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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전공노 대결 민노총 가세

    경남도와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가세, 새로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공노와의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민노총은 “전공노 경남본부에 대한 도의 강경조치는 노조탄압”이라며 진보단체 등과 지원투쟁기구를 구성, 다음달 9일 창원에서 규탄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1인 시위와 시민 서명운동 및 주민소환운동 등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이날 공무원법을 위반한 정유근(45) 전공노 경남본부장과 백승렬(39) 사무처장, 박태갑(39) 정책기획국장 등 3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다음달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소속된 진주시와 하동군은 최근 이들의 중징계를 도에 요구했었다. 이에 앞서 김태호 지사는 을지연습 중단을 주장한 전공노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김 지사는 지난 21일 “불법단체인 전공노가 을지훈련 폐지를 주장하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지, 이들이 공무원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은 이 나라의 보루인데 전공노 등은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흔들며 큰소리를 치고 있다.”며 “이같은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는 전공노 경남본부 사무실을 비우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23일까지 자진철수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한편 전공노는 지난달 인사와 관련, 김 지사와 공창석 행정부지사, 권영환 자치행정국장, 안기섭 총무과장 등 4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아득한 휴전… 커지는 ‘반미벨트’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한달째 접어들었다. 지난달 12일 시작된 공격이 10일 꼭 30일째를 맞았지만 사태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거점을 상당 부분 분쇄하는 등 효과는 거뒀다. 그러나 중동 사회의 반이스라엘·반미 감정은 극에 달하면서 아랍 온건파의 입지를 좁혔다. 미국의 중동 ‘민주화’ 구상도 타격을 받고 있다. ●美 “확전 원치 않아”…첫 이스라엘 비판 이스라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합의가 늦어지는 사이 확전 태세에 돌입, 미국마저 처음으로 ‘싫은 소리’를 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폭력의 종식을 원하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폭력을 증폭시키지 말라.”고 요구했다. 전날 이스라엘 내각이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까지 진격키로 한 결정에 정면 반대한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측은 10일 “외교적 노력에 기회를 주기 위해 2∼3일 지상전 확대를 미루겠다.”고 발표했다.4만명의 병력을 레바논 접경에 배치하고 난 뒤였다. 일부는 대공포 엄호 아래 국경을 넘은 상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접경지대에서 몰아내기 전까지는 철군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각국의 비난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데는 지난 한달간의 공격이 ‘별 성과가 없었다.’는 자국 내 비판이 더 두려워서다. 지칠 줄 모르는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은 이스라엘이 확전을 감행하는 명분이지만 또한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이스라엘인 사망자가 15명, 부상자가 38명으로 개전 이후 이스라엘측의 최대 피해일로 기록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지금까지 숨진 레바논인은 1000여명. 이스라엘인도 100명을 넘어섰다. ●사우디서도 연일 헤즈볼라 지지 시위 수니파 정권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진다. 반면 시아파인 이란·시리아의 영향력은 더 커졌고 알 카에다 같은 극단 세력은 더 고무돼 있다. 이집트에선 무슬림형제단을 중심으로 친미 정권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흔들고 있다.1979년 이스라엘과 체결한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천연가스 수출 등 이스라엘과의 무역을 끊으라는 압박이 거세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헤즈볼라 역시 이번 사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중동 지역의 새 판을 짜는 기회로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바논이 당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재앙의 상처는 깊기만 하다. 레바논 인구의 4분의 1인 10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고 가까스로 살아나려던 경제는 기간시설 초토화와 함께 잿더미로 변했다. 이스라엘의 ‘묻지마 공격’은 희생자들의 초상집을 뒤흔드는가 하면 국제적 구호 활동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투쟁 이제부터”

    지난 2월4일부터 시작된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사수를 위한 영화인 1인 릴레이 시위가 3일 임권택 감독을 끝으로 일단락됐다. 이날 저녁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146번째 마지막 시위 주자로 나선 임 감독은 “영화현장에 가장 오랫동안 현역으로 남은 연장자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며 “73일로 축소된 스크린쿼터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국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이렇게 나섰다.”고 시위참여 의미를 밝혔다. ‘참여정부가 반쪽낸 우리 영화의 미래,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향한 투쟁 오늘부터 시작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임 감독은 “극장이 한국영화를 축소상영하면 국산영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고, 제작현장의 전반적 여건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타이완의 사례를 들며 “그 나라 배급사 등이 한때 미국·홍콩영화로 수지를 맞추다 뒤늦게 다시 자국영화 제작으로 관심을 돌렸으나, 그땐 이미 촬영 미술 등 현장에 투입할 스태프조차 다 흩어지고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영화 시장의 위축에 대비한 소생장치를 전혀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쿼터축소를 밀어붙인다면 그같은 참담한 결과는 자명하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쿼터축소 시행에 대한 영화인 시위의 일환으로 임 감독은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100번째 영화 ‘천년학’ 촬영을 중단했다. 임 감독은 “내가 이제껏 살아남은 것도, 해외영화제에서 한국영화를 알릴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쿼터 덕분”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스크린쿼터를 원상복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 146일 동안 1인 시위에 참여했던 배우, 제작자 등 영화인 170여명이 합류해 촛불문화제로 이어졌다.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중계석] 북한 내구력, 쿠바와 비교 ‘갑론을박’

