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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대 등록금 GDP대비 30% 세계 2위…美 48% 최고

    사립대 등록금 GDP대비 30% 세계 2위…美 48% 최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학 등록금. 상아탑(象牙塔)으로 불리던 대학이 소를 팔아야 갈 수 있는 우골(牛骨)탑을 넘어 집안 기둥을 뿌리 뽑는 인골(人骨)탑으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국내 대학의 등록금 수준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일까? 국내 대학 등록금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각국의 국민 소득을 기준으로 실제로 부담하는 등록금 비중을 비교하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가별 1인당 국민소득(GDP) 대비 등록금 비중’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공립 대학의 등록금 부담률은 미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인당 GDP 대비 국립대의 등록금 비중은 한국이 16.8%로 미국(12.9%), 일본(13.6%)을 제치고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사립 대학의 등록금 부담률은 미국(47.8%)에 이어 2위(30.3%)를 기록했다. 등록금 절대액도 높지만 국민 한 사람이 버는 소득과 비교한 등록금 비중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국민이 체감하는 등록금의 무게감은 더욱 크다는 의미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받는 미국 사립대 수는 전체 대학의 3분의1 수준이고, 전체 대학생 10명 중 7명은 GDP의 13% 수준인 주립대학에 다닌다. 반면 한국 대학생은 10명 가운데 8명이 사립대학에 다닌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학자금 지원 비율이 50~80%에 이르지만, 한국은 10명 중 3명만 그 혜택을 받고 있다. 한국의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등록금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의 등록금을 내는 미국의 학생, 학부모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는 국내 대학들이 해마다 물가 상승률보다 최대 3~4배 높게 등록금을 인상한 데서 비롯됐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등록금을 동결했던 2009년과 2010년을 제외하면 대학들은 매년 5~10%씩 등록금을 올렸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국립대는 등록금 인상 폭을 사립대보다도 2배 가까이 높게 잡으면서, 2000년 연평균 230만원 수준이던 등록금이 10년 만에 두 배(444만원) 가까이 올랐다.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도 10년 만에 449만원에서 754만원으로 뛰어올라, 지난해는 인문계를 제외하고 자연계·공학계·예체능계·의학계 모두 등록금 최고액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정부는 등록금 문제만 나오면 미국을 예로 들며 국내 대학 등록금이 높지 않다고 강조했지만, 실질 부담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미국보다도 등록금 부담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대학의 자율만 강조하며 지난 10년간 등록금 인상을 내버려둔 결과 국내 대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녀야 하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여행자 면세한도 상향 추진

    1988년부터 적용 중인 해외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 기준(400달러)이 완화될 전망이다. 국민소득 향상과 물가 인상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준수하기 어렵게 된 기준을 현실화해 잠재적인 탈세자 양산을 막겠다는 취지다. 관세청 관계자는 7일 “그동안 나라 경제 발전, 물가 상승 추이와 비교해 휴대품 면세 기준이 낮다는 지적이 있어 현 면세 기준 조정에 대한 연구 용역을 조세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용역 결과를 토대로 7월쯤 공청회를 갖는 등 여론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88년 4548달러에서 지난해 2만 500달러로 4.5배, 소비자 물가는 같은 기간 2.6배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입국자(1913만여명) 중 휴대품 검사를 받은 여행객은 2.5%인 47만 6000명이다. 이 가운데 면세 기준을 넘겨 세관에 유치된 건수는 49.5%인 23만 6000건에 달했다. 이 때문에 관세청에서는 현 면세 한도 기준을 최소 30~50%는 올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신 휴대품 신고·검사는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최종찬 따뜻한 사회] 국민 행복지수를 만들자

