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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일진회와 조폭, 같은 점 다른 점/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진회와 조폭, 같은 점 다른 점/이용원 논설위원

    어제 아침신문에는 일가족 3명의 동반자살에 얽힌 참혹한 사연이 보도됐다.40대 후반인 아버지는 죽음에 앞서 교육부총리 등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남겼다. 그는 아들이 고교 입학후 3년째 동료학생들에게 수없이 폭행당했다면서, 학교에 도움을 청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죽음을 안고 하소연한다.”고 적었다. 그 전날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마산의 한 아버지는 중학교 2학년때 목숨을 끊은 아들의 유서를 3년만에 공개했다.“사람 좀 괴롭히지 말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중학생인 아들이 교내 폭력에 희생됐다며 샌드위치형 피켓을 걸치고 그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인 어머니도 있었다. 이제 학교폭력은 학생 개인을 희생자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가족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며, 심지어는 가정을 파괴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학교폭력과 그에 따른 피해의 실상이다. 지난달 9일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밝힌 일진회의 실상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일진회원의 숫자가 전국적으로 40만명으로 추정된다느니, 지역별 연대조직이 존재한다느니,‘섹스 머신’이라는 성적(性的) 일탈행위를 한다느니 폭로한 내용은 차마 듣지 못할 것들이었다. 그러나 ‘40만명’이라는 숫자 자체는 부풀려졌다 쳐도, 또 학교별 차이는 있을지라도 학교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만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참에 학교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했다. 그런데 한달여가 지난 지금 학교폭력은 사회의 관심에서 슬며시 벗어난 인상이다. 일진회로 상징되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보고 들으면서 가끔 조폭과 비교하게 된다. 일진회와 조폭은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그렇다면 일진회는 단순히 조폭의 축소판인가, 아니면 조폭을 흉내낸 아이들의 놀이에 불과한가. 그 폐해의 심각성으로 말하면 일진회, 즉 학교폭력이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보통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조폭과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다. 출퇴근 길에 조폭에게 돈을 빼앗기거나 매를 맞고, 직장 안에서 동료들의 폭행·폭언에 시달리는 직장인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공간인 학교에서는 이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생활을 같이하는 동료들에게 늘상 매맞고 돈을 빼앗긴다면 어른도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조폭의 폭력에는 또 일정한 목적이 있다. 따라서 요구사항을 들어주거나 적절히 타협하면 폭력은 행사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폭력에는 목적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다. 괴롭히는 것 자체가 가해자에겐 목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피해 학생이 아무리 애써도 타협이 되지 않는다. 피해학생에겐 적절한 방어수단이 없다. 조폭이 폭력을 휘두르면 경찰이 개입한다. 그러나 학교폭력에는 어지간해서 공권력이 간섭하기 힘들다. 대신 학교에서 학생을 보호할 일차적인 책임은 교사가 지고 있다. 그렇지만 교사들은 교실 안팎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를 잘 모르거나, 또는 모른 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보호받기조차 어렵다. 결국 학교폭력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데다 개인적인 방어가 어렵고 공권력에서 일정거리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또 대상이 어린이·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조폭의 폭력보다 치명적이다. 학교폭력은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 그 실상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우리사회가 이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학교폭력은 더욱 고착되고 기승을 부릴 것이다. 지난달 말 중·고생을 대상으로 벌인 한 설문조사에서 91.5%는 경찰의 단속강화에도 불구하고 일진회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이 사회 어른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뚱~한 부부 쿨하게 작업 떠나봐요 이시가키

    뚱~한 부부 쿨하게 작업 떠나봐요 이시가키

    클럽 메드엔 시계가 없다.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완전한 휴가를 보장하기 위한 배려다. 카비라 빌리지는 일본 오키나와 남단 이시가키 섬 북부, 주민이 500명밖에 되지 않는 한적한 곳에 자리잡았다. 또한 우리에겐 낯설지만 일본사람들은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라고 말할 만큼 주위엔 아름다운 곳이 많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산호초 바다는 졸음이 밀려올 만큼 평화롭다. 그 바다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앉아있을 수도 있고, 맑고 투명한 바다와 어우러진 각종 해양 레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몇 시까지 모이라는 가이드의 채근도 없고, 여행객들의 흥을 깨지 않기 위해 싫어도 따라나설 필요가 없는 곳,‘무엇이든 할 자유, 아무것도 안 할 자유’를 느껴보자. ●남국에서의 완전한 자유 이시가키 공항에 도착해 카비라 빌리지로 가는 길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투명한 코발트빛의 바다 위에 점점이 박혀 있는 산호섬, 꾸불꾸불한 해안선을 따라 펼쳐져 있는 아열대 나무들의 녹음은 ‘천국’이란 단어가 절로 입에서 나오게 한다. 버스로 50분 남짓 걸려 빌리지에 도착하면 과일주스를 받쳐든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체크 인 수속을 마치면 휴가는 시작된다. 오렌지 빛 기와를 얹은 빌리지 발코니에 나서면 은빛 백사장과 층층이 다른 색깔을 틔워내는 바다의 풍경을 품어 볼 수 있다. 수영장에는 가족단위 휴양객들의 즐거움이 넘친다. 빌리지 곳곳에서는 윈드서핑, 세일링, 카약, 보트여행, 테니스, 에어로빅, 아쿠아짐, 헬스, 탁구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먼저 도전한 것은 마운틴 바이크. 산악 자전거를 타고 이시가키 섬의 전경을 돌아보는 코스. 가장 인기있는 레포츠다. 카비라만의 능선을 따라 산 정상에 오르면 멋진 바다의 풍광에 흠뻑 빠질 수 있다. 기어가 부착돼 있어 오르막길도 수월하게 오를 수 있으며, 비탈길이나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묘미 또한 색다르다. 별다른 강습없이 아름다운 바다 속의 비경을 즐길 수 있는 스노클링도 베스트 레포츠 중 하나. 하루에 두 번 카비라만의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해서 진행되는데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GO가 안내한다. “난 머째이!”‘황태자의 첫사랑’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고 으스대는 인도네시아인 GO 레이는 윈드서핑을 즐기는 한국인들만 만나면 말한다.‘멋쟁이답게 잘 해보라!’는 뜻이란다. 특히 한국인 GO, 만능 스포츠맨 준으로부터 편안하게 도움받을 수 있다. 특히 이곳에만 서식하는 대형 가오리 만타레이를 비롯해 원색의 열대어들과 아름다운 산호초가 군락을 이루며 서식하는 수중세계는 보지않으면 후회할 만큼 진기하다. 또 양궁장에 가면 “김수녕?”이라고 농담을 거는 GO도 만날 수 있다. 마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양 활 시위를 당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커스 학교도 개설되어 있다. 공중그네 타기와 저글링 등 짜릿한 묘기를 직접 배우며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전세계 친구들과 흥겨운 파티 이 곳의 장점은 빌리지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 밤마다 강당에서 펼쳐지는 쇼는 즐겁고 활기차다.GO와 관광객들이 한데 어울려 웃고 뛰고 춤춘다. 낮은 물론 밤에도 공연하는 GO들의 열정과 젊음이 아름답다. 특히 하루 세 번 뷔페식 식사가 무제한 제공되는 레스토랑은 인상깊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맘껏 맛볼 수 있고 바다가재 요리는 물론 오키나와식 일본 요리 등이 제공된다.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와인이 무제한 제공된다는 점이다. 클럽 메드에서 재배한 포도로 빚은 와인이라며 자랑이 대단하다. 특히 한국인 요리사 김태희씨가 있어 김치, 오이소박이와 불고기, 해물파전 등 정통 한식을 일본에서도 즐길 수 있다. 친구나 가족없이 혼자 떠나도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장점.GO들이 모두 친구가 되어주고, 빌리지 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만나게 되어 친근해진다. 떠나올 때, 셔틀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GO들을 보면서 “꼭 다시 만나자!”는 인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이시가키 구경하기 세계 최초로 흑진주를 양식한 곳이란 말에 걸맞게 다양한 흑진주 장식품을 구경할 수 있고, 이곳 아름다운 바다빛을 담은 도자기 공장을 구경하거나, 인근의 섬 온천을 즐기는 1일 관광도 나설 수 있다. 단 투어별 별도의 비용이 든다. 물빛이 고운 다도해 오키나와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경비행기를 타는 것. 에어돌핀은 나하공항 1층 류큐은행 옆에 있다.15분 코스에 어른 1인당 6000엔선. 글라스 바텀보트(유리바닥보트)로 카비라만을 여행하고 흑진주 농장과 500년 전통의 명주 아오모리로 공장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비용은 4900엔. 다케토미 섬투어는 물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마을을 돌아보는 데 이시가키의 민사(MINSA)공예품점에서 이시가키 전통 직물법도 경험할 수 있다. 비용은 7800엔. 카비라 어부와 함께 떠나는 이쿠미마루 낚시와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비롯해 코하마 섬 골프도 즐겨볼 만하다. 주중 1만 5000엔, 주말 1만 8800엔이다. ■ 미리 알고 가세요 카비라는 오키나와에 남쪽에 위치한 이시가키 섬, 인구 500명의 자그마한 마을이다. 오끼나와에서 남쪽으로 430㎞ 떨어져 있으며, 이시가키 공항에서도 5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할만큼 문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다.기후는 하와이와 같은 위도상에 위치해 연평균 24도,3∼10월까지 해변에서 수영이 가능하다. 시차는 없으며,전압은 100볼트.환율은 4월 현재 100엔이 940정도이며, 일본엔과 미국 달러만을 사용할 수 있다.가는 길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오키나와 간 항공편을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오키나와 나하 공항까지는 2시간 10여분 소요되며, 다시 국내선 항공을 이용해 이시가키 공항까지 가야 한다. 소요시간 55분. 공항에서는 차량을 이용, 빌리지로 들어간다. ●상품정보 클럽메드(www.clubmed.co.kr)에서는 카비라 빌리지를 알리기 위해 5월 한달간 타이완을 거쳐 이시가키 공항까지 직접 갈 수 있는 특별 패키지 상품을 선보인다.4박5일 상품으로 5월18일과 26일 출발상품은 108만 5000원,21일 출발은 138만 5000원이다. 또 타이완에서 1박과 반나절 관광이 포함된 30일 출발 5박6일 상품은 138만 5000원이다.(02)3452-0123. ●팁:유일한 한국인 GO 준에게 연락하면 더욱 자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81-90-8522-3228, u4joon@yahoo.com
  • “교류 끊어라” 전국 분노의 함성