    북한 김정일 체제는 언제까지 지탱될 수 있을까. 체제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체제변화가 일어난다면 어떤 방식이 될까. 대진대 통일대학원은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북한을 쿠바와 비교해 가면‘북한체제의 내구력 분석’을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가져 관심을 모았다. 위로부터의 체제이행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과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다음은 토론회 발언 요지. ●최완규 경남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주제발표 북한과 쿠바는 옛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붕괴된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에 직면했다. 북한에서는 생필품과 에너지 부족,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했고, 쿠바에서는 생필품과 에너지난으로 수도인 아바나가 공포와 좌절의 도시로 전락했다. 하지만 북한과 쿠바에서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지배세력의 본격적인 개혁·개방정책이나 경제적 궁핍에 항의하는 대중시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북한과 쿠바는 정치체제의 성격이 비슷하고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존 체제와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유사성을 갖고 있다. 당면한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방식과 과정도 유사하다. 북한과 쿠바의 체제 성격상 위로부터의 체제이행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대세력이 형성될 여지가 매우 적고 지배집단내의 타협과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온건파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없다. 북한과 쿠바에서 체제이행은 결국 밑으로부터 혁명에 의해 추동될 수밖에 없다. 밑으로부터의 혁명에 의한 체제이행은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가능하다. 첫째는 대다수 주민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행동으로 체제이행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행동을 전국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정보통신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북한과 쿠바는 이런 체제이행의 핵심적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 쿠바는 체제이행의 조건뿐 아니라 주민들을 통제하고 자발적 동의를 유도해 낼 수 있는 지배세력 집단의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 특히 북한은 집단주의와 온정주의, 분단상황에서 비롯되는 탈식민주의, 자민족 중심의 멘털리티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사회통합위기를 겪지 않으면서 아직도 기존체제와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동복 명지대 교수 북한의 체제이행은 아래보다 위로부터의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덩샤오핑 체제 이후 중국의 체제변화는 위로부터 체제이행의 전형적 모델이다. 황장엽씨에 따르면 북한 체제를 지탱해주는 역량은 기간요원의 변치않는 충성심이라고 한다. 기간요원은 35만명 정도다. 김대중 정부 이후 남측의 대북 퍼주기 정책은 기간요원들을 먹여주고 입혀주는 김정일의 능력을 보장해주면서 북한체제의 유지와 연명에 기여하고 있다.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단기적으로 보면 북한에서는 위로부터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하는데, 중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쿠바와 북한은 1인체제이다. 쿠바의 카스트로는 현재 80세이고, 북한의 김정일은 65세다. 쿠바에서는 카스트로의 동생이 후계자이고 북한에서는 아직 후계자가 분명치 않다. 궁정쿠데타가 일어나지 않고 후계자들이 순조롭게 권력을 이어받는다고 해도 어차피 쿠바와 북한의 전체주의는 변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두 나라의 전체주의는 시한부 체제다. 정리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학부모 “급식당번 폐지 관철”

    초등학교 어머니 급식당번 제도가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된 진정이 기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관련 모임은 폐지운동 제2라운드에 돌입키로 했다. ‘어머니 급식당번 폐지를 위한 모임’은 20일 “지난 14일 인권위로부터 진정 기각 통보를 받았다.”면서 “21일 이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1인 시위와 함께 본격적인 급식당번제 반대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 공동대표 조주은씨 등 2명은 지난해 7월 서울 S초등학교 등 3개교 교장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어머니들을 급식 당번에 강제 배정하고 불참하면 돈을 내게 하는 것은 여성을 가사와 양육의 전담자로 간주하는 성차별이며 장애인 가족, 한부모 가족 등을 고려하지 않는 차별적 제도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인권위는 지난달 29일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정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해당 학교에서 급식 당번제도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고 참여가 어려운 사람은 제외하고 있다.”면서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참여하는 경우도 있어 성차별이 아니다.”라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순녀기자의 인터미션] 진정한 문화교류의 조건

    일본 초대형 극단 시키(四季)의 한국 진출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7일 시키와 롯데그룹이 10월말 개관하는 국내 첫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극장’에서 제작비 215억원의 뮤지컬 ‘라이온 킹’을 기존 뮤지컬보다 30% 싼 가격에 무기한 공연한다고 발표한 직후 한국뮤지컬협회가 내놓은 성명서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강경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시키의 국내 진출은 반대하지 않지만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이 일본 공연물의 전용극장으로 전락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던 협회는 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 공연계를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들려는 일본 공연기업의 진출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라이온 킹’을 비롯해 시키의 한국 공연 작품에 참가하는 배우와 스태프는 협회 소속 극단이 제작하는 작품에서 가차 없이 배제할 것”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았다. 협회는 이 문제와 관련해 오는 19일 프로듀서, 배우, 스태프 등 소속 회원들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 결과에 따라 1인 시위 등 물리적인 행동도 불사할 태세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반대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기 십상이다. 아닌 게 아니라 협회의 성명서가 나간 후 인터넷에는 협회를 비난하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좋은 작품을 싼 값에 볼 수 있다는데 왜 막느냐”는 볼멘 소리가 대부분이다. 반면 협회는 협회대로 강경 대응을 결정한 근거의 정당성을 역설한다. 척박한 땅을 일궈 국내 뮤지컬시장을 옥토로 만들어 놓았더니 외국 기업이 냉큼 들어와 첫 뮤지컬 전용극장을 꿰찬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게다가 저가 정책으로 기존에 형성된 가격 시장을 인위적으로 뒤흔드는 건 문화교류의 틀을 넘어 문화잠식을 목적으로 한 ‘불공정 경쟁’이라고 비난한다. 문화상품은 공산품과 달라서 자본의 논리나 경제적 합리성이라는 잣대로만 잴 수 없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쪽과 받아들이는 쪽 사이에 충분한 교감이 있어야 시키의 아사리 게이타 대표가 주장하듯 자연스러운 ‘문화교류’가 이뤄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시키와 롯데그룹이 사전에 그에 걸맞는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coral@seoul.co.kr
  • 교내 논술교육 성공의 해법은 있다