    [최종찬 따뜻한 사회] 국민 행복지수를 만들자

    국정운용의 우선순위와 각종 통계, 지표는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제 성장을 중시하면 그와 관련된 통계가 많이 개발된다. 경제 성장 관련 통계나 지표가 많으면 국민적 관심사가 높아져 그 분야의 정책우선순위가 높아진다. 예컨대 사회적 신뢰나 사회적 유동성(social mobility)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의미 있는 통계나 지표가 정기적으로 생산되지 않으면 문제가 개선되는지 악화되는지 알 도리가 없어 관련 정책에 대한 관심도 낮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 국가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는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GDP라고 생각된다. 이는 국가와 국민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클수록 물질적으로 풍요롭다고 볼 수 있다. GDP관련 통계는 많이 개발됐다. 따라서 GDP가 낮으면 왜 낮아졌는지, 적정 GDP 증가율은 어느 수준인지 등 많은 분석과 연구가 이뤄진다. GDP는 경제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지만 GDP 증가 자체가 행복은 아니다. 그동안 경제는 괄목하게 성장하였으나 행복도 그에 상응하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실제 우리생활은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하였다. 오늘날 중산층 생활수준은 중세의 제왕들보다 낫다. 17∼18세기 제왕이라 하더라도 오늘날의 냉난방 시설·수세식 화장실·냉장고와 같은 시설을 갖지 못했고, 페니실린만 맞으면 나을 병도 못 고치고 죽었으며, 비행기로 외국 여행도 못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빈곤한 상태에서는 행복을 못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 단계를 벗어나면 행복은 물질적인 성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인 형평성, 남을 배려하는 문화 등 많은 비물질적인 요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세계 각국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경제적으로 빈곤한 방글라데시나 부탄 같은 나라의 행복지수가 높은 반면, 부유한 국가 중에서 행복도가 낮은 나라도 많다. 우리나라도 소득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행복의 마이너스 척도인 자살률, 이혼율은 과거보다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국민의 행복을 국정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행복을 중시하면 국정운영도 현재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안전, 환경, 여가 등 삶의 질적 개선에 대한 관심이 증대할 것이다. 소득분배나, 사회적 양극화 개선에 관한 정책의 우선순위가 높아질 것이다. 현재는 이렇다 할 국민행복지수가 없으므로 소득분배 개선보다는 경제성장률을 중시한다. 소득분배 악화는 지표화가 미흡해 당장 눈에 안 띄지만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정부 치적 홍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민행복지수가 개발되어 형평성에 관심이 높아지면 정부는 현재보다 소득분배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국민의 행복을 국정 우선순위에 두려면 우선 국민의 행복상태를 알아야 한다. 행복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정의도 다르고 계량화하기도 어렵다. 현재도 행복과 관련된 지표가 없지 않다. 도시근로자 가계소득분포, 평균수명, 자살률, 이혼율 등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표를 심층분석하여 종합적으로 국민의 행복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는 없다. 따라서 국민들이 과거보다 행복해졌는지 불행해졌는지 알지 못한다. 물론 국민행복지수 개발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정부가 국민의 행복 상태에 대한 관심을 덜 기울여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 국제적으로 행복지수 개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5월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Your Better Life Index)라는 일종의 행복지수를 공개했다. OECD는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주택, 소득, 일자리, 공동체, 환경, 생활 만족도, 일과 여가의 조화 등 11개 기준을 선정했다. 이를 기초로 각국이 스스로 지수를 완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센 교수와 스티글리츠 교수에게 국민행복지수 개발을 요청한 바 있다. 국민행복지수를 적극 개발하여 국민의 궁극적 욕구인 행복에 대해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증대되기를 기대한다.
  • [열린세상] 대학 등록금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학 등록금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반값 등록금이 사회적인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이명박(MB) 정부 출범 시의 공약 사항이었던 반값 등록금 정책이 실현되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지자 야당에서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와 함께 반값 등록금을 제기하였다. 최근 새로 구성된 여당 지도부에서도 반값 등록금 정책을 다시 들고나오면서 이제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반값 등록금 정책이 정치적 이슈로 등장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등록금이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에 대한 세 가지 진실을 정리해 본다. 첫번째 진실은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매년 발간되는 ‘한눈에 보는 교육’(Education at a Glance)의 통계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민간재원을 바탕으로 지난 30여년간 빠르게 성장하였다. 우리나라의 대학생 중 사립에 재학하는 비중은 78%로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 대학들을 국·공립 또는 준 국·공립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사립학교 재학생 비중은 실제적으로 0%라고 할 수 있다. 사립 비중이 높은 선진국인 미국은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일본은 우리와 유사한 75%이다. 대학교육을 사립에 의존한다는 것은 재원에 있어서도 정부부담보다는 민간부담에 의존함을 의미한다. 기부금과 민간기업 연구비가 활성화되어 있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민간 재원은 등록금을 의미한다. 두번째 진실은 등록금 상승률이 2009년 이전 물가상승률의 2배에 이르다가 이후 매우 낮아졌다는 것이다. 2009년 이전의 등록금 인상률은 국립대의 경우 7~10%, 사립대의 경우 6% 내외를 기록하여 3% 내외인 물가상승률의 2배 수준이었다. 2009년 이후에는 등록금 인상률이 0.5~2.4%로 물가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보도에서 2006~2010년의 등록금 상승률을 함께 묶어 지난 5년간 등록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라고 발표하는 것은 등록금 상승률이 매우 높았던 시기와 매우 낮았던 시기를 함께 묶어 계산한 것으로, 현상과 원인을 잘못 판단하게 만드는 부적절한 것이다. 그간의 등록금 인상률 추이는 일부 보도와는 반대로 등록금 상한제와 등록금 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 최근의 등록금 억제정책이 매우 효과적이었음을 의미한다. 세번째 진실은 정부의 대학생 학자금 지원은 최저 소득층과 고소득층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학자금이 지원되고 있어 최저소득층의 등록금 전액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고소득층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세금제도에 기인한다. 우리나라 소득세에서 자녀의 등록금이 소득공제되기 때문에, 납세자가 직면한 한계세율만큼 세금 감면이라는 형태를 통해 학자금을 보조받게 된다. 이는 최고 소득층의 경우 자녀 등록금 1000만원을 납부하였다면 이 중 350만원만큼은 정부로부터 돌려받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세금 감면을 통한 학자금 지원은 불행히도 매우 역진적인 성격을 띤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절반 정도의 근로소득세 납부자가 면세점에 속해 있는데, 이들에게는 자녀 학자금 소득공제가 실제적으로 아무런 혜택을 주지 못한다. 정부의 학생에 대한 학자금 지원은 소득에 따라 학자금 지원이 감소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현재의 불합리한 구조에서 바람직한 구조로 재구조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정치적으로 전혀 인기가 없을 자녀 학자금 소득공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녀 학자금 소득공제 폐지 대신 2010년 도입된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제도’의 원리금 상환액을 본인의 소득에서 공제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세금제도의 개편 이전에라도 저소득층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늘려 정부의 학자금 관련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필요하다.
  • “법인세 감세 근로자도 수혜… 예정대로 추진을”

    “법인세 감세 근로자도 수혜… 예정대로 추진을”

    정치권에서 법인세 감세 철회가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원윤희(54) 한국조세연구원장은 2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최고 소득세율은 다른 국가보다 낮지만 최고 법인세율은 다른 국가보다 높다.”면서 법인세 감세는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 소득 구간에 대한 소득세(35%)와 법인세(22%)를 각각 2% 포인트 내리기로 한 감세를 철회할 경우 확보되는 세수는 소득세 6000억원, 법인세 3조 9000억원으로 총 4조 5000억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소득세는 감세 철회로 얻는 세수가 적고, 법인세 감세는 대주주나 경영진이 효과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득세 감세는 철회하고 법인세 감세는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년으로 예정된 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논쟁이 뜨겁다. -법인세 감세는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세해도 총 법인세수의 증가가 예상되고 고용 정책의 핵심인 기업 유치를 위한 국가 간 경쟁, 국가정책의 신뢰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 법인세 감세 효과는 대주주나 경영진에만 가는 것이 아니고 근로자나 소비자에게도 전달된다. 소득세는 세원으로서의 기능이 약하고 소득격차 축소 등에 대한 요구 등을 감안할 때 여러 대안들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법인세를 그동안 내렸지만 세수만 줄고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 있다. -감세 효과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법인세를 낮추면 법인에 투자한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 경제활동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 1981년 40%였던 법인세율이 현재 22%까지 낮아졌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는 같은 기간 동안 2%에서 4%로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세부담률을 1% 포인트 줄이거나 재정규모를 GDP 대비 1% 정도만 감축하면 경제효율성 제고 및 투자촉진 등으로 경제활동인구 1인당 GDP 증가율을 0.6~0.7% 포인트 올릴 수 있다. 세율을 낮춘다고 해서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세율은 세수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촉진효과, 세무행정, 경제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는 정책이다.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근로소득자 중 세금을 안 내는 사람이 절반에 가깝다는 것은 분명 문제지만 면세점 1200만원 이하는 자영업 부문의 과세 불투명성과 같이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체 세수 중 개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5.0%로 영국 30.1%, 미국 37.9% 등에 비해 매우 낮다. →최고 소득세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 -최고 소득세율 35%가 적용되는 과표구간인 8800만원 초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지도, 낮지도 않다. 다만 그동안 금액 변화가 적었다는 점에서 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과표 구간 신설을 고려해 볼 만하다. 과표를 1억 2000만~1억 5000만원 초과로 설정하고 8800만원 초과부터 그 미만까지는 예정대로 소득세율을 2% 포인트 내려 33%로 적용하고 신설 구간은 35%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는 가능한지. -세법을 정비해 과세해야 한다. 2004년 도입된 상속·증여 포괄주의와 같이 세법에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감을 아웃소싱하거나 하도급업체를 선정할 때 불공정한 업체 선정 혹은 가격조정이 있었다면 공정거래 차원에서 먼저 접근할 수 있다. 계약행위상의 문제라 시장질서 유지 측면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기능을 통해 시정할 수 있다. 시장가격과 다른 특혜 가격을 통해 부당하게 계열사를 지원했다면 이전가격에 대한 과세를 적용할 수 있다. 모회사의 이득을 부당하게 계열사로 이전한 것이므로 시장가격 이상으로 책정한 부분에 대해 모회사의 이득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이다. 상속세 논의도 함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최고 상속세율은 50%로 최고 소득세율 35%와 큰 차이가 난다. 외국은 두 최고세율에 큰 차이가 없다. 상속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기업들이 다양한 편법을 동원해 빠져나가는 현실 등을 보면 상속세율을 내리거나 과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덜어주고 범법 행위 양산을 막는 것이다. 상속을 둘러싼 사회적 소음이나 비용도 고려해 봐야 한다. →최근 간접세 비중은 늘어나고 직접세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친서민정책에 역행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세수 중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서 간접세 비중이 높아 보이는 것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등 간접세 자체가 소득재분배 목적을 담고 있는 것도 있다.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소득세는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부가가치세는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소득세가 소득격차를 축소하는 재분배 기능이 있어 친서민정책의 하나로 이해되지만 소득재분배에 보다 효과적인 정책은 조세정책이 아니라 지원계층을 특화할 수 있는 재정지출 정책이다. 직접세와 간접세의 비중을 볼 것이 아니라 어디에 쓰는지를 봐야 한다. →해외 탈루소득 과세가 시작됐는데. -세 부담의 공평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다만 실적 홍보 위주의 접근은 국민들에게 전반적인 과세의 신뢰성을 낮추는 역효과가 크므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회갈등 다룰 공공토론위 상설 운영 바람직”

