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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약성분 처방 반대 설득력 없다

    ‘성분명 처방’ 시범 실시를 앞두고 의사단체와 정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그제부터 시범실시기관인 국립의료원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간 데 이어 2000년 의약분업 때처럼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보험재정 안정과 환자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약효의 동등성이 확인된 일부 의약품에 대해서는 지금의 약품명 처방 대신 성분명 처방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의약분업 당시 의사단체들이 극력 반대했던 대체조제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 성분명 처방의 의도인 셈이다. 우리는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명분으로 성분명 처방을 반대하는 의사단체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이 주변의 약국에만 비치된 약품을 이용토록 처방함에 따라 환자들의 선택을 극히 제한해 왔다. 그 결과 의사와 제약업계, 의사와 인근 약국의 유착에 따른 비리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리고 그 부담은 모두 환자에게 떠넘겨졌다. 총진료비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6배나 높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국민들은 의약분업 사태 등을 겪으면서 의사들이 내세우는 건강권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핑계임을 알고 있다. 국민들은 보다 편리하고 싼 가격에 의료 혜택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도 성분명 처방제 도입과 더불어 안정성이 입증된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OTC)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 [2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8년 전, 사업 실패로 2억원의 빚을 지고 벼랑 끝에 몰린 부부는 열일곱 살 인웅이와 열두 살 다운이를 남겨두고 영화사 버스를 운전하던 처남의 주선으로 영화 밥차를 시작한다. 아이들과 하루 빨리 함께 살 희망, 오직 그 하나로 부부는 치열한 영화판에서 물불 안 가리고 일하기 시작하는데….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킬트는 스코틀랜드 전통의상으로 남자들이 입는 스커트. 미국 시애틀의 한 회사가 킬트를 응용해 유틸리킬트라는 옷을 만들었다. 유틸리킬트는 치마처럼 통풍이 잘되고 활동도 자유롭다. 유틸리킬트의 고객층은 매우 다양한데, 주로 자신감 넘치는 남성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다큐人(EBS 오후 9시20분)브로드웨이, 라스베이거스, 도쿄, 홍콩 등 세계 유수의 공연 시장에서 새롭게 인기 급부상 중인 공연 장르가 바로 버블 쇼다. 국내 버블리스트 신용씨는 환상적인 공연을 통해 아이들과 사람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신용씨가 불어내는 행복 가득한 비눗방울 세상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강남엄마 따라잡기(SBS 오후 9시55분) 상원이 1인시위에 나서자 교감과 경섭은 김정호선생을 복직시키려 하냐며 그만두라고 말한다. 그러자 김선생이 다가와 억울하지도 않느냐며 이렇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자 상원은 이 학교가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고 대답한다. 수진은 김정호 선생님이 그만두고 싶어했다는 말을 들려준다.   ●커피프린스 1호점(MBC 오후 9시55분) 한결은 은찬이 결혼할 만큼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은찬은 좋은 것과 결혼은 다르다며 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결혼을 서두르는 것이냐고 묻는다. 심란한 한결은 그것도 이유지만, 평생 너랑 밥먹고 너랑 얘기하고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고 대답한다.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명태는 무영과 함께 새벽시장을 보고 뿌듯해하며 돌아오지만 봉례가 식당에 없자 두 어머니가 불편한 관계가 된 것에 책임을 느끼며 봉례에게 전화를 건다. 순임도 사과할 요량으로 전화를 걸어보지만 시침 뚝 떼고 있는 봉례에게 도리어 화를 내고 만다. 한편, 미애는 부모의 교통사고로 힘들어한다.
  • 진해 ‘편파감사’ 규탄 확산

    경남 진해시 해군 시설운전학부 이전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편파감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진해 시운학부 부지 권리찾기 범시민추진위는 6일 “감사원에 대한 대응수위를 1인 시위와 상경 집회, 범시민 궐기대회 등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감사원이 시민 대표의 감사원장 면담 요청을 거절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3일 범추위가 전윤철 감사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하자 “전 원장이 휴가중인데다 편파감사와 관련 진상조사를 하고 있으므로 감사와 관련한 면담은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범추위는 감사원장 면담을 다시 요청하고,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감사원 정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감사원장과의 면담이 안되면 14일 시민대표 9명이 감사원을 항의방문하기로 했다. 범추위는 또 오는 17일 경복궁 앞이나 (주)태영 본사 부근, 광화문 네거리 등에서 상경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 400여명이 관광버스편으로 참가하며, 재경 향우 100여명도 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달 중 시민 5000여명이 참가하는 범시민 궐기대회도 예정돼 있어 시운학부 이전사업에 대한 편파감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진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이랜드 노사 협상 또 결렬… 내일 재협상