    교내 논술교육 성공의 해법은 있다

    학교현장에서 논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학교 시험에서도 서술형 평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고교들이 논술교육을 사교육에 떠넘기고 있다. 논술교육을 공교육에서 소화하기에는 현실적 장벽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소수 정예식 수업이 절대적이지만 교사 수도 태부족인 것도 요인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논술을 가르치는 고등학교도 적지 않다. 공교육의 틀 속에서 논술지도에 나선 학교들의 운영 노하우를 공개한다. ●학생 스스로 답을 찾는 토론식 수업:상명여자부속여고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사대부고 3학년 논술반.‘사회정의와 복지’를 논제로 작성된 한 학생의 논술답안을 놓고 공동첨삭 수업이 한창이다. 공동첨삭 수업이란 서로서로 글의 장단점을 논하며 잘된 글과 잘못된 글의 특징을 터득하는 학습이다. 글의 부족한 부분을 짚어보라는 교사의 지적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같은 반 친구 글의 잘잘못을 지적하기가 조심스러운 모양이다. 이쯤이면 교사가 끼어들 법도 한데 침묵이 계속된다. “예시문의 현실성이 떨어지니까 글이 설득력을 잃는 느낌입니다.” 한 학생이 말문을 열자 그제서야 하나둘씩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진다. 논술 수업의 주체는 철저히 아이들이다. 논술반 지도교사 은희정씨는 “토론에서 교사가 너무 쉽게 해답을 제시하면 아이들은 입을 닫고 더 이상 제 머리로 고민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스스로 고민하게 도와주고, 엇나가는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만 한다. 한참 토론을 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주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제자리를 찾기도 한다. 자발적인 토론을 가능케 하는 것은 독서다.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 수업은 주 1회를 넘지 않는다.1·2학년은 주로 독서와 토론을 진행해 기초능력 배양에 힘쓴다. 책 선정은 읽기 쉬운 책부터 점차 어려운 책까지 심화시켜 간다. 이때 단일주제를 복합주제로 종합하도록 구성해 하나의 문제를 여러 방향에서 다룰 수 있게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와 카프카의 ‘변신’을 연달아 토론하면서 실존주의의 지향점은 물론 사회적 배경, 문제의식 등에 따라 다각도의 토론이 가능하다. 또 원작이 영화화됐을 때 책과 영화의 차이를 짚어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시에 가까워지는 2학년 2학기 이후에는 각 대학의 논술과 구술시험에 본격 대비한다. 이때에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 글을 쓰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쓴 글의 평가도 물론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다. 은 교사는 “아이들 간에 협동적 경쟁심이 발현될 때 붙는 성장속도는 무서울 정도”라면서 “스스로 고민하도록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 것이 때론 비능률적이고 번거로운 과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단순 주입식 교육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철저한 수업준비에 물량공세:동북고 “장동건은 왜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된 것일까.” 서울 강동구 둔촌동 동북고의 논술시간.‘세계화와 FTA’라는,10대들에게 따분할 수 있는 논제를 놓고 교사는 이렇게 화두를 던졌다. 아이들이 관심많은 영화라는 소재로부터 논의를 출발하기 위해서다. “공부도 재미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학생들 사이에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한 거죠.” 당연하지만 교육현장에 대입하기는 쉽지 않는 이야기다. 동북고는 지난해부터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에 들어갔다. 여러 교과를 아우르는 지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고민이 수반돼야 풀리는 논술 문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권영부 교사는 “이미 언어능력만을 요구하는 논술은 사라졌다.”면서 “비판적 사고와 창조성을 키우지 않는 학생은 논술입시에서 성공할 수 없고 또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논술수업에는 국어, 경제, 과학, 윤리, 철학 등 5개 과목 교사가 투입된다. 교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 수업에 교사 5명이 한꺼번에 들어간다. 교사들은 정해진 주제에 대해 각자 자신의 교과와 관련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 앞에서 자기들 사이에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세계화’나 ‘양극화’‘인간복제’ 등 다양한 토론 주제들은 교사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되고 토론된다. “토론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토론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1학년 수업은 교사들이 먼저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후 아이들이 교사들에 이어서 토론을 하죠. 물론 훈련이 된 3학년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토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를 풀어나갑니다.” 토론 교재는 교사 5명이 교과서와 신문, 독서활동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만들었다. 정해진 논제별로, 교사별로 도움글을 삽입했다. 예를 들어 ‘세계화’라는 논제에 대해 사회과 교사의 ‘장동건은 왜 광화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됐는가’, 국어과 교사는 ‘셰익스피어냐, 세종대왕이냐.’, 과학과 교사의 ‘맥도널드는 이기적 유전자를 먹고 진화한다.’ 등 다양한 교사의 시각을 먼저 소개했다. ●바로 써야 올바른 논술:성남고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성남고등학교도 지난해부터 통합형 논술고사 준비에 한창이다.1학년과 2학년은 15명, 입시가 가까운 3학년은 25명 내외의 인원으로 4개 반이 꾸려져 수업이 진행된다. 전체 논술을 지도하는 교사들은 20여명으로 수업마다 2명씩 들어간다. 이중 한 명은 국어교사로 실제 수업을 이끌어가는 역할과 글쓰기 지도를 맡는다. 주교사인 셈이다. 또 다른 교사는 그날의 주제와 가장 관련이 깊은 교과목 교사가 합석한다. 이동호 연구부장은 “수업은 희망자에 한해 방과 후에 진행되지만 해가 거듭되면서 신청자가 늘고 있다.”면서 “학생 스스로 토론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해택으로 여길 정도”라고 말했다. 특기적성 시간인 오후 6시부터 7시10분까지 70분간 이뤄지지만 열띤 토론이 이어질 땐 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도 많다. 눈에 띄는 것은 정기적으로 수업과정에서 ‘문장쓰기 연습’ 수업을 넣어둔 것.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올바르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호영 교사는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 바른 문장 사용 등은 생각처럼 쉽게 고쳐지지 않는 만큼 학생들이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범위 안에서 반복적인 훈련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특정 주제를 놓고 학생들은 주제별로 논술토론을 진행한다. 정해진 주제는 20개 정도.20명의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골랐다. 성남고의 경우 3학년 중 100여명이 논술수업을 듣고 있다. 다른 학교보다 많은 학생들이 학내에서 논술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재단의 역할이 크다.20시간짜리 논술을 배우는 데 학생부담은 3만∼4만원 정도. 나머지 부대비용은 모두 학교 장학재단에서 부담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현장교사가 말하는 논술준비 10계명 1 질문 속에 답이 있다 학생들은 읽어 보지 않은 책에서 어렵게 출제된 문제를 받아들면 곧잘 겁을 먹는다. 하지만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제시문은 곧 힌트다. 논제와 연관된 핵심을 파악하려면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해야 한다. 2 평가기준을 정확히 알자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은 논증력과 창의력이다. 두 가지는 평가의 70%를 차지한다. 논증력은 주장을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능력이다. 단,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논거나 예문은 읽는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3 읽기와 말하기, 글쓰기는 함께 큰다 생각을 정리할 때 머릿속이 복잡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하기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말하기를 먼저 하고 글에 자신 있는 사람은 글쓰기를 먼저 한 후 말하기를 하면 도움이 된다. 다독(多讀)으로 다져진 내공은 말하기와 글쓰기 모두에 든든한 언덕이 된다. 4 다양한 글을 써라 일기도 좋고 간단한 수필, 인터넷 토론장 게시판도 좋다. 한두 단락의 글이라도 짬짬이 써라. 생각의 흐름이 손의 서투름을 가로막지 않을 때 표현력도 풍부해지고 논리적 비약도 줄일 수 있다. 5 좋은 글은 베껴라 작가 지망생들도 때론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해 반복적으로 베껴 쓰는 연습을 한다. 논설문을 쓰기가 두려운 학생들은 좋은 칼럼이나 대학측이 제시한 모법답안을 베껴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6 개요작성에 시간을 투자하라 개요는 학생들이 가장 귀찮게 여기는 단계다. 하지만 개요는 건물로는 설계도, 음악에서는 악보다. 개요를 작성하지 않으면 구성이 엉성해지고 부적절한 예시와 반복적 표현 외에 분량의 문제까지 발생한다. 7 주변인은 스승이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준비는 바로 토론이다. 주변 사람들과 자주 토론의 기회를 만들고 또 경청해 보자. 8 독서 후 스스로 시험을 만들어보자 스스로 출제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특정분야의 책이라도 다양한 쟁점과 문제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무엇이 논의될 만한 것인지 보인다면 그만큼 안목도 커지는 것이다. 9 기출문제를 많이 다뤄 보자 논술 초보자가 기출문제를 당장 익숙하게 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시험에는 요구되는 조건과 스타일이 있다. 좋은 문제에서 감각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10 논술 관련 정보를 모아라 교과서에서 배운 원리를 스스로 현실에 접목시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고등학생 대상의 교양지나 인터넷 등을 통해 논술 관련 시사쟁점들을 모아 봐라. 시사주간지를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 도움말 상명여대부속여고 철학교사 은희정 ■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재고 의약품 정부대책 촉구