    “사회갈등 다룰 공공토론위 상설 운영 바람직”

    송석구(71)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장은 17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신공항 등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국가정책과 관련, “상시 기구인 공공토론위원회를 따로 두고 그때그때 사안별로 논의를 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은 의견을 이미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상생을 위한 7대 종교 간 대화’ 토론회에 참석한 송 위원장을 만나 종교계 상생 방안, 지역 갈등 해소 등 사통위의 향후 과제와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사안별로 논의해 국민 의견 수렴” →과학벨트 선정,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등에서 나타난 지역 갈등을 해소할 방법은. -서구 사회는 근대화하는 데 200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60년 동안 압축적으로 이뤘다. 다른 나라가 겪었던 갈등 구조도 우리는 압축해서 끝낼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사회통합위원회는 어떻게 했는지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독립 기관인 프랑스의 공공토론위원회(CNDP)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4대강, 과학벨트, 신공항 같은 문제는 물론 찬반이 엇갈리는 원전 정책 등 국가 정책을 시행할 때 공공토론위원회를 상시 구성해서 사안별로 풀어 나가면 된다. 물론 별도의 법률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에게도 이런 기구가 꼭 필요하다는 보고를 이미 드렸다. 위원회에서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1기 고건 위원장 때와 비교해 2기 사통위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나. -사회 통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장기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책적 전달이라든가 공정 사회 문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맞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복지 문제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역 갈등 해소, 나눔과 개인 기부 문화 활성화도 과제다. →7대 종교 간 토론회는 어떻게 마련됐나. -갈등으로 인해 소비되는 경제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27%인 연간 300조원에 달한다. 이념, 세대, 지역, 계층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어서다. 우리나라도 과거엔 없었던 종교 갈등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해 부족이 원인이다. 그래서 이번에 종교 간 소통의 자리를 만들었다. ●“중간층 종교인들 상호 대화 늘어야” →종교 간 갈등을 해소하려면. -7대 종단협의회를 비롯해 종교계 지도자들은 서로 만나면 이해를 잘한다. 문제는 중간층과 신도들이다. 교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많다. 서로 (다른 종교계와) 대화를 안 하고,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신도들을 비롯한 중간 층 간의 상호 대화가 더 늘어나야 한다. →소통을 위한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은. -과거 강원룡 목사, 김수환 추기경 등 1세대 종교 지도자들은 서로 자주 만나 대화를 많이 했다. 오늘 토론회에 나온 종교계 대표들은 1.5세대나 2세대다. 이 분들도 앞으로 더 자주 소통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다만 과거 1960년대 1세대 종교 지도자들의 대화를 재연해서 한 차원 높은 2000년대에 맞는 종교계의 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입각 제의 오더라도 고사하겠다” →대학총장, 신문사 사장, 정부 쪽 일 등 다양한 경험이 있어 하마평에도 가끔 오르는데 입각 제의가 온다면. -학자로서 평생을 살아 와 다행이며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런(입각) 제의도 없겠지만 제의가 오더라도 고사하겠다. 글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씨줄날줄] 리콴유/박홍기 논설위원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87) 전 총리는 1994년 미국의 외교잡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3·4월호에 ‘문화는 숙명이다’라는 글을 기고했다. 글에서 “아시아는 가부장적 문화 전통 때문에 서구의 민주주의는 맞지 않는다.”라며 문화적 숙명론을 폈다. 정계를 떠나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같은 잡지에 ‘문화는 숙명인가’라는 반박 글을 썼다. “맹자는 ‘군왕은 하늘을 대신해 백성의 행복을 실현시킬 의무가 있다. 실패했을 때 백성은 군왕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문화가 숙명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숙명이다.”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 논쟁이다. 논쟁은 피플 파워가 성장해 아시아 여러 나라가 민주화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내쫓기다시피 독립했을 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0달러에 불과했다. 동남아시아의 약소국(弱小國)에 지나지 않았다. 독립 46년째인 올해 1인당 GDP는 5만 7238달러로 카타르, 룩셈부르크에 이어 세계 3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싱가포르의 전체 GDP는 말레이시아의 2478억 달러를 누를 것으로 전망했다. 명실공히 강소국(强小國)이다. 도시국가로서 세계적인 금융·물류 중심지인 현재의 싱가포르를 만든 주인공이 바로 1990년 11월 퇴임, 선임장관을 거쳐 고문장관에 재직하던 리 전 총리다. 아시아 ‘네 마리 용’의 반열에 올려놓은, 세계가 주목한 정치 지도자다. 국부(國父)로 불리는 이유다. 리 전 총리는 총리 재임시절인 1959~1990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경제성장뿐 아니라 부정부패도 뿌리뽑았다. 측근 비리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지난해 ‘청렴도 1위 국가’로 선정됐을 정도다. 무단횡단, 쓰레기 투기, 침 뱉기, 금연지역에서의 흡연에 과중한 벌금과 태형 등을 매겼다. 때문에 ‘개발 독재’의 주역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지난 1월 한 신문에서는 “내가 죽거든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기념관 같은 국가적 성역(聖域)으로 만들지 말고 헐어 버리라.”며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리 전 총리는 지난 14일 고문장관직을 전격 사임했다. 젊은 층으로부터 ‘정치 후진국’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장남인 리셴룽(李賢龍·59) 총리의 수렴청정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성명에서 “새로운 정치 상황이 도래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 리 전 총리가 거부했던 서구식 민주주의가 올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댓글에 나타난 한나라당/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댓글에 나타난 한나라당/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이틀 후, 서울신문에는 ‘4·27 재·보선 후폭풍, 젊은이들 한나라 그냥 싫어하니… 이유 찾기도 쉽지 않아’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현 여권 실세와의 인터뷰 기사인데, 지난 10일 오후 11시 현재 이 기사에는 무려 4347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댓글이라는 것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겠으나 4347개의 댓글이 갖는 무게와 내용을 상세히 살펴보면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치권 모두에 제시하는 바가 크면서도 적나라하다.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들의 공통점은 “정말 젊은이들이 한나라당을 그냥 싫어한다고 보는가?”하는 것이다. “분명 싫어하는 이유가 있는데 어떻게 그냥 싫어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라면서 “바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는 지적이 상당히 많다. 그러면 댓글에서 내용상 가장 많이 나온 지적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정의롭지 않아 싫어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법 위에 존재하면서도 법을 지킨다고 주장한다.”, “경제를 살린다고 하면서 자기들만 살린다.”, “약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없는 자의 신음에도 귀를 닫고 있다.”, ‘부자 감세와 서민 증세(간접세 증세)’ 같은 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주요 지적이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정의’를 열망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작년 5월 출간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판매가 우리 출판 역사상 최단기간인 11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국민들은 국회 전체 299석 중 무려 172석(57.7%)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여당 한나라당에서 소위 ‘정의’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계속 터지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불법대출·부정인출·분식회계 사건과 이들을 감독할 금융감독원이 체할 정도로 많은 권한을 독점하면서 금융기관 감사를 추천하고 직원들의 보직 세탁까지 해주면서 금융기관을 부실하게 검사하는 것, 절대 사라지지 않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관행, 이러한 불공정한 현상을 목도하는 서민들은 거대 집권여당에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소위 ‘부자 감세 논란’에서도 한나라당은 별로 정의(?)롭지 못하다. 감세정책을 채택하면서 정부나 한나라당 모두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감세가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과학적이고 실증적으로 주도면밀하게 분석하지 않았지만, 4·27 재·보선에서 패배하자마자 감세정책을 철회하고자 하는 것 역시 그렇게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감세를 반대하는 측의 “감세가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심화시키는 양극화의 주범이다.”, “감세의 혜택은 부자나 대기업에 더 크게 간다.”, “감세가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감세가 일자리 창출 등을 달성하기는커녕 정부 부채만 늘렸다.” 같은 주장에 현 여권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했는지 점검해 보기 바란다. 도입하는 것에 그렇게 신중하지 못했던 한나라당은 감세정책을 철회하는 것만큼은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감세정책을 철회하려는 이유가 감세정책 철회로 확보되는 재원을 대중영합적 정책에 사용하고 이것으로 유권자의 표를 얻고자 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어느 조사결과를 보면 대학생 10명 중 8명은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44%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또 20대와 30대의 사망 원인 가운데 1위가 자살이라고 한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리처드 이스털린의 “경제 성장과 행복 수준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33달러에 불과한 히말라야 오지의 ‘부탄’ 국민 중 97%가 자신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 역시 우리 청년들에게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이제 청년층의 빈곤, 이웃의 빈곤 문제 해결은 다른 무엇보다 중차대한 과제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의로운 사회, 즉 ‘출발점의 기회 평등’이다. 결국 ‘배고픈’ 청년층을 ‘배까지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
  • [사설] 靑·경제단체 회동 동반성장 실천 계기돼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경제5단체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대기업 총수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배려하면 문화가 바뀔 수 있고 그것이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총수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법이나 제도로 강제하지 않고 기업 자율에 맡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2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 도입 주장과 최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연기금 주주권 행사’ 발언으로 촉발된 재계의 불편한 심기를 다독이면서 날로 심각해지는 양극화 해소 등 대기업이 사회통합을 위해 도량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경제5단체장들도 총론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적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양극화 심화로 국가 지속성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음을 누차 지적해 왔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상위 20%의 1인당 소득은 55%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도리어 35% 줄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3년 만에 10대 그룹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산 비중은 55%에서 76%로 급증했고, 계열사 수는 49.5%나 늘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고 수출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물가를 희생하는 대신 고환율정책을 고수한 결과다. 반면 1분기의 국내총소득(GDI)은 2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전국의 평균 고용률은 아직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소득과 일자리가 뒷걸음질하다 보니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146%로 미국이나 영국, 일본보다 월등히 높다. 노동계는 이에 편승해 총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이나 연기금 주주권 행사 발언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기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재계와 여권 일각에서 ‘사회주의 발상’으로 내몰면서 색깔논쟁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소모적인 이념 논쟁으로는 양극화 해소는커녕, 반자본주의-반기업 정서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친기업 노선 견지와 기업의 자발적인 고통 분담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우리는 대기업이 초과이익공유제든, 성과공유제든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상생과 동반성장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과제다.
  • 유엔 회원국 192개국 주요 정보 한눈에

