상이 계속되고 품질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고르비 정권과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불신은 더욱 증대될 수밖에 없다. 모스크바의 중심가인 드베르스카야 거리의 식품가게 블로츠나 앞에서 만난 일리나(46)씨는 가격인상으로 자신들의 생활은 현재보다 한참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조치로 줄을 서지 않고도 빵을 살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럴 리는 없을 것이며 자신들은 여전히 줄을 서고 빵값은 3배가 오르게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직업이 엔지니어인 그녀의 월 가계총수입은 9백90루블이었다. 자신의 봉급이 2백,남편의 봉급 4백,학생인 딸에 대한 보조금60,사위의 봉급 2백10,친정어머니의 연금1백20루블 등이다. 여기에 물가인상에 대한 정부보조금 3백루블이 새로 보태져 총 가계수입은 1천2백90루블로 늘어났지만 그것이 가격인상분을 상쇄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고 했다. 소련 국민들의 걱정은 이미 일반 소비재의 40% 가까이를 공급해온 협동조합상점의 물건값과 서비스요금 등의 인상은 정부가 고시한 인상률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데도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계산한 것보다 실제로는 더 나쁜 파급효과가 국민생활에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한다. 고르비 정부의 유례없는 가격 인상조치의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가 생산농민과 기업에 지급해오던 판매가격과 생산비 차액에 대한 보조금지급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소련은 생산비용과 상관없이 임금구조와 재정규모를 고려해 생필품의 산매가격을 결정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경우 생산비 정부보조금은 5백40억달러로 전체 예산적자의 58%를 차지했다. 올해의 보조금 수요는 9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정부가 더 이상 이를 부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또 하나의 이유이자 정부의 논리는 시장경제로 가기 위한 가격구조정상화란 소련국민들에게 낯설 수밖에 없는 경제이론이다. 정부당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더 나은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악이 이번 가격개혁 조치일 수 있다. 경제논리로도 그렇다. 그러나 당분간 적어도 이번 가격개혁조치가 성공을 거두기 전까지 소련 국민들에게 살인적인 가격인상은 더 못 살게 되었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밖에 없다. 이번의 대폭적인 물가인상은 무려 30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주부들에게는 자신들이 주부가 되고 난 이후 처음으로 겪는 경제인식까지를 뒤흔드는 혼란일 수 있다. 그 충격은 시장경제체제에서 보는 물가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소련­스위스 경제협력사무국에 근무하는 알렉세이(30)씨는 고르비정권에 경제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비전이 없다면서 가격인상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그것의 성공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생각과 달리 근로자들이 근로 의욕을 높이기보다는 물가인상으로 인한 임금삭감 효과를 보충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의 일터보다는 부업에 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가인상에 대한 평가는 적어도 1∼2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인상이 우려했던 대로 부정적인 효과만 낳는다면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일어났던 것과 같은 시위는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피할 수 없는 연방의 명운과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건 제2의 국민투표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 「검은대륙」 아주에도 민주화 진통

