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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비핵화, 남북일제 그리고 고성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비핵화, 남북일제 그리고 고성

    평화는 생명이자 돈이다. 엊그제로 6·25전쟁이 난 지 63년, 한달 뒤면 정전이 된 지 60년이 된다. 이 전쟁에서 150만명이 죽고, 360만명이 다쳤으며, 1000만 이산가족이 생겼다. 전비는 2차세계대전 다음으로 큰 6910억 달러 상당이었다고 한다. 정전 60년의 고통과 피해는 전비를 훨씬 능가한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과 금강산 관광 중단,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과 11월 연평도 피격 사망, 2013년 5월 개성공단 폐쇄 등만 꼽아도 피해는 충격적이다. 남북 대치와 지속되는 분단상황에 따른 기회비용은 셈조차 어렵다. 분단비용은 전비를 훌쩍 뛰어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통일은 대박이다. 분단비용을 상쇄하고 큰 편익을 남긴다. 중앙대 신창민 명예교수는 계산했다. 2030년 통일이 된다면 10년간 통일비용은 약 1조 6034억 달러가 들고, 같은 기간 매년 남한 국내총생산(GDP)의 7%에 이르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7%는 군비 감축에서 2%, 국제금융기구 차관에서 1%, 국채 발행에서 3%, 세금에서 1%를 각각 충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GDP 7% 규모의 실물투자 중 약 80%를 남한이 공급하면 남한 GDP는 5.6% 증가한다. 총소득의 1%를 세금으로 내면 실질소득이 11% 증대된다. 3만 달러에서 시작한 1인당 국민소득은 통일 10년 후 불변가격으로 7만 7000달러가 된다고 봤다. 평화나 통일은 거저 오지 않는다. 평화를 바라지만 대부분 무임승차하려 한다. 때가 되면 통일은 오며, 일부에서는 돈 드는 통일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의 염원은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이라고까지 어느 드라마는 그리고 있다. 논리적으로는 생명이자 돈이고 대박이지만 평화와 통일에서의 시장 실패는 심각하다. 큰 편익을 가져오는 평화와 통일이 정상적 모드로 작동되게 하려면 상응하는 비용과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는 필수이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항상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남과 북은 서로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워 끝없는 대치를 하고 있고, 북의 핵은 평화와 통일로 가는 최대의 걸림돌이다. 최근 본격화되는 국제적 공조는 북의 비핵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차제에 핵 없는 북한을 전제로 분단과 통일비용을 최소화하는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크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특정지역에 국제도시국가를 설치하고 남북이 공동운영에 나서면 소모적 대치는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남과 북이 함께 쓰는 하나의 제도를 만들어 가는 남북일제(南北一制)의 실험은 항구적 평화와 점진적 통일의 지름길이 된다. 남북일제는 말처럼 쉽지 않고 북한의 참여가 선결요건이다.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의 무리수를 두면서도 북한은 원산을 세계적 휴양지로 만드는 국가급 개발에 착수했다. 원산공항과 항구의 개방, 마식령 스키장 건설, 원산~금강산 관광증기열차, 외래객 수용태세의 혁신 등을 천명했다. ‘세계가 조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선이 세계 속에 있다’고 외치면서 전쟁은 절대 없으니 안심하고 관광객을 보내달라고 중국에 요청하고 있다. 북한이 진정으로 동해안 개방과 국제관광을 원한다면 이웃한 강원도에 손을 내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평화와 통일로 가는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비핵화와 함께 금강산을 공유한 세계 유일의 분단 군(郡) 남북 고성이 홍콩 같은 국제자유지대가 되면 좋겠디. 교류가 많았고 신뢰가 깊은 강원도가 중앙의 지원 아래 북 고성을 남북일제에 참여시키는 노력이 관건이며, 이는 평화의 시장 실패를 만회하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북극이 녹으면서 러시아의 남진, 중국의 동진, 일본의 서진, 한국의 북진이 동해에서 전개되고 있다. 세계적 명승인 원산~고성, 금강산~속초, 설악산~강릉의 동해안은 북방경제의 교두보이자 최고의 관광자원이 된다. 통합 고성에서 남북의 협치는 통일대박의 첫걸음이다. 고성 남북일제는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아고라이자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 한국 대학등록금 OECD국 중 4위

    한국의 대학등록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공교육비의 민간부담률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13년째 1위를 지켰다. 초·중학교의 학급당 학생수, 교사 1인당 학생수 등 학습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 OECD 교육지표’를 25일 OECD와 공동발표했다. 이번 지표는 OECD 회원국 34개국과 비회원국 8개국 등 42개국을 대상으로 2011년 통계자료(재정통계는 2010년 결산 기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공립 및 사립대 등록금은 여전히 높았다. 국공립대 등록금은 미국 달러 구매력지수(PPP)로 환산하면 5395달러로 자료 제출 25개 국가 중 아일랜드(6450달러), 칠레(5885달러), 미국(5402달러)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사립대 등록금은 연 9383달러(약 1087만원)로 자료를 제출한 12개 국가 중 미국(1만 7163달러), 슬로베니아(1만 1040달러), 호주(1만 110달러)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비쌌다. 공교육비 민간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의 2.8%로 OECD 평균(0.9%)의 3배로 나타나 조사 참여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2001년 이후 13년째 수위를 지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대북정책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조언/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북정책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조언/진경호 논설위원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통찰은 흔히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로 치환된다. 동물의 세계가 그렇듯 개인과 사회, 나라 또한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변화를 슬기롭게 헤쳐 가느냐로 존망과 성쇠가 갈린다. 멀리서 찾을 것 없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6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720달러의 최빈국으로 남북이 갈린 한반도가 살아 있는 증거다. 우리는 변화를 탔고, 그들은 거부했다. 강한 자가 됐고, 멸종위기종이 됐다. 한반도 분단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기록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훗날 분단사의 한 꼭짓점으로 남을 가능성을 담은 몇 가지 흐름이 지금 한반도를 휘감고 있다.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이던 중국이 변하고 있고, 29세 김정은의 리더십은 여전히 성글다. 고립된 북의 경제는 좀처럼 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응축된 변혁 에너지가 한반도의 유동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하기에 달렸다. 행운이 준비와 기회의 소산이듯, 이런 흐름에 앞으로 어떻게 조응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500년 전 약육강식의 격랑에 휩싸인 이탈리아 반도에서 조국 피렌체를 살리려 외교의 최일선에 섰던 마키아벨리가 지금 한반도를 들여다본다면 박 대통령에게 몇 가지를 당부할 듯싶다. 무엇보다 어설픈 승리 말고, 확실한 승리를 추구하라는 말을 할 듯하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는 보복하려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는 감히 엄두를 못 낸다. 인간은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짓밟아 뭉개야 한다”고 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언사지만, 섣부른 타협을 경계하고 확고한 원칙을 추구하라는 말이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정책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만큼 마키아벨리가 중언부언할 까닭은 없어 보인다. 귀담아들을 대목은 다음일 것이다. “공명정대는 분명 칭찬받을 일이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군주는 인간을 혼동시키는 데 능숙했다.” 성실과 신뢰에 더해 책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원칙을 앞세우되 능수능란한 전술로 뒤를 받쳐야 외교가 완성된다는 얘기다. 오는 27일 박 대통령이 시험대에 선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마주 앉아 자신의 외교력을 대내외에 펼쳐보이게 된다. 과거와 달라졌다지만 북한만 바라보다 살짝 돌아앉은 데 불과한 중국이다. 박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텁다지만 시 주석 홀로 외교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 없는 집단지도체제의 중국이다. 몸집만큼이나 한발 한발 움직이는 게 더디다. 회담은 어렵지 않겠으나, 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은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할 것이고, 시 주석은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상호 노력을 주문할 것이다. 이 두 목소리는 적어도 회담장에서만큼은 조화와 균형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정작 회담 이후의 한반도는 다를 듯하다. 남북대화보다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요동칠 공산이 크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박 대통령을 향해 6자회담 참여를 요구하는 중국의 목소리는 점차 커질 것이다. 경제 제재 완화를 바라는 북한이 이에 가세하면서 북한을 향한 지금의 한·미·중 3각 압박 전선이 한·중 정상회담 이후 흐트러지는 역설적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제휴란 자신을 강하게 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는 회담을 넘어 우리가 한반도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 회담이 돼야 한다. 단호한 북핵 불용(不容) 의지와 함께 한반도 해법에 있어서 남북 대화가 제1과제라는 목소리가 시 주석의 입에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사자도 되고, 여우도 되라고 했다. 그게 도태 위기의 북을 상대하는 남을 위한 마키아벨리의 처방이다. 열흘 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력을 입증해야 한다. jade@seoul.co.kr
  • 세계 교역량의 3분의1 쥔 美·EU FTA협상 새달 개시