    대한약사회는 매년 1000억원에 이르는 불용재고약 처리를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달 27일부터 국회 및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약사회는 이번 시위를 오는 8일까지 계속하되, 정부가 납득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한층 강도를 높인 2단계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약사회는 “병·의원의 잦은 처방약 변경 등으로 발생하는 처방 의약품 재고 때문에 약국이 입는 피해가 너무 크다.”면서 “의약품 공급자인 제약회사와 사전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정부, 과다한 처방 변경을 일삼는 의사 모두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약사회 김병진 이사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결국 국민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고 촉구했다.
  • 삼성, 기아에 화력 시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의 막강 마운드를 구축한 선동열 삼성 감독은 21일 오전 8시 대구로 부랴부랴 내려갔다. 전날 밤 11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여독이 풀리지 않았지만 대회에 참가하느라 한 달 넘게 팀을 비운 터라 마음이 조급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도 간단한 눈인사로 대신하고 구단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구로 달려온 선 감독은 이날 기아와의 시범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3번과 4번타자로 내세운 양준혁과 조동찬이 선 감독에게 “저는 왜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았느냐.”라며 무력시위를 선보였기 때문이다.양준혁은 2루타를 포함한 4타수 3안타, 조동찬은 승리를 확정짓는 3점포를 쏘아 올려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WBC 기간 동안 빈타에 허덕이던 한국 타선을 보아온 선 감독은 모처럼 활짝 웃었다. 특히 지난해 16개의 홈런을 기록한 조동찬이 시즌 개막에 앞서 홈런포로 슬러거의 면모를 보인 데 흡족해했다. 투수 조련의 1인자인 선 감독은 경기가 중반을 넘기자 투수들을 번갈아 투입하며 구위를 집중 점검했다. 선발 임동규에 이어 오상민-정홍준-강영식-채형직을 내세운 뒤, 권오준까지 투입해 지난 한 달간의 훈련결과를 눈으로 지켜봤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지금 고양에선] 숨죽였던 ‘일산의 허파’ 다시 숨쉰다

