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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에서 지상으로… 소리보다 빨리 날다

    우주에서 지상으로… 소리보다 빨리 날다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 보니 우리가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극한 스포츠 선수 펠릭스 바움가르트너(43)가 마침내 초음속 사나이로 기록됐다. 바움가르트너는 1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음속을 돌파하는 낙하 기록을 세운 직후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기록을 수립하고 과학 데이터를 새로 수집한다는 생각보다 오직 살아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며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느끼는 ‘죽음의 공포’가 주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극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털어놨다. 그는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사막에서 고도 39㎞의 성층권 높이에 올라간 뒤 마하 1.24(시속 1342㎞)로 9분 3초 만에 모든 낙하를 끝냈다. 이날은 1947년 10월 14일 미 공군 조종사 척 예거가 인류 최초로 비행기를 타고 음속 장벽을 돌파한 지 6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겁없는 펠릭스’라고 불리는 바움가르트너는 이날 초고도에서도 지상과 유사한 기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수제작된 보호복과 헬멧을 착용한 상태에서 55층 높이의 헬륨기구에 연결된 캡슐을 타고 2시간 21분 만에 낙하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손동작으로 인사를 한 뒤 캡슐에서 뛰어내린 그는 자유 낙하한 지 4분 20초가 지난 지점인 해발 1524m 상공에서 낙하산을 펼쳤다. 이어 사막 지대에 안전하게 착지하자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렸다. 바움가르트너의 모든 도전 과정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특수 공수부대원 출신으로 2500번 이상의 고공 낙하 경험을 한 자유낙하의 세계 1인자인 바움가르트너는 이번에 항공기를 타지 않은 상태에서 음속 돌파를 한 것 외에도 세계 최고 높이 자유 낙하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는 1960년 미 공군 조종사 조 키팅어가 당시 고도 31㎞에서 뛰어내려 4분 36초간 자유 낙하한 기록은 깨지 못했다. 앞서 바움가르트너는 9, 12일 로스웰에서 도전에 나선 바 있지만 당시 착륙 지점에 강풍이 부는 등 기상 문제로 도전을 연기한 바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국내 의료진 베트남 혁명원로 일으키다

    우리나라 의료진이 공산당 서기장을 지낸 베트남의 국가 원로를 현지까지 가서 치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외교가와 아주대병원 등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상현, 조기홍 교수는 지난해 9월 말 베트남 정부의 요청을 받아 베트남을 급히 방문, 척추 질환을 앓고 있던 혁명 원로 도 무오이(95) 전 당 서기장을 치료했다. 두 교수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외과적인 정밀 의료기기를 사용해 무오이 전 서기장을 치료함으로써 시술 전 앉는 것조차 어려웠던 상태를 시술 직후 곧장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시켰다. 치료를 받은 무오이 전 서기장은 매우 밝은 표정으로 한국 의료진에 감사를 표했고 가족과 친지들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말 김 교수에게 장관 표창장과 포상을 수여하면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했다. 베트남의 혁명 원로인 도 무오이는 1991~1997년 공산당 서기장을 맡아 베트남의 ‘제1인자’로 군림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베트남 개혁 개방 정책인 ‘도이머이’를 주도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멕시코 마약왕 잡아놓고 시신은 괴한에 탈취당해

    2006년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취임 이후 강력한 마약 범죄 소탕작전을 벌여온 멕시코 정부가 거대 마약 조직의 두목을 사살하는 성과를 올린 직후 무장 괴한에게 시신을 탈취당하는 어이없는 사건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라스카노 현상금 약 85억원 멕시코 해군은 9일(현지시간) 최대 마약조직 세타스의 1인자 에리베르토 라스카노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지난 7일 오후 북부 코아윌라주의 프로그레소에서 차량에 탄 세타스 조직원들이 수류탄으로 공격해 와 교전을 벌였으며, 지문과 얼굴 사진을 통해 사살된 인물이 라스카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잔혹한 범죄 행각으로 ‘사형집행인’이란 별명이 붙은 라스카노는 멕시코와 미국이 각각 260만 달러(약 29억원)와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 정도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칼데론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최대 업적으로 남을 뻔한 이번 성과는 그러나 라스카노의 시신을 탈취당해 빛이 바랬다. 해군의 발표 직후 코아윌라주 검찰은 기자회견을 열어 무장 괴한들이 장례식장에 침입해 라스카노의 시신을 훔쳐 갔다고 밝혔다. 세타스에 관한 책을 집필한 디에코 엔리케 오소르노는 “람보 영화로 시작해 우디 앨런 영화(블랙코미디)로 끝났다.”며 냉소했다. 오는 12월 퇴임하는 칼데론 대통령은 이날 “해군이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며 치하했지만 시신을 탈취당한 데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2006년 사망설… 일각 사실여부 의심 세타스는 탈영한 군인들이 만든 단체로 마약조직 걸프의 행동대 역할을 하다 2010년 독립해 북서부 지역을 근거지로 세를 확장해 왔다. 마약단속 특수군 출신인 라스카노는 1990년대 초반 세타스에 들어와 단기간에 조직을 장악한 뒤 1만명 규모의 무장집단으로 성장시켰다. 2004년 언론인 프랑시스코 오르티즈 프랑코를 비롯해 수백명의 살해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라스카노가 2006년 당시에도 사살 소문이 돌았던 적이 있어 이번 사건에도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횡설수설’ 시장님 20년 장기집권 비결

    ‘2초, 1인자에게만 허락된 시간’(비벡 라나디베·케빈 메이지 지음, 오혜경 옮김, 21세기북스 펴냄)은 맬컴 글래드웰의 티핑포인트 연장 선상에 있다. 일류의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글래드웰의 대답은 티핑포인트였고 그 포인트는 1만 시간의 투자였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서 일류가 되는 사람은 그 분야에서만 1만 시간을 보내 뇌가 아예 그 부분으로 조직화돼 버린다는 거다. 이 책의 저자들도 연습과 경험을 통해 뇌가 일정한 형태로 연결되고 그 연결조직이 방대하게 늘어나다 보면 하나의 단단한 구조물로 자리 잡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분야별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가령 1993년부터 보스턴 시장에 5번이나 뽑히면서 장기 집권하고 있는 토머스 메니노 시장이 대표적이다. 거의 20년 가까이 시장직에 있다 하니 정치적으로 대단히 능수능란하고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만나 보면 그렇지 않다. 어찌나 딴소리를 많이 늘어놓던지 지역사회에서 그에게 붙인 별명이 ‘횡설수설 시장’일 정도니까. 직장도 변변찮은 데를 돌아다니다가 지역재개발청에서 일하게 되면서 지역 경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1983년 시의원으로 출마했다. 그의 유일한 장점은 우직하게 실무에 직접 부딪치기다. 현장에 나가 그 일에 관련된 사람들과 직접 만나 아무거나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이다. 각종 통계자료나 설문조사니 뭐니 하는 과학적 통계기법 따윈 다 무시해 버린다. 신기한 일은 여기서부터다. 그렇게 10년을 하다 보니 모든 실무적 문제에 정통하게 됐고 반대편에서나 비판자들이 뭐라고 하건 정확한 근거와 사실을 내놓고 그들을 면박 줄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 참모진이 써 주는 정치적으로 세련된 메모 따위는 호주머니에 쑤셔넣을 뿐이다. 뇌 자체가 보스턴 시정에 코드화돼 버린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2초 어드밴티지라 부른다. 뇌 자체가 코드화되면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남들보다 2초 빨리 판단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지능과 학식이 있어도 1만 시간의 경험이 조직화된 뇌를 당해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직열전 2012] (42)농림수산식품부 (하)주요 과장