    유엔 회원국 192개국 주요 정보 한눈에

    유엔의 192개 회원국에 대한 주요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이드북이 나왔다. 여행 전문가이자 교육자인 서진근(왼쪽)씨가 최근 펴낸 ‘192개국 유엔 회원국 다이제스트’(오른쪽·하늘교육 펴냄)가 바로 그 책이다. 서씨는 2000년 한국 기네스북의 ‘가장 많은 나라를 여행한 사람’ 부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0여년 동안 전 세계를 발로 뛰면서 모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여행 안내서가 아니라 유엔 회원국들에 대한 각종 정보와 나라별 주요 사건 등을 담았다.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한국인을 위한 필수교양서이자 생활안내서인 셈이다. 특히 저자는 “세계 각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전 세계를 한눈에 접할 수 있는 요약서가 없는 것을 아쉬워했으며 젊은이들의 세계 여행이 늘어나는 등 국제화 추세에 따라 필수 사전지식을 한권에 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책에는 유엔에 가입된 192개국의 국기와 인구, 면적, 위치, 종교, 국민의 구성비, 언어, 국민소득, 화폐 등 최신 통계자료가 총망라돼 있다. 또 각 국가에 대한 소개와 비자 발행 정보, 대표적 명승지 등도 소개됐다. 이와 함께 국가별 주요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 이슈도 담겼다. 저자는 2009년 책을 출시한 뒤 2년 만에 개정판을 냈다. 유엔 회원국 수는 192개로 변함이 없지만 나라마다 인구 및 화폐가치, 1인당 국민총생산(GDP) 등 정보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얀마는 2010년 국명·국기 등이 바뀌었고 북아프리카·중동지역은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 이집트·튀니지는 대통령이 물러났으며 리비아 등 여러 나라가 혼란 중에 있다.”며 “이런 변화를 반영해 개정판을 출간하게 됐으며, 학생·기업인 등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나랏빚 지난해 392조원… 1인당 804만원