    세계 교역량의 3분의1 쥔 美·EU FTA협상 새달 개시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다음 달 공식 시작된다. 협상이 1년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돼 양측의 경제통합 추진이 전 세계 무역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개막회견에서 “다음 달 워싱턴에서 미국과 EU 간 FTA 협상의 첫 번째 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EU·미국 간 FTA를 성사시키기 위해 실무 그룹이 구성된 지 2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EU와의 FTA 체결은 미국 정부의 우선 과제”라며 “유럽과 경제 분야에서도 안보 분야 이상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양자 간 FTA는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해 실업률을 낮춰 줄 것”이라며 “미·EU FTA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이 될 다시 없는 기회로, 그것을 잡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도 “EU·미국 간 FTA가 성사되면 양측 모두에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EU는 기존 룰을 크게 개편해 협상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U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0.5% 성장하고, 4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민간 이포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FTA가 성공리에 발효되면 장기적으로 EU와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각각 5%, 13.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EU·미국 간 FTA 논의는 지난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과 FTA를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유로존 17개국 정상들은 당시 성명에서 경제 회복에 필요한 성장 동력을 얻고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주요 수출국인 독일과 영국이 적극적으로 다른 회원국들을 설득하면서 EU·미국 간 FTA의 강력한 추진 동력을 얻었다. 또 지난주 열린 EU 통상장관 회의에서 EU·미국 FTA에서 문화산업을 제외시켜 달라는 프랑스의 강력한 요구가 한시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협상이 가능해졌다. EU는 평균 3년이 걸리는 FTA 협상을 1년 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국과의 협상을 서둘러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다자 간 무역자유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뿐 아니라 양측 모두 경제 성장과 고용 증대를 위해 교역 확대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중국 등 신흥경제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면 서로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양측의 판단이 전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EU의 GDP를 합치면 전 세계 GDP의 약 47%이고 교역량은 세계 교역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CEO칼럼] 초심으로 돌아가자/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CEO칼럼] 초심으로 돌아가자/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우리는 1995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1472달러를 달성하면서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홍콩은 1987년, 싱가포르 1989년, 타이완이 1992년에 1만 달러를 넘은 것과 비교하면 늦은 감도 있지만, 이를 통해 한국은 아시아의 4룡(龍)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추세를 몰아 그 이듬해인 1996년에는 선진국들의 협의체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 불과 10여년 후인 2007년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다. 더불어 국내 몇몇 기업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훌쩍 컸다. 그러나 최근 경제성장률은 2%대에 머물고 있다. 한때 바로 코앞에 와 있는 것만 같았던 국민소득 4만 달러는 구호로만 남았다. 이른바 성장통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성장통은 비단 국가의 경제성장 과정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개인의 성장 과정에서도 겪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더 크기 위해서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만 한다. 기업들이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차별적인 제품으로 중무장을 했더라도 급격한 성장을 한 뒤에는 일정 기간 정체기를 맞기 마련이다. 놀라운 성적으로 신인상을 수상한 운동선수도 2년차 징크스라 불리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지구촌에 즐거운 한류 붐을 불러일으켰던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도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타이틀 하에 ‘젠틀맨’을 발표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전의 흥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성장통을 쉽게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사실 그 답은 무척 간단하다. 바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이는 ‘세상에 성공을 위한 왕도란 없다. 있다면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가슴 뛰던 출발의 순간이 있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던 날, 군대에서 전역하던 날, 첫 출근을 하던 날, 결혼식장에 들어서던 날, 처음 자신의 가게 문을 열던 날처럼 가슴 설레던 그 순간의 결연했던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 또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은 기본을 돌아보는 것이다. 사람의 인생과 자주 비교되는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뛰어난 골퍼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어느 날 갑자기 샷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장기간 슬럼프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는 게 아니다. 더 좋은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아니다. 기본기를 다시 점검하는 게 최선이다. 그립은 제대로 잡고 있는지, 임팩트 순간에 고개는 들지 않는지, 하체는 흔들리지 않고 잘 고정되어 있는지를 하나하나 점검하고 바로잡아 나간다면 곧 예전의 실력을 되찾을 수 있다. 음식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식재료를 쓰고 위생적으로 조리해야 한다. 이게 음식점의 기본이다. 음식 맛의 8할은 재료다. 재료가 좋으면 굳이 여러 가지 양념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 기본에서 성패가 갈린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수치는 아시아 주요 10개국 가운데 9위에 지나지 않는 데다 내년 전망치(3.9%) 역시 10개국 중 꼴찌다. 한국경제가 아시아의 용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하지만 지난 60여년의 한국경제 발전사가 시련 극복의 연속이지 않았던가. 전쟁의 상흔을 이겨내고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대한민국의 초심을 잊지 않고 되살려야 할 때다. 처음 그날을 떠올려 보자. 무엇인가 간절하게 원하는 목표가 있었고, 다시 하라면 못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해서 그 목표를 성취했던 초심이 어떠했는지를 생각하자.
  •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시대적 사명/박정동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시대적 사명/박정동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그때를 기억하십니까. 암흑과도 같았던 시기, 불과 반세기 전, 일제 식민지 통치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던 그때, 이 나라의 모습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 열강들에 의해 갈라진 국토, 그리고 뒤이은 민족 간의 전쟁.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칼 로완은 1950년대 한국을 보고 리더스다이제스트 리포트의 말을 인용하여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광복 직후 한국은 오랫동안 일본의 식민지 경영 결과로 하나의 완결된 국민경제구조를 갖지 못했다. 한국전쟁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소수 생산시설마저 대부분 파괴되었다. 1960년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은 15% 미만이었고, 수출과 저축의 비중은 1% 미만이었다. 쓰레기통에서 핀 꽃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기적과 같이 쓰레기통에서 장미를 꽃피웠고, 그래서 개발도상국들에서는 한국을 배우려는 벤치마킹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한민국에서는 이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 없고 아직도 한강의 기적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 1960년 대한민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6달러였을 때 필리핀은 170달러였지만 2011년에는 대한민국은 2만 3749달러, 필리핀은 2255달러다. 한강의 기적이 단순히 운이나 시대적 조류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을 이 수치가 말해 주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닮은 이 아이들이 보이나요. 2010년의 보츠와나, 남수단, 아이티 아이들의 모습과 1950년 대한민국 아이들의 모습. 지금도 지구 어디에서는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이 있다. 전 세계에서 12억명이 하루 1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연명하고 있고, 3초마다 어린이 한명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이들은 끊임없는 내전과 가난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 재건의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 이제는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는 단지 가난을 벗어났기에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우리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가슴 아픈 역사가 다른 이들에게는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고귀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랑스러운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받은 것을 다른 이들에게 돌려줄 때가 되었다.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희망이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들을 전해 주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과거의 금융원조에서 개발원조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지난 60여년 동안 이루었던 우리의 개발 경험을 발판 삼아 개발도상국 영리더들에게 거버넌스(정부 조직, 부패 방지, 치안 등), 기업가 정신(창업론, 기술혁신 등), 인적자원개발(학교 교육, 기술 교육, 기업 교육 등), 개발경제(농촌개발, 중소기업육성론, 과학기술정책 등) 등의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이를 통해 양성된 제3세계 지도자들이 그들의 국가발전에 공헌하게 해야 한다. 상상해 보라. 세계 빈곤 퇴치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이것은 꿈이 아니다. 빈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구상의 모든 개발국가들의 꿈,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함께할 것이다. 킬링필드의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왕국 총리실 자문관을 지낼 때, 30여년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세기의 전장(戰場)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재건단 자문단장으로 활동할 때, 미국을 위시한 유엔 및 관련국 당사자들이 필자에게 전하는 조언은 다음과 같았다. “개발도상국들이 벤치마킹한 대상은 대한민국의 길인데 정작 대한민국은 식민지 36년과 동족상잔 전쟁의 포화 속에서 이룩해 낸 자신들의 가치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개발도상국 영리더들의 양성은커녕 개발연대 시대의 체계적인 기록이나 자료정리조차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개발시대의 주역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 개발시대의 성취가 과거 속에 묻히지 않게 하고 어떻게 재도약의 디딤돌로 승화시킬지 고민해야 할 때다. 제3세계 국가들에 우리 경험을 나눠주고 모델로 확산시켜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더 빛이 날 것이다.