    [공직열전 2012] (42)농림수산식품부 (하)주요 과장

    ‘농림 쪽 직원은 꼼꼼하고 계획적이다. 시기에 맞게 파종하고 수확하는 농민을 닮았다. 수산 분야 직원들은 선이 굵다. 한 번 조업으로 목돈을 손에 넣는 어민 같다. 식품 쪽은 상인·기업인들을 자주 만나 깔끔하고 셈에 밝다.’ 농림수산식품부 내에서 농담 반, 진담 반 오가는 얘기지만 자기 업무에 충실한 공직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장 55명 중 행정직 절반 안돼 농식품부는 과장(55명) 가운데 행정직(26명)은 절반이 안 된다. 농업직(16명)·수산직(8명) 등 기술직의 비중이 늘고 있고 비(非)고시 출신도 18명(32.7%)에 이를 만큼 출신보다는 전문성이 강조되는 부처다. 식품 분야가 2008년 조직개편 때 편입되면서 올해 농식품부에 배정된 5급 공채 15명 가운데 11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윤동진(행정고시 35회) 기획재정담당관은 지난해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수석 과장’인 농어촌정책과장을 맡았다. 윤 과장은 농어촌 마을 개발에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에 총괄계획가 제도를 도입했다. 시장·군수가 바뀌고,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농어촌 5감(感) 경관 만들기’는 지역개발에서 소득증대뿐 아니라 마을 경관, 생태, 환경, 문화도 함께 보존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김인중(행시 37회) 농어촌정책과장은 2010년 2월부터 올 3월까지 기획재정담당관으로 농식품부 살림살이를 기획했다. 기획재정담당관을 2년 넘게 맡았다는 것은 농림수산행정에 대한 거시적 안목과 대외협상력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최근 김 과장이 추진하는 ‘색깔 있는 마을’ 사업은 전북 임실 치즈마을처럼 각 마을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늘리는 사업을 통해 마을 사람들을 전문가·활동가로 키우는 정책이다. 남태헌(행시 37회) 축산정책과장은 2009년 2월~2011년 9월 2년 7개월 동안 농업금융정책과장을 맡았다. 반발이 심했던 농협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 업무의 최일선에서 뛰었다. 그 공으로 지난해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김정희(행시 38회) 수산정책과장에게는 ‘최초’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여성 고시 출신 중 농식품부에서 가장 선배이고 2005년 농림부 역사상 첫 여성과장, 첫 여성 총무과장(현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다. 지난해 농림·수산의 융합 인사로 수산정책실 선임과장을 맡아 ‘수산 분야 10대 전략품목’ 선정 등 내수 중심이었던 수산물의 수출 가능성을 넓혀 놓았다는 평을 받는다. ●‘女최초’ 별칭 붙은 김정희 과장 강인구(행시 36회) 어업정책과장은 연근해 어업에 상생 개념을 도입했다.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던 연안과 근해의 조업구간을 조정하며 ‘작은 배는 육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큰 배는 좀 더 먼 곳에서’라는 상식을 담은 조정안을 6월 발표했고,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종이로 만든 어업허가증 등을 전자허가증으로 통합·변경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김태융(7급 특채) 방역총괄과장은 수의사면서 국제수역사무국(OIE) 우리나라 수석대표다. 서규용 장관이 “방역장관”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우리나라 방역 분야 1인자다. 예방접종 미실시 농장 기준 강화, 축산 관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김 과장이 펼친 행정이 지난해 4월 이후 구제역 미발생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참에 올겨울도 무사히 넘겨 2014년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소리인생 75년…‘배뱅이굿’ 무형문화재 이은관 옹