    나랏빚 지난해 392조원… 1인당 804만원

    지난해 나랏빚이 392조원으로 당초 예상 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년보다는 33조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1인당 나랏빚은 804만원으로 전년 보다 66만원 늘어났다. 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2010회계연도 국가결산과 세계잉여금 처리안을 의결했다. 결산에 따르면 지방 정부를 포함한 나랏빚은 392조 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3.5%다. 당초 예상치였던 407조 2000억원, GDP 대비 36.1%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대폭 호전됐다. 경제성장률이 예상치(5.5%) 보다 높은 6.2%를 기록, GDP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경기 호조로 예상 보다 세입도 늘어나 나랏빚 증가속도는 둔화됐다. 이에 따라 GDP 대비 나랏빚 비중이 전년도 나랏빚(346조 1000억원)의 GDP 대비 33.8% 보다도 낮아졌다. 신형철 회계결산심의관은 “나랏빚을 따질 때 GDP 대비 비중으로 판단하므로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예상보다 나랏빚이 줄어들었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국가채무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향추세를 유지할지도 미지수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거질 복지공약 등도 나랏빚 규모를 늘릴 전망이다. 재정통계 개편을 통해 일부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나랏빚에 포함됨에 따라 나랏빚은 적정성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나랏빚 규모는 현재 안정적인 수준”이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재정 투입이 필요한 건강보험, 복지 논쟁 등에서 안정적인 재정 운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는 쉽지 않아 중장기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8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도 겹쳐 있어 빚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인당 국민총소득 2만달러대 재진입

    1인당 국민총소득 2만달러대 재진입

    2010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년 만에 ‘2만 달러 시대’에 복귀했다.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6.2%를 기록해 8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소득 증가분이 근로자에게 충분히 분배되지 않으면서 노동소득분배율은 6년 만에 50%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2010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 759달러로 집계됐다. 1인당 GNI는 2007년 2만 1695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2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만 9296달러로 떨어졌다가 2009년에는 1만 7193달러로 추락했다. 1인당 GNI 증가는 명목 GDP 증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 탓이 컸다. 1인당 GNI는 실질 GDP를 인구수로 나눈 뒤 미 달러화로 환산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조 143억 달러(1172조 8000억원)로 전년보다 21.6% 늘어났고, 원·달러 환율도 연평균 9.4% 하락하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이 2만 달러를 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올해 1인당 GNI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 등을 고려한 국민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보여 주는 실질 GNI는 전년보다 5.5% 증가했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6.2%로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6.1%)보다 0.1% 포인트 높아졌다. 민간 소비는 4.1% 증가했고, 제조업은 14.8% 성장했다. 총저축률은 32.0%로 전년 대비 1.8% 포인트 상승하면서 2005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개인순저축률은 3.9%로 전년(4.1%) 대비 0.2% 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 중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의 비중을 의미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로 전년보다 1.7% 포인트 하락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60%를 밑돈 것은 2004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아진 점을 볼 때 지난해 GNI의 2만 달러 복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보다는 낮은 국제 원자재 가격과 원화 가치 상승, 글로벌 경기 부양책의 수혜를 누린 측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해 명목 GDP를 원화로 계산할 경우 2009년 대비 성장률은 달러화로 계산했을 때의 절반 수준인 10.1%에 불과하다. 올해는 원자재 가격 상승, 일본과 남유럽의 위기, 인플레이션, 높은 가계부채라는 악재도 산적해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도 원화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고 경제 발전 역시 인구증가율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여 2만 달러 유지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R&D 주체간 개방·협력 중요… 성과평가법 계류 아쉬워”

    “R&D 주체간 개방·협력 중요… 성과평가법 계류 아쉬워”

    28일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공식 출범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김도연(59) 위원장은 국과위의 중요한 과제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정부·기업·대학의 ‘개방과 협력’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서울 신문로 국과위 사무실에서 “최근 과학기술의 트렌드는 ‘융합’이고,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주체인 정부와 대학, 연구소, 기업 등이 서로 정보를 개방하고 도와야 한다.”면서 “국과위가 전체 국가 R&D의 큰 그림을 그리고 예산 조정과 평가, 성과관리에 이르기까지 관련 업무를 유기적으로 지휘하면서 R&D 효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상대적으로 단기간내 효율적으로 일하는 (민간)기업에 국과위 업무나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 R&D 성과평가의 법적 근거 확보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국과위가 출범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이 여러 측면에서 국과위가 일하는 데 미흡하다.”며 “가장 아쉬운 부분은 성과평가법이 통과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과위 출범이 출연연 선진화 논의에서부터 시작된 것인데, 출연연 문제는 그대로 두고 국과위만 출범하게 돼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 안에서 계속 협의 중이니 국과위도 참여해서 좋은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과위가 R&D 예산 배분·조정권과 함께 성과평가 권한을 갖기 위해서는 ‘국가연구개발 등의 성과평가 및 성과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현재 이 법은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서 정체돼 있고, 10년 뒤 미국과 같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갖게 되는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며, 고령화·환경·에너지·통일 같은 현안문제 등 3가지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해답은 과학기술”이라며 한국에서 과학기술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과학 독립 부서로 복귀했는데 교육과 과학의 통합에 대한 생각은. -체제를 어떻게 구성해야 한다는 문제보다 결국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교육과 과학이 하나로 합쳐진 것도 상당히 의미 있다고 본다. 단, 초·중등 교육을 중앙정부가 관여하면서 매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같은 조건에서는 현실적으로 급한 교육 과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국과위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학기술 인력양성은 교과부에서 맡고, 우리는 연구개발, 기술 진흥, 기초연구를 통해 국가의 격을 높이는 데 힘을 써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없는 통일부가 있는데, 그만큼 통일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교과부, 국과위처럼 과학 이름이 들어간 정부 부처가 2개라는 것도 과학기술 역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아닌가. →상임위원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상임위원의 역할과 업무는 명확히 나눌 수 없다. 따라서 단순히 행정업무를 맡지는 않을 것이다. 국과위에도 여러 살림살이가 있다. 과학기술 분야 연구 계획과 패러다임을 만들 때 전념하도록 하겠다. →당초 정부도 상임위원 중 한 명은 민간에서 초빙하는 방향이었다. -교과부에서 나와 처음 출범하는 과정에서 준비를 하다 보니 민간에서 초빙하는 것은 (공무원을 뽑는 것과는)차이가 있다. 일단 출범 후 조직을 원활히 하는 게 급선무였고, 그래서 교과부와 기획재정부에서 각각 한 사람씩 먼저 채웠다. 또 위원회 10명 중 7명이 민간인이다. 국장, 과장급에서도 민간 부분을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도 국가연구개발 방향과 예산 집행의 최우선 순위는. -국가연구개발의 기본 방향을 잡는 일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개인적인 관심사는 있지만 지금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시행령에 국과위의 연구예산 분야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에 비춰보면 사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본다. 새로운 집을 짓고 사는데 처음부터 흡족하게 시작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우리가 더 노력해서 국가 과학기술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 →국과위 출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국과위 역할에서)성과평가 부분이 아직 통과가 안 됐다. 다음 국회에서라도 기대한다. →출연연구소 선진화 문제도 궁금하다. -사실 국과위 출범 계기가 바로 출연연구소 선진화에서 비롯됐다. 지금 (국과위)형태로만 보면 출연연 문제를 빼고 출범한 상태라서 아쉽게 생각한다. 어떤 형태로든 확실한 모습은 갖췄어야 한다. 오늘 발족했으니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 중의 하나다. 정부 안에서도 이 문제로 협의 중인 걸로 안다. 국과위도 당사자로 참여해 좋은 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리비아 내전] 광기의 카다피 막가파식 행태