    “교류 끊어라” 전국 분노의 함성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조례로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16일 전국 곳곳에서 반일 시위가 잇따랐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조례안 파기와 일본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정부에 적절한 대응책을 주문했다. ●일본대사관 앞 무기한 촛불시위 통일연대와 전국민중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일반 시민 등 7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극우 국수주의와 군국주의의 부활로, 우리 민족과 세계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일본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17일부터는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광화문빌딩 앞에서 무기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황금주(86)·길원옥(78)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참석했다. 통일연대 한상렬 대표와 민주노동당 이영순 국회의원 등 대표자 6명은 일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대사관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대사관 정문에서 서한을 던져 넣기도 했다. 앞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독도수호대는 이날 오전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마네현의 결정은 두고두고 아시아 각국의 지탄을 받는 올가미가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사무국장은 “독도 주권수호를 위한 공개적·전면적 외교가 시급하다.”면서 “지난 1900년 독도가 대한제국의 고유 영토임을 재확인하는 칙령을 공포한 10월25일을 ‘독도의 날’로 제정하자.”고 주장했다. 일반 시민 3∼4명은 1인시위를 벌였다. 북핵저지시민연대와 활빈단 등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표지를 붙인 종이상자 6개를 대사관쪽으로 던지고 3개를 불태웠다. 이 과정에서 고모(45)씨가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경찰의 제지로 별다른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독도역사찾기운동본부는 인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든 1999년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일본대사관과 대사관저, 일본문화원 등 관련 시설에 8개 중대를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진보·보수 떠나 성토 목소리 시민·사회단체는 진보·보수를 떠나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운영위원장은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책임회피일 뿐”이라면서 “정부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되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 김은식 사무국장은 “대화단절 등 감정 대응보다는 적극적인 대화와 교류로 일본 국민에게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협의회는 성명에서 “조례 제정과 교과서 왜곡 등은 일련의 도발 행위이자 선전포고”라면서 “정부는 미봉책이 아닌, 과거사 진실규명을 포함한 철저한 종합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자유시민연대 등 보수단체도 성명을 내고 “주권 침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재향군인회도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하며 “독도에 국군을 상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광복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냈다. ●경북도·진주시, 교류중단 선언 경북도는 이날 시마네현과 자매결연을 철회하고 단교를 선언했다. 경북도는 성명에서 “1989년 자매결연한 이후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수차례에 걸친 경고에도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은 신뢰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라고 규탄했다. 도의회는 궐기대회를 열어 결의문을 채택하고 일장기를 불태웠다. 도의회는 “군국주의 망령에서 비롯된 침략 근성을 보여준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울릉군청 직원 150여명도 군청 광장에서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일본의 공식 사죄와 조례 파기를 촉구했다. 경남 진주시도 우호교류 협정을 맺은 시마네현 마쓰에시와 교류를 전면 중단키로 하고, 이를 통보했다. 시는 오는 20일 마쓰에시에서 열리는 여자마라톤대회의 공무원 파견과 7∼8월 공무원 교환근무 계획을 취소키로 했다. 이효용 박지윤·진주 이정규·울릉 김상화기자 utility@seoul.co.kr
  • 김덕룡대표 “무정쟁 실천… 경제 살리자”

    김덕룡대표 “무정쟁 실천… 경제 살리자”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2일 국가보안법 등 ‘3대 쟁점법안’에 대해 “민생을 살리기보다는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고 정쟁의 불씨가 될지도 모른다.”며 “일정 기간만이라도 처리를 유보하자.”고 제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쟁을 지양할 것을 거듭 여당에 촉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표의 이날 연설은 당론이란 ‘밭’에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라는 ‘씨앗’을 뿌리는 방식을 취했다. 먼저 김 원내대표는 당 선진화비전에서 지속적으로 발표한 시장경제와 공동체자유주의,‘촘촘한 복지’ 등의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그에 따른 각론으로 ▲정부 규제 혁파 ▲법인세 인하 ▲자립형 사립고·공립고교의 육성 ▲1인 연금제도 ▲자원봉사활동지원법 제정 등을 연설 목록에 올렸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결코 논의를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갈 것”이라면서 “정략적으로 이용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당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주도한 6·3세대로서 한·일협정에 대해서는 “부정한 정치자금이 오고갔다면 그것 또한 밝혀져야 한다.”면서 “개인청구권 부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소신을 더했다. 또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운영의 체험을 실어 해외동포 참정권 부여 등도 주장했다. 여권에 대해서는 간접화법으로 차별성을 시도했다. 신행정수도 이전 후속대책과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문의 취지를 강조함으로써 여권이 합의한 대규모의 부처 이전을 반대한 대목이 전형적이다. 또 이해찬 국무총리가 기업의 과거 분식회계 면책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모처럼 잘한 일”이라고 호응을 곁들인 뒤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출자총액제한제도도 종국적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정치 소신은 주로 ‘상생’과 의회주의 강화에 실렸다. 여야 지도부가 앞다퉈 선언한 ‘무정쟁’을 적극 실천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불신과 과격한 표현만은 삼가자.”는 취지의 국회의원 명예헌장 제정과 ‘새정치협약’ 구체화, 국회예산정책처 기능 확대, 입법조사기구 신설 등을 제안했다. 이어 “당리당략을 떠나 개헌 문제에 연구도 진척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처럼 조성된 ‘민생·화합 강조 모드’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레 언급했지만 논의의 물꼬는 터놓았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클릭이슈] 로플린총장 개혁은 개선? 개악?