    [김문이 만난사람] 소리인생 75년…‘배뱅이굿’ 무형문화재 이은관 옹

    거침이 없다. 결코 쉬는 일도 없다. 남성의 바리톤 같은 저음에서 여성의 소프라노 목소리까지 시공을 뛰어넘으며 우리 가락을 잘도 버무려 낸다. 때로는 웃음과 슬픔, 때로는 깊은 곳에 묻혀진 회한을 꺼내 달래고 어루만진다. 희로애락, 그 가슴을 후벼파고 쥐어짜기도 한다. 95살, 5년 후에는 100살이 된다. 서도소리 명인 이은관(중요무형문화재 29호)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배뱅이굿’을 가장 잘 부른다. 현재까지 ‘배뱅이굿’에 관한 한 그를 따를 자가 없는 명창이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제자를 가르치고 매달 4~5회씩 공연을 하는 등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 주변에 위치한 ‘이은관 민요교실’을 찾았다. 이 선생은 제자 전옥희(배뱅이굿 이수자)씨와 함께 앉아 다음 공연에 대해 얘기하다가 “내가 다리가 조금 불편해서 일어서지 못해 미안하다.”며 앉은 채로 반긴다. 빨간 티셔츠에 짙은 회색 상의 차림이어서 그런지 한복을 입었을 때보다 훨씬 더 젊어 보였다. “오늘은 한복을 집에 두고 왔으니 뭐 어때. 이런 모습도 좋지 않아요?”라며 사진 촬영에 응했다. 대신 장구를 잡더니 공연 때 하는 것처럼 배뱅이굿 중 한토막을 즉석에서 흥겹게 읊어댄다. “옛날 서울 장안에 이 정승 김 정승 최 정승 삼 정승이 재산은 많으나 아들 딸이 없어서 명산 대찰에 불공을 드려서 아들 딸 좀 낳아 보겠다고 삼 부인 삼 정승이 명산 대찰을 찾아가는데 삼 부인이 그냥 매일같이 아들 딸 낳게 해 달라고 빌고 정성을 드렸더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삼 부인이 아마 그달부터 뱃속에 뭐 하나씩 생겼던가 봐요. 하루는 말이요. 삼 부인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서 꿈 야기판이 벌어졌어요. 제일 먼저 이 정승 부인께서 한마디 해보이는데 아이고 난 저번에 꿈을 꾸었는데 그저 꿈에 하얀 백발 노인이 머리달비 한쌍을 주길래 그 달비 받아서 치마폭에다 배배 틀어연 꿈을 꾸었는데 어찌 그런지 요즘은 그저 머리가 자끈자끈 아픈게 그저 시큼털털한 개살구나 한 그릇 먹었으면 좋겠어~” 이 선생은 “이제 그만 됐습니다.”라고 할 때까지 한 호흡도 쉬지 않고 계속 이어나간다. 10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도대체 그런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여 건강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이 선생의 웃음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웃음처럼 해맑고 환하다. 그 자체만 해도 건강 유지 방법 중 하나이다. “나 말이오? 건강하죠. 그러니까 이때까장 노래부르잖아요. 전화 목소리는 잘 안들리고 가끔 다리가 아파서 걷는 것을 조심하고 있어요.” 병원에 입원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다만 건강검진을 위해 3일 정도 입원한 적이 있다고 옆에 있던 제자가 거들었다. 그렇다면 75년의 소리인생을 살아오면서 지금도 무대를 휘어잡는 진짜 건강비결은 무엇일까. “나는 말이에요. 생활이 규칙적이죠. 식사를 하루에 다섯 번 해요. 먹고 싶을 때 조금씩 다섯 번을 먹는 습관이 있어요. 소식이지요.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다섯 끼이기 때문에 혼자서 해먹지요. 기본 반찬은 며느리가 갖다 주는데 내가 먹고 싶은 것은 동네 슈퍼에 가서 미리 사놨다가 혼자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선생의 자택은 서울 황학동이다. 사업을 하는 아들 부부가 2층에서 살고 이 선생은 아래층에 혼자 산다. 주로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원래 고기를 좋아해요. 소고기도 좋아하는데 돼지고기 사다가 김치에다 라면을 넣고 끓여 먹으면 아주 맛있어요. 그래저래 고기는 한 달에 20일 이상 먹는 편이지. 소식으로 여러 번 먹고, 또 고기를 자주 먹는 그런 습관이 30년이 넘었어요. 요즘에는 잠을 잘 자요. 낮이건 밤이건 자고 싶을 때 1시간이나 3시간씩 여러 번 잠을 자요. 밤에 자다가 일어나 출출하면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도 해 먹고 다시 자고 아주 편해요. 잠이 안 오면 악보 그리고 작사하고, 심심할 시간이 전혀 없어요(웃음).” 그는 지금도 작사 작곡을 한다. 세상에 드러내놓지 않는 자작곡(신민요와 민속민요)만 100여편에 이른다. 또 색소폰, 전자오르간, 아코디언 등 서양악기는 물론이고 피리, 가야금 등 대부분의 국악기도 다룬다. 이 선생의 말대로 ‘심심할 틈’이 도저히 없다. 올해는 어떤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 선생은 “나는 잘 몰라요. 우리 제자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대답한다. 옆에 있던 제자 전씨가 얼른 얘기한다. “10월 9일 소월아트홀(서울 행당동)에서 공연이 있어요. 제자들과 함께하는 무대이지요. 그리고 10월 16일 밀양에서 있고, 연말까지 10회 정도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선생님(이은관)의 열정은 정말 대단해요. 지금도 한 달에 큰 행사만 2~3회 정도 합니다.” 화제를 옛날 얘기로 돌렸다. 어떻게 소리를 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이 선생은 어린 시절부터 신불출(만담가이자 연극인)의 ‘대머리 영감’이나 ‘엉터리’, ‘견우직녀’, ‘홍길동’ 같은 ‘유성기’를 동네 사랑방에서 어른들과 함께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농부였던 부친이 노래를 잘 불렀다고 회고한다. “아버님 따라 밭에도 가고 산에도 갔지요. 그때마다 아버님이 ‘나무하러 가세 나무하러 가세, 상상 마루에 올라가세’ 하는 산타령을 지게 작대기로 장단을 맞추면서 아주 잘 불렀어요. 내가 그걸 따라 부를 때마다 흥이 납디다. 아마 내 노래 소질은 아버님을 닮은 것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 배운 ‘학도야 학도야 청년 학도야’라는 창가,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 등의 동요를 불러 학예회에서 우등상을 받기도 했다. 17살 때 강원도 철원극장에서 콩쿠르가 열렸다. 주위의 권유에 못이겨 출전해 ‘창부타령’과 ‘사설난봉가’를 불러 일등상을 받았다. “그때 상을 받는 바람에 얼씨구나 하고 좋아했지요. 이젠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갔어요. 왜냐하면 서울에는 방송국도 있고, 서울에 가면 출세하는 줄 알았지요. 결국 어떻게 해서 경성방송국에 출연했어요. 그게 소문이 나서 더욱 우쭐했지 뭡니까. 고향에 다시 갔더니 여기저기에서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하지만 그는 노래실력을 탐탁잖게 생각했다. 수소문 끝에 황해도 황주에 있는 이인수 명창에게 찾아가 배뱅이굿과 서도소리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그는 “3개월 동안 스승님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며 노래를 배웠는데 아주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면서 “재담이 아주 길고 다양하셨다.”고 술회한다. 이후 이 선생은 서울로 다시 와 조선가무단에서 유랑극단 생활을 했다. 이때 특유의 높고 고운 소리의 구성진 창법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57년 양주남 감독의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해 배뱅이굿 1인자라는 얘기를 들었다. 원래 배뱅이굿은 굿이 아니라고 이 선생은 강조한다. 남도의 판소리처럼 소리꾼이 장구 반주에 맞춰 배뱅이 이야기를 서도소리로 풀어내는 1인 창극이라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탁발 나온 상좌중과 사랑에 빠진 정승의 딸 배뱅이가 상사병을 앓다 죽자 부모가 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팔도에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데 건달 청년이 거짓 무당 행세로 횡재한다는 줄거리다. ‘배뱅이굿’은 경쾌하고 장조가 많은 특징이 있으며 이 선생이 이런 장단을 처음으로 정립했다.1984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는 슬하에 6남매를 두었다. 16살 차이 나는 맏딸만 먼저 세상을 떠났다. 가족 얘기가 나오자 잠시 눈시울이 붉어진다. “소학교 시절이었지요. 하루는 부모님이 결혼하라고 해서 선을 보러 말타고 20리를 갔습니다. 얼굴도 제대로 못봤는데 방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신부 목소리가 아주 곱더군요. 아이 셋 낳고 먼저 갔습니다. 내가 자식들 공부를 제대로 못 시켰어요. 그게 한이 됐지요. 출세하려고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고 나중에 돈이 생기니까 ‘공부값’으로 자식들한데 얼마씩 주었습니다.” 그는 가족들과 매년 초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난다. 증손자까지 모두 20여명이라며 웃는다. 다복하지 않으냐는 표정이다. 인간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꿈이 있기 마련이다. “5년만 있으면 100살입니다. 남은 인생 잘 마무리해야지요. 뒤돌아보면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고 먼저 세상을 떠난 처가 생각납니다. 내가 제자를 많이 받아들이는 것도 그런 한이 있어서 그래요. 정신이 또렷할 때까지 열심히 가르치고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제자를 키우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민속악도 그냥 소리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악보를 보고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일어섰더니 “추석 잘 보내시고 일어나지 못해 미안해요.”라며 파안대소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은관 옹은 고교시절 마을 콩쿠르서 1등 후 소리공부…‘배뱅이굿’은 이인수 명창에게 배워 1917년 11월 27일 강원도 이천에서 8형제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보통학교를 나온 뒤 철원고등학교 시절 마을 콩쿠르대회에 나가 ‘창부타령’과 ‘사설난봉가’를 불러 1등을 차지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과 황해도를 오가며 본격적인 소리공부를 했다. 14살 때 4살 연상과 결혼했지만 떠돌이생활로 소리인생을 시작했다. ‘배뱅이굿’과 ‘서도명창’은 황해도 황주에서 스승 이인수 명창에게 배웠다. 1957년 양주남 감독의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1984년 배뱅이굿으로 중요무형문화재 29호로 지정받았다. 2002년 제9회 방일영국악상, 1990년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지금도 한 달 평균 큰 행사만 2~3회를 치를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슬하에 6남매를 두었으며 서울 황학동에서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다.
  • 김자영·김비오 막을 자는