  • [서울광장] 가스도입 경쟁체제는 국민 이익을 위한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가스도입 경쟁체제는 국민 이익을 위한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우리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 경쟁자 없이 전 세계 자원시장에서 가스를 대량 도입하는 가스공사는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큰손으로 통한다. 가스공사의 가스 도입 금액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2010년 10월부터 1년 반 동안 계약한 금액이 자그마치 250조원이다. 국민 1인당 500만원, 한 가구당 2000만원이나 부담해야 하는 엄청난 돈이다. 도입권뿐만 아니라 공급권도 틀어쥔 가스공사의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07년에 14조 260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엔 35조원을 넘어섰다. 순이익은 1조 2000억원대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2조 2224억원, 순이익은 84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5%, 18.3%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2회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올린 덕이다. 많은 소비자는 가스요금 폭탄을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 달에 40만원이 넘는 가스비를 내는 집이 허다하고 방 한 칸짜리 오피스텔에 25만원이 부과되어도 하소연할 데도 없다. 반면 가스공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고 지난해 말에는 성과급을 1561만원이나 지급했다. 소비자들이 땀 흘려 벌어서 낸 가스요금으로 독점기업이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가스요금을 낮추려면 우선 가스를 조금이라도 싸게 들여와야 한다. 그러나 독점체제여서 비싸게 사 와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최근 1년 반 동안의 계약 체결분 250조원에서 1%만 깎아도 2조 5000억원이라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 돈은 인천대교 전체 건설 공사비보다 많은 금액이다. 1990년 이후 한국의 가스 도입 가격은 늘 일본보다 높았다. 일본이 우리보다 높은 가격에 산 때는 원전 사고 이후뿐이다. 가스 도입을 경쟁체제로 바꿀 필요가 있다. 다양한 공급원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들여올 길을 열어줘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단 민간의 직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국회에서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을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동시에 발의되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규제 강화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가스 직수입 확대가 구매력을 약화시켜 도입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직수입 업체들의 도입 단가는 가스공사보다 절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스 도입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뿐이다. 일본은 종합상사 등 많은 회사가 경쟁체제로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경쟁체제인 일본의 가스 도입 가격은 도리어 우리보다 낮다. 규제 강화 쪽에서는 또 직수입에는 일부 대기업들이 참여해서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으면서도 막대한 이익을 독차지하고 해마다 고액의 성과급까지 받는 가스공사의 독점체제가 나은지, 아니면 다수 기업들이 그 이익을 나눠 갖는 것이 나은지는 생각해 보면 자명하다. 더욱이 셰일가스(암석에 갇힌 천연가스)의 등장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 요인이다. 일부 발전사들은 셰일가스 등 상대적으로 값싼 가스를 들여와 전력생산 비용을 낮추려 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LNG 발전소에 저렴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도 도입 채널을 다양화하는 규제 완화가 따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보다 싸게 가스를 도입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최근 유럽이나 미국보다 최대 3배나 비싸게 수입해 연간 2조~3조엔(약 23조~35조원)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학자들은 일본의 LNG 도입가를 15% 낮추면 3년간 국내총생산(GDP)이 1조 7000억엔(약 20조원) 늘어날 것이며 5만명을 추가 고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볼 때 과연 가스 도입의 규제를 강화하는 게 옳은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sonsj@seoul.co.kr
  • “노동참여비율 ‘여성 = 남성’ 되면 1인당 GDP 매년 0.9% 늘어난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남성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년에 0.9%씩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성별격차 해소’ 보고서를 요약·분석해 발표한 ‘젠더 브리프’에서 노동 시장의 성별 격차를 해결하면 2030년까지 1인당 GDP가 연평균 0.9%씩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17일 소개했다. OECD는 한국 노동시장의 남녀 참여율이 기존(2010년 기준) 상태를 유지하면 2030년까지 1인당 GDP 성장률이 연평균 2.5%이지만, 성별 격차를 50% 줄이면 3%의 성장률을, 격차를 완전히 없애면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단은 1인당 GDP가 연평균 0.9%씩 추가로 오르면 2011년부터 2030년까지 20년에 걸쳐 GDP 성장률이 18% 오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여성의 2010년 기준 노동시장 참여율은 20년 전과 비슷한 54.5%로, 평균 65%인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남성(77.1%)과의 격차도 22.6% 포인트에 이른다. 재단은 또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이미 남학생을 앞질렀지만, 남녀 간 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다고 소개했다. OECD 회원국의 남녀 간 임금격차 평균은 16%였지만 한국은 39%였다. 교육 분야에서의 성취가 아직은 노동시장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남성 직원은 여성 직원보다 1인당 평균 3000만원가량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이치알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46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남녀 1인당 연봉은 각각 평균 7742만원, 4805만원으로 나타났다. 기업관리직의 여성 비율도 10% 정도로 OECD 평균인 3분의1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여성이 경영하는 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21.7% 수준이다. 이숙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는 “2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이는 것은 여성만이 아니라 저성장 시대를 겪는 사회 전체에 필요한 일”이라며 “이를 뒷받침할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직장 어린이집 설치 기준 완화 서둘러라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성인력 활용을 꼽는다.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단기간에 높일 수 없는 데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여파로 경제 활동이 왕성한 인구 계층은 40% 아래로 떨어졌다. 전체 생산가능인구에서 핵심생산인구(25~4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9.39%로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끌어올리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4만 달러인 선진국들은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60%를 웃돈다. 주요 국가들의 경우 1인당 GDP가 2만 달러에 도달한 시기에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평균 57.4%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49.9%에 그쳤다. 문제는 지난 2003년부터 10년 동안 정체 상태라는 사실이다.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이 수치를 5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을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 한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인력활용 5개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직장 어린이집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직장어린이집을 가장 선호한다. 어린이 안전이나 급식 등의 시설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 어린이집이 설치돼 있는 곳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기업은 919곳에 이른다. 여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전체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곳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을 두고 있는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9곳에 불과하다. 설치 기준이 까다롭고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대도시에 있는 기업들을 고려할 때 정원 50명 이상이면 옥외 놀이터를 의무화하고 있는 기준은 하루빨리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지 않으면 정원을 49명까지만 운영하는 편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학교까지 직장 어린이집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 보육 수요가 적은 사업장은 사정이 비슷한 곳끼리 공동 운영하면 된다. 직장 어린이집은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직장 어린이집이 있으면 육아 휴직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이미 남학생을 앞질렀다.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 [커버스토리-장기 불황의 그늘] 주식·부동산 거품에 ‘잃어버린 20년’…日, 고령화·저금리·엔고 덮쳤다