    농성장에 두 차례 공권력을 투입해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이랜드 노사가 1일 교섭을 재개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랜드 노사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2가 민주노총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외주 용역화 철회, 해고자 복직 등을 놓고 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노사 양측은 3일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랜드 노조를 지지하는 600여명의 교수ㆍ법률가 모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이랜드·뉴코아 투쟁을 지지하는 교수·법률가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는 노사가 서로 대등한 교섭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공정한 중재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면서 “비정규직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비정규직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7일 ‘이랜드-뉴코아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행동주간’으로 정하고 매일 오후 6시 서울 잠원동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조돈문(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참여 정부는 진실을 감추면서 양극화 해소라는 거창한 말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이랜드 사태를 상식적인 수준에서 해결하는 것만이 양극화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측의 직장폐쇄로 신촌 사업장에 출입할 수 없게 된 연세의료원 조합원 1200여명은 이날 강남구 도곡동 영동 세브란스 병원 로비에서 집회를 계속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성실 교섭에 임하지 않을 경우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해 의료연대회의와 함께 범대책기구를 구성해 더 거센 농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산하 각 병원에는 직장폐쇄 조치로 인해 병원 자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오해한 환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아 환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이날 병원 가동률은 외래 69%, 입원 48%, 수술 61% 수준이었다. 또한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의 경우도 평소 하루 55명의 환자를 받았지만 20명 정도만 건강 검진을 했다. 강국진 오이석 이경주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광장] 종교가 살상의 명분이 되어서야/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종교가 살상의 명분이 되어서야/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도올 김용옥은 21세기 인류의 과제로 첫째 자연과 인간의 슬기로운 공존, 둘째 모든 종교·이념간 배타의 해소를 꼽았다. 모두 인류의 생존과 평화 공존이 달려있는 중요한 문제들이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은 특히 종교간 평화 없이 세계 평화는 없다고 했다. 멀리 십자군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최근의 레바논·수단·보스니아 내전, 인도·파키스탄의 분쟁, 지구촌의 화약고라 불리는 팔레스타인 전쟁의 배경은 종교간 대립과 반목이다. 소련의 붕괴로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념에서 비롯되는 냉전과 분쟁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특정 종교를 믿는 민족간의 국지적 분쟁은 더 늘어나고 있다. 지금 시시각각 전해지며 가족과 온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아프간의 한국인 피랍사태는 종교 갈등을 되새기게 한다. 한국의 기독교 신자와 선교사 등 23명은 봉사 활동을 위해 아프간에 입국했지만, 탈레반은 그들을 납치했다. 그 중 배형규 목사는 가슴 아프게도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은 미국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을 숨겨주었다가 아프간을 전쟁으로 몰아넣은 이슬람 무장세력이다. 여성에 대한 가혹한 처벌과 로켓을 동원한 아프간의 불교 유적 및 불상 파괴도 그들의 극단주의적인 면을 보여준다. 우리도 종종 주변 사람들 중 고집이 센 원칙주의자를 탈레반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문화와 종교가 다른 민족과의 접촉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뼈아픈 경험을 했다. 한국천주교 초기 100년의 역사는 박해와 순교로 점철됐다. 중국·프랑스 신부들뿐 아니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신자들이 죽음을 당했다. 순교자 중 김대건 신부 등 103위가 1984년에 성인품에 올랐고, 현재 윤지충과 최양업 신부 등 또 다른 순교자 125위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데서도 충분히 어림할 수 있다. 우상숭배라 하여 제사를 금한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것은 효를 중시하는 유교체제를 부정하고 토착 문화를 무시한 것이었다. 종교 분쟁을 되새기면서 문득 떠오른 인물이 미국의 ‘반전 엄마’ 신디 시핸이다.2004년 4월 이라크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시핸은 2005년 8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던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1인 반전 시위를 시작했다. 아들을 숨지게 한 이라크를 원망할 법도 하건만, 그보다는 미국의 군사주의와 군수산업 확장이라는 이라크 전쟁의 본질을 꿰뚫으며 전 세계에 반전운동의 불을 지폈다. 지난해 눈길을 모은 종교 행사 가운데 하나는 삼소회(三笑會)의 세계성지순례다. 가톨릭 불교 원불교 성공회의 여성수도자 16명은 2월 전남 영광의 원불교 성지를 시작으로 인도의 불교, 영국의 성공회, 이스라엘의 기독교와 이슬람교, 이탈리아의 천주교 성지를 차례로 순례하며 서로 마음의 빗장을 열고 용서와 이해를 구하며 종교의 벽을 허물었다. 그리하여 서로 다른 형식으로 예배를 올릴지라도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평화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소문 그대로 일부 교회에서 제국주의적 사고 방식으로 해외선교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나라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교활동을 편다면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류를 구원하고 세계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종교가 더 이상 인간의 존엄을 무시하고 살상과 죄악을 저지르는 단서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씨줄날줄] 녹색과 경제의 공존/우득정 논설위원

    지난해 6월과 9월 녹색연합 주관으로 ‘녹색’과 ‘경제’의 공존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보존과 개발로 맞서온 양측 전문가들이 ‘지속가능성’을 공통 화두로 접점을 도출하기 위한 자리였다.‘보전은 절대선, 개발은 절대악’이라는 식으로 운동논리를 펼치던 환경단체로서는 대담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 없는 환경운동은 일반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고민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아직까지 메아리 없는 작은 몸짓에 그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한치 양보없는 대치가 있을 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광역시 계산동의 계양산 자락에 롯데건설이 건설하려는 골프장 문제가 될 것 같다. 지난 2년간 이 지역 환경단체들은 인천 생태녹지축의 중심인 이 지역을 자연상태로 보전해야 한다며 촛불집회,3보1배, 나무위 1인 시위, 고소·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골프장 건설을 저지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 규모가 당초 계획한 27홀에서 18홀로 축소되고 생태공원 조성 등 환경보전 계획이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를 받았음에도 ‘골프장만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오는 9월까지 인천시와 중앙정부의 도시계획 심의를 받아야 하는 롯데로서는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심의를 받지 못하면 5년후 토지이용계획을 다시 승인받아야 한다. 롯데가 시간과의 싸움에서 절대 불리하다. 경부고속철 공사를 중단시킨 ‘천성산 도롱뇽 사태’와 수도권 외곽순환도로 공사를 지연시킨 ‘북한산 사패터널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세미나 강연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골프관광 수요를 어떻게 국내로 전환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골프장 건설 때 토지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3만여명이 해외로 골프 여행을 떠나 1조 1000여억원을 썼다. 권 부총리가 골프장 건설 활성화에 매달리는 이유다. 정부와 업계, 환경단체는 이번 기회에 계양산 골프장 건설이라는 현안을 놓고 녹색과 경제의 공존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박노해 시인 “전투병 대신 의료·재건 부대 보내야”

    박노해 시인 “전투병 대신 의료·재건 부대 보내야”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다. 아픈 곳이 중심이다. 양심과 정의와 아이들이 학살되는 곳, 이 순간 그곳이 세계의 중심이다.”(‘나 거기 서 있다’ 중에서) 노동자의 아픔을 대변해온 박노해(50) 시인이 레바논의 고통을 읊었다. 레바논 전쟁 1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박 시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투병 파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명부대 300여명의 파병이 일주일 남은 시점이다. ●“파병지 수르는 결코 안전하지 않아” 시인은 “전투병 대신 의료·재건 부대를 보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레바논을 찾은 그는 “비극적인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랜 묵언을 깨고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파병지 수르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박 시인은 현재 레바논에는 무장세력이 속속 몰려들고 있으며 9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로 첨예한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우리 정부는 실정을 모르거나 위험 요인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책임있는 정부의 자세가 아닙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현지 민심을 왜곡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레바논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 같이 제게 물었습니다.‘이스라엘이 미국을 등에 업고 우리를 학살할 때 코리아는 침묵으로 동조하지 않았느냐.’고요. 저는 한국에 차갑게 등을 돌린 중동의 변화가 무섭게만 느껴졌습니다.” 박씨가 흑백 카메라로 담아온 사진들은 상처난 도시와 아이들의 슬픈 눈망울을 생생히 보여 주고 있었다. 그는 말하는 중간중간 잔기침을 뱉어냈다.“평생 마실 잿더미를 다 마셨는데 시간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았네요.” 박씨는 국내 문제에서 해외 분쟁 문제로 고개를 돌린 이유에 대해 “자기 자신이나 나라에 대한 관심은 타고나지만 타인에 대한 관심은 배워야 한다.”면서 “감옥에 있을 때 우리가 세계를 너무 모르고 섬에 갇힌 채 운동을 해왔다는 성찰이 있었다.”고 털어 놨다. 이왕 죽었다 살아난 목숨이니 5년,10년 후를 바라보고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분쟁 지역을 돌며 30,40대의 저항 리더들을 많이 만난 것도 그 때문이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고 싶지 않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박씨를 부르는 손짓도 많았다. 그러나 그는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제가 누구보다 고생을 덜 했다고 할 수 있나요? 하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는 7년쯤 두문불출했더니 이제 자신을 알아 보는 사람이 없다며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기자회견장에는 전 한국 중동학회 회장인 건국대 최창모(52) 교수와 요르단 대학의 라자이 알 칸지(58) 교수도 참석해 지지를 보냈다. 최 교수는 ““오늘날 가장 아픈 세계의 중심이 한반도와 레바논인 것 같다.”면서 “외세의 침략 전쟁과 오랜 내전 속에서 막 스스로 일어나려는 레바논 사람들에게 외부의 개입은 모욕감과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칸지 교수는 “남부 레바논은 이스라엘에 오래 점령을 당해 위험한 곳이며 바로 그 점이 헤즈볼라가 저항운동을 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회견을 마친 박씨는 비 내리는 광화문 거리에서 오전 12시 50분부터 1시간 가량 1인 시위를 벌였다. 글 사진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李측“진작 그랬어야” 朴측“네거티브기준 뭐냐”