    [지금 고양에선] 숨죽였던 ‘일산의 허파’ 다시 숨쉰다

    ‘일산 신도시의 허파’가 살아날까.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중산동 일대 고봉산 습지보전 시민운동이 6년간의 지난한 장정을 거쳐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고층 아파트에 파묻힐 뻔한 3만 3000평의 산자락과 습지가 주민의 환경운동으로 살아나는 성공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환경과 개발의 접점은 주택공사와 고양시는 지난해 11월 고봉산 습지 보전대책에 합의했다.1만 3000평중 4000평은 고양시가 공공용지로 매입해 습지보존 관련부지로 쓰고, 나머지 9000평은 생태학습장 형태의 쉼터로 주공이 시에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이다. 고양시는 4000평 매입금 152억원과 주공의 주택사업 손실금 보전차원에서 일산2지구 경의선 풍산역 주변도로 개설비 100억원을 부담한다. 시는 부족한 재정형편을 감안해 152억원은 무이자 장기분할로, 도로개설비는 도지원비 40억원을 받은 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공은 택지조성사업이 끝나는 올 연말까지 일시불로 정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지원의 법적근거와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불가를 통보했다가 고양시가 시비를 들여 개설해야 하는 도시계획도로 시설비 40억원을 지원하기로 최근 결정해 타결의 물꼬를 텄다. 주공은 “시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단독주택 단지로라도 개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시불·연불’ 논란에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주민들은 주공지역본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며,5월말 지방선거전 최종 타결을 촉구하고 있다. 고봉산 습지보전에 의욕을 보이지 않는 시장출마자들에 대해선 낙천운동을 벌이겠다며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고봉산은 작지만 큰 산 고봉산은 해발 208m에 불과하지만 일산에서 가장 높다. 정발산과 함께 고양시의 대표적 도시림이다. 황룡산∼건달산∼풍동∼정발산을 잇는 생태축이며, 풍부한 식생을 갖췄다. 경작지가 변한 습지는 산정상에서 이어지는 주요물길로 일부 훼손된 부분을 복구하면 예전에 서식했던 반딧불이(천연기념물 322호)의 회귀도 가능하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그러나 주변은 1980년대 이후 도시화가 급속 진행됐다. 주공이 1999년 해발 70m까지의 산자락을 포함한 일대 25만평에 일산2 택지지구사업을 추진하면서 2000년 4월부터 시민과 환경단체들이 보존을 요구했다. 산자락을 배경으로 C-1블록이 배치됐다. 주공은 국민임대 2700가구, 공공임대 1000여가구와 민간분양 아파트 6000여가구를 계획하면서 경관이 빼어난 C-1블록 밤나무숲과 숲 위쪽 산자락(1만 8000평), 아래쪽 습지에 중대형 아파트 건축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C-1블록에 포함된 산자락 1만 8000평과 나머지 1만 5000평(밤나무숲 2000평, 습지 1만 3000평)에 대해 원형보전을 주장했다. 또 습지 아래 근린공원부지 1만 2000평도 원형을 보존한 공원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 이에 주공은 2001년초 산자락 1만 8000평을 경관녹지로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근린공원도 환경단체의 입장을 수용했다. 그러나 습지 2000평만 추가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양측의 기나긴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내셔널트러스트에서 단식농성까지 시민단체들은 ‘고봉산 1평 사기’를 통한 내셔널트러스트 캠페인, 환경콘서트, 그림전, 숲 체험교실 운영은 물론 천막농성에 나섰다. 습지보전에 악영향을 줄 310번 도로 이설공사를 막기 위해 정상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가을부터 이듬해 여름까지 24시간 농성에 들어갔으며, 급기야 시공사측과 격렬한 충돌도 발생했다.‘고봉산 사수대’가 조직되고 릴레이 단식농성도 이어졌다. 같은해 6월4일 천연기념물 324호인 솔부엉이 한마리가 습지 주변에서 탈진한 채 발견된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솔부엉이가 인근 아파트의 벽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돼 큰 반향을 일으켜 보전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주택공사에 압박을 가했고, 장회익 서울대명예교수 등 환경전문가들이 습지보전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현장 생태보고서를 내는 등 지원했다. 중산고를 비롯한 각급 학교에서도 고봉산 리포트를 과제물로 내 운동에 동참했다. 운동기금 마련을 위해 습지주변 버려진 논에 벼를 심고, 현장에서 잘려나간 주목으로 목걸이도 제작했다.‘고봉산 살리자’는 문구를 적은 손수건·펜던트도 제작했다. 수많은 시민이 성금모금에 동참했다. 고봉산 보전은 올 들어 가닥이 잡혔지만 아직도 진행형이다. 주공은 지난 1월 습지 가운데 공공시설용지 4000평과 물고임이 적은 3000평 등지에 외부토사를 반입해 깔았다. 그러자 대책위측은 토사 회수를 요구중이다. 대책위는 지난달 28일 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를 방문, 습지훼손 규탄시위를 열고 고양시청과 주공본부앞 1인 시위도 계속하고 있다. 오는 17일엔 호수공원에서 고봉산 사진전을 열고,4월2일엔 나무심기와 습지주변 야생화심기 행사도 갖는다. 또 생태학습장이 들어설 때 환경전문가 등의 자문을 통해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할 계획이다. 고양시도 지난해 4월부터 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해 진행중인 시 전역 생태조사에 고봉산 습지를 우선적으로 선정, 구체적 보전방안을 구상중이다. 주민이 고봉산 습지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고봉산 생태환경은 ‘고봉산 습지는 지리산보단 못해도 길동생태공원보단 자연적이다.’ 서울시립대 한봉호교수가 2004년 4월 발표한 ‘고봉산습지 환경생태보전 및 생태공원 조성방안’을 보자. 이에 따르면 고봉산 습지엔 산갈나무 군집을 비롯, 밤나무·상수리·신갈나무·산벚나무·진달래 등이 다양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11만 9000㎡의 산림중 16%인 1만 9000여㎡는 녹지자연도 최상등급인 8등급이다.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와 오색딱따구리·직박구리·굴뚝새·노랑지빠귀·붉은머리오목눈이·노랑턱멧새 등 16종의 새들이 관찰됐다. 양서류인 개구리·산개구리와 잠자리가 말즘·개구리밥·여뀌·물달개비·부들 등 45종의 습지식물 틈에서 산다. 돼지풀·미국가막사리·개망초·서양민들레 등의 귀화식물도 서식하나 도시화지수는 9.7%(10% 미만이면 양호한 자연생태계)이다, 이는 지리산(6.4%)에 비해선 높지만 서울 길동자연생태공원(11%)에 비해 양호하다. 한 교수는 습지내 초본식생을 복원, 개구리연못·수생식물원을 조성하고 성토되어 밭으로 이용되는 습지는 자연경관을 복원해 수생식물원과 논경작 체험원이나 갈대원으로 활용토록 제안했다. 늪지와 물길이 합류하는 지점에 식생을 복원하면 도심숲과 습지의 성공적인 보전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포클레인 막은 주민들이 일등 지킴이 도심 주변 산·습지 보전 선례 됐으면” “고봉산엔 산의 정령이 사나 봐요. 고비마다 꺼져가는 고봉산 살리기 불씨를 다시 지피게 도와준 분들을 모아준 것 같아요.” ‘고봉산보전 공동대책위’ 김미영(39) 사무국장은 지난 2000년 당시 6살 외아들을 업고 고봉산 현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농성현장과 지킴이 초소에서 캠페인과 행사를 기획하는 브레인이자 행동대장이었다.2004년 5월 단식땐 11일을 굶고 실신하기까지 했다. “‘우리동네 나무·흙 퍼내지 말라.’며 포클레인 앞을 막아선 시민들이 진정한 주역들이죠. 자비로 생태보고서를 만들어준 한봉호 박사님 등 환경전문가들의 은혜를 잊을 수 없고요. 가장 힘들 때 다친 몸으로 날아와준 솔부엉이도 고맙지요.” “고봉산 보전운동에 뛰어들 때만 해도 습지의 중요성을 잘 몰랐었다.”는 김씨는 “고봉산 보전운동이 개발에 떠밀려 사라지고 훼손되는 전국의 도심주변 산과 내륙습지를 보전하는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55㎝의 단신인 그녀는 “지난 6년간 힘들고 안타까워 수도 없이 울었다.”며 “번역일을 하는 남편의 외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부모가 농사짓는 고향 포천에서 한때 농민회일도 보았다.2000년 고양녹색소비자연대 창립멤버로 사무국장을 맡아 소비자상담·생협운동의 활동을 벌였다. 광우병 파동때 국산 건강식품에 수입 우골분이 섞여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무국장직을 최근 내놓고 조만간 공동대표직을 맡을 예정이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B사이드 스토리] 스크린쿼터와 음악산업