    [커버스토리-장기 불황의 그늘] 주식·부동산 거품에 ‘잃어버린 20년’…日, 고령화·저금리·엔고 덮쳤다

    한때 전 세계를 장악할 듯한 기세로 뻗어가던 일본 경제는 1990년을 전후로 급격하게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잃어버린 20년’은 부동산 거품이 꺼진 1991년부터 2010년까지 극심한 장기 침체 기간을 일컫는다. 이후에도 최근까지 저성장이 이어졌다. 결국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인 하락)과 엔고 탈출을 위해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무제한 찍어내는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 초 일본 주식과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 장기 불황의 서막이 올랐다. 금융 산업이 휘청하면서 실물경제에 타격을 줬다. 일본 기업은 3대 과잉(고용, 설비, 채무의 과잉)으로 고전했다. 투자는 실종됐고, 소비는 부진에 빠졌다.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경제는 탄력을 잃어갔다. 정부 대응도 늦었다. 뒤늦게 제로(0%) 금리를 통해 금융완화 정책을 단행하고 재정 지출을 확대했지만 장기 불황의 골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 1980년대 연평균 4.4%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0년대에는 연평균 1.5%에 그쳤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자산가격도 폭등했다. 부동산 가격은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올라 1991년 정점을 기록했다. 1981~1991년 6대 도시의 상업용지 가격은 1970년대에 비교해 473%, 주거용지 가격은 225% 상승했다. 결국 버블 붕괴라는 치명타를 입었다. 1991년 이후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은 급락세로 돌아섰다. 6대 도시의 상업용지와 주거용지 가격은 최고점을 기록했던 때와 비교해 각각 5분의1, 2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도쿄 주택지는 버블붕괴 후 연간 9%씩 하락했다. 1999년에는 최고 가격을 기록했던 10년 전에 비해 57% 수준으로 떨어졌다. 1980년대 주가는 6배로 상승했다. 특히 엔화와 독일의 마르크화 강세를 유도한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주가상승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5년간 200% 올랐다. 1989년 말 고점을 보인 주가가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데는 불과 3년이 걸리지 않았다.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1989년 3만 8915에서 1999년 말 1만 8934로 하락했다. 플라자 합의 이후 1985년 2월 달러당 260엔이었던 환율은 3년 만인 1987년 말 120엔, 1995년 중반 80엔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엔고로 인한 수출 둔화를 우려해 금리를 급격하게 낮췄다. 1985년 말 5%였던 정책금리는 불과 1년 사이에 2.5%까지 인하됐다. 금리가 낮아지자 시장에는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넘쳐난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 버블을 형성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의 장기 침체 과정에서 심한 소비위축 현상을 경험했다. 일본의 평균 민간소비 증가율은 1980년대 3.7%에서 1990년대 1.5%로 급격히 떨어졌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0.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자산버블→기업수익성악화→부동산 및 주가폭락→저성장의 구조화’라는 그릇된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20년 동안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이 줄고 장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은 탓에 현재 일본의 국민소득은 20년 전보다 못하다. 2011년 일본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68만 1000엔(약 4700만원)으로 20년 전인 1992년보다 2.5% 떨어졌다. 반면 국가 빚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1992년 GDP의 20%에 불과했던 국가부채 비율은 20년 만인 지난해 230%로 불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23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영기 한국은행 도쿄사무소 소장은 일본 장기 불황 원인에 대해 “자산 버블이 꺼진 후 성장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기대심리가 매우 낮아진 게 큰 원인이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적절한 투자와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령화와 저금리, 엔고 등으로 불황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자연과 예술의 땅, 노르웨이