    ◎동구개혁 영향… 반독재시위 확산/“선두주자”베냉,독립 30년만에 첫 민선정부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도 민주화와 개혁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아프리카는 군부독재와 1당 독재로 상징되어 왔으나 경제난과 지난 89년 동구를 휩쓴 민주화 혁명의 영향을 받아 세계적인 진운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의 경제형편은 주요 수입원인 커피 코코아 원유 등의 국제가격 하락으로 80년대 들어 최악의 상황이었다. 아프리카 민주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청신호는 지난 24일 대통령선거를 실시한 서부해안의 소국인 베냉에서 울렸다. 지난 10일 13명의 후보자가 난립한 가운데 실시된 1차선거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24일 실시된 결선선거에서 개혁파 총리인 니세포레 소글로는 지난 72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마티유 케레쿠 대통령을 68%대 32%의 표차로 누르고 당선,아프리카 대륙(본토)에서는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교체한 「선거혁명」을 이룩한 것이다. 마르크스­레닌노선을 추구했던 케페쿠는 지난 89년 12월 반정부 시위대들의 개혁과 사임요구를 수용,지난해 2월 다당제를 허용했으며 3월에는 반체제 인사인 소글로를 총리로 하는 과도내각을 출범시킨뒤 실세에서 물러나는 「용단」을 내렸다. 베냉의 민주화 시위는 지난해 가봉·코트디부아르·니제르·자이르·모잠비크 등 10여국으로 확산,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다당제와 개혁 실천을 약속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은행에서 8년간 근무하는 등 친서방파 인물로 알려진 소글로 정부의 앞날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4일 선거당일에도 종족간의 유혈 충돌로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남부와 북부지역의 반목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화 실시와 함께 떠올랐던 국민들의 1인당 국민소득 3백달러의 탈최빈국 요구 역시 단시일내에 해결될 사항이 아니다. 한편 말리에서는 26일 쿠데타가 발생,트라오레 대통령이 실각하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트라오레는 지난 22일 학생들의 시위로 불붙은 반정 민주화시위를 무력으로 진압,4일동안 1백50여명이 숨지고 수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유혈 참극을 빚게 했으며 결국 쿠데타로 실각하는 최후를 맞아 베냉의 경우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지 8년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트라오레는 국민들의 개혁요구에 완강하게 저항,다당제 요구를 거부해왔다. 동구 여러나라의 경우가 그러했듯 아프리카 제국의 민주화 역시 간단히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 아프리카의 GDP(국내총생산)가 벨기에와 같은 1천3백50억 달러에 불과한 열악한 경제수준하에서의 민주화는 너무많은 위험요인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80년대 남미의 민주화로 군정이 종식된 것처럼 아프리카의 90년대가 군정이 몰락하는 격변의 한 시대가 될 것만은 분명하다. 아프라카에도 분명 봄은 오고 있다.
  • D­1… 페만 관련 스케치

    ◎요르단 잔류 한국인 66명 출국준비 부산/대사관 직원등 20명은 단분간 머물기로/세계 곳곳 반전시위… 로마선 20만명 참가 ○한국교민 대피책 완료 ○…유엔이 결정한 이라크 철군시한을 불과 이틀 앞둔 13일 현재 요르단에 잔류중인 66명의 한국인들은 상황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출국준비로 부산. 대사관과 KOTRA의 필수요원 고가장비관리 및 이라크 잔류직원 지원에 필요한 기업체 지사직원,현지 사업기반이 튼튼한 교민 등 20여명은 당분간 더 잔류하기로 돼있고 나머지 40여명중 20여명은 13일 각자 출국할 예정이며 나머지 20여명은 14일 요르단에 도착할 KAL 전세기편으로 출국할 예정. 지난 9일부터 이라크와 국경을 폐쇄한 요르단 정부가 13일 생계 및 출국보장만 이뤄진다면 이라크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라크에 잔류중인 대사관 요원 및 기업체 직원 등 80여명의 한국인들은 14일쯤에는 요르단으로 탈출해 KAL 전세기편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기 보험료도 올라 ○…요르단국영 로열 요르단항공(RJ)은 13일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발발 위험 고조에 따른 항공기 보험료 인상으로 인해 1인당 최고 50달러씩 추가 항공요금을 받기로 결정. RJ는 또 대부분의 자사소속 항공기들을 중동 이외지역으로 대피시켜놓은 상태여서 암만 국제공항은 무척이나 썰렁한 분위기. ○…미 의회가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와의 전쟁선포 권한을 부여한 가운데 12일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캐나다 및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의 많은 도시들에서 페르시아만 사태를 전쟁 대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로마에서는 주최측이 2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하는 군중시위에서 좌파들이 경찰에 돌과 빈병을 던지며서 충돌했고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가운데 차량 한대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양상을 나타냈다.