    끝이 보이지 않는 리비아 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막가파식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CNN 등에 따르면 카다피 정부는 9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반정부 세력이 만든 국가위원회의 수장인 무스타파 압둘 잘릴 전 법무장관을 스파이 혐의로 수배한다며 파격적인 현상금을 내걸었다. 압둘 잘릴 전 장관을 붙잡을 경우 50만 리비아디나르(LD·약 4억 6000만원), 체포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경우 20만 LD를 주기로 했다. 리비아의 지난 2009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9714달러(약 1000만원)이다. 이는 국가위원회가 지난 5일 유엔 총회에 서한을 통해 “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유일한 대표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이날 공개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자위야에서 정부군이 우세를 보이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리비아 국민들의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성이 절박한 가운데 카다피 정부군이 어린이를 학살하고 병력으로까지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분쟁지역 아동보호 담당 유엔 사무총장 특사인 라디카 쿠마라와미는 “어린이를 죽이고 전투병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확인되지 않은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카다피 친위 병력은 외신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폭행과 감금까지 자행하고 있다. BBC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 기자들에 대한 모욕적인 대우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보안군과 비밀경찰이 지난 7일 자위야 취재를 시도했던 자사 기자 3명을 구타하고 21시간가량 감금한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취재팀은 자위야로 가다가 제지를 당했고 수도 트리폴리로 끌려가 눈이 가려지고 수갑을 찬 상태에서 폭행을 당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치 뉴스라인] “北 급변시 통일비용 2525조”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이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하면 통일 비용이 252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남 소장은 한나라당 통일정책TF 주최로 28일 국회에서 열리는 ‘새로운 통일정책 패러다임과 접근방법’ 공청회에 앞서 27일 제출한 발제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지난해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 규모로, 지난해 기준으로 국민 1인당 5180만원의 통일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되면 2040년 대한민국의 국가채무 비율은 작년 33.8%의 4배에 이르는 147%까지 상승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광장] 국회의원부터 줄인 뒤 ‘복지논쟁’ 하라/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회의원부터 줄인 뒤 ‘복지논쟁’ 하라/곽태헌 논설위원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5조 8786억 달러로 일본(5조 4742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됐다. 하지만 1인당 GDP로 보면 중국은 지난해 4412달러로 일본의 1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해 일본에서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게 엄살만은 아니다. 지난해 수출 세계 7위에 오른 한국도 선진국은 아니다. 한국은 2007년 처음으로 1인당 GDP 2만 달러 고지에 올랐으나 그 뒤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주저앉았다. 3년 만인 지난해 가까스로 2만 달러를 다시 넘어섰지만 내세울 만한 성적은 아니다. 1인당 GDP로 보면 카타르는 8만 달러를 넘지만 선진국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선진국의 지표는 경제규모, 1인당 GDP, 공업화 진전도, 과학기술, 국민들의 의식수준 등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1980년대 초 사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은 5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400만원쯤 된다. 25년 전 삼성·현대 등 대표적인 대기업 신입사원의 월급은 30만원선이었지만 요즘에는 200만원은 넘는다. 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는 법이다. 일본과 옛 서독은 1987년, 미국은 1988년에 각각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 이들 나라보다 20년이나 지나서야 2만 달러를 넘어선 것인데도 마치 선진국인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국회의원(정치인), 학자들은 많이 부족한 한국을 대표적인 선진국과 비교하면서 “정부가 복지를 위해 이 정도밖에 못 하느냐.”고 다그친다. 1987년의 2만 달러와 2007년의 2만 달러 가치가 분명히 다른데도 복지 수준 등을 단순 비교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지난해 6월의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으로 재미를 본 민주당은 올들어서는 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이라는 새 메뉴를 들고나왔다. 돈만 많다면 부자들에게도 지원하면 좋지만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돈 나와라, 뚝딱”이라고 말하면 돈이 뭉치로 나오는 요술방망이가 있는 게 아니다. 수십억원이나 하는 서울의 타워팰리스·아이파크에 사는 부자와 그들의 자녀·손자·손녀에게도 공짜로 점심을 주고 유치원비를 주고, 병원비를 주는 게 공정한 사회는 아니다. 예산이 한정된 탓에 부자들에게도 펑펑 지원해주면 어려운 이웃에게 돌아갈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중한 세금으로는 어려운 학생에게 학기 중에는 물론 방학 중에도 아침·점심·저녁을 제공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의 공부방 마련을 위해 쓰는 게 훨씬 정의로운 일이다. 의무교육 대상이 아니라 수업료를 내야 하는, 형편이 좋지 않은 고등학생·대학생이 학비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게 희망 있는 사회다.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를 만들어 부자들에게 세금폭탄을 퍼부은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이 그토록 증오하는 부자들에게도 혜택을 주려고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니 어리둥절하다. ‘70% 복지론’을 들고 나온 한나라당도 민주당보다 별로 나을 건 없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라면 무책임하게 예산을 펑펑 쓰는 약속을 할 리가 없다. 며칠 전 일본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렌의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은 “세금으로 밥을 먹고 사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지금의 상황은 월급 도둑과 같다.”고 말했다. 어디 일본의 국회의원뿐이랴. 한국의 국회의원 1명 때문에 들어가는 세금은 세비(歲費)와 보좌진 연봉, 사무실 경비 등 직·간접적인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10억원 정도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200명 이상으로 돼 있다. 현재 국회의원 정수(定數)는 299명이다. 국회의원이 능력이 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을 다한다면 의원 수를 오히려 더 늘리고 세비도 대폭 올려줘야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유권자가 있을까. 함량미달인 국회의원부터 대폭 줄여 아까운 세금을 절약한 뒤 ‘복지논쟁’을 해도 늦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양심이 있는 국회의원이 있을까. tiger@seoul.co.kr
  • 日 “경제 넘버2 中에 ODA 라니…”

    경제규모에서 중국에 세계 2위 자리를 내준 ‘넘버 3’ 일본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가시화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초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공적개발원조(ODA)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이 장기 저리로 빌려준 차관이 중국의 고속성장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일본은 지난해 달러 환산 국내총생산(GDP)이 5조 4742억 달러에 그치면서 중국의 5조 8786억 달러에 뒤졌다. 일본은 1947년부터 지난 2009년까지 중국에 모두 약 3조 6412억엔(약 49조원)의 장기 저리 차관을 지원했다. 중국은 이 자금으로 철도와 발전소 등 인프라를 정비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일본은 규모를 줄이기는 했으나 2009년에도 약 46억엔(약 617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누적돼 온 재정적자에 따라 최근 ODA 예산을 줄여 나가고 있다. 2011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ODA지원액은 전년보다 7.4% 감액한 5727억엔이다. 정치권의 대중국 ODA 삭감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일단 중국에 대한 ODA 지원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ODA 배분 기준은 국민 1인당 GDP인데 중국은 여전히 1인당 소득이 낮아 개발도상국 취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무성은 “중국의 환경 대책이나 양국의 교류가 진행되면 일본의 국익에 유리하다.”며 중국에 대한 ODA 지원 방침을 밝혔다. 다른 선진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 지원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일본이 당장 원조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은 오히려 매년 중국에 대한 ODA자금을 늘리며 중국과 경제협력방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녹색성장, 사막화방지 등 환경보호 프로그램 중심으로 매년 약 50만 달러 의 ODA자금을 중국에 지원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노키아의 역습/주병철 논설위원