    자연과 예술의 땅, 노르웨이

    호수를 연상시키는 코발트빛 바닷물 위로 우뚝 솟은 ‘피오르’(fjord)의 행렬을 보셨습니까. 1만년간 빙하의 침식을 받아 이뤄진 골짜기에 생긴 좁고 긴 만으로 ‘U’자 모양을 이룹니다. 전나무와 자작나무가 우거진 절벽, 기암괴석의 머리에 면사포같이 살포시 덮인 피오르의 하얀 빙하는 죽기 전 꼭 봐야 할, 아니 살아 있기에 마주해야 할 가슴 벅찬 풍광입니다. 북위 60도, 스칸디나비아 반도 북서쪽 자락에 자리한 노르웨이는 1967년 북해 유전 발굴 전까지 유럽의 최빈국에 가까웠습니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배를 차례로 받고 1905년 가까스로 독립한 뒤 척박한 자연환경과 같은 험난한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매장량 세계 5위의 북해 유전은 노르웨이를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 달러를 웃도는 ‘유럽의 사우디’로 바꿔 놓았습니다. 변변찮은 공장 하나 없던 험상궂은 풍광은 그대로 귀중한 관광 자원이 됐답니다. 남녀 구분할 것 없이 얼굴이 하얗고 키가 180㎝를 훌쩍 넘는 노르웨이인들은 과연 행복한 사람들일까요?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지만 길을 걷는 시민들 얼굴에선 근심이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마도 에드바르 뭉크(1863~1944)나 에드바르 그리그(1843~1907) 같은 걸출한 예술가 덕분이겠죠. 아름다운 피오르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은 몽환적인 자연과 함께 여행객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치유합니다. 한순간 당황했다. 잠시라도 호젓한 여유를 즐기려 일행과 떨어져 버스 맨 앞자리에 앉은 게 화근이었다. 오슬로 중앙역에서 탄 34번 버스가 예정된 ‘하겐비’에 정차한 뒤 호기롭게 뒤를 돌아봤으나 승객은 아무도 없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 뭉크의 ‘절규’의 배경이 된 이케베르그 다리로 향하던 터였다. ‘절규’할 무렵 휴대전화에 ‘+82’로 시작하는 국제전화가 걸려 왔다. 버스 뒷자리에 앉았던 일행이 뒤늦게 현지인 이야기를 듣고는 다급하게 두 정거장 앞에서 하차했다는 설명이다. 역설적이지만 동네 주민 대부분은 이케베르그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짧은 영어로 물어 찾아간 이케베르그 다리. 다리라기보다 언덕배기에 꼭꼭 숨은 구비길에 난간 몇 개 설치해 놓은 것에 불과했다. 오슬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따름이다. 뭉크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 작가다. 그의 초상화가 1000크로네 지폐에 들어 있을 정도다. 노르웨이 국민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예술가로, 탄생 150주년을 맞아 오슬로 시내 곳곳에 관련 전시회와 음악회 등을 알리는 현수막이 넘쳐났다. 진짜 뭉크는 국립미술관에서 만났다. 국립미술관에 특별전시된 ‘절규’ ‘마돈나’ ‘병든 아이’ ‘병실에서의 죽음’ 등은 불우했던 그의 삶을 통째로 옮겨 놓았다. 그런데 소름 끼치던 그의 작품들이 말년으로 갈수록 아이들 동화처럼 포근함을 띤다. 촬영이 금지된 터라 한 시간 넘게 작품 주변만 서성이며 마음속에 담았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사실 노르웨이의 첫인상은 꺼림칙했다. 10시간 넘는 비행 끝에 도착한 핀란드 헬싱키. 다시 오슬로행 비행기로 갈아탔으나 창가의 내 좌석은 60대 후반 할머니의 차지가 됐다. 자리를 빼앗은 험상궂은 노르웨이인 노파는 한 시간 넘는 비행 시간 내내 앞 좌석 일행과 독일 방언 같은 노르웨이어를 뱉어냈다. 그런데 도착 20여분 전 갑자기 다정하게 영어로 말을 걸어 왔다. 중국 베이징에서 2년 넘게 살았다는 이야기부터 방문지가 어디인지, 또 좋은 여행 되길 바란다는 인사까지 아끼지 않는다. 아뿔싸, 그들은 바이킹의 후손이었다. 산 만한 덩치에 우락부락한 인상이지만 속내만은 따스했다. 순간 창가 너머로 활처럼 휜 피오르 위에 세워진 중세 도시, 오슬로의 위엄이 눈에 들어왔다. 오슬로의 번화가는 중앙역에서 왕궁에 이르는 칼 요한 거리다. 불과 1.5㎞ 남짓 거리에 의사당, 대성당, 오슬로대학 등이 몰려 있다. 풍성한 녹지가 부러울 따름이다. 이곳 시청에선 매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다른 시상식은 모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만 평화상만은 예외란다. 노벨이 당시 스웨덴의 척박한 속국이던 노르웨이에 혜택을 준 것인데, 오늘날 역전된 양국의 처지를 본다면 뭐라 말할지 궁금하다. 밤 10시. 대낮처럼 환한 백야다. 오슬로항에 도열한 요트들을 뒤로하고 해변가 레스토랑에 자리 잡았다. 노르웨이 하면 연어지만 이곳 사람들은 대구나 청어를 즐긴다. 짜디짠 대구 스테이크에 수프와 빵, 맥주로 주린 배를 채웠다. 영수증에 1인당 500크로네(10만원)가 찍혔다. 일행 누군가가 “뭉크의 ‘절규’는 4월 말에도 초겨울에 버금가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살인적인 물가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늘어놓았다. 피오르 없는 노르웨이는 상상하기 어렵다. 창처럼 깊고 날카롭게 해안 깊숙이 파고든 피오르는 이맘때면 산정의 눈 녹은 물이 떨어지면서 만든 크고 작은 폭포들로 장관을 이룬다. 오슬로에서 ‘피오르의 수도’ 베르겐까지는 버스로 5시간가량 걸린다. 베르겐은 1048년까지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노르웨이 최초의 국립극장, 세계 최초의 교향악단이 자리한다. 중세풍 목조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한 브뤼겐이 중심이다. 당시 북유럽 상권을 장악했던 독일 무역상들은 한자(Hansa) 동맹에 따라 이곳에 상관을 짓고 무역을 했다. 걸을 때마다 삐걱대는 나무 보도와 집들로 채워진 어두컴컴한 골목은 현재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이용된다. 브뤼겐 맞은편 어시장, 플뢰위엔 산 전망대로 향하는 열차인 플뢰이바넨을 둘러보고 호젓한 교외로 향했다. 오로지 ‘아이를 많이 낳는 것’과 ‘조국의 독립’이 소원이라던 작곡가 그리그의 사택인 ‘트롤헤우겐’까지는 베르겐 시내에서 차로 10여분 남짓 걸린다. 트롤헤우겐은 북유럽 신화 속 요정 트롤이 사는 언덕이란 뜻이다. 그리그가 1885년부터 22년간 살던 집이다. 그리그는 지금도 아내 니나와 함께 피오르를 바라보는 절벽 중간의 납골묘에 묻혀 오후의 햇살을 만끽 중이다. 피오르를 턱밑에 둔 작업실은 생전에 쓰던 피아노 의자와 책상으로 꽉 차 있다. 현지 가이드는 “키가 150㎝에 불과했던 그리그가 두꺼운 베토벤의 교향곡 악보들을 방석 삼아 작업하곤 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으로 쓰이는 생가는 손때 묻은 악보부터 편지, 초상화 등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초상화나 사진 속 그리그 부부는 단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두살배기 외동딸 크리스티나를 잃은 슬픔 때문이라고 한다. 피오르는 인구 500명의 소도시 플롬에 이르자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산악 열차인 ‘플롬스바나’를 타고 베르겐에서 뮈르달을 거쳐 굽이굽이 20㎞의 산길을 돌자 일순 폭설에 휩싸였다. 해발 800m 안팎의 산간 마을과 잔잔한 하천, 만년설로 흰 모자를 쓴 설산, 거기서 떨어지는 폭포가 번갈아 나타났다. 기차는 기울기가 30도를 넘는 협곡을 따라 20여개의 터널을 지난다. 종착지인 플롬은 해발 1300m에 자리한 송네피오르의 내륙 관광 허브다. 송네피오르는 노르웨이 최장 피오르로 204㎞의 길이와 최고 1300여m의 수심을 자랑한다. 하늘을 향해 첨탑처럼 치솟은 고산준봉, 깊고 장대한 계곡에 들어 앉은 노랗고 빨간 지붕의 통나무집이 매력적이다. 고속도로가 없는 노르웨이에서 국도를 따라 다시 울렌스방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나 내려 카메라 렌즈만 들이대면 한폭의 그림이 됐다. 잠시 머무르는 관광객도 영감과 치유를 얻기에 충분한 ‘힐링로드’인 셈이다. 오슬로·베르겐·플롬·울렌스방·스타방에르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가조작 근절대책] “종교단체·유한회사 외국계 금융사에도 외부감사 의무화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종교단체, 유한회사, 외국계 금융회사 등에도 외부회계감사를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금융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복지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20% 규모로 추정되는 지하경제를 선진국의 15% 수준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큰 차이가 없고 외국계 금융사도 국내 금융사와 실질 업무가 같은데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자산 100억원이 넘는 주식회사에만 외부감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종교·복지단체 등 비영리단체의 회계처리가 불투명한 점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법을 개정해 이들에게도 외부감사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외에 금융실명제법을 개정해 차명계좌를 전면 금지하거나 관련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나왔다. 일정 액수 이상의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거나 카드결제 거절 가맹점에 가산세를 확대하자는 내용도 언급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불법 사금융, 보험사기, 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 척결을 제안했다. 그는 “상호금융 예탁금에 1인당 3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도 차명 가입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자봉 금융연 연구위원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국세청의 협력이 중요하며 특히 FIU 분석에 기초한 혐의자료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중산층 복원 절박성 일깨우는 매킨지 보고서