    요즘 광화문이 난리다. 연일 국내 최고 배우들과 감독들이 1인 시위를 벌이고, 함께 모여 촛불 시위를 하는 등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된다면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상대적으로) 저예산인 국내 영화시장을 잠식하게 된다는 것이다.이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축소를 반대하는 입장은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세를 견딜 만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축소가 괜찮다는 입장은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은 우리 영화산업은 경쟁력이 있으며, 이번 축소를 계기로 더욱 작품성 있는 영화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필자가 여기서 스크린쿼터 축소냐 유지냐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쟁점인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음악산업에서도 거론하고 싶은 것이다. 현재, 음악시장에는 기존 인기가수들과 신인들이 발표한 수많은 앨범들이 난무하고 있다. 가수들은 많은 경쟁자들과 맞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과열 경쟁이 큰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바로 가수들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검증된 인기곡을 표절하는 사태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날 표절 시비가 일어난 작곡가에게 사적인 자리에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표절이 아니라고 부인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그의 대답은 너무나 간단했다. 제작자가 작곡가에게 그런 풍의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창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다보니 느낌이 비슷해졌다고 했다. 성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음악은 가수의 혼과 정서를 담고 있고,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한류를 잇는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작품성 있는 영화가 경쟁력을 갖는 것처럼, 음악에서도 프라이드를 가진 작품 창작이 가수들에게 성공을 위한 경쟁력을 전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밝은 음악산업의 미래를 위해 가수들의 깊은 통찰이 필요한 때다. 음악전문채널 KM PD eunvycho@cj.net
  • 사학 ‘장외 신경전’ 치열

    사립학교에 대한 감사원의 전방위 감사가 임박한 가운데 ‘장외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각 학교 재단은 감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반면, 해당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은 감사대상에 포함시켜 철저하게 문제점을 드러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감사원도 감사 대상 학교가 사전에 노출됐을 때 미칠 수 있는 파장을 우려해 철저한 ‘입단속’에 나섰다. 감사원은 이달 중순부터 대학 20여곳을 포함, 전국의 사립학교 및 재단 150여곳에 대한 본감사에 착수한다. 앞서 감사원은 1월23일부터 1998개에 이르는 전국의 사립 초·중·고교 및 대학을 대상으로 예비감사를 벌였고, 현재는 대상 학교를 추리기 위한 막바지 선별작업에 한창이다. 당연히 최근 비리 의혹이 제기된 학교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사학 등으로부터 감사대상 포함 여부를 묻는 전화가 꽤 많이 걸려오고 있다.”면서 “담당 직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감사대상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선정토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감사원 관계자도 “예비감사 실시 이후 접수된 비리 제보도 상당수”라면서 “하지만 제보 건수와 구체적인 내용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북악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감사원은 평소 한적한 편이지만, 최근에는 종종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는 지난달 20일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3개 사립대학에 대한 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사학의 이름과 구체적인 비리 의혹도 공개했다. 대구의 한 대학 교수들은 소속 대학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1월 말에는 연세대와 건국대 등 서울지역 10개 대학 총학생회 회장단이 사학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2개월동안 예산 횡령이나 리베이트 수수 등 비리뿐만 아니라, 편법 입시·성적관리 등 학생들에게 미칠 수 있는 직·간접적인 피해까지 훑어볼 계획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나라 ‘공천잡음’ 갈수록 증폭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심한 ‘공천몸살’을 앓고 있는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정당 사상 처음으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에 맡기는 등 혁신안을 도입했지만 심사위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과 후보들의 금품·향응 제공설 등이 난무하자 지도부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는 잡음차단을 위해 `공천비리 일벌백계´ 를 거듭 천명하고 나섰다.●공심위 구성 놓고 내홍 한나라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당과 경기도당 공심위를 끝으로 시·도당 공심위 구성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공천혁명’의 첫걸음부터 끊임없는 시비로 돌부리에 걸린 형국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이 경기도 공천심사위원장을 겸하는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심재철 의원은 회의장 입구에서 홍 위원장의 ‘선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들어 ‘1인 피켓시위’를 벌이며 겸직 반대를 주장했다. 논란은 도지사 경선과 맞물려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경선에 나선 김문수·전재희 의원측은 홍 위원장이 이규택·김영선 의원과 가깝지 않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금품·향응설 제보 잇따라 당 사무처에는 금품·향응 제공설 등 각양각색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경남지역의 한 광역의원 출마 희망자는 해당 지역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2장만 가져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대구·경북지역 광역의원 출마를 준비중인 한 인사는 “(해당지역당) 관계자가 술이나 한잔 하자며 불러 고민하다 가지 않았다.”며 “공천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공천잡음이 거세자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강경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5·31지방선거 승리 결의대회’에서 “국민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에겐 권력도 없고, 돈도 없고, 조직도 없다. 믿을 것은 오로지 국민 신뢰뿐”이라며 ‘깨끗한 공천·깨끗한 선거’를 촉구했다.박 대표는 특히 “공천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사법당국보다 먼저 당 차원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오 원내대표도 “설사 몇 자리를 잃더라도 한나라당이 더 깨끗하게 선거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3일 한나라당을 겨냥한 ‘돈 공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에 의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스크린쿼터 73일로 줄이기 FTA와 관계없이 추진해야”

    권태신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16일 “스크린 쿼터 축소는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 자유무역협정(FTA)과 관계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이날 불교방송 ‘아침저널’에 출연,“한국영화를 1년에 143일 이상 상영하라는 것은 한국 사람에게 국산 자동차와 담배·소주를 몇% 이상 쓰라는 것과 같다.”면서 “선택의 권리는 소비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스크린 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1일 1인 시위에 나서는 영화인들에게 정부가 ‘반격’을 가하는 동시에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대국민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권 차관은 특히 “김대중 정부 당시 영화계는 정부가 영화진흥기금 500억원을 지원하고 국산영화 점유율이 40%를 넘으면 스크린 쿼터를 73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점유율이 현재 60%를 넘고 정부가 이미 1500억원이나 지원했는데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할리우드와 경쟁하도록 국민의 세금 700억원으로 양수리에 영화종합촬영소까지 만들어 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문화에는 보호해야 할 국악이나 고전무용, 돈을 잘 못버는 연극 등이 많은데 굳이 상업성이 가장 높은 영화만 지나치게 보호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우는 전세계 선진국 어디에도 없다.”고 설명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왕의남자’ 국민 4명중1명 봤다