    [클릭이슈] 로플린총장 개혁은 개선? 개악?

    국내 최고의 과학영재 교육요람을 자부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노벨상 수상자 출신인 로플린 총장이 던진 개혁 방향을 놓고 새해 벽두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로플린 구상’이란 로플린 총장은 지난해 12월14일 300여명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KAIST 투자전략 제안서’를 발표했다. 핵심은 ▲학사와 석·박사를 합쳐 7000명 수준인 입학정원을 2만명으로 늘리고 ▲연간 600만원의 등록금(현재 학부의 경우 80만원 수준)을 받고 ▲의·법대 예비반과 경영대학원 예비반을 두는 것이다. 로플린은 “탈산업화 현상으로 이공계 기피는 당연한 추세로 시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자신의 구상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 경쟁력을 높이고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등록금을 인상, 재정을 확충해 자립기반을 마련, 창의적 연구가 가능케 하고 대학도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로플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 대다수 교수들은 이에 대해 한국의 현실을 도외시한 ‘미국식 방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당장은 비현실적이지만 20년 후 한국상황을 예상하면 이를 검토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교수도 물론 존재한다. 로플린 총장을 데려오는 데 실무를 맡았고, 최근 보직을 사퇴하면서 그의 구상을 비판한 박오옥 기획처장은 “취임하자마자 사립화를 누누이 강조해 한국실정을 설명하면서 설득을 계속해 왔지만 갑자기 이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최근 KAIST이사회가 “현재 대학원 연구중심 및 정부지원 체제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지만 로플린 총장은 “내 구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맞서 이번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교수들은 기금 등 학교재정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로플린 구상은 실패한다고 말한다. 전자전산학과 A교수는 “미국 사립대는 기여입학이 가능해 학교재정이 풍부하고 이것이 명문대가 되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기여입학이 가능해지면 자식을 명문대에 못 보내 안달인 이들이 줄을 서 수조원을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반문했다. 이 학교 기금은 5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원자력양자공학과 장순흥 교수도 “포항공대가 지방사립 명문대로 계속 유지되는 기반은 많은 기금”이라고 맞장구쳤다. 포항공대는 포스코가 준 7000억여원의 기금에서 나온 이자수입 등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등 기업에서 지원도 받는다. 등록금이 연간 450만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장학금으로 되돌려 받고 있다. 박 기획처장은 “포항공대는 연간 학생 1인당 교육비로 4800만원을 투입하지만 KAIST는 24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학생수가 늘면 지출도 늘어나는데 등록금을 올린다 해도 정부지원 없이는 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결국 우수 학생들이 기피, 보통의 지방 사립대로 전락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80%, 대학원중심대학 희망 KAIST신문사가 실시중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응답한 학생 325명 가운데 79.9%가 대학원 중심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답했고,68.9%는 정부지원을 중심으로 재정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88.3%는 등록금 도입에 대해 반대하거나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학생수를 2만명으로 늘리는 것에 대해서도 ‘학생수준 하락 등으로 좋지 않다.’(37.8%) ‘시설 등 사전 준비없이는 좋지 않다.’(24.6%) ‘이공계기피 등으로 가능성 낮다.’(25.2%)고 반감을 드러냈다. 교수들의 반발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박 처장은 “제일 잘나가는 전자공학과 교수들이 먼저 반발했고 학부모들도 ‘뭐 우리 애가 실력이 없어 여기에 온 줄 아느냐.’고 말하고 있다.”며 학교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모델은 미국의 명문대학 박 처장은 “총장이 말을 자주 바꾸고 구상이 명확하지 않아 특별한 모델도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안팎에서는 미국의 MIT대 등이 로플린 구상의 모델인 것으로 보고 있다. MIT는 사립대로 학생수가 2003∼2004년 기준으로 1만 340명으로 학부와 대학원생이 4대 6 비율의 대학원 중심 대학. 등록금은 연간 2만 9600달러(달러당 1040원 기준 3078만원)이지만 예산에서 등록금 비중은 10.1%이다. 로플린 총장이 교수를 지낸 스탠퍼드대도 사립으로 학생수는 학부 6654명과 대학원 7800명 등 1만 4454명으로 대학원생이 좀더 많다. 등록금은 2만 8563달러로 전체 예산의 14%를 이룬다. 기부금이 많다. 비록 주립대이지만 톱클래스 사립대와 같은 수준인 버클리는 학부 2만 3206명, 대학원 9870명 등 3만 3076명으로 학부중심이라는 측면만 보면 로플린 구상에 들어맞는 학교다. 하지만 등록금이 2만 2912달러로 전체 예산의 16%를 차지한다. 주 지원 예산은 30%를 차지,KAIST와 비슷하다.KAIST는 학부 2978명과 대학원 4328명으로 대학원 중심 대학이다. 연간 기성회비만 내고 있으며 이는 전체 예산의 4.8%에 불과하다. ●기부금 적고, 학생은 수도권에 몰려 한국은 기부문화가 발달돼 있지 않다. 기부금이 학교운영에 큰 도움을 주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대학기부금이 적고 지방 사립대는 기부금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사회는 또 수도권 중심이다.MIT와 스탠퍼드 등 도시마다 명문대가 있는 미국과 또 다른 점이다. 대학진학자들도 서울로 몰리고 있다. 많은 지방 사립대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 지방에선 대부분 국립대들이 주요대로 대접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통합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로플린 총장의 지방 사립대 전환과 관련, 자녀가 KAIST 2학년에 재학중인 김은희(50)씨는 “KAIST 출신들이 국가성장 원동력인 삼성전자 등 한국의 첨단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로플린 총장의 구상대로 학교가 사립화됐다면 질이 떨어졌을 것이고, 내 아들도 서울로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안에 반영될지 주목 포항공대 홍기상 교무처장은 “KAIST의 소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사립화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박 처장은 “로플린 총장이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강박관념 때문에 성급하게 이를 발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 평교수 등 18명으로 구성된 ‘KAIST 비전 임시위원회’가 다음달 학교장기발전 계획을 만든다. 이때 로플린 구상을 반영할지, 아니면 아예 무시할지, 또 로플린 총장이 이 계획서를 받고 자기 구상을 넣을지, 아니면 그대로 3월 중순 열리는 이사회에 제출할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KAIST 어떤 학교인가 KAIST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71년 서울 홍릉동에서 개교했다.1989년 7월 대전으로 이전했다. 한국과학기술원법에 따라 국내 최초로 설립된 연구중심 이공계 특수대학원이다.‘산업화를 뒷받침할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정체성이다. 별도 학교법인을 둬 운영되고 있고, 교육부가 아니라 과학기술부 산하 교육기관으로 전국 과학고에 재학중인 우수 2년 수료생을 데려올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총장은 이 학교 이사회에서 선출된다. 그동안 내국인을 총장으로 뽑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199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플린 스탠퍼드대 교수를 선발, 지난해 7월 취임했다. 로플린 총장은 1억 2000여만원을 받는 내국인 총장보다 훨씬 많은 6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다. 영어능통한 비서가 별도로 채용돼 교내 공관에 함께 머물면서 24시간 보좌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벽을 깬 마이너리티] ‘소년 다윗’ 강의석군