    국제 컨설팅업체 매킨지의 ‘제2차 한국보고서 신성장공식’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 가구의 55%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매킨지는 주택 구입에 따른 대출금 상환과 사교육비가 중산층의 재무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산층의 재정난은 한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택 및 교육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중산층의 재무 스트레스 증가는 출산율 하락 등 부작용을 낳게 한다. 경기 침체로 실업자가 많아질수록 고소득층보다는 중산층, 중산층보다는 저소득층이 피해를 많이 본다. 고소득층은 주식 투자 등을 통해 소득을 올릴 기회가 있지만, 중산층 이하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로 꼽힌다. 경기를 부양할 노동인구가 줄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중산층이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된다. 주택시장 안정과 함께 고등학교에서의 직업교육 강화 등을 통해 화려한 스펙 없이도 취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중산층은 소비의 핵심 계층으로 우리 경제의 허리이자 버팀목이다. 중산층이 줄어들수록 소득 불균형 현상은 심해져 사회 갈등은 커지게 된다. 중산층 복원이 시급한 이유다. 중산층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1990년 75%에서 2003년 70.1%, 2011년에는 64%로 줄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90년 이후 20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는데도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원인을 잘 따져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기술 변화와 세계화, 금융·법률 등 서비스 중심 경제 등으로 중하위 기술을 가진 근로자들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는 것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이들에 대한 노동력 수요가 생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중산층 70% 복원 정책을 국정 운영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 여성과 장년층의 고용 보장,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경제민주화 등은 중산층 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안들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도 중산층 부흥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최저임금 등에서 정·재계 인사들이 극명한 인식 차이를 보여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새 정부의 중산층 재건 프로젝트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사정과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 韓 작년 GDP 대비 국방비 2.59%

    韓 작년 GDP 대비 국방비 2.59%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2.59%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인당 국방비 부담액도 65만원 정도로 역대 가장 많았다. 다만 예산 대비 국방비 비중은 9년째 북한보다 낮다. 7일 기획재정부·국방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방비는 32조 9576억원으로 명목 GDP(1272조 4600억원) 대비 2.59%다. 이명박 정부 때는 2009년 2.72%까지 올라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2.52%로 급락했고, 이후 다시 점차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방비 비중(2010년 기준)은 이스라엘(6.5%), 미국(4.8%)보다는 낮고 중국(1.3%), 일본(1.0%)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주민등록인구(5073만 4284명) 기준으로는 지난해 1인당 65만원을 부담했다. 정부 예산 대비 국방비는 올해 14.5%다. 이는 지난 1일 북한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지출총액 대비 국방비 비중’(16.0%)보다 낮다. 다만 “북한이 국방예산의 총액은 밝히지 않고 있고 통계조작을 자주 하기 때문에 북한 발표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의 예산 대비 국방비 비중은 2005년 15.9%로 처음 한국을 추월한 뒤 올해까지 9년째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금지 조치를 내리자 증시는 큰 영향을 받았다. 지난 5일 코스피는 1주일 전보다 3.9% 떨어졌다. 이 기간 개성공단 입주업체인 로만손·좋은사람들의 주가가 각각 6.2%, 9.2% 떨어졌다. 반면 방산업체 주가는 크게 올라 스페코가 42.0% 급등했고 빅텍·퍼스텍도 각각 26.8%, 6.1% 올랐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10만원 넘는 거래 현금영수증 의무화 세무조사 방해 땐 3억원 과태료 폭탄

    오는 6월 말부터 거래액이 10만원을 넘으면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대상 업종도 귀금속, 웨딩업, 이삿짐센터 등으로 확대된다. 세무조사를 방해할 때는 ‘과태료 폭탄’을 맞게 된다. 불성실 납세 과태료가 현행 500만원에서 3억원으로 60배 올라가기 때문이다. 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은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업무 계획을 대통령에게 합동 보고했다. 재정부와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급 강화 등을 통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0~25%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를 15% 아래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복지공약 재원 135조원을 마련하고 일자리 등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현금영수증 발급 기준은 현행 30만원에서 크게 내려간 것이다.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대상 기준도 연간 공급가액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이달 안에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6월 말 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세법 개정 때 시도됐던 코스피 200선물에 0.001%, 옵션에 0.01%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다시 추진된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중 상시 업무에 종사하는 1만 4000명은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1인당 10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준다. 금융위는 중소·중견기업이 기술 등 지식재산권(IP)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에 1000억원을 투입한다. 유망 창업 자금 대출 등에도 1000억원이 지원된다. 추경호 재정부 1차관은 “추가경정예산과 부동산 대책 등이 함께 시행되면 올해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인) 2.3%에서 2% 후반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1인 GDP 보완 국민행복지수 개발 추진