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4만2천여명이 참가,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을 벌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영국 야당인 노동당의 토니 벤은 영국인들은 대부분 『부시 대통령과 메이저 영국총리 등이 페르시아만에서 계획하고 있는 유혈사태에 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페르시아만 전쟁이 얼어나면 『한 세대에 걸친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에서 4만명,마르세유 보르도 및 리요에서 각각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반전시위가 열렸는데 시위군중들 중에는 프랑스의 페르시아만 전투에 참가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장 피에르 쉬베느망 국방장관의 지지자들과 공산주의자 및 노조지도자들이 다수 참가했다. 독일에서 지난 83년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반대시위 이후 가장 규모가 큰 시위가 열렸다. 70여개의 군소 도시에서 개최된 이번 시위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군중들이 미군기지 앞에서 반전구호를 외쳤다. 워싱턴에서는 의사당 앞과 백악관 주변에서 평화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였는데 7명의 시위군중들은 백악관 담에 대형백을 던진 혐의로 체포됐다. 캐나다에서는 영하의 추운 날씨속에서 수천명의 군중들이 32개 군소 도시에서 시위를 갖고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을 벌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토론토에서는 5천여명의 군중들이 『석유를 위해 피를 흘릴 수 없다』,『텍사코(석유회사)를 위해 우리는 싸울 수 없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미 영사관 앞에서 데모를 벌였다. ○“피격땐 1백배로 보복” ○…이스라엘 정부는 이라크가 공격해 올 경우에도 이에 보복하지 말라는 미국의 어떠한 요청도 거부할 것이라고 이스라엘의 한 고위관리가 13일 말했다.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 보건장관은 이날 각료회의를 마친후 『만일 이스라엘이 공격을 받는다면 설령 미국이 보복을 하지 말라고 요청해 오더라도 1백배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세 카트 운수장관도 『이스라엘은 이라크에 대해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그동안 자제력을 보여왔으나 우리가 공격을 받는다면 이는 미국이 이라크의 군사행동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페만에 기뢰부설 ○…이란의 유조선들이 지난 4일간 페르시아만에 거의 2백개에 달하는 기뢰를 부설했다고 이란의 IRNA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페르시아만의 항구도시 부셰르발 기사에서 군사전문가들을 인용,이번에 부설된 기뢰들은 해상에 떠다니는 종류의 고성능 기뢰로 선박과 해상의 유전설비를 폭파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키프로스에서 수신된 이 보도는 그러나 기뢰들이 페르시아만의 어느 해역에 살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페르시아만에서는 지난 3주간 최소한 10개의 기뢰들이 북부와 중부 해역에서 발견됐다. 사우디의 석유업계 소식통들은 이들 기뢰중 한개가 연안의 산유시설에 부딪쳐 폭발했으나 피해는 작았다고 전했다.
  • 노총,“정치활동” 선언/박 노총위장

    ◎“지자제 선거에 1백50명 출마” 노동조합법에 의해 노조의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이 다가오는 지자제 선거에 후보를 내고 선거활동도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되고 있다. 한국노총(위원장 박종근)은 10일 하오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월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에 기초단체 1백여명과 광역단체에 50여명의 후보를 내며 앞으로 각종 선거에서 노총의 자주적 정치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위원장은 이날 『노총의 정치활동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제81차 회원조합 대표자회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노동자를 위한 후보의 지지와 함께 민주주의와 노동자의 이익을 해친 자를 적극 반대하는 활동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박위원장은 『이를 위해 지난 7일 노동조합법 제12조 노조정치활동 금지조항의 위헌여부 판정을 위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낸데 이어 이달안에 열릴 임시국회에 이 조항의 개정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총의 이번 지방의회 선거후보자 추천은 전국 단위노조와 산별노련에서 당선 가능인물을 선정하면 노총이 이를 승인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총은 이를 위해 중앙에 15개 지역본부장으로 구성된 공명선거 감시위원회와 20개 회원조합별 감시위원회,그리고 전국 36개 지역에 지역지부별 감시위원회를 발족시켜 선거를 감시하며 각 산하 노조원을 통해 1인1건의 부정선거 사례를 수집·공표할 예정이다.