    [벽을 깬 마이너리티] ‘소년 다윗’ 강의석군

    한국 사회에서 편견이란 아직도 소수의 고집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묵시적 합의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편견을 넘어서기는 그래서 어렵고, 그 벽을 넘어서는 사람들은 그래서 아름답다. 서울신문은 2004년 한해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미래로 가는 길을 완고하게 가로막고 있는 편견의 벽에 도전한 소수파를 다시 한번 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했다. 그러나 46일에 걸친 한 고교생의 단식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학교내 종교자유’의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주인공은 대광고 3학년 강의석(18)군이다. 강군은 지난 6월16일 1인시위를 시작한 지 꼭 6개월 만인 16일 서울대 법대 수시모집에 최종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날 기자와 만난 강군은 “앞으로 더 공부하고 분발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든다.”고 말했다. 강군이 다니는 학교는 기독교를 건학이념으로 한다. 강군은 누구보다 양심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학원에서 특정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를 박탈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강군이 소리높이 외친 ‘예배선택권’은 ‘기독교 예배에 참석하지 않을 권리’에 다름 아니다. 종교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가르친다는 당초의 취지를 넘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고 거짓된 신앙을 요구하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사회적 관행과 맞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군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이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학교라는, 기독교계라는 구조적인 벽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것을 벽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한 허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군이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칫 순수한 의도가 흐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있었다. 서울대 수시모집에 원서를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합격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가자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종교의 자유’를 외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의혹의 시선을 거두는 것도 강군의 몫일 것이다. 강군은 “대학에 가기 위해 단식을 한 것이 아니라 대학을 포기한 채 종교의 자유를 외친 것”이라면서 “진학한 뒤에도 일단 이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은 과거의 내가 그랬듯 자신의 권리조차 잘 모른다.”면서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 수 있도록 도우려면 내가 먼저 공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글 이효용 사진 이호정기자 utility@seoul.co.kr
  • 2년간 보안사 강제근무 재일교포 김병진씨 1인시위

    2년간 보안사 강제근무 재일교포 김병진씨 1인시위

    “과거 청산 없이는 화해도 미래도 없습니다. 아픔과 한을 덮어둔 채 어떻게 화해가 가능하겠습니까.”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재일교포 김병진(49)씨가 ‘나는 간첩이 아니다.’라고 쓴 항의문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모국 유학 시절 간첩으로 몰려 보안사에서 고문 당하고 강제로 근무까지 해야 했던 그는 사건 21년 만에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신청을 하기 위해 지난 9일 입국했다. 김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연세대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1983년 7월. 보안사 직원 4명이 “후배가 데모하다 잡혔는데 신원확인만 해달라.”며 다짜고짜 차에 태웠다. 끌려간 곳은 보안사 서빙고 분실. 잠 안재우기, 전기고문, 물고문 등 3개월 동안 갖은 고문과 협박을 당한 끝에 김씨는 ‘간첩’이 됐다. “한국에 자장면이라는 것이 싸고 맛있더라.”고 말한 것이 ‘서울의 물가·시세를 탐지·수집·보고한 간첩 행위’로 둔갑하는 식이었다. 여권까지 빼앗긴 그는 공소 보류를 조건으로 보안사에서 2년 동안 대공 정보분석 업무를 담당하는 군무원으로 일해야 했다. 고문을 받던 바로 그 곳에서 근무하던 시절은 끔찍했다.“몽둥이로 온몸을 폭행했던 계장을 다시 만났을 때는 아찔하면서 나도 모르게 권총을 찾았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학원에 복학해 앞으로도 보안사 활동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보안사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일본으로 도피했지만 그곳에서도 추적을 받아 부친의 집에도 머물지 못하고 학원 강사, 목욕탕 청소부 등을 전전하며 어려운 삶을 이어갔다. 김씨는 1988년 아사히신문 논픽션 부문에 자신이 경험한 간첩 조작 사건 등을 바탕으로 한 ‘보안사’가 당선되고,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출간돼 파문을 일으켰다. 김씨는 보안사의 내부사정을 누설,‘군사기밀보호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입국금지 조치됐다. 김씨가 다시 고국을 찾은 것은 2000년. 김씨의 한글강좌를 수강하던 일본인 1800명이 당시 김대중 대통령 앞으로 탄원서를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김씨는 최근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세상이 변하려면 과도기가 필요한 것”이라면서 “국민을 정신적으로 억누르는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15일 서울 종로구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를 찾아 명예회복을 신청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1인시위 명예훼손시 처벌”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1인 시위는 사법처리의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02년 12월20일 주부 전모(47)씨는 배가 아픈 어머니 이모씨를 모시고 서울 역삼동 K의원을 찾았다. 간호사가 링거주사를 놓자 이씨는 갑자기 호흡이 약해지면서 실신했다. 종합병원으로 옮겼으나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장례식을 치른 뒤 전씨 등 가족은 의료과실이라 주장하며 병원측에 1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병원이 거절하자 전씨는 “엄마가 여기서 주사를 맞다 사망했다.”고 소리지르며 병실을 돌아다녔다. 또 상복을 입고 병원 앞에서 1주일 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병원측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전씨를 고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규홍 대법관)는 “의사의 명예를 훼손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것은 집회·시위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면서 전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 형사처벌을 요구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법한 구제절차를 밟지 않고 1인 시위를 강행했다.”면서 “수단이나 방법이 정당하지도 않고, 불가피한 행동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립초교서 입학거부… ‘인권위 진정’ 재만이네 사연

    지체장애 3급인 이재만(7·가명)군은 7일 대전 유성구 집에서 종이로 개구리를 접고 있었다. 재만군은 출생 직후 오른쪽 뇌를 다쳐 왼쪽 팔과 다리가 불편하다. 하지만 종이접기를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하지 않고, 지능도 다른 어린이에 못지않다. 그런 재만군이 최근 2주 동안 먹은 것을 모조리 토해내고 유치원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난 10월7일, 내년도 취학을 앞두고 사립 S초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과 입학상담을 한 직후부터였다. 이 자리에서 재만군은 “장애아는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부모와 함께 직접 들었다. 어머니 정소은(33)씨는 “재만이가 ‘우리 이사가야 해. 이사가도 나 안 받아주면 어떡해.’라며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차별금지 일선 학교에서 통하지 않아…인권위 진정 울분을 참다못한 아버지 이한길(33·연구원)씨는 지난 2일 “장애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지난 2000년 ‘차별금지 조항’을 넣어 개정한 특수교육진흥법은 ‘각급 학교의 장은 특수교육 대상자가 당해 학교에 입학하고자 할 때 장애를 이유로 입학의 지원을 거부하거나 입학전형 합격자의 입학을 거부하는 등의 불이익한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뒤늦게 학교측이 “법을 잘 몰라서 그랬다. 입학을 받아들이겠다.”며 군색하게 해명했지만, 이미 상처를 입을 대로 입은 재만군은 고개를 내젓고 있다. 이씨 부부는 “입학거부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장애아는 무조건 정상인보다 못하다는 편협한 사고방식”이라며 교육인적자원부에 질의서도 보냈다. ●‘장애’ 대놓고 냉대하는 풍토 참기 힘들어 재만군은 3.8㎏의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다. 괴사성 장염으로 열흘 만에 수술을 받았지만 인큐베이터 안에서 회복 도중 산소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뇌 손상을 입고 장애를 앓게 됐다. 이씨 가족은 지난 2001년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이씨가 유학을 간 것. 어머니 정씨는 “재만이가 다니던 미국의 유치원에는 같은 반 10명 가운데 6명이 다운증후군, 언어장애, 정신지체 등 장애아였다.”면서 “장애를 장애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에서 다른 부모들도 스스럼없이 유치원에 자녀를 입학시켰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아이도 이정도인데… 이씨 가족은 지난해 10월 2년 동안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씨 부부는 재만군을 데리고 영어수업이 마련돼 있고, 시설도 좋은 S초등학교를 마음에 두고 입학상담을 받으러 갔던 것. 하지만 이모(50) 교장은 뜻밖에 “장애아는 몸도 불편하고 머리도 정상인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학업에 뒤처진다.”며 입학을 거부했다. 이씨 부부는 물론 당사자인 재만군은 며칠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그냥 내 아이만 다른 학교로 옮기면 그뿐이라고 생각했으나,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내 아이도 이 정도인데, 장애가 더 심한 아이들이 받는 차별은 어떻겠느냐는 생각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에 도움을 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신적 보상 민사소송·1인시위 계획 파문이 확산되자 이 교장은 “입학 거부가 특수교육진흥법상 위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며 유감과 입학 허가의 뜻을 전달했다. 학교재단 관계자도 “오해와 문제가 있었지만 성심껏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 부부는 “인권위 진정 결과 등을 보고 정신적 보상에 대한 민사소송과 1인시위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다른 학교를 알아보고 있으며,S초등학교는 절대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아이를 동정의 시선으로 봐달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행동이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재만이가 장애를 탓하기 보다 오른손은 남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대전 김효섭·서울 이효용기자 newworld@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공직문화를 바꾸자] ⑥내것, 내 책임아니다