    통계청은 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삶의 질 지표인 ‘국민행복지수’(가칭)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기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실제 삶의 다양한 모습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부동산 정책에 필요한 주택소유현황 통계, 국민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주택유형별 집세지수도 만들 계획이다. 행복지수 측정에는 소득·소비·고용·임금·복지·주거 등 물질적 생활요건 항목과 건강·교육·가족과 공동체·문화여가·시민참여·안전·환경·주관적 웰빙 등 비물질적 생활요건 항목이 망라될 전망이다. 2011년부터 경제개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간 순위 형태로 발표하는 행복지수는 주거환경·수입·일자리·교육·공동체·환경·건강·안전 등 11개 지표로 측정한다. 박형수 통계청장은 “좋은 삶과 좋은 사회라는 정책목표가 실현되는 정도를 행복지수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9월까지 행복지수 개별 지표를 정한 뒤 4분기 중 행복지수를 시범 측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경제적 약자에 대한 세정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시장별로 납세자보호관실 직원을 전담 지정해 상시 무료 세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기한 중소기업에 대한 납세담보도 면제해줄 방침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작년 3분기 경제성장 사실상 ‘스톱’ 1인당 개인 주머니 소득 1만달러

    작년 3분기 경제성장 사실상 ‘스톱’ 1인당 개인 주머니 소득 1만달러

    지난해 7~9월(3분기) 경제 성장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소득 중 세금이나 국민연금 등은 빼고 보조금 등을 합해 산출한 국민 한 명의 총처분가능소득은 1만 3150달러(1481만 8000원)다. 개인 주머니에 들어가는 소득에 대한 첫 추계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2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0%다. 지난 1월 24일 발표된 속보치는 0.1%였으나 0.1%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도 0.9%에서 0.8%로, 4분기도 0.4%에서 0.3%로 각각 0.1% 포인트씩 떨어졌다. 한은 측은 수정된 국제수지, 기업 결산 자료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속보치와 같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년 대비 2.6% 증가해 경제성장률을 앞질렀다. GNI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앞지른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경제성장률은 0.3%를 기록한 반면 GNI는 1.6% 증가했다. 1인당 GNI는 2만 2708달러로 전년(2만 2451달러)보다 257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인당 GNI는 2007년 2만 1632달러로 처음 2만 달러를 넘었지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2010년 2만 달러를 회복했지만 2만 달러 초반에 머무는 수준이다. 1인당 개인총처분가능소득(PGDI)은 이의 절반가량에 그친다. 그나마 전년(1만 2906달러)보다 244달러 늘어났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1인당 국민총소득에서 국민은 기업과 정부, 개인 모두를 포함한다”며 “1인당 PGDI는 개인 주머니 사정과 가장 밀접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인당 GNI 대비 PGDI 비율은 57.9%다. 전체 소득 중 개인의 몫이 57.9%라는 의미다. 프랑스(67.1%), 일본(63.0%)보다 훨씬 낮고 우리나라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2.3%에도 못 미친다. 정 부장은 “국민총소득에서 노동 대가로 분배되는 보수 비중이 낮아지면서 가계 소득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내수와 소비 부진 요인이 함축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1인당 GNI 대비 PGDI 비율은 2000년에 63.6%를 기록했으나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소득이 별로 늘지 않으니 저축률은 떨어졌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0.9%로 전년보다 0.7% 포인트 떨어졌다.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30.2% 이후 가장 낮다. 이 중 가계의 순저축률은 3.4%에 그쳤지만 기업의 저축률은 18.7%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영화관람이야말로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그런데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영화 관람료 1000원 인상에도 민감해진다. 수백만명 드는 영화가 연달아 나오는 마당에 관객들이 봉이냐는 반응까지 있다. 한국의 영화관람료는 정말 다른 나라들보다 비싼 걸까. 극장 요금이 업계 자율로 풀린 건 30여년 전. 공연법 개정으로 1982년 1월부터 자치단체에 상영 전 신고만 하면 됐다. 하지만 물가정책과 관객·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인상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2500원이던 요금은 1990년대 들어 5000원을 유지했다. 5000원을 무너뜨린 건 브루스 윌리스다. 다이하드 1·2편이 모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다이하드 3’가 개봉하던 1995년 여름, 수입사와 직배사는 서울 주요 극장 대표들과 협의, 관람료를 6000원으로 올렸다. ‘6000원 시대’가 오래 갈 줄 몰랐다. 1997년 ‘에비타’, 1998년 ‘타이타닉’, 2000년 ‘미션 임파서블 2’ 등 화제작 개봉 때마다 인상을 노렸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미션 임파서블 2’ 상영 때는 7000원에 예매한 관객에게 1000원을 돌려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7000원 시대를 연 건 멀티플렉스의 힘이다. 2001년 CGV와 메가박스가 7000원으로 올리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2003년 멀티플렉스에서 조조 요금은 4000원으로 낮추고 주말 요금을 8000원으로 올리는 요금 차등제를 실시했다. 2009년 7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할 무렵 메가박스가 총대를 메고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으로 올렸다. 예매율 80%를 기록할 만큼 기대가 컸던 대작의 개봉에 맞춰 슬며시 올린 셈이다. 지난달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CJ CGV의 목동, 상암, 강남, 오리, 야탑, 센텀시티, 마산, 순천 등 8개관 점주들이 5000~1만원 상영시간대별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 평일 조조 할인요금을 1~2회차 더 적용하되, 주말에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전업주부와 대학생 관객 등이 많은 지역 특색을 감안해 점주들이 조정한 것”이라는 게 CJ CGV 측의 입장이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요금 다변화로 관람료가 7.1%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영화요금은 영화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영화관람료는 외국보다 거품이 많은 게 사실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평균 관람료는 7737원(2011년 평균 환율로 환산 땐 6.98달러)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본(평균 15.71달러)은 물론, 캐나다(10.28달러), 영국(9.03달러), 프랑스(9.25달러)보다 낮다. 미국(7.90달러)보다도 조금 낮은 수준이다. 물론 단순비교는 무의미하다. 김수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은 “극장관람료의 수준은 영화산업의 역사와 성숙도, 경제력, 특히 물가수준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의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뒤 미국 내 판매가격과 비교해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참고할 만하다. 2012년 7월 한국의 빅맥지수는 3.21달러. 비슷한 국가는 헝가리(3.48달러)와 체코(3.34달러), 이스라엘(2.92달러) 정도다. 이들의 극장요금은 헝가리가 평균 5.53달러, 체코는 6.33달러다. 이스라엘은 9.9달러로 빅맥지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높다. 미국의 빅맥지수는 4.33달러다. 한국의 1.35배 수준. 반면 평균 관람료는 미국이 한국의 1.13배 수준이다. ‘평균’의 함정을 피하면 또 달라진다. 한국의 주말요금은 2D 영화의 경우 비싸도 9000원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극장체인 AMC의 주말 저녁시간(오후 6시 이후) 요금은 12.5달러(1만 3785원)다. 한국의 1.53배 수준. 빅맥지수가 1.35배란 점을 떠올리면, 외려 미국이 비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잣대로 삼으면 어떨까.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3679달러(2012년 기준)다. 비슷한 수준의 나라는 그리스(2만 4197달러)와 타이완(2만 502달러) 정도. 이들의 평균 관람료는 각각 12.0달러와 9.8달러다. 한국 관람료가 비싼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미국과 소득수준 대비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3.2로, 미국(1.7)의 183%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평균 관람료(원화 기준)를 1인당 GDP(달러 기준)로 나눈 수치를 비교했다. 실무를 진행한 김정훈 회계사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지출 부담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싶어 평균관람료를 1인당 GDP로 나눠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산업의 역사와 국가별 문화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평균관람료는 7.9달러이지만, 뉴욕에서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최소 12달러는 내야 한다. 1.5배 수준이란 얘기다. 이 정도는 약과다. 중국의 3D 관람료는 130~150위안이지만, 낮시간대에는 80위안까지 떨어진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같은 상영관 내에서도 앞·뒷자석 요금이 다르다. 합리적이지만 어떤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요금제다. ‘한국은 2D 관람료는 싸지만, 3D는 비싸다’란 속설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3D 관람료는 1만 3000원(IMAX 제외). 미국 AMC의 경우 3D 관람료는 11~15.5달러다.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만큼 3D 요금은 2D의 1.5배 수준에서 책정되는 게 보통이다. 김수현 연구원은 “경제규모나 물가·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보면 우리가 비싸지 않다. 오랫동안 물가제한품목에 묶여 있다 보니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저항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아 7년 만에 투자수익률이 흑자(13%)로 돌아섰다. 극장매출도 7년 만에 가장 많은 17.7%(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과실은 투자·배급·극장까지 수직 계열화된 대기업에 쏠린 게 현실이다. 2006~2011년 누적 손실에 신음했던 중소 투자·제작사와 최저생계비 수준의 수입으로 생계를 잇는 현장 스태프와 다수 배우에게 달라질 건 없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충무로 구성원 대부분이 관람료 인상을 지지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부율이다.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 비율을 뜻하는 부율은 현재 5(배급사)대5(극장)다. 8000원짜리 티켓이 팔리면 1000원은 세금(영화진흥기금 3%+부가세 9%)으로 빠지고 나머지를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다. 서울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6(배급사)대4(극장)로 나눈다. 미국영화가 강세이던 관행이 남은 탓. 현재 5대5인 한국영화의 부율을 일단 5.5(배급사)대4.5(극장)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처럼 6대4로 가야 한다는 게 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에서 합의된 부분이다. 영화제작가협회 원동연 부회장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원)의 손익분기점이 150만명 선이다. 관람료가 오르면 창작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영화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CGV의 일부 요금 인상이 전체로 확대된다면 동반성장협의회에서 약속한 부율 5.5(배급사)대4.5(극장)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가 극장에 수익을 안겨주는데 외화보다 불이익을 보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이라면서 “의무상영기간 2주를 보장하고, 종영 후 3개월이 지나서야 극장이 정산을 해주는 관행도 월별 정산으로 바꿔야 한다. 3D나 4DX 등 특수상영관에서 ‘시설비’를 이유로 극장들이 떼어가는 것과 3주차에 접어들면 부율을 극장 측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中, 올해도 7.5% 성장 목표… ‘바오바’ 포기