    국내 남녀프로골프 다승·상금 부문 1위인 김비오(22·넥슨)와 김자영(21·넵슨)의 독주를 저지할 대항마가 이번엔 나타날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이 13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안산의 아일랜드리조트 오션 웨스트·사우스코스(파72·6722야드)에서 열린다. 총 상금 7억원, 우승 상금은 1억 4000만원. 34번째 맞는 국내 메이저 대회 가운데 하나다. 지난 5월 우리투자증권대회와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8월 히든밸리대회까지 우승, 국내 1인자로 급부상한 김자영의 시즌 4승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 김자영은 이번 대회마저 휩쓸어 시즌 상금·다승왕을 굳히겠다는 각오다. 특히 2009년 서희경(26·하이트) 이후 시즌 4승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따라서 김자영이 4승 고지에 오르면 신지애(24·미래에셋), 서희경 등 KLPGA 투어를 평정하고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의 코스를 밟게 되는 터라 이번 대회 우승에 걸린 의미가 남다르다. 남자골프도 김비오의 독주를 막아내느라 분주하다. 16일까지 나흘 동안 강원 횡성의 오스타컨트리클럽 남코스(파72·7272야드)에서 하반기 세 번째 대회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이 열린다. 미프로골프(PGA) 2부 투어에서 뛰는 김비오는 지난 5월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에서 잇따라 우승, 상금 랭킹 1위(4억 4400만원)에 올라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에 이어 지난주 하이원오픈 파이널 라운드 후반에 또 무너져 가슴을 친 상금 2위 박상현(29·메리츠금융그룹). 그는 김비오와 동반라운드를 펼친 챔피언 조에서 세 번 만에 김비오를 꺾었지만 정작 우승은 하지 못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슈스케4 돌아온 ‘독설가’ 이승철 “시작에 불과하다”

    슈스케4 돌아온 ‘독설가’ 이승철 “시작에 불과하다”

    국가대표 오디션 Mnet ‘슈퍼스타K4’(슈스케4) TOP10 자리를 놓고 벌이는 눈물과 환희의 현장, 지옥의 관문 슈퍼위크가 본격적으로 방송되는 이번 주 5화에서 돌아온 ‘독설의 제왕’ 이승철 심사위원이 어떤 심사평을 내놓을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2009년 시즌 1부터 올해까지 4년째 ‘슈퍼스타K’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승철 심사위원은 그 동안 예리한 눈으로 지원자들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거침없는 심사평을 전해 독설 심사의 1인자로 주목 받아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방송된 ‘슈퍼스타K4’ 1화부터 4화까지 이승철 심사위원은 풍부한 음악적 역량을 바탕으로 모두가 공감할 만한 심사를 하는 한편 독설 보다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훈훈한 심사평을 전하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슈퍼스타K4’ 제작진에 따르면 이번 주 방송되는 5화에서는 이승철 심사위원이 슈퍼위크 참가자들에게 한층 더 독해진 심사평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5화 예고편에서 이승철 심사위원은 슈퍼위크 현장에 모인 지원자들에게 “많이 보셨죠? 시즌1,2,3?”이라고 물으며 지난 시즌들에 이어 올해에도 어김없이 엄격하고 날카로운 심사를 예고했다. 또 그는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라고 경고하며 지원자들을 순식간에 얼어붙게 한 장면도 담겨있어 이승철의 독설심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슈퍼스타K4’ 제작진은 “이승철 심사위원이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미션을 통해 생방송 무대에 진출할 TOP10을 가리는 슈퍼위크에서 예리한 독설가의 면모를 다시 드러냈다.”며 “이번 주 방송에서 한층 더 강력하고 엄격해진 냉철한 독설가 이승철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슈퍼스타K4’ 5화는 14일(오늘) 금요일 밤 11시 Mnet에서 볼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돌아온 神지애 청야니 잡는다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챔피언십에서 날을 바꿔 9차례 연장전까지 펼친 ‘끝장 승부’ 끝에 22개월 만에 정상을 밟은 신지애(24·미래에셋)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영국의 로열 리버풀 골프장(파72)에서 13일 밤(한국시간) 개막돼 나흘 동안 열리는 이 대회는 지난달 런던올림픽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이달 열리게 됐다. 세상에 하나뿐인 오픈대회라는 자부심에 찬 남자대회 브리티시오픈과 달리 이 대회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94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편입돼 2001년에야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다. 올해 총 상금은 275만 달러.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과의 인연이 깊다. 2001년 초대 챔피언이 박세리(35·KDB금융그룹)였다. 당시 준우승자는 김미현(35). 2003년에 박세리는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게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2년 뒤에는 장정(32)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07년에는 이지영이 준우승, 이듬해에는 당시 국내 1인자였던 신지애가 우승하면서 LPGA 투어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킹스밀대회가 끝난 뒤 세계 랭킹이 3계단 뛰어 10위가 된 신지애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준비에 차질은 없겠느냐는 질문에 “좋은 기분을 유지하겠다. 체력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영국으로 건너가려던 일정이 하루 늦어졌다. 체력을 회복해 컨디션을 되찾고 영국 날씨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기분과 감각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이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선수는 15세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다. 아마추어지만 지난달 27일 CN캐나디안여자오픈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고보경은 “작년에 잉글랜드 북서부의 골프장을 찾아 어떤 샷이 필요한지 전략을 짰다.”며 브리티시오픈 대회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뒤 “처음 출전하는 이 대회가 몹시 기다려진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다른 관전 포인트는 세계 1위 청야니(타이완)의 3연패 여부. 시즌 초반 일찌감치 3승을 올린 청야니는 하반기 주춤거리고 있지만 지난 한 주를 쉬면서 이번 대회를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대항마는 역시 한국선수들. 신지애를 비롯, 올해 한 번씩 메이저 우승 맛을 본 유선영(26·정관장·나비스코챔피언십), 최나연(25·SK텔레콤·US여자오픈) 등이 도전장을 냈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 마스터스 챔피언 박인비(24)도 가세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패럴림픽] 지존의 품격