    회피·낭비문화는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암적 존재’다. 매년 감사원 감사에서 공무원의 책임회피와 불법행위로 인한 수천억원의 예산낭비가 지적되고 있고, 수백명의 공무원이 징계받고 있지만 공무원의 무사안일한 행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국민 울리는 책임회피 사건담당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예전에 경찰서의 관할 경계지점 한강에 변사체가 떠오르면 신고받고 먼저 나온 경찰관이 시체를 슬그머니 이웃 경찰서 관할구역으로 밀어놓고 사라졌다고 한다. 수사하기 귀찮고 책임지기 싫어서라는 것이다…. 책임회피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데, 결국 이는 국민의 피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공직자들은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춘천에서 교통사고로 4살 된 아들을 잃은 노모(37)씨는 아들이 사망한 지점에 “다른 아이들의 희생이 없도록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며 한달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지자체 및 경찰은 서로 “소관이 아니다.”며 노씨의 주장을 외면해 오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비난이 쏟아지자 한달만에 부랴부랴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감사원에 근무하는 A씨는 “민원의 상당수가 공무원의 책임회피로 인한 것”이라면서 “세금과 관련된 민원의 경우 세무서가 부과해도 되고, 안 해도 될 듯한 사항의 경우 괜한 책임을 지게 될까 우려해 세금을 부과하고, 억울하면 상급기관에 알아보라는 식으로 처리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직원 B씨는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신기술로 인정받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공기가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신기술의 장점을 알면서도 기존공법을 고집한다.”면서 “공무원의 적극적인 업무 추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면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돈 아닌 국민혈세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물품 구입시 생산단가보다 턱없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거나 용도외 목적에 예산을 사용했다가 변상판정을 받은 예산 낭비액은 2505억원에 달했다. 업무를 잘못 처리한 관련 공무원 355명도 징계를 받았다. 예산 낭비액은 지난해 3368억원보다 690억원가량이 줄어든 것이지만 2000년 1986억원과 2001년 2231억원보다는 증가한 것으로 매년 예산낭비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징계 인원은 2000년 423명,2001년 433명, 지난해 654명으로 이는 고질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이 공무수행차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얻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한해 56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항공료 370억원의 15.1%에 달하는 금액이 공무원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감사원이 최근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 518개 기관에 대한 연가(휴가)보상비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 중 387개 기관에서 공무 외적인 국외여행을 휴가에 포함시키지 않아 연가보상비를 최고 90만원까지 지급하는 등 5651만원을 낭비했다. 연말만 되면 그해 예산을 모두 쓰기 위해 공사를 벌이는 자치단체의 ‘고질병’도 여전하다. 서울의 경우 상당수 자치구가 해마다 연말이면 곳곳에서 인도 포장을 다시 하는가 하면, 불과 2∼3개월 전에 새로 닦은 길을 다시 파내고 상수도관을 매설하거나 전선 지중화공사를 벌이곤 한다. 서울 모 구청 공무원 C씨는 “배정된 예산을 모두 쓰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술술 새는 연구용역비 정책입안이나 창출은 “연구용역을 발주해 외부기관의 힘을 빌리면 된다.”는 사고방식도 공직사회에 팽배해 있다. 국민세금을 효율적으로 잘 쓰는데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예산을 많이 따내느냐에 더 골몰한다. 경제부처의 D사무관은 “일단 따낸 예산은 소진해야 하니 먼저 쓰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용역발주 사례도 적잖다.”고 한다. 해마다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지만 쉬 고쳐지지 않을 정도로 고질화됐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런 사례가 부지기수로 지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대부분의 정부기관에서 ▲같거나 거의 유사한 연구주제가 수년째 발주되거나 ▲기관별로 비슷한 주제의 연구용역을 중복 발주하는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용역을 발주하는 것으로 ‘내 업무는 끝’이란 인식도 문제다.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어떻게든 용역결과를 정책에 녹여내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국감에서 지적된 문화재청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까지 국립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등에 수백억원의 발굴경비를 지급하고도 102건(108억원)에 대해서는 수년이 지나도록 발굴 조사보고서조차 제출받지 않았다. 이중 42건은 5년이 넘도록,8건은 10년이 넘도록 보고서 제출실적이 없었다. 국민세금을 그저 ‘예산에서 당연히 타 쓰면 되는 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천청사의 한 사무관은 “공무원이 직무상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연구과제인데도 습관처럼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는 사례가 적잖다.”면서 “한 건당 최소 2000만∼3000만원 이상의 용역비가 들어가는데 연구과제의 난이도나 활용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호 조현석 강혜승기자 unopark@seoul.co.kr
  • 집시법은 고무줄?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 일행에 계란을 투척한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일부 변형된 1인시위를 엄중단속한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1인시위의 현장 대응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는 공문을 1일 전국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 공문은 여러 사람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시위를 벌이는 ‘인간 띠 잇기’는 단체와 목적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신고가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또 다수가 교대로 특정장소에서 시위를 하는 ‘릴레이 시위’도 시위내용과 시위용품이 같고, 시위자와 대기자 사이의 거리를 따져 1인시위로 간주할 수 없다면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다른 단체의 회원이 일정한 장소에서 각자 1인시위를 진행하는 ‘혼합형 1인시위’도 유사한 목적일 때는 집회로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호 안전을 위해 필요하면 1인시위자의 양해를 얻어 검문검색과 장소이동 등의 조치를 취하고,1인시위자가 현행법을 위반하면 해산 또는 연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 시민단체 회원은 지난달 26일 파월 미 국무장관의 방한 당시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다 파월 장관의 차량에 계란을 던져 입건됐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집시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실상 1인시위를 막자는 것”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1인시위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조용한 방법으로 이행할 수 있는 국민권의 하나”라면서 “국민권 수호와 인권보호에 나서야 할 경찰이 1인시위마저 통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미얀마 민주화 ‘뒷걸음’