    “인내도 한계가 있다. 필요하면 읍참마속도 주저하지 않을 것”(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진작 그랬어야 한다.”(이명박 후보측) “네거티브 기준이 뭐냐.”(박근혜 후보측)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후보간 끝없는 검증공방으로 당의 정권교체 가능성에 그림자가 드리우자 당 지도부가 양 캠프에 ‘마지막 경고장’을 냈다. 이 후보측은 이를 환영하고 나섰으나 박 후보측은 반발, 검증 공방전 추이가 주목된다. 강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도한 검증 공방에 대한 당내외 우려가 비난으로 돌변하고 있으며, 정권교체의 희망마저 앗아가고 있다.”며 “인내도 한계가 있으며, 필요하면 읍참마속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당의 검증의지를 시험해선 안 된다.”며 “윤리위와 네거티브감시위 등 검증을 둘러싼 여러 기구가 총출동해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행동에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경고한다.”고 탈당 등 중징계 조치를 내릴 수 있음을 내비쳤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실에서 ‘이전투구 즉각 중단’ 성명 발표로 ‘최후통첩’에 가세했다. 그는 ▲후보 상호간 헐뜯기와 무분별한 폭로전, 막말공방 즉각 중단 ▲음해, 비방, 흑색선전시 당원권 정지는 물론 탈당권유, 제명을 포함한 엄중 징계 조치 ▲참모들 잘못에 대해 후보 본인에게 직접 책임추궁 등을 선언했다. 성명 발표 직후 당 선관위는 회의를 통해 이 후보측 장광근 대변인과 박후보측 이혜훈 대변인을 징계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달 2일 회의에서 윤리위 회부 등 제재 수위를 논의키로 했다. 이같은 지도부 방침에 대한 양 캠프 반응은 엇갈렸다. 이 후보는 이날 정책토론회를 끝낸 뒤 “당이 방향을 제대로 잘 잡았다. 당이 말만 할 게 아니라 시행하고 지켜야 한다.”고 환영했다. 주호영 비서실장도 “지도부가 진작부터 이렇게 강하게 말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측 이혜훈 대변인은 “만약 허위비방을 하거나 흑색선전을 한다면 당의 조치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이미 보도된 것을 아느냐고 묻는 것도 그 기준에 포함시킨다면 ‘재갈 정치’이고 ‘공포정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재원 공동대변인도 “대운하 문건을 조작해 유출시켰다느니 박 캠프와 김정일과 집권세력이 연합해 (이 후보를)공격한다느니 말도 안 되는 흑색선전을 한 쪽이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 검증위원회는 이날까지 추가 검증자료 접수를 마감한 결과, 모두 87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자료를 제출한 경우도 ‘1인당 1건’ 규칙을 적용해 87건의 제보가 접수됐다.”며 “대부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정리하거나 이미 알려진 사실들이며,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젠 마음껏 달려, 하니

    이젠 마음껏 달려, 하니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지만 휠체어에 의지한 채 15년을 살았던 개 ‘챔프’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 <챔프!>(2006). 다리를 잃은 개를 위해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전용 휠체어를 만들어준 일본인 미우라 씨와 같은 주인공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태어난 지 5개월이 안 된 아들을 품에 안고 인터뷰에 나선 이신영 씨(34세). 그의 주변엔 한 식구나 다름없는 푸들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늘 정신없이 맴돈다. “하얀 푸들이 ‘씨니’예요. 웹디자인 일을 하던 때 이웃 사무실에 살던 녀석인데 자칭 ‘애견가’라는 주인으로부터 엄청난 괴롭힘을 받아 제가 뺏다시피 입양했죠. 그 주인이 어찌나 밉던지 어떻게든 혼내주고 싶었어요.” 그는 생업과 더불어 ‘아름품’이라는 동물 보호 단체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1인 거리 시위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강단 있게 활동했다. 당시 만난 그의 ‘챔프’가 바로 버려진 개 ‘하니’다. 한눈에도 볼품없는 발바리였는데 무슨 이유였는지 다리까지 절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입양을 기다리다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아예 그가 데리고 살게 된 것이다. “외출했다 돌아올 때면 금방이라도 뛰어나와 반길 듯한 눈빛으로 엎드린 채 몸을 비벼대곤 했는데 너무 안쓰럽더라구요. 물이라도 제 힘으로 먹을 수 있게끔 스케이트보드에 태워보기도 했지만 마땅한 도구를 찾기는 힘들었어요.” 그는 답답한 마음에 장애견을 키우는 사람들을 모아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순전히 제가 외로워서 그랬죠. 우리나라는 장애 동물들을 대부분 안락사시키는데 끝까지 그 생명을 버리지 않고 품에 안고 사는 사람들끼리 위로가 필요했어요.” 수소문 끝에 가까스로 미국에서 제작한 휠체어 견본을 구할 수 있었고 즉시 하니를 위한 휠체어 준비를 시작했다. 공업사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부탁했지만 남는 장사가 아닌지라 모두 거절했고 급기야 좀처럼 잡아보지 않았던 망치와 펜치를 직접 들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알루미늄, 스테인리스강, 고무바퀴를 구해 며칠간 구부리고 조이며 다듬어 그럴듯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하니는 휠체어를 타보지도 못한 채 동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모든 게 부질없어졌지만 그는 또 다른 하니를 위해 휠체어 만드는 일을 계속했다.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 사이트를 개설하여 무료로 선물한 휠체어와 재료비만을 받고 제작해서 보급한 휠체어가 그새 백오십여 대에 이른다. 덕분에 양 손목이 시큰거리는 후유증을 안고 살지만 그동안 휠체어를 받았던 ‘단오’ ‘줄리엣’ ‘반이’ 등의 이름을 되새기면 무척 흐뭇하다. 남편 김재혁(35세) 씨는 아들 지원이가 태어난 날을 잊지 못한다. “아침에 출근했는데 바로 아이가 나올 것 같다고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집으로 달려갔는데 자기 몸 챙기기는커녕 보내줘야 할 휠체어가 두 대 있다며 포장해서 보내놓고 병원에 가자고 하더군요. 아파서 신음하면서도 휠체어 챙겼던 그날 아침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땀이 나요.” 이신영 씨는 이제 산후 조리가 끝나고 아픈 손목이 좀 나아지면 다시 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가 없어도 이 일을 대신할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바라요. 돈 남는 장사를 해도 좋으니 미국처럼 휠체어 제품이 정식으로 만들어지기만 해도 좋겠어요.” 앨범 사진 속 하니가 금방이라도 웃으며 힘껏 그에게 뛰어오를 것만 같다. 취재, 사진 이만근 기자 월간샘터 5월호 중에서..
  • 안타까운 순직…주먹 휘두른 상관