    [패럴림픽] 지존의 품격

    제14회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10일 새벽 4시 30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금·은·동메달 9개씩을 거둬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11개에 못 미쳤지만 순위로는 종합 12위로 목표를 초과했다. 이날 오후 런던의 더몰에서 끝난 육상 남자 마라톤(42.195㎞)에서 김규대가 7위(1시간31분32초), 홍석만이 19위(1시간39분41)로 골인하면서 열하루 이어진 열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날 보치아 대표팀의 최예진(21)은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보치아 경기장에서 열린 혼성 개인 BC3 결승에서 여자 선수로는 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것도 한솥밥을 먹는 동료이자 4년 전 베이징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정호원(26)을 4-3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였다. 최예진은 “중증 장애인으로서 여자도 남자를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뇌성마비 등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보치아 경기 중에서도 BC3 종목은 공을 직접 굴리지 않고 코치의 도움으로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을 이용해 공을 던지는데 흰색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선수가 이긴다. 초등학교 때 보치아를 처음 접하는 여느 선수와 달리 최예진은 고교 1학년 때 처음 이 종목을 접했다.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어머니 문우영(50)씨의 뒷바라지가 큰 힘이 됐다. 최예진은 보치아를 접한 지 6년 만에 세계 정상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인공 김한수(20)를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오른 최예진은 합숙훈련을 함께 해 온 정호원을 만나는 부담을 안았다. 그것도 세계 랭킹 1위. 모두가 정호원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호원은 경기 뒤 새로운 1인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평소 예진이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잘하는 후배였다.”고 덕담을 건넸다. 수영의 간판 민병언(27)은 남자 배영 S3 50m 결선에서 42초 5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베이징대회 같은 종목에서 중국 선수에게 0초47 뒤져 은메달에 그쳤던 설움을 훌훌 날려 버렸다. 한국 수영은 지난 5일 임우근에 이어 금메달을 2개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민병언은 손발의 근육이 위축되면서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손발의 모양이 바뀌는 유전운동감각신경병(CMT·샤르코 마리투스 병)이란 희귀 질환을 갖고 있다. 처음엔 물을 무서워했지만 수영을 배우면서 공포를 이겨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육상 여자 200m에서 은메달을 땄던 전민재(35)는 100m T36(뇌성마비)에서 14초 70의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두 번째 은메달을 따냈다. 한편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는 주 종목인 400m T44(절단 및 기타장애) 결선에서 46초 68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책꽂이]

    ●산간한일(강재연 지음, 오늘의책 펴냄) 강원 인제군 백담골. 내설악의 차디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그곳에 자리 잡고 사는 시인이 자연과 자연을 대하는 자신의 일상과 감정을 시에 담았다. 1만원. ●민중의 집(정경섭 지음, 레디앙 펴냄) 스웨덴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스웨덴 사민당의 전설적인 구호 ‘국민의 집’은 비교적 널리 알려졌다. 저자는 주간지 기자 시절 외국 자료를 보다 우연히 이 국민의 집이라는 것이 대단히 특별한 것이 아니라 유럽 사민주의 전통 속에서 풀뿌리민주주의의 일환으로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볍게 맥주 한잔할 수 있는 선술집에다 강당, 회의실, 강의실이 갖춰진 자그마한 건물이었다. 유럽 여행을 통해 이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2008년 11월 서울 망원동에 한국 첫 민중의 집을 만들었다. 그 기록을 담았다. 1만 5000원. ●한국의 장터(정영신 글, 눈빛 펴냄) 책장마다 ‘발꼬랑내’가 무럭무럭 피어난다.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이제는 사라져 가는 시골 장터를 찍은 사진 가운데 430장을 엄선한 사진집이다.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선 사진전도 연다. 2만 9000원. ●한국 가족, 철학으로 바라보다(권용혁 지음, 이학사 펴냄) 해외 유명 이론을 수입하기에 급급한 한국 철학계의 동향을 비판하면서 한국적인 입장에서 본 가족 철학의 정립을 시도했다. 가족 철학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 동양 속에서도 은근히 서로 다른 한·중·일 3국의 가족 철학에 대한 얘기들이 눈에 띈다. 2만원. ●죽은 자의 권리를 말하다(문국진 지음, 글로세움 펴냄) 한국 최초의 법의학자인 저자는 살아 있을 때의 인권 못지않게 죽은 뒤의 권리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니까 약간이라도 의심되는 죽음이 있을 경우 검시는 지체 없이 실시돼야 하고 이것이 사후인권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법의학자로서 각종 제도 개선안과 법의학자 양성 제안 등을 녹여 뒀다. 1만 4800원. ●팟캐스트&유튜브 실전제작법(한지환 지음, 이지스퍼블리싱 펴냄) 인터넷 기술 발달로 제도권 언론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팟캐스트 방송이 유행이다. 이 새로운 매체를, 특별한 프로그램을 배우거나 장비를 따로 구매할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 등에서 구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해 즉석에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뒀다. ‘나는 꼼수다’ 등 팟캐스트 분야의 1인자들이 공개하는 제작 노하우도 소개했다. 1만 6800원.
  • 세상에 없던 기술 ‘양학선’ 올림픽 접수하다