    군부독재 국가 미얀마에서 개혁 성향의 온건파 킨 윤(64) 총리가 19일 숙청되고 그 자리에 보수성향 강경파 서 윈(56) 중장이 임명됐다. 정권 1인자 탄 셰의 측근으로 알려진 서 윈 중장의 입각은 미얀마 민주화 세력의 구심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군부정권 사이에 진행돼 온 정치개혁 협상의 퇴보이자, 군부 내 온건파의 패배로 풀이된다. 미얀마 정부는 킨 윤 전 총리가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주요 외신들은 그가 해임됐으며 부패 혐의로 가택연금됐다고 보도했다. 서 윈 신임 총리는 미얀마 최고 권력기관인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 제1서기로 SPDC 1인자 탄 셰의 신임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수치 여사와 그 지지자들에 대한 테러의 배후 인물로도 알려져 있는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이다. 그는 북서지구 군사령관(소장)이던 1997년 SPDC 위원으로 발탁됐으며 2001년 중장으로 진급하며 공군사령관에 임명됐다. 숙청된 킨 윤 전 총리는 군부 내의 대표적 온건파로 지난해 8월 총리직에 올랐으며 이후 유엔 중재로 군사정부와 수치 여사 사이에 만들어진 7단계의 ‘민주주의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얀마는 1962년 ‘버마(미얀마의 다른 명칭)식 사회주의’를 내세우며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네 윈 장군의 독재정권이 들어선 뒤 외부 세계와 관계를 끊고 국제적 고립 노선을 걸어왔다.88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90년 군부정권은 총선을 허용했으나,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에 완패하자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강압 통치를 해왔다. 수치 여사는 현재 19개월째 가택연금 상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시민의 쉼터? 시위 방지용! 공원의 두얼굴

    시민의 쉼터? 시위 방지용! 공원의 두얼굴

    서울 광화문네거리의 교보소공원은 지난달 이름 그대로 다시 작은 공원이 됐다. 청와대 입구인 종로구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 쉼터도 마찬가지로 공원이 됐다.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녹지가 늘어나 반길 일이지만 시위와 집회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속내를 알면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교보소공원은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와 효순이·미선이 추모집회, 탄핵반대 시위 등 하루에도 크고 작은 시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교보소공원을 관리하는 교보생명은 집회가 열릴 때마다 좌불안석이었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거나 경찰과 대치 상황이 발생하는 집회로 화단을 망가뜨리기 일쑤였다. 결국 교보생명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잔디와 정원수를 새로 심었다. 잔디 700㎡를 깔고 소나무 32그루와 철쭉 2000그루, 소향목 200그루를 심는데 3000만원이 들었다. 교보측은 그동안에도 4차례에 걸쳐 밟혀 죽은 잔디와 회양목, 철쭉을 새로 심었다. 지난해 겨울에도 2000만원을 들였지만 지난 3월 대통령 탄핵정국때 대규모 집회가 연일 광화문에서 열리면서 소공원의 모습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위대와 경찰 모두 화단을 망치는 가해자”라면서 “화단에서 ‘싸움’이 한번 벌어지면 회양목 200∼300그루 정도는 우습게 부러진다.”고 말했다. 또한 교보빌딩에 입주한 80여개 회사와 호주, 네덜란드, 스리랑카 등 8개국 대사관도 소음과 통행 불편 등으로 불평불만이 만만치 않다고 귀띔했다. 종로구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 쉼터도 잇따른 노숙시위를 줄여보려 만들었다. 청와대 앞에서는 1인 시위만 가능한 만큼 이곳은 천막노숙 등 장기간 농성시위를 할 수 있는 실질적으로 가장 가까운 장소다. 시위가 계속되자 주민들의 반발도 거셌다. 지난해에는 주민들이 “시위나 집회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붙여놓기도 했다. 관할 파출소의 한 직원은 “쉼터로 바뀌면서 민원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일주일에 2∼3건은 들어온다.”고 말했다. 결국 종로구청은 지난해 11월말 소나무 등 나무 40주와 의자 등을 갖춘 녹지공간으로 바꿨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청운동 새마을 금고 앞에 녹지를 만든 것은 주민들의 민원이 주요한 이유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이곳을 녹지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청와대 경호실의 반대도 적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구청 관계자는 “이곳에서 시위를 할 수 없게 되면 모두들 청와대 앞으로 몰려올 것을 경호실은 우려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주민을 상대하는 구청은 아무래도 주민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찰서 탐방]서울 서초署

    [경찰서 탐방]서울 서초署

    서울 서초경찰서는 1985년 11월 6개 과,17개 계,14개 파출소로 문을 열었다.현재 서초구 18개동 가운데 14개동을 관할하고 있다.관내에 기획예산처,대검찰청,대법원,국가정보원 등 국가 주요시설이 몰려 있어 민원성 집회·시위가 하루 평균 3건에 이른다.현대자동차 등 기업체가 많아 노사갈등 집회도 만만찮다. 남부터미널과 고속도로,순환도로,지하철 2·3·7호선이 통과하는 서울 남부의 관문으로 기동성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 서초 2·4동과 잠원동,양재동 일대에 유흥업소가 밀집,청소년 유해사범도 잦다.관내 주거형태 가운데 아파트가 63.4%를 차지하는 등 고급빌라와 공동주택이 많아 강·절도 범죄의 우려가 크다.또 국회의원 23명,전·현직 장·차관급 이상 인사가 33명이나 거주하고 있어 경비 수요도 많다.관할면적은 40.35㎢이고 인구는 29만 3485명으로 서울의 2.9%를 차지한다.8개 과,4개 지구대,8개 치안센터,1개 호송출장소,1개 경찰초소를 운영하고 있다.경찰관 610명,전·의경 152명 등 762명이 근무하고 있으며,경찰관 1인당 481명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고구려사 지키기 활기띤 시민단체

    고구려사 지키기 활기띤 시민단체

    시민·사회단체의 고구려사 지키기 활동이 불길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지난 7월 이후 고구려역사지키기범민족시민연대와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국학운동시민연합,고구려벨트,활빈단 등 시민단체들은 규탄집회와 문화행사,서명운동,사이버 시위 등을 통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시민단체들은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을 포기할 때까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고구려사 지키기 운동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운동 확산… 中대사관 앞 항의 삭발도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부각된 것은 지난 7월19일.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대표 이상민,historyworld.org)와 국학운동시민연합(대표 이근철) 대표들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삭발을 한 뒤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11∼19일에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항의,전국 각지에서 시민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달리기 행사가 열렸다.국학운동시민연합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시민들은 지난달 11일 경남 마산과 전남 순천에서 각각 출발,대전을 거쳐 서울 광화문에 도착했다.참가자들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 T셔츠와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三足烏·세발 까마귀),‘깨어나라 고구려의 영혼이여’라는 깃발을 들고 전국을 달렸다.광화문 행사에서는 시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구려 무용공연과 국민화합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흥사단과 독립유공자유족회,민족문화연구원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구려역사지키기범민족시민연대(대표 박원철)도 지난 8월27일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규탄 집회를 개최하는 등 각종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특히 고구려 연구재단을 통해 각종 학술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고구려벨트(대표 정민수)는 토요일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고구려지키기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지난 2일로 두달째에 접어드는 이 행사에서는 그동안 시민 25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연말까지 서명받은 뒤 규탄성명서와 함께 중국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다.고구려벨트는 남인사마당에 고구려사를 자국사에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을 규탄하는 대형 구조물도 세웠다. ●‘삼족오’ 상품화·CD무료배포 고구려 문화를 찾아내 되살리자는 운동도 활발하다.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등은 고구려 전통무예와 제천의식 재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고구려의 역사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구려벨트는 고구려의 상징물인 ‘삼족오’를 문화상품화해 시민들에게 보급키로 했다.이 단체는 연말까지 휴대전화 줄과 목걸이,귀고리,양말 등 각종 소품에 고구려 상징물을 새겨 보급할 계획이다. 국학운동시민연합도 고구려 얼찾기 유적지 답사를 한 데 이어 고구려 유물·유적과 문화를 소개하는 책자와 CD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흥사단은 광복절인 지난 8월15일 서울 광진구 아차산공원에서 어린이들의 역사의식 고취를 위해 ‘고구려지키기 어린이 다짐대회’를 열었다.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74년 교수와 의사,법조인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영락회도 고구려사 바로알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의 역사전공 교수 40여명은 지난달 ‘역사문화연구센터’를 만들어 고구려 등 고대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뒤 학술대회를 통해 역사 바로 알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과 전교조는 고구려사 바로알기 특별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교총은 역사왜곡 시정을 위한 교사모임 구성 및 지원,한·중·일 교원단체간 역사교육 관련 학술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네티즌 사이버홍보 강화 인터넷에서도 고구려 지킴이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830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하는 ‘고구려 지킴이’(cafe.daum.net/Goguryeoguard)는 인터넷을 통해 각종 고구려 지키기 활동을 홍보하는 등 사이버 상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지난 2일에는 네티즌들이 개천절을 앞두고 서울 인사동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이들은 ‘청년단군이 봉행하는 제천행사’를 통해 고구려 동맹의식을 재연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단장은 지난달 1일 충북 충주시 가금면 용전리 ‘중원고구려비’ 앞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홍 단장은 오는 18일부터 고속철도(KTX)를 타고 고구려사 지키기 전국순회에 나서는 한편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중국 베이징 천안문과 만리장성에서 고구려사 수호 시위를 벌여 국제여론을 환기시킬 예정이다. 이근철 국학운동시민연합 대표는 “중국의 역사왜곡은 신중화주의와 패권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중국이 주변 나라들과의 평화·우호관계를 깨뜨리는 위험한 행위”라면서 “국민의 힘을 결집해 중국의 역사왜곡을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민수 고구려벨트 대표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항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국민들에게 친숙하지 않는 1700년 전 고구려의 문화를 널리 보급해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역사왜곡을 포기할 때까지 규탄집회와 서명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친일인명사전 준비 조문기 민족문제硏 이사장