    ‘왕의남자’ 국민 4명중1명 봤다

    사극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가 11일 오후 7시30분 전국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배급사 시네마서비스는 12일 “11일까지 전국 관객 1006만 8989명을 동원했으며 서울관객 누계는 297만 3936명”이라고 밝혔다. 전국 관객 1000만명 기록은 ‘실미도’(2004년 2월19일),‘태극기 휘날리며’(2004년 3월14일)에 이은 세번째 쾌거이다. 개봉일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28일부터 46일 만의 기록으로,‘실미도’(58일)보다 앞서고 ‘태극기 휘날리며’(39일)엔 약간 뒤진다. ‘왕의 남자’는 12일 현재 서울 59개, 전국 278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어서 당분간 관객이 더 들 전망이다. 따라서 ‘태극기 휘날리며’의 최대 관객수 기록(1174만명)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왕의 남자’의 주인공 이준기 는 이날 오후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앞에서 팬들과 취재진 1000여명이 몰린 가운데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11일 오후엔 이준익 감독이 같은 장소에서 ‘스크린쿼터가 왕의 남자를 만들었습니다’란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펼쳤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스크린쿼터 전격 축소부터 사과해야/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정부는 최근 극장의 한국영화 의무상영 일수를 ‘146일 이상’에서 ‘73일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이른바 스크린쿼터를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영화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안성기 장동건 최민식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연달아 1인 시위를 벌이더니 지난 8일에는 영화인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장외집회까지 열었다. 이와는 별도로 영화인들은 남산의 감독협회 사무실에서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영화인들이 맞서고 있지만 국민의 시선은 예상 외로 차분한 것 같다. 수년 전에 동일한 문제로 영화인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에 비하면 김이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저기 사이버광장에 들어가 보면 영화인들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거나 냉소를 보내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른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응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로 미국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경제논리상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보편화한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점차 일본 중국 또는 인도 상품에 밀려 1988년 5%대에 근접하던 미국시장 점유율이 2005년에는 그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경제인들은 한·미간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우리가 미국시장을 되찾는 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미지근한 둘째 이유는 의무상영 일수를 반으로 줄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끼치는 영향이 대수로울 것 같지 않다는 낙관론에서 찾을 수 있다. 영화시장에서 우리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를 까맣게 따돌리고 당당하게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시장논리에 맡겨놓아도 극장업자들이 굳이 우리 영화를 외면하고 할리우드 영화를 선호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 영화가 전성기라고 해도 될 만큼 호조를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 덕에 표현의 자유가 한껏 보장되고 자본주의의 성장으로 영화제작에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스크린쿼터 요인도 조금은 보탬이 됐겠지만 그 영향력은 그리 큰 것이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영화인들은 종래와 같은 전면적인 반발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옳고 그르고의 문제를 떠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것도 그런 예에 속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차선책을 강구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이다.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우리 영화의 어제를 반추하고 오늘을 점검하여 이를 바탕으로 밝은 미래를 모색하는 전기로 삼는 지혜가 아쉬운 것이다. 그러나 영화인들이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하기 전에 정부 당국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시치미 뚝 떼고 밀실에서 뒷거래를 다 해놓고, 마치 국회에서 날치기 하듯이 불쑥 스크린쿼터 축소를 발표한 행태에 대해 영화인과 국민 앞에 사과하는 일이 그것이다. 의제 자체가 일국의 문화주권과 직결된 것일 뿐만 아니라 영화인들로서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것이므로 정부는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충분한 토론과 설득을 시도했어야 마땅하다. 그것을 외면한 것은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것이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외면한 것이다. 국민은 정책의 실패에는 관대할 수 있지만 국민에 대한 오만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장동건 1인시위 사고날뻔…