    세상에 없던 기술 ‘양학선’ 올림픽 접수하다

    “런던에서 금메달을 따고 코믹한 세리머니를 할 거예요.” 올해 초 인터뷰를 할 때 양학선(20·한국체대)은 해맑은 표정으로 약속했다. 긴장되고 부담스럽기보다는 첫 올림픽이 설레고 들뜨기만 한 ‘철부지’였다. 세상에 없던 기술 ‘양학선’(YANG Hak Seon·난도 7.4)으로 지난해 도쿄세계선수권대회 도마 챔피언을 꿰찬 당돌한 청년은 올림픽 무대마저 거침없이 접수했다. 6일 런던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1, 2차 시도 평균 16.533점으로 한국 기계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에서 1위를 꿰찼던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16.399점)을 가볍게 따돌렸다. 하지만 예고했던 ‘웃긴 뒤풀이’ 대신 그저 슈퍼맨 망토처럼 태극기를 어깨에 걸친 채 쉼없이 사진을 찍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2만명의 관중은 ‘새 챔피언’의 탄생에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어릴 적 여의치 않은 형편에도 효성이 지극했던 양학선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전북 고창에 있는) 아버지집을 잘 지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유 있는 ‘1등’이었다. 8명의 도마 결선진출자 중 가장 마지막에 연기를 펼쳐 더 그랬다. 사실 양학선은 런던에 올 때 세 가지 기술을 준비해 왔다. 자신이 개발한 ‘양학선’과 1996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기술 ‘여2’(난도 7.0), 그리고 ‘스카라 트리플’(난도 7.0)이다. 예선에선 ‘양학선’을 뺀 나머지 두 개만 시도했다. 비장의 무기는 결승을 위해 남겨 뒀다. 양학선은 스스로 “두 발 착지 실수를 해도 다른 선수를 모두 이길 수 있는 기술”을 1차 시기부터 꺼내 들었다. 거침없는 질주로 구름판을 밟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 무려 1080도를 비틀어 돌아내렸다. 현존하는 기술 중 가장 어렵고 점수가 높은 기술. 이날 난도 7.4를 시도한 건 양학선이 유일했다. 착지 과정이 살짝 흔들렸지만 16.466점을 찍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2차 시기에서는 스카라 트리플로 안정감을 더했다. 16.600점. 양학선은 채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우승을 예감한 듯 조성동 총감독과 껴안고 태극기를 흔들며 금메달 뒤풀이를 시작했다. 결국 이변 없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사실 그의 쾌거는 하늘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그가 워낙 뛰어난 기량을 갖춘 게 사실이지만 그에 필적하는 맞수가 올림픽에 출전했다면 금메달은 또다시 오리무중에 빠질 뻔했다. 최대 경쟁자로 평가받는 토마 부엘(25·프랑스)과 북한의 리세광(27)이 나오지 않은 것이 그의 금메달을 도왔다. 두 선수 모두 기술난도와 도약 높이에서 양학선을 위협할 선수들이었으나 부상과 규정 위반으로 런던에 오지 못하면서 양학선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부엘은 지난해 12월 평행봉 연습 중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지면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양학선은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두 살 위 형을 따라 우연히 체조를 시작했고,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전국소년체전에서 이단평행봉 동메달을 따더니, 이듬해 링 금메달을 걸었다. 전 종목을 골고루 재미있어했고 다 잘했다. 작은 키(160㎝·51㎏)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았다. “친구들이 ‘애기야, 너 언제 클래’하면서 놀렸다. 체조 하면 키가 쑥쑥 클 줄 알았는데…”라고 아쉬워하지만 어느덧 세계 체조계의 1인자가 됐다. 양학선의 꿈은 ‘올림픽에 세 번 나가는 것’이다. 20살 청년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꺅~ 에미넴 온다… 자미로콰이도…

    꺅~ 에미넴 온다… 자미로콰이도…

    문화·스포츠 스타들을 꾸며 주는 수식어에 거품이 낀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수많은 ‘황제’ ‘여신’ ‘천재’들이 존재한다. 정작 1인자들은 이런 ‘인플레’가 마땅치 않을지도 모른다. 새달 한국 공연을 갖는 힙합가수 에미넴과 6인조 애시드재즈(재즈에 힙합, 펑키, 솔, 디스코를 접목) 밴드 자미로콰이 정도면 그럴 자격이 있다. 에미넴은 전 세계에서 9000만장을, 자미로콰이는 3500만장의 앨범을 팔아치웠다. 에미넴은 13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수집했고, 자미로콰이도 ‘클럽음악’쯤으로 간주되던 애시드재즈의 한계를 딛고 그래미상을 받았다.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에미넴을 ‘힙합의 왕’으로 규정했고, 수많은 팬은 자미로콰이를 ‘그루브의 마왕’으로 추종한다. ●흑인들의 놀이터를 점령한 백인 재즈나 솔, 블루스 음악에 백인들이 침투한 건 오래전 일. 하지만 랩과 힙합만큼은 오롯이 흑인들의 몫이었다. 에미넴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굴곡진 삶이 그를 힙합으로 이끌었다. 에미넴이 생후 18개월일 때 아버지는 가족을 버렸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미주리주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 희망이라고는 없던 인생에 음악이 빛이 됐다. 11살 때 외삼촌 로니가 건네준 힙합뮤지션 아이스 티(‘캅킬러’란 곡으로 힙합 역사상 가장 큰 논란을 빚은 인물)의 앨범을 듣고 눈을 떴다. 자전적 영화 ‘8마일’에 나온 것처럼 디트로이트의 프리스타일 랩 경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살 때 아버지처럼 의지했던 외삼촌 로니가 자살한 뒤 마약과 술에 빠지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섰다. 백인이란 이유로 당한 ‘역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섰다. 킴벌리 앤 스콧과 두 번의 결혼·이혼 등 평탄치 못한 가정사, 입만 열면 윌 스미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생모를 가리지 않고 독설을 퍼붓는 통에 곧잘 가십 면을 장식한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건 극적인 가사와 찰진 라임, 귀에 쏙쏙 박히는 랩, 파란만장한 개인사와 한때 핸디캡이었던 피부색 덕이다. 19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11만~13만 2000원. ●런던 애시드재즈 유행의 주역 자미로콰이는 인코그니토, 브랜드 뉴 헤비스 등과 더불어 1990년대 초반 영국 런던에서 애시드재즈 유행을 일으킨 주역이다. 요상한 밴드 이름은 즉흥연주를 뜻하는 잼과 미국 원주민 이로쿼이족을 합쳐 놓은 말이다. 자미로콰이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리더 겸 보컬 제이 케이의 트레이드마크가 인디언 추장이 머리에 쓰는 깃털 장식 모자란 점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법하다. 흥미롭게도 제이 케이는 브랜드 뉴 헤비스의 보컬 오디션에서 탈락한 후 자미로콰이를 결성했다. 케이도 유년 시절은 순탄치 않았다. 카바레 가수였던 홀어머니(생물학적 아버지는 포르투갈의 기타리스트) 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일자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녔다. 하지만, 1992년 첫 싱글을 발표한 뒤론 탄탄대로. 소니뮤직과 여덟 장의 앨범을 내기로 계약을 맺었다. 지금껏 그들의 대표곡으로 남은 ‘버추얼 인새너티’ ‘코스믹걸’이 담긴 ‘트래블링 위드아웃 무빙’(1996) 앨범은 영국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고, 그래미 트로피를 안겼다. 2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4년 만에 한국 팬들과 만난다. 9만 9000~13만 2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UFO, 지구 대기권 상공에 항상 존재”