    中, 올해도 7.5% 성장 목표… ‘바오바’ 포기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지난해와 똑같이 7.5%로 잡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오바’(保八·성장률 8% 유지)를 포기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12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전 세계적인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9년 이후 최하 수준인 7.8%였다. 원 총리는 “기회를 포착해 성장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과 경제 성장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은 목표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당시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사회’ 건설을 목표로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간 두 배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매년 성장률을 6.7% 이상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다. 중국은 또 민생 안정과 발전 방식 전환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체제의 원년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 정도로 유지하고, 도시 신규 취업자를 900만명 이상으로 늘려 도시 실업률을 4.6%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국민들의 실질소득을 경제 성장에 맞게 상승시키는 등 성장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도 계속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재정 적자는 1조 2000억 위안(약 21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4000억 위안 늘렸다. 통화정책은 ‘신중 기조’를 유지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산업 구조조정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공급과잉, 핵심기술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전통산업을 서둘러 첨단기술 산업으로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커버스토리] 국내 조세부담률 19.3% 소득자 3분의 1이 면세

    [커버스토리] 국내 조세부담률 19.3% 소득자 3분의 1이 면세

    증세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주요 근거 가운데 하나는 우리나라의 낮은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 대비 조세납부액)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9.3%다. 스웨덴(34.3%), 영국(28.4%) 등보다는 낮지만 미국(18.3%), 일본(15.9%)보다는 높다. 우리나라보다 조세부담률이 낮은 미국과 일본은 재정적자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OECD 34개 회원국 평균은 24.6%다. 기획재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조세부담률을 21%까지 올리겠다는 안을 보고했다. 조세부담률이 낮다는 것은 세율이 낮거나 세금을 안 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국세청의 2012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사업자의 32.9%가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신고대상이다. 부가세 간이과세란 정상적인 부가세율 10%를 내는 것이 아니라 매출액의 0.5~3%만 내도록 한 제도다. 연간 매출액 4800만원 이하인 영세 자영업자가 대상이다.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음식업, 도소매업 창업 등에 뛰어들면서 부가세 평균 과세율이 더 내려갔다. 사업자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에 맞춰 근로소득자에게는 근로소득공제와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근로소득자의 3분의1가량(36.1%, 2011년 기준)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 소득 자체가 적거나 여러 공제 혜택으로 과세 기준점(4인 가구 기준 1800만원)을 밑돌아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봉급쟁이 2명 중 1명은 비과세자였던 점에 비춰보면 비중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통상 근로소득공제는 물가 상승분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정돼 왔다. 기본 근로소득공제에 다자녀공제, 연금저축공제 등이 더해진다. 예를 들어 연간 총 급여가 3000만원이라면 1125만원까지 근로소득이 공제된다. 여기에 본인과 배우자 등 1인당 150만원씩 기본공제가 되고 각종 공제가 더해진다. 올해부터는 소득공제한도 2500만원을 설정, 고소득자에 대한 징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근로소득세 면세점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면세점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 물가 상승에 따라 상대적으로 면세점이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사업자에 대한 과세도 강화해야 한다. 이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연결된다. 2010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6.8%다. 조세연구원은 17.1%(2008년 기준)로 추정한다. 지하경제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오스트리아 빈츠대 교수는 2004~2005년 GDP의 27.6%로 추정했다. 새누리당은 346조원으로 계산했다. 조세연구원장을 지낸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연간 매출액이 4800만원 이하라면 영업이익률을 10%로 추산할 경우 연소득이 500만원이 채 안 된다는 얘기인데 사업자의 3분의1가량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가세 간이과세자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것도 세정당국의 주요한 정책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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