    ■ 안타까운 경찰관 지난 한달 동안 서울경찰청 산하 경찰관 4명이 잇따라 순직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후폭풍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동료들의 비보가 이어지자 경찰의 사기는 더욱 땅에 떨어졌다. 10일 서울경찰청 경무과 후생반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서울청 경무과에 근무하던 이모(39) 경정이 위암으로 숨졌다. 지난달 15일에는 K경찰서 경비·교통과 허모(35) 경장,22일에는 S경찰서 수사과 김모(41) 경사가 나란히 직장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모두가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 초반의 경찰관들이어서 아쉬움은 더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Y경찰서 백모(57) 경감이 정년 퇴직(6월30일)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뇌출혈로 숨져 동료들과 유가족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서울청은 내부 규정에 따라 경찰관들과 일반직, 기능직 공무원 등 2만 4800명의 급여에서 각각 5000원씩을 공제해 1인당 1억 2400만원의 ‘공동부조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순직한 동료들처럼 대부분의 경찰들은 경찰을 천직으로 여기며 묵묵히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한다.”면서 “최근 김승연 회장 사건으로 인해 경찰이 한꺼번에 매도당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직 경찰관 수는 한달 평균 1명 정도였지만 5월에 4명이 각종 지병으로 순직했다.”면서 “장례를 치른 뒤 공무원연금관리공단과 순직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주먹 휘두른 상관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 논란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수사팀에 대한 인책 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사이버경찰청 직원 전용 자유발언대가 상급자의 폭행을 고발하는 글로 또다시 들끓고 있다. 이면에는 상급자에게는 관대하고 하급자에게는 엄한 감찰에 대한 불만이 오롯이 녹아 있다. 그동안 숨죽여 왔던 하위직 경찰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경찰 내부 전산망에 “지난 4월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 차단근무 동원 당시 서울 K경찰서장이, 버스에서 내리는 직원 2명이 모자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얼굴 등을 폭행했다. 감찰에서도 이 사실을 묵인했다.”는 글이 올랐다. 당시 서울청 감찰계에서는 서장이 폭행 사실을 시인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서장이 당사자들에게 충분히 사과를 하고 마무리한 사안인데 다른 경찰서 직원들이 이를 또다시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원칙도 없는 감찰,XXX 같은 감찰’이라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서울 S경찰서 A경사가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서장을 찾아갔다가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관례적으로 넘어갔던 경미한 수준의 (상급자) 폭행에 대해 하위직 경찰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보복폭행 수사 감찰과 관련, 감찰이 하위직에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고위직에는 관대하다는 인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글렌이글스의 약속’ 못지킨 G8

    ‘글렌이글스의 약속’ 못지킨 G8

    #장면 1:2005년 7월 영국 글렌이글스에서 개막된 ‘서방 선진7개국+러시아(G8) 정상회의’.8개국 정상들은 2010년까지 아프리카 원조규모를 연간 500억달러로 늘리고 42개 빈곤국의 부채를 탕감한다고 선언, 박수를 받았다. #장면 2:지난 2일 영국 런던 템스강변에서 수 천명의 시위대가 “G8, 세계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G8 정상들이 ‘글렌이글스의 약속’을 2년이 지나도록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탕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옥스팜 “전세계 원조규모 10년 만에 첫 감소” 6일 독일 휴양지 하일리겐담에서 열리는 ‘G8 정상회의’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반(反) 세계화’ 시위가 확산되고 8명의 정상들은 둘레 12㎞ 철조망 안에서 ‘그들만의 회담’을 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를 주창했지만 올해도 레토릭(수사)에 그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4일 지난해 G8의 원조 규모는 한해동안 각국이 사치재에 쏟아부은 돈보다도 형편없이 적다고 자성론을 전했다. 국제 구호단체인 옥스팜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원조 규모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G8이 2005년 연간 500억달러 증액키로 약속한 원조 규모는 목표치의 10%만 이뤄졌다. 아프리카 지원금은 2004년 이후 2년 동안 2%가 늘었다. ●G8 작년 생수 소비액 580억弗… 원조액의 3배 반면 G8이 지난해 생수에 쓴 돈은 아프리카 전체 원조금인 180억달러의 3배가 넘는 580억달러다. 같은 기간 군비로 1조달러를 퍼부었다. 인디펜던트는 영국인이 지난해 와인과 샴페인을 마시는 데 쓴 돈은 원조금의 2배가 넘으며 일본은 명품 소비에, 프랑스는 향수, 독일은 구두, 캐나다는 맥주를 마시는 데 지출한 돈이 더 많다고 꼬집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선진국의 대외 공적개발원조(ODA)가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원조액 비율도 0.05%로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전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 아프리카발전위원회(APP) 의장조차도 올해 G8 회담에선 어떤 새로운 약속도 기대하지 않으니 기존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올해도 ‘화려한 공약´ 쏟아내 따가운 눈총 G8의 ‘화려한 공약’은 올해도 쏟아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2008년에 원조 예산을 7억 5000만달러 더 늘리고 향후 4년 동안 30억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9년까지 ‘에이즈퇴치 긴급프로그램(PEPFAR)’ 예산을 두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개발 원조는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 잠비아의 도시 지역에선 무료 의료가 시행되고 있다. 가나는 전 어린이에 대한 의무 교육을 시작했고, 말라위는 매년 4000명의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아프리카 전체 에이즈 환자의 4분의 1인 130만명이 치료를 받았고 그 중 25만명은 지난해 목숨을 건졌다. 그럼에도 G8을 왜 비판할까. 옥스팜 등 시민단체들은 ‘글렌이글스의 약속’이 지켜졌다면 지난해에만 50만명의 목숨을 더 구할 수 있었다고 개탄한다. 전 세계 부유한 국가들의 국민 1인당 1년에 1달러(928원)만 지원해도 ‘글렌이글스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8명의 정상 여러분. 이번 회담에선 사진 찍으며 만찬만 하지 말고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고통받는 지구촌 약자들을 떠올려 보세요.”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금융산업 균형 발전의 길] (5) 보험료율 차등적용 논란