    “UFO, 지구 대기권 상공에 항상 존재”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지구 대기권 상공에 항상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UFO조사분석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11년간 자체적인 프로젝트 조사 연구 추진과정을 통해 얻어낸 잠정 결론으로, UFO가 지구 대기권 상공에 항상 존재하며 스텔스 기능에 의해 레이더에 포착되더라도 언제든지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초저공으로 접근해도 접근한 기미조차 눈치챌 수 없다.”고 30일 밝혔다. 또한 센터는 “UFO는 인간의 생각을 거리와 관계없이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인간 측의 의도를 순식간에 알아채어 적대적인 반응이나 호의적 또는 무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서종한 소장에 따르면 이미 UFO와의 의도적 접촉시도인 ‘제5종 근접조우’가 19년 전 미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볼 때 UFO의 호출 시도는 이 두 가지 점에서 그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UFO의 배후에 지능적인 요소가 숨어있음을 암시한다. 이 밖에도 센터는 “지난 2001년부터 2년간 진행했던 ‘의도적 UFO 대기촬영’이라는 1차 조사연구 프로젝트를 성공했었다.”면서 “생생하게 촬영된 UFO 비행장면 동영상과 선명한 사진들 일부가 일본에서 발행된 UFO 사진집 책자에 실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성과로, 센터는 “UFO가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미 지구 대기권 상공에 항시 머물고 있으며 몇몇 특정 지역에 빈번한 출현은 물론 전 방위적인 관찰과 감시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센터는 최근 오는 8월부터 2차 프로젝트로 제5종 근접조우 ‘Call ! UFO’ X-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소장은 “많은 사람이 아직 UFO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정말 그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 연구의 실제적인 접근 필요성과 지구에만 오직 지적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고립된 생각을 펼쳐주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UFO 전문가인 서종한 소장은 1979년부터 한국UFO연구협회 연구부장과 조사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한국UFO조사분석센터를 설립한 국내 UFO사진 분석의 1인자로 널리 알려졌다. 사진=한국UFO조사분석센터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총리 해임안/곽태헌 논설위원

    1948년의 제헌헌법은 정치세력 간의 타협의 결과로 미국식 대통령제의 기본요소인 대통령과 부통령제 외에, 영국식 의원내각제의 근간인 국무총리제까지 두면서 변형된 정치형태를 출현시켰다. 1960년의 4·19혁명에 따라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야한 뒤 그해 6월 의원내각제를 핵심으로 하는 개헌이 이뤄졌다. 이때의 국무총리는 명실상부한 제1인자였다. 하지만 1961년 5·16 군사정변에 따라 대통령제로 환원됐다. 의원내각제의 수명은 1년 남짓에 불과했던 셈이다. 그 뒤에도 개헌은 몇 차례 이뤄졌지만, 대통령제는 변함이 없다. 현행 헌법도 대통령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처럼 대통령의 궐위 시에 대비하여 부통령제를 두는 것이 순리일 수 있지만, 부통령제 대신 국무총리제를 두고 있다.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의 의전 서열 1위는 당연히 실권도 있는 대통령이다. 행정·입법·사법부의 3권 분립에 따라 보통 국무총리의 의전서열은 국회의장(2위), 대법원장(3위), 헌법재판소장(4위)에 뒤지는 5위이지만, 행정부의 2인자로서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제1순위의 직무대행권을 갖고 있다(헌법 71조). 국무총리는 행정부의 2인자이지만, 정치상황에 따라 ‘동네북’ 신세도 된다. 야당은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압박의 수단으로 국무총리를 겨냥한다. 야당이 들고 나오는 무기는 국무총리 해임안이다.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국무총리를 해임할 수 있다. 명분이 있든 없든, 야당 의석이 과반을 넘는다면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지만 19대 국회 의석 분포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도 민주통합당은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밀실 추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지난 17일 제출했고, 본회의에서의 표결을 요구했다. 해임안이 통과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다분히 정치적인 액션이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20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전격 직권상정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151명)를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민주통합당의 요구대로 표결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의석 분포상 폐기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직권상정이었다.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6선(選)의 강창희 국회의장답다. 앞으로 민주통합당에 불리한 안건에 대한 직권상정 가능성도 활짝 열려 있으니,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의 ‘꼼수’에 따른 부메랑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2등 강박 가진 주변 인물들 스스로 괴담속에 끌려 들어가