    북유럽 발트해 연안의 핀란드는 전 국토의 75%가 삼림이고 10%가 호수인 나라다. 산업구조는 1차산업 의존도가 높고, 공업은 주로 펄프·제지·제재 등 임산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구 500만명 남짓의 이런 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2009년 기준)를 웃도는 부자나라가 된 데는 노키아(Nokia)와 같은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키아는 1865년 종이를 만드는 제지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컴퓨터 제조, 2000년대에는 통신회사로 탈바꿈하는 등 상황에 발빠르게 변신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성장했다. 핀란드 전체 매출액의 2%, 연구·개발비(R&D) 60%,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25% 등의 수치로 볼 때 노키아는 핀란드의 효자기업임에 틀림없다. 노키아의 급성장은 ‘미래 준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앞으로 어떤 산업이 유망한 주력산업이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해서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결과라고 한다. 다국적 석유회사인 네덜란드의 셸도 비슷하다. 셸은 1969년부터 미래예측연구소를 운영해 왔는데, 1970년대 초부터 원유값이 폭등할 것이란 내부 전망에 따라 값싼 유전을 많이 확보해 뒀다. 이후 73년의 1차 오일쇼크, 79년의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셸은 세계 메이저 석유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70년대까지 세계 으뜸의 필름카메라 회사였던 코닥과 이동통신회사 AT&T는 미래 예측을 잘못해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코닥은 더 이상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내부 보고서를 무시했고, AT&T는 이동전화의 가치를 과소평가해 타사보다 먼저 개발한 제조기술을 모토롤라에 넘긴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근소한 차이로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맛본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주말 구글과 애플 주도의 모바일 시장 패권을 되찾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핀란드 본사도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길 것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MS와의 제휴에 앞서 사내 통신망을 통해 “노키아는 불타고 있다. 애플·구글이 고급·중급 점심을 먹는 동안 우리는 주변만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뼈저린 반성과 비장한 각오가 묻어난다. 노키아의 역습이 주목받는 게 이 때문만은 아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말이 새삼스럽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상식’에 거침없는 메스를 들이댔다.  장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편다면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면서 “한·미 FTA가 오히려 성장동력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파헤친 ‘상식의 오류’를 주제별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고도성장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에서 보듯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와 체감이 괴리되는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과거 같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주장도 많다. 일각에서는 ‘통큰치킨’ 논란에서 보듯 과거 과감한 설비 투자로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던 재벌기업이 이제는 중소 자영업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도 한국경제가 성장여력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끊임없이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보인다’ 하는 비관론을 펴면서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성장동력을 찾기 귀찮으니까 자꾸 그런 얘길 하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게 맞다. 만약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라면 그 추세가 완만해야 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6% 정도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추진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개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증거다.  ‘중국이 쫓아온다’는 샌드위치론도 말도 안되는 궤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와 제일 못하는 나라를 빼고는 세상 모든 나라가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이 어려운 경쟁 상대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태국은 1990년대까지 노동집약을 무기로 한국을 추적했지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임금이 낮은 대신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낮고 기술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고 게임 끝났다고 볼 게 아니다. 왜 쫒아오는 국가만 걱정하고 도망가는 국가는 무서워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중국 추적 때문에 이제는 금융업과 서비스업으로 가자는 얘기가 많지만 그 분야는 이미 선진국들이 단단히 똬리 틀고 앉아 있다. 금융업이 겉보기엔 좋아보여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혁신이란 사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더구나 정부가 정말 심각하게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처럼 수십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금융허브라는게 지금처럼 적당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 하는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결국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성장동력 없어진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언제는 경제여건이 쉬워서 경제발전했나? 언제는 선진국들이 낮잠 자는 틈에 경제성장했나?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는 전쟁으로 모든 게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포항제철 건설할 때를 생각해보자. 전세계가 다 미쳤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해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등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끼리 FTA를 체결하는 것까지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서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수준에서 차이가 큰 나라와 FTA를 하게 되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민소득도 그렇고 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한국이 미국이나 EU와 FTA를 한다면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 분야는 이득을 좀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에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비롯해 한국이 GDP 4만불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한국이 언제는 FTA 덕분에 고도성장했나. 남들이 미쳤다고 비웃어도 기를 쓰고 기술개발해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FTA가 갖는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는 글을 읽어봐도 한미FTA가 경제성장에 미미한 도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국책연구기관에서 한미FTA 타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2% 증가라고 했다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6%로 전망치를 바꾼 전례가 있다. 경제학 예측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가정하고 어떤 모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조차도 한미FTA 명분으로 삼기엔 한참 부족하다.        ●기업자금조달 위해 주식시장 활성화해야 한다?    ▶돈줄이 막혔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과거 개발 독재 당시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간접금융방식도 없어진 지금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외환위기 이전 방식은 은행중심 경제 시스템인 반면 지금은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이다 (@@@) ‘기왕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되돌리느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되살려야 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전 은행중심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은행은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주식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대출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총대출금 중 8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가계대출이 85% 정도가 돼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지금 은행들은 엄청나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쉽게 돈벌게 해줘선 안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1972년부터 1991년 사이에 한국의 투자자본 조달에서 주식발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영국(7.0%)이나 미국(-4.9%)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돼 버렸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과거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외국자본이 단기간에 몰려왔다 나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M&A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스웨덴·벨기에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독일식으로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골고루 참고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더 논의해야 겠지만 기존 선진국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정책은 관치경제다?    ▶과거처럼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선별적 정책이 나쁘다는 얘길 많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업도 항상 선별을 한다.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정부가 선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책목표에 따라 지원방식이나 지원방향은 달라지게 돼 있다. 개입 방식도 은행을 통할수도 있고 연구개발 지원을 통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대규모 조립가공산업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대기업에게 은행대출을 집중해줬다. 지금 단계에선 부품소재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나 수출 기업은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이 절실해 보인다.  -1966년 상위 10대 재벌 중 세 곳만이 1974년 상위 10위 안에 남았다. 1974년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1980년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런 구조변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몇 가지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될 만한 기업이 성장하는 걸 막는다거나, 하청기업이 기술 개발하면 납품단가를 깎아서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가 존재한다. 규제를 통해 그걸 막아야 한다. 단순히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데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다. 정부가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규제를 강화해서 대기업 행태에 제동을 건 덕분이다.  그 다음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제일 취약한게 부품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 가운데 일본과 무역하면서 발생하는 적자가 제일 많은데 그 대부분이 부품소재산업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발생한다. 더구나 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어림없다. 문제는 부품소재산업은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보거나 중소기업들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꼭 개발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기술개발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 정치적 차원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은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지만 한국은 양상이 더 심각하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과거 사회통합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복지제도에 제약이 많을 때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편 정책이 바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 식당이나 치킨집이 그렇게 많은 것도 과거 그런 방식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유지를 도모해준 덕분이었다. 이게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왔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들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고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서비스업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재벌이 진출하면 생산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처럼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에서 탈락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결국 생산성도 못 높이고 갈등만 첨예해지는 것이다. 내 주장은 차라리 대기업에게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대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 그 재원으로 기본생활권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세금도 내기 싫고 옛날처럼 사업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은 척결대상이다?    ▶민주화 이후 박정희 정부의 산업정책과 개발계획은 독재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받으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가 됐다. 이를 꾸준히 비판해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정희 독재시대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런건 잘했지만 이런건 못했다는 걸 용납을 못하는 자세, 그런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그 이후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그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게 결코 아니다. 사실 민감한 문제라는 건 잘 안다. 당시 투옥되는 등 피해를 본 분드링 많다. 선뜻 용납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이분법을 극복할 때만이 군부독재 유산이 청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위해 주주중심 경영해야한다?    ▶재벌을 비판하는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가 ‘극히 일부 주식만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연대 등이 벌인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최근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액주주운동은 국제적 맥락에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들이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이 강화됐는데 그 이후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에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써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주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을 한 건데, 박정희 문제 못지않게 재벌문제도 민감하니까 재벌옹호론자로 오해를 산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은 물넌거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통해 국가·자본·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얘길 처음 했던 때는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던 때였다. 지금은 그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재벌들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6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개혁·진보진영에서도 많은 이들이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어떤가. 복지국가는 기본 전제로 깔고 방법론을 갖고 논쟁하고 있다. 그걸 지렛대로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당시 구상했던 사회적 대타협은 힘들겠지만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물론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바뀌는 조건 속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벌들 예뻐서 이러는게 아니다. 지금같은 식으로 그냥 놔두면 재벌들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게 다 먹히게 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자본의 출처가 러시아 마피아인지 이탈리아 마피아인지도 불분명한 투자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누구와 싸워야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것보다는 정씨 재벌 이씨 재벌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싸우는게 낫다. 자본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재벌들과 타협하는게 낫다. 재벌들 미우니까 재벌 해체하고 외국자본 들여와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다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된다.        ●복지제도가 경제성장 가로막는다?    ▶‘더 나은 자본주의’로서 ‘복지국가’를 강조하기만 그 길로 가기 위한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주체 혹은 동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주길 바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라고밖에 얘길 못하겠다. 현실적 조건을 봐야 한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복지국가 담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정치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이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80%를 웃도는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 중심으로 복지국가 하자고 해서는 얘기가 먹히질 않는다. 특정집단이 논의 끌어갈 상황이 아니고, 둘째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우리가 주체다 하는 식으로 얘길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 중요한 건 국민들이 마음만 바꾸면 안 될 일도 된다는 점이다. 그게 민주국가가 위대한 점 아니겠는가.        ●복지정책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1 복지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포퓰리즘과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무상’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반면 의무급식에 대해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내니까 부자들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를 문제삼으려면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빼고 민주당이 내세우는 3+1 복지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나는 보편적 복지확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뺏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미국처럼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아지게 된다.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를 잘해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가령 복지가 안 돼서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성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의대와 법대로 몰리면서 이공대 기초학문 분야가 어려움에 빠졌다. 복지제도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국가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지가 안되니까 저출산문제가 가중되고, 복지가 안되니까 자녀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려는 과열 경쟁이 벌어진다. 복지가 안되니까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영국병이란 건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속표지에 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모가 화제다. 이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 두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우리나라에 우선 한정시켜 보자면,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 복지 지출(OECD 꼴찌에서 2위, 꼴찌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멕시코)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자동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정말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깨진 것을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꼭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전에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압박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지금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선진국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그런 속에서 후진국 지위를 방금 벗어나 아직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두 세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에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떠맡는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경제학은 계량분석만 잘하면 된다?    ▶한국 사회과학계는 미국식 영향으로 계량분석에만 치중하면서 현실 현실 설명력을 잃고 대중들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그런 고민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온다. 너무 수학이나 통계 쪽으로만 발전하니까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왜 배우는지 잊어버린 셈이다. 영미 경제학계에서도 교육방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다.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계량분석만 배워서는 나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뭘 배울지 목표를 정하고 큰 그림을 배우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테크닉만 배우니까 그것에 빠져 버리는거다.    ▶그동안 제도경제학에 입각해 한국과 세계 경제를 분석하는데 천착해 왔다. 한국에선 낯선 분야인 제도경제학을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덜 추상화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주류경제학은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경제학은 현실을 좀 더 복합적인 제도의 망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다. 기업을 놓고 보면 국가별 차이와 역사적 맥락에 따라 조직형태나 사회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접근한다. 역사적 비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현실을 봐야지 이론만 보면 상상력을 제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 드는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을 중시하면서도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대부분 주택을 국가가 공급하고 GDP에서 공공부문 비중도 엄청나게 크다. 어떤 단일한 경제이론으로도 싱가포르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을 보지 않으면 특정 이론에만 빠지게 되고 그런 눈으로 싱가포르 보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사실 제도경제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제도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할 정도로 대단히 범위가 넓다. 일반적인 흐름은 제도가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 미치는가를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은 물론 자유의지가 있고 개인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영향 미치는 건 어떤 제도적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스웨덴과 한국에서 똑같이 정부 역할 축소를 말하더라도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관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잘나가는 거시지표… 물가가 복병