    [금융산업 균형 발전의 길] (5) 보험료율 차등적용 논란

    지난 15일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제도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권역별로 목표기금을 정하고 회사별로 다른 보험료율을 적용하는 안이다. 보험업계는 큰 틀에는 찬성하지만 보험업계가 부담하는 기금이 너무 많다고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평가등급 공개땐 보험사 부실 가능성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증권, 보험, 상호저축은행 등이 은행과 같이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내게 됐다. 보험료율은 은행 0.05%, 보험 0.15%, 증권 0.1%였다.2년 뒤인 2000년 보험료율이 인상돼 은행 0.1%, 보험 0.3%, 증권 0.2%가 됐다. 보험이 은행의 3배다. 보호한도는 모든 금융권이 1인당 5000만원까지다. 이를 각 금융권에 적용하면 보험대상 예금 중 은행이 73.7%(2004년 기준), 보험이 18.8%, 증권이 2.4% 등을 차지한다. 납부된 예금보험료는 은행 52.1%, 보험 35.8%, 증권 3.5% 등이다. 손해보험협회 김치중 전무는 “은행이 내야 할 보험료 상당 부분을 보험이 대신 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보가 내놓은 안은 은행·증권은 0.1%, 생명보험은 0.2%, 손해보험은 0.25%를 적용하는 것이다. 회사의 재무구조 등을 감안해 차등 요율제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보험업계는 목표기금이 너무 많고, 차등요율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또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한 나라 중 보험에 대해 차등요율제를 적용하는 나라는 없다. 중개조직(설계사)이 있어 평가등급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고, 공개될 경우 보험사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보도 평가등급은 회사의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공개될 경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지원금 보험보다 5배 많아 예금보험금은 금융권역별로 얼마나 썼을까. 서울보증보험이 변수다. 정부는 1998년 7월부터 서울보증보험을 임시로 예금보험공사에 가입시켜 10조원 이상을 지원한 뒤 2000년 예금보험공사에서 제외시켰다. 보증보험은 전문성이 있는 기업이 고객이기 때문에 개인을 위한 예금보호기금에 넣지 않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서울보증보험에 지급된 돈을 포함하면 보험이 받은 지원금은 19조 3825억원이다. 은행은 2.4배인 46조 43억원을 받았다. 서울보증보험에 지원된 돈을 빼면 은행이 5배나 많다. 서울보증보험 지원자금이 손보사에 포함되는 바람에 손보의 보험료율이 생보보다도 높게 됐다는 것이 손보업계의 판단이다. ●복지부·보험계 건보재정 악화 네탓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건강보험의 재정악화가 민영의료보험 탓이라고 지적했다. 민영의료보험이 법정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바람에 환자가 내는 의료비가 없어져 의료기관을 찾는 횟수가 많아져 건강보험금이 많이 나간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늘리면서 민영의료보험이 본인부담금을 보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지난해 11월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1만명이 참가한 시위를 벌이는 등 적극 반대하고 있다. 우선 복지부가 근거로 삼은 논문은 받는 돈이 정해진 정액형 보험에 대한 연구이며 문제가 되는 민영의료보험은 환자가 병원에 낸 만큼 주는 실손형 보험이다. 복지부 안에 따르면 계약자가 받는 혜택이 줄어들고,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만 보장하는 비싼 보험만 나올 확률이 높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주범은 노령화 진전에 따른 의료비 증가, 과잉진료, 건강보험 방만 운영”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와 재정경제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실증분석을 의뢰해 놓았다. 다음달 중간 결과가 나오면 다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본인부담금의 일부를 환자가 내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공(公)·사(私)보험의 역할 재조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은 민영의료보험과 공보험이 상호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생보보다 더 서러운 손보 민영의료보험은 현재 생보보다 손보의 주력상품이다. 그러나 제약이 있다. 손보만 보험업법 시행령에 의해 80세까지만 보장할 수 있고 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질병사망보험금은 2억원까지다. 단체보험 가입협상에서 기업체 임원의 경우 사망보험금 2억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하면 손보사들은 그 계약을 인수할 수 없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 나동민(생보사상장자문위원장) 연구위원은 “제3보험이라는 새 영역이 도입되면서 생·손보가 그동안 다뤄왔던 리스크(위험)를 반영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고령화와 소득 증대 등 현실 변화에 맞춰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이젠 마음껏 달려, 하니

    이젠 마음껏 달려, 하니

    취재, 사진 이만근 기자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지만 휠체어에 의지한 채 15년을 살았던 개 ‘챔프’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 <챔프!>(2006). 다리를 잃은 개를 위해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전용 휠체어를 만들어준 일본인 미우라 씨와 같은 주인공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태어난 지 5개월이 안 된 아들을 품에 안고 인터뷰에 나선 이신영 씨(34세). 그의 주변엔 한 식구나 다름없는 푸들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늘 정신없이 맴돈다. “하얀 푸들이 ‘씨니’예요. 웹디자인 일을 하던 때 이웃 사무실에 살던 녀석인데 자칭 ‘애견가’라는 주인으로부터 엄청난 괴롭힘을 받아 제가 뺏다시피 입양했죠. 그 주인이 어찌나 밉던지 어떻게든 혼내주고 싶었어요.” 그는 생업과 더불어 ‘아름품’이라는 동물 보호 단체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1인 거리 시위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강단 있게 활동했다. 당시 만난 그의 ‘챔프’가 바로 버려진 개 ‘하니’다. 한눈에도 볼품없는 발바리였는데 무슨 이유였는지 다리까지 절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입양을 기다리다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아예 그가 데리고 살게 된 것이다. “외출했다 돌아올 때면 금방이라도 뛰어나와 반길 듯한 눈빛으로 엎드린 채 몸을 비벼대곤 했는데 너무 안쓰럽더라구요. 물이라도 제 힘으로 먹을 수 있게끔 스케이트보드에 태워보기도 했지만 마땅한 도구를 찾기는 힘들었어요.” 그는 답답한 마음에 장애견을 키우는 사람들을 모아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순전히 제가 외로워서 그랬죠. 우리나라는 장애 동물들을 대부분 안락사시키는데 끝까지 그 생명을 버리지 않고 품에 안고 사는 사람들끼리 위로가 필요했어요.” 수소문 끝에 가까스로 미국에서 제작한 휠체어 견본을 구할 수 있었고 즉시 하니를 위한 휠체어 준비를 시작했다. 공업사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부탁했지만 남는 장사가 아닌지라 모두 거절했고 급기야 좀처럼 잡아보지 않았던 망치와 펜치를 직접 들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알루미늄, 스테인리스강, 고무바퀴를 구해 며칠간 구부리고 조이며 다듬어 그럴듯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하니는 휠체어를 타보지도 못한 채 동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모든 게 부질없어졌지만 그는 또 다른 하니를 위해 휠체어 만드는 일을 계속했다. 한국장애동물연구협회 사이트를 개설하여 무료로 선물한 휠체어와 재료비만을 받고 제작해서 보급한 휠체어가 그새 백오십여 대에 이른다. 덕분에 양 손목이 시큰거리는 후유증을 안고 살지만 그동안 휠체어를 받았던 ‘단오’ ‘줄리엣’ ‘반이’ 등의 이름을 되새기면 무척 흐뭇하다. 남편 김재혁(35세) 씨는 아들 지원이가 태어난 날을 잊지 못한다. “아침에 출근했는데 바로 아이가 나올 것 같다고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집으로 달려갔는데 자기 몸 챙기기는커녕 보내줘야 할 휠체어가 두 대 있다며 포장해서 보내놓고 병원에 가자고 하더군요. 아파서 신음하면서도 휠체어 챙겼던 그날 아침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땀이 나요.” 이신영 씨는 이제 산후 조리가 끝나고 아픈 손목이 좀 나아지면 다시 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가 없어도 이 일을 대신할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바라요. 돈 남는 장사를 해도 좋으니 미국처럼 휠체어 제품이 정식으로 만들어지기만 해도 좋겠어요.” 앨범 사진 속 하니가 금방이라도 웃으며 힘껏 그에게 뛰어오를 것만 같다. 월간샘터 5월호 중에서..
  • 터키 헌재 “대선 1차투표 무효” 조기총선 가닥… 정국 진정국면