    친일인명사전 준비 조문기 민족문제硏 이사장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입구.아주 특별한 전시를 알리는 조촐한 개막식이 열리고 있었다.사회를 맡은 문학평론가 임헌영 교수는 내빈들에게 “전시 장소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다들 기피하는 바람에 어려움이 많았다.이같은 현실이 정말 절망스럽다.”면서 “이번 ‘식민지 조선과 전쟁미술전’은 일제 때 독립투사들이 갇혔던 형무소를 연상하며 그림을 감상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시된 1000여점은 명백한 ‘친일그림’만을 골랐으며 형무소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조명 역시 일부러 어둡게 했다고 덧붙였다.잠시 후 100여명의 관람객들이 전시장(형무소 복도) 안으로 들어갔다.한 안내자는 “총동원 체제기(1937∼45년)를 중심으로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미화·찬양한 친일미술가들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일본인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이완용의 서예작품,박득순의 전쟁화 등이 눈에 띄었다.또 친일행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김기창·김경승·심형구·김은호 화백 등 미술계 거장들의 작품도 내걸려 있었다. 이밖에 성전화첩,한일합병 기념화첩,각종 친일잡지 등도 전시돼 있었다.특히 ‘해남도 특별전’에는 중국 하이난(海南)도에서 학살된 조선인들의 관련 사진을 처음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이런 그림들 바로 옆에서 당시 온갖 고초를 겪었던,독립투사들의 혼이 담겨진 3∼5평 크기의 감방들이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오는 1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오랜 세월 동안 국내외를 오가며 하나둘씩 힘들게 모아온 결과물이었다.이 연구소의 조문기(78) 이사장을 만났다.그는 1945년 ‘부민관 폭탄투하’의 주역으로 요즘 ‘친일인명사전’ 발간준비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아주 어려운 작업이었어.독립운동을 한다는 정신으로 그림을 모았지.우리 사회에는 친일파 후손들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어.그런데 광복은 무슨 광복이야.친일청산? 아직도 멀었어.지금이라도 다들 뉘우쳐야 돼.이번 전시도 그런 기회를 주려고 했어.” 그는 담배(라일락)를 연방 입에 물며 억양을 점점 높였다.그는 올해에도 3·1절과 8·15행사에 초청을 받았으나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우리나라가 아직 진정한 광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독립투사 30여명과 청와대로 오찬을 초청받았으나 거절했다.오히려 그 시각에 서울 시청앞에서 ‘박정희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그는 친일청산 특별법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국회에 친일 후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또 그 후손들은 막강한 권력의 후계세력을 길러내 우리 사회의 상층부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부연했다.즉 ‘신(新)친일파’들의 득세 때문에 독립운동을 더욱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2의 신기남 의원 같은 경우가 얼마든지 더 생겨날 수 있어.내가 아는 것만 해도 (국회내에)몇 명은 돼.그들이 당이나 국회 상층부를 장악하려 할 때 틀림없이 친일행적이 나오게 돼 있어.김희선 의원? 복잡하긴 한데 김학규 장군과 전혀 관계없는 것은 아니지.일부 언론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경향도 있더군.”그는 아울러 만약 친일 집안의 후손이라면 적어도 우리나라 정계에서 출세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과 관련,“(친일청산 특별법을 두고)박 대통령이 아니라 오히려 딸이 벽이 되고 있다.”면서 “(박근혜 의원은)민족의 양심으로 돌아와 아버지 대신 사과하고 뉘우치고 민족을 위해 한몸 바쳐 일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쏘았다.그는 노 대통령과는 대선후보 때 서대문형무소 자리에서 만났다.그는 이때 노 후보에게 친일인명 사전 발간사업을 도와달라며 ‘친일문학론’을 선물했다.노 후보는 ‘책값으로 돈은 드리지 못하지만 (당선되면 사업을)팍팍 밀겠다.’는 약속을 했다.하지만 여전히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단다. “인명사전? 한창 편람작업 중이지.앞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수록 범위 등을 확정한 뒤 내년 1월부터 발간할 예정이지.” 그에게 어떻게 해서 19살 나이에 독립운동에 참여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그는 “사실은 16살 때부터 시작했지.”하며 잠시 당시를 회고했다.그는 1926년 경기도 화성군 매송면 야몽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외조부 밑에서 자랐다.이 때문에 외조부의 항일사상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1942년 16살 때 혼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강관주식회사라는 군수품공장에 취직했다.여기에는 한국인 노동자 3000여명이 일하고 있었다.그는 어느날 일본인의 만행을 견디다 못해 대규모 파업을 주동하기에 이르렀다.이 일로 인해 그는 동지 류만수와 함께 지명수배됐다.도피생활 중 독립투사를 만나 문서전달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면서 독립운동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45년 1월 류만수와 함께 귀국했다.이어 그해 5월 ‘대한애국청년단’을 결성하는 등 본격적인 독립운동을 계획했다.그러던 중 7월24일 친일파의 거두로 한국인 학살에 앞장서온 박춘금에 의해 결성된 ‘대의당’이 부민관(지금의 서울시 의회)에서 또 다른 민족학살 모의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그는 지체할 것 없이 류만수 등과 함께 부민관에 침입해 두발의 폭탄을 던져 학살음모를 사전에 차단했다. 그는 “일제의 만행을 일일이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라며 비 내리는 서대문형무소 쪽으로 눈길을 옮겼다.그는 수원에서 10여평짜리 서민아파트에 살고 있다.‘독립운동가는 빈곤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메트로 탐방]서대문경찰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서울 서대문구 일원과 경기도 고양군 일부를 관할지역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164번지 현 청사는 1982년 옛 청사를 허물고 지었다.관할지역은 서대문구 14개 동과 종로구 4개 동이다.23.17㎢의 면적에 25만 3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한다.경찰관 584명과 전·의경 185명이 치안을 담당한다.경찰관 1인당 주민 433명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신촌은 하루 유동인구가 50만명에 이르는 교통 요충지이다.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홍익대 등 대학가 밀집지역으로 학원 집회가 많다.또 프랑스대사관과 스위스대사관 등 7곳의 외국 공관이 있다.연희동에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해 기습시위가 적지않다.독립공원을 중심으로 시국 집회가 많으며,전체적으로는 강력 범죄보다 절도 등 서민형 범죄가 주로 발생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장쩌민 전격퇴진] 장쩌민은