    잘나가는 거시지표… 물가가 복병

    지난해 우리 경제가 6.1% 성장했다. 2002년(7.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년 만에 명목기준 국내총생산(GDP)이 1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 복귀가 확실시된다. 한국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올해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상했지만 미국 경제의 호조 등으로 한달 만에 5% 안팎의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 그만큼 거시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서민 체감경기와 밀접한 물가가 올해 한국경제의 복병으로 떠올라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7%로 올해 연간 목표치(3.5%)를 넘어섰다. 연초부터 인플레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우리 경제는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변곡점에 서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2010년 4분기 실질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에 이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측은 “수출 호조와 제조업 생산 증가, 설비투자의 활기에 따른 것”이라면서 “2009년 성장률이 11년 만에 최저치인 0.2%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009년 마이너스 3.8%포인트에서 지난해 7.0%포인트로 반등해 민간 부문이 성장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500달러로 2007년 이후 3 년 만에 2만 달러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같은 고성장과 달리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탓에 날씨만큼이나 춥다. 한은의 ‘1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급등했다. 2009년 7월(3.8%)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CSI) 가운데 6개월 후의 물가 수준 전망지수는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53(기준치 100)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농수산식품 가격 등 ‘밥상 물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것이 체감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도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와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또 “앞으로 경제정책의 우선 순위를 물가안정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위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릴지 주목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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