    터키 헌재 “대선 1차투표 무효” 조기총선 가닥… 정국 진정국면

    |파리 이종수특파원|터키 헌법재판소는 1일(이하 현지시간) ‘의회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대통령선거 1차 투표는 정족수 미달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오는 6월24일 혹은 7월1일쯤 조기 총선 실시를 추진하겠다.”며 “대통령 선출 방식도 의회투표에서 직접 선거로 바꾸고, 국회의원 임기도 5년에서 1년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슬람 성향의 대통령 선출에 반대해온 군부·야당·세속주의자들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따라서 혼미를 거듭하던 터기 정국이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야당 요구 일부 수용 터키 헌재는 이날 대선 1차투표의 무효 판결 이유로 “전체 의원 550명 가운데 361명이 투표에 참석, 재적의원 3분의2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여당인 집권정의당의 단독 후보로 출마한 압둘라 굴 외무장관은 1차 투표에서 재적의원 3분의2의 찬성을 얻지 못해 2일 2차투표에 이어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 3,4차 투표를 남겨둔 상태다. 앞서 군부와 야당, 세속주의자 유권자들은 “이슬람 세력이 의회·정부에 이어 대통령직마저 차지하려고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지난 27일 군부의 반대성명에 이어 29일 100만여명이 이스탄불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또 굴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헌재에 1차 투표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정부는 “야당이 헌법상의 명확한 정족수 규정 미비를 이용했다.”며 “의회의 대선 투표 유효 정족수도 일반 개회 정족수와 같은 재적의원의 3분의1”이라고 맞섰다. 특히 헌재 판결 뒤에도 “예정보다 하루 늦춰 3일 2차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혼란이 가속되는 듯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총리가 집권당의 의견을 모아 1일 조기총선 실시 추진과 직선제 대선 등 광범위한 개혁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국면 봉합에 나섰다. 군부와 야당의 주장을 수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혼란 재연 가능성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헌재의 1차 투표 무효 판결에다 당초 일정대로 대선을 강행하더라도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 의원들이 투표에 불참한다는 입장이어서 여당 단독으로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 비롯됐다. 게다가 세속주의를 천명하는 군부가 정치개입 움직임을 보인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각도 많다. 우선 현 정부가 전폭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굴 외무장관이 2차 투표에서 정족수 확보에 실패한 뒤 조기 총선에 나서더라도 집권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에르도안 총리는 집권 뒤 연 평균 7.3%의 경제 성장률을 이룩하고 1인당 국민소득을 이전의 2배 가까운 5477달러로 끌어 올리면서 서민층과 이슬람 근본세력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조기 총선과 직선제 대선을 통해 이슬람 성향의 대통령 선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부, 야당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그럴 경우 터키 정국은 다시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vielee@seoul.co.kr
  • KAIST 입시 인성·창의성 평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서남표)이 올해 입시부터 성적중심에서 인성과 창의성 등을 중시하는 종합평가에 비중을 두고 신입생을 선발한다. KAIST는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입시제도 개혁안을 발표했다. 장순흥 부총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성적만 갖고 신입생을 선발했지만 올해부터는 인성과 창의성 등 종합평가를 추가해 2개 항목을 비슷한 비중을 두고 뽑겠다.”고 밝혔다. 1차는 고교 성적, 생활기록부, 공인영어성적,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으로 최종 합격자의 2∼2.5배를 선발한다. 2차에서는 학업수행, 생활태도, 특기활동 등을 평가한다. 인성과 전문성 면접부분을 강화해 평가하고 문제풀이 능력보다는 문제파악 및 창의적 능력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하게 된다. 평가항목은 창의·논리·사회성, 탐구력, 자기관리 능력, 특정분야 영재성, 발표력이다. 장 부총장은 “성적이 0.1점,0.2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데 무의미하고 변별력도 없다.”면서 “미래의 자원은 창의성이다.”고 강조했다.KAIST는 학생 1인당 교수 3명이 평가하고 교수들이 고교를 찾아 담임교사의 얘기를 듣는 등 현장에 직접 나가 파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 부총장은 “외국에서는 성적이 아니라 추천서 등으로 학생을 뽑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학교가 아직 없다.”면서 “현 입시위주의 교육은 서로가 적으로 여겨 학생들의 인성파괴를 불러오고 사교육비의 과도한 지출 등 사회적 문제까지 낳고 있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옐친 시장경제 도입 16년’ 지금의 러시아는

    1991년 8월. 공산체제 회귀를 주장하는 보수파의 쿠데타를 탱크 위 사자후의 연설로 진압했던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사망했다. 그가 공산 러시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한 지 16년. 지금 러시아는 어떤 모습일까. ●정책비판 기자 다수 실종·테러 옐친이 집권한 9년, 특히 초반부는 국가 재산의 사유화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옐친 가족과 측근들의 부패는 극에 달했고 사회는 혼란 그 자체였다. 임기 후반, 폭음가였던 그는 만취 상태로 국제 무대에 등장하기도 했고, 결국 지지도 2%인 상태에서 국가정보국(KGB) 출신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권력을 조기 이양했다. ‘칼’ 같은 냉정함과 엄숙함으로 옐친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푸틴은 옐친 시대를 쥐고 흔든 미하일 코도르프스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등 ‘올리가르흐’(국가 재산을 불하받은 과두 재벌)들을 추방하며 경제엘리트 길들이기에 나섰다.‘창조자’라기보다는 ‘(사회주의체제)파괴자’에 더 가까웠던 옐친과 달리, 그는 권력의 중앙집권화를 다시 꾀했다. 특히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미디어를 대부분 국유화하고 통제했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기자들이 다수 실종됐고 테러를 당했다. 지난 수십년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던 체첸의 주지사도 2004년 9월 학교인질 유혈사태가 발생한 이후 중앙임명제로 전환했다.2003년 12월 치러진 총선에서 러시아 야당은 거의 모든 의석을 상실했다. 사실상 정치권은 ‘야당 제로’인 상태. 서방은 친 크렘린 일색인 언론이 만든 결과라고 비난했다. 최근 일어난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반정부 평화 시위도 푸틴은 단숨에 진압했다. ●‘강한 러시아 제국의 부활’ 푸틴의 대국민 모토는 ‘강한 러시아의 부활’이다. 냉전시기 세상의 절반을 대표하던 강력한 러시아 재건에 나서 최근에는 미국·중국 등에 맞서는 외교적 입지를 확보했다. 특히 푸틴은 체첸 분리독립 운동의 군사적 진압 명분을 얻기 위해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국과 손을 잡았다.2002년 5월, 냉전시기 소연방을 겨냥해 설립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도 적극 손을 내밀어 ‘나토-러시아 협의체’를 만들었다. 테러·안보 이슈에 서방과 동등한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 이란 정책에선 ‘마이 웨이’를 고집한다. 특히 핵개발 우려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운 이란의 부셰르 원전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하면서도 핵심 이슈엔 소신을 굽히지 않아 외교적 위상을 높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급속한 경제 성장의 명암 러시아 경제는 1998년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 유예선언)으로 사실상 붕괴됐었다. 하지만 이후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8년 연속 평균 6.7%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뤄냈다. 물론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 덕도 컸다. 국영 에너지 회사인 가즈프롬은 유럽이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25%를 공급하고, 아시아·미국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푸틴은 옐친 시대 개인 수중으로 들어간 ‘유코’ 등 석유 회사를 다시 국유화하고 세금, 금융, 노동문제에서 강력한 개혁 정책을 실시, 이같은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었다. 그러나 빈부격차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출산율 감소, 인구 전체를 위협하는 건강문제, 군대 부패 등 극복해야 할 개방 후유증도 만만찮다.1인당 국민총생산과 소득은 각각 1만 2100달러,4460달러이지만 재화의 4분의1을 재력가 36명이 소유하고 있다. 잡지 포브스는 러시아의 억만장자는 60명이라고 소개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경제대국 한국, 법질서 등 사회적 자본 빈약”