    “그 얘기 들었어?”로 시작하는 학교 괴담. 언덕이 됐든, 연못이 됐든, 학교 건물 옥상이나 떨어지면 죽을 만한 높이에 있는 창문이 됐든 장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쟤만 없으면 내가 1등이 될 것만 같은 2등 아이가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혀 1등을 죽여 버리고, 살해된 1등은 귀신이 돼 2등을 괴롭힌다는 플롯만 있으면 된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지만, 늘 경쟁하고 비교당하는 중고등학생의 불안한 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아이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소설가 방미진의 청소년 소설 ‘괴담-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문학동네 펴냄)는 살짝 진화한 학교 괴담으로 다른 유형의 서늘함을 던진다. 1인자가 되려다가 함정에 빠진 2인자의 공포가 아니라, 스스로 2인자라고 느끼는 콤플렉스가 야기하는 두려움이다. 한 고등학교에 “연못 위에서 1등과 2등이 사진을 찍으면 2등이 사라진다.”는 괴담이 돈다. 1·2등 버전이 있고, 첫째·둘째나 형제 버전이 있는데, 달라지지 않는 것은 통학로 옆 샛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연못’과 ‘두 번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하도 으스스한 연못이라 옆 대학 무슨 과 학생이 자살했다거나 밤늦게 시체가 떠오른다는 식의 소문이 많다. 학생들은 유독 ‘1·2등 괴담’에 솔깃해져 입소문이 퍼질 무렵 합창부 여학생 서인주가 숨진 채 발견된다. 인주의 죽음은 자살로 알려졌지만, 인주와 연관된 기억을 가진 인물들에게는 ‘누군가의 의도’이거나 ‘실현된 괴담’이다. 인주의 죽음 이후 저마다 괴담을 재해석한다. 인주보다 모든 면에서 더 낫지만 밀리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는 지연, 노래에서만큼은 인주에게 질투를 느끼는 연두, 연년생 언니 연두와 늘 비교당하는 연지, 헤어질 때를 대비해 미리 두 번째 여자친구를 만들어 놓은 치한과 이상한 삼각관계를 이어가는 보영·미래. 예쁘지도 않고 눈에도 잘 띄지 않는 인주를 비롯해 각자 다른 상대를 두고 자신을 ‘두 번째’로 규정하면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싸인다. 아이들만이 아니다. 최상의 조건에서 키웠는데도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딸 지연이 못마땅한 성혜, 한때 촉망받는 인재였지만 평범한 학교 음악교사가 된 경민. 어른들도 ‘두 번째 콤플렉스’에서 자유롭지 않다. 원망하고 복수하는 귀신 따위가 아니라,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물들은 괴담 속으로 스스로 끌려 들어간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다. 작가는 “괴담이 무서운 것은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없이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제일 무서운 것은 누군가를 향한 끝없는 질투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청소년 소설’로 분류돼 있지만, 성인이 읽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만하다. 작가는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후 미스터리 호러 동화 ‘금이 간 거울’, 청소년소설 ‘손톱이 자라날 때’ 등을 발표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北 지도부 세대교체 가속화

    北 지도부 세대교체 가속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 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끄는 지도 체제의 핵심 군부 실세인 리영호(70)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이 전격 해임됐다. 북한은 리 총참모장의 해임이 ‘신병 관계’라고 밝혔으나 대북 전문가들은 군 조직의 성과 미흡 및 군부 내 노선 투쟁 등에 따른 경질성 인사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리 총참모장의 해임으로 북한 지도부 내 세대교체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새벽 ‘조선 리영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가 15일 진행됐다.”며 “회의에서는 리영호를 신병 관계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하였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리영호가 인민군 총참모장에서도 해임됐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의 자격을 박탈당했다면 총참모장에서도 당연히 물러나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09년 2월 인민군 총참모장에 오른 리영호는 2010년 9월 당대표자회에서 김 제1위원장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르는 등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 온 군부 인사로 주목받았으나 최룡해(62) 당 비서가 지난 4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오르면서 군부 1인자 자리를 내준 뒤 노선·세대 갈등을 빚어 왔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15일 결정사항을 16일 새벽에 신속하게 공개적으로 보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관심 있게 보고 있으며 후속 동향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훈련 파트너·2인자 꼬리표 뗀 선수들

    스포츠의 가장 큰 묘미는 이변이다. 유력한 우승후보를 제치고 무명의 선수가 시상대 맨 위에 오를 때 관객은 열광한다. 런던올림픽 개막을 11일 앞두고 예상 밖의 선전으로 ‘1인자’를 위협하는 ‘2인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2인자’는 남자 육상 100m에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와 불꽃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신성’ 요한 블레이크(23·자메이카). 볼트의 훈련 파트너였던 블레이크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부정출발로 실격한 볼트 대신 9초 92의 기록으로 깜짝 우승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한 번은 우연이지만 두 번 이상은 실력이다. 블레이크는 최근 끝난 올림픽대표 선발전 100m와 200m 결선 모두 볼트를 제치고 1위를 기록, 기분 좋게 출전권을 따냈다. 우리 대표팀으로 눈을 돌리면 유도 66㎏급의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민호(32·한국마사회)의 훈련 파트너를 5년간 해왔던 조준호는 대표선발전에서 최민호를 제치고 출전권을 얻었다. 선발전 결승과 최종 결승에선 최민호에게 완패했지만 대한유도회에선 선발 점수에서 조준호(70점·세계 8위)가 최민호(66점)를 앞선 데다 최민호의 세계랭킹(28위)이 낮아 올림픽 본선에서 불리하다고 봤다. 최민호가 “준호에게 너무 많은 기술을 가르쳐 준 걸 후회한다.”고 했던 것은 농담이 아니었다. 태권도에서도 세 차례나 대표선발전 최종에서 떨어졌던 +67㎏급의 이인종(30·삼성에스원)이 이변의 주인공. 그는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 한국에 출전권을 가져온 후배 안새봄(22·삼성에스원)을 대표선발전에서 누르고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강화여고 재학 때부터 초고교급으로 이름을 날렸던 안새봄은 먼저 1승을 챙겨 런던행이 유력했다. 그러나 2차 평가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쳐 2, 3차 평가전을 내리 내주고 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이인종은 “새봄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새봄이 몫까지 열심히 해서 꼭 메달을 따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참가 사상 처음으로 런던 브루넬대학에 마련한 훈련 캠프에 유도·탁구·레슬링·태권도·복싱·펜싱·하키 등 7개 종목의 훈련 파트너들을 데려간다. 4년 뒤 올림픽에 도전할 그들에게 실전 무대를 엿보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소믈리에 1인자는 누구?

    소믈리에 1인자는 누구?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SOPEXA) 주최로 5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1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소믈리에들이 와인을 감별하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증권강연회 안내 ‘하반기 新주도주 공개’

    헤럴드경제와 인터넷 증권방송 엑스원이 런칭한 ‘헤럴드원’ 증권방송이 오는 23일 오후 3시 ‘제1회 헤럴드원 증권강연회’를 개최한다.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2층에서 열리는 이번 강연회는 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른 국내외 시장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하반기를 좌지우지할 이슈들을 점검하며 대응 방안을 명확히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본 강연회에는 現 프로에셋 투자자문 대표이자 엑스원 VIP 애널리스트 장동우대표와 前 미래투자자문 대표를 역임한 ‘대세 판단의 1인자’ 임용석 고문이 특별 초빙돼 진행하며, 하반기 가장 유망한 핵심 주도주 업종을 공개하며 전문가의 투자비법을 공개한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헤럴드원(http://live.heraldm.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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