    [장쩌민 전격퇴진] 장쩌민은

    19일 중국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사임한 장쩌민(江澤民)은 1989년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직에 오른 뒤 15년 간 중국의 1인자 자리를 지켜온 인물이다. 1926년 장쑤성(江蘇省) 양저우(揚州)에서 태어난 그는 스무살이던 46년 공산당에 가입했으며 이듬해에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 전기과를 졸업했다. 55년 옛 소련의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나 1년 동안 자동차기술을 공부한 뒤 돌아와 자동차공장 공장장,연구소 부소장 등을 거치며 기술관료로 성장했다. 그가 출세 가도를 달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85년 7월에 상하이(上海) 시장이 된 것이었다.그는 상하이시를 중국 최고의 경제ㆍ금융 중심지로 발전시키며 시(市) 당서기로 승진했고 다시 그 공로를 인정받아 87년 공산당 정치국원에 당선됐다. 춘제(春節) 때마다 상하이에 들르던 당시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에게 얼굴 알리기를 게을리하지 않던 그는 89년 6월 정치국 상무위원에 당선됐다.곧 이어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진압에 미온적이었다는 이유로 자오쯔양(趙紫陽) 당시 당총서기가 실각하면서 당 총서기에 임명됐다.당의 원로들은 그가 상하이에서 일어난 학생 시위를 조기 진압한 사실과 공산당 간부의 자제들 모임인 태자당(太子黨) 출신이라는 점에서 개혁 성향이 강한 자오쯔양을 대신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그는 그해 11월 덩샤오핑이 맡고 있던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물려받았고 이듬해 4월에 국가군사위 주석직,93년 3월에는 국가주석까지 맡으며 당(黨)ㆍ정(政)ㆍ군(軍)의 모든 권력을 손에 쥐었다. 장쩌민은 2002년 11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 부주석에게 당 총서기 자리를 물려준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3월 국가주석직을 이양했으며 이번에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넘겼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 논란 두달 넘게 평행선… 접점 ‘불투명’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선임 논란 두달 넘게 평행선… 접점 ‘불투명’

    지난 7월 공식출범한 서울복지재단이 대표이사 선임문제를 둘러싼 사회복지계의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복지재단은 시의 복지정책을 연구·지원하고 민간사회복지시설을 평가·지원하기 위해 5억원을 출연해 만든 비영리 법인이다. ●이사회 추천 2인중 이 시장이 선임 하지만 박미석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부 교수가 재단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에 대해 사회복지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지난 7일 서울역과 시청앞 서울광장 등에서 열린 집회에는 2000여명이 참석,박 대표이사의 비전문성과 정치적 임명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박 교수는 시가 5월 실시한 대표이사 공개모집을 통해 지원한 7명 가운데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이해돈 시 사회과장은 “‘대표이사 선임심사 이사회’를 통해 추천받은 2인 중 박 교수를 이명박 시장이 선임했다.”며 “숙대에 재직하는 동안 학부장,연구소장 등의 보직을 맡아 행정력을 갖췄고,여성·청소년·가족경영 등 사회복지 분야의 연구실적이 이사회에서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시 “행정능력·연구실적 인정” 하지만 사회복지계는 지난 6월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등 유관 11개 단체가 모여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결성,이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지난 7월1일부터는 시청 앞에서 1인시위,릴레이 단식시위 등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공대위 신용규(상도종합사회복지관장)선전국장은 “가정학을 전공한 박 교수가 사회복지 전문가라는 서울시 설명은 터무니없다.”며 “이 시장의 시장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박 교수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낙하산 인사”라며 의혹을 제기했다.정무성(숭실대 교수)공대위 대변인은 “이사회를 통해 선임에 필요한 절차를 거쳤지만 실질적으로 사회복지계의 의견수렴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갈등은 재단의 주도권을 타 전공자가 쥐게 된 것에 대한 사회복지계의 우려가 조직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단체 “시장직 인수위원 출신…낙하산인사” 정 교수는 “사회복지관 등 복지시설을 평가하고 지원하는 재단의 대표이사가 이에 대한 연구실적이나 이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이사회 9명 중 사회복지계 인사가 3명에 불과해 사회복지계의 주장은 소수의견에 그치고 말 것”이라며 우려했다. 반면 이 과장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경영학 전공자만 맡는 게 아니다.”며 “학제간 연구가 필요한 요즘 사회복지계의 주장은 너무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이 시장 인수위원 경력에 대해서도 “미국 등에서 활성화된 엽관제적 인사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해 양측의 입장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양측은 앞으로 박 대표이사의 거취문제와 재단 이사진의 사회복지계 참여폭 확대 등을 놓고 대화를 통해 풀어간다는 원칙에 동의한 상태지만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특별전(EBS 오전 6시30분) 키 80㎝에 날개를 폈을 때의 폭이 160㎝나 되는 수리부엉이는 같은 종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큰 동물로,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동물학자들이 6년 동안의 관찰을 통해 파악한 후 1년에 걸쳐 기록해 낸 밤하늘의 제왕 수리부엉이의 독특한 생태를 살펴본다. ●도전!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30분)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공존하는 신비의 나라 인도.‘아줌마가 간다’ 두번째 이야기는 바로 인도편.세명의 아줌마 전사 이복희,안선희,이순영에 탤런트 이건주까지 가세해 최고의 팀웍을 자랑하는 그들이 신들의 나라 인도에서 겪는 훈훈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결정!맛대맛(SBS 오전 10시50분) 매콤한 양념 맛에 오돌오돌 씹히는 오징어와 쫄깃한 삼겹살의 환상적인 궁합이 맞는 오삼불고기.얼큰한 국물맛과 씹을수록 맛이 더한 곱창과 상큼한 뒷맛이 일품인 낙지의 조화 낙곱전골.바다와 육지의 두 가지 재료가 맛을 더하는 오삼불고기 대 낙곱전골의 맛대결을 지켜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빈곤 탈출과 환경 보존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본다.과학자들은 인류가 자연 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면서 많은 생물들이 빠른 속도로 멸종되고 있다고 말한다.현재도 하루에 약 137종의 생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고속철의 천성산 관통 반대 투쟁을 위해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던 자율스님. 스님은 청와대에 고속전철 구간인 천성산 일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식농성을 시작했다.목숨을 건 생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율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MBC스페셜(MBC 오후 10시35분) 아테네 올림픽에서 중국의 신예 왕하오를 꺾고 남자 단식 금메달을 따면서 ‘아테네의 새 별’이 된 유승민 선수.유 선수의 모습과 함께 그에게 힘이 되어준 김택수 코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또한 중국으로 돌아간 왕하오를 만나 결승전 당시의 이야기와 심경을 들어본다. ●불멸의 이순신(KBS1 오후 10시) 이순신은 피해도 있었지만 적선 수 십 척을 격침시킨 승전이었다는 장계를 올린다.궁지에 몰린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는 유정을 매수해 왜교성 전투 패배의 책임을 모두 이순신에게 돌리는 장계를 올린다.조정에서는 이 장계의 처리를 두고 동인과 서인이 입장을 달리하여 파문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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