    지난 주 김성호(57) 법무부 장관을 경기 과천 정부청사 집무실에서 잠깐 만났다. 일정이 빡빡하다며 만남을 꺼렸지만,‘법의 날’을 앞두고 몇가지만 물어보겠다는 단서를 달고서야 가능했다.“이렇게 바빠서 어떻게 사느냐.”고 묻자 “법과 원칙이 살아 있는 ‘행복국가’의 그물을 촘촘히 짜고 있다.”며 선문답으로 답했다. 원론적인 말을 꺼냈다. 장관이 말하는 법과 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법치주의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평소 소중함을 잊기 쉬운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의 대답에는 소신에 찬 법철학이 묻어 있었다. 공기와 같이 소중함을 잊기 쉬운 법과 원칙이 잘 지켜지도록 필요한 법률적·제도적 정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게 그의 책무라는 얘기였다. ●법질서 수준 OECD 30國 중 27위 김 장관은 우리 국민들의 법질서 수준이 낮다는 말로 당위성을 설명했다.“우리나라의 법질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27위쯤 됩니다. 사회적 자본이 취약하기 때문이죠.18세기 이후 사회는 물적자본, 인적자본 시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사람 사이의 협력이나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요소 즉 법질서, 신뢰, 원칙, 정직성 등과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부족합니다.10위 경제대국이면서도 법질서 수준이 낮아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국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1991년부터 2000년 사이 법질서 수준을 OECD 국가 정도로만 유지했으면 매년 1%포인트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김 장관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의 문턱을 넘어서는 것도 법과 원칙이 제자리를 찾아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한 법질서와 경제 사이에는 ‘사회적 자본’이란 화두가 있었다.“사회적 자본은 정치적 민주화, 경제성장 못지않게 선진국가 도약의 한 축입니다. 서로 신뢰를 못하니까 법질서가 깨지고, 결국 반칙을 한 사람이 더 잘 나가게 됩니다. 이는 경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독일 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가 제창한 ‘최소인자 결정의 원칙’을 보면 식물이 성장하는 데 여러 영양분이 필요하고 골고루 다 있어야 하는데, 하나만 모자라도 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이죠.” ●불법집회·시위 이젠 용납 안돼 그러면 법과 원칙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장관은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대면 데어야 합니다. 법을 어긴 사람은 어긴 만큼 불이익을 받아야 합니다.”라는 표현으로 말을 이어갔다. 특히 불법 집회나 시위는 법치주의에도 맞지 않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위주의 시대, 식민지 시대, 민주화가 덜된 군사정부 시대는 법을 좀 어기더라도 대항하는 일이 ‘의로운 일’일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해방도 되고, 민주화된 지금은 그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선진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누구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고, 심지어 과거사정리위에서 과거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남용도 이제는 용서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적인 집단행동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범국민운동본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집단행동을 했을 때 무관용 원칙을 엄격하게 지킨 이후 불깡통이나 죽창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집회나 시위를 하더라도 ‘떳떳하게 하라.’는 겁니다. 인터넷에서 가면 쓰고(익명) 하는 것처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때는 공권력을 비하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공권력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보호해줘야 합니다. 작은 잘못만 보고 공권력을 나쁜 집단으로 몰고 가는 것은 사라졌으면 합니다.” ●법무부 ‘서비스기관´ 거듭나야 그러면서 그는 법무부가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우선 법과 원칙이 살아 있어야 하지만, 한편으로 정부는 국민이 안락하게 살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쿠폰 배급 등만으로는 안 됩니다.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줘야 합니다. 공무원 숫자나 국가 공공기관 보조인력을 늘린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결국 민간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회사가 더 생겨야 하고, 기업투자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업을 옭아매면 투자하기 싫어한다는 점을 감안, 이중대표소송제 등 상법 개정 때도 기업 입장을 많이 반영했다고 밝혔다. 장관이 친(親)기업적인 정서가 강하다는 얘기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친기업적인 정서라기보다는 잘사는 국가를 만드는 데 있어 법무부의 역할 중의 하나가 기업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종전에는 관심을 많이 갖지 않았을 뿐입니다.”언제 경제 공부를 많이 했느냐는 물음에 “검사 시절 기업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 기업이 고민하는 문제 등을 봐왔다.”며 웃었다. 최근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어가고 있는 사법적 기능에 대해 물었다. 김 장관은 “사법개혁안이 국회에서 매듭지어가고 있습니다만, 개혁안이 수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공판중심주의로 피고인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더라도 범죄가 생기면 즉시 잡아내야 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못하면 법과 원칙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조건, 즉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때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위증죄 등이 있지만 말을 전혀 안 하고, 출석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책이 없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수사기관에 협력할 의무, 진술해줄 의무 등이 촘촘히 규정돼 있다면서 구속 기준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까지는 추상적이고, 재량도 너무 컸습니다.10년 이하의 징역형이라고 하면 편차가 너무 크고 국민에게 불신을 줄 수 있습니다. 청탁을 하거나 전관예우 등의 여지가 있는 것이지요.”그는 법원이 양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듯, 수사기관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불구속과 구속의 기준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한 예로 ‘죄질이 나쁜 경우’라고 했을 때 죄질이 나쁜 정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손을 때렸다든지, 칼로 찌른 것이라든지 명확히 구분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주병철 홍성규기자 bcjoo@seoul.co.kr
  • 정부가 밝히는 FTA가 손실이 아닌 몇가지 이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지만 반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협상 결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FTA 효과를 과대평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참여정부가 주목한 양극화 문제가 악화되고 농촌사회는 붕괴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FTA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1. ‘준비된 개방’… IMF땐 강제개방 정부 관계자는 8일 “한·미 FTA 반대론자의 기본적 인식은 반미(反美)에서 출발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론자들은 경쟁을 바탕으로 한 미국식 경제시스템이 도입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확산되고 미국내 글로벌 기업들만 혜택을 볼 것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외환위기 이후의 중산층 몰락 등 부작용을 밑바탕에 깐 것으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한·미 FTA 반대론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가 ‘준비되지 않은 개방’이었다면 이번 한·미 FTA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능동적 개방’이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화나 개방이 양극화의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화를 추진한 개도국은 2002년 기준으로 1인당 소득증가율이 5%이지만 세계화가 지연된 개도국은 1% 감소했다는 것. 2. UR뒤 한우값 2배·생산 50%↑ 농업의 피해는 확실시된다. 미국도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FTA협상 기준이 ‘농업’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그 피해가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농업의 관세철폐 기간이 대부분 10년 이상이어서 피해액이 당초 10년을 전제로 한 1조 2000억∼1조 8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됐을 때 축산농가는 도산하고 농촌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1993년 ㎏당 7395원 하던 쇠고기 가격은 2005년에 1만 8637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한우 생산량은 품질 고급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99만t에서 152만t으로 증가했다. 돼지고기도 ㎏당 2269원에서 7444원으로 뛰었다. 물론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농촌에 13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도시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의 비율은 95년 0.95에서 2005년 0.78로 악화됐다. 하지만 개방 때문이 아니라 예산 지원이 농업의 구조적 개선보다 시혜성 사업에만 치우친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3. 고관세 의류 비중높아 수출2억弗↑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실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대미 수출도 2004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 4.9%와 한국 11.9% 등을 감안하면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대미 섬유수출의 핵심인 의류가 세계 시장가격보다 1.8배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섬유 관세율 10%가 5년 내에 철폐돼도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럼에도 섬유산업협회는 스웨터 등 관세가 15%가 넘는 품목의 대미수출 비중이 13%나 돼 당장 이 부문에서만 2억달러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국회 잘못된 의사결정… 주무장관 책임 느껴 사의”