  • 허술한 민생치안에 “질타반 격려반”(국감초점)

    ◎총기남용·정보누설 등에 시정 촉구/「쥐꼬리 수사비」·격무에 동정론 1일 국회행정위의 서울시경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전년 대비 범죄발생률 9.1% 감소,검거율 0.3% 증가」라는 시경측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치안」은 「통계치안」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진정 피부로 감지할 수 있는 민생치안 확보대책과 실행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특히 범죄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우려나 불안의 수준을 넘어 분노의 단계에까지 이른 것은 근본적으로 공권력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예방」보다 「실적」에 치중하고 있는 경찰의 「현주소」를 질타했다. 의원들은 또한 내년도 민생치안 예산은 금년의 9백57억원에 비해 69.3%나 줄어든 2백94억원에 머문 반면 시국치안과 관련된 경비활동 예산은 88년 이래 매년 70% 이상씩 증가된 「비정상적인」 예산편성내역을 지적하면서 범죄소탕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범죄 강력대응방침 이후 외근경찰에게총기가 지급된 뒤 급증하고 있는 총기사용의 문제점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사고예방 및 안전대책을 따지기도 했다. 이날 첫 질의에 나선 이종찬 의원(민자)은 경찰관들의 노고에 대해 시종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하면서 『사건당 수사활동비가 1만2천4백10원으로 인상된 것을 현실화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겸손』이라며 수사활동비를 문자 그대로 현실화할 것을 역설했다. 이어 서청원 의원(민자)은 『서울시의 체감치안이 빙점 이하로 떨어진 것은 경찰관 1인당 국민수가 선진국의 3배에 이르는 1천2백82명,주당 근무시간이 96시간에 이르는 등 경찰관의 열약한 근무조건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경찰관중 74.3%가 「이 직업을 후회한다」고 응답한 최근의 한 통계가 이를 단적으로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김덕규·양성우·김종완 의원(이상 평민) 등 야당 의원들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의 총기사용 규정과는 무관한 음주차량·검문불응에도 총기를 사용하는 등 경찰의 총기사용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7.6배나 증가됐다면서 사격률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경찰관에게는 총기지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답변에 나선 김원환 시경국장은 답변도중 계속된 의원들의 보충질의에 계속 즉답으로 받아넘기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김 국장은 『총기사용 지시가 하달된 지난 10월13일 전후 40일간의 통계를 비교하면 무기지급 이후 강력사건이 10.3% 감소하고 검거율이 6.7% 증가됐다』면서 총기사용이 강력사건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김 국장은 또 내년도 예산중 치안·대공정보비의 대폭 증액과 관련,『이들의 기본활동비가 현행 월 12만원에서 17만원으로 증액된 데다 경찰서 2개 증설에 따른 경비증가 및 금년까지 치안본부의 예산에 편입돼 있던 정보·대공사업비가 내년부터 각 경찰서로 이월되면서 외형상 증액된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 증가율에서는 여타 부분과 대동소이하다』며 정치성 예산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을 부인했다. 김 국장은 이어 『수사활동비가 사건당 1만2천4백10원으로 약 50% 가량 늘어났으나 물가인사요인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2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면서 『형사활동비도 25만원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치안본부에 건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특히 『민생치안에 치안력을 집중 투입키 위해 시위진압에 투입되던 전경대를 일선 경찰서장에 배속시키겠다』고 답변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전국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1천57만명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진 서울시경에 대한 감사에서 이따금 「나팔불며」 단속나가는 경찰의 구습과 비리 등을 지적하기도 했으나 시국치안·인권문제·비리폭로로 일관했던 과거의 자세에서 탈피,이 시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민생치안 확보문제를 경찰과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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