    장동건 1인시위 사고날뻔…

    영화배우 장동건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스크린 쿼터제 축소·폐지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릴레이 시위에 참가한 것. 하지만 ‘시위하는 장동건’을 보려고 시민 수백명이 몰려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장씨가 ‘스크린쿼터의 친구가 되어주십시오. 전세계에 태극기를 휘날리겠습니다’라는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등장한 것은 6일 오후 1시. 소식을 듣고 대기하던 취재진과 팬들, 점심 식사를 마친 직장인 등 500여명이 몰려 시위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주말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안성기, 박중훈의 1인 시위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었다. 5분 만에 장씨는 인파에 떠밀려 빌딩 안으로 철수했다. 하지만 주최측은 누구나 예상했던 이런 상황에 대비하지 못했다. 경찰에 협조 요청도 하지 않았다. 결국 오후 2시30분부터 경찰의 보호 속에 국회 정문 앞에서 시위가 계속됐다. 이곳에서도 200여명이 장씨의 시위를 지켜봤으며 NHK 등 일본 취재진도 눈에 띄었다. 한편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문화관광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설 예정인 영화배우 최민식은 정부로부터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하기로 했다.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이날 “스크린 쿼터 축소를 추진 중인 정부에 항의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최씨가 받은 훈장을 반납키로 했다.”고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反서구 감정’ 폭발 문명충돌 양상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이세영기자|며칠 동안 비등점을 향해 치닫던 이슬람과 유럽의 갈등이 끝내 폭력 사태를 불러들이고 말았다. 시리아의 덴마크와 노르웨이 대사관 방화에 이어 5일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도 덴마크 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에 시위대가 난입, 방화하는 사태가 빚어졌다.CNN이 이날 긴급뉴스로 전달한 현장 화면을 보면 성난 무슬림들은 닥치는 대로 길거리의 차와 건물 유리창 등을 향해 돌을 던져 파괴하는 무법지대를 연출했다. 시위대는 기독교도 거주지 근처의 성(聖)마룬 교회와 가톨릭 교회에 돌을 던지며 과격한 행동을 시작했다. 경찰과 보안군 2000여명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맞서며 시위대를 저지했지만 끝없이 밀려드는 인파들에 손 들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시위대원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대사관 안에 들어가자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이틀 전 덴마크 외교관들은 이런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미리 피신해 화를 모면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연기에 질식돼 의식을 잃은 시위대원 한 명이 의료진에 의해 구출되기도 했다. 후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이런 일을 저지른 자들은 이슬람이나 레바논과 전혀 무관한 이들”라며 “이런 식은 우리의 뜻을 드러내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개탄했다.●덴마크와 노르웨이 “현지 교민 빨리 출국하라” 전날 시리아 주재 대사관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현지 교민들에게 즉각 출국할 것을 권한 덴마크 정부는 레바논 교민들에게도 속히 떠날 것을 권고했다. 코펜하겐에선 무슬림들의 시위와 함께 극우단체의 반(反)이슬람 시위가 벌어져 당국을 긴장시켰다. 사태가 악화되자 시리아의 최고 종교지도자 셰이크 아메드 하산은 관영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결코 폭력적인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모하메드 지야드 종교장관도 “(대사관 난입과 방화는) 우리 권리가 아니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정부는 “시리아 정부가 사실상 테러를 방관했다.”며 외교적 대응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런던의 무슬림 700여명도 덴마크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교황청 “서구언론 경솔했다” 침묵을 지켜온 로마 교황청도 공식 논평을 내고 “폭력사태는 유감이지만 표현의 자유에는 종교적 신념을 공격할 권리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서방 언론의 경솔함을 꼬집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가치에는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종교의 자유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까지도 서방언론의 경솔함을 비판했던 미국과 영국은 폭력사태의 책임을 시리아로 돌렸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 정부의 묵인과 지원이 없었다면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폭력에 대한 어떠한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며 시리아 정부를 공격했다. 한편 처음 마호메트 풍자 만평을 그린 작가 12명이 극심한 신변 위협을 느끼면서 24시간 경호 속에 덴마크 곳곳에서 숨죽여 지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전했다.작가들은 지난해 9월 ‘마호메트에 대한 우리들의 시각’을 주제로 만평을 그려 달라는 일간 율란트-포스텐의 요청에 따라 1인당 800덴마크크로네(12만 4000원)를 받고 그림을 그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lotus@seoul.co.kr
  • [열린세상] 차이나 리스크를 바로 보자/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후진타오정부 이래 중국은 매년 10% 전후의 경이적인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외화내빈의 혹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안전을 무시한 채 과속으로 질주한 부작용이 도처에서 드러나면서 불만들이 팽배해지고 있다. 환경오염과 에너지, 자원 부족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매일 150여건의 크고 작은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연말에는 광둥성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하여 사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마저 발생하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출, 투자, 소비, 분배 등 주요 거시경제 변수들간의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면서 중국경제의 지속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후진타오 정부가 집권하면서 이러한 현상들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첫째, 수출의존도, 특히 외자기업과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가 위험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1인당 소득이 1400달러에 불과한 중국이 지난해 창출한 흑자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시장에서만 창출한 흑자가 17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 수출의 60%는 중국에 투자한 외자기업이 창출한 것이다. 흑자의 50% 역시 외자기업 것이다. 순수한 중국 브랜드로 수출된 것은 20% 남짓, 중국인들의 호주머니에 들어온 돈이 별로 없다. 오히려 수출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통상마찰과 위안화 절상의 빌미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 공급과잉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후진타오 집권 이래 투자가 소비보다 매년 15% 포인트씩 더 증가하면서 투자와 소비간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철강과 시멘트는 물론 새로운 소비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자동차마저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에 처해 있다. 중국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600여개의 소비재중 73%가 공급과잉이라고 한다. 셋째, 지역간, 계층간 소득불균형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한족이 살고 있는 동부지역과 소수민족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중서부지역간 소득격차 문제는 민족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한다. 중국에서 가장 잘 산다는 상하이시와 가장 못 사는, 우리에게는 마오타이주로 익숙한 구이저우성과의 소득격차는 무려 13배에 달한다. 도시지역내 소득불균형도 계속 악화일로이다. 명색이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 도시지역의 지니계수는 0.45를 넘어선다. 소득간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4를 초과하면 위험한 수준으로 여기고 있으며 한국은 0.32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중국경제의 선순환과 지속성장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오늘의 중국 고도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미국과 일본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후진타오정부 역시 내년의 재집권 행사를 순조롭게 치르기 위해서는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중국정부의 대대적인 경제정책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 발표된 제11차 5개년 계획에서도 이러한 조짐은 감지된다. 수출 대신 내수가, 성장 대신 분배가 강조되면서 덩샤오핑의 ‘先富論’을 대신하여 후진타오의 ‘均富論’과 ‘인간중심사상(以人爲本)’이 새로운 키워드로 중국인에게 다가서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까지 중국의 고도성장에만 익숙해져 그에 따른 수출과 투자전략만 갖고 있다. 그러나 금년부터는 중국에 투자한 우리기업들의 현지 경영여건이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수출이 둔화되면서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함께 둔화될 전망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중국의 저성장시대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차분하게 마련해 볼 필요가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홍제천도 ‘꼬마 청계천’으로

    오는 3월 홍제천 복원 사업(조감도)이 착공된다. 평소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인 홍제천은 이번 사업을 통해 한강물을 전기로 끌어올려 흘려보내는 ‘자연형 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홍제천 복원이 인공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이같은 복원 방식이 끝까지 채택될 지 주목된다.●2008년 말까지 8.52㎞ 복원 서울 서대문구는 2003년 12월부터 진행한 홍제천 복원 사업 타당성조사·기본설계·실시설계 용역 등을 바탕으로 시비 400억원을 들여 2008년 12월까지 홍지문∼유진상가∼한강 합류부에 이르는 홍제천 8.52㎞ 구간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제천은 총 13.38㎞ 구간으로 마포구·서대문구·종로구 등에 걸쳐 있으며 이번에 서대문구가 복원하는 구간은 서대문구·마포구에 속해있다. 종로구 구간도 종로구가 진행 중인 복원 실시설계 용역이 끝나는 대로 복원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복원될 홍제천의 너비는 30∼50m, 수심은 10∼15㎝로 청계천(너비 10~15m 수심 50㎝)보다 폭은 넓고 수심은 얕다. 서대문구는 홍제천변 도로를 정비하고 자전거도로, 체력단련시설, 휴게테크, 전망테크, 보드워크, 카페테라스, 특화벽면 등을 조성하고, 물억새, 갈풀, 조팝나무, 꽃다니, 수크렁 등을 심어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가꿀 계획이다.●자연친화 VS 인공 논란 분분 이번 복원공사의 핵심은 건천인 홍제천에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서대문구는 홍제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물을 하루 7만t으로 추산하지만 현재 홍제천에 유입되는 물의 양이 2000t에 불과하다. 따라서 서대문구는 홍제천과 한강이 만나는 난지도 주변에 집수장·정수처리장 등의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 나머지 6만 8000t의 물은 한강 주변의 복류수를 활용할 계획이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탄천처럼 한강 상수원의 물을 끌어다쓰면 물값만 연간 10억원이 들기 때문에 땅밑을 통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복류수를 순환시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로 이뤄진 홍제천살리기연대는 “상류까지 물을 끌어올리는 방식은 막대한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는 반환경적인 복원방식”이라면서 “하류 지역인 한강의 토양을 자연 필터로 활용해 한강 주변의 지하수를 상류로 흘려보내면 한강 주변 지역이 오염된다.”라고 지적했다.홍제천살리기연대는 조만간 1인시위, 주민서명운동 등을 통해 복류수를 흘려보내는 방식의 홍제천 복원 공사를 막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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