    열린우리당 복귀 대신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던 유시민 장관이 끝내 사퇴 카드를 던졌다. 6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장관직 사의를 표명하고 밤 10시 이후 귀가 중인 유 장관과의 단독 통화 및 자택 앞에서의 면담을 통해 심경을 들어봤다. 유 장관은 인터뷰 내내 목소리가 착 가라앉아 있었고, 착잡해하는 표정이었다. 기자의 잇단 질문에 “여기까지 하자.”“그만하자.”는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장관 취임 후 내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국민연금법이 무산돼 퍽 안타까워하는 것 같았다. ▶오늘 왜 사의 표명을 했나. -국민연금법이 경위야 어찌 됐든 간에 국회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누군가 책임져야 되고 주무장관인 나로서는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만찬에서 노 대통령이 (사의 표명에 대해)가타부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데…. -대통령께서 “어찌 됐든 한·미 FTA 체결 이후에 각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특히 보건복지부의 경우 의약 부문에서 논쟁이 시작되고 있는 상태 아니냐. 그리고 의료법도 시끄럽지만 완성단계에 있다.”면서 “이러한 현안에 대한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 사의 표명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았다. 일단 보류한 상태라고 판단한다. ▶그렇지만 장관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지 않나. 대통령이 추후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미 마음을 완전히 굳힌 거냐. -내 의사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 대통령의 뜻도 있고 향후 국회를 포함한 논의 일정도 있다. 그래서 나는 대통령께서 최종 결정할 때까지 하루가 될지, 이틀이 될지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돼온 유 장관의 사의가 과연 수리될지, 반려될지 현시점에선 예단하긴 어렵다. 다만 청와대 주변에서는 노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각 잔류보다는 정치권 원대복귀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반면 수리 여부와 관계 없이 유 장관이 사의표명을 통해 국민연금법 개정안 부결의 부당성을 알리는 일종의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어쨌든 유 장관의 사의가 실제로 수리되고 당 복귀가 현실화할 경우 ‘원포인트’ 개헌안 발의를 앞둔 정국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대표적 친노 잠룡인 유 장관의 당 복귀는 범여권 대선구도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빨리 일어나 집회 가야죠”

    “빨리 일어나 집회 가야죠”

    지난 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장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중태에 빠진 택시기사 허세욱(54)씨는 참여연대가 발행하는 월간지 ‘참여사회’의 표지 인물에 선정될 정도로 시민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허씨가 입원 중인 서울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에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한 ‘반 FTA’ 진영 인사들의 문병 행렬이 이어졌다. 지인들은 “그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쾌유를 기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의식은 돌아왔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면서 “피부이식 수술 등 6개월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한 만큼 대접받는 사회 만들고 싶다” 허씨는 2004년 1월호에는 표지 인물로, 올 2월호에는 회원 인터뷰로 잡지에 실렸다. 당시 잡지를 편집했던 최인숙 참여연대 간사는 “신년호라서 참여연대 활동에 가장 열심이셨던 분들에게 표지 모델을 부탁드렸다.”면서 “그는 평회원이었지만 각종 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허씨와 함께 표지 인물에 선정됐던 회원 이옥수(59·미용사)씨는 “허씨는 집회나 행사가 있는 날이면 먼저 전화를 걸 정도로 헌신적으로 활동했다.”면서 “그날도 협상장에서 누군가 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먼저 집회장에 가보자며 전화했는데, 통화가 안 돼 혼자 나갔다가 전후 사정을 듣고 가슴이 내려앉았다.”며 눈물을 삼켰다. 허씨는 올 2월호 인터뷰에서 자신의 평소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집회장엔 상하도 없고 너와 나도 없습니다. 오직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힘만이 있을 뿐이죠. 일한 만큼 대접받는 사회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집회 빠짐없이 참석… ‘참여사회´ 표지모델로 16년 동안 택시 노동자로 살아온 허씨는 1995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철거민 시절 지역 주민들의 어려운 삶을 접하면서 시민 운동에 눈을 떴다. 이후 98년 10월부터 참여연대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효순·미선양 추모 촛불집회와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운동,FTA반대 운동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한달 월급이 100만원 남짓에 불과했지만 ‘관악주민연대’,‘관악사회복지’ 등 지역 단체에 참여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활동했다. 나경채 민노당 관악구위원회 지방자치위원장은 “그는 쉬는 날이면 강연을 찾아가 들으며 FTA에 대해 공부했고, 택시에 홍보물을 가지고 다니며 손님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정지인 참여연대 회원참여팀장은 “따로 연락하지 않아도 늘 제자리를 지켰던 분”으로 기억했다. 정 팀장은 “지난달 29일 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택시 일을 마치고 한숨도 못잔 채 천막 농성장에 나와 밤 새워 피켓을 만든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최인숙 간사는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보일러가 낡아 집이 춥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을 기억하고 보일러 기술자에게 부탁해서 고생하는 간사들 집을 고쳐주겠다고 했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이날 병원을 찾은 회사 동료는 “산소호흡기를 낀 상태에서도 몸을 일으켜 뭔가를 말하려 했다.”면서 “하루 빨리 나아서 가슴 속에 삭인 절규